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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nnel: Entrepreneur –스타트업 스토리 플랫폼 '플래텀(Plat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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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tup’s Story #258] 자비스, “영수증 정리를 넘어 경영 지원계의 비전으로 거듭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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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적인 ‘마이너스의 손’ 유형의 회사원에게는 매달 말 일이 마치 숙제 검사의 시간처럼 느껴진다. 분명 카드를 많이 긁은 것 같긴 한데 영수증들은 다 사라져있고, 본인이 얼마를 쓴 건지 추산조차 할 수 없다. 그리고 나면 아쉬운 대로 영수증을 띄엄띄엄 모아 놓고는 ‘이 정도 썼겠지, 뭐!’ 하고 정신 승리해버리는 과정이 반복되는 것이다. 회계 담당자는 그 나름대로 세무사에게 영수증을 취합해 전달하기까지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만 한다.

이미 영수증의 디지털 처리와 관리가 가능하다는 것은 법에 명시되어 있지만, 국내 상황에 적합한 소프트웨어가 많지 않았다. 이 영수증 처리 과정을 웹을 넘어 모바일 단으로 끌어온 스타트업이 바로 자비스(Jobis)다. 이웃 스타트업을 뿌리 삼아 이들은 지금까지 8백 개의 기업회원과 7천 명의 개인회원을 유치했다.

얼마 전 ‘데이터스톰’과의 합병을 통해 머신러닝 영수증 서비스로의 도약을 예고한 자비스의 김범섭 CEO, 신동민 CSO를 직접 만나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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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생각하고 있는 그 자비스가 맞다. 

<아이언맨>의 비서 로봇 이름에서 따온거다. 영수증과 관련된 잡무를 모두 해결해주겠다는 의미다. 전단지, 명함… 뭐 하나 디지털화되지 않은 게 없지만 영수증 처리는 아직도 아날로그 식이다. 영수증을 일일이 챙겨 A4 용지에 풀로 붙여야 하지 않나.

자비스를 사용하면, 법인 카드번호를 등록하고 영수증을 촬영하는 것으로 과정이 단축된다. 사진은 자비스 내 전문 타이피스트에게 전송되고, 이들이 직접 영수증을 확인하며 날짜, 상호명, 금액, 비용을 입력한다. 직원은 영수증 풀칠을 하지 않아도 되고, 회계 담당자는 구성원별 사용한 회사 비용을 웹 매니저 시스템에 접속해 모아서 확인할 수 있다. 영수증 정보는 보통 12시간 내에 입력된다.

세 번째 창업, 왜 영수증이었냐고?

김범섭 CEO : 첫 창업인 ITH, 두 번째 창업인 드라마앤컴퍼니를 거치면서 깨달은 것은, ‘사용자에게 사랑받는 지속 가능한 서비스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2000년부터 대학원 연구실에서 석사 과정을 거치면서 영수증 처리를 해왔다. 기업이나 기관에서는 계속해서 돈이 어디에 얼마나 쓰이는지 파악해야 하므로 증빙 처리 자체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 과정은 지금의 기술력으로 충분히 혁신할 수 있다고 봤다. 외국에서는 이미 자비스와 같은 영수증 관리 모델이 많이 나와 있다. 국내에서 이 해외 서비스를 사용하기도 하는데, 문제는 한국어 처리가 안 된다.

신동민 CSO : 나는 이전에 CJ 계열사의 전략 기획팀에서 일했다. 업은 ICT 분야였지만, 사실상 문서만 만들던 상태였고 스타트업과는 거리가 멀었다. 알고 지내던 선배인 김범섭 대표를 작년에 만나 자비스의 모델을 듣고 ‘멋지다, 내 경험과 역량도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으로 주말 등 개인시간을 쪼개 돕다가 지난 2월부터 합류했다. 직장 생활 10년을 했지만, 스타트업에서는 신입이다. 전에는 해본 적 없던 마케팅, 홍보, 영업을 맡고 있어 힘들지만 더 늦게 시작한 게 아니라서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83%의 스타트업에서 대표가 직접 세무 업무를 하고 있다는 것 알고 있나.

프로덕트는 초기 진성 사용자의 목소리를 따라 성장하게 되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초기에 누구를 진성 사용자로 설정할 것인지는 그 서비스의 정체성을 결정짓는 중요한 사안이다. 우리는 자비스가 꼭 필요한 곳을 스타트업이라고 봤다. 스타트업이 모여있는 디캠프(은행권청년창업재단)에 터를 잡은 곳도 이 때문이다. 스타트업 커뮤니티를 거점으로 세를 넓혀갈 계획이다.

최근 마루180, 디캠프, 벤처스퀘어, 프라이머와 같은 주요 엑셀러레이터와 제휴를 맺어 엑셀러레이터에게 선발된 20인 이하 기업을 대상으로 1년 계약 시 6개월간 월 10만 원의 기장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이를 유비가 자신과 공명의 관계를 물과 고기의 사귐이라고 표현한 것에 착안해 ‘수어지교(水魚之交)’ 프로그램이라고 이름 붙였다. 스타트업이 자비스를 만나 귀찮은 일은 제쳐두고 물 만난 고기처럼 사업하기 바란다.  

자비스의 핵심 경쟁력은 사람과 기술의 조합이다. 

아예 인력으로만 돌아가는 회사가 있고, 100% 테크 기반의 회사가 있다. 리멤버를 만들면서 배운 교훈은 ‘사용자는 그런 걸 신경 쓰지 않는다는 것’이다. 기술로 만들었든, 인력을 동원했든 서비스가 좋으면 쓴다. 우리는 인력과 기술을 잘 조합하기 위해 고민했다. 현재 자비스는 대부분의 과정을 사람이 처리하고 있다. 여기에 앞으로 여러 가지 응용 기술을 붙여나가며 고객이 원하는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아무나 타이피스트로 고용하진 않는다.

현재 고용된 타이피스트들은 모두 회계 관련 경력이 있는 분들이다. 잠깐 일을 쉬고 있거나, 경력 단절로 복직이 어려운 사람들이 재택근무 하며 영수증 정보를 입력하고 있다. 급여는 장 당으로 계산하고 있다. 앞으로 서비스가 고도화되면 회계 처리 과정도 타이피스트에게 맡길 예정이다.

그래서 돈은 어떻게 버느냐고? 

일반 개인을 위한 영수증 정리 서비스는 무료다. 다만 기업을 대상으로 세무 기장 서비스를 월 10만 원에 제공하고 있다. 기존에는 회계 직원이나 대표가 직접 증빙 자료를 모아 별도로 세무 기장 대행업체에 보내야 했다. 그러나 자비스를 이용하면 법인 카드 사용 내역이 실시간으로 정리되기 때문에 세무사를 ‘자비스 매니저 서비스 멤버’로 추가해두면 세무사가 직접 자료를 확인할 수 있다. 세무사는 그들의 세무 지식을 기반으로 한 컨설팅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

데이터스톰과의 합병 과정은. 

dash board데이터스톰은 옆 방에 있던 이웃 스타트업이었다. 데이터스톰은 카이스트 출신의 엔지니어로 구성된 기술력이 높은 팀이었지만 비즈니스나 조직 관리 경험이 없었다. 자비스 입장에서는 엔지니어 팀을 강화할 필요성이 있었고, 세상을 살기 좋게 만들자는 비전을 공유한 결과 합병했다. 이후 한 달 만에 만들어낸 것이 캘린더에 등록한 일정과 그 시간에 결제한 영수증을 매칭시켜주는 기능이다.

또 검색 API와 영수증 데이터를 조합해서 접대비·사무용품 등 지출 유형을 구분하는 기능도 추가할 예정이다. 현재 전체 영수증의 80%는 자동으로 지출 유형을 구별할 수 있는 수준까지 기술을 끌어올렸다. 앞으로 머신러닝을 활용해 스타트업의 현금 흐름, 미수금 회수 시기 및 불필요한 비용을 모니터링할 수 있도록 발전시킬 예정이다.

회계 담당 직원의 할 일이 없어지는 것 아니냐고? 

기술로 대체할 수 있는 일을 지금껏 사람이 해왔다고 해서 그대로 두는 건 의미없다고 본다. 결국 단순 업무들은 10년 뒤 다 기술이 대체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일자리가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해당 직무의 성격이 변화할 것이라고 본다. 예를 들어 회계 직원의 경우, 이만큼의 돈을 벌고 썼다는 자료를 정리하는 것이 현재의 일이라면, 향후에는 어떻게 더 효율적으로 돈을 쓸 수 있을까를 고민할 수 있다.

“클라우드 + 백오피스”  

기업에서 프론트오피스(front office)를 생산, 판매와 같이 돈을 벌어오는 업무를 뜻한다면, 백오피스(back office)는 이를 뒷받침하는 후선 지원 업무를 뜻한다. 결국 자비스는 회계, 노무, 총무, 비품 구매 대행에 이르는 모든 잡무를 대신해주는 서비스로 확장해 나갈거다. 이 백오피스를 클라우드에서 받을 수 있게 한다고 해서 클라우드 백오피스(Cloud Back Office)라는 정의를 사용한다. 비품 구매 대행을 할 때에는 대량 구매를 통해 판매자로부터 수수료를 받을 수 있을 거라고 본다.

목표? 자비스를 사랑하는 팬 사용자 10만 명을 모으는 거다. 

지금은 서비스 DNA를 만드는 시기다. 서비스 본질이 영수증 정보 입력인지, 분석 자료 제공인지, 시간을 아껴주는 것인지 계속해서 고민하고 있다. 이것을 말해줄 10만 명의 단단한 씨앗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그렇기 위해서는 직원 한 명의 ‘자비스 좋던데’라는 말이 모여야 한다. 

사실상 기업에 들어가는 데 있어서 가장 큰 장벽은 하던 대로 하고 싶은 조직의 관성이다. 의사 결정 과정에서 일단 낯선 서비스를 도입하자는 얘기가 나오면 거부감부터 든다. 그렇기 때문에 B2C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과장이나 팀장 등 직원들이 개인이 써보고 편하다는 걸 느끼면 조직 전체의 동의를 얻어내는 게 수월해진다.

영화 <시빌워>에서 자비스는 비전으로 진화했다. 우리 자비스는?

신동민 CSO : 두 가지로 말할 수 있겠다. 서비스 확장 측면에서는 단순한 영수증 입력 서비스를 벗어나 총체적인 클라우드백오피스로 거듭날 것이다. 경영 지원계의 ‘비전’을 꿈꾼다고도 할 수 있다.

김범섭 CEO : 하지만 서비스 본질과 존재감 측면에서 우리는 비전이 되길 거부한다. 우리가 주인공이 돼서 전면에 나서길 원치 않는다는 말이다. 앞으로도 우리는 어디까지나 인프라로서 기업의 서포터 역할에 충실하겠다. 잘 지켜봐 달라.


[네이호우 홍콩 #2] “요즘 스타트업은 테슬라 타고 피칭한다면서요?”이지쉐어 우경식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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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기업의 참여가 미미했던 작년 행사와 달리, 올해에는 열 개 기업의 안팎의 한국 스타트업이 각기 다른 목적을 가지고 라이즈(RISE) 컨퍼런스에 참가했다.

이지쉐어(EASISHARE LIMITED) 우경식 대표는, 라이즈의 부대 행사인 ‘VC와의 스피드 데이팅’ 이벤트를 주최하기 위해 참석했다. 테슬라 전기차, 글로벌 VC, 그리고 초기 스타트업이 만나는 자리다.

이지쉐어의 ‘이지웨이(Easiway)‘는 홍콩-심천 간 리무진 서비스로 홍콩과 심천을 이동하는 밴 기사와 승객을 모바일로 연결하는 O2O서비스다. 사용자는 벤 안에 앉아 입국 심사를 받을 수 있어 편리하다.

홍콩 라이즈 행사에서 우경식 대표를 직접 만나 그간의 사업과정과 계획을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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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쉐어 우경식 대표

이번 홍콩 라이즈 행사에서 특별한 이벤트를 주최할 예정이라던데.

‘VC와의 스피드 데이팅’ 행사를 주최하게 됐다. 20개의 스타트업을 선발해 이번 행사에 참여한 VC들과 테슬라 전기 차 안에서 대화할 수 있는 이벤트를 마련한다. 짧게 자사 서비스를 피칭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질 예정이다. 한국에서도 아산나눔재단이 지원하는 쇼우한, 콩테크, 3클랩스, 핀다, 브레이브팝스, 채팅캣 등 6개 기업이 참여할 예정이다. 이번 라이즈 행사의 주최팀과 이지식스, IBM 소프트레이어가 함께 준비한 행사다.

2015년 초에 사업을 시작했다. 1년 넘게 사업을 진행하면서 어떤 변화가 있었나.

초반에는 기사용 앱과 고객용 앱을 제공하고, 기사와 승객을 직접 연결해주는 서비스였다. 그러나 지난 1년간 완전히 플랫폼 사업으로 전환했다. 현지 자동차 렌터카 업체와 협업해서 우리는 시스템만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지웨이 플랫폼을 통해 업체는 배차와 기사, 매출 관리를 통합적으로 할 수 있다. 플랫폼화가 되면서 사업 규모가 커졌다고 보면 된다.

현재 몇 개 현지 렌터카 업체와 협업 중인가.

5개 정도다. 6월에 베타 서비스를 마무리하고 7월부터 플랫폼 서비스를 정식 출시한다. 올 연말까지 100개 회사가 우리 플랫폼 안에 들어올 수 있게 하는 게 목표다.

중국과 홍콩 현지에도 유사 서비스가 있을 것 같다. 경쟁이 치열하지는 않나.

있긴 하다. 하지만 경쟁 상대라기보다는 우리 플랫폼 안으로 들어올 수 있는 잠재 고객으로 본다. 현지 유사 업체들은 전화로 예약을 받아서 수기로 자료를 작성하고, 사람이 기사와 고객을 연결한 다음에 엑셀로 다시 한 번 정리한다. 한마디로 전산화가 되어 있지 않다는 말이다. 보통 100~200대 차량을 가지고 있는 큰 규모의 사업장도 이런 식이다. 렌터카 업체에게 통합적인 관리 도구를 제공하는 건 우리뿐이다. 주문이 들어오면 모든 기록을 각 회사가 확인할 수 있고, 관리할 수 있다.

중국이 기술력이 떨어진다는 것은 옛말인데, 전산화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은 이유는 뭔가.

필요도 있고 기술력도 있지만,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디디추싱이나 우버와 같은 회사는 렌탈 업체에게 관리 도구가 아닌 기사용 앱만을 제공한다. 중간 컨트롤 패널은 있지만 통합 관리 시스템은 주지 않는다. 회사가 중요한 건, 자동차 렌탈 업체의 편의가 아니라 자사 고객에게 싼 가격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격 후려치기 식의 출혈 경쟁도 있고, 이 과정에서 렌터카 업체는 계속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 

현지 렌터카 업체의 반발도 있을 것 같다.

사실 디디추싱, 우버 등과 일하는 업체들이 굉장히 불만이 많다. 수수료도 떼어가고 처우도 좋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에서처럼 기존 업을 했던 계층의 반발이 심하지만, 이미 너무 많은 대중이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플랫폼 안에 들어가 있는 거다.

서비스 내용은 다르지만 디디추싱, 우버와 이지식스의 수수료 차이는 얼마나 나나.

우리는 수수료를 떼가지 않는다. 일반 대중용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수수료를 가져가면 기사와 고객 중 한 명은 손해를 봐야 한다.

그럼 돈은 어떻게 벌고 있나.

버스 티켓 판매 마진율과 기업 대상 프리미엄 서비스, 두 가지를 통해 내고 있다. 홍콩에서 심천을 넘어가는 민간 운영 버스가 있다. 그 회사와 계약을 맺고 이지웨이 앱 상에서 티켓을 판매하고 있는 마진율이 좋다. 기업을 대상으로는 차종, 의전 등을 포함한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우리는 브랜드 가치를 높이면서도, 렌탈카 업체는 적절한 수익을 가져가고, 고객은 싼 가격에 좋은 서비스를 누릴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최근 홍콩-심천 간 크로스보더(Cross Boarder) 서비스뿐 아니라, 홍콩이나 심천 내 테슬라 전기차를 운행하는 로컬 서비스 모델도 출시했다. 지금은 국경 횡단 주문보다 이 로컬 주문이 2배 정도 많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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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 지역만 운행한다면 디디추싱이나 우버와 같은 일반 택시 서비스랑은 뭐가 다른가.

택시앱 서비스는 온디맨드(ondemand) 서비스고, 우리는 미리 예약을 해야하는 예약형 서비스라는 것이 차이점이다. 고객층이 확연히 다르다. 우리 서비스의 경우 기업 임원이나 상류층 고객이 많다. 차가 시간 맞춰 도착해 있는 것을 원하는 고객들이다. 이 서비스로 아침마다 정기 출근을 하는 고객도 있다. 요금은 일반 택시 가의 4~5배 정도다.

1년 넘게 홍콩과 중국, 한국을 오가며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장에서 가장 중요한 능력은 뭐라고 보는가.

역시 제일 중요한 건 사람 관계 아니겠나. 파트너들 관리 하는 게 정말 중요하다. 이번에 라이즈에서 진행하는 ‘VC와의 만남’ 행사도 네트워크가 없었으면 어려웠을 거다. 그 지역에서 큰 영향력을 가진 사람을 제대로 사귀는 것이 정말 중요한 것 같다. 그 한 사람을 통해 가지처럼 네트워크가 뻗어 나갈 수 있다. 비결은 뭐냐고? 그냥 어떻게든 소개를 받아야 되겠지 않나. 이미 기존에 나와서 사업을 하고 있는 사람을 통하거나, 지인을 통하거나. 어렵지만 그 정도 노력 없이는 아무것도 못한다.

올해의 목표는 무엇인가.

아까 말했듯, 연말까지 100개의 회사를 우리 플랫폼 안에 들어오게 하는 것이다. 사실 우리는 플랫폼에서 모인 렌터카 업체들이 스스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하나의 조합을 만들 수 있게 하고 싶다. 지금까지는 디디추싱이나 우버와 같은 큰 자본을 등에 업은 기업들의 일방적인 횡포에 당해오기만 했다. 하지만 이 렌터카 업체가 조합을 결성해 우리와 함께 자신들이 원하는 서비스를 만들어가고, 목소리를 낼 수 있게 할 예정이다. 큰 의미가 담긴 작업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관리 시스템을 조합에 제공해주고, 조합에 가입한 기업이 사용료를 내는 구조다. 이 작업이 마무리되고 나면 수익 걱정은 자연히 없어질 거라고 내다보고 있다. 열심히 하겠다. 지켜봐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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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tup’s Story #259] “위챗으로 중국인에게 한국어 가르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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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봄, 중국 출장길에 만난 중국인 친구는 함께 있는 내내 <태양의 후예> 이야기를 했다. 드라마를 통해 한국을 들여다 본 대다수의 중국인은, 필자가 단지 한국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어디서든 호감을 표현했다. 이 드라마 한 편을 통한 경제적 효과가 3조 원이 넘는다고 한다. 여기에는 한국어에 대한 관심과, 이로인해 형성된 한국어 교육 시장의 지분이 적지 않을 것이다.

한류 팬만이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하는 것은 아니다. 2015년 교육부 발표에 따르면 국내에 들어와 있는 중국인 유학생의 수는 5만 명 정도다. 이는 국내 전체 외국인 유학생의 59.4% 수준이다. 하지만 정작 장학금을 주며 불러들인 중국 유학생이 접할 수 있는 한국어 교육 컨텐츠는 많지 않다. 대학 내의 ‘한국어학당’을 제외하고는 제대로 된 한국어 교육 기관이 마련되어 있지 않아 중국 유학생의 적응과 정착이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이처럼 점점 높아지는 한국어 교육에 대한 수요를, 모바일 단에서 풀어내기 위해 도전한 스타트업이 있다. 고려대 중국 경영 관련 동아리에서 만난 세 명의 친구가 창업한 ‘쇼우한(Shouhan)‘이다. ‘전화 한국어’ 같지만 그 이상의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는 이들을, 홍콩의 라이즈 컨퍼런스 현장에서 만나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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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라이즈 컨퍼런스 현장에서 만난 쇼우한의 홍성우 이사(좌), 조영훈 대표(우)

‘전화 한국어’라고 하면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쇼우한’이라는 서비스 명은 휴대폰(手机)과 한국어(韩语)를 합친 단어다. 우리는 피하고 싶은 표현이긴 하지만 ‘전화 한국어’라고 표현하는 게 가장 이해하기 쉬울거다. 우리가 전화로 일본어나 영어를 배우듯이, 중국인들이 모바일을 통해 한국어를 배우는 서비스다. 현재 서비스는 중국의 메신저인 ‘위챗’의 음성통화기능과 자체 수업관리시스템을 통해서 진행하고 있다.

반은 틀리다고 한 이유는?

기존 시장에 있는 ‘전화 영어’는 필리핀 등지에서 값싼 노동력을 채용해 수업을 제공한다. 우리는 강사를 소싱하는 방식이 기존과 다르다. 강사 자격을 한국의 대학생과 대학원생으로 한정했고, 강사 본인이 가능한 시간 만큼만 일한다. 많이 버는 강사는 한 달 수입이 40만 원 정도 된다. 또 ‘전화 한국어’라는 용어로 한정 지어 설명하기에는 부족한 서비스다. 아직 출시하진 않았지만, 올해 안으로 강사와 학생을 연결하는 앱을 출시한다. 앱을 통해 영상 강의에도 도전할 예정이다.

대학 동아리에서 만난 세 친구, 한중합작팀 만든 이유? 

공동창업자인 홍성우 이사와 이민 이사는 원래 고려대학교 중국경영전략 학회라는 동아리에서 만났던 친구들이다. 이전에 내가 SNS 서비스를 창업했었는데, 잘 되지 않아 서비스를 접고 이번 아이템에 도전했다. 아무래도 중국 시장을 목표로 하는 서비스인만큼, 한중 합작팀이라는 것은 우리 팀의 가장 큰 강점이다. 일단 시장 이해도 자체가 다르다. 중국 VC들도 영어 의사소통이 가능하긴 하지만, 아무래도 중국어로 피칭하고 대화 나누는 걸 더 반기더라.

대학생 창업팀이 도전하기에 좀 진부한 서비스 아니냐고?

진부하냐, 참신하냐는 중요치 않았다. 쇼우한은 니즈와 시장이 분명히 존재하는데, 이를 충족하는 서비스가 없어서 시작한 거다. 재학 시절 중문과였기 때문에 중국 친구들과 언어 교환을 많이 했다. 근데 함께 파트너를 하는 중국 친구가 한국어 읽기, 쓰기 모두 잘했는데 말을 잘 못했다. 나는 대학와서 중국어를 배웠는데, 전화 중국어 도움을 많이 받았다. 그래서 ‘너는 전화 한국어 해봐라’라고 권유했더니, 자기도 찾아봤는데 없다고 하더라. 요즘 한류가 열풍이니까, 당연히 전화로 하는 한국어 교육 서비스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의외였다. 그 때부터 자세한 조사를 시작했다.

수업 진행 과정은. 

먼저 학생은 15분 간에 시범 교습을 받게 된다. 서비스가 마음에 들 경우, 교사를 선택하고 수업 스케줄을 잡을 수 있다. 예약을 마치면 알리페이와 텐페이 등을 통해 결제가 가능하다. 이후 위챗에서 약속한 시간에 교사와 만나 수업을 진행하면 된다. 가격은 월 5시간 수업에 388 위안(한화 약 6만 원), 3개월 15시간 수업에 1,100 위안(한화 약 19만 원), 6개월 30시간 수업에 2,100 위안(한화 약 36만 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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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우한의 실제 수업 진행 화면

대학생 교사의 수업 퀄리티 점검은 어떻게 하고 있느냐고?

먼저 대면 면접을 통해 교사를 채용하고 있고, 채용 후에도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한다. 수업 진행 상황 점검도 필수다. 교사는 자신이 수업한 녹음과 피드백 파일을 회사와 학생에게 동시에 보내야 한다. 이 데이터를 점검하면 어떤 사람이 좋은 교사인지를 왠만큼 걸러낼 수 있다. 만약 교습질이 좋지 않다고 판단하면, 주의를 주거나 적절한 교육을 진행한다.

정량적인 평가는, 실제 수업받는 학생의 재 결제율과 성적 향상 수치를 살펴보면 된다. 우리가 분석해본 결과 확실히 대학 초년생 보다는 3,4학년 학생들이 좀 더 성실하더라. 데이터가 쌓이기 시작하면서, 면접 볼 때 우리가 어떤 기준을 가져야할지도 명확해지고 있다. 이 밖에도 자체적으로 제작한 교재를 통해 트렌드에 맞춘 토픽을 다룬다.

SHOUHAN▲쇼우한이 자체 제작한 한국어 교육 컨텐츠

모바일을 통한 한국어 교육의 기회와 한계? 

가장 큰 장점은 1대 1 교육을 높지 않은 가격에 받을 수 있고, 비언어적인 요소가 배제되기 때문에 온전히 언어 자체에 집중된 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단점은 음성 메시지 기반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듣기와 말하기 실력은 빨리 늘지만 읽기와 쓰기 교육이 부족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앱 상에서는 영상 강의를 테스트해 볼 예정이다. 3~5분 간의 짧은 스낵 비디오를 만들건데, 중국인들이 어려워하는 발음에 대한 이해를 자막 등을 통해 도울거다. 얼마 전 실시간 영상 대화 기술을 제공할 수 있는 중국 기업에서 협업 제안이 들어오기도 했었다. 가능성은 여러 방면으로 열어두고 있다.

최초 메인 타깃은 중국의 한류팬이었다. 

한류팬에게 편하고 실용적으로 쓸 수 있는 한국어를 가르치자고 접근했다. 웨이보 마케팅도 이런 식의 접근으로 타겟팅 광고를  시작했는데, 사실상 모인 고객군을 보니 한류팬 이외에도 한국 대학이나 대학원에 진출하고 싶은 중국인들도 많았다. 중국 현지가 아니라 한국 내에 있는 중국 유학생들도 많은 편인데, 이들은 우리 마케팅이 아니라 입소문을 통해 서비스에 가입한 사람들이다. 현재 유료 고객의 80%는 중국 현지인, 15%는 한국에 와 있는 중국 유학생, 5%는 북미 지역 사람으로 구성되어 있다.

현재 매출은? 

한 달 기준 160건 정도의 유료 결제가 발생하고 있다. 매출액은 월 1,100만 원 정도다. 올해 들어서 매달 30~40%씩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 누적 유료 결제는 750건 정도 된다.

올해 안에 앱을 출시하는 것이 목표다. 

앱을 출시해서 안정화하는 것이 올해의 목표다. 우리는 앱을 우리 비즈니스를 위한 안테나로 보고 있다. 이 안테나를 통해 시장과 사용자가 원하는 바를 감지하고, 여기서 의미있는 데이터를 모으고 분석해서 서비스를 확장할 계획이다. 첫번째는 앞서 말한 짧은 인터넷 강의를 시도하는 것이고, 두번째는 교재 개발이다. 유료 수강생 1천 명을 목표로 달려가겠다. 지켜봐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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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tup’s Story #260] 스물일곱 쇼핑광, 425만 요우커의 ‘짐’을 주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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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 ‘바쿠가이(爆買い)’라는 말이 있다. 직역하면 ‘폭탄 구매’ 정도인데, 일본에 와서 이삿짐을 싸듯이 물건을 대량 구매하는 중국인들의 소비 양상을 이르는 말이다. 명동과 동대문 등 몇몇 상권을 번영시킨 것 역시 절반 이상은 이 바쿠가이의 영향이 크다. 거리에서 쇼핑백 수십 개를 들고 다니는 관광객들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각설하고.

이러한 중국인 헤비 쇼퍼를 대상으로 사업을 시작한 스타트업이 있다. 이들의 콘셉트는 중국인 관광객들을 ‘짐’으로부터 해방시키는 것이다. 쇼핑 물품을 숙소로 당일 배송해주는 ‘아이디바오(Aidibao)‘다. 열정적인 쇼핑광으로서, 여행 중 짐 문제를 해결하고 싶었다는 신선혜 라이트립 대표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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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김한준 CSO, 신선혜 CEO, 이소희 COO, 여염정 마케터.

중국 관광객은 평균 182만 원어치의 쇼핑을 한다. 

일본 관광객(33만 원)보다 5배 이상 높은 금액이다. 서울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은 여행 경비의 74%를 쇼핑에 지출한다. 쇼핑 내용물 중 85%는 화장품이다. 원래는 여행객이 들고 있는 캐리어를 호텔로 옮겨주는 서비스를 하려고 했다. 그런데 나중에 그 캐리어를 열어보니 안의 대부분이 쇼핑백으로 채워져 있더라. 여행짐이 담긴 캐리어를 옮기는 것과, 쇼핑 물품이 담긴 캐리어를 옮기는 서비스는 성격이 아예 다르다. 일단 내부에 있는 물건이 모두 새것들이고, 화장품의 경우에는 여러 가지 취급 주의 사항들이 생긴다. 이런 특수성에 주목해서 틈새시장을 노려봤다.

대기업 인턴 시절, 과장님이 ‘왜 벌써 왔어?’라고 물었다. 

‘왜 벌써부터 안정적으로 살려고 해?’라는 뜻이었다. 이 질문이 인생을 바꿔놨다. 내가 스물일곱이고, 09학번이다. 대학교(이화여자대학교)에서 공간디자인을 전공했으니, 전공도 많이 살릴 수 있는 직장이었다. 그런데 10년 뒤를 생각해보니 내가 그리던 미래와는 많이 다르겠더라. 아직 해볼 게 많다는 생각에 창업을 결정했다.

쇼핑광이라서 시작했다. 그런데 우리 고객들은 더한 쇼핑광이었다. 

예전부터 명동 쇼핑을 너무 좋아했다. 그렇기 때문에 짐을 들고 쇼핑한다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잘 안다. 어쩌면 당연하게 감수하고 있었던 불편이었는데, 내가 해결할 수 있을 것 같다는 확신이 들었다. 물론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어려운 일이라는 걸 하면서 깨닫고 있지만.

그래서 아이디바오가 어떤 서비스냐고?

아이디바오를 풀어서 설명하자면, ‘중국 관광객 쇼핑 물품 숙소 배송 서비스’다. 여행 중에 쇼핑한 물건을 고객이 묵는 숙소로 당일 배달해준다. 결과적으로 여행객은 쇼핑 짐 걱정 없이 가벼운 몸으로 여행을 즐길 수 있다. 현재는 베타 서비스 중인데, 위챗의 위치 추적 기능을 활용해 고객이 있는 장소로 찾아가고 있다. 아이디바오 위챗 계정을 팔로우하고, 숙소 정보와 예약자명을 적으면 5분 안에 배송맨이 출동한다. 현재 세 명의 공동 대표와 중국인 직원 한 명이 일하고 있는데, 디자이너·마케터·기획자 구분할 것 없이 주문이 들어오면 누구든 출동한다. 아직까지 건 당 무조건 2만 원을 받고 있고, 이후에는 거리 별로 요금을 책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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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짐이 도착했을 때의 모습

쇼핑에는 철이 없다. 

