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uantcast
Channel: Entrepreneur –스타트업 스토리 플랫폼 '플래텀(Platum)'
Viewing all 485 articles
Browse latest View live

[Startup’s Story #245] 법대출신 중국통이 거상을 꿈꾸며 설립한 스타트업, ‘아이오앤코’

$
0
0

2002년, 아버지와 북경 여행을 떠났던 전재훈 대표는 중국의 거리를 보며 어떤 것을 직감할 수 있었다. 마차와 외제 차, 자전거가 함께 달리는 거리.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는 도시. 듬성듬성하게 놓인 구세대의 유물과 신문물 사이의 어떤 빈틈 혹은 기회들. ‘좀 더 재밌는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발을 들여놓은 중국에서 그는 벌써 10년이 넘는 세월을 창업가로 살고 있다.

2014년 정식으로 시작한 아이오앤코는 중국 북경에 기반을 두고 국내 뷰티, 생활용품 등을 중국 온라인 채널에 유통하는 기업이다. 작년 12월에는 매쉬업엔젤스에서 3억 원의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중국 거상의 연대기를 보며 창업을 시작했다는 전재훈 대표를 만나봤다.

P1160777

북경대 법학과를 나와 왜 창업을 했느냐고?

처음엔 국제 변호사가 되고 싶어서 북경대 법학과에 지원했다. 1년 정도 공부하다가 ‘이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때 중국 대학생들 사이에서도 창업 열풍이 불었었다. 지금이야 알리바바의 마윈이나 샤오미 레이쥔이 대표상이지만, 나 때만 해도 손정의, 이가성(청쿵그룹 회장, 리자청)이 인기였지. 나도 중국 가기 전에는 이가성 회장을 몰랐는데, 대학 시절 친구들이 그 분 책같은 걸 돌려보더라. 대학 2학년 때부터 아예 학업은 기본만 하자고 마음먹었다. 중국에서 사업을 해봐야겠다고 마음 먹고 중국 친구들이랑 사업 아이템을 구상하고 그랬다.

사업 밑천은 어떻게 마련했냐면.

주식이다. 주식을 좀 했다. 군대 문제를 해결해야 중국 친구들과 제대로 사업해볼 수 있겠다고 생각해서 2008년에 입대를 했다. 학교 다니면서 모아뒀던 돈이 2천만 원 있었는데 그 돈을 주식에 몰방했지. 그때 세계 경제 위기 상황이었기 때문에 아무 주식이나 사면 다 올랐다. 2달러 후반에 산 주식이 6달러까지 오르면서 군대 있을 때 1억을 만들었다. 그 돈을 들고 2010년에 중국으로 다시 돌아갔지. 거기서부터 본격적으로 내 사업 인생이 시작한 거다.

거상 이가성, 손정의도 무역으로 시작했네? 그럼 나도 무역.

따지고 보니 나도 기술 있는 사람이 아니더라. 무역이 답이었다. 물건을 공급받아서 마진을 붙이고, 수요 시장 예측해서 공급을 메우는 무역 상인이 되자고 마음먹었다. 처음에는 중국 제품을 일본에 팔았다. 혼자서 개인 사업자로 시작했다. 타오바오 몰에 있는 제품을 싹 긁어서 일본 유통 채널에 공급했다. 근데, 그거. 시스템으로 한 게 아니라 제품 하나하나 다 손수 옮겼다. 그 때 포토샵도 못해서, 그림판으로 이미지랑 문구 넣었지. (웃음) 근데 그게 연 매출 20억까지 갔다. 직원은 15명까지 늘어났고.

카메룬 무역부터 택시 사업까지, 우린 끊임없이 많은 일을 했다. 겁이 없었으니까.

별별일을 다해봤다. 중국에 와 있던 아프리카 고위층 자녀들을 통해서 카메룬 국회에 물건도 납품했다. 대사관 내 직원들이 입는 정장, 요리사복, 운동복도 수출하고. 이걸 계기로 카메룬에서 택시 사업도 했었지.(웃음) 카메룬이 중아프리카 무역 중심지인데, 직접 가서 보니까 택시 사업자가 없더라. 카메룬이 프랑스 식민지였기 때문에 프랑스에서 중고차 5대를 사서 택시를 굴렸다. 실패하긴 했지만. 여러 번 돈도 벌어보고, 잃어보고 그랬다.

계속 승승장구했냐고? 설마.

얼마 지나니 엔화 가치가 떨어지고 위안화 가치가 올라가면서 중국 제품을 일본에 파는 게 경쟁력이 없어지더라. 2014년부터 중국 제품 수출 업무를 과감히 중단했다. 그러다 북경대 후배인 심새나 이사를 만났다. 그 때 심이사는 현대 자동차 북경 지사에서 마케팅 담당자를 맡고 있었는데, 내가 후배니까 창업에 관련된 대화를 나누면서 자연스럽게 아이오앤코에 합류하게 됐다. 얼마 후 심새나 이사가 중국 내 해외 창업 경진대회를 나가서 1등을 해오더라. 한국 제품을 중국에 마케팅하고 유통하는 사업 모델이었다. 상금이 1억이었다. 이때 사업모델을 바꿨다. 한국 제품 팔아서 위안화를 벌자. 2014년에 북경에 먼저 사무실을 열고 팀 구성, 창고, 물류 시스템 구축을 하며 1년을 보냈다.

터닝 포인트? 겨울왕국 엘사 메이크업이었다.

심새나 이사가 합류하면서 블로그 마케팅을 먼저 시작했다. 시장 파악을 위해서다. 그러다 심새나 이사가 <겨울왕국> 주인공인 엘사 공주의 화장을 국내 화장품으로 하는 글을 웨이보에 올렸다. 이게 바이럴을 타면서 댓글로 화장품을 사고 싶다는 개별 주문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2014년 1월 즈음이었는데 이 당시만 해도 중국 소비자가 한국 화장품을 살 수 있는 루트가 많지 않았다. 아직 시스템이 구축되기 전이어서, 보따리상처럼 한국 제품을 한 아름 사 들고 와 ‘엘사패키지’로 묶어 팔았다. 그 이후에 싸이, <별에서 온 그대>가 연이어 히트를 치면서 한국 제품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다.

그래서 아이오앤코가 하는 일이 정확히 뭐냐면.

첫 번째로 한국 뷰티 제품을 사입해서 중국 온라인 유통 채널에 보급한다. 중국 역직구 채널 중 2위인 양마토우(洋码头)의 한국관을 직접 운영하고 있다. 2015년 당시에 양마토우 측이 골머리를 앓고 있는 문제가 있었다. 한국 뷰티 제품에 대한 수요는 있는데, 파트너사 공급이 원활하지 못하다는 거였다. 우리한테 미션을 주면서 “이 제품 이만큼 구해올 수 있어?”라고 묻더라. 나는 “우리가 왜 못해?”라고 말했다. 지금은 우리가 양마토우 내 한국 제품 공급을 독점하고 있다. 이외에도 8개의 채널에 한국 제품을 공급한다.

두 번째로 한국 기업이 중국 시장에 입성하는 데 필요한 모든 일을 한다. 기본적으로 중국 시장에 들어가려면 기본 과정이 이렇게 연결된다. 서류 등록 절차, 온-오프라인 마케팅, 물류, 판매. 아이오앤코는 이 과정을 ‘아이오 사이클(AIO-Cycle)’이라고 부르는데, 60일 만에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내는 걸 목표로 한다. 중국 시장에 들어가는 기업은 한국에 비해 2~3배의 자금과 노력을 투입해야 한다. 이제 막 시작한 스타트업이나 중소 규모 기업들에는 부담이 되지. 그 과정을 우리랑 같이 해서 윈윈하자는 게 우리 모토다.

ioandco

비투링크, 에이컴메이트랑 다른 점이 뭐냐고? 순이익을 보면 안다.

실제 투자자들도 이 질문 정말 많이 한다. 실제 우리는 순익 구조가 현격히 다르다. 작년 4월에 법인 설립한 이후 10개월 동안 매출은 18억 원, 당기순이익은 3억6천만 원을 기록했다. 일단은 수수료 구조가 아니라 사입 방식이기 때문에 마진이 많이 남는다. 마진율은 20% 정도다. 사입을 하면 재고 문제가 있을 수 있는데, 현지 MD가 철저히 조사해서 완판이 될만한 제품만 발빠르게 소싱한다. 실제 양마토우에서 원한 200개 제품을 3개월 안에 소싱해서 최저가로 팔았다. 지금까지 완판 못시킨 제품은 단 하나도 없었다. 앞으로는 우리가 직접 제작하는 PB 상품도 늘려나갈 것이기 때문에 수익 구조는 더 좋아질 것이다. 물류 경쟁력도 있다. 항주 보세구역에 미리 안전 재고를 대량 쌓아두고 있기 때문에 중국 전국에 3일 이내에 배송을 완료한다. 모두 시장을 잘 아는 팀만 가능한 일이다. 이를 위해 중국 온라인 커머스 사의 MD, 웨이샹(위챗 도매상), 중국 블로거들과의 오프라인 접촉도 계속해서 늘려나가고 있다. 작년 12월에 북경 현지에서 뷰티 클래스를 연 것이 그 예다.

참새는 아무리 작아도 그 안에 오장육부가 다 있다는 말 알고 있나?

우리 팀이 그렇다. 참새같이 작지만 있을 건 다 있다. 15명의 소규모 팀이지만 우리만큼 중국 시장을 잘 알고 있는 팀은 없다고 본다. 나와 심새나 이사는 북경대를 나와 중국 사업과 마케팅 경력을 가지고 있다. 심새나 이사는 중국 내 10만 이상의 유저를 보유한 파워블로거이기도 하다. 여기에 북경 사무실에는 중국인 10명이 근무하고 있다. 국내 총괄을 맡고 있는 남건우 이사는 광고대행사 TBWA KOREA를 거쳐 위메프 초창기 100억에서 1조 매출로 성장하기 까지 리빙, 패션, 스포츠 분야 MD 팀장을 맡아왔다.  후속 투자가 이뤄진다는 가정 하에 올해 목표 거래액을 100억 대로 잡았다. 지금 인원에 별다른 충원 없이도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중국 외 다른 해외 시장도 진출할 예정이다.

중국은 큰 태풍이 계속해서 몰아치는 시장이다.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고, 흐름을 잘못타면 하루 아침에 사업이 망가지는 곳이 중국이다. 관련 사업 법규는 시장 규모를 따라오기 바쁘고, 장부는 시범 케이스를 만들어 민간 내자 업체들에게 많은 기회를 준다. 이 과정에서 외국 기업이 정부 움직임을 미리 계산하고 대응하는 건 대기업들도 하기 어려운 일이다. 그래도 포기는 안 한다. 중국 청나라 시대 거상인 호설암은 “인(仁)에서 이(利)를 구하는 사람이 진짜 군자이고, 의(義)에서 재물을 구하는 사람은 대정부”라고 말했다. 당장의 중국 정책과 시스템에 단기적으로 대응하면서 사업을 해서는 안 되는 것 같다. 비즈니스 모델이든, 중국인과의 관계든 멀리 내다보고 지속 가능한 것들을 만들어가는 게 중요하다. 그러면 반드시 큰 태풍에 올라탈 기회는 올 거다. 올해 아이오앤코의 활약을 기대해달라.


의료관광 시장을 스타트업 눈높이에서 개선 …어게인트웬티 이문기 대표

$
0
0

왜곡된 국내 의료관광 시장을 재정의하고자 나선 스타트업이 있다. 중국 관광객 대상 의료관광 서비스 플랫폼 메이즈한(美之韓, 한국의 미라는 뜻)을 운영하고 있는 어게인트웬티다.

병의원, 약국 개업 컨설턴트 출신의 이문기 대표는 외국인 의료관광에 대한 불편한 진실을 가감 없이 접했다. 활동하고 있는 브로커들 조차도 이대로라면 신뢰의 문제로 인해 시장이 죽어버릴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지만, 누구도 쉽게 나서지 않아 직접 창업했다.

호기롭게 시작했지만 과정이 호락호락했던 것은 아니다. 서비스를 론칭하자 마자 메르스 사태가 일었고, 론칭부터 넉 달 동안 메이즈한을 찾은 고객은 단 한 명이었다. 이 시기를 꼭 버텨내야 한다는 생각으로 팀 모두가 똘똘 뭉쳤다고 한다. 대외적으로는 온라인 마케팅 대행을 하며 운영비를 마련했고, 내부적으로는 고객응대 매뉴얼을 제작하고 교육을 하는 듯 향후 서비스 운영에 필요한 내실을 다졌다. 메이즈한은 메르스 사태가 지나간 후 고객 수는 차차 늘었고, 현재까지 한 건의 컴플레인 없이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국내에서 중국인 고객들로부터 긍정적인 지표를 얻은 이들은 현재 중국 직접 진출을 앞두고 있다. 현지에 법인을 설립해 보다 편리하게 상담을 받고 의료관광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돕겠다는 것이다.

투명한 가격과 신뢰를 통해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의료관광 시장을 만들겠다는 어게인트웬티 이문기 대표를 만났다.

IMG_1251_1

(주)어게인트웬티 이문기 대표

회사 및 서비스에 대한 소개 부탁 드립니다.

어게인트웬티 대표 이문기입니다. 어게인트웬티는 많은 이에게 제일 좋았던 시절인 ‘스무살로 돌아가자’라는 뜻인데요. 최근 왜곡된 의료관광 시장을 스타트업의 눈높이에서 개선해 나가고자 노력하고 있는 팀입니다.

현재 저희가 운영하고 있는 서비스는 중국인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한 의료관광 서비스 플랫폼 메이즈한입니다. 한국 의료관광을 원하는 중국 관광객들은 메이즈한을 통해 병원정보, 시술정보, 시술가격 등을 투명하게 확인할 수 있고, 실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고객들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한 다음, 최적의 맞춤형 상품을 제안해드리고 있죠. 알리페이로 결제도 가능하고요.

수익모델은 의료서비스 중개에 따른 수수료와 여행상품 패키지의 판매로 구성됩니다. 마진율이 기존 여행사보다는 높은 편이지만, 의료관광 중개업자를 통하는 것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현재 서비스의 아이템을 어떻게 발견한 건가요?

중국인 의료관광 시장은 과도기를 거쳐서 성숙기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했습니다. 고소득층 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관광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어요. 자연스레 의료관광에 대한 지출도 늘어나고 있는 상태이죠. 다만 고품질 의료서비스에 대한 수요는 늘어가는 것에 비해 중국 현지의 의료 서비스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요. 자연스레 해외 의료관광을 선택하는 사례가 늘어나는 것이죠.

이중 우리나라를 선택하는 중국 의료관광객은 전체 중국 의료관광객 중 1.3%에 불과해요. 성장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국내 의료 시장도 기존에는 상담 전에는 수가를 공개하지 않는 프로세스로 진행하다가 현재는 저렴한 수가와 차별화된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광고하고 있는데요. 외국인환자 대상으로도 이런 모델로의 변화가 유효할 것이라고 봤어요.

언제 시작한 건가요?

2014년 초부터 준비해서 그 해 8월에 법인 설립을 마쳤습니다. 개발과 함께 제휴병원들을 확보하기 시작했죠. 초기 파트너사 구축에 6-7개월 정도 소요된 것 같아요.

초기 파트너사는 어떻게 확보한 건가요?

초기에는 지인들 위주로 시작해 소개받는 형태로 시작했고, 실력 있는 병원들만 직접 컨택하는 형태로 파트너십을 맺었어요.

병원 측으로는 저희가 외국인 환자 유치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고, 고객에게 투명한 가격을 공개함으로써 시장을 키워나갈 생각이라고 소개했죠. 당시 의사들 사이에서는 ‘속된 말로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브로커가 챙긴다’는 생각이 만연해 있었는데요. 상생할 수 있는 메이즈한의 모델이 많은 공감을 받았던 것 같아요.

현재 파트너사는 뷰티샵 등을 포함해 40군데 정도 됩니다. 이 수를 더 이상 늘리고는 있지 않은 상태예요. 병원 수가 많은 것보다 저희가 선별한 믿을 수 있는 병원을 소개하는 것이 플랫폼 신뢰도 측면에서 맞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고객 현황은 어떤가요?

서비스를 처음 론칭했을 때는 6월부터 9월, 넉 달 동안 딱 한 명이 들어왔어요. 메르스 사태가 일어났던 시기였거든요. 그러다 10월에 2명을 시작으로 점차 증가했고, 12월에는 10명의 고객이 메이즈한을 통해 한국을 다녀갔습니다. 현재 평균 7-8명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요.

단순히 고객수로 보면 굉장히 작은 수치인데, 고객 당 평균 매출액이 700-800만 원 선입니다. 천만 원을 넘어서는 고객도 있고요. 월 BEP를 맞추는 것에는 큰 무리 없이 운영하고 있습니다. 고객 재방문율도 예약을 포함해 80-90%가 나오고 있고요.

현지 마케팅은 웨이보로만 진행 했는데요. 관련 콘텐츠를 꾸준히 업로드 하고 팔로워를 늘리는 방법을 택했습니다. 웨이보에서 확보한 팬들과의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홈페이지로 유입시켰고요. 속도가 빠르지는 않았지만 입소문의 힘은 느낄 수 있었어요.

메이즈한을 이용하는 고객의 특징이 있나요?

흔히 의료관광이라고 하면 성형외과 쪽 수술만 생각하기 쉬운데요. 우리는 건강검진, 난임, 남성 관련 클리닉, 여성 관련 클리닉도 포함하고 있죠. 고객 규모로 보면 단체 관광객보다는 적게는 한 두 명, 많게는 네 명이 한 팀인 소규모 고객이 대부분이에요. 혼자 오시는 분들도 적지 않고요.

기억에 남는 고객이 있나요?

최근에 난임 문제로 메이즈한을 통해 한국을 찾은 여성 고객이 있었어요. 총 10회에 달하는 진료와 처치를 받으셔야 했고, 그 과정을 저희도 함께 했어요. 처음엔 낯을 많이 가리셨는데, 나중에는 저희 팀원들과 밥도 같이 먹고 쇼핑도 같이 하시더라고요. 저희 팀원들도 고객이 아닌 언니, 동생으로 대했고요.

인공수정에 실패해 3월에 재입국 예정이지만, 다시 메이즈한을 통해 한국에 오겠다고 말씀해주셨어요. 출국 전 숙소에 방문해서 임산부에게 좋다는 엽산을 선물해드렸을 때는 눈물을 보이셔서 저희 팀도 많이 안타까웠습니다.

메이즈한을 통해 한국에 의료관광을 오면 어게인트웬티 직원이 직접 안내를 하는 건가요?

한 팀 당 두 명의 팀원(한국인 1명, 중국인 1명)이 응대를 하고 있어요. 현재 팀원이 열 명인데, 개발자를 제외한 모든 팀원이 고객응대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방문했을 때뿐만 아니라 사후관리 개념으로도 고객을 관리 하고 있는데요. 실제로 고객이 한 번 오면 4박 5일 정도 머물게 되는데, 떠날 때가 되면 정말 저희 팀원들과 언니동생을 하게 되더라고요. 그에 따라 사후관리도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것 같고요. 대체적으로 한 달이나 3개월, 6개월, 1년 단위로 팀원들이 기존 고객과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있습니다.

한국인은 메이즈한을 이용할 수 없는 건가요?

한국인을 대상으로 의료서비스 중개하고 수수료를 받는 것은 불법이에요. 내국인을 대상으로 의료서비스를 중개하는 업체가 있다면 불법과 편법 사이에 있을 겁니다. 저희는 외국인을 대상으로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요.

대형 병원에서 투자 등과 같은 제안이 있었을 법도 한데요?

대형 성형외과에서 투자를 제안한 곳이 있긴 했지만 받지 않았습니다. 저희가 선별한 병원들을 소개하고, 고객이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투자를 받게 되면 이게 어려울 거라고 생각했어요. 소위 말하는 광고판이 될 수도 있고요.

또 저희 플랫폼은 대대적 마케팅을 할 수 없는 중소형 병원들 중 실력 있는 곳들을 소개하는 역할도 하고 있는데요. 신뢰를 통해 양측 고객 만족도의 균형을 맞출 수 있어야 하는데, 관련 기관으로부터 투자를 받게 되면 그게 어려울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Untitled-1

메이즈한 홈페이지 캡처본

대표님이 창업을 하게 된 배경이 궁금합니다.

병의원, 약국 개업 컨설턴트로 활동하면서, 외국인 의료관광에 대한 불편한 진실을 가감 없이 접할 수 있었어요. 이런 상태로는 우리나라 의료관광 시장이 4-5년내로 확 꺼져버릴 수도 있을 거라는 불안감이 생겼죠. 의료관광업 종사자나 브로커들의 예상도 그랬고요.

한편으로 여행사를 운영하신 어머님 덕분에 관광시장에 관심이 많기도 했어요. 투명하고 건강한 의료관광 플랫폼을 만든다면, 지속적으로 외국인들에게 사랑을 받고 시장을 확대해 나갈 수 있을 거라는 판단이 들었어요.

창업 과정에서 어떤 어려움이 있었나요?

어려움이라기보다 시간이 생각보다 오래 걸린 점이 있었어요. 웹개발, 알리페이 승인, 외국인환자유치업 등록 등 서류 작업에 예상보다 시간이 오래 걸렸고, 병원 원장님들을 직접 찾아 뵙고 어게인트웬티가 기존 중개업체들과는 어떻게 다르다는 것을 설명하는 것과 내외국인 수가 차이를 줄이는데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죠. 결과적으로는 그 시간이 메이즈한의 차별역량이 되어주었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어게인트웬티는 어떤 팀인가요? 

초창기부터 함께했고 (메르스) 위기를 함께 버텨낸 가족 같은 팀입니다. 스타트업이라 적은 급여에도 불구하고 저희 서비스에 대한 확고한 믿음으로 지금까지 함께 해오고 있으며, 각 분야에 특화된 맞춤형 인재라 자부하고 있어요.

저는 의료계 인맥과 영업능력이 있고, 개발을 담당하고 있는 정훈 부대표, 그리고 아이디어가 샘솟는 박수림 컨텐츠 담당이사, 북경대학교 동문회 때는 비행기타고 가서 꼭 참석하는 중국담당 장보은 이사, 탤런트 이준기가 좋아서 한국에 무작정 와서 경희대학교 한국어학과를 졸업한 고객담당 이원씨까지 의료관광에 관한 최고의 팀이라고 자부합니다.

위기를 함께 버텼다면, 팀 내 끈끈함이 남다를 것 같아요.

나름 리스크 매니지먼트를 해왔다고 생각했는데, 메르스는 예상하지 못 했어요. 사업이 위태로울 지경이었죠. 무조건 버텨야 한다는 생각으로 온라인 마케팅 대행으로 수익을 내면서 내부적으로는 고객 응대 매뉴얼을 만들고 교육하는 등 내실을 다지는 시간을 가졌어요. 덕분에 10월에 추가 고객을 받았을 때 아무런 컴플레인 없이 서비스를 운영할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그림1

(주)어게인트웬티의 크라우드펀딩 프로젝트는 오는 17일부터 시작된다.

크라우드펀딩을 계획 중이라고 들었습니다. 기대하는 바가 무엇인가요?

중국인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신뢰 문제인데, 이런 신뢰 문제를 좀 더 빠르고 확실한 방법으로 해결하기 위해 크라우드펀딩을 계획하게 되었습니다. 중국 시장을 타겟하는 사업이다 보니 국내에서 마케팅을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었는데, 중국인 관광객들이 우리나라에 있는 지인들에게도 확인을 많이 해보더라고요.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국내 인지도 상승 및 중국 현지 진출 자금 마련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중국 현지 진출도 계획하시는 건가요?

메이즈한은 모바일 웹과 앱을 모두 서비스 하고 있는데요. 중국에는 플레이스토어가 없기 때문에 3자 마켓 등 다른 곳에 올려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현지 법인이 필요하고요.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현지 법인을 설립하고 시장을 확장하고자 합니다.

현지 법인 설립을 위한 준비는 거의 끝난 상황이예요. 펀딩이 마무리 되면 바로 돌입할 계획이고요. 중국 진출을 위해서는 꽌시 등 현지 사업에 필요한 요소들이 있어야 하는데, 이 부분은 북경대 출신의 장보은 고문 덕분에 원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장기적으로는 중국 내 콜센터를 구축하고, O2O 서비스로 방문 견적을 내주고, 맞춤형 상품을 제공하는 패키지 서비스를 계획하고 있어요.

추가적으로 소개할만한 메이즈한의 사업계획이 있으신가요?

버짓커머스(Budget-Commerce) 기술로 특허출원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버짓커머스는 예산을 입력하면 예산에 최적화된 상품 패키지를 보여주는 컨셉을 말하는데요. 원하는 가격대뿐 아니라 휠을 돌리는 속도, 클릭 속도, 쿠키 값 등을 분석해 고객 행동 패턴 파악하고, 그에 맞는 상품을 보여줄 수 있는 것이죠. 이 외에도 평일에 수술방이 비는 것에 병원들이 많아서, 이 공간을 활용하여 수익을 함께 낼 수 있는 서비스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다양하게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어요.

앞으로의 어게인트웬티의 비전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어게인트웬티는 현재 타겟하고 있는 중국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안착한 후, 동남아시아, 중동, 러시아, 일본, 미국 등 다른 국가로도 서비스를 확대해나갈 예정입니다. 의료관광 플랫폼 시장이 활성화 된다면, 독자적으로 광고나 마케팅을 하기 부담스러웠던 실력 있는 중소형 병의원의 외국인환자 유치가 늘어날 것이며, 투명한 가격과 신뢰로 고가의 상품들로 접근하기 어려웠던 상위 3-5%의 고객들도 이용하게 되어 전체적인 시장 크기가 증가할 것입니다.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의료관광 시장을 만들 수 있도록 어게인트웬티가 중심이 되겠습니다.

IMG_1241_1

(주)어게인트웬티의 크라우드펀딩 프로젝트는 오는 17일부터 시작되며, 투자형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인크 홈페이지에서 확인이 가능하다.

[Startup’s Story #246] “9,600억 스트레스 시장의 1%가 목표”, 모바일 심리 상담 서비스 ‘소울링’

$
0
0

한국은 11년째 OECD 국가 중 자살률이 1등인 나라다. 끔찍한 수치지만 환산하면 38분당 1명씩 스스로 목숨을 끊고 있는 셈이다. 자살자 중 88%는 정신 건강 문제를 앓고 있었지만, 꾸준히 치료를 받았던 비율은 15%에 지나지 않았다는 통계 결과가 있었다. 이들이 적절한 시기에 치료와 상담을 받을 수 있었다면 어땠을까.

최근 심리 상담 혹은 정신과 진료가 대중화되긴 했지만, 여전히 진입 장벽은 높은 편이다. 주변의 시선 등 부정적인 인식과 높은 가격이 지속적인 치료의 발목을 잡는다. 보통 중증의 경우 1년 이상의 꾸준한 치료와 상담이 필요하지만 60분당 10만 원을 훌쩍 뛰어넘는 지출을 감당하기는 쉽지 않다.

소울링은 이 심리 상담의 허들을 낮추기 위해 등장한 모바일 심리 상담 서비스다. 작년 프라이머의 투자를 받았으며, 11월 16일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와디즈를 통해 서비스를 정식 출시했다. 가족의 정신 건강 문제를 직접 경험하며 소울링을 창업했다는 고경민 대표를 만나봤다.

P1160782

IMF 이후, 가족이 마음의 병을 앓았다. 그것도 장장 10년간.

경제 위기에 사람 마음도 치였다. 종교도 가져보고, 강아지도 키워보고. 돈과 시간을 들여봐도 좀체 나아지지 않더라. 그나마 가장 차도를 본 게 심리상담이었다. 하지만 내담자와 가족 입장에서 어려운 점이 많았다. 97년도였는데도, 50분에 상담료가 10만 원이 넘었다. 제대로 된 상담을 무료로 지원받으려면 대기만 6개월을 해야 하더라. 스무 살께 즈음부터 이어져 온 이 불편한 경험들이 창업의 계기가 된다.

아, 플래텀 기사도 창업 결정에 한몫했다.

이전 M&A 자문사와 대기업 통신사 직원으로 일했다. 대기업에 재직했던 어느날 회사 프로젝트를 구상하고 있는데 서럽더라. ‘돈 얼마 번다고, 내 것이 아닌 인생을 살고 있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2014년 7월 즈음에 자문사에서 만났던 동료가 스타트업 투자 동향 보고서 하나를 보내줬다. 그게 플래텀 기사였다. 그달에 가장 투자 많이 받은 스타트업 이름이 걸려있는데 고등학교 때 동아리를 같이 했던 선배가 그곳 대표였다. 퀄슨 박수영 대표다. 이렇게 삶을 주체적으로 사는 사람이 있구나 싶어 무작정 찾아 갔다. “사람들이 말로만 사업하고 싶다고 한다. 사업할 생각 진짜 있으면 회사 그만두고 보자.” 라고 하더라. 그래서 회사를 관두고 일주일 뒤에 찾아갔다.

소울링이 어떤 서비스냐면?

모바일로 심리 상담과 분석을 해주는 심리 테라피 서비스다. 사용자가 소울링에 가입해서 고민하는 문제, 상담 후 기대하는 결과 등을 간단히 적으면 하루 이내에 전담 상담사가 배정된다. 그다음부터는 메신저 형태로 상담사와 대화를 나누는 거다. 2주간 1,500자(A4 한장 반 분량) 편지를 5회 주고 받으면 5만 원, 4주간 10회 주고받으면 10만 원이다.

모바일 메시지로 상담이 제대로 될까 싶을 거다.

