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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2년만에 1조6천억 유니콘 기업을 만든 창업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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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이크 공동창업자인 후웨이웨이(胡玮炜, 34세) 

애플 아이폰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업체로 잘 알려진 폭스콘(홍하이그룹 자회사)이 지난달 23일 중국 자전거 공유 서비스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모바이크(摩拜单车)에 전략적 투자(금액 비공개)를 했다. 우리나라에는 낯선 명칭인 모바이크(摩拜单车)는 중국 자전거 공유 O2O 서비스명이자 회사명이다.

상하이와 베이징 등 중국 1선 도시의 도로 교통체증은 극심하다. 출퇴근 시간 등 교통혼잡 시간대는 지하철로 움직이는것이 빠르다. 이 과정에서 불편함은 집이나 회사에서 지하철역까지 가는 구간이 거리가 먼 곳이 많다는 것이다. 이럴때 가볍게 사용할 수 있는 모바이크와 같은 공유 자전거 플랫폼은 그런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다. 더불어 많은 사람들이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게 유도하는 장점이 있기에 환경적인 부분에서도 권장된다.

모바이크는 ‘서울자전거 따릉이’와 같은 공공·공유자전거 개념을 이용해 수익을 창출하는 회사이다. 서비스만 놓고보면 따릉이와 같다. 다만, 자전거를 보관해두는 장소가 따로 존재하지 않고, 자전거 자체에 잠금장치가 부착되어 있으며, 공유자전거 이용이 끝나면 이용이 끝난 자리에 바로 보관하면 된다는 점이 차이점이다.

모바이크 공동 창립자 중에 한 명인 후웨이웨이는 투자자들과 대화를 나누던 중 이 아이디어를 선택해 2015년 1월 회사를 설립한다. 모바이크는 초기엔젤투자유치를 했고, 2015년 10월부터 본격적으로 투자를 받기 시작한다. 중국 최대 인터넷 기업 중 하나인 텐센트를 비롯해 사모펀드 워버그 핀커스 등이 시리즈 투자에 참여했다. 이를 발판으로 모바이크는 2016년 4월에 세상에 첫 선을 보인다. 그리고 서비스 출시 10개월이 지난 현재 새로운 유니콘 기업(상장 전 기업가치 1조원 이상이 되는 스타트업)으로 등극한다. 시의적절한 아이디어와 실행력에 자본이 결합되어 단기간에 규모의 경제 영역에 들어선 것이다. 2017년 1월 모바이크의 기업 가치는 100억위안(한화 약 1조 6700억 원)에 달한다. 중국 최대 차량 공유서비스 업체 디디추싱은 모바이크와 동일한 수준까지 도달하는데 3년이 걸렸고, 알리바바는 6년이라는 시간이 소요되었다.

몇백 만원 월급을 받던 기자에서 기업가치 1조 6000억 원 회사의 CEO로!

모바이크 공동창업자이자 초기 대표였던 후웨이웨이는 기자출신 창업자다. 2004년  중국절강대학교 시티칼리지(浙江大学城市学院)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매일경제신문’을 시작으로, 베이징 ‘신경보’, ‘상업가치’와 ‘지커궁위안’ 등에서 자동차 전문기자로 10년을 지냈다.

여느 대학 졸업생과 마찬가지로 후웨이웨이도 낮은 월급으로 일을 시작했다. 하지만 자동차 전문기자로 10년을 종사했음에도 삶의 질은 크게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더 늦기 전에 자신의 인생 가치를 스스로 창조하기로 결정했다. 시기는 35~45세 사이에 상정했다.

기회는 조금 일찍, 갑자기 찾아왔다. 여러 투자자와 대화를 나누던 중 한 명의 투자자가 “여기 누구 자전거 공유서비스 할 생각 없나요? QR코드로 예약하고 결제하는 편리한 모바일 서비스”라고 말했다. 그 자리에 앉아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말에 부정적이었다. 중국에서 비일비재한 자전거 분실에 대해 우려가 가장 컸다. 중국에서 ‘공유’라는 것이 불가능하거나, 가능하더라도 관리에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 것이다. 하지만 후웨이웨이는 달랐다. 그녀는 그 자리에서 바로 “제가 할 수 있어요” 라고 답했다. 후웨이웨이는 그 자리에서 공유 자전거 사업에 강력한 끌림이 있었고, 누군가에게 한 대 맞은듯한 충격을 받았다고 회고한다.

그 대화가 계기가 되어 후웨이웨이는 32세에 창업자 대열에 서게 된다. 그리고 그 말을 한 투자자는 모바이크의 엔젤투자자가 되었다. 스쳐지나갈 수 있는 대화의 한 자락을 붙잡은 후웨이웨이는 월급 몇백만원을 받던 기자에서 2년만에 유니콘 회사의 기수가 되었다.

Mobike摩拜单车

어떻게 보면 후웨이웨이는 운이 좋은 창업자다. 사업 아이디어와 초기투자를 비교적 손쉽게 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10년의 언론사 경력이 가치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기자생활을 통해 체득된 넓은 시야가 있었기에 공유 자전거 사업을 알아본 것이다. 더불어 우호적 인간관계, 커뮤니케이션 능력도 한 몫했다.

감성적이지만 트렌드를 읽는 것이 뛰어난 창업자

  • -10000시간의 법칙

후웨이웨이는 자동차 전문기자로 관련 산업에서 10년의 노하우를 쌓아왔기 때문에 해당 분야에 이해도가 높았다.

  • -사업을 직감하다.

창업 결심은 직감에 따르는 경우가 많다. 객관적 검증, 논증은 오히려 창업의 걸림돌이 된다. 후웨이웨이는 정확한 수치와 데이터를 기반으로 창업결정을 하지 않았다고 말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공유자전거 사업아이템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객관적으로 볼때 그것이 옳았다. 하지만 성공한 창업 상당수는 이론대로, 논리대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 -생계형 창업이 아니라 꿈을 좇는 창업

후웨이웨이는 생계 해결을 위해 사업아이템을 만들어 낸 것이 아니라, 자신이 좋다고 생각한 감성을 공유하는 서비스를 만들고 싶었다. 그녀는 새벽에 자전거 타는 것을 무척 낭만적인 일이라 생각하는 사람이다. 현재 중국은 ‘소비자 감성’을 충족시키는 창업아이템들이 다수 등장하고 있는 추세다.

  • -소비자 문제 해결

중국 대도시에서 출퇴근을 해 보면 지하철역과 회사, 지하철역과 집 사이 이동 거리가 애매한 경우가 많다. 걷기에는 멀고 택시를 타기에는 짧으며, 오토바이를 타기에는 위험하다. 이러한 시민의 고민을 해결해줄 수 있는 방법으로 모바이크와 같은 공유자전거 서비스는 시의적절했다.

  • -미래에 대한 예측과 빠른 실행력

물질적으로 풍요롭지 못했던 시절 중국인들은 춘절 등 명절때에만 기름진 음식을 먹었다. 하지만 매일 기름진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경제 여건이 되면서 건강한 음식, 생활 습관을 찾고 있다. 이런 트렌드를 파악한 후웨이웨이는 발빠르게 움직였다. 현재 모바이크는 실용적 이동수단이자 이런 중국인의 웰빙 욕구를 효율적으로 해소해주는 서비스로 인식되고 있다.

모바이크의 약점

모바이크는 현재 중국에서 가장 전망이 밝은 서비스로 평가된다. 하지만 이 서비스의 가장 큰 약점은 정부가 비즈니스에 끼치는 영향력이 크다는 것이다. 모바이크와 오포 등 중국 자전거 공유서비스는 자신이 원하는 위치에 자전거를 세워두는 형태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편리한 서비스이지만, 인구밀도가 높은 중국에서는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 그렇기에 모바이크 입장에서 중앙정부 혹은 지방정부와 관계가 중요하다. 이는 후웨이웨이를 비롯한 경영진의 협상능력에 달려있다.

또한, 지도, 주차, 자동차 공유 등 기존 교통 서비스와의 연계도 관건이다. 모바이크로서는 이런 서비스들와의 결합을 고려하면서 소비자가 자전거를 이용해 통행하는 것을 습관화시켜야 하는 숙제를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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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모바이크 서비스 이용 방법

  • 1. 모바일 모바이크앱 설치 및 실행
  • 2. GPS로 주변에 있는 자전거 탐색
  • 3. QR코드로 자전거 잠금을 해제하고 사용
  • 4. 사용 후 모바이크 앱으로 사용 종료 (사용 시간에 따라 자동지불, 30분당 사용료 한화 126원)

[Startup’s Story #323]”맥주 계의 스타벅스로 자리 잡는 그 날까지”, 더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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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겹살엔 소주, 치킨엔 맥주, 치즈엔 와인….바야흐로 ‘술’ 전성시대다. 이 가운데 맥주는 2013년 국내 주세법 개정과 함께 다양한 제품이 대중에게 선보여졌다. 고급 맥주라 여겨졌던 일본산 라거 비어, 아일랜드산 흑맥주 등 제품을 편의점에서 살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이다. 새로운 맛을 경험하는 동안 소비자의 입맛은 고급스러워졌고, 이 취향을 따라잡기 위해 국내 주류 기업은 각자 특색을 가미한 맥주를 잇따라 선보이는 중이다.

이 가운데 수제 맥주(크래프트 비어)의 도약이 눈에 띈다. 국내 4조6천억원 규모의 맥주 시장에서 200억 원 규모의 수제 맥주 시장은 매년 100% 넘는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2013년 설립된 더부스 브루잉컴퍼니는 수제맥주의 성장세를 보여주는 제조-유통 기업이다. 이들은 미국 캘리포니아와 판교 두 곳에서 양조장을 운영하며 서울 시내 8곳에 직영 펍을 운영한다. 지난해 매출은 86억 원, 2020년엔 매출 1천 억원이 목표다.

“우리 맥주가 세계 맥주계의 스타벅스가 됐으면 좋겠다”는 더부스 브루잉 컴퍼니의 김희윤 대표를 만나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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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오른쪽)김희윤 더부스 부루잉 컴퍼니 대표

■토종 수제맥주 브랜드, 세계에 당찬 도전장을 던지다

한국 맥주는 맛 없다고 품평한 친구 3명, 맛있는 맥주를 먹고 싶어 뭉쳤다고.

‘한국 맥주는 북한 맥주 대동강보다 맛 없다’는 칼럼을 아는 지 모르겠다. 몇 년 전 한국 특파원이었던 영국인 기자 다니엘 튜더가 써 화제가 됐었다. 튜더와 양성후 대표, 그리고 나는 친구사이다. 그의 생각에 우리 모두 공감하던 차에 맛있는 커피를 접하듯 일상에서 맛있는 맥주를 마시고 싶어 창업했다. 이태원 경리단길의 작은 펍에서 시작했다.

작은 펍에서 시작해 3년 만에 매출 86억 원을 기록했다. 

단순하게 생각했다. 그리고 운영 과정에 생기는 의문점을 해소하기 위해 실행했다. 창업 이전 국내에서 생산되는 맥주 맛엔 별로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 그래서 소량으로 맥주를 수입했다. 그 맥주는 인기가 좋았다. 그러다 작은 양조장에서 직접 맥주를 만들어 공급하기 시작했다. 맛있는 맥주에 대한 니즈는 다들 강했던 것 같다. 물량이 엄청나게 빨리 소진됐다. 동시에 더 많은 동네에 우리가 만든 맥주를 공급하고 싶었다. 그래서 유통망을 구축했다. 그렇게 한 지 3년이다. 정신 없지만 재밌다.

회사가 커가는 동시에 뒤따르는 고민이 있을 것 같다.

규모의 경제와의 대결이 가장 큰 고민이다. 요즘 점주들은 우리에게 “수제맥주도 프로모션이 가능한 줄 몰랐다”고들 한다. 이 말인 즉, 대기업 자본이 수제 맥주 도소매 분야에 본격적으로 뛰어 들어 프로모션 마케팅을 벌이면 우리처럼 막 자리 잡기 시작한 중소 기업은 경쟁에서 밀릴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거다. 몇 달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주류 기업이 국내에서 브랜드를 론칭 할 때 일주일 동안 10억 원을 썼다. 납품 경쟁에서 뒤치지 않을 방안을 강구 중이다.

사업할 때 어떤 가치를 중시하나.

중심과 원칙을 꾸준히 생각하는 편이다. 이 일을 하기 전엔 전혀 몰랐던 거다. 연 매출 100억원 이상 되는 기업 중 잘하다 추락하는 경우를 종종 봤다. 주로 일관적이지 않은 원칙과 그에 따른 갈등이 원인이다. 또는 회사 성장에 대한 기대치가 달라 생기는 갈등도 봤다. 이런 이유로 인해 사람과 믿음을 잃고 싶지 않다.

시장엔 이미 다양한 맥주가 존재한다. 이와 경쟁할 수 있겠나.

수제 맥주는 아메리카노와 같다고 본다. 믹스커피 대비해 퀄리티는 우수하지만 이를 알리기 위해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 즉, 학습이 필요한 것이다. 수제 맥주도 이와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여타 수제맥주 기업, 대기업 사이에서 뒤쳐지지 않을 더부스만의 강점이 있다면.

아무리 좋은 말로 설명하더라도 결국 우리가 만드는 제품 품질이 좋아야 한다. 즉 맛있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맥주의 풍미를 결정하는 신선한 홉과 효모를 얻기 위해 힘쓰고 있다. 그리고 브루마스터 경연대회에서 3등을 차지한 인재를 영입하는 등 품질에 항시 신경 쓰고 있다.

또한 대기업과 납품경쟁에서 이겨 전세계 맥주 매니아들 사이에서 유명한 덴마크 수제맥주 브랜드인 *‘미켈러’를 국내에 최초로 수입했다. 이들과 협업을 통해 ‘대동강 페일에일’도 만들었다. 적어도 맛있는 맥주를 제공하는 곳이라는 타이틀만은 뺏기고 싶지 않다.

*미켈러: 덴마크의 수제 맥주 브랜드. 맥주 전문 비교 사이트인 ‘Rate Beer’에서 2015년 전세계 3위를 기록하는 등 세계적인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非IT기업이 VC와 크라우드 펀딩에 이르기까지

맥주 제조-유통 기업인데 VC, P2P, 크라우드 펀딩 등으로 투자금을 확보했다.

현재 수제맥주 시장은 미국에서도 초기에 접어든 시장이다. 미국인들도 자국에서 대규모로 유통되는 로컬브랜드 맥주를 마시다가 수입산 맥주인 아사히, 칭다오, 하이네켄 등을 경험했다. 그러다 필스너, 바이젠, IPA 등 특색 있는 맥주를 즐겨 마시기 시작했다. 한국의 행보도 미국 사정과 비슷하다. 다만 규모 차이가 있을 뿐이다. 수제 맥주 시장의 가능성을 발견한 VC와 일반 투자자, 그리고 팬덤으로 뭉친 고객들이 우리에게 투자했다.

투자금은 어떻게 쓰이나. 200억 규모 투자유치를 추진중이기도 하다.

안정적인 재고 수급에 쓰일 예정이다. 주류 영업은 완전 ‘을’이다. 그래서 물량이 없으면 곤란하다. 작년에 물량 부족으로 3번 납품에 어려움을 겪었다. 올해에도 그런 일이 발생한다면 업주와의 관계에서 문제가 생길 것 같다. 그래서 우선적으로 재고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비용에 사용된다.

그리고 조만간 마무리 될 200억 원 규모의 투자 금액은 궁극적으로 국내의 수제 맥주 산업의 명맥을 유지하기 위한 용도로 사용하려 한다. 맥주 시장의 불모지나 다름 없는 곳에서 수제맥주를 안착 시키고 세계 각지에서 멋지게 성장해가고 싶다.

최근 양조장 건립 10억 원 펀딩을 24분 만에 마쳤다. 빠른 시간에 마무리한 것도 놀랍지만, 자체 홈페이지에서 진행한 것이라는 점도 놀랍다.

단순하게 생각했다. 반드시 크라우드 펀딩 업체와 진행할 이유는 없다고 봤다. 그래서 5일간 스타트업 관련 기관 및 코워킹 스페이스 등 다섯 곳에서 투자 설명회를 열었다. 이후 홈페이지를 열었다. 10억원을 30분도 채 안돼서 채우고 나니 두 가지를 깨달았다. 우리의 인지도 및 팬덤이 어느정도 형성돼 있다는 점, 그리고 100만원, 200만원 등 소규모로 펀딩에 참여하려는 이들이 많았다는 점이다.

참신한 방법으로 주주들을 감동시킨다고.

우리 주주는 총 380명 정도 된다. 이들에게 일반적인 리워드를 제공해서는 지속적인 팬덤 형성이 어렵다고 봤다. 그래서 피자와 맥주를 즐기면서 한 가게의 주주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어필했다. 그러면서 투자한 이들에겐 10% 매장 할인 혜택 등을 제공했다. 투자자들은 지인들과 함께, 혹은 그 지인들이 다른 지인과 매장에 들렀다. 이렇게 할인 받은 경우가 2천 건이 넘는다. 상호 꾸준한 스킨십으로 고객과 소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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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ㅋIPA, 국민IPA, 대동강 페일에일 / 사진제공= 더부스

■국내를 넘어 미국 시장도 넘보다.

미국에서도 양조장을 운영하고 있다. 국내 맥주인데 미국에서 공장을 운영하는 이유가 있다면.

미국에 양조장을 갖춘 이유는 신선한 홉과 효모로 맥주를 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맥주의 주재료인 홉과 효모가 신선하면 더 맛있는 맥주를 만들 수 있다. 국내에 수입되는 홉과 효모가 미국에서 받는 것보다 신선하지 않아 맛있는 맥주를 만들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도 있다. 국내에서 주로 유통되는 홉과 효모는 미국에서 이미 팔리고 남은 제품이 대부분이다. 신선한 원료로 만든 제품을 소비자들에게 경험 시키고 싶었다.

두 번째는 브루마스터 때문이기도 하다. 브루마스터는 소규모 맥주 양조장에서 맥주제조의 전 공정을 관리하는 양조기술자를 뜻한다. 이들은 레스토랑의 쉐프와도 같은 존재다. 브루마스터들은 신선한 재료, 창의적인 레시피로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는 맥주 제조 능력이 있어야 한다. 브루마스터는 다른 국가에서 일할 때 거처 및 (기혼일 경우) 배우자의 일자리까지 구해줘야 할 정도로 중요한 존재다. 그런데 국내엔 이 브루마스터가 외국만큼 자리잡지 않았다. 맥주 역사가 짧아서 한계가 있는 것이다. 신선한 재료 수급, 훌륭한 브루마스터와 함께 고품질의 맥주를 만들고 싶어 미국에서도 운영하게 됐다.

미국 내에서 어떻게 활동하나?

전에 양조장 근처 마을에서 파티를 열었다. 시골에서 한국인이 맥주를 나눠주며 파티를 연 것이 화제가 된 모양인지 ABC뉴스를 통해 전파를 타기도 했다. 이 때 미국에서 한식에 대한 니즈를 확인했다. 또한 한글에 대한 호감을 느꼈다. 그래서 미슐랭 3스타 한식 레스토랑과 계약하고 한글이 적힌 맥주를 납품했다. 이를 접한 고객들의 피드백은 긍정적이었다. 이를 바탕으로 미국인들이 좋아하는 귤을 넣은 맥주 생산, 한식 페어링 제안을 하며 꾸준히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젊고 트렌디한 브랜딩…’팬덤’을 얻고 성장하다

일반적인 주류 기업에 따라붙는 이미지와 달리, 더부스는 경쾌하고 에너지 넘치는 브랜드로 성장해왔다. 어떤 식의 브랜딩을 해왔나.

‘맥주를 어떨 때 즐기는지’부터 시작했다. 그리고 맥주가 필요한 곳에서 홍보 활동을 적극 펼쳤다. 먼저, 운영하는 동호회 중에 3월부터 11월까지 운영되는 ‘라이딩 클럽’이라는 것이 있다. 사람들끼리 모여 자전거를 타고 우리 맥주를 마시는 모임이다. 참가자들에에 자체 제작한 사은품을 주는데, 여기엔 우리 로고가 디자인된 티셔츠나 물통 등이 포함된다. 귀가할 땐 특별 제작한 교통카드를 지급해 음주운전을 방지한다.

또한 맥주와 어울리는 아티스트와의 콜라보레이션, 젊은이들이 모이는 공간에서 열리는 ‘더 비어위크 서울’을 개최하고 있다. 독서모임에서도 맥주를 마실 수 있는 일이다. 이를 통해 젊은이들 사이에서 ‘팬덤’을 형성하고 브랜드를 각인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최근엔 늘어난 1인 가구의 ‘혼술’문화에 우리가 어우러질 수 있도록 하는 마케팅 또한 고려하고 있다.

‘팬덤’이 형성돼 있는지는 어떻게 확인할 수 있나.

많은 수제맥주 기업들이 생겨났고 사라졌다. 그가운데서 ‘더부스’라는 이름은 대중에게 인식돼 있는 몇 안되는 브랜드로 남았다고 자부한다. 또한 더부스가 개최한 비어위크 서울 당시, 우리 맥주를 마시기 위해 1만 5천명이 우리 부스에 몰렸다. 행사가 열리는 5일치 물량이 하루만에 다 동나기도 했다. 하지만 아직도 부족하다. 브랜딩은 계속 고민해야할 문제다.

궁극적으로 더부스는 어떤 브랜드를 지향하나.

흔히 주류 기업을 떠올리면 오래되고 일방적인 브랜드를 연상한다. 우린 이런 고루한 이미지 연상과 반대로, 고객과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함께하면 즐거울 수 있다는 점을 어필하고 싶다. 스타벅스에선 커피만 마시는 게 아니라 문화를 소비하지 않나. 우리도 마찬가지다. 더부스는 세계 시장 속에서 스타벅스 같은 문화 기업으로 성장하려 한다.