장담하기는 어렵지만, 쇼핑을 주목적으로 오는 관광객은 계절이나 시기를 타지 않는다. 보통 중국의 춘절이나 노동절이 대목이라고 하는데, 오히려 반대다. 그때는 단체 관광객이 많은 시기라 우리 입장에서는 대목이 아니다. 또 메르스같은 위기에도, 쇼핑하러 오는 사람은 있더라. 그런 면에서 오히려 꾸준히 성장할 수 있는 비즈니스라고 생각한다.

여행 계획을 빡빡하게 세워 온 이들이 우리 서비스를 많이 이용한다.

단체 여행보다는 혼자 혹은 친구들끼리 개인 여행을 온 관광객이 우리 서비스를 더 선호한다. 아무래도 많이 움직여야 할 테니까. 이들은 평균적으로 여섯, 일곱 군데를 들러 쇼핑을 한다. 그런데 주요 고객의 성격을 한 가닥으로 정리하기는 어렵다. 니즈가 다양하다. 화장품을 대량 구매하는 웨이상(위챗에서 물건을 파는 개인 사업자)도 있는 반면, 정말 작고 가벼운 쇼핑백을 맡기는 고객도 있다. 처음엔 웨이상을 중심으로 서비스를 운영했었고, 지금은 대중적으로 어필할 수 있도록 마케팅 활동을 하고 있다.

최종적인 경쟁자는 EMS로 짐을 직접 부쳐주는 업체들이다. 

‘여행객의 쇼핑 물품을 숙소로 배달해준다’는 개념의 서비스는 우리 이전에도 있었다. 동대문을 중심으로 원단이나 의류를 대량 구매한 외국인들이 일반적으로 사용하던 서비스다. 이들은 EMS로 짐을 중국으로 직접 붙여주기도 하는데, 아이디바오도 최종적으로는 이 분야에 도전해보고 싶다. 그 과정에 있는 것이 리패키징 서비스다. 숙소로 짐을 배달할 뿐 아니라, 쓸데없는 포장을 제거하고 구매 물품들을 컴팩트하게 다시 포장해주는 거다. EMS나 리패키징 서비스 모두 안전성이라는 산을 넘어야 본격적으로 시작할 수 있다. 고객에게 물품이 손상되거나 분실될 수 있다는 불안감을 없애주는 것이 우선이다. 현재는 문제 발생 시 우리가 전액 책임을 진다.

숙박 분야 스타트업과의 시너지를 기대한다. 

협업 가능성이 가장 큰 분야라면 최근 규모가 커지고 있는 숙박 업체들이다. 단일 상점과 협업하는 것은, 우리 서비스 모델과는 잘 맞지 않는다. 고객은 다양한 상점에서 쇼핑을 할 테니까 독점 계약은 손해다. 그래서 호텔이나 게스트하우스, 모텔 O2O 서비스와 MOU를 체결하고, 숙소 이용자가 우리 서비스를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는 방향으로 푸는 게 더 적합하다 봤다. 얼마 전 O2O 얼라이언스 2차 행사 때, 우리가 데모데이 우승팀으로 선정되었는데, 그때도 숙박 스타트업들이 많은 관심을 보여줬다. 현재는 코엑스의 인터콘티넨탈 호텔과 MOU를 체결한 상태다. 우리도 다양한 여행, 숙박 스타트업과의 협업을 위해 여기저기 문을 두드려보고 있다.

대기업이 침범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냐고? 

안 그래도 얼마 전 대기업 관계자를 만났다. 그들도 할 거라고 하더라. 그런데 직접 이 일을 해보니 돈이나 기술만 갖고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정말 한 명 한 명 고객을 대할 때마다 온 마음을 다해야 한다. 앞서 말했지만, 고객의 니즈가 정말 제각각이다. 통일된 응대로는 만족시키기가 어렵다. 예를 들어 운송을 우리가 직접 안 하고 택배사에게 맡긴 후 수수료를 줄 수도 있다. 하지만 200~300만 원 쇼핑 물품을 일반 택배사에 맡긴다는데 안심하는 고객이 어디 있겠나. 그래서인지 대기업이 이 시장에 뛰어든다는 말이 부정적으로만 들리지는 않는다. 오히려 지금은 그들이 들어와 이 시장에 가능성이 있는지 확인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시장 규모도 좀 넓혀줬으면 하고.

남성 위주의 VC업계, 설득이 쉽지는 않았다. 

아무래도 여성보다는 쇼핑을 즐기지 않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그래서인지 ‘굳이 이런 서비스를 사람들이 사용할까?’라는 지점에서 설득이 쉽지 않았다. 아직은 투자받을 시점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리를 응원해주는 몇몇 심사역들도 ‘좀 더 헤매라’고 조언해줬다. 애정을 담은 충고였고, 감사하다.

인력은? 우버나 에어비앤비와 같은 유연한 고용 형태로 확충할 계획이다. 

현재는 상근자 보다는 자기가 원하는 시간만큼을 일할 수 있는 단기 고용 형태가 적합하다. 중국 유학생과 한국인이 반반으로 구성되면 좋다고 본다. 의사소통이 좀 불편해도 한국 현지인을 만나고 싶어 하는 관광객들이 많다. 현재 젊은 느낌으로 인력을 꾸리려고 준비 중이다.

자체 앱이 90% 정도 완성됐다. 

올해 목표는 자체 앱을 출시하고, 공항 운송으로까지 서비스 내용을 확장하는 것이다. 명동에서 바로 공항으로 운송하는 것도 가능하고, 숙소에서 공항으로 때에 맞춰 배달해주는 것도 가능하다. 우리 사명이 라이트립(lightrip)이지 않나. 중국 관광객이 짐 걱정 없이 가볍게 여행을 즐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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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180861아이디바오 사무실 전경

[Startup’s Story #261] “종합 숙박 O2O 서비스로 간다” 심명섭 위드이노베이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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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텔 3만개 시대다. 업계에서 통상적으로 추산하는 한 건물 당 월 매출인 4천만 원을 적용하면 1.2조 원. 적어도 연간 14.4조의 거래가 일어나는 시장이다. 호텔로 보자면 전국 호텔의 총 객실 수 13만 개, 일 평균 공실 수는 26,000여 개. 이 공실을 타임커머스로 활용한 호텔 당일 예약 서비스의 객단가는 7만 원. 추산하면 일 당일예약 거래가능금액 약 18억, 연간 6,570억원의 거래가 일어난다.

이 시장을 공략한 숙박 O2O 서비스들이 등장했다. 초기에는 지역 별로 전국 숙박업소 목록을 확인할 수 있는 메타서비스의 형태였다가 예약/결제 기능이 붙었고, 공실들을 활용한 타임커머스 서비스가 나타났다. 타임커머스는 당일 예약만 가능하던 것이 사전 예약이 가능해졌고, 이제는 두 달 뒤 예약까지 가능하다. 틈새시장을 공략해 등장한 서비스가 기존 시장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형태다.

여기어때호텔타임 서비스로 이 시장을 공략 중인 위드이노베이션의 심명섭 대표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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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명섭 위드이노베이션 대표

12년차 창업가로 여러 IT 서비스 경험이 있다. 이전 경험을 간략히 말해준다면? 

27살 때 첫 창업 이후 짧게는 1, 2년, 길게는 5년 정도 여러 서비스를 운영했다. 그렇게 12년 간 창업, 성장, 매각의 과정을 반복해 경험했다. 언론에 노출된 적은 없지만 지금까지 10회 가량 엑싯(Exit, 자금회수)을 했다. 돌이켜보면 처음에는 시장 규모 파악도 제대로 못하고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던 것 같다.

위드이노베이션의 구조는 어떻게 되어 있나?

위드이노베이션은 2008년 설립된 위드웹의 자회사다. 여기어때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투자유치 등 독립된 지원이 필요했는데, 회사 구조가 복잡하니 위드웹을 지주 회사로 올렸다. 그 과정에서 다른 서비스들은 일부 매각했고. 여기어때에 집중하기 위한 결정이었다.

모텔예약 서비스를 시작할 때 두려움은 없었나? 모텔을 예약한다는 건 몇 년 전만 해도 보편적인 소비형태가 아니었다. 

바뀔거라 믿었다. 우리끼리 하는 말로 ‘예약 안해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예약한 사람은 없다’고 표현한다. 불과 몇 년 전 까지만 해도 모델 소비 형태는 골목에 있는 모텔촌에 들어가서 시설 좋고 싸 보이는 곳을 고른 뒤 입구에서 객실 형태를 고르고 가격을 치르고 입장하는 방식이었다. 가격 정보를 전혀 알 수 없었고, 정보의 비대칭이 컸던 시장이다. 이런 시장이 현재 편리하게 바뀌어 있다. 내 주변 모텔 목록을 손쉽게 볼 수 있고 사진, 요금, 사용자 리뷰까지 확인한 후에 결정할 수 있게 되었다.

숙박 O2O 비즈니스에서 가장 중요하다 여기는 점은 무엇인가?

우리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이 무엇을 원할까 항상 고민하는데, 결국은 정확한 정보 제공이라고 본다. 모텔이나 호텔에 대한 투명성을 보장하는 것, 그를 통해 이미지 개선을 도모하는 것이 우리 역할이다.

실제 고객 지표는 어떤가? 비율도 궁금하다.

여기어때는 제휴점 수 5300개, 월간 순이용자 수 130만 명이다. 월간 순 이용자수 점유율로 보면 업계 1위(닐슨코리아클릭 4월 기준)의 수치다. 호텔타임은 제휴점 수 1200개, 월간 순 이용자 수 40만 명, 점유율은 4월 기준 업계 2위이다. 회원 성비로 보면 남자 대 여자가 6:4 정도 된다. 생각보다 여성비율이 높다. 방 청결 상태나 비품, 인테리어 등에 대한 관심은 아무래도 남자보다 여자가 클 테니까. 전체 회원 중 구매전환율(바로예약을 의미)은 40% 정도 된다. 서비스를 오픈한 지난 해 12월에 3만 건이었던 월 별 바로예약 결제 수는 지난 4월에 12만 2천 건으로 늘었다. 4배가 넘게 성장한 셈이다.

경쟁력이 뭐라고 보나?

크게 세 가지로 생각한다. 앱 비즈니스이므로 사용성, O2O 비즈니스이므로 제휴점 수, 마지막은 가격 경쟁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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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의 최근 이슈는 뭐가 있나?

크게 네 가지로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첫째가 예약 활성화, 둘째가 중소형호텔 인식개선을 위한 혁신 프로젝트 진행, 셋째가 호텔 프랜차이즈(HOTEL 여기어때) 사업 진출, 넷째가 종합 숙박O2O라고 소개할 수 있는 ‘여기어때 3.0’ 오픈이다.

최근 모텔 인식 개선을 위한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중이다. 

최저가 보장제, 100% 환불 보장제, 리얼리뷰 시스템, 회원가 보장제 등이 있다.

기존에는 한 모텔이 여러 예약 플랫폼에 등록을 하는데, 이때마다 금액을 다 다르게 지정한다. 이건 업주들의 문제라기보다는 온라인 커머스에서의 관행이 이어진거라 본다. 어차피 50% 할인이니 애초에 금액을 높여 놓고 50% 할인을 붙이는 거다. 그렇게 해도 팔리니까.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 우리가 확인한 기존 요금 이상으로는 올리지 못하도록 해 두었다. 우리가 자신 있게 국내 최저가라고 말할 수 있는 이유다.

두 번째는 예약 서비스를 오픈하고 보니 취소와 관련된 이슈들이 많더라. 실제로 전화상담의 반이 취소 건이거든. 당일 모텔이나 호텔 예약은 즉흥성이 강하다. 취소 수요가 많을 수밖에 없는 행태다. 이에 반해 모텔, 호텔 예약 서비스들은 취소가 잘 안됐다. 당일 예약 취소는 아무 곳도 안됐고. 이걸 가만히 두는 게 맞을까 고민할 때 다른 분야에서 소비자 고발로 인해 비슷한 행태에 대해 정책이 생기더라. 결국은 이 분야도 변하게 될 거라고 판단했다. 예약 수요가 많은 만큼 취소 수요도 많을 테니까. 그래서 이유불문 입실 전 3시간까지는 100% 환불을 보장하고 있다. 입실 전 3시간은 업주가 방 준비를 위해 필요한 최소시간이다.

세 번째가 리얼리뷰다. 직접 방문한 사람만 업체에 대한 리뷰를 남길 수 있도록 했다. 이렇게 쌓인 리뷰들은 이제 50만 건을 넘어섰다. 어느 정도 신뢰성이 확보된 수치라고 판단한다.

네 번째가 회원가 보장제인데, 이게 제일 실행하기 어려웠던 부분이다. 기존 시장에는 업체를 방문해서 ‘저 어디 회원이에요’ 라고 말하면 일정 금액을 할인해주는 제휴 시스템이 많이 형성되어 있었다. 불편했던 점은 현금만 가능했다는 거다. 이에 대해서는 전혀 정보가 노출되어 있지 않았고. 때문에 여기어때 회원에게는 결제 수단에 상관없이 동일하게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장치를 만들었다. 단기적으로 업체가 좋아하지 않을 수 있지만, 시장이 투명해 질 수 있도록 해 나가는 게 플레이어의 몫 아니겠나. 계속 고객이 불편해 하는 점을 찾아내고 바꾸는 것에 집중할 계획이다.

현재까지 이렇게 4탄까지 진행하고 있고 앞으로 10탄까지 준비돼 있다. 두 달에 하나 빠르면 한달에 한 번씩 오픈하려고 한다. 공실율을 낮출 수 있는 타임세일 기능, 기업회원들을 위한 예약 서비스가 다음 단계로 오픈될 예정이다.

자체 프랜차이즈 사업을 준비중이다. 이에 대한 기존 모텔 업주들의 불만은 없나?

우리도 내부적으로 이걸 하는 게 맞는지 무척 많이 고민했다. 결론은 우리가 가장 잘 할 수 있다고 판단해 진행하기로 했고. 1호점은 강남권에 오픈하는데, 매물을 해당 상권에 있는 업주가 소개해줬다. 프랜차이즈 사업을 할 거라면 자신의 상권에서 해달라는 게 업주들의 요구였다. 잘 되는 업소 하나가 지역 전체 상권을 살리는 게 모텔 시장의 생리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해당 상권에 요금은 어느 선이 적당한지, 연령 별 고객 분포는 어떠한지 등 숙박업소에 관련된 전국의 데이터를 가지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려 한다.  이 노하우를 프랜차이즈 업주들께 공유할 거다. 우리는 기존 업주들과 경쟁하겠다는 것이 아니다. 커피문화가 다방에서 스타벅스로 진화한 것처럼 숙박문화도 기존 모텔에서 새로운 모델로 진화 시키고 싶은 거다.

근래 사업을 하며 힘들었던 것은 무엇인가? 

바꾸고 싶은 시장의 문제가 명확한데 그게 잘 되지 않을 때다. 일례로 ‘중소형 호텔 혁신 프로젝트’ 를 진행할 때 그런 난관이 있었다. 이해는 된다. 2년도 안된 회사가 갑자기 업주들의 패턴을 바꾸려고 하는데 싫을 만 하다. 업주들을 설득하는 게 쉽지 않았다. 하지만 예약 설정가를 높이는 건 절대 안된다고 딱 잘랐다. 그런 과정들의 반복으로 결국 1탄부터 4탄까지 실행했고, 이 기준을 모두 만족하고 있는 업체들을 대상으로 좋은 숙박 TOP 1000을 발표했다. 이제는 여기에 뜻을 모아주는 업주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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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이노베이션은 어떤 회사를 지향하나?

다양한 사업을 하다가 작년부터 여기어때에만 집중하고 있다. 과거에 내가 만든 경영이념이나 인재상, 조직문화는 여기에 맞게 바뀌어야 한다고 봤다. 올 하반기 내 조직문화 재정립에 집중할 계획이다. 본질은 좋은 인재들이 좋은 환경에서 좋은 서비스를 만들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를 우리 조직문화의 기반으로 두려 한다.

현재 위드이노베이션은 호텔타임 사업부, 여기어때 사업부, 프랜차이즈 사업부 총 3개로 나뉘어져 있고, 150여 명의 임직원이 있다. 팀은 재경, 인사, 전략기획, 경영지원, 마케팅, 홍보로 나뉘어져 있다. 특히 위드이노베이션 내 인재들은 개발 경험이 풍부하다. 제품 개발과 서비스 운영에 대한 역량은 꽤 쌓였다고 자부한다.

인재채용 시 직접 찾아가서 면접을 본다고 들었다. 직접 발품을 파는 셈이다.

좋은 인재들은 보편적으로 이미 자리를 잡고 있다. 그런 이들을 삼고초려 하자는 의미로 인재가 있는 곳이면 어디든 가겠다는 마음이다. 경험에서 나온 거다. 예전에 어느 인재를 채용하면서 사내 면접을 보는데, 소통이 잘 안 된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한번 더 만나보자고 제안했고, 그때는 강남역에 있는 카페에서 만났다. 사내 면접을 봤을 때와는 너무 다른 느낌이 들더라. 상대의 진짜 모습이 느껴진달까. 그때의 경험을 사내에 공유했고 담당 실무진들이 발전시킨 게 찾아가는 면접 서비스이다.

2차 투자유치를 준비 중인 걸로 안다.

준비한지는 이제 한 달 반이 조금 넘었다. VC는 만나지 않았고 사모펀드 네 곳을 만났다. 1차 투자 때 5개 기관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했는데, 2차 투자는 단일 주주로 가고 싶다. 빠르면 6월중, 늦으면 7월중 클로징 될 예정이다. 규모는 1차보다 더 클거라 본다.

투자금의 사용처는 어디인가?

하반기에 오픈할 여기어때 3.0에 필요한 R&D, 인재영입에 주로 쓰일 거다. 필요하다면 M&A도 고려하고 있고. 사고 파는 것에 익숙한 편이기 때문에 효율적인 방법을 선택하려고 한다.

단기적 사업계획 또는 비전으로 마무리 해달라.

IoT(사물인터넷)나 AI(인공지능), VR(가상현실) 등 기술들을 모텔 시스템에 맞게 적용할 예정이다. 예를 들자면 VR은 방 상태를 보여주기에 좋을 거고, AI는 CS에 일부 적용할 수 있을 것 같다. 숙박업체 추천 시스템에도 적용할 수 있고. IoT는 당장 프랜차이즈 1호점에 적용된다. 앱을 통해 예약을 마친 경우 키리스(key-less)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한다. 데스크에 들를 필요 없이 바로 방으로 갈 수 있는 거다. 이런 기술들을 적용해서 모텔, 호텔, 콘도, 풀빌라, 게스트 하우스, 해외 숙소까지 종합 숙박 O2O 서비스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2차 서비스 확장은 2018년 정도로 계획하고 있고. 숙소라는 공간을 고민할 때 항상 우리를 떠올릴 수 있도록 만들겠다.

 

플래텀과 인크가 공동기획으로 스타트업 인터뷰를 진행합니다. 이 인터뷰는 플래텀인크인사이트에 동시 게재됩니다. 

[Startup’s story #262] 공간공유를 넘어 공간재생 …‘스페이스클라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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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머니가 가벼운 청년들에게 커피 한잔 값으로 남는 공간을 빌려주고 싶어 사업을 시작했다는 스타트업 대표가 있다. 그리고 현재는 소상공인의 공간과 청년을 이어주는 플랫폼 사업을 진행중이다. 더 나아가 도시 재건에도 힘을 보태고 싶다고.

공간 공유 서비스 스페이스 클라우드의 정수현 대표가 그사람이다. 스페이스클라우드는 유휴 공간 활성화를 목표로 지난 2014년 9월 런칭한 서비스로, 공간 호스트가 사용하지 않는 공간 정보를 자유롭게 등록하면 이용자들이 필요한 공간을 시간 단위로 편리하게 예약·결제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플랫폼이다. 현재 회의실, 스터디룸, 파티룸, 레저시설, 공방, 월드컵경기장까지 1200개 이상의 다양한 비즈니스, 생활문화 공간을 통해 이용자들과 만나고 있다.

2016-06-24 16

정수현 스페이스클라우드 대표

유휴 공간 살리기와 코워킹 스페이스 개념을 떠올렸다

교육 단체에서 청년, 대학 문제를 다루다 공간 기획 운영 총책임자로 사업을 시작했다. 북창동에 있는 ‘스페이스 노아’를 공동창업했다. 공간을 운영하며 수익을 내야했기에 대관을 시작했고, 서비스가 있어야 했기에 카페를 했고, 비어 있는 시간을 활용하려고 청년에게 공간 대여를 했다. 이것이 공간 사업의 시작이었다. 스페이스 노아가 있던 북창동은 흥미로운 공간 재생 사례라 평가받고 있다.

청년들에게 공간이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교육 단체에서 청년, 대학 문제를 다룰 때 청년들이 있을 만한 공간이 부족하다는 것을 통감했다. 스페이스 노아에서 예약이 밀려 남는 곳에 예약을 연결해줬다. 쉽게 말해 우리 사이트 안에서 또 다른 공간을 추천해준 것이다. 그게 스페이스클라우드의 시작이다. 13개 친구 공간으로 시작한 유휴 공간은 어느덧 1,200개가 넘는다.

국내 사정에 맞는 임대 시장을 개척하고 싶다.

많은 공간주들이 자기 공간을 서비스화 시키지 못해 안타까워 하는 것을 봐왔다. 공간주들은 최대한 많은 시간 동안 자기 공간이 사용됐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 또한 정부 쪽에서도 도시 재생은 하나의 큰 화두다. 이 주제는 에어비앤비를 비롯해 많은 P2P 스페이스 업체들의 고민이기도 하다.

도시가 빠르게 발전하는 동안 비어가는 공간은 많고, 어떻게 창의적으로 쓸까 해서 플랫폼에 대한 고민을 시작했다. 우리는 국내 상황에 맞게 비숙박 영역에서 공유 경제를 실현하려 한다.

테크 스타트업은 아니었지만 네이버로부터 투자받았다.

자의적 판단임을 전제로 말하자면, 우리는 네이버 부동산, 스페이스 셀 팀과 닿아 있다. 스페이스클라우드는 시간 단위로 젊은 세대가 필요로 하는 공간 시장을 실험적으로 운영하고 있고 네이버 부동산은 매매와 분양 같은 큰 단위의 부동산 시장을 지향하고 있다. 네이버는 이 사업과 차세대 공간 시장에서의 접점을 찾고 싶었던것 같다. 보통 이런경우 기술 협업, 투자가 끝인 반면 네이버와 우리는 한 팀처럼 일하고 있다. 온라인에 강한 네이버와 오프라인 공간에 강한 스페이스 클라우드의 협업이다. 또한 그동안 우리의 약점이던 솔루션 및 개발을 지원해줘서 빠르고 안정적으로 서비스가 자리매김 하고 있다. 이런 부분이 가장 좋다.

투자 받고 나니 이용자 수가 10배 이상 늘었다.

투자 받기 전인 1년 반동안은 공간 업체를 확보하는 B2B 사업에 집중했다. 공간을 모으는 데만 신경을 쓰다 보니 페이지 뷰는 월 10만 뷰도 안 나왔다. 그러던 중 투자가 이뤄졌고 이후 시스템이 안정화됐다. 여기에 공간 매니지먼트가 합쳐져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사업이 빠르게 성장했다. 현재는 월 기준 페이지 뷰가 100-150만 뷰로 늘었다. 이용자 수는 2,30만 명에 이른다. 바이럴 트래픽도 많이 올랐다. 사이트 리론칭한지 2개월 반 정도 됐는데 10배 이상 성장했다.

이용자들의 문의도 많이 온다. 방송 촬영 문의가 오는 공간주도 생겼고. 반응이 있다는 것을 몸으로 느끼는 수준이다. 아직은 섣부를 수 있겠지만 성장 흐름을 타고 있다.

지역 소상공인들에게도 반응이 좋다. ‘네이버로부터 투자받은 곳’이라는 인지도가 있기 때문이다. 또 연말이 아닌 비성수기인 현재에도 파티룸으로 3천번 이상 검색돼 유명세를 탄 곳이 있는 등 작은 지역 매장주들에게 도움이 되고 있다.

투자 유치금 17억, 올해까지는 사업 모델 구축화가 급선무.

17억 원 규모의 투자를 받았다. 이를 기반으로 2,3년 정도 우리 서비스가 소상공인과 어떻게 상부상조할 수 있는지 실험하기로 했다. 투자자로부터 받은 미션은 사회적으로 공간 공유 서비스가 도움이 되는 지를 확인해보자는 것이었다. 그래서 수수료를 올해까지 안 받는 것으로 잠정 결론 지었다. 스페이스클라우드가 소상공인의 공간 비즈니스에 도움이 되는 지 확인하려 한다.

당장 수익이 나는 것은 아니지만…

투자 유치하기 전에도 수수료는 1% 수준이었다. 공간주들에게 돈을 거의 받지 않았다. 운영비는 청년공간인 무중력지대나 스페이스 노아를 운영하면서 나온 수익금으로 충당했다. 운영상 평탄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공유 공간은 놓칠 수 없는 트렌드였고 꼭 구현하고 싶었다.

공간 운영에 특화된 친구들과 한 팀이다.

지금 있는 팀원의 80%가 스페이스 노아, 오픈 콘텐츠랩, 동그라미재단, 무중력 지대 등에서 같이 공간을 운영했던 사람들이다. 3,4명으로 시작한 회사는 어느덧 9명으로 늘었다. 이들이 공간 비즈니스계의 컨설턴트로 성장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로컬 임팩트팀 ,로드맵팀,링크팀…부서 정체성이 있어야 한다.

스페이스클라우드에선 부서 정체성을 부여한다. 회사 운영 팀 내에도 로컬 임팩트, 로드맵, 링크 등 3개 부서가 있다. 로컬임팩트, 링크팀의 핵심은 공간을 다룬다는 거다. 스페이스클라우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공간에 대한 이해도, 지역 이해도, 도시 이해도다. 어떻게 하면 지역의 변화를 이끌어 갈 수 있을까 하는것을 이해하는 것이다. 신촌에 임팩트 사업 한다면 이 기반으로 활동하는 사람은 누구고, 소규모 매장은 누가 하고 있고, 그들의 니즈는 뭔지 이런 관계성을 만들어가는 것이 로컬 임팩트 팀의 역할이다 얼마전 맺은 서대문 구청과의 협약도 로컬 임팩트 팀이 주도했다. 로컬이 한 지역이라면 링크팀은 전체 1,200 팀을 관리하는 영업 팀이다.

신촌 지역을 제2의 베를린으로!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이 일어나면 예술인들이 대거 이동한다. 그럼 그 곳은 슬럼화된다. 국내에선 신촌이 대표적인 이 사례 지역이다. 처음 신촌을 선택한 것도 이 때문이다. 현재 이 지역은 연세대 교수들이 중심이 되는 도시재생 클러스터가 형성돼있다. 서대문구가 지원하고 우리도 참여한다.

우리는 6개월 단위로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지역을 선정하고, 매력적인 공간을 발굴한 뒤 공간 일부를 모델링 해서 ‘친구 공간’이라고 명명한다. 이 곳에서 비즈니스를 하는거다. 현재 신촌, 홍대 쪽에 350개 공간이 등록돼 있고 그중 30개를 선발했다. 모델을 만드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청년들이 사용하는 공간을 선별하고, 발굻 다른 공간을 활성화 시키는 자료로 쓴다. 우리 타깃이 20대여서 대학가, 학원가를 우선 선정했다. 다음에는 고려대 쪽에 생각 중이다.

현재 독일 베를린에 청년들이 모여들고 있다. 주머니가 가벼운 청년들이 지불 가능한 공간이 많은 곳이 베를린이기 때문이다. 친구공간이 한국의 베를린이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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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촌에 있는 플레이버스

‘프로젝트 101′ 그리고 ‘호스트 데이’

호스트랑 게스트 뿐만 아니라 장소 협찬을 원하는 대학생이 많다. 관련 문의도 많이 들어온다. 그래서 ‘프로젝트 101’이라는 매칭 제휴 사업을 진행중이다. 서로가 만족할만한 것을 연결해 주는 것이다.

그리고 월마다 호스트 데이를 연다. 일명 ‘공간 운영 노하우 공유 시간’이다. 공간주들은 ‘어떻게 하면 자기 공간을 홍보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대관 사업을 시작할 수 있을까’를 고민한다. 우리는 타겟 분석 및 유휴 시간을 어떻게 잘 쓸 수 있을지를 이야기 한다. 공간은 시간 장사라고 한다. 공간이 비어있지 않게 하는 것이 핵심이다. 편한 예약 및 패키지 구성안 등 다양한 얘기가 오간다. 이 행사는 같은 공간에 오랫동안 앉아있어 고립갑과 외로움을 느끼는 공간주들에게 ‘연대’를 불러일으켜 호응이 좋다.

공간을 운영하면서 얻는 신뢰가 가장 좋다

우릴 신뢰해줄 때 뿌듯하다. ‘스페이스클라우드와 같은 파트너가 있어서 든든하다’는 말이 가장 듣기 좋다. 그리고 ‘같이 비즈니스 할 수 있는 그룹이 있다는 것이 감사하다’라는 피드백도 기억에 남는다. 비즈니스 파트너는 신뢰를 쌓는 것이 어렵지 않나. 또 팬클럽, 코스프레 동호회 등 이색적인 목적으로 우리 사이트를 찾아 줄 때도 감사하다. 도시 활력은 소상공인이 9할을 차지한다고 생각한다. 이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 좋다.

예약 ‘0’건인 업체를 볼 땐 힘들다. 

우리가 열심히 해도 도움이 안될 때는 자괴감이 생긴다. 우리 플랫폼에 등록한 공간에 아무런 예약이 일어나지 않거나 도움이 안된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 고민이 깊다. 그래서 우리 마케팅 팀은 한번도 예약이 안 일어났던 공간만 홍보 포인트를 만드는 등 최우선으로 그들을 돕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에어비앤비의 사례를 많이 참고한다.

또 공간을 검수 하다보면 매장이 문을 닫는 경우도 있다. 한번은 전수 조사 끝에 350곳이 없어진 것을 알았다. 일년 이상 운영되는 곳이 많지 않다. 특히 신촌, 홍대쪽이 그렇다.

잘 되는 공간은 이유가 있다.