여기서 전제할 것이 모바일 상담과 대면 상담의 성격이 다소 다르다는거다. 모바일 상담을 해서 효과를 보는 내담자가 있고, 대면 상담이 필요한 내담자가 있다. 그리고 꼭 정신과 약을 먹어야 하는 분들도 있다. 먼저 대면 상담은 내담자의 표정이나 언어 사용, 몸짓 같은 걸 잡아낼 수 있기 때문에 그때그때 치고 들어갈 수가 있다. 모바일은 그런 건 불가능하다. 대신 모바일의 장점은 내담자의 마음을 상대적으로 빨리 열 수 있다는 점이다. 보통 대면 상담에서 내담자가 솔직한 이야기를 꺼내기까지 얼마 간의 시간이 소요된다고 한다. 상담자와 내담자 간에 형성되는 이 신뢰 관계를 ‘라포’라고 한다. 라포가 형성되기 전까지 내담자는 주변을 겉도는 얘기를 하게 한다. 비싼 돈 주고 하는 상담인데 그렇게 몇 회가 날아간다. 소울링의 경우 모든 상담이 익명으로 진행된다. 이 보호 장치를 믿고 사람들은 1,2회 때 바로 핵심 문제를 꺼내놓게 된다.

모바일은 정신 건강 밸류체인의 엔트리(entry,입구)다.

생각해보면 자기 마음 상태도 잘 모르는 환자가 자기에게 필요한 게 모바일 상담인지, 대면 상담인지, 정신병원인지 알 리가 없지 않나. 무턱대고 상담실이나 병원을 찾아가기도 어렵다. 이 환자들에게 소울링이 정신 치료의 입구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본다. 소울링 상담을 하다가 그 상담가를 실제 만나보고 싶다고 하면 그대로 대면 상담이 된다. 또 약물 치료를 권유해서 정신 병원으로 넘어가게 되면 우리 기록이 의학적인 판단을 내리기 위한 보조 역할을 할 수 있을거다. 마음은 눈에 보이지가 않는다. 소울리에서 이야기 한 내용을 기반으로 대면 상담과 병원의 도움을 이어서 받는다면 고민의 원인을 찾아가거나 치료를 받는 시간을 줄여줄 숭 ㅣㅆ다.

메시지 5개에 5만 원. 좀 비싼 거 아니냐고?

처음엔 그렇게 느낄 수 있다. 다섯 번 편지를 주고받는데 5만 원이라고 하니까. 근데 실제 써본 사용자는 가격에 대해 만족한다. 대면 상담이 보통 60분에 10~30만 원이다. 다섯 번이라고 하지만, 각 메시지가 1,500자 내외의 긴 편지 형식으로 쓰게 되어 있다. 이건 우리가 직접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찾은 방법이다. 사실상 모바일로 내담자의 행동 수정을 하는 건 어렵다. 그런데 최소한 자신의 욕구가 뭔지를 인지하는 것만으로도 큰 변화가 일어난다. 나도 직접 소울링 상담을 받아봤지만, 장문의 편지를 쓰면서 내 마음을 직면하고 돌아보게 되더라. 그 시간이 아주 중요했다. 이걸 ‘저널 테라피(Journal Theraphy)’라고 한다.

개인 정보 유출 문제가 제일 걱정될 거다.

대표인 나도 상담 내용을 못 본다. 전문 상담사와 수퍼바이저로 이루어져있는 상담팀에서만 정보를 볼 수 있고 다 암호화 처리 되어 있기 때문에 걱정 안해도 된다. 상담팀에서도 오로지 상담의 질 만을 위해 교수급 고문만 정보를 볼 수 있다. 또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전화번호, 이름, 주민번호 등 그 어떤 정보도 받지 않고 저장하지 않는다.

souling

 자료=소울링

대기업이 매년 5~7억 원을 직원 정신 상담에 쓰고 있다는 걸 알고 있나?

삼성은 3,600억을 들여서 직원 힐링 센터를 짓고 있다. 왜 당장 돈 될 것 같지 않은 일에 투자하고 있느냐고? 감정 노동 직군에서는 직원의 감정이 업무 능력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감정 노동 직군이 전체의 40%다. (*우울증으로 고통받는 직원 한 명의 결근으로 연간 252만 원, 비효율근무로 연간 488만 원, 총 740만 원의 연간 손실이 발생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대기업의 경우, 지방에 있는 직원의 직접적인 케어가 거의 불가능하다. 그래서 EAP(Employee Assistance Program, 근로자지원프로그램) 업체에 외주를 주고 있는데, 직원들이 믿고 상담을 할 수 있겠나. 인사팀 귀로 흘러들어 갈 게 뻔한데. 한 기업에서는 상주하는 상담사 5명이 2만 명의 직원을 케어한다. 상담의 질이 유지될 수가 없다. 일본의 경우에는 EAP 시장 규모가 한 해 300억 엔 정도고, 미국은 우리나라에 비해 EAP 업체 수가 1,000배가 많다. 아직 국내 EAP 규모는 열악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꼭 들어가야 할 시장이기도 하다.

그래서 전 직장에 소울링 파일럿 테스트를 들고 찾아갔다.

그곳 심리 상담 센터를 찾아가 직원들을 대상으로 파일럿 테스트를 해보고 싶다고 했다. 총 40명의 직원에게 3개월간 진행을 하면서, 모바일 상담에 가장 적합한 형식을 잡아갔다. 핵심은 이거였다. ‘기업한테 직원 개인의 상담 내용을 어디까지 보여줘야 하는가’. 기업 입장은 이거다. 그래도 돈을 쓰는데, 우리 직원들 마음을 알고 싶다. 예를 들어 조직 구조를 바꿨는데, 여기에 대한 직원들의 반응을 알고 싶다, 이런 거다.

직원의 개인 정보 침해가 될 수 있다고?

맞다. 개인 상담 기록 내용은 절대 안 넘겨준다. 기업 공급을 위해 중요한 건 ‘꼴’이다. 그래서 만든 게 상담 내용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감정 구슬’이다. 상담사가 내담자의 키워드를 분석해서 크기와 색깔별로 감정 상태를 보여주는 거다. 그리고 각 개인이 아니라, 팀별로 묶어서 군집 정보를 기업에게 제공한다. 예를 들면 경기 지역의 영업 1팀의 이번 달 감정 구슬은 이러이러하다, 라는 식으로 보여주는 거다. 요즘 블라인드나 잡플래닛 같은 익명 기업 평가 플랫폼이 인기를 얻고 있지 않나. 직원들도 안심할 수 있는 플랫폼에는 말하고 싶은 게 많은 거다. 기업도 솔직한 목소리를 듣고 싶은 건 마찬가지다. B2B 시장에서는 이 균형을 잘 잡는 게 중요하다고 봤다. 감정 구슬을 포함한 통계 리포트가 소울링의 중요한 B2B 수익 모델이다.

image_souling (1)

상담의 질, 이게 우리 경쟁력이다.

상담이 전문 영역인 만큼, ‘누가 만들었는가’도 중요하지 않겠나. 요즘 멘탈 헬스케어 스타트업이 몇 개 나왔는데, 우리는 자체적으로 상담 연구원을 채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차별성이 있다. 타 서비스의 경우 프리랜서 상담가와 사용자를 연결해주는 플랫폼 형태다. 상담 비용도 상담가가 직접 정하기에 들쑥날쑥 이다. 우리는 20명의 내부 상담사를 고용했다. 이 위에는 수퍼바이저라는 상담사를 위한 상담사도 존재한다. 상담사 분들 자체가 자기 계발 욕구가 강한 성향들이기 때문에, 교수들로 구성된 수퍼바이저 제도를 통해서 지속적으로 상담 능력을 연마해 나가게 했다. 품질 관리 시스템도 만들어서, 상담가별 퀄리티 격차도 줄이려고 애쓴다. 또 인포그래픽 형식의 상담데이터도 제공해서 사용자가 자신의 심리 상황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다는 점도 차별점이다.

상담계의 어벤져스 급 EAP 기업과 업무 협약을 맺었다.

모바일 쪽으로 뛰어들면 이길 수가 없다고 생각한 EAP 기업이 있었다. 불교 대학원 총장님인 김명권 교수님이 이끄는 팀 ,’마음의 숲’이다. 여긴 정말 상담계의 어벤져스다. 상담가가 인정하는 상담가라고 할 수 있다. 한 번은 자문을 얻으러 교수님을 찾아뵈었더니 ‘내가 모바일 심리상담 만들고 있는데?’라고 하셔서 망했다 싶었다. 하지만 이후 운 좋게도 공동으로 서비스 개발을 하게 됐다. 좋은 상담가가 있는 플랫폼에서 질 좋은 상담이 이뤄지는 건 자명한 일 아니겠나.

우리 팀은 소울링 망하면 다신 스타트업 안할거다. 창업이 아니라 이 아이템이 좋아서 모인 거라서.

정말 심리에 관심 있는 사람만 모여있다. 개발자 3명, 디자이너 1명, 기획팀 3명, 연구팀 4명, 상담사로 이뤄져 있다. 개발팀 한 분은 20대를 개발자로 살다가, 30대 때 상담에 관심이 생겨 우리 팀에 합류했다. 코딩하는 심리학자인 셈이다. 이들로 인해 개발팀과 연구팀의 의사소통이 원활해지기도 한다. 실제 연구팀은 IT를 모르고 IT는 연구팀을 모르면 이 서비스는 잘될 수가 없다. 이 융합을 위해서 만든게 소울랩이다. 상담사분들이 실제 상담 이론과 기법을 가져오면, 개발자는 이걸 시스템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한다. 여기서 탄생한 게 ‘감정 구슬’같은 우리만의 콘텐츠다. 그리고 소울랩 내에서 우리 팀원들의 정신 상담도 같이 이뤄지고 있다.

목표? 3년 내로 9,600억 규모 스트레스 시장의 1%를 가져오는 거다.

우리 경쟁자는 음주 시장, 친구와 대화하는 시간 같은 거다. 사람들이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찾는 모든 게 우리 경쟁자가 된다. 수치적으로는 이 시장의 1%를 점유하고 싶다. 장기적인 목표는 사람들에게 자신이 살아가는 이유를 깨닫게 해주고 싶다. 나 스스로가 소울링의 1호 고객이다. 이 사상적 춘추 전국 시대 속에서 자신을 아는 게 중요하다. 흔들리지 않는 자아 정체성을 확립해서 진짜 행복을 찾아갔으면 좋겠다. 특히 환경 탓보다 내 탓을 많이 하시는 분들께 혼자가 아니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소울링이 그런 분들을 위해 더 노력하겠다. 지켜봐달라.

[남미 스타트업 #6] 유사운드(uSound), 세상의 모든 소리를 꿈꾸다.

$
0
0

아르헨티나 내 창업 변경이라 할 수 있는 최북단 후후이(Jujuy)주에서 시작한 유사운드(uSound)는 난청 환자를 위한 보청기 앱 서비스를 제공하는 아르헨티나 스타트업이다. 2013년에 출시된 서비스 유사운드는 현재 150개국에서 20만 명이 사용하고 있으며, 아르헨티나뿐만 아니라 라틴 아메리카에서도 주목 받고 있다.

에세퀴엘 에스코바르(Ezequiel Escobar) 대표는 “수백만 명의 삶의 질을 높여야 한다는 생각을 할 때면 엄청난 동기부여가 된다”라고 입버릇처럼 이야기한다. 28살의 젊은 창업가 에스코바르 대표를 만나 유사운드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547a5180-5dac-429c-b292-525fcf228b24

유사운드(uSound) 에세퀴엘 에스코바르(오른쪽 세 번째) 대표와 팀원들

유사운드에 대한 소개 부탁한다.

유사운드는 이헬스 전문 스타트업이다. 보청기 앱과 스마트 이어폰이 주요 서비스이자 아이템이다. 무엇보다 의사소통과 교육 등에서 난청으로 불편함이 있던 이들에게 평범한 삶의 영역을 회복시켜 주는 것이 목적이다. 소리를 잃은 사람들이 가족과 대화를 할 수 있게 하고, 학교에서 수업을 들을 수 있고, 남들처럼 음악을 즐길 수 있는 일반적 삶을 영위하게 돕는 것이다.

창업을 하겠다고 결심한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궁금하다.

아리엘(Ariel)이라는 대학교 동기가 있다. 엔지니어를 꿈꾸는 친구이었는데, 난청이 있어 강의를 듣기 위해선 맨 앞자리를 맡아야만 했다. 뒤에 앉으면 강의 내용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국에는 학업을 이어가는 것이 힘들어 그 꿈을 중단하고 말았다. 나에게는 그것이 큰 충격이었다. 동시에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한 자극제이기도 했다. 이런 계기로 2013년에 뜻이 맞는 4명의 친구들과 함께 회사를 설립하게 되었다. 그리고 아리엘은 우리 서비스를 통해 다시 학업에 복귀했다.

유사운드의 성장과정을 이야기해 달라.

창업을 시작하자마자 마이크로소프트에서 개최한 이매진컵(Imagine Cup)의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대표로 러시아 본선에 참가했고 76개국의 참가팀 중 상위 5개 스타트업으로 뽑힌 것이 큰 자신감을 불러 일으켰다. 이후 2014년 IAE 비즈니스스쿨에서 개최한 창업경진대회 나베스(NAVES)에서 대상을 차지했고, 사도스키 재단(Fundación Sadosky)에서 꼽은 아르헨티나 최고의 정보처리 스타트업으로 선정되었다. 이런 기회를 바탕으로 아르헨티나 국가차원에서 지원할 스타트업으로도 발탁되었다.

처음 4명이었던 팀원 수는 현재 10명으로 늘어난 상태고, 텔레포니카의 엑셀러레이터 와이라(Wayra)로부터 5만 불, 스타트업 칠레에서 4만 불의 투자를 유치했다. 또한 후속 투자로 30만 불을 유치해 마케팅과 제품 양산을 위해 사용할 예정이다.

그간 사업을 하며 어려웠던 점은 무엇이었나?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달성해야 할 목표에 비해 할 수 있는 일이 매우 제한적이었던 상황이 가장 힘들었다.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경쟁력을 빠르게 갖추고 가치 있는 팀을 구성해야 하는데, 가족처럼 생각하던 팀원이 불쑥 떠나가는 등 어려움도 있었다. 이는 많은 스타트업이 겪는 공통 문제라 생각된다.

스타트업이 생존하려면 지속적인 투자 유치가 필요하다. 개인투자자, VC에게 기업이 지닌 가능성과 가치를 설명하고 설득해야 하는 것도 당연하지만 녹녹하지는 않았다. 시장에는 투자자가 한정되어 있어 투자를 받기 위해서는 감내할 일이 많았다. 이는 아르헨티나 뿐만 아니라 라틴 아메리카 전체 창업생태계의 문제다. 단계별로 보았을 때, 사업의 기회를 얻을 수 있는 초기 투자 활성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시장에는 유사운드 외에도 보청기 서비스들이 존재한다. 이들과 구별되는 강점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첫 번째로 스마트폰만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다. 부과적인 하드웨어 장치를 구입하지 않아도 되기에 가격 절감 효과가 있다. 더불어 다른 앱이나 제품보다 음질이 좋고 사용시 자극을 주지 않는 점 역시 강점이다. 무엇보다 지난 3년 동안 관련 분야의 전문가들과 함께 R&D를 진행해 오디오 및 소프트웨어 의료 인증(아르헨티나 내)을 받은 상태다. 또한 미국 메사추세츠 대학교의 M2D2(The Massachusetts Medical Device Development Center)를 통해 미국내 의료기기 등록을 진행하고 있으며 현지 기업들과 볼륨 라이선스 판매를 위해 협의 중에 있다.

유사운드의 비즈니스 모델은 무엇인가?

B2C와 B2B 두 영역으로 나뉜다. 우선, B2C는 구글플레이, 앱스토어에서 유료 앱 (30 달러, 30일 동안 무료 체험판 제공)으로 판매하는 것이다. 또한 앱 사용자는 스마트 이어폰(200달러)을 구입할 수 있다. B2B는 난청 관련 협회, 정부기관, 통신사, 스마트폰 제조사 등 스마트 이어폰을 상용화할 수 있는 모든 기관이 대상이다.

한편 우리 웹사이트에서 크라우드 펀딩과 같은 형태로 모금도 진행하고 있다. 이 자금으로 스마트 이어폰을 만들어 구입이 어려운 이들에게 무상으로 전달하고 있다.

해외 진출도 염두하고 있을 텐데 생각하고 있는 지역이 있다면?

현재는 아르헨티나를 중심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M2D2, 하버드 영 리더쉽 포럼과 같은 다양한 프로그램을 체험하면서 자연스레 미국 시장을 경험했다. 지난해 7월부터 11월까지 보스턴 매스챌린지(Masschallenge) 엑셀러레이터를 경험했는데, 미국이야 말로 중점을 두고 진출해야 할 국가라는 것을 알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마지막 질문이다. 스타트업의 즐거움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끊임없는 도전과 변화, 불확실성에서 체험하는 다양한 경험, 그 속에서 오는 기회가 큰 즐거움이라 생각한다. 무엇보다 기존 페러다임을 바꿔 전세계 수백만 명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을 꿈꾸는 것이 가장 큰 즐거움이다. 그리고 실제로 그렇게 되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있다.

usound

uSound는 2015년 10월, 미주개발은행(IDB) 주최로 열린 <DEMAND SOLUTIONS >에서 최고 기술상을 수상했다.

unnamed (6)

2015년 투자유치 여성창업 스타트업은 12개사 … 어떤 기업이 받았나

$
0
0

female startup

플래텀이 1월 발간한 2015 스타트업 투자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한 해 동안 투자유치 233 건(210개 기업) 중 여성창업 기업이 투자유치를 한 사례는 12번 뿐이었다. 평균 투자 금액은 작년 전체 피투자 기업이 44.2억 원인 것에 비해 여성 창업 기업의 경우는 9.1억 원 수준이었다.

이유는 두 가지 정도로 정리해볼 수 있다. 먼저 벤처투자계의 특성과 성향상 여성 창업률이 높은 제조업 분야보다는 ICT 분야에 더 집중적인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작년 한 해 동안 이루어진 투자 중  ICT 서비스가 61%를, 제조업 분야가 1%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 작년 말 기준, 여성 창업 기업의 70%가 제조업을, 12%가 ICT 분야를 다루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모수 자체가 적어 우수한 스타트업을 찾기 어렵다는 것도 하나의 원인이다. 벤처투자계의 한 여성 심사역은 “창업자의 성별이 아니라 사업의 결과를 기준으로 투자 결정이 이뤄지는데, 여성 창업 기업의 경우 수 자체가 적다 보니 창업 경진 대회 등을 해봐도 좋은 팀을 찾기가 어렵다”면서, “우수한 스타트업에서 경영진을 맡고 있는 좋은 여성 인재가 더 많이 창업에 도전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밝혔다. 긍정적인 것은 여성의 ICT 분야 창업이 매년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벤처 업계의 성별 불균형 현상은 전 세계적인 사안이다.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권은 물론, 상대적으로 성 역할 이데올로기에서 자유로운 미국에서조차 여성 창업의 비율이 35%를 넘지 않는다. 미 시장 조사 기관 엑스퍼트마켓의 작년 조사에 따르면, 세계에서 가장 여성 창업 비율이 높은 도시인 시카고에서는 30%의 기업이 여성에 의해 세워졌다. 실리콘밸리의 여성 창업 비율은 24%에 그쳤다.

영미권, 유럽 등에서는 인종 문제까지 더해져 논의되고 있다. 미국의 IT 매체인 테크크런치에서는 지난 13일 흑인 여성 창업가에 대한 벤처 투자가 미비하다는 내용의 기사를 보도했다. 기사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14년까지 이루어진 벤처 투자 중 총 0.2%만이 흑인 여성 창업가에게 돌아갔다. 현재 흑인 여성이 설립한 기업은 150만 개 정도인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국내에서 단지 성별이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투자 환경에서 차별을 받는 사례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는 의견이 많았다. 한 여성 창업가의 경우 “오히려 여성 창업가이기에 인상적으로 여겨진 면도 있다”면서, “모수가 적기 때문에 평균 금액 자체에 큰 의미를 둘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며, 앞으로 더 많은 여성 창업가가 업계에서 활약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반면 “육아 부담이 여성에게 더 많이 지워져 있는 현 국내 분위기상, 출산을 계획하거나 육아를 하는 여성 창업가의 경우 상대적으로 투자 유치가 어려울 수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국내 중소기업청은 2014년 여성 기업 활동 증진을 위한 500억 규모의 여성 벤처펀드를 조성한 바 있다. 작년 9월 국내 벤처캐피털인 수림창업투자가 운용사로 선정되어 올해 초 145억 원 규모의 ‘수림여성창조기업벤처투자조합’을 설립했다. 여성이 최대 주주이거나 대표이사인 기업에 펀드 결성액의 60% 이상을 의무 투자해야 하며 기준 수익률이 0%인 것이 특징이다.

마지막으로 작년 한 해 투자받았던 12개의 여성 창업 기업 정보를 정리했다.

* 2015년에는 210개의 스타트업이 투자를 유치했으며, 총 투자액 규모는 8,119.6억 원이다. 이는 공식 발표된 자료를 기준으로 한 것으로, 미발표 투자 건은 제외된 수치다.

시지온
라이브리는 2007년 온라인 커뮤니케이션의 문제점들을 해결하자는 취지에서 시작된 소셜댓글 플러그인이다.  작년 4월 기준 약 2만여개의 사이트와 900여 고객사에서 이용되고 있으며, 누적 사용자수는 1,800만 명 정도다. 주력 서비스인 소셜댓글 라이브리가 온라인 커뮤니케이션 문제 해결에 집중해오며, IT최초 소셜벤처로 알려졌다.

스카이워크홀딩스
킨포(KINFO)는 회계 및 법무, 비즈니스 등 각종 분야를 아우르는 전문정보뿐만 아니라 학습 참고용 자료, 생활정보 등 고품질의 문서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서비스다. 옥션, 잡코리아, 맥스무비 등의 기업 초기 경영 참여 및 한국기업투자, 위너스터디 대표를 역임한 권재륜 대표와, 사진, 영상 전문 기업인 R2스튜디오와 D2스튜디오를 창업했던 김수림 대표가 공동 창업했다.

  • 대표 : 김수림 (공동 대표 권재륜)
  • 서비스 : 지식정보 공유 플랫폼 ‘킨포’
  • 투자 금액: 3억 원
  • 투자사 : 본엔젤스벤처파트너스
  • 누적 투자액 : 3억 원
  • 설립 : 2011년 11월

코노랩스
코노는 캘린더를 연동해놓으면 점심, 저녁, 컨퍼런스콜, 회식, 미팅 등 상황별로 적합한 시간과 장소를 추천해주는 인공지능 기반 개인 스케쥴러다. 민윤정 대표는 포털 다음(현 다음카카오)의 초창기 멤버로 19년 간 근무하며 사내 벤처르르 육성해오다 직접 창업에 나섰다. 작년 8월에는 실리콘밸리 유명 VC이자 엑셀러레이터인 500스타트업의 배치 프로그램을 졸업했다.

바풀
중고등학생들의 수학 질문 해결 서비스로 시작한 공부 질문 앱 ‘바로풀기’는 전과목 Q&A와 스터디그룹 기능을 제공하고 있으며, 네이버 지식인의 학습 카테고리 일 평균 질문 수를 뛰어넘어 작년 6월 기준 Q&A 게시글이 총 180만 개를 넘어섰다. 작년 5월 기준 바풀의 다운로드 수는 50만을, 가입자 수는 35만 명을 기록했다.  MAU(월 활성 이용자 수)는 18만 명으로, 국내 학습앱 서비스 중에서는 수치가 가장 높은 편이다.

160201_Scandi-Edu_00111-1024x761

스칸디에듀
스칸디에듀는 두뇌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뇌과학에 기반한 교육콘텐츠를 제작하는 스타트업이다. 6세 이전까지 우뇌 성장이 결정된다는 뇌과학 연구에 기반하여, 우뇌자극 플래시메소드 기법의 교육솔루션 ‘브레인나우(Brainnow)’를 만들었다. 김서영 대표는 서울대학교 소비트렌드 분석센터에서 책임연구원을 지냈으며, 베스트셀러인 ‘트렌드코리아(김난도 외)’의 공동저자기도 하다.

채팅캣
채팅캣에선 크라우드 소싱으로 확보한 700여명의 영국인과 미국인 등 원어민 ‘튜터’가 비원어민 ‘학생’의 영어 문장을 실시간으로 교정해준다. 교정 반응시간은 평균 3분이며, 비용의 경우 70글자마다 고유 포인트인 ‘캣닙'(Catnip)으로 계산된다. 700글자(10캣닙) 이내에 해당하는 일상적인 업무용 영어 이메일을 교정받는 데 필요한 금액은 1.25달러(한화 약 1500원)다.

아이엠랩
카이스트(KAIST) 문화기술대학원 석박사 과정 연구원들로 구성된 아이엠랩은 핼스케어 분야의 IOT 제품 개발을 목적으로 지난해 1월 설립됐으며, 현재 심폐소생술 가상 실습 훈련을 비롯, 최신 기술을 바탕으로 한 스마트 의료교육 솔루션인 ‘하티센스(HeartiSense)’를 개발 중에 있다. ‘하티센스’는 심폐소생술(CPR) 교육에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 기술을 적용한 것으로, 기존 마네킹 교구에 손쉽게 부착할 수 있는 패드를 앱으로 연동해 수행 과정을 파악하고 피드백을 제공하는 등 효과적인 교육이 가능한 신개념 교육 솔루션이다.

  • 대표 : 권예람
  • 서비스: 헬스케어 사물인터넷 ‘하티센스’
  • 투자 금액: 12억 원 (2015. 01 / 2015. 03)
  • 투자사 : 본엔젤스벤처파트너스, 한화 S&C, 드림플러스 등
  • 누적 투자액 : 12억 원
  • 설립 : 2014년 1월

다운로드 (1)-horz

엄청난벤처
머글라우는 스마트 푸시시스템을 통해 급식 서비스 사용자들로부터 수집한 당일 급식 예상 식수를 급식 사업장에게 전달해 주는 서비스다. 급식 사업장은 전달받은 정보를 바탕으로 당일 조리양을 조절하여 미배식으로 버려지는 음식물 쓰레기 및 식재료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이유미 대표는 자녀의 급식 식단 알림 서비스에 대해 느낀 불편과, 삼성그룹에서 사내 식당 관리 업무를 맡았던 경험을 바탕으로 서비스를 처음 구상하게 됐다고 밝혔다.

  • 대표 : 이유미
  • 서비스 : 급식식수 예측 서비스 ‘머글라우’
  • 투자 금액: 3억 원(2015.06)
  • 투자사 : 더벤처스
  • 누적 투자액: 3억 원
  • 설립 : 2013년 12월

이미지출처=포브스

에이프릴
B2B 의류도매 중개서비스인 링크샵스닷컴은 동대문 시장을 그대로 온라인에 옮겨놔 오프라인에만 머물러있던 도매시장 거래를 온라인까지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서경미 에이프릴 대표는 링크샵스닷컴 서비스를 시작하기에 앞서 직접 동대문 도매시장에 들어가서 3년 간 일하며 현장 경험을 쌓았다고 밝힌 바 있다.

  • 대표 : 서경미
  • 서비스 : B2B 의류도매 중개서비스 ‘링크샵스닷컴’
  • 투자 금액: 40억 원 (2015.04 / 2015. 11)
  • 투자사 : 알토스벤처스, KTB네트워크
  • 누적 투자액: 40억 원
  • 설립 : 2012년 6월

cutandcurl

이미지출처=APGC LAB

컷앤컬
컷앤컬은 모바일 헤어 큐레이션 서비스다. 텍스트가 아닌 이미지를 통해 자신에게 어울리는 헤어스타일을 직관적으로 찾을 수 있게 만들어졌으며, 사용자는 스타일 찾기부터 스타일 정보 확인, 헤어샵·디자이너 예약까지 모바일에서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다. 작년 12월 기준 100여개 이상의 헤어샵과 제휴를 맺었으며, 전국적으로 제휴를 확대할 계획이다.

  • 대표 : 이은영
  • 서비스 :모바일 헤어 큐레이션 서비스 ‘컷앤컬’
  • 투자 금액: 3억 원 (2015. 10)
  • 투자사 : 더벤처스
  • 누적 투자액 : 3억 원 + 미공개 엔젤투자금
  • 설립 : 2014년 11월

d

8퍼센트
8퍼센트는 개인 간 투자, 대출 중개 플랫폼이다. 금융권 출신 이효진 대표가 재작년 11월에 설립한 이후로, 국내 핀테크 열풍에 올라타며 작년 말 기준 국내 P2P 금융기업 최초로 누적투자금액 100억 원을 돌파했다. 이에 힘입어 지난 1월에는  국내 전자결제 1위를 점유하고 있는 KG이니시스로부터 100억 원 규모의 투자유치를 이끌어내며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

  • 대표 : 이효진
  • 서비스 : P2P 대출 서비스 ‘8퍼센트’
  • 투자 금액: 15.5억 원
  • 투자사 : 은행권청년창업재단 등
  • 누적 투자액 : 115.5억 원
  • 설립 : 2014년 11월

unnamed-113

재이
‘스토레츠’는 동대문 상품과 자체적으로 패션 상품을 제작하고, 전량을 해외에서 판매하고 있는 역직구 쇼핑커머스로 현재 미국, 중국, 유럽에서 98%의 매출이 발생하고 있으며, 해외 유명 패션 블로거와 헐리우드 연예인들이 이용하는 등 입소문을 통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해외 유명 백화점과 온라인 오픈마켓 파워셀러 경험의 김보용 대표와 갭, 바나나리퍼블릭 등유통관련 업무를 10년 이상했던 임대현 이사가 지난해 4월 공동 창업했다.