텐센트를 모바일 왕좌에 앉힌 주역 ‘쟝샤오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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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챗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발표중인 장샤오룽 텐센트 부회장 / 사진 = gzhphb

“중국을 알려면 위챗을 알아야 하고, 위챗을 알려면 장샤오룽을 알아야 한다.”

위챗(웨이신)은 중국의 대표 소셜네트워크로 널리 알려져 있다. 2016년 말 기준 다운로드수 9억1690만 명, 월 액티브 유저 8.46억명이다. 이용자 50%가 하루에 90분이상 이 서비스를 부여잡고 있으며, 음성 및 영상 통화는 일 평균 1억건이 넘는다.

위챗은 단순한 메신저 서비스가 아니다. 위챗을 통해 휴대폰요금과 공과금 납부도 할 수 있고, 배달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고, 고화질 사진과 동영상을 공유하고, 게임을 즐기고, 쇼핑하며, 심지어 일자리까지 찾는다. 위챗은 비즈니스 영역에서도 활발히 사용되어진다. 이 플랫폼을 통해 전자상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며, 웨이덴(YouShop)을 설립해 온라인 쇼핑몰을 만들 수도 있다. 유용한 플랫폼들의 결합체이자 서비스 슬로건(‘위챗은 생활방식’)처럼 중국인들의 생활 속 깊숙히 스며들어 있는 것이다. 여기에 2016년 년 말에는 별도의 앱을 다운로드 받지 않아도 앱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미니앱 서비스 샤오청쉬(小程序)도 부가되었다. 위챗에게 더 벗어날 수 없는 기능이 추가된 것이다.

2011년 위챗이 등장할 때만 하더라도 이 서비스의 파급력이 현재에 달할 것이라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심지어 텐센트 내부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그저 시나닷컴이 내놓은 웨이보의 대응하는 일개 서비스로 여겼다. 하지만 이 서비스 개발을 이끈 장샤오룽(현 텐센트 부회장)은 다르게 생각했다. 위챗 속에는 장샤오룽의 철학이 담겨졌다 평가받는다.

중국을 알려면 위챗을 알아야 하고 위챗을 알려면 장샤오룽을 살펴볼 필요가 있겠다.

장샤오룽(张小龙), 아웃룩과 경쟁하던 폭스메일(Foxmail)의 1인 개발자

장샤오룽(张小龙) 1969년 12월 3일 호남성에서 태여났다. 1987년 화중과학기술대학(华中科技大学)에 입학해 1994년에 석사 졸업했다. 졸업 후 중국에서 평생직장이라고 불리는 전자통신호사에 입사해 주위의 부러움을 샀지만, 정작 본인은 답답함을 느꼈다고 한다. 회사 건물만 봐도 억압받는 느낌을 받았다고. 그는 이런 억압감이 싫어서 직장을 퇴사하고 IT시장에 1인 개발자로 뛰어든다. 그가 회사를 박차고 나오던 당시 중국의 IT시장은 초기 단계였다. 텐센트 마화텅(马化腾)이 QQ를, 바이두 리옌훙(李彦宏)이 바이두를 막 내놓은 시기였다. 장샤오룽은 폭스메일(Foxmail)이라는 메일 서비스를 개발해 론칭하고, 4년 후 이용자수 200만명을 기록한다. 텐센트 메일 사용자 수가 10만 밖에 안 되던 시절이다. 당시 폭스메일은 마이크로소프트 아웃룩과 중국에서 경쟁이 가능한 거의 유일한 메일 서비스였다. 하지만 마땅한 수익모델을 찾지는 못 했다.

폭스메일을 매각하며 처음으로 돈을 벌다.  

1998년 9월 당시 진산(金山, 킹소프트)에 재직중인 레이쥔(雷军, 현 샤오미 대표)이 장샤오룽에게 폭스메일 매각 제안을 한다. 마땅한 수익모델 없이 개발에만 열중하던 장샤오룽은 크게 생각하지 않고 15만 위안(한화 약 2500만원)이면 팔겠다고 회신하고, 레이쥔도 이를 긍정적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레이쥔은 당시 다른 업무에 치중하느라 그 일을 부하직원에게 인계를 한다. 그 직원은 레이쥔과는 생각이 달랐다. 폭스메일의 메리트를 못 느꼈고, 자체적으로 충분히 개발할 수 있겠다고 판단해 일이 성사되지는 않았다.

그로부터 2년 뒤인 2000년 장샤오룽에게 새로운 매각 제안이 들어온다. 기술회사인 보따(博大)에서 1200만위안(한화 약20억)의 폭스메일 매각 제안이 들어온 것이다. 2년만에 2500만원에서 20억까지 서비스 가치가 오른 것이다. 인터넷 버블 시기였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이렇게 회사를 나와 개발만 하던 1인 개발자는 처음으로 유의미한 금액을 손에 넣게 됐다. 현재까지도 폭스메일은 중국 10대 개발 서비스로 평가 받는다.

5년의 야인 생활 이후 텐센트로 간 장샤오룽. 

이후 5년 간 별다른 활동이 없었던 장샤오룽은 2005년 다시 세간에 이름이 회자된다. 보따가 폭스메일을 텐센트에 재매각하는 조건에 장샤오룽이 들어갔기 때문이다. 텐센트 마화텅 회장은 QQ메일로 MSN의 위세를 꺽고 싶었고 그에 적합한 인물로 장샤오룽을 선택한 것이다. 장샤오룽은 텐센트 항저우 연구개발부에 소속되어 QQ메일을 담당한다.

하지만 회사 내에서 장샤오룽은 굴러온 돌이자 검증되지 않은 사람으로 취급되었다. 더불어 마화텅 회장의 의지를 장샤오룽이 구현하는 것이 의문부호가 달렸었다. 당시 MSN과 Gmail는 이미 서비스 성숙 단계지만, QQ메일은 갈길이 멀다는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었다. 장샤오룽은 당시 마화텅마저도 쓰기 싫다고 평가한 QQ메일을 전면적으로 개편한다. 기존 형태를 갈아엎는 과정이었다. 우선 빠른 속도를 위해 페이지를 단순화시키고, 파일용량을 2G까지 보낼 수 있게 한다. 이는 당시 어느 서비스에도 없었던 획기적인 시도였다. 대용량 파일도 문제없이 보낼 수 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QQ메일은 사용자가 선호하는 서비스로 인정받게 된다. 더불어 기능 뿐만 아니라 디자인이 지속적으로 개선되면서 사용자 층은 더욱 넓어졌다. 그 외에 열람공간, 드리프트 보틀 등 기능을 추가하면서 종국에는 중국 메일서비스 1위를 차지한다.

‘환영받지 못한 왕자’ 위챗의 탄생 , 그리고 티핑 포인트.     

2010년 어느날 밤, 장샤오룽은 마화텅에게 메일을 쓴다. 그는 ‘메신저에서 모바일 시장의 미래를 봤고, 이를 준비하지 않으면 회사에 위기가 닥칠 수 있다’고 설명하며, ‘모바일메신저 개발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마화텅은 바로 답메일을 통해 개발을 하라고 화답한다. 마화텅은 장샤오룽 외 2개 팀에게 동시에 메신저 서비스 개발을 지시한다. 텐센트 특유의 내부 경쟁을 유도한 것이다. 장샤오룽은 QQ메일 개발팀과 함게 메신저 서비스 개발에 몰입한다. 녹녹한 상황은 아니었다. 이미 여러 기업이 메신저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었고, 심지어 출시한 곳도 있었다. 그리고 장샤오룽은 여전히 텐센트에서 미운오리였고 그가 이끌던 팀도 그렇게 인식되고 있었다. 장샤오룽은 서비스 개발의 해답을 사용자에게서 찾았다. 사용자가 습관적으로 클릭하는 위치, 사진 화소까지 세심하게 연구했다. 그렇게 2011년 탄생한 것이 위챗이다.

위챗 1.0버전이 출시되던 당시 IT업계는 모바일 소셜네트워크에 대한 개념이 자리잡고 있지 않았다. 위챗이 출시될 때만 하더라도 많은 이들이 위챗이 잘 될거라 보지도 않았다. 위챗의 기능 대부분은 QQ에서도 가능했었고, 채널과 자원은 QQ쪽이 풍부했기 때문이다. 엎친데 곂친 격으로 위챗은 출시 3개월 동안 유저증가량이 많지도 않았다. 반면 위챗보다 1개월 먼저 론칭된 샤오미 메신저 미랴오(米聊)는 고속성장하는 추세였다. 때문에 회사 내외에서 위챗의 실패를 이야기 했다. 하지만 장샤오룽만은 자신만만했다. 개발과정에서 회사 외부와 내부에 오는 문제들이 짱쇼우룽의 발걸음을 무겁게는 했지만 멈추게는 하지 못한 것이다.

그 해 4월 쟝샤오룽은 위챗에 음성전달 서비스(语音)를 추가하고, 유저를 모으는 방편으로 문화적 요소 등 개성적인 기능을 추가한다. 휴대폰을 흔드는 것으로 친구 맺기, 펑요췐(위챗 모멘트)으로 일상생활 공유하기, 근처에 있는 친구 찾기, QR코드 기능 등이 적용되었다. 여기서 위챗의 티핑포인트 3가지가 등장한다. 바로 음성메시지 보내기(语音), 주위에 있는 친구 찾기(查找周围的人), 흔들기(摇一摇)가 그것이다. 이를 기점으로 위챗은 기하급수적인 사용자 증가세를 맞이하게 된다. 더 나아가 홍바오 등을 통해 위챗의 상업적 가치를 만들어 내 경쟁자 알리바바와 자웅을 겨룰 수 있는 원천을 마련한다.

이후로 장샤오롱은 미운오리에서 백조로, 중국 모바일 생태계를 바꾼 인물로 평가받게 된다.

후발주자 위챗이 성공한 이유.

위챗은 처음에 누구도 관심을 주지 않던 서비스다. 심지어 기존 메신저 서비스인 KIK와 Talkbox의 아류라는 지적도 숱하게 받았다. 하지만 현재 위챗은 200여 국가에서 8억 명이 넘는 사용자가 매일 사용하는 서비스다. 아이러니하게도 초반에 시장을 주도하던 KIK과 Talkbox를 기억하는 유저는 많지 않다.

장샤오룽은 위챗의 성공 배경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좋은 제품은 개발해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진화하고 발전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것이다.”

“시장에 출시된 유사한 제품에 비해 10%정도 나아서는 쓸모가 없다. 유사한 서비스를 한다면 반드시 경쟁자가 가지고 있지 않은 기능이 있어야 승산이 있다.” (편집자 주) 모바일 홍바오 문화는 텐센트가 시작했다 평가받지만, 개발 당시 이미 알리바바의 홍바오 서비스가 있었다. 하지만 위챗 홍바오는 랜덤 기능을 추가해 주는 것과 받는 것 모두 사용자가 재미를 느끼게 했다.

“제품개발 시 인간의 근본적인 욕구를 해결하는 뱡향으로 가야 한다.”

텐센트의 모범 교본이 되다. 

2012년 7월 24일 장샤오룽은 ‘위챗에 숨겨진 제품관념’이란 주제로 장장 8시간 동안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한다. 준비한 장표만 180페이지 분량이었다. 텐센트는 사내 17개 회의장을 개방해 온오프라인을 연결해 전직원이 듣도록 했다. 그중에 ‘매니저(관리자)가 가져야 하는 소양’을 요약하면  아래와 같다.

– 트렌드에 민감해야 한다.

현재 인터넷 생태계는 사용자가 선택할 수 있는 제품들은 갈수록 많아지는 풍족한 시대다. 그렇기 때문에 사용자의 진실된 욕구를 파악해야 한다. 관리자가 새로운 것에만 관심을 갖는다면 시대의 진정한 트렌드를 놓칠 수 있다.

-사용자가 느끼는 욕구를 파악하라.

모바일시장은 무척 변화가 빠른 시장이다. 전통적인 고객분석과 시장조사, 제품 계획들은 현시대와는 맞지 않다. 인간집단 자체가 변화의 움직임이다. 관리자는 데이터로 소비자를 분석하지 말고 직감과 감성으로 분석해야 한다.

-만 시간의 법칙 그리고 실천

인터넷 시장이 열렸지만, 아직까지 그 분야에 진짜 전문가라고 자칭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늘에서 떨어진 천재는 없다. “만 시간의 법칙”은 매니저에게도 적용된다. 천 번 혹은 그 이상의 테스트를 해야 상품의 디자인 감각과 문제해결능력이 생긴다.

-전문적이지 않더라도 광범위 하게 공부하라.

관리자는 전문적이지 않더라도 문학과 예술 등 분야에 넓은 지식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것을 바탕으로 다양한 사용자를 이해할 수 있다. 동시대 사용자들의 미적감각을 알아야 제품이 현실과 동떨어지지 않는다.

-책임감이 있어야 좋은 상품을 기획할 수 있다.

관리자는 자신의 내놓은 상품, 서비스에 대해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 그래야 자신의 의지를 지키면서 가고 싶은 방향을 견지하며 상품을 기획할 수 있다.

재미있는 것은 8시간의 연설이 끝난 후 쟝샤오룽은 “내가 지금까지 말한 것은 다 틀린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진리라 생각한 것도 빠른 인터넷 시장에서 언제든 구문이 될 수 있다는 의미였다.

마무리하며.

장샤오룽은 개발자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예술가적 기질을 가진 인물이다. 그 것은 위챗과 QQ서비스 곳곳에 드러난다. 유리병에 메시지를 담아 던지면, 그 메시지를 주운 사람과 대화할 수 있는 위챗 기능(드리프트 보틀)이 대표적이다. 기술적 완성도 뿐만 아니라 사용자 입장에서 감성적인 서비스를 추구한 것이 위챗의 성공과 맞닿아 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위챗에는 장샤오룽이 추구하는 간단함의 미학(极简美学)이 담겨져 있다. 장샤오룽은 사용자에게 편한 방식으로 서비스를 단순화 시키고 최소화 해야 시장을 선도하고 추월할 수 있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 그렇게 개발되고 진화한 위챗은 그 단순함과 편리함으로 중국인의 일상을 바꿨고 생활이 되었다. 떠날래야 떠날 수 없는 하이퍼 플랫폼이 된 것이다.

[Startup Story #324] 영화제 출신 자막가들이 모여 만든 스타트업, ’21세기 자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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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영화제 무대 뒤에 가려진 존재들이 있다. 영화를 수급해오고, 이를 상영하기 위한 기술적인 시스템을 만들고, 행사를 운영하는 수많은 사람들. 그중에서도 눈에 띄지 않는 것으로 1등을 하는 이들이 바로 ‘자막 편집자’다. 이들은 가장 어두운 곳에서, 가장 조용히 작업한다. 실제 스태프들 사이에서도, 해당 영화의 자막 작업을 누가 했는지 모르는 일이 종종 벌어진다고 한다.

하지만 각국의 다양한 영화를 상영하는 영화제에서, 자막 없는 스크린을 쳐다보고 있다고 상상해보자. 영화와 관객 간의 소통은 단절될 것이다. 언어를 배운 적이 없는 아이가 된 기분일지도 모른다. 이처럼 자막가는 영화제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지만, 이들의 유통 기한은 3개월이다. 단기 계약직 형태로 고용되기 때문이다. 내년에 같은 영화제에서 일할 수 있을지는커녕, 다음 달에 일이 있을지조차 알 수 없다.

18년 차 자막 편집자인 김빈 대표는 영화를 실컷 보고 싶어 영화제 자막 일을 시작했다고 한다. 3개월 동안의 작업이 끝나면 훌훌 털고, 해외여행을 떠나는 꿈같은 생활을 즐기기도 했다. 그런데 해가 지날수록 함께 일하던 선배와 동료들이 하나, 둘 사라지기 시작했다. 생계의 문제 때문이었다. 김빈 대표는 방법을 찾고 싶었다. 그렇게 탄생하게 된 것이 ’21세기 자막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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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자막단 김빈 대표

■ 3개월짜리 영화제 자막가…더 오래, 덜 불안해하며 일하고 싶었다 

18년 차 자막 편집자라고 들었다. 

21세기 자막단을 창업했던 시점엔, 전 영화제 사무국을 통틀어 경력이 제일 많은 사람이 나였다. 영화제 자막가들은 보통 3, 4개월씩 단기직으로 계약을 하기 때문에 고용이 불안정하고, 보수도 많이 받질 못한다. 그래서 함께했던 선배, 동료들이 많이 그만뒀다. 자막 분야는 노하우를 가진 경력자들이 필요한 직종인데, 현실적으로 이 일로만 생계를 유지하거나 직업인으로서 자신의 경력을 쌓아가기란 쉽지 않다.

구체적으로 어떤 절차로 채용이 이루어지나. 

영화제에서는 프로그램팀, 자막팀, 기술팀 등이 필요한데 사무국 측에서 채용 공고를 내거나 전년 도에 함께 일했던 팀장과 재계약을 맺는다. 그럼 그 팀장 개인이 팀을 꾸려서 데려오는 형태다. 1년 내내 사무국 내에서 상시 근무하는 건 사무국장, 프로그램팀, 회계 담당자 정도다. 영화제가 보통 봄부터 가을까지만 열리기 때문에 겨울에는 일이 없다. 현재 영화제에서 일하고 있다 할지라도, 언제 다음 일을 하게될지에 대해선 기약이 없는 것이다.

보수는 어느 정도인가. 

천차만별이다. 그런데 신입의 경우 보통 월 100만 원 초반대에서 일을 시작한다. 팀장이 되어도 보수가 그리 높진 않다.

풀고자 하는 문제가 있어도, 창업은 결코 쉬운 결정이 아니다. 21세기 자막단이 하나의 팀이자 기업이 되었을 때,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있었나. 

좋은 일이라서 시작한 것도, 시장이 확실히 보여서 시작한 것도 아니다. 단지 영화제 일을 계속하고 싶은 동료들이 많은데, 그게 불가능한 구조라서 개선하고 싶었을 뿐이다. 어쩌다 보니 이 주제가 ‘고용 불안정’이라는 사회적인 문제와 맞닿아 있었고, 이걸 해결하는 과정에서 ‘사회적 기업’이라는 방법을 선택하게 된 거다. 나와 동료들이 일을 오래, 안정적으로 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우선이었다.

각개전투하던 자막가들이, 기업에 속함으로써 어떤 이득을 얻을 수 있나. 

예를 들어 내가 속했던 팀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던 자막가가, 다른 팀에 가서는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만으로 푸대접을 받았던 경우가 있었다. 심지어 경력이 제일 많은데도, 어린 직원에게 그 수준의 연봉을 준 적이 없다며 처음과 말을 바꿔버리는 것이다. 회사 형태가 되면 그런 식의 부당한 대우를 함께 대응할 수 있을 거라고 봤다. 또 회사가 조금씩 알려지면서, 영화제 이외의 작업이 꾸준히 들어오기 때문에 1년 내내 일을 할 수 있게 된다.

자막팀이 하나의 기업이 된 경우는 21세기 자막단이 최초인가. 

영화제 자막팀이 회사가 된 건 처음이다. 기존에는 번역을 중심으로, 텍스트 원본을 만드는 회사와 이걸 재가공하는 회사가 프로덕션 형태로 따로 존재했다. 이 두 작업을 한꺼번에 소화할 수 있으면서, 영화제 일도 같이 할 수 있는 팀은 우리가 처음이다.

자막가 개개인이 기업이라는 형태를 통해 조직화됐을 때, 기존 업계의 반발은 없었나. 

처음에는 함께 일하던 사무국장들도 우리가 수익을 낼 수 있겠느냐고 걱정했다. 자막가 집단 한쪽에서는 우리가 회사가 되면, 일을 다 뺏어가는 게 아니냐는 반발도 있었다. 하지만 사무국 측에서도 결국 노하우가 많은 사람을 빨리 구하는 게 최우선적인 과제다. 그들이 나서 일일이 적당한 사람을 찾는 것보다, 우리 같은 회사에 맡겨버리는 걸 더 편하다고 느끼기 시작한 것 같다. 지금은 많은 영화제에서 외주 형태를 선호하고 있다.

수익 구조는 어떻게 되나. 

보통 장편 영화의 경우 200~300만 원 수준의 보수를 받는다. 현재 우리 수익은 80%가 영화 자막 제작에서, 자체 기획 영화제에서 20%가 나고 있다. 설립 이후 지금까지 2천 여 편의 영상의 자막을 제작했다. 초기에는 영화제 일만 했었는데, 요즘에는 온라인 무크(MOOC, 전 세계 유명 대학 강의를 무료로 수강할 수 있는 교육과정)나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 컨텐츠 작업도 늘었다. 작년에는 선데이토즈의 게임 자막 작업을 하기도 했다.

 

21■ 좋은 자막이란, 영화가 끝난 뒤 기억에 남지 않는 자막

많은 자막 작업을 했는데, 21세기 자막단이 정의하는 ‘좋은 자막’이란 무엇인가. 

영화가 끝났을 때 기억나지 않으면서도, 영화를 제대로 볼 수 있게 해주는 자막이다. 영화가 100분이면, 그중 가장 많은 시간 등장하는 게 자막이다. 하지만 영화를 다 보고 났을 때, ‘이 영화 좋다’ 해야지, ‘이 자막 좋다’는 말이 나오면 안 된다. 자막가로서 늘 가장 정확한 표현으로 영화를 관객에게 잘 전달하고자 노력한다. 그 과정에서 너무 오버해서도 안 되고, 감독의 의도보다 덜하게 표현해서도 안 된다. 그 적정선을 찾아내는 게 항상 고민이다.

최근 <수어사이드 스쿼드>라는 외화에서 등장인물인 할리퀸의 대사 번역 건을 놓고, 논란이 일기도 했다. 자막가가 젠더, 정치 등 사회적 이슈에 눈 감고 있어 발생한 사고였다. 