무료 공간이라고 다 잘 되는 것은 아니다. 카페처럼 같이 차 한잔 사 마시는 데가 잘된다. 물론 이용자들을 위한 서비스가 잘 돼 있는 곳이어야 한다. 관리자 없는 공간은 성공하기 어렵다. 무중력 지대도 무료 공간인데 관리자와 프로그램이 다 있기에 잘 되는 것이다.

정부에선 주민센터 공간이 다 개방돼 있는데 시민들이 이용 안한다고 말한다. 그 이유는 단순하다. 공무원들이 퇴근함과 동시에 건물 문을 닫기 때문이다. 어느곳은 회의실 두 시간 빌리는데 심사까지 받는다. 공간을 잘 꾸며놓은 공공공간이 있음에도 앞서 말한 것들이 활용률을 낮게 하는 요인이다. 그런게 아쉽고 이런 장벽들이 낮아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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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디어 카페 후’, 청년들이 자유롭게 사용하는 카페로 활용된다

건물주와 세입자가 오래도록 함께 하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

현재 등록된 공간의 운영자들 중 90%는 세입자, 임차인이다. 공간을 빌려서 운영 하고 있는 거다. 한편 건물주들은 콘텐츠가 없어서 공간을 놀리고 있는데 이런 경우 입점도 잘 안된다. 경제가 어려우니까. 그래서 공간이 필요한 가게, 건물주를 공정하게 연결하는 서비스를 언젠가 실현하려 한다. 혹은 공간주와 세입자의 중간에서 상가를 홀딩해주는 기능까지도 고려하고 있다. 그런 역할을 하며 성장하는 것이 우리의 꿈이다.

스타트업 장소 대관, 우리에게 맡겨달라.

스타트업들과 협업을 많이 하고 싶다. 스타트업 론칭 이벤트나 독특한 장소가 필요할 때 최대한 우리가 돕고 싶다. 스타트업과 같이 컨텐츠를 가진 팀이 도시에 활력을 준다고 본다.

[Startup’s story #263] “1억명의 어린이들과 함께 한다”, 스마트스터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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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 샤크, 핑크퐁…’ 어른들에게는 낯설 수 있지만 영유아에게 인기를 얻고 있는 브랜드다.

핑크퐁은 에듀테크 스타트업을 표방하는 스마트스터디의 대표 교육 콘텐츠 브랜드다. 스마트스터디는 지난 2010년 김민석 대표를 비롯해 넥슨, 네이버 등 국내 유명 IT기업 출신 인력들이 모여 창업한 기업이다. 지금까지 ‘핑크퐁’ 브랜드를 중심으로 모바일 영유아 콘텐츠 및 교육 시장을 개척해오고 있다.

스마트스터디의 ‘핑크퐁!’ 시리즈는 2016년 6월 기준 전세계 1억 1천만 다운로드 다운로드를 기록한 글로벌 유아 교육 앱이다. 대표 앱인 ‘핑크퐁! 인기 동요 동화’는 한국 앱스토어 교육 분야 5년 연속 1위, 전세계 95개국에서 유아 교육  카테고리 부문에서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스마트스터디는 2015년 135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고, 중국과 북미권 등 글로벌 진출을 진행중이다.

핑크퐁 시리즈를 진두지휘한 박현우 스마트스터디 부사장을 만나 사업 초창기부터 현재까지의 과정을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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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우 스마트스터디 부사장

어린 딸에게 유익한 콘텐츠를 만들고 싶었다.

네이버 한게임 등 게임 분야에서 10년 정도 일했다. 일에 대한 회의감으로 고민하던 당시 딸이 3살이었다. 자라나는 딸에게 유익한 콘텐츠, 보여주고 싶은 콘텐츠를 만들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그러던 차에 교육 콘텐츠 분야에서 새 둥지를 틀었다. ‘지금 가진 기술을 게임에 쓰지 않고 농업, 바이오 등 다른 분야에 접목시킨다면 사회를 좀 더 이롭게 바꿀수 있다’는 한마디에 이끌렸다.

온라인 교육 솔루션에서 동요까지.

대학동기인 김민석 대표와 의기투합해 원격 온라인 교육 솔루션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마트스터디’를 공동창업했다. 당시는 플래시 기반의 콘텐츠가 대부분이었다. 그런데 이것들은 대개 배터리도 빨리 닳고 재생 속도가 느려 활발히 이용되기 어려웠다. 그 문제점을 보고 동영상을 자체로 만들어 보자고 해 모바일 전용 동영상 콘텐츠를 만들었다. 영어교육과 동화, 동요 등을 기반으로 한 영상을 만들었는데 그 중 동요가 가장 반응이 좋았다. 아마 아이와 보호자 모두를 만족시킨 콘텐츠였던 것 같다. 우리 예상보다 앱 사용률과 사이트 재방문율이 높았다. 이후 동요 8곡이 포함된 동영상은 16곡, 100곡 등으로 점차 늘기 시작했다. 현재는 1,500곡의 콘텐츠가 있다.

우리가 목표한 유아동 콘텐츠 분야에 집중했다.

창업 당시는 원격 온라인 교육 솔루션을 목표로 했지만 서비스를 만들고 운영하면서 느낀건 콘텐츠를 플랫폼에 맞게 담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기술을 플랫폼에 적용하면 잘 될거야 했던 예상이 빗나갔을 때 아차 싶었다. 그래서 콘텐츠에 집중하자고 생각했다. 지금도 집중해야 하는 분야를 찾아가는 과정이다.

중화권과 북미권, 그리고 국내 오프라인 사업.

콘텐츠를 기반으로 오프라인에 진출하는 것과 중화권, 북미권에 신경 쓰고 있다. 국내에선 오프라인에서 핑크퐁 잉글리시가 기관 교육교재로 들어가기 시작했고, 사운드북 10종을 포함해 캐릭터 인형 등 오프라인 제품들이 출시됐다. 이 분야에서 좀 더 성장하길 바라고 있다. 중국은 360이나 바이두 스토어에 입성해 콘텐츠 사업을 확장시키는 쪽으로 진행중이다. 북미권에도 주력할 생각이다. 최근에 스페인어 버전을 내놓은 것도 그 이유다. 북미 지역엔 히스패닉이 많기 때문이다. 우리는 자체 통계 시스템과 유튜버들의 언어 설정 등을 보고 서비스를 늘려가고 있다. 당장 30개 국어 모두를 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어떤 상황을 가정하고 거기서 출발한 다음 그 반응에 맞춰 전략을 변경하는 거다. 즉 시장의 반응에 따라 가는거다.

온라인의 인기를 타고 오프라인으로 진입…기존의 전략과 다르게 접근한다.

6년 전 우리가 사업을 처음 시작할 때만 하더라도 많은 스타트업이 오프라인 업체에 가서 ‘우리가 콘텐츠를 제공할테니 책을 낼수있게 해달라’고 했다. 만약 우리가 그런 식으로 인형 하나 들고 외국에 나가 팔려고 했으면 쉽지 않았을 거다. 왜냐면 캐릭터에 대한 인지도 및 이해도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굳이 마케팅을 하지 않아도 앱이나 유투브 채널에 올리면 캐릭터를 알리기 쉽다. 현재 핑크퐁 콘텐츠는 전세계적으로 1억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우리 제품이 익숙한 사용자들에게 책과 장난감, 인형을 파는건 훨씬 유리하다.

현재 온라인으로 먼저 스트리밍된 콘텐츠를 소비자에게 제공한 뒤 오프라인으로 가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어느 나라로 접근하더라도 마찬가지일거다. 우리 방식의 접근이 무조건 옳지는 않다. 우리 가정이 틀리면 빠르게 수정한다. 그점은 익숙하다.

퐁이를 알아봐주는 1억명의 고객이 있다.

핑크퐁은 올해 6월 기준 약 1억 1천만 다운로드 돌파 및 전세계 95개국에서 유아 교육  카테고리 부문에서 1위를 기록했다. 작년 11월 유아교육전에 참가했을 때 핑크퐁을 알아보고 우리 부스를 찾아주는 대중을 보면서 놀랐다. 동시에 우리 브랜드는 단순히 모바일 전용 콘텐츠가 아닌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많은 어린이들이 아는 브랜드로 성장했다고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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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보호자 모두 눈길을 끄는 짧고 재밌는 콘텐츠를 만든다

우리 콘텐츠는 주로 1 ~ 3분 내외로 짧고, 화면 전환이 자주 일어나는 점이 특징이다. 모바일 화면에 맞춰 자막도 크게 삽입했다. 그리고 어린이들은 같은 콘텐츠를 반복적으로 본다. 부모 입장에서는 지겨울 수 있다. 그래서 보호자가 볼때도 재미있게 만들려고 했다. 또한 단순한 오락용 콘텐츠가 아니어야만 바이럴 추천이 높아질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래서 여러 번 보면서 교육적 가치를 높일 수 있게 제작한다.

회사에서 직접 기획하고 출시하는 상품들은 모두 현지화를 거친다.

우리 제품은 현지화해서 출시한다. 특정 국가에서 잘 소비되는 콘텐츠는 그 나라에서 직접 만드는 게 제일 좋다. 그래서 현지에서 작업하는 것도 진행중이다. 중국과 북미권에서 인기있는 콘텐츠는 다르다. 북미권과 다른 지역엔 인터랙티브 기능을 추가해 출시했다. 아이들이 잘 쓰는 용어나 좋아하는 말, 후크를 고려해서 동요를 제작하고 있다. 한 마디로 ‘소비자 맞춤 콘텐츠’를 제작하기 위해 노력한다.

콘텐츠를 직접 기획하고 출시하는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 우리처럼 서비스하는 업체는 있지만, 콘텐츠 기획 설계 및 퍼블리싱, 오프라인 제품 판매까지 갖춘 업체는 아직까지 없는 것으로 안다.  우리 회사에선 동요 안무짜는 팀, 제품 디자인팀, 앱 개발 팀 등이 갖춰져 있다. 이 때문에 시장이 변화할 때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제어 가능과 비용문제, 양날의 검이지만 우린 성공할 것이다

회사에서 모두 제어할 수 있는건 장점일 수도 있고 비용관점에선 나쁠 수도 있다. 타겟을 우리나라로만 한정 했다면 필패했을 것이다. 우리는 최소한 2개 이상 9개 국가를 타겟으로 제작하기 때문에 무리가 없다. 우리 콘텐츠를 보는 대상인 0세~5세 아이들은 어느나라에서나 문화적 차이가 적다. 알파벳, 생활 습관 등 기본적인 것들이 형성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현재 영어로 컨텐츠를 만들고 나라별 언어로 번안하는 데 신경 쓰고 있다.

콘텐츠는 가공할 만한 위력을 발휘한다

콘텐츠가 소중하니 공개하지 않고 싸게 파는 것을 반대하는 업체들도 많이 본다. 회사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개인적으론 좋은 전략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콘텐츠는 시기와 문화를 담고 있다. 콘텐츠는 흐르는 것이기 때문에 현재 인기가 많다고 계속 인기가 유지되지 않는다. 방심하거나 안심하면 안 된다. 많은 콘텐츠가 절판되고 사라지는 것만 봐도 알수 있지 않나. 그러니 인기 있을 때 확장할 수 있으면 많이 개방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예전과 달리 요즘은 온라인 사용자를 확보한 뒤 또다른 플랫폼에서 상품 구매를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려있다. 모수를 늘리고 흐름을 타고 있을 때 돈 벌 궁리를 해야 한다.

700개의 위성앱으로 홍보했다.

작년까진 홍보 비용은 0원에 가까웠다. 초창기 시장에 진입해서 앱스토어에서 알려질 수있는 기회가 많았다.  그러나 만약 그것에만 기댔으면 우리 서비스도 사라졌을 것이다. 콘텐츠는 시간이 지나면 낙후되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많은 앱을 출시했다. 그동안 출시해서 관리하는 앱만 700개 가까이 된다. 그리고 그 앱들이 각자 따로 놀게 되면 회사가 얻는 건 없다. 그래서 그 앱들을 유기적으로 연결했다.

콘텐츠를 많이 포함한 동화 앱은 플랫폼 앱, 그거 외에 음악, 색칠놀이, 샘플 등 단적인 기능을 갖춘 것은 위성앱이라고 부른다. 새로운 앱이 나와 소개하고싶어도 앱스토어 내에는 홍보 공간이 없다. 그러나 새로 출시되는 앱은 상위 노출이 가능했다. 그런 이유로 위성앱을 늘려나갔다. 이 앱으로 플랫폼 앱이나 위성앱으로 사용자들을 유입시켰고, 앱내 푸시 알림 시스템, 팝업창 등으로 플랫폼 앱을 홍보했다. 또 국가와 언어별로 푸시,팝업을 따로 갖췄다. 그러나 이 것만으로는 확장의 한계가 있다. 콘텐츠가 제일 중요하다. 재미없고 유익한 내용을 담지 않았으면 바이럴 홍보가 이뤄지지 않았을 것이다.

우리의 기술을 소비자에게 강요할 수 없다.

우리가 바라본 시장과 소비자의 행동이 달랐던 게 충격이었다. 아이패드가 출시되고, 전자 학습지를 즐기면서 문제 풀이도 해주고 성적도 나오는 온라인 교육 콘텐츠 사업이 잘 될 거라 예상했다. 사업 아이템을 동요로 바꿀 때도 내심 불안했다. 학습지 시장에 미련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가장 큰 인사이트를 얻었다. 기술로만 접근하면 소비자에게 진심으로 다가갈 수 없다는 점을 깨달았다. 우리가 가진 기술을 소비자에게 납득시키는 것이 아닌, 소비자의 마음을 얻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내가 이렇게 좋은걸 만들었는데 왜 소비자들이 몰라주지’ 하는데, 이건 옳지 않은 생각인 것 같다. 사용자가 소비하는 콘텐츠가 뭔지, 사용자들이 어느 시점에서 앱을 이탈하는지 따져봐야 한다. 기술이 사람을 선도할 순 없다.

다국적 콘텐츠를 만들 때 ‘문화’를 생각한다.

다른 인종을 생각할 때 가지는 편견있다. 우리는 다국적 콘텐츠를 만드는 곳인데 그 부분에서 다소 안일했다. 그들에게 인기있는 콘텐츠만 고민했는데 문화적 배경을 더 많이 고민했어야했다. 종종 SNS서비스에서 해시태그로 우리 제품을 검색해본다. 우리가 정식 진출하지 않은 국가에서 우리 캐릭터로 된 상품이 제작돼있는 것을 볼 때 흥미롭다. 그런 것을 볼 때마다 캐릭터의 파급력이 크다는 걸 체감한다.

중국발 투자 유치로 사업 가속화.

대표와 나는 일을 확인하고 진행하고 결과가 나도 속도를 내는 성격이 아니다. 그래서인지 성장 그래프가 가파른 편은 아니다. 우리도 답답해지더라. 주위를 돌아보니 국내외 경쟁자도 따라와 있고. 지금 이 시기를 놓치면 성장할 시기 놓치겠다 싶어서 투자를 받았다.

투자사의 생각을 다 알 순 없지만, 한국에서 한 종류의 채널에서만 활동했다면 우리를 굳이 중요하게 여기지 않았을거다. 대상국가를 한정하지 않고 사업하고 있으니 성장성이 기대됐을거라 본다. 그리고 최종 플랫폼의 타겟이 어디이고, 기술 변화를 읽어내 신속하게 콘텐츠를 만들고 유통할 수 있는 팀이 구축돼있다는 것에 매력을 느꼈을거라 본다. 신사업을 하겠다거나 복지를 실현하겠다 했으면 투자 받지 못했을 거다.(웃음)

미국의 주마다 다른 문화가 있어 그에 맞게 접근 방식이 다른 것 처럼 중국도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 그래서 중국에 있는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고 싶었다. 기회가 닿아 DT벤처캐피털과 관계를 맺었고 올해 5월 중국 지사를 설립했다. 이제 전세계 유아동 시장 중 가장 큰 곳에 진입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이들의 도움을 받아 샤오미TV, IPTV 등  디지털 미디어로 진출 한 이후 오프라인으로 나아갈 계획이다.

기혼 여성도 많고 재택 근무자 비율이 높다. 제대로 일을 하기 위함이다. 

회사엔 맞벌이로 인해 오후 6시에 출근하는 직원도 있다. 육아 휴직, 재택 근무는 본인이 알아서 하도록 한다. 그런 점은 여타 기업에 비해 자율적이라고 생각한다. 회사는 일을 같이 할 사람이 필요해서 모여있는 곳이다. 그렇기 때문에 각자가 하고싶은 일을 더 잘할 수 있기 위해 이런 제도를 도입한 것 뿐이다.

다른 회사는 좋은 회사와 다르다.

다른 회사를 만들고 싶다. 현재 인기를 재탕만 하면 우리보다 더 밀도있는 조직에게 뺏긴다. 그러나 다른걸 계속 하는건 기회가 있는거다. 하나를 다르게 하다보면 속도도 달라지고 결과물도 달라질 수 있다. 가능성이 있는 또다른 시장을 발견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래서 하나를 하더라도 다른 회사랑 다르게 했으면 좋겠고, 다른 누구와 달랐으면 좋겠다. 우리 회사는 인생과 일이 구분되지 않는 힘든 곳이다. 재택근무, 많은 휴가 일수 등은 재직자가 최상의 컨디션으로 일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이지 복지가 아니다. 이 결정은 대기업이 아닌 스타트업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라고 본다.

2016-06-27 16

[Startup’s story #264] 엔씽, ‘IOT + 농업’도시형 스마트팜 생태계 구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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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술 같네요.

2014년 영국에서 열린 ‘글로벌 K-스타트업 투자상담회’에 참석한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어느 초기 스타트업이 언론으로부터 주목받았다. 대통령이 관심을 표한 대상은 당시 대학생 창업팀이었던 ‘엔씽(도시농업을 위한 IoT 제품 및 서비스 개발사)’이 개발한 스마트 화분 ‘플랜티’의 시제품이었다.

법인설립을 마친 2014년 1월 이후 엔씽은 스파크랩 엑셀러레이터 4기에 선정돼 초기 투자를 유치했고, 이어 트라이벨루가와 인탑스, KDB산업은행, 엠파워인베스트먼트로부터 추가 투자를 유치했다. 그리고 지난 해 5월에는 해외 진출 모멘텀 마련을 위해 킥스타터에서 크라우드펀딩을 진행했으며, 약 10만 달러의 선주문을 받기도 했다.

이들이 목표로 하는 스마트가드닝 시장은 웰빙과 힐링에 이어 새로운 생활방식으로 주목받는 도시농업 분야다. 이 시장은 작지 않다. 전세계 8억 명, 미국 내 8500만 명, 국내 100만 명 이상이 도시농부로 활동하고 있다.

엔씽의 김혜연 대표를 만나 IOT를 활용한 스마트 가드닝과 도시형 스마트팜 산업에 대해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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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연 엔씽 대표

2년 전 인터뷰 당시 엔씽을 미디어 회사라고 소개했다.

변한건 없다. 지금도 동일하다. 다만 당시에는 정말 먼 훗날의 이야기였다면, 현재는 그 방향에 대해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

그간 엔씽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 지 궁금하다.

2014년 당시에는 플랜티가 시제품만 있었고, 그걸 가지고 유럽 쪽 VC와 투자협상이 진행중일 때다. 결론적으로 투자유치는 성사되지 않았다. (웃음)

지난 해 4월에는 킥스타터를 통해 크라우드펀딩을 진행했다. 현지 법인이 필요해 미국 법인을 설립해 두었고. 바로 미국 진출을 하려 했다. 한국에서는 시장을 확대시키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킥스타터에서의 성과는 어땠나? 일본에서도 크라우드펀딩을 진행중인 것으로 안다.

650개가 완판 됐고, 금액으로는 10만 3천 달러(한화 약 1억 2천만 원)다. 일본에서도 크라우드펀딩을 진행하고 있고, 50% 이상 달성됐다.

크라우드펀딩이 어떻게 기능했나?

우리에게 크라우드펀딩은 제품을 전 세계에 알린 시발점이다. 크라우드펀딩 과정에서 제조사, 유통사, 투자사가 연결됐고, 결과적으로 20개 이상의 글로벌 유통채널과 협력하게 됐다.

지난 달, 중국 엠파워 인베스트먼트로부터 6억 규모 투자를 유치했다.

지난 해 10월, 킥스타터에서 제품을 봤다며 처음 연락이 왔다. 산업은행(15년 4분기 20억 규모 투자 집행)과 같은 라운드로 들어오는 것으로 논의를 시작했지만, 두 회사의 의사결정 소요기간이 다르더라. 산업은행은 단기간에 마무리가 됐고, 중국은 이제서야 마무리가 된 거다. 쉬운 과정은 아니었다. 특히 처음에 요구한 서류들이 너무 많아서 업무가 마비될 정도였다. 이 부분에 대해 토로하니 산업은행에 공유한 서류만 달라고 하더라. 결국 그걸로 투자결정이 났다.

엠파워 인베스트먼트가 엔씽에 투자한 이유는 무엇이라 보나?

큰 기조는 급변하는 중국 시장에서 우리 제품이 유효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음식이나 조경, 가드닝 시장은 사회가 발전해야 함께 발전하는 분야다. 투자사는 이 부분을 보고 있었고. 엠파워는 O2O 분야에 주로 투자하던 VC다. 포트폴리오사 중 꽤 큰 신선식품 당일배송 서비스가 있었고, ‘중국판 백종원’도 있더라.

아그리테크(Agri-Tech)의 산업 밸류체인은 ‘팜투테이블(Farm to Table)’로 이해하면 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쿡방 같은 요리 콘텐츠나 음식 배달 등 ‘테이블’ 쪽에 많이 집중돼 발전했다. 엔싱은 ‘팜’ 쪽에 있는 거고. 투자사의 생각이 바로 팜투테이블이었다. 다만 그 팜이 진짜 농장이 아니라 테이블에 있는 작은 팜인 셈이다. 요리하면서 바로 테이블에 있는 바질을 따다 넣는 식인거다.

엔씽이 가진 로드맵도 산업 밸류체인을 완성하는 것인가?

맞다. 큰 맥락으로 보면 엔씽은 IoT스마트화분(플랜티)으로 시작했고, 개인용 스마트팜을 위한 서비스 및 플랫폼 사업으로 확장하고 있다. 현재 경기도 시흥시와 함께 운영하고 있는 농장이 그 준비 과정이라 보면 된다. 지난 해 개발한 스마트 가드닝 센서 기술(2015년 11월 중소기업청 R&D 지원과제 선정)에 이어 본격적으로 IoT를 결합한 도시형 스마트팜 연구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우리가 원하는 건 사용자 모두가 농부가 되는 거다. 귀농하자는 의미가 아니라 도시에서도 먹거리를 키울 수 있는 걸 의미한다. ‘Farming’이 우리 일상의 일부가 되는 거다. 개인용 스마트팜(Smart Farm)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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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1월 방한한 프랑수와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에게 서비스를 설명중인 김혜연 대표

엔씽은 글로벌 시장에 집중하는듯 싶다.  

한국에서 시장을 확대하는 것은 이른 것 같다.

기술력으로 생산성을 높여주는 접근이 국내에서 어려운 건가?

생산성을 높이면 대중화가 될 것 같은데, 아니더라. 지난 주 토요일에 농식물 영양제를 제조하는 어느 업체 대표를 만났다. 정말 어렵게 한 농가에 납품을 하게 됐다고 한다. 농가들은 원래 쓰던 걸 잘 바꾸지 않거든. 그 회사 영양제로 바꾸고 나서 그 농가가 대박이 났는데 그걸로 끝이었단다. 농가들은 본인이 해서 잘 된 것을 주변에 알리지 않는다더라. 영양제 통을 폐기할 때 조차 상표를 다 제거하고 불로 태운다 한다. 엄청난 생존경쟁이 일어나고 있는 곳이다. 생산성을 아무리 높여도 농가에서 벌 수 있는 돈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생산성과 수익성이 완전히 다른 결에 있는 거다.

그럼 어떻게 발전시켜야 하나?

수익성을 만들어 내는 게 1차 목표다. 그러려면 우리가 직접 해봐야 하겠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테스트를 하기 위해 직접 농장 운영을 하고 있다.

해외진출은 어디를 보고 있나?

처음에는 미국이나 유럽 쪽만 보고 있었는데, 최근 중국과 일본, 중동 쪽을 눈여겨 보고 있다.

이유라면?

성숙된 시장은 플레이어가 포화되어 있다는 이야기 아니겠나. 비집고 들어갈 공간이 없는 거다. 중국이나 일본은 이제 조금씩 시장이 형성되는 시기이다. 시각을 조금 바꿔보니까 보이지 않는 게 보이더라. 그 과정에서 중국과 일본 현지 파트너들이 연결됐고. 해당 국가들은 제품으로 먼저 진출할 계획이다.

중동은 어떻게 진출할 계획인가?

중동은 재배기술로 진출할 계획이다. 원래 중동은 먹거리의 대부분을 수입하는 형태였다. 사막에서 신선한 채소를 키우는게 어려우니까. 그런데 최근 먹거리를 직접 재배하는 쪽으로 정책이 바뀌고 있다. 국부펀드가 움직이고 있고. 이 흐름을 타려고 하는 거다. 우리가 여기서 농장을 운영하는 것처럼 중동의 빌딩이나 건물 옥상에서 농작물을 키우는 거다. 예전에 내가 우즈베키스탄에서 했던 게 이런 거였다. 다만 당시에는 온실 자재 수출만 했던 거고, 지금은 재배까지 하고 싶은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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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씽이 농장 운영에 참여중인 ‘함께 green 농장’. 이곳에서 IoT를 결합한 도시형 스마트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농장 이야기를 조금 더 해보자. 스마트팜이라면 농장의 운영 방식이 기존과는 다를 것 같은데.

지금 테스트 하고 있는 건 아쿠아코닉스, 하이드로코닉스, 에어로코닉스이다. 물을 공급하는 방식이 나뉘는 거다.

원래 물이나 양분 등 농작물을 키우는 데에 필요한 요소들은 인간이 통제할 수 없었다. 그러다 비료를 통해 양분을 조절할 수 있게 되었고, 비닐하우스 개발로 온도를 어느 정도 조절하는 게 가능해졌다. 그런데 이 비닐하우스에 있는 토양이 흙이 아니라 인공토양이다. 여기에 양액을 흘리는 거고, 한번 흘려진 양액은 순환되지 않는다. 자원의 선순환이 일어나지 않았던 셈이다.

아쿠아코닉스나 하이드로코닉스, 에어로코닉스는 흙 자체가 필요 없다. 아쿠아코닉스를 예로 들면 스폰지로 식물의 뿌리만 잡아주고 물고기를 기른 물로 양분과 수분을 대신한다. 그 물이 순환이 되는 거고. 90%까지 물을 재사용할 수 있다. 물이 없는 곳에서도 재배가 가능한 거다. 여기서 한 단계 더 발전해 농장을 벗어나 실내나 지하 등에서도 키워보고 있다. 빛을 LED로 컨트롤 하는거다. 이렇게 하고 있는 곳이 일본의 소니, 샤프, 후지쯔 등 유명 전자회사들이 시도하고 있다. 반도체를 만들어 내는 과정과 꽤 비슷하거든. 이게 점점 현실성을 갖추게 되면 우리가 영화에서나 보던 화성에서 식물을 재배하는 게 가능하게 된다. 인간이 모든 것을 컨트롤 할 수 있는 환경에서 농식물을 재배할 수 있는 거다.

그 과정에서 엔씽이 집중하고 있는 건 무엇인가?

일단 재배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데이터를 기록하려 한다. 다만 이게 1-2년 본다고 모을 수 있는 데이터가 아니기에 직접 해보는 거고. 어느정도 안착이 되면 서울 시내에도 오픈할 계획이다.

단기적 사업계획 및 비전을 말해달라. 국내와 국외를 나눠서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플랜티라는 디바이스에서 서비스 및 플랫폼 사업으로 확장해 나가는 거다. 디바이스 매출을 높이고 플랫폼 사업 매출을 안정화 시키는 것이 우선이다. 장기적으로는 디바이스와 서비스 플랫폼, 모바일 커머스를 연결하는 개인용 스마트팜 생태계를 구축하려 한다.

현재 해외 시장에 제품 판매를 위한 인증절차를 받고 있다. 인증이 끝나면 본격적으로 판매에 들어간다. 중동을 제외한 해외에서는 제품 판매가 주가 될 듯 핏다.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조금 더 활발할 것 같다. 지금 말한 것이 이루어지는지 지켜봐 달라.

 

플래텀과 인크가 공동기획으로 스타트업 인터뷰를 진행합니다. 이 인터뷰는 플래텀인크 인사이트에 동시 게재됩니다. 


[Startup’s Story #265]”장애인 여행 분야의 에어비앤비가 되겠다”, 어뮤즈트래블 오서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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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이 편리하게 여행을 할 수 있을까?

‘할 수 있다, 그것도 아주 즐겁게’라고 답하는 스타트업이 있다. 장애인에게 특화된 여행 상품을 제공하고 있는 어뮤즈트래블(amuse travel)이다.

어뮤즈트래블은 2014년 설립되어 2015년에는 한국관광공사 문화창조벤처단지 우수기업으로 선정되었으며, 올해에는 산업통상자원부 삼성전자 기술 나눔 사업으로 선정된 바 있다. 지난 2월 본격적인 관광 상품 판매를 시작하면서, 올 1분기에 3천만 원의 매출을 올렸다. 많은 금액이 아닐 수 있지만, 장애인 여행 시장의 존재만큼은 분명히 증명해 보인 것이다.

향후 ‘장애인 에어비앤비’ 모델로 세계 무대에 진출하고 싶다고 밝힌 어뮤즈트래블 오서연 대표를 직접 만나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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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사업이냐고? 되는 사업이다. 

장애인 여행 기업이라고 하면 우리가 사회적 기업이나 봉사 단체라고 생각하기 쉽다. 우리는 분명한 영리 기업이고 고객인 장애인의 니즈에 합당한 상품을 제공하고 돈을 번다. 시장을 확신했기에 시작한 것이다. 나는 이전에 대기업 기획실에서 사업 성공 가능성을 예측하고, 예산 관리를 했던 사람이다. 돈 관계에서는 상당히 민감하고 꼼꼼하다.

국내에만 장애인이 250만 명이 있고 일본에는 1,500만 명, 미국에는 4천만 명이 있다. 해외 장애인이 1년 동안 여행에 쓰는 돈은 평균 180만 원이라고 한다. 이미 미국, 유럽권 장애인들은 동남아 여행을 즐기고 있다. 국내 장애인이라고 욕구가 없을까. 이들은 물질적 욕구보다는 정신적인 감동을 경험하고 싶어 한다. 특히 우리의 주고객인 지체 장애인들은 체육이나 여행과 같은 육체적 활동이나 체험에 관심이 많다. 무엇보다 직접 만나보니 여행을 정말 가고 싶어 하더라. 올해 1월부터 시작해서 상반기에만 3천만 원 매출을 올렸다.

