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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tup’s story #276] ‘더 많은 스타와 팬을 모이게 하겠다”, 마이돌 이진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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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아이돌이 아침에 알람을 보내주고 식사는 했느냐며 말을 걸어준다. 일에 몰두하다 휴대폰 잠금화면에 아이돌 사진을 보며 의지를 다진다. 가끔은 응원하는 내용을 담아 편지를 쓰면 그에게서 화사한 답장이 온다.

아이돌과 연애하는 듯한 기분을 낼 수 있는 서비스인 ‘마이돌’은 국내에서보다 중화권 팬들에게 더욱 인기가 많은 엔터테인먼트 어플리케이션이다. 2016년 8월 기준 누적 다운로드 수 1,300만명에 이른다.

특히, 좋아하는 아티스트에게 편지를 보내면 실제로 그에게서 답장을 받을 수 있어 사실감을 더했다.

“마이돌은 내게 기회”라 말하는 이진열 대표를 만났다.

2016-08-10 11

이진열 마이돌 대표(28)

대학에서 종교학을 전공하는 등 사업적인 부분과 직접적인 연결고리가 없다. 

중학생때 PDA를 사용할 정도로 디바이스와 소프트웨어에 관심은 많았지만 창업을 꿈꾼 것은 아니었다. 대학생 때 교육 봉사단체를 이끌며 활동했다. 교육 소외 청소년을 대상으로 무가지 신문을 제작해 월간 5만부씩 만들어 배포했는데, 이때 도움을 준 분이 마이돌의 주주였다. 나를 좋게 봤는지 입사를 제안했다. 이후 마케팅 부서에서 일을 하다 대표 자리까지 왔다.

마케터로 입사해 2014년 대표직을 맡았다. 현재까지 무슨 일을 해 온건가?

마이돌의 첫 사업은 중고물품 거래 서비스였다. 당시 수익이 잘 나지 않는 상황이었는데 외주를 들여가며 서비스를 개발하는 등 비효율적인 구조로 운영되고 있었다. 대표가 된 후 팀을 다시 만들었고 지분구조와 사업 아이템을 바꿔서 아예 다른 회사를 만드는 작업에 열중했다. 이 때 캐시슬라이드처럼 락스크린에서 보이는 콘텐츠를 제작해보기로 하면서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현재의 마이돌은 어떻게 기획하게 된 건가?

몇년 전 우연히 한 행사장을 갔다가 뒷풀이를 하던 중 생각났다. 락스크린 콘텐츠 사업은 경험해본 기술이기도 했다. ‘락스크린에서 우리들이 좋아하는 스타가 말을 걸어주면 어떨까’로 시작한 서비스다. 콘텐츠를 넣고 디자인을 바꾼 뒤 론칭했다. 아이디어가 생각난 지 사흘만이었다.

2013년 8월 남자 아이돌그룹 ‘인피니트’ 잠금화면을 만든 게 바이럴이 돼 하루에 몇 만명씩 사이트로 유입됐다. 이걸 보고 아이돌 팬들이 모여있는 플랫폼과 웹사이트, 트위터 등에서 이들의 관심사가 무엇인지 학습했다. 여기서 얻은 피드백을 반영해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했고 차츰  홍보되기 시작했다. 그러다 총 2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한 때부터 이게 제대로 사업이 될 것 같다는 확신을 얻었다. 저작권 이슈가 있기에 별도의 콘텐츠는 만들지 않고 자발적인 사진 삽입만 가능하게 해서 그해 12월에 시장에 다시 내놨다.

현재의 마이돌, 한 마디로 어떤 서비스인가.

잠금화면에 좋아하는 스타 사진이 나온다. 또한 스타와 가상 대화를 할 수 있고, 팬 레터를 직접 보낼 수 있는 서비스다. 다만 잠금화면 기능은 안드로이드OS에서만 제공되고 있다.

아무리 가상이라지만 좋아하는 스타와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것에 팬들의 만족감이 높을 것 같다.

가상 메시지가 뜨는 것으로 시작했다가 메시지를 대화 가능한 형태로 바꿔달라는 사용자의 요청으로 업데이트를 거쳐 현재 모양을 갖췄다. 전반적으로 사용자의 의견에 따라 회사 서비스를 발전시켜가는 편이다.

현재 마이돌의 주요 이슈는 무엇인가.

지금까지 사업하면서 여러가지 시도를 해봤다. 그때마다 공통적으로 깨달은 건 스타에게 심리적으로 가까워지고 싶어하는 팬들의 욕구가 강하다는 것이었다. 콘서트를 가고, 사인CD가 더 비싸게 거래되고 하는 이유를 생각해 보라. 팬레터 서비스를 만든것도 여기에 있다.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시작하면서 팬들이 싫어하는 사업은 하고 싶지 않았고 감성을 건드릴 수 있는 서비스만을 생각했다.

아이돌 아티스트 한 명당 8 ~ 90%는 해외팬이 차지하고 있다. 수익이 해외에서 더 많이 나야 하는게 맞지만,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나온 보고서를 보면 2015년 상장사 기준 기획사의 해외 매출은 30%정도다. 비상장사는 더욱 심각할 거다. 이 구조는 주요 수익이 공연, 행사, 광고 등이기 때문이다. 이 구조는 너무 오래됐다.

마이돌 기준 300만명이 팬으로 등록돼있는 ‘방탄소년단’도 한국 팬은 60만명인데 공식 카페는 국내 포털 카페다. 나머지 팬들을 모으기 위해 소셜네트워크를 이용한다 해도 해외 팬들은 접근이 어렵다. 우린 이걸 모바일 플랫폼으로 모아보고 싶었다. 모바일 환경에서 펜레터로 상호 작용하고 그 과정에서 유의미한 숫자가 나온다면 결국 기획사와 팬 모두 만족시킬 수 있다고 봤다.

일반 소셜네트워크와 다른 점이 뭔가?

기존의 소셜네트워크에서는 스타와 팬이 소통하기 위해 팬은 스타가 올린 게시물을 볼 때까지 마냥 기다려야 한다. 게시물이 올라오면 댓글정도만 쓸 수 있는 것이다. 쌍방향 소통이 불가능한 구조다. 마이돌은 팬이 편지를 쓰면 스타가 답장을 보내준다. 그 점이 다르다. 팬들 반응도 좋아서 스타가 쓴 답장은 각국 언어로 번역돼 여타 소셜네트워크에 캡쳐본이 돌아다닌다.

펜레터를 어떤 식으로 발전해나갈 계획인가?

아티스트 라인업을 늘려서 팬들에게 다양성을 제공해주는 게 가장 큰 목표다. 아티스트는 SS301,제국의 아이들 동준, 배우 홍종현이 등록돼있고 곧 나인뮤지스와 박형식이 추가될 예정이다. 아직은 단문형 서비스로 이뤄져있는데 장문형도 가능하게 할 예정이다. 백그라운드에 스타의 이미지가 그려져있는 편지지도 팔고 무전기처럼 음성으로 답변해주는 기능도 탑재할 예정이다. 가까운 미래엔 VR콘텐츠도 만들 생각이다.

기존의 엔터테인먼트사와 협력이 필요할듯 싶은데, 잘 이루어지고 있나?

여전히 기획사를 설득하는 것은 어렵다. 현재는 회사에 네트워크가 넓은 고문이 기획사 관계자들과의 만남을 주선해주고 있다.

중화권 인플루언서 마케팅 대행도 하고 있다. 

2014년 중반 대만에서 하루에 1만명씩 트래픽이 발생했다. 당시 구글 플레이에 우리 어플이 소개되지 않았는데 서버에 잡히는 사용자만 7 ~ 8만명에 달했다. 이상하다 싶어서 찾아보니 중국 내 SNS에서 활동하는 인플루언서들이 개인적으로 홍보를 해줬던 거다. 그래서 정식으로 서비스가 올라가기도 전에 유명세를 탔다. 이 사건으로 중국 내 인플루언서들과 홍보 및 마케팅을 협력하는 네트워크 인프라가 공고해졌다. 중국 내 마케팅을 부탁하는 분들께 도움을 드리다 보니 사업을 구축하게 됐다. 마이돌을 우연히 한것과 마찬가지로 마케팅 대행도 독특하게 시작했다.

20개 정도 브랜드 마케팅을 하고 있는데 이중에 마이돌과 연계할 가능성은 없나?

현재는 해외 팬들에게서 수익이 발생하는 모바일 서비스에 집중하고 있다. 다만 각자 분야의 경력이 쌓이다보면 크로스오버의 가능성은 충분하리라 본다. 종내엔 연계하고 싶다.

1,300만 다운로드 가운데 80%가 중화권 사용자다. 중국을 바라보는 시각이 궁금하다.

누군가가 중국 시장에 진출하려고 한다면 ‘절대 안된다’고 솔직하게 말하는 편이다. 웨이보를 중국의 트위터, 위챗을 카카오톡과 비슷한 서비스라고 생각하는 것부터 중국을 완전히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중국은 여러면에서 사업하기 어려운 나라다. 시장 규모 크고, 자본금 많고, 인건비 싸고, 그에 따른 기술력도 뒤지지않는다.

다만 콘텐츠를 파는 판매자 입장에서 중국은 좋은 시장이다. 한국은 중국 시장이 원하는 트렌드를 시의적절하게 만들어 낸 저력이 있다. 게임이 필요할 때 게임을 만들어 팔았고 지금은 한류 배우들이 각광받고 있다. 우리의 목표는 한국과 일본 스타를 소싱해 중국 시장에 소비시키는 거다.

회사를 맡아 운영한지 4년이 다 돼간다. 하지만 이제 본격적인 진행 단계다. 

마이돌이 성공하기 위해선 3가지 요소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우선 해외 팬들과의 접점이 필요했기에 지금까지 트래픽과 기획사를 모았다. 그리고 기획사의 대형 아티스트와 신인 모두를 만족시키는 플랫폼이다. 대형 아티스트는 그동안 쌓인 팬들로 서비스를 운영하는 것이고, 신인들은 우리 사업중 하나인 ‘미차이나’로 중화권에 홍보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 과정을 정리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 그동안 팀의 내공과 정보가 많이 쌓였고 그것이 힘이되어 본격적인 행보가 펼쳐지고 있다.

팀원과 트래픽만 있을 때 투자받았다. 

투자 받을 당시 5백만 다운로드를 기록하고 있었다. 감사하게도 그때 투자자들은 여전히 우리를 믿어주고 있다. 그래서 더 힘을 내고 있다. 투자자-피투자자는 파트너 관계이지 갑을 관계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기업은 돈을 벌어야 하는게 맞지만 펀드 자체의 목적이 초기투자라면 1~2년 사이에 닦달하는 것은 좀 이르다고 본다. VC들이 믿어주고, 또 공격적으로 투자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어떤 회사를 만들고 싶나?

빅팬은 자신의 스타가 소속된 엔터테인먼트 회사에서 일하고 싶어한다. 그러나 기획사 중에 환경이 별로인 곳이 꽤 된다. 마이돌 직원은 각자가 누군가의 팬이다. 좋은 인재인 이들이 일하기 좋은 환경을 갖춘 회사를 운영하고 싶다. 또 기획사들이 해외팬들에게서 돈을 벌게 해주고 싶다. 양쪽 모두가 윈윈하는 회사를 만들려 한다.

대표 이진열에게… 마이돌이란?

기회라고 생각한다. 처음 마이돌 입사 제안도 기회였고, 투자 받은것도 기회였다. 누군가가 꿈꿔온 기회를 얻게 됐으니 사업을 더욱 잘 해나가야 한다는 책임감을 가지고 있다. 나만 바라보고 여기까지 와준 직원들을 생각해서라도 잘 해야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내게 마이돌은 그런 의미다.


[Startup’ Story #277] 목장 후계자들이 만든 스타트업 ‘목장커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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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종석 목장커머스 대표는 어릴 때부터 사료값이 1원만 올라도, 그해의 가축 농사가 얼마나 휘청거릴 수 있는지를 직접 보면서 자랐다. 2012년에는 사료값이 올라 실제로 집에 있는 소를 다 내다판  일도 있었다.

오 대표는 ‘서울은 복잡해서 못 살겠다’며 너스레를 떠는 모태 농촌인이다. 대학도 축산학과(건국대학교 )를 졸업했고, 지금의 창업 동료들도 그곳에서 만났다. 대부분이 목장 후계농으로 이루어진 이 팀은 가상의 소비자가 아닌, 몇 년 후의 자신을 위해 이 일을 시작했다 한다.

목장의 후계농들은 어떤 꿈을 가지고 있을까. 목장커머스의 오종석 대표를 만나봤다.

목장커머스 오종석 대표

나는 후계농이다.

가족과 함께 농사짓고 산다. 축산학과를 나왔는데, 선배들이 가장 많이 취업하는 곳이 사료 회사다. 그런데 규모가 큰 사료 회사에 들어가도 월급이 많지 않은 경우가 많더라. 15년 후에는 내가 설 자리가 없을 거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스물 두살 이후부터 창업하겠다고 마음을 먹었고, 대학 친구들과 손을 잡고 시작했다.

2012년에 집에서 키우던 소를 다 내다 팔았다.

고기값보다 사료값이 더 높아져 버렸기 때문이다. 축산업은 사료 때문에 망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축산 비용의 최대 60%가 사료값이기 때문이다. 92년에는 사료값이 치솟아 돼지를 길바닥에 버리는 일이 있었고, 2013년에도 사료값이 올라서 소를 굶겨 죽이는 사례도 있었다. 예전에는 시골에 가면 집마다 소를 한 두 마리씩은 꼭 키웠지만, 지금은 그런 모습을 볼 수 없다. FTA 체결 이후 사료값이 오르면서 대형 목장, 축산 전원농들만 소를 키우고 있다.

사료값이 왜 이리 불안정 하냐고?

한국은 97% 사료 수입국이다. 사료에 들어가는 옥수수, 대두, 콩 찌꺼기 같은 원료를 죄다 수입하다 보니 국제 곡물 변동가에 따라 사료값이 들쑥날쑥하다. 여기에 대기업들이 수입 유통망을 독과점하고 있다는 것이 더 큰 문제다. 국내 사료사가 200개 정도 있는데, 그중 상위 10개 회사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자본이 없는 농가는 대기업 가격 횡포에 끌려다니다가 결국 몰락한다.

일단 대기업이 사료값 변동의 칼자루를 쥐고 있다 보니, 이들과 계약을 맺은 자유 농가는 불평등한 관계를 이어갈 수 밖에 없다. 대기업이 농가에게 육류 납품가를 낮추라고 요구하고 이를 거부하는 농가에게는 사료값을 높여버리거나 공급을 중단해버린다. 그럼 가축을 먹일 방도가 없는 자유농가가 몰락하게 된다. 그럼 대기업은 그 농장을 사서 직영으로 운영해버린다. 자신의 땅을 갖고 농사를 지었던 사람들이 모두 일개 소작농으로 전락하게 된다. 기업은 농장을 자사화 시키는 ‘계열화 사업’이 진행될수록 이익을 많이 볼 수 있다. 한국에서 사육하는 돼지가 총 1천만 두인데, 얼마 전 한 대기업이 이 중 90만 두를 계열화 시키겠다고 발표했다.

덴마크의 협동조합 ‘대니쉬크라운’에서 돌파구를 찾았다.

한국보다 작은 나라인 덴마크는 전 세계로 돼지고기를 수출한다. 대니쉬크라운(Danish Crown)이라는 협동조합 덕분이다. 1882년 500여 농가가 모여 만든 양돈 축산 협동조합이다. 이들은 사료 공장을 만들어 직접 사료를 생산한다. 사료 회사에 의존할 필요가 없는거다. 유통 채널도 직접 관리한다. 사료값이 반값으로 떨어지니 자연스럽게 값도 저렴해진다. 국내 돼지고기가 키로그램 당 3,700원 정도 한다면, 이들은 2,300원에 내놓을 수 있는거다. 이 조합은 1년에 10조 정도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국내에도 이를 본뜬 협동조합이 만들어지긴 했지만…

지역별로 조합이 찢어져 있기에 대니쉬크라운처럼 그 역량이 합쳐지지는 않고 있다. 1990년에 농가 십여곳이 뭉쳐 만든 어느 협동조합은 현재 매출이 2조 원 정도 난다. 하지만 조합원으로 들어갈 경우, 조합 자체 사료만 사용할 수 있고 생산한 돼지를 조합에만 납품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 자유롭지 못한 거다. 

목장커머스는 축산계의 쿠팡이다.

쉽게 말해 축산 사료 공동 구매 서비스다. 우리는 각 농가가 어떤 사료를 구매할 것인지에 대한 수요를 모아, 사료 회사에 전달한다. 그러면 기업은 확정된 구매 수요를 바탕으로 주문량에 맞는 원료를 구매하고 사료 생산을 한다. 재고비, 영업비, 운송비 등이 감소해 더 싼 가격에 사료를 공급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다.  

국내 사료 회사 유통 구조가 특이한 이유가 있다. 한국은 구제역 발병국이기 때문에 사료 판매를 위해서는 그 지역에 지정 집하장을 반드시 설치해야 한다. 즉, 충청도에서 생산한 사료를 경기도 농가는 구매할 수가 없다. 대기업이야 전국에 집하장이 있기 때문에 전국 유통이 가능하지만 작은 사료 회사는 판매 지역이 제한된다. 

이때 목장커머스가 특정 지역 농가의 일정 수요를 모아주면, 어느 정도의 매출이 보장되기 때문에 중소 사료사도 집하장을 타지역에 설치할 수 있다. 농가 입장에서도 자기 농장 상황에 맞게 사료를 선택할 수 있는 폭이 훨씬 넓어진다. 결국 자유농가와 중소 사료사가 함께 공생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cc

자료 제공 = 목장커머스 

사료는 1원 싸움.

대량으로 구매하기 때문에 1원만 싸져도 규모가 엄청나다. 계산해봤을 때 사료값이 5% 감소하면, 농가 수익은 11.5% 증가한다.

고집 센 농부에게 영업하는 방법? 자식 이기는 부모 있나. 

‘후계농 네트워크’가 비결이다. 어른들도 사료 유통 구조에 문제가 많다는 건 알고 있다. 하지만 보수적으로 굴 수밖에 없다. 가축이 잘 크는 게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또 사료를 한 번에 바꿀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갑자기 사료를 교체하면 가축이 병들 수 있기 때문에 사료 교체는 점진적으로 진행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기존 축산농들은 사료 교체 자체를 꺼린다. 하지만 후계농 세대의 경우 말이 통한다. 기본적으로 웹과 앱에 익숙하고, 인터넷을 통해 이것저것 따져보고 구매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영업은 주로 대학교 선후배, 후계농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보통 자제들과 손 잡고 그 집에 방문하면, 더 잘 들어주는 편이다.

대기업의 견제?

규모가 더 커지면 생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가장 큰 위협은 가격 후려치기다. 그들은 자본이 있으니, 좀 손해를 보더라도 중소 사료회사보다 더 싼 가격에 공급할 수 있다. 그래서 경쟁이 치열한 닭 사료 분야는 피하고 있다. 돼지, 소 시장을 노리고 있다. 규모가 크지만 아직 독점하고 있는 기업이 없어, 군소 사료 회사가 현재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시장이다. 대한민국 12만 농가 중 3천 농가가 닭, 4700 농가가 돼지, 나머지 농가가 소를 키운다. 나중에 소 시장에 역량을 집중하려 한다. 

직접 사료를 만들라는 소리도 많이 들었다.

농가 분들이 자꾸 그러신다. 아무래도 직접 사료를 만들어야 품질 보장도 되고, 돈도 더 많이 벌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맞는 말이지만 목장커머스의 방향과는 맞지 않는다. 우리는 농가에 더 다양한 사료 회사의 제품을 고를 수 있는 선택권을 주고 싶다. 우리가 직접 사료를 생산해버리면, 그것은 지역별로 분립된 현재의 협동조합과 다를 바가 없다. 그래서 타협점을 찾아가고 있다. 이를테면, 농가에서 가장 중요시 여기는 것은 사료 품질에 대한 신뢰이기 때문에 축종 별로 믿을만한 중소 회사를 3~4곳 정도만 입점시켜 판매하는 방식이다.

현재는 두 군데 농가와 거래하고 있다. 

수적으로는 적지만 두 곳 모두 1만 두 정도 되는 대형 농가다. 이 목장이 1년에 사료를 40억 원어치 사용한다. 현재 사료의 일부분만 교체했는데도, 매출이 월 1,600만 원 정도 나고 있다. 우리의 순수익은 매출의 2% 정도지만 한 농가당 사용하는 사료량이 크기 때문에 매출 성장은 무리 없이 이루어질 거라고 본다.

축산 업계에 뛰어들고 싶다면, 지금밖에 기회가 없다. 

농업 스타트업이 많아졌다고 하지만, 그 관심은 과일, 곡식 농사 쪽에만 집중되어 있다. 축산 스타트업은 우리가 최초다. 그만큼 업계 이해도나 관심이 낮은 편이다. 축산 사료 시장만 11조 규모다.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15년 후에는 이미 대기업에 의한 계열화 작업이 끝나 기회가 없을 거다. 5년 안에 자리 잡으면 무조건 성장할 수 있을 거라고 보고 있다.

IoT 실험을 하고 싶은 개발자 분들을 환영한다.

현재 농가에도 IoT 기술이 꽤 보급되어 있다. 그런데 그 장비들이 모두 네덜란드 산이다. 소귀에 다는 이표 하나에 30만원을 주고 수입을 한다. 사료 사업으로 시작했지만, 향후에는 IoT 국산 장비를 만들어 보급하고 싶다. 현재 카이스트와도 이 부분을 논의 중이다. 개발자분들은 언제든지 우리 농장에서 자유롭게 기술을 시험해볼 수 있다. 그런 개발자들을 환영한다. 찾아와 달라.

내년까지의 목표는?

수수료 0% 정책을 생각 중이다. 사료 회사에게 부과하던 수수료를 폐지하고, 광고 집행 등을 통해 수익을 내면 보다 더 많은 사료 회사가 부담없이 우리 플랫폼으로 들어올 수 있을 거다.

내년에는 직접 사료 회사들의 곡물 수요를 모아 수입과 제조 단가 자체를 낮추고 싶다. 사료 회사들은 현재 사료 제조에 필요한 곡물을 개별 수입하거나 다른 수입상에게서 구매하고 있다. 작은 회사들이 개별적으로 구매하다 보니 곡물의 수입 단가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우리는 해당 사료가 얼마나 팔릴지 알고 있기 때문에, 입점되어 있는 사료 회사들의 수요를 한 번에 모아 곡물을 대량 구매하면 사료 생산 가격 자체가 낮아진다. 그 과정에서 우리의 수익도 발생할 것이다.

현재 한국 축산업은 과도기에 있다. 젊은 피 수혈이 필요한 시점이다. 많은 청년이 축산업에 뛰어들어 함께 이 시장을 키워나갔으면 한다.

[Startup’s Story #278] “좋은 음식 만들면 기회는 올 거라고 믿었다”, 리본키친 문채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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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애널리스트였던 문채우 대표는 8년 전, 헬스케어 시장이 열릴 것이라는 확신으로 직장을 그만두고 창업 길에 나섰다. 스마트폰도, 헬스케어 산업에 대한 이해도 없던 시절이었다. ‘3년만 투자해보자’고 시작했던 사업이 올해로 8년째가 됐다.

리본키친이 대중에게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작년이다. 8년간 어떻게 버텼냐는 질문에 문 대표는 “좋은 걸 만들면 기회가 올 거라고 생각하고 계속 공부했다”고 답했다.

리본키친은 당뇨 환자식을 포함해서 다이어트식, 디톡스식 등 다양한 건강 식단을 만들어 판매하는 기업이다. 얼마 전에는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디톡스 제품인 ‘딜라잇톡스’가 목표치의 800%를 달성하기도 했다. 연구하는 마음으로 사업하는 사람, 문채우 대표를 직접 만나봤다.

금융계 출신이라고 들었다.

기업 분석 애널리스트였다. 한참 운동을 열심히 할 때가 있었는데, 회사 다니면서 몸에 좋은 거 찾아 먹기가 힘들더라. 지금처럼 샐러드 파는 곳도 많이 없었다. 당시 헬스 트레이너가 하루 동안 먹은 걸 적어오라고 해서 가져가면, ‘식빵은 100Kcal’하는 식으로 대충 말해줬었다. ‘무슨 근거로 저렇게 말하나?’ 싶어서, 포털에서 열량 정보를 검색해보기 시작했다. 검색이 되긴 하는데, 정보가 한 데 모여있는 곳은 없고 모두 흩어져 있더라. 이 데이터를 정리하면 나처럼 건강에 관심 많은 사람에게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 물론 애널리스트로서 헬스케어 시장의 성장 가능성도 확신했다. ‘3년 정도만 돈과 시간을 쏟아부어보자’해서 창업을 한 게 2008년이다.

꽤 오래전 일이다. 지금과 서비스 내용이 다른 걸 보면, 결국 잘 안됐나.

창업 후 3년간 돈을 엄청 썼다. 다이어트 일기 서비스였는데, 나는 개발자도 영양사도 아니지 않나. 사이트 개발은 외주를 주고, 나는 책이나 전문가 자문 등을 통해 영양학 공부를 많이 했다. 당연히 잘 안됐다. 2008년이면 국내에 스마트폰도 출시되기 전이고, 헬스케어 시장은 불모지나 다름없었으니까.

3년이면 수입 없이 버티기에는 긴 시간일 텐데.

신기한 게 돈이 딱 죽지않을 만큼만 들어오더라. 식품 대기업에서 우리가 영양 데이터를 가지고 있다는 걸 어떻게 알았는지 협업 제안을 했다. 그렇게 3년을 생존하고보니, 돈을 벌려면 데이터만 가지고는 안되겠더라. 어떻게든 현물 거래가 발생하는 비즈니스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2010년에 리본키친을 새로 설립했다.

9년 차 창업가가 됐다.

8년 전으로 돌아가서 다시 이 사업할 거냐고 묻는다면 절대로 안 한다고 할 것 같다. 나는 뭔가 하나를 하면 그냥 계속하는 스타일이다. 이익, 손해 이런 걸 별로 따지지 않는다. 일단 시장이 계속 커나갈 거라는 확신이 있었고, 과정이 좀 힘들어서 그만두고 싶을 때도 많지만 ‘뭐, 잘 될 거야’하고 오래 하는 스타일이다. 운동도 그렇게 했고, 원래 성격이 그렇다.  

급한 성격은 아닌 것 같다. 대체적으로 창업자들은 뭔가를 빨리 이루려 하는 경향이 있는데.

난 기본적으로 뭐든 한 번에 되는 일은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지난 8년 동안도 그냥 연습하는 거라고 생각했다. 내가 좋은 걸 만들면 언젠가는 기회가 올 거라 믿었다. 뭔가를 구체적으로 만들어야겠다, 성공해야겠다 이런 게 아니라 그냥 정보와 경험을 계속 쌓는 거다. 뭘하든 먼 길을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계획도 치밀하게 세우는 편이고.

그래서 2010년에 처음으로 내놓은 실물 제품이 당뇨 도시락이다. 특이하다.

전공이 경제였고, 음식은 전혀 몰랐다. 제품을 만들어야 했기 때문에 3년간 숙명 여대에서 요리와 영양학을 배웠다. 헬스케어 분야 모임을 갖다보니 의사들과 연이 있었는데, 무턱대고 당뇨 도시락을 만들어 납품 좀 할 수 있겠냐고 제안을 했다. 일단 환자식 답지 않게 패키지가 깔끔하고 맛이 괜찮으니, 의사 분들도 좋다고 하더라. 처음 30인 분을 만들어서 환자들에게 시범적으로 내놓았는데, 충격이었다.

반응이 좋았다는 건가, 나빴다는 건가.

도시락을 열기도 전에 환자들 표정이 너무 안 좋더라. ‘도시락 드시기 싫으세요?’ 하고 물었다. 그랬더니 내용물은 보지도 않고 ‘또 이 맛없는 걸 먹어야 되냐’고 한탄하더라. 당뇨식이 맛없다는 게 이미 이분들 뇌리에 강하게 박혀있었던 거다. 그들에게 식사는 전혀 즐거운 것이 아니었다. 사실 당뇨는 누구나 걸릴 수 있다. 그리고 완치 없이 평생동안 짊어지고 가야 하는 병이다. 평생 맛없는 음식만 먹고 살아야 한다고 생각해봐라. 삶의 질이 어마어마하게 떨어진다. 그때 마음 먹었다. ‘이들이 얼굴을 찌푸리지 않는 음식을 만들어야겠다’고.

사이트를 둘러보니 환자식에 대해 상당히 학구적으로 접근해온 역사가 있다.

농담처럼 ‘우리가 김치찌개 집을 차렸으면 수십억을 버는 부자가 됐을 거야’라고 한다. 그만큼 열심히 연구했다. 병원에 오랫동안 도시락을 납품해오면서 환자들이 어떤 것을 맛있게 먹고 남기는지를 관찰하며 메뉴를 개발했다. 만성질환의 예방을 위한 교육 콘텐츠도 제작했다. 2013년에는 당뇨병 관리 앱도 개발했다. 매출이 크게 나지 않는 사업이지만 공부한다는 생각으로 많은 프로젝트를 해왔다.  

크라우드펀딩 프로젝트를 통해서 리본키친을 접했다. 나중에 보니 목표액 보다 800% 초과 달성했더라.

그 전까진 주 고객이 환자들이었고, 빚도 많이 져서 마케팅할 여력이 없었다. 작년부터 일반 대중에게 알려지기 시작했는데, 어느 기업 대표의 후기 덕분이었다. 혈압이 180까지 올라가는 분이었는데, 우리 디톡스 제품을 먹고는 너무 어지럽다고 연락을 해왔다. 병원에 가서 검진을 해보니 혈압이 100까지 떨어졌다는 거다. 그 때부터 혈압약을 끊었다고 한다. 크라우드펀딩 제안도 그가 해주었고. 딜라잇톡스가 밸런스박스의 매출도 함께 올려주고 있다. 젊은 소비자들이 디톡스 하다가, ‘어, 우리 아빠 당뇨인데’ 하면서 밸런스박스도 함께 주문해주는 식이다. 시너지 효과가 있다.

마케팅을 좀 더 빨리, 적극적으로 했으면 좋았을 텐데.

5년 동안 빚 갚으면서 식단 개발하는 것만으로도 숨이 찼다. 주변에서 마케팅을 하거나 투자를 받으라는 충고도 있었다. 마케팅하려면 돈을 끌어다 써서라도 할 수 있었을거다. 근데 그때까지 내 마음에 딱 드는 제품이 아니었다. 괜히 어설프게 광고하고는 ‘쟤네는 맛없는 건강식 만드는 회사야’라고 낙인 찍히는 게 싫었다. 디톡스 식품이 진짜 맛 없지 않나. 근데 5년간 환자 피드백을 분석하면서 확실한 기준이 생겼다. 기본적으로 우리는 사람이 먹어서 괴로운 음식은 만들지 않는다. 아무리 건강해진다고 해도 그런 건 안 팔린다. 하지만 이제는 자신이 있다. 우리 제품 맛있다. 디톡스 식이 아니라 그냥 ‘음식’이라고 생각하고 만든다. 일단은 맛있는데, 먹으면 건강에도 좋은 양질의 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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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톡스 음식과 함께 배송되는 마인드 키트도 인상적이었다. 고민거리를 적어서 불에 태우고 그 위에 씨앗을 심는. ‘마음도 디톡스 하라는 거구나’, 아기자기한 회사라고 생각했다.

내 생각에 헬스케어는 기계적인 방식으로 성공할 수 있는 분야가 아니다. 뭐랄까, 정말 그 사람을 돌봐줘야 한다. 보통 건강이 나쁜 사람은 마음도 약해져 있는 경우가 많다. 임신했을 때 당뇨 걸리는 경우가 많은데, 그분들하고 전화하면 눈물바다다. 또 내 경험상 다이어트를 위해서 운동 많이 하고, 좋은 거 먹어도 스트레스 받으면 말짱 헛것이 된다. 폭식하게 되니까. 고민을 적고 태우는 건 나 자신의 스트레스 해소 방식이기도 하다. 그래서 디톡스 프로그램을 진행할 때도, 참여자들을 단체 채팅방에 모아 매시간 메뉴를 알려주고 의지를 북돋워주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그 과정에서 ‘경험많고 상냥한 언니가 자기를 24시간 지켜봐 주는 느낌’이라는 피드백을 받았다. 고객의 심리 케어는 헬스케어 사업을 할 때 정말 중요한 지점이라고 생각한다.

고객은 어떤 기준에서 리본키친 제품이 ‘몸에 좋은 음식’이라는 걸 믿을 수 있나.

먼저 우리는 당일 시장에 나온 재료로만 조리한다. 화학조미료도 일체 안쓴다. 가끔 팀원들이 앓는 소리를 한다. ‘케첩이랑 치즈 조금만 넣으면 완전 맛있을텐데!’라고. 근데 먹는 사람 입장에서는 10Kcal, 설탕 한스푼 이런 게 별거 아닐 수 있지만, 우리는 영양 정보를 가지고 음식을 만드는 회사다. 그런 걸 하찮게 여기면 안 된다. 

메뉴 개발은 과정은 어떻게 되나.

일단 프로그램 기획은 내가 직접한다. 그 내용에 대해 팀 내의 임상 영양사와 일반 영양사가 영양학적으로 균형이 맞는지를 검토한다. 그 다음 메뉴 개발팀이 제조팀과 함께 메뉴 개발을 하고, 푸드 디자이너가 레시피를 짠다. 조리팀에서는 1차 조리 실험을 한 뒤 여러 번의 테스트를 거쳐 완성된 음식을 내놓는다.

개인적으로 3일 프로그램을 했는데, 배송을 두 번 받았다. 음식의 신선도를 유지하고, 흐르지 않게 포장하는 과정이 만만치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배송은 어떻게 진행되나.