사실 이런 삐끗한 결과물들은 두 집단 중 한쪽이, 자신의 우월함을 내세우며 반대편을 저평가하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만들어진다. 이런 사회적 인식을 해결하는 건 우리 회사의 존재 이유와도 맞닿아 있다. 21세기 자막단은 기존에 저평가됐던 존재가, 제대로 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도록 돕기 위해 탄생했다. 처음엔 자막가 동료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작했지만, 그 범위는 사회적으로 소외받는 모든 사람으로 확대될 수 있다고 본다. 그래서 논란이 있는 지점에 대해서는 내부에서 많이 이야기하려고 노력한다. 여성이든 노동자든 그게 사람에 관한 일이라면, 또 이들이 저평가 받는 부분이 있다면 우리가 마땅히 신경 써야 할 문제이기 때문이다.

일감을 선택할 때에도, 나름의 기준이 있다고. 

일을 제안하는 영화제 사무국이나 배급사가 우릴 먼저 선택하긴 하지만, 우리도 나름의 기준에 따라 작업 여부를 결정한다. 그래서 때때로 거절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우리가 이미 환경 영화제와 일을 하고 있는데, 원자력 공사에서 지원을 받고 있는 회사로부터 작업 요청이 들어온 경우가 있었다. 그땐 제안을 거절했다. 맞냐, 틀리냐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이 작업을 선택할 거냐, 안 할거냐의 문제다. 이런 일이 자주 있진 않고, 1년에 한 번 정도 있다.

 

■ 인공지능은 자막가의 일을 뺏어갈까? 

이렇게 둘이 마주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지만, 기자와 자막가 모두 인공지능(AI)이 대체할 수 있는 직업 중 하나다. 이에 대해선 어떤 의견을 갖고 있나. 

우리도 종종 이야기 나눈다. 충분히 언제든지 대체될 수 있는 작업이라고 생각한다. 의사나 변호사처럼 다량의 정보를 소수의 사람이 독점하고 있는 직업들부터 바뀌게 될 것이다. 창작과 예술 분야는 변화가 더딜 거라고들 했지만, 이미 일본에서는 AI가 쓴 소설이 문학상 심사를 통과했다. 우리의 생각보다 더 빠르게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 하지만 두렵진 않다. 많은 부분을 AI가 대체하더라도, 업의 본질은 바뀌지 않는다. 그 업이 생겨나고, 필요했던 이유는 동일하다. 다만 이를 수행하는 형태가 바뀌게 될 것이다. 이전에는 손으로 짚신을 만들던 사람이, 지금은 운동화 기업의 공장에서 다른 형태의 노동을 하고 있다. 이전의 번역 업무는 외국어를 많이 배운 사람만의 독점적 권력이었다. 기술은 이 권력을 보편화할 것이다. 그렇게 좀 더 많은 사람이 번역 작업을 할 수 있게 되면, 사람들은 오히려 좀 더 높은 수준의 결과물을 원하게 될 것이다. 자막가로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이 기대에 부응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게 우리의 역할이자 가치라고 본다.

기술은 작업의 많은 부분을 대체하기도 있지만, 더 큰 가능성을 열어주기도 한다. 국내 컨텐츠가 실시간으로 해외에 송출되기도 하고, MCN이라는 새로운 산업이 등장하며 일거리도 늘어났을 것 같은데. 

MCN 쪽은 작년부터 우리도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다. 몇몇 기업과 얘기는 오고 갔지만, 실제 작업을 해본 적은 없다. MCN 분야의 영상은 빠르게 작업을 마쳐서, 거의 실시간으로 내보낼 수 있어야 한다. 기존에 했던 작업이랑은 성격이 많이 다르다. 하지만 여전히 이 시장에 들어가기 위해, 우리와 성격이 맞는 파트너를 물색하고 있다.

넷플릭스와 같은 해외 영상 스트리밍 기업과의 작업 가능성은 없나. 

넷플릭스 등은 몇 개 업체와 고정 계약을 맺고 바로 작업에 들어간다. 우리도 분야를 확장하기 위해, 그런 파트너가 필요하다고는 생각하는데 현재는 찾지 못한 상태다. 기회가 되면 함께 작업 하고 싶다. 한국어로 번역하는 것보다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를 중국 등 타국으로 내보낼 때에 필요한 다국어 작업에 더 관심이 많다.

현재 21세기 자막단에서 작업이 가능한 언어는 몇 가지인가. 

기본적으로 5, 6개 언어의 번역 작업이 가능하다. 다른 언어가 필요한 경우에는, 해당 프로젝트마다 각 언어 전문 번역가와 계약을 맺어서 진행한다.

 

■ ‘자막가’와 ‘자막가의 일’을 새롭게 정의하고 싶다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하다. 

처음 창업할 때, 우리가 망할 거라고 생각했던 업계 종사자가 많았다. 하지만 21세기 자막단은 살아남았다. 또 이전에 우리가 회사를 만들어 일감을 다 빼앗아갈 거라고 비방했던 상대편도, 지금은 회사를 만들어 작업을 하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우리가 해나가는 일들이, 새로운 기준이 되어 업계를 변화시켜나갈 수 있다고 본다. ‘자막가’라는 직업과 ‘자막가의 일’에 대한 정의도 이전과는 달라지고 있다. 이전엔 오롯이 자막을 만들어 극장에서 트는 일까지만 자막가의 역할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작업 이후 컨텐츠를 확산시키는 범위로까지 우리의 일이 확장되고 있다. 또 이전엔 영화 작업을 수급하는 프로그램 팀과, 자막팀의 역할이 확실히 나누어져 있었다. 영화 작업이 들어오기 전까지 자막팀은 할 일이 없었고, 작업을 넘기고 나면 프로그램 팀이 할 일이 없었다. 하지만 이 두 가지 일을 한 팀 내에서 소화할 수 있다면, 결과물의 질도 높아지고 자막가는 1년 내내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게 된다. 21세기 자막단 내의 자막 단원들은 여러 프로젝트를 거치며 어느 정도 훈련이 된 상태다. 올해엔 이 모델을 좀 견고하게 만들려고 한다.

직접 자체 영화제를 기획하고 상영하는 것도, 자막가의 역할을 확장시키기 위한 노력인가. 

그렇다. 우리가 작업한 것 중, 더 많은 관객에게 소개하고 싶은 영화를 선별해 ‘메이킹 필름 영화제‘를 개최한다. 이외에도 지금까지 66개의 기획전을 개최했다. 이전에 네팔에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작은 영화제를 개최한 적이 있었다. 한 NGO 활동가 분과 공동 기획했던 것인데, 네팔 현지의 환경 운동을 하는 젊은이들도 참여를 했었다. 당시 환경과 관련된 애니메이션을 여러 편 상영했는데, 우리가 떠난 후 해당 학교로부터  영화로 환경 교육을 할 수 있는 지 처음 깨달았다면서 학교 내에서도 유사한 프로젝트를 할 수 있냐는 문의를 해왔다고 한다. 이처럼 영상 매체는 그 파급력이 크다. 우리는 세상의 저평가된 것들을 조명하기 위해, 자막이라는 도구를 사용하고 있다. 언젠간 자막이 아닌 다른 것을 도구로 삼을 수도 있을 것이다. 난 21세기 자막단이 큰 회사가 되길 바라진 않는다. 다만 어디에나 있는 회사가 되고 싶다. 미국에도, 인도에도 소규모 21세기 자막단을 세워, 세상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일조할 수 있었으면 한다. 그 날이 올 때까지 지켜봐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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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자막단의 홍보 팀장이자 얼굴 마담인 반려견 ‘재인’과 김빈 대표

꽌시의 나라에서 꽌시를 지양하는 기업 ‘세 마리 다람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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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제 성장폭이 완만해지면서 소매업이 둔화되는 추세지만,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은 여전히 성장중이다. 2016년 중국의 상반기 전자상거래 규모는 2조3121억9400만 위안(한화 385조 3,040억 원, 중국산업정보왕(中国产业信息)자료)으로, 2015년 동기 대비 43.4%나 증가했다중국 스타트업 1세대이자 대표적 전자상거래 기업인 알리바바는 지난해 11월 11일(광군제) 하루에만 매출 1,207억 위안(한화 20조 6,723억 원)을 기록했으며, 전자상거래 2위 기업인 징동은 설립 19년만에 첫 흑자를 기록했다. 여전히 전자상거래 시장은 성장세를 보인 것이다.

알리바바와 징동등 전자상거래 플랫폼이 공고해진 가운데 이를 활용해 짧은 기간에 일가를 이룬 기업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그중에 2012년 안후이성 우후시에 설립되어 첫 해 매출 3000만 위안(한화 50억원)을 시작으로, 2013년 3억 2600만 위안(한화 542억 원), 2015년 25억 위안(한화 4,160억 원), 2016년 55억 위안 (한화 9.181억)의 매출을 거두며 매년 성장폭이 10배 단위로 커지는 성장 기업이 있다. 바로 중국 온라인 식품 판매 업체 ‘싼즈송슈(三只松鼠, 세 마리 다람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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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후이성 우후시에 위치한 싼즈송슈 본사. 회사 곳곳에 도토리와 다람쥐를 형상화한 조형물이 조성되어 있다. / 사진 = 플래텀

싼즈송슈는 중국 최초 인터넷 식품 브랜드이자 최대 판매 규모를 자랑하는 기업이다. 견과류를 메인으로 건과일, 가공육, 차 등이 주요 취급 품목이다. 오프라인 매장이 거의 없는 것을 감안하면 괄목할만한 성장이다. 그렇기 때문에 프리미엄 과자시장의 장외 제왕이라고도 불리운다.

레드오션이라고 불릴 정도로 경쟁이 치열한 중국 온라인 시장, 특히 식품업계에서 5년 만에 싼즈송슈가 성장을 이룬 이유는 좋은 품질의 맛있는 제품을 저렴하게 공급한다는데 있다. 이들은 정확한 소비 타깃층을 정하고, 타깃으로 정한 소비자의 니즈를 파악하고 그것을 충족시킬 수 있는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싼즈송슈는 소비자를 ‘주인(主人)’으로 칭하며 그에 걸맞는 서비스와 마케팅을 진행한다. 특히 전자상거래 플랫폼에 주력하고 있기에 마케팅 자체가 재기발랄하다. 유명 연예인을 광고 모델로 세우는 동시에, PPL 광고 마케팅도 병행한다. 중국 뿐만 아니라 한국 드라마에서도 제품을 볼 수 있다. 광고는 젊지만 타깃층은 전 연령대다. 저렴한 제품군에 속하지만, 포장 등 디자인과 물류에서는 최신 트랜드를 반영한다. 배경에는 영양이나 건강성, 유행을 따르는 중국인의 소비 패턴 변화에 있다.

싼즈송슈는 15년의 플랜으로 사업을 확장중이다. 창업 첫 해부터 올해까지 첫 5년은 인터넷 식품산업에서 1위가 되는 것이며, 이후 5년은 식품 산업을 넘어 IP를 통한 엔터테인먼트 산업 영역 진출을 통한 종합 소비 브랜드가 되는 것, 그리고 나머지 5년은 글로벌 시장에서 통하는 브랜드가 되는 것이다.

장랴오위안을 비롯한 5인의 싼즈송슈의 공동창업자는 경력이나 학벌 측면에서 내세울만한 이력을 가진이는 없다. 그들 표현을 빌자면, ‘중국인 중 평균이하의 인적구성’으로 도전을 시작한 것이다.

특히 장랴오위안은 싼즈송슈 이전에 시도했던 모든 창업에서 실패한 사람이다. 하지만 그 경험이 현재의 싼즈송슈로 이어졌다. 우리 교육체제로 따지면 중졸 학력의 그는 부족한 부분을 독서로 매꾸었고, 몸으로 체득한 경험을 통해 전략을 수립하는 사람으로 알려지고 있다.

장랴오위안은 묘한 사업가다. 사업 전략을 짜는 것 외 다른 부분은 직원들에게 일임한다. 그는 정확하게 오전 10시에 출근하고 오후에 6시면 퇴근을 한다. 퇴근 후에는 독서를 즐긴다. 접대를 좋아하지 않아 외부에서 술 마시는 일도 거의 없다. 출장 역시 잘 다니지 않는다. 길에서 소비되는 시간이 출장 일정의 90%라 여기기에 시간이 아깝기 때문이라고 한다.

장랴오위안은 성공한 창업자에게 흔히 보이는 이력은 거의 없다. 학력은 높지 않고, 성격은 내성적이고, 활동적인 편도 아니다. 하지만 그것을 뛰어넘는 독특함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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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랴오위안 싼즈송슈 대표 / 사진 = ‘三只松鼠官博’ 웨이보

작은 시골마을 석탄공장 회계사의 막내 아들. 

장랴오위안은 회계사 부친과 전업주부 모친 사이에서 1976년에 태어났다. 말수가 적고 체력이 약해 괴롭힘의 대상이 당하곤 했지만 지기 싫어하는 성격 때문에 죽기 살기로 맞받아쳐 싸움왕이라 불리기도 했다. 장랴오위안은 수학과 서체연습을 제외한 공부에는 관심이 없었다. 다만 중학교 3학년 시절부터 취미를 붙인 독서가 지식의 밑천이 되었다.

장랴오위안은 1994년 가벼운 아이디어로 장사를 시도한다. 소매업이었다. ‘벨트를 도매상한테서 2 위안에 구매해 10위안에 팔면 돈을 벌 것’이라는 단순한 생각으로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그리 깊게 생각한 일이 아니었기에 얼마 안 되어 접는다. 이후 장랴오위안은 밀항을 통해 경제적으로 풍족한 후난 등 도시를 살피며 돈을 벌기로 마음 먹는다. 그리고 부족한 지식은 책에서 찾았다.

실패. 실패. 실패. 그리고 또 실패.

중학교 졸업 후 장랴오위안은 그가 살던 닝궈(宁国)에 있는 작은 기업에 취직을 하며 사회생활을 시작한다. 하지만 3개월만에 사직서를 낸다. 이후 함께 퇴사한 친구 천후이(陈辉)와 3000위안을 모아서 우한(武汉)으로 가 의류사업을 시작하지만 지인 외에 구매를 하러 오는 사람이 없어 실패한다. 장랴오위안은 이때 마케팅의 중요성을 절실하게 느꼈다고 한다. 이후에도 여러 시도를 해보지만 실패는 계속된다. 힘들고 고달픈 과정이었다. 같이 일하던 친구 중 한 명이 자살을 하는 비극도 겪는다. 장랴오위안은 그 사건의 충격으로 귀향한다. 고향에서도 창업은 계속된다. 그는 식당, 옷가게, 카페, VCD방을 차례대로 개업했지만 얼마 안 되어 모두 문을 닫는다. 이후 안정적이고 주변에서 부러워할만한 국유기업에 들어가지만 얼마안가 퇴사를 선택한다.

이후에도 여러번의 창업에서 실패를 겪은 장랴오위안이지만, 그 과정에서 중요한 시대의 흐름을 읽게된다. 인터넷 비즈니스와 전자상거래였다. 그는 전자상거래의 미래가 밝다고 판단을 했다. 문제는 무엇을 파느냐였다. 그러던 차에 그의 고향인 닝궈에서 가장 유명한 특산품이 호두라는 것이 떠올랐다. 닝궈 호두를 오프라인이 아닌 온라인에서 판매를 하면 가능성이 있겠다 생각해 닝궈에서 가장 큰 호두 판매 회사 짠슬(詹氏)에 입사를 한다.

실패의 아이콘, ‘인터넷 비즈니스’라는 물을 만나다. 

기존 산업군에서 사업 실패를 거듭했고, 직장생활 부적응자였던 장랴오위안의 터닝포인트는 짠슬에서 시작된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기에 이전 직장과는 다르게 장랴오위안은 업무에 매진한다. 성과도 눈에 보였다. 그가 맞는 파트 마다 매출에서 큰 상승을 보였고 얼마 안 가 회사에서 없어서는 안되는 존재가 되었다. 장랴오위안은 회사의 입출고 시스템을 체계화 시키고 직원서비스 교육을 통해 회사 매출에 큰 영향을 끼친다.

장랴오위안은 본격적으로 온라인에서 제품을 팔 고민을 한다. 그래서 짠슬 견과류를 판매하는 독립 사이트를 만들었지만, 고객이 쉽게 모이지 않았다. 그래서 매출이 나오지 않은 사이트를 접고 타오바오에서 물건을 파는 것이 맞다고 판단했다. 문제는 타오바오 내에서 견과류 판매회사들에 대한 평가가 좋지 않다는 것이었다. 여러 회사 물건을 주문해 보면서 원인을 찾을 수 있었다. 타오바오 내 대부분 견과류 회사가 포장에 무신경할 정도로 정성을 들이지 않았을 뿐더러 품질도 좋지 않았다. 브랜드가 중요하다는 의식이 전혀 없었던 것이다. 장랴오위안은 당시 온라인쇼핑을 하는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젊은층인 것을 것을 감안해 전형적이지 않고 젊은 소비층이 좋아하는 브랜드로 가야한다고 생각했다. 그는 오랜시간 고민 끝에 코코넛(coco.nut / 壳壳果)이라는 브랜드를 론칭하고 그 명칭에 걸맞는 스토리텔링을 시작했다. 결과적으로 이는 성공했다. 코코넛 브랜드는 젊은 소비층에 큰 인기를 끌며 온라인에서 일평균 30만위안(한화 5천만 원)의 매출을 기록한 것이다. 장랴오위안은 이후에도 판촉행사와 이벤트를 연달아 성공시킨다. 일련의 과정을 통해 그는 사업전략에서 인정을 받는 동시에 타오바오 판매업체들 사이에서 유명인이 된다. 이전까지 실패만 거듭하던 장랴오위안이 인터넷 비즈니스와 전자상거래 시대라는 물을 만난 것이다.

장랴오위안은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만족하지 않았다. 더 큰 규모의 사업이 가능하다고 봤고, 덩치를 키우려면 반드시 투자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가족기업 짠슬 경영진은 외부자금유입을 원하지 않았다. 그래서 장랴오위안은 다시 창업을 결심한다. 시기를 놓치기 싫었고, 반드시 잡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짠슬에 입사한지 10년이 되던 해였다.

싼즈송슈 물류창고 일부 전경. 싼즈송슈 본사는 엔간한 공단규모다. / 사진 = 플래텀

다시 창업자의 길로

기존 안정적인 환경을 뒤로한채 처음부터 다시 시작이었다. 장랴오위안이 생각하는 스타트업은 최고의 인재로 구성된 것이 아니라 일에 적합한 사람들이 모여서 최고가 되는 것이었다. 그는 전통적인 면대면 방식을 벗어나 QQ메신저 등 다양한 방식으로 인재를 모았다. 그중에는 주방장이던 어린시절 친구도 있었고, 짠슬에서 함께 근무한 동료도 있었다. 그렇게 구성된 공동창업자들이 작은 쪽방에서 싼즈송슈의 첫 발을 내딛었다. 이후에 순차적으로 식품품질관련 분야 전문가들이 합류하면서 싼즈송슈는 규모를 키워나가기 시작했다.

자본금이 충분한 것은 아니었다. 장랴오위안은 자신이 가지고 있던 100만위안과 일가친척에게서 구해온 50만위안으로 사업을 시작 했지만, 자본금은 얼마 버티지 못 했다. 그래서 장랴오위안은 짠슬에 투자제안을 의사를 밝혔던 IDG캐피탈 리펑 파트너를 찾아가 자신의 사업계획을 설명하고 초기 투자를 유치한다. 그리고 싼즈송슈는 창업 첫 해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한다. 한편 초기 투자자인 리펑은 시리즈A부터 시리즈 D까지 싼즈송슈의 4차례 투자 라운드에 개인 혹은 기관으로 모두 참여한다.

싼즈송슈는 이전 장랴오위안의 고단한 창업의 길과는 다른 궤를 보여준다. 첫 해 광군제에서 목표금액을 상회하는 766만 위안의 주문을 받아 타오바오 분야 기록을 갱신했으며, 이런 성과를 발판으로 그해 말 떠오르는 중국 100대 혁신 기업에 선정되는 등 화려한 데뷔 연도를 보낸다.

전통기업에 없는 모습을 추구

장랴오위안이 초기부터 고민했던 것은 브랜딩과 마케팅이었다. 우선 소비자에게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는 브랜드 명칭을 짓는데 열중했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싼즈송슈(三只松鼠, 세 마리 다람쥐)’다. 그리고 세 마리 다람쥐에 각각 별자리와 성격 등 스토리텔링을 덧입혔다. 소비자가 브랜드를 떠올릴 때 살아 있는 생명처럼 느껴지도록 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브랜드를 알리고 판매를 촉진시키기 위해 마케팅 비용에 과감한 투자를 한다.

싼즈송슈는 포장 등 물류 부분에서도 혁신을 시도한다. 주 고객인 주링허우와 바이링허우가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자랑할만한 제품을 만들어야 바이럴 마케팅이 된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제품 자체의 만족도 뿐만 아니라 사용자가 제품을 처음으로 인식하는 시각적 만족감을 중시한 것이다.

장랴오위안이 말하는 싼즈송슈의 고객센터는 물건 판매를 위해서 있는 창구가 아니라 브랜드를 형성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것이다. 그는 “상담원은 자신이 다람쥐라고 생각해야 하고, 고객은 다람쥐를 키우고 있는 주인이라고 생각하라. 다람쥐처럼 다정다감해야 하며 주인의 사랑을 얻는 동시에 그들의 불편함을 들어주는 친구가 되라.”고 강조한다. 실제 싼즈송슈 임직원 모두 소비자를 ‘주인’이라 부른다.

CS는 기술이 중요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 이 중요

장랴오위안은 CS운영은 기술이 중요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 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장랴오위안이 소비자(주인)와 관계형성에서 전 사원에게 공표한 12가지 주지사항은 아래와 같다.