보이지 않는데, 움직일 수 없는데 여행은 해서 무얼 하느냐고? 

일반 관광객이 ‘천지암 코스를 방문해서 폭포를 구경하고, 사진을 찍고,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을 여행이라고 부른다면, 시각 장애인에게는 ‘폭포의 소리를 즐기고, 주변 바위를 만져보고, 천지암의 향기를 맡는 것’이 중요하다. 세상에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많은 여행의 방법이 있다.

비장애인의 시선으로 세상을 사는 데 익숙한 사람에게, ‘장애인’과 ‘여행’이라는 두 단어는 어울리지 않는 조합일거다.

분명히 일반인과 장애인의 여행법은 다르다. 이를테면 지체 장애인의 경우 소화 능력도 약하고 이동을 많이 못하기 때문에 그 점을 고려해야 한다. 사람이 몰리는 시간에는 식당 주인과 우리 고객 모두가 불편하기 때문에, 몰리는 시간 앞뒤로 예약을 한다. 식사 시간도 2시간으로 넉넉하게 잡는 식이다. 시각 장애인의 경우 고성에 가서 잣나무 향 가득한 숲길을 따라 걷고, 지역 명물인 판소리를 들려준다. 식당에서 전을 먹으며 지역 문화에 대한 스토리텔링을 들려준다. 이런 컨셉이라면 꼭 유명한 관광지를 방문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원가 구조도 낮출 수 있다.

우리나라를 한 해에 방문하는 실버·장애인 관광객이 60만 명이나 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장애인 관광객의 불만도 많고, 시설도 잘 갖춰져 있지 않아 선호도가 높은 국가는 아니다. 상대적으로 일본의 경우 시설이 잘 되어 있다. 유럽의 경우 장애인 관광객 선호도 1위 도시가 로마다. 그런데 로마는 장애인들이 여행하기에 편한 곳은 아니다. 시설도 열악하다. 결국은 인식 문제인거다. 좀 불편해도 옆에서 누가 도와주기만 하면 여행할 수 있다. 계단이 있으면 옆에서 잡아주면 되고, 식당에 턱이 있으면 종업원이 나와서 도와주면 된다. 로마와 서울은 시선과 인식 부분에서 차이가 있는 거다. 그렇기 때문에 점점 실버·장애인 관광객이 줄어드는 추세다. 한류 콘텐츠만으로는 지속적인 해외 관광객 유치에 한계가 있다.

싸워서는 장애인 인식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장애인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서 싸우거나, 읍소하는 방식은 맞지 않다고 본다. 비장애인들이 자연스러운 소비 속에서 ‘장애인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울 수 있게 만드는 게 우리의 전략이다. 우리가 장애인 여행 상품 뿐 아니라 일반인 여행 상품도 같이 하는 이유다. 일반인들도 어뮤즈트래블을 통해 여행할 수 있는데, 그 수익 중 10분의 1을 장애인을 위해 기부한다. 또 중견 기업을 대상으로 한 단체 관광도 진행한 적이 있는데, 이 기업이 여행과 동시에 기부도 했다는 내용의 콘텐츠를 만들어 홍보했더니 반응이 좋더라.

우리나라가 장애인에게 친절하지 않은 것은, 사람들이 나빠서가 아니라 잘 모르기 때문이다. 장애인과 함께 살아가는 문화 자체가 없지 않나. 억지로 끌고 오기보다는 여행을 통해 자연스럽게 인식 변화에 참여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우리나라엔 알래스카가 없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측에서도 장애인 여행 쪽은 투자 대비 효율이 좋은 분야다. 이들은 새로운 관광 상품을 계속 만들어내야 하는데, 인위적으로 자연 경관을 만들어내거나 큰 건물을 세우려면 돈이 많이 든다. 하지만 우리나라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상당히 아기자기한 곳이 많다. 쓰리센스(3sense, 후각·촉각·청각)를 부각시키면, 그동안 조명되지 않았던 장소들에도 관광적 가치를 더할 수 있다. 뻔한 페스티벌, 뻔한 장사 활동 들로 상당히 많은 관광지가 망가져있다. 일단 정부 측이 움직이게 하려면 사례를 보여줘야겠지. 그런 마음으로 장애인 특화 상품들을 발굴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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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어뮤즈트래블의 온라인 사이트에서는 일반 여행 상품과 장애인 여행 상품이 함께 판매되고 있다. 

장애인 여행의 에어비앤비가 되고 싶다. 

오프라인 관광 상품과 동시에 준비하고 있는 것이, 온라인 관광 사업이다. 어떤 방식이냐고? 쉽게 말하면 장애인용 에어비앤비를 만드는 거다. 일반인이 호스트가 되어 장애인에게 집을 빌려주고, 더 나아가 직접 가이드 역할도 하는 모델이다. 초기에는 장애인 가족과 장애인 봉사 활동을 하는 이들을 대상으로 호스트 제안을 할 예정이다. 현재 이상엽 장애인 인권 영화제 위원장도 호스트로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플랫폼 모델은 자신이 있다. 에어비앤비도 소수의 충성 고객을 기반으로 성장한 기업인데, 여행 분야에 있어서 장애인 역시 대단한 충성 고객이다. 여행에 대한 니즈도 많고, 검증된 서비스를 이용하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공유경제 모델로 해외로까지 진출하고 싶다.

호스트 확보가 어렵지 않겠냐고? 

사실 제일 문제가 호스트다. 게스트는 니즈가 확고한 편이다. 하지만 호스트 입장에서는 사회적 인식 문제도 있고, 아무래도 손이 가는 일이 많다 보니 선뜻 나서기가 쉽지 않다. 우리는 많은 사례를 만들려고 한다. 먼저는 장애인 봉사 단체, 종교 기관을 중심으로 접촉하고 있다. 또 사회복지 학과 출신의 평균 소득이 높지 않은 편이기 때문에 수입원을 늘려나가고자 하는 니즈가 있다. 가이드 등의 활동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점이 어필할 수 있을 거다.

스토리텔링에 기술을 더한다. 

오는 9월 테크크런치를 시작으로 11월에는 세계관광박람회(WTM)과 핀란드의 슬러쉬(SLUSH) 행사에 참여한다. 해외 관광객에게 우리의 존재와, 우리가 가진 기술적 면모를 보여주기 위해서다.

현재 우리가 도입하고자 하는 기술은 비콘(beacon)이다. 관광객의 스마트폰을 통해 위치를 인지하고, 특정 위치에 들어서면 그 지역과 관련된 스토리텔링을 음성으로 들려주는 방식이다. 조향 업체와도 협의 중이어서, 그 지역을 대표하는 향기를 뿜게 만들 수도 있다. 이런 방식으로 새로운 관광 상품을 개발해낼 수도 있을 것 같다. 예를 들어 ‘제주도 바닷가 냄새’, ‘고성 잣나무 냄새’ 등 여행 다녀온 지역을 기억하게 만들 수 있는 상품을 판매하는 것이다. 장애인뿐만 아니라 일반인 고객에게도 어필할 수 있을 거라고 본다.

올해 내 2억 매출이 목표다. 

숫자가 아니라 이게 ‘되는 사업’이라는 걸 보여주고 싶다. 앞서 말했듯, 싸우는 게 아니라 보여주는 걸로 설득해야 된다. 우리 모델을 통해 많은 해외 관광객이 유치되면, 정부나 지자체도 안 움직일 이유가 없다. 우리의 슬로건이 ‘모두를 위한 여행(Travel for all)’이다. 여행을 통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살아나가는 사회를 만들어가고 싶다. 열심히 하겠다. 지켜봐 달라.

[Startup’s story #266] ‘모두를 위한 가벼운 IT서비스’를 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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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는 잘 쓰고 있는데 정작 회사에 대해 들어본 적은 별로 없어요.”

아임포트를 운영중인 ‘시옷’을 두고 하는 말들이다. 2014년 10월 론칭 이후 개발자들의 입소문으로 퍼져간 아임포트는 7월 현재 1600개가 넘는 스타트업이 사용중인 결제 플러그인 서비스다. 아임포트는 javascript API와 REST API를 활용해 구성할 수 있으며, 다양한 개발 환경을 지원하는 서비스다.

직접 만나본 회사 대표의 철학이 의미심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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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지윤 시옷 대표

명함 디자인도 독특한 회사

나는 대표이기 전에 개발자다. 명함에 개발자라면 알아볼 수 있도록 ‘코드’를 넣었다. 아무래도 개발자들을 위한 서비스를 만들다 보니 개발자와 유대 관계를 형성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처음 명함 교환할 때 알아보는 이들은 한 마디씩 하더라. 그럴 때면 상대방에게 한 발자국 내딛었다고 생각한다.

오로지 판매자를 위해 회사 로고도 숨긴다.

사업은 5년째다. 아임포트에 앞서 무빙카트 서비스를 선보였다. 무빙카트는 사용자 홈페이지에 우리가 제공하는 소스 코드를 넣으면 홈페이지나 블로그에 판매 기능을 탑재할 수 있는 서비스다. ‘어떻게 하면 판매자 사이트인것처럼 보일까?’ 를 고려해서 개발했다. 자체 UI 디자인도 따로 있었는데 원래 운영하는 사이트와 통일감 있게 보이도록 했다. 우리는 서비스에 우리 회사 로고를 철저히 배제한다. 판매자 입장에서 생각하기 때문이다. 아임포트도 같은 맥락에서 제작했다. 아임포트와 무빙카트 모두 판매자에게 집중한 것이 특징이다.

아임포트? 3번 일할 거 1번으로 줄여주는 서비스다.

간편결제 서비스는 구매자를 위한 것이다. 그렇지만 간편결제는 구현하는 개발자 입장에서 보면 어렵다. 기업 입장에선 간편 결제로 인한 매출이 10만원에서 15만원으로 늘리는게 맞지만, 매출을 5만원 늘리기 위해 들여야 하는 노력이 개발자 입장에서 합당한 것인가라는 고민은 같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개발자들의 편의를 제공해야 한다고 생각해 왔다.

이제 사용자는 사이트 내에서 결제할 때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시럽페이, 페이코, 카카오페이 등을 다 설치해야 한다. 그러면 이 결제 프로그램을 개발자들은 새로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아임포트가 연동돼 있으면 설정 만으로 이 결제가 수월해진다. 즉, 개발자들이 3번 일할거 1번만 일 할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다. 기술적인 의미에서 PG사를 통합 해주는 서비스라고 보면 된다. 지불을 묶어주는게 PG사라면 그걸 기술적으로 게이트웨이 역할을 하는게 우리 서비스다.

국내에선 우리가 유일하다.

동일방식은 국내에 없다. 외국에선 우리가 하는 일을 PG사가 하고 있다. 국내 PG사는 이부분까지 신경 못 쓰는 점에 착안해 중간에 들어가서 서비스 하고 있다.

부분 유료화가 되기 까지

아임포트를 하나 쓰면 무료, 두개 이상 사용하면 과금을 매기는 ‘부분 유료화’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이를 결정하기 까지 일화가 있었다. 처음 사업할 당시, 우리 서버에서 물건을 팔 때마다 1% 수익금을 받아야지라고 단순하게 생각해서 ‘1% 정책’을 시행했었다. 그런데 서버가 잘 돌아가기 시작하면 우리가 주는 가치와 편리함이 묻히는 듯 보였다. 특히 판매자들이 우리에게 수수료 지급하는 것을 꺼렸다. 이 때 트라우마가 생겨 현재는 부분 유료화를 채택해 운영하고 있다.

판매자의 ‘새는 매출’을 잡겠다…데이터 통계 분석 서비스

올 하반기에 새롭게 출시할 예정인 서비스는 판매자의 편의를 넘어 고객이 몇 번 만에 결제에 성공했는지, 하루 동안 가장 많은 매출 발생 시간 등을 분석해주는 데이터 통계 분석 서비스다. 결제 실패는 특정 플랫폼 문제, 운영 체제 문제 등 다양한 곳에서 변수가 생긴다. 우리는 이 점을 잡아내서 판매자들이 더욱 세분화한 분석을 할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다. 이렇게 하다 보면 기업 입장에서 ‘새는 매출’을 잡을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본다.

무빙카트가 1단계, 아임포트가 2단계라면 데이터 통계 분석 서비스는 우리가 내놓는 3단계 서비스다. 현 실정에서 카드사가 정책을 바꾸지않으면 혁신을 일으키기는 쉽지 않다. 그 구간을 100% 추적 하지는 못하지만 최대한 근접하게 가보자는 것이 서비스의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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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로 이뤄진 곳

시옷에는 고객 콜센터를 운영하는 한 사람 빼곤 나머지 팀원 모두가 개발자다. 개발자로 일하는 그들이 개발자를 위한 서비스를 만드는 건 어쩌면 당연한 발상이다.

BM도 없고 팀도 없었다…  ‘기술력’과 ‘가능성’으로 받은 투자

2015년 8월 옐로금융그룹(YFG)으로부터 4억 규모 투자를 유치했다. 당시엔 1인기업이었고 매출도 나지 않은 상황이었다. 심지어 폐업을 고려했을 때다. 투자를 받고 심기일전해 사업을 다시 꾸리게 됐다. 투자 계약이 확정된 뒤 심사역에게 뭘 보고 투자했냐고 물어봤다. 내가 가진 ‘기술력과 가능성’이라는 대답을 들었다. 옐로금융그룹도 과감한 결정을 했다고 본다. 운이 좋았다.

투자 받고 나서도 팀 빌딩은 어려웠다.

창업하고 가장 힘든 것이 팀 빌딩이었다. 할줄 아는게 개발밖에 없던 초기 시절엔 제품 개발에 집착했다. 혼자 할 만 하다는 오류에 빠졌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팀빌딩에 대한 아쉬움을 덜 겪었는데 세월이 지나니 팀이 왜 필요한지 알게 되더라. 지금 회사에 나 포함 5명이 일한다. 창사 이래 최대 숫자다. 그전까지는 ‘2’의 고비를 넘지 못했다.

초기 모든 분야에서 가장 많은 경험과 지식이 나에게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사업을 고집대로 몰고가는 경향이 있었다. 돌이켜보면 대표로서의 역량이 부족했다. 회사를 거쳐갔던 비개발자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크다. 그들에게 기술적으로 얘기하다보니 소통이 어려웠다.

개발자의 고충은 직접 듣는다.

C/S는 내가 전담한다. 새벽2,3시에도 관련 문의가 들어온다. 이때 저쪽 개발자도 같은 고생을 하고 있겠구나 싶어 최대한 빨리 고쳐주고 있다. 나와 같은 마음으로 일할 것이라는 걸 알기 때문이다.

애정어린 충고를 받을 때 기분이 좋다.

기술적인 표현인데 ‘레스트’ 방식이라고 부른다. 편하다는 의미인데, 그 단어가 주는 의미가 현재 다 지켜지고 있지 않고 있다는 것을 통감하고 있다. 고객에게 약속한 서비스를 안심하고 쓸 수 있게 운영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여전히 불편한 부분은 남아 있다. 그것이 고객에겐 불안요소로 작용한다. 그래서인지 욕도 많이 먹는다. 그래도 욕하는 분들이 고맙다. C/S를 처리할 때 우리 서비스가 어떻게 개선되면 좋을 것 같나 하고 꼭 묻는다. 그러면 장문의 편지를 보낸다. 이럴 때 정말 고맙다.

대표이기 전에 개발자

난 대표이기전에 개발자다. 또한 호기심이 많다. 제품 사용법을 알려줬는데 상상치 못한 방법으로 쓰는 사람도 있다. 그래도 좋다. 방법을 알면 알수록 서비스 질은 좋아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서비스 질에 도움이 되는 것이라면 업무량이 많아지더라도 감수할 계획이다.

제주도에서 올라와 감사 인사를 한 대학생이 있었다.

6개월 전에 제주도 지역의 한 대학생이 웹 사이트를 개발하면서 우리 서비스를 사용했다. 이때 문제가 생겨 우리가 살펴봤는데, 우리 측에서 야기시킨 문제가 아니었다. 하지만 그냥 고쳐줬다. 며칠 뒤 우리 사무실로 찾아와 선물을 주며 고맙다고 했다. 기억에 남는다.

앞을 내다보는 사업을 하진 않을 것이다.

난 겪어본 것에서 문제점을 발견하고 계산하는 성격이다. 관행에서 오류를 잡고 문제를 해결하는것을 선호한다. 그래서 트렌드 비즈니스는 잘 안한다. 우리가 내놓을 서비스도 고객 패턴을 예측하지는 않는다. 분석에만 집중하고 있다.

모두를 위한 가벼운 IT 서비스를 만들고 싶다.

‘모두를 위한 가벼운 IT서비스’가 우리의 모토다. 이 비전에 걸맞는 회사를 만들고 싶다. 그리고 아임포트는 쉽게 망하지 않으니까 믿고 써도 된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웃음) 부족한 부분을 채워가며 발전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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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tup’s Story #267] 오스퀘어 노대영 대표,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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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자취를 시작한 지인이 집을 꾸미기 시작하면서 우연히 접한 콘텐츠가 있다고 말해줬다. 자신과 비슷한 취향의 사용자의 집을 보면 연대감을 느껴 기분이 좋고 콘텐츠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고 했다. 이와 더불어 두고 싶은 소품과 가구를 고르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겠다고.

‘집꾸미기’는 인테리어 모바일 매거진 서비스다. 론칭한지 1년 만에 110만명에게 즐겨찾는 인테리어 관련 서비스가 됐다. 요즘은 건강한 조직문화 만들기에 여념이 없다는 노대영 대표를 만나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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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꾸미기’는 네번째 사업의 결과물…내 관심사와 시대의 요구 사이 접점을 찾다.

21살 때 친구를 도와 처음 시작한 사업 이후 파티플래닝, 관심사 맞는 사람 연결해주는 밋업 서비스까지 총 세 번의 창업을 경험했다. 세 번째 창업을 정리하며 내 관심사와 시대가 원하는 것 사이의 중간지대를 찾아야 겠다고 생각했다. 이때 페이스북 페이지를 운영하며 대중들이 좋아할 만한 주제를 좁혀 나갔다. 그렇게 해서 인테리어 모바일 매거진인 ‘집꾸미기’가 탄생했다. 이후 사용자들의 바람을 수용하며 웹페이지와 모바일 앱 환경을 꾸준히 업데이트하고 있는 중이다.

‘나’부터 쓰기 좋고 보기 편한 콘텐츠를 만든다.

과거 원하는 콘텐츠를 보려면 블로그와 카페 형태의 폐쇄적이고 회원제로 운영되는 커뮤니티에서 찾아야 했다. 콘텐츠를 볼때도 리스트 형태의 게시판은 보기 불편했다. 페이스북 페이지를 운영할 때 사용자들의 니즈뿐만 아니라 UI를 테스트했다. 지금 웹페이지는 그 시절 아이디어에서 파생한 것들이다.

누적투자액 31억원… 3가지 투자유치 이유

우선 인테리어 소품과 가구 시장은 각각 12조, 총 24조 규모의 큰 시장이다. 그리고 오스퀘어에는 인테리어 콘텐츠만 바라보고 전력 질주하는 팀원들이 있다. 전통 인테리어 잡지가 기우는 추세에서 우리는 대안 매체로 열심히 달렸다. 기본적으로 인테리어는 반짝 선보이고 마는 콘텐츠가 될 수 없다. 그래서 구독형으로 제작했다. 그 결과 독자수 증대로 이어졌다. 마지막으로 커머스와의 안정적인 협업이다. 구매처와 협업에 신경 쓰면서 KPI를 유지해 나갔다. 특히 커머스 분야를 시작하면서부터 투자자들에게 관리자 계정을 공유했다. 시작점부터 투명하게 하고 싶었다. 그런 점들이 현재 우리를 있게 한 것 같다. 회사는 직원의 경험과 성장으로 같이 커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경험비용은 사람마다 다르고 그에 따른 예산을 확보 하기 위해 투자 받았다.

일과 집, 둘다 소홀히 할 수 없는 예비 신부들을 위해

우리의 페르소나는 수원에 사는 월 소득 2-300만원 사이 예비 신부 직장인이다. 이들이 바쁜 와중에 물건을 편하고 쉽게 고를 수 있도록 도와주게 하고 싶었다. 보금자리가 주는 중요한 가치에 센스와 감성을 더하는 것이다.

고객의 물건은 곧 우리가 쓰는 물건…친구처럼 관리한다.

가구 샘플을 미리 받아 직원들이 한달간 집에서 사용하는 등 여러 과정을 거쳐 통과한 브랜드만 입점시키고 있다. 가구는 품질 및 광고와의 실물차이 등의 이유로 환불 비율이 높다. 보통 그 비율이 20%정도 되면 입점시키는 기존 관행과 달리 우리는 2%로 확 낮췄다. 깐깐하게 고르고 있다.

우리 팀원들이 먼저 고객이 돼서 고객들과 구매 경험을 같이 한다고 보면 된다. 그만큼 애착이 있다. 주문 및 상담, 배송 관련 문의들은 게시판 형태를 벗어나 운송장 번호 및 배송 진행상황, 향후 일정 까지 세세하게 안내한다. 이때 고객들이 특히 만족감을 느끼는 것 같아 뿌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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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롤만 30번…최대한 ‘자세한’ 상품설명서를 만든다.

흔히 웹 상에서 보이는 상세페이지는 보기 어렵다. 이 품목이 필요한 이유와 어떤 효과가 있을지 생각하면서 보기엔 정보가 너무 부족하다. 정보가 부족하다는 건 사진이 대부분이라는 뜻이다. 이런 사이트는 광고 이미지와 실물의 차이도 크다.

그래서 우리는 다시 만든다. 평균적으로 우리가 제작한 상품 설명서는 30번 정도 스크롤을 하게끔 한다. 귀찮을 만큼 다 읽어야 할 정도다. 그렇게 해야 서로간 오해가 줄어든다고 본다. 이미지만 강조하면 단기간에 많이 팔 수는 있지만 장기적 브랜딩에는 도움이 안 된다. 우리가 추구하는 신뢰도 등이 떨어지기에 앞으로도 하지 않을 계획이다.

C/S는 회사를 가장 오래 다닌 사람이 맡는다.

우리는 콘텐츠와 커머스를 맡아본 사람들이 주로 C/S를 맡아서 근무하고 있다. 처음 입사를 하게 되면 주로 콘텐츠를 다루게 된다. 마지막 업무가 C/S다. 회사내 분야를 모두 겪어본 이들이야 말로 업무 경험이 가장 많이 쌓였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단순 반복 업무라고 볼 수 있지만 충성 고객을 지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지 잘 아는 사람이라면 잘 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믿는다. 가장 중요한 건 고객이다.

어려웠던 영업, 진심으로 호소하니 열렸다.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 입점 브랜드 영업은 어려웠다. 우리가 프로인지 의구심 갖는 이들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현재는 꼼꼼하단 평을 들으며 점차 고객사 수를 늘려가고 있다. 감사할 따름이다.

채용은 어려워…그래도 팀원들과 토의하고 신중하게 결정한다.

회사를 이끌어 갈 때 팀 만드는게 정말 어렵다고 생각한다. 행복해지려고 사업을 시작했고, 서비스 성격도 행복에 밀접해 있는 서비스인데, 그걸 지켜가면서 좋은 인재과 접점을 만드는게 너무 어렵다. 그래서 채용 과정이 다소 느리다. 팀원 한 명이 기존의 팀과 녹아들기 전까지는 사람 들이는 것을 자제하는 편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많이 토의하고 의사결정 과정에서 분야 담당자가 채용을 최종 결정하는 구조로 돼있다. 4,50명 된 기업이고 조직 문화가 있다면 탑다운이 맞다고 보지만 탑다운은 스타트업에 어울리지않는다고 생각한다.

만장일치제, 느려 보이지만 가장 빠른 길

모든 팀원에게 동의를 구하는 일은 언뜻 느려 보일 수 있지만 무엇인가를 이룩하려 할 때 제일 빠른 길이라고 본다. 관건은 상대방과 얼마나 의사 소통을 편하게 할 수 있는지다. ‘내가 말해 봤자 최종결정권자는 타인’이라는 인식을 없애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조직문화는 중요하다.

신구 갈등은 어떤 회사든 항상 생긴다. 이들간 갈등 해소에 신경을 많이 썼다. 명확한 체제가 없으면 오해가 쌓인다는 것도 깨달았다. 그래서 조직문화를 정립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나아가 전세계 우리 밖에 없는 조직문화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첫째도 둘째도 행복이 중요하다.

사람은 행복하기 위해 산다. 팀원들에게 KPI에 집착하지 말라고 부탁한다. 일은 삶에 건강한 스트레스를 주는 정도가 맞다고 본다. 삶과 일의 경계가 무너지는 순간 팀과 회사 모두 무너진다.

집 꾸미기를 넘어 시공까지 꿈꾼다.

장기적인 비전에선 시공까지 계획 중이다. 처음 ‘집꾸미기’라는 이름을 정할 때도 인테리어라는 단어가 어울리지 않는 것 같아서  선택했다. 1천만원, 500만원 한도에서 바꿀 수 있는게 집인데 모두가 쉽게 바꿀 수 있게 운영하고 싶다.

능력 이상을 바라는 건 욕심, 갈 수 있는 데까지만 간다.

현재로서는 큰 기업 만드는게 목표는 아니다. 본질을 지키면서 정량껏 할 수 있는 데까지 하고싶다. 시대가 우리에게 준 기회라고 생각한다. 그 이상은 욕심이다. 7,80년대 우리나라가 압축 성장한 것처럼 사업하기는 싫고 차근차근 나아가고 싶다.

스타트업 … 진격의 거인이 떠오른다.

일본만화 원작 에니메이션 중에 ‘진격의 거인’이라는 게 있다. 성 밖에 사는 거인과 인간의 갈등을 다룬 만화인데, 여기서 보면 거인들에게 인간이 잡아먹히지만 반대로 인간이 삼킬수도 있다. 작품에서 인간은 성벽을 공고히 쌓아 놓지만 영구히 안전하지 않다는 공포를 갖고 있다. 하지만 조사병단이 돼서 인간 중 제일 먼저 거인을 죽이기도 한다. 스타트업은 조사병단 같다. 많은 스타트업이 파이팅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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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tup’s Story #268] 야놀자가 호텔나우를 인수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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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박 O2O 기업 ‘야놀자‘가 호텔 당일 예약 서비스 기업 ‘호텔나우’를 인수하고 호텔·리조트 부문으로 영역을 넓혔다.

현재 모텔·펜션·게스트하우스 예약 부문에서 업계 1위를 달리고 있는 야놀자는 호텔나우와 손을 잡으며 현재 데일리호텔이 1위를 차지하고 있는 호텔 부문에서도 확고한 우위를 점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번 인수를 통해 야놀자는 숙박 제휴점수 총 9,500개를 확보하게 됐다. 향후 두 기업이 그려나갈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야놀자 김종윤 부대표와 호텔나우 김가영 대표, 이번 인수합병을 이끈 성종훈 회계사를 만나 직접 이야기를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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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회사 모두 이번 인수합병의 계기와 목적이 있을거다. 각자의 입장은 어땠나.

야놀자 김종윤 부대표(이하 야놀자) : 먼저 야놀자는 모텔, 펜션, 게스트하우스 등 여러 숙박 O2O 분야에서 1등이다. 호텔 예약 분야에서도 우위를 점하고 싶었다. 그래서 호텔나우 김가영 대표에게 만나자고 먼저 제의했다. 만나서 이야기 하다보니 앞으로 바라보는 미래나 비전 면에서 일치하는 부분이 많더라. 그것을 확인하고 인수합병을 진행했다.

호텔나우는 호텔 예약 부분의 1등 기업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텔나우를 인수하기로 선택한 이유는 뭔가.

야놀자 : 말한대로 몇 개 업체가 꽤 큰 규모의 투자를 받고, 연예인을 광고 모델로 기용하는 등 마케팅에 돈을 쏟아부었다. 결과적으로는 업계 1위가 되긴 했다. 성장해나가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수익 구조를 들여다보면 아주 열악하다.

호텔나우의 가장 큰 장점은, 무리한 마케팅을 하지 않고도 업계 2위 수준을 지키고 있다는 점이다. 호텔나우는 2천여 개 호텔, 리조트와 제휴를 맺고 있다. 업계 최고 규모다. 덕분에 큰 광고 없이도 손익분기점(BEP)을 넘기고 있는 회사다. 현재 이 업계에서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 결국 호텔나우가 좋은 물건을 가지고 있고, 그것을 보여주는 방식에 있어서도 영리한 기업이라고 판단했다. 결국 부족한 것은 고객이다. 그 고객이 우리에게 있었다. 두 기업 간의 시너지가 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호텔나우에게는 어떤 니즈가 있었나.

호텔나우 김가영 대표(이하 호텔나우) : 우리는 투자 유치를 진행하고 있던 중이었다. 어떻게 하면 더 많은 고객을 유치할 수 있을 것인가가 우리의 가장 큰 고민이었다. 타사 마냥 단순히 마케팅에 자금을 쏟아부어서 고객을 유치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다.

야놀자를 만나고 나서 놀란 것은, 생각했던 것보다 오프라인 사업 쪽이 훨씬 더 탄탄한 기업이라는 점이었다. 매력적이었다. 무엇보다 우리가 계획하고 있었던 호텔 객실 관리 시스템의 기술적 보완이라던지, 중국인 고객 확대 부분을 이미 고민하고, 해결책도 가지고 있더라. 고객 수 확보는 물론 앞으로의 비전을 함께 해나갈 수 있을거라 봤다.

유진회계법인의 성종훈 회계사가 이번 인수합병을 이끌었다고 들었다. 각 기업에게도 중요한 사안인만큼, 중간에서 딜을 이끄는 사람을 선택하는 것에 있어서도 신중했을 것 같은데.  

야놀자 : 성종훈 회계사의 역할이 아주 중요했다. 인수합병의 경우 중간에서 조율하는 사람이 두 비즈니스를 얼마만큼 이해하고 있는가가 아주 중요하다. 성종훈 회계사는 진행 과정 중의 IR에 다 들어와서 하고 있는 사업에 대해 잘 파악하고 있었다. 어떻게 보면 중간 조율자 역할이라기보다는 컨설턴트 역할을 해주었다.

호텔나우 : 우리는 사업 초기부터 기장부터 시작해 세금 문제까지 많은 법적 부분에서 성종훈 회계사의 도움을 받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조직에 대한 이해도도 높았을 것이다.

성종훈 회계사 : 나로서도 이번 야놀자와 호텔나우 인수합병 건은 좋은 경험이었다. 스타트업 관련 일을 맡으면서 느끼는 것은, 사업 초기 단계서부터 앞으로의 투자와 운영 방향성을 세워놓는 게 중요하다는 점이다. 만약 첫 엔젤 투자를 잘못 받게 되면, 그 다음 투자를 받기가 어려워진다. 내 사업은 안 크고 머물러 있는데, 투자를 너무 크게 받아 버리면 추가 투자를 못 받고 회사가 망해버리는 일이 부지기수다. 엔젤 투자 다음 단계서부터는 미래의 투자 방향성까지 고려해서 조언해주는 법률 전문가가 필요하다고 본다. 나도 스타트업 성장에 있어서 그런 도움을 주고 싶다.