보통 일이 아니다. 우리는 인천에 자체적인 공장과 물류 창고를 가지고 있다. 우리 고객이 강남, 판교 쪽에 몰려있는데, 외진 지역의 경우에는 택배를 권해드리기도 한다. 지난 5년간 배송 실험을 많이 해봤다. 관련 노하우가 있다. 

건강식 업체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 리본키친의 강점은 뭐라고 생각하나.

첫 번째로, 우리는 작은 회사에서 갖기 어려운 제품을 많이 가지고 있다. 이를테면 덮밥류, 한식, 샐러드, 볶음밥, 주스, 요거트 등, 이 정도 제품군을 가지고 있는 업체는 거의 없다. 최근엔 디톡스 주스에 많이 쏠려있는 추세다.

두 번째로 맞춤형 서비스다. 고객이 자기 생활 습관과 환경 등을 입력하면, 우리가 직접 메뉴 제안을 해준다. 예를 들어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비타민 C 섭취가 필요하다. 그러면 그 영양소가 함유되어 있는 주스를 추천해주는 식이다. 한 번은 신부전증 환자 분이 우리 당뇨식을 시켜드신 적이 있다. 당시 우리 제품이 신부전증 환자분에게는 맞지 않다고 판단해, 그 한 분에게만 별도의 환자식을 조리해서 배송한 적이 있다. 사실 그렇게 해서 어떻게 돈을 벌거냐는 얘기도 많이 들었다. 그런데, 어쨌든 우리는 그렇게 살아남아왔다. 우리 조직은 원래 일은 이렇게 힘들게 해야하는 건 줄 안다. 쉬운 거면 남들이 먼저하지, 그렇게 생각하고 산다.

현재 직원은 몇 명인가.

현재 총 15명이다. 임상영양사, 푸드디자이너, 나를 제외하고는 모두 남성들이다. 이 중 배송 직원은 총 3명이다.

‘제품에 대해 이제는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투자 유치 계획도 있나.

그렇다. 나는 투자에 대한 관점이 좀 다르다. 모든 게 철저한 기브앤테이크다. 주식회사라는 건 주주의 이익을 책임질 수 있을 때 만들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뭘로 확실히 돈을 벌지도 아직 모르고, 공부하고 있는 회사에 누가 투자를 하겠나. 내가 주주들에게 받은 게 있는데, 줄 게 없으면 서로 불행해지기 시작하는 거다. 이제야 자신이 생겼고, 얼마 전 법인을 세웠다. 지금은 투자를 받을 준비가 되어 있다.

구인이 시급하다고 들었다. 어떤 분들이 필요한가.

CTO, COO를 찾고 있다. 나는 되게 치밀하게 그리고 질기게 일을 하는 타입이다. 그런데 나와 반대 성향의 분들이 필요하다. 어떤 부분은 빠르게 쳐낼 수 있어야 하니까. 원한다면 파트너, 대표 이사를 해도 된다. 3년 동안 개발자 채용을 여러 번 실패했다. 일단 내가 개발 언어를 잘 모르기 때문에 소통하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외주를 주면 효율이 떨어졌다. 우리는 많은 콘텐츠와 데이터를 가지고 있는 회사다. 이걸 잘 묶는다면 세상에 아직 없지만 많은 사람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만들 수도 있다. 많은 지원 부탁드린다.

8년간의 질긴 생존 과정을 넘어서서, 이제 수면 위로 올라왔다는 인상이다. 꿈이 있다면?

건강식 계의 맥도날드를 만드는 거다. 맛있고 건강한 음식이 항상 손에 닿는 세상을 만들고 싶다. 나도 회사원이었지만, 우리에게는 지금 건강한 음식을 선택할 기회가 너무 적다. 주변에 안 좋은 음식이 너무 많아서, 잘 먹으면서 살기가 어렵다.

그 첫 걸음으로 올 연말에는 광화문 교보 문고 지하에 오프라인 매장을 낸다. 직장인에게 맞는 메뉴를 개발해서 판매할 예정이다. 우리 고객이 많은 지역에 순차적으로 매장을 늘려가려고 한다. 아마 강남이 2순위 지역이 될 거다. 맛있는데 건강한 음식을 만들어 미국, 중국에도 수출하고 싶다.

[Startup’s story #279] 샌드박스네트워크 이필성 대표 “스타트업을 빨리 벗어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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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년 간 인터넷 비즈니스 업계의 주요 키워드 중 하나는 ‘MCN(Multi Channel Network)’이었다. MCN은 유튜브, 아프리카TV 등 동영상 사이트에서 인기가 많은 1인ㆍ중소 창작자의 콘텐츠 유통ㆍ판매, 저작권 관리, 광고 유치, 자금 지원 등에 도움을 주고 콘텐츠로부터 나온 수익을 창작자와 나눠 갖는 미디어 사업을 이야기 한다.

‘1인 미디어’ 채널은 근래의 트렌드는 아니다. 십수 년 전 블로그 시대부터 일반인의 콘텐츠 생산은 주목을 받아왔었다. 다만 그것이 수익이 되는 사례가 드물었기에 규모의 경제까지는 가지 못 했다. 이러한 우려는 MCN에도 이어졌다. 연예인 등 셀렙이 아닌 일반인 동영상을 가지고 어떻게 수익을 내느냐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의구심이 무색하게도, 벤처캐피탈들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유망 MCN에 적극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적게는 수 억에서 많게는 200억까지 집행되고 있다. 그들의 사업모델이 돈이 된다고 평가한 것이다.

갓 형성된 생태계이긴 하지만, MCN 산업의 외형적 성장은 가시적으로 보인다. MCN 산업 자체의 규모 확대를 위해 올해 초에는 MCN 협회도 발족한다. 참여하는 스타트업만 50여 곳이다. 작년 한 해 동안 얼마나 많은 MCN 기업이 탄생했는 지를 알수 있다. 각설하고.

MCN에 소속된 1인 영상 제작자들을 일명 ‘크리에이터’라고 부른다. 아프리카의 BJ, 인스타그램의 인스타그래머의 다른 이름이기도 하다. 이중 ‘초통령’으로 통하는 도티와 잠뜰, 운학, 쵸쵸우 등 유명 크리에이터가 소속된 기업이 있다. 월 PV 3억 뷰, 총 구독자 700만명을 기록중인 종합 MCN사 샌드박스 네트워크다.

샌드박스네트워크는 설립된 지 1년이 조금 넘은 기업이지만, 스타트업을 벗어나 디즈니에 버금가는 콘텐츠 제작사를 지향하고 있다. 이필성 샌드박스네트워크 대표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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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필성 샌드박스네트워크 대표

경영학과 출신이다. 사업을 꿈꿔왔나? 

전혀 아니었다. 위험을 즐기는 성격도 아니고 기존의 직장생활도 만족하고 있었다. 사업의 당위성 때문에 창업에 뛰어들었다. 창업 전 콘텐츠 파트너십 관련 일을 했다. 다양한 콘텐츠 제작자들을 만날 수 있었고 비디오 콘텐츠로 트렌드가 급격히 옮겨가는 상황이기도 했다. 사업을 하고싶어도 적당한 아이템이 없어 못하는 경우가 많다. 본래 기회는 잘 오지 않는다고 믿는데, 눈 앞에 좋은 기회가 있다고 판단했기에 뛰어들었다.

아무리 아이템이 좋고 전도유망한 사업이라고 해도 100% 잘 되지는 않는다. 나 역시 불안했지만 많이 연구하고 고민하면서 결실을 맺을 수 있겠다는 확신이 점차 커졌다. 그 과정에서 우리 사업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크리에이터를 대하는 자세와 함께하는 직원들을 대하는 마음가짐이 바뀌었다. 이들을 보며 나도 같이 성장함을 느낀다. 그럴때마다 여러가지 감정이 교차한다.

1년 3개월 동안 2번의 투자 유치를 했다. 작년 9월에 10억원, 이달에 40억을 받았다.

먼저 받은 투자는 팀이 좋아서 받은 것이었다. 구글 출신과 국내 탑크리에이터로 구성된 팀으로 평가 받았기 때문이다. 두 번째 투자도 짧은 기간에 이어졌다. 현재 스타트업의 투자환경이 좋아졌기 때문이라 본다. 감사하게 생각한다.

기본적으로 투자는 가설을 세우는 과정이라고 본다. 우리의 가설을 설명한 뒤 수긍하는 투자자들이 검증하기 위한 비용을 대고 우리가 그걸 검증하는 거다. 1차 투자금으로 어느정도 우리 가설을 검증했다고 판단했다. 이번 투자는 가설이 어느정도 맞아떨어져 규모를 키우기 위해 유치한 것이다.

규모를 키우기 위한 주요 투자처는 어느 부분인가?

우선 현재 소속된 크리에이터들이 원하는 니즈를 최대한 들어주고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방안에 쓸 계획이다. 계약금, 제작 도움, 공간 제공 등 이들의 욕구는 각각 다르다. 전체적으로 시스템을 고도화해 크리에이터와 회사가 같이 성장할 수 있는 곳에 사용하려 한다. 두 번째로는 웹 예능과 드라마 등 혼자 하기 어려운 것들을 같이 만들고 팀을 키우기 위한 용도로도 활용된다. 이를통해 지금 잘하고 있는 일을 더 안정적으로 잘하려 한다.

최근 회사의 주요이슈는 뭐가 있나.

크리에이터 관리 및 양질의 콘텐츠 생산 그리고 채용이다. 현재 회사는 콘텐츠와 함께 성장하고 있고, 그에 따른 콘텐츠 수급과 질에 대한 눈도 높아지는 추세다. 이를 수용하기 위해선 좋은 팀이 필요하다. 우수한 인재를 영입해 회사를 키우려 한다.

국내에도 MCN회사가 꽤 많아졌다. 샌드박스네트워크가 가지는 차별점은 뭐가 있나?

CJ, 메이커스, 트레저헌터, 레페리 등 국내엔 다양한 MCN 기업이 존재하고 있다. 이들 기업 중에 한 분야만 집중하는 곳도 있고 스튜디오에서 비디오 콘텐츠만 만드는 곳도 있다. 다양하게 분화가 되는 중이다. 그 중 소속된 크리에이터를 관리하고 성장시키는 형태를 갖춘 곳을 ‘종합 MCN’사라고 일컫는다. 우린 종합 MCN에 가깝다.

특히 우리는 ‘젠Z’로 불리우는 밀레니얼 전 세대를 타겟팅한 크리에이터의 콘텐츠가 강하다. 또한 매니지먼트 측면에서 우린 크리에이터 1명에 집중해 고도의 관리를 하고 있다. 유튜브 뷰가 상당히 큰 규모지만 상대적으로 크리에이어터의 수는 적다. 크리에이터를 하나하나 키워가며 질적 성장을 지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미국 MCN사들이 소속 크리에이터 수를 늘려 규모를 키우는 방법과 다른 방향성이다. 우리는 질적성장을 일으킨 뒤 시장에서 검증되지 않았던 부분을 하나씩 증명해내며 규모를 키우는 방향으로 접근하고 있다.

검증중인 가설은 어떤 게 있나?

현재까지는 크리에이터의 IP가 어느 정도의 힘을 가졌는지 구체적으로 알 수 없었다. 팔로워가 많은 크리에이터의 장악력이 레거시 미디어에 치환되면 어느 정도인지 파악하고 싶었다. 그래서 애니맥스라는 TV채널에 도티와 잠뜰 관련 콘텐츠(도티&잠뜰TV)를 방영하는 중인데 프로그램 시즌2의 1화가 시청률 2.5%를 기록하며 동시간대 타겟 시청자 1위를 달성했다. 케이블TV 기준으로 이는 놀라운 기록이다. 이 때 어느정도 가설이 검증된 것으로 판단했다.

아프리카TV와 유튜브에 크리에이터가 나온다고 해서 돈이 되겠느냐 하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았는데, 인플루언스가 있으면 사업화가 가능하고 이들의 IP가 큰 사업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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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 주로 운영하는 콘텐츠는 어떤 것들이 있나?

크리에이터들이 진행하는 게임을 중계하기도 하고 게임에 맞춰 상황극도 있다. 마인크래프트는 게임 내에서 스토리를 만드는 게 가능한데, 그 안에서 각자 크리에이터들이 캐릭터에 성격을 불어넣어 상황극을 한다. 이는 각 패널들이 게임을 하며 진행하는 예능 프로그램 ‘런닝맨’과 비슷하다.

크리에이터들이 직접 스토리를 만드는건가?

회사의 큰 축인 크리에이터 도티와 잠뜰은 직접 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처럼 상황극 콘텐츠만 있는건 아니다. 여타 MCN회사처럼 다양한 카테코리가 존재하며 콘텐츠 특성은 저마다 다르다.

샌드박스네트워크의 주된 콘텐츠는 초등학생들에게 인기가 많다. 별도의 콘텐츠 관리를 하나?

초등학생 팬이 많은 것은 소속된 크리에이터 80팀 중 초등학생을 타겟팅해 제작한 콘텐츠가 양적으로 인기가 크기 때문이다. 2030세대가 볼만한 양질의 콘텐츠도 많다. 그리고 크리에이터들이 만드는 콘텐츠 제작에는 거의 관여하지 않는다.

콘텐츠 제작을 맡긴다면, 어떤 부분에 회사가 관여를 하는가? 

기본적으로 사업화 및 플랫폼 활용 등이다. 크리에이터들의 세무관련 이슈와 대학 휴학 등 행정적 절차를 도울 때도 있다. 창작자들이 콘텐츠를 제작하다 놓치는 대외적인 문제를 우리가 지원한다고 보면 된다.

기존의 연예 기획사들과 비슷하면서 다르다.

샌드박스는 배우 기획사와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가수는 음악 프로듀싱이 있기에 회사가 콘텐츠 제작에 깊이 관여하지만 배우는 아니다. 우리는 크리에이터들을 독립적인 존재로 보기 때문에 콘텐츠 제작은 그들에게 맡긴다.

콘텐츠를 제작하는 크리에이터 영입이 관건인 것 같다.

사업의 가장 기본이 되고 중심이 되는 사안이다. 크리에이터를 소속시키고 서로 시너지 낼수있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크리에이터 영입은 어떻게 진행하나? 

회사에서 유튜브와 페이스북 등 다양한 채널을 모니터링 하고 있다. 그러다보면 눈길이 가는 사람들이 보인다. 이들에게 연락해서 만날 때도 있고 이들이 먼저 문을 두드릴 때도 있다. 혹은 크리에이터들에게 추천을 받기도 한다.

소속 크리에이터의 인기가 높다. 

우리 크리에이터를 본다고 이따금 사옥에 방문을 요청하는 연예인들도 있다. 근래 크리에이터들의 콘서트를 작게 개최했는데 팬들이 너무 많이 와서 돌아가는 사람이 많았다. 그래서 다음 콘서트는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열 계획이다.

회사의 수익은 어떻게 내고 있나?

현재 콘텐츠형 광고 사업이나 크리에이터 머천다이징, IP를 활용한 2차 판권 사업들이 있다. 콘텐츠형 광고 사업은 콘텐츠를 유튜브에 올리고 그에 따른 광고가 붙을때 수익을 나누는 구조다. 아직까지는 디지털 광고 산업이 성숙하지 않아 수익 비용이 크진 않다. 그런 구조적인 측면을 회사가 해결하고 더 키워서 크리에이터와 나누는 구조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

현재 회사 수익은 어떠한가?

대외비라 공개는 못하지만 BEP는 맞추고 있다. 적자 폭이 큰 MCN 기업은 크리에이터 영입, 콘텐츠 생산 등 선투자를 많이 하기 때문이라고 본다.

회사와 크리에이터 간 수익 분배의 이슈는 없나? 

돈으로만 엮인 소속사와 크리에이터는 틀어지면 이직 문제가 쉽게 생긴다. 기획사 초창기 때 소속 연예인에게 줄 수 있는 가치가 여타 기획사와 별다른 차이가 없을때 그런 일이 발생했다. 요즘은 그런 문제는 덜하다. 산업 제반과 회사 여건이 개선되고 갖춰지면서 각자가 주는 가치들이 다양해졌기 때문이다. 즉, 회사가 줄 수 있는 가치가 단순히 수익 나눔 이상으로 커진 것이다.

기획사들이 과거에 고민했던 것들은 현재 MCN 기획사들이 풀어야 할 것과 같다. 소속 크리에이터들이 떠나는 걸 두려워할 것이 아니라 그들에게 어떤 가치를 줄 수 있는지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고 본다. 그렇지 않은 MCN기업들은 금방 도태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행히 지금은 완전 초기에서 벗어나 조금 진화한 상황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상호간 신뢰를 만들기 위해 연구해야 한다.

샌드박스의 콘텐츠는 해외에서도 통한다고 본다. 해외진출도 고려하고 있나?

염두에 두고 있다. 크리에이터 중에 해외 진출에 관심이 있고, 또 거기서 성공할 만한 콘텐츠를 가진 사람이 있다면 하려 한다. 다만 해외법인을 세우고 현지업체와 계약을 맺었다고 진출에 성공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철저히 크리에이터와 콘텐츠로 무장해서 때가 되면 나갈 생각이다.

회사의 중단기적 목표와 이루고 싶은 회사의 그림은 어떻게 되나?

스타트업을 다니면서 재정적으로 안정적인 삶을 사는 것은 매우 어렵다고 생각한다. 초기 기업은 직원에게 월급을 많이 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일과 균형 있는 삶을 맞추기도 어려운 게 현실이다. 우린 직원들이 마음 졸이지 않고 회사를 다니기 위해선 스타트업 단계를 빨리 벗어나야 한다고 보고 있다. 그러기 위해선 의미 있는 매출과 규모가 전제돼야 하기 때문에 더욱 열심히 하려 한다. 동시에 의미 있는 브랜드로 회사가 대중에게 각인되길 바란다.

많은 콘텐츠 회사들이 디즈니를 벤치마킹한다. 디즈니는 100년 가까이 콘텐츠 사업을 이어가는 업계의 전설이다. 우리도 디즈니처럼 하이 브랜드를 만들어 가며 대중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려 한다. 특정 타겟층뿐만 아니라 웹, 모바일을 즐기는 모든 이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브랜드가 되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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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 편집장의 초등학생 아들도 도티, 잠뜰의 열성팬이다. 

[Startup’s story #280] 소셜벤처의 외장에 기술 스타트업의 엔진을 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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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실력 증진의 필요성을 느끼고는 있으나 시간과 비용 문제 때문에 고민하는 이들이 많다. 취업을 준비하는 대학생이나 사회생활을 하는 직장인, 심지어 영어권 국가로 터전을 옮긴 이주민까지 각자의 상황에 맞게 니즈도 다양하다.

이런 이들에게 텔라(TELLA)는 유용한 서비스다. 텔라는 카카오톡을 매개로 한 영어 튜터링 서비스로 원어민 강사와 1: 1로 채팅을 하면서 영어회화와 작문에 대한 첨삭지도를 받을 수 있다. 또 전화 통화를 통해 다양한 상황별 회화 수업도 가능하다.

서비스 개발사 텔라는 2012년 대학교 동아리 프로젝트 팀으로 시작해, 2014년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한 기업이다. 그간 텔라라는 기업을 수식하는 표현은 ‘소셜벤처’였다. 동아프리카의 사회적문제를 해결한다는 미션을 상정하고 있었고, 2012년 3회 아시아 소셜 벤처대회(SVCA)에서 입상, 2013년 사회적기업 진흥원 주관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 선정 등 사회적기업으로 가는 길을 밟아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직접 만나본 텔라의 두 공동창업자는 소셜벤처의 미션에 IT스타트업의 생존법을 융합하는 중이었다. 텔라 진유하 대표와 조호연 개발이사(CTO)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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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라 팀원 전체 사진. (사진 앞줄 왼쪽) 진유하 텔라 대표, (뒷줄 오른쪽 첫 번째) 조호연 이사

본격적인 사업은 2014년부터지만, 프로젝트의 시작은 2012년이었다. 어떻게 창업으로 이어진건가? 

진유하 대표(이하 진) : 시작은 대학교 동아리 프로젝트였다. 동아프리카에 선교활동을 몇 주 다녀온 것이 계기가 되어 스타트업과 사회적기업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것이 심화되어 창업까지 이어졌다.

두 사람의 인연은 어떻게 시작된건가? 조 이사는 법인 설립 초기에 대표이기도 했다.

조호연 개발이사(이하 조) : 성균관 대학교 사회적기업 연구 동아리(SEN) 선후배 사이다. 당시 진 대표와 이 모델을 같이 만들었다. 그리고 어쩌다보니 처음에는 대표까지 맡았었다. 하지만 텔라의 아이디어를 더 빛내기 위해서는 진 대표가 적역이라 생각했다.

: 대표라고는 하지만, 회사에서 하는 주요 업무는 서비스 기획과 해외 관리다. 일을 저지르는 역할이다. 조 이사는 개발 등 실무를 총괄해 주고 있다.

시작을 이야기해 보자. 사업 모델 실행이 녹록치 않았다 들었다. 

: 법인설립 전 서비스 모델은 지금과 다른 전화영어 형식이었다. 처음에는 주먹구구식으로 준비없이 시작했었다. 소비자와 튜터 양쪽을 연결만 한거다. 여러 문제가 발생했다. 테스트를 한다고 인터넷 전화 1/3, 국제전화 1/3, 전화카드로 1/3을 연결해 봤는데 통화 품질이 안 좋았고, 수업이 ‘Hello’만 하다가 끝나는 일도 있었다. 심지어 수업중에 닭이 울어서 수업을 못 한다는 튜터도 있었다. 특히 발음문제가 컸다. 말로하는 방식이 아닌 다른 것을 찾다가 채팅을 생각했다. 그리고 법인 설립을 할때 현재의 모델로 본격적인 서비스를 시작했다.

채팅형식의 영어교육을 어떻게 생각한건가?  

: 어떤 식으로 영어교육을 할까 검토하고 있을 때 팀원 중 한 사람이 자신이 외국에서 어학연수를 할 때 경험담을 이야기 했라. 친구랑 문자를 주고 받는데 문법을 다 틀리게 해서 보내도 상대방은 단어와 맥락으로 이해 하더라는 것이다. 말로했을 때는 대화가 안 통하지만 텍스트로는 소통이 되는 경우인거다. 그리고 친구에게 문장을 고쳐달라고 하면서 보완해 나갔는데 학습효과가 컸다고 한다.

: 제대로 된 형태로 첨삭을 받고 싶은데, 아는 사람이라고 해도 매번 첨삭을 받는 건 미안할 수 밖에 없다. 그것을 서비스로 풀어낸 것이 현재의 텔라다.

잠시 팀 이야기를 해보자. 근래 인원이 늘었다. 그리고 팀원중에 우간다 왕족이 있다고 들었다. 

: 우리를 포함해 현재 팀원은 상근 7명이다. 법인초기부터 2년 간 운영관리를 맡고있는 김카나리아 팀장을 비롯해 개발자, 콘텐츠 제작자, 나이지리아 출신 해외 관리 인력으로 구성되어 있다. 언급한 로얄패밀리는 코넬리우스 칼렌지라는 이름의 운영자문이다. 2012년 우리가 아이디어를 처음 낼 때부터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우간다 정보통신부에서 한국으로 파견 나왔다가 현재는 카이스트에서 ICT 박사과정을 밟고있다. 우간다와의 네트워크에 도움을 주고 있다.

텔라는 카카오톡이 튜터와 소비자의 매개체 역할을 하고 있다. 왜 카카오톡이었나? 

: 처음에는 개발인력이 없어서 선택한 측면이 있다. 그리고 카카오톡은 독자적인 채팅 플랫폼으로 가기 전 중간단계라고 봤다. 그런데 사용자와 튜터가 이미지를 주고 받고, 음성메시지를 주고 받는 등 활용을 하기 시작하면서 서버 구축 등 개발 이슈가 되어 버렸다. 초기 개발력으로 그것을 감당하는 채팅 플랫폼을 만드는 것 자체가 큰 일이 된거다. 대신에 채팅 DB를 뽑아내서 분석하는 것은 크게 부담이 없었다. 그렇게 자연 발생적으로 서비스가 발전되었다.

텔라는 ‘소셜벤처’로도 불리운다. 텔라에게 소셜미션은 어떤 의미인가? 

: 동아프리카 지역 우수 인재의 일자리 창출은 우리가 추구하는 미션의 우선순위다. 우리나라의 경제발전의 중심이 사람이었듯이 동아프리카 고급인력이 제대로 육성된다면 해당국가에서 그런 역할을 하리라 보고 있다. 그런면에서 일반 기업과 지향점이 같지는 않을거다. 하지만 우리 스스로 소셜벤처로 굳이 포지셔닝을 하지는 않고있다. 동아프리카 인재의 역량강화를 도모하는 동시에 우리 비즈니스를 강화하는 것이 올바른 방향성이라 판단하고 있다. 우리의 미션이 해외 인재를 대상으로 한 것이기에 공감이 안 될 수 있겠지만, 고객과 튜터에게 만족을 준다면, 누가 알아주던 안 알아주던 간에 우리의 소셜미션이 달성되는 것이라 본다. 현재 우리는 온라인 영어교육에서 혁신적인 서비스를 내놓는 회사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근래 소셜벤처 업계 동향은 어떤가?

: 정확이 어떻다 저렇다 이야기 하기는 어렵다. 다만 소셜벤처라고 분류되는 기업중 스타 플레이어가 늘어나고 있고, 그들이 수익적으로 성과를 내고 있기는 하다. 다만 규모가 더 커져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더불어 국가지원에 불필요한 항목이나 규제가 있었는데 점차 개선되어가는 형국인 것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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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튜터 국가가 우간다와 필리핀이다. 시작 당시는 미국인이었고. 

: 시작 당시부터 동아프리카 원어민을 튜터로 상정했기에 우간다는 어찌보면 당연한 수순이었다. 우간다는 사업 등 여러 면에서 우리랑 잘 맞는다고 판단했다. 동아프리카에서 처음 만난 사람도 우간다 사람이었고. 처음에 우간다 사람이 아닌 미국인 튜터로 간 것은 파일럿을 돌리기 위함이었다. 당시에는 우리가 미완성 단계였기에 시작부터 우간다 튜터를 바로 연결하면 소비자에게 부정적 인식을 줄거라 생각힌 측면도 있다. 서비스에 문제가 발생하면 아프리카 사람이어서, 우간다 사람이어서 그렇다는 인식이 생길것 같다는 염려다. 그래서 컨트롤이 쉬운 한국에 있는 미국인이나 교환학생을 튜터로 했다. 2015년 초 서비스 방향성이 확실해지고 안정화 단계로 가면서 필리핀인을 튜터로 고용했고, 모든 사업계획이 확실해진 작년 5월부터 원래 계획했던 우간다인을 튜터로 고용했다.

우간다와 필리핀의 영어 환경은 어떤가? 텔라가 ‘원어민 튜터’이라 칭하는 이유가 될듯 싶다.

: 두 나라에서 영어는 공용어다. 교육 수준에 따라 다르긴 하겠지만, 대학교를 나오면 우리가 말하는 원어민 수준이다. 공식언어가 영어이기에 미국 원어민과 큰 차이는 없다.

우간다의 경우 인터넷 환경이 열악할 수 있다. 또 시차도 있다. 

: 글로벌 기업이 아프리카에 인프라를 제공할 때 거의처음은 우간다이다. 아프리카의 테스트배드와 같은 국가인 것이다. 현지에 구글이 건립한 스타트업 지원 공간이 있다. 그곳은 인터넷 연결에 문제가 없다. 우리 우간다 튜터는 그곳으로 출근해 일을 하고 있다. 그전에는 ‘인포메이션 엑세스 센터(IAC, Information Access Center)’라는 정부 건물에 있었다. 그 건물은 우리나라 정부에서 지어서 기증한 건물이다.

우간다와 한국의 시차는 6시간 정도다. 시차가 나는 것이 오히려 좋다. 대체적으로 우리 사용자들은 오후 6시 퇴근이후 많이 수업을 하는데, 그때 우간다는 정오 시간이다. 저녁 11시까지 서비스를 하는데, 우간다는 그때가 오후 5시이고. 시차의 문제는 없다. 텔라의 수업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시간은 오후 9~11시 사이다.

튜터는 어떻게 섭외했나?

: 처음에는 자문인 코넬리우스의 네트워크, 소개를 통해 영입했다. 이후에는 페이스북 광고 등을 통해 찾았다.

튜터들은 현지에서 어떤 직군에 종사하는 사람들인가? 그리고 현재 텔라에서 만날 수 있는 튜터는 총 몇 명 인가?

: 현재 전업 9명 포함 18명이다. 교사 출신도 있고, 텔라를 통해 전문직으로 발돋움 하는 사람 등 다양하다. 튜터의 일정이 대부분 꽉 차 있기에 더 늘려야 하는 상황이다.

튜터 선정은 어떻게 하나? 그리고 튜터에 대한 교육은 어떤 것을 하나?

: 튜터 선정은 정말 까다롭게 하고 있다. 영어 실력 만큼은 의심할 여지가 없게 말이다. 문제는 현지에서 컴퓨터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기에 관련 활용능력, 검색능력이 우선적인 교육 사항이다. 지식보다는 업무스킬 차원의 이슈다.

: 몇몇 튜터가 한동안 컴퓨터 실력이 안 늘었는데, 우간다에 직접 가보니 소위 독수리 타법으로 타자를 치고 있더라. 그들이 게을렀다기 보다 연습방법을 몰랐던 거다.

사용자의 튜터 선호도는 어떤가?

조 : 딱히 선입견이 있지 않으면 채팅영어의 경우 두 나라 튜터의 큰 차이는 못 느낀다고 한다. 일단 필리핀은 미국식 영어다. 반면에 우간다는 영국식 영어를 쓴다. 사용자가 필요한 형식에 따라 선택될 때가 있다.

텔라 서비스의 핵심은 튜터라 본다. 그들에게 돌아가는 수익, 가치는 어느 수준인가?

: 필리핀 튜터의 경우 영어 교육업에 종사하다 출산 등으로 인해 재택 일을 찾는 사람이 많다. 경력은 길지만 출퇴근이 어려운 상황에 있는 사람들이다. 우간다는 일의 만족도가 높다. 외국인을 상대하는 것 자체가 독특한 경험이라 여기고 온라인 비즈니스에 대한 신기함도 있다. 자긍심, 만족감이 있다. 일 자체에 흥미를 느끼는 거다. 우간다 튜터의 경우 국가 GDP 대비 대비 꽤 놓은 수준의 급여가 나간다.  필리핀은 현지 시장가보다 조금 높은 수준이다. 우간다보다는 다소 높다.

텔라가 가져가는 마진 비율은 어느정도인가?

: 3~40%가 나오게끔 구조가 되어있지만, 간접비가 크다보니 BEP는 못 넘고 있다. 영어교육은 가격이 싼 것이 능사는 아니다. 만족도가 최우선이다. 서비스를 보다 고도화하고 우리가 원하는 소비자 만족도가 나올 때 BEP가 넘을거라 본다.

기업을 대상으로 한 B2B사업도 고려중이라 들었다.

: 문을 두드리고 있다. 올 하반기까지 열심히 두드리고, 내년부터는 진행하려고 한다. 기업에서는 직원의 실력이 느는 것을 확인하고 싶어한다. 그래서 현재 서비스 모델에 복습기능이 들어간 형태, 데이터 분석을 통해 사용자가  어떤 레벨에 있는지 알려주는 기능을 부가하기 위해 개발을 진행중이다. 요약하자면, 수업 다시보기, 첨삭 모아보기, 수업 피드백 받기, 수업 복습하기 등 서비스 개발을 하고있다. 그런 형태의 서비스로 B2B세일즈를 하려 한다.

: 현재 우리 서비스의 형식은 방법만 알면 누구나 따라할 수 있다. 우리가 세울 수 있는 진입장벽, 텔라만의 엣지는 현재 개발중인 시스템에 있다. 올해 하반기까지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개발과정에서 이슈는 없나?

: 우린 확장성을 고려하여 개발하는 것에 익숙하다.

여담이지만, 수년 간 지켜본 아프리카의 향후 발전 가능성은 어느 정도라고 보나?

: 오랫동안 살핀 것이 아니고 경험이 짧기에 감히 전망이라 할 수는 없지만, 지역과 사람을 이해하면 할 수 있는 것은 무궁무진하다고 본다. 사업의 기회도 많다. 일단 없는 것이 많다. 인프라 분야에는 중국쪽에서 투자중이고, 금융과 부동산은 인도쪽에서 관심을 두고있다. 경제 성장률은 매년 5%이상이다. 우리 내부적으로 보는 것은 사람의 마인드 변화다. 똑똑하고 많이 배운것과는 별개로 동아프리카인들은 글로벌 비즈니스에서 어떻게 일을 처리하는지에 대해 미숙함이 있다. 그들을 글로벌 기준의 인재로 키운다면 지역 발전은 더 빨라지리라 본다. 그리고 그렇게 사람을 키우는 게 우리의 관건이기도 하고 어려움이기도 하다. 그들을 키울 수 있다면 뭐든 할 수 있다고 긍정적으로 판단하고 있다.

: 우간다 등 동아프리카에 글로벌 마인드만 갖춰지고 경험만 쌓인다면 훌룡한 인력시장이 될거다. 관건은 초기에 그런 장벽을 허물기 위한 노력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누군가 먼저 뛰어들어 허물어주기를 바란다는 인상이다. 우리는 그들을 고용하고, 교육하고, 비즈니스 모델에 투입해야 한다. 별수없이 좌충우돌을 해야 하는 것이다. 우리가 성과를 낸다면 유사한 사례들이 생길것이고 해당 시장의 발전 속도가 더 빨라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허황된 꿈으로 볼 수 있지만 우린 그런 지향점을 이야기 하고 있고, 그렇게 되게 노력중이다. 동아프리카를 대상으로 한 인적자원 개발 플랫폼도 고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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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 초기 수익은 어땧나?