-친근하고 귀여운 다람쥐와 같이 응대해야 주인의 사랑을 얻을 수 있다.
-주인은 제품에 대해서 잘 모를 수 있다. 반면 우리는 제품 전문가이다. 잘 설명할 수 있다.
-주인은 무조건 싼 제품을 원하지 않는다. 주인이 원하는 것은 좋은 제품을 적절한 가격에 구매하는 것이다.
-우리 제품에 절대적인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 그래야 주인도 제품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 질 것이고 판매도 촉진된다.
-주인과 대화 중에 제품의 속성을 계속 반복하여 주인이 제품에 대한 인식을 강화 해야 한다.
-주인이 우리 제품의 장점을 명확히 기억해야 다음에도 찾는다. 그러려면 주인이 물건 구매 시 안전을 보장해야 한다.
-주인에게 단편적으로 제품을 추천하는 것 보다 친근한 교류의 형식을 통해 제안해야 한다.
-주인에게 솔직하게 제품의 단점도 얘기할 줄 알아야 한다. 그래야 신뢰가 쌓인다.
-주인이 화가 났을 때 귀여운 다름쥐가 되어 주인의 감정을 완화시켜라.
-주인이 우리 제품을 지인에게 추천하게 하는 유일한 방법은 주인이 싼즈송슈를 잊지 않은 것이다 .
-주인이 제기한 문제를 해결한 결과보다 해결하는 과정이 주인을 더 감동 시킨다.
-주인과 거래할 수 있는 단 한 번의 기회도 놓지지 말아야 한다.

우후시 중심가에 위치한 싼즈송슈 오프라인 매장(投食店, Feeding Store). 싼즈송슈 오프라인 매장은 판매가 목적이 아니라 체험이 목적이다.  / 사진 = 플래텀

전자상거래 2.0의 방향은 ‘엔터테인먼트’

싼즈송슈는 현재 단순한 스토리텔링을 넘어 애니메이션 등 IP를 통한 콘텐츠를 제작중이다. 경제적 성장에 따라 물질적으로 풍족해지면 정신적 만족감을 추구하는 시대가 올 것이고, 이를 위해서 엔터테인먼트 요소가 있어야 소비자가 즐겁다는 것이다.

꽌시의 나라에서 꽌시를 지양하는 기업문화 

싼즈송슈의 모토는 청렴이다. 장랴오위안이 가장 강조하는 것이 투명한 일처리를 통해 신뢰를 구축한다는 것이다. 싼즈송슈 임직원은 업무와 관계된 제품 공급자 등 이해 당사자의 선물을 받으면 안 된다. 공급자 선정 과정에서 작성되는 계약서에도 싼즈송슈 직원에게 어떠한 유형의 금전과 식사요청을 하지 않는 다는 내용이 명시될 정도다. 식사를 하게 되더라도 장소는 사내 식당을 이용하고 외부 식사 시 인당 50위안(한화 8천원)을 넘어서는 안된다는 규정도 있다. 그 시간과 자금이 있으면 품질에 더 신경 쓸 수 있도록 하라는 것이다. 한 번은 공급자 중 한 명이 춘절에 재미로 싼즈송슈 직원에게 모바일 홍바오를 보낸 사례가 있었다. 홍바오 금액은 불과 1위안이었지만 계약 해지가 되는 해프닝이 있었다.

규정만 강한 것은 아니다. 싼즈송슈는 직원의 심리적 안정을 찾아 주는 게 회사의 역할이라 보고 여러 복지를 시행중이다. 더불어 회사 강령으로 1000 명의 직원을 백만장자로 만들고 ,100 명의 직원을 천만장자로 만들며, 제휴업체 중 1억위안의 매출을 기록하는 기업 100개와 10억 위안 기업 10개를 만드는 것을 공식적인 목표로 하고 있다.

학력도 안목도 없었지만, 다시 시작하는 용기가 있었다

간단히 언급했지만, 장랴오위안의 현재 성과는 수 많은 시행착오와 경험이 밑거름이 되었다. 장랴오위안은 운도 없었고 수 많은 실패에서 보았듯이 젊은날 안목도 넓지 않았다. 하지만 끊임없이 원하는 것의 문을 두드리는 의지와 체득된 경험으로 싼즈송슈를 중국 전자상거래의 모범답안으로 성장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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싼즈송슈 투자 라운드

[Startup Story #325] ‘육아’와 ‘창업’을 양손에 쥔 엄마 창업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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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전체 창업가 중, 여성 창업자의 비율은 8%. 그중 엄마 창업가가 차지하는 비율은 집계하기조차 어려울 만큼 적다. 하나 잘 해내기도 어려운 육아와 창업을 동시에 해나가고 있는 사람들. 그들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구글 캠퍼스 서울이 운영하고 있는 ‘엄마를 위한 캠퍼스(Campus for Mom)’에서 연이 닿은 세 명의 여성을 만나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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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측부터 온라인 리빙 편집샵 모든스튜디오 김혜송 대표, 부모 교육 콘텐츠 기업 그로잉맘 이다랑 대표, 구글 캠퍼스 서울 조윤민 프로그램 매니저 / 사진 = 플래텀

■ 인생 난이도 끝판왕, ‘육아’와 ‘창업’을 양손에 쥔 엄마 창업가들 

창업가가 되기 이전에는 어떤 경험을 했었나. 

모든스튜디오 김혜송 대표(이하 김) : 인테리어를 전공하고 인테리어 회사에서 10년간 일했다. 7년 차쯤에 MBA 공부를 하며, 회사 내에서 직무를 바꿔 마케팅 기획 일을 했다. 고객은 주로 대규모 호텔 기업이었는데, 당시 공간 기획과 코디네이터 역할을 했다.

그로잉맘 이다랑 대표(이하 이) : 아이들 심리 치료 상담이 주업이었다. 그 전에는 연구직에 있었는데, 지방 이전과 야근이 잦고 대부분 계약직 형태로 일해야 하므로 육아와 병행할 수 없었다. 출산 후 경력 단절이 이어지다가, 창업까지 하게 됐다.

창업을 결심하게 된 계기는. 

김 : 창업하고 싶다는 생각은 예전부터 갖고 있었다. 죽을 때까지 일하고 싶은데, 출산 이후 육아와 회사 생활을 병행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웠다. 내 경우엔 양가 조부모로부터 도움을 받기도 어려운 상황이었다. 퇴직 연령대도 점점 낮아지고 있지 않나. 늘 그리고만 있었던 창업을 시작해야 할 시점이 왔다고 느꼈다.

회사 생활보다 창업이 몇 배는 더 힘들지 않나? 

이 : 해보니 그렇긴 하다. 사실 아동 심리 상담가는 출산 이후에도 병행할 수 있는 괜찮은 직업이다. 그런데 아이를 데리고 상담을 받으러 오는 엄마들의 이유가 한결같더라. 거기서 부모 교육 미비에 대한 문제를 발견했고, 창업이 내가 찾아낸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활용할 수 있는 좋은 도구라고 생각했다. 말씀하신 것처럼, 그냥 직장 다닐 때보다 훨씬 힘들긴 하다. 하지만 좀 더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었다.

출산을 경험한 여성의 입장에서, 직접 맞닥뜨린 경력 단절이란 어떤 경험이었나. 

이 : 사람이 자신의 정체성이나 자존감을 확인할 수 있는 루트는 다양하다. 그런데 엄마라는 이름 하나만 가지고 살게 되는 순간 모든 공급이 끊긴다. 직업적 성취부터 경제적 주도권까지 전부 다 내 손을 떠나버리기 때문이다. 출산한 기혼 여성에게 있어 경력 단절은 단순히 ‘돈 벌 데가 없다’는 걸 의미하는 게 아니다. 한 사람의 삶의 태도 전체를 바꿔버릴 만큼 결정적인 사건이다. 자신이 의미 없는 존재라고 아마 다들 한 번쯤은 느끼지 않을까.

■ 누구 엄마에서 어엿한 대표님으로, ‘내 이름을 되찾는 경험’

창업 전 도움닫기의 일환으로 ‘엄마를 위한 캠퍼스’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어떤 경험이었나. 

이 : 프로그램이 끝날 때 많은 엄마가, 성과를 떠나 여기에 참여하는 시간 자체가 좋았다고 말하더라. 첫 날 왔을 때 ‘이다랑 대표님’이라고 적힌 이름표를 달아줬다. 속으로 ‘난 아직 아무것도 아닌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근데 그게 몇 주 반복되다 보니, 자신감이 붙었다. 한 회사의 대표가 되어 잘해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캠퍼스서울 조윤민 매니저 (이하 조) : 프로그램을 기획할 때도 엄마들에게 소속감을 주는 게 중요하다고 봤다. 창업에 대한 막연한 계획이 있어도, 육아와 가사 일에 우선순위가 밀려 구체화가 어려운 경우가 대다수다. 그런데 프로그램에 참석하는 그 시간만큼은 ‘이만큼은 나를 위해 써야지’ 결심하고 오시기 때문에 그게 좋았다고 하시더라.

9주 프로그램 동안 사업상 어떤 발전과 변화가 있었는지 궁금하다. 

김 : 인테리어 MD 경력을 살려, 온라인 몰을 만들어보자는 큰 계획만 가지고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그런데 사실상 내가 하려는 게 스타트업은 아니더라. 차별성이 없었다. 9주 프로그램 동안 데모데이 준비를 하며, 새롭게 더한 아이디어가 ‘스타일링 서비스’다. 전문가가 인테리어 제품 세트를 스타일링해서 판매한다는 것이 컨셉이다. 기존의 고가였던 공간 스타일링 서비스를 대중화시키는 비즈니스 모델이 이곳에 와서 확립됐다. 여기에 초기 자금을 어떻게 마련하고, 마케팅은 어떻게 해나가는 게 좋을지 등의 지식이 차곡차곡 쌓였다. 전반적인 방향성이 확실해진 셈이다.

이 : 프로그램 시작 전에는 육아 정보에 대한 접근성을 넓히고 싶다는 생각만 대강 갖고 있었다.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전에는 스타트업 대표라는 게 지금보다 훨씬 대단해 보였다. 내가 다가갈 수 없는 위대한 존재라는 느낌이었다. 그런데 9주간 참여하며, 대표도 한 조직 내 여러 역할 중 하나일 뿐이라는 깨달음을 얻게 됐다. 또 함께 참여한 엄마들과 커뮤니티를 만들고, 서로 업무적으로 협업하면서 사업을 발전시켜나가고 있다.

엄마를 떠나 예비 창업자로서 시드 머니(Seed money), 피봇(Pivot), 엑싯(Exit) 등 스타트업 생리와 관련된 용어가 어렵진 않았나. 

이 : 아, 그래서 난 수업 전에 항상 책을 읽고 예습해갔다. 근데 나중에 알고보니 다들 잘 모르고 있더라. 나만 모르는 줄 알았는데 다 똑같더라. (웃음)

프로그램을 통해 동업하게 되는 사례가 많은가. 

조 : 1기 때는 있었다. 아빠 창업자, 엄마 창업자 두 분이 동업을 한 사례가 있다. 2기의 경우, 공동 창업 사례는 없지만 서로 마케팅 콜라보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9주 프로그램은 구체적으로 어떤 단계로 이루어져 있나. 

조 : 첫째 날에는 환영 행사를 한다. 한 장 분량으로 준비한 본인과 비즈니스 소개를 한 이후, 전 기수 엄마 창업가로부터의 노하우를 전수 받는다. 전체 프로그램은 강연과 워크샵 등이 섞여 있는데, 대부분 외부 멘토를 초빙해 진행하고 있다. 예비 창업가는 이 과정을 통해 비즈니스 기획, 개발 부문, 마케팅, 자금 확보에 대한 전반적인 창업 교육을 받게 된다. 마지막 9주차에는 데모데이(Demoday)를 개최한다. 구글러, VC, 멘토 세 명을 초빙해, 자사 서비스를 소개하고 사업 가능성을 검토받는 자리다.

마지막 데모데이 날 감회가 새로웠겠다. 

김 : 당시 내 멘토였던 분이 계속 좋은 평가만 하시길래, 쉬는 시간에 따라 나가 객관적인 피드백을 부탁드렸다. 그 분께서 ‘투자가 다는 아니다’ 라며, 수익을 낼 수 있다면 초기 자금을 스스로 만들어보는 것도 좋겠다고 말씀하시더라. 그 말을 듣고 지금도 스스로 종잣돈을 만들어가고 있다. 투자에 대한 생각을 바꾸게 된 계기가 됐다. 데모데이가 끝나니 홀가분한 마음 반, 아쉬운 마음 반이었다. 남편에게도 ‘9주 간 행복했는데, 이제 매주 수요일 뭐하지?’하고 말했던 기억이 난다.

이 : 일단 데모데이 때 주어진 시간이 3분이었다. 이걸 해내고 나니까 앞으로 어디 가서도 발표할 수 있겠더라. 보통은 5분 준다. 정말 초 단위로 쪼개가며 연습했다. 당시 심사위원 분들이 모두 남성이었는데, 육아와 관련된 우리 비즈니스를 명확히 이해시키지 못한 채로 3분이 끝났다. 이 경험이 내게는 큰 전환점이 됐다. 내 서비스를 정확히 설명하고, 날카로운 피드백을 받고 싶었는데 아예 이해조차 못 시켰다는 것은 나와 우리 비즈니스에 뭔가 문제가 있다는 것이었으니까. 건강한 충격이었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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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플래텀

■ 엄마 창업가, 정부 육아 지원 제도 내에서는 신분 애매한 ‘회색 인간’

9주간의 프로그램이 끝나면, 그때부터가 실전이다. 육아와 창업을 병행하는 현실은 어떤 모습이었나. 

김 : 당시에는 아이가 8개월이어서 어린이집을 안 갔다. 그 시기엔 정말 초 단위로 하루를 나눠서 썼다. 어딜 걸어서 간 적이 없다. 아이가 잠든 틈새 시간을 활용해 일해야 했다. 투자라 생각하고 베이비 시터를 고용해 하루 5,6 시간을 쥐어짜 일했던 것 같다. 네트워킹을 해야 하는데, 당시에는 외출하기도 쉽지 않았다. 작년 10월부터는 아이가 어린이집에 가게 돼서 지금은 많이 여유로워진 편이다. 확실히 일에 시간을 투입하는 만큼, 매출도 오르더라. 당시에 비해 현재는 10배 정도 매출이 상승했다.

이 : 나는 당시에도 아이가 4세였기 때문에 어린이집은 다니고 있었다. 근데 나는 지금이 더 힘들다. 아이 성장 단계에 따라 엄마가 해주어야 할 일들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처음에 초기 자금을 마련하려고 VC 위주로 만났다. 그런데 데모데이 때처럼 이해와 공감을 얻는 게 현실적으로 힘들더라. 결국 정부 지원 자금으로 기반을 만들기로 결심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계속 면접을 봐야 한다. 초기와는 달리 외출이 필요해진 상황인데, 아이는 똑같이 등하원을 시켜줘야 한다. 그러니 매일 전쟁 같은 생활이다. ‘여기까지 5분 안에 도착해야, 집까지 20분 안에 들어가는데’ 이런 생각을 매분 하며 살아간다. 며칠 전 새벽 3시에 일을 마치고 나니 몸이 너무 피곤했다. 생각해보니 그 날 16시간을 일했더라. 나머지 8시간 안에 아이 먹이고, 재우고, 놀아주는 모든 걸 한 거다.

정부에서 엄마 창업가를 지원하는 보육 정책은 없나. 

이 : 없다. 오히려 창업자는 신분이 애매해서, 종일제 어린이집을 못보낸다. 기존에 종일제를 보냈던 경우에도, 신분을 증명하지 못하면 반일제로 바꿔야 한다. 예비 창업자가 섣불리 개인 사업자를 내기도 어려운 일 아닌가. ‘내 신분을 어떻게 증명해야 하나’하는 고민도 했었다.

신분이 확실하지 않다는 게 무슨 말인가. 

이 : 직장에 속해있지 않다는 얘기다. 일한다는 증거가 없다는 거다.

설령 전업 주부라고 해도, 아이를 맡기고 자기계발을 할  권리는 보장되어야 하지 않나? 

이 :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하지만 육아 지원 예산에 한계가 있다보니 벌어지는 일이다. 경제 활동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서류 상으로 증명해보여야만 한다.

개인사업자를 내면 아이를 종일반에 맡길 수 있나. 

이 : 예전에는 매출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을 서류로 증명해야 했다. 그런데 내 경우엔 당시 준비 중이었기 때문에 수익이 없었다.

김 : 최근에는 사업자등록증과 사무실 주소를 제출하라고 하더라. 당시 집에서 일했기 때문에 사무실이 없다고 하니, 일하는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서 보내라고 했다. 좀 엉성하다. 셀카를 찍어서 보냈다. (웃음)

투자를 준비하며 어려움을 겪은 적은 없었나. 한 창업가는 VC로부터 ‘난 애 있는 유부녀에게는 투자 안한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하더라. 

이 : 사실 남성 VC의 수가 압도적으로 많기 때문에, 육아와 관련된 아이템을 설득시키는 것이 어렵긴 하다. 여러 경험을 거치며, 이건 우리 아이템의 특수한 부분이니까 더 확실하게 준비해야겠다고 결론을 지었다. 투자 미팅을 하면서, 여자 심사역은 딱 두 명 만났다. 그것도 많이 만난 편이라고 하더라. 한 분은 아이를 키우는 여성 심사역이었는데, 확실히 이해하는 관점이 달랐다. 문제에 대해 깊게 공감해주시더라. 그 이외에는 미팅 때 ‘엄마 창업가는 사업 하다가 아이가 더 중요해지면 금방 그만둘 수 있지 않느냐’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있다.

편견일까, 현실일까. 

이: 편견이다. 엄마 창업가들은 아이들이 잠든 밤에 결과물을 뽑아낸다. 그런데 하루에 16시간 씩 일해도 워킹 타임이 일반 창업자와 다르면 일을 적게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렇게 소중한 아이에게 들일 시간을 쪼개서면서까지 창업에 나선 사람들이다. 절대 대충 일하지 않는다.

여성 창업가에게는 남편의 육아 휴직도 큰 기회의 시간이 될 것 같다. 

김 : 그렇다. 3개월만 육아 휴직을 내줘도, 큰 도움이 될텐데. 돈을 몇 배는 벌어다 줄 자신이 있다.(웃음) 내 일 때문이 아니더라도, 아이의 가장 예쁜 시절을 아빠가 함께 보낼 수 있는 기회가 앞으로 없을 거라는 생각에 남편에게 육아 휴직을 권유했지만, 어려울 것 같다. 내 경우 남편의 지지가 없었다면 창업을 시작하지 못했을거다. 하지만 국내 기업 정서 상, 남자가 육아 휴직을 쓴다는 것이 쉽지가 않다. ‘갔다 오면 책상 뺄 것’이라는 두려움 때문이다.

이 : 내 경우에는 남편이 심적으로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애초에 창업을 권유했던 것도 남편이고, 정부 관련 일을 하고 있어 제안서같은 것은 검토를 도와주기도 한다. 그런데 남편의 마음과 달리 일상 생활에서 도움받기는 힘들다. 일도 늦게 끝나고, 아이는 아빠를 기다리느라 안자고 보채니까 내 업무에 계속 지장이 온다. 그러다보니 살림은 엉망진창인데, 처음에는 그런 것도 다 미안했다. 근데 어느 날부터는 미안해하지말고 뻔뻔해져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지금은 우리 아이 하나 하원하는데 남편, 고모, 어닌, 형부, 시부모님 모두가 동원된다. 뻔뻔해지지 않으면, 창업가로 살아갈 수 없겠더라.

다른 엄마들에게도 창업을 권하고 싶나. 

이 : 권하고 싶다. 내가 좀 덜 자고 노력하면, 이루고 싶은 목표를 향해 달리면서 육아도 병행할 수 있기 때문에 직장 생활보다 나은 면이 있기도 하다. 내 꿈 중 하나는 엄마들이 일하기 좋은 기업을 만드는 거다. 그런 꿈이 있으니 버틸 수 있다.

김 : 전업 주부이든, 워킹맘이든, 엄마 창업가든 자신이 행복한 일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나의 언니는 나와 비슷한 시점에 출산을 했는데, 바로 직장에 돌아가서 즐겁게 일하고 있다. 나는 창업의 길을 선택했다. 서로 원하는 삶이 다르기 때문에, 각자가 행복한 엄마로 사는 게 최선이지 않을까. 각자가 원하는 삶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향후 계획을 말씀해달라. 

김 : 앞서 말했듯, 상반기 내로 스타일 킷(Style kit)이라는 전문가 인테리어 스타일링 패키지를 판매할 예정이다. 현재 운영하고 있는 온라인 샵 매출을 통해 이를 위한 초기 자금을 마련할 예정이다. 또 현재는 나를 중심으로 거의 모든 업무가 외주로 진행되고 있는데, 올해 내로 팀도 확실히 꾸리고 싶다. 하반기에는 타 기업과 협업 등을 통해 홍보·마케팅에 힘을 쏟을 예정이다.

이 : 그로잉맘은 컨텐츠 기업이기 때문에 기존 오프라인 교육 기업들과 파트너쉽을 맺는 데에 주력하고 있다. 현재는 네이버, AK플라자 등과 협업 중이다. 또 양경준 대표가 개최하는 <헤이스타트업> 행사에서도, 초등학생 프로그램 전체 기획을 맡게 됐다. 이 모든 오프라인 활동과 연계되는 온라인 앱을 개발하고 있는데 현재 절반 이상 완료됐다. 주로 전문가 상담 선생님들을 위주로 팀을 구성했는데, 콘텐츠 이외의 부분을 맡아줄 분들을 모셔서 함께할 수 있을만큼 팀을 성장시키고 싶다.