성종훈 회계사 

두 서비스는 합병 이후에도 독립적으로 운영되나.

야놀자 : 그렇다. 호텔나우 기존 서비스도 유지된다. 조직 자체도 야놀자 내의 일종의 TFT팀처럼 독립적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호텔나우는 호텔 분야를, 야놀자는 모텔·펜션·게스트하우스 분야를 맡을 예정이다. 다만 아까 말했듯 서로 간 고객들이 넘어갈 수 있도록 DB, 회원 통합이 순차적으로 이루어진다.

DB와 회원 통합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이루어지나.

야놀자 : 평소에는 모텔·펜션·게스트하우스 등 중소 숙박을 원하는 고객들도 1년에 2~3번은 고급 호텔에 머물고 싶어한다. 고객층이 많이 겹친다는 의미다. 우리가 인수합병 발표를 하자마자 바로 시작하는 것이 ‘BC카드 스탬프 이벤트’다. 호텔나우와 야놀자 제휴점에서 결제를 하게 되면, 일괄적으로 BC 카드 상에서 동일한 스탬프를 받을 수 있다. 나중에는 이 스탬프를 모아 포인트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이런 식으로 온오프라인과 두 서비스를 서서히 통합해나갈 예정이다.

합병 이후 두 기업이 낼 수 있는 시너지가 있다면 뭔가. 구체적으로 설명 부탁드린다.

야놀자 : 첫번째로 중국인 인바운드 여행객을 더 많이 유치할 수 있게 될거다. 과거에는 대부분의 중국 여행객들이 단체 여행 패키지 상품으로 방문을 했다면, 최근에는 70%가 자유 여행을 원한다. 이들은 스스로 숙소를 선택하는데, 취날(Qunar), 씨트립(Ctrip) 등의 채널을 통해 통해 제한된 정보만을 제공받는다. 야놀자와 호텔나우가 아무리 좋은 숙소를 보유하고 있어도, 보여줄 방법이 지금까지는 없었다. 합병 후 중국인 관광객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나면, 고객이 하나의 플랫폼 안에서 다양한 숙박 방법을 선택할 수 있게 될거다.

호텔나우 : IoT 기반의 운영 효율 개선 측면에서도 시너지가 난다. 중소 숙박은 물론이고, 호텔 역시 운영 효율이 굉장히 떨어진다. 호텔은 예약 관리를 할 때 기본적으로 10~30개의 온라인 채널을 활용한다. 그 채널을 통해서 들어온 예약을 직원이 직접 호텔영업시스템(PMS)에 넣고 있는 실정이다. 중간에 실수가 있을 경우, 정보와 실제 객실 현황이 불일치 하는 사고가 벌어지기도 한다. 이를 위해 예약실이라는 2~3명으로 이루어진 전담팀이 따로 있을 정도다.

야놀자가 현재 사용하고 있는 IoT 시스템이 호텔 쪽까지 보급이 되면, 직원들이 일일이 관리할 필요없이 30개 채널에서 들어온 모든 예약을 한꺼번에 관리할 수 있다. 객실 현황 정보 불일치 문제도 줄어들게 될거다.

아까 잠시 O2O 사업의 부실한 수익 구조에 대해 이야기 했다. 숙박 O2O 분야의 현황을 조금 더 자세히 알려달라.

야놀자 : 현재 O2O 사업의 수익 구조는 아주 부실하다. 100원 짜리 물건을 팔면 50원은 남아야 한다. 하지만 현재 O2O 기업들은 고작 2,3원을 남겨놓고, 그걸 가지고 또 마케팅을 한다. 안 망할 수가 없다. 중개를 하면서도 마치 내 물건인양 떨이 팔이를 하고 있는 모양새다.

그에 반해 야놀자는 수익 구조가 좋은 편이라고 주장하는데, 근거는 뭔가.

야놀자 : 야놀자의 경우 전체 매출의 30%를 온라인 중개 수수료에서, 나머지 70%를 프랜차이즈·직영점 운영을 통한 오프라인 분야에서 내고 있다. 수익 다각화를 위해 객실 용품 비품 브랜드인 MW도 얼마 전 런칭했다. 비품 사업에서 중간 수수료가 없기 때문에 수익 구조가 매우 좋은 편이다. 결과적으로 전체 매출은 작년 대비 두 배 이상이 성장했다. 우리는 숙박 분야에서 다양한 버티컬 영역을 통합해 나가고 있다. 이 덕분에 온라인 중개가 한 번 이뤄졌을 때, 다른 매출이 고구마 뿌리 캐듯이 같이 올라온다는 점이 비결이라면 비결이다.

경쟁사에 비해 오프라인 사업 비중이 크다는 것이 강점인 것 같다.

야놀자 : 우리가 추구하는 것은 양적·질적 측면에서의 공간적 해소다. 좋고 값싼 숙박처를 많이 보유한 플랫폼이 되어야 한다. 야놀자를 통해 예약할 수 있는 숙박처가 1만 여개인데, 이는 국내 어느 장소에 가도 쉽게 숙박을 구할 수 있는 플랫폼이라는 얘기다. 결국 양적 측면에서는 모두 확보가 됐다. 경쟁사가 보유한 제휴 숙박 시설이 2천 여개 정도다. 우리에게 남은 과제는 질적 향상이다.

질적 향상이란 구체적으로 무엇을 말하나.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야놀자 : 국내 숙박 사업의 특징 혹은 단점이 ‘브랜드가 없다(Unbranded)’는 점이다. 해외에는 대게 프랜차이즈로 숙박업이 운영되고 있는 반면 국내에는 특급 레벨 이하는 모두 개별 사업자다. 최근에는 국세청 단속이 심해지면서, 개인 사업자들도 점점 법인 사업자로 전환하며 브랜드화를 추구하고 있다. 우리는 직영점을 운영하거나, 각 모텔에 브랜드를 단 비품, 세탁, 침구 등을 제공하면서 국내 숙박 업계의 브랜드화를 이끌어나가고 있다. 가격, 양적 측면은 자신이 있다. 숙박 경험의 품질을 높이기 위해 모바일 비즈니스보다는 오프라인 사업장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

지난 4월 O2O 얼라이언스를 결성했다. 참관 소감이라면… 쇼미더머니를 보는 것 같았다. 이미 궤도 위에 올라간 프로듀서(O2O 스타트업)들이 함께 작업할 신인 랩퍼(초기 스타트업)를 선택하는 것 같달까.

야놀자 : 비슷하다. O2O는 유행이 아니라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다. 오히려 전자상거래 혁명 때보다 파급력이 크다고 본다. 오프라인 산업들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해외 기업이 시장을 다 점령하기 전에, 우리 스타트업들도 좀 더 자유롭게 사업할 수 있는 토양을 만들어주자는 의미에서 O2O 얼라이언스를 결성했다.

기존 O2O 스타트업 뿐만 아니라 정부 부처 관계자, 플랫폼을 제공해줄 수 있는 통신사, 카드사 등 대기업도 함께 참여하는 형태다. 말한대로 신생 O2O 스타트업과 협업할 거리가 있는지를 검토하고, 정부 부처와 밀접하게 규제에 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단체로 만들어나갈 예정이다. 작년에 조직된 핀테크 관련 연합 단체와 성격이 비슷하다. 이 조직을 야놀자가 주도하는 모양새는 아니다. 곧 공식적인 발표가 있을거다.

야놀자 내부에는 많은 TFT 팀이 있어서 다양한 시도를 한다던데. 생겼다가 사라진 조직도 많다고 들었다. 다양한 시도를 한다는 점에선 장점이 될 수 있지만, 문어발식으로 여러 사업을 벌리기만 한다는 단점이 될 수도 있는데.

야놀자 : 야놀자는 명확하다. 숙박에 관련된 것만 한다. 실제 온라인 사업 부문에서는 내부적인 TFT 팀이 다양한 시도를 한다. 펜션 서비스도 그렇게 탄생했다. 야놀자라는 큰 범주 안에서는 하나의 조직이지만, 운영 자체는 각 팀이 독립적으로 진행된다. 그 체제는 계속될거다. 하지만 분명한 건 숙박과 관련이 없는 사업에는 우리가 손대지 않는다는 점이다. 얼라이언스와 다양한 미팅을 통해서 신진 O2O 스타트업을 만나고 있다. 숙박 이외의 것을 잘하고 있는 기업이 있다면 우리가 가지고 있는 데이터베이스를 연결 시켜주는 방법으로 협업하고 있다. 우리가 직접하겠다고 나서면 서비스 질이 떨어지지 않겠나.

추가 인수 계획도 있는건가.

야놀자 : 추가 인수 여부를 확답할 수는 없다. 하지만 우리 서비스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파트너가 있다면 우리는 언제나 열려있다고 말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합병 후의 단기적 목표와 장기적 목표를 말해달라.

호텔나우 : 단기적으로는 올해 안에 일단 호텔·리조트 분야의 확실한 1등 기업으로 올라서는 것이다. 모텔, 펜션, 게스트하우스, 호텔 4가지 전 분야에서 가장 품질이 좋고 저렴한 숙박 제품들을 제공하고 싶다.

야놀자 : 우리는 B2C, B2B 두 개의 사업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야놀자’ 브랜드화를 통해 일반 고객에게 서비스 신뢰감을 주고싶다. ‘야놀자로 예약했으면, 어느 정도 품질은 보장이 된다’는 느낌을 주는 게 목표다.

B2B 고객에게는 일단 더 많은 돈을 벌게 해드릴거다. 우리는 가장 많은 제휴 업소를 보유하고 있는 기업이기 때문에, 비품·세탁 등을 가장 낮은 단가로 제공할 수 있다. 앞서 말했듯 야놀자 브랜드화 작업 역시, 개별 업소에 대한 신뢰감을 높여줄 수 있을거다. 하나의 기업이 되어 열심히 뛰어보겠다. 지켜봐달라.

왼쪽부터 김가영 호텔나우 대표, 야놀자 김종윤 부대표, 성종훈 회계사

[Startup’s story#269] “모든 가정에 꽃이 놓여지는 그 날까지”, 꾸까 박춘화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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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엔 작약, 여름엔 해바라기, 가을엔 수국, 겨울엔 목화까지.

계절마다 아름다운 꽃을 소개하는 업체가 있다. 플라워 구독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 꾸까가 그 곳이다. 2년전 천만원으로 시작한 꾸까는 현재 정기 구독자수 4만명, 월 매출 4억원 대, 3개의 자체 브랜드를 가진 플라워 브랜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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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춘화 꾸까 대표

꾸까 창업은 어떻게 시작했나?

꾸까는 2년 3개월 된 플라워 서브스크립션 서비스다. 이 서비스를 시작한 이유로는 2가지가 있다. 원래부터 마케팅과 브랜딩에 관심이 많았다. 동시에 여성이 주 고객인 아이템을 찾다 보니 꽃을 생각하게 됐다. 사실 사업을 처음 시작할 당시엔 꽃도 잘 몰랐고 즐기진 않았는데 지금은 좋아한다. 두 번째 이유로는 꽃 시장의 낡은 구조를 바꾸고 싶었기 때문이다. O2O로 일컬어지는 많은 품목 중에 화훼 시장만 전반적으로 오래된 느낌이 강했다. 꽃을 어떻게 판매하는지도 모르는 사람이 태반이었다. 이 곳에 들어가 조금씩이라도 바꾸고 싶은 마음이 컸다.

전에 사업에 참여한 글로시박스도 여성 대상 서비스였고 꾸까도 주고객이 여성인데.

현재 운영중인 스타트업 100개를 일렬로 늘여놓고 타겟을 보면 여성 대상인 경우가 많다. 남성들의 취향은 다양하지 않다. 스타트업은 니치시장을 타겟으로 하다 보니 다양한 취향을 가진 여성을 주요 고객으로 삼을 수밖에 없다. 패션, 화장품, 인테리어 뿐만 아니라 근래 주목받는 MCN채널도 마찬가지다. 그렇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여성을 대상으로 생각하게 됐다. 물론 남성을 배제하겠다는 건 아니다.

꾸까가 다른 브랜드와 차별되는 점은 무엇인가?

일반적으로 꽃집은 편의점 같은 지역 대상 서비스다. 그렇기 때문에 강남구 꽃집은 멀리 배달된다 해도 서울권역을 벗어나지 않는다. 꾸까는 전국 모든 지역을 타겟하고 있고 모든 지역에 꽃 품질을 일관되게 배송하는 점이 특징이다. 꾸까가 나오기 전까지는 그렇다 할 브랜드도 없었다. 즉 ‘꾸까’라는 브랜드 정립이 돼있는 점과 전국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는 것이 다르다고 본다.

꾸까엔 총 3개의 브랜드가 있다. 먼저 2년된 생화 전문 브랜드 ‘꾸까’, 드라이플라워 브랜드 ‘하우투드라이 꾸까’, 그리고 플라워 클래스인 ‘꾸까키친’이다.

온라인 플라워 브랜드라는 인식이 강하다. 오프라인 영역 확장 계획은 없나? 직영점이라든지.

온라인에 주력했다. 물론 오프라인 사업 분야도 있다. 백화점 매장과 기업 B2B부분이다. 올해 10월엔 오프라인 플래그십 스토어가 서울 이태원 경리단길에 오픈한다. 이 곳이 잘 되면 다른 지점도 오픈할 생각이다.

보통 백화점에 입점해있는 플라워샵은 지하1층에 있다. 하지만 꾸까 입점 매장의 50%는 1층에위치해 있고 30%정도가 2층, 나머지가 지하에 있다. 대체적으로 고객 접근성이 좋다. 컨템퍼러리한것과 트렌드를 읽는 것이 경쟁력이라고 단정짓긴 어렵지만, 꾸까의 백화점 매장은 기존 매장보다 수입이 많이 발생하고 있는 편이다.

가드닝으로 확장할 생각이 있는지.

생각 있다. 일본 출장을 자주 간다. 일본 가드닝 시장은 10년 정도 국내 시장보다 빠르다. 전체적으로 식물에 대한 이해, 공간에 어떻게 식물을 넣을지에 대한 고민도 많이 하는 분위기다. 가구 다음은 식물 시대이고 브렌드가 있어야 한다고 본다. 브렌드를 구상중이다. 천천히 준비중이다.

올해 4월부터 플라워레슨을 시작했는데 어떤 식으로 이뤄지는 건가?

플라워클래스는 문의가 많이 들어와서 만들어졌다. 기존의 플라워클래스처럼 진행되는 것도 있지만, 전국 어디서나 원하는 분에게 꽃꽂이 키트와 책자를 보내주는 서비스도 진행하고 있다. 영상이나 책자를 보고 따라 만들면 된다. 키트는 2-3만원으로 1회 레슨비가 평균 7만원인것에 비하면 저렴한 편이다.

꾸까의 사업 분야엔 소비자들이 아는 B2C기반의 플라워 서브스크립션, 그리고 B2B가 있을 텐데. 이 부분은 어떤 부분으로 진행되고 있나?

우리는 B2B 축을 2개로 본다. 여러 백화점과 외제차 브렌드에서 고객들에게 보내는 꽃이 우리 꽃이다. 기업 관점에서의 B2B다. 또 꽃 농장 시장에 도매로 접근하는 것이 두번째 B2B이다. 다만 이 사안은 시장 구조와 분위기상 시기가 오래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수익은 어떻게 내나?

현재까지는 B2C가 대부분이다. 론칭한지 얼마 안된 꾸까 키친은 논외지만, 드라이플라워와 생화 부문은 의미 있는 매출이 발생하고 있다.

꽃 배달 받는 소비자 입장에선 꽃 상태가 신경 쓰인다. 이에 대한 컴플레인이 들어온 적은 없나?

평균 한달에 3 ~ 4만건정도 주문이 들어온다. 처음 시작한 달 500개 정도였던 것에 비하면 폭발적인 수치다. 이에 따라 불만건수도 늘어나는 건 어찌보면 당연하다. 전체 볼륨으로 따지면 불만 건수가 많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SNS 기반 서비스라면 불만건수에 대한 응대는 숙명이다. 오프라인과 달리 온라인의 불만은 댓글이라는 기록으로 남기도 하고 커 보이기 때문이다.

꽃의 상태는 자연 그대로이기 때문에 다양하다. 지금 예뻤던 꽃이 배송되는 동안 꽃잎이 떨어질 수도 있고 꽃대가 부러질 수 있다. 문제가 되는 불만건에 대해선 100% 다시 보내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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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까의 지하 작업실. 이 곳에서 부케가 만들어 지고 배송 된다. 생화는 입고되는 대로 출하시키지만 당일 판매되지 않은 꽃은 모두 버려진다. 다음날 받아볼 고객의 꽃과 섞일 우려를 해소하기 위함이란 설명이다.

꽃의 질은 어떻게 따지나? 매장 계약하기도 어렵고, 도매 상인과 관계를 맺는 게 꽃 시장이라고 들었다.

우선 양재동과 고속터미널 꽃시장에 간다. 우리는 꽃 구매량이 많기 때문에 1급을 수급받고 있다. 그리고 요즘은 예전 같은 분위기가 아니어서 사업하기 어렵지 않다. 그리고 자체적으로 꽃을 수급하기 위해 농장과 직접 계약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아무래도 원가 절약과 꽃 품질을 믿을 수 있다는 점이 크기 때문이다.

미혼모, 위안부 할머니 등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한 마케팅이 눈에 띈다.

사업 초기 시절엔  스타트업이라는 공간 자체가 작아서 CEO모임도 많았는데, 어느 순간 안나가게 되더라. 당시 모인 이들이 기업입장에서 돈에 큰 가치를 두는 것이 불편했다. 사업초기 가치관이 흔들리기도 했고. 그때부터 소셜 마케팅을 시작했다. 지금도 분기마다 소셜 프로젝트는 꾸준히 하고 있다. 현재 진행중인 프로젝트는 카카오와 협업해 남산에 위안부할머니 추모 공원을 만드는 것이다.

투자 유치 관련 이슈는 없나?

가능하면 투자 받지 않으려고 한다. 제안이 오긴 한다. 지난주도 이사진들과 모여 토의했는데 투자 받지 않기로 결정했다. 첫번째 이유는 투자를 받은 순간부터 자본에 매여 일을 즐겁게 하지 못할 것 같기도 했고, 두번째로는 큰 돈이 들어왔을 때 이 돈을 책임질 수 있는 깜냥도 아직은 아니라는 것이 이유다. 세번째는 사업의 로드맵을 그려봤을 때 규모가 외부에서 조달할 수준인지, 우리끼리 벌어서 그릴 수 있는지를 따져보면 후자 쪽이었다. 우리는 멀리 보며 시장에서 인정받고 자생 하는게 목표다. 그래서 당분간 투자 유치 계획은 없다.

사업하면서 힘든 점은 무엇이었나?

초창기엔 꽃시장 관계자들과 투자자들의 냉대였다. 시장을 돌아 다니면서 ’이 꽃 얼마에요?’하고 물어보면 답도 해주지 않고 등 돌리는 상인이 부지기수였다. 그리고 관례상 꽃시장에선 외상이 안돼서 그 자리에서 현금을 주고 거래해야 한다. 당시엔 주머니에 300만원을 넣어가 현금 거래를 했다. 지금은 외상으로 거래하는 수준은 됐다.

그리고 초기 투자자들을 만날때마다 꽃은 공감하기 힘든 주제라는 평을 들었다. ‘이 사업이 되겠어요?’ 하는 대답이 대부분이었다. 이럴 때마다 ‘사업으로 증명 해야겠다’ 생각해서 미팅을 자제하고 사업에만 집중했다. 지금은 두 가지 어려움 다 고민이 아니게 됐지만 초반엔 정말 힘들었다.

반대로 지금은 사업하면서 뿌듯한 점이 많을 것 같다.

꽃이 유통계의 화두가 되게 한 점이 뿌듯하다. 화훼 시장은 낡고, 오래되고 소매상인이 쉽게 발 들이기 힘든 곳이다. 당연히 이런 상황이니 브렌드가 없었던 것이 어찌보면 당연했다. 요즘은 꽃이 다시한번 사회에 이슈가 되고 있다. 플로리스트라는 직업을 궁금해하고 아무 이유없이 꽃을 구매하는 분들이 많아지고 있다. 사업하길 잘했다 싶다. 여름 화훼 시장은 비수기인데도 성수기인 어버이날에 팔릴 만큼의 꽃을 매일 구매한다. 시장에서 우리가 가면 다른 손님을 내보낼 정도다.

7월 현재 꾸까의 주요 이슈는 무엇인가?

오프라인 매장 진출에 집중하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은 카페 및 플라워 클래스, 오브제 공간으로 꾸며질 예정이다. 꽃을 선보이는 공간인 만큼 인테리어에도 신경 쓰고있다. 꽃으로 영감을 주는 곳으로 테마를 잡았다. 매출을 다소 포기해도 사람들에게 꽃이 아름답고 쉽게 다가갈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 꽃이 메인인 공간이 별로 없었기 때문에 기대가 크다.

앞으로 어떤 회사를 꾸려가고 싶은지?

꽃은 커피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열심히 한다면 10년 내로 모든 사람들 집에 꽃이 있을 것이고, 집에 누군가를 초대하면 존중하는 마음으로 꽃을 갖다 놓지 않을까 한다. 그런 문화가 정착되게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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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tup’s story#270] “사업목표? 세계적 기업으로 키우는 것!”레페리 최인석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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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티 블로거’가 각광 받던 시대가 있었다. 2000년대에 등장한 그들은 블로그에 자신들이 한 메이크업 및 사용한 제품을 소개하며 국내 뿐만 아니라 아시아 시장에 이름을 알렸었다. 2016년 현재 이들은 미디어가 돼 더욱 화려하고 자세하게 영상에서 대중 앞에 나서고 있다.

이러한 뷰티 블로거, 유튜버를 관리하고 양성해 아시아 시장에 코리아 뷰티를 선보이고 있는 MCN 기업이 있다. ‘레페리 뷰티 엔터테인먼트(이하 레페리)’다. 레페리는 뷰티/패션 영역의 1인 동영상 창작자를 글로벌 크리에이터로 육성하는 매니지먼트사로서 동영상 창작자 육성 시스템 및 노하우에 강점이 있는 기업이다.

레페리는 한국 뿐만 아니라 중국 및 동남아 시장 진출에도 매우 적극적이다. 중국에서는 홍콩법인 및 중국지사 설립을 통해 요우쿠토도우그룹, 메이라 등 유력 플랫폼사와 제휴를 하여 콘텐츠 유통로를 확보했고 메이라, 판다코리아 등 중국 커머스 플랫폼사와도 제휴를 추진해나가며 미디어커머스 영역을 신사업으로 추진하고 있기도 하다.

‘멀티 채널 네트워크(Multi Channel Network, MCN)’가 ‘멀티 커머스 네트워크(Multi Commerce Network)’가 될거라 말하는 최인석 레페리 뷰티 엔터테인먼트 대표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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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인석 레페리 뷰티 엔터테인먼트 대표

현재 고객 현황과 사업 성과를 소개하자면.

레페리는 현재 82명의 전속 크리에이터가 있는 뷰티 MCN 매니지먼트사다. 소속 크리에이터가 가진 구독자수는 6백만 명 규모다. 외국인 뷰티 크리에이터까지 육성하고 관리 시스템 수출을 목표하고 있다. 현지 로컬 크리에이터를 만들어서 우리 소속으로 만들수 있으면 큰 시장에선 안전해지기 때문이다.  홍콩 지사를 필두로 심천 오피스가 있고, 베트남 지역에도 법인을 세워서 동남아 시장까지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레페리라는 이름보다 크리에이터 브렌드, 콘텐츠를 내세운다. 

우리의 전략이다. 크리에이터 이름으로 콘텐츠를 만들고 페이스북 페이지도 회사가 아닌 크리에이터 이름으로 키운 콘텐츠다.

그 전략을 구사하는 이유는 뭔가?

우리 콘텐츠의 주인공은 크리에이터다. 그리고 시청자들은 크리에이터 등 1인 창작자들이 최대한 자유롭길 바라는 성향이 있다. 어디 회사 소속이라고 하면 이질감을 느낀다. 그들이 어느 기획사에 소속되어 있다더라 식으로 알려지는 것이 낫다고 봤다.

초기 레페리는 지금의 형태가 아니었다.

시작은 뷰티 O2O 커머스 플랫폼이었다. 2015년 1월 1일 피봇팅(사업 전환)을 거치며 지금의 사업 모델을 구축했다.

MCN 트렌드가 뜰거라 예상하고 피봇팅 한건가.

나도 블로거였다. 뷰티블로거들과도 친하게 지냈다. 2014년 초쯤, 해외에서 유튜브 동영상 콘텐츠가 트렌드라는 것을 알게 됐다. 그쯤부터 국내에도 뷰티 크리에이터들이 생겨났고 페이스북 페이지를 보며 국내에도 가능성 있는 사업이 될 것이라 짐작했다. 그러던 중 알고 지내던 블로거들이 동영상 콘텐츠를 만들고 싶다 해서 조금씩 도왔다. 그러다 사업이 되었다. 얼결에 시작한 것이기 때문에 이 잘 될거라 확신한건 아니다. 단지 텍스트로 정보를 전달하는 것보다 영상으로 제작하면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도 통할거라 봤다. 점점 뷰티 크리에이터의 영향력이 아시아 권역으로 확대되는 것을 보고 본격적으로 사업 방향을 잡았다.

MCN 시장을 어떻게 보고 있나.

이 시장은 미디어 변혁기를 거치며 자연스러운 호황기를 맞이했다. 다만 우리 나라 시장은 해외 사정과는 조금 다르다. 유튜브가 생긴 지 올해 11주년이다. 11년동안 발전해 온거다. 국내에 MCN 시장이 생겨난 지 2년이 채 안된다. 급성장 중이기는 하지만 산업에서 2년은 너무 짧다. 더불어 언어적 장애가 존재해 일정 수준 이상 성장하기 어렵다고 본다. 미국은 영어 콘텐츠를 통해 공감대가 형성되는 콘텐츠가 만들어 지고 있다. 국내 시장만 바라보고 제작되는 MCN은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다만, 아시아 시장은 미국이나 유럽 MCN이 들어오기 어려운 시장이다. 시스템 구조, 인종, 관리 방법이 달라 현지화가 쉽지 않다. 아시아의 주인공은 아시아에서 나올 수 밖에 없다. 동양인들 사이에서 한국 콘텐츠는 최고 대우를 받고 있다. 한국 MCN은 기회와 리스크를 둘 다 같이 품고 있다. 리스크란 언어와 플랫폼의 문제를 들 수 있다.

그래서 우리가 생각한 것이 뷰티다. 뷰티콘텐츠는 언어가 안 통해도 가치가 있는 유일한 시각적 컨텐츠라고 봤다. 중국과 동남아 시장, 더 나아가 아랍권까지 빠르게 진출할 수 있는 카테고리라고 판단하고 있다.

텐센트와 함께 ‘워더메이쫭꾸에이미(我的 美妆闺蜜)’ 프로그램을 제작한다. 한국 스타트업과 텐센트가 협업한 사례는 흔치 않다. 

운이 좋았다. 회사 규모, 이력에 비해 큰 일을 하고 있다.

중국시장을 어떻게 판단하고 있나? 여전히 한국 콘텐츠가 전망이 있다고 보나?

현재 중국 기업들은 한국 기업들과 협업을 하거나 지분 투자를 하는 식으로 학습하고 정보를 모으고 있다. 협업하는 기업이 탁월하게 잘하면 지원하거나 M&A를 하고, 반대라면 카피캣을 만들어서 승부를 보는 형식이다. MCN사 입장에서 영상 송출에만 그치면 위기의 순간이 다가올 것 같다.

우리가 레페리를 매니지먼트사로 키우려는 이유도 사업의 리소스를 한국산으로 해야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 역할을 놓치면 중국이 사업을 키워서 역으로 공급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항상 긴장하고 있다. 지금이야 중국 기업과 협업 하고 있지만 우리가 제대로 못한다면 노하우만 뺏기고 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중국이 매니지먼트 산업을 키우지 못한 동안 우리 고유 기술인 매니지먼트 노하우를 살려 시스템을 살리고 키우려 한다. 그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원천 기술을 만드는데 집중하고 있다.

중국 MCN사들이 많다. 경쟁우위라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중국 MCN사들은 에이전시 개념이 많다. 예를들어 A라는 에이전시가  크리에이터들과 B2B 계약을 맺고 광고가 들어올 때 마케팅해주는 방식이다. 크리에이터들을 관리해주고, 교육하고, 때에 따라 전략을 잡아 주는 회사는 중국내에 거의 없다. 레페리는 그간 크리에이터를 0부터 가르쳐 데뷔시키는 노하우를 쌓아왔다. 이런 점들이 어필해 텐센트와 협업하고 있다. 현재로선 경쟁사가 없다고 보고 있다. 다만 얼마나 빠르게 성장하느냐가 관건이다. 카피캣은 언제나 생기기 때문이다.

중국 기업들과 어떤식으로 일을 진행하나? 

막막하고 어려워도 밀어붙였다. 미팅이 잡히는 대로 중국에 찾아갔다. 보통 초기 미팅을 하면 기싸움 등 상호 힘겨루기를 하는데 우리는 일을 하려했다. 그러다보니 업무 속도가 빨랐다.

크리에이터를 키워내려면 돈과 시간이 들어간다. 에이전시에 비해 강점은 무엇인가?  

단순한 에이전시 역할은 누구나 할 수 있다고 본다. 또한 크리에이터가 이익 배분율이 더 유리한 에이전시로 빈번하게 옮길수 밖에 없는 사업 구조를 가졌다. 매니지먼트 사업은 크리에이터의 수익 창출 과정을 함께 만들어내는 것이기 때문에 후에 받는 수익 배분율도 높아 에이전시보다 경쟁력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우리가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건 커머스 사업이다. 직원의 70%가 해외 인력이고 그 중 대다수가 커머스 인력이다. 커머스 하는 회사에 컨텐츠 팀이 있다고 보면 될 것 같다. 한국 크리에이터는 마케팅과 유튜브 조회수가 주된 수익원인 반면, 중국 크리에이터들의 2~30%는 자체 커머스 몰을 열어서 수익을 내고 있다. 머잖아 ‘멀티채널네트워크’가 ‘멀티커머스네트워크’로 변모할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는 크리에이터를 지원하고 커머스 몰을 매니지먼트 해주는 사업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이 구조는 거래가 일어날 때마다 회사와 계속 수익을 나누는 형태다. 우리는 장기적으로 멀티커머스 채널이 되려 한다. 이런 측면에서 장기적으로 경쟁력을 갖췄다고 말할 수 있다.