: 지금은 서비스가 안정화되면서 매달 매출 기록이 갱신되고 있지만, 처음에는 거의 없었다.

초기 수익이 잘 나지 않았다면 서비스 모델 변경을 생각할 법도 한데, 계속 이 아이템을 이어가고 있다. 미션 때문인가?

: 미션에 대한 사명감도 있었지만, 우리가 처음부터 만든 서비스니 끝을 보자는 마음이 컸다.

: 나 역시 끝을 보자는 마음이 크다. ‘이 모델은 안 된다, 바꿔야 한다’라는 말을 수없이 들었다. 사실 내가 대표를 맡았을 때 더디게 간 탓도 있다. 일을 하면 할수록 텔라가 나아가야할 방향이나 비즈니스 모델로서의 가치가 보이고 있다. 초기 다소 느리게 발전이 되었다면 현재는 빠르게 뭔가를 할 수 있을 정도는 되었다.

법인설립 기준 2년 6개월이 지났다. 초기 매출이 안 나는 상황에서 어떻게 버텼나?

: 팀원에게는 월급을 지급했지만, 우리 두 사람은 1년 전까지 월급이라는 것이 없었다. 초기에는 지원금으로 버텼고, 연구용역 등 외주도 했다. 사업 확장을 위해 우간다를 가야했고, 서비스 고도화, 직원을 더 뽑아야 했을 때는 기보 대출을 받았다. 또 올해 초 3월에는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을 하기도 했다.

: 크라우드펀딩 당시 우리 서비스 모델의 가치도 어필되었겠지만, 메인투자자는 진 대표에 대한 신뢰감을 가장 큰 투자요인으로 생각하는듯 했다.

VC로 부터 투자유치 제안은 없었나?

: 어느 프로그램에 참여도 하고 있고, 투자와 관련된 미팅을 진행중이긴 하다.

투자유치를 떠나 VC로부터 받은 조언도 있을텐데?

: 영어교육에서 확실한 엣지를 찾으라는 조언을 받았다. VC는 우리가 규모를 키우기 위한 기반을 만들고. 대규모 홍보가 필요한 시점이 투자 시점이라 보는 것 같다.

채팅 형식의 텔라톡과 전화영어와 같은 텔라콜 등으로 서비스가 구분된다. 서비스는 어떻게 진행되나?

: 예약제로 보면 된다. 사용자가 교육 받기 원하는 요일, 시간을 선택해 신청하면 우리가 배정을 하고 튜터가 카카오톡으로 연락을 한다. 수업에 대한 기초적인 기록은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향후 수업에 대한 기록을 비롯해 복습 기능을 제공할 예정이다. 교육에서 진행된 첨삭 등 문장들을 따로 볼 수 있고, 더 실력이 늘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진단하고 제시하는 기능들이다.

커리큘럼이 콘텐츠별, 레벨별로 다양하다. 어떤 과정에 사용자가 가장 많나?

: 생생영어라는 커리큘럼이 인기가 높다. 롤플레잉 형식의 과정이다. 일상에서 벌어질 수 있는 상황을 가정해 그에 맞는 대화를 한다. 스토리가 있기에 사용자들이 재밌어 한다. 고급레벨의 경우 주제에 따라 대화를 한다. 초보의 경우 패턴식으로 한 패턴을 여러문장으로 만드는 과정을 선호한다.

텔라의 가장 쉬운 레벨과 가장 높은 레벨은 어느정도 수준인가?

: 가장 낮은 레벨은 문장을 간신히 조합하는 정도의 수준이다. 가장 높은 레벨은 일상회화는 전혀 문제가 없고, 조금 더 완벽하게 실력을 가다듬으려는 사용자들이 대상이다. 더 자연스러운 표현, 풍부한 표현을 하고 싶은 이를 위한 과정이다.

여타 영어교육 서비스에 비해 텔라의 장점은 무엇인가? 회사의 강점과 서비스 강점을 이야기해 달라.

: 우수한 자원을 확보하고 있다는 것, 그러한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 회사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본다. 그들을 교육하고 연결하면서 체득한 사업 노하우도 경쟁력이고.

서비스 측면에서는 우선 비용적인 측면에서 경쟁력이 있다. 하지만 가격이 절대적인 가치는 아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가장 큰 서비스 강점은 첨삭 서비스이다. 비대면 채팅으로 한다는 것은 사용자의 심리적인 장벽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 또 실시간 수업이기 때문에 빠지지 않고 할 수 있다는 것도 있겠다. 30분 수업을 꽉 채우진 못하더라도 꾸준히 할 수 있다. 우리 사용자의 출석률은 8~90%가 넘는다. 그리고 일상의 다양한 상황에서 병행이 가능하다.

: 우리 서비스를 그대로 카피한 서비스가 몇달 전에 국내에 생겼다. 가격도 똑같고, 이용약관에 넣은 이미지도 우리꺼를 그대로 가져다 썼더라. 처음에는 시장을 키운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보고 연락을 해봤는데, 경계하더라. 튜터는 국내 유학생을 쓰고 있다는 것이 다르다면 다른점이었다. 좀 안타까웠다.

사용자 등 서비스 현황은 어떤가? 텔라를 사용하는 사용자층은 주로 어디에 분포되어 있나?

: 8월 현재 우리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은 180명 수준이다. 재구매율은 5~60% 수준이다. 근래 신규가 늘고있는 추세다. 통계를 냈을 때 25~35세 사이 여성 직장인이 제일 많다. 일상과 비즈니스 목적 등이 골고루 분포되어 있다. 영어가 발등에 떨어진 사람보다 장기적으로 공부를 추진하려는 사용자가 다수다. 특히 첨삭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

: 외국 거주자 중에 우리 서비스를 통해 일상회화 실력이 늘었다거나 농담을 할 수 있는 수준이 되었다는 인상적인 피드백도 있었다.

영어는 배우고 싶은데, 문법 등 기본 소양이 없는 사람도 텔라를 통해 실력 향상을 꾀할 수 있을까?

: 주어, 동사, 목적어 결합만 할 줄 안다면 우리 서비스를 이용하는데 큰 지장은 없으리라 본다. 문장을 조합해 만들 수 있으면, 우리 콘텐츠를 통해 조금 더 높은 수준으로 갈 수 있다.

끝으로, 텔라가 지향하는 목표나 지향하는 비전을 이야기해 준다면?

: 소셜벤처로 정체성을 가지고 시작하기는 했지만, 영어교육에서 혁신적인 서비스를 통해 고객가치를 전달하는 기업이 되려한다. 영어교육 스타트업으로써 사용자의 영어 실력을 향상시키게 서비스를 만들고 있다. 고객이 영어가 느는 것을 체감하고 객관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서비스다. 그것이 잘 이루어지면 우리가 원래 꿈꿨던 동아프리카 고학력 인재들의 일자리 창출, 역량강화로 이어질거라 본다. 영어실력 향상은 원어민과의 지속적인 대화, 지속적인 교정에서 가능하다고 본다. 그러기 위해 시간, 비용, 콘텐츠 측면 모두를 놓지않고 지속적으로 서비스를 만들어가는 것이 우리의 서비스 미션이다.

[Startup’s story #281] “음지의 동인 문화를 산업으로”이미호 캡슐코퍼레이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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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차 산업을 4차 산업 길목에서 틀어쥐려는 후조 스타트업’

캡슐코퍼레이션이 스스로에 대해 내린 정의다. 이들은 동인 문화를 향유하는 일명 ‘후조시(腐女子·부녀자)’의 활동을 지원하는 서비스를 만든다. 타깃도 관련 문화가 시작되었고 산업으로 인정받는 일본시장이다.

법학과를 졸업하고 대기업 법무팀에서 잔뼈가 굵은 이미호 캡슐코퍼레이션 대표는 ‘캔디캔디’로 시작해 ‘드래곤볼’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만화에 입덕하며 20여 년 간 동인 작가로 활동한 인물이다.

이미호 대표를 만나 독특한 사업 아이템을 선택한 이유와 사업에 대해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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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슐코퍼레이션이라면 연상되는 만화가 있다. 

맞다. 그거. 드래곤볼 속 부르마 아버지가 세운 주식회사.

알겠다. 현실의 캡슐코퍼레이션은 무엇을 만드는 회사인가.

후조시의 활동을 지원하는 플랫폼을 만드는 회사다. 일본을 기반으로 한다. 후조시들이 개최하는 이벤트 정보를 모아 보여주는 ‘오타카츠(otakatz)’가 우리의 첫 서비스다. 오타쿠 판 ‘온오프믹스’라고 이해하면 쉽다. 오타카츠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으면, 창작 활동을 하는 후조시들을 위한 온라인 출판 플랫폼을 만들 생각이다. 오타쿠 판 ‘스팀’ 같은.

처음 사업 모델을 듣고 ‘새로운 아이템이긴 한데 과연 시장이 있을까’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시장이 작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일본 국세청 신고 기준으로 연간 동인 시장 규모가 2조 원이다. 작가들이 만화나 소설을 책으로 만들어서 내는 동인지 시장만 1조 원이다. 이 동인지를 판매하기 위해 개최하는 오프라인 이벤트 규모는 500억 원 규모고. 오타쿠 시장까지 포함하면 6조 원에 달한다.

‘오타쿠’와 ‘후조시’는 어떤 부분이 다른가? 위키백과에서는 ‘후조시’를 여성 오타쿠를 총칭하는 단어라고 설명한다.

서비스명에 ‘오타쿠’라는 단어를 가져다 쓰고 있긴 했지만, 개인적으로 오타쿠와 후조시를 구분해서 보고 있다. 둘의 가장 큰 차이는 성별이 아닌 콘텐츠 소비 패턴이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아이돌 그룹 팬이 있다고 가정해보자. 오타쿠는 콘텐츠를 소비하는 과정에서 본인의 지표를 남기는 것, 즉 ‘내가 이 상품을 수집했다’, ‘내가 이 행사를 갔다 왔다’는 것을 기록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후조시는 좀 더 대상 지향적이다. ‘나’라는 존재를 지우고 대상에 애정을 쏟는다. 큰 의미로 보면 ‘우리 오빠 콘서트에 빈자리가 있으면 안돼’의 마음으로 공연 티켓을 사는 아이돌 팬도 후조시라고 부를 수 있다.

‘야오이 물을 즐기는 여성’ 정도가 후조시라는 단어에 대한 대중의 이해다. 의외다.

그렇게 시작한 게 맞다. 후조시라는 단어는 일본에서 80년대부터 사용됐다. 원래 ‘귀부인’을 뜻하는 한자를 사용했었는데, 2000년대 초반 일본의 니찬(2channel)이라는 커뮤니티에서 조롱의 의미를 더하기 위해 썩을 ‘부(腐)’자를 붙였다 . ‘썩은 여자’라는 뜻이다. 그 이후 후조 집단이 자조적으로 그 단어를 수용하면서, 현재의 후조시로 이어졌다.

오타쿠가 부정적 의미에서 ‘한 분야의 전문가’라는 긍정적 의미를 내포하며 확대된 것처럼 후조시의 의미도 점점 넓어지고 있다. 여성 중에도 오타쿠적 성향이 짙은 사람이 있고, 남성 중에서도 후조시적 성향을 보이는 사람이 있다. 서브컬처를 즐긴다는 점에서는 오타쿠와 후조시가 유사하지만, 그것을 향유하는 방식이 다른 거다. 일본에서는 이 후조시를 하나의 산업 용어로 사용하고 있다.

초등학생 시절부터 동인 문화를 즐겼다고 들었다. 

6살 때 동인 문화를 처음 접하고, 초등학교 때 대학생인 척 하면서 슬램덩크 통신 소설을 썼다. 중학교 1학년 때 처음 퇴마록 동인지를 냈고. 어렸을 때부터 원작을 보고 나만의 시각으로 재해석하려는 성향이 강했다.

드래곤볼 계에서는 유명한 동인 작가라고 들었다.

그냥 시사회에 초대되는 몇 안 되는 팬 정도다. 일단 동인물 소비는 28년, 창작은 20년을 해왔다. 캔디캔디로 시작해 드래곤볼까지 20년을 그리다 보니 직장인이 되어서도 일본 동인 행사에 참여하려고 매년 책 300권 정도를 이고 지고 바다를 건넜다. 주변을 보니 매년 그 행사 참여하려고 건너가는 한국 작가만 100명이 넘더라. ‘수요가 넘치는 이 시장을 온라인으로 가져올 수 없을까?’라는 생각에 진지하게 시장 조사를 시작했다.

창업 전 대기업 법무팀에 재직 중이었다. 연차도 꽤 쌓였고. 아무리 좋아하는 일이라고 해도 선뜻 그만두고 나오기가 어려웠을 텐데.

일본에 매년 두 번 열리는 ‘코미케’라는 만화동인지 행사가 있다. 이 행사에 3일간 몇 명이 모일 것 같은가. 무려 60만 명이다. 전시 부스도 4만5천 개나 들어선다. 행사 동안 발생하는 거래액만 2조 원이다. 나는 일본에서 상대적으로 유명하지 않은 작가인데도, 하루에 200~300권을 팔았다. 유명 작가는 그 자리에서 2만 부를 판다.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시장이다. 일본은 아예 정부 차원에서 동인 시장이 사장되면 관광 사업 자체에 타격이 크니까 2차 창작물에 대한 저작권 문제를 풀어주기까지 했다.

*편집자 주: 일본 정부는 지난 2015년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협정을 맺을 당시, 2차 창작에 대한 저작권 단속을 강화할 경우 코미케, 아키하바라 문화 등 관광사업과 관계가 깊은 창작 문화 전체가 쇠퇴할 수 있다는 판단 하에 동인지를 포함한 패러디 작품은 저작권 침해 단속 강화 대상으로 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일본 정부가 동인 문화와 행사를 관광재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음지 문화로 시작했지만, 확실히 하나의 산업군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인상이다.

시장은 크지만 돌아가는 방식은 비효율적이다. 일본에서는 한 해에만 몇백 개의 동인 행사가 열린다. 하지만 정보 공유가 안되다 보니까 사람들이 모두 코미케로만 몰린다. 규모가 작은 이벤트는 홍보가 여의치 않다. 각 개인이 홈페이지를 만들거나 SNS를 활용하는 게 전부다. 그렇다 보니 작가 입장에서는 독자 수요 파악하기가 어렵고, 독자 입장에서도 좋아하는 작가의 작품을 놓치는 일이 벌어진다. 우리가 동인 행사 정보 채널인 ‘오타카츠’를 만든 이유다. 미국 이벤트브라이트나 국내 온오프믹스처럼, 오타카츠 내에서 해당 일에 열리는 동인 행사를 확인할 수 있게 했다. 관심 장르나 분야를 체크해두면 관련 행사 개최 시 알림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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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코미케 현장

오타카츠 앱의 현재 수치 현황은 어떤가.

일본 마켓에서 정식으로 돌아가고 있고, 곧 안드로이드 버전을 업그레이드 할 예정이다. 현재 월 사용자는 2천 명 정도 된다. 활성 사용자가 10만 명 정도가 되면 동인지 오픈마켓인 ‘죠세카이’를 출시할 예정이다. 일본은 기본적으로 오프라인에서의 인지도가 없으면 온라인에서 성공하기가 어렵다. 오타카츠가 죠세카이를 위한 기반이 되어줄 것이라 본다.

현재 다수의 웹툰 플랫폼에서도 BL 카테고리가 있다. 굳이 독자들이 죠세카이에 가서 구매할 이유가 있을까?

좀 다른 시장이라고 본다. 거긴 연재물이고 동인지는 보통 단권으로 끝난다. 웹툰 플랫폼에서는 작가를 수급하고 그들이 지속해서 올리는 콘텐츠가 수익 모델이 되지만, 우리는 좀 더 개인 창작자 위주 그리고 단권 단위의 오픈마켓이다. 대형 웹툰사들도 아직 무르익지 않은 2차 창작자들을 무리하게 플랫폼으로 끌고 가 돈을 벌려고 하지 말고 우리 같은 회사에 투자하는 게 장기적으로 윈윈할 수 있을 거라 본다. 우리 플랫폼을 통해 천천히 실력과 팬층을 쌓은 준비된 작가들이 많아진다면, 그쪽 입장에서도 좋은 것이지 않겠나.

수익은 수수료에서 발생하나.

그렇다. 티켓값의 10% 정도의 수수료가 우리의 수익이 된다. 40명 규모의 작은 교류회를 해도 장소를 열고, 참가자의 입 퇴장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티켓이 필요하다. 인터파크와 같은 대형 티켓 판매처보다는 훨씬 더 개인의 목적에 부합하는 플랫폼이다. 후에 선보일 동인지 오픈마켓도 수수료 기반의 비즈니스다.

행사 주최자 혹은 동인 작가를 플랫폼으로 최대한 많이 데려오는 게 핵심이겠다.

일본인에게 드래곤볼의 위상은 인기 만화 그 이상이다. 늘 자랑거리고, 세계적으로도 팬도 많다. 운이 좋게 드래곤볼 동인 작가로 활동해 왔고 덕분에 함께 작가 생활을 하는 친구들을 많이 알게 되었다. 2년간 사업을 준비하면서, 우리 플랫폼에서 활동할 의사를 밝혀준 친구가 200명 정도 된다. 그렇게 핵심 사용자를 확보하고 점차 세를 넓혀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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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현지에서 외국인 창업을 하는 셈이다. 한국에 사업 기반이 있는 것도 아닌데, 어려움은 없나.

자본금 문제로 영업 법인을 아직 못 세웠다. 그래서 놓친 기회가 많다. 예를 들어 ‘시부야 N.E.T 페스티벌’이라고 인디 밴드 30개 정도가 모여 주기적으로 개최하는 행사가 있다. 이 행사 주최 측과 MOU를 체결했기에 마케팅을 할 수 있었는데, 법인이 없어서 못 했다. 그냥 크로스마케팅 하는 수준에서 그쳤다. 아쉬웠다.

향후에 한국에 진출할 계획은 있나? 

국내 시장이 어느 정도 성숙했다고 판단되면 채널을 열 생각이 있다. 일본의 경우 약 20만 명의 동인 작가가 있는데 한국은 많이 쳐봐야 5천 명 정도다. 하지만 작품의 퀄리티 측면에서는 한국이 월등히 높다. 국가별로 차이가 있는 거 같다. 중국의 경우 약 2천만 명의 후조시가 있다고 한다. 중국 작가는 독자의 반응보다는 ‘내가 하고 싶은 대로’ 작품을 만든다. 반면 한국 작가들은 ‘스스로도 인정되고, 사람들도 어느 정도 인정해줄 때’가 되어서야 공식적으로 작품을 세상에 내놓는다. 그래서 질이 높고 경쟁력이 있다. 향후에는 이들의 작품을 번역해서 유통하고 싶은 마음도 있다.

투자유치 IR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생소한 분야라 투자자를 이해시키는 게 어려울듯싶다.

일단 동인 문화나 창작물을 한 번도 접해보지 못한 분들이 대다수다. 서브컬쳐의 특성과 상생관계를 이해시키는 것이 어렵다. 나 역시 창업을 한 지 얼마 안되서, 우리 사업을 설명하는 게 서툴기도 하고.

반대로 이렇게 생소한 사업 모델임에도 불구하고 투자자가 관심을 보이는 이유가 있다면.

일단 이 동인 시장 자체가 규모의 경제를 이루고 있다는 건 수치만 보여줘도 다들 납득한다. 지금껏 음지에 가려져 있던 분야지만, 누군가 발굴해서 사업화를 하면 크게 성장할 수 있으리라는 것에도 동의한다. 20년 넘게 동인 작가로 살아온 사람으로서, 그 적임자가 나라고 늘 말하고 다닌다. ‘어차피 될 사업인데, 이왕 투자하실 거면 나를 밀어달라’는 식이다.

팀원 구성이 재밌다고 들었다.

총 6명이다. 그중 정직원은 나와 안드로이드 개발자 둘이다. 나머지 4명은 모두 본업이 따로 있다. 일본 성우를 덕질하는 마케팅 팀장, 동인녀 개발자, 오타쿠 미국 변호사 등 후조시와 오타쿠가 모인 집단이다. 각기 다른 기반 지식과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덕심 하나로 뭉쳐있다. 상주 개발자 한 명을 빼고는 모두 무급으로 일한다. 최근 투자를 받으려고 뛰어다니는 이유도, 나머지 멤버들을 모두 풀타임으로 채용하고 싶어서다.

사업을 전쟁처럼 한다는 인상을 받았다.

사업을 하다 보면 시간에 따른 성장 단계가 있지 않나. 어떤 기준점을 잡고 점프업을 해야 하는데, 계속해서 같은 설명만 하며 제자리를 맴돌고 있다는 생각을 가끔 한다. 그 부분이 나를 전사로 만드는 거 같기도 하고.

캡슐코퍼레이션의 사업, 더 나아가 동인 문화를 ‘이렇게 바라봐주었으면 한다’는 희망 사항이 있다면.

동인 문화는 외계에서 온 것이 아니다. 옛날부터 문인들이 모여 자비로 출판했던 게 동인 문화의 시작점이었다. 이것이 미디어 변화에 따라 서브컬쳐로 안착한 거다. 한국은 내세우기에 부끄럽지 않고, 멋있고, 거대한 분야만을 ‘산업’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미국의 엣시(Etsy)는 빈티지 수제 제품을 팔아 기업 가치 4조 원으로 나스닥에 상장했다. 일본 역시 70년대 동인 문화가 자체적으로 성숙할 수 있도록 내버려 뒀고, 어느 정도 규모를 이루자 하나의 산업으로 인정하고 육성했다. 이것이 일본이 만화 강국이 될 수 있는 자산이 됐다. 서브컬쳐가 만들어내는 영향력과 시장성에 대한 주목이 필요하다고 본다.

창업가로서 ‘이 부분에서는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다’고 자랑할만한 부분이 있나.

기존 산업을 온라인으로 가져와 새로운 판을 짜려면 반드시 넘어야 하는 장벽들이 있다. 그걸 견딜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냐고 묻는 분들이 있다. 나는 ‘생존에 특화된 인간’이라고 말한다. 서바이벌이 특기다. 어렸을 때부터 돈을 벌고 싶어서 동인 회지를 만들어 팔았고, 반쪽짜리 학사로 대기업 법무팀에 들어갔다. 로펌에 다니면서도 경매 일을 하며 돈을 벌었다. 원하는 게 있으면 어떻게든 방법을 찾는 사람이니, 믿어 달라고 말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올해 단기 목표와 장기적인 목표를 말해달라.

올해 단기 목표는 지금 준비하고 있는 엔젤 투자를 유치해서 일본에서 정식 영업을 할 수 있는 법인을 세우는 거다. 더불어 4명의 팀원이 이 일을 본업으로 할 수 있도록 정식 채용하고 싶다. 또 현재의 오타카츠 앱을 좀 더 고도화할 예정이다. 내년부터는 아예 일본에 상주하며 사업을 진행하는 것을 생각 중이다. 더 공격적으로 이벤트 호스트와 작가 수급에 나설 예정이고.

캡슐 코퍼레이션의 장기적 목표는 5년 안에 동아시아 내에서 동인계의 유일무이한 기업이 되는 거다. 10년 후에는 동인 콘텐츠에 대한 마이너리티리포트를 만드는 게 꿈이다. 빅데이터를 분석해 콘텐츠 소비 패턴을 분석하고, 인기 콘텐츠의 공식을 발굴해나가고 싶다. 지켜봐 달라.

[Startup’s story #282] 스타트업식 혁신 더해 사회적 가치 실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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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같은 분들인데, 조금이라도 힘이 되고 싶었다.”

두손컴퍼니의 박찬재(29) 대표는 회사를 설립하게 된 계기에 대해 이렇게 답했다. ‘홈리스가 만든 종이 옷걸이’로 주목 받았던 두손컴퍼니는 전 직원의 절반 정도가 노숙인으로 구성 돼있는 사회적 기업으로, 현재는 물류 배송 업체로 탈바꿈해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스타트업이 가진 혁신을 더해 일자리를 통한 빈곤퇴치에 일조하고 싶다는 박 대표를 만나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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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재 두손컴퍼니 대표

두손컴퍼니, 어떤 기업인가.

‘일자리를 통한 빈곤퇴치’라는 미션을 토대로 물류사업 혁신을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는 기업이다.

창업하게 된 계기는?

2011년 서울시에서 서울역 노숙자를 강제로 쫓아내고 있다는 기사를 접했다. 기사를 본 뒤 이틀동안 서울역에 가서 노숙자들을 만났는데, 평소 관념적으로 노숙자의 이미지와 너무 달랐다. 나중에 안 거지만 안 좋은 행태를 보이는 이들은 전체 노숙자의 10%도 안 된다. 내가 만난 이들은 자활 의지를 가지고 쉼터에서 열심히 생활하는 사람들이었다. 그때부터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들을 돕고 동반 성장하기 위해 사업 초기 단계에 꼬박 6개월을 그들과 함께했다. 얘기를 들어보니 지속가능한 일자리에 대한 욕구가 컸다. 그래서 일자리를 어떻게 만들 것인지 생각했다.

2012년에 옷걸이를 아이템으로 창업 했다. 그간의 사업 성과를 이야기해 준다면?

옷걸이 사업은 B2B가 기반인 데다가 대단한 자본력을 가지고 시작한 사업이 아니어서 내세울 정도의 고객을 확보하지는 못 했다. 종이 옷걸이를 만드는 제조사업부는 한화 이글스에 납품했고, 뽀로로와 연예인 옷걸이 등을 만들었다. 교복 브랜드와 버커루, 유니클로 등이 우리 고객사다.

물류사업은 나름 성과가 있다. 처음 15평 물류센터로 물류사업을 시작해 현재는 총 450평 규모의 창고를 보유하고 있고, 10여개의 고객사와 1,000여개 상품 품종에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매출은 올해 1월 3천만원이었으나 현재는 1억 5천만원을 넘고 있다. 월 매출이 500% 늘었지만 사람이 그 정도로 늘지는 않았기에 일이 늘었다. 기업의 성장속도를 사람이 못 따라가고 있다. 그래서 꾸준히 채용하고 있다.

처음 이야기를 해보자. 처음 시도했던 옷걸이 사업은 어떤 비즈니스 모델이었나?

간단히 말해 기업에 우리 옷걸이를 배포하고 광고하는 것이었다. 공연기획사와 화장품 브렌드, 게스트하우스 등 다양한 곳에 배포됐다. 특히 게스트 하우스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옷걸이에 부착된 쿠폰을 뜯어 사용하는 방식이 반응이 좋았다.

옷걸이 사업은 사회공헌적 성향이 커 보인다. 그 쪽에 주안점을 두고 마케팅을 했나?

창업을 시작한 지 반년간을 그렇게 타겟팅 해 영업했다. 국내 기업 CSR(기업 사회공헌)팀은 다 만나 취지를 설명했지만, 단 한건도 의뢰가 들어오지 않았다. 그때 기업은 철저히 품질과 광고 효과를 입증하는 것에 반응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후 전략을 바꿔 제품이 내포한 광고 효과와 내구성에 초점을 맞춰 영업하니 주문이 서서히 들어오더라. 그 과정에서 우리가 ‘착한 제품’이라고 내세운 건 사업계획서의 마지막 한 장 정도였다.

사회적기업이라는 브랜드를 강조한 게 아니라 제품의 마케팅 효과와 품질로 승부를 본거다.

한 번은 의류 기업의 의뢰로 연예인 옷걸이를 만들었다. 구매 고객에 한해 옷걸이를 증정했는데, 학생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제품이 중고제품 판매 사이트에서 웃돈으로 거래되었다. 이걸 보고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해 적극 어필했다. 이후로는 디즈니 정식 라이선스를 취득해 자체적으로 옷걸이를 생산했다. 역시나 좋은 반응을 보였다.

기자를 포함해 많은 이들은 노숙자들은 쉽게 다가가기 어려운 상대로 생각한다. 그들을 어떻게 설득했나?

흔히 노숙자들을 거리에 있는 위험한 사람으로 생각하지만 거리 노숙인은 전체 비중의 30%밖에 되지 않는다. 대부분의 노숙인들은 쉼터에서 지내며 자활을 준비하는 사람들이다. 우리는 이들을 타겟팅했다. 쉼터와 미리 얘기해 부자재를 들고가서 그들에게 일감을 가져다 주는 형식을 취했다.

3번의 사업 아이템 변경이 있었다. 

2012년 7월 종이옷걸이로 사업을 시도할 때까지 3번의 아이템을 거쳤다. 처음엔 학교 후배들과 함께 프로젝트 하는 정도로 가볍게 일을 시작했다. 서울역 노숙자들이 읽을거리와 쉼터에 대한 니즈가 있어서 헌책방 사업을 해봤지만 잘 안됐다. 다음엔 리사이클 사업으로 옮겨갔고 핸드폰 금속물질 수거를 해봤지만 자본이 많이 들었고, 여러가지 장애물에 부딪쳤다. 1년이 지나니 수입도 없고 아이템도 자꾸 바뀌니 팀원도 지치고 나도 지쳤다. 특별한 미션을 토대로 움직이고 있는 만큼 일반적인 스타트업처럼 속도감 있는 성장세를 타기 어려웠다.

그러다 광고 마케팅에 밝았던 지인이 팀에 합류하면서 사업에 전환점을 맞이했다. 어디에서나 쉽게 접할 수 있는 게 옷걸이다. 옷걸이는 대량 생산이 가능하고 참여형태가 쉽다. 옷걸이 앞 부분에 광고를 넣을 수 있어 부가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 소셜 벤처는 일반기업과 다르게 생산자도 고려해야 한다. 옷걸이는 그 부분을 충족해줄 수 있는 사업 아이템이었다. 무엇보다 쉼터 노숙인들이 일 하는 걸 즐거워했다. 그 모습을 보고 업으로 삼을 만한 가치가 있다고 확신했다.

야심차게 시작해도 대다수의 사업이 좌초되기 십상이다. 소위 J커브 직전까지 어떻게 견뎠나.

처음엔 사회문제에 대한 도전으로 시작했고, 그 다음은 노숙인에 대한 사명감으로 지냈던 것 같다. 지치는 줄도 모르고 일을 했다. 요즘은 그분들이 술을 끊거나 가족과 연락하는 모습을 보면서 일하고 있다. 그 때마다 뿌듯함을 느낀다.

최근에 우리가 고용한 분이 기거중인 쉼터의 복지사에게 연락이 왔다. 우리 회사의 직원으로 일하면서 번 돈으로 집을 얻어 쉼터를 나가신다고 고맙다고 하셨단다. 큰 일이라고 생각하진 않지만 누군가에게 꼭 필요한 일을 돕고 있는 것에 자부심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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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손 컴퍼니가 그동안 제작했던 옷걸이와 컵홀더들. 이 중 연예인 옷걸이는 중고등학생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고.

앞선 사업 점진적 발전이었다면 최근 진행중인 물류업은 확장성이 눈에 띈다. 어떻게 물류업을 생각했나?

3년 간 종이 옷걸이를 31만개 정도 만들었다. 제작하는 동안 부자재를 옮기고 납품하고 생산하는 과정, 이를 SCM이라고 하는데 이것에 대한 노하우가 쌓이며 익숙해졌다. 그 즈음 친한 소셜 벤처에서 제작한 휴대폰 케이스가 인기를 끌며 주문이 폭증했다. 대표, 디자이너 할 것 없이 포장에만 매달리고 있더라. 그 모습을 지켜보니 우리가 돕는다면 효율성이 높을거라 봤다. 수작업으로 작업하는 것엔 자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동업해보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한 것이 시작이다. 그들은 고부가가치를 올릴 수 있는 일에 몰두해 좋고, 우리는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어 상부상조였다. 시간이 지날수록 제조기반 스타트업 및 사물인터넷 기업들에게서 같은 용건으로 의뢰가 들어왔고 규모가 점점 커져 물류업으로 확장되었다.

두손컴퍼니의 물류 사업은 어떤 차별점이 있나?

온라인 셀러를 위한 맞춤형 물류 대행 서비스다. 온라인셀러를 위한 것, 맞춤형이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여타 물류 서비스와 다르다고 본다. 우리는 지금껏 제품을 만들어봤고 판매 및 홍보 활동을 해봤다. 온라인 판매 경험이 있어 전반적인 전자상거래도 알고 있다. 그래서 고객사로부터 제조 단계부터 이해도가 좋다는 평을 받는다. 그리고 거래하는 회사들은 각각의 오리지널리티가 있다. 그들 브렌드를 반영하는 포장을 해주고 있다.

또 물류 배송건에 대해 고객사가 아닌 배송을 담당한 우리가 C/S를 자청한다. 포장 방법 뿐만 아닌 세심함과 미묘함을 담은 물류 배송을 하고 있다. 이는 대규모 물건을 배송하는 다른 물류 회사들이 수행하기 어려운 것들이다. 우린 수작업을 중요하게 여겨서 철저히 개별 기업 맞춤형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일 하면서 힘든건 없었나?

사업 처음부터 끝까지 사람 문제가 제일 힘든 것 같다. 그래서 사람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투자유치도 했다. 

지난해 8월 소셜 벤처 투자회사 에이치지아이(HGI)에서 투자유치를 했다. 이후 5배 정도 성장했다.

추가적으로 투자 유치를 고려하고 있나?

사업의 다음 목표가 혁신이고 사업 성장세가 빨라 BEP를 넘긴 상태다. 투자는 안 받는게 가장 좋다고 생각하지만, 이 속도에 맞춰 사업을 성장시키기 위해 추가 투자 유치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소셜 벤처 혹은 사회적 기업은 어떻게 변화할거라 보나?