조 : 현재 엄마를 위한 캠퍼스 3기 모집이 끝났고, 서류와 인터뷰 전형 심사를 앞두고 있다. 총 30명을 선발하는데, 150명이 지원해서 뜨거운 관심을 느낄 수 있었다. 3기 이후에도 엄마를 위한 캠퍼스는 계속될 것이다. 창업을 꿈꾸는 엄마·아빠의 많은 지원을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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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플래텀

* 그로잉맘(www.growingmom.com)

2015년 7월 설립된 국내 최초의 부모교육 서비스 제공 기업으로, 부모와 아이 특성에 맞는 체계화된 부모교육 컨설팅 및 육아 코칭 서비스를 운영한다. 상담전문가인 엄마 들이 만든 가족교육 콘텐츠 기업으로, 엄마들의 심리상태를 기반으로 하여 온오프라인 방식으로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캠퍼스 서울의 ‘엄마를 위한 캠퍼스’ 2기를 통해 비즈니스 모델 구상, 시장조사, 인적 네트워크 구축 등을 경험하며 혼자 사업을 시작한 후 현재는 총 3명의 팀원과 외주 디자이너 및 개발자와 함께 일하고 있다.

* 모든스튜디오(www.styleathome.co.kr)

2016년 4월 설립된 기업으로, 현재 스타일앳홈이라는 온라인 리빙 편집샵을 운영하고 있다. 단지 인테리어 제품이 아니라, ‘스타일’을 판매하는 것을 모토로 모든 사람이 아름다운 집에서 살 수 있게 돕는 것이 목표다. 연내 ‘스타일킷’이라는 인테리어 스타일링이 된 세트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스타일킷이란 전문가가 스타일링한 인테리어 제품 세트 상품으로 소비자가  인테리어를 어떻게 꾸며야 할지어디에서 사야할지 고민하지 않고 원스탑 쇼핑을 가능하게 하는 큐레이팅 상품이다.

* 엄마를 위한 캠퍼스(Campus for Moms)

육아로 창업의 꿈을 미루고 있었던 엄마, 아빠의 창업을 돕는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으로 2015 71기를 진행하여 2016 2기 진행했고 2017 3월부터는 3기 프로그램이 시작된다. 유아(18개월 미만)들이 놀 수 있는 공간과 아기돌보미 서비스가 제공되어 평소 스타트업 커뮤니티에 참여하기 힘들었던 엄마, 아빠도 육아에 대한 부담 없이 아기와 함께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52명의 부모 창업가들이 참여해 ‘모이, 베이비프렌즈, 그로잉맘, 스타일앳홈’ 등 다양한 분야의 스타트업이 탄생하는 데 일조했다.

우리가 와이콤비네이터에서 3개월 간 배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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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유명 창업 교육 기관(Accelerator)에서 글로벌 비즈니스 감각을 익히고 돌아오는 국내 스타트업의 수가 늘고 있다. 대표적으로 뷰티 커머스 기업인 미미박스가 2014년 실리콘밸리의 와이콤비네이터(Y Combinator, 이하 YC) 보육 프로그램에 참여한 것이 큰 화제가 됐다. 같은 해에는 마이쿤이 500스타트업(500startups)을, 2015년 IoT 기업 비트파인더가 뉴욕의 테크스타즈(Techstars)를 각각 졸업했다.

이와 같은 해외 액셀러레이팅 참여가, 그 기업의 성공을 보장해주지는 않는다. 그러나 국내를 넘어 국외 시장을 바라볼 수 있도록 눈을 열고, 해외 네트워크의 첫 단추를 끼우기에 이만한 기회가 없는 것도 사실이다.

미미박스 외에도 두 개의 국내 스타트업이 지난해와 올해 YC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가사도우미 O2O 서비스 ‘미소(miso)’와 레슨 중개 서비스 ‘숨고(soomgo)’가 주인공이다. 이들이 경험한 YC만의 교육 철학은 무엇일까. 미소 빅터 칭 대표와 숨고 김로빈 대표를 한 자리에서 만나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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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고 김로빈 대표(좌) / 미소 빅터 칭 대표(우)

두 기업 모두 한국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외 엑셀러레이터, 그중에서도 YC에 지원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미소 : 난 하와이에서 태어나 자랐고 일리노이 대학을 졸업했으며, 첫 직장 생활도 미국에서 했다. 그렇기 때문에 늘 YC에 대한 환상이 있었다. 미소 창업 초기에 투자자 미팅을 가졌는데, 당시에는 카카오도 시장에 들어오겠다고 선언했던 시기였고 유사 업체가 폐업한 사례도 있어서 모두들 망설이더라. 영어 소통도 가능하고 해외 인맥이 있으니 해외 투자 유치를 준비해보자고 생각한 게 계기가 됐다. 사실 YC에는 4수 끝에 합격한 것이다.

숨고 : YC는 미 포브스지에서 선정한 탑 100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 프로그램 중 1위 기관이고, 하버드 MBA 보다 경쟁율이 치열하다. 그 명성에 걸맞게 체계적인 스타트업 육성 시스템과 에어비앤비, 드롭박스 등 막강한 동문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다. 스타트업을 이끌다 보면 늘 앞이 캄캄한데, YC는 전 세계에서 온 스타트업 1,000여개 이상을 육성했고, 그들의 성공 사례와 실패 사례를 2005년부터 10년 이상 연구해온 곳이다. 먼저 비슷한 길을 걸었던 선배들의 멘토링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되어 지원하게 됐다. 

YC 지원서 작성 과정 중에 인상 깊었던 질문이나 평가 기준이 있었다면. 

숨고 : YC의 경우 공동창업자들은 누구이며, 왜 이 일을 하게 되었는지를 묻는 질문이 지원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또 회사 이름으로 지원서 1개를 제출하는 것이 아니라 공동창업자 3명이 각자 작성하여 취합하고 제출하게 된다. 지원서를 보면 초기 스타트업의 핵심은 ‘창업자들 그 자신’이라는 관점이 녹아들어 있다. 

창업 초기에는 대다수 기업이 그들이 개발하는 제품에 대한 시장성(product market fit)을 확실히 입증해내지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YC는 개발 아이템 보다, 핵심 멤버들의 유연성이나 대처력을 더욱 중요하게 본다. 성공 확률을 높이려면 시장 상황의 변동이나 예측하지 못했던 변수에 대해 빠르고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스타트업은 길면 10년 이상 온갖 고생을 해야하는 험난한 여정이기 때문에, 핵심 맴버들이 끝까지 버틸 사명감(이 일을 왜 하는가)이 있는지를 중요하게 여기는 것 같다. 또 창업자가 성장해온 스토리를 살펴봄으로써 그가 앞으로 겪게 될 난관들을 해쳐나갈 수 있는 잠재력이 있는 인물인지를 살펴본다.

국내에는 창업자 1인 체제가 많은 편이다. 꼭 공동창업자들이 지원서를 함께 작성해야 하나. 

숨고 : 한국 기업 입장에서 좀 독특하게 느낄 수 있는 측면이다. YC는 대표자 1인만 지원하는 경우는 합격률이 낮다. 미디어에서는 늘 대표자가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되지만, 자신이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사람 1명 내지 2명과 함께 공동으로 회사를 이끌어 나가야 성공 확률이 높다고 YC는 조언한다. 심지어 공동창업자들의 회사 지분율이 10% 이상 되지 않으면 YC에서 공동창업자로 인정하지 않으며 지원서에 이름을 올릴 수 없다. 

우리 팀의 경우, 함께하는 공동창업자 2명(김환 CTO, 강지호 CPO)가 2010년과 2012년에 YC 지원과 탈락의 경험이 있다는 게 강점이었다. 이들은 2011년에 실리콘밸리의 또 다른 엑셀러레이터인 500스타트업(500startups) 프로그램을 경험한 것도 큰 도움이 됐다.

YC 합류 이후에는 어떤 경험들을 했나. 

미소 : 일단 팀이 탄탄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싫든 좋든, 미국에 가서 함께 동고동락해야 하기 때문이다. 방 3 짜리 집을 구해서 9명이 함께 살았다. 아침, 저녁, 점심 같이 먹고 같이 일하고 같이 잠드는 것이다. 업무뿐 아니라 생활을 함께 할 수 있었던 건 우리 팀에게 있어 유의미한 경험이었다.

숨고 : 실리콘밸리는 미국을 통틀어 평균 소득이 높은 지역이다. 1조 원 이상의 자산가들도 가장 많이 거주한다. 소득 격차도 상당해서 사회적 갈등이 심할 거라고 예상했지만, 공동체 의식이 어떤 면에서는 한국보다 강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고소득자와 자산가들은 사회책임 의식이 강하며, 평소에도 굉장히 소박했다.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숨고 : YC 프로그램 참여를 위해 막 실리콘밸리에 도착했을 때의 일이다. 현지에서 3개월이라는 시간을 보내야 했기 때문에 업무 생산성을 위해 중고 모니터 3대를 구매하기로 했다. 온라인에서 모니터를 파는 사람을 발견해, 레드우드 시티의 한 스타벅스에서 만나기로 약속했다. 곧 미니밴을 몰고 온 한 중년의 아주머니와 만나 제품을 구매하고 간단한 대화를 나누게 됐다. 이분은 자신의 딸 학교에 기부하기 위해서 예전에 일하던 회사의 오래된 모니터를 처분하고 있다고 했다. 그리고 나서 몇 주가 지났는데, YC 프로그램 중 창업자가 자신의 엑싯 스토리를 공유하는 튜스데이 디너(Tuesday Dinner)라는 세션이 있다. 밥을 먹고 있는데 어느 분이 갑자기 말을 걸었다. 바로 모니터를 팔았던 그 아주머니였다. 반갑게 인사를 했는데, 그 아주머니가 바로 실리콘밸리 게임회사 카밤(Kabam)의 공동창업자 홀리 리우(Holly Liu)였다. 카밤은 얼마 전 넷마블이 9천억이 넘는 비용으로 인수했던 모바일 게임사다. 이 경험을 통해 성공을 이룬 후 사회와 커뮤니티에 기여하는 방법에 대해 다시 한번 고민하게 됐다. 또 후배 창업자에게 어떻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생각도 하게 됐다. 

드라마같은 에피소드다. 미소도 홈조이 전 대표를 만났다고.
(*Homejoy, 100억 원 이상의 투자 유치에 성공했지만 2015년 폐업한 실리콘밸리의 청소 기업)

미소 : 실리콘밸리에서는 자신의 성공과 실패 노하우를 공유하는 것을 자연스럽게 여긴다. 홈조이 대표는 그들이 어떤 부분에서 어려움을 겪었었는지 말해줬다. 여러가지 실패 요인이 있었지만, 먼저 공급자인 클리너(cleaner) 모집 비용이 높은 반면, 이탈율도 함께 높았던 것이 문제라고 일러줬다. 여러 업체 간 광고 경쟁도 치열했던 시기였다. 이탈율이 낮으면, 광고 비용이 높아도 괜찮지만 비싼 돈으로 고객과 공급자를 모아놔도 다른 플랫폼으로 유출되는 경우가 많아 폐업의 길을 걷게 됐다고 하더라.

YC와 같은 해외 엑셀러레이터와 국내 엑셀러레이터 간 분위기 혹은 커리큘럼의 차이가 있다면. 

미소 : 일단 YC에서는 모든 프로그램에 대한 참여를 강요하지 않았다. 우리에게 필요 없다고 생각하면 그 자리에 안가도 된다. YC가 끊임없이 창업자에게 강조하는 것이 ‘집중(Focus)’이다. 많은 대표가 자신의 시간 중 반을 사람 만나는 일에 사용하는데, YC에서는 그러지 말라고 한다. 고객과 서비스에 대해 집중하고, 좋은 것을 만들어내면 자연히 길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내 경우에도 만약 YC에서 끊임없이 이를 상기시켜주지 않았다면, 네트워킹이 부족한 점이 불안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성공한 창업자와 많은 YC 졸업자들이 한목소리로 집중을 강조하기 때문에 이제는 확신할 수 있다.

국내 스타트업이 해외 VC로부터 투자를 유치하는 것에는 어떤 이점이 있다고 보나. 

숨고 :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네트워크’다. 한국 내에만 있으면 국내 스타트업의 성공과 실패에 국한하여 사례를 접하게 된다. 한국 기업이 한국 시장에 맞게 움직여야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해외 투자자와 엑셀러레이터와 관계를 맺고 그들이 투자한 다른 스타트업 ‘동지’들과 성공·실패 사례를 함께 공유하면서 문제와 해결책을 접근하는 사고방식이 유연해졌다. 

국내외 투자 유치 과정은 어떻게 다른가. 

미소 : 내 생각엔 어디에 있던지, 투자받는 건 어렵다. 실리콘밸리가 자금이 많다고 해도, 막상 자금 유치를 이끌어내는 건 쉽지 않다. 다만 이미 유치가 결정된 이후의 과정상의 차이가 있다면, 미국 쪽이 훨씬 계약서 형식이 간단하다. 우리는 오픈형 전환사채(Convertible Note)방식으로 투자를 받았는데, 전자 서명이 된 다섯 장짜리 계약서를 이메일로 받았다. 그다음 날 바로 통장에 돈이 입금되어 있더라. 한국의 경우에는, 내가 경험한 바로는 아무리 빨라도 몇 주가 걸린다.

또 YC가 도움이 되었던 점이, 투자자와 이야기 하다보면 기업 가치에 대해 딴지를 걸어올 때가 있다. 너무 높다는 이유로 말이다. 이때 ‘YC 파트너들과 상의해서 상정한 금액인데, 의구심이 든다면 다시 한번 이야기해보겠다’고 말했더니, YC 파트너와 협의한 사항이면 그대로 따르겠다는 답변을 받았다. 투자 과정에서 YC 파트너에 대한 신뢰가 도움이 된 경우다. YC 파트너들도 ‘우리를 이용하라’고 조언한다. 협상력이 부족한 초기 스타트업 입장에서 큰 도움이 됐다.

마지막으로 해외 진출 계획을 포함한 두 기업의 향후 목표에 대해 말씀해 달라. 

숨고 : 물건을 살때 옥션과 지마켓을 찾는 것처럼, 사람의 도움이 필요할 때 찾는 곳이 숨고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이를 위해 2018년 까지 1천여 개 분야의 서비스로 확장을 계획하고 있다. 현재는 서비스 제공 전문가들에게 소비자를 연결해주는 서비스만 제공하지만, 이후 사업을 운영하는 데 필요한 각종 서비스(출장 서비스 일정 관리, 보험 서비스, 결제 관리 및 에스크로 등)를 제공할 예정이다. 올해 상반기에는 iOS 앱도 런칭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국내의 탄탄한 사업과 경험을 기반으로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등 동남아 시장 진출을 검토할 생각이다. 

미소 : 올해에는 가사 도우미 서비스를 양적으로 확장해나갈 계획이다. 그래서 하루 당 1만 건의 주문을 받는 것이 목표다. 3월 내로 이사 청소 서비스를 시작하는데, 이를 시작으로 전반적인 ‘생활 리모콘’ 서비스로의 확장을 생각하고 있다. 고객에게 생활·가사와 관련된 편리를 줄 수 있는 서비스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미소 : 미소는 가사도우미, 이사 청소·입주 청소 서비스를 제공하는 O2O 기업이다. 미소는 2015년 8월 설립 이후 출시 5개월 만에 월 거래액 1억 원을 기록했고, 2016년 연간 주문 수 10만 건을 기록하고 있다. 미소의 성장 배경에는 간편 예약 서비스와 빅데이터 기술을 기반으로 4,000명이 넘는 전문 클리너를 관리하는 서비스 품질 관리가 있다. 미소는 애플리케이션과 웹을 통해서 30초 내 간편하게 서비스를 예약할 수 있고, 서비스 이후에는 체계적인 고객 리뷰 분석으로 만족도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3월에는 서비스 출시 1년 7개월 만에 월 거래액 10억 원을 돌파했다. 

*숨고 : 숨고는 ‘숨은 고수’의 약자로 24시간 안에 필요한 레슨 고수를 찾아주는 전문 레슨 매칭 서비스다. 레슨 종류, 희망 지역, 시간, 예산 등 원하는 내용을 입력하면 해당 조건을 충족하는 고수가 레슨을 학생에게 역제안 하는 형식의 레슨 매칭 플랫폼이다. 영어 중국어와 같은 외국어부터 퍼스널트레이닝 등 스포츠와 여가, 꽃꽂이 동양화 같은 미술/공예 그리고 피아노나 드럼 같은 음악/공연 등 다양한 분야의 레슨 고수를 찾아주고 있다. 수수료도 1,500원으로 저렴하다. 숨고는 지난해 5월 본엔젤스로 부터 4억여 원의 투자를 유치한 이후 지난 2월 까지 593%의 매출 성장을 이루었으며, 누적 거래액은 15억 원 이상이라고 밝혔다. 

[Startup’s Story #326] ‘피자계의 맥도날드’를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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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10시가 넘어 퇴근하던 길, 배가 고팠던 청년은 피자가 먹고 싶었다. 그러나 피자 한 판은 혼자 먹기에 크고 가격도 부담스러웠다. 결국 먹기를 포기한 청년은 “피자도 햄버거, 샌드위치처럼 쉽고 빠르게, 간단하게 먹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청년의 생각은 심화되어 GOPIZZA(이하 고피자)란 기업으로 현실화 된다.

‘주문한 지 3분 이내로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피자’를 컨셉으로 하는 고피자는 2016년 8월 첫 출시 이후 서울 밤도깨비시장, 전국 백화점 등지에서 활약하며 40만 판을 판매하는 기록을 세웠다. 3평짜리 매장에서 혁신을 꿈꾸는 임재원 고피자 대표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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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울 것 없는 산업이지만 신선함을 접목해 혁신을 주도하고 싶다.

회사는 어떻게 시작했나.

학교 동기이자 직장 동료였던 친구와 함께 꼬박 여섯 달 동안 사업 컨셉을 고민했다. 결정을 한 다음에 퇴사해 이 일을 시작했다.

푸드트럭에서 피자를 판다.

사업을 시작할 때 난관이 많았다. 요식업 경험이 없었던 터라 투자 기회도 번번히 놓쳤고. 어쨌든 우리 브랜드와 철학, 컨셉, 그리고 제일 중요한 운영 능력을 검증해보기로 했다. 그래서 떠올린 아이템이 ‘푸드트럭’이다. 때마침 서울시에서 청년사업을 돕기 위한 취지로 ‘서울 밤도깨비 시장’이 열린다는 정보를 접했고, 거기서 우리 능력을 발휘해보기로 했다. 영업 계획 및 예상 매출, 시간당 나오는 음식 수 등 투자사를 만나기 전 피칭을 준비하듯 꼼꼼하게 지원서를 작성했다. 결론부터 말해 인기가 좋았다. 당시 여의도에서 42개 브랜드가 영업했는데, 기간이 끝난 뒤에 주목받은 3개의 브랜드 중에 하나로 선정됐다. 또한 작년에 이어 올해도 연속으로 선정된 브랜드가 됐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모토가 ‘푸드트럭에 혁신을 담는다’이다. 일반 피잣집, 혹은 일반 푸드트럭과의 차별점이 있다면.

보통 트럭이 수용할 수 있는 인원은 한정적이다. 이를 개조한 푸드트럭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우린 화덕을 트럭 바깥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그렇게 하면 더 많은 이들이 피자를 관리할 수 있게 된다. 또한 피자 모양을 길게 만들어서 화덕 하나에 최대 6개까지 구울 수 있도록 했다. 동그란 피자 모양을 탈피했더니 더 많은 생산성을 추구할 수 있게 된 거다. 트럭에 화덕 3개가 설치 돼 있어 한 시간 동안 최대 고객 200명에게 서빙 하는 게 가능하다.

또, 트럭에 대기시간을 표시해 고객들이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푸드트럭에 TV를 달아 고객들에게 보여주는 시스템은 우리가 최초였다. 간단한 시스템이지만 고객의 니즈를 충족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팝업스토어와 ‘GO마케팅’으로 성장하다.

일반 매장이 아닌 팝업 스토어 입점을 선호한다고.

우리는 신생 브랜드여서 매장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팝업 형식으로 들어가기로 결정했다. 팝업 매장은 단기간 고객의 취향을 파악하기 위해 만드는 일회성 행사다. 적게는 일주일, 많게는 한달 동안 브랜드를 알리고 매출을 올릴 수 있다. 더불어 백화점 레퍼런스를 높이기 위해서라도 이 전략이 좋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넉 달 간 한 백화점의 전국 매장에서 팝업 매장을 운영했다. 장기 계약 업체보단 매장 관리를 압축적으로 하는 만큼 물리적으로 힘은 많이 들지만, 우리에겐 좋은 레퍼런스로 남았다.

팝업스토어를 경험하고 난 뒤 어떤 인사이트를 얻었나.

밤도깨비 시장에서의 고객층과 백화점 고객층, 그리고 지점별 백화점 고객이 모두 각각 다르다는것이었다. 그리고 잘 될 거라 예상했던 매장보다 어렵다고 본 지점에서 의외로 좋은 반응을 얻기도 하는 등 예상과 실전은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매출 증대로 이어진 좋은 마케팅 사례가 있었나.

요즘 ‘GO’라는 단어 자체가 많이 뜨고 있는데 (VISA의 GO 캠페인, Amazon의 자동화 마트 Amazon GO, G마켓의 GO 캠페인, 포켓몬 GO 등), 그 중에 ‘포켓몬 고’가 한창 떴을 때, 우리 매장을 포켓스탑으로 만들어 게임 유저들이 포켓몬을 잡을 수 있게 하고, 제품을 구매하면 포켓몬 인형을 주는 이벤트를 했다. 전략이 맞아 떨어져 반응이 뜨거웠고, 매출 증대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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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밥족, 1인가구에 맞춘 피자를 만들다

고피자가 지향하는 피자는 어떤 형태인가?

‘혼밥’이 트렌드가 된 시대다. 이에 발맞춰 여러 브랜드가 1인용 음식 메뉴를 개발해 출시하고 있지만  피자는 여전히 2-3인용으로만 남아 있다. 우리의 목표는 1인용 피자 시장의 선두주자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일반 패밀리 피자 브랜드와 다른 행보를 보일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말해달라.