유튜브 등 관련 채널에서 구매를 어떻게 유도하나?

몇해전 인기 있던  ‘얼짱’ 들이 운영하던 쇼핑몰이 있었다. 우리의 사업도 비슷한 방식이다. 우리 영상에 상품을 직접 연결하지 않고 크리에이터 이름으로 샵을 만든다. 영상을 찍어서 사용한 제품을 큐레이션 한다. 브랜딩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그사람을 믿고 구매하는 방식이다.

다만, 영상을 보고 제품을 구입할 때 바로 그 곳에서 사야만 하는 이유를 만들기 위해 다른 쇼핑몰엔 없는 제품을 소싱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혹은 브랜드의 신제품을 선공개 한다거나 하는 등의 특수성을 부여하고 있다. 비디오 커머스는 비디오에 연결해서 구매 유도 해야한다는 선입견이 있는데 그건 홈쇼핑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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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페리의 제품 진열 코너. 이 제품을 사용해 크리에이터들이 메이크업을 시연한다. 

회사를 운영하면서 인상 깊었던 경험이 있었다면.

나를 포함해 두 명이 시작한 레페리의 현재 상주 직원이 30명이다. 무형의 사업 아이디어에 생판 모르는 사람이 믿고 돈을 빌려주기도 했다. 사업을 진행하며 겪었던 모든 상황이 신기하고 뿌듯하다.

28살의 청년 창업가다. 사업 하면서 어떤 점이 힘들었나?

커머스를 위해선 제품 수주도 하고 모델도 만들어야 하는데 혼자서 할 수 있는게 없었다. 경력도 없었고, 인맥도 없었고, 무명이었던 점 등 사업상 장애물은 다양했다. 사업초기 각고의 노력 끝에 어느 기업 담당자를 만났지만, ‘우리는 프로이니 아마추어인 스타트업이랑 협업하지 않는다’는 말을 면전에서 듣기도 했다. 그러다가 구글과 연결되었다. 블로거들을 모아 진행한 행사에 참석한 구글 관계자가 구글에서 피칭할 기회를 연결해 준거다. 그때 1년동안 크리에이터 100명을 육성할테니 장비와 공간, 간식 좀 사달라고 말했다. 구글이 레퍼런스도 없던 우릴 지원해주고 협업하니 업계 시각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상승곡선을 탄 계기가 되었다.

운이 좋은 것이라 볼 수도 있겠지만, 그게 스타트업의 묘미인 것 같다.

맞다. 환경이 매력적이다. 일은 힘든데 문제가 해결될 때 기분이 좋다. 그래서 팀원들끼리 즐겁게 일하고 있다. 그런 정신이 있기에 현재까지 살아 남았다고 본다.

단기적 사업 계획 및 비전이 있다면.

단기적으로는 중국에 집중해 매니지먼트와 커머스 사업을 실현시키는 것이 목표다. 중장기로는 동남아 시장에서도 자리매김하고 싶다. 사견인데, 여성이 당당하게 사회진출을 하는 국가일수록 인권이 높은 국가라고 생각한다. 그에 대한 시작이 ‘뷰티’에 대한 관심이라고 본다. 우리는 그것에 일조하려 한다.

마지막 질문이다. 레페리를 어떤 회사로 만들고 싶나.

레페리를 세계적인 규모로 키워보고 싶다. 창업할 때 학교 졸업도 안했고 돈도 없었다. 하지만 현재까지 왔다. 우리같은 사람들이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면 국내 (예비)창업가들에게 용기를 주지 않을까.

[Startup’s story#271] 벤처하는 바보들이 만든 이사 O2O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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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상준 벤디츠 공동대표

(부산행 #1) 벤디츠 스토리

작년과 올해 창조경제혁신센터, 센텀기술창업타운 등이 개소하면서 흐름에 변화가 일고 있지만, 불과 2년 전만 하더라도 부산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소프트웨어 기반 IT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은 많지 않았다. 다수가 지역 인프라에 걸맞는 제조 기업이었다. O2O 서비스는 더더군다나 보기 힘들었다. 부산을 기반으로 한 IT스타트업 벤디츠는 그래서 ‘부산스럽지 않은’ 기업이다.

벤디츠는 현재 이사 O2O 서비스 ‘이사모아’를 주력으로, 결혼 상품과 서비스를 고객에게 맞춤 연결해 주는 웨딩 O2O 서비스 ‘웨딩바이미’, 인테리어 O2O서비스 ‘인쇼’ 앱을 개발 운영하고 있다. 이사모아는 이사 예정인 사용자의 위치를 기반으로 상세한 서비스 내용과 비용 등을 고려해 자체 선정한 이사업체와 맞춤 연결을 해주는 온디맨드 서비스다.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에서 주택 층수, 면적, 등 정보를 입력하면 이사업체 3곳 이상에서 역경매 방식의 견적을 받아볼 수 있다. 고객이 한눈에 이사업체의 등급도 확인할 수 있다. 정보 불균형이 심했던 이사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셈이다.

이사 O2O는 녹록한 사업이 아니다. 진입장벽이 낮지 않고, 온라인과 오프라인 네트워크가 공고해야 지역을 넘는 확장성을 가진다. 다수의 스타트업이 이 분야 진출을 검토단계에서 접는 이유이기도 하다. 벤디츠는 오프라인 실행력과 온라인 기술력이 균형을 맞추고 있는 기업이란 평가를 받으며 이 분야를 개척하고 있다. 이사모아는 앱 다운로드 기준으로 국내 1위다

스타트업 간 바람직한 M&A 사례 … ‘모험을 하는 바보 (Venture + ditz)’

벤디츠는 법인 설립 기준으로 만 1년 밖에 되지 않은 신생 스타트업이다. 하지만 업력은 그보다 길다. 작년 7월(발표기준) ‘이사모아’를 운영하는 JYC와  ‘웨딩바이미’를 만든 어뮤즈파크의 합병으로 탄생한 기업이기 때문이다. 양사의 합병은 각자 가지고 있는 역량이 다르다는 점이 한몫했다. JYC는 수익을 창출하는 능력이 탁월했고, 어뮤즈파크는 앱을 수백만 다운로드 시킬 수 있는 기술적 역량을 가지고 있었다. 특히 대중의 삶을 보다 편리하게 할 수 있는 모바일 리빙 플랫폼을 만들자는 두 대표의 가치관이 들어맞았다고 한다. M&A 이후 1년 간 벤디츠는 이사모아를 주력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투자유치 등을 통해 성장 발판을 마련했다.

벤디츠는 부산 동남권 스타트업 마이크로VC펀드 ‘케이브릿지1호스타트업 투자조합’의 첫 번째 투자기업이다. 케이브릿지 이동철 대표는 “많은 O2O 서비스들이 각광받고 있는 시대에 이사는 다른 O2O 서비스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주요 분야이다”며 “서비스를 확장할 수 있는 가능성이 무궁무진하기 때문에 성장성이 크게 기대된다”고 벤디츠에 투자한 이유를 밝혔었다.

요가 프렌차이즈의 작은 성공, 요식업 프렌차이즈의 실패 …  빚을 갚으며 현재의 아이템을 구상. 

염상준 벤디츠 공동대표는 대학생 시절부터 10년 간 창업, 폐업, M&A, 투자유치, 엑싯 등 스타트업 생애주기 거의 대부분을 경험했다. 염대표는 요가 프렌차이즈 사업을 통해 수 억 규모의 매각 수익을 올렸지만, 이후 사업에서는 첫 사업에서 번 만큼 빚을 지며 실패했다. 하지만 빚을 갚는 과정에서 현재 사업 아이템을 발견했고 그 경험이 이사 O2O 서비스 이사모아를 탄생시켰다. 

염상준 공동대표를 만나기 위해 부산 벤디츠 오피스를 찾았다.

왜 창업을 했나? 대기업에 갈 수도 있었다 들었다. 

사업은 중독성이 있다. 사회생활 초기부터 스스로 생각한 아이디어로 벌은 돈 몇 천, 몇 억이 통장에 들어온 경험을 했다. 짜릿했다. 사업은 돈이 안 벌려도 재미있는 일이 많다. 어떤 문제를 풀기위해 시장에 서비스를 내놓았는데 소비자들이 그 것을 쓰고, 알아봐 줄 때 돈을 벌 때 처럼 기분이 좋다. 우리 개발팀이 가장 좋아하는 것이 사용자의 긍정적 리뷰다. 중간에 힘들었던 적도 있었고 눈물 흘린 때도 많았지만 그런 것을 상회하는 중독성이 사업에 있다.

이사모아는 몇 번째 아이템인가? 그동안 어떤 사업을 해왔나? 엑싯(투자회수)경험도 있다. 

이사모아가 다섯 번째다. 사업이라 부를 수 있는 것은 27살 때 시작한 요가 프렌차이즈 창업이다. 큰 노력 없이도 12호점까지 확장이 되었고, 매각까지 해서 몇 억 정도 손에 쥐게 되었다. 내가 잘 했다기 보다 시기가 좋았다. 이후 서울에 올라와 요식업 프렌차이즈 사업을 시작했다. 강남에 오피스를 꾸미고 호기롭게 시작했지만, 결과는 안 좋았다. 당시 전략을 잘 세우지도 못 했고, 인재영입도 잘 몰랐다. 특히, 창업자가 겁을 먹으면 사업이 얼마나 뒤로가는지 뼈저리게 느꼈다. 결과적으로 빚이 2억 정도 생겼다. 그때가 31살 때다.

빚을 갚아야 했다. 친구의 부친이 인테리어 사업을 크게 하고 있었다. 인테리어 공사 수주를 하나 따오면 3~5% 수수료를 주겠다고 하더라. 잘 아는 분야는 아니었지만, 발로 뛰었다. 지금도 당시 돌아다닌 강남, 서초 등 지역은 손으로 지도를 그릴 수 있을 정도다. 눈만 뜨면 그쪽으로 나갔기 때문이다. 빌딩 관리소마다 찾아가 영업을 했다. 그러던 차에 목동에서 이사 사업을 크게 하는 어느 대표를 알게 되었다. 그 사람이 인테리어 일을 많이 소개해 줬다. 덕분에 빚갚는 속도가 빨라졌다. 고마웠다.

그런데 그 업체의 마케팅 과정에서 눈에 띄는 문제점이 보였다. 그 업체에서 당시 홈페이지 하나를 구축하는데 7000만원 정도 들여서 했다. 그리고 사이트 운영 대행사에 호스팅비를 매달 150만원씩 내고 있었다. 또 이사 문의 전화가 많이 안 오면 2~3천만 원 더 들여서 홈페이지를 새로 만들더라. 내가 IT는 잘 모르지만, 그렇게 고가의 비용이 소요되는 것은 아니라고 봤다. 당시 이사업체 대다수가 IT 역량 부족으로 인한 광고솔루션이 부재했다.

그 목동 이사업체 대표에게 도움을 많이 받았기에 주변에 수소문해서 제대로 저렴하게 만드는 곳을 연결해 주겠다고 했다. 그게 계기가 되어 이사업체 대상 IT솔루션 일을 하게 되었다. 이사 업계 대표들 대부분이 고령에 IT에 밝지 않았기에 통했다고 본다. 소개에 소개로 하나 둘 홈페이지 구축을 했고, 나름 입소문이 났다. 그렇게 100여 개의 홈페이지를 만들었다. 어느순간 인테리어 쪽 일보다 이것이 더 커져 있었다. 그 과정에서 CPC광고 대행, 블로그 마케팅도 병행했다. 그 즈음에 지난 사업에서 진 빚을 다 갚았다.

그 과정에서 찾은 이사업계의 문제점, 이사모아로 연결된 계기는 무엇이었나?

과거 이사업체는 전화번호부나 생활정보지에 광고를 내면 일거리가 들어왔다. 하지만 포털시대로 접어들면서 양상이 바뀌었고 이사업체들이 이 환경에 적응을 잘 못 했다.

오전 시간에 포탈에 들어가서 ‘포장이사’라고 치면 많은 이사업체가 뜰거다. 맨 위에 있는 업체 홈페이지 한 번 누르면 2,5000원 정도가 광고비가 나간다. 오후 2시쯤 클릭하면 4만원이다. 10번 클릭하면 40만 원인 거다. 하지만 10번 누른다고 전화 10통이 오지는 않는다. 대안으로 이사 프렌차이즈가 개별 이사 업체에게 광고비를 받아 수수료를 떼고 광고를 대신 해주는 형태도 있다. 포탈시대로 접어든 지난 10년 간 그런식으로 이사업체 마케팅이 진행되어 왔다. 이사업체가 전화 한 통 받는데 들어가는 비용이 얼추 10만원 정도 소요되었다. 비합리적인 형태였고 기회가 있다고 봤다.

빚을 다 갚은 뒤 모바일 서비스를 통해 이사업체와 사용자를 연결시키는 서비스를 고민했다. 기존 이사업체가 광고에 쓰는 비용을 1/10 수준으로 낮추고 같은 효과를 얻는다면 사업으로 의미와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전 사업에서 내가 가장 못 했던 것이 나보다 더 잘하는 사람과 같이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모교(부산대학교)에 가서 대기업 입사를 앞 둔 후배(김태훈 벤디츠 CTO, 부산대학교 컴퓨터공학과 박사)를 설득했다. 그렇게 둘이서 이사모아를 만들고 시작했다.

시장에 대한 조사를 충분히 했으리라 본다. 어디서 가능성을 봤나? 그리고 소비자 입장에서 왜 이사 O2O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보나? 

이사모아를 시작할 때 O2O라고 생각해 시작한 것은 아니다. 근래 O2O 개념이 생겼고 우리를 그 영역 스타트업으로 부르기에 그렇게 생각할 뿐이다. 그저 사업으로 가치가 있는 일이고 끌고가면 갈수록 더 많은 것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이라 봤기에 시작했다.

기존 이사 시장은 크기도 하지만 점차 더 확장되는 추세다. 이사는 연간 평균 500만 건이 발생한다. 내년에는 700만 건이 발생할거라 예측되고 있다. 성수기 월 60만 건, 비수기 40만 건 정도다. 서울은 전세 계약 기간에 맞춰 2년 마다 한 번씩 이사 시기가 온다. 부산 등 지역은 서울보다 장기계약이 많기에 3~4년에 한 번 꼴이다. 반면에 원룸은 1년에 두 세 번도 이사가 발생한다.

우리가 이사업을 하는 이유는 첫 번째로 이사업체가 여전히 낙후되고 영세하다는 것이다. 이를 개선하려고 시작했다. 두 번째로 경쟁자가 거의 없었으며, 세 번째로 소비자 입장에서 단골 이사업체가 없다는 것이었다. 사용자는 받은 이사 견적이 비싼지 싼지 잘 구분할 수 없다. 이사는 소비자에게 극심한 정보불균형 사업인 거다. 단골도 없고 정보도 없는 상황이기에 이사모아와 같은 모바일 서비스가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 매우 많다고 봤다.

이사모아는 약 600개가 넘는 이사 업체와 제휴를 해 이사 비교견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국내 주선이사허가증을 취득해 허가받은 이사업체 수가 6~7천개라고 추산되는데, 그중 10% 정도가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 최대다.

기존 프렌차이즈 업체에서의 견제는 없었나? 이사모아의 시장 전략은 무엇인가?

지금은 아니지만 한때 이사모아에 가입한 업체는 명단에서 빼겠다는 공문을 보내는 프렌차이즈들이 있었다. 그런데 우리의 효용성을 아는 이사업체 대표들은 가족, 직원 휴대폰으로 연결해서 썼다.

우리의 전략은 심플하다. 우선 기존 이사업체가 쓰던 광고비용을 1/10로 낮춰주는 것이다. 그러면 업체들이 몰릴 것이라 판단했다. 두 번째로 업체용 어플리케이션에 이사 사업을 하는데 필요한 거의 모든 기능을 넣고 있다. 우리 서비스가 없으면 불편할 정도로 기능을 제공해 이사업체의 필수 솔루션이 되자는 거였다. 세 번째는 이사하는 소비자들의 크고 작은 고민을 해결해 주는 것이다. 소비자는 이사할 때 참 많은 문제에 당면한다. 예를들어 이사를 갈 때 주소 이전을 빨리 안 하면 우편물이 이전 주소로 간다. 우리는 휴대폰 번호를 근거로 어떤 사람이 어느 주소에서 어느 주소로 몇 월 몇 일에 이사하는지를 실시간으로 알 수 있는 기업이다. 클릭 한 번으로 주소변경을 도울 수 있다. 또 아파트에서 단독주택으로 이사를 간다고 할 때 도시가스 등을 따로 신청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지역 공급업체를 찾고, 신청하고, 기다리고, 설치하는 등 과정이 번잡스럽다. 이것도 이사모아를 통해 간편하게 해결할 수 있다. 그런 불편사항을 20개 정도 나열해놓고 큰 것부터 해결해 나가고 있다.

근래 안심이사 서비스를 공식 론칭했다. 안심이사 서비스의 최대 장점은 피해 보상제도이다. 이사 업체와 고객 간의 문제가 발생 시 이사모아에서 중재자 역할을 하며, 이사 피해보상금을 최대 100만원 까지 이사모아가 지급한다. 업체 선정은 까다롭다. 이사모아에 적어도 1년 이상 제휴되어야 하며, 운수화물사업자, 화물적재보험 등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이사모아에서 직접 이사 업체를 방문해 이사업체 환경,차량 보유 등을 모두 파악해 지정한다. 현재는 수도권 위주이지만 전국적으로 확대시킬 예정이다.

어떻게보면 이사모아에는 빅데이터가 있는거다. 관련되어 기업과 제휴는 생각해 본 적 없나?

모 백화점에 가서 제안해 본 적이 있다. 그쪽도 긍정적으로 생각하더라. 통신사나 금융사에도 니즈가 있다. 인터넷을 제공하는 이통사의 경우 이사를 통해 해지한 고객을 다시 잡는데 드는 1인당 마케팅 비용이 70만원이라고 한다. 이통사의 마케팅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모 통신사에 제안했고, 긍정적인 답변을 들었다. 원활히 진행되려면 일단 서비스 확장이 우선사항이다.

이사모아를 내놓았을 때 사용자의 첫 반응은 어땧나? 

처음에는 이사업체들이 이상하리만큼 안 쓰더라. 당시 간과했던 것이 이사업체 종사자 대부분이 피처폰을 쓰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들에게 휴대폰은 주요 사업 재산이라서 번호도, 기기도 안바꾸는 경향이 강했다. 영업을 위해 다섯 군데 방문하면 한 군데 정도 우리 서비스를 쓰는 빈도였다.

그러다가 선현국 어뮤즈파크 대표(현 벤디츠 공동대표)를 만났다. 어뮤즈파크는 웨딩 O2O서비스를 만들고 있었고, 분야 1위였다. 다운로드 수도 우리에 비해 훨씬 많았기에 ‘결혼 한 번 하면 이사 두 건’이란 단순히 생각으로 협업을 했다.

그러다 한 배를 타게 되었다. 처음에는 협력사 대표였다가 합병을 통해 코파운더가 된 셈이다.

당시 양사의 협업 성과가 썩 좋은 것은 아니었다. (웃음) 하지만 선대표를 만난 것이 큰 성과였다. 선대표는 30개 정도의 유틸리티 서비스를 시장에 내놓았고, 그 서비스 누적 다운로드 수가 600만이나 되었다. 그런데 수익이 많이 나지는 않았다. 당시 다운로드 수 1만 정도 밖에 안 되던 이사모아가 수익은 더 좋았다. 허심탄회하게 그런 이야기를 주고 받다가 합병을 결정했다. 모바일 서비스 운영은 선 대표가 맡고, 나는 비즈니스 쪽에 집중하고 있다. 김태훈 CTO를 포함해 3명이 벤디츠의 핵심이다.

M&A는 사업적 시너지가 가장 중요하겠지만, 사람끼리의 화학적 결합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본다. 선현국 대표를 사업 파트너로써 확신한 것은 언제인가?

앞선 사업을 진행하며 절실히 느꼈던 것이 내가 못 하는 것을 잘 하는 사람을 찾는 거였다. 선 대표를 만날때부터 느꼈던 것이 협상을 정말 잘한다는 거였다. 대기업 제휴등 미팅 때도 내가 갈 때보다 선대표와 함께갈 때 진도가 더 나간다. 더불어 모바일 서비스에 대한 감각은 나보다 훨씬 뛰어나다. 카카오와 협업을 통해 300만 다운로드를 두 번 해본적이 있다. 선 대표가 만든 웨딩바이미는 당시 1년 간 10만 명이 사용했다. 연간 32만 쌍이 결혼하는 국내에서 그 수치는 의미가 크다. 모바일 서비스를 가지고 사용자를 만족시키고 쓰게하는 측면에서 매우 뛰어난 사람이다. 반면에 나는 돈을 버는 방식은 지난 10년 간 다양하게 경험해 봤다. 그런 사업의 양 측면이 잘 맞았다 본다. 서로 잘하는 것이 확실히 다르기에 크게 부딪치지 않고 함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선 대표에게 많이 배우고 있다.

사이가 항상 좋을 수는 없다. 이견은 어떤 부분에서 발행하나?

이사모아를 먼저 주력으로 하느냐 웨딩바이미를 먼저 하느냐를 가지고 열띤 논쟁을 한 적이 있다. 이사 분야를 잡고나면 나머지 서비스가 더 원활히 풀릴거라 설득했고, 선 대표가 결국 납득해 줬다. 현재는 이사모아에 집중하고 다른 서비스는 현상 유지 정도를 하고 있지만, 서비스가 안정화 되면 웨딩바이미와  인테리어 O2O서비스 ‘인쇼’를 고도화할 계획이다.

서비스 확장이 최우선이겠지만, 서비스 수익모델도 고민하고 있을거라 본다. 어떻게 돈을 벌건가? 

기존에 비해 1/10 수준 가격이지만, 작지는 않다. 고객 한 명 당 접근비용이 있는데, 접근비용은 월 정액제다. 소비자에게 접근할 때 지역별로 정액제 가입을 유도하고 있다. 우리가 생각하는 대로 진행된다고 종국에는 무료로 하려 한다. 그리고 매월 광고비가 있다. 이사업체의 마케팅적인 고민, 고객획득 고민을 해결하는 동시에 우리도 적정 이율을 찾는 실험을 하고있다.

돈을 내는 입장에서는 소소한 것도 불만일 수 있다. 이사업체의 불만은 없었나?  

이사업체에서의 불만은 거의 없지만, 기존에 이사업체들을 통해 수익을 얻어온 사업체들의 불만은 자주 접하고 있다. 그들에게 우리 서비스가 위협으로 다가서는 듯 싶다.

현재 벤디츠가 상정하고 있는 가장 큰 난관은 무엇인가? 

여전히 스마트폰을 쓰지 않는 절반의 이사업체 대표들이다. 그들이 우리 서비스를 쓰게하는데 있어 가장 큰 장벽이다.

‘케이브릿지1호스타트업 투자조합’의 첫 포트폴리오사다. 5억 규모의 투자 유치를 했다. 투자유치 과정을 이야기 해준다면?

생각보다는 편하게 진행되었다. 케이브릿지는 찾고 있던 팀이 있었고, 벤디츠가 그 조건에 적합하다고 판단한듯 싶다.

여담이지만, 서울에서 다른 VC를 상대로 IR을 진행한 적이 몇 번 있었다. 그때는 지금처럼 이사모아에 집중하는 형태가 아니라 이사모아와 웨딩바이미 두 개를 동시에 진행할 때였다. 둘 다 잘 할 수 있다고 투자자들에게 설명했는데, 납득시키지 못했다. 지금 생각하면 우리같은 스타트업이 둘 다 잘한다는 것 자체가 무리수였다. 하지만 그때는 알지 못 했다.

케이브릿지가 왜 벤디츠에 투자를 했다고 생각하나? 다른 관점에서 벤디츠는 왜 케이브릿지를 선택했나? 

우리가 VC를 골라 투자 받을 입장은 아니었다. (웃음) 스타트업에는 여러 단계가 있다. 케이브릿지는 성장단계의 스타트업을 찾고 있었고 벤디츠가 그 기준에 맞았다 본다. 케이브릿지 이동철 대표는이사 사업에 대해 우리보다 더 통찰력이 있다. 사업을 어떻게 키워야 되는지로 알고있고. 단순 투자자가 아니라 파트너다. 지속적으로 투자유치를 하고 사업을 크게 키울려면 초기에는 투자사의 원 오브 뎀(One Of Them)이 아닌 같이 고민해줄 수 있는 투자자를 찾는 것이 맞다고 봤다. 우리가 생각하는 조건에 케이브릿지가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지금도 한달에 한 두 번씩 이동철 대표를 찾아가 사업에 대한 크고 작은 이슈를 논의하고 있다.

금액적인 부분 외 케이브릿지의 네트워크를 통한 도약의 발판도 고려했을거라 본다.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에서 도움이 될 거라 기대하는가?

투자사의 네트워크도 중요하겠지만, 우리가 서비스에 자신이 있을 때 자금 등 동력을 제공하거나 적절한 타이밍에 나가야 할 때를 조언해 줄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크다고 본다.

추가 투자유치는 언제쯤으로 예상하고 있나?

내년 2월이 되면 유의미한 서비스 지표가 나올거라 예상하고 있다. 설명이 아니라 숫자가 말해주는 시점이 될거다. 그 이후 준비하려 한다.

부산지역에서 O2O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유가 있나? 그리고 부산을 기반으로 하는 사업의 장단점은 무엇인가? 

일단 고향이 부산이다. 대학교도 부산에서 다녔다. 김태훈 CTO도 마찬가지다. 우리 개발팀 대부분의 연고도 부산이다. 다른 도시 사정은 모르겠지만, 내가 느끼는 부산의 창업 인프라는 매우 좋다. 현재 우리 사무실도 꽤 넓은 편이지 않나. 서울이라면 이게 쉽겠나. 우리가 입주한 이 곳은 IT기업만 입주할 수 있는 아파트형 공장이다. 시의 지원으로 입주비용이 정말 적게 나간다. 부산은 시 차원의 지원 역시 많다.

개인적으로 부산에 있다고 해서 서울에서 미팅하기 어렵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KTX 타고 2시간 반이면 서울에 가지 않나. IT분야 사업을 한다고 할 때 부산이 서울과 크게 차이가 난다고 보지는 않는다. 부산에서 개발자를 구하기 조금 더 수월해지고, 서울에서 비즈니스를 하는데 크게 지장만 없다면 오히려 부산이 더 유리하다고 본다. 일단 인건비가 서울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하고, 이곳에 연고가 있다면 서울에 가서 더 받는 것보다 여기에 있는게 금전적으로도 이득일 수 있다. 기업 입장에서 초기에 가장 중요한 고정비가 높지 않은 것도 크다.

부산 뿐만 아니라 지역에서 개발자 구하기 어렵다는 이야기가 있다. 유능한 개발자 상당수가 수도권에 있다. 

이곳 토박이 입장에서 보자면, 부산이 개발자 구하기 나쁜 환경은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찾아보면 개발자 네트워크는 있다. 단지 스타트업에 대한 관심도가 수도권에 비해 낮고, 네트워크가 작을 뿐이다.

몇 년 전에 비해 부산지역 창업 생태계가 무척 좋아졌다. 실감하나?

실감한다. 2년 전 부산 모바일 앱센터에서 사업할 때에 비하면 우리도, 부산 창업 생태계도 정말 많이 달라졌다. 센텀기술창업센터에서 한 달에 몇 번씩 스타트업 행사가 열릴 때 가보면 퓨처플레이 류중희 대표나 쿨리지코너인베스트먼트 권혁태 대표 등 이전까지 서울에서만 볼 수 있었던 스타트업 인사들을 강연과 교류를 통해 만날 수 있다. 특히 부산시가 스타트업을 지원하려는 의지가 강하다는 것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 고무적인 부분이다.

개인적인 편견일 수 있지만, 벤디츠는 부산스럽지 않은 스타트업이란 소견이다. 부산지역에 O2O 서비스는 물론이고 IT서비스 자체가 비율상 많지 않다. 

앞서 말했듯이 서울과 부산에서 IT사업을 하는 것에 차이를 느끼지는 않는다. 다만 일부 관공서에 가서 우리 서비스를 설명하기 어려운 부분은 있다. IT한다고 하면 홈페이지 만든다고 생각하더라. (웃음) 아니라고 말하고 구체적으로 설명하기 시작하면 말이 길어진다. 그런 측면에서 아직까지 IT 저변이 넓다고는 볼 수 없겠다.

이사모아와 유사한 서비스가 없는 것은 아니다. 또 글로벌 물류 O2O 기업도 국내에 상륙해 있다. 사업 영역이 겹친다.

우리 서비스를 제대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른 기업이 어떻게 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고 본다. 배달의민족이 전단지를 모바일로 옮겨왔고, 직방은 교차로나 벼룩시장 등 부동산 정보를 모바일로 옮겨왔다. 단지 잘 옮겨온 것 만으로 좋은 모바일 서비스라고 할 수는 없다. 이들 서비스는 계속 소비자에게 가치를 전달하고 있다. 이사 서비스는 소비자에게 줄 수 있는 가치가 큰 영역이다. 그것을 지속하고 이전처럼 큰 실수만 않는다면 정말 큰 회사, 가치있는 회사를 만들 수 있다고 본다.

사업을 하면서 다수의 시행착오가 있을 수 있다.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혹은 사업과정에서 발견한 인사이트가 있다면?

잘 모르는 업종은 하지 말아야 하고, 못 하는 것을 지금부터 배워서 잘 하겠다는 발상이 위험하다는 교훈을 얻었다. 주변에서 훈수를 둘 때와 직접할 때는 다르다. 잘 할 수 있을 것 같은 것과 잘 하는 것은 별개다. 내가 이사 서비스를 한 이유도 3~4년 동안 그 분야를 경험하며 그나마 내가 잘 아는 분야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거창하게 인사이트라고 할 것은 아니고 잘 하는 것을 가늠할 수 있다는 것 정도가 지난 10년 간 경험을 통해 취득한 거다. 물론 본인이 잘 모른다면 잘 아는 사람과 같이하는 방법이 있겠다.

사업방향이 맞다면 제휴와 합병도 고려한다고 들었다. 

현재 우리는 직접적인 이사서비스를 하지는 않고 있다. 하지만 고객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궁극적으로 우리도 이사 서비스를 해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당장 몇 년 내는 아니겠지만.

직방이 2015년 거래건수 36만7995건을 기록했다. 올해 100만 건을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고. 직방의 모수와 이사모아의 모수는 거의 같다고 본다. 충분히 커질 수 있는 토양이 있는거다. 우리 계획대로 사업이 진행된다면, 정말 서비스를 잘 하고 있는 업체를 인수한는 등 방식을 취할수도 있을거다. 하지만 아직 눈 앞의 이야기는 아니다.