  • 대표 : 김보용(공동 대표 임대현)
  • 서비스 : 온라인, 모바일 기반 패션커머스 ‘스토레츠’
  • 투자 금액: 10억 원
  • 투자사 : 빅베이슨캐피탈, 본엔젤스벤처파트너스
  • 누적 투자액 : 10억 원
  • 설립 : 2014년 7월

female2-down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Startup’s Story #239] 창업해 세 번 매각한 연쇄창업가, 글로벌 진출 출사표

$
0
0

일명 ‘돈버는 앱’이라는 키워드로 불리우는 잠금화면 앱은 얼핏 규모있는 비즈니스로 느껴지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버즈빌의 이관우 대표는 하찮아 보이는 잠금화면에서 ‘모바일 패러다임에서의 첫 관문’이라는 가치를 읽어냈다고 한다.

글로벌 ‘모바일 첫 화면 생태계’를 만들고자 하는 이관우 대표를 만나봤다.

PIC_20151222_155132_085

중학생 때 창업을 시작했다고. 

무언가를 만들어내기 시작한 것은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다. 발명 일기를 꾸준히 썼는데, 그중 하나인 ‘문고정 장치’로 당시 대통령상을 받았다. 이후 중학교 때도 발명품을 상품화하고 판매도 했는데, 일본에서 수억 원의 라이센스 제안이 오기도 했다. 그 과정에서 내 아이디어를 세상에 가장 빠르게 잉태시키는 방법이 창업이라는 걸 깨달았다.

총 5번의 창업과 3번의 엑싯을 경험한 연쇄 창업가다. 그간 어떤 회사를 만들어왔나.

대학 1학년 때, 동아리 선배와 레토르트 식품의 바코드를 읽어 자동으로 알맞게 조리해주는 전자레인지를 만들었다. 이후 모바일 쿠폰 솔루션 서비스 ‘이토프’ 만들어 네이버에 매각했다. 다음에 뉴스저작권 관리 솔루션 ‘포스트윙’과 소셜커머스 ‘데일리픽’을 창업했고, 각각 네이버와 티켓몬스터에 매각했다.

규모있는 기업이 스타트업을 인수한 흔치않은 사례다. 어리석은 질문이지만, 비결이 뭔가? 

창업을 시작할 때 항상 생각하는 것이 있다. ‘페이스북이나 구글 같은 회사가 어떻게 하면 우리 회사를 인수하고 싶어 할까?’다. 늘 이 고민을 하면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든다. 엑싯이 창업의 최종 목표가 될 수는 없지만, 누군가가 정말 갖고 싶은 회사를 만들려고 계속 노력하다보면 개성(Edge)있는 서비스를 만들게 되더라.

그렇게 다섯 번째 회사 버즈빌을 창업했다.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나?

버즈빌은 기본적으로 모바일 광고 회사다. 모바일, 특히 잠금화면을 활용해서 기업이 시도할 수 있는 다양한 마케팅 솔루션을 제공한다. 서비스를 크게 나누면 허니스크린, 버즈애드, 버즈스크린 세 가지다.

허니스크린은 잠금화면 앱으로, 소비자가 잠금 화면을 통해 광고를 보고 이를 통해 쌓은 포인트를 다양한 상품과 현금으로 교환할 수 있는 서비스다. 버즈스크린은 이 잠금화면 기능을 퍼블리셔의 앱에 SDK 형태로 제공하는 B2B 모델이고. 마지막으로 버즈애드는 광고 물량을 받아온 뒤 잠금화면 크기에 맞게 광고 디자인이나 포맷을 최적화해서 광고를 내보내주는 플랫폼이다.

모바일 광고 사업은 이전 창업 이력과는 거리가 있다. 

이 분야를 알았으면 시작도 안 했을 것 같다. 이토프 때도 이미지 처리 시장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고, 데일리픽을 할 때도 커머스 시장을 잘 몰랐다. 모델에 매료돼 시작했고, 버티면서 시장을 배웠다.

모바일 광고 중에서도 잠금화면을 가지고 돈을 벌 수 있다는 확신이 든 계기가 있었나. 

스마트폰 잠금화면은 하루에 평균 85번 이상 스쳐 지나가는 영역이다. 하루 24시간 중 3시간 35분을 소비하는 스마트폰의 첫 영역이기도 하고. PC와 웹 패러다임 속에서 첫 영역인 ‘홈 화면’을 장악한 네이버와 구글은 시장의 지배자가 됐다. 우리는 모바일 패러다임의 첫 화면인 잠금화면을 장악하려고 한다. 개인에게 맞춤화된 컨텐츠나 광고를 공급받을 수 있는 첫 화면 생태계를 만들어나갈 수 있으리라고 본다.

원칙적으로 스마트폰 잠금화면의 수는 하나이기 때문에 결국 단 한명의 승자독식이다. 현재 모바일 리워드 앱 1위는 NBT의 캐시슬라이드다. 허니스크린이 가진 경쟁력은 무엇인가. 

네이버와 구글의 차이다. 네이버는 뉴스나 블로그, 지식인 등 모든 정보를 네이버에 모아놓은 폐쇄형 플랫폼이다. 반면 구글은 검색 기능만을 제공하고 모든 트래픽을 밖으로 넘겨준다. 대신 해당 영역에 애드센스를 할 수 있게 해주고, 수익을 서로 나누는 전략이다.

NBT가 캐시슬라이드라는 단일 잠금화면 앱에 집중하고 있다면, 버즈빌은 잠금화면 광고를 타 기업이 손쉽게 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드는 데 집중했다. 다양한 앱개발사나 퍼블리셔가 잠금화면을 쉽게 활용할 수 있게 해주고 수익을 나누는 형태다. 이 플랫폼을 만들기 위해 버즈애드라는 애드서빙 시스템이나 잠금화면 SDK 기술을 3년간 개발했다.

buzzvil

오늘 130억 규모의 투자 유치 소식을 발표했다. 어떤 투자사들이 참여했나. 

LB인베스트먼트 주도 하에 포스코기술투자, KTB네트워크, 컴퍼니케이 파트너스, ES인베스터로부터 투자를 유치했다. KTB네트워크의 경우 2년 전부터 오랫동안 우리를 지켜봤고, 이미 유사한 애드테크에 투자한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 비전에 공감해줬다.

첫 투자는 2013년 소프트뱅크벤처스로부터 받았다. 후속 투자유치 이유는 무엇인가? 그리고 투자금 사용처를 말해달라.

2014 ~ 2015년 계속 흑자를 내고 있었기 때문에 한국 시장만 놓고 보자면 투자받을 이유가 전혀 없었다. 이번 투자는 본격적인 글로벌 진출을 위해 받은 것이다. 첫 투자가 ‘첫 화면 생태계’에 대한 비전만으로 받은 것이었다면, 이번 투자는 2년이 넘는 기간 동안 준비해 온 ‘플랫폼’이라는 결과물에 대해 인정을 받은 것이다. 투자금은 글로벌 진출을 위한 해외 마케팅 비용, 개발자 및 DB 인재 충원에 활용할 계획이다.

이미 일본과 대만 시장에 진출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직접 경험한 해외 모바일 광고 환경은 국내와 어떻게 다른가?

일본의 경우 스마트폰 이전부터 모바일 광고 시장이 발전해 있었다. 다만 글로벌 광고 업체보다는 로컬 광고 업체 중심으로 시장이 편성되어 있다. 광고 연동 방식도 글로벌 표준과는 차이가 나는 갈라파고스적인 성향을 가졌고. 대만의 경우는 일본, 중국, 미국의 대형 업체가 경쟁하고 있어서 ‘격전지’ 성향을 띈다.

2016년 모바일 광고 생태계는 어떻게 변화될거라 보나? 

현재 모든 광고 집행 의사 결정은 점점 ‘효율 중심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볼륨과 효율 면에서 가장 앞선 페이스북을 중심으로 한 승자독식 구조가 재편되고 있는 것이다. 올해 국내에서도 효율이 떨어지는 매체나 네트워크가 몰락했다. 글로벌 트렉킹 사업자들이 국내로 진출하면서 이런 분위기는 계속될 것으로 본다.

MCN을 통한 바이럴 모델도 주목할 만 하다. MCN의 인기가 올라가면서, 관련 광고 시장도 함께 성장할 것으로 본다. 참고로, 버즈빌에서 버즈스케이프라는 모바일 광고 생태계 지도를 정기적으로 배포하고 있으니 참고 바란다.

마지막으로 버즈빌의 궁극적인 목표에 대해 말해달라. 

사용자가 잠금화면 광고를 통해 얻은 포인트로 모든 모바일 경험을 무료로 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1차 목표다. 포인트로 통신비, 모바일 결제, 유료 컨텐츠 소비 등 많은 것들을 무료로 누리게 하려한다. 궁극적인 목표는 ‘스마트폰 첫 화면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전 세계 80% 인구의 잠금화면을 하나의 생태계로 엮으려 한다. 지켜봐달라.

김봉진 대표, ‘푸드테크’는 배달의민족이 만들었다.

$
0
0

4일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 프라이머의 8기 데모데이가 한국과학기술회관 신관 지하1층 국제회의실에서 개최되었다.

프라이머는 2010년에 설립, 인터넷 및 모바일 서비스 분야의 초기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멘토링을 통해 성장시키는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이다.

이번 8기 데모데이에서는 20개 팀의 서비스 발표와 부스 전시 외 우아한형제들 김봉진 대표가 키노트 스피치를 진행했다.

김봉진 대표의 강연을 발표자 관점에서 정리했다.

DSC_0657

사업과 디자인은 타인에게 영향을 주는 분야

어릴 때 예술가를 꿈꿨지만 현재는 사업을 하고있다. 사업과 디자인은 비슷한 점이 있다. 둘 다 정확한 답이 없다.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예술이 그렇듯이 경영도 예측불가능하다. 더불어 디자인과 경영은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주는 분야라는 것이다.

사업이라 생각하고 시작하지 않았다.

서비스를 만들 때 처음부터 큰 그림을 그렸던 것은 아니다. 단지 전단지가 불편해 보였기에 혁신하고 싶었고, 어플리케이션이 이쁘게 만들어지면 좋겠다 여겼다. 그것만을 생각하고 소규모로 론칭했다. 지금이야 규모가 커졌지만, 2010년 하더라도 단순한 서비스였다. 서비스를 출시했지만 창업이라 생각하고 한 것도 아니었다.

전단지를 주우러 다녔다. 

포탈이 유사한 것을 만들면 끝난다는 이야기도 많이 들었다. 그래서 포탈이 안 하는 것을 찾아봤다. 적어도 포털이 전단지를 주으러 다니지는 않겠다 생각했다. 그래서 강남 일대를 다니며 전단지를 수거해 스캔해서 서비스에 올렸다. 전단지를 효율적으로 모으기 위해 우리를 잡상인 취급하던 경비 아저씨에게 자양강장제를 내밀며 물어보기도 했다. 아파트와 오피스텔에서 뿌려진 전단지가 어떻게 취급되는지를 알기 위함이다. 그과정에서 언제 쓰레기가 수거되고 버려지는지를 알 수 있었다. 그래서 새벽에 택시타고 가서 수거하기도 했다.

그렇게 모은 전단지를 스캔하는데 오래걸리더라. 그래서 여러 시도를 해봤지만, 결국 찾은 방법이 전자책을 만드는 책 스캐너를 통해 해결하는 것이었다. 하루에 1000장씩 수거하고 그 수만큼 스캔하는 노하우가 생기더라. 포탈보다 더 정밀한 정보를 넣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비즈니스 모델의 시작.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 우리도 고민이 많았다. 어느날 포탈 검색을 보니 팬션 등에서 포탈을 통해 전화하면 할인해준다는 내용을 올려놨더라. 우리도 그런 방식을 채택했다. 배달의민족을 통해 주문이 들어오는 것을 업주들이 인지하면서 연락이 왔다. 첫 비즈니스 모델이 그렇게 시작되었다.

투자자는 말이 통하는 사람을 만나라.

이후 투자자를 만났다. 투자를 받으려면 회사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그제서야 알게되었다. 서비스 론칭한지 1년이 되던 시점이다. 투자를 받으며 회사의 형태를 갖추게 되었다.

투자자와의 관계는 중요하다. 우리는 본엔젤스, 알토스, 스톤브릿지, 골드만삭스 등 투자사와 정말 많은 이야기를 나눈다. 사업 초기에는 투자자를 많이 괴롭혔다. 하루에 한 번 씩 전화를 한 것 같다.

첫 투자자가 정말 중요하다. 벨류도 중요하겠지만, 말이 잘 통하는 사람을 만나길 권한다. 투자자와 소통이 안 된다면 투자를 안 받느니만 못 하다.

일의 정의를 내리다.

모든 일의 시작은 정의를 내리는 것으로 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본다. 서비스가 커지면 다시 재정의하기 어렵다. 처음에 잘 해놓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는 배달음식이란 ‘사랑하는 사람들과 나누는 행복한 시간’이라 정의했다. 먼저 사전적 의미를 생각해보고 그 다음을 고려해 확장했다.

마케팅에 2등이란 없다. 1등이 되라. 그리고 우겨라.

김왕기씨의 목어를 보면 ‘마케팅에서 2등이란 없다’고 되어있다. 1등이 되는 것은 정말 중요하다. 보편적인 시장에서 1등이 어렵다면, 세밀하게 들어가 1등이 될 수 있는 분야를 찾아야 한다. 처음에는 깊숙이 들어갔다가 빠져나오는 방식이다.

강조하지만, 1등은 정말 중요하다. 억지로라도 1등을 하고, 1등이 되었다면 우겨야 한다. 어떻게 보면 브랜드의 핵심은 우기기다. 1등이 되면 조직의 자신감은 따라온다.

배달의민족은 출시 이틀만에 1등을 했다. 2010년 6월 25일이다. 그날이 우리의 창립 기념일이기도 하다.

비전을 만들어라.

1등이 된 뒤 비전만들기를 고려했다. 비전을 만드는 것은 정말 중요한 일이다. 조직 구성원이 늘어날수록 비전 안에서, 비전 중심으로 가야한다. 비전 만들기는 하루이틀에 되지 않는다. 1~2년 정도 걸린다. 우리도 그랬다.

우리의 지난 5년 간의 비전은 ‘정보기술을 활용하여 배달산업을 발전시키자’였다. 그리고 지난해 ‘좋은 음식을 먹고 싶은 곳에서’로 변경했다.

사람은 언제고 왜 태어났는지의 의미를 생각하게 된다. 사업 역시 마찬가지다.

회사 만들어 가기. 

우아한형제들은 2010년 초 카페베네 답십리점에서 무자본 창업을 했다. 저녁에 잠시 그곳에 모이거나 스카이프, 네이트온 등을 활용해 다자간 채팅을 하기도 했다. 카페베네 답십리점은 우리의 성지와 같다.

회사명은 우리가 타켓으로 삼았던 고객의 취향, 킷치, 패러디를 고려해 지었다. 작곡가 용감한형제들의 영향이다. 난 이 이름이 좋다. 언젠가 회사 이름을 바꿀꺼냐는 질문도 종종 들었지만 계획은 없다. 우리는 회사명처럼 우아한세상을 만드는 것을 추구한다.

회사사회, 그리고 리쿠르팅.

직원이 400명이 넘어가면서 내 일의 70%는 관리적인 부분이다. 프로덕트를 만드는 것을 하고 싶은데 다른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 회사를 만들고 있는건지 사회를 만들고 있는건지 생각을 많이했다. 그 과정에서 회사나 사회는 함께하는 구성원의 삶에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면서 사내 복지와 문화에 관심을 더 기울였다.

우선 복지에 대한 정의를 내려야 했다. 포탈 사전을 찾아보니 복지는 ‘행복한 삶’이라 단순히 정의되어 있더라. 그래서 행복이라는 것을 들여다 봤다. 관련 서적은 다 찾아봤다. 그렇게 1년 간 연구한 것 같다. 그것을 알아야 더 좋은 회사를 만들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우리가 찾은 답은, ‘행복하려면 행복한 사람 사이에 있어야 하고 주변 사람을 행복하게 하면 된다’는 것이었다.

사람은 크게 변하지 않는다. 회사에 올 정도의 성인이라면 큰 계기가 없다면 안 변한다고 본다. 그래서 사람을 영입할 때는 행복한 사람을 뽑으려 노력한다. 불행한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은 어렵다. 피눈물을 흘리며 배운 교훈이다.

구성원을 행복하게 만들기 위한 버킷리스트.

버킷리스트를 작성하며 구성원을 행복하게 해 줄 수 있는 항목이 구체적으로 늘어났다. 거시적으로 정하고 정밀묘사를 했다.

실례로, 직원중 누군가가 한적한 곳에서 근무하고 싶다고 해서 롯데월드 맞은편으로 사무실을 옮겼다. 그런 곳만 알아본 것이다. 그 의견을 안 들었다면 우리도 테헤란로 어딘가에 있었을 수 있다. ‘직원들이 창 밖에 무엇을 보며 일하느냐도 중요하다’라는 말이 있잖나. 우리도 그걸 고려했디. 호수가 보이는 환경으로 사무실을 옮겼고, 창밖의 풍경을 잘 볼 수 있게 인테리어 했다. 아이데오에서 ‘창의적인 회의는 타인이 봤을 때 누가 보스인지 모르게 하는 것’이라 했다. 우리도 그것을 늘 염두에 둔다. 회의실을 회의실처럼 안 보이게 하려 하고있다.

우아한형제들의 자산 중 중요한 것 하나.

우리회사의 가장 중요한 자산 중 하나가 배달의민족 폰트다. 만든다고 했을 때 말리는 사람이 많았지만 너무 만들고 싶어서 시도했다. 복고풍, 키치한 느낌을 주고 싶었고, 큰 딸 이름을 따서 명칭을 정했다. 둘째 딸의 이름을 따서 주아체도 만들었다. 도현체는 우리 직원 자녀의 이름이다. 1년에 1개씩 만드려 한다. 브랜드 차원에서 도움을 받고있다.

한 달에 한 번 잡지를 선정해 광고를 낸다. 잡지는 타켓이 분명하다. 그것에 맞춰 우리의 감수성을 담아서 카피를 써낸다. 한 달에 한번씩 3년 간 했다. 한 달에 한번 이것을 구성원들이 만들면서 ‘배달의민족스러운’ 것을 배우는 계기가 된다. 이것은 문서로 가르칠 수 없는 거다. 배달의민족 스러운 것을 계속 찾고있다. 브랜드 자산을 쌓아놓아야 한다

공식대로 가지마라.

스타트업을 할 때 보편적 공식으로 하는 것은 한 번쯤 의문을 가져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자신의 방식대로 가는 것도 좋다고 본다. 투자자나 선배 창업자의 멘토링을 듣다보면 공통적으로 유사한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그것을 베이스로 하되 자신만의 다른 방식을 찾길 바란다.

나 스스로를 정하지 못하면 누군가에게 정의당한다.

창업을 하다보면 힘든일이 많다. 마키아 벨리가 ‘나 스스로를 지배하지 못하면 누군가에게 지배당한다’라고 했다. 나는 이것을 ‘나 스스로를 정하지 못하면 누군가에게 정의당한다’고 고쳐 말하고 싶다.

사실 ‘푸드테크’는 어느날 등장한 신조어가 아니다. 우리가 만든 말이다. O2O 영역에서 거대 경쟁사를 누르고 1등을 하기 어렵다 여겨 O2O영역을 쪼개서 우리가 1등을 할 수 있는 영역을 스스로 만든 것이다.

끝으로 추천하고 싶은 책.

피터드러커의 매니지먼트, 기업의 시대, 굿 투 그레이트, 승려와 수수께끼 등을 추천한다. 사업을 하면서 도움을 많이 받았고, 여러분에게도 도움이 되리라 본다.

DSC_0661

[Startup’s Story #247] 창업하러 실리콘밸리에 간다고? 우린 테헤란로로 왔다!

$
0
0

2013년 시장조사기관 엠브레인트렌드모니터 조사에 따르면 스마트폰 사용자의 ‘39.7%는 스마트폰이 고장 나면 친구를 잃는 느낌을 받는다’고 답했다. 3년이 지난 지금, 이러한 스마트폰 의존도는 훨씬 늘어났을 것이다. O2O 서비스가 늘면서 전부는 아니지만, 생활에 필요한 거의 모든 것을 스마트폰으로 해결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이 한 번 고장 나면 일이 복잡해진다. 가격 부담은 물론, 국내 브랜드가 아닐 경우 공식 수리 센터까지 시간을 내서 방문하기가 쉽지 않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스물여덟의 초등학교 동창생 셋이 모여 만든 서비스가 ‘픽스나우‘다. 픽스나우는 주문을 하면, 고객이 있는 장소에 찾아와 빠르면 20분 안에 눈앞에서 핸드폰을 수리해주는 서비스다.

맹주훈 픽스나우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25130503832_995e53b885_b

나이는 스물여덟. 5수 해서 들어간 미국 대학을 중퇴하고 창업했다.

원래 마음 먹은 대로 산다. 어렸을 때부터 막연히 창업이 하고 싶었다. 대학에 가면 강의에서 인사이트를 얻고 창업을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근데 가보니 고등학교랑 똑같더라. 결국 6개월 만에 휴학했다. 사업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부모님이 학교를 마치고 들어오라고 하셔서 방학 때 놀러 온 척 한국에 들어왔다. 사실 짐이랑 다 이미 한국으로 보낸 상태였다.

금수저냐고?

절대 아니다. 한국 들어올 때 비행기 표값도 없었다. 아르바이트해서 번 돈으로 티켓 끊었다. 방학이 끝날 때 즈음 부모님이 안 돌아가냐고 묻더라. 그 때 휴학했다고 고백했다. 버스비 한 푼도 지원이 없었기에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이어갔다. 그리고 2013년 여름에 주류 수입회사를 창업했다. 캐나다 와인이 현지에서는 싼데 한국에서는 비싸게 팔리더라. 수입해서 국내에 팔려고 했다. 결과적으로는 망했다. 주류 수입 쪽은 자본이 없으면 힘들다. 이후에도 여러 아이템으로 두 세 번 더 창업했다. 모두 망했는데, 지금 픽스나우를 같이 하고 있는 세 친구가 이 때부터 함께한 이들이다.

창업하러 실리콘밸리로 모두들 가지 않나? 그래서 테헤란로에 왔다.

마루180, 디캠프, 스타트업얼라이언스 같은 스타트업 유관 기관들이 다 테헤란로에 있더라. 사업하려면 저기를 가야겠다 해서 오피스텔을 구해 살기 시작했다. 강의도 듣고, 투자자들도 만나고 여러모로 기회가 좋을 것 같았다. 그러던 중 핸드폰 액정이 깨졌다. 바로 옆 건물이 사설 스마트폰 수리점이었음에도 가기가 귀찮더라. 친구한테 ‘너 내가 만 원 줄 테니까, 좀 갔다 와라’ 라고 농담도 했다. 그러다가 아이템이 떠올랐다. 이거 중개업으로 하면 잘 될 것 같았다. 처음에는 소비자랑 사설 수리점을 이어주는 모델로 시작했다. 근데 퀄리티 컨트롤도 안되고, 마진도 양쪽으로 나누다 보니까 가격이 비싸지고 여러모로 문제가 있었다. 결국, 우리가 직접 O2O로 수리를 해보자고 생각했다. 그게 지금의 픽스나우다.

픽스나우가 어떤 서비스냐면.

방문형 핸드폰 수리 서비스다. 영어로는 온디맨드 리페어(on-demand repair) 서비스. 고객이 홈페이지에서 이름, 핸드폰 모델명, 전화번호와 같은 기초적인 정보만 입력하면 우리가 직접 수리를 하러 간다. 카페든 집이든 사무실이든 상관없다. 현장에서 20~30분 만에 고객 눈앞에서 수리를 하는 것이 기본 컨셉이다. 지금은 아이폰만 수리하고 있고,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영업한다. 강남, 서초, 송파 지역만 서비스하고 있는데 다음 달 부터는 동작, 관악구로 지역을 넓힌다. 올 상반기에는 서울 전역으로 넓히는 게 목표다. 앱을 만들 생각이 없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데, 핸드폰이 고장 났는데 앱을 어떻게 켜나? 앞으로도 웹 기반으로 서비스할 계획이다.

우리는 공식 수리점과 사설 수리점의 중간에 있다.

공식 수리점은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대신 가격이 너무 비싸다. 지점도 많지 않아 특히 지방 같은 경우에는 불편함이 크다. 대기 시간도 길다. 사설 수리점은 공인 센터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고, 접근성이 좋다. 또 빠르면 30분 만에 수리가 끝난다는 장점이 있다. 대신 신뢰 문제가 걸린다. 가격이 정확히 표시되어 있지 않고, 일단 부품 퀄리티를 자기들도 잘 모른다. 또 한 번 수리해주면 끝이기 때문에 수리 후에 문제가 생겨도 책임을 소비자에게 돌린다. 픽스나우는 사설 수리점보다도 접근성이 좋다. 부르면 간다. 가격 경쟁력도 공인 센터와 비교했을 때 최대 30% 저렴하다.

photo_0

사설 수리점과는 달리 브랜드를 가져가고 싶다.

그래서 만든 게 부품 포장 상자다. 수리하러 오는 사람이 대충 비닐 봉지에 부품을 담아오면 고객이 신뢰를 못 한다. 혹시 수리 이후에 이상이 생겼을 때 이 업체에 손해 보상을 요구할 수 있을 지 불안해지는 것이다. 하지만 브랜드가 있으면 안심할 수 있다. ‘기기가 고장 났을 때 믿고 부를 수 있는 업체’라는 인상을 주려는 거다.

부품은 정품 쓰냐고?

사실 ‘정품’이라는 용어가 애플이 직접 수입을 한 범위 안에서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부품 퀄리티가 같아도 정품이라고 부를 수 없다. 하지만 우리가 쓰는 부품들은 사실상 정품과 같은 제품들이다. 애플도 OEM 방식으로 해외에서 제품을 제작하고 있다. 우리는 해외 공장에서 1차 검수한 제품을 가져와서 다시 한 번 테스트 기기에서 작동되는지를 2차적으로 확인한다. 퀄리티는 보장한다. 우리가 쓴 부품 문제로 고장이 나면 평생 무료로 수리해준다.

개인 정보 침해 문제 걱정된다고?

걱정 안 해도 된다. 현장에 도착하면 고객 눈앞에서 바로 수리를 한다. 사설 수리점에 핸드폰을 맡길 때 생기는 프라이버시에 대한 불안도 픽스나우로 해결할 수 있다.

공동창업자 세 명 모두 핸드폰 완전 해부가 가능하다.

사설 수리점 테크니션들이 커리큘럼 짜서 교육하는 프로그램들이 있다. 그곳에서 직접 기술을 배웠다. 우리 팀은 현재 시중에 나와 있는 핸드폰들은 거의 다 수리할 수 있지만, 법적인 문제로 국내 기업의 핸드폰 수리 서비스는 못 하고 있다. 또 삼성이나 LG는 공식 서비스 센터 인프라가 너무 잘되어 있어서, 우리가 경쟁력이 없다. 하지만 실력은 믿어도 된다. 애플 공식 서비스 센터에서도 사설 수리 업체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테크니션을 선호한다.

순수익이 얼마 정도 남을지 궁금할 거다.

사실 부품값, 자동차 기름값, 출장을 위한 인력비까지 다 계산해보면 정말 얼마 안남는다. 지금은 서비스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사용자 수를 늘리는 게 맞다고 생각해서 요금도 낮게 잡았다. 하지만 사용자가 많아져서 규모의 경제가 되면 결국 이윤이 남게 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효율이 생기면서 각 부분에서 원가 절감을 할 수 있을 거다. 현재는 월 150건 정도의 주문이 들어오고 있다.

근데 그 규모의 경제를 만들기까지가 어렵지 않느냐고?

사실상 아이폰만 서비스하고 있고, 핸드폰이 매일 고장 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비즈니스 확장이 어렵지 않겠냐는 질문을 받곤 한다. 우리는 두 가지 측면에서 스케일업(Scale up) 가능성을 본다. 지역 확장과 기기 카테고리 확장이다.

먼저 사설 수리점 접근성이 지방은 현격히 떨어진다. 여수 친구가 있는데, 아이폰이 고장 나면 광주 서비스 센터까지 간다고 하더라. 우리는 우버 같은 모델로 지역 확장을 할 계획이다. 우버 기사들처럼 일하고 싶은 테크니션을 교육하고, 해당 지역 고객들과 연결해주는 방식이다. 실제 다음 달 동작구, 관악구에서 이 모델을 실험한다.

두 번째로 AS 인프라가 없는 해외 또는 국내 중소기업 전자 기기를 다룰 수 있을 거라고 본다. 특히 요즘 샤오미가 중저가에 좋은 제품들을 많이 내놓고 있는데, AS가 애매해서 안 쓰는 사람이 많다. 앞으로 중국 하드웨어 제품이 국내에 더 많이 들어올 거라고 생각한다. 컴퓨터, 태블릿, 스마트워치까지 다양한 기기를 다룰 수 있을 거다.

24953178420_a40793f486_b

프라이머 엔턴십은 7분의 IR로 들어갔다.

우리는 프라이머 8기 엔턴십(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 탈락자였다. 그런데 마루180에서 프라이머 권도균 대표가 창업가와 저녁 식사를 하는 이벤트를 열더라. 일찍가서 권대표 옆에 앉아 들이댔다. 우리가 이런 사업 아이템을 가지고 있는데, 10분만 시간을 내달라고 했다. 권 대표가 시계를 보면서, ‘끝나고는 바쁠 것 같고 행사시작까지 7분 남았는데 서비스 소개를 해보라’고 했다. 그래서 열심히 설명했다. 권대표가 내 얘기를 듣더니 명함을 주더라. 그렇게 8기 워크샵이 다 끝나가던 마지막 주에 들어갔다. 뭐든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

우리 팀의 강점은 ‘사람을 좋아한다는 것’이다.