경제 소비가 양극화 되고 있는 것은 메가 트렌드라고 본다. 평일엔 5,6천원짜리 음식을 먹다가 주말엔 5,6만원짜리 음식을 먹는 시대다. 그 사이에 있는 2,3만원짜리 음식은 사람들이 잘 찾지 않게 됐고, 그 가격군에 공교롭게 피자가 포함됐다. 그래서 피자시장은 발전하지 못하고 침체돼있다. 또한 야식으로 대표되는 치킨과 달리 피자는 별다른 슬로건 없이 명맥을 이어왔다. 이 빈 틈을 우리가 메우려 한다. 혼자 먹는 점심 메뉴로, 간식으로 먹을 수 있는 피자를 만드는 것이다.

경쟁상대가 피자가 아닌 패스트푸드인 것인가.

맞다. 햄버거, 김밥 같은 간편식이 우리 피자의 경쟁상대라고 생각한다.

미국에 고피자와 같은 컨셉으로 성행중인 블레이즈피자라는 브랜드가 있다. 

우리 서비스의 외국 성공사례를 찾다가 알게 됐다. 블레이즈는 고객이 원하는 토핑을 주문하면 3분 내로 화덕에 구워 1인용 피자로 만들어 준다. 10달러 내외의 이 피자는 ‘패스트 캐쥬얼’이라는 카테고리를 새로 만들었고, 론칭 3년 만에 미국 5대 피자브랜드로 성장했다. 블레이즈는 미국 피자브랜드고, 고피자는 미국’식’ 피자를 지향하기 때문에 엄연히 다르다. 우리는 한국형 피자 브랜드를 만들어 누구보다 먼저 이 시장을 선점하려 한다.

원조 ‘조각 피자’를 제공했던 스바로는 위기 상황이다. 대중이 피자를 멀리하고 있는 건 아닐까.

스바로의 컨셉은 미리 만들어 둔 조각피자를 공항 혹은 병원 푸드코트에서 간단히 먹도록 하는 것이다. 피자를 미리 만들어 둔 만큼 맛이 떨어지고, 공항과 병원처럼 혼자 먹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면 소비자는 피자가 아니라 다른 음식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같은 가격대의 패스트 푸드가 많기 때문이다. 또한 사람들에게 피자는 함께 먹는 음식으로 여겨진다. 우린 이런 이유로 스바로의 성장세가 하락한 거라고 본다. 대중이 피자를 멀리 했다기 보단, 메가 트렌드에 맞물려 피자가 잠시 주춤한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방금 만들어낸 신선한 음식이 간편하게 1인으로 나온다면 피자는 더 이상 비주류 음식이 아닐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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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덕과 수요예측이 가능한 피자브랜드 – “우린 밥과 분식을 모두 잡겠다, 다른 회사처럼.”

대중의 라이프 스타일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그들의 식습관 변화를 이끌어내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피자는 ‘밥’같은 주식도 아니고, ‘분식’처럼 빠르고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도 아니다. 대체로 대중은 조각 피자는 분식으로 보고, 큰 피자는 식사라고 생각한다. 이와 달리 패스트푸드인 맥도날드는 주식 혹은 분식 모두 가능한 브랜드다. 우리도 그런 브랜드를 지향한다. 인원 부담없이 남녀노소 같이 먹을 수 있는 형태다.

그래서 고피자는 피자 브랜드의 맥도날드가 되기 위해 기존 방식과는 다른 혁신을 준비하고 있다. 첫 째로 화덕의 혁신이다. 기존 업계에선 전기 오븐을 쓰지만 우리는 화덕을 쓴다. 화덕은 피자를 불로 굽기 때문에 속도가 빠른 대신 도우가 쉽게 탈 수 있어 손이 많이 간다. 또한 바닥과 공기온도에 따라 맛이 달라지기에 매장마다 퀄리티가 다를 수도 있다. 우리는 이 모든 것을 보완할 수 있도록 자동화된 화덕을 개발 중이다. 화덕이 피자의 맛을 결정하는 주요 요인임을 아는 업체는 많지만, 우리처럼 속도와 맛을 동시에 고려하는 곳은 아직 없다.

두 번째론 수요 예측을 통한 혁신이다. 피자는 매장마다, 지역마다 수요가 다를 수 있다. 이를 개선할 수 있는 방향으로 수요예측을 해 재고 보유량 등을 관리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주방 규모를 줄이고 매장 사이즈를 늘리도록 하는 게 우리의 목표다. 우리가 피자를 빠르게 만드는 또다른 이유는 현장에서 도우를 펼치거나 기존의 냉동 생지 도우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고피자에서는 고피자만의 도우와 조리방식으로 누구나 쉽게 피자를 만들 수 있다. 사실 피자 모양으로 도우를 만들 수 있는 능력을 갖추려면 평균 2주 정도 걸린다. 게다가 만드는 사람마다 피자 모양이 다르고, 맛도 달라져 결국 일정한 품질관리를 하기 어렵다.

그런 방식으로 조리하면 맛이 떨어지지 않을까?

기존 피자업체에서 단가 절감때문에 직접 밀가루 반죽을 피거나 냉동 생지 도우를 사용한다. 단가가 많게는 6배까지 차이가 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지난 2년간 퀄리티를 유지하며 조리가 손쉬운 방식의 도우를 개발하여 납품받고 있다. 그렇게 되면 인건비를 절감할 수 있기에 전체적인 비용을 줄일 수 있다. 도우, 화덕 등 운영비를 최적화하는 것도 우리의 목표중 하나다.

영세한 업체 입장에서 공장 운영이 부담으로 다가올 수도 있을 것 같다. 또한 제휴 공장 리스크 문제 등, 한 번에 큰 위기가 올 수도 있고. 

고피자는 자체적으로 공장을 운영하고 있지는 않다. 전문 도우 공장, 소스 공장에 생산을 위한 전용 금형과 소스 레시피를 제공하고 OEM방식으로 생산해  대규모 고정자산에서 오는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있다. 공장을 수직적으로 통합하는 것보다는 단가가 높겠지만, 현재 상황에 적합한 결정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식재료 유통망을 최적화하고 있기에 충분히 사업성 있는 마진율을 확보하고 있다.

어쨌든 잘 팔리려면 맛이 검증돼야 한다. 맛에 대한 전략은 무엇인가?

R&D팀에서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레시피를 개발하고 있다. 두께감 있고 포만감 있는 형태,한국인이 선호하는 페퍼로니, 불고기 등 토핑을 쓴다. 최근엔 한 스낵 브랜드에서 몇 년간 일하던 개발자도 합류해 맛에 신경 쓰고 있다. 어떻게 보면 맛이 제일 중요한 포인트는 아니다. 소비다 대다수가 트럭에서 6,7천원짜리 음식을 먹을 때 엄청난 퀄리티를 기대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다만 컨셉과 사이즈, 메뉴에 집중해 개발하고 있다.

▲피자계의 ‘맥도날드’로 성장하기까지

고피자 전까지 마케팅쪽 일을 해왔다. 사업에 어떻게 접목하고 있나.

대학원과 직장에서 제일 뒤쪽에 있는 소비자를 만날 준비를 했고 실무를 배웠다. 대표가 된 지금은 그때의 경험을 살려 최전방에서 고객을 맞이하고 있다.

운영상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 

매장이 5군데가 있는데 한 매장에서 50만원 적자가 난다고 치면 하루에만 250만원이 적자다. 그게 한달 쌓이면 7천5백만원이다. 인건비까지 합치면 생각도 하기 싫다. 실물을 다루고 있기에 매일 변동성이 크다는 점이 늘 위기감으로 다가온다.

투자 상황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현재는 엔젤 투자금 3억원으로 운영하고 있다. 우리는 맥도날드 같은 프렌차이즈 산업을 희망하는데, 이런 플래그쉽 매장 하나를 여는 데도 몇 십억 원이 든다. 그래서 투자는 우리의 사업 모델이 조금 더 검증 절차를 끝내고 난 뒤 고민하려 한다.

각오 한 마디 해달라.

우리 서비스는 IT와 거리가 먼 서비스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맞닿아 있다. 새로운 비전을 꿈꾸고 있는 만큼, 지켜봐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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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tup’s Story #327] 美 MS·아마존·우버 직원들이 쓰는 익명 앱이 되기까지…팀블라인드의 미국 진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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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논란이 된 우버 사내 성 추문 사건 이후로, 미국 IT 업계의 주목을 끌게 된 국내 서비스가 있다. 바로 팀블라인드가 만든 익명 소셜네트워크 서비스인 ‘블라인드(Blind)’다.

블라인드 측에 따르면 이번 사건으로 인해 우버 미국 본사 직원의 40%가 서비스에 가입했다고 한다. 기업 측에서 블라인드의 사내 와이파이 접속을 막자, 이에 대한 반발로 오히려 가입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고.

블라인드는 이전에도 대한항공의 땅콩 회항 사건, 아마존의 기업 문화 사건 등 굵직굵직한 이슈와 함께 국내외에 이름을 알려왔다. 이번 우버 성추문 사건도 이들에겐 또 한 번의 성장 모멘텀이 될 전망이다. 초기 블라인드의 미국 진출을 이끌었고, 현재는 한국 팀블라인드에 근무하고 있는 김성겸 이사에게 근황을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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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블라인드 김성겸 이사 / 사진=플래텀

여러 경로로 전해 듣긴 했지만, 미국 내 인지도가 정확히 어느 정도인가. ‘블라인드’라고 하면 다들 아는 수준인가? 

일단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 우버 현지 직원들은 다 알고 있을 거다. 실리콘밸리에 있는 큰 테크 기업 재직자라면, 설사 가입하지 않았더라도 한 번쯤은 블라인드의 이름을 들어봤을 거라고 생각한다. 마이크로소프트가 2만 명, 아마존은 8천 명, 구글은 4천 명, 우버는 3천 명, 페이스북은 2천2백 명 정도의 직원이 가입되어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우 미국 본사 직원의 반 정도가 가입되어 있다고 보면 된다.

2015년 7월에 미국 진출을 했다. 해외 사업을 하는 국내 스타트업치고는 매우 빠른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는데, 시장 첫 진입은 어떻게 이루어졌나. 

국내에서는 창업자들이 가지고 있었던 네트워크 득을 크게 봤다. 네이버 출신이기 때문에 관련 네트워크도 있었고, 학교 동창들도 다양한 업계에서 일하고 있어서 다양한 분야의 기업 라운지를 빠르게 열 수 있었다. 그런데 미국은 다르지 않나. 연줄도 없고, 실리콘밸리에는 온통 테크 기업뿐이다. 그래서 IT 업계를 먼저 평정하기로 결정했다. 나름 전략을 세워 링크드인과 페이스북을 통해서 다양한 IT 업계 재직자를 만나고, 네트워크도 쌓았지만 결론적으로 고객이 많이 늘진 않았다. 아무리 우리가 만난 이들이 서비스에 호감을 보이더라도, 진심으로 도와줄 ‘친구’가 될 수는 없었던 거다. 그래서 전략을 바꿔 ‘미국 IT 업계에서 일하는 한국인’을 타깃으로 조금씩 이용자를 모으기 시작했다. 또 우리가 낸 광고를 보고 아마존 직원들이 오픈 신청을 보냈는데, 한국식 ‘밥 사주기’ 영업으로 그들에게 진심으로 다가가려고 노력했다. 이후 아마존 라운지를 열었다.

이후 아마존 사내 문화 이슈가 첫 성장 모멘텀이 됐다. 

맞다. 뉴욕타임즈에서 아마존 사내의 지독한 경쟁 풍토를 비판하는 기사를 냈다. 이 일로 뉴욕타임즈와 아마존 간 공방이 벌어졌는데, 이때 아마존 직원들이 블라인드로 대거 유입됐다. 링크드인이나 트위터같은 공개 SNS에는 뉴욕타임즈가 오보를 했다는 식의 제보가 많았지만, 익명 커뮤니티인 블라인드에는 보다 더 적나라한 의견들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그 때부터 ‘블라인드에서는 솔직한 동료들의 의견을 볼 수 있다’는 인식이 만들어졌다. 신뢰를 얻기 시작한 거다.

우버 성 추문 고백도 실리콘밸리를 발칵 뒤집어놨다. 솔직히 또 다른 성장의 기회가 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이 팀블라인드 내부에 있었나.

상황을 우리가 만들어낼 수는 없는거다. 하지만 솔직히 기대는 좀 있지 않았겠나. 땅콩 회항 사건과 달리, 이번 우버 사건은 블라인드 내부 고발로 시작된 건 아니었다. 해당 직원의 블로그에 올린 폭로성 글이 언론과 대중의 주목을 받게 된 경우였는데, 진실을 토로하고 싶은 직원들이 블라인드로 많이 유입됐다. 그런데 우버가 전사 차원에서 블라인드의 와이파이 접속을 막아버렸다. 이게 직원들을 자극해 오히려 가입자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계기가 된거다. 이때는 우리가 언론사에 제보를 했다.

아무래도 주요 사건에 따라 가입자 수가 늘어나기 때문에, 언론사처럼 이슈를 빠르게 눈치채는 게 중요할 것 같다. 

맞다. 그래서 모니터링 팀이 따로 있다. 또 지금은 미국 내에도 인맥을 좀 쌓았기 때문에, 지인 제보도 많이 들어온다.

현지 기자들과도 접촉하나. 

기자분들과 얘기는 한다. 그런데 우리가 컨텐츠를 자유롭게 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작성자도 암호화되어 알 수 없기 때문에 이야기가 새어나가거나 하지는 않는다.

암호화 시스템으로 개발팀 측에서도 작성자를 모르는 건 이전부터 내세웠던 강점인데, 컨텐츠도 자유롭게 열람할 수 없는 건가. 

볼 수 있는 사람이 한정되어 있다. 컨텐츠 팀만 주로 보고, 신고가 들어왔을 때 확인하는 정도다. 우리 회사 내부에서 컨텐츠를 들여다보고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처음 미국 시장에 들어갔을 때, 블라인드 유사 서비스가 하나도 없었나. 

많이 있었다. 큰 투자를 유치한 씨크릿(Secret)이라는 서비스도 있었는데, 익명 서비스다 보니 퀄리티 관리에 실패해서 쓰레기장처럼 돼버렸다. 결국 서비스를 접었다. 또 마이크로소프트 내부에 포럼(Forum)이라는 익명 앱이 있었다. 한참 같이 성장하고 있었는데, 아무래도 기업 사내 벤처가 만든 서비스이기 때문에 자유롭게 발언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유사 서비스들이 그렇게 줄줄이 다 실패했다.

실패의 이유는 모두 비슷했나. 

콘텐츠 관리에 실패한 경우가 제일 많다. 또 메모(Memo)라는 사내 익명 앱은 우리랑 접근이 좀 달랐다. 우리는 각 기업 라운지를 하나씩 여는 컨셉이었는데, 메모의 경우 직군 별로만 묶어놔서 회원 간 접점이나 관련성 정도가 많이 떨어졌다. 블라인드는 기업 별 접근 방식을 택해서, 느리지만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다수의 익명 서비스가 실패했지만, 블라인드가 살아남은 이유가 거기에 있다고 보는 건가. 

맞다. 회원 간 관련성(relevance)이 중요하다. 익명 서비스다보니, 한 기업에서 일한다는 동질감이나 유대감이 없으면 서로의 생각에 공감하거나 의견을 나누기가 어렵다. 메모 앱 같은 경우는 다양한 회사를 다 묶어놓다보니까, 익명으로 써놓으면 그 얘기가 그 얘기다. 직장인들 고민은 매한가지니까. 회사를 하나하나 접근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었다. 또 콘텐츠 관리를 위해 보안에 신경을 많이 썼다. 블라인드에서는 같은 이메일로 두 개 이상의 중복 계정을 만들 수 없다. 하지만 씨크릿에서는 중복 계정이 아주 많았다. 그래서 쓰레기장이 된거다.

그 콘텐츠 관리의 기준이 아주 애매할 것 같다. 자칫하면 발언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처럼 사용자가 느낄 수도 있으니 말이다. 

우리가 제재를 가하는 건, 특정인을 실명을 거론하며 유언 비어를 퍼뜨리거나 인종, 성차별 적 발언을 하는 경우다. 누가 봐도 표현적 자유를 넘어, 상대의 권리를 침해하는 수준에 한해서만 거르고 있다.

플래텀에 대해서도 ‘기사를 돈 받고 써준다’는 식의 유언비어가 블라인드 내에 돈 적이 있다. 문의 전화도 여러 번 받았다. 작은 기업 입장에서는 이런 유언비어가 치명적일 수 있는데. 

애매한 영역이 분명히 있다. 유언비어의 경우 신고를 받으면 해당 사용자의 계정을 정지시키는 방식으로 제재를 하고 있다. 그런데 악성 댓글은 모든 커뮤니티나 포털에 존재하지 않나. 우리만의 문제는 아니긴 하다. 그런데 때로 우리가 익명 서비스이기 때문에, 발생하는 특정 문제들이 있다. 이 경우에는 회사 내부에서 철저히 검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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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겸 이사는 지난달 28일 네이버 그린팩토리에서 열린 ‘실리콘밸리의 한국인 2017’ 콘퍼런스의 연사이기도 했다. / 사진=플래텀

블라인드는 지금까지 외부 사건을 계기와 동력 삼아 성장해왔다. 성장의 요인이 내부가 아니라 외부에 있기 때문에 변수도 많고, 서비스 운영에 있어서도 안정도가 떨어질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봤다. 차곡차곡 쌓아 성장하는 게 아니라, 언제 터질지 모르는 잭팟을 기다려야 하는 경우랄까. 

그렇다. 땅콩 회항, 아마존, 우버 사건과 같은 외부 요인에 의해 성장해왔고, 이 변수들에 대해서는 우리가 주도권을 잡기가 어렵다. 그런데 그런 사건이 터졌을 때, 말할 수 있을 만한 판을 늘 준비해놓는 게 우리의 일이라고 본다. 기존의 신뢰가 없었다면, 큰 사건이 터졌어도 블라인드에 이야기하려는 사람이 없었을 거다. 자잘한 것부터 큰 것까지 사건은 언제나 있지 않나. 블라인드는 직장인들이 안전하고 솔직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이라는 인식을 꾸준히 심어주기 위해 노력했다.

‘사건이 터졌을 때 이야기할 수 있는 장소’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게 중요하겠다. 한 기사에서 읽으니 앱 재접속률이 80%라고 하더라. 상당히 높은 수치 아닌가. 

아마 리텐션율은 페이스북 다음으로 좋을 거다.

리텐션율을 높일 수 있는 비결이 있다면. 

역시나 콘텐츠를 질적으로 관리하고, 보안 안정성을 높이는 것이다. 해킹 같은 사건이 터지면 사용자를 잃을 수 있는데, 우리는 창업 초기부터 보안 전문가가 팀 내에 있었고, 관련 특허도 보유하고 있다. 잠시 접속이 뜸했던 사용자도, 사내 신사업 출범이나 연봉 관련 소식이 들려오면 다시 들어오더라. 회사는 항상 얘깃거리를 주게 되어있고, 직원들은 회사 얘기를 할 곳이 필요하니까 월실제사용자수(MAU)에는 거의 변동이 없다. 우리가 큰 잘못을 하지 않는 이상 유지할 수 있을 거라고 본다.

해외 투자자들은 블라인드를 어떻게 보고 있나. 이미 과거에 씨크릿, 위스퍼(Whisper) 등의 익명 SNS가 투자를 받고도, 서비스를 접거나 고전하고 있는데. 

처음엔 만났던 해외 투자자들도 거의 대부분 부정적이었다. 결국 블라인드도 쓰레기장이 될 수 밖에 없을 거라고 했다. 하지만 우리는 사람을 믿고 가는 서비스다. 커뮤니티 내 자정 작용을 믿고 운영을 해왔고, 한국에서도 성공적이었으니 미국에서도 할 수 있다고 자신 있게 이야기했다. 그 가능성을 의심하는 사람도 있고, 믿어주는 사람도 있다. 생각을 계속 바꿔나가는 과정인 것 같다. 그런데 우리랑 아예 다른 생각을 가진 투자자는 사실 말로 설득할 수가 없다. 결과로 보여주는 수밖에. 요즘에는 우버나 아마존에 다니는 지인으로부터 소식을 전해 들은 VC가 직접 연락을 해오기도 한다. 앞으로는 점점 더 인식이 좋아질 거라고 생각한다.

VC들의 연락을 자주 받는다면, 추후 투자 유치건에 관해서도 논의하고 있는 중인가. 

이미 진행된 건이 있다. 우리는 창업 초창기부터 투자 계획을 미리 세워뒀는데, 아마 이번이 마지막 투자 유치일 거라고 본다. 한국 시장은 이미 독점하고 있으니, 이 성장 속도를 유지하며 손익분기점을 찍는 것이 목표다. 미국은 앞으로 무조건 성장할 일만 남았다. 한국에서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 기업으로 시장을 확대하고, 수익을 늘릴 수 있다면, 미국에 더 공격적으로 투자할 수 있을 거라 본다.

수익은 어떻게 낼 계획인가. 

이미 광고 모델을 붙였다. 지금은 우리가 돈이 벌리는 플랫폼인지를 검증하고 있는 단계다. 우리 서비스 사용자 집단이 기업 입장에서는 아주 매력적인 타깃층이다. 일단 인증된 직장인만 모여있지 않나. 소득 수준도 보장이 되어 있고, 업계별, 직군별 더 세부적으로는 회사별로도 타겟팅이 가능하다. 어떤 곳들은 ‘A 직원 여러분들께 할인해드린다’는 식으로 아예 회사 이름을 광고에 넣어서 진행하기도 한다. 이렇게 하면 클릭율이 아주 높다.

듣다보니 사용자들이 어느 정도 신용 보증이 되는 집단이니, 금융 기업에서도 관심이 많겠다. 

P2P 대출부터 수입차 판매, 교육, 여행사 등 다양한 기업에서 연락이 오고 있다. 앞으로는 광고뿐 아니라 채용 서비스로의 확장도 계획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단기, 중장기 목표를 말해달라. 