소비의 행태 흐름이 이제는 ‘왜’ 사야 하는 것인지로 바뀌어 가고 있는 것 같다. 연예인들에게 도덕적 잣대를 높게 적용하는 것도 그 흐름의 일환이라고 본다. 그렇기 때문에 미션 등 기업 존재 이유가 명확한 소셜 벤처나 기업이 각광받을 것이라고 본다. 소셜벤처는 대개 자본 중심적인 사고를 토대로 사업하지 않고 사람을 기반으로 한다. 사업이라는 것 자체가 사람을 위해 만들어지는 건데 그런 기본적인 가치 아래 스타트업 특유의 혁신성이 부가된다면 소셜 벤처가 안될 이유는 없는 것 같다. 다만 시장 가치가 없으면 대중에게 쉽게 외면 받는다. 시장 가치를 따라 사람을 우위에 두고 사업하는 곳이 의미 있는 성과를 내고 대우를 받을 것이라 본다.

사회적 기업, 소셜 벤처가 수익성에 치우치는 것을 우려하는 시선이 있다. 두손컴퍼니는 어떤가? 

기본적으로 회사 수익이 많이 남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수익성을 위해 대규모 구조조정을 하지는 않는다. 적어도 우리는 더 많은 사람들에게 지속 가능한 일자리를 주고 싶어 사업을 하고 있기 때문에 많이 남겨 사람을 더 고용 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소셜벤처로 시작한 두손컴퍼니, 대중이 어떻게 봐줬으면 좋겠나?

욕심 일 수 있지만 스타트업과 사회적기업 이미지 두 가지를 다 가지고 싶다. 두 가지 힘을 다 믿기 때문이다. 사업성을 강화하고 구조를 혁신적으로 바꾸려면 스타트업 방식 도입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한다. 소셜벤처의 미션과 스타트업의 효율성 모두 우리 회사에 있었으면 좋겠다. 우리처럼 작은 회사가 힘을 가지고 커지면 사회에 많은 부분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믿는다.

소셜벤처에서 큰 기업이 된다고 가정해보자. 영업이익이 큰 기업은 규모를 키울수록 사람 문제 및 크고 작은 갈등이 생길 수 밖에 없다. 

주주의 이익을 대변하는 회사가 되면 가치가 상충하는 시점이 올 것이다. 우리 사업의 가치에 공감하는 투자자를 만나기도 어려울거고. 그러나 ‘사람에 대한 투자’라는 우리의 가치가 제일 중요하다. 그래서 우리의 가치를 존중하는 VC를 만나려고 노력중이다.

우리가 만들고자 하는 구조는 단순히 사업 크기만 키우는 것이 아닌 지속가능한 성장구조를 갖춰 성장하는 것이다. 현재 노숙인들이 우리를 통해 일을 체험하고, 돈을 저축하고, 주거 환경을 개선하고 있다. 다음 단계로는 그들을 교육시켜 기술자로 나아가게 하는 것이다. 그 꿈을 위해 더욱 열심히 매진할 것이다.

사회적기업에 뛰어들려는 사람 다수는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고 싶다는 열망이 클 것이다. 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당부의 말이 있다면.

사회적 문제만 해결하려면 꼭 사업을 안해도 된다. 기부와 봉사 등 다양한 방법으로 실현 가능하다. 우리가 선택한 건 비즈니스를 통한 문제 해결이 핵심이다. 만약 사업을 통해 문제 해결을 하려면 우선 건강하게 경쟁할 줄 알아야 하고, 협력하고, 돈도 많이 벌어 직원들의 월급을 올려주며 성장해야 한다. 그말을 해주고 싶다.

끝으로 대표 박찬재에게 두손컴퍼니란 어떤 의미인가?

한 척의 배라고 말할 수 있다. 얼마나 많은 사람을 태울 수 있을 지, 멋진 돛을 달 수 있을 지, 증축해서 큰 배를 만들 수 있을지, 얼마나 멀리 갈수 있을 지가 투영된 배다. 동시에 과한 욕심에 짐을 많이 쌓으면 배가 침몰할 수 있어 걱정도 된다. 과하지 않게 운항하고 싶다.

[인터뷰] 최영찬 대표, “부산 창업 생태계, 민간이 움직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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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보엔젤파트너스는 부산을 중심으로 동남권 지역의 기술기반 창업팀을 발굴하고 육성하기 위해 설립된 액셀러레이터다. 무엇보다 30년 전통의 부산기반 조선 및 해양 기업 ‘선보공업’이 모회사다. 선보엔젤파트너스는 기술기반 스타트업 전문 투자기관이자 액셀러레이터로 법인설립부터 VC 후속 투자 연계까지 A-Z 지원을 표방하고 있다.

선보엔젤파트너스를 이끄는 최영찬 대표는 선보공업의 2세 경영인으로 세 번의 창업 경험이 있는 기업가이다. 2005년 선보공업 생산직 입사 시절 직원들이 너무 일에만 매달리는 환경을 보며 삶과 일 <워크앤라이프, 워크앤패밀리>를 모토로 일과 가정의 균형을 맞춰주는 뭔가를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고 여성가족부, 이화여대 및 미국 기업들과 연합해 회사를 설립했으며 법제화까지 시켰다. 두 번째 창업을 했던 미국 유학 시절에는 페이스북, 휴렛팩커드, 페덱스를 꿈꾸며 외국 친구와 교포 등 10명이 모여 첫 창업과 비슷한 일을 하는 회사를 차렸다. 최 대표는 그런 경험이 이후에도 사업을 하고 투자를 하는 데 원동력이 되었다고 말한다.

부산은 지금 창업 생태계가 활발히 조성되고 있다. 선보엔젤파트너스는 지역 액셀러레이터로 생태계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수도권에 이어 창업 2급지로 회자되고 있는 부산에 기반을 두고 부산 중심 동남권 액셀러레이터 사업에 뛰어든 향토기업 2세의 포부와 그가 체감하고 전망하는 지역 창업생태계의 상황과 활성화 방안을 듣고 싶었다.

선보엔젤파트너스 최영찬 대표를 센텀기술창업타운(CENTAP) 오피스에서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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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찬 선보엔젤파트너스 대표

부산에서 스타트업 엔젤투자, 액셀러레이팅을 시작한 특별한 이유가 있었나?

부산이 여타 지역보다 훨씬 경쟁력이 있다고 보았다. 몇 년 전만 해도 부산은 창업 생태계에 대한 저변 등 환경적인 부분이 조성되어 있지 않았다. 또 스타트업에 대한 이해도가 많이 떨어져 설득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팅 등과 같은 이야기를 황당무계한 이야기로 받아들이는 게 다반사였다.

그러나 지금은 많은 것이 달라졌고, 한 단계 한 단계 발전되어 나가고 있다. 부산시 지원으로 부산에도 ‘센텀기술창업타운(센탑, CENTAP)’이 조성되었고, 젊은 세대의 창업에 대한 인식도 상당부분 바뀌고 있다. 기술 기반 창업도 활발히 펼쳐지고 있다. 민관이 이들 스타트업에 투자도 하고 육성시켜 나간다면 부산을 중심으로 한 동남권 벨트가 형성될거라 확신하고 있다.

선보엔젤파트너스는 기술기반 스타트업이 주요 투자, 보육 대상이다. 

우리는 요소기술 ,딥테크쪽을 중점으로 보고 있다. 일단 소프트(Soft)한 서비스나 IoT 분야는 서울이 앞서간다고 본다. 인구나 수요층이 많으니까. 대신 동남권은 기술기반, 제조기반에 강점이 있다. 기술과 기반이 있으니 잘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기술은 해외로 나가는 데 있어 언어 제약이나 문화에 덜 영향을 받는다. 한 마디로 글로벌화가 용이하다. 세계로 나가서 경쟁해야지 로컬에 국한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국가를 성장시키고 동남권을 발전시키려면 해외로 나가서 수출하고 경쟁할 수 있는 기술이 있어야 한다고 본다.

투자기관으로 알려져 있지만,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역할에 중점을 두고있다. 

선보엔젤파트너스의 사업부문에 VC는 없다. 현재 액셀러레이터로 100% 전환 했다. 올해 2월 VC 설립을 준비할 때 열에 아홉은 말렸다. 스타트업 투자는 통계적으로는 99%는 안 되기에 확률적으로 승산이 없는 게임이라고 했다. 우리도 고민이 많았다. 6개월 정도 운영하면서 선보엔젤파트너스의 지속성과 지역 생태계 조성에 이바지하는 데 액셀러레이터가 더 비전이 있다고 봤다.

이유가 뭔가?

우리가 우수한 스타트업을 발굴해 액셀러레이팅을 시켜 글로벌 기업으로 키울수도 있겠지만, 우리의 기본적인 역할은 스타트업이 다음 단계로 넘어가게끔 VC에게 바톤터치를 하는 것이다. 스타트업을 제대로 액셀러레이팅하면 그들을 받아 줄 VC는 아주 많겠다고 봤다. 또 액셀러레이터 법안이 통과되어서 굳이 VC를 안 만들어도 자체적으로 펀드를 만들어 가지고 투자하면 되겠다 싶었고.

또 부친께서 30년 전에 자본금 300만 원으로 창업하는 것을 지켜봤고 나도 세 번이나 창업을 했다. 액셀러레이터가 내 적성에 더 맞겠다고 봤다. 사실 난 기업 출신이기 때문에 투자하는 것에 대해 그렇게 밝은편도 아니다. 그래서 내 DNA에도 맞고 선보엔젤파트너스의 성향에도 맞겠다 싶어 액셀러레이터 역할을 선택했다. 단순한 변심이 아니다. 확고한 비전과 확신을 가지고 있다.

선보공업이 선보엔젤파트너스의 모회사다. 양쪽의 시너지는 어디에 있다고 보나?

어떻게 보면 선보엔젤파트너스는 선보공업의 신사업 발굴 차원의 액셀러레이터라고도 볼 수 있다. 선보공업의 기존 사업과 매칭될 수 있는 아이템을 발굴하면 전략적인 투자를 통해 상호 성장할 수 있는 형태도 가능하다. 예를들어, 모회사에서 필요로 하는 기술 스타트업을 잘 액셀러레이팅한다면 본사 차원의 규모 있는 후속 투자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우리의 주요 업무 중 하나가 그것의 가교 역할이다.

부산을 포함해 동남권 스타트업 발굴에 어려움은 없는지, 주목하고 있는 투자 분야가 있다면 말해달라.

부산 경남은 이너서클(Inner Circle) 성향이 다소 강한 측면이 있다. 또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지만, 내부적으로 숨은 보물들이 많다. VR 쪽을 눈여겨 보고 있다. 또한, UNIST에서 연구하는 차세대 에너지, 신소재, 인공지능을 바탕으로 제조업에 접목하는 스타트업에 투자를 고려하고 있다. 핀테크쪽 스타트업도 최근에 투자를 진행하였다.

부산 창업생태계를 어떻게 보고 있다. 수도권처럼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보나? 전망을 해준다면?

서울이나 대전 등에 비해 부족하지만, 기반은 잡혔다고 생각한다. 기관에서 적극적이다. 지금은 민간에서 어떻게 움직이느냐가 중요하다. 부산에는 지역 기반 VC가 많지 않기 때문에 지역 중견기업들이 주도적으로 이끌어야 한다고 본다. 결집력의 원천은 준비되어 있지만 방향성을 잡아 주는 게 필요한 시점이다.

최근 부산대학교에서 스타트업 발굴 공모전을 주관했다. 대학생들의 가능성을 보았나?

처음에 선보엔젤 임직원이 9명이었고, 그중 인턴 4명이 부산대 출신이었다. 인턴들이 너무 열심히 일해서 뭔가를 지원을 해주고 싶어서 한 공모전이다. 공모전 아이디어도 당시 인턴이 낸 것이었다. 대학생의 관점에서 아이템을 찾아보고 창업을 간접 경험해보라는 의도도 있었다. 공모전에서 2등 한 아이템이 물류대행서비스 스타트업인 ‘마이창고’라는 회사였는데 얼마전 투자도 유치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우리도 투자하고 싶었던 터라 그 소식을 듣고 무척 기뻤다.

사람과 비즈니스에 대한 본인의 마인드를 한마디로 정리하면 무엇인가? 그리고 경영 철학이 있다면?

선보그룹 직원이 860명 정도 되는데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한 적이 없고 앞으로도 할 계획이 없다. 모회사가 이러한 마인드로 운영되고 있기에 직원들이 안심하고 일을 할 수 있었다. 선보엔젤파트너스도 이러한 문화를 가지고 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것의 영향인지 불과 몇 개월 사이에 실적이 나오고 있다. 그런 게 내가 추구하는 방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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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tup’s story #283] “부산 창업자들은 사명감이 있다”김민욱 바이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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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행 #3) 소셜벤처 바이맘 스토리

소셜과 벤처는 패러독스다. 소셜은 사회적 가치를, 벤처는 경제적 가치를 지향한다. 상반되는 가치의 만남은 혼돈을 야기하기도 한다. 그러나 모든 벤처가 사회적 가치를 지향하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소셜벤처는 이제 사회적기업의 일부 영역도 아니고 벤처의 작은 모퉁이 기업도 아니다. 시대를 열어가는 사회적 가치와, 혁신을 바탕으로 하는 경제적 가치가 융합된 벤처의 미래 지향점이라 할 수 있다.

난방텐트 제조기업인 ‘바이맘’은 이러한 시대의 흐름에 부합되는 행보를 밟고있는 소셜벤처다. 사회적 가치를 이루는 동시에 수익적인 부분도 놓치지 않고있다. 지난해 매출 15억 원을 기록한 바이맘의 올해 목표는 30억이다. 또한 바이맘은 성장성을 인정받아 VC로부터 투자유치를 확정지었고, 추가투자유치도 준비하고 있다. 국내 소셜벤처에서는 보기힘든 케이스다.

바이맘은 소셜벤처라면 태생적으로 가지게 되는 미션 또한 거창하지 않다. 하지만 명확하다. ‘사람과 환경을 건강하게 만들면서 수익을 내는 것’이다.

김민욱 바이맘 대표를 부산 센텀기술창업타운 내 오피스에서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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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욱 바이맘 대표

2013년 이후 인터뷰이로 다시 만났다. 근황부터 들어보자. 현재 바이맘이 중점을 두는 부분은 무엇인가?

한국 시장을 넘어서 세계로 나가는 것이다. 한국시장이 좁다기 보다 한국보다 더 확장성이 있는 시장을 개척하는 거다. 한국에서는 론칭이후 4년 만에 이 정도 성과를 냈다면, 환경적으로 더 니즈가 있는 시장에서는 훨씬 빠르게 성장할 수 있으리라 판단하고 있다.

어디를 타겟국가로 하고 있나? 

아직은 가능성을 보는 단계다. 호주시장에서 지난해 1억 정도 매출을 올렸다. 현지 반응도 괜찮다. 올해는 전략적으로 일본시장을 눈여겨 보고 있다. 많이는 아니고 현재까지 200가구 정도에 납품했다. 일본시장은 우선 거리가 가깝고, 우리 제품에 대한 니즈와 관심도 있고 구매력이 있는 시장이기에 매력적이다.

바이맘이 주축이 된 부산지역 소셜벤처 네트워크가 단단하다고 들었다.  

부산지역 소셜벤처 모두가 주축이다. 스타트업이 됐든 소셜벤처가 됐든 간에 내가 아는 부산지역 창업자들은 혼자 잘 먹고 잘 살려고 사업에 뛰어드는 것이 아니라 부산 청년들을 책임져야 한다는 사명감이 있다. 혼자가 아니라 같이 먹고 살 수 있는 것을 만들어보자는 마음도 크다. 그런 공감대가 있기에 여타  지역에 비해 좀 더 끈끈할 수는 있겠다.

소셜벤처가 활성화 되려면 당장 무엇이 필요하다고 보나?

선도하는 기업의 등장이다. 시쳇말로 빵 터지는 스타 기업이 필요한 거다. 그런 기업들이 여럿 등장해 후배를 끌어주는 형태로 진행되면 매우 바람직하다고 본다. 우리가 부산에서 소셜벤처포럼을 개최하는 이유도 그런 목적성이 있다.

바이맘도 소셜벤처 사이에서 스타기업으로 통한다. 개인적으로 선도 소셜벤처가 될 가능성이 큰 기업이라고 보는데.

과찬이다. 소셜벤처가 역사도 짧고 기업 수 자체도 많지 않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바이맘의 지난 4년은 가능성을 보여준 단계였다고 본다. 하지만 우리가 잘 되서 후배 소셜벤처를 끌어주고 싶다는 욕심은 있다.

바이맘의 현재 인력 구성은 어떻게 되어 있나?

총 12명이다. 디자이너, 웹기획하는 마케팅 직원, 물류팀, 생산관리팀으로 구성되어 있다. 오피스는 센텀기술창업타운에 있고, 부산디자인센터 지하에 물류센터도 있다.

매출현황을 밝힐 수 있나?

2015년에 15억 정도 했다. 자력으로 가능성을 가늠해본 시기였다. 올해는 30억을 목표로 단계적으로 차근차근 진행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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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 이야기를 해보자. 타겟 소비층 및 제품의 장점을 이야기해 준다면? 

현재까지 타겟 소비자는 단적으로 말해 주부였다. 올해는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양하게 가져가고 있다. 이면에는 컨셉의 변화가 있었기 때문이다. 과거 우리 제품의 키워드는 ‘에너지(절약)’였다. 현재는 거기에 ‘숙면’이라는 컨셉을 부가하고 있다. 소비자의 반응에 따른 변화다. 우리 제품의 난방기능에 호평을 하는 소비자도 많았지만, 불면에서 벗어났다는 피드백도 많았다.

우리나라는 빛 공해나 소음공해가 강한 편이다. 더불어 OECD 국가 중 수면시간이 가장 적다. 수면량이 적은 이유로 개인 스트레스나 불규칙한 생활패턴도 있겠지만,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 건축법 시행령 개정으로 발코니 확장이 합볍화 되면서 층간소음, 벽간소음이 만연해 있다. 또한 일부 지자체는 빛 공해 조례까지 만들 정도로 24시간이 환한 나라다. 또 고용노동부 통계를 보면 우리나라에 교대근무자, 밤에 일하고 낮에 자야하는 근로자가 130만 명이나 된다고 한다. 교대근무는 심장질환 및 2급 발암물질로 지정될 정도로 유해한 생활패턴이다.

우리제품은 빛 공해와 소음공해를 효율적으로 차단하는 기능이 있다. 특히 하반기 판매되는 제품에는 안마 기능도 추가된다. 낮에 자야하는 사람들에게 언제 어디서나 숙면을 제공할 수 있는 것이다.

더불어 올해 누진세 등으로 에어컨이 있어도 잘 안 틀게되는 경향이 있었다. 그래서 내년 여름에는 텐트에 미니에어컨을 적용할 계획이다. 테스트 해보니 선풍기 두 대의 전력으로 쾌적한 환경이 되더라. 냉방도 되는 룸텐트인 것이다.

기존에 써머넷이란 명칭의 여름텐트가 있다.

올해까지는 고객의 요청에 의해 모기를 잡는 기능이 들어간 컨셉으로 선보였다. 내년 여름부터는 앞서말한 미니에어턴 등을 적용해 사람의 숙면에 가장 필요한 조건인 온도를 최소한의 에너지로 최적화시킨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현재 세계적인 폭염은 인류가 너무 많은 에너지를 쓰기 때문이라고 본다. 악순환이다. 중국이나 인도에서 매년 수 천만 대씩 에어컨이 늘고 있다. 우리는 고통스럽게 에너지를 아끼고 지구를 지키는 것이 아니라 편하고 안락하고 건강하게 지내면서 에너지를 절약하는 솔루션을 개발해 제공하려 한다. 겨울철에는 단열기능이 있는 원단이 중심이고, 여름철에는 쿨링 기능이 핵심이다. 고객들의 피드백을 통해 시장에 통한다고 확신하고 있다.

바이맘 제품은 평범한 텐트는 아니다. 바이맘 텐트의 특장점이 있다면?

겨울철에 텐트 내 온도를 올리는 것은 쉽다. 기술이 안 들어가도 원단의 기능만으로 가능하다. ‘준공사’라고 해서 공기는 통하고 열은 보존시키는 원단을 사용하면 크게 어렵지 않다. 문제는 온도를 내리는 부분이다. 새로운 기술이라기 보다 최적화에 중점을 두고있다. 그래서 여름텐트에 온도를 내릴 수 있는 디바이스 장착을 고려하는 것이다. 물론 우리가 직접 디바이스를 만드는 것은 아니다. 전자제품 제조사에 관련 컨셉으로 제안을 하고있다.

올해 여름에 회자되는 누진세 이슈를 잡을 수 있는 아이템으로도 보인다. 

세계 평화를 위해서다. (웃음) 바이맘 사무실에는 북극곰 사진이 붙어있다. 농담삼아 북극곰을 위해 일한다고도 한다. 조만간 북극곰 탈을 쓰고 홍대 앞에서 춤을 출 계획도 있다.

바이맘은 미혼모 가족이나 독거노인 등에게 제품 기증 등 봉사활동 및 사회공헌 프로젝트를 열심히 해왔다. 

우리 제품에 들어가는 모든 구성품은 한국에서 만든 것이다. 글로벌 진출을 하면 조금 바뀔지 모르겠지만, 기본적으로 한국에서 팔리는 제품은 한국에서 만들어야한단 생각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원가가 높아 다른 유통채널에 들어가기가 어렵다. 그래서 독자적인 스토어를 통해 판매하고 있다. 자연스럽게 마케팅 비용이나 유통 수수료가 거의 나가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가 섬길 수 있는 사람을 돕자고 마음 먹었다. 작년 기부금 영수증을 보니 1억 정도 했더라. 올해는 외풍이 심한 옥탑방에 사는 청년들이나 반지하에 사는 청년들을 기증 대상으로 보고있다. 우리가 이러는 걸 투자자들이 좋아할지는 모르겠다. (웃음)

진정성을 담기는 하지만, 기증 및 봉사활동이 마케팅이 되기도 한다. 지난해 모 드라마에서 유명 연예인이 우리 텐트에서 일어나는 장면을 찍는 대가로 7000만원 정도의 협찬 요청이 있었다. 그런 마케팅이 나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우리 방향성과는 달라서 거절했다. 우리는 바이맘 제품을 쓴 사용자가 전하는 스토리의 진정성이 회사 매출에도 도움이 된다고 본다. 실제 포탈에 자주 노출되면서 입소문이 났다. 그게 최고의 마케팅이 아닌가 싶다.

부산에 근거지를 두고 있지만, 서울 등 지역에도 자주 방문하고 있다. 

B2C가 메인이지만, 지자체 대상으로 B2G도 진행중이다. B2G 영역에서 서울시는 우리의 가장 큰 고객이다. 서울시에 100만 명 이상 가입된 에코마일리지라는 제도가 있다. 시민이 전년에 비해 10% 에너지를 절약하면 인센티브를 주는 제도다. 인센티브 중 우리 난방텐트 지급이 있다.

더불어 다양한 제안을 하고 있다. 지자체와 기업의 사회공헌 항목을 보면 겨울철 연탄과 김치를 주는 곳이 많다. 복지예산이나 에너지 바우처 제도도 화석연료 지원책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국내외에서 화석연료를 줄이는 것이 대세가 되어가는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화석연료를 지원하는 솔루션 보다  에너지를 세이브할 수 있는 우리와 같은 솔루션이 효율적일 수 있다. 그래서 지자체와 에너지 관련 공공기관을 설득하고, 테스트도 병행하고 있다. B2G시장은 수익이 되고 안 되고를 떠나서 그것 자체가 의미있는 일이기에 노력하고 있다. 물론 만만치 않은 일이다.

해외수출을 하면서 찾은 아이디어가 있다면?

호주에서 느낀게 있다.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어른들의 수면시간도 가장 적지만, 어린이들도 수면시간 역시 가장 적다. 근본적인 이유는 아이와 부모가 같이 자기 때문이라 본다. 부모가 늦게 자면 아이도 늦게 자게 마련이잖나. 우리나라는 초등학생 정도되야 부모와 독립된 공간에서 자지만, 호주는 2~3살이면 독립된 공간에서 아이를 재우더라. 냉정하게 떨어뜨리는 것이 아니라 텐트 등 아이만의 공간을 만들어주고 설득하는거다. 어린이들이 독립적인 삶을 시작하면 창의력과 모험심이 따라온다. 그래서 어린이들이 독립수면 훈련할 수 있는 용도로 패키지를 계획하고 있다. 이 역시도 숙면 컨셉의 연장선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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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항에서 호주로 수출되는 바이맘 제품군 / 사진=바이맘

부산을 근거지로 사업을 진행중이다. 지리적으로 혹은 환경적으로 부산이 창업하기에 좋은 점은 뭐라고 보나?

부산은 역동적이고 개방적이다. 역사적으로 볼 때 외부 문물 대부분이 부산을 통해 필터링되어 전국으로 퍼졌다. 부산이라는 도시는 받아들여 융합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도시다. 지난 수십년 간 수도권에 비해 활성화가 덜 되었지만, 지금 시대에 지역은 크게 상관없다고 본다. 전 세계 어디서나 스탠포드 대학의 강의를 들을 수 있고, 킥스타터 등록을 하는데 있어 지역은 문제가 되지 않잖나. 지금은 부산의 생태계가 활성화되면서 잠재되어 있던 역동성이 다시 꿈틀대는 시기라 본다. 부산의 역동성은 현시대에 강력한 확장성을 가질거라 본다.

부산은 국내 7대 도시중 청년 실업률이 가장 높다. 6만 5천 명의 대학생이 졸업하면, 1만 5000명이 취업, 취업준비로 타지로 간다. 아무래도 우수인력이 유출될거다. 그리고 큰 기업이 없다.  부산에 청년들이 먹고 살 것이 없다는 인식도 은연중에 퍼져있다. 심지어 청년 자살률도 높다. 가슴 아픈 일이다.

역으로 생각하면, 이런 척박함이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노키아가 몰락한 뒤 핀란드 벤처가 혁신을 일으켰듯 부산도 그런 혁신이 발생할 요건, 헝그리 정신이 충분하다고 본다. 부산 청년 창업자들은 수도권처럼 선택지가 많지 않기에 이것이 아니면 죽는다는 생각으로 한다. 생태계 차원에서 고무적인 부분이라면, 규모가 큰 트리노드나 제로웹 등 스타기업에 이어, 중간 영역을 채울 수 있는 스타트업이 속속 등장하고 만들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같이 작은 기업이 부산에서 디자이너 한 명을 고용한다고 공고를 내면 이력서가 4~50개가 온다. 책임감을 느끼는 동시에 회사는 돈만 버는게 다가 아니란 것을 체감한다. 이런 인식은 부산에서 창업하는 대표들 상당수가 공감하는 부분이라고 본다. 기회를 만들고 결핍이 에너지가 되는 구조만 만든다면 폭발적인 역동성이 있을거라 본다.

투자유치 소식(투자사, 규모 비공개)을 들었다. 국내 소셜벤처 투자규모로 봤을 때 꽤 높은 수준이다. 

투자사 대표를 처음본게 2012년 어느 창업경진대회 때였다. 처음에는 우리 사업 모델을 듣고 잘 될까 의구심이 있었다 한다. (웃음) 현재는 적극적으로 사업부분에 조언을 해주는 등 도움을 주고 있다.

투자사와 이야기 하면서 제품에 기술적인 부분의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예를들어 IOT기술을 활용해 부모가 독립수면하는 아이의 방 온도와 습도 등 데이터를 체크할 수 있게 하는 형태가 있을 수 있겠다. 해당 기술은 이미 있고, 그런 기술을 보유한 팀도 외부에 있다. 그들과 협업해 잘 만들려고 한다.

부산에서 다수의 스타트업이 담금질되고 있다. 본인이 생각하기에 지역 스타트업, 소셜벤처 중에 눈여겨 봐야한다고 생각한 회사가 있다면?

미니전동공구 제조 스타트업 ‘더하이브’가 떠오른다. 본격적인 사업을 위해 부산으로 사업장을 옮긴 기업이기도 하다. 전략적 투자 유치를 하기도 했고.

지면을 빌어 하고싶은 말이 있다면? 

큰 기업에는 직원들을 위한 수면실이 많이 갖춰져 있다. 하지만 스타트업의 경우 그런 시설이 부재한 경우가 많다. 접이식 침대가 있다 쳐도 옆에 대표가 옆에 있으면 쉽게 쉴 수 없잖나. 개인적인 바람이 있다면 스타트업에서도 팀원이 잠시라도 숙면을 취할 수 있는 수면 솔루션을 회사에 만들어줬으면 한다.

소셜벤처에게 하는 의례적인 질문으로 마무리 하자. 바이맘의 ‘미션’은 무엇인가?

‘사람과 환경을 건강하게 만들면서 수익을 내는 것’이다.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 우리 팀 모두 노력하고 있다. 지켜봐 달라.

[Startup’s story #284] “어른과 아이 모두 열광할 제품 만든다.”이놈들연구소 최현철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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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기 없이 손 끝으로 통화를 가능하게 해주는 시곗줄.’

사람들에게 독특한 장면을 선사할 제품, ‘시그널(Sgnl)’은 삼성전자의 사내벤처 육성 프로그램 ‘삼성전자 창의랩(C-LAB)’에 모인 5,500개의 아이디어 속에서 반짝인 하나의 생각에서 탄생한 아이디어다.

시그널은 손가락 끝을 귀에 대면 전화 통화를 할 수 있는 스마트 시계줄이다. 손가락을 귀에 대어 상대방의 목소리를 듣는 한편, 시계줄에 장착된 마이크를 통해 본인의 음성을 전달하는 방식이다. 인체를 매질로 소리를 전달하기 때문에 사용자는 자신만 들을 수 있는 소리를 경험할 수 있다.

시그널은 8월 31일 밤 11시(한국시간)에 킥스타터에 론칭한지 약 4시간 만에 모금액 5만 달러를 돌파했다. 캠페인의 종료일인 10월 8일까지는 37일이 남아 있기 떄문에 최종 후원 모금액은 기존의 예상치를 훨씬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시그널을 개발한 이놈들연구소는 2014년 5월 삼성전자의 1호 스핀오프 기업이다. 향후 ‘세상을 바꿀 혁신적인 기술을 내놓는 연구소’를 만들고 싶은 최현철 대표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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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철 이놈들 연구소 대표

회사 소개 부탁한다.

이놈들연구소는 삼성전자에서 스핀오프한 기업이다. 삼성전자의 사내벤처프로그램 c-lab(창의랩)이 처음 시행됐을 때 최우수 과제로 선정되면서 팀장이 됐고, 인사권이 생겨 5명을  영입해 6명이 과제를 시작했다. 그렇게 1년이 지나니 회사에 스핀오프(분사)제도가 생겨서 창업기회를 얻었다. 작년 8월 퇴사한 뒤 9월 11일에 법인을 설립했다. 그때 함께 퇴사한 3명, 따로 설득한 회사 후배, 그리고 디매치와 잡포스트 등 스타트업지원센터의 리쿠르팅 행사에서 인연을 맺은 인원까지 10명이 함께하고 있다.

팀은 어떻게 구성돼있나?

나를 포함해 5명이 개발자, 두 명은 각각 시각디자인과과 제품디자인을 한다. 나머지 3명은 기획,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다. 중국인 1명과 일본어와 영어에 능통한  팀원이 있어서 미국과 중국 등에서 일할 때 부담감이 덜하다.

그간 사업성과를 말해달라.

성과라고 거창하게 이야기 할 것은 없다. 그간 기술과 제품을 가다듬는 작업을 해왔다. 한국시간으로 31일 킥스타터에 우리 제품 펀딩 페이지가 오픈됐고, 10월 초까지 진행한다. 11월에 제품이 나올거고 12월 초에는 본격적으로 제품이 생산될 거다. 킥스타터 참여자들에게 우선 물건을 배송하고 그들의 피드백을 통해 기능을 보완한 제품으로 내년 1,2월정도에 시중에서 완성형 제품이 판매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해외 유통업체 측에서 요청 받은 것은 7천개 정도 되고, 국가별 리테일러들로부터는 각 5만대 정도 요청 받았다.

손끝 전화기 ‘시그널’(SGNL)은 어떤 기술로 만들어진 건가.

대부분 기사에서 우리 제품을 골전도 기술에 기반한 제품이라고 소개하지만 그렇지 않다.

인체 두개골 근처에는 달팽이관이 붙어있다. 이 부분에 진동을 인가하면 뼈를 통해 고막이 아닌 달팽이관으로 진동이 전달되고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이를 ‘골전도 기술’이라고 부른다. 이 기술은 고막을 다친 청각장애인을 위한 보청기에 많이 쓰인다. 다만 단점이 있는데, 달팽이관 근처에서만 진동하기 때문에 청음 가능한 거리는 불과 몇 cm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우리는 그보다 더 먼 2~30cm정도 거리까지 소리를 전달할 수 있고 음질 개선 알고리즘도 다르다. 골전도 기술은 뼈를 이용하지만 손은 뼈보다는 근육과 살 등 피부조직이 훨씬 많은 비율을 차지한다. 뼈를 통해서 전달되는 소리도 있겠지만, 근육을 통해 되는 소리 비중이 더 커서 컨트롤 방법이 다르다고 말할 수 있다. 즉, 진동이 매개체인 점은 같지만 진동 처리 및 이용 방법은 다르다.

시그널의 음질은 어떤까? 적어도 스테레오는 아닐듯 싶고. 

기존의 휴대폰 통화 음감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통화할 때 잘 들리는 수준이다. 삼성 갤럭시 시리즈의 경우 음량 볼륨이 15인데, 우리는 10까지 들을 수 있다. 그 이상의 높은 소리는 그정도 볼륨 모듈 생산이 가능해지는 내년 초에 가능해질 전망이다.

지금까지 보유한 기술과 발전시켜 나갈 기술은 어떤 것인가.

우린 진동에 특화된 기술을 보유했고 이 분야에서 혁신을 만들어내려 한다. 먼저 손끝 전화기의 주요 기술인 ‘통화 중에 타인이 듣지 못하게 하는 소리전도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즉, 손끝으로 소리를 전달하는 것이다.