셋 다 그렇다. 이게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 O2O 사업에서는 정말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O2O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서비스 품질과 CS다. 결국 사람 대하는 게 정말 중요하다. 직접 고객을 방문해서 서비스하기 때문이다. 우리 팀은 모두 초등학교 동창이다. 좋은 사람들이고, 사람을 안 불편하게 대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여기저기 들이대는 것도 잘 한다. 그래야 뭐를 하던 간에 진행이 되지 않겠나. 실제 우리는 그렇게해서 투자를 받았다.

내가 있는 곳에서 모든 서비스를 누릴 수 있는 시대가 왔다.

우리의 수치적인 목표는 올 하반기 월 매출 1억 원을 기록하는 거다. 또 서울시 전역으로 서비스를 확장하고 싶다. 최종적으로는 집이나 사무실이나, 고객이 존재하는 곳에서 생기는 문제들을 해결해줄 수 있는 서비스가 되려 한다. 힘들지 않냐는 질문을 종종 받는데, 나는 사업하는 지금이 너무 재밌고 너무 행복하다. 어려움이 많겠지만, 앞으로 잘 지켜봐 달라.

P20151124_140424640_B33B1FB9-B558-4F40-ABF7-F718DBB093A8


[Startup’s Story #248] 중개는 중개사에게, 아파트 정보는 ‘호갱노노’에게!

$
0
0

투자 유치나 사무실 입주 같은 외피에 대한 고민은 전혀 없이, 하고 싶은 일을 하다 보니 어느새 창업이 되어있더라는 팀을 만났다. 이름도 도발적인 ‘호갱노노’다. 이 팀은 정식 서비스 출시 이전에 프라이머의 투자를 받기도 했다. 그것을 기점으로 지난해 8월, 정식 법인을 세웠다.

투명한 아파트 정보를 제공해 국민 모두가 ‘호갱’에서 탈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호갱노노 팀을 만나봤다.

sdf(좌: 김준기 과장, 우: 심상민 대표)

호갱노노는 수많은 습작 중 하나였다.

심상민 대표(이하 심) : 로또가 당첨되면 뭘하고 싶나? 나는 돈 걱정 없이 내가 원하는 서비스를 만들어보고 싶었다. 카카오에서 개발자로 일할 때도 늘 연휴를 반납하고 뭔가를 만들곤 했다. 수많은 습작 중 처음 대중에게 선보인 것이 이케아 전국 가격 비교 서비스다. 이케아 가구가 국내 들어온다고 하는데, 해외 판매 가격보다 비싸게 들어와서 말이 많더라. 그래서 11개 국가 이케아 제품의 판매가와 국내 판매가를 비교하는 서비스를 만들어 2015년 1월 1일에 SNS와 커뮤니티에 올렸다. 반응이 바로 왔다. 공중파 뉴스에서도 취재 요청이 오고, 서비스 트래픽도 쭉쭉 늘었다. 재밌다고 생각해서 3월에 유사한 컨셉으로 내놓은 게 아파트 가격 비교 서비스인 호갱노노다.

카카오와 네이버, 뭘 믿고 그만뒀냐고? 

김준기 CTO(이하 김): IR 한 번 하지 않았는데, 프라이머 권도균 대표님 측에서 먼저 연락이 왔다. 사용자 반응이 아무리 좋다고 해도, 나와 심 대표는 모두 가정이 있는 몸이다. 쉽게 안정적인 직장을 그만두고 창업을 결정할 수는 없지 않겠나. 그런데 투자 제의 자체가 호갱노노가 돈이 되는, 즉 시장이 있는 서비스라는 방증이라고 봤다. 투자 제의가 습작이 비즈니스로 바뀌는 전환점이 됐다. 이 사람들이 뭘 바라고 투자를 하는 걸까, 역으로도 생각해보고, 많이 고민했다. 그렇게 작년 8월 호갱노노 법인을 세웠다.

그래서 호갱노노는 어떤 서비스냐면?

심 : 아파트 정보 서비스다. 호갱노노 앱을 실행하면 지도 위에 아파트 평수와 매매가가 한눈에 들어오게 표시된다. 지도 위에 부동산 실거래가를 올린 것은 호갱노노가 국내 최초다. 전·월세, 평수, 매물가격을 기준으로 자신에게 맞는 아파트를 검색해서 볼 수도 있다. 아파트 정보를 누르면 국토교통부가 공개한 아파트 실거래가의 최근 3개월 거래 평균가격을 볼 수 있다. 약 3년간의 가격 변동 추이도 그래프로 확인할 수 있다. 하단에는 해당 아파트에 직접 거주했던 사람들의 리뷰도 확인할 수 있고, 바로 부동산과 전화 연결이 된다.

이케아와 아파트. 어떤 기준으로 아이템을 선택한 것인지 궁금할 거다.

김 : 일단 눈앞에 보이는 문제들을 해결하고 있다. 내가 처한 문제이기도 했다. 허위 매물, 수수료, 집주인과 세입자 간의 갈등 등 실제 집을 구하다 보면 부동산에 생각보다 많은 문제가 얽혀있는 걸 알 수 있다. 포털에 공시된 부동산 시세와 국토교통부의 실거래 정보도 차이가 크게 났다. 결국 이케아 가구이건, 아파트건 바가지를 쓰면 호갱이 되는 거다. 여러 문제 중 가장 먼저 바로잡을 수 있는 게 가격 정보였다.

오픈마켓 상품 정보보다 아파트 가격 정보가 더 부실하다는 것 알고 있나?

심 : 쇼핑몰에서 외투 하나를 사려고 해도 소재부터 박음질, 심지어 후기까지 꼼꼼히 살펴본다. 타 쇼핑몰과의 가격 비교도 쉽게 할 수 있다. 집은 삶의 중심이자 자산의 큰 부분이다. 그런데도 구매자에게 제공되는 매물 정보는 부실하다. 이 아파트가 저 아파트보다 어떻게 좋은지, 가격은 적당한지를 알아볼 곳이 부동산, 지인, 아니면 지식인이다. 정보 채널 자체가 부족한거다.

사람들이 집을 찾을 때 알고 싶은 정보를 시각적으로 보여주고 싶었다.

김 : 출신 자체가 네이버, 카카오이지 않나. 우리는 인터넷 서비스에서 UI가 굉장히 큰 부분을 차지한다고 본다. 기존의 부동산 앱 사업자들은 매물 광고가 잘 되기 위한 형태로밖에 고민을 안한다. 중개 수수료 기반의 사업이니까. 반면 우리는 집 살 때 사람들이 알고 싶은 정보가 무엇인지에서부터 시작했다. 그걸 어떻게 하면 쉽게 잘 보여줄 수 있을까를 UI적으로 많이 고민했다. 그래서 지도 위에 매물 가격을 올렸고, 지도를 축소하면 그 동네의 전체 아파트 평균 가격도 볼 수 있게 만들었다.

hogang

<강남역 30분 출퇴근 거리에 있는 3억 미만 아파트>를 검색할 수 있다는 것.

심 : 실제 부부가 집을 구하다 보면 서로의 출퇴근 시간에 맞춰 지역을 선택하게 된다. 하지만 기존 부동산 앱에서는 이런 정보를 찾으려면 일일이 대중교통 시간을 검색해봐야 한다. 이번 업데이트 때 서울·경기권 출퇴근 시간 정보를 새로 넣었다. 하나의 기능을 추가하는 데 일주일도 채 걸리지 않을 만큼 개발 속도가 빠르다. 앞으로는 주변 어린이집 등의 교육 기관 수준도 볼 수 있게 만들 예정이다.

정보는 어디서 가져오느냐고?

김 : 정부가 공공 데이터를 개방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공공 데이터 포털 등에서 정보를 취합한다. 부동산 시세는 국토교통부와 한국감정원에서 공개하는 실거래가 정보를 활용한다. 주변 어린이집 순위 같은 것도 모두 공개되어 있다. 매물 시세는 부동산 홈페이지에서 공개된 내용을 가져온다. 정부가 공개한 공공데이터는 홍보가 잘 안 되어 있고 일반인이 사용하기 불편한 형태로 올라와 있다. 이걸 우리가 가져다가 사용자들이 원하는 정보를 보기 쉽게 가공하고 있는 거다.

P1160830

약은 약사에게, 중개는 중개사에게.

심 : 우리는 부동산 중개 업무는 하지 않는다. 공인 중개사는 국가 공인 직업이고, 그분들이 수십 년 간 산업에 종사하시면서 쌓았던 지역 네트워크를 무시할 수 없다. 우리는 오히려 조언을 받아야 하는 처지다. 기존 산업을 통째로 엎어버리는 후발 주자는 살아남기 어렵다. 타 서비스 중에 직접 중개업을 하는 곳들이 있다. 이들은 중개 수수료를 싸게 해서 박리다매로 수익을 남긴다. 대형 포털 부동산 서비스들은 매물 광고로 돈을 벌고 있다. 우리 노선은 두 쪽 다 아니다. 기존 사업자들과 상생할 수 있는 모델을 고민 중이다.

돈은 어떻게 버느냐고?

심 : 사용자 피드백을 보면 걱정하시는 분들이 많다. ‘너희 돈 못 벌 것 같은데, 이러다 없어지면 안 되니 유료로 전환해달라’는 의견도 있었다. 그런 걸 보면 좀 자극받기도 하고, 오히려 우리가 가는 방향이 맞는다는 생각도 든다. 우리도 자선 단체는 아니니까 수익 구조를 늘 고민하고 있다. 단순히 부동산 매물 광고로만 돈을 벌 생각은 없다. 아까 말했듯이, 집은 삶의 중심이다. 일단 사용자 확보가 먼저다. 사용자가 많아지면, 집에 대한 정보를 기반으로 다양한 수익을 창출해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언급할 수 있는 수익 모델은 없는 상태다.

직방 쓰던 사람이 자산을 늘리면 호갱노노를 쓰게 될거다.

심 : 학생, 싱글 시절에 원룸을 찾던 사람이 가정을 갖고 아이를 낳게 되면 아파트 정보를 필요로 하게 될 거다. 아파트 정보 서비스가 잘 가동되면, 같은 모델로 원룸, 일반 주택 등 다방면으로 서비스할 수 있을거다. 하지만 아파트 하나 잘 하기도 어렵다. 아파트 정보가 가장 정형화되어 있기도 하고. 일단은 직방같은 서비스에 비해 타깃 고객의 연령대를 좀 더 높게 잡고 있다. 우리와 비슷한 ‘아이 있는 가족’이다. 신혼 이후를 대상으로 하는 부동산 시장 섹터가 비어있다고 본다. 여기가 호갱노노의 주 시장이다.

우리가 생각한 모습의 절반도 못 갔다.

김 : 호갱노노의 단점을 꼽자면, 비용을 들여서 구축해야 하는 정보는 아직 부족하다는 점이다. 스타트업이기 때문에 그렇다. 아무래도 온라인에 공개되어 있지 않은 정보를 취합할 때는 인력과 돈, 시간이 든다. 이 문제를 투자받은 돈으로 해결할 것인지, 스타트업 답게 혁신적인 방법을 강구할 지는 앞으로도 고민할 부분이다. 집단 지성도 생각해봤는데 구체화한 건 아직 없다. 하지만 문제를 인지하고 있으니 해결 방안은 곧 찾을 수 있을 거다.

의도치 않았지만 부동산 서비스에 최적화된 팀원이 모였다.

김 : 사실 호갱노노는 스타트업이 만들기에 수월한 서비스는 아니다. 정보를 대량으로 다뤄야 하고, 그걸 지도상에 적절히 표현하는 작업이 생각보다 복잡하다. 의도하고 시작한 것은 아니지만, 나와 심대표는 각각 대형 포털에서 지도 관련 프로젝트를 다뤘었다. 사용자 중심적인 사고에도 자신이 있다. 여러모로 주요 기업에서 개발자로서 오랜 경력을 쌓아온 맨파워가 우리의 장점이다.

대기업이 같은 시장에 뛰어들 위험성은?

심 : 우리는 큰 기업의 사고 흐름을 잘 알고 있다. 대기업에서 호갱노노를 따라 하면 어떻게 하냐고들 걱정한다. 그런데 그럴 일은 없다고 본다. 속도와 당위성 때문이다. 이미 부동산 분야에서 매물 광고로 수익을 내고 있는 기업이, 수익성이 불명확한 호갱노노 모델을 흉내 낼 일은 없다.

호갱이 되지 말아달라.

김 : 우리 서비스명이 딱 그 뜻이다. 긴 시간을 보내야 하는 집인데, 구매 과정에서 바가지를 썼다면 집을 볼 때마다 화나지 않겠나. 인생에서 가장 큰 규모의 소비 활동 중 하나인 아파트 매매 과정을 합리적으로 할 수 있게 돕고 싶다. 올 상반기에는 우리가 계획한 정보 구축을 모두 해내기 위해 노력하겠다. 지켜봐 달라.

P1160829

김종화 봉봉 대표, “창업 성공? 가장 중요한 것은 ‘운(運)’이다”

$
0
0

“창업한다는 사람 만나면 일단 말리고 본다… 오늘 강연이 여러분의 창업 의지를 꺽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란다.”

7일 진행된 제5회 정주영 창업경진대회 설명회 연사로 나선 김종화 봉봉 대표가 서두와 말미에 꺼낸 말이다. 고된 창업자의 길을 가려면 능력 외 다양한 변수가 있기에 많이 힘들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설명한 것이다.

김종화 대표는 윙버스와 데일리픽으로 두번의 창업과 두 번의 사업 매각을 한 연속 창업자다. 봉봉은 지난해 2월 설립한 김대표의 세 번째 창업이다. 김대표가 카카오스토리 기획총괄을 맡던 시절 프로젝트로 시작한 것이 반응이 좋아 별도의 사업이 되었다.

이날 김종화 대표의 강연과 질의응답을 살펴보자.

DSC_1181

창업, 성공하려면 무엇이 중요할까?

많은 예비창업자들이 가장 궁금한 것은 어떻게 창업을 해서 성공할까일듯 싶다.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개인적으로 ‘운(運)’이라고 생각한다.

얼마전 실리콘밸리에서 VC를 만나고 왔다. 에버노트의 투자사인 메리테크캐피탈의 크레그 셜맨(Craig sherman)이다. 그 사람이 20년간 지겨본 바 “우버의 투자사 벤치마크캐피털의 포트폴리오사 50%가 5년을 넘기지 못하고 사라진다(“I looked through 20 years portfolio Benchmark, 50% of the portfolio companies disappeared within 5 years”)”고 하더라. 그리고 치열한 경쟁을 뚫고 지속된 상위 1% 기업도 실패하는 기업이 태반이라고 했다.

그렇게 실패한 기업 구성원이 능력이, 팀이, 노력이 부족했을까? 그건 아니라고 본다. 내가 컨트롤 할 수 없는 부분이 사업을 좌지우지하는 경우가 많다. 창업의 목적이 뭔가 한 몫을 바라는 것이라면 매우 위험한 접근이고 발상이다. 창업의 성공은 본인의 노력만으로는 안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창업을 해야겠다면, 우선적으로 중요한 것은 ‘마켓 핏(Market Fit, 시장궁합)’이다. ‘적시(right timeing)’에 ‘적절한 제품(right product)’이 필요하다.

나는 봉봉을 설립하기 전 두 번의 창업(윙버스, 데일리픽)을 했다. 윙버스는 회수기간 4년, 24억 가치에 매각했다. 데일리픽은 회수기간 5개월 90억 가치에 매각되었다.

윙버스는 여행정보 서비스를 하려고 시작했다. 리뷰를 모아놓으면 사람들이 우리 사이트를 참고하게끔하고 그걸 토대로 수익모델을 만드려 했다. 문제는 당시 숙소를 골라서 해외여행을 가는 시절이 아니었다는 거다. 다들 패키지 여행을 하던 시절이다. 사람들이 우리 사이트를 올 이유가 없었다. 잘 쓰고 있다는 열성유저는 있었지만 규모가 얼마 되지 않았다. 하루에 2만정도 트래픽을 모으는 날은 성공이었다.

데일리픽은 소셜커머스였다. 당시 티켓몬스터 다음으로 유의미한 플레이어였다고 자평한다. 소셜커머스 붐이 일어날 때 시기를 잘 맞춰 시장에 진입했다. 윙버스는 사용자를 유입시키는 것 자체가 힘들었지만, 데일리픽은 오픈한 첫 날 올린 딜이 매진되더라. 광고를 한 적도 없고 그저 입소문만으로 올린 성과다. 이후에도 딜을 올리면 5~10분 만에 매진되었다. 데일리픽의 성과는 우리의 노력과는 상관없는 것이었다. 마켓 핏이 맞았던 거다.

그다음에 중요한 것은 ‘글로벌(Go Global)’이다. 세계로 나가거나 한국에서 하더라도 규모가 큰 것을 해야한다.

봉봉은 해외나 한국에서 없던 서비스가 아니다. 우리 이전에 동종 서비스가 여럿 있었다. 카카오 재직시절 살펴보니 카카오스토리 70%이상이 그 사이트들의 결과값에 대한 내용이었다. 해외에 유사한 서비스가 있는 것은 알았지만, 한국에서 의미가 있다는 것을 인지했다. 그런데 그 사이트 중 어떤 사이트는 문을 닫았고, 운영이 어려운 서비스도 있다. 한국 시장만을 봐서는 어려움이 있는거다.

봉봉은 처음부터 세계시장을 보고 시작했다. 현재 트래픽 추이를 보면 한국이 3% 밖에 안된다. 나머지는 다 해외에서 나오는 트래픽이다. 광고로 먹고살려면 트래픽은 정말 많아야 된다. 지난달 한국에 2000만 세션이 나왔다. 하루에 3~40만 정도는 들어온거다. 그래도 한국에서 그정도로는 유지하기 힘들다. 물론 글로벌을 반드시 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쿠팡이나 배달의민족은 한국시장만 석권해도 충분할거다. 하지만 우리같은 비즈니스 모델은 애시당초 해외를 보지 않을 수 없었다.

돈을 버는 것이 중요하다.

2년 전부터 스타트업이 각광받으면서 누가 돈을 더 대범하게 쓰느냐 경쟁하는 것 같다. 이런 붐은 언제고 꺼진다. 99 ~ 2000년에도 이런 붐이 있었고 가라 앉았다. 과감한 투자도 중요하지만, 비즈니스의 본질은 돈을 버는 거다. 너무 당연한 명제다.

돈을 벌 때 두 가지를 본다. 고객 개개인을 기준으로 매출 및 시장 성장 가능성을 가늠한 분석(Unit economics)이 적합한지다. 고객 한 명을 데려오는 데 100원이 들었는데, 고객이 200원을 쓴다면 긍정적인 거다.

그리고 규모가 있는지다. 서비스의 규모가 커질 수 있는지를 잘 봐야한다. 우리나라에서 1등을 한다해도 수치가 의미없다면 사업하기 힘들다. 이 두 가지를 봐야한다.

우리같은 광고모델이 글로벌로 나간다면 무조건 미국시장으로 가야한다. 여러 변수 중 나라마다 소득수준이 있다. 그것이 광고 단가에 반영된다. 선진국은 애드텍이 발달해 있다. 빈자리(인벤토리)를 가장 비싸게 사줄 수 있다. 개발도상국의 경우 모바일 인터넷을 쓰는 사용자층이 어리기에 경제력이 크지 않다. 미국의 경우 3~60대까지 모바일로 콘텐츠를 소비한다. 그들은 소득도 높다. 그렇기에 비싼 광고주들이 모인다. 개발도상국보다 15배 이상 차이가 난다. 글로벌을 노린다면, 광고시장을 노린다면, 미국시장이 적합한 이유다.

창업을 굳이 하려면 좋은 사람들과 해라.

꼭 팀으로 하길 바란다. 사업은 정신적으로, 감정적으로 정말 힘들다. 자려고 누워도 잠이 안 온다. 자다가도 깬다. 개인적으로 지난해 10월은 한 달 내내 잠을 못 잤던것 같다. 나는 3번의 창업 기간동안 좋은 사람들과 함께했다. 힘든 것을 나누다보니 의지가 된다. 꼭 좋은 사람들과 함께하길 바란다.

앞서말한 것을 정리하자면,

  • ‘돈’을 못 벌면 ‘비즈니스’가 아니다.
  • ‘글로벌(빅마켓)’ 노리지 못 하면 하지 말자.
  • ‘마켓 핏(Maket fit)’이 적합하지 않으면 절대 하지 말자.
  • 성공은 ‘운’이다. 팀이나 실행력보다 적시와 적합한 제품이 중요하다. 어지간하면 창업하지 말자.
  • 창업을 한다면 좋은 사람들과 해라.

IMG_20160307_193218

아래는 이날 김종화 대표와 청중간 질의응답 내용이다.

적시(right timeing)에 적절한 제품(right product)은 어떻게 판단해야 하나?

우리는 잘 되는 것과 남들이 안 하는 걸 빨리 했다. 봉봉은 내 머리속에서 시작된게 아니라 해외와 한국에서 잘 되는 것 같아서 시작했다. 성공사례가 있는 것을 보고 빨리 움직인거다.

함께할 파트너는 어디서 찾나?

나의 경우 넥슨과 네이버를 통해 만난 사람들이 많다. 네오위즈에서 함께 병역특례한 친구들과 사업을 여러번 같이했다.

직장 경험이 없다면, 좋은 스타트업에 가서 일을 해보는게 도움이 된다고 본다. 주커버그, 에반 스피겔이 대학 중퇴 후 창업을 해 성공했지만, 우리는 그런 깜냥은 아니지 않나? 나는 넥슨이나 NHN 등이 스타트업일 때 합류해서 마음맞고 능력있는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여러가지로 좋은 경험이 되었고, 여러분도 그러리라 본다.

함께한 코파운더 혹은 팀원끼리 분쟁이 생길 수 있다. 어떻게 극복했나?

관계가 안 나빠지려면 서로 솔직해야 한다. 개인적으로 좋은 관계를 유지하던 지인과 창업한 첫 날 대판 싸우고 절교할 뻔 했다. 사업을 함께할 때는 필연적으로 갈등이 따라온다. 그때는 서로 솔직한게 중요하다. 모든 것을 오픈해야 한다.

그리고 결과위주로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 감정싸움을 하거나 우기면 안 된다. 논쟁에서 진 것이 창피할 수는 있지만 중요한 것은 아니다. 회사에서 토론이 일어날 때 명확해야 하는 것은 자존심이 아니라 결과적으로 어떤것이 회사에 좋은지다. 그런 방식으로 대화를 하고 협업을 하다보면 갈등은 완화된다.

창업을 하고나서 가장 후회한 때는 언제인가? 그리고 앞선 두 회사 매각 후 다른 기업에 재직했는데, 다시 창업을 결심하게 된 계기는?

후회는 수시로 한다. (웃음) 윙버스 매각후 직원으로 회사에 들어갔을 때 월급날 너무 좋았다. 사업할 때 없는 기쁨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창업을 한 이유는 아직까지 성공을 못 해서, 다음에 하면 더 성공할 것 같아서다. 뿌듯한 결과물을 못 만들어 낸 것에 맺힌 것이 있다.

두 번째 창업은 경제적인 동기가 컸지만, 세 번째 창업인 봉봉은 글로벌한 서비스를 만들고 싶다는 동기가 컸다.

과거 창업에서 어떤 기준으로 매각 결정을 내렸나?

정답은 없다. 윙버스 때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3년 간 매출 한 푼 없었고, 4년 째 궤도에 올라 연말에 브렉이븐(break even)은 될거라 봤다. 그런데 리먼사태 때문에 사람들이 여행을 안 갔다.

데일리픽 때 살펴보니 티몬이 하루에 서울에 4개 지방까지 9개 딜을 올리더라. 우린 하루에 하나 올렸다. 스케일 싸움이 되는 과정이었다. 스케일 싸움은 우리가 잘 하는게 아니라 봤다. 그래서 티몬과 합치게 되었다.

봉봉만의 소셜 네트워크 전파 비결은 뭔가?

영업비밀이다. (웃음) 데이터를 들여다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우리의 트래픽 대부분은 사용자가 공유한 것에서 나온다. 그래서 여러 결과값 별로 따로 모니터링을 한다. 결과값A, B, C 를 두고 나쁜건 바꾼다. 좋은 결과값이 가지고 있는 특징을 찾는거다. 그렇게 효과를 봤다. 잘 안되던 것도 튜닝을 잘 하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기도 했다. 그렇게 처음에는 공유율을 봤고, 현재는 다양한 변수를 보고있다. 키 변수를 찾아 어떻게 매니지먼트 할 수 있을지 본다. 그것이 나름 잘 먹혔던 것 같다.

봉봉 이후 생각하고 있는 서비스가 있나?

다른것을 생각할 때가 아니다. 봉봉은 이제 1년밖에 안 됐다. 여러나라에서 반응이 좋지만, 히트 콘텐츠가 있으면 올라갔다 없으면 내려갔다 한다. 이것을 안정화된 수치로 만드는 것을 고민하고 있다.

[Startup’s Story #249] 전당포에 아저씨는 없다.

$
0
0

전당포가 변하고 있다. 읍습하고 어두운 분위기의 전당포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백화점 쇼윈도와 같은 형태로 재정립중이다. 국내 전당포 수는 전국 1200여 곳, 한해 대출 규모는 1조 2천억 원 수준으로 추정되고 있다. 추산치이긴 하지만 작지 않은 규모이다.

이 시장을 IT기술로 연결, 혁신하겠다는 스타트업이 등장했다. 모바일 전당포 중개 플랫폼 렌딩박스가 그곳이다. 렌딩박스는 옐로금융그룹의 첫 동산담보대출 자회사이기도 하다.

렌딩박스는 담보대출을 원하는 고객과 오프라인 전당포를 연결해주는 플랫폼 서비스로 비공개 역경매 방식을 통해 사용자에게 가장 적합한 전당포를 추천해주는 모바일 서비스다. 전당포 대출은 개인이 보유한 물건들의 가치를 통한 대출이기에 개인 신용에도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백광현 렌딩박스 대표를 만나 회사와 서비스 그리고 21세기 전당포 현황에 대해 들어봤다.

IMG_20160303_115554

백광현 렌딩박스 대표

컨설턴트로 일했었고, 렌딩박스 이전 창업의 경험(브레인메딕 공동창업자)이 있다. 왜 다시 창업을 결심했나?

첫 사업이 성공적이었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 과정 자체는 재미와 희열이 있었다. 옐로금융그룹에 합류한 것도 그 것을 다시 느낄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옐로금융그룹에는 언제 합류했나? 올 때부터 이 아이템을 기획했었나?

지난해 6월에 합류했다. 들어올 때는 서비스기획팀 팀장으로 영입되었지만, 합류한지 이틀만에 렌딩박스를 구상하고 시작했다. 처음에는 프로젝트성이었지만, 일이 커져 사업이 되었다.

원래 구상한 것은 명품 렌탈과 전당포를 합친 개념의 서비스였다. 그런데 어떤 보험사도 보험을 인수하지 않겠다고 하더라. 법적인 규제도 있었고. 그래서 여러번의 사업 모델 변경을 통해 현재의 렌딩박스가 되었다.

개인적으로 전당포는 과거 기억속의 단어이자 개념이었다. 다시 들으니 참신하다는 느낌까지 든다. 전당포와 관련된 사업 아이템을 어떻게 생각한건가? 

폰스타 전당포사나이들이란 미국 드라마를 재미있게 봤다. 일상생활에서 가까운 금융서비스를 고민하다가 그 프로그램이 떠올랐다. 전당포라고 하면 영화 아저씨에 나온 어두운 분위기를 떠올릴 수 있겠지만, 현재의 전당포는 백화점 수준인 곳이 다수다. 친절하고 상담의 질도 높다. 이런 것을 대중에게 알리는 동시에 활성화 시키는 것이 의미있겠다고 봤다.

그래서 전당포를 IT로 혁신하고, 바꿀만한 것이 뭐가 있는지 고민했다. 생각해 낸 것이 전당포와 동산을 가진 사용자를 연결하는 중개서비스였다.

요즘 전당포는 어디에 몰려있나? 

전국에 1,100개 정도 있고 450개가 서울, 경기 지역에 몰려있다. 그중에 절반정도가 서울에 있고, 70개 정도가 청담동과 압구정에 있다. 그 다음에 많은 곳이 종로, 일산, 분당 등지다. 지방은 강원랜드, 부산쪽에 분포하고 있고. 큰 곳의 경우 매달 50억 ~ 100억 정도가 대출되고 있다. 청담동에 중고 명품을 판매하는 업체 대부분이 전당포라고 보면 된다.

물론 지금도 어두운 조명에 쇠창살이 달린 전당포가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런 곳은 이제 20%도 안 되는듯 싶다. 근래 규모있는 전당포는 기업형이고 체인이다. 브렌딩과 서비스 퀄리티 관리를 열심히 한다.

시장규모가 없으면 해당 서비스를 고려하지도 않았을거라 본다. 

정확하게 통계가 나온 것은 없지만, 연간 1조 2천 억 으로 추산되고 있다. 전당포를 대상으로 대출해주는 기업들에서 월 1,000 억 정도가 나간다고 한다. 그것에 개월수 12를 곱한 수치다. 실제로는 그것보다 조금 더 높다고 본다.

어떻게보면 렌딩박스는 지하경제 양성화의 툴이다. 

그렇게 볼 수도 있겠다. 렌딩박스가 전당포를 일반적인 라이프스타일의 하나로 만드려 하는 것은 분명하다. 우리끼리 농담삼아 말하는 것이, 렌딩박스는 야놀자나 여기어때와 같다는 것이다. (웃음)

자체 설문조사를 해보니 소액대출을 해본 사용자 중 전당포를 이용한 고객은 거의 없었다. 현금서비스가 가장 많았고, 카드론, 저축은행 순이었다. 그만큼 일반 대중과 거리가 있었다는 반증이다. 우리가 어플리케이션으로 재미있게 서비스를 풀어내면 진입장벽이 낮아질거라 봤다. 배너광고를 올리는 이유도 기존 전당포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바꾸기 위한 의도가 있다.