올해 계획은 뭐였나? 그리고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

우선 올해 전체 이사업체의 1/4 규모인 1500개 업체를 이사모아에 가입시키는 거다. 그리고 그중 10%를 유료결제고객으로 만드는 거다. 스마트폰을 쓰는 업체 대표이라면 회사 수익을 위해서라도 우리 서비스를 쓸 수 밖에 없다고 본다. 현재 가입 업체중 8~90개 업체가 적극적인 유료 회원이다. 3~400개 업체는 그때그때 충전방식으로 사용한다. 올해말까지 600개 업체가 한 달 만 원이라도 유료로 서비스를 쓰게 하는 것이 우리 목표다.

그리고 장기적으로는 국내 연간 이사건수 500만 건 중 100만 건이 우리 서비스에서 일어나는 것을 마일스톤으로 잡고있다. 고객 만족도를 높여 이사외 우리가 소개하는 다른 서비스를 써도 좋겠다는 소비자 인식이 된다면 인테리어나 청소쪽으로 이어질거다. 이사라는 것은 개인의 이동이기도 하지만 한 가족의 삶이 옮겨지는 것이다. 우리가 이사와 밀접하다고 보는 분야는 인테리어와 청소, 용달이다. 이것들의 공통점은 이사보다 시장이 더 크고, 겪고있는 문제가 비슷하며 제대로 된 솔루션을 제시하는 O2O 서비스가 아직 없다는 거다. 이사모아 가입 업체 절반이 용달회사다. 우리를 통해 용달을 부를 수 있고, 좋은 경험이 소비자에게 제공한다면 용달 시장은 손쉽게 진입하리라 본다. 그리고 평균적으로 이사 10건 중 2~3건의 청소 용역이 발생하고, 이사 10건 중 1~2건의 인테리어가 진행된다. 이사모아가 자리 잡으면 해당 사업으로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올해 소비자 평판이 좋은 청소업체를 찾아 협업을 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한국야쿠르트의 가장 큰 재산은 야쿠르트 아줌마다. 코웨이의 자산은 코디다. 이사업체의 만족도를 계속 올리면 이사업체 대표님들이 그 역할을 하리라 본다. 사실 이사는 효율성이 높은 시점 마케팅의 도구다.

덧붙이자면, 1년 중 카드사용액이 가장 많은 때가 이사할 때다. 매년 전국민의 1/5이 이사를 한다. 우리 계획대로 된다면 다양한 기업과 협업, 협력, 제휴가 가능하리라 본다. 어느정도 KPI가 나온뒤 부가서비스들이 순차적으로 이어질 거다.

마지막으로 회사와 서비스에 대해 알리고 싶은 것이 있으면 말해달라.

현재까지는 이사모아의 소비자 만족도가 높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 소비자에게 미안한 부분이다. 늦어도 10월 전에 우리 스스로가 자신있는, 만족도 높고 주변에 추천할만한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지금은 비교견적에 집중하고 있는데, 비교견적은 우리가 최초도 아니고 우리만 하는 것이 아니다. 이 비교견적에서 한 발 더 나아가 각각의 소비자가 원할 때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는 형태로 서비스가 구현될 예정이다. 구체적인 것은 서비스가 완성된 다음에 공개될거다. 기대해 달라.


[Startup’s story #272] “서울 전지역 5천 원 퀵서비스가 가능한 이유”원더스 김창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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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 보면 퀵서비스를 불러야 할 순간이 온다. 거리당 가격이 매겨지다 보니 평균가라는 것 자체가 없다. 결국, 몇 군데 업체에 연락해보고 그나마 가장 저렴한 가격의 업체를 선택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가격 면에서 견줄만한 대상이 없는 스타트업이 등장했다. ‘서울 모든 지역, 거리 상관없는 단일가 5천 원 퀵서비스’, 원더스(WONDERS) 이야기다.

퀵서비스 사업은 녹록치 않다. 올해 3월 유명 VC에게 투자를 받기도 한 온라인 퀵서비스 스타트업이 자금상의 문제로 문을 닫기도 했다. 원더스는 이들의 전철을 밟지 않고 업계 혁신을 이뤄낼 수 있을까? 원더스 김창수 대표를 만나봤다.

P1190213원더스 김창수 공동 대표 

SK에서 ‘생각대로 T’ 브랜드 마케팅을 담당했었다.

그러니까 원래는 고객 커뮤니케이션이 주 업무였다. 광고를 제외한 모든 마케팅 활동을 맡았었다고 생각하면 쉽다. 이전에는 삼성전자, LG전자 등에서 UX 분야 일을 했었다. 카이스트에서도 산업 디자인 전공을 했으니, ‘뜬금없이 퀵서비스?’라는 의문이 들만도 하다. 사실 대기업에서 일하면서 도메인 지식은 사업을 하는 데 결정적인 요소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오히려 도메인 지식에 매몰돼서 다른 면을 못 보는 경우가 많다. 일단 규모는 큰데, 구태의연한 시스템으로 돌아가고 있는 시장에 기회가 있다고 봤다. IT를 통해 조금의 효율성만 더하면 혁신할 수 있으니까. 퀵서비스 시장이 딱 그랬다. 작년 4월에 퇴사했고, 10월부터 서비스를 구상했다.

택배는 단일가인데, 왜 퀵서비스는 거리별로 돈을 받을까?

그렇지 않나. 택배는 단일가인데 퀵서비스는 거리 당 요금을 받는다. 택배가 1박 2일에 2,500원이면 당일 퀵 배송은 5천 원 만 받으면 되는 거 아닌가. 현재 택배와 퀵서비스 배송의 구조가 달라서 그렇다. 작년 12월 오토바이를 사서 직접 택배와 퀵배달 일을 하며 배송 구조를 익혔다. 두 가지를 잘 결합하면 단일가 퀵서비스도 충분히 가능하겠더라. 그렇게 탄생한 게 원더스다.

비효율적인 직배송(point to point) 시스템이 모두를 울게 한다. 

기존 퀵서비스는 한 명의 고객에게 기사가 물건을 전달받고, 바로 배송처로 배달하는 시스템이다. 빠르기야 하다. 하지만 문제는 기사 한 명당 하루에 감당할 수 있는 주문 수가 20건 정도밖에 안 된다는 점이다. 퀵 업체가 돈을 많이 버는 것도 아니다. 서울에만 4천 개 정도의 퀵서비스 업체가 있는데, 어디에 전화를 걸어도 가격이나 서비스가 비슷하다. 결국 가격 경쟁만 줄곧 하다보니 업체들 평균 연수익이 5천만 원 정도밖에 안된다. 고객도 비싼 돈을 지불해야 한다. 3.8조의 어마어마한 시장인데, 그 안에서 아무도 행복한 사람이 없는 구조인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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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천 원 단일가 퀵서비스가 가능한 이유?

택배에서 사용하는 허브앤스포크(Hub&Spoke) 방식을 적용했기 때문이다. 묶음 배송 방식이라고 이해하면 쉽다. 우리는 강남, 을지로, 마포, 가산 총 네 군데에 중앙 물류 센터를 세웠다. 기사들이 물건을 픽업해서 구마다 배치된 거점에 갖다 놓으면, 이 짐들을 중앙 물류 센터로 다시 옮긴다. 이 중앙 지점에서 다시 한 번 가까운 지역 거점으로 물건이 분배되는 원리다. 거점 물류와 중앙 물류 센터를 왕복하는 기사들은 따로 있다. 이렇게 되면 한 지역에 몰아서 배송할 수 있게 되기 때문에 기사 한 명이 하루 최대 100건 까지 배송할 수 있게 된다. 물론 배달 시간은 3시간 정도로 좀 늦어진다. 현재는 총 20명의 기사가 있고, 연말까지 50명 정도로 늘릴 계획이다.

남는 게 있느냐고?

하루 1천 건을 배송하면 손익분기점(BEP)을 넘길 수 있다. 현재 20명의 라이더를 모두 전속 계약 월급제로 고용했다. 인건비가 고정되어 있다는 말이다. 물량이 늘어날수록 이익이 늘어난다. 지금 추세로 보면 9월 정도엔 달성할 수 있을 것 같다.

싼 것만이 장점은 아니다.

퀵 배송 주문을 해봤다면 꽤 복잡하다는 걸 알 거다. 전화를 걸어서 본인의 주소와 배송지 주소를 일일이 말해줘야 하고, 업체 측에서 가격을 정산해봐야 하므로 또 좀 더 기다려야 한다. 번거롭다. 8월에 출시되는 원더스 앱은 버튼 하나만 누르면 저장된 주소로 기사가 출동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그다음 기사가 고객에게 직접 주소를 받아서 배송하는 구조다. 고객은 버튼 한 번만 누르면 되니 간편하다. 택배처럼 도착 시간도 알림톡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서비스를 더 발전시키면 아마존 대쉬 버튼 같은 물리적 제품을 만들 의향도 있다.

기존 퀵 시장 구성원들의 반발, 당연히 있다.

예를 들어 신호가 걸려서 멈췄을 때 우리 라이더분들에게 시비를 건다든지, 퀵 연합회라는 곳에서 작은 압박들이 있다든지 하는 것들. 하지만 아직까지 직접적인 항의는 없었다. 사실 ‘니네들이 얼마나 버티나 한 번 보자’하며 지켜보고 있는 것 같다.

그런데 3.8조 시장 아닌가. 우리가 다 먹을 수가 없다. 10년 전만 하더라도 옷을 입어보지도 않고 산다는 건 어불성설이었다. 그런데 수많은 업체가 시장에 뛰어들고 나니 가장 큰 업체가 연 매출 천억 원 이상을 버는 큰 규모의 시장이 됐다. 퀵서비스 산업도 마찬가지다. 오히려 우리와 같은 단일가 퀵 업체가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 그래야 우리 고객층도 넓어질 거다. 우리가 연말까지 1일 만 건 정도 해내면 경쟁자들도 생기지 않을까.

퀵서비스 기사 중에는 신용불량자가 적지 않다.

퀵 기사들이 대부분 자유 계약직이다. 여러 개 회사와 일을 하고 있다. 수수료는 23%다. 물류 업계의 평균 주선 수수료가 10% 내외인 것을 따져보면 2배 이상이 높다. 평균 단가를 만 원이라고 치자. 수수료와 유류비를 떼면 기사가 가져갈 수 있는 게 5천 원이다. 최대한 열심히 움직여도 일당 10만 원을 넘기가 힘들고, 보통 5만 원 정도를 번다. 그래서 평균 임금이 200만 원이 안 된다. 다치기라도 하면 병원비와 오토바이 수리비는 고스란히 개인이 떠안는다. 신용불량자가 많은 게 이상한 일이 아니다.

기본 월급이 250만 원인 이유는. 

우리 역시 아직 사업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4대 보험을 들어드리지는 못하고 있다. 실제 기사분들도 실 수령금이 줄어들기 때문에 원하시는 바도 아니고. 물론 회사가 안정을 찾고 나면, 처우 개선에 더 힘쓸 예정이다. 우리가 기본 월급을 250만 원(월급 200만 원+ 보조금 50만 원)으로 책정한 이유가 있다. 50만 원 선 안에서 유류비, 보험비 등을 지원해드리고자 했다.

‘자유로운 영혼’인 퀵 기사님들과 함께 일한다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

아무래도 자유 계약직으로 오래 일하시던 분들이기 때문에 얽매이는 걸 싫어하신다. 그래서 초기에는 전속 고용 방식에 적응을 못 해서 3일 만에 그만두신 분도 있었다. 원더스 기사들은 8시 30분에 출근해서 9시부터 배송을 시작한다. 아침마다 30분 동안 조회 겸 서비스 교육을 하고 있다. 기존 치열한 경쟁 구조 속에서 일하시다 보니까 서비스 의식이 부족한 분들도 계셨는데 지금은 많이 순화됐다. 고정 임금이기 때문에 근무 태만과 같은 부작용도 있을 수 있다. 그래서 실적을 기반으로 2개월 후에 월급 조정을 하고 있다. 250만 원으로 시작해서 자기 능력에 따라 최대 400만 원까지 벌 수 있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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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명이 ‘원더스’인 이유?

원래는 원더스가 아니라 원더우먼이었다. 퀵 기사를 모두 여성으로 고용하려던 계획이 있었다. 여성 고용 창출에도 기여하고 우리 서비스의 차별화를 시킬 수 있는 포인트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원래 서비스명도 원더우먼이었던 건데…결론적으로는 잘 안 됐다. 일단 여성 라이더분들이 예상보다 더 적어 채용 자체가 힘들었다. 현재는 두 분의 여성 라이더분들과 함께 일하고 있다. 현재 우리 회사에서 제일 베테랑들이시다. 앞으로 더 많은 기사를 채용해서, 담당해야 할 지역이 좁아지면 기사분들께 좀 더 안전한 환경을 제공해드릴 수 있을 거다. 그럼 지원하시는 여성 라이더분들이 많아지지 않을까.

한 달 새 신규 거래 업체 341개, 성장세는 가파르다.

일 처리 건수는 100건이다. 올 상반기 자금 문제로 문을 닫은 날도가 3년 간 700개 업체를 확보했던 것과 비교해보면 상당히 빠른 속도다. 단일가 서비스의 파워를 느끼고 있다. 특히 O2O 스타트업 측에서 연락이 많이 온다. SPC, 배민프레시, 레츠고(레고대여업체) 등에서도 협력 제안이 들어왔고 논의 중이다.

경쟁자는 없다.

배민, 띵동과 같은 곳은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 기업들이다. 경쟁 관계라기보다는 협업 관계라고 보는 게 많다. 퀵 시장을 노리는 IT 기업으로는 최근 바달, 고고씽 등이 생겼다. 바달은 어플 기반의 중개 서비스를 하고 있고, 고고씽의 경우 자체 기사를 보유하고 있지만 독점 계약은 아니다. 엄밀한 의미에서 경쟁자는 없다고 본다. 오프라인에 있던 것을 그대로 온라인화 시키는 건 혁신이 아니다. 오프라인을 건드리지 않고서는 아무 것도 변화시킬 수 없다. 오프라인의 사용자 경험과 라이더들에 대한 처우를 본질적으로 개선하고, 잘 운영해 나가는 게 우리의 핵심 경쟁력이다.

카카오가 업계에 진출할 가능성?

사실 택시, 대리운전까지 들어왔으니 남은 건 퀵서비스 분야다. 우리로서야 업계에 들어와서 시장을 키워주고 좋은 조건으로 인수까지 해준다면 고맙겠지만, 사실상 어려울거라 본다. 첫번째 이유는 사고 위험 때문이다. 택시와 대리운전 서비스는 자동차를 이용하기 때문에 사고 위험이 적다. 하지만 퀵서비스 도중 사고가 발생하면 기업 입장에서 수습하기가 어려워진다.

두번째 이유는 밥그릇 논란 때문이다. 사실 택시의 경우 택시 회사와 카카오 간 갈등 요소가 없다. 택시 회사는 기사로부터 하루 4만 원의 사납금만 받으면 되니까, 콜의 양과 매출 간 관계가 크지 않다. 반면 대리운전 업계는 반발이 심하다. 콜을 받아서 수수료를 떼는 중간 업체가 있기 때문이다. 이 매출을 카카오가 뺏어가는 것이나 다름없다. 퀵서비스도 마찬가지다. 카카오가 들어온다고 하면, 퀵서비스 업체 측에서의 반발이 적지 않을거다.

올해 목표? 하루 1만 콜을 받는 것.

현재는 5천 원의 이코노미 모델만 운영 중이다. 향후에는 두 가지 프리미엄 모델을 더 출시할 예정이다. 기존 기사들의 복장이나 태도 때문에 퀵 서비스를 사용하는 데 망설였던 백화점, 고급샵 등에도 어필할 수 있을거다. 또 분당, 일산, 경기 지역으로의 지역적 확장도 계획하고 있다. 이코노미 모델이든, 프리미엄 모델이든 기존 가의 반값을 목표로 한다. 내년에는 전국으로 서비스를 확장하고 싶다.

모두가 웃을 수 있는 퀵서비스 시장을 만들겠다.

고객, 퀵라이더, 회사가 모두 행복한 서비스를 만들고 싶다. 여러 이유로 기존의 퀵 서비스 시장은 어두운 부분이 많다. 효율성을 높이고 고용자 처우 개선에 힘써 밝은 퀵 서비스 시장을 만들어가겠다. 지켜봐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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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한국통 중국 VC 제이슨 쉬, “한 기업 당 300억 까지 투자할 계획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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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던캐피털(Modern Capital)의 제이슨 쉬(Jason Xu) 대표는 중국 VC 중 한국 스타트업 투자의 경험이 가장 많은 투자자다. 그는 지난 2년간 중국의 5대 투자사로 꼽히는 DT캐피털에서 총 10개의 한국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를 이끌었다.

그런 그가 2015년, 동아시아 지역을 아울러 일본·한국 등 해외 스타트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기 위해 모던캐피털을 창업했다. 지난 28일 텐센트와 모던캐피털이 공동 주최한 ‘텐센트 글로벌 스타트업 대회’ 참석차 한국을 방문한 제이슨 쉬 대표를 만나 향후 한국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계획을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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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센트와 이번 ‘텐센트 글로벌 스타트업 대회’를 공동 주최하게 된 계기는 뭔가.

이번 대회는 중국, 미국, 한국, 인도에서만 개최된다. 총 5만 개에 스타트업이 지원했다. 텐센트는 꾸준히 한국 기업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 중국 내에서 한국 투자를 가장 활발하게 하는 투자자가 나이기 때문에 공동 주최를 하게 됐다.

한 달에 한 번 이상 한국에 방문하고 있다고 들었다. 한국 기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이유가 뭔가.

첫 번째로 중국 시장은 양질의 콘텐츠와 소비 제품에 대한 수요가 높다. 한국 상품과 콘텐츠는 내용이나 표현하는 방식에서도 수준이 높다. 서구 제품과 비교했을 때에도 중국인의 취향, 소비 행동에 더 적합하기도 하다. 이런 부분에서 기회를 봤고, 한국 스타트업이 중국 시장에서 성장하는 것을 돕고자 한다.

그동안 어떤 한국 회사에 투자해왔나. 

크게 세 분야에 투자했다. 대중 소비자, 문화 엔터테인먼트, 하드웨어다. 우리가 투자한 한국의 비투링크(b2link)는 100만여 종의 한국 화장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중국의 주요 판매점인 왓슨스, 티엔마오, 쥐메이요우핀 등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엔터테인먼트 분야로는 덱스터(Dexter)에 투자했다. 덱스터는 아시아 최고의 비주얼 FX 제작 회사로 중국에서 이미 여러 3D 영화를 제작한 바 있다. 이 밖에도 이놈들 랩(Innomdle Lab), 네이처리퍼블릭, 마이뮤직테이스트, 라파스 등 10개 기업에 투자했다.

한국 스타트업의 강점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보나. 

콘텐츠와 디자인이 우수하다. 중국 시장에도 잘 맞는다. 또 내가 만나본 한국 창업가들은 전반적으로 성실하며 능력있고, 회사를 위해 기꺼이 헌신했다. 예를 들어 스마트스터디의 공동 창업자는 중국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상해로 집을 옮겼을 정도다.

창업가들에게는 국내 투자자를 대면하는 것조차 쉬운 일이 아니다. DT 캐피털은 어떤 방식으로 한국 창업가들과의 접점을 넓혀갈 예정인가. 

먼저 기본적으로는 타 벤처캐피털과 비슷한 방식이다. 우리 온라인 홈페이지에 기재되어 있는 이메일로 IR 자료를 보내주면 빠뜨리지 않고 검토하고 있다. 영어로 자료를 보내줘도 전혀 문제없다. 또 이번 텐센트와 공동 주최하는 ‘글로벌 스타트업 대회’를 매년 개최할지는 아직 논의 중이다. 앞으로 반년 안에는 한국에 인큐베이터 센터와 오피스도 만들 예정이다. 앞서 말했듯 나도 한 달에 한 번 한국에 방문하고 있다. 접점을 계속 늘려나가도록 노력할 것이다.

투자할 스타트업을 찾을 때 가장 중점적으로 보는 것은 무엇인가.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 나는 사람을 볼 때 세 가지에 주목한다. 기업윤리, 성실성, 넓은 시야와 전문 능력이다.

중국은 세계에서 유망 스타트업이 가장 많은 나라 중 하나다. 이미 중국 내부에서도 경쟁이 치열한데, 한국 기업이 중국에서 생존할 수 있을까? 

사업 모델이 복잡한 한국 스타트업이 중국 스타트업과 경쟁한다는 것은 확실히 쉽지 않다. 한국 스타트업의 장점은 콘텐츠, 디자인 그리고 소비 분야 모바일 서비스에서의 고급 기술력이다. 이 분야에서 선도적인 기술을 가지고 있는 기업이라면 중국 내에서도 성공할 수 있을 거라고 본다. 최근 중국 벤처캐피털로부터 거액의 투자를 받은 한국 스타트업도 적지 않다. 또 앞서 말한 콘텐츠, 디자인, 모바일 서비스 분야의 중국 회사들이 한국 기업과 합작해 중국 시장을 선점하기를 원하고 있다. 이러한 협업 모델 역시 한국 기업이 중국에서 성장할 수 있는 또 하나의 기회라고 본다.

중국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한국 스타트업이 갖춰야 할 태도는 어떤 것이라 보나. 

핵심 경쟁력, 성실성, 중국 투자자나 중국 생태계를 잘 이해하는 사람과의 협력이 필요하다.

실리콘밸리의 경우 투자 분위기 자체가 이전보다 다소 경색됐다고 평가받는다. 중국의 투자 분위기는 어떠한가. 

중국도 마찬가지다. 올해 기업 가치가 2백 억 위안에 달할 것이라고 기대를 받았던 기업이 있었는데, 실제로는 30억 위안에 그쳤다. 초기 창업 열풍이 불던 때와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다. 하지만 투자자로서 봤을 때, 지금 분위기가 안 좋다기보다는 이전이 지나치게 과열되어 있었다고 본다. 점차 균형을 찾아 나갈 것이다.

한국 기업에 대해 향후 어떤 투자 계획을 가지고 있나. 

대중 소비재, 문화 엔터테인먼트, 시장을 선도하는 하드웨어에 지속해서 투자할 계획이다. 모던 캐피털은 한중 창업가들의 성공을 돕기 위해 존재한다. 투자에 그치지 않고 한국 기업들이 중국 시장에서 성장하고, 협업 파트너를 구하는 과정 역시 도울 예정이다.

한 기업에 대해 최대 얼마까지 투자할 계획인가. 

최대 3천만 달러(한화 약 337억 원)까지 투자할 계획이 있다. 각 기업의 사업 단계와 중국 진출 방식에 따라서 투자 금액은 달라진다. 중국 내에서 한국 투자에 가장 활발한 VC가 나이기 때문에 한국 시장에 관심이 있는 중국 투자자들의 연락이 많이 온다. 이런 네트워크를 활용해 모던캐피털 뿐만 아니라 여러 VC를 모아 한국 기업에 공동 투자할 계획이다.

앞으로 유망한 산업 분야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첫 번째로 소셜 생태계의 상업화다. 예를 들어 위챗을 활용한 창업 아이템에 관심이 많다. 두번째로는 동아시아, 동남아시아 지역의 로봇 산업이다. 인건비 상승으로 인해 로봇을 비롯한 스마트 하드웨어 산업이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 마지막으로는 자동차 시장이다. 공유경제 흐름에 따라 자동차의 소비 방식이 달라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Startup’s story #273] 창업이라는 형태로 내 일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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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행 #2) 비크리에이티브랩 스토리

2013년 3월 부산에 취재차 갔을 때 지역 스타트업 창업자에게 연락이 왔었다. 당시 부산에서 흔치 않은 IT창업을 한 사람이었다. 오랜 시간은 아니었지만, 대화를 나누면서 고군분투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1년 뒤인 2014년 3월에 인터뷰 겸 지역 창업자 간담회 자리에서 그를 만난 후 몇 년 간은 소식을 듣지 못 했다. 그러던 차에 그가 첫 창업을 접고 새로운 시작을 한다는 근황이 들려왔다. 비크리에이티브랩 이건 대표 이야기다.

그는 성공했다고 평가받는 창업자도, 크게 주목을 받은 창업자도 아니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창업이라는 형태로 자신의 일을 하고 있다. 급성장하는 스타트업 사례도 귀감이 되겠지만, 이 대표처럼 창업을 통해 자신을 일을 하는 창업자가 예비 스타트업에게 시사하는 바가 있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그의 지난 몇 년 간의 과정, 현재 사업 아이템도 궁금했다.

제조기반 창업을 진행중이며 ‘목수’가 되고 싶다는 이건 대표를 만나기 위해 부산 장성시장에 위치한 비크리에이티브랩 작업실을 찾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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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만났던 2013년만 하더라도 부산지역에서 몇 안 되는 IT 창업자였다. 2012년 부터 개발해 서비스 중이던 자전거 소셜 플랫폼 서비스를 1년 전에 접었고. 

부산에 IT 스타트업이 거의 없을 때 시작했다. 첫 창업을 할 때  IT에 대한 깊은 이해도를 가지고 시작한 것이 아니었다. 결론적으로 말해 버티는 것이 힘들었다. 조급하기도 했다. 빨리 개선된 제품, 빨리 버전업된 제품을 내놓으려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게 독이 아니었나 싶다. 시장 트렌드에 맞춰서 제품이 나오는 것이 중요하긴 하지만 서둘러서 좋을 것이 없다는 교훈을 얻었다.

-아이러니 하게도 IT관련 사업을 접을 즈음 부터 부산 창업 생태계가 급격히 좋아졌다. 다시 IT 사업을 할 생각은 없나?

IT 분야는 아니지만 창업의 다른 카테고리로 옮겨왔다고 생각한다. 굳이 IT를 해야 스타트업으로 분류되는 건 아니잖나. 첫 창업은 원하는 IT서비스를 만들고 싶었고,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를 좋아했고, 멋진 디자인의 서비스를 만들고 싶었기에 했었다. 모든 가능성은 열려있다고 본다. 미래는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것 아니겠나. 현재의 작업이 IT와 연결될 수도 있다고 본다. IT나 제조,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구분하고 싶지는 않다.

-부산의 스타트업 생태계가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달라졌다고 보나?

일단 외형적으로 봤을 때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나 센텀기술창업타운의 개소, 스타트업 투자 자금 조성 등 환경이 좋아졌다. 더불어 스타트업의 창업 아이템이 다양해 졌다. 과거 부산에서 IT사업 개발은 게임이 많았다. 현재는 다양한 분야의 창업 아이템이 많이 나와 있다. 또한 다른 전공분야에서 IT창업을 하는 사례도 늘었다. IT 계통 전공자만 스타트업 창업을 한다는 이곳 고정관념이 깨진 것도 인상적인 부분이다. 다른 전문분야를 베이스로 한 사람이 IT를 접목해 사업을 하고 있는 것이다. 매우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그리고 스타트업 VC(벤처캐피탈)라는 명칭과 종사자도 서울에서만 만나보고 들어봤지, 부산에서 지속적으로 만나게 된 것은 얼마 되지 않는다. 과거에는 스타트업 이벤트나 대회에서 심사나 멘토링 때 잠시 만난 것이 전부였다. 현재는 지역기반 VC도 있고, 유명 VC도 부산에 자주 온다. 스타트업 기금도 조성되고 실제 투자도 집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렇게 변하는 기간이 짧았다. 어느순간 바뀌어 있더라. 내가 IT 스타트업을 할 땐 없었던 생태계다. 급격한 변화 흐름이다.

-앞선 사업에서부터 현재 사업까지 부산을 근거지로 하고 있다. 지금이야 달라지고 있지만, 몇 년 전에는 서울지역에서 일을 하는 것이 더 유리했을 수도 있었다.

일단 부산이 고향이고, 부산에서 뭔가를 해보겠다는 고집이 있었다. ‘왜 부산에서 IT를 못 해?’라는 반발심리, 고집도 있었고. 부산에서 유출된 인재들이 다시 부산으로 돌아올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었다.

-개인적으로 부산이 스타트업하기 좋은 점은 무엇인가?

개인적으로 가장 큰 장점은 바다가 있다는 거다. (웃음) 예전부터 사무실에 박혀있는 것 보다 해변가에서 돗자리 하나 깔고 모바일 오피스 형식으로 일을 많이 했다. 자전거 타고 돌면서 회의도 했고. 부산만의 낭만이 있다. 그것을 기반으로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이 좋다. 실질적으로는 부산에 제조 노하우가 있는 기술자들이 많이 있다. 관련 인프라를 활용하는 스타트업이 등장하고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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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어떤 제품을 만들고 있나?

스피커다. 원목 블루투스 스피커. 이전 사업을 접고 쉬면서 다음 창업 아이템은 뭘로할지 여러가지를 고민했다. 시작은 단순히 스피커에 대한 흥미였다. 그리고 1년 간 제품 개발을 했다. 예전부터 손으로 만질 수 있는 제품 디자인에 관심이 많았다.

-스피커에 대한 사전 지식이 있었나?

아는게 많지 않았다. 제품 디자인을 하려니 많은 것을 공부해야 했다. 생산까지 염두에 둬야했고. 원목으로 케이스를 만들어야 하는데 나무도 잘 몰랐다. 또, 스피커와 연관된 전기와 전자 지식도 거의 없었다. 제로베이스에서 시작한거다. 1년동안 혼자 연구하면서 이것저것 스피커와 관련된 얼개를 맞춰갔다. 그렇게 해서 완성품을 론칭한 것이 올해 3월이다.

-모르던 분야, 익숙하지 않은 제품 디자인, 그리고 제조 공정을 1년 간 독학해서 제품으로 구현하고 있다. 어떻게보면 짧은 기간에 많은 것을 했다.

블루투스 스피커를 만들려고 덤벼들어 보니 그렇게 복잡하지는 않더라. 부품도 잘 나오고, 온라인으로 간단하게 주문도 가능하다. 만약에 오프라인 전자상가를 뒤져 부품을 찾아야 했다면 시간이 더 걸렸을거다. 온라인으로 다양한 부품을 주문해 테스트할 수 있었고, 스피커 유닛도 해외 직구를 통해서 들여와서 테스트할 수 있었다. 그리고 국내 기계가공 수준도 높다. 1차 작업은 모두 CNC로 가공한 다음에 그것을 붙여서(레이업) 제품을 만들고 있다. 이 모든 과정을 직접 했어야 했다면 안 덤볐을 거다. 개인들 중에서도 그렇게 부품을 수급해 자신에게 커스터마이징한 제품을 만드는 이들이 있다.

-이 작업에 흥미를 가지게 된 계기가 뭔가?