국내에선 서비스 확장 계획이 있다. 일단 기존에는 대기업 위주로 라운지를 늘려갔는데, 앞으로는 중소기업까지 포괄할 계획이다. 이전에는 중소기업 재직자가 블라인드 이메일 인증을 해도, 라운지가 열릴 때까지 대기를 해야했다. 앞으로는 이메일 인증만 끝나면 회사 라운지가 없더라도, 동일 직군 커뮤니티로 들어갈 수가 있다. 이렇게 규모를 넓히며 수익을 늘려갈 계획이다.

미국에선 지금까지 180개 라운지를 천천히 하나씩 열었다. 한국의 테크 산업 종사자가 230만 명이면, 미국은 670만 명이다. 미국의 테크 기업 재직자들만 잡아도 수익화는 어렵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이들이 기업별을 넘어 토픽별로 말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 생각이다. 열심히 하겠다.

[허스토리#1] 현대인의 내면을 검색해 ‘행복’을 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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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텀에서 여성 창업자에 의해 쓰여지고 있는 역사를 기록하는 인터뷰 기획 ‘허스토리(Herstory)’를 시작합니다. 창업자로 나선 초기 스타트업 대표를 만나 그들이 써내려 가고 있는 혁신 과정과 경험을 공유하는 연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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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은 마보 대표 / 사진 = 플래텀

생활에 치여 생각할 시간과 방법을 잊은 현대인에게 스스로를 판단하게 만드는 서비스가 있습니다. 이 서비스의 궁극적은 목적은 모든 이가 행복을 찾는 데 도움을 주는 것이라 합니다. 바로 ‘마음보기’인데요. 마음보기는 구글 명상 프로그램 전문가의 목소리를 콘텐츠화한 명상 어플리케이션입니다.

개발사 마보의 유정은 대표를 판교 어느 카페에서 만났습니다.

▲논리적이고 까칠한 크리스천이 명상에 빠져들기까지.

심리학을 공부한 인사 컨설턴트 출신이다. 원래부터 명상에 관심이 많았나.

어릴 때부터 ‘행복’에 관심이 많았다. 사람을 파악하고 싶어 심리학을 공부했지만, 마음이 힘든 사람과 마주 앉아 일대일 상담을 하거나 임상실험을 하는 것이 맞지 않았다. 그래서 소비자 심리학을 활용한 마케터로서 커리어를 쌓았다. 영국에 유학을 다녀와서도 사람이 행복해지는 좋은 조직 구조를 계속 고민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행복에 대한 답을 얻진 못했다. 7,8년 정도 조직인사 컨설팅 업무를 하면서 내린 결론은 ‘아무리 좋은 인사시스템을 도입해도 직원이 행복해지지 않는다’였다. 구조와 시스템이 아니라 근본적으로 사람의 내면이 바뀌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된 거다.

명상을 아이템으로 사업을 시작한 계기는 무엇이었가? 

마음이 복잡할 땐 서점에 간다. 어느날 차드 멩 탄의 ‘너의 내면을 검색하라(Search inside yourself)’라는 책을 접했는데 큰 충격을 받았다. 그 책엔 신비주의로 인식됐던 명상이 과학적으로 설명되어 있었다. 그리고 심리학의 방법론적인 관점에서 명상을 소개하고 있었다.

그래서 이 방법을 국내에 들여오고 싶어 저자 메일을 찾아 연락했다. 다음날 긍정적인 답변이 왔고, 3개월 후 구글 본사에서 그를 만나 구글에서 시작된 ‘SIY(Search-Inside Yourself, 내면검색)’ 프로그램을 국내기업에 도입했다. 그렇게 구글의 ‘gPause’ 명상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프로그램 도입에 이어 앱으로도 만들었다. 

명상 프로그램을 더 널리 알리고 싶었다. 그러던 중에 gPause에서 알게 된 한  엔지니어가, 한국어로도 명상 프로그램 내용을 듣고 싶다며 내 목소리를 녹음하자고 했다. 그땐 영어로된 명상 앱만 있던 시절이었다. 그래서 가벼운 마음으로 만들다가 욕심이 생겨서 2016년 2월부터 본격적으로 콘텐츠를 제작했다. 그것이 이어져 마음보기(이하 마보)를 지난해 9월에 정식 론칭했다.

대중에게 명상은 여전히 낯설다. 게다가 선입견도 있을 거고.

나만 해도 선입견이 있었다. 명상은 나란 존재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현실에 기반을 둔 자신감과 자존감을 키우는 데 의의가 있다. 이를 테면 ‘내가 참 부족한 사람인데도 괜찮다’, ‘뭐든지 잘 할 필요는 없다’는 식의 인지를 하는 거다.

길을 걷다 보면 많은 수련원 광고를 접한다. 마보만의 차별점이 있다면.

명상 콘텐츠 자체가 차별점이다. 그리고 앱을 이용해 일상에서의 활용도를 높였다는 것이 다르다. 먼저 우리가 내세우고 있는 ‘마음챙김 명상’은 2,500년 전 부처가 해왔던 명상법으로, 과학적으로도 많이 연구되었다. 그리고 타 종교인에게 종교적 거부감을 주지 않는 것도 특징이다.

명상을 도와주는 웨어러블 디바이스가 있다면 협업을 할 수도 있을텐데.

명상에 집중한 정도를 눈으로 볼 수 있는 기기가 있다. 기기가 뇌파나 호흡을 통해 사용자가 얼마나 집중했는지 알려준다. 명상을 습관화하는데 도움을 준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단점으론 기기에 신경쓰느라 명상 본질에 집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거다. 마보는 그런 점을 지양한다. 우리는 어떤 것에 ‘집중’하자는 게 목적이 아니다. 고요해짐으로써 내면에서 떠오른 생각을 지켜가는 것에 의의를 두고 있다. 그래서 디바이스와의 연계는 마음챙김 명상의 본질을 훼손하지 않은 범위 내에서 고려하고 있다.

▲이용자간 친밀한 소통을 유도하며 단단한 마음을 만든다.

사용자와 소통을 중시한다는 인상을 받았다.

아무래도 커뮤니티 기능도 있고, 사용자가 써보고 나아지는 것을 직접 우리에게 말해주다 보니 그렇다. 우리 서비스를 통해 공황장애를 개선하거나 정신과 약을 먹지 않게 됐다는 사용자들도 있다. 마음가짐을 달리하게 됐다는 메일은 정말 많이 받는다. 이럴때마다 더 잘 만들어야 겠다고 다짐한다.

유료 구독서비스이기 때문에 구매자의 리텐션율이 중요할텐데, 이를 유지 혹은 높이기 위한 전략이 있나.

현재 버전인 마보 1.0에서 좀 더 기능이 추가된 2.0을 만드는 게 단기 목표다. 마보 2.0엔 개인용 맞춤콘텐츠 큐레이션이 가능하고 자주 듣는 콘텐츠엔 북마크 기능, 그리고 청취자간 커뮤니티 기능을 강화 시키려 한다. 제대로 구현되면 주변에서 함께하고 있는 사람들고 소통하고, 오프라인 모임을 가질 수도 있을거다. 명상이라는 건 운동과 같아서 혼자 하다 어느 순간 지칠 수도 있는데, 명상을 하는 사람들이 소통을 하게 된다면 더 꾸준히 우리 서비스를 이용할거라 본다. 그리고 2.0이 만들어 지면 앱 내 대부분의 콘텐츠를 무료로 할 생각도 있다. 그 대신 더욱 명상에 몰입할 수 있는 온라인 수업 코스를 유료 사용자에게 제공하려 한다.

명상 앱 서비스에서의 C/S는 주로 어떤 건으로 오는지?

결제나 단순 실행 오류 등 기술적인 문의도 오고 우울증, 공황장애에 어떤 명상 콘텐츠가 좋느냐는 서비스의 본질적인 질문까지 다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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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가치를 알아보는 사람들과 꾸준히 성장하고 싶다.

단도직입적으로 묻겠다. 돈은 벌리나?

론칭한 뒤 매달 20%씩 수익이 늘고 있다. 3월은 2월에 비해 3,40%정도 더 늘었다. 현재 8천 다운로드, 2,600여대 기기에서 운영이 된다. 보통 다운로드를 하면 주기적으로 사용하는 비율이 10% 미만인데, 우리 서비스는 약 25% 넘게 사용되고 있다.

사업화 검증을 크라우드 펀딩 방식을 통해 이뤄냈다고.

우리 서비스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이 궁금해서 와디즈에서 크라우드 펀딩을 했다. 목표금액은 200만원, 작은 굿즈와 앱 평생 이용권 등을 포함해 진행했다. 결과는 하루만에 목표액은 넘었고, 프로모션을 마감하고 나니 총 500명 참여, 목표금액 730%초과 달성이었다. 그리고 진행한 펀딩 업체 내에서 콘텐츠 앱으로는 최고액 기록이었다.

앞으론 어떤 방식으로 알릴 계획인가? 

명상 대중화 시기 단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근 카카오 소셜 임팩트 팀과 플러스 친구 계정을 만들었다. ‘카카오 마음연구소’라는 계정인데, 이 곳의 모든 카드뉴스 콘텐츠를 우리가 만든다. 카카오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큰 틀에서 알려 나가려 한다. 이 외에도 구글 명상프로그램과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나왔던 워크북을 책으로 제작해 출판할 생각도 있다.

아직 이른 말이긴 하지만, 해외버전 론칭 계획은 없나.

중국어와 일본어 버전을 생각하고는 있다. 영미권엔 유명한 명상앱이 많지만 아시아권에선 떠오르는 앱이 없다. 한국에서 마보 2.0에 집중한다면, 해외에선 마보 1.0버전을 선보이고 싶다.

사업 하며 어려운 점으로 ‘투자자 설득하기’를 말한적이 있다. 

마보를 처음 만들 땐 사업적인 측면에서 접근한 게 아니었기 때문에 투자 유치를 깊게 생각하지 않았다. 우리 서비스가 인수합병이나 엑싯 등이 기대되는 모델은 아니지 않나. 게다가 국내에서 호응을 얻기 어려운 유료 구독 서비스이기도 하고. 그래도 어느정도 알려지면서 소개로 투자자도 만났다. 그들에게 우리 서비스가 다른 명상 앱과 차별되는 점을 소개하라면 잘 할 수 있다. 하지만 첫 질문이 ‘명상이요?’라고 오니 개념부터 설명하고 설득하는게 힘들었다. 그래서 우리 가치를 이해해 주는 투자자를 만나고 싶다.

▲명상으로 하나된 팀원, 소중하고 고맙다.

팀 구성은 어떻게 되는지?

음향 엔지니어와 내가 풀타임으로 근무 중이고, 앱의 카드 뉴스를 제작하는 콘텐츠 에디터, 일러스트레이터가 파트타임으로 근무해 총 4명이 마보를 만들고 있다. 사무실 개념이 따로 없어 만날 때 회의하는 식이다. 평소엔 24시간 출근 모드다.

명상 모임에서 만난 팀원이라 들었다.

gPause 프로그램이 없었다면 앱을 만들 수도 없었을 거다. 음향 엔지니어, 일러스트레이터, 콘텐츠 에디터 모두 같은 그 모임에서 만났다. 현재 개발자도 모임에서 만난 사람이 소개해줘서 합류한 경우이다. 한 사람 한 사람이 소중하다.

서비스 하는 대표로서 스트레스는 없는 편인가?

앱을 만드는 것이 처음이기도 했고, 기술을 잘 아는 것도 아니어서 엔지니어를 몹시 고생시켰다. 우리끼리 언성이 높아지면 “명상 하자”하며 잠시 쉬시고 했고. 팀에 항상 얘기한다. “이 사업이 화려하지는 않지만, 어떤 이의 인생을 바꾸고 있다”고 말이다. 다행히도 우리 팀원들은 이런 가치를 높이 사주고 있어 정말 고맙다.

▲내가 아닌 ‘우리’의 행복을 위해 달려간다.

중단기적 목표를 알려달라.

마보가 명상하는 모든 이들의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꿈이다. 단기적으로는 앞서 말했던 것처럼, 커뮤니티 기능을 더욱 강화하는 마보2.0 버전을 만드는 것이다.

대외적으론 미국에서 열리는 ‘위즈덤 2.0’ 콘퍼런스를 2,3년 내에 한국에서 열게끔 여건을 마련하는 것이다. 위즈덤 2.0은 ‘고대의 지혜’와 ‘현대 IT’ 두 개를 크로스오버한 주제로 열리는 콘퍼런스다. 행사에서 미국 유수의 기업인이 참가해 경험을 공유하는데, 행사의 주제는 대개 ‘사회가 어떻게 하면 개선될까’와 같은 내용으로 진행된다. ‘내 자신이 건강해지는 법’, ‘벤처 투자 잘 받는 법’등 단순한 목적이 주류인 우리나라 콘퍼런스 주제와는 좀 다르다. 공동의 행복을 위해 만나는 모임인데, 이런 문화를 한국에 전파하고 싶다.

현재 혹은 미래 사용자들에게 하고싶은 말이 있다면.

고맙다. 유료임에도 우리 서비스를 알아봐준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내 마음을 단단하게 할 무언가를 스스로 만들고 싶다면 우리 서비스를 기억해 달라.

비야디 왕촨푸는 어떻게 중국 최대 부자가 되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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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1위 전기차업체는 중국 광동성 심천을 기반으로 한 비야디(BYD, 比亞迪)다. 테슬라의 형식 파격에는 미치지 못 하겠지만, 비야디는 중국에서 혁신 기업의 대표적 사례로 회자된다. 아울러 경제 성장이 둔화된 현 상황에서도 신재생에너지 기업으로 몸집을 키우는 회사이기도 하다.

1995년 2월 설립된 비야디는 배터리 제조 기업으로 세계 선두 자리에 까지 올라선 뒤, 2003년 자동차 시장에 뛰어들어 중국 뿐만 아니라 세계시장에 자동차 메이커로 이름을 알린다. 더불어 삼성과 모토로라, 레노버, HTC, LG 등 기업의 주요파트너로 ODM 공급을 하는 한편, 친환경 뉴에너지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며 세계 정상권 기업이 되었다. 이 모든 것이 불과 20여년 만에 일어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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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제조업의 혁신이라  불리우는 비야디의 중심에는 왕촨푸 회장이 있다. 

보다 나은 배터리를 꿈꾸던 청년.

비야디의 창업자 왕촨푸(王传福, 52) 회장의 사회 초년은 특별한 것이 없다. 가난한 농민 가정에서 태어난 그는 공과대학 물리학과를 졸업한 21세 때 베이징에 위치한 배터리 연구소 연구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한다. 당시만 하더라도 왕촨푸는 그저 효율이 좋은 배터리를 만들고 싶어하는 기술이 좋은 연구인력에 불과했다.

27세 때 왕촨푸는 연구소가 자회사 격으로 설립한 배터리 회사(비거比格 배터리)에 대표로 취임하며 전문 경영인의 길을 걷기 시작한다. 재직당시 왕촨푸는 일본기업이 포기한 니켈 카드뮴 배터리 제조에서 틈새 시장을 포착한다. 다만 그가 몸담고 있는 연구소는 그의 바람을 이룰 수 있는 환경이 되지는 못 했다. 이에 왕촨푸는 29세 때인 1995년 안정적인 직장을 뒤로하고 창업자의 길로 들어선다. 비야디가 세상에 등장한 것이다. 비야디는 심천 국경 근처에서 휴대폰과 전자제품에 들어가는 배터리 제조회사로 첫 발을 내딛는다.

비야디는 중국 기업에는 흔치않은 영문 이니셜 사명이다. 공식적으로는 중국 사명 比亞迪의 이니셜, ‘Build Your Dreams’의 약자라 말하지만, 이 기업이 시작할 당시에는 없던 해석이다. 왕첸푸는 사업 초중기 기업명의 의미를 ‘bring you dollars‘ 라며 농담으로 설명을 하기도 한다.

36세 ‘배터리 왕’으로 불리우다. 

90년대 배터리 시장은 일본 기업들이 주도하고 있었다. 당시 중국 배터리 기업은 외주형태의 조립일을 하고 있었다. 왕촨푸는 기회를 잡기위해 창업자로 나섰지만, 그것을 구현할 자금이 부족했다. 게다가 일본 기업은 사양산업이라도 배터리 부분에 대해서 정책적으로 설비나 기술 이전을 꺼려하고 있었다.

이에앞서 배터리를 생산하려면 수천 만 위안에 달하는 설비를 구축해야 했지만, 왕촨푸의 손에 있는 자금은 부동산업을 하던 사촌으로 부터 빌린 250만 위안이 전부였다. 환경을 바꿀수 없었기에 왕촨푸는 그 환경에 적응하는 한편 스스로 움직이기로 한다. 자신에게 없는 것을 구하러 다니기 보다 가지고 있는 자원 중 우세한 것을 모아 목적을 달성하는 길로 방향을 잡은 것이다.

왕촨푸는 개발자들과 직접 배터리 핵심 설비를 고안해 만들어 냈고, 나머지 부분은 사람의 손으로 만드는 공정을 도입한다. 저렴하게 가용할 수 있는 인적자본을 바탕으로 한 조립 시스템이었다. 그런 과정을 통해 수천 만 위안이 들어야 하는 설비를 100만 위안으로 완성할 수 있었다. 관건은 사람 손이 들어가는 공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량률이었다. 왕촨푸는 이를 교육과 별도로 개발한 작업 도구로 극복한다.

비야디는 완촨푸를 비롯한 연구진이 쌓아온 배터리 기술을 바탕으로 효율은 높지만 가격이 저렴한 제품을 통해 중저가 시장에서 저변을 넓혀간다. 소니와 산요 폭스콘 등에서 특허권 침해 소송을 당하기도 했다. 하지만 비야디는 2000년 이후 R&D에 투자해 7년 간의 우여곡절 끝에 배터리 분야 세계 1,2위를 타투는 기업이 된다. 비야디는 창립 이후 매년 100% 이상의 성장률을 달성하고, 니켈카드뮴 배터리는 3년 만에 세계 시장 점유율 40%를 차지한다. 2002년에는 홍콩 증시에 상장하기도 했다. 이때 왕촨푸에게 붙은 별명은 ‘배터리 왕’이었다. 그의 나이 36세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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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촨푸 회장과 워렌버핏

워렌 버핏이 투자한 회사

비야디가 세계에서 주목을 받았던 것은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런 버핏이 투자를 단행하면서 부터다. 2008년 9월 워런 버핏은 미드아메리칸에너지를 통해 비야디의 지분 9.9%를 2510억 원에 매입한다. 화제를 몰고다니는 버핏의 투자였기에 당시 비야디의 주가는 10배 가까이 상승했고, 단숨에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는 기업이 되었다. 하지만 비야디가 몇해 적자를 기록하고 아래 설명할 자동차 사업에 진출하며 매해 큰 폭의 적자를 기록하자 잘못된 투자이자 실수라는 혹평을 들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버핏은 비야디의 경영에는 일체 관여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후 중국의 전기차 시장이 가속페달을 밟기 시작하면서 비야디는 급성장을 하게 되면서 결국 퍼빗의 선택은 옳았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배터리왕에 이어 자동차 왕을 꿈꾸다. 

기업이 안정기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왕촨푸는 다음 사업 목표를 자동차 산업에서 찾는다. 비야디는 2003년 국영기업인 친촨 자동차를 2.7억 위안을 들여 인수해 자동차 분야로 사업을 확장한다. 투자자와 주주 거의 대부분이 반대했던 결정이었다. 이러한 여론은 증시에도 반영되었다. 비야디가 친촨자동차를 인수한 뒤 회사 주가는 무려 21%나 급락했다. 하지만 왕촨푸는 뜻을 꺽지 않았다. 배터리 왕에 됐듯 ‘자동차 왕’이 될거라 호언장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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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회사로 비야디를 알린 하이브리드 자동차 ‘F3’ / 전기자동차 ‘E6’ / 비야디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자동차 ‘친(秦)’

이정표가 된 ‘F3’에서 ‘친(秦)’까지.

비야디의 자동차 초기 전략은 가격대비 성능이었다. 여타 외산 자동차와 성능은 비슷하지만 가격은 절반 정도의 제품을 시장에 내놓은 것이다. 이러한 전략을 통해 비야디는 시장에 저변을 넓혀간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발발이후 중국 자동차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되자 2008년을 기점으로 전기차 개발에 집중하기 시작한다.

그 와중에 비야디 자동차 사(史)에 스프링보드 역할을 하는 모델이 등장한다. 하이브리드 자동차 F3를 29만 대나 판매하며 그해 중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단일 모델 자동차 제조사가 된 것이다. F3는 사실 일본 도요타 코롤라를 본떠 만든 것이었다. 하지만 소비자는 코롤라의 반값에 성능을 대부분 구현해 낸 F3에 열광했다. 이후 비야디는 전기 자동차 F3e, E6,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자동차 친(秦) 등의 히트모델을 선보이며 자타공인 중국 정상의 위치에 올라선다. 아울러 글로벌 시장에서 신재생에너지차 제조기업 선두권에 나서게 된다.

비야디는 2016년 실적만 따졌을 때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전기자동차를 판매한 기업이다. 포춘이 선정한 ‘세상을 바꾼 혁신기업(2015)’에 랭크업되기도 했다. 아울러 왕촨푸는 중국 최고 부호 순위 맨 위에 몇년에 걸쳐 이름을 올린다. *왕촨푸는 2016년 중국 최고 주식부자이기도 하다.

친환경 자동차 시장의 틈새시장을 찾다.

모든 이가 비야디의 다음 승용차를 기대할 때 왕촨푸는 이익 최대화를 위한 틈새시장을 공공부문에서 찾는다. 자동차 산업이 신재생에너지를 중심으로 구성되어 중국 및 글로벌 시장에서 수요가 급등할 것이라는 예측을 한 것이다. 이 판단은 옳았다. 중국을 비롯한 각 나라에서 친환경 운송 수단을 찾을 때 비야디는 훌룡한 대안이 되었다. 비야디의 전동버스와 택시 등이 미국과 영국 등에 수출되었고 중국 시장에 빠르게 확산되었다. 또 중국 심천시 등의 정책 방향에 맞춰 대중교통 수단인 시내버스, 택시 등의 관용차로 전기자동차를 공급했다. 업계의 추이를 분석해 시장을 개척해 나간 것이다.