전당포를 통한 대출에는 어떤 장점이 있나?

개인 자산을 처분하는 것은 건전한 재무계획이 아닌가. 물품을 담보로 한 동산담보대출은 신용에 영향을 주지 않는 대출 방법이다. 신용등급 조회도 없고, 대출기록도 남지 않는다. 신용등급 관리를 해야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IMG_20160303_111242

렌딩박스 서비스 사용 과정을 이야기해 달라.

우선 고객이 자신의 물건을 모바일로 올려놓고 신청한다.  전당포 파트너사들이 역경매 형식으로 비공개 입찰을 하고, 우리가 만족도와 성사율 등의 데이터를 통해 최적이라 판단한 한 업체를 추천한다. 이 과정은 30분 내 끝난다. 급전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타이밍이 중요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이후 예약이 되면 해당 업체가 직접 방문하거나 고객이 업체를 방문해 감정을 한다. 거래가 이루어지면, 우리 플랫폼에 양쪽이 계약서를 등록하게 된다. 이후 렌딩박스가 그 계약에 대해 인증을 해주는 형식이다. 카카오택시처럼 고객용 앱과 파트너사용 앱이 별도로 있다. 우리가 선정한 파트너사만 올라온 물건을 볼 수 있다.

요약하자면, 모바일감정 신청 – 모바일감정 결과 추천 업체 확인 – 원하는 대출 조건 업체에서 최종감정 신청하기 – 최종감정 업체와의 만남 – 최종감정과 대출 계약 완료 순으로 진행된다.

파트너사는 몇 개 업체나 되나? 그리고 어떻게 선정했나?

3월 현재 20개 사와 계약했다. 4월 말까지 40개사와 계약할 예정이다. 모두 서울 경기 지역에 있는 큰 업체들이다. 파트너사는 우리가 직접 방문해서 업장환경과 대표 인터뷰를 해서 선정되었다.

전당포를 상대로 어떻게 영업했나? 그들의 초기 반응은 어떻던가?

우리와 같은 서비스가 없었기 때문에 관심을 많이 가져줬다. 앱 디자인도 마음에 들어했고. 그리고 우리가 앞으로 하려고 하는 다른 서비스를 함께 설명한 것이 주효했다.

다른 서비스라면 어떤건가?

서비스를 준비하면서 전당포 관계자들과 많은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 과정에서 그들의 니즈를 파악해 왔다. 그래서 두 가지 서비스를 기획중이다.

우선 P2P로 전당포를 대상으로 한 리파이넨싱(refinancing) 서비스를 검토하고 있다. 중개 앱을 통해 아무리 많은 사람이 들어와도 자금이 부족하면 대출로 이어지지 않는다. 그것을 해결해주는 모델이다. 그리고 대다수의 전당포가 고민하는 것이 유질물(고객이 찾아가지 않는 물품)의 해결책이다. 현재는 도매상을 통해 처분하기에 제 값을 못 받는다. 그래서 우리는 자체 쇼핑몰을 론칭해 유질물을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할 수 있게 하려한다.

둘 다 올해 안에는 론칭할 계획이다. 그전에는 명품판매 업체와 제휴를 통해 해결하는 형태로 진행한다.

돈을 빌리는 사람은 아무래도 급하게 마련이다. 감정 과정에서 업체에게 유리한 쪽으로 흥정이 되지 않겠나? 이것에 대한 렌딩박스의 중재는 없나? 

우리가 흥정과정에 관여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역경매 형식으로 진행되기에 업체들의 견적이 실제 계약에서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거라 본다. 감정을 통해 크게 하자가 없으면 제시 가격을 고수하게 유도한다.

사용자 입장에서 개인정보에 민감할 수 있다. 개인정보 유출의 위험은 없나? 미성년자 접근에 대한 대응책은 뭔가?

렌딩박스는 회원가입이 없다. 휴대폰 인증만 되면 된다. 그외 정보는 아무것도 받지 않는다. 누가 빌리는지 이름도 남지 않는다. 물론 감정사가 방문하고 계약까지 가게 된다면 당사자 간 신분 인증은 한다. 미성년자의 접근은 앱을 설치할 때 약관에 공시하고 있다. 만 20세 이상만 가능하다.

맡긴 물건이 장물일 때에 대한 대비책은 있나?

전당포에 잘 갖춰진 네트워크가 있고, 경찰서에 바로 문의할 수 있다. 그리고 그런 물건은 맡긴 사람에게 책임이 있지 전당포에는 법적인 귀책사유가 없다.

렌딩박스의 수익모델은 무엇인가?  

일단은 중계수익과 광고수익이다. 거래가 성사되었을 때 중계 수수료와 앱 홈화면에 업체 광고를 받는다. 운영하면서 조금 더 세분화 할 계획이다.

이 서비스도 손익분기점을 맞추려 노력하겠지만, 장기적으로 앱 서비스는 업계를 이해하고 네트워킹하는 툴로 생각한다. 실제 유의미한 매출은 리파이넨싱 대출과 쇼핑몰에서 발생할거라 본다. 옐로금융그룹 내 회사들과 협업을 통해 진행할 계획이다.

앱 실행화면을 보니 명품 가방들이 다수 보인다. 여성 사용자가 많은가? 근래 전당포에서 주로 거래되는 품목은 무엇인가?

명품가방이나 시계가 많다. 남녀 비율은 반반이다. 가방은 여성, 시계는 남성이 맡기는 경우가 보편적이다.

국내 타겟층은 어디를 보고있나? 

최근 IT전당포를 찾는 층은 2 ~30대가 많다. 하지만 렌딩박스는 3~40대가 주 고객층이 될거라 본다. 회사원, 사업가, 가정주부 및 명품에 대한 교환수요가 있는 층이다.

노트북이나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도 취급한다. 기존 전자제품 중고장터와 다른점은 무엇인가?

기존 중고장터는 물건을 판매하는 것이 목적이지만, 우리는 다시 물건을 찾아가는 것이 목적인 서비스다. 아무래도 타겟고객이 다를거라 본다. IT전당포의 경우 75% 정도가 주인이 다시 물건을 찾아간다. 기존 전당포의 경우는 8~90%다. 전자기기는 자기 물건에 애착이 있는 사람이 맡기는 거다.

신촌 등 대학가 주변을 비롯해 용산, 강남 등지에 있는 IT전당포도 우리 플랫폼에 입점한다. 가격도 역경매를 통해 감정사가 판단해 제 값을 받게끔 하고있다.

귀금속이나 명품 등만 취급하면 편할텐데, 취급 품목이 생각외로 많다.

원래는 잘 나가는 품목만 하려고 하다가 카테고리를 넓혔다. 2~30대가 당장 급할 때 전당포를 찾더라. 그들이 편하게 활용하게 하려는 의도가 있다.

올릴 수 있는 물품에 대한 가이드라인은 있나?

못 올리는 제품에 대한 필터링이나 가이드라인은 없다. 하지만 입찰이 이루어지려면 아무거나 올리지 못 할거라 본다. 자체 생태계가 구축될거라 예상한다.

여담이지만, 명품가방이나 시계라고 감정을 받아보니 가품인 경우도 있을듯 싶다.

종종있다고 한다. 마케팅의 일환으로 사용자의 물건을 평가해주는 것을 생각하고 있다. (웃음)

page

요즘 전당포 내부전경 / 사진제공 : 렌딩박스

국내에 렌딩박스와 같은 동산담보대출 모델은 없나? 그리고 해외에는 있나?

얼마전 경쟁서비스가 등장했다. 해외에는 우리와 똑같은 모델은 없다. 온라인으로 운영하며 물건을 배송하는 전당포가 있는 정도다. 다만 플랫폼 개념이라기보다는 개별 기업이 운영하는 형태다.

이쪽에도 규제는 있을거라 본다. 

구체적으로 언급하기는 어렵지만 많이 있다. 그래서 기획을 16번이나 바꿨다. 완성형으로 비즈니스 모델 다 만들었는데, 안 된다고 해서 엎은 적도 있다. 그래서 렌딩박스는 중개만 한다.

다행스러운 것은 근래 여러 분야에서 스타트업과 기존 사업자 간 분쟁이 있었던 것이 반해 전당포 분야 사업자들은 우리를 환영해주고 있다. 만약에 우리가 온라인으로 기존 비즈니스 모델을 따라했다면 마찰의 소지가 있었을거다. 그들을 사용자와 연결해주는 서비스이기에 상생이 가능했다고 본다.

해외에 같은 모델이 없다고 했다. 그렇다면 해외진출도 검토중인건가?

일단 국내시장에서 안정화 되는 것이 우선이지만, 궁극적으로 아시아 시장에 진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있다. 옐로금융그룹 자체가 아시아 시장을 노리고 있는 기업이기에 모회사와의 시너지가 있을거라 본다. 우리나라 시장보다 규모가 큰 동남아시아 시장을 바라보고 있다. 그쪽에는 아직 우리와 같은 모델이 없다.

해외사례로, 필리핀에는 전당포가 18,000개가 있다. 전 국민의 80%가 은행계좌가 없기에 신용대출이 불가능한 것이 큰 이유다. 그래서 담보물을 대상으로 한 대출이 활성화 되어 있다.

우리나라는 전당포에 대한 인식이 좋지는 않다. 아시아 다른 나라들은 어떤가?

시장조사를 하면서 살펴보니, 소셜네트워크에서 전당포가 자주 언급이 되더라. 이유를 살펴보니 일본 만화가 니노미야 토모코(노다메 칸타빌레의 작가)가 전당포와 관련된 작품(전당포 시노부의 보석상자)을 그리고 있어서 그랬던거다. 또 타이페이의 경우 전당포가 추억의 장소로 인식되는 경향이 있다는 것도 알게되었다. 그래서인지 그 나라에서는 전당포 재방문율도 높았다. 그만큼 다른 나라에서는 전당포에 대해 문화적인 접근이 이루어지고 있는거다.

내부적으로 장단기 마일스톤이 있을거라 본다. 그 이야기로 마무리 하자. 

연내 목표는 앞서말한 서비스들을 모두 론칭하는 것이다. 그리고 3년 내 전당포 시장의 30%를 중개하는 것이다.

렌딩박스는 어떻게 보면 새로운 트렌드를 만드는 과정이다. 신용대출에 대응되는 전당포나 동산담보대출이라는 시장을 만드는 거다. 그렇게 되기 위해 양질의 전당포를 영입하고 평가가 안 좋은 곳은 가려내어 엄선된 파트너로 구성된 서비스로 운영하려 한다. 지켜봐 달라.

[Startup’s Story #250] 실리콘밸리 이야기꾼, 음악 빅데이터 창업자로 나서다.

$
0
0

국내에서 스타트업이라는 단어조차 생소했던 2009년, 블로그를 통해 실리콘밸리 생태계에 관한 이야기를 연재하며 화제를 모은 인물이 있다. 2000년 게임빌 창업 멤버로 시작해, 2009년부터 미국 오라클의 프로덕트 매니저로 일했으며 스파크랩, 디쓰리주빌리를 통해 투자자로서의 경력도 있는 조성문 빅브레인랩 대표가 그 사람이다. 그가 스타트업 대표로, 창업자로 돌아왔다.

“현재 엑소와 빅뱅 중 누가 더 인기가 많을까요?”

작년 말 글로벌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 스파크랩의 7기 데모데이 현장에서 조성문 대표는 다음과 같은 질문으로 관중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쉽게 답을 내리기 애매한 질문이다. 음원 순위? 음반 판매량? 팬클럽 회원 수? SNS 팔로워 수? 따져볼 자료가 너무 많아서 어떤 것을 기준으로 잡아야 할지 난감해진다.

이렇듯 비정형적으로 흩어져 있는 데이터를 모으고 분석해서 음악 업계의 트렌드를 수치로 보여주는 일을 하는 곳이 빅브레인랩이다. 수식하자면, 음악 빅데이터 기업이다.

조성문 대표는 ‘준비가 된 것 같았다’고 창업의 계기를 설명했다. 엔터테인먼트 산업과는 다소 거리가 있어 보이는 그가 음악 빅데이터 분석 서비스 ‘차트메트릭‘를 내놓은 이유가 궁금했다.

P1160845

게임빌, 오라클, 스파크랩스를 거쳐 창업에 뛰어든 이유가 뭐냐고?

애초에 창업을 위해 7년 전 실리콘밸리로 떠난 거였다. 미국에서 MBA 과정을 마쳤고, 실리콘밸리 회사에서 경험을 쌓고 싶어 오라클에 입사했다. 5년을 일하면서 창업을 하기 위해 내가 가지고 있어야 할 핵심 기술이나 기반은 무엇일까를 항상 고민했다. 직접 체감한 실리콘밸리 생태계 이야기를 기록하기 위해 블로그도 열었다. 준비의 시간을 가진거다.

미국에서 잘하고 있는 CEO들의 공통점이 뭐냐면.

곁에 자기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바글바글하다는 거다. 물론 첫째는 제품의 품질이다. 하지만 아무리 새로운 것을 시장에 내놓는다고 해도 유사한 제품은 금방 나올 수 있다.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생각들을 하기 마련이니까. 좋은 걸 만들었다면 그다음에는 본인이 발로 뛰면서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을 하나씩 자기편으로 만들어야 한다. 그들과 진짜 친구가 되려면 시간이 오래 걸린다. 단기 출장으로 해결볼 일이 아니다. 5년간 오라클에 있으면서 실리콘밸리 내에서 네트워크를 쌓았고, 준비가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막상 오라클을 그만두려고 하니 두렵더라. 실리콘밸리 생활비가 악명 높지 않나.

“저 회사는 왜 저것밖에 못 해?”라고 비난하기는 쉽다.

나도 그랬다. 창업은 처음이지 않나. 게임빌 때는 초기 멤버였기 때문에 이번처럼 내가 결정지어야 할 것이 많지 않았다. 오라클에 있으면서는 좀 만만하게 본 것 같다. 세상에 해결할 문제는 많고, 사업 기회는 무한하다고 생각했다. 내가 하면 뭐든지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런데 창업에 뛰어들면서 겸손을 배웠다. 아이디어를 찾고, 사업화하고, 고객까지 만든 모든 회사를 존경하게 됐다. 외관만 보고 왜 더 잘해내지 못하느냐고 비난하기는 쉽지만 직접 만들어 본 사람은 안다. 그 기업을 시장에 포지셔닝 시키고 대중의 인식 속에 위치시키기까지가 얼마나 힘든 과정인지를. 나도 꽤 어려운 시간을 지나온 것 같다.

차트메트릭은 어떤 서비스냐고?

음악·엔터테인먼트 산업 종사자를 위한 구글 애널리틱스라고 보면 된다. 차트메트릭은 음반 업계 트렌드를 정리해서 보여주는 빅데이터 분석 서비스다.

광고 기획사에서 특정 가수의 인기도를 측정한다고 가정해보자. 대중이 음악을 듣고 즐기는 방식은 훨씬 다양해졌다. 이제는 음원 다운로드 횟수와 스트리밍 순위, 음반 판매량, 소셜미디어 지수 등을 다 따로 측정해야 한다. 해외 차트도 고려해야 된다. 굉장히 번거롭고 돈도 많이 드는 작업이다. 차트메트릭은 이 모든 정보를 모으고 분석해서 보기 좋은 그래프로 제공한다. 예를 들어 그룹 내 각 멤버별 SNS 친구 수가 매일 몇 명씩 늘어나고 있는지, 음원·유튜브 순위가 어떻게 변해가는지, 경쟁 가수와 비교했을 때 누가 더 우위에 있는지, 어떤 국가에서 더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지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예측(predict) 옵션을 통해 내일의 지수를 가늠해볼 수 있게 한다.

chartmetric

데이터는 어떻게 뽑아내고 있냐면.

1차적으로는 공개되어 있는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 음원 스트리밍 사이트의 실시간 순위, 유튜브 동영상의 조회수 같은 것들이다. SNS의 경우 팔로워 수와 라이크 수치를 통해 반응 정도를 측정한다. 이 정보들을 모두 합산해서 차트메트릭 스코어를 매긴다.  나라별 GDP와 같은 거시적 정보들을 각기 다른 가중치로 반영한 분석 결과도 볼 수 있다. 향후 유료 고객에게는 더욱 심층적인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다.

음악 빅데이터 서비스에 도전한 이유?

세 가지가 기준이었다. 첫째, 내가 남들보다 잘할 수 있는가. 둘째, 사명감이 있는가. 셋째, 시장이 존재하는가다. 어떤 사업이든 시작하고 나면 그 즉시 전투장에 들어가야 한다. 남들보다 잘할 수 없는 일이면, 시간이 지나면 결국 지게 되어있다. 난 기본적인 성향 자체가 데이터를 분석하고 파고들어서 의미를 끌어내는 걸 좋아한다. MBA 과정이나 오라클 재직 중에도 계속해서 데이터를 다루는 일을 했었다.

지치지 않고 계속 가기 위해서는 돈 이상의 더 높은 가치가 필요할 거라고 봤다. 

난 음악 업계에 대한 경험이 없다. 왜 내가 음악 데이터를 다루기로 했냐고 묻는다면 ‘사명감’ 때문이라고 답할 거다.

미국에 있다 보니 케이팝을 비롯한 케이컬쳐의 힘을 더 강하게 느낄 수 있었다. 케이팝의 성공은 우연이 아니라 실력이다. 라쿠텐에 인수된 비키(viki)라는 국내 회사가 한류 콘텐츠를 기반으로 비즈니스모델을 만들고 성공하는 모습을 보며 영감을 얻었다. 데이터 기술을 통해 케이컬쳐 확산에 간접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의미 있는 일이라고 봤다. 그 시작점이 된 게 케이팝이다.

음반 기획사, 언론사, 광고기획사가 주 대상 고객이다.

음반 기획사 입장에서도 팬층이 더 글로벌화되고 있기 때문에 다양하고 색다른 마케팅 방식이 필요하다. 광고기획사 역시 같은 맥락에서 우리의 주 고객이 된다. 언론사의 경우 우리가 기사에 필요한 각종 음반 업계 데이터를 그래프 형식으로 제공해줄 수 있다. 임베드(embed) 형식으로 기사 중간에 넣으면, 인터랙티브한 요소가 늘어나 체류 시간을 늘릴 수 있다. 빌보드닷컴 같은 음악 미디어들이 주요 대상이 될 거다. 일반 사용자도 차트메트릭을 사용할 수 있지만, 일단은 B2B가 주된 비즈니스 모델이다.

돈은 어떻게 버냐고?

프리미엄(freemium)모델이다. 무료로 사용할 수 있고, 더 심층적인 정보를 얻으려면 월정액으로 결제하는 방식이다. 모바일 앱 시장 분석 회사인 앱애니(App Annie)를 벤치마킹하고 있다. 어떤 영역에서든 시장에 가치를 줄 수 있는 무언가를 만들어내고 나면 이후 돈을 버는 방법이 따라올 거라고 본다.

시장은 있다고 가정하고 시작했다.

증거는 있다. 미국에서는 작년을 기점으로 음악 빅데이터 스타트업들이 500억에서 1,000억 원 사이로 대기업에 많이 인수됐다. 작년 1월, 애플이 영국의 음악 데이터 분석 회사인 뮤직메트릭을, 5월에는 판도라가 더넥스트빅사운드를 인수했다. 재작년에는 스포티파이가 디에코네스트를 인수하기도 했다.

이미 경쟁자가 많은 시장에 뛰어든 것 아니냐고?

그게 좋은 거다. 시장이 있다는 증거니까. 이미 7, 8년 전부터 관련 비즈니스가 등장했는데, 지금도 계속 새로운 음악 빅데이터 스타트업들이 생겨나고 있다. 이런 일이 계속 일어나는 이유는 음악 시장이 계속해서 변화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타이밍이 경쟁력이다.

그래서 지금 이 시점에 음악 데이터 분석 서비스를 시작한 것 자체가 경쟁력이라고 본다. 스타트업은 항상 거대 트렌드 변화가 일어나는 최전방에 서 있어야 한다. 그런 시장이 아니면 스타트업에게는 기회가 없다. 돈도, 인력도, 브랜드도 없는 스타트업이 뜬금없이 철강 산업에 뛰어들면 게임이 되겠나.

음반에서 음원으로, 다운로드에서 스트리밍으로 흐름이 변하고 있다. 현 상황에서 기존 강자들이 활용했던 지표와 기준은 무의미하다. 음반 판매량이나 다운로드 숫자를 넘어서서 소셜지수, 음원 추이 등 더 다양한 요소를 측정해야만 되는 거다. 기존 기획사가 직접 하기에는 복잡하고 어려운 부분이다. 우리도 이 틈새 속에서 기회를 봤다.

제품 자체가 훌륭하지 않으면 결국 고꾸라진다.

세일즈, 브랜딩, 네트워크도 중요하지만 결국 가장 훌륭한 제품을 만드는 회사가 존경을 받는다. 그렇게 훌륭하게 만들어진 제품은 사용자에게 계속해서 감동을 준다. 이를 뒷받침하는 건 뛰어난 팀이다.

에어비앤비를 예로 들어보자. 예약자와 호스트가 추구하는 이익이 충돌한다. 예약자는 싸고 좋은 집을 찾고 호스트는 비싸게 좋은 고객을 찾는다. 에어비앤비는 양쪽을 다 만족시키면서 돈까지 벌어야 한다. 쉬운 일이 아니다. 이게 가능했던 이유는 뛰어난 엔지니어와 디자이너가 서비스를 쉽게 잘 만들었고, 프로덕트 매니저가 두 개의 니즈 사이에서 디시전 메이킹을 너무나 훌륭하게 해냈기 때문이다.

빅브레인랩스도 이런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팀이 되고 싶다. 올해는 한국과 미국에서 B2B 고객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음악 산업에 관한 한 가장 인사이트 있는 데이터를 제공하는 기업이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

2015 스파크랩 7기 데모데이, 차트메트릭 발표 영상

[Startup’s Story #251] “고객에게 가장 좋은 방법을 제안한다”코딩하는 변호사가 만든 문자 비서 서비스

$
0
0

어느 VC는 메시징 방식의 비서 서비스를 두고 ‘미래의 검색 방식’이라 평한다. 기계적인 포털 검색 대신, 사람이 개입한 IT 비서 서비스를 통해 더 자세하고 정성적인 검색이 가능해진다는 이유다. 메시징 방식 비서 서비스는 해외에서 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 작년 실리콘밸리에서 우버의 코파운더가 만든 오퍼레이터, 130억 투자를 유치한 매직 등이 그것이다.

국내에도 메시징 방식의 비서 서비스가 있다. ‘문비서‘라는 명칭의 서비스다. 문비서는 문자로 받는 개인 비서 서비스로, 문자나 메신저를 통해 여러가지 일을 요청하고 물건을 구매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이 서비스는 돈 주고도 꼭 쓰고싶다’고 생각했다. 텍스트팩토리의 안기순 대표를 만나봤다.

P1180021

‘코딩하는 변호사’라고 알려지기도 했다. 

법무법인 태평양의 변호사였다. 이때 취미로 프로그래밍을 좀 했었는데, 도스용 판례 검색 프로그램을 윈도우 용으로 만들어서 배포하기도 했다. 하이텔과 천리안 시절 이야기다. 워낙 IT 분야에도 관심이 많았다.

2001년부터 태평양에서 만든 IT 자회사 로앤비에 재직하다가 2007년부터 2014년까지 7년 간을 대표로 있었다. 로앤비는 법률 IT 분야에서는 가장 잘 알려진 회사다. 판례, 법령, 법률 서식, 법조인 정보 등 법률 정보 데이터를 모아서 관련 기업이나 대학, 정부 기관에 제공한다.

로앤비는 2014년에 이 분야 글로벌 기업인 톰슨로이터에 매각됐고, 이후 2년을 더 일하다가 새로운 비즈니스를 하고 싶어서 나왔다.

변호사로 돌아가지 않고 다시 창업 전선에 뛰어든 이유가 뭐냐고? 

효율 측면에서다. 변호사의 일도 큰 의미가 있다. 의뢰인이 겪는 법률문제를 해결해줌으로써, 그 사람을 어려움으로부터 해방해준다. 하지만 한 변호사가 도움을 줄 수 있는 범위는 제한되어 있다. 반면 비즈니스는 하나의 상품이나 서비스를 만들면 훨씬 더 많은 사람에게 혜택을 줄 수 있다. 그런 게 IT 비즈니스의 매력 아니겠나.

회사를 나오고 나니까, 비서가 하던 업무를 다 내가 해야 하더라. 

‘대표나 고위직 임원들이 비서를 두는 이유가 뭘까?’하고 고민해봤다. 하긴 해야 되는데 우선도가 낮은 일들을 비서에게 부탁하면 시간과 노력을 절약하고 본업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된다. 한 직장인이 미팅 식당 예약을 하려고 30분 동안 컴퓨터를 붙잡고 있다고 생각해보자. 시간을 연봉으로 환산해보면 이게 얼마나 낭비인지 알 수 있다. 이때부터 문비서 아이템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40대 차-부장급 남성’이 가장 많이 사용할 거라는 가설은 완전히 틀렸다. 

9개월간의 베타 버전을 운영하면서 타겟팅 부분에서 가장 큰 괴리를 느꼈다. 40대 중년의 높은 직급의 남성이 주 고객층일 거라는 가설과 달리, 30대 남성과 20대 여성이 많았다.

대리에게도 비서는 필요하다. 

실제 회사에서는 상무보다 과장, 대리 이런 직급의 사람들이 훨씬 바쁘다. 처리해야 할 잔업도 많고. 시기적으로도 한참 결혼하고, 아기 낳고 할 때가 아닌가. 특히 맞벌이면 업무와 가사를 병행해야 하니까 눈코 뜰 새가 없다. 돈 걱정만 없으면 이들도 얼마든지 비서를 채용해서 쓰고 싶지 않겠나. 그래서 문비서는 ‘중산층을 위한 모바일 비서 서비스’로 포지셔닝을 했다. 이제까지는 기업 대표나 고위직 임원만 누리던 비서를 통한 편리함을 김 과장과 박 대리에게도 선사하자는 걸 목표로 잡았다.

그래서 문비서가 정확히 뭐냐고? 

문자나 카카오톡을 통해서 소통할 수 있는 개인 비서 서비스다. 식당 예약부터 물품 구매, 정보 검색, 민원업무에 이르기까지 실제 비서가 할 수 있는 다양한 일들을 해결해준다. 사용자는 문비서 번호(010-9494-0114)로 문자를 보내거나 카카오톡에서 ‘@문비서’에게 말을 걸면 된다. 별도의 앱 설치는 필요 없다. 작년 6월부터 오는 4월 중순까지 9개월간 무료 베타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4월 중순에는 정식 버전을 출시할 예정이다.

별도 앱이 아닌 문자와 메신저 기반으로 서비스하는 이유? 

앱이 너무 많지 않나. 누군가는 이를 ‘앱의 홍수’라고 표현했다. 기차표를 예매하려면 코레일 앱을, 영화표를 예매하려면 영화사 앱을 따로따로 깔아야 한다. 심지어 앱마다 회원가입과 결제를 모두 제각기 해결해야 한다. 모바일로 모든 일을 처리하는 시대에서, 과연 ‘앱이 최선의 UI인가’를 고민해보게 됐다. 그 대안으로 주목하게 된 게 문자다. 문자는 별도의 앱 설치가 필요 없다. 카카오톡의 경우 대부분의 스마트폰 사용자가 다운받았기 때문에 모두에게 익숙하다. 사용자를 번거롭게 하지 않을 수 있는 거다. 또 내가 해왔던 게 법률 IT 서비스이지 않나. 법률 상의 데이터 대부분이 텍스트로 이루어져 있다. 텍스트를 다루는 건 내 전문 분야기도 하다.

심부름꾼은 심부름만 한다. 비서는 생각을 한다. 

“심부름센터랑 차이점이 뭐냐”는 질문 정말 많이 받는다. 가장 큰 차이점은 문비서는 ‘가장 좋은 방법’을 고객 대신 생각해준다는 거다. 한 가지 사례로, 아들에게 ‘터닝메카드’ 장난감을 바로 다음 날까지 생일 선물로 주고 싶은 고객이 있었다. 당시 터닝메카드는 인기가 많아 구하기 쉽지 않을뿐더러, 쇼핑몰에서 주문해도 빨라야 생일 다음 날에나 도착할 수 있었다. 심부름센터였다면 여기서 포기했을 거다. 하지만 문비서는 판매자에게 직접 연락을 해서 퀵서비스 배달을 붙여 생일 당일 날 고객 자택까지 장난감을 배송했다.

또 특별한 경우가 장례식 근조 화환 배송이다. 근조 화환 배송에서 가장 중요한 게 뭔 줄 아나? 속도다. 먼저 온 순으로 화환이 식장 내에 놓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계속 배송사에 전화를 하면서 도착했는지를 확인한다. 이게 문비서가 가진 특별한 역량이다. 시키는 일만 하는 게 아니라 실제 인간 비서처럼 가장 좋고 효율적인 방법을 고민해나간다는 점이.

식당 예약, 벚꽃 축제 정보와 같은 돈 안 되는 정보 검색도 한다. 

정확히 말하면 결제가 발생하지 않는 정보 검색 업무도 한다는 말이다. 심부름센터에서는 직접 구매 등 결제가 발생하는 건에 한해서 수수료를 가져간다. 예를 들어 심부름센터에 ‘이번 달 열리는 결혼 박람회 정보 좀 찾아주세요’라고 요청할 수는 없는 일이지 않나. ‘미팅 장소로 적합할만한 식당 추천이랑 예약 부탁드려요’하는 주문도 너무 사소하고. 실제 문비서가 수행할 수 있는 일의 범위가 심부름센터보다 넓다. 우리도 가끔 효율 측면에서 따져봤을 때,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심부름센터를 이용한다. 인간 비서도 때때로 심부름센터를 이용하지 않나. 같은 맥락이다.

돈은 어떻게 버냐고?