2세대 기술은 일상에서 자주 쓰이는 노트북이나 청소기, 냉장고 문을 열고 닫을 때 손의 진동을 통해 패턴화하고 분석된 데이터를 전달하는 것이다. 그리고 3세대 기술은 인종, 성별, 신체 조건에 따른 진동을 감지하고 추적해 데이터를 분석하는 것이다. 아마도 사물인터넷에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정된 리시버에 손대야 하는 지문과 홍채에 비해 손 진동은 다양한 응용이 가능하다. 현관문, 휴대폰 잠금 화면을 해제할 때 물건을 잡는것 만으로도 해제되는 기술로 발전시키려 한다. 이 기술을 발전시키면 핀테크쪽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 같다. 공개할 정도는 아니지만, 아예 다른 기술 및 제품도 구상 중이다.

기술 응용 분야를 어떻게 보고 있나?

골전도 기술을 사용하던 분야 중에 보안 영역이 있다. 소리는 정확하게 들어야 하지만 타인이 내가 듣는 소리를 듣지 못하게 해야 하는 분야다. 우리 기술은 보안 분야에 응용될 수 있다.

스탠드얼론 타입 스마트워치라는 것이 있다. 웨어러블 워치가 모바일 이동통신사와 연결되는 것을 뜻한다. 이 기능을 탑재한 대표적인 제품이 키즈폰이다. 평상시 아이들의 귀가길과 생활이 걱정되는 부모들은 아이가 어디에 있는지는 물론 연락까지 하고 싶어한다. 그래서 키즈폰은 30만대 이상 인기리에 팔렸고. 다만 아이들은 이 기기로 통화하길 꺼린다. 왜냐하면 부모와의 통화를 친구들 앞에서 하기 싫은거다. 우리 기기는 그럴 일이 없다. 그래서 테스트하는 중에 재밌어하고 즐거워하는 초등학생들을 많이 만났다. 이 반응을 본 이동통신사 측에서도 니즈를 느껴 콜라보레이션을 논의중이다.

많은 과학자들과 전문가들이 모바일의 최종 단계는 웨어러블 기기라고 들 한다. 그 흐름으로 가게 된다면 지금의 통화시 사생활 노출의 문제를 선결해야 한다. 우리가 좀 더 앞서서 이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

어떤 특허를 보유중인지?

소리 및 데이터 전달, 자기인증이 있다. 특히 우리는 진동을 이용한 특화 기술이 2개 있다. 먼저, 강한 진동을 일으키는 기기내 소자 기술이다. 진동을 만들어내는 소자를 ‘Body conduction unit’, BCU라고 하는데 이 소자는 웨어러블 기기 안에 탑재돼야 하기 때문에 크기가 작으면서도 진동을 잘 만들어야 한다. 또한 인체에 잘 전도될 수 있는 주파수 대역을 가지고 있어야 하고, 배터리 효율이 좋으면서 손목에서 손끝까지 진동이 전달되는 동안 손실할 수 있고 왜곡이 쉽게 일어나는 것도 대비해야 하기 때문에 재질이 중요하다.

우리는 일련의 기록을 데이터로 구축해 패턴을 찾아냈다. 시곗줄 안에는 헬스케어 기술이 있는데, 이를 위해 키와 몸무게 등 기본 신체 정보를 저장하게 된다. 이를 토대로 강화되고 개선된 신호 만들어서 인가하면 최종적으로 원음에 가까운 소리를 내는 알고리즘이다. 미국, 중국에도  특허를 출원했고 등록을 기다리는 중이다.

시그널에 대한 시장의 반응이 좋다. 다수의 스타트업 경진대회에서도 수상했고. 

상대적으로 국내에 하드웨어 기반 스타트업이 적다보니 그런것 같다. 삼성에서 스핀오프했다는 것, 중국 창업방과 DT캐피털 등 벤처캐피털로부터 투자 유치를 한 것이 한몫한듯 싶다.

삼성과의 인연은 여전히 진행중인듯 한데.

현재 삼성전자는 스타트업 문화를 사내에 정착시키기 위해 노력중이다. 동시에 분사한 우리에게도 도움을 주고있다. 올해 초 있었던 CES뿐만 아니라 IFA에서 제품 소개할 기회를 제공해 주었고, 생산을 위한 좋은 벤더사 소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지원해 준다. 고맙게 생각한다.

시중가는 정했나?

아직 못 정했다. 하드웨어에는 기본적으로 들어가는 부품, 금형, 인건비가 있어서 너무 낮게 가격을 책정하면 파는만큼 손해가 될수있다.

기본적으로 이번 킥스타터에서 팬덤을 모으거나 사용자 피드백을 많이 받길 바란다. 제품의 판매량은 그 다음으로 보고 있다. 우린 아직 시계에 대한 전문지식이 많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제품을 좋아해주는 시계 마니아들이 많다. 이번 킥스타터를 통해 피드백을 듣고 양산품 생산 시기에는 더 좋은 모습으로 감사함을 표현하고 싶다.

시그널은 독특한 UX다. 대중이 쉽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많은 이들이 통화 UX를 바꿀수 있겠냐고 질문한다. 포터블 기기를 들고 있다가 없는 삶을 가능하게 할 수 있겠느냐는 거다. 사용자 조사를 해보면 기존 블루투스를 사용할 때 불편함을 느낀다고 하는 경우가 많다. 허공에 대고 전화하는 모양새로 보이고, 불필요한 오해를 살 때도 있다. 우리 UX는 전화하는 건 맞지만 그 과정에서 휴대폰만 없는 것이다.

어린이들에게 인기가 많을 것 같다.

어린이들이 기본적으로 우리 UX를 대단히 좋아한다. 어린이 대상 제품 및 미디어사의 PPL로도 홍보할 생각이다. 사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수요는 높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우리 이메일로 구입 의사를 밝힌 사람이 전세계적으로 7천 명 정도 된다. 사업화 하느라 홍보를 제대로 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고무적인 부분이다.

이놈들연구소의 제품 ‘시그널’ 시연 영상. 귀를 막고 전화통화를 하는 독특한 모습에 특히 어린이들이 열광한다고.

생산은 어디서 하고 있나?

국내에서 모두 생산하고 있다. 대부분 삼성전자와 LG 등 국내 대기업과 협업중인 1차 밴더사들이다. 그래서인지 제품의 이해, 프로세스, 생산품질이 균일한 편이어서 만족하고 있다. 중간에 삼성의 도움을 받았다.

여타 하드웨어 기반 스타트업에 비해 출발선이 다른 것 같다.

제품 생산할 파트너를 소개받고 싶다 부탁하니 주선해준 것이다. 여러 분야에서 삼성의 도움을 받고 있다.

유통까지 직접할건가? 여타 산업군과 콜라보가 가능해 보인다.

우리는 좋은 품질의 제품을 만드는 것에 집중하려 한다. 판권 사업과 유통 등은 전문적인 곳에 맡길 계획이다. 우리는 잘하는 것만 잘하자는 주의다. 손끝 통화가 낯선 사람들에게 경험을 제공하고 싶어서 제품을 만들었지만 우리가 보는 시장은 B2B다.

스위스에서는 매년 ‘바젤 월드’라는 명망 있는 시계 박람회가 열리는데 작년과 올해의 키워드가 스마트워치일정도로 트렌드가 변했다. 명품 시계 브랜드 수장 격인 스위스시계로써는 자존심이 많이 상하는 일이다. 이들은 시계의 기계식 무브먼트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제품은 전통적인 시계에 변형을 가하지 않고 스마트 기능이 탑재된 형태여서 스위스에서 관심이 많다. 콜라보레이션에 대한 이야기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또한 이통사와도 논의가 오가는 중이다. 이통사들은 스마트워치간 차이점이 고민이었다. 제품에 모듈과 엠프를 넣고 기술을 지원해 알고리즘 코팅만 해주면 라이센싱 형태로도 사용 가능해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해외쪽에서 더 관심이 많을 것 같다.

미국,일본,러시아 중국 유럽, 인도 등 다양한 국가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래서 상표 등록할 때 힘들었다. 국내에서만 사업한다면 상표 등록이 쉽지만, 해외는 국가마다 해야하기 때문이다. 일단 미국, 중국에는 ‘시그널’로 상표 등록을 했고, 시장에서 자리 잡으면 차츰 일본과 유럽 등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우리 제품은 특히 중국에서 관심을 많이 보인다. 중국 VC로부터 투자유치를 한 것도 그 때문인데, 아무래도 미국보다는 거리가 상대적으로 가까운 중국이 우선적으로 진출할 시장이다. 다만 중국은 속도가 빨라 조금만 탄력을 잃으면 금방 추월당할 위험이 있다.이 때문에 시장내 선두주자가 되는 게 우리 목표다. 손끝 통화의 카피캣이 나오는 것도 환영이다. 제품을 비슷하게 만들더라도 그 동안 음질과 품질은 우위에 있을 것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더욱 좋은 제품을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도 있다.

중국에 역점을 뒀다. 정확히 어떤 방식으로 진출을 모색하고 있나?

우선 우리를 알릴 계획이다. 중국에는 플래텀과 같은 창업방이라는 미디어가 있다. 이곳에선 중국내에서 손꼽히는 IR행사, 창업대회 같은걸 주관하고 있다. 1년에 북경과 상해에서 2번 여는데, 이번에 해외 스타트업으로 참여한다. 현재는 중국내에 인지도가 없는데 그 행사에서 인지도를 높이고 향후 중국에 분점을 내서 양산과 유통을 하려고 준비중이다.

킥스타터를 시작으로 9월은 회사의 재도약 시점으로 보인다.

생각보다 더디게 온 것 같다. 퇴사 하자마자 금방 무엇이든 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생각대로 되진 않았다. 사원 생활하다 창업가가 된 기분은 많이 달랐다. 적응 기간도 생각보다 오래 걸렸고. 이 경험을 토대로 다음 도전 때는 지금보다 빠른 주기로 제품을 완성할 수 있을거라 보고 있다.

사업 시작을 후회한 적 있나?

후회라기 보단 속상할 때가 있다. 바로 가족에게 못해줄 때다. 지금의 생활은 회사원일 때보다 훨씬 값진 경험을 많이 하고 있어서 후회되지는 않는다. 즐겁고 재밌다. 하지만 그 과정을 같이 겪고있는 가족에게 미안하다.

C-LAB뿐만 아니라 삼성의 다른 계열사도 벤처창업을 권유하는 추세다. 

좋은 흐름이라고 생각한다. 큰 기업 안엔 인재가 많다. 그들이 낸 아이디어가 회사와 맞지 않아 사장되기보단 구현되어 사회에 도움이 된다면 훨씬 좋지 않겠나.

우리가 스핀오프할 때 큰 역할 한 건 이상훈 삼성전자 CFO다. 좋은 아이템이면 회사에서 연구해 사업화 하면되지 왜 굳이 스핀오프를 권유하는지 궁금해서 물은적이 있다. 이 CFO는 “내부 사업화가 결정되면 의사결정도 느려지고 어쩌면 사업화가 안되는 경우도 생겨 트렌드를 내다보는 사업이라면 밖에서 진행해야 한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삼성 관련 사업과 맞지 않아서 없앨 것이 아니라 사업성이 있으면 외부에서 사업할 기회를 주고, 그 기업이 성공하면 장차 회사와 우호적인 파트너쉽을 맺게 돼 삼성과 친화적인 기업이 많아지지 않겠냐는 것이다. 이 CFO는 멀리 내다본 것이다.

또, 이놈들연구소를 운영하면서 5년간의 회사 생활은 내게 많은 자양분이 됐다. 대기업에서 보고 배운 걸로 회사 세팅에 속도를 낼 수 있었다. 만약 대학을 졸업 하자마자 창업했다면 회사 운영 방법이나 배우는 데 불필요한 부분에서 고생했을 것 같다. 이런 부분 또한 스핀오프의 장점인 듯하다.

회사에 재직중인 동료들은 반응은 어땠나?

회사는 전체 프로젝트에 맞춰 일을 한다. 그래서 자기가 하고 싶은 개발 및 제품에 갈증이 생길 수 있다. 그런 아쉬움이 있는 친구들은 나를 부러워한다. 그래서 전직장 동료들에게는 C-LAB에 적극적으로 도전하라고 부추기고 있다. 퇴사하고 창업을 한다는 건 모험이다. 스핀오프는 모험의 위험요소를 많이 줄여준다. 개인적으로 분사하기 최소 1년 전부터 개발을 같이 하던 동료와 창업까지 이어질 수 있었던 것이 가장 큰 매력이었다.

이놈들연구소는 어떤 기업을 지향하나?

회사 철학은 회사 이름에 있다. 먼저 ‘이놈들’은 ‘innovation’과 ‘madly’를 합친 단어다. 사업을 시작했다가 소리소문 없이 사라지는 기업을 많이 봤다. 스타트업이라면 아이템을 잘 만들어서 팔기만 할 것이 아니라, 혁신을 이어갈 수 있는 플랫폼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름 뒤에 ‘연구소’를 붙였다. 단순히 하나의 아이템으로 사업하는 게 아니라 지속적으로 혁신이 될 수 있는 연구소와 같은 플랫폼을 만들고 싶기 때문이었다.

기업보단 창의적인 제품이나 혁신을 만들어가는 공장 같은 이미지로 기억되길 바란다. 그때문에 큰 규모의 기업이 되는 것이 아닌, 작은 아이템을 다루는 기업이 모여 있는 집합체가 되길 바란다.

끝으로, 대표 최현철에게 ‘이놈들연구소’란 무엇인가?

‘또 하나의 가족’이 아닐까 싶다. 지금까지는 크게 와 닿지 않는 문장이었는데 최근 들어 실감하는 중이다. 열 명으로 이뤄진 우리 팀원들은 분명 대기업에 들어갈 수 있는 능력자인데 매출도 없고 별 볼 것 없어 보이는 이 곳에서 밤낮 없이 일하고있다. 이럴 수 있는 사람들은 가족밖에 없다. 그런 이유로 이들은 내게 또 하나의 가족이다. 함께 해줘서 고맙고 이들에게 최대한 다양한 경험을 누리게 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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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tup’s story #285] “저질러야 세상이 바뀐다!”콜버스랩 박병종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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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종 콜버스랩 대표는 한국경제신문에서 2년 7개월의 기자 생활 후 팀원 하나 없이 창업 전선에 뛰어 들었다. 중소기업청 산하 스마트벤처창업학교에 선정돼 지난 해 8월 법인 설립을 마친 후 사업을 시작했다. 그가 내놓은 콜버스는 심야 시간 대 택시의 공급 부족과 승차 거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온디맨드 서비스다. 경로 최적화 서비스, 공유 경제 등 여러 트렌드 용어가 따라 붙으며, 제 2의 우버로 업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시장의 문제는 명확하게 존재했고, 콜버스는 이 문제를 합법의 테두리에서 ‘심플하게’ 해결할 수 있는 아이템이었다. 하지만 서비스가 정식 운영을 하기까지의 과정은 그리 심플하지 못했다. 콜버스는 지난 해 12월, 택시 업계의 반발에 부딪히며 난항을 겪었다. 언론을 통해 공식 입장을 밝혔지만, 사업을 그대로 운영하기에는 이해 관계 조절이 쉽지 않았다. 사업 기획 당시 법무법인으로부터 받은 법률적 의견은 논란 당시 콜버스의 입장에 근거가 되었을 뿐, 실제로 사업을 진행하는 데에는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택시 업계의 반발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지난 2월에는 ‘창조 경제의 미명 하에 택시업계가 죽어가고 있습니다’라는 제목의 광고가 일간지 1면에 게재됐다. 콜버스는 자사가 보유한 기술을 통해 택시 업계와 협력하겠다는 메시지로 대외 커뮤니케이션을 했지만, 녹록치 않은 것은 마찬가지였다.

논란이 몇 달 째 지속되자, 업계에서는 ‘되겠느냐’는 의견이 존재했다. 그러나 지난 달 7월, 모든 우려를 뒤로하고 콜버스랩은 서비스를 정식 론칭했다. 국토교통부가 기존 택시·버스 면허업자들이 심야 콜버스를 운행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하면서, 서울시택시운송사업조합과 공동으로 사업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뿐만 아니라 논란이 한참 일던 때, 어떻게든 되게 만들겠다는 박병종 대표의 의지는 같은 시기 엔젤투자자로부터 7억 원의 투자를 유치하게 된 배경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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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종 콜버스랩 대표

지난 달 7월, 법인 설립 근 1년 만에 서비스를 정식 론칭했다. 짧은 기간 많은 일이 있었는데, 어떻게 지내고 있나?

감회가 새롭다. 고대한 아이를 출산한 느낌이다. 기쁘면서도 이 아이가 잘 자라 줄 지, 아픈덴 없는지 걱정하는 게 마치 육아하는 기분이다. 어린아이를 키울 때 잘 자는 것 같아 숨 좀 돌리려고 하면 어느 새 울음을 터트린다고 하잖나. 사업 진행이 괜찮은 것 같기는 하지만 언제 어디서 문제가 생길지 모르니까, 상시 대기다.

현재 콜버스의 주요 이슈는?

우여곡절 끝에 서비스를 론칭 했고, 이제는 콜버스를 많이 알리는 게 중요하다. 우리의 메시지를 정확하게 전달하는 한편, 고객에게 서비스를 알리기 위해 매일 밤마다 팀원 모두가 새벽 4시까지 전단지를 돌리고 있다.

마케팅 외에 주요 이슈라면?

첫 번째로 증차다. 현재 콜버스 차량이 총 17대인데 올 하반기까지 50대로 늘릴 계획이다. 동시에 서비스 지역을 확장하는 것이 두 번째 이슈다. 현재는 강남구, 서초구, 동작구, 관악구, 송파구, 강동구, 광진구, 성동구, 용산구 등 9개 구가 서비스 가능 지역이다.

콜버스가 처음 등록한 것은 공동구매중개 서비스였던 것으로 아는데, 바뀐 게 있나?

현재도 중개 서비스다. 다만 사업 초기엔 우리가 승객들의 전세버스 공동구매를 중개해주는 구조였다. 승객에게는 차량 공동구매 플랫폼을 제공하고, 기사에게는 경로 최적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빌리티 서비스였던 거다. 현재는 구조는 동일하나, 서비스 공급자가 전세버스에서 택시회사로 바뀌었다.

초기 모델은 승객이 많을수록 요금이 줄어드는 구조였는데.

현재는 표준화된 가격으로 서비스를 제공한다. 기본 요금은 3천 원이고, 일반 택시보다 30% 정도 저렴하다. 특정 구간에서는 50%까지 저렴해 지기도 한다.

전세버스에서 미니밴으로 차량이 바뀌었다. 일단 탈 수 있는 사람이 적고, 운행시간도 밤 11시에서 새벽 4시까지라 몇 시간 안 된다. 수지타산이 맞지 않을 거라는 관점이 있는데.

그렇지 않다. 전세버스일 때 보다 연료비가 덜 들고 기동성이 좋아졌다. 운행 시간이 예상한 것 보다 줄어 아쉽지만, 해당 시간 만으로 수요는 충분하다. 서울시의 야간 택시 이용객만 60만 명이다. 10%의 승객만 유치해도 6만 명인 셈이다. 적지 않은 숫자라 본다.

현재 고객 현황은 어떤가?

지난 7월 서비스 론칭 이후 열흘 기준으로 누적 이용객 수 2천 명 정도다.

한때 스타트업 규제 이슈라고 하면 항상 콜버스가 언급됐다. ‘규제를 대하는 스타트업의 자세’라고 한다면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나?

어떤 사업이든 규제 이슈는 항상 존재한다. 기획 단계에서 법률 검토는 비용이 들더라도 필수인 이유다. 콜버스 역시 법무법인 태평양과 테크앤로로부터 합법이라는 의견을 받았다. 그렇게 시작해도 어려운 게 사업이지만, 사후 대처 시 이 명분으로 목소리를 낼 수 있었던 게 사실이다.

법률 검토 시 해당 사업이 명확하게 불법의 영역에 있다면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러나 회색 지대에 놓인 상황이라면 우회 방법을 찾을 수 있다고 본다. 관련해서 꼭 언급하고 싶은 부분은, 조금 위험한 발언일 수 있지만, ‘시작하기 전부터 허락을 구하려고 하면 안 된다’는 거다. 저질러 놓고 용서를 구해야 한다. 그래야 세상이 바뀐다. 세상은 분명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방향으로 변화할 거다. 그게 자연스럽다. 그러나 그 변화의 시기를 결정하는 건 사람이다. 누군가는 저질러야 그 변화가 일어난다는 이야기다. 법은 그 뒤에 뒷받침이 되어야 한다고 본다.

규제 논란이 있을 때, 언론대응이 능숙했다.

기본적으로 언론과 좋은 관계를 맺으면 좋다. 그러나 무조건 언론을 이용하는 것으로만 생각하면 안된다. 스타트업이 언론 활용을 하기 위해선 되도록 많은 이들에게 필요한 서비스,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효율적인 서비스를 먼저 내놓는 것이 중요하다.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질 만한 공익적인 서비스는 뉴스 가치가 있는 거고, 뉴스 가치가 있으면 관심을 가져준다. 기자 출신이라 언론 활용을 잘 한다는 의견이 있는 걸로 아는데,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기자 선후배들에게 우리 사업을 도와 달라고 요청한 적도 없고. 스타트업의 대표로서 진심 어린 서비스를 만들어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2016-08-12 18

늦은 질문이긴 하지만, 작년 기자에서 스타트업 대표가 됐다.

기자로 일할 때도 정말 바쁘다고 생각했는데, 창업을 하고 나니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란 것 같다. 1부터 10까지 모든 곳에 손이 가기 때문이다. 슈퍼맨은 아니지만 매일 슈퍼맨이 되어야만 한다는 마음으로 지내고 있다.

창업 전선에 뛰어들 때 혈혈단신이었다.

팀원도 없이 퇴사해 주변에서 걱정이 많았는데, 정작 나는 크게 걱정이 없었다. 또 스마트벤처창업학교에 콜버스가 선정되면서 겸직할 수 없는 상황이기도 했다. 지난해 8월 11일 법인 설립을 마친 후 일주일 만에 로켓펀치를 통해 현재 CTO를 만났다. 콜버스라는 아이템에 공감대가 통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의기투합해 함께 일하고 있다.

초기 사업금은 어떻게 충당했나?

전세 보증금을 빼 사업에 보탰다. 이후로는 정부지원금으로 충당했다.

정부 지원금에 대한 설왕설래가 많은데.

눈 먼 돈이라는 이야기가 있긴 하지만, 우리 입장에서는 도움을 많이 받았다. 사업 초기 전세 버스를 빌리는 것에 꽤 많은 돈이 들었다. 해당 금액을 모두 소진 후에는 기술보증기금에서 1억 원을 대출 받아 인건비를 충당하기도 했다.

올 초 엔젤투자를 유치했다. 

올해 2월, 국내 중견기업의 회장으로부터 7억 원을 투자 받았다. 투자자는 향후 전도유망한 시장으로 공유자동차 등 자동차 관련 서비스를 보고 있었다 한다. 사실 우리도 VC에게 투자를 받아야 할 지 고민 중이었는데, 아무래도 VC 투자는 준비할 서류들이 많지 않나. 사업 운영도 벅찬 상황에 빠르게 진행해야 해서, 엔젤 투자로 결정했다.

투자자와는 어떻게 알게 됐나? 투자를 논의하고 금액을 유치하기까지 걸린 기간은?

개인 네트워크는 전혀 없었고, 콜버스 뉴스 기사를 보고 사무실로 직접 방문해 줬다. 그리고 2달 정도 뒤에 확정되었다.

콜버스가 지향하는 바로 마무리 해달라.

콜버스는 ‘모빌리티 스트리밍 서비스’를 추구한다. 혹자는 우리를 버스 회사라고 볼지 모르지만, 우리는 효율적인 교통 시스템을 통해 도시 계획을 하는 회사라고 소개하고 싶다. 사람이 건강 하려면 체내에 혈류가 잘 돌아야 하지 않나. 도시에서 교통은 이 혈류와 같다. 혈류가 잘 돌아야 우리 몸이 건강하듯, 도시 내 교통이 원활해야 도시가 건강해 진다는 말이다. 우리는 기술로 교통 시스템을 효율화해 더욱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들려고 한다. 이게 우리가 말하는 모빌리티 스트리밍 서비스다. 앞으로 콜버스가 교통 시스템을 어떻게 효율화 해 나가는지 지켜봐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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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콜버스랩

플래텀과 인크가 공동기획으로 스타트업 인터뷰를 진행합니다. 이 인터뷰는 플래텀인크 인사이트에 동시 게재됩니다. 

[Startup’s story #286] 오빠와 누나는 수학을 어떻게 풀까? –오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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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 때 수학 과외를 했던 고예진 오누이 대표는 학생들을 지도할 때마다 시간이 비효율적으로 소비된다고 느꼈다. 학생들이 수학을 정말 이해했는지, 본인이 잘 가르친 게 맞는지 학생들의 피드백도 궁금했다. 하지만 막상 다가와 질문하는 친구들은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학생들 모두가 들고다니는 스마트폰을 통해 신속한 질의응답이 가능하다면 그런점이 해소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교사에게 질문하기 쑥스러워 하는 학생들도 언제 어디서나 질문하고, 교사는 반대로 학생의 이해도를 점검할 수 있어 상부상조라 판단했다. 대한민국 사교육 시장의 30%를 차지하지만 여전히 비효율적인 수학 과외 시스템을 보완하는 서비스를 오누이가 만들게 된 계기다.

전국민 수험생이 다 아는 대표 과외앱으로 자리매김 하겠다는 고예진 오누이 대표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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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예진 오누이 대표 

수학 에듀테크 창업, 어떻게 시작 했나.

학창시절 문제를 풀 때 이해가 될 때까지 고민을 오래하는 학생이었다. 나중에 생각해보니 효율적인 공부방법은 아닌 것 같았다. 이 생각은 과외로 학생을 가르칠 때 확신이 되었다. 개념 설명보단 질의응답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4 ~ 50만원짜리 고액과외를 받아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도 들었다.

다행히 이런 고민을 하는 과외 교사들은 많았고, 합리적으로 연결해주자는 취지로 시작했다. 사업을 시작할 땐 에듀테크라는 용어도 몰랐다. 예전부터 모바일 서비스 기획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첫 삽을 비교적 쉽게 떴다.

사업을 한다고 했을때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이 말리지 않았나?

대개 여성들은 회사에 입사해 일과 결혼과 육아 사이에서 고민을 많이 한다. 그런 상황에 놓이는 게 싫어서 여성이 안심하고 근무할 수 있는 회사를 만들어 그 안에서 일하고 싶다고 부모님께 말씀 드렸다. 납득해 주셨다. 현재는 주위 사람들의 응원과 격려 속에서 일하고 있다.

사업은 어디서 처음 시작했나? 그리고 지금 팀원은? 

처음엔 개발자 2명 포함 3명이서 창업했다. 현재는 디자이너 마케터가 합류해 총  7명이다. 두 명은 디캠프에서 주최하는 매칭 프로그램인 디매치에서, 한 명은 SK고용 디딤돌 프로그램에서 인연을 맺었다. 우리 마케터 한 명은 20살이다. 나이는 어리지만 일찍 취업해 다른 스타트업에서 반년간 일하며 마케팅 총괄까지 해본 경험자다. 이런 친구가 있어서 든든하고, 나이가 어려 우리 서비스의 주요 타겟인 10대와 코드가 통하는 장점이 있다.

시작은 공동 창업자가 사는 집에서 모여 6개월을 일했다. 이후에는 운좋게 스타트업 지원기관의 도움을 받고 있다. 작년에 한국 여성 과학기술인 지원센터(위셋,WISET)이 주최한 대회에서 입상해 사무실을 지원받았고, 지금은 디캠프에 입주해 있다.

스타트업 생태계에 흔치않은 여성 창업자다. 스물여섯이라는 나이와 여성이라는 점 때문에 불편했던 점은 없었나?

아직까지는 사업하는 동안 어려운 게 없었다. 물론 인맥과 네트워킹이 부족할 수는 있다. 다만 서비스 품질이 좋고 취지가 훌륭하다면 외부 요인들은 사업의 걸림돌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어차피 우리 서비스의 최종 소비자는 학생과 그들의 보호자다. 그들이 외면하면 아무리 영업을 잘 한들 무슨 소용이겠나.

평균 연령이 어린 팀이다. 게다가 팀원은 7명으로 같은 단계의 팀보다 규모도 크다. 대표로서 힘에 부칠 것 같다.

많이 힘들다. 능력으로 보여져야 될 때도 있지만 그보다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리더십이 필요할 때 스스로 부족하다고 느낀다. 그래서 각자의 얘기를 많이 들으려고 한다. 우린 역할만 나눠져 있을 뿐 각개전투를 하고있다. 그러므로 각자 맡은 역할은 담당자가 더 잘 알고 노련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매번 얘기한다. 사업에 속도 내기도 바쁜데 지금 당장 그 분야를 열중해서 배울 수도 없어서 그렇다. 특히 우리 같은 팀이 해내면 더욱 대단한 것이라 보기에 다들 열심해 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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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누이의 답변 화면. 학생이 질문하면 실시간 접속해있는 튜터가 문제를 설명해준다. 문제에 필요한 개념은 아래 첨부해주고 비슷한 유형의 문제도 추천해주는 구조다.

오누이, 어떤 서비스인가?

‘오빠와 누나는 이렇게 푼다’의 약칭인 오누이는 월정액으로 튜터에게 언제 어디서든 모르는 수학 문제를 질의응답 할 수 있는 서비스다. 수학 문제를 사진으로 찍어 올리면 10분 안에 튜터에게 답변을 받을 수 있다. 설명이 이해 되지 않았으면 둘만의 대화방이 열려서 이해될 때까지 재질문이 가능하다. 답변율은 100%이며 만족도는 5점 만점에 평균 4.7점이다.

사용자 현황은 어떻게 되나?

올해 1월 정식 서비스 런칭 이후 가입자는 5만명, 튜터는 860명으로 구성 돼있다. 두 번 무료로 이용해볼 수 있고, 괜찮으면 월 정액 서비스로 전환하는 방식이다. 고3 등 수험생의 유료 결제 전환율은 14%정도로, 대개 모바일 앱 사용자의 1%가 유료로 결제를 전환하는 것에 비하면 높은 수치다.

기존 소수 정예 과외 및 온라인 교육 서비스와 차이는 뭔가?

우리 서비스는 사진으로 질문이 오고 간다. 그만큼 인스턴트 성향이 강하다. 다대다 형식으로 답변이 가능한 튜터와 즉시 만족스러운 질의응답을 주고받는다는 점에서 차별점이 있다고 본다.

서비스를 구현하는 과정에서 중요하게 여긴 요소가 있었다면?

질문이 올라오는 문제는 모두 답변을 해줘야 한다. 그래서 문제를 선택적으로 풀면 안된다고 생각했다. 문제를 푸는 튜터에게는 과목, 단원 정도만 보인다. 문제 편식을 피하기 위함이다. 물론 챕터 단계에서는 튜터들이 골라서 풀 수 있다.

그리고 튜터가 잘 풀 수 있을 줄 알고 골랐다가 막상 답변이 어려운 문제가 나올 수 있다. 그러면 ‘토스’기능을 사용하게 했다. 다만 토스를 하면 패널티가 따른다. 우리 서비스는 문제 하나당 포인트가 쌓여 환전하는 개념인데, 문제를 가져가서 못 풀면 시간이 지날수록 토스비용으로 쌓여서 보상가가 높아진다. 3번 토스된 문제는 도전 문제로 분류돼서 문제가 전체 공개된다.

이외에도 튜터들 사이에서 경쟁을 하게 했다. 결제 전환한 비율과 도전 문제를 푼 비율을 랭킹화해 보여주는 방식이다.

서비스를 많이 쓰는 학생들은 어느 학년에 많나?

3~4등급의 N수생(재수생ㆍ삼수생), 고3 등 대학시험을 목전에 둔 친구들이 많다.

서비스를 운영하며 인상적이었던 부분이 있다면?

한번 결제한 사용자의 재구매율이 60%가 넘는다. 서비스를 운영한 동안 50만원 넘게 지불한 사용자도 있다. 이용자를 위해서 빠른 시일 내에 서비스를 고도화하려 한다. 또한 사용자들의 요청으로 내년부터는 수학 이외의 다른 과목도 추가할 생각이다.

학생 보호자와 전화하는 모습을 자주 본다.

C/S는 내가 하고 있다. 주로 학생의 어머니들에게 전화가 오는데, 아이가 오누이를 쓰고 싶어하는데 어떤 서비스인지 설명 해달라는 요구가 많다. 대학시절 콜센터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경험이 있다. 이때 배운 것을 십분 활용해 응대하고 있다.

학생 뿐만 아니라 문제를 푸는 튜터의 문제도 해결하고 있다. 

과외 아르바이트를 할 때 학부모와의 상담, 특정 학생의 점수를 올려야 한다는 데 따르는 책임감이 힘들었다. 그래서 서비스를 만들 때 그 부담감이 없도록 기획했다. 문제풀기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해서 튜터의 반응도 좋다. 이런 특징 때문에 튜터를 모집할 때도 어려움은 없었다. 하루에 문제 몇 개 풀면 커피값 번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다. 실제로 통학 시간을 활용해 문제를 풀고 월 40만원 넘게 수익을 올리는 튜터도 있다.

튜터는 어떻게 관리하고 있나.

가입 및 탈퇴는 자유롭다. 다만 튜터로 지원하면 내가 직접 검수하고 있다. 학력뿐만 아니라 손글씨, 풀이과정 등 시각적 요소를 자세히 평가한다. 튜터는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교육시장, 그리고 에드테크에 대한 관점이 궁금하다.