소비자 입장에서 블루투스 스피커를 하나 장만해야겠다고 생각한 것이 발단이었다. 그래서 이름있는 중저가 국산 제품을 샀다. 그런데 듣고 있자니 소리가 너무 실망스러운 거다. 내가 생각한 것과 많이 달랐다. 네임밸류 대비 아쉬운 경험이었다. 게다가 몇 번 사용하다보니 고장이 나더라. 특정 기능이 부가되어있는 제품이었는데, 그게 제대로 되지 않았다. 그래서 이왕 고장난거 한 번 뜯어나보자 싶어서 분해를 해봤다. 찬찬히 살펴보니 나도 만들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네모난 나무 스피커 박스를 주문해 고장난 스피커 제품을 넣어 러프하게 만들어 봤다. 단지 나무 안에 들어갔다는 이유 하나 만으로 소리가 달라져 있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달라진건가?

스피커 인클로저가 플라스틱인 경우 음량이 커지면 거질수록 통통 튀는 느낌, 귀로 듣기 거북한 주파수대의 소리가 난다. 소리 재생 능력이 떨어지는 구조에 스피커 기능이 들어간 거다. 하지만 똑같은 부품이라도 나무라는 집으로 외장을 바꿔주니 좋은 소리가 나더다. 물론 나무로 바꿨다고 월등히 좋은 소리가 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귀로 듣기에 소리가 훨씬 나아진 것은 사실이었다. 그때부터 파고들기 시 작했다. 그리고 조금 더 이쁘게 만들자고 마음 먹었다. 그래서 내가 원하는 디자인, 모양으로 만들려고 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고민하고 알아봤다. CNC 라우터 가공을 해야하고, 그걸 레이어로 집성해서 만들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그래서 원하는 모양 도면을 그려서 만들어 줄 수 있는 CNC 가공 업체를 찾아다녔다. 그 과정에서 내가 말한 것을 잘 구현해주는 업체를 찾았다.

-소규모 샘플인데 CNC 가공 업체를 찾는 것도 고단했을듯 싶다.

상성이 잘 안 맞았던 업체도 있었고, 시제품이라 등한시 하는 업체도 있었다. 돈이 안 되기에 관심을 안 가지는 업체도 있었고. 업체를 찾는 것도 시행착오의 연속이었다. 그러면서 시제품을 5개 정도 완성하게 되었다. 다양한 버전별로 테스트를 했다. 인클로저 모양도 다르게 하고, 작은것도 만들고, 큰것도 만들고, 다양한 마감재를 사용해 색상도 바꿔보는 등 테스트 했다. 그 과정을 통해 최종 시제품이 나오게 되었다. 이후에도 조금씩 설계변경을 통해 완제품으로 만들어 나갔다.

-제품 명칭, 브랜드 네임은 뭔가?

브랜드 네임은 ‘버터플라이 이팩트’, ‘나비효과’다. 그것을 제품에 새기고 있다.

-개인 만족도 중요하겠지만, 판매도 해야 한다. 소비자층은 누구를 상정하고 있나? 음악 애호가인가?

음악 애호가만을 고객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더불어 고가의 제품을 통해 전문적인 청음을 즐기는 소비층도아니다. 기성제품, 똑같은 제품보다 유니크한 제품을 선호하는 사람, 공장에서 찍어내는 판에박힌 제품이 아니라 자신이 선호하는 모양의 크래프트 선호하는 이들이 타깃이다. 그리고 원목 스피커에 가치를 부여하는 사용자다.

-그런 이들에게 어떻게 팔 계획인가? 판매 루트도 검토해 봤을거라 본다.

제품 완성 단계에 왔을 때 판매루트를 고민 많이 했다. 그때 인터넷 대기업에서 수제품 마켓을 론칭했다. 메일을 보내니 담당자가 바로 연락이 왔다. 제품도 괜찮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판매 실적이 그다지 좋지 않았다.

-이유가 뭐라고 보나?

아무리 크래프트 제품이라 해도 브랜드 인지도가 떨어지는 것이 컸다. 그리고 스피커에 대해 기준이 다른 것도 있었다. IT요소가 들어가지 않은 그냥 원목 제품이었다면 개인이 만든 공방 브랜드도 크게 상관은 없을거다. 그런데 원목 스피커라고 하니까 그때부터 브랜드를 보는 경향이 있었다.

‘스피커는 소리를 들어봐야 한다’는 피드백이 많았다. 청음에 대한 데이터도 묻고. 어찌보면 당연하다. 인지도가 있는 메이커의 제품은 소비자가 어느정도 감을 잡을 수 있지만, 우리 제품은 그러한 기준이 없었던 거다.

그래서 오프라인에 계속 들고다니면서 청음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그 과정에서 꾸준히 피드백도 받았다. 그 과정에서 하나 둘 판매가 됐다. 그러면서 청음과 작업을 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고 느껴서 작업실 겸 청음장소를 마련했다. 그리고 소리를 듣고 싶어하는 원거리 고객에게는 청음용 제품을 보내기도 한다.

첫 제품 판매가 기억에 남을듯 싶다.

제주도에 갈 일이 있었다. 완성형이 아닌 최종 시제품 단계의 스피커를 들고가서 처음보는 사람들에게 음악을 들려줬었다. 그때 만났던 사람에게서 나중에 연락이 왔다. 제품이 계속 생각나더란다. 그 사람이 첫 고객이었다. 잊을 수 없는 기억이다.

-이제 막 론칭 단계이기에 성과를 묻는 것은 시기상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긍정적인 현상이 있었다면? 

어느 대기업 본사에서 VIP 선물용으로 100개 주문 문의가 왔었다. 수 많은 제품 중에 VIP 용으로 우리 제품을 선택해 줬다는 것은 고무적인 부분이었다. 내 방향성이 틀리지 않았음을 느끼게 된 계기다. 힘을 얻었다.

다만 진행하지는 않았다. 그쪽에 안 된다고 했다. 일단 기간이 촉박했다. 100개를 일일이 만드는 것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제품성을 인정 받았다는 것으로 읽힌다. 그런데 거절했다. 욕심은 나지 않았나? 수익도 수익이지만, 초기 제품을 알릴 수 있는 기회였을 수 있다.

욕심이 없지는 않았다. 대충 계산해보니 2000만원의 매출이 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설비, 공간 등이 뒤따라야 하고 당시 내 역량으로 무리라고 판단했다. 또, 급히 만들면 품질이 떨어지는 제품이 나올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다.

-제품의 시장 경쟁력은 무엇이라 판단하나?

지금은 포터블 컨셉이지만, 저 형태의 제품을 많이 팔겠다고 시작한 것은 아니다. 내가 지향하는 것은 인테리어 측면에서의 접근이다. 집, 가정의 인테리어에 이질적이지 않고 어울리는 원목 블루투스 스피커 제품을 추구한다. 인테리어 단계에서부터 스피커가 계획이 되어 공간 구조에 맞는 소리를 내는 형태다. 굳이 스피커 형태가 아니어도 된다. 가구의 본래 기능에 음악이 나올 수 있는 구조를 연구하고 있다.

-현재 혼자하고 있다. 소프트웨어도 아니고 제조다. 함께할 사람이 필요하지 않나?

내부에서 함께할 사람을 찾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외부에서 크래프트 제품의 퀄리티를 더 높일 수 있는 협력자를 찾고 있다. 예를들어 우리 제품이 나무로만 되어 있으니 가죽이나 도자기를 잘 다루는 업체와의 협력같은 거다. 그런 실험을 통해 완성도를 더 높이려는 취지다.

-사업성을 생각 안 할 수 없다. 

시장규모를 살피고 시작하지는 않았다. 단지 좋았고, 재미있고, 하고 싶어서 시작했다. 물론 사업성은 늘 고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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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과 관련해 소비자의 피드백은 없었나? 

가장 유명하다는 스피커 메이커 A사 블루투스 스피커에 비해 저음이 약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그런데 A사의 블루투스 스피커의 경우 저음이 너무 강한 측면이 있다. 근래 트랜드가 스피커를 작게 만들어 휴대성을 높이는 거다. 출력은 커야하고. 기술적으로 보완하려다 보니 음튜닝에서 저음을 강하게 조정하는 경향이 있다. 저음이 강하면 양감이 커지기에 소리가 크게 느껴지니까. 이에 대한 차이점을 느낀 사용자의 의견이었다. 그래서 사용자에게 우리 제품은 저음부가 세지 않다기 보다 재생 음역대 넓다고 설명한다.

사용자의 의견은 중요하기에 하자가 없는지 음악을 만드는 사람들에게 우리 스피커 청음을 시켜봤다. 그들은 저음이 충분하다는 견해를 들려줬다. 특히 악기소리가 잘 들린다고 하더라. 우리야 보컬위주로 음악을 듣지만, 그들에게는 악기소리가 중요하니까. 작곡하는 사람들 중 일부는 고가의 헤드셋으로 들을 때 자신이 곡이 이상하게 들린다고 말하는 이들이 있다. 자신이 의도한 음이 아니라 다소 외곡된다는 말하기도 한다. 우리 제품은 저음부터 고음까지 레인지가 넓은 곡에 어울린다. 저음, 중음, 고음 모두를 아우른다.

-시장이, 소비자가 원하는 취향을 바꾸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내가 생각하는 것을 소비자에게 강요한다거나 고집하지는 않는다. 단지 현재 이 제품을 만들 때의 정체성은 그런 의도가 있었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다. 다른 제품에는 우퍼를 채용해 패시브 라디에이터를 넣어 저음을 강하게 하는 시도도 하고 있다. 다양한 테스트를 해봤다. 작업실 벽에는 우퍼를 넣은, 저음을 강조한 스피커가 장착되어 있다. 스피커는 똑 같은 제품이라도 어떤 공간에서 듣느냐가 큰 차이를 준다. 이 공간에 맞게끔 셋팅을 한거다. 이런 컨셉의 제품도 고려를 하고 있다. 앞서 말했듯이 공간에 어울리는 스피커를 배치하는 거다.

-인테리어적인 요소, 공간에 어울리는 스피커를 추구하는데 어떤 의미인가?

근래 인테리어는 시각적인 부분, 디자인적인 부분이 강조된다. 하지만 청각적인 부분은 고려되지 않는다. 사람이 앉아 있는지 서 있는지에 따라 스피커 배치도 달라져야 하는데 일괄적으로 천정 어딘가에 일괄적으로 배치한다. 그래서 공간에 어울리는 음향적 배치를 실험하고 있다. 굳이 인테리어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가구들과의 매치도 연구하고 있다. 공간에 있는 가구들과의 조화를 말한다.

-주문자가 원하는 형태로도 제작이 가능한가?

물론이다. 그게 우리 스피커의 유연한 적용범위라 할 수 있다. 사용자가 원하는 유닛과 입출력 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 일반 제조사들은 못 하는 부분이고.

참고로, 크래프트 스피커를 제조하는 것은 나만 하는 것은 아니다. 크루베처럼 이쪽 업계에 유명한 곳도 있고, 유명했던 스피커를 복원, 튜닝하는 형태로 작업하는 이도 있다.

- 비크리에이티브랩처럼 공간과 접목된 스피커를 연구하고 제작하는 곳은 없나?

아직까지 그런 시도를 하는 곳은 보지 못 했다.

-스피커만 할건가? 다른 종류의 제품을 검토한 적은 없나?

몇 가지 생각해 본 적은 있지만, 현재 상황에서 아이템 확장은 무리라고 판단했다. 스피커의 모양이 아닌 가구에 스피커 기능을 넣은 인테리어적인 요소를 검토하고 있다. 가구 컨셉트 제품은 이달부터 시제품을 만들기 시작한다. 2~3가지 디자인을 생각하고 있다.

또, 리사이클 형태도 고려하고 있다. 폐차에 들어가는 스피커가 있다. 다른 자동차 부품들 판매는 활성화가 되고 있는데 자동차 스피커는 소비되는 곳이 거의 없더라. 기본적으로 성능이 나쁘지 않은 제품들이다. 그 스피커를 활용하는 형태다.

-방향성 측면에서 영감을 얻은 벤치마킹 사례가 있나?

애플 주변기기 액세서리를 만드는 기업 중에 그루브메이드(Grovemade)라는 회사가 있다. 100달러짜리 원목 아이폰 케이스로 시작해 현재는 데스크 제품 전부를 만든다. 키보드 받침대, 모니터 받침대, 아이패드 케이스, 심지어 시계도 원목으로 만든다. 현재 시장에 정착을 해서 매니아 층도 있고 사업도 잘 된다. 그 회사를 보면서 영감을 얻곤한다.

-현재 명확한 판매처가 없다. 제품을 사려면 어떻게 해야하나? 

쇼핑몰 형태로 홈페이지 작업을 시작했다. 조급하게 하지는 않을거다. 이전 사업에서 서둘렀던 것을 반면교사 삼고 있다. 이 아이템은 4월에 본격 시작해서 이제 불과 3개월 정도 됐을 뿐이다.

-이 사업을 통한 최종 목표는 무엇인가?

대량으로 만들어 팔 수 있는 여건이 아니다. 그리고 그럴 마음도 없다. 처음에 기획할 때는 대중성을 고려했다. 하지만 지금은 소수의 사람에게 만족감을 줄 수 있는 제품을 지향한다. 조금 과장되게 말한다면 100년이 갈 수 있는 제품을 만들려고 한다.

현재 하고 있는 사업과 연관된 목공기술을 더 익혀 ‘목수’가 되고 싶다. 이 일을 시작하면서 정한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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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이건 비크리에이티브랩 대표 페이스북

[Startup’s story #274] “공유 차량이 500만대가 될 때까지”, 쏘카 이재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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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2,30대와 함께 성장해가는 기업.’

혹자는 쏘카를 이렇게 정의한다. 쏘카는 자동차가 필요한 거리에 합리적인 가격으로 공유 차량을 제시하며 4년 전 제주도에서 처음 등장했다. 이후 2,30대에게 지지를 받으며 국내 굴지의 ‘카쉐어링 기업’으로 성장했고, 지난해에는 SK에서 650억원 규모 투자유치를 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국내 카쉐어링 시장 1, 2위 업체인 쏘카와 그린카의 지난해 매출 합계는 668억원 규모다. 양강 체제라 평가되지만, 매출 점유율을 보면 쏘카가 그린카의 2배 규모다. 또한 올해 고객 200만 명, 차량 등록대수 6천대가 넘었다. 현재 쏘카의 직원 수는 CS 담당 인원을 제외하고도 150명이 넘는다. 운영차량(2015년 3천 대)이 늘어난 만큼 직원도 늘어난 것이다.

‘유연하고 합리적인 대안’을 모토로 쏘카를 이끌고 있는 이재용 대표를 만났다.

2016-08-05 17

카쉐어링 시장을 어떻게 보고 있나? 

현재 국내에는 약 2.2천만대 차량이 있고 25%가 공유하면 5백만대가 될 것이다. 차량 장기렌트를 하고 제로카셰어링(이하 제로카) 정책이 잘 된다면 규모는 더욱 커지고 속도도 더욱 빨라질 거라 판단하고 있다.

근래 본 미국 컨설팅 자료에 흥미로운 본 지표가 있다. P2P(peer to peer, 개인간 거래) 렌터카에 대해 약 25%정도의 응답자가 자동차를 빌려주고 돈을 벌 의향이 있다고 답변한 부분이다. 국내 상황에 수치를 대입하면  꽤 의미 있는 지표가 나온다. 만약 5 ~ 10%정도만 공유 차량으로 등록한다해도 꽤 큰 규모다.

신규사업인 제로카를 선보였다.

현재 회사의 가장 큰 화두라고 볼 수 있는 부분이다. 미국, 유럽, 중국 등지에선 내 차 한대를 가지고 다른 사람들이 이용하게 될 때 돈을 버는 P2P 구조가 형성돼 있다. 에어비앤비를 보며 차량으로 유사한 서비스를 운영해보고 싶었다. 다만, 현재 우리나라에서 똑같이 하면 불법이기 때문에 차량을 직접 구매해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제로카는 장기 렌트와 카쉐어링을 결합한 형식이라고 보면 된다. 1년 동안 월 19만 8000원(부가세 별도)만 내면 아반떼 신차를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서비스다. 사용자가 쓰지 않을 때는 쏘카 플랫폼에 등록해 공유 차량으로 이용된다. 제로카를 이용할 100명을 선정하는 데 1만 명 넘는 사람들이 신청해 우리도 놀랐다. 이 사업을 통해 고객들 사이에서 차량 공유가 더욱 확대되고 관련 사업을 더욱 확장시키는 것이 목표다. 초기 창업 멤버들이 구상한 사업인데, 이제야 할 만한 환경이 갖춰져서 시작하게 됐다.

제로카의 장점을 이야기해달라.

고객입장에서의 본인이 거주하는 아파트, 혹은 주택 안에 놓는 차다. 이전까지 쏘카존에 방문해 주차를 해야 했다면 제로카는 아파트 내 렌터카 존이 있어 편의가 증대되었다. 지난달 말부터 인도되기 시작한 차량 중 벌써부터 공유가 일어난 차량도 있다. 곧 렌트비 20만원에서 제로가 되는 고객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카쉐어링 사업을 하면서 느끼는 애로사항은 뭔가? 그리고 대책은 무엇인가?

차량 안에서 담배를 피거나, 쓰레기를 버리고 청소를 하지 않아 다음에 이용하는 고객에게 불쾌감을 주는 경우다. 무인 시스템으로 운영되다 보니 모든 차량을 쾌적하게 관리하기에는 데 한계가 있다. 이런 일로 하루에도 2,3건씩 민원이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래서 올해부터는 고객 편의를 늘이기 위해 ‘담배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원스트라이크 아웃 제도를 운영중이다. 차량 이용 중에 흡연자를 발견해 신고하면 벌금과 함께 바로 강제탈퇴 시키는 조치다. 이 정책 실시 이후 불만 사항이 많이 줄었다. 하지만 100%는 아니다. 여전히 부족하지만, 고객 편의를 위해 지속적으로 개선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청결하게 타지 않은 사용자들에게 패널티를 부과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개인적으로 예전에 쏘카 서비스를 이용하다 작은 사고를 낸 적이 있다. 수리 비용과 휴차료를 지불한 뒤 홈페이지를 살펴보니 내가 몰았던 차량이 예전부터 차량의 수리가 필요하다는 게시글이 있었다. 이전 사용자의 사고 비용까지 낸 것 같아 찜찜한 느낌이 있었다. 이에 따른 방안이 있나.

무인체제로 운영될 때 나올 수 있는 또 다른 애로사항이다. 쏘카에선 차량을 이용하기 전 차량 상태를 사진으로 기록해 둔 뒤 타도록 권장하고 있다. 사고 경위를 따질 때 경감 받기 때문이다.

쏘카는 소비자중심경영(CCM)을 지난달 초 선언하는 등 소비자와 밀착 스킨십을 위한 행보를 걷고 있다. 

우리 사업이 잘 되려면 회원들이 불만없이 서비스를 이용해야 한다. 그래서 그 불만을 해결해 나가기 위한 정책이다. 담배문제와 기타 청결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CCM의 일환이다. 사고가 나서 수리가 필요한 외제차의 휴차료도 5일까지만 받고 있다. 또한 무료 와이파이를 통해 차량 내에서 자유롭게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하거나 데이터를 쓸 수 있도록 해 보다 쾌적한 이용이 가능하도록 했다. 궁극적으로 우리 서비스는 사용자가 자동차를 구매하지 않고도 차량을 이용하게 하는 것이다. 때문에 고객의 편의가 최우선이다.

쏘카는 소셜벤처 성격의 공유경제 서비스라고도 할 수 있다. 공유경제 서비스 중 650억 규모로 투자를 받고 수익을 내는 업체는 흔치 않다. 영업이익을 내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투자 받은 작년에도 적자였고, 올해도 적자 상태다. 현재는 카쉐어링을 이용하는 고객들이 더 많아지도록 투자하는 단계다. 시장이 커질수록 차츰 수익이 날 것으로 본다.

5월 신임대표가 되었다. 부임하기 전과 후의 쏘카의 운영방침이 좀 다를 것 같은데.

기존의 쏘카를 지켰던 직원들이 열심히 해서 여기까지 왔다. 이들의 독창성과 행동력이 어우러져 회사가 성장해왔다. 그 문화를 계승해 발전시키고자 한다. 부임해서 첫 사업이 제로카이기 때문에 해당 사업을 잘 운영하려 한다. 제로카도 기존 쏘카의 사업 기반이 잘 닦여져 있어 가능했다. 온라인 경험은 많다고 자신하지만 오프라인 사업은 더 이해가 필요하다. 다행히 경험 많은 직원들이 있기에 공동으로 작품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SK가 쏘카 지분 20%를 보유한 대주주다. 경영에 대한 압박은 없나? 그리고 어떤식으로 시너지를 내고 있나? 

SK그룹은 쏘카의 경영에 일절 관여 하지 않고 있다. 어떤 방식으로 쏘카를 도와줄 지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정도다. SK와는 전략적 투자 관계여서 정비와 통신망 서비스 등에서 긍정적인 시너지가 나고 있다. 쏘카의 차량 정비는 스피드메이트에서 관장하고 있다. 차량 정비 기술이 일정하기에 만족스럽게 생각하고 있고, 차량 내 와이파이 환경 제공 또한 SK텔레콤의 도움이 있어 가능한 시도였다. T맵 서비스도 현재 논의 중인 사안이다.

쏘카는 공유 경제를 표방한다. 사회에 어떤 방식으로 환원하고 있나? 혹은 환원 계획은 어떻게 되나?

제로카를 예로 들고 싶다. 현재 차량 공유는 국내법에 따라 개인 차량이 아닌 쏘카가 구매해 공유하는 형식인데, 이것 자체로 시사점이 있다. 차가 필요한 대중이 공유차량을 자신의 차처럼 쓰게 되면 차량 구매욕을 줄일 수 있기에 불필요한 비용과 주차 문제, 환경 오염 문제를 줄일 수 있다고 판단한다.

현재 국내 많은 주거 지역에선 주차 공간 등이 턱없이 부족하다. 4 ~ 50 가구가 사는 곳에 주차 공간이 4 ~ 5대 밖에 안 되는 비율이다. 차를 공유하게 되면 이 문제들이 점차 해결될 것으로 판단한다. 이것의 범위가 넓어지면 궁극적으로 사회에 크게 기여하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

친환경차로 전기차가 각광받고 있다. 쏘카의 차량으로 도입할 계획은 없나?

물론 고려하고 있다. 전기차는 플러그와 충전시설 등의 이슈가 있지만, 공유차로 사용하기에 적합하다고 본다. 주차문제와 환경문제를 모두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정책에도 부합할 것으로 본다.

쏘카 사업 모델의 해외 진출 계획은 없나?

우선 국내 시장에 집중하고 있지만 해외 진출도 고려하고 있다. 다만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다.

궁극적으로 어떤 회사를 만들고 싶은가?

쏘카의 기업문화는 한 마디로 소통이 잘 되는 회사다. 이 문화를 계속 키워가며 회사를 성장시키고 싶다. 고객이 있어야 서비스가 운영되고, 고객의 애로사항을 해결하려고 노력해야 서비스가 커진다. 그 관점대로 운영하려 한다.

[Startup’s Story #275] “열다섯 명만 모이면, 출근 버스가 모셔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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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포털 잡코리아의 작년 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중교통을 주로 이용하는 회사원 2,414명 중 총 10.6%가 ‘거의 매일 출근길 받은 스트레스로 온종일 불쾌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51.3%의 참가자는 한 달에 한 두 번 그런 경험을 한다고 밝혔다.

출근 셔틀버스 예약 서비스 ‘모셔(모두의 셔틀)’는 환승 세 번의 고단한 출근길을 경험했던 장지환 대표가 만든 스타트업이자 서비스이다. 열 다섯 명이 모이면 출동한다는 모셔의 수장을 만나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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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복잡한 출근길 경험이 창업의 계기
  • ‘모셔’는 출근 셔틀버스 예약 서비스
  • 15명의 승객이 모이면 배차 진행

첫 창업은 아니다. 

공포물 전용 동영상 큐레이션 서비스를 2년 반 정도 했었다. 공포계 커뮤니티에서는 나름 인정도 받았고, 수익도 났었다. 하지만 저작권 이슈와 개발 역량이 부족해 실패했다. 망하고 나서는 계약직 회사원으로 돌아갔다.

환승을 세 번 하면서 출근을 했다. 

회사가 거리상 멀지는 않았는데, 세 번을 갈아타야 하니까 힘들더라. 개인적인 필요에 의해 서비스를 구상했다. 출근길 괴로움을 없애면서도 타깃층을 넓힐 수 있는 서비스가 뭐가 있을까 고민했다.

그래서 모셔가 어떤 서비스냐고? 

출근 셔틀버스 예약 서비스다. 정원만 채워지면 집 앞에서 회사까지 다이렉트로 버스를 타고 이동할 수 있다. 사용자가 자신이 출근해야 하는 시간과 출발지, 도착지 등을 입력하면 현재 운행되고 있는 노선을 찾아볼 수 있다. 정원이 채워지면 해당 노선으로 셔틀 버스가 운행하게 된다. 사람이 모이기 시작하면 박리다매 형으로 수익이 늘어나는 모델이다. 한 버스에 15명 이상이 탑승해야 손익 분기점을 넘기는 구조다.

설마 열 다섯 명 못 모을까, 하고 시작했는데. 

어렵더라. 사실 처음에는 이 서비스를 만들고 나면 사람들이 많이 사용하겠다는 감과 느낌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그 이후에 시장 조사를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버스 고정비가 많이 들어가더라. 페이스북 마케팅을 시작했지만, 탑승 지역과 시간이 너무 파편화되어 있는 게 문제였다. 너무 만만하게 봤다는 생각을 했다. 2차 마케팅 타깃으로는 아파트 단지 커뮤니티를 노렸다. 아파트 입주민들이 입소문을 내줘서 올해 3월부터 시범 운영을 시작했다.

버스 회사와 제휴하는 형태로 서비스를 운영한다. 

한 노선에 15명 이상이 모이면 전세 버스 업체가 버스를 대절해주는 식이다. 인원이 모인 출근 노선 당 20~30%의 수익을 확보한다. 요금을 높이면 당연히 돈을 더 벌 수 있겠지. 하지만 보통 고객들이 자가용 통근이 아닌 대중교통을 사용했을 때를 기준으로 요금을 평가한다. 그렇다 보니 가격을 높이는 건 어렵다. 현재는 25인 승 미니 버스 4대를 운행하고 있다. 현재 월 사용자 수는 50명 정도다.

모셔를 타고 출근하고 싶다면, 열 다섯 명을 모아달라. 

어느 지역이든 운행이 가능하다. 보통 도보 5~10분 안에서 승차할 수 있도록 노선을 짜고 있다. 현재는 구로-판교 구간을 주로 운행하고 있다. 상습 출근 지옥 구간이다. 이 지역은 꾸준히 운행하고 있다. 인천-구로 구간은 사실상 손해를 보고 있지만 9, 10명의 정원으로 계속해서 운행하고 있다. 인천 지역은 내가 직접 가봤지만 서울 출퇴근이 너무 힘들고 대체제가 별로 없다. 우리가 꼭 잡고 가야할 지역이다.

법적 문제는 없느냐고? 

일단 창업 전 법적으로 검토해 본 결과 문제는 없다. 중요한 건 이해관계다. 안전 보험의 경우, 전세 버스가 책임지는 형태로 계약이 되어 있다.

서비스에 문제가 생겨 탑승자가 지각하게 된다면. 

지금까지 운행하면서 총 5번의 지각 사고가 있었다. 인천-구로 구간이 교통량의 문제로 연속 3번을 지각했다. 사실 우리 서비스 사용자의 가장 큰 니즈가 ‘편하게 정시에 직장에 출근하는 것’이기 때문에 한 번 지각하는 것 자체로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시범운행 기간이기도 했고 고객들이 이해해 줬다. 하지만 그 이후로 훨씬 더 철저한 시뮬레이션과 배차 조정을 했다. 지각 사고가 있을 시에는 다음달 무료 탑승권을 지각 일수만큼 지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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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먼저 많은 노선을 확보하는 기업이 승리하는 사업
  • 올해 내로 버스 10대 운행, 출근그룹 쉐어링 모델 확장이 목표

판교 구간은 젊은 IT맨, 인천 구간은 35~40대 직장인이 많다.

아무래도 지역별 특성이 있다 보니, 구간에 따라 탑승자들의 성격도 다르다는 점이 재밌다. 이런 점을 살려, 주변 지역 상점 광고를 하거나 컨텐츠 비즈니스를 해볼까 생각도 해봤지만 아직 이른 거 같다. 본질적으로는 버스 운영을 잘해야겠다는 생각이다.

재사용률은 95%다. 

5%는 이직이나 육아 휴직 등 개인 사정이 있는 경우고, 대부분의 사용자가 거의 이탈 없이 서비스를 재사용하고 있다.

먼저 지도를 촘촘히 짜는 사업자가 이기는 게임.

기본적으로 카풀과 버스 서비스를 하는 업체들이 우리의 경쟁사라 할 수 있다. 누가 더 많은 사람을 모아, 더 촘촘하고 빠른 노선을 만드느냐가 관건인 사업이라고 본다. 향후에는 지도 데이터나 고객을 보유하고 있는 카카오와 같은 대기업도 뛰어들 수 있다고 본다. 대책? 우리 서비스 품질을 높이는 것만한 대비책이 있겠나. 향후에는 안대, 귀마개 서비스 등 소소한 부가 서비스도 추가 제공할 예정이다. 또 효율적인 노선을 만들고, 이를 자동화하기 위한 노력도 계속하고 있다. 예를 들어 같은 동 안에서도 거리가 먼 탑승자들이 있을 수 있다. 주소 기준이 아닌 반경 기준의 그룹화가 우리의 기술적 장점이 될거다.

자체 셔틀버스 운영 계획도 물론 있다. 

그래야 기본적으로 수익도 많이 낼 수 있고, 우리가 직접 운수업을 하면 혹시모를 법적 이슈들도 사라진다. 하지만 시간은 좀 걸릴 거 같다. 일단 최우선 과제는 사람을 모으고, 다양한 노선을 짜는 일이다. 운수업을 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차량 20대를 보유할만큼의 자산도 있어야 한다. 다양한 방법을 강구 중이다. 내년 말 정도로 계획하고 있다.

올해 내로 10대 출근그룹 쉐어링 모델 확장이 목표.

또 45인승 버스에도 도전하고 싶다. 마지막으로는 출근그룹 쉐어링 모델로 같은 지역 내에 있는 회사 승객을 모아서 셔틀버스를 운행하는 모델을 더 확장시키고 싶다. 이를테면 판교 내에 여러 기업의 출근그룹을 모아, 대형 버스를 운영하는 식이다. 현재 판교 5개 회사에게 이 방식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모든 장거리 통근자분들께 우리 서비스를 제공해드릴 수 있도록 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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