4월 중순 정식 서비스가 출시된다. 일반회원과 정회원으로 나눌 예정인데, 정회원의 경우 약 5천 원 정도의 월회비를 받는다. 일반회원에게는 거래 금액의 5%를, 정회원에게는 1.5%를 받는다. 또 한가지 정회원 특혜는 거래가 발생하지 않는 일반 정보 검색 서비스도 제공된다는 점이다. 정회원은 기본적으로 ‘보스’라고 부르려고 한다.

문비서를 통한 결제 과정은. 

먼저 문비서가 추천하거나 사용자가 구매를 원하는 품목에 대해 가격 안내를 한다. 제품 가격은 얼마, 배송료는 얼마 이런 식이다. 고객이 주문을 진행해달라고 요청하면, 이야기 중이던 대화창으로 결제 링크가 날아가게 된다. 그 링크를 클릭하면 문비서 사이트 내 결제 페이지가 뜬다. 현재 신용카드, 계좌 이체 등 다양한 수단으로 결제가 가능하다. 굳이 해당 사이트에 회원가입을 하지 않아도 문비서 플랫폼 내에서 모든 결제가 끝나니까 편리하다. 미리 선불로 예치금을 넣어둘 수도 있다. 예를 들어 5만 원의 예치금을 넣어놨다면, 문비서가 ‘예치금에서 인출해서 처리해드릴까요?’라고 물을 거다. 그러면 별도의 결제 과정 없이 물건을 구매할 수 있다.

asfsdfsdf문비서가 할 수 있는 일. 홈페이지를 들어가서 확인해보면 더 많다. 

문비서는 만능이 아니다. 대표가 못하는 일은 비서도 못한다.

문비서를 만능 로봇, 만물박사로 생각하시는 사용자분들이 많다. 문비서를 실제 비서와 같이 생각하면, 가장 잘 활용할 수 있을 거다. 예를 들어 자기가 맡은 기획 업무를, 하기 싫다고 해서 비서에게 맡길 수는 없지 않나.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비서를 두는 이유는 본연의 업무에 더 집중하기 위해서다. 얼마 전에는 인기 많은 아이돌 스타의 콘서트 티켓을 예매해달라는 요청이 있었다. 우리는 불법적인 것만 아니라면 일단 하고는 본다. 당시에도 6명이 들러붙어서 예매 전쟁을 치렀지만 결국 실패했다. 하지만 이력서를 영문으로 번역해야 하니 적당한 업체 혹은 번역가를 추천해달라는 요청은 가능하다. 결론적으로 사용자가 못하는 것은, 문비서도 못한다고 보는 게 맞다.

모호한 요청이 들어올 때? 

예를 들어, 초록색 양말 한 켤레를 추천해달라고 하는 사용자도 있었고, 봄에 어울리는 색의 양말을 추천해달라는 추상적인 요청도 있었다. 이 경우에 문비서가 완벽하게 고객 취향에 맞추기가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정보를 검색하고, 고객에게 선택지를 주는 식으로 문제를 해결한다. 몇 가지 제안을 하고 최종 선택은 고객이 내릴 수 있게 하는 거다. 실제로 종종 있는 경우다. 기계가 아닌 사람이 응대를 하기 때문에 이런 방식을 취할 수 있다. 이것 또한 문비서의 개인화 역량이 아닐까.

‘저번에 먹었던 피자 주문’이 가능한 건 개인화 서비스 덕분이다. 

문비서는 크게 두 가지 부분에서 개인화된 비서라고 볼 수 있다. 첫째, 고객이 직접 입력한 개인 정보를 이용한 개인화다. 거주 지역, 성별, 연령대를 고려하는 거다. 예를 들어 회사로 퀵서비스 요청을 할 때, 대표한테 매번 주소를 물어보면 제대로 된 비서라고 할 수 있겠나? 또 부모님 댁 주소를 입력해두어서, 때마다 그 쪽으로 선물을 보내는 고객들도 있다.

두 번째로는 문비서와 나는 대화 히스토리를 토대로 한 개인화다. 문비서는 고객과 나눈 대화를 저장하고 있기 때문에, ‘지난주에 먹었던 피자’, ‘저번에 오셨던 청소 도우미’ 라고만 말해도 알아듣는다. 또 고객 성향도 파악한다. 어떤 분은 ‘문비서가 보고 괜찮은 거로 해주세요’라는 관조형인 반면, 어떤 분은 하나하나 본인이 확인해야 마음을 놓으시기도 한다. 그런 개인 성향에 따라 문비서도 대응을 다르게 하게 된다.

문비서는 중립적이지 않다. 고객에게 편향된 중개자다. 

문비서는 지금까지 6개 O2O 스타트업과 제휴를 맺었다. 그들로서는 문비서를 통해 유통 채널 하나를 더 늘리는 것이기 때문에 손해볼 것이 없다. 하지만 제휴가 늘어날수록, 문비서가 순수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가가 문제가 된다. 정확히 말할 수 있는데, 문비서는 중립적인 중개자가 아니다. 고객 편향적인 중개자다. 무슨 이야긴가 하면, 우리가 아무리 제휴 맺은 O2O 기업이 있다 하더라도, 고객 입장에서 효율을 따져본 뒤 제휴가 안 된 공급자를 선택할 수 있다는 말이다. 이를 위해 독점 제휴는 절대 맺지 않는다. 고객들마다 우선적으로 놓는 가치가 다르다. 누군가는 가격을, 또 누군가는 속도를, 다른 누군가는 품질을 최우선시한다. 문비서는 고객의 성향과 필요에 맞추어 공급자를 선택한다.

우리에게 문비서는 아주 진지한 비즈니스다. 

현재 우리 팀에는 16명의 직원이 있다. 10명이 고객을 응대하는 텍스트 에이전트(text agent, TA)다. 이분들 구성이 좀 다양하다. 연령대도 20대에서 40대 후반까지 있고, 각각이 가진 경험들도 다채롭다. TA 팀 내에는 고객 응대 메뉴얼이 있다. 고객 요청이 들어오면 각각이 가진 전문성에 따라 일을 배분한다.

문비서를 공동 창업한 김민기 이사는 실행력이 뛰어난 사람이다. 작년 4월 설립 후, 이틀 만에 100명 정도에게 설문 조사 결과를 받아내기도 했다. 이외 팀원들도 모두 다 훌륭하다. 왜 그런지는 나도 모르겠다. 회계 담당자는 책임감이 어마어마하고, 마케팅 담당자는 아이디어가 많고 개발자는 구현 능력이 뛰어나다. 혼자라면 못했을 거다. 이 팀만 계속 유지가 되어도 충분히 잘해볼 수 있을 것 같다.

충성 고객 3만 명 확보가 올해 목표다. 

문비서가 사실 생소한 서비스다. 여태까지 없던 모델이기도 하고, 개념을 파악하기도 쉽지 않다. 올해에는 문비서를 정확하게 시장에 알리고 고객들과 소통하고 싶다. 현재 회원 수가 1만 명이 넘었는데, 정식 서비스가 출시되면 열심히 해서 충성 고객 3만 명 정도를 확보하고 싶다.

장기적인 목표는 지능화, 자동화된 비서 서비스를 만드는 거다. TA들의 업무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도구를 개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계속해서 고객과 소통한 데이터가 축적되면 지능화, 자동화된 비서로 나아갈 수 있다고 본다. 예를 들어 컴퓨터가 자동화된 답변을 만들어내면, 사람인 TA가 한 번 더 검토하고 고객에게 내보내는 식이다. 그 과정에서 기술적으로는 자연어 처리나 텍스트 마이닝과 같은 기술 역량을 확보해야 한다. 알파고에 기보를 입력하듯이, 서비스 케이스를 축적해나가다 보면 AI 비서도 가능한 일이지 않을까.

4월 중순 정도에는 앱도 출시된다. 앱의 홍수라면서 앱을 만드는 게 이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문비서 앱 하나를 통해 열 개, 스무 개 앱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을 해결할 수 있다면 효율적일거라고 봤다. 아무튼 4월 중순 정식 서비스 출시가 가장 큰 이슈다. 사용자에게 충실한 비서가 되겠다. 기대해달라.

cats

[필자 사용 후기]

문비서는 직접 써보고 감탄을 했던 서비스다. 써보면 그 진가를 알 수 있다고 확언한다. 문비서를 쓰며 느꼈던 장점과 보완해야 할 점을 정리했다.

장점

기자는 문비서에게 이틀 동안 세가지 질문을 했다. 모두 다 결제가 발생하지 않는 단순 정보 검색 요청이다. 문비서의 가장 큰 장점은, 오고 가는 대화를 통해 고객이 진짜 원하는 바를 계속해서 파악하고 구체화시켜 나간다는 점이다.

  • 율전동 근처 원룸 청소를 해주는 곳을 알아봐달라

첫 번째 질문은 15분 만에, 두 번째 질문은 4분 만에 답변이 왔다. 빠른 속도다. 하지만 두 답변 모두, 단박에 내가 원하는 바를 정확히 충족시키지는 못했다. 첫 답변은 2, 3명이 함께 청소해주는 업체를 소개해줬기 때문에 10만 원이 넘는 가격 부담이 있었다. 나는 다시 한 분이서 청소하기 충분한 원룸인데, 5만 원대로 이용할 수 있는 곳은 없느냐고 물었다. 문비서는 이번에는 청소 업체가 아닌 가정부 알선 업체를 소개해주었다. 도어락 비밀번호부터, 결제 방법까지 본인이 직접 전화를 해서 물어봐야 하는 중간 과정을 모두 처리해주었다.

  • 5월 중순 오사카 근방에서 개최되는 지역 공연을 추천해달라

이 질문에 문비서는 트립어드바이저에서 찾은 오사카 지역 공연장 정보를 보내주었다. 필자가 원하는 것은 5월 중순경 개최되는 ‘공연의 이름’이었기 때문에 다시 한 번 문비서에게 설명을 했다. 문비서는 약 50분 뒤에 공연명-일시-장소-가격(세금포함) 순으로 정리된 리스트를 카카오톡으로 보내주었다. 완벽한 서비스였다. 필자로부터 문비서를 소개받은 동료 직원은 결혼을 앞두고 5월에 갈만한 웨딩 박람회 정보를 요청했다. 몇 분 지나지 않아 홈페이지 주소까지 정리된 리스트가 도착하는 걸 보며 동료 직원은 자신의 ‘전용 웨딩 플래너’가 생긴 것 같다고 평했다.

단점

타 업체와 고객을 중개해줄 때에, 서비스 질에 대한 부분을 신뢰하기 어렵다는 점이 단점이다. 예를 들어 ‘잘하는 청소 업체’, ‘재밌는 공연’과 같이 가치 판단이 들어가는 부분에서 문비서는 ‘그런 것은 문비서가 판단하기 어렵다’고 응대했다. 이해가 가는 부분이다. 고객의 입맛이 각기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비스 질에 대해서도 고객에게 어느 정도 확신을 줄 수 있다면 더욱 믿을만한 비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Startup’s Story #252] 모바일 슈퍼리그의 시작 ‘슈퍼갈땐슈퍼맨’

$
0
0

이런 상황 겪어본 사람들 있을거다. 당장 아이스크림 하나를 먹고 싶은데, 냉장고에 없다. 마트가 멀지 않지만 그거 하나 사러 나가기가 귀찮다. 이럴 때 누가 하나 사다줬으면 싶다.

“올 때 메로나”

친구나 가족에게 이런 발언을 했다가는 구박 당하기 일쑤지만, 이런 게으른 요청도 친절하게 수행하는 서비스가 출시됐다.

‘슈퍼갈땐슈퍼맨’(이하 슈퍼맨)은 동네 슈퍼 제품을 1시간 11분 안에 배달해주는 모바일슈퍼 서비스다.

스타트업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창업에 뛰어들었다는 조성호 대표를 만나봤다.

P1180106

스타트업에 ‘스(S)’ 자도 모르고 시작했다. 

슈퍼맨을 시작하기 전에는 프리랜서 개발자로 SI 프로젝트를 했었다. 프리랜서 개발자 친구들 몇 명을 모아서 같이 작업을 하고 돈을 나누는 식이었다.

당시 쏘카로 출퇴근을 하고, 오며 가며 직방 광고도 봤지만 그들이 스타트업인지는 몰랐다. 그냥 막연히 ‘아 저런 걸 해야되는데’ 싶긴 했다. 근데 지인 중 슈퍼마켓 차리는 게 꿈인 친구가 있었다. 그 때 ‘슈퍼마켓 네트워크를 묶은 서비스가 있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시작했다. 무료 코워킹 공간에서 아무 것도 모른채 무턱대고 한거다.

5주 만에 피봇팅을 했다. 

처음엔 모바일 슈퍼가 아니라 광고 플랫폼이었다. 각 동네 슈퍼가 그 날 세일하는 제품을 단골 고객에게 푸쉬로 알려주는 서비스였다. 제휴사로부터 월 10만 원을 받았다. 슈퍼마켓은 서울보다 지방쪽에 영향력이 더 크고, 개수도 훨씬 많다. 그래서 지방 서비스를 먼저 시작했다. 반응이 뜨거웠다. 작년에만 180개 슈퍼와 제휴를 맺었다. 대박날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디캠프에 입주하고, 또 투자사인 프라이머와 이야기를 나누게 되면서 모바일 슈퍼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범위도 광진구·강남구로 축소했다. 슈퍼맨은 5명의 팀원과 5주 만에 만들어냈다. 과장 좀 보태 죽을 뻔 했다.

그래서 슈퍼맨이 어떤 서비스냐고? 

동네 슈퍼 물건을 앱으로 주문하면, 1시간 11분 안에 배달해준다. 1시간은 좀 빡빡한 거 같아서 뒤에 11분을 붙였다. 아무 이유 없다. 그냥 1을 좋아한다. 단순한 배달이나 심부름 서비스는 아니다. 고객이 물건을 주문하면 근방에 있는 ‘슈퍼 MD’가 슈퍼에 방문해 직접 물건을 고른다. 그렇게 고른 물건을 배달원인 ‘핑크 드라이버’가 고객에게 배달해준다.

동네 슈퍼의 생존 문제, 우리도 걱정한다. 

나도 이 부분에 대해 고민이 많았다. 동네 슈퍼가 살아 남아야 우리 서비스도 지속되니까. 개인적으로 내린 결론은 동네 슈퍼는 죽지 않는다는 거다. 동네 슈퍼만의 파이는 명확히 있다. 전업 살림을 하는 이들은 이미 동네 슈퍼에서 뭐가 싸고, 대형 슈퍼에서는 뭐가 싼지 다 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주부들이 전문가다. 대형마트는 공산품을 대량으로 싸게 판다. 반면 과일이나 고기같은 신선식품은 동네 슈퍼가 더 싸고 신선하다. 동네 슈퍼의 경쟁력이 신선식품에 있는 것이다.

경력 단절 인력을 ‘슈퍼 MD’로 채용하는 이유? 

슈퍼 MD는 슈퍼맨 서비스의 핵심이다. 공산품은 품질을 따질 필요가 없다. 하지만 과일같은 신선식품은 신선도, 빛깔, 무른 정도에 따라 맛이 제각각이다. 맛있는 걸 골라 배달해야 되지 않겠나. 이 때 전업 살림꾼의 능력이 빛난다. 이들의 식재료 선별 능력은 아직까지 경제적으로 값어치가 매겨진 적이 없다. 우리는 슈퍼 MD라는 직군을 만들어 그들이 사회적으로도 능력을 발휘하게 되었으면 했다. 성별은 중요치 않다. 살림하는 경력 단절 남성도 슈퍼 MD가 될 수 있다. 대신 신선식품을 볼 줄 아는 눈은 가지고 있어야 한다.

‘맛있는 과일 고르기 오디션’도 본다. 

슈퍼 MD 분들은 지역마다 형성된 주부 까페를 통해 모집했다. 면접도 직접 보고, 과일을 잘 골라내는지도 눈 앞에서 확인을 한다. 슈퍼 MD가 품질 관리 역할을 잘 해주지 않으면 우리 서비스는 망하는 거다. 이를 위해 우버 기사처럼 슈퍼 MD도 고객에게 별점으로 평가를 받는다. 슈퍼 MD 교육 매뉴얼도 만들고 있다.

슈퍼 MD 월급이 궁금하다고? 열정페이는 아니다.

아직도 조정 중이긴 하다. 그래서 확실한 금액은 밝히기 어렵다. 원래는 수행하시는 건 당 돈을 드리려고 했는데, 그것보다는 일정한 금액을 드리고 몇 건을 해달라고 부탁하는 걸 더 좋아하시더라. 적정 가격을 맞춰나가고 있다.

동네 슈퍼의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궁금할거다. 

보통 대형마트, 그리고 그 대형마트에서 나온 기업형 슈퍼마켓(SSM: Super Supermarket), 동네 슈퍼, 구멍 가게 이렇게 나눈다. 기업형 슈퍼마켓 이상은 슈퍼맨이 다루는 범위가 아니다. 동네에서 개인으로 슈퍼를 운영하는 소상공인이 제휴 대상이다. 전국에 25,000개 정도의 슈퍼가 있다. 그 중에서 일 매출이 300만 원 이상이고 매장 크기가 30평 이상 되는 업소가 주 고객사다. 정말 작은 구멍 가게에서는 신선 식품을 팔지 않기 때문에 이런 곳 역시 제외된다. 지금은 광진구의 코끼리마트와 강남의 그린마트, 두 곳과 제휴를 맺었다.

동네 슈퍼의 신선식품 가격이 매일 바뀐다는 걸 알고 있나? 

그 말은 앱 상의 가격도 매일 달라져야 한다는 걸 의미한다. 아주 어려운 작업이다. 보통 동네 슈퍼에서는 매일 달라지는 가격을 다 수기로 작성해서 계산대 옆에 탁 붙여놓는다. 그리고 결제할 때마다 다 수동으로 가격을 입력하는거다. 자동화되어 있지 않다. 이 가격을 우리 시스템으로 동기화 하기 위한 방법을 찾아야 했다. 포스 측에도 문의를 해봤지만 협업이 쉽지 않더라. 결국 자체적으로 시스템 개발을 했다. 포스에서 영수기 출력기로 넘어가는 문자를 뽑아내서 우리 서버로 옮기는 거다. 더 편리한 방법을 찾기 위해 아직도 고심 중이다.

cats

슈퍼 주인들의 반감? 당연히 있다. 오히려 계약이 된 게 에피소드다. 

100군데를 돌아다니면 90군데 이상에서 문전박대를 당한다. 욕도 많이 듣고, 아예 상대하는 걸 귀찮아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직접 발로 영업을 뛰어보니 슈퍼 업계는 전투 영업이 통하는 곳이 아니었다. 영업 전문가를 영입해도 소용없었다. 가장 중요한 건 입소문이다.

광진구에 우리와 제휴한 코끼리마트 사장님이 업계에서는 꽤 큰 손이다. 그 분이 슈퍼 사장은 10원 장사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슈퍼맨이랑 같이 해서 장사가 더 잘된다는 소문만 돌면 알아서 우리 플랫폼으로 들어오려고 할거라고 말씀하시더라. 직방에 부동산이 들어오거나, 배달앱에 요식업소가 들어오듯이 말이다. 먼저 좋은 케이스를 만들어 놓고, 유사한 형태로 확장해나가는 게 맞는 것 같다. 그래서 지금은 따로 영업을 안하고 있다.

슈퍼 입장에서 슈퍼맨이랑 같이하면 좋은 게 뭐냐고? 

요즘 슈퍼에서는 단골 고객에게 문자로 그 날의 세일 상품이나 신제품을 알려준다. 이 문자 비용만 한 달에 80만 원에서 100만 원 정도다. 심지어 문자나 전단지는 ROI 측정도 불가능하다. 슈퍼맨 안에서는 그 날 세일 상품도 직접 촬영해 광고할 수 있다. 현재 무료로 진행하기 때문에 문자 비용도 절감된다. 효과가 좋으면 본격적으로 모바일 슈퍼(슈퍼맨 서비스)로 진출할 수 있다.

‘과일이 맛있는 슈퍼’라는 인증마크. 

제휴사에 우리가 줄 수 있는 가치가 또 한가지 있다. ‘슈퍼맨이 배달해주는 가게는 과일이 맛있다’는 인식을 고객에게 주는 것이다. 신선식품 중에서도 과일 쪽에 집중하는 이유는, 사실 채소는 맛의 격차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맛 없는 과일은 정말 맛이없다. 중간에 슈퍼 MD의 선별 과정이 있기 때문에 ‘맛있는 과일만 파는 슈퍼’가 될 수 있는거다. 제휴 슈퍼에는 ‘슈퍼맨 인증마크’가 붙는다. 길을 걷다가도 그 인증마크를 보면 ‘맛있는 과일을 파는 가게’라고 인지할 수 있도록 만들거다.

직접 슈퍼를 차릴 계획이 있느냐고?

없다. 영업하면서 너무 푸대접을 많이 받아서 직접 차릴까 생각도 잠깐 했다. 근데 우리가 슈퍼를 직접 차려버리면, 그건 슈퍼마켓 등에 칼을 꽂는것과 같다고 본다. 대신 제휴사를 넓혀가면서, 포인트 적립을 통합할 수 있도록 구상 중이다. 여기까지 하면 내가 생각하는 초기 모델은 완성된다.

전직 우버 블랙 기사를 핑크 드라이버로 채용했다. 

배달 서비스인 핑크 드라이버의 경우 우버 블랙 서비스에서 착안한거다. 우버 블랙은 고급스러운 차를 몰고, 복장도 제대로 갖춰입는 점이 인상적이다. 그래서 서비스를 준비하면서, 예전에 만났던 우버 블랙 기사들에게 다 연락을 했다. 그 중 한 분이 핑크 드라이버로 합류했다. 물건을 배달받는 고객에게 대접받는다는 느낌을 주고 싶었다. 매출이 늘 때마다 인원을 늘려나갈 예정이다.

돈은 어떻게 버냐고? 

제휴 업소와 고객으로부터 수수료를 받는다. 고객은 아직 무료로 배달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향후에는 건 당 과금할 예정이다. 여기에는 슈퍼 MD의 제품 선별 가격까지 포함되어 있다. 좀 더 플랫폼이 커지면 이 수수료를 제품 제조사한테 받으려고 생각하고 있다. 예를 들어 주문 버튼 옆에 ‘광고 보기’ 버튼이 있어서, 광고 영상을 시청하면 배송 비용을 제조사가 부담하는 식이다. 이렇게 풀리면 결과적으로 고객은 0원으로 슈퍼맨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현재도 신선식품 관련 대기업과 광고 협약을 논의하고 있다.

최종 목표는 유통 사업이다. 

모바일 슈퍼 사업이 자리를 잡으면, 기프티콘 사업을 시작할거다. 슈퍼맨 제휴 슈퍼에서 사용할 수 있는 기프티콘을 만드는거다.

최종 목표는 유통이다. 현재 슈퍼에서는 새벽에 시장에 나가 신선식품을 사온다. 시장과 슈퍼를 연결하는 운송 서비스를 그려보고 있다. 처음엔 신선식품으로 시작하지만, 우리가 인프라와 네트워크를 만들면 공산품 분야에서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본다. 예를 들어 슈퍼가 제조사에 넣는 주문을 우리가 한군데 묶을 수 있다. 그렇게 대량으로 제조사에서 구매를 하고 분배하면, 동네 슈퍼에서도 대형 마트만큼 싼 가격에 공산품을 팔 수 있다. 가격이 비슷하고, 배송도 1시간 정도로 빠르다면 굳이 대형 마트에 갈 이유가 있겠나.

6월까지 매출 1억을 내고 싶다. 

여러가지 어려움이 있겠지만 목표 달성에는 자신이 있다. 7월 부터는 광진구와 강남구를 넘어 서울 전역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내년에는 전국 서비스가 가능할 것 같다. 열심히 하겠다.

“가상현실(VR) 내년에 가시적 성과 …적극 돕는다.” NIPA 김효근 단장

$
0
0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이하 NIPA) 디지털콘텐츠 사업단 김효근 단장은 모바일 게임 태동기에 스타트업과 동고동락하며 수많은 성공 과정을 지켜봤다. 그리고 그것이 자기 삶의 전환점이 되었노라고 말한다.

김효근 단장이 모바일 게임 이후 노다지로 점찍은 분야는 가상현실(VR) 산업이다. VR 분야에 대해 정부는 산업 육성을 위해 어떤 준비를 하고 있을까. 2016 가상현실 5대 선도 프로젝트를 이끄는 NIPA 김효근 단장을 만나봤다.

P1180152

공공기관에서 컨텐츠 지원 사업만 10년. 

컨텐츠 지원 사업은 아마 기관에서 내가 제일 오래 했을 거다. 97년 한국멀티미디어컨텐트진흥센터 국제협력팀장으로 시작해서,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 한국콘텐츠진흥원을 거쳐 지금의 정보통신산업진흥원으로 왔다. 97년도에 ‘디지털콘텐츠’라는 단어를 처음 만들기도 했다. 첫 직장 입사 1년 후 벤처 붐이 불었다. 투자는 받을 수 있어도, 돈을 내는 사용자가 전무한 시대였다. 개중 아이템을 잘 잡은 회사들이 벤처 신화를 일으키기도 했다.

정부 기관 센터장이 하는 일? 비데랑 에어컨 설치부터 시작했다. 

인생 전환점은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2011년에 글로벌 게임 허브 센터장을 맡았던 일이다. 당시 60개 업체, 600명의 사람이 센터에 있었다. 그 전까지는 내가 하는 정책적 결정과 시도들이 누구에게 영향을 주는지 잘 와 닿지 않았다. 그런데 센터장이 되고 나니 눈에 생기가 넘치는 젊은 친구들이 센터만 바라보고 있는 거다. 우리 고객은 딱 그 600명이라고 상정하고 그들만 만족시키자고 생각했다.

그리고 진짜 필요한 게 뭔지 들으려 했다. 비데, 에어콘 설치부터 정책적인 변화까지. 원하는 건 다 해주려고 노력했다. 그러고 나니 센터 내에 변화가 생겨나더라. 지원 기관과 기업이 한마음이 된 거다. 다 같이 으쌰으쌰했다. 재밌을 수밖에 없었다.

입주 기업 통장에 하루 1억씩 들어오는 걸 봤다. 내가 돈 버는 것과 똑같은 기분이더라. 

모바일 게임의 태동기였다. PC에서 모바일로 넘어가는 전환기에, 모바일 게임의 구심점을 목표로 스마트 게임센터를 만들었다. 200개 정도 기업이 입주했는데, 속된 말로 대박이 났다.

헬로히어로로 유명해진 ‘핀콘’이 당시 온라인에서 모바일 게임으로 막 넘어오고 있었다. 3개월 지나니까 개발 완료했다고 센터에 피자를 돌리더라. 왜 돈도 없는데 이런 걸 돌리냐고 했다. 그런데 정확히 한 달 있다보니 하루에 1억씩 버는 걸 봤다. 대학졸업생 6명이 만든 ‘갓오브하이스쿨’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주변 입주 기업들도 같이 고취됐다. 이 친구들은 형, 동생 하면서 지금도 만난다. 여러모로 시기 덕도 많이 봤다.

스마트폰 다음은 VR이다.

모바일 게임 시장은 치열한 경쟁으로 어려워졌다. 과거에 비해 유료 고객을  30배 이상 모아야 성공할 수 있다. 해외 진출도 어려워진 실정이다. ‘포스트 스마트 혁명’을 일으킬만한 분야를 계속 찾았다. 그게 바로 VR이다.

VR 기기가 대중의 손에 들리는 순간 새로운 일들이 일어날거다. 

VR 시장은 단말기서부터 시작한다. 맨 눈으로는 가상현실을 볼 수 없으니 말이다. 이 기기의 본격적인 보급이 2016년, 올해부터 시작될거라고 본다.

하지만 VR 시장을 키워나가는 건 컨텐츠다. 각광받던 3D 산업이 잘 안된 이유는, 완성도가 떨어지는 컨텐츠에 대중이 실망했기 때문이다. 대기업에서도 3D TV를 만들어냈지만, 콘텐츠가 없으니 큰 의미가 없었다. 3D 컨텐츠는 기존 컨텐츠보다 가격이 1.5배 정도 비싸다. 그나마 특정 TV나 영화관에서 봐야한다. 균형이 안 맞는거다.

그런데 VR은 컨텐츠 시청은 물론 제작까지 할 수 있는 기기가 보편화되기 시작했다.올해 말 정도 되면 대중도 돈을 쓰기 시작할 거다. 이미 유투브에서 일반인이 360도 영상을 올리고 즐기고 있다. 머지않아 우리 생활에서 VR은 아주 많은 부분을 차지하게 될 거라고 본다.

그래서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이 하고 있는 일은 뭐냐고? 

우리가 집중하는 건 VR, 컴퓨터그래픽, 중국 시장이다. VR 지원 사업은 작년부터 계획을 짜고 올해 예산을 반영해 진행중이다. 우리도 처음엔 긴가민가한 상태로 접근했지만, 실제 VR이 올해 최대 이슈가 됐다. 이 정도면 VR 분야에서는 정부가 꽤 일찍 방향을 잡았다고 생각한다.

가상현실 5대 선도 프로젝트로 VR 서비스 플랫폼, VR 게임·체험, VR 테마파크, 다면상영, 교육유통을 선정했다. 올해 지원 대상을 모집하고 내년부터 2년간 500억 원 정도를 투자할 예정이다. 내년에는 정부가 149억 원, 민간이 100억 원을 투입한다. 성과가 우수한 기업은 추가로 2년을 더 지원한다.