교사가 학생 옆에서 설명해주는 교습법이 좋다는 건 누구나 동의한다. 하지만 그 과정에 필요한 비용과 시공간 문제는 지금까지 늘 존재해왔다. 공부하던 흐름이 끊기지 않고 언제 어디서나 공부하고, 그들을 모바일 단계에서 도와주는 게 에듀테크라고 본다. 교사와 학생간 질의응답은 언제나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많은 학생들은 질문하길 꺼린다. 교사 또한 아이들이 교습에 만족하는지 판단하기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사교육 시장의 30%가 수학에 집중돼 있을 만큼 수학은 많은 학생들이 부담을 느끼는 과목이다. 이 부분을 합리적으로 해결해보고 싶어서 서비스를 만들었다.

교육은 면대면 접촉이 높을수록 좋기 때문에 여전히 오프라인 시장이 우세다. 모바일 서비스인 오누이는 어떤 방식으로 보완하고 있는지?

우리 서비스는 학생이 써보고 부모를 설득하는 서비스다. 학생의 고민을 일반 학원보다 더 잘 해결해주고 있다는 시그널로 해석했다. 즉, 우리가 사업 운영하는 목적을 잘 달성해가고 있다고 판단하는 중이다.

우리가 속한 모바일 분야가 아니더라도 오프라인 공부방과 프리미엄 독서실, 독학 재수학원 등 모든 공부현장에서 질의응답은 필수다. 질의응답 시스템을 우리처럼 실시간으로 받아보게 하는 시스템은 많지 않기에 오프라인과 연계 사업을 고려하고 있다. 예를들어 독서실 회원에게 우리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형식이다.

학생과 튜터가 오누이를 벗어나 개별 과외를 할 수도 있을텐데.

학생이 진정 원한 게 문제 푸는 속도감이 아니라 유대감이라면 그 가치를 찾아가는게 맞다. 다만 우리의 가치는 어떤 튜터에게 질문해도 일관된 품질로 실시간 답변을 받아볼 수 있다는 것인데, 특정 튜터와 연결되는 순간 그 가치는 사라진다고 본다. 아직은 발견된 사례가 없고, 그런 상황을 크게 걱정하고 있진 않다.

홍보는 어떻게 하나?

페이스북 채널로 주로 광고한다. 하지만 주요 고객 확보 경로는 친구 초대가 많은 편이다. 전체 고객의 10% 넘게 친구 초대로 가입한 고객이다. 이를 보완한 앱이 오누이 2.0인데, 11월 출시를 목표로 하고있다. 예비 수험생들이 공부에 열을 올리기 시작하는 시기여서 그때에 맞춰 출시할 생각이다.

오누이 2.0은 어떤 기능이 보완되고 추가되나?

질의응답 시스템 및 선생님 보상 체계가 보완된다. 질문자가 물어본 질문과 그와 비슷한 유형의 문제를 출력해 학습할 수 있는 기능, 친구 초대기능에 소셜 기능을 추가 등이 들어갈 예정이다. 또 질문한 학생들이 친구들은 어디에 있는지, 나와 같은 친구들은 대개 어느 학습 수준에 분포해 있는지 등을 보여주는 선의의 경쟁 기능도 고려하고 있다. 수학 소셜 학습 도구로 만들 계획이다.

투자 유치 이슈는 없나?

지금까지는 내실을 다진 기간이었다. 서비스가 더욱 안정화되면 다음 투자유치 준비를 할 계획이다.

회사가 지향하는 중단기적 목표는?

올해 안으로는 유료 서비스 전환율을 높이는 것과 프리미엄 독서실 같은 오프라인 채널에 우리 서비스를 정착시키는 것이다. 나아가 궁극적으로는 모든 수험생이 아는 대표 수학 질문앱이 되고자 한다.

대표 고예진에게 오누이는 어떤 의미인가?

로또인 것 같다. 현재 우리 팀은 세상을 변화 시킬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기 위해 애쓰고 있다. 사업을 결심하고 일했던 지난 1년간 내 삶은 온전히 오누이와 함께였다. 현재도 매일 밤 막차 타고 집에 가고 주말에도 사무실에 나올 정도로 바쁘고 힘들다. 그렇지만 우리가 미래를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더할나위 없이 좋다. 신난다.

[공간 뒤에 사람있어요 #1] 마루180에서는 어떤 사람들이 일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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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창업 중심지마다 자리를 잡고 있는 협업·지원 공간은 그 나라 창업 생태계의 현황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장소다. 업계 주요 행사와 인재들이 몰리는 네트워크의 요지이기 때문이다.

서울의 경우 강남 테헤란로를 중심으로 주요 지원 공간들이 세워졌다. 이들은 모두 5년이 채 안 된 신생 기관들이지만, 창업 열풍에 힘입어 빠르게 명성을 얻었다. 반면 이 공간을 작동하게 하는 배후(?)의 인물들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거의 없다. 공간을 채우는 컨텐츠를 만드는 사람들, 스타트업만큼이나 치열하게 일하고 있는 마루180 팀을 만나봤다. (마루180 장소 탐방 기사 보러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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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루180에서 팀원들을 만나며, 각 개인이 일당백으로 일하고 있는 조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재단의 뒷받침이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여유있으리라는 편견과는 달리, 그들이 지원하는 스타트업만큼이나 스타트업같은 업무 강도와 자세로 조직을 이끌어나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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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윤 매니저 / 마루민 커뮤니티·외부 협력 관리

이희윤 매니저의 닉네임은 ‘마루 엄마’다. 닉네임에 걸맞게 그녀는 마루180의 역사부터 각 팀원이 하는 일에 이르기까지 조직에 관한 거의 모든 것들을 설명할 수 있는 인물이었다. 무려 입사 5년 차로, 마루180 건물 부지를 찾으러 부동산을 돌아보던 시절부터 마루와 함께했다. 그녀는 마루 커뮤니티와 외부 파트너사를 관리한다. 그러니까 사람을 만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서로의 욕구를 연결해주는 게 일이다.

제일 잘하는 일이 있다면. 연결이요. 마루에 앉아 있으면, 노력하지 않아도 정말 많은 사람이 찾아와요. 스타트업 뿐만 아니라 VC, 엑셀러레이터, 정부 관계자 등이 오는데 또 저마다 목적이 달라요. 오늘 만난 VC가 무엇에 관심이 있는지, 입주해 있는 스타트업이 어떤 필요가 있는지를 계속 듣다 보면 자연스레 서로를 연결해주고 있더라고요.

실제 투자가 성사됐던 경험이 있나요. 아직 구체적 성과가 난 적은 없어요. 하지만 수많은 미팅이 만들어지긴 했어요. 이전에는 알음알음했던 일이라면, 이제는 아예 신규 입주사가 들어올 때마다 투자 제안서를 받아 제가 가진 VC 네트워크에 공유하고 있어요.

어떤 분야의 전문가가 되고 싶은지. 아산나눔재단은 간접적으로 스타트업에게 자금 투자를 해요. 초기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VC 펀드에 출자자로 참여하는 방식입니다. 올해 초부터는 재단 출자 사업 검토 업무에도 참여하기 시작했어요. VC들과 더 가까이 일할 수 있게 되면서, 이제 투자 계약서도 웬만큼 검토할 수 있는 수준이 됐어요. 이전에는 단순 연결이었다면, 이제부터는 투자 관점에서 스타트업에게 더 도움을 줄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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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랑 매니저 / 학생 대상 창업 교육 사업

김아랑 매니저가 마루에서 ‘안방마님’이라고 불리는 이유는 조직 내 주요 사업들을 한 번씩은 다 맡아봤기 때문이다. 이희윤 매니저와 마찬가지로 입사 5년 차고, 정주영 창업 경진 대회의 1,2회를 이끌었다. 현재 그녀가 맡는 일은 청소년 창업 교육 사업이다. 재단이 교육 사업을 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널리 알려있지 않거니와, 창업자 강연 수준에 머무를 것이라는 편견과는 달리 이들의 교육 사업은 상당히 체계적으로 진행되고 있었다.

중·고등학생과 대학생을 나누어 창업 교육을 하고 계시다고요. 크게 중·고등학생 대상의 ‘히어로스쿨’과 대학생 대상의 ‘AER(Asan Entrepreneurship Review)’을 진행하고 있어요.

그런데 중고생 나이 또래 아이들이 창업에 관심이 있나요?  당연히 ‘창업해라’라는 내용이 아니에요. 자기주도적인 문제 해결에 초점을 둔 교육입니다. 자기 욕망 알기, 인생 그래프, 문제 발견하고 해결하기 등이 주 내용이죠. 아이들이 커서 창업을 하든, 취업을 하든 이런 역량은 꼭 필요하니까요.

2018년부터는 기업가정신 교육이 중고등학교 정식 과목으로 채택된다고요. 저희가 좀 빨리 길을 튼 편이예요. 올 1월부터 청소년 교육 스타트업인 어썸스쿨과 함께 창업 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저는 강사 선발 면접과 교육 콘텐츠 기획 과정에도 모두 참여하고 있어요. 올해 말까지 70개 학교에 들어가는 게 목표예요. 신청 학교에 대해서는 무료로 교육을 제공합니다.

AER은 어떤 프로그램인지. 대학 경영 수업에서는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HBR)를 활용해 수업을 많이 하는 편이죠. 물론 그 내용은 외국 기업 사례가 주가 되고요. 그런데 국내 기업 중에서도 케이스 스터디할 만한 기업이 적지 않아요. 하지만 관련 자료 자체가 없고, 있더라도 교육용이 아니라 논문 형식으로 되어있다는 문제를 발견했습니다. 아산 기업가정신 리뷰는 국내 기업의 사례를 분석해 대학 내 경영·창업 교육을 할 수 있게 돕는 사례집으로, 작년 8월 17일에 프로그램이 정식 런칭했습니다. 벌써 6기째 진행하고 있네요. (AER 사례집 보러 가기)

벌써 나온 사례집만 15개라고 들었습니다. 한 사례 개발하는 데 10개월이 걸립니다. 유명 교수를 초빙해 자문회를 만들어서 사례 개발을 합니다. 저는 모든 개발 과정을 총괄하고, 발간 심사가 끝나면 편집 작업을 하고 있어요. 1년에 10개 사례를 개발하는 게 목표예요. 교수분들이 수업 때 활용할 수 있는 피칭노트도 따로 제작하고 있고, 저희 측에 신청하시면 제작물로 인쇄해서 보내드리기도 합니다.

품이 많이 들어가는 일인데, 타 사업에 비해 잘 눈에 띄지 않았던 것 같아요. 결과물을 짠하고 보여줄 수 있는 행사 같은 게 없으니까요. 개인적 보람은 현장에서 많이 느껴요. 중고등학교에 교육하러 가보면 반응이 제각각이에요. 관심 없는 경우도 있고, 교육이 끝나고 나서도 자기들끼리 활동을 이어가기도 하고. 그런 모습 보면 뿌듯하죠. 내년에는 사례집 활용률을 높이기 위해 홍보 활동을 적극적으로 할 계획입니다. 대학생 대상으로 케이스 분석 경연도 추진해보고 싶고, 사례집을 영문판으로 만들어 해외에도 알릴 수 있으면 좋겠어요. 할 일이 많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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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일우 매니저 / 정주영 창업경진대회 총괄

<정주영 창업경진대회>는 하루짜리 행사가 아니다. 그 전에 무려 6개월간 전국을 돌아다니며 열 두 번의 설명회를 한다. 그것도 창업을 잘 모르는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올해는 단순 행사 홍보가 아니라, 마치 대학 커리큘럼처럼 VC와 창업자를 초빙해 창업 초기 지식 전반에 관한 강연을 시도했다. (강연 동영상 보러 가기) 배일우 매니저는 그렇게 선발된 8개 팀과 9주간 동고동락하며 온갖 궂은 일을 도맡았다.

인턴을 하다가 입사한 경우라고. 아직 학생이에요. 다음 학기 때는 학교도 같이 다녀야 합니다. 6개월간 인턴 하다가 7월에 정식 입사했어요.

이제 행사 끝났으니 좀 후련하시겠어요. 첫 직장이고, 제가 처음부터 끝까지 총괄한 첫 업무였고요. 기분이 뭔가 시원섭섭합니다. 사실 학교에 있을 때는 대학생 창업에 대해 부정적이었어요. 스펙 쌓기용이라고 생각했죠. 실제 현장에서 팀들을 만나보니 그런 편견이 깨졌고요.

6개월이 넘는 설명회, 9주간의 경연 기간 등 호흡이 긴 경진대회였네요. 이번 해에 좀 새로운 시도를 했죠. 설명회를 강연 형식으로 해서, 연사 섭외에도 애를 썼고. 각 지역 창조 경제 혁신 센터에서 개최했다는 부분도 의미 있었다고 봅니다. 근데 저희끼리는 참가팀 심사가 끝나면 그때부터 진짜 일을 시작한다고 그러거든요. 9주간 사업 실행을 팀들이 직접 해보기 때문에요. 일대일 멘토 선정부터, 마루 입주 공간 제공, 사업 실행비 지원 등등 일이 많아요. 지방팀의 경우 거주비도 제공해주고 있고, 각 팀마다 피칭이나 마케팅 교육 일정을 잡는 것도 저의 업무였습니다.

일하면서 제일 재밌었던 건 뭔가요. 각 팀이 피칭 교육을 총 세 번 받았어요. 총 발표는 여섯 번을 시연해보는데 때마다 수준이 달라요. 점점 좋아져요. 그럴 때 제일 기분 좋았죠. 팀들도 9주간 자기들 1년 할 걸 다 했다고 말할 만큼 성장 속도가 빨랐어요. 그런 게 정주영 창업경진대회만의 경쟁력이기도 하고요.

어떤 분야의 전문가가 되고 싶은지. 아직 구체적으로는 모르겠지만, 창업 팀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네요. 투자면 투자, 법률이면 법률. 그냥 겉핥기식으로 돕고 조언하는 게 아니라, 어떤 한 분야에서는 명확한 도움을 줄 수 있는 전문가를 꿈꾸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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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재현  / 마루 업무 지원

송재현 인턴은 ‘마루 요정’이라고 불린다. 이희윤 매니저는 일은 많고 사람은 적은 팀 내에서, 송 인턴이 맡고 있는 역할이 아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송재현 인턴은 마루 커뮤니티 관리 업무를 지원하고 있다.

재현 인턴님은 입주사 반상회인 ‘타운홀 미팅’을 총괄하고 계시다고요. 입사하기 전에는 인턴이라 결정권이 낮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막상 일해보니, 권한과 책임이 높아서 놀랐어요. 맡은 부분에 대해서는 스스로 기획하고 컨펌만 받는 정도예요. 저는 매 월 마지막 주에 열리는 타운홀 미팅 기획과 진행을 총괄합니다. 7월에는 포켓몬 고 게임에 착안해서 각 포켓몬 속성별로 다른 팀 팀원끼리 친해질 수 있는 프로그램을 기획하기도 했어요.

마루에서 일하고 난 후 창업에 대한 관점이 바뀌었나요. 원래 해외 유학생이지만 휴학을 하고 두 달 째 일하고 있어요. 마루180에 현재 10개 회사가 입주해있고, 대표님들과도 계속해서 만나다 보니 궁금했던 국내 창업 생태계에 대해서 빠른 시간에 많은 걸 알게 됐어요. 사실 창업 과정이 좋은 일만 있는 건 아니잖아요. 힘들겠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한 번쯤은 창업을 꼭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근데 ‘마루 요정’으로 선정되는 기준이 뭔가요. 귀여움? 아니, 농담이에요. 그냥 전통적으로 마루 업무를 하는 인턴을 마루 요정이라고 부릅니다. 저는 6대 요정이고요.

팀원들이 말하는 ‘마루180 팁’

  • 마루180은 스타트업 펀드 출자자로 참여하며 간접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15개 조합에 들어가 있는 상태다.
  • 마루에 입주해있는 ‘마루민’ 기업이 회사 홍보 이벤트 개최를 원하면 최대 500만 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 이 밖에도 쏘카 매달 무료 이용권, 에어비앤비 출장비 지원 등의 혜택이 있다.
  • 마루180은 매년 3월과 9월 입주사 모집을 받고 있다. 마루180에서 구글캠퍼스 입주사 선발과 관리를 동시에 하고 있기 때문에, 구글캠퍼스 입주를 원하는 기업도 마루180 측으로 지원서를 보내면 된다. 공간이 상대적으로 오픈되어 있는 편인 구글캠퍼스에는 1인~3인의 글로벌 향 초기 기업을, 셀 단위로 공간이 구획된 마루180에는 8인~16인의 규모 있는 팀을 배정한다.
  • 입주 심사 기준은 크게 세 가지다. 사업성, 지원 필요성, 커뮤니티 기여도다. ‘커뮤니티 기여도’란 마루의 ‘Pay it forward’ 정신을 얼마나 이해하고, 실천하는 팀인가에 대한 평가다. 실제 선후배 마루민들 간에 서로 도움을 주는 문화가 형성되어 있다고.

[인터뷰] 권영철 단디벤처포럼 회장, “우리의 사명? 창업 생태계 활성화의 밑거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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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디벤처포럼은 부산지역 스타트업, 부산테크노파크, 한국엔젤투자협회 등이 지역 창업 활성화와 벤처 투자 분위기 확산을 위해 결성한 자생조직이다. 시작은 2012년 최철안 전 부산울산중소기업청장이 지역 청년창업자들과 매월 간담회를 열었던 것이 계기가 되었다.

현재 단디벤처포럼은 권영철 회장(젠픽스 대표)을 비롯하여 12명의 창업기업 대표로 구성된 부회장단과 30여 명의 운영위원진, 대학생 창업동아리 학생 50여 명이 주요 멤버로 참여하고 있다. 이외 온라인을 통해 활동하고 있는 회원이 300여 명을 넘어서고 있다. 포럼은 짝수 달 마지막 주 수요일마다 정기포럼을 열어 지금까지 23회째 개최했다. 정기포럼에서는 지역의 중견기업이나 개인투자자들이 초청되고, 단디벤처포럼 소속 청년 창업기업들이 이들 투자자 앞에서 기업홍보활동(IR)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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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철 단디포럼 회장은 포럼의 산파역할을 맡은 인물이자 솔선수범하는 인사로 알려져 있다. 다수의 지역 스타트업 대표가 그를 ‘실천하는 리더, 예의바르며 에너지 넘치고 활기찬 사람, 어려운 사람을 우선적으로 돕는 사람’이라 평했다. 직간접적으로 접한 권 대표의 인상은 그러한 세간의 평가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좌충우돌하며 실패 속에서 경영을 배워나갔던 저와 달리, 후배 청년창업자들은 한결 다양해진 지원정책을 바탕으로 조성된 ‘창업하기 좋은 생태계’ 속에서 뜨거운 열정을 발휘했으면 좋겠다”

2014년 부산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권영철 단디포럼 회장이 밝힌 바람이다. 직접 만난 권 회장은 지역 창업생태계에 활성화에 애착이 강하고 열정적이었다.

더불어 권 회장은 기능성 디자인 천장재를 만드는 지역 벤처기업의 대표이자 건축 및 부동산 관련 P2P 금융 서비스을 통해 새로운 사업을 진행중이다. 그는 올해 100억 원의 매출 목표를 달성한 뒤 세계 무대에 나선다는 야심 찬 포부를 가지고 있는 한 사업가다.

부산 강동동에 자리한 젠픽스 본사를 찾아 권영철 회장을 만나 단디벤처포럼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동남권 창업생태계에 대한 견해와 전망을 들어 보았다.

단디벤처포럼 결성 배경이나 계기가 궁금하다.

전 정권 때 예비기술창업자 육성사업이 처음으로 시행되었다. 그때 전국에서 모인 창업자들과 어울리게 되었다. 그런 창업인들의 모임이 수도권 지역은 활성화되고 상호 교류와 소통이 활발한 반면, 부산은 보수적인 면이 없지 않아 아쉬웠었다.

그래서 지역 내 사람들을 모을 테니 간담회를 열어 달라고 부산울산중소기업청에 찾아가 부탁을 했다. 고맙게도 최철안 당시 청장이 수락해줬다. 그도 지역 창업자의 목소리가 듣고싶다 했다. 그때 최 청장과 8~10명의 지역 창업자가 함께하는 첫 간담회가 열렸는데  참가자 모두 만족도나 높았다. 그래서 매월 청장과 함께하는 간담회가 열렸고 어느순간 인원이 30명 정도 되어 있었다. 그때 자체적으로 한 번 해보는게 어떻느냐는 최 청장의 조언도 있고해서 포럼을 고민했다.

단순한 지역 창업인들의 모임이 아니라 IR도 하는 게 어떨까 싶었다. 그래서 지역 스타트업을 비롯해 부산대, 부경대, 동아대 등 지역 내 창업 동아리에 다 연락을 했다. “우리가 짝수달 마지막 수요일에 포럼을 열겠다. 기업인들이나 투자자들 앞에서 발표를 해보는 장을 만들어 보자”했다. 이렇게 해서 단디벤처포럼이 만들어 졌다.

포럼 구성 현황이 궁금한데 운영진과 가입된 회원은 어느 정도 되는지?

다른 포럼은 운영을 기업인이 하든지 관공서에서 하지만, 단디벤처포럼은 창업동아리 대학생들이 주력이다. 그들이 운영진이 되어 자발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그리고 기업 대표 12명이 서포터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관공서에 연결하는 것, 포럼의 장을 마련하는 것, 운영 등에 소요되는 비용 협조 건에 도움을 준다. 그리고 12개 지역 스타트업으로 구성된 부회장단이 있다. 그리고 회원은 가입자 기준 300여 명이다.

매번 포럼에는 지역 기업인을 비롯해 (예비)스타트업, 창업에 관심있는 일반인들이 모인다. 대략 6~80명 선이다.

단디벤처포럼 회장직을 맡게 된 배경이나 계기는?

초기에는 회장이 정해져 있지 않았고 자율적으로 운영이 되었다. 중간에서 메신저와 창구 역할을 하다보니 초대회장이 되었다. 원래는 임시로 맡다가 회장을 따로 선출해 나가자고 했는데 본의 아니게 아직까지 하고있다. 적임자가 나타난다면 회장직을 넘기고 싶은 마음이 크다. (웃음)

왜 포럼 명칭을 ‘단디벤처포럼’이라 지었나? 

‘단디’는 ‘단단히’의 경상도 사투리다. 명칭은 운영진이었던 대학생들이 고심끝에 지었다.  또 단디(DANDI)의 영어 스펠링으로도 의미를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Desire’와 ‘Investment’를 부제로 붙였다.

포럼 활동을 대외에 알리는 채널로 페이스북 페이지, 밴드만 운영하고 있다. 

초기에는 웹페이지를 만들었고, 블로그도 운영하려고 했다. 하지만 자발적인 모임 성격상 관리가 쉽지 않아 자체적으로 감당할 수 있는 범위까지만 하자고 했다. 페이스북 활용성이 좋아 집중하기로 했다.

포럼의 주제와 강연 구성은 어떤부분을 고려해 준비하나?

주제와 강연 구성은 학생 운영진들이 초안을 구성하면 위원들이 조언해서 준비를 하게 된다. 처음에는 기업의 비하인드 사례들을 많이 준비했지만, 지금은 스타트업이 정말 필요로 하고 도움이 되는 내용을 중심으로 구성하고 있다. 특허, 법인 설립, 자본금 증자 등 법률, 변리 관련 내용을 2~30분 정도 초반에 구성하고 매 행사마다 창업에 도움이되는 주제를 정한다. 세션은 한 개 아니면 두 개 정도로 부담되지 않게 구성하고 있다. 또, ’10초 자기 발표’를 통해 참석자간 유대관계를 좁히고 포럼 후 네트워킹을 원만하게 이어갈 수 있도록 한다.

지역 유관기관(시청, 중소기업청 등)의 지원과 협력도 있다.

기관들이 적극적으로 협력 해주고 있다. 그 중에 도움을 가장 많은 도움을 주는 곳은 동명대학교이다 포럼을 한번씩 할 때마다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아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더불어 디자인센터, 창조경제혁신센터, 테크노파크, 엔젤투자협회에서 포럼 운영에 필요한 실질적 지원을 해주고 있다.

단디벤처포럼은 특별히 자금이 필요한 사업이 아니기에 많은 지원을 필요로 하지 않고 받는다 해도 쓸데가 없다. 유관기관의 지원과 협력이 적극적이어서 큰 어려움 없이 진행되고 있다.

부산 창업생태계가 커지면서 단디벤처포럼도 그 생태계의 영양력있는 주요 일원으로 분류되고 있다.  

영향력을 끼치는 위치는 포럼이 추구하는 당초 방향과는 맞지 않는 것 같다. 포럼 규모가 커지다 보니 여기 저기 찾는 곳이 많다. 개인적으로 포럼이 아주 커지지 않길 바란다. 사람이 많은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실속 있는 행사, 네트워킹 모임이 되는 게 핵심이라 본다.

단디벤처포럼의 역할을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지역 창업생태계를 활성화 시키는 교류의 장이자 유관기관과 스타트업의 관계를 개선시키고 소통을 이루게 하는 커뮤니케이터’다. 지역 스타트업들이 직면하고 있는 다양한 문제들을 스스럼없이 토론하고 그 해결책을 포럼이 주축이 되어 제시하고 풀어 주는 게 제일 중요하다. 그게 가장 올바른 역할이 아니겠나 싶다.

지역 창업자들에게 조언하는 멘토 역할도 하고있다. 

나 또한 어렵게 창업을 했고, 직원들 월급날을 맞추려고 막노동까지 한 적이 있다. 처음 사업을 할 때 정부지원사업도, 은행 대출도 잘 몰랐고 오로지 직원 월급 줄 걱정만이 최우선이었다. 매출이 30억쯤 될 때 여유가 조금 생겨 예비 창업자들을 만나기 시작했다. 일이 바쁠 때는 메일로도 멘토링을 했다.

지난달 31일 23차 단디벤처포럼이 진행되었다. 이전 행사에 비해 규모도 커졌지만 프로그램이 특히 좋았다. 

포럼 구성원들이 헌신적으로 노력을 해주었다. 각각 맡은 영역에서 너무 잘한다. 농반진반이지만 이제는 눈 감고도 할 수 있을 만큼 성장했다. 모두가 자긍심을 갖고 포럼을 꾸려 나가고 있다.

부산지역 창업생태계가 풍성해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도권과 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불과 몇 년 전만해도 부산은 IR이 뭔지도 모르는 분위기였고, 투자 발표에도 관심이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아주 좋아졌다. 지금은 센탑(센텀기술창업타운)에 가면 VC, 액셀러레이터, 미디어까지 다 만나 볼 수 있다. 과거에는 서울로 가야만 볼 수 있었던 조직들이다. 또 기업들이 더 큰 수익을 위해 서울로 본사를 옮겨 가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는 부산에 펀드 자금이 조성되어 있고 VC도 있고, 액셀러레이션도 이루어지는 등 창업 환경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케이브릿지, 쿨리지코너, 롯데액셀러레이터 등 우수한 창업 기관 거점을 두고 있기에 큰 힘이 되고 있다.

현재까지 부산이 수도권보다 늦는 건 확실하다. 투자 운용 규모, 창업기업 수에서 차이가 크다. 특히 엔젤투자자가 많지 않다는 게 아쉽다. 서울은 포럼을 열면 엔젤투자자들이 자발적으로 찾아 오는 편이지만, 부산은 그렇지 않다. 근일 엔젤투자클럽이 부산에도 발족하지만 지역 경기가 위축되다 보니 적극적이지 못한 편이다. 하지만 점차 나아지리라 본다.

지역의 엔젤투자자 유치를 위해 어떤 노력이나 준비가 필요하다고 보는지?

각 기관들의 고유 역할이 있겠지만 하나로 뭉쳐 지역 창업 생태계를 주도적으로 이끌어 주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관계 기관 실무자들로 구성된 협의회를 구성하여 행사를 주관하고 미디어와 연계해 전략적으로 널리 알려야 한다. 단디벤처포럼은 창업 생태계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밑거름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단디벤처포럼의 향후 발전방향이나 계획이 있으면?

IR 발표를 통해 자금을 유치시키는 것과 기업 간 소통의 장을 만들고 선.후배 기업이 동반성장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소규모라도 연이은 투자가 유치된다면 창업동아리, 스타트업이 활기를 찾을거고, 경쟁에 앞서 소통을 통한 우의와 정보 교류가 활발해 진다면 긍정적인 풍토가 만들어질거다. 선배기업은 멘토와 투자를, 후배 기업은 기술과 협력을 통해 동반성장의 발판을 마련해 나가는 것이다.

창업 생태계에 대한 미디어들의 관심이 커지는 추세다. 미디어 쪽에 기대하는 게 있다면?

포럼 초기에는 지역 미디어에서 관심을 가지고 취재도 나와 주었지만 지금은 뜸한 편이다. 아무래도 매회 포럼에서 핫이슈를 찾기 어려워서 그럴거라 본다. 다만 지역 창업생태계 활성화를 돕는 차원에서 좀 더 관심을 가지고 현장의 목소리를 들려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Startup’s story #287] 마리몬드, 상처입은 영혼을 위로하는 소셜벤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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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시절 윤홍조 대표는 평범한 직장생활을 원했던 학생이었다. 그러던 중 학교내 봉사 동아리를 하다 ‘위안부’ 할머니들을 처음 만났다. 그것을 계기로 인간의 존귀함에 대해 생각하게 된 그는 이를 사업으로 연결하고 싶었다고 한다.

윤홍조 대표가 이끌고 있는 소셜벤처 ‘마리몬드‘는 ‘위안부’ 할머니와 존엄성에 대해 생각하는 착한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로 대중에게 알려지고 있다. ‘모든 사람이 각자의 존엄성을 소중히 여기게 될 때 회사가 자연히 사라졌으면 좋겠다’는 윤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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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홍조 마리몬드 대표

마리몬드하면 떠오르는 꽃 패턴이다.

대학생때 봉사 동아리에서 활동을 했다. 이때 한 비정부단체(NGO)에서 할머니들의 꽃 그림 작품을 보여줬다. 그림들은 보기에도 예뻤고, 이를 응용한 패션 제품을 만들면 재밌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사업 초기에는 제조 경험과 역량이 부족해 생산 자체가 어려웠다.

그러다 제품이 아닌 ‘패턴’이라는 콘텐츠가 관련 산업과의 연관성도 크고 다양하게 발전시킬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위안부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담는 콘텐츠에 집중하자고도 마음먹었던 것도 이때다. 2013년 3월부터 패턴에 집중해 사업을 전개했다. 할머니들의 작품 뿐만 아니라 그들 각자의 인생 역정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그래서 요즘은 스토리 발굴에 집중하고 있다.

사이트에 들어가보니 카테고리마다 설명이 길다.

‘위안부’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조금이라도 더 알리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 사이트엔 콘텐츠 설명이 길고 다양하다.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소재로 한 웹툰도 있다.

고객 현황, 매출 현황은 어떻게 되는지. 

2013년 3월 이후 고객은 꾸준히 늘고 있다. 한류와 K-pop으로 인한 해외 고객도 느는 추세다. 2015년 기준 매출은 16억원인데, 올해 상반기 매출이 이미 작년 매출보다 많다. 2017년엔 매출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는데, 기부금을 회사 운영비의 몇 퍼센트 비율로 고정시킬지도 검토하고 있다.

물건이 금방 동나 고객들의 원성을 살 때가 있다. 전략인가?

종종 듣는 질문인데, 전혀 그렇지 않다. 평소에 몇 천 개씩, 많을 땐 만개도 넘게 발주한다. 다만, 대규모 생산을 하기에 보유한 현금이 많지 않다.

연예인 홍보 효과도 보고 있다.

매우 감사하다. 팬이 선물해준 것이 마음에 들어 착용하거나 우리 이야기를 듣고 직접 구매해 입는 연예인들이 있다. 나름 빠른 속도로 성장해왔는데 유명인과 대중이 동참해주고 있어 앞으로는 더 바빠질 것 같다.

팀은 어떻게 구성돼있나?

회사엔 총 27명이 근무하고 있고 경영지원실, 브랜드전략실 등 다른 회사와 별반 다를 것 없는 구조다.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사내 조직 중에 브랜드 스토리실이 있다는 것이다. 할머니들을 만나고, 스토리를 발굴해 콘텐츠를 만드는 일을 하는 곳이다. 이 부서를 통해 회사 미션에 진정성을 입히려 노력중이다.

마리몬드의 미션은 회사에 어떤 의미인가?

회사가 존재하는 이유다. 회사를 왜 설립했는지, 이후 어떤 방향으로 가야하는지에 대한 의미를 담은 총칭이기도 하다.

소셜벤처와 여타기업의 차이점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사업하는 이유 아닐까.  사업 운영이 힘들어졌을 때 끊임없이 회사의 미션을 생각하며 버티는 데서 차이가 있다고 본다. 다만 소셜벤처와 여타기업은 둘 다 수익을 창출하고 널리 알려지는 것을 지향한다. 그렇기 때문에 언젠가는 두 분야의 구분은 없어질거다.

마리몬드는 소셜벤처로 불리운다. 영업 이익의 50%를 기부금으로 내는 것도 그런 이유일거라 본다. 사업 미션도 중요하지만, 성장과 지속성을 갖는데 어려움이 있을텐데.

사람의 존엄성 회복이 사업하는 가장 큰 이유이기 때문에 소셜벤처를 지향한다. 우리는 매출이 늘어날수록 우리의 이야기가 더 많은 이들에게 전달되고, 그런 바이럴이 발생하면 할머니들에게 기부금이 많이 전달되는 구조다. 즉, 매출이 늘수록 우리의 의미가 사회에 더욱 명확히 전달되는 형태인 것이다. 우리는 슈즈 브랜드 탐스를 롤모델 기업 중에 하나로 보고 있다. 탐스는 처음엔 작은 회사로 시작했지만 사회공헌적 가치를 잃지 않으면서도 큰 회사로 성장했다. 마리몬드 또한 자연히 더 커질 것이라 본다.

*편집자 주: 탐스(TOMS)는 신발 및 아이웨어를 제작·판매하는 기업으로 2006년 미국에서 설립됐다. 이들은 신발 한 켤레가 팔릴 때마다 한 켤레를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에게 기부하는 ‘ONE FOR ONE’이라는 브랜드 철학을 고수하며 전 세계적으로 착한 패션을 주도하고 있다. 탐스는 상장기업이 아니기 때문에 경영 실적을 공표하지 않지만 연간 매출이 약 2억 5천만 달러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회사의 롤모델이 있다면.

구글과 옐로모바일, 탐스 같은 다양한 기업이다. 이들 기업 관련 기사는 스크랩해서 보고 익히고 있다. 회사에 크고작은 문제들을 위 기업들이 어떻게 받아들이고 해결했는지 공부하고 있다. 현재 우리 회사는 확실한 선례가 없어서 다양한 기업 모델을 보고 여러가지 방법으로 조합해보며 실험하는 중이다. 그렇게 해야 건강한 성장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사업을 진행하며 다양한 반응을 접했을텐데. 

할머니 가족들로부터 고맙다는 연락을 종종 받는다. 이럴 때 사업을 허투루 하고 있지 않다는 생각이든다. 또, 브렌드가 존재해줘서 고맙다는 후기를 들을 때는 감동이 크다. 큰 자본을 가지고 운영되는 회사도 듣기 어려운 피드백이라고 생각한다. 할머니들이 돌아가실 때는 마음이 너무 안좋고 힘들다. 초심을 잃지 않고 운영할 수 있게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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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몬드 패턴의 모티브는 동반자를 상징하는 꽃과 키워드다. 이들은 현재 동반자 할머니들이 가진 다양한 삶과 이야기를 꽃에 담아 소개하고 있다.

착한 이미지도 중요하겠지만, 좋은 품질로 인정 받아야 가치가 오래간다고 본다. 마리몬드 제품의 차별점은 뭔가?

우리는 하이패션을 추구하지는 않는다. 기본적으로 제품의 퀄리티를 좋게 만들려고 노력한다. 그 부분에서 차별점을 가질 생각은 없다. 품질이 좋은 제품과 진정성 있는 관계를 맺다는 게 핵심이다. 사실 우리처럼 ‘도와주세요’를 말하는 단체는 많다. 우리는 거기에 대중이 좋아하는 그래픽을 가미했다. 그 부분을 더 강화해 라이프스타일 편집샵 등과 제품 콜라보레이션을 검토하고 있다. 이를 테면, 자켓과 코트 등 안감에 우리의 꽃 패턴을 사용해 리미티드 에디션 형태로 내놓는 거다.

현재 회사의 주요 관심사는 뭔가?

가장 먼저 투자 유치, 그리고 어떤 투자자에게 받을 지를 고민하고 있다. 두 번째로는 셀럽 홍보 효과로 인한 해외 구매자들이 늘고 있어 역직구 등을 고려하고 있다. 해외 진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력을 대거 채용하게 될텐데, 그때 겪게 될 성장통 또한 주요 관심사다.

성장통을 어떻게 해결하려 하나?

자연스러운 거다. 그게 두려워 성장하지 않을 순 없지 않나. 다만 성장통을 최소화하는게 내 역할이라고 생각해 조직문화를 점검, 강화하려 한다. 제도는 사용하는 사람에게 쓸모 없으면 소용없다. 진솔하게 팀원들에게 다가가 해결해 나가려 한다.

인원수 대비 매출이 적지않다. 자생도 가능할텐데, 굳이 투자 유치를 희망하는 이유가 있나?

보편적인 사업현황으로는 급할게 없다. 하지만  사업에 티핑포인트를 만들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돈은 사업을 가속화할 수 있는 수단인 만큼, 그 비용으로 개발자와 MD를 채용해 흥미로운 커머스를 만들거나 위안부 할머니 외 다른 동반자를 찾으려 한다.

투자 유치가 고민이라고 했는데.

VC에게 투자받는 건 퍼블릭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다만 외부 투자자들로 인해 경영 및 회사 방향성이 영향을 받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 앞서 설명한 탐스 또한 본인들이 포기할 수 없는 사회적 의미를 담고 있어 투자에 매우 신중함을 보이고 있다. 탐스가 비상장사를 유지하는 이유이기도 할거다.

마리몬드의 미션에 공감하는 엔젤투자자가 있을 수도 있는데.

연락은 많이 받고 있다. 결정을 잘 해야할 것 같다.

해외진출 계획도 있다. 

국내에선 어느정도 지나면 정체될 것 같다는 예감이 든다. 이때 선택할 수 있는 건 제품 라인을 더 늘리거나 해외 시장에 진출하는 것 두 가지다. 현재 해외 구매 고객을 동향을 보면 역직구만 해도 규모가 커질거라 본다. 국내에서 성장하면서 겪었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잘 해 나갈 수 있을 것 같다. 일단 해외는 중국과 동남아 시장을 주요 진출 시장으로 보고 있다.

다양한 루트로 마리몬드 제품이 해외에 나가고 있다. 해외 고객들은 이 제품을 어떻게 받아들이는 지 궁금하다.

우리도 궁금해서 구매한 몇몇 해외 고객에게 직접 연락해 물어본 적이 있다. 우리 제품에 담긴 배경은 그 나라 역사시간에 공부해 어느 정도는 알고있고, 자신이 좋아하는 셀러브리티가 착용한 것을 보고 의미가 좋아 구매했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이때 중요한 인사이트를 얻은 것이, 외국 고객들의 구매 이유도 한국 고객과 같다는 것이었다.

마리몬드의 중장기적 목표는 뭔가?

현재 외부에 알리진 않았지만 만들고 있는 서비스가 있다. 우리가 해보고 싶었던 서비스를 수평적으로 늘리고 있는 것이다. ‘존귀함의 회복’이라는 회사의 미션 아래 여러가지 활동을 해보는 중인데 다 잘됐으면 좋겠다. 장기적으론 이 모든 것을 아울러 사회에 꼭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를 만들고 싶다.

대표 윤홍조에게 ‘마리몬드’란 어떤 의미일까.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살게 해준 소중한 선택이다. 창업을 하지 않았더라면 기업 조직 문화에 순응하는 회사원이었을 거다. 대학시절 성향은 이성적인 면이 강했고 수직적인 조직 문화를 당연하게 생각했었다. 그랬던 내가 이 일을 하면서 달라졌다. 사업에 인격을 부여해 말하자면, ‘하루하루를 소중하게 살고 있게 해줘서 정말 고마운 존재’다.

이 사업을 통해 사회에 주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사업 할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건 모든 사람은 존재 그 자체다. 모든 자신이 스스로 존엄하고 소중하다는 메시지를 꾸준히 전하고 싶다. 그리고 존재가 소중하다는 것을 사회 구성원 모두가 인식하게 됐을 때 우리 브랜드는 자연스레 사라질거라 생각한다.


[Startup’s Story #288] “축산계의 블룸버그를 꿈꾼다”, 미트박스 김기봉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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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물 가격을 결정 짓는 변수는 다양하다. 기후, 국제 곡물 시세에 따른 사료값 변동, 수요 변화, 질병·자연 재해 유무는 물론 국가 정책 마저 고기값에 영향을 준다.

지금까지 축산물 수입 원가에 대한 정보는 시장 내 소수의 집단 내에서만 공유되어 왔다. 원가를 모르는 요식업자나 일반 소비자는 이 고기가 얼마에 수입되었는지, 도매업자가 붙인 중간 마진이 얼마인지 정확히 알 수 없었다.

미트박스는 이러한 축산업계 정보 비대칭성을 해결하고자 나선 축산물 오픈마켓이다. 지난 2014년 설립 이후 올 4월 누적 거래량 100억 원을 달성했고, 올해  3월에는 소프트뱅크벤처스로부터 30억 원의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축산물을 포함해 식자재 분야의 블룸버그를 꿈꾸는 미트박스 김기봉 대표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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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축산MD 출신이라고. 

지금은 GS리테일이 된 LG유통에서 10년을 일했다. 단체급식 사업을 하는 아워홈에서 축산MD로 일했는데, 전세계를 돌아다니며 가장 저렴하고 안전한 축산물을 소싱하러 다녔다. 이 경험이 ‘축산 유통 시장 이해’라는 자산이 됐다.

미트박스 창업 이전에 이미 6년 이상 사업가로 살았다. 

외식 프랜차이즈 기업 푸디아를 6년 째 경영하고 있다. ‘미스터보쌈’과 ‘스탠딩스테이크’라는 프랜차이즈를 운영한다. 지금까지 130여개 매장을 열었다. 이 과정에서 프랜차이즈 창업자나 소규모 요식업자에게 더 저렴하고 안정적인 가격으로 식자재를 공급할 수 없을지를 고민하게 됐다. 결과적으로 지금 하고 있는 사업과도 시너지를 낼 거라고 생각했다. 고민을 하던 차에 웹젠에서 전략기획총괄을 맡았던 서영직 현 사장과 의기투합하게 됐다. 나는 축산 비즈니스를 해왔고, 서영직 사장은 금융과 IT 쪽 전문가다. 전통적인 축산과 IT가 만나 미트박스가 탄생했다.

기존 축산 유통 과정에 있었던 문제는 뭐였나. 

고기의 진짜 값을 아는 게 어려웠다. 예를 들어 축산물을 구매하는 최종 사용자(end user), 즉 요식업자들은 축산물 수입원가를 알 길이 없었다. 수입업자와 일부 도매업자 사이에서만 비밀리에 거래되는 정보였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도매업자가 20%가 넘는 마진을 붙여서 팔기도 했다. 원가를 모르는 소비자들은 그들이 제시하는 가격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다.

미트박스는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고 있는 지. 

먼저 매일의 육류 도매 유통 시세를 한 데 모아 공개한다. 사용자는 앱을 설치하고 회원가입만 하면 시세 정보를 모두 얻을 수 있다. 고기 종류, 부위, 등급, 보관방법에 따라 분류되어 있고, 최저가를 확인할 수 있다. 정보의 비대칭성으로 인한 가격 왜곡 문제를 해결하기 위함이다. 최근 한 달 간의 해당 육류의 평균 거래가와 등락 폭도 확인할 수 있다. 앱 내에서 바로 육류를 구매할 수 있으며, 아직 미트박스 내에서 거래되지 않는 품목에 대해서는 상품요청을 할 수도 있다. 고기의 진짜 값을 알려주고, 물류, 결제 구매를 한 번에 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중간 과정을 없애고 수입업자와 소비자 간 고속도로 역할을 하는 게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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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류 시세 정보는 어떻게 수집하고 있나. 

현재 미트박스에 입점해있는 판매 업체가 100개 정도 된다. MD 한 명 당 배정된 판매자가 10명 정도 되고, 매일 이들이 판매하고 있는 육류의 도매 가격을 확인해서 최저가를 올린다. 그런데 일부 품목의 경우 입점 업체보다 국내 가장 큰 축산물 시장인 마장동의 도매가가 더 싼 경우도 있다. 이렇게 누락된 정보들은 직접 실제 마장동 도매 업자에게 연락해 취합하고 있다. 미트박스 규모가 더 커지고, 입점 업체가 늘어나면 추가 정보를 조사할 필요도 없이 우리 플랫폼 내 거래가가 시세가 될 것이다. 실제로 점점 그렇게 되어가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얼마나 저렴한 가격으로 육류를 구매할 수 있나. 

20% 이상 저렴한 가격이다. 요식업의 가장 큰 위험 요소는 세 가지다. 인건비, 임대료, 식자재 비용이다. 인건비나 임대료는 시세라는 게 있어서 요식업자가 쉽게 내릴 수가 없다. 그나마 변동 가능성이 높은 게 식자재 비용이다. 월 3천만 원 정도의 육류를 구매하는 식당이 있다고 할 때, 미트박스를 이용하면 300~400만 원을 절약할 수 있다. 두 명 분의 인건비가 남는 거다. 이 비용을 재투자해서 가게를 넓힐 수도 있고, 재원을 확보할 수도 있다.

육류 판매 업체 입장에서는 어떤 이득을 보나.

일반 대형 마트나 소셜커머스 플랫폼에 입점해 고기를 팔면 최소 15~20% 이상의 수수료를 내야 하지만 우리 플랫폼에서 육류 구매가 이뤄졌을 때 3.5%의 수수료만 낸다. 뿐만 아니라 우리가 직접 마케팅 활동도 지원한다. 육류 사진과 동영상도 우리가 직접 찍어서 올리고 있고, 좋은 가격에 좋은 제품이 나오면 고객에게 푸시 알림을 날려 마케팅을 대신 해주고 있다.

가장 큰 차이는 미수금 문제를 해결해준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누군가 고기집을 창업한다고 하면 다수의 업체가 ‘2~3개월 간 외상으로 고기를 제공해주겠다’는 영업을 시작한다. 자신들 제품을 쓰라는 거다. 결국 미수금의 덫에 갇혀 부도나는 경우가 많이 있었다. 미트박스는 구매자가 선충전을 해야만 품목을 구매할 수 있어 이런 위험이 원천 차단된다.

기존 대형마트나 소셜커머스 플랫폼은 허들이 높다. 미트박스의 입점 자격 조건이 있다면? 

대형 마트에 입점하는 것보다는 수월하다 .하지만 B2B 거래 플랫폼이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거래할 수 있는 판매 업체여야 한다. 예를 들어, 음식점이 그 거래처를 믿고 새로운 메뉴를 개발했는데 당장 공급이 끊겨버리면 손해를 입게 된다. 안정성을 위해 현재는 300~500억 이상의 매출을 내는 기업이 입점해 있다.

중간 마진을 취하던 유통·도매업자들은 미트박스를 달가워하지 않을 것 같은데. 

당연히 반발이 있다. 하지만 등록되어 있는 외식업체만 60만 개다. 그 중 유통업자는 만분의 일도 채 되지 않는다. 고기 가격이 오르면 가장 먼저 체감하는 게 소비자다. 하지만 반대로 고기 가격이 내렸을 때 가장 늦게 받아들이는 것 또한 소비자다. 유통 업자가 가격을 서서히 조정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누구를 위해 일해야 할까. 답은 명백하다.

기존 유통업자들도 미트박스를 통해 이득을 취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물론 유통업자도 우리의 판매 고객으로 등록할 수가 있다. 이를테면, 대구 돼지와 강원도 돼지 가격이 현재 차이가 난다고 가정해보자. 대구에서 싼 가격에 돈육을 사서 강원도에 팔면 이익을 볼 수 있다. 실제 우리 플랫폼에도 그런 유통업자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다나와, 네이버 가격 비교와 같은 가격 비교 서비스가 등장하면서 용산 전자 상가가 몰락했다. 앞으로 축산계 역시 소비자가 칼자루를 쥐는 투명한 시장으로 변해갈 거라고 본다.

향후 어떤 방향으로 사업을 확장해갈 예정인가. 

먼저 단순 시세 정보를 보여주는 것을 넘어서, 좀 더 고차원적인 분석 리포트를 제공하고 싶다. 국제 시세, 곡물 시세, 질병 발생 지역 등의 정보를 조합해 가격을 예측해주는 시스템이다. 블룸버그처럼 기존 시세 정보에 인사이트를 넣어 좀 더 가치있는 시스템을 만들고 싶다. 또 물류 쪽 투자를 계획 중이다. 강원, 호남, 경상도 지역에 각각 유통 허브들을 세울 예정이다. 현재는 오뚜기의 물류 자회사인 OLS와 파트너쉽을 맺고 익일 배송 체제를 하고 있다. 자체 허브가 구축되면 당일 배송까지도 가능해질 것이다. 이를 위해 투자도 더 유치할 예정이다.

향후 목표를 말해달라. 

올해 내로 월간 거래액 60억 원을 돌파할 수 있을 거라고 본다. 내년 상반기에는 손익분기점을 돌파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019년에는 연간 거래량이 조단위까지도 갈 수 있지 않을까 예상한다. 중장기적인 방향은 두 가지다. 앞서 말했듯 식자재 분야에 있어서는 블룸버그 같은 데이터 분석 기업이 되고 싶다. 국내에 국한되는 게 아니라 아시아, 유럽까지 모두 아우르고 싶다. 동시에 고도의 지능화된 물류 기업으로 거듭나는 게 꿈이다. 축산업, 외식업계와 상생하는 오래 지속 가능한 플랫폼이 되고 싶다. 지켜봐달라.

[인터뷰] “영남권 스타트업에 경험과 노하우 전달하는 투자사 될 것”, 케이브릿지인베스트먼트 이동철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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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간 투자자로 살아온 이동철 대표는, 올 1월 부산 및 영남권 지역을 중심으로 투자하는 ‘케이브릿지인베스트먼트(이하 케이브릿지)’를 설립했다. 투자 지역을 국한한 것은 아니지만, 그동안 벤처 업계의 눈으로부터 다소 소외되어 있던 부산 지역 스타트업을 발굴·육성하겠다는 계획에서다.

마침 부산은 시의 주도로 창업 생태계가 막 태동하고 있는 참이다. 부산시는 올해 부산 지역 기술기반 스타트업에 집중투자하기 위해 52억 원의 엔젤 펀드를 조성하고, 창업 생태계의 중심지가 될 센텀기술창업타운(CENTAP)을 설립하는 등 초기 기업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케이브릿지는 지난 3월 170억 원 규모의 ‘케이브릿지 1호 스타트업 투자조합’을 결성한 뒤, 벤디츠, 렌고 등 다양한 부산 소재의 스타트업에 투자를 이어왔다. 현재까지 12개 기업에 투자했으며, 그중 절반이 영남권 기반의 스타트업이다. 부산과 서울을 오가며 투자처를 물색 중이라는 이동철 대표를 만나 영남권 스타트업 생태계와 투자 환경에 대해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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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을 투자자로 살아왔다고.

대학을 졸업하고 대기업과 벤처 기업에서 일했다. 벤처 기업에 있던 시절에 회사가 지금의 블루런벤처스로부터 투자를 받았다. VC의 존재를 처음 알게 된 게 그때다. 이후 프랑스 유학길에 올라 MBA 과정을 이수하면서 벤처캐피털 업계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다. 이후 한화인베스트먼트에서 투자 심사역으로서 첫걸음을 뗐고, 이후 인텔캐피탈·메가인베스트먼트 등에서 경력을 쌓았다. 올해 1월 케이브릿지를 설립했다. 펀드는 3월경에 조성했다.

10년간 벤처 투자 업계에서 일하면서 어떤 변화를 느꼈나.

10년 전의 ‘초기 기업’은 성격이나 규모 면에서 지금의 것과 달랐다. 대부분 제조 업체인 경우가 많았고, 기본적으로 자본금과 경력을 꽤 갖추고 시작하는 회사가 많았다. 또 삼성·LG와 같은 대기업에 제품을 납품하는 기업에 많은 투자가 쏠렸다. 그렇다 보니 투자 패턴이 다소 획일적인 면이 있었다. 현재의 ‘초기 기업’은 훨씬 더 초기 단계의 스타트업을 이르는 말이 됐다. 투자자 입장에서도 더 다양한 분야와 단계의 기업에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고 본다. 서로에게 기회가 많아진 거다.

케이브릿지는 부산 및 영남권 지역 스타트업에만 투자하게 되나.

그렇지 않다. 전국의 모든 스타트업을 투자 대상으로 고려한다. 하지만 지금까지 다소 소외되어 있던 영남권 지역에서 더 많은 투자 기회를 발굴하고자 하는 것은 사실이다. 한 기업당 3~5억 정도를 투자하고 있다.

특별히 영남권에 초점을 맞추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3월에 펀드를 결성하기 전에, 모태펀드에서 120억 원의 출자를 받고자 하는 과정에서 부산시와 만나게 됐고, 논의 끝에 부산시가 출자자로 참여했다. 우리 역시 시리즈 A 단계 이전의 초기 기업에 투자하겠다는 계획이었고, 영남권에서도 충분히 많은 투자 기회를 발견할 수 있을 거라고 판단했다. 현재까지 12개 기업에 투자를 했는데 그중 반 정도는 부산 소재의 기업이다.

투자자로서 평가하는 부산의 창업 생태계 수준은 어떠한가.

부산 지역 스타트업을 본격적으로 만나기 시작한 것은 반 년이 채 안 됐다. 일단 영남권에도 좋은 회사가 많이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기업 간 편차가 아주 크다고 느낀다. 서울 기업의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편차가 크지 않다.

시 차원에서의 지원 수준은 어떤가.

지원은 굉장히 잘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부산시가 특히 노력을 많이 하는 편이다. 시 단위에서 노력하니까 협업 공간들도 많이 설립되고 있고. 다만 서울과 같이 기업들에게 정보가 바로바로 전달되는 편은 아닌 거 같다. 현재 관련 정보 채널들이 개발되고 있는 과정이다.

부산은 전통적으로 제조업 인프라를 갖추고 있는 도시다. 관련 스타트업이 시너지를 낼 기회가 많을 것 같은데.

우리도 펀드 기획 단계에서는 그렇게 예상을 했다. 부산은 기본적으로 제조업이 발달했고, 지금은 상황이 어렵지만 조선이나 해양 플랜트 분야에도 특화된 도시다. 그렇기 때문에 전통적인 제조업과 잘 연결될 수 있는 IoT 관련 산업은 잘 육성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생각 외로 산업용 IoT 분야를 다루는 기업을 발굴하기가 쉽지는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이 분야에 있어서는 우리가 기업을 육성하는 식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엑셀러레이팅을 직접 하겠다는 이야기인가.

우리가 직접 하기에는 인력과 자금이 부족하다. 현재 부산 현지에 다양한 엑셀러레이터가 생겨나고 있다. 이들과 협업하여 기업을 육성하고, 기존의 서울 수도권 지역에서 활동하시던 분들도 지역을 넓혀 투자처를 물색하고 있는 상황이므로, 이들과 협력해 우리 포트폴리오사에게 후속 투자를 유도하는 방향으로 이끌어 나갈 수 있다.

첫 번째 투자 기업으로 이사 O2O 기업 ‘벤디츠’를 선택한 이유는.

경험적인 면과 팀 구성 덕분이었다. 일단 이 팀은 현재 존재하는 전국의 7천 개 이사 업체 중 600개 정도를 다 만나고 다녔다. O2O 사업은 서비스 제공자와 사용자 양측이 많이 들어와야 성공할 수 있다. 그런데 이 이사 O2O 사업의 경우에는 특히 좋은 이사 업체를 많이 확보하고 있어야 한다. 이들은 전체의 약 10% 이사 업체가 자사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도록 설득해냈다. 그런 경험적 역량이 중요하다고 봤다. 팀 구성도 좋은 편이다. 벤디츠가 부산대 출신 2명이 창업한 팀과 서울 출신 창업팀이 합병한 회사다. 각각이 온오프라인 사업, 개발 분야에 전문성이 있고 서로를 존중하는 분위기가 좋았다.

투자 기업을 선정하는 기준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말씀해달라.

초기 단계 스타트업에 투자할 때 가장 중요한 게 수치나 수익 부분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보다는 향후 투자 단계마다의 마일스톤을 어떻게 세우고 있는가가 더 중요하다고 본다. 이를테면 ‘이번 투자금을 다 소진하고 다음 투자를 받을 때까지 우리 팀은 어떤 지표, 결과물을 만들어낼 것인가’에 대해 구체적인 계획을 하고 있어야 한다.

초기 기업의 경우 그 지표를 무엇으로 설정하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나. 

회사마다 다 다르다. 수익, 사용자 수, 다운로드 수, 재사용률 등 그 회사의 아이템과 산업 분야에 따라 각기 다른 지표를 설정해야 한다. 사실상 포트폴리오사와 정기 미팅을 가질 때, 가장 많이 나누는 이야기가 지표에 관한 거다. 그 회사에 적합한 지표를 도출을 유도해주는 게  우리의 일이다.

벤디츠의 경우에는 실제로 서비스 제공자인 이사 업체의 수와 결제 빈도, 견적 의뢰 건수가 높아지는 것이 중요한 회사다. 그런 지표를 가지고 목표를 세워야 한다. 매출이 한 번에 커지길 기대하기보다는, 성장 속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최근에 국내에도 큰 규모의 투자를 받는 스타트업이 생겨나고 있는데, 그 회사들이 모두 매출을 잘 내기 때문에 투자를 유치하는 게 아니다. 사회, 구조적인 혁신을 하고 있기 때문에 그 가능성을 보고 투자하는 것이다.

케이브릿지가 좀 더 많은 관심이 있는 산업 분야가 있다면. 

사실 창업투자사에 오래 있다 보면 굉장히 넓은 분야에 대해 얕은 지식을 습득할 수 있다. 깊이가 없는 게 단점이다. 예전에 심사역으로 있던 시절에는 혁신적인 하이테크 기술에 관심이 많았다. 태양광, LED, 바이오 분야에 관심이 많았고, 매 투자 때마다 공부도 많이 했다. 하지만 현재 이 스타트업 펀드의 경우에는 의사 결정을 빨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투자 금액 단위 자체도 작기 때문에 지금은 하이테크 보다는 모바일 서비스 전반에 더 관심이 많다. 하이테크 분야에 대해서는 추후에 팀을 보강하여 본격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다.

최근에는 VC 간 경쟁도 치열하다. 케이브릿지만의 경쟁력이 있다면 무엇인가. 

먼저 빠른 의사 결정 속도가 강점이다. 현재 나와 1명의 파트너, 총 2명이 만장일치제로 투자 결정을 하고 있다. 모든 과정을 최대 한 달 내에 끝마치려고 노력한다. 또 영남권 지역 스타트업에게는 최대한 많은 경험과 노하우를 전달하고자 한다. 부산을 기반으로 한 스타트업의 경우 실제 VC를 만날 기회도 적을뿐더러, 투자 이후 과정에 대한 지식도 적다. 그래서 좀 안 하던 짓도 많이 한다. 사업 계획서 같은 경우도 다른 VC 만날 때를 대비해 수정하라고 조언도 하고, 보완점도 솔직히 말해주는 편이다. 투자 과정, 밸류업(Value up) 과정에 대해서도 상세히 설명해주고 있다. 현재 매쉬업엔젤스, 본엔젤스와 같은 국내 유수 초기 엑셀러레이터, 벤처투자사와 공동 투자도 진행하고 있다.

인적인 연고가 없는 스타트업의 경우 어떤 방법을 통해 케이브릿지 혹은 대표님과 만날 수 있나. 

현재 부산시를 통해서도 많은 연락을 받고 있다. 또 부산 팁스타운인 ‘센탑’에서 다양한 스타트업 행사가 열리고 있는데, 그런 기회로도 부산권 스타트업을 많이 만난다. 현재는 페이스북 페이지만 개설되어 있지만, 빠른 시일 내에 회사 홈페이지를 만들 계획이다.

케이브릿지의 올해 내 단기 계획과 중장기 계획을 말씀해달라. 

하반기에는 속도를 조정할 예정이다. 상반기에는 펀드를 조성하기 이전부터 계속해서 만나왔던 기업들이 있었기 때문에 다소 서두른 면이 있었다. 하반기에는 6~7개 다양한 서비스 회사에 투자할 계획이다. 앞서 말했던 IoT 관련 기업들에도 꾸준히 관심을 가지려고 한다. 내년 쯤에는 새로운 펀드를 조성하고 싶은 희망도 있다. 지금 상황을 봐서는 가능할 것 같다.

케이브릿지를 어떤 투자사로 만들어나가고 싶은가. 

다양한 특색을 가진 펀드를 운용하는 회사가 되고 싶다. 현재는 초기 스타트업 펀드만 운용하고 있지만, 향후에는 해외투자(Cross Border deal)를 할 수 있는 글로벌펀드도 조성해보고 싶다. 나와 파트너가 모두 프랑스에서 MBA 과정을 거쳤기 때문에 유럽 쪽과 연계하는 작업도 재밌을 것 같다. 물론 수익이 잘 나야겠지. 안 그러면 LP들을 모집하기 힘들 테니까. 원래 스타트업 펀드는 실적 내기가 어려운데, 현재 투자한 포트폴리오사 중 몇 군데는 잘 되리라는 자신감이 있다. 늘 재밌고 다양한 기회와 기업을 찾아가는 회사가 되고 싶은 것이 우리의 소망이다. 지켜봐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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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tup’s story #289] 김경문 로하 대표, “글로벌 시장 국민 메신저가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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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행 #4) ‘로하’ 스토리

기술 스타트업이자 예비 사회적기업인 로하의 김경문 대표는 근래 만난 창업자 중 가장 자신감이 넘치는 사람이었다. 자신의 생각을 말하는데 거침이 없었다. 회사 동료에 따르면, ‘한 번 뭔가에 꽂히면 주변을 보지않고 달리는 성격’, ‘생각은 많이하지만 고민은 안 한하는 성격’이라 한다. 또 창업에 대한 고민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지만 그것을 풀어낼 때 더없는 성취감과 만족감을 느낀다고.

김 대표가 로하를 창업한지는 3년. 그간 디지털 유산 서비스, 소리를 기반으로 한 소셜네트워크 서비스 등을 세상에 내놓았지만 크게 주목받지는 못 했다. 그러던 차에 근래 투자유치를 확정 지은 동시에 글로벌을 겨냥한 서비스를 출시했다. 쉽고 재미있는 음성 메신저를 모토로 출시한 ‘캣차(CATCHA, Command And Talk Channel)’가 그것이다. 김 대표는 캣차를 가리켜 ‘시니어와 청춘, 세대를 연결하는 음성 메신저’라 말한다.

본인은 운이 좋다고 하고, 주변에서는 운을 만들어 내는 스타일이라 말하는 김경문 대표를 부산 센텀기술창업타운에서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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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질문이겠지만, 창업자의 길을 선택한 이유는 뭔가? 원래 꿈이었나?

아니다. 20대 때 꿈은 대학교에서 학생을 가르치는 거였다. 그래서 유학도 준비하고 있었고. 그런데 우연한 기회에 창업아이디어 지원사업에 응모하게 되었다. 서류를 보니 바로 떠오르는 아이디어가 있었다. 그게 첫 창업 아이템이었던 ‘디지털 유산 관리’ 서비스였다. 어느순간부터 교수가 되는 것 보다 창업자의 길이 더 재미있어졌다. 그리고 그 재미는 줄지않고 더 커지더라. 내 길이라 확신했다. 그리고 섹시하다고 느꼈다.

돈을 많이 갖고 싶다는 욕심보다는 돈을 버는 경험, 세상에 스크래치를 낼 수 있는 회사, 서비스를 만들고 싶었다. 그런 경험을 하는 것 자체가 섹시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섹시하다고 생각한 회사는 아이리버다. 하나만 판다는 느낌, 끈질긴 생명력, 음질로 세상을 바꾸겠다는 독기가 느껴지는 회사다.

-사업을 한지 3년이 됐다. 그 사이 사업 아이템을 바꾸는 등 우여곡절도 있었다. 출시한 서비스에서 수익이 나오는 않는 상황이었는데, 어떻게 버텼나?

자랑아닌 자랑이 단 한 번도 직원 월급을 밀린적도 없다는 거다. 난 돈 없어도 행복할 자신이 있다. 누군가에게 편하게 술 사줄 수 있을 정도만 있으면 된다. 하지만 팀원이나 직원은 다르다. 신뢰의 문제니까. SI도 하고 다른 일도 하면서 버텼다. 버티는 건 자신 있다. 조금만 부지런하면 할 수 있는 일이다.

앞선 서비스가 잘 된 것은 아니었다. 지금이라면 어떻게든 할 수 있겠지만 당시에는 어떻게 운영해야 할지 잘 몰랐다. 아쉽지만, 인연이 안 됐다고 본다.

-팀원 구성은 어떻게 되어있나? 얼마 전 능력있는 CTO가 합류했다 들었다. 

현재 8명이다. CTO는 15년 경력의 개발자다. 풀스택 개발자에 네트워크 풀도 풍부한 인재다. 또 같은 학교 동문이자 후배인 부대표는 감이 뛰어난 인재다. 그리고 외국인 교수 및 디자이너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지방에서 개발자 구하기가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발품을 파니 찾아지더라. 부산테크노파크, 정보산업진흥원 등에 가서 정보를 얻었다. 이들 기관은 적극적으로 스타트업을 도와준다. 특히 부산지역 스타트업을 담당하는 관공서 담당자들은 매우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들이다.

-사업을 하면서 다수의 시행착오가 있을 수 있다.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혹은 사업과정에서 발견한 인사이트가 있다면?

시행착오는 하루에도 몇 번씩 한다. 실수라고 생각한 것이 나중에 생각해 보면 아무것도 아닌 경우가 많았다. 회사의 내적 자산이라 생각한다.

-창업자에게 앙트러프러너십이 강조된다. 본인이 생각하는 사업가의 소양은 무엇이라 보나?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사업가의 소양은 머리 속에 있는 것을 어떻게 끄집어 내고 구현해 내느냐가 아닐까 한다.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우려하는 부분 중 하나가 ‘창업하는 공식’이 만들어지는 거다. 사업하다 잘 안 되면 깨지면 된다. 사업은 90%가 운이고 복이라 생각한다. 어느순간 사업하다 막힌다면 내 운과 복이 다 한거다. 희망의 기력이 다 했을 때가 끝이 아니겠는가.

스타트업은 시스템이 아니라 스타일이라 생각한다. 사람, 문화가 움직이는 것이 스타트업 기업 스타일이다. 우리가 추구하는 기업문화는 과정이 괴롭고 지루해서는 안 된다는 거다. 즐거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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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캣차‘라는 신규 서비스를 론칭했다. 어떤 서비스인가?

음성만으로 명령과 메세지를 보내는 메시징앱이다. 최소한의 터치 과정으로 음성 메시지를 주고 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쉽게 설명하자면, 아주 쉬운 무전기라고 보면 된다. 하지만 대화 내용을 볼 수 있고, 목소리 기반이지만 주고받은 내용을 텍스트로도 보여준다.

특히, 타이핑을 불편해하는 시니어를 위한 UX에 중점을 두고 서비스를 개발했다. 서비스 뒷단에 응용 AI (Applied AI : 자동 번역, Voice to Text, 목소리 변조, 노이즈컨트롤)를 붙여서 쉽게 음성 활용이 가능하게 했다.