지원 내용은 이렇다. 가장 먼저 대중화될 수 있는 VR 컨텐츠를 게임이라고 봤다. 그래서 VR 게임을 선도적으로 만들어보자는 게 첫 번째 프로젝트다. 두 번째는 국민들이 VR 컨텐츠를 체험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드는 거다. 마지막으로 VR 시뮬레이터다. 하지만 국내 제작 업체는 많지 않다. 이 기업들이 다양한 시뮬레이터 콘텐츠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API 지원을 할 예정이다. 이 세 가지 방안으로 앞으로 2년 동안 VR 생태계를 만들어주는 게 목표다. 4월부터 본격적으로 개발 지원 기업을 모집한다.

정부의 역할은 시그널(Signal, 신호)이다. 

VR은 하드웨어와 컨텐츠 융합 산업이기 때문에 정부가 몇백억을 시장에 투입한다고 해서 큰 반응을 기대할 순 없다. 다만 정부가 VR 산업을 지원하고, 계획을 세워두었다는 걸 보여주는 것 자체로 의미가 있다. 머뭇거리던 기업들이 VR 시장에 뛰어들어도 괜찮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 성공이라고 본다.

한국 VR 컨텐츠를 들고 중국에 간다는 것. 

중국의 VR 기술력은 우리보다 앞서 있다. 다만 아직 산업 초기이기 때문에 자국 VR 플랫폼을 장악한 키플레이어는 없다. 스마트폰 앱마켓처럼 거대한 시장도 아니다. 그래서 국내 VR 산업과 중국 대중의 접점을 늘릴 방법을 찾고있다. 그중 하나가 중국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만드는 일이다. 컨텐츠 분야에서는 한국이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중국 대중이 찾아와 국내 스마트폰 게임과 VR 컨텐츠를 경험해볼 수 있게 할 예정이다. 관련 협회에 운영을 맡기려 한다.

재능있는 스타트업에게 VR에 도전하라고 권하고 싶다. 

VR 분야에 도전하면 새로운 시장이 열리고, 성공 사례도 여럿 생겨날 거다. 최근에는 일반 영상, MCN 스타트업들도 VR 쪽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 올해를 기점으로 내년 즈음에는 성과가 나올 거라 확신한다. 물론 산업 초창기여서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그래서 상암동 누리꿈스퀘어에 VR 개발사만 들어올 수 있는 센터가 개소했다. 관리비만 내면 관련 인프라 시설을 모두 사용할 수 있다. VR 기업을 위한 인큐베이팅 시설이라고 보면 된다. VR 인력 양성 프로그램도 4층에 만들고 있다. VR 종합팩토리인 셈이다. VR 이외에도 NIPA에서는 웹툰, 게임과 같은 ICT 원천 콘텐츠 개발사에게 최대 7억을 지원하는 K-GLOBAL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좋은 스타트업의 많은 지원 바란다.

공공 기관이라고 하면 매너리즘에 빠진 집단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런데 스타트업과 소통하고, 필요를 채워주고 하다 보면 사실 퇴근 시간도 없이 일하는 사람도 많다.  NIPA는 후자에 가깝다. 앞으로도 열심히 발로 뛰겠다.


[Startup’s Story #253] 그래텍이 동물 위탁 O2O 서비스를 내놓은 이유

$
0
0

출장이나 여행을 앞두고 혼자 사는 애견인, 애묘인에게는 한가지 고민 거리가 생긴다. 반려 동물의 거취 문제다. 애완동물 전용 호텔에 맡기기에는 비용이 만만치 않고, 친구나 가족에게 맡기는 것도 두 세번이 넘어가면 눈치가 보인다. 데리고 가고, 데리고 오는 일 역시 쉽지 않다.

이렇듯 1인 가구와 반려 동물 인구가 늘어나고 있는 현 상황 속에서, O2O 반려 동물 위탁 서비스의 출연은 그다지 놀랄만한 일은 아니다. 그런데 펫시팅 중개 서비스를 ‘곰플레이어’와 ‘곰TV’로 널리 알려진 그래텍이 출시한다고 했을 때는 다소 의아했다.

펫스테이(petstay)‘는 그래텍의 자회사 곰이엑스피(GOM eXP)가 모바일과 O2O 환경에 적응하고, 신 성장동력을 만들기 위해 내놓은 펫시팅 중개 서비스다. 곰이엑스피 사업을 총괄하는 권욱일 상무와 펫스테이 프로젝트 매니저인 정홍수 차장을 만나 서비스를 출시한 이유를 들어봤다.

DSC00537

그래텍 권욱일 상무

곰플레이어 만들던 그래텍이 <반려 동물 + O2O> 조합을 내놓은 이유? 

생뚱맞아 보일지도 모른다. 내부를 들여다봐도 딱히 연관성은 없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회사 입장에선 신사업 모멘텀이 필요했다. 그래텍 그룹은 99년에 시작해서 지금까지 비디오를 통한 미디어 서비스에 집중해왔다. 대기업은 아니지만 조직과 시스템이 갖춰진 회사기 때문에 유연성은 다소 떨어진다. ‘곰이엑스피(GOM eXP)’라는 자회사를 만든 건 이 때문이다. 모바일 중심의 생활 밀착 서비스에 도전하면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얻기로 했다.

‘병구’를 위해 해볼 수 있는 일이 없을까 고민했다. 

정홍수 차장 : 나에겐 사적인 경험이 시작점이 됐다. 병구는 내가 오래 키우던 강아지 이름이다. 낮에 잠깐 자리를 비운 사이 교통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그다음부터는 반려 동물을 못 키우겠더라. 가끔 농담으로 옛날에 동네 어른들이 애를 같이 키워줬던 것처럼, 반려 동물을 서로 돌봐주는 지역 커뮤니티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었다. 체계적인 시스템과 적당한 보상이 있으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봤다. 마침 회사 내에서 신사업 아이디어 공모를 하더라. 아이디어를 냈고, 전 사원 투표로 펫스테이가 채택이 됐다.

펫스테이가 어떤 서비스냐고? 

한 문장으로 말하자면 ‘펫시팅(pet sitting) 매칭 서비스’다. 반려 동물을 맡기고 싶은 사람과 반려 동물을 돌봐줄 수 있는 사람을 연결하는 모바일 서비스다. 위치 기반 서비스로 가장 가까이에 있는 펫시터를 연결해준다. 우리에겐 반려 동물의 가족인 ‘파파’, ‘마마’와 ‘펫시터’라는 두 고객군이 있는 셈이다.

petstay2

펫사업 중에서도 위탁 서비스를 선택한 이유? 

우리나라 펫시장 규모는 아직 작다. 미국이 연간 70조, 일본이 14조, 중국이 18조 원인 것에 비해 국내 규모는 2조 정도다. 하지만 분명한 건 계속해서 커나갈 시장이라는 점이다. 평균적으로 국민 소득이 만 불이 되면 반려 동물 시장이 열리고, 삼만 불이 넘으면 반려 동물을 인격화시킨다고 한다. 우리나라가 지금 2만 불 후반대다. 중간 지대에 있는 거다.

현재 펫시장은 의류, 음식, 병원 이 세 분야로 크게 나누어져 있다. 기존의 전통적인 오프라인, 제조업 시장에 우리가 들어가는 건 어렵다고 봤다. 그다음 열리는 시장이 장묘와 펫시팅 사업이다. 실제로 미국 같은 경우에는 장묘 시장이 굉장히 크지만 국내는 아직 그 수준까지 오질 못했다. 우리가 잘하는 IT 기술을 접목할 수 있는 게 펫시팅 사업이었다.

서비스에 앞서 문화를 알려야 했다.

보통 요새 많이 출연하는 택시나 세탁, 집 청소 O2O 서비스의 경우, 이미 전통적인 오프라인 산업에 IT를 접목시키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펫시팅 사업의 경우 오프라인 시장마저 미숙하다. 결국, 없는 시장을 모바일과 IT 기반으로 만들어내야 한다. 두 배로 힘이 든다. ‘자신의 반려 동물을 펫시터에게 맡긴다’는 문화를 홍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동물 보호 협회들과 제휴를 맺고 사업을 진행 중이다. 펫시터를 모집할 때에도 이 단체들로부터 도움을 받았다. 가장 많은 반려 동물이 버려지는 시기는 휴가철이다. 맡길 수도 없고, 감당이 안 되니 내다 버리는 것이다. 펫스테이를 통해 주변 펫시터에게 부담없이 반려 동물을 맡길 수 있다면, 버려지는 동물의 수도 점점 줄어들 수 있지 않을까. 유기 동물 감소 부분에서도 펫스테이가 기여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본다.

곰이엑스피가 펫시팅 분야에서 갖는 경쟁력? 가족을 맡기는 일이기에 신뢰감이 중요하다. 

영상 분야에 집중하던 기업이 펫시팅이나 O2O 서비스를 잘할 수 있을지 의구심을 가질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의 강점은 서비스의 안정성과 연속성이다. 단기간 안에 승부를 낼 생각은 없다. 최소 3년은 지나야 펫시팅 문화가 안착하고, 대중이 펫스테이를 사용할 거라고 본다. 일반 초기 스타트업에서는 그리기 어려운 청사진 아니겠나. 가족이나 다름없는 반려 동물을 맡기는 서비스이기 때문에 신뢰감이 아주 중요하다. 비슷한 아이디어로 시도해볼 순 있겠지만 지난 10년간 쌓아온 IT 기술력과 긴 호흡으로 서비스를 끌어갈 수 있는 지구력 등은 우리의 강점이라고 본다.

반려 동물을 키우고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펫시터로 자원할 수 있다. 

애초에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우버나 에어비앤비와 같은 공유 경제 모델로 서비스가 풀렸다. 앱 하단에 펫시터로 등록할 수 있는 버튼이 있다. 반려 동물 양육이나 펫시팅 경험 등을 적으면 서울의 경우 직접 대면으로, 지방의 경우 온라인으로 면접을 본다. 딱히 자격 조건에 제한을 두고 있지는 않다. 다만 좀 더 안정적인 펫시팅 서비스 제공을 위해 펫시터 분들께 일정한 교육을 하고 있다. 현재는 50명의 펫시터 분들이 정식 등록되어 있다. 향후 펫시터라는 새로운 직업군을 만들고 싶다.

petstay

첫번째 펫시터 교육 현장 

펫시터의 전문성을 의심할 수도 있을 거다. 

일반인도 지원할 수 있기에, 과연 내 반려 동물을 맡겨도 안전한 걸까 걱정하시는 분들도 있다. 그런데 우버나 에어비앤비와 마찬가지라고 보면 된다. 향후 별점 제도 등을 통해 자체적으로 좋은 펫시터와 그렇지 않은 펫시터가 나뉘게 될거다. 필수 조건은 아니지만 펫시팅 자격증이 있거나 교육 이수 경험이 있는 펫시터는 더 좋은 평가를 받게 된다. 사용자가 합리적으로 판단해 펫시터를 고를 수 있도록 서비스 설계를 하고 있다.

돈은 어떻게 버느냐고? 

향후에는 시간 단위로 쪼개질 수도 있겠지만, 처음에는 일 단위로 서비스 요금이 부과된다. 1일에 15,000원, 1박 2일에는 3만 원이다. 일반 반려 동물 호텔보다 낮은 수준이다. 펫시터가 직접 반려 동물을 픽업하러 온다거나 산책이나 목욕을 시켜주면 가격은 조금 더 올라간다.

기본적으로 중개 수수료 모델이지만, 현재는 결제 수수료 정도만 취하고 있다. 사용자나 펫시터로부터 큰 돈을 벌 생각은 없다. 우리가 많이 가져가면 펫시터가 그만큼 못 가져가는 것 아니겠나. 소탐대실이 될 거다. 아까 말했든 펫시장은 음식, 의류, 병원 이라는 세 시장이 장악하고 있다. 그런 주류 서비스들이 펫스테이를 통해 광고를 할 수 있다. 그런 여러가지 부가 가치 서비스들을 고민하고 있다.

그래텍은 완성된 시장에 들어가 본 적이 없다. 

매번 시장을 새로 만들어야 하는 아이템을 골랐다. 이미 잘되고 있는 분야에 대해서는 흥미가 안 생긴다. 이런 부분에서 펫스테이도 그래텍의 전통을 잇는거라고 볼 수 있다. 지금은 성숙한 시장이지만 그래텍이 처음 웹하드 서비스를 시작할 때에는 그런 개념 자체가 생소했다. 국내 온라인 셋탑 서비스를 처음 시도한 것도 우리다. 그래서 손해도 많이 봤다. 곰티비가 깐 레드카펫을 유튜브가 밟고 들어왔다는 소리도 있었다. 펫스테이도 없는 시장을 새로 만들어야 하는 서비스다. 고달프긴 해도 우리 조직 태생이 그런 걸 어쩌겠나.

3년 만에 분기 흑자를 달성했다. 

지난 2, 3년 간 회사가 적자를 봤다. 그러던 중 작년에 안정화 됐고, 올 1분기에는 분기 흑자를 냈다. 올해는 그래텍에게 있어 도전해왔던 많은 것들의 열매를 맺는 한 해가 되리라고 본다. 돈을 버는 회사가 될 거다. 여전히 우리의 핵심 프레이즈는 ‘올어바웃비디오(all about video)’다. VR이나 라이브스트리밍과 같은 신 영상 기술이 등장하면서 즐겁고 흥분이 된다. 현재 곰플레이어에서는 360도 VR 영상 서비스를 제공 중이고, 앞으로 스트리밍 컨텐츠 역시 늘려나갈 예정이다.

뒤쳐진 모바일 역량, 곰이엑스피 태동의 이유가 됐다. 

2009년까지는 유튜브보다 곰티비 사용자 수가 많았다. 최근 몇 년 간 다소 뒤쳐진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모바일 시장에 빨리 뛰어들지 못했다는 게 크다.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그래텍이 PC 기반의 곰플레이어와 곰티비라는 규모가 큰 서비스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그 안에서 새로운 시도를 하기에는 어려운 점이 있다. 곰이엑스피가 탄생한 건 이 때문이다. 곰이엑스피에서는 모바일 중심의 생활밀착형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펫시팅 스타트업이 많이 생겨났으면 좋겠다. 

경쟁자로 볼 수도 있겠지만 아직은 이 시장 자체가 너무 작지 않나. 작은 시장의 100을 차지하는 것보다 큰 시장의 10을 차지하는 게 더 좋다고 본다. 유사 스타트업 인수 생각은 아직 없다. 오히려 자생하실 수 있도록 도움을 드리고 싶다. 또는 각 지역 스타트업과 연합체를 이룰 수도 있겠다. 우리가 서울, 경기권을 커버하면 타 스타트업이 지방권을 커버하는 식이다.

1천만 반려인, 그중 10%가 목표다. 

펫스테이는 오는 5,6월을 기점으로 대대적이 마케팅을 시작한다. 유기 동물이 최고치에 달하는 휴가철을 앞둔 시기다. 올 하반기에는 펫스테이를 시장에 안착시키는 게 목표다. 반려 동물을 키우는 인구수가 1천만 명이라고 하는데, 그 중 10%가 올해 안에 펫스테이에 가입했으면 좋겠다. 그중에서도 실제 결제는 1% 정도 일어날 것으로 본다. 앞서 말했듯 긴 호흡으로 이 시장에 들어왔다. 앞으로 펫스테이의 활약을 지켜봐 달라.

[Startup’s Story #254] 세탁에 전문성을 덧입혔다. ‘워시온’

$
0
0

근래 등장한 O2O서비스들이 우리 삶에 닿아 있던 생활 서비스들을 새롭게 변신시키는 중이다. 온디맨드 세탁 서비스 스타트업 워시온도 마찬가지다. 그들이 혁신하려는 생활 서비스는 세탁분야로 그간 타 업종 대비 전문성이 부각되지 못했던 세탁 시장을 혁신해 나간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워시온은 고객이 원하는 시간에 세탁물을 방문 수거해 세탁 후 다시 배달해주는 모바일 기반 서비스다. 워시온은 표준화된 세탁 공정과 검수 절차를 통해 합리적인 가격에 높은 품질의 세탁 서비스를 제공중이다. 워시온은 이를위해 세탁 공장의 선정부터 품질 관리, 세탁 사고 보상 체계 등 고객에게 제공되는 서비스 전반에 자체적인 기준을 구축했다. 물류센터에서 세탁물을 직접 선 검수하고 특이사항이 있는 세탁물은 한번 더 검수하는 이중 검사 방식이다. 배달 현장에서 고객을 응대하는 서비스 인력 관리에도 집중하고 있다. CS 인력 전원을 정규직으로 고용하고 정기 교육으로 전문성을 도모해 고객 접점에서의 만족도를 극대화하고 있다.

워시온을 이끄는 채주병 대표는 어린 시절 뮤지컬 배우의 의상을 챙기는 일을 했다. 그때 기존의 세탁소에선 손이 많이 가는 옷들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다는 문제를 발견했다. 코파운더인 구성우 대표는 대학에서 컴퓨터를 전공한 뒤 개발자로 일했다. 자기 사업을 하고 싶던차에 의기투합했다.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P1180272

‘워시온’의 두 대표, 구성우(좌)/ 채주병(우)

다른 생활서비스 많은데, 왜 하필 ‘세탁’업이었나?

생활서비스 형태가 다 바뀌었다. 문방구는 문구점, 문구 센터 등으로 통폐합 되고, 슈퍼마켓은 편의점 체인 형태로, 목욕탕은 휘트니스센터 등 복합적인 구조로, 미장원은 헤어샵 등으로 바뀌었다. 형태만 변화한 것이 아니다. 서비스 질이 높아지고 가격대도 다양해 졌다. 소비자는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런데 유독 세탁소는 이전과 비교해 바뀐게 없다. 응답하라 1988 모습과 지금 세탁소 모습이 크게 다르지 않다. 매년 소비자 보호원에 신고되는 세탁 서비스에 대한 불만 건수가 2만 건 정도인데, 최근 몇 년 간 2배 가까이 늘었다. 세탁 서비스에 대한 불만족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것이다. 기회가 있다고 봤고, 타파하고 싶었다. 

케이큐브벤처스와 스톤브릿지캐피털에서 지난 3월 10억원의 투자유치를 했다. 

투자는 작년에 성사됐다. 집행도 작년 12월 달에 되고 발표만 3월에 했다. 우리 사업은 물류망을 만들고 지역 거점을 만들고, 서비스 매니저를 고용하고 교육시켜서 일선에 내보내야 한다. 기본적으로 인력과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것이다. 그래서 투자 받아야겠다는 계획은 파일럿 서비스를 론칭할 때부터 있었다. 사업도 운영하고 동시에 투자자를 만났다. 초기에 만난 VC는 우리 사업에 크게 공감해주지는 않았다. VC들은 이 세탁 업계의 문제점 보다는 빠른 사세 확장, 중개 플랫폼 혹은 마케팅 플랫폼으로서의 서비스를 봤다. 한편으로는 우리 서비스를 단지 ‘세탁 배달 서비스네’ 라고 보는 경향도 있었다. ‘세탁소가 많으니까 연계해서 배달 잘하면 되겠다’ 하는 정도. 우리가 제대로 설명을 못 했기 때문일거다. 이 과정에서 VC와 견해 차가 있는 걸 느꼈다.

그러던 차에 케이큐브벤처스와 인연이 되었고, 정신아 상무를 만났다. 정신아 상무가 우리 업의 본질에 많이 공감해줬다. 그녀 자신이 워킹맘이기 때문이다.우리 서비스는 1인 가구에서  많이 사용하지만, 첫 번째 타깃 고객층은 주부다. 그들은 세탁물이 많이 나오는 동시에 고급스런 서비스를 선호한다.

그래서 투자가 성사됐다. 이후 스톤브릿지캐피털도 소개받았고 그들 또한 우리 취지에 공감해 투자가 진행됐다. 자금 뿐만 아니라 물심양면으로 지원해주고 있다.

세탁O2O는 워시온이 처음은 아니다. 유사 서비스와 차별점은 무엇인가?

워시온은 세탁과 더불어 수선도 하고 있다. 다른 업체는 안 한다. 아니 못 할거라 본다. 수선이 어렵기 때문이다. 더불어 거래한 가정에 계속 같은 매니저가 방문하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친근함과 익숙함을 주기 위해서다. 여기에 물류망 관리 시스템을 작년부터 열심히 만들어가고 있다.

현재 워시온이 세탁 서비스로만 알려져 있지만 섬유로 되어 있는 모든 것을 해결해주는 것을 지향한다. 계속해서 이런 아이디어로 서비스 영역을 넓혀갈 생각이다. 이게 우리 자산이 되는거라고 생각한다.

워시온의 제 1 타깃이 주부라고 했다. 그런데 주부 중에 IT에 밝은 사람이  많다고 보지는 않는다. 서비스를 주로 어떻게 홍보했나?

처음엔 오프라인 홍보를 했다. 아파트 구역마다 전단지를 붙였다. 한 번 붙였는데 이후론 기사용자들의 입소문으로 홍보가 됐다. 우리 서비스 성장 관건은 사용자가 ‘이거 괜찮은지 써봐야겠다’ 하는 것이 주 동력이라고 본다. 현재는 페이스북에 조금씩 광고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IT 기반 스타트업은 IT 네트워크를 통해 홍보를 한다던지, PR을 해도 스타트업, IT 매체 방면으로 홍보를 한다. 우리는 처음부터 그럴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 우리 타깃은 30대 여성이기에 그런 미디어와 접점이 많지 않다. 향후 여성들이 즐겨보는 잡지에 홍보 해야겠다고 생각했을 뿐이다.

세탁업계는 근로자들의 이직률이 높다고 들었다. 워시온의 서비스 매니저는 체력이 요구될 뿐만 아니라 서비스 의식도 갖춰야 한다. 사람 관리는 어떻게 하고 있는지.

처음 매니저를 채용하려고 보니 단순한 배달 서비스라고 생각하고 지원하시는 분들이 많았다. 그래서 지인소개 형태로 채용 방법을 바꿨다. 일단은 우리 업에 대한 이해가 분명히 있어야 한다. 우리 매니저들이 하는 일이 고객이 보는 회사의 100%이기 때문이다. 수거시 고객에게 설명하는 것과 옷을 다루는 것, 그리고 고객이 만족할 수 있는 서비스의 퀄리티를 제공하기 위해서 매니저들의 소양 의식이 무엇일지 고민 많이 했다. 결론은 고객을 만나는 짧은 시간 동안 좋은 경험을 줘야 한다고 봤다. 처음 채용할 때부터 그런 부분을 인지시키고 주인의식이 있는 사람들 위주로 뽑고 있다.

열정페이는 아니다. 이 일은 체력적으로 힘들거니와 서비스 정신도 필요하다. 무척 힘든 일이다. 그래서 수익이 생기면 회사의 첫번째 고객인 ‘직원’을 위해 사용하자는 원칙을 정했다. 직원들과 같이 문제를 공감하고 해결할 수 있는 자리를 자주 만들고 대표 또한 행동하고 해결하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덕분인지 지난해 투자 받은 이후 퇴사한 사람은 없다.

스타트업은 적시에 자금이 필요하다. 앞으로의 투자 유치 또한 중요해보인다. 

단순히 투자받기 위해 고민하면 안된다고 본다. 다만 우리의 사업 계획이 실현 가능하다는 것을 누구나 알 수 있게 제시한다면 후속 투자 역시 자연스레 이루어질거라 판단하고 있다.

다른 O2O서비스들이 그렇듯 누군가는 세탁서비스의 변화를 이끌어 패러다임 시프트를 만들어갈거다. 그 역할을 우리가 하고싶다. 못 한하면 사업가로서의 역량이 부족한 거다.

카카오가 유사 서비스 사업에 진출한다고 천명했다. 

카카오를 바라보고 이 사업을 하는건 아니다. 다만 카카오와 협력 접점이 생기길 바란다.

세탁업은 고단한 분야라는 소견이다. 장단기 마일스톤을 이야기해 달라.

세탁인으로서 단기적인 목표는 워시온의 전체 물량인 7천 벌 이상을 소화할 수 있는 전문 공장을 만드는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현재 경기 분당,동탄 등 대규모 밀집 주거지역에 서비스 중인데 서울 전지역으로 서비스를 확장하는 것이다. 그렇게 될수 있도록 열심히 할 생각이다.

워시온은 세탁계의 ‘스타벅스’를 지향한다. 고급 라이프스타일형 서비스의 대표적인 사례가 되는 것이다. 우리 서비스를 고객이 오래도록 즐겁게 이용해 주셨으면 좋겠다.

[Startup’s Story #255] 평균 나이 스물 일곱, 핵스 입성한 두 번째 한국 기업 ‘더알파랩스’

$
0
0

올해를 기점으로 국내에서는 정부나 기업의 관심이 온통 VR로 쏠리고 있다. 하지만 업계는 2017년이 되면 그 규모가 역전되어 AR(Augmented Reality, 증강현실)이 148조 원, VR이 37조 원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테크크런치 보도에 따르면 AR 분야 올해 상반기 투자 규모가 이미 11억 달러(1조2,500억 원)를 넘어섰다. 이런 시장을 다국적 기업들이 가만둘리 없다. 하지만 아직까지 시장을 주도하는 기업이 없는 실정이다. 저 구글도 이 분야에서는 힘을 못 쓰고 있다.

이 AR시장을 바라보며 사업에 뛰어든 국내 스타트업이 있다. 평균나이 27세의 젊은 기업 ‘더알파랩스’가 그들이다. 더알파스랩스는 현재 중국 심천에 거점을 둔 세계적인 하드웨어 엑셀러레이터 ‘핵스(HAX)’에서 AR 기기인 ‘알파글래스’를 만들고 있다. 핵스에 입성한 한국기업으로는 모바일 헬스케어 기업 비비비(BBB) 이후 두 번째 주자다.

그런데 단 세 명으로 구성된 한국의 작고 젊은 스타트업은 AR 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까? 심천의 핵스 사무실에서 더알파랩스의 이준희 대표를 만나봤다.

P1180503

만 스물일곱, 창업을 꿈꾸던 초등학생은 진짜 CEO가 됐다. 

‘회사 세우자’, ‘내가 대표할게, 너는 개발해’ 이런 얘기를 하고 노는 초등학생이었다. 그땐 게임 회사를 세우고 싶었는데, 지금은 AR을 한다. 공통점을 알겠나? 둘 다 대체 현실이다. 어렸을 적부터 또 다른 세계를 꾸리는 일에 매력을 느꼈다. 그걸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그래픽 작업에도 관심이 많았다. 그래서 고등학교 때는 프리랜서로 그래픽 디자인을 하며 용돈을 벌었다.

2012년 구글글래스가 나왔고, 나는 1인 창업을 했다. 

대학에서 광학 물리학 공부를 하고 있는데, 구글글래스(AR)랑 오큘러스리프트(VR)가 나오더라. 내가 기술과 아이디어가 있으니까, 해볼 만 하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졸업도 안 한 상태에서 팀도 없이 혼자 기술 개발을 시작한 거다. 그러다 캠퍼스에서 고등학교 친구를 만났는데, 전공이 뭐냐고 물으니까 컴퓨터 소프트웨어라고 하더라. 마침 찾고 있는 인력이어서 1년 동안 고기 사주면서 설득했다. 그 친구가 지금의 공동 창업자다.

알파글래스가 구글글래스보다 나은 점이 뭐냐고? 

구글글래스는 사실 상 성능이 떨어져 소비자용은 보급이 중단된 상태다. 굳이 두 모델을 비교하자면 구글글래스는 일체형 기기인 데 비해 알파글래스는 안경테, 코 받침, 렌즈의 세 부분으로 분리를 시켜 개발했다. 안경테 안에 모든 부품이 내장된다.

그래서 구글글래스처럼 튀어나오는 부분 없이 보통 안경처럼 보인다. 시야각도 더 넓혔다. 화면 크기는 눈앞에 스마트폰이 계속 떠다닌다고 생각하면 쉽다. 알파글래스의 렌즈에는 5 MP 카메라가 내장되어 있고, 제어는 음성뿐 아니라 제스추어를 통해서도 가능하다.

20160502_125729

알파글래스의 시제품. 일반 안경과 디자인 면에서 차이가 없는 것이 강점.

핵스(HAX, 핵셀러레이터)가 우리를 부른 이유? 

솔직히 우리도 그게 미스터리다. 우리 외에도 많은 한국팀이 입주 지원을 했다가 떨어졌다고 들었다. 사실 핵스는 창업 초기부터 들어오고 싶었다. 시기가 이렇게 이를 줄은 몰랐지만. 작년 5월부터 1년간 네이버 스타트업 팩토리에 입주할 계획이었다. 그러다가 지인 소개로 핵스와 연락하게 됐는데, 한 1,2 주 만에 입주 결정이 됐다. 핵스 측에서 당장 올 수 있냐고 묻더라. 그렇게 2월 설날 연휴 때 입주했다. BBB 팀 이후로 한국 기업은 우리가 두 번째다.

(인터뷰를 마친 후 우연히 마주친 핵스의 던칸 터너 파트너는 ‘AR은 앞으로의 잠재력이 무한한 분야임이 자명하고, 알파랩스가 좋은 기술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입주를 권유했다고 코멘트 했다.)

심천은 하드웨어 스타트업에게 젖과 꿀이 흐르는 ‘약속의 땅’

처음 입주했을 때는 딱히 좋은 점을 몰랐다. 우리 팀은 솔직히 네이버 D2 같은 조용한 연구실 분위기가 더 맞았다. 여기는 저녁 6시만 되면 다들 술병 들고 난리가 난다. 적응 안 되더라. 근데 좀 지내다 보니 왜 여기가 성공의 땅인지 알 거 같았다. 이곳에서는 항상 무언가가 진행되고 있다. 쉼과 업무의 경계가 없다. 일이 진행되는 속도의 차원이 달랐다.

동네 슈퍼에 껌 사러 가듯, 5분만 걸으면 필요한 부품들이 널려있으니까. 

한국에서는 소재 하나 구하려면 용산, 구로로 나가야 하니까 하루, 이틀이 소모된다. 여기는 5분만 걸어가면 용산 전자상가의 10배 규모인 화창베이가 나온다. 금형 하나 제작하는 데에도 비용 차가 어마어마하다. 한국 비용에서 0하나를 떼면 된다.