-음성 메신저는 페이스북이나 카카오톡 등 기존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에 부가 기능으로 다 들어가 있다. 왜 캣차를 사용자가 써야할까?

우리 서비스의 강점은 쉽다는 거다. 그리고 확장성이다. 게임을 예로 들어 설명하자면, 블리자드에서 출시한 게임들 대부분이 쉽게 시작할 수 있고, 사용자가 어느선까지는 할 줄 안다고 느끼게 만든다. 하지만 뒤로 가면 갈 수록 깊이가 있다. 우리 서비스도 마찬가지라 할 수 있다. 시작은 가장 쉬운 메신저 서비스지만 가면 갈 수록 가치가 부가되어 깊이를 더 할거다. 그리고 우리 서비스 컨셉에 맞는 시니어를 대상으로 시작한다.

언듯 위챗이 떠오른다. 해외 시장에 더 적합해 보이기도 하고.

당연히 해외시장을 보고있다. 국내, 그중에 부산을 테스트배드로 충분히 실험을 하고 깔끔한 서비스를 만들어 무조건 해외로 나가는 것이 목표다. 중국과 동남아 등 아시아 시장에서 상정하는 타깃은 표의문자 시장이다. 그쪽은 위챗을 많이 쓴다. 그래서 위챗보다 더 쉽고 단순한 쿨한 서비스를 만들어 진출하려 한다. 미국쪽은 부트스트랩랩스(Bootstraplabs) 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에 참가해 우리 서비스 뒷단에 적용할 서비스를 결정한뒤 본격 진출하려 한다.

본엔젤스 강석흔 대표가 얼마전 페이스북에 ‘신흥시장을 향한 한국스타트업 대항해시대’란 표현을 썼더라. ‘대항해 시대’ 라는 말 자체가 좋고, 가슴이 뛰는 표현이다. 좁은데서 우리끼리 경쟁하는 것 자체가 아니라고 본다. 깨지더라도 계속 다른 대륙으로 배를 보내야 하고, DNA를 섞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된다, 안 된다 말 하기 전에 일단 실행해야 한다. 그러다보면 뭐라도 배울거고 결과가 나오지 않겠나.

다수의 서비스가 글로벌에서 성공하지 못 한 이유는 다양성을 섞지 못 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캣차는 글로벌에 적합한 DNA를 만들어 보자고 생각해서 개발한 서비스이기도 하다. 공식이 없는 다른 서비스를 만들고 싶었다.

-진출국가의 시장조사는 했나? 

해외가 음성시장은 훨씬 넓다. 한국은 자기 목소리로 뭔가를 말하는 것 자체를 불편해 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중국인의 경우 옆에 누가 있건 말건 위챗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왓츠앱이 폭발적인 성장을 한 이유는 쿨함 때문이다. 서비스가 직관적이고 멋지다. 이는 이성의 영역이 아니다. 그 쿨함이 뭘까를 고민했다. 결론은 최소한의 단계로 서비스가 구현되게 처리하는 거였다. 한국처럼 음성 서비스에 보수적인 시장에서 통하면 해외에선 무조건 통한다고 본다.

-여러 서비스를 아우르는 플랫폼으로도 보인다. 서비스 구현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무엇인가? 

플랫폼화는 우리의 최후의 목표다. 뒷단의 API는 현재 구글꺼를 쓰고 있지만, IBM의 왓슨 솔루션을 적용하면 더 나아질거라 본다. 솔루션 등 이미 나와있는 기술들을 최적화하고 이쁘게 만들어서 시장에 내놓는 것이 우리 역할이라고 봤다.

서비스 뒷단의 기술들은 미국 음성인식업체 ‘뉘앙스’ 등을 연결해서 보완하려 한다. 그리고 한국에 있는 통역이나 메디컬, 비서 서비스 등과 연결하려 한다. 여러가지 상담 상황에서 우리 서비스 활용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여담이지만, 뉘앙스가 가장 큰 수익을 내는 부분이 메디컬 프리스크립션 서비스다. 글보다는 음성이 직관적이다.

기술도 중요하겠지만, 더 중요한 것은 UX다. 결국은 쓰는 사람이 어떻게 쓰고, 느끼냐다.  사용자는 내가 한 말이 모두 번역되어 나오는 것보다  내가 말 한 것을 글자로 보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보이는 것 뒤가 어떻게 돌아가는 지는 상관하지 않는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더 단순하게 만들지를 극단적으로 중요하다 생각했다. 우리 목표는 시니어가 아무런 설명 없이도 곧장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지금은 서비스를 널리 알리는 것이 과제겠지만, 향후 수익은 어떻게 낼건가?

제일 고민하는 부분이다.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몇 가지 생각해 둔 것은 있다. 우선 목소리 이모티콘을 고려하고 있다. 보이스콘이나 멀티콘 등으로 부를 수 있는 아이템이다. 또 우리 서비스에 계정을 가지고 있다면, 콜센터가 필요가 없게 된다. 말만하면 글씨가 뜨고 문자를 보내면 되니까. 그 부분에서 수익화 접점을 찾으려 한다.

-메신저 서비스이면서 목소리 콘텐츠를 데이터로 모아놓는 형식이다. 이전 사업도 디지털 유산이었고. 방향성이 같아 보이는데 의도한 건가?

의도한 것은 아니다. 현재까지 창업 과정과 결과는 출구를 만들어 내는 과정에서 나온거다. 그런 과정을 거쳐서인지 어려움이 오더라도 방법을 만들어 내는 것에는 익숙하다.

-시니어층을 주 사용자층으로 상정한 이유가 있나? 

국내에서 시니어 스마트 시장은 비어있는 시장이다. 이 사업으로 넘어오기 전 디지털 장례 문화 관련 사업을 하며 시니어들을 관찰해 왔다. 시니어들이 카카오톡이나 라인을 알고 있음에도 안 쓰는 이유는 인지가 늦다거나 모른다거나 하는 문제가 아니다. 단순히 사용 과정이 귀찮기 때문이다. 즉, 익숙하지 않은 UX가 난관이었던 거다. 그래서 우리는 시니어 사용자가 젊은층처럼 서비스를 능숙하게 쓸 수 있게 캣차를 개발했다. 타이핑할 필요 없이 목소리 위주로 모든 서비스를 쓸 수 있게 했다. 5~70대 연령층의 가장 큰 문제는 외로움이다. 가족 혹은 지인을 통해 자존감의 확인을 바란다. 그런 시니어들의 욕구가 우리 서비스를 통해 구현될 수 있다고 본다.

-한국에서 시니어 소비자를 어떻게 설득할건가?

로하는 예비 사회적기업으로 부산에서 시니어들을 만날 수 있는 루트를 알고있다. 우선 5~60대 대상으로 공연과 교육 계획이 있다. 그 과정을 통해 서비스를 알리려 한다. 더불어 라디오 광고도 고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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캣차 서비스 점점중인 로하팀. 사진 : 김경문 대표 페이스북

-쿨리지코너인베스트먼트의 부산지역 첫 투자 포트폴리오사다. 

구체적인 금액은 말 할 수 없지만, 우리한테는 충분한 투자금이다.

-투자유치 과정에서 애로사항은 없었나? 투자유치 과정이 쉬웠다고 말하는 창업자는 거의 보지 못 했다.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힘든 부분이 없었다. 투자유치 때문에 적극적으로 뭔가를 시도한 적도 없다. 하지만 투자를 받게 된다면 쿨리지코너에게 받고 싶다고 생각했다. 투자를 받을 때 금액도 중요하지만, 믿고 함께 사업에 대해 이야기 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권혁태 대표가 그런 사람이라고 판단했다. 권 대표는 뭔가를 말로 가르친다기 보다 행동으로 보여준다.

-쿨리지코너 측이 사업적인 부분에서 어떤 조언을 해줬나? 그리고 그것이 어떻게 서비스에 반영되었나?

해외 트렌드에게 대한 많은 조언을 들었다. 그리고 어떻게 엮어갈지 등 서비스 깊숙한 부분까지 멘토링 해줬다. 이 외에도 시간에 관계없이 수시로 메신저 등을 통해 대화를 한다. 해외 진출을 위해서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지, 어떤 전략을 짜야 하는지 등도 알려줬다. 우리는 어디까지 가야할지 잘 모른다. 하지만 권 대표는 그 다음에 뭐가 있는지 알고 있더라. 작년 권 대표를 처음 봤을 때 그가 해준 말이 ‘그릇’에 대한 이야기였다. ‘그릇을 더 키우라’고 조언하더라. 또 ‘때 타지 않은, 손 타지 않은 그런 느낌, 날것의 느낌을 가져가되 서비스에서는 프로가 되어가는 모습’을 늘 강조한다.

-쿨리지코너가 왜 로하에 투자를 했다고 생각하나? 

글로벌 진출할 수 있는 서비스는 이미 정해져 있다고 본다. 우리 서비스는 초기 단계부터 글로벌 서비스로 기획했다. 그러한 부분이 투자조건에 부합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나는 외국에 나가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없다. 권 대표에게 이런말을 했다. ‘우리 서비스 나오기만 하면 실리콘밸리에 던져만 달라. 실리콘밸리의 문을 뻥 차고 들어가겠다’고 했다. 걱정할 시간에 가서 부딛치고, 더 잘 만들면 된다고 생각한다. 설레발이라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자신있다.

-창업자 유형을 보면 해외 진출의 현실적 어려움을 토로하고 접는 경우가 있고, 과정이야 어떻든 간에 일단 하고 보는 스타일이 있다. 김 대표는 후자쪽에 가까워 보인다.

실리콘밸리나 중국 창업자들을 보면 거리낌이 없다. 카피도 두려워 하지 않는다. 고차원적으로 부자가 되고 싶은 욕망 덩어리러럼 보일때도 있다. 마찬가지로 한국 스타트업이 글로벌 무대에 진출하려면 선비보단 망나니가 되어야 한다고 본다.

-부산지역에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부산을 기반으로 둔 스타트업의 장점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일단 부산에는 특별한 메인 스트림이 없다. 부산의 매력은 ‘지저분함’이다. 비하의 표현이 아니다. 스타트업이 가야하는 영역은 깨끗하지 않다. 적응하려면 면역력을 길러야 한다. 깔끔을 떨어서는 힘들다. 부산은 그런 면역력을 기를 수 있는 적당한 지저분함이 있다. 부산은 대항해 시대에 걸맞는 도시다.

-몇 년 전에 비해 부산지역 창업 생태계가 무척 좋아졌다. 어떤 부분에서 실감하나?

빠르게 바뀌었다. 부산시에서 정말 잘 하고 있다. 특히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기관의 적극성은 몸으로 체감하고 있다.

-끝으로 향후 사업 비전이나 계획이 있으면 이야기 해달라. 장단기 마일스톤을 설명해 줘도 좋다.

어느 나라가 됐든 해외에서 국민 메신저가 되는 거다. 베스트는 미국 시장이다. 누가 뭐래도 글로벌 서비스라 평가받는 서비스를 만들고 싶다. 그리고 부산을 대표하는 스타트업이 되고 싶다. 과거 아무것도 없을 때부터 정한 목표다.

[Startup’s story #290] ‘정보의 비대칭성을 해소한다’조경준 크레딧데이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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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을 앞둔 구직자들에게 회사의 처우만큼 궁금한 점은 없을 것이다. 대기업은 어느정도 공개돼 있지만 여전히 많은 중소기업은 ‘협의후 결정’ 식의 베일에 가려져 있다. 회사와 상의하는 연봉은 얼마인지, 퇴사자 비율은 얼마나 되는지, 이미지와 복지가 비례하는지 등의 정보는 구직자뿐 아니라 근로자에게도 이직의 배경지식이 된다.

이 궁금증을 현실직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제공중인 서비스가 있다. 추석 직전 큰 화제가 된 서비스 크레딧잡이 그것이다. 크레딧잡은 국민연금 납부 데이터를 토대로 42만개 기업의 연봉을 제공하는 동시에 입사자 및 퇴사자 비율을 제공해 구직자 및 업계의 큰 호응을 얻었다.

크레딧잡의 여파는 국내 취업포탈들에까지 미치고 있다. 현재 다수의 취업포털이 크레딧잡의 여파로 국민연금 데이터를 활용한 기업 연봉 정보 서비스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객관적이고 투명한 정보로 고용주와 고용된 사람 모두 윈윈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고 싶다는 크레딧잡의 개발사 크레딧데이터 조경준 대표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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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준 크레딧데이터 대표

국민연금 정보를 가공해 기업 정보 서비스를 하겠다는 아이디어를 생각해냈나

구체적으로는 데이터에서 정보 도출하는 것을 좋아한다. 직장생활 때도 데이터를 다뤘고. 특히 이번 정부에서 내건 정부 3.0에 따라 공공정보가 개방됐는데, 이 정보를 가지고 사업을 한다면 재밌고 국민들에게 의미 있는 가치를 전달할 수 있을 것 같다는 확신이 들었다.

또 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는데 졸업반 학생들이 중견, 중소 기업 정보가 부족해 구직활동에 애로사항이 있더라. 취업 관련 사이트의 정보는 정확하지 않았고. 그래서 국민 연금 정보를 활용하면 회사 처우를 파악할 수 있지 않을까 해서 공모전을 준비했고 이 아이템으로 수상해 사업화 하게 됐다.

큰 화제를 모았다. 한편으로 몇일 동안 서비스가 잠정 중단되기도 했고. 

언론에 나왔던 것처럼 긴급한 상황은 아니었다. 우리 서비스로 인해 법이 바뀐 것도 아니고 그런 걸 요구하는 것도 아니다. 다만 여러 기업의 민원 요청에 따른 매뉴얼을 정리해야 하는 시간을 달라는 국민 연금의 요청이 있었고, 그게 해결되면서 서비스를 보완해 13일 재오픈했다.

어느정도 호응은 예상했으리라 본다.   

이렇게 파급력이 클 줄은 몰랐다. 업무가 마비될 정도로 전화가 왔다. 우리 뿐만 아니라 데이터를 제공하는 국민연금 측에도 연락이 많이 갔다고 들었다. 사이트가 트래픽을 감당할 수 없어 계속 다운될 정도였다.

노이즈 마케팅이란 평도 있었다. 

전혀 아니다. 우리의 실수익 사업은 준비중인 부동산 사업(크레딧하우스)이다. 크레딧잡은 정보 제공의 목적을 가지고 론칭했다. 공공데이터를 이용해 취업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해 만든 서비스였다.

국민연금 납부 정보는 공공 데이터다. 그런데 왜 기존 기업들은 활용하지 못 했을까?

여타 기업의 공공데이터 활용유무에 대한 것은 내가 말할 부분은 아닌것 같다. 다만 나는 작년부터 정보가 어디서 어떻게 나오는지를 주시하고 있었다. 이를 제공하면 일반 시민과 근로자의 정보의 비대칭성을 해소되고, 법인 등 기업은 위기 관리와 마케팅에 도움이 된다고 봤다. 양쪽 모두를 가이드 해줄 수 있기에 수요가 있을 거라 판단했고. 그래서 바로 요청했다.

크레딧잡은 회원가입 등 절차없이 곧바로 정보 열람이 가능하다. 

클로즈드베타로 운영하면서 회원 가입과 정보 공유 기능을 제외했다. 사용자가 회사 검색 기능에만 충실하길 바랐기 때문이다. 한편으로는 주력 서비스 개발에 가중치를 주기 위함도 있었다. 하지만 이번 이슈를 계기로 크레딧잡을 좀더 짜임새 있는 서비스로 만들 계획이다.

재오픈 버전은 이전 버전과 조금 달라졌다. 어떤 점을 보완했나?  

이전엔 입사자, 퇴사자만을 알 수 있던 것에 비해 회사 업력과 직원수, 종합적인 지표를 도출해 상위 10% 직장을 노출하고 있다. 또 공공기관만 따로 열람할 수 있는 카테고리를 만들어 뒀다. 공기업을 준비하는 구직자들도 많기 때문이다. 구직자들이 자주 검색해본 회사도 알 수 있게 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완할 점은 있다. 받은 데이터에 기반해 기업의 성장가능성을 평가했지만, 출처가 분명해야 할 것 같아 관련 기능을 보완해 10월 경 공개할 계획이다.

현재는 평균연봉, 퇴사자 비율 등으로 기업의 상태를 평가하고 있다. 국민연금 정보를 활용해 추가적으로 도출해낼 있는 항목들이 있나

아마 이 이상 상세한 정보가 공개되진 않을 것 같다. 국민연금공단 데이터에 평균 근속연수 정보가 있어 요청하기는 했는데, 그건 어려울 것 같다.

성장하고 있는 회사, 퇴사자 비율이 높은 회사, 퇴사자 비율은 높지만 연봉 수준이 높은 회사 등의 기업 평가 코멘트가 있다. 수치적 기준은 뭔가?

급여와 고용안정성 등 기준을 만들어 백분율로 평가했다. 백분율은 우리 팀의 자체 기준인데, 완벽하지는 않다. 그래서 보완책으로 여러 기업들과 컨소시움 형식으로 등급을 구체화하고 정밀화해 제공할 예정이다.

수치만을 가지고 도출해내는 정보이기 때문에 해당 기업에 대한 정성적인 정보가 부족할 수 있다. 연봉은 다소 낮을 수 있지만, 복지 수준이나 분위기가 좋은 기업도 있지 않겠나

구직자 관점에서 만든 면이 없지 않아 있다. 그래서 기업 측에서 반박하거나 어필할 수 있도록 따로 창구를 만들었다. 잘못된 수치가 있을 경우 회사 관계자들이 정정할 수 있다. 하지만 수정되는 것은 블라인드 처리되지 않고 공개된다.

보유하고 있는 기업 정보와 사용자의 검색 정보 등 데이터의 비즈니스적 활용을 검토해 봤나? 

보유중인 기업 정보는 좋은 회사를 선별할 수 있는 선에서 사용할 예정이다. 하지만 검색 정보를 가지고 사업화 할 생각은 전혀 없다. 공개된 정보를 투명하고 공정하게만 쓰자는 게 우리 사업의 모토다.

일용직·프리랜서 분야로의 확장 계획은 없나

파견 회사들만 모아 관련 정보를 알려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 고려하고 있다.

데이터 정정 요청 기능이 있다. 어떻게 활용되나?

예를들어, 정식으로 채용되면 회사에선 4대 보험을 내줘야 하지만, 회사 직원 중 개인사업자로 등록돼 있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다. 이들을 제외한 정보가 공개되기 때문에 조금 부정확할 수 있다. 그래서 회사 내부 사정을 아는 사용자들이 위키 형식으로 코멘트를 달도록 했다. 연봉 정보가 정확하지 않을때 사용자들의 리뷰가 도움이 될거라 본다.

공익 차원의 서비스로 시작했지만, 이번 이슈를 계기로 수익모델도 검토했을거라 보는데. 

우선, B2B 영역에서 데이터를 판매하는 것은 가장 기본이 되는 수익 모델이 될 수 있겠다. 주요 수익 모델로 생각하는 것은 신용등급 관련 기업들과 협업해 회사에 인증 마크를 다는 것이다. 고용안정성, 경제 이바지 등 기준에 따라 구분할 예정인데 여기서 수익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기업이 인증마크를 돈으로 사려 한다거나 정보를 조작할 수 있지는 않을까?  

이유가 의심스러운 정보 등은 모두 무시할 생각이다. 투명하게 공개해 온전히 구직자와 근로자를 위한 서비스를 만들 생각이다. 조작 가능한 정보는 최대한 사용하지 말자는게 우리의 주의다. 회사에서 보는 가치와 내가 생각하는 데이터의 정의도 그렇고. 거래를 위해 정보를 가리는 일은 없을거다.

기업 입장에선 반감을 가지지 않고 크레딧잡을 활용할 있는 방법은 뭐가 있을까? 

간단하다. 근로자들이 회사를 떠나지 않는 환경을 만들어 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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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을 시작한지는 얼마나 됐나

작년 11월부터 공모전을 준비해 크레딧데이터를 운영한 지는 1년이 조금 안 된다.

크레딧데이터는 이번 이슈 전 언론 노출이 거의 없었다. 

언론 노출의 니즈는 크지 않았다. 먼저 서비스를 잘 만드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내실 다지기에 집중했다.

작년 DB스타즈 참여 때에는 맞춤형 부동산 추천 서비스를 들고 나왔다.

주력이라 할 수 있는 맞춤형 부동산 서비스는 완성도를 높이는 작업중이다. 근일 정식 론칭하려 한다. 사실 크레딧잡도 만들어진 지는 오래 됐는데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출시를 늦게했다.

콘텐츠 측면에서 크레딧잡이 어떤 의미가 있다고 보나?

고용주들은 고용한 사람들의 정보를 다 가지고 있지만 반대로 고용된 사람들은 회사 정보가 부족하거나 부정확하다. 공정한 데이터를 이용해 객관적인 정보로 사용자들이 정보의 비대칭성을 극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 서비스의 의의이자 경쟁력이라고 보고 있다. 최근 우리와 콘텐츠 제휴를 원하는 업체가 생기고 있다. 이들 중엔 채용 관련 업체들도 있다.

경쟁 서비스는 어디라고 생각하나

서비스를 통한 수익보다는 좋은 세상을 만들고자 만든 서비스라 경쟁자를 상정하지는 않았다. 수익모델로 따져보면 몇몇 취업 포털과 비슷할 순 있지만 경쟁사로 생각하진 않는다.

현재 팀구성은 어떻게 돼있나

나를 포함해 총 10명이 일하고 있다. 이 가운데 부동산 관련 서비스와 크레딧잡을 관리하는 개발자가 5명 있고, 디자이너와 기획총괄, 법률 자문 1명 등으로 구성돼있다.

투자를 받은 것으로 알고있다. 현재 투자 단계와 계획은 어떻게 되나

시리즈 A 규모의 투자를 받았다. 앞으로 서비스 보강을 위해 추가 투자 유치를 고려하고 있다. 몇 군데 VC로부터 연락이 왔다. 지금부터가 시작이라고 본다.

세간의 평가 말고 자신이 생각하는 크레딧데이터는 어떤 기업이라고 생각하나. 

성장중인 회사다. 회사 이름처럼 믿을 수 있는 데이터를 잘 제공하는 게 미션이다. 앞으로도 공정한 데이터로 대중들의 궁금증을 해소하려 한다.

단기 목표와 중장기 목표를 말해달라

크레딧잡이 구직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명실상부한 서비스로 자리잡는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크레딧잡뿐만 아니라 준비중인 부동산 관련 서비스를 성공적으로 론칭해 운영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우리 서비스가 계기가 돼 많은 회사들이 처우를 개선하길 바란다. 그리고 근로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견고한 플랫폼으로 발전시키겠다. 지켜봐 달라.

[Startup’s story#291] “회사와 결혼했다”윤경욱 타운컴퍼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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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운컴퍼니는 대학생 대상 공동구매 플랫폼 ‘타운어스’를 운영중인 스타트업이다. 과잠바, 식자재, 여성용품 등 3개 품목으로 시작한 취급 물품은 1년 사이 300개로 늘었다. 올해 7월 사용자 3만명, 1만 다운로드, 하루 방문자수 4천명을 기록했던 타운컴퍼니는 9월 현재 사용자 5만, 하루 방문자수 8천 명으로 지속적으로 수치가 높아지는 중이다. 사춘기에 키가 급성장하는 청소년처럼 성장속도가 빠르다.

이들의 성장세는 투자자들에게도 좋은 인상을 남겨 작년 6월 동문 파트너스와 다음카카오로부터 첫 투자 유치이후 올해 초 김상범 전 넥슨 기술총괄이사에게 엔젤투자 유치, 또 올해 9월엔 디캠프와 아이디어브릿지 등으로부터 투자를 받는 등 총 15억여 원 규모의 누적투자금을 확보했다.

전국 350만 대학생의 복지를 위해 열심히 달린다는 윤경욱 타운컴퍼니 대표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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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경욱 타운컴퍼니 대표

사업을 시작한 계기는 뭔가?

대학교 때 학과 대표 및 응원단장을 하며 누구보다 활발하게 학창시절을 보냈다. 대학생활에 애착이 강한 동시에 아쉬운 점도 많이 느껴 이 사업을 구상했다.

사업한지 1년 좀 넘었는데, 직원 수가 40명 가까이 된다. 

초기부터 인사와 재무 부분에 신경을 썼다. 사업 단계 별로 필요한 팀이 생기거나 직무별 포지션의 업력 등을 고려해 차근차근 채용을 진행했다. 이 때문에 팀원의 증가는 사실 놀라운 일이 아니다.

창업 성공의 중요한 열쇠는 문제점 발견과 해결이라고 한다. 어떤 문제점을 발견했고 어떻게 해결했나?

학생 대표들은 과별 혹은 동아리 별로 공동구매를 진행할 때 관련 업체를 찾고, 그들과 가격을 협상하며 구매를 원하는 학생들의 수요를 집계한 뒤 물건을 구매한다. 이후 물건을 받고 난 뒤 생길 수 있는 불량 물건을 검사해 반품한다. 그런데 대부분의 학생은 업체를 물색하는 것에서 부터 어려움을 겪는다. 정보가 없기 때문이다. 나도 학생시절 겪었던 거다. 이렇게 반복되는 문제점을 반드시 해결하고 싶었다. 그래서 우리는 모든 단체 사이에서 최적의 밴더를 연결하는 플랫폼을 만들었다.

수요 집계는 우리가 만든 플랫폼 내에 방을 개설해 쉽게 할 수 있다. 가격 또한 기존 소셜 커머스에서 진행하는 공동구매 방식이 아닌, 참여한 개인들을 하나의 단체로 묶어 구매하는 B2B의 성격으로 진행한다. 그래서 가격 협상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밖에 없다. 즉, 하나의 단체에서 발주하는 50개와, 50개를 원하는 학생대표 천 명이 원하는 물품을 우리가 모아줘 가격이 하락하는 형태인 셈이다. 이런 방식으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대학생 대상 서비스로 알려져 있다. 특정 대상만 타겟으로 하는건 취약점일 수도 있다고 본다.

사업 초기부터 명확하게 우리 타겟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대학생을 포커싱했다. 그런데 서비스를 이용해 본 사용자의 추천으로 종종 회사나 교회, 중고등학생에게서도 문의가 많이 들어온다. 이럴 경우 특별히 방을 개설해 커머스를 진행해주고 있다. 다만 현재 상황에서 다른 타켓을 찾는 건 기업 의미가 퇴색할 수 있기에 지양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 서비스를 경험했던 학생들이 졸업해 사회에 진출하고 그때도 우리 서비스 가치를 의미있게 알아봐 준다면 충분히 사업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다. 사용자에 맞춰 확장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학생들은 대부분 특정 기간에 물건을 사기 마련이라 매출이 안정적이지 않을 수 있다.

우리 서비스 특성상 학기 초에 트래픽이 많은건 사실이다. 그렇다고 방학기간이 비수기인 것은 아니다. 겨울방학 말미엔 새터 준비가 있어 전세버스나 식자재, 무대 설비 등을 공동으로 구매하고, 여름엔 토익 수강권과 공연 티켓 등 다양한 물건을 공동구매 한다. 학기 중엔 대학 축제와 MT, 실습 물품 등이 필요해 기간에 상관없이 매출이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사업 특성상 글로벌 진출이나 사업지속성에 대한 부정적 피드백을 많이 들었으리라 본다. 

사업 초기에 줄곧 들었던 말이다. 중요한 건 결과로 나타내면 되기 때문에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사실 이 형태의 비즈니스는 대학생들이 시도를 많이 했지만 대부분 실패했고, 경험많은 사업가들은 트렌드에 뒤쳐서 손대기가 어려운 분야였다. 우리는 학생 대표 출신이고 컨설팅사에서 일해본 경험이 있기에 사업화가 가능했던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타운어스의 가장 큰 경쟁력은 최저가 보장이다. 

현재 우리가 제공할 수 있는 핵심 가치는 가격 경쟁력이다. 우리 사업은 커머스 형태이기에 수수료 마진이 핵심이다. 대외적으로 공개할 순 없지만 여타 커머스보다는 마진이 높은 편이다. 그게 가능한 이유는 기존 패러다임과 다르게 접근해 진입한 시장에서 퍼스트무버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기존의 커머스 업체들처럼 마케팅 부담이 큰 B2C 사업이 아닌 학생 대표를 상대하는 B2B 업체이기 때문이다.

해외에 타운어스와 같은 서비스가 존재하나?

해외 주요 국가 6개국을 조사했을 때는 없었고 국내에도 없었다. 그 부분이 이 사업을 선택하게 된 이유중 하나다. 우리가 시장에 진입하면 퍼스트무버였으니까. 아예 초기에 시장을 선점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빠르게 실행에 옮겼다.

디캠프로부터 투자 유치, 마루180 입주 등 스타트업 지원기관과 연이 있다. 어떤 점이 어필했던 것 같나?

주머니가 가벼운 대학생들을 돕고 그들의 복지향상을 위해 애쓰고 있는 점, 사업 관련 경험과 팀 구성, 그리고 성장 가능성이 높은 사업이라 평가받았다고 본다.

늘 좋은 날만 있지는 않았을 거다. 사업하면서 가장 어려움을 느낀 부분은 무엇인가?

사람 문제가 가장 힘들다. 팀원과 이별할 땐 연인과 이별하는 것보다 두세 배는 아프게 다가온다. 인력을 중요하게 여겨 우리는 100% 전환 되는 대학생 인턴제도를 시행 중인데, 사람이 회사와 잘 맞지 않을 때가 있다. 그런 부분을 조율하는 것을 포함해 사람과 관련한 크고 작은 이슈가 생길 때 늘 힘들고 어렵다.

회사를 운영할 때 보람은 언제 느끼나?

우리 서비스 리뷰나 소셜네트워크에 우호적인 피드백을 볼 때다. ‘구매 잘했다, 고맙다’ 하는 내용을 보면 정말 보람을 느낀다. 우리도 사람인지라 실수가 날 때는 있다. 그때는 마음이 너무 안 좋다. 100건을 진행하면 2 ~ 3 비율인데, 종내엔 0건으로 줄이는 게 우리 의무이자 지향점이다.

그리고 직원들이 자기 일처럼 회사 일을 기뻐해줄 때 무척 뿌듯하다. 내가 열심히 사업을 하는 이유중 하나가 CEO로서 떳떳하기 위함이다. 팀원들은 자신의 젊음을 걸고 내게 왔다. 이 믿음을 배신하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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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운컴퍼니 직원들은 평소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미팅을 즐긴다고. / 사진 : 타운컴퍼니

100% 정직원으로의 전환이 보장되는 인턴제도 등 인건비에 많은 비용을 들이고 있다. 

우리 인턴 프로그램은 몇 달 동안 단기 노동력을 얻기위해 시행하는 것이 아니라 계속 함께할 수 있는 사람을 찾기 위한 목적이다. 그렇기 때문에 초봉도 낮은 편이 아니고. 나는 팀원이나 인턴에게 어느 정도 급여를 주고 싶으니 성장세는 구체적으로 얼마나 나와야 하고, 그에 맞는 성장 방향성을 모색하자면서 독려하는 편이다. 다행히 아직까지는 그것을 지키며 성장해 왔다. 앞으로도 그렇게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팀원에게 부양해야 할 가족이 생길 때 부족하면 안 된다 보기 때문이다.

말을 들어보니 직원 복지도 크게 신경쓰는듯 싶다. 

직원들 복지에도 신경을 써야 장기적으로 건강한 회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눈치 보지 않고 낮잠을 자거나 쉬고 싶을 때 쉬는 회사였으면 한다. 인프라도 보강하겠지만, 결국 회사에서 일희일비 하는 가장 큰 요인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인간적이고 끈끈한 조직 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다. 창립 기념일을 휴일로 지정하거나 생일 및 부모님, 배우자, 이성친구의 생일일 경우 조기 퇴근제도 도입했다. 사실 이런 제도가 큰 울림을 주는 건 아니라고 본다. 하지만 작은 콘텐츠를 통해 점차 사람 냄새 나는 회사를 만들고 싶다.

올해 하반기와 중장기 계획을 알려달라. 

하반기까지의 목표는 현재 유저수(5만 명)를 10만 명까지 늘리는 것이다. 사실 5만명, 10만명이라는 숫자가 적어 보이지만 우리 서비스 특성상 1인의 학생 대표 뒤엔 기본적으로 수십 명의 학생이 있기 때문에 상당히 큰 수치라고 할 수 있다. 두 번째는 연 매출 50억원을 달성하는 것이다. 플랫폼 개선, 인력 충원, 펀드 레이징을 단행했기에 이를 발판으로 꼭 달성하고 싶다. 마지막으론 중국법인 설립이다. 올해 하반기에 법인을 세워야 내년 3 ~ 5월정도에 중국 시장 파일롯팅을 진행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중장기적인 과제로는 첫 번째로 대학생의 라이프스타일을 커버할 수 있는 통합 플랫폼으로의 확장이다. 현재 개설되어 있는 모든 과와 동아리 공동구매 방을 단체 커뮤니티로 발전 시켜 활성화 시키는 거다. 또한 방학 기간 기숙사에 머무는 학생들의 짐을 보관하는 컨시어지 서비스, 기업 채용에 연결한 서비스 등으로 발전시키고 싶다. 그리고 앞서 잠깐 말했지만 사용자의 연령대 수직확장을 모색하는 것이다. 청소년들부터 사회인에 이르기까지 일반인들 사이에서도 공동구매가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궁극적으로 어떤 회사가 됐으면 싶나?

직원들이 일하기 좋고 다니고 싶어하는 회사를 만드는 거다. 같이 늙어가며 일하는 끈끈한 팀을 만드는 게 인생 목표다.

대표 윤경욱에게 타운 컴퍼니란 어떤 의미인가?

결혼 안 하냐고 물어볼 때마다 회사랑 결혼했다는 말을 한다. 타운 컴퍼니는 많은 시간을 함께하게 될 인생의 반려자와 같은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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