소량 생산도 말만 잘하면 한 개부터도 가능하다. 만약 영어랑 중국어가 동시에 된다면, 일의 속도는 2배로 빨라진다. 핵스의 핵심 매니저들이 제공하는 멘토링과 네트워크도 큰 도움이 됐다.

AR vs VR, 어느 쪽이 더 큰 시장이냐고 묻는다면. 

당연히 나로서는 AR 시장이 더 커질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VR의 성장 속도가 더 빠를 수는 있겠다. 아무래도 화려하고 흥미롭지 않나. VR의 가장 큰 시장이 게임과 오락이니 말이다. 하지만 AR은 훨씬 더 보편적인 일상에서 사용할 수 있다고 본다. 현실에 정보가 결합하는 것이니 말이다. 중국에서 대중적으로 사용되는 QR코드도 일종의 AR이다. 기술적으로 까다롭다 보니 기술 성장과 컨텐츠 개발에 시간이 좀 더 걸릴 순 있다. 하지만 전체 규모는 VR보다 더 커지리라 생각한다.

최근 정부 지원이 VR 분야에 치우친 경향이 있지만. 

당연한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전 세계적인 추세다. AR은 현재 소비자가 살만한 디바이스 자체가 없다. 최초 모델인 구글글래스는 성능이 너무 떨어지고, 그렇다 보니 컨텐츠를 개발할 기반 자체가 없는거다. 매체에서도 추측성 기사만 쏟아내고 있다.

일개 요술경이 아닌, AR 생태계를 위한 토양을 목표로 한다. 

우리가 알파글래스를 만드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이 하나의 생태계를 만들었듯, 우리도 알파글래스가 써드파티 개발자들이 다양한 AR 컨텐츠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기반 플랫폼이 되길 꿈꾼다.

수많은 스마트폰이 나왔지만 결국 세계 시장 점유율을 애플과 안드로이드가 가져갔다. AR 디바이스 분야에서도 주도권 경쟁은 치열해질 거다. 구글이 완성도 떨어지는 구글글래스를 2012년도에 먼저 공개한 것도 시장 선점을 위한 움직임이었다. 현재 실리콘밸리에서는 다양한 AR 스타트업이 연합하는 추세다. 이들은 현재 B2B 분야에 더 적극적이기 때문에 B2C에 주력하는 우리에게는 기회인 부분이 있다.

경쟁자는 누구냐고?

당연히 매직립(기업가치 약 50억 달러)과 구글이다. 이 정도 배짱은 있어야 하지 않겠나. 그래서 우리가 우선적으로 노리는 곳은 미국 시장이다. 이스라엘, 프랑스, 중국에서도 AR 기업이 많이 탄생하고 있지만 결국에 이들도 모두 실리콘밸리로 흘러가는 추세다.

그래서, 미국으로 가야 한다. 

본격적인 미국 진출을 위해 7월에 킥스타터 캠페인을 시작한다. 올 하반기에 개발자 버전으로 먼저 일차적인 배송을 생각하고 있고, 소비자 버전은 내년 초에 배송할 계획이다. 가격은 개발자 버전은 799달러, 소비자 버전은 499달러로 정했다. 영상 제작과 같은 마케팅 부분에서도 핵스가 도움을 주고 있다.

컨텐츠 준비는 어떻게 하고 있냐고?

VR과 마찬가지로 AR 기기 역시 컨텐츠가 있어야 생명력을 얻는다. 진행 중이긴 하지만 아직 많이 부족하다. 우리가 다할 순 없고, 다양한 컨텐츠 개발사와의 협력이 필요하다. 얼마 전 구글에서 독립한 AR 게임 개발사가 있다. 나이언틱 랩스라는 곳인데, 닌텐도와 손을 잡고 포켓몬스터 IP 기반의 게임을 개발했다. 메이저 IP 기반의 AR 컨텐츠는 처음 탄생하는 셈이기 때문에 주목하고 있고, 협업도 계획 중이다.

구글이나 페이스북에 인수되는 게 목표냐고? 전혀.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나의 꿈은 변함이 없다. 구현해내고 싶은, 상상해왔던 미래를 스스로의 손으로 계속 만들어가고 싶다.

미래의 정보를 보는 방식을 만들어가는 팀이 되겠다. 

언젠가는 AR 기기가 스마트폰처럼 대중적으로 보급될 것이다. 그럼 더는 고정된 디스플레이를 들고 다닐 필요가 없다. 노트북, LCD같은 기기도 사라지게 될 거다. 그럼 현실 세계와 가상현실의 장벽이 무너진다. 내년 하반기 쯤에 AR의 대중화가 시작될 거라고 본다. 이번 킥스타터 캠페인을 시작으로, 가상현실과 현실 세계를 완벽하게 결합하는 것을 목표로 달려가겠다. 지켜봐 달라.

P1180516

크라우드펀딩 프로젝트의 영상 작업을 돕고 있는 핵스의 영상팀.

P1180517

핵스 내에는 시제품 생산을 위한 작업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공구, 자재 등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P1180522

핵스 내의 외인구단과 같은 매니저들이 제품 구현에 도움을 주고 있는 모습.

[Startup’s Story #256] ‘회사 경영? 답은 직원에게 있다!’, 드라마앤컴퍼니 최재호 대표

$
0
0

‘앱 뒤에 사람 있어요~.’

리멤버 앱으로 명함 사진을 찍으면 뒷단에서 1,200명의 사람이 수기로 정보를 입력한다. 처음엔 고개를 갸우뚱했던 이 아날로그적 접근 방식으로 지난 3월, 드라마앤컴퍼니는 사용자 100만 명을 달성했다. 투자 규모로만 기업의 건실성을 평가하는 것은 위험하다. 하지만 2년간 95억 원의 자금을 확보했다는 사실은 드라마앤컴퍼니의 다음 행보에 대한 호기심과 기대를 품게 한다.

사랑받는 명합앱을 넘어, 본격적인 수익화와 서비스 확장을 고민하게 되는 시기. 드라마앤컴퍼니 최재호 대표는 조직과 수익 모델에 대해 어떤 청사진을 그리고 있을까. 그를 직접 만나봤다.

이제 겨우 크리티컬 매스(critical mass)에 도달했다. 

플래텀에서 첫 인터뷰를 한 뒤로 2년이 흘렀다. 지난 3월에는 가입자 100만 명을 돌파했다. 이 수치는 중요하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오피스 워커들이 이 정도 규모로 모인 플랫폼이 없었다. 글로벌 서비스인 ‘링크드인’도 10년 동안 국내에서 100만 명을 모으는데 실패하지 않았나. 우리에겐 유의미한 시작점이라고 생각한다. 애초에 리멤버를 두고 구상한 것은 명함 검색 서비스가 아니다. 인력과 능력을 연결하는 플랫폼이었다. 지난 2년 간 시장 검증 단계를 마친 셈이다. 다음은 당연히 수익화를 향해 나아간다.

초기 진성 사용자 1000명을 모으는 방법? 

우리 사용자 중 40%는 지인 추천으로 리멤버를 접했다. 팀장님이 과장님에게, 과장님이 부장님에게 추천하는 식이다. 돈을 들여 사용자를 끌어들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하지만 가장 좋은 마케팅 방법은 ‘첫 사용자를 마케터로 만드는 것’이라고 봤다. 그렇기 때문에 초기 서비스 품질에 굉장히 집중했고.

리멤버는 의외로 40대 장년층이 가장 많이 쓰는 앱이다. 

당연히 젊은 층에 비해 IT를 잘 모르지 않겠나. 앱 다운이나 회원가입을 어떻게 하냐고 물어올 때도 있다. 중요한 건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떻게든 우리 앱을 쓰려고 하는 40대가 있다는 거다. 그 사람들이 알짜배기 진성 유저다. 우리 서비스의 씨앗이다. 입소문을 내줄 씨앗을 심기 위해 직접 방문 수거를 해서 대량으로 명함 스캔을 해줬다. 심지어 무료로. 첫 6개월 동안은 그 작업을 많이 했다. 아직도 운영 중이다. 주로 연차가 높은 대기업의 팀장, 임원급 분들이 많이 찾는다.

리텐션 율을 높이는 법? 점쟁이가 아니니까, 데이터에서 답을 찾는다. 

서비스 전체 컨셉을 구상하건, 하나의 기능을 추가하건 간에 시작점은 언제나 우리의 가설이다. 용한 점쟁이처럼 맥을 탁탁 짚을 수 있으면 좋겠지만, 아니지 않나. 그래서 필요한 게 데이터다. 한 기능을 추가하면, 그 기능에 대한 사용자 반응을 검증해볼 수 있는 데이터 포인트가 있다. 그걸 놓치지 않고 추적하기 위해 항상 단계별로 코드를 심어서 새 버전을 배포한다. 그런 사전 준비 없이 배포해버리면 그 기능을 사용자들이 얼마나 인지하고 사용해보는지를 확인할 수가 없다. 데이터 지표를 확인하면 어느 시점에서 일이 잘못됐는 지를 알 수 있다. 그럼 그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일련의 활동을 반복하는 거다.

그렇다고 100만 명 의견을 다 집어넣으면, 서비스가 산으로 가겠지. 

초기 리멤버는 서비스 뼈대가 굉장히 심플했다. ‘필요한 명함을 잘 등록하고 잘 찾을 수 있게 하자’는 거다. 여기에 어떤 부가 기능을 추가 할건지에 대한 의사 결정은 대표인 나와 기획팀, 개발팀이 같이 한다. 기준은 우리가 세운 단계별 로드맵이다. 수많은 피드백 중 우리 발전 방향에 맞는 것이 있으면 적용, 아니면 탈락이다. 근데 방향성은 좀 안 맞아도, 해결이 안 되면 사용자가 이탈할만한 사안이 가끔 있다. 그럼 여러 면에서 심사숙고를 하는 편이다.

자, 그래서 본격적으로 돈은 어떻게 벌 거냐고?

수익 모델은 세 가지다. 첫 번째로 인맥관리 부가 기능이다. 먼저 기업 내부에서 명함집을 공유할 수 있는 공유 명함첩 기능과 선물하기 기능이 있다. 예를 들어, 현재 리멤버에 등록된 회원끼리는 서로의 이직이나 승진, 이사 근황을 알 수 있다. 이런 경조사에 맞춰 리멤버 내에서 화환을 바로 보낼 수 있게 된다. 인맥관리에 도움을 주는 부가 서비스이고, 이 과정에서 리멤버는 수수료를 취한다.

두 번째로 비즈니스맨을 대상으로 하는 광고 커머스다. 각자의 업종, 직군에 맞는 비즈니스 정보를 광고나 직접 구매가 가능한 커머스 형태로 제공하는 것이다. 바로 다음 달부터 도입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최종적인 목표가 구인 솔루션이다. 기업과 인재 간의 구인·구직이 될 수도 있고, 전문가와 의뢰인을 연결하는 과정이 될 수도 있다. 100만 사용자가 가지고 있는 인맥 데이터를 활용해 각자의 필요를 충족시켜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구인솔루션, 경쟁자인 잡플래닛·로켓펀치·원티드보다 리멤버가 잘할 수 있는지를 묻는다면.

각자의 강점이 있다고 답하겠다. 리멤버의 강점은 연령대가 높은 사용자 집단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아까 말했듯, 리멤버는 40대, 30대, 50대 순으로 사용자가 많다. 인맥 관리에 중요도를 상대적으로 적게 두는 20대는 가장 아래다. 구인난은 신입보다는 경력직 쪽에서 더 심하다. 채용 과정에 직접적으로 개입하는 임원급 사용자가 많다는 것은 분명한 경쟁력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업종과 직군에 맞는 채용 정보도 맞춤형으로 제시할 예정이다. 빠르면 올해 말, 늦어도 내년 상반기 안에는 도입한다.

명함에 적힌 단순 정보가 개인의 역량을 설명해주기에 부족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헤드헌터가 실제 일하는 과정을 보면 1차 연결 과정에서는 완벽한 이력서가 필요치 않다는 걸 알 수 있다. 기업이 의뢰하면, 헤드헌터는 회사명, 부서명, 직책이라는 큰 기준으로 사람을 찾는다. 개인의 디테일한 역량과 상세한 경력은 그다음 지원 과정에도 전달할 수 있으니까. 기업 입장에서는 직군에 맞는 사람을 찾아 최초 연락이라도 하고 싶은데, 그러기조차 어려운 실정이다. 이 부분을 우리가 해결할 수 있다.

formula

<드라마앤컴퍼니 공식 홈페이지에 게재되어 있는 ‘드라마웨이’>

3년간의 경영 노하우? 답은 직원에게 있다. 

드라마앤컴퍼니를 창업한 지 3년이 다 되어간다. 운 좋게도 조직에 대한 스트레스는 많지 않은 대표다. 지금 팀원이 스물여덟 명인데, 여태까지 자발적인 퇴사자가 한 명이다. 들어오면 잘 안 나간다.(웃음)

3년 간 회사를 경영하면서 배운 건, 서비스에 대한 답은 고객에게 있고 회사 경영과 운영에 대한 답은 동료들에게 있다는 거다. 그래서 ‘이런 얘기까지 팀원들에게 하는 게 맞는 걸까?’라는 생각이 들면 무조건 한다. 기본적으로 오버 커뮤니케이션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럼 동료들은 ‘이런 부분에서까지 회사가 나의 의견을 구하는구나’라고 생각하는 거 같다.

듣는 시늉만 하고 결국은 윗선 마음대로 결정하는 것 아니냐고? 

전혀. 우리가 일하는 방식을 ‘드라마웨이(drama way)’라고 정리했다. 그 중 맨 마지막 조항이 <서로 신뢰하고 소통할 때 비로소 우리가 하나로 완성된다>는 것이다. 팀 내 솔직한 의견이 오가지 못하는 이유는 신뢰가 없기 때문이다. 저 사람이 날 어떻게 판단할까, 내 말을 들어줄까, 결국 자기 맘대로 하겠지, 미운털이 박히지 않을까 등등. 그래서 조직 전반적으로 ‘더 일을 잘하고 싶고, 회사를 사랑하기 때문에 의견을 낸다’는 분위기를 만들려고 애썼다. 한 예로 작년 하반기에는 전사 메일로 ‘회사와 나에 대해 애정어린 직언을 해달라’는 요구를 하기도 했다.

센 직언을 하는 동료일수록 더 믿을 수 있다. 

당시 스물 다섯 명이었는데, 다들 장문의 직언을 담아 메일을 보냈더라. 그런데 역설적으로 센 발언을 한 사람일수록 더 믿게 됐다. 왜냐면 그 사람은 나를 100% 믿으니까 그렇게 말할 수 있는거다. ‘내가 의견을 내도 대표는 나를 미워하지 않을거고, 또 반드시 받아들여 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는 거다. 당시 받은 피드백을 대부분 반영했다. 또 그들이 편하게 이야기해줬으니, 나도 최대한 솔직하게 사과할 것은 사과했다. 이 과정에서 또 한 번 신뢰가 생긴다. 신뢰의 선순환이다.

회의 시간에도 내가 낸 의견에 반박하지 않으면 좋은 동료가 아니라고 말하곤 한다. 이는 한 달 된 인턴에게까지 적용되는 얘기다. 그래서 나는 ‘직원’이라는 단어를 싫어한다. 대신 동료라고 부른다. (*필자 주: 기사 제목에는 빠른 이해를 위해, 불가피하게 ‘직원’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올해의 목표? 리멤버 3.0으로의 진화다. 

리멤버의 서비스 진화 로드맵이 내부적으로 3.0까지 계획되어 있다. 올해 중반기는 1.0에서 2.0으로 넘어가는 시기다. 정보를 검색하는 인맥 등록 유틸리티로서의 리멤버가 1.0 버전이라면, 인맥 간 교류와 관계 강화를 통해 본격 수익을 내는 SNS 모델이 2.0이다. 다음 달부터 도입하는 광고 커머스가 그 시작점이 된다.

마지막 3.0 버전은 앞서 말한 구인·구직 플랫폼이다. 연말까지 3.0 단계로 끌어가 보고자 한다. 단계별로 수익 모델을 검증해보는 것이 올 한해의 목표라고 할 수 있다. 내년에는 아시아권 진출을 계획 중이다. 재밌게 사업하고 있다. 앞으로도 리멤버의 성장을 지켜봐 달라.

[Startup’s Story #257] 도시 사람 한 명이 농부 한 명의 이름을 아는 세상을 꿈꾼다.

$
0
0

“농부의 불안함을 해소하겠다는 것이 농사펀드의 출발이었다.”

농사펀드는 농부를 위한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을 표방하는 서비스다. ‘빚 없이 내 철학대로 농사짓고 싶은 농부’들을 위해 대중으로부터 영농 자금을 모아준다.

대학 3학년 때부터 13년간 농촌 관련 일만을 해왔다는 박종범 대표. 무엇이 그를 ‘농촌 일 말고 다른 건 안 해’라고 마음먹게 했을까. 자칭타칭 ‘농촌 기획자’라고 불리는 그를 직접 만나봤다.

P1180574

나는 ‘농촌’ 기획자다. 

나 자신을 ‘농촌기획자’로 정의했다. 우연히 대학 졸업 전 입사하게 된 첫 회사에서 농촌 컨설팅 일을 맡게 됐다. 그 이후로 13년간 농촌과 관련된 크고 작은 프로젝트를 만들며 살아왔다. 농촌 마을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마을의 역사와 사람 간 미묘한 알력 관계를 파악해야 된다. 방법? 자주 출장을 나가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당시 회사 입장에서는 출장 횟수를 줄일수록 이익이었다. 그때부터 퇴근 후 시간과 주말을 활용해 개인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이후 ‘총각네 야채가게’에서도 온라인 사업 마케팅 담당을 맡았다.

나는 농촌 ‘기획자’다. 

어떤 기획을 했었냐고? <농촌 레인부츠 프로젝트>가 기억에 남는다. 이주민과 원주민 간의 골이 깊은 마을이 있었다. 한 무리의 중견 예술가들이 우르르 귀농을 했는데, 이들도 어깨에 힘이 들어가 있고 원주민 입장에서도 예술가들의 자유로운 생활 방식이 게으르게 보여 갈등이 심화된 상태였다. 그래서 두 집단을 연결하는 매개체를 장화로 잡고, 농부들이 매일 신는 장화에 예술을 입혀드렸다. 회사 일이 없는 주말에 짬을 내서 했고, 친환경 기업이나 지자체에 직접 기획서를 올려 자금을 마련했다.

<농사펀드> 역시 농촌기획자 프로젝트 중 하나였다. 

창업해야겠다는 생각으로 한 건 아니다. 프로젝트 규모를 조금씩 키우다 보니 그게 창업이 된 거다. ‘총각네 야채가게’에서 일하고 있던 시절, 블로그에서 농부를 위한 모금 활동에 대한 아이디어를 냈더니 같이 하겠다는 사람이 몇 있었다. 그래서 크라우드펀딩 사이트에서 모금 활동을 시작했다.

첫술에 배부른 법 없듯 2013년에는 모금이 50%밖에 안 됐다. 다음 해에 문제점을 보완해 다시 도전했더니 1,300만 원이 모였고 언론에서도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근데 별도 프로젝트로 진행하다가는 한 해에 많아도 두 세 개 밖에 다루질 못하더라. 이 일을 지속 가능하게 하기 위해 고안한 방법이 농사펀드다.

21세기형 노비가 만들어지고 있는 농촌의 현실. 

농부들이 항상 하는 말이 있다. ‘빚 없이 농사 짓고 싶다’는 거다. 그게 그 사람들 꿈이지만 그만큼 어렵다는 이야기다. 규모가 큰 대농의 경우 국가의 지원 자금을 받을 기회가 많다. 사업계획서를 써서 내면 자부담 10%로 억 단위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나중에 갚을 필요도 없고.

하지만 국내에서 지원 혜택을 받지 못하는 중소 농가 비율이 85%다. 농사지을 돈이 없어지면 농협에서 대출을 받는 게 정상이다. 농민을 위한 협동조합으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그냥 일반 금융사와 똑같아졌다. 신용 평가만으로 대출을 거절해버리는 거다. 소농들은 자기 땅 없는 경우도 많고, 땅도 임대하다 보니 자산 규모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농협에서 거절하면 제2금융권으로 가게 되는데 이자율만 20~30%다. 이것도 여의치 않으면 지역 유지랑 은행에 같이 가서 그 사람 이름으로 대출을 받는다. 사채랑 비슷한 높은 이자를 부담해야 한다. 그렇게 꾸역꾸역 돈 빌려서 농사지었는데, 그해 재해를 입거나 농산품 가격이 폭락하면 돈을 못 갚는다. 두세 번 농사가 망하면 파산이다. 농부에게 있어 파산은 자기 농사를 접는 거다. 그리고 큰 대농에 노비, 그러니까 소작농으로 들어가게 된다. 고용 조건도 형편없다. 하루하루 4~7만 원을 받으며 연명해 나가는 거다. 악순환이 계속되는 거다.

그래서 농사펀드가 정확히 뭐냐고? 

농부가 농사 자금을 안전하게 모을 수 있는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이다. 사이트를 통해 투자자를 모집하고, 펀딩이 완료되면 리워드 방식으로 농산품을 가정에 배송해준다.

농사펀드에서는 몇 가지 기준으로 프로젝트 농가를 선정한다. 3, 4년 간 지켜보며 소신 있게 농사를 짓고 있는 농부들부터 함께 일하기 시작했다. 현재 농사펀드가 목표로 하는 것은 전체 107만 농가 중 친환경 안전 농사를 짓는 22만 가구, 그중에서도 자기 철학을 지키면서 농사를 짓는 9만3천 농가다. 현재 180가구가 농사펀드와 함께하고 있다.

시장은 언제나 크고 탐스럽고 반짝거리는 농산물만 원한다.

예를 들어 나뭇잎 그림자가 져서 하얗게 바랜 사과는 제값을 받지 못한다. 이를 위해 빨간 착색제를 바르고, 과수원 땅에는 반사 필름을 깐다. 자칫하면 사과가 화상을 입을 수도 있다. 이 경우에도 피해는 고스란히 농부에게 돌아간다. ‘사과는 사과대로의 생김새가 있다’는 자연스러운 명제를 대중에게 교육하는 것도 우리의 몫이다.

농약 치는 농부는 안 받냐고?

그렇진 않다. 화학 비료나 농약을 사용하는 농가도 프로젝트로 올릴 때가 있다. 하지만 앞으로 몇 년 간에 걸쳐서 친환경 농법으로 전환할 의지가 있는 농부들에 한한다. 또 언제, 몇 번 제초 작업을 했는지를 밝히게 되어있다. 쓰고도 안 썼다고 거짓말하는 농가는 제외된다.

실제 농부를 추천받으면 주변 지인을 통해 그 농부에 대한 레퍼런스 체크를 먼저 한다. 그리고 실제 농가에 방문해서 창고나 논두렁이 쓰레기를 다 뒤집어본다. 농약을 얼마나 사용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농산물이 배송되지 않을 걱정?

농부님들에게 모금 금액을 나눠서 정산해드리고 있다. 처음 선금액을 드리고, 배송이 다 끝나고 송장 번호를 확인해 이상이 없을 때 나머지를 정산해드린다. 크게 문제 된 경우는 없다.

돈은 어떻게 버느냐고? 

작년 한 해는 크라우드펀딩 수수료 모델로만 1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B2B 모델도 실험 중이다. 요식업소 정기 배송 시스템이다. 예를 들어 작은 레스토랑이나 신선 배송 기업에서 채소나 과일류 제공을 우리에게 의뢰할 때가 있다. 이때 농사펀드와 일하는 농부들 4, 5명을 묶어 식자재 납품을 연결해주는 중간 역할을 우리가 하게 된다. 벌써 몇 건 정도 계약이 완료됐다. 또 농산품에 대한 전반적인 브랜딩 작업도 점점 늘려갈 예정이다.

fdfd

<후원하기>가 아니라 <농사 함께 짓기>.

말 그대로다. 투자자는 자기가 직접 몸을 쓰지는 않지만, 농부에게 투자함으로써 그해 농사를 함께 짓게 된다. 작물이 어떻게 자라고 있는지, 재해로 얼마만큼의 피해가 있었는지 등 농가 소식을 우리가 메일로 전달해준다.

내가 돈을 낸 농가에 대해서는 계속해서 관심이 갈 수밖에 없다. A라는 농부에게 투자했다면, 그가 그해 농사를 잘 지어야 우리 집으로 농산품이 도착하는 거다. 이 관심을 농부에 대한 ‘응원의 한마디’로 표현하게 만들어놨다. 농부 입장에서는 그런 피드백이 힘든 농사를 포기하지 않는 원동력이 된다. ‘누군가 나를 믿고 투자를 해주었구나’하는 생각이 들면 농부가 딴짓을 잘 못한다. 열심히 농사지을 수밖에 없다.

농촌에서 번 돈은 농촌에서 쓰여야 한다. 

농업 먹거리가 존재하려면, 농사짓는 사람과 그가 안정적으로 살아가는 농촌이라는 공간이 필요하다. 우리 이름은 농사펀드지만 사실 농사뿐 아니라 농업과 농촌 전체를 다 포함하고 싶다. 그래서 조만간 강릉의 게스트하우스를 복원하는 펀드 상품을 만들 예정이다. 농촌 공동체를 활성화 시키고, 활력을 불어넣는 활동 혹은 연구도 우리의 일이다.

강릉 해안가 주변의 숙박업 건물주가 모두 외지 사람들이라는 것 알고 있나? 마을 공동체가 유지되려면 마을에서 벌어들인 돈이 마을에 쓰여져야 한다. 숙박업으로 돈을 번 주민이 마을 공동체 세탁소에서 세탁을 하고, 마을 도서관에서 아이를 기르고, 마을 마트에서 장을 봐야 한다는 말이다.

하지만 지금은 농촌에서 벌어들인 돈이 모두 서울로 올라간다. 관광 명소가 돼도 농촌은 경제적으로 점점 어려워지는 거다. 그래서 마을 공동의 게스트 하우스를 살리는 작업은 매우 중요했다. 앞으로도 농촌 공동체를 살릴 수 있는 일에 농사펀드가 기여할 수 있다면 무엇이든 도전하고 싶다.

sdfsdf
나물 파는 할머니에게 ‘떨이 구매’가 하루 치 일을 빼앗는 일이 될 수 있다는 건 아주 새로운 관점이다.
마찬가지로 농부에게 농사는 먹고 살기 위한 노동을 넘어선, 매우 중요한 삶의 방식이자 과정이다. 
단순히 생산량이나 소득 증대라는 선 안에서만 ‘농업 혁신’을 이해하기 어려운 이유는 여기에 있다.
‘도시 사람 한 명이 농부 한 명의 이름을 아는 세상’을 만드는 것.

일차적으로는 물론 농부가 경제적인 압박에서 벗어나게 해주는 것이 우리의 목표다. 복잡한 중간 유통 과정 없이 직접 거래해서 농부에게 더 많은 수익이 돌아갈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내는 것 말이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농사펀드가 하고 싶은 일은 ‘도시민과 농부를 연결하는 일’이다. ‘내 쌀을 책임지는 농부는 OOO 씨야’, ‘내 사과를 책임지는 농부는 OOO 씨야’ 하는 식으로 도시민이 농부의 이름을 아는 세상. 농부는 내가 지어낸 농산품을 누가 먹고 있는지 알게 되는 세상. 먹거리를 매개체 삼아 서로가 서로에게 ‘덕분입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세상을 바란다.

이걸 어떻게 서비스로 구현해낼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우리의 숙제다. 앞으로 준비하는 앱 개발도 그런 쪽에 집중되어 있다. 내가 투자한 농부의 이야기도 들을 수 있고, 농사 과정을 지켜볼 수도 있으며, 메신저를 통해 농부와 직접 대화할 수 있는 앱을 만들고 있다. 자신의 농사를 응원하는 사람 100명만 있으면, 그 농부는 걱정 없이 농사짓고 살 수 있다.

농사펀드의 성공을 확신하느냐고? 

모든 일에 100%가 있겠나. 그냥 하는 거다. 다만 전체 농가 85%의 농부가 우리의 파트너가 되고, 이들의 필요는 명확하다. 판매 안정성을 확보하는 거다. 도시민들은 먹거리에 관해 국가인증제도도 믿을 수 없는 시대에 살고 있다. 좋은 먹거리를 팔고 싶고, 사고 싶은 사람. 이 둘을 연결함으로써 계속해서 수익을 낼 수 있을 거라 본다.

또 요즘 젊은 층의 귀농이 늘어나고 있다. 그 친구들이 농촌에 갔을 때 농사 기반을 만드는 방법으로, 농사펀드가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다. 그렇게 시야를 넓히다 보면 꽤 많은 사람과 이 일을 할 수 있으리라 본다.

목표? 제 기능을 잃은 농협을 대체하는 것. 

단기적으로는 올해 연말까지 500개 프로젝트를 성사시키는 거다. 지금까지 190개의 프로젝트가 올라갔다. 앞서 말했던 B2B 수익 모델도 점차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장기적으로는 제 기능을 못 하는 농협을 대체하는 게 목표다. 농부가 안정적으로 농사 자금을 마련할 수 있는 플랫폼이 되고 싶다.

TO. 농부 여러분, 

아직 농사펀드도 초기 단계이다 보니 필요한 영농 자금을 100% 다 마련해드리고 있지는 못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를 믿고 약속대로 농사를 지어주시는 것에 대해 고맙다는 말씀드리고 싶고요. 철학을 지키면서 농사 짓다보면 소비자들도 분명 알아줄 것으로 생각합니다. 농사펀드는 중간에서 철학대로 농사짓는 농부님들을 돕는 일에 집중하겠습니다. 포기하지 말고, 지금처럼 믿을만한 농사를 지어주세요.

Viewing all 485 articles
Browse latest View li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