비야디는 승용차를 비롯해 택시, 버스, 관공서용 특장차 등을 생산한다. 비야디의 한국 진출차량도 관용 차량이다.

모방에서 혁신을 찾다. 

결과적으로 성공했지만, 왕촨푸가 배터리 산업에 이어 자동차 산업에 뛰어든 것은 큰 모험이었다. 비야디는 자동차 선업의 비전문가였고, 경험과 기술도 부족했다. 단지 전략과 실행력만이 있었을 뿐이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왕촨푸는 부족한 기술과 시설을 자체적으로 키우고 구축하는 작업을 한다. 믿을 것은 사람 뿐이었다. 왕촨푸는 사내 기술자들과 함께 유명 자동차 브랜드를 해체해 자체적으로 기술을 쌓아 나아가는 한편 특허침해 소지를 원천적으로 막기위해 틈새 기술을 찾는다. 이 과정에서 비야디는 짝퉁 자동차 기업이라는 비난을 받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소비자의 선택을 얻어 사업은 점차 성장한다.

자금력이 어느정도 쌓인 다음에는 대규모 자본과 연구인력을 들여 기술개발에 집중한다. 이것이 심화되어 비야디는 단순한 자동차 조립회사가 아니라 제조사로 태어난다. 왕촨푸는 기존 자동차 메이커의 관습이라 할 수 있는 외주 생산을 지양하고 시작부터 자체 생산을 선택한다. 그것이 중국 여건에 맞는 제조 방식이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현재 비야디는 자동차를 만들 때 엔진을 비롯해 거의 대부분의 부품을 자체적으로 만든다는 것이 자랑이다. 무모할 정도의 실행력이 배터리 산업뿐 아니라 전 스마트폰 이후 가장 큰 시장으로 분류되는 전기 자동차 산업의 중심에 서게 한 것이다.

시장의 흐름을 읽어 들이는 능력.

만약에 왕촨푸가 전통의 화석연료 자동차 제조만을 고집했다면 현재의 성장은 어불성설이었을 것이다. 왕촨푸는 자신의 길을 가는 기업가이기도 했지만, 시장의 흐름에 따라 빠르게 사업 전환을 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그렇기에 세간에서는 비야디의 성장을 로켓에 비유한다. 하지만 왕촨푸는 매우 신중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장기적으로 세밀하게 전략과 전술을 기획하는 기업인이다. 큰 그림을 그리되, 그 과정으로 가는 선과 면의 디테일을 자신이 가진 강점으로 채워나가는 스타일이다. 기업의 역량과 시장의 동향을 동시에 저울질 해 치고 나갈 때 속도를 내는 것이다.

비야디는 중국 정부를 비롯해 여러나라가 신재생 에너지를 정책적으로 추진함에 따라 향후 더 성장해 나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비야디는 2016년 7월 유상증자를 통해 지분 9%를 팔아 총 145억위안(약2조 5천억원)자금을 유치했다. 이 과정에서 삼성전자는 455 만달러를 들여 이 회사의 지분 2%를 취득하기도 했다. 비야디의 기업가치를 높게 판단한 것이다.

우리나라 자동차 제조, 신재생에너지 회사에게 있어 비야디는 주목해야 할 기업이다. 타겟시장이 같은 실질적 경쟁자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이제 50대 초반의 왕촨푸가 있다.

설립 당시 20명에 불과했던 비야디 임직원 수는 2017년 현재 22만 명 규모다.비야디는 심천 본사를 비롯해 서안, 북경, 상해, 창사에 5개 자동차 생산 산업단지를 구축하고 있다.

심천 도심에서는 비야디에서 생산한 전기 버스를 어렵지 않게 만나볼 수 있다.

비야디 본사 내부는 거대한 전기 자동차 충전소다.  / 본사 내 주차장겸 충선소는 한 번에 400대의 차량을 탑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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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야디는 중국에 스카이레일 교통시스템을 구축해 주력사업으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2016년 10월 비야디는 심천 본사에서 시작되는 4.4km 거리의 모노레일 노선(스카이 레일)을 개통했다. 비야디는 이미 광둥성 산터우 시로부터 250㎞ 길이의 모노레일 건설 주문을 받아놓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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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tup’s Story #328] “와비파커같은 구두 테크 기업이 되겠다”, 트라이문 김사랑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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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에게는 ‘구두 상궁(foot woman)’이 있다. 그녀의 역할은 궁전 카펫 위를 걸어 다니며 새 구두의 길을 들이는 것. 여왕이 신는 순간 바로 편안함을 느끼게 하기 위해서다. 왕실이 정식으로 사람을 고용할 정도로, 구두는 우리가 몸에 두르는 의복 중 착용감에 가장 민감한 아이템이다.

그렇기 때문에 ‘구두는 신어보고 사야 한다’는 인식이 일반적인데, 기존의 온라인 쇼핑으로는 한계가 있었다. 치수가 맞지 않거나, 착화감이 불편할 경우 반품과 교환 배송료는 온전히 구매자가 부담해야 했기 때문이다. 김사랑 대표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신어보고 살 수 있는 온라인 구두 쇼핑몰’을 만들었다. 구매, 반품, 교환에 따른 배송료가 모두 무료다. 향후 ‘와비파커(Warby Parker)’와 같은 패션 테크 기업으로 성장해나가고 싶다는 트라이문(Try Moon)의 김사랑 대표를 만나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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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이문 김사랑 대표

두 번째 창업이라고 들었다. 

원래 대학 때부터 창업에 관심이 있었다. 대학 졸업 시즌에 공간 예약 플랫폼 서비스를 잠시 운영했었다. 후에 대기업 신사업 개발팀에 재직했는데, 당시 우리 팀 아이템이 사내 경진 대회에서 수상하면서 실리콘밸리 견학을 하게 됐었다. 그때 현지에서 창업가들을 만나며 다시 한번 창업 의지를 불태우게 됐다.

트라이문 사명의 뜻은 무엇인가. 

애플처럼 별 뜻이 없다. 그냥 달을 좋아한다. 처음에 구두 네 켤레를 직접 신어보고 선택하게 하자고 해서 트라이(Try)라는 단어를 넣었다. 실제 그렇게 운영을 하다가 효율성 문제로 지금 모델로 피벗을 했다.

패션 분야, 그것도 구두라는 아이템으로 창업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재학 시절 서울패션위크에서 연출 기획팀을 맡으면서 패션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됐다. 구두 자체를 특별히 좋아했던 건 아니다. 2015년 정도에 안경 기업 와비파커의 홈 트라이온(Home Try-On) 전략이 아주 똑똑하다고 생각했다. 5일 동안 5개의 안경을 100% 무료 배송비로 착용해본 후 물건을 선택할 수 있는 시스템이었는데, 국내에서는 어떤 아이템에 접목할 수 있을지 고민해봤다. 그렇게 선택하게 된 것이 구두다. 구두는 디자인에 따라 착용 치수, 착화감 등이 달라지기 때문에, 온라인 구매가 쉽지 않은 품목이다. 이런 이유로 착용 후 무료 교환 시스템이 꼭 맞는 카테고리이기도 했고, 경쟁보다는 시장 파이를 키우는 데 집중할 수 있을 거라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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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의 시험 착용 샘플을 집으로 배송하는 와비 파커

트라이문이 일반 구두 쇼핑몰과 다른 점은 무엇인가. 트라이문을 스타트업이라고 부를 수 있는 이유는?

우리는 해결하려고 하는 문제가 분명하다. 앞서 말했듯 구두는 치수와 착용감을 확인해야 하기 때문에 오프라인 구매가 더 일반적이다. 이 사이즈 교환 문제를 온라인상에서 풀기 위해 트라이문을 시작했다. 우리는 회원가입 시 애용하는 구두 브랜드, 자주 착용하는 치수, 구두 착용 시 불편한 점(뒤꿈치가 까짐, 발 볼이 꽉 낌) 등의 정보를 고객에게 꼼꼼히 수집한다. 그래서 선택한 제품이 해당 고객에게 잘 맞지 않으리라 판단할 시에는, 직접 전화로 치수 변경 권유를 하고 있다.

또 고객이 신어본 뒤, 마음에 들지 않을 시에는 무료 교환, 반품을 받을 수 있다. 무료 배송의 경우 많은 쇼핑몰이 지원하고 있지만, 여전히 교환이나 반품을 하기 위해서는 사용자가 배송료를 지불해야 한다. 온라인 구매이기 때문에 바로 신어볼 수는 없지만, 최종 결정은 신어본 후에 할 수 있도록 도움으로써 구매 장벽을 없애는 거다.

타 쇼핑몰들도 무료 교환, 반품 시스템이 좋은 호응을 얻을 거라는 사실은 알고 있을거다. 하지만 수익 문제를 생각할 수밖에 없지 않나. 

초반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 때 미국의 자포스를 많이 참고했다. 신발 무료 교환, 반품 서비스로 유명해진 기업인데, 이들의 평균 반품률이 30%다. 하지만 자포스 고객의 재구매율은 75%에 달한다. 무료 반품 서비스가 이들에게 있어서 손해가 아닌, 리텐션(retention) 요소가 되었던 거다. 자포스를 벤치마킹했지만, 우리는 사전 정보 수집을 통해 평균 교환율을 6%까지 낮췄다. 고객의 데이터를 정리해서 구두 디자인이 조금 특이하다고 하면 무조건 전화를 걸어 구매자와 상담을 한다.

현재 손익분기점은 넘긴 상태인가. 

1년 정도 됐는데, 론칭 10개월 만에 월 매출 1억 원을 넘겼다. 타 플랫폼 커머스는 마진율이 15% 정도인 것에 반해 우리는 마진율이 50%에 육박한다. 향후에는 자체 제작 상품을 늘려 60~70%까지 마진율을 늘릴 계획이다.

고객 상담이 서비스의 핵심 부분인가.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 자포스의 경우 메인 역량이 CS팀에 있었다. 일례로, 근처 피자집이 어디냐고 묻는 고객에게 친절이 응대함으로써 신뢰를 얻었던 에피소드도 있었다. 하지만 그건 이미 10년 전의 일이고, 우리는 자포스를 벤치마킹하지만 그보다 더 앞서 나가야 하는 세대가 아닌가. 트라이문은 CS 부문을 점차 자동화해나가고 있다. 처음에는 일일이 사람 손을 거쳐야 했던 교환, 반품, 오배송 관련 상담을 현재 100% 챗봇을 통해 해결하고 있다. 챗봇 설계 방식에는 미리 결괏값을 결정해주는 룰베이스(Rule-based)와 컴퓨터가 스스로 질문에 대한 최적의 답을 찾아내는 딥러닝(Deep-learning)이 있다. 우리도 처음에는 딥러닝 방식으로 개발했지만, 교환·반품 문의 응대에는 룰베이스 방식이 정확도가 높았다. 현재 정확도는 98% 정도 된다. 이를 통해 초기엔 세 명으로도 감당하기 힘들던 고객 상담을 현재 한 명이 여유롭게 하고 있다. 물론 하나뿐인 개발자는 거주지를 아예 회사 근처로 옮겼다.

자포스의 서비스 전략을 벤치마킹하면서도, 기술력을 통해 효율성을 높이는 점이 인상적이다. 

원래 성격이 귀찮은 것을 못 참아 한다. 대학생 때도 고액 과외가 여러 개 들어와 한 달에 300~400만 원 정도 벌 수가 있었다. 그런데 내가 앞으로 과외 선생을 할 것도 아닌데, 그걸 다 하고 있기가 너무 귀찮은 거다. 결국 친구들에게 소개해주고 중간에서 중개 수수료를 100만 원씩 받았다. 트라이문을 하면서도, 똑같은 내용의 상담 전화를 몇백 통 받다 보니, 이 비효율 문제를 해결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우리가 집중해야 할 부분은 트렌디한 디자인의 구두를  빠르게 생산하고, 고객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향후 추가로 서비스에 접목하고자 하는 기술이 있다면. 

사이즈 상담 문제는 사이즈 알고리즘을 통한 최적화된 사이즈 추천 시스템이 4월 중 도입될 예정이다. 또한, 증강현실(AR) 앱을 이용한 가상착용 시뮬레이션으로 오프라인에서 시착해보는 형태의 사용자 경험을 줄 예정이다.  최근에 유행하는 스노우나 여타 메이크업 앱처럼, 자신의 발을 카메라로 비추면 그 위에 해당 구두가 겹쳐져 보이는 형태다. 와비파커 역시 홈페이지상에서 웹캠을 통해 가상으로 안경을 착용해볼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앱이 출시되면, 자신이 입고 있는 옷과 구두를 매치해볼 수도 있다. 일종의 오락적 요소도 가미되는 거다. 앞으로도 성장 단계에 따라 적절하게 IT 기술을 접목해서 사용자 편의와 효율성을 높이는 브랜드가 되고 싶다.

기성화와 자체 브랜드 제품의 비율은 어떻게 나뉘나. 

재고보관단위(SKU) 비중으로는 수제화가 15%, 기성화가 80% 정도 된다. 매출 비중으로는 수제화가 30%, 기성화가 85% 정도다. 기성화 중에서도 사입 제품과 자체 제작 제품이 있는데, 계속해서 자체 제작 제품 수를 늘려나가고 있다. 단순 유통 플랫폼이 아닌, 하나의 통일된 브랜드를 만드는 게 목표다. PB 제품이 많은 것이, 사이즈 검수가 중요한 우리 비즈니스 모델에도 맞다.

신발 디자이너는 내부에 있나. 

내가 디자이너다. 하다 보니까 그렇게 됐다. 향후 회사 규모가 커지면 자체 디자이너를 고용할 의향이 있다. 특이한 디자인의 신발보다는, 자라와 같은 패스트패션 브랜드와 같이 해당 시즌에 수요가 있는 디자인을 만들어 판매하는 게 목표다.

자동화 시스템이 잘 갖춰지고 나면, 치수와 착용감이 중요한 다른 패션 아이템에도 서비스를 접목할 수 있을 것 같다.

현재는 구두라는 아이템 하나로만 깊게 파고들고 싶다. 다만 활동 영역을 넓힐 계획이다. 동남아, 특히 인도네시아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특별히 인도네시아 시장 진출을 계획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일단 나의 가족이 살고 있다. 또 넥스트 차이나로 불리고 있는 큰 시장이기도 하다.

창업한 지 일 년 정도가 됐는데, 가장 많이 배운 점은 무엇인가. 

거창한 걸 느끼진 않았다. 다만 투자금 없이도 지속 가능한 경영이 될 수 있도록 수익 구조를 만들어놓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현재는 이에 집중하고 있다.

채용 계획이 있다고 들었다. 

iOS 앱 개발자를 찾고 있다. 앞서 말했던 증강 현실 앱을 설계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우리 조직은 성과주의다. 쓸데없는 회의 없이 자유롭게 일하면서도, 성과를 낼 수 있는 분을 기다리고 있다. 사실은 그냥 잘하는 사람이 왔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향후 단기, 중장기 계획을 말해달라.

현재 월 매출액이 1~2억을 오가고 있다. 올해 안에는 월 매출 5억으로 끌어올리고 싶다. 중장기적으로는 앞서 말했듯, 증강현실 기능이 포함된 앱을 출시하는 것이다. 앞으로 1년 반 정도를 내다보고 있다. 또 인도네시아 진출도 성공적으로 이끌고 싶다. 열심히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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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측부터 박여진 오퍼레이션 매니저, 김사랑 대표, 문성수 CTO

[허스토리#2]”일상을 취미 생활로 풍요롭게”,하비인더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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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허스토리 업체는 모두가 일상 속에서 취미를 회복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모토인 ‘하비인더박스’입니다. 90년생 단짝 친구가 회사를 관두고 나와 만든 이 서비스는 취미 큐레이터, 취미 정기배송 서비스인데요. 특히 랜덤 배송이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 ‘취미’를 떠올렸을 때 바로 생각나는 플랫폼을 만들고 싶어요.”

돈도 없고 사업은 불안정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루하루가 재밌다며 환하게 웃는 구윤혜, 조유진 하비인더박스 대표를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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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구윤혜, (우)조유진 하비인더박스 공동대표/사진=플래텀

▲하비인더박스가 만들어진 순간부터 마케팅까지

사업 아이템을 생각하게 된 계기는.

조유진 대표(이하 ‘조’): 현대인 대부분이 일상을 지루하게 사는 것 같다. 대학교에 입학하기 전엔 대입 준비를 하느라 취미를 가지기 어렵고, 대학교에 입학해선 또한 취업준비 전선에 뛰어들기에 취미생활은 사치의 영역이다. 그렇게 치열하게 준비해서 지원하는 회사의 자기소개서의 취미 란을 보고 당황한 경험이 한 번쯤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문득 그림 그리기, 종이접기 같은 것을 좋아하던 어린 시절로 돌아가면 좋지 않을까 싶었다. 때마침 손을 쓰는 아날로그 적인 삶으로 돌아가고 싶어하는 트렌드도 생겨나고 있다. ‘취미’분야에서의 패스트 무버가 되겠다고 결심했다.

아이데이션은 어떻게 해왔나.

구윤혜 대표(이하 ‘구’): 서비스에 ‘일상 속 즐거움’을 녹이고 싶었다. 처음에 준비한 건 놀거리 플랫폼이었다. 연인과 가족이 뻔한 코스를 벗어나 더 큰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자며 열심히 했다. 하지만 우리 둘이 당장 하기엔 너무 큰 그림이었고 무거웠다. 일상의 즐거움이라는 큰 틀에서 차근차근 우리가 할 수 있는 영역을 찾아보니 ‘취미’라는 주제를 마주할 수 있었다.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서 데뷔를 했는데.

구: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얼리어답터다. 이들에게 시장성을 검증해보고 싶었고, 더불어 홍보도 해보기 위해 이 방식을 이용했다. 반응이 나쁘지는 않았다. 300만원이 목표였던 후원 금액은, 350명 정도가 펀딩하며 총 1200만원을 기록했다.

취미키트를 랜덤으로 배송하고 있다. 키트 속에 담길 주제는 어떻게 선정하고 있나.

조: 우선 우리끼리 기획을 해본 뒤 연락 온 업체, 혹은 만나고 싶은 업체를 찾아간다. 이후 전문가의 의견을 들은 뒤 흥미를 끌만한 주제를 선정해 키트를 구성하고 있다. 현재까진 랜덤 취미 하나만 있지만 앞으로는 분야를 다양하게 만들어 카테고리 확장을 계획하고 있다.

사업 구상 초기부터 정기배송 모델을 염두했었나.

구: 자연스럽게 정기배송 방식에 이른 것 같다. 뭔가 만드는 취미 하나를 배우려고 해도 주위 공방 소재지부터 드는 재료까지 하나에서 열 까지를 고민해야 한다. 취미 하나만은 따로 설명을 듣지 않고 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더니 배송이 떠올랐다.

사람들이 직접 쓰는 만큼, 홍보와 마케팅이 관건인 사업이다.

조: 서비스 본질에 집중하느라 영업과 홍보를 제대로 하지 못했는데, 자발적 사용자 후기를 소셜네트워크와 등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고객들에게 정말 고맙다. 사업이 안정적으로 운영되기 시작하면 홍보도 본격적으로 해볼 생각이다.

고객이 만족한 걸 구체적으로 어떻게 파악하고 있나.

구: 우리 서비스에 가입한 회원의 50%가 유료 회원이다. 보통 회원 가입자의 10,20% 정도만 서비스를 이용한다고 하는데, 이를 비교하면 높은 수치다. 특히 구성 상품 중에 석 달 ,여섯 달짜리 상품은 선결제를 하고 제품이 구성되기 까지 기다려야 하는데도 늘어나고 있다. 월별 구독자 수도 첫 론칭 때보다 2배가 늘었다. 물론 서비스 규모가 커지고 사람이 늘어날수록 유료 구독자 비율에 변동이 생기겠지만 더 늘리고 싶은 마음이 크다.

▲’혼자’하는 문화, 그리고 낮은 진입 장벽에서 우리는 이렇게 한다

한국은 취미 산업이 발전한 환경이 아니다.

조: 혼밥, 혼술 등 이른바 ‘혼자’하는 문화생활이 어느덧 우리 사회의 메가 트렌드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고 본다. 1인 가구와 개인주의가 커갈수록, 한편은 본인 스스로에게 더욱 집중할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이다. 이에 우리는 혼자 즐기는 취미도 트렌드에 맞춰 함께 가져가려고 한다. 확실한 성공 기업이 아직 없다는 것은, 우리가 성공 사례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고 생각한다. 미국에 뉴 하비박스라는 업체가 있다. 우리와 론칭 시기도 비슷하고, 데뷔 형식도 같다. 미국에선 한창 성업 중이다.

하비인더박스와 같은 사업은 진입장벽이 높지는 않다. 비슷한 시기에 유사 업체도 생겼다. 이들과의 차별점이라면. 

조: 사소할 순 있지만, 서비스에 세세한 감성과 정성을 담으려고 매번 노력한다. DIY 키트는 어느 곳에서나 쉽게 구매할 수 있는 품목인 건 맞다. 하지만 고객들이 우리 제품을 꾸준히 구입하는 이유는 키트 안에 담기는 세세함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키트는 우리가 먼저 써보고 최대한 자세하게 설명서를 작성한다. 그리고 어느 집에나 있을것 같은 사소한 부품이라도 만일을 대비해 다 보내준다. 실제로 이런 구성에 감동 받았다고 하는 후기가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이런 부분은 다른 기업이 쉽게 다룰 수 없는 요소라고 생각한다. 사업이 커지면 이 부분을 어떻게 가져갈 지를 고민 해봐야 겠지만, 현재로서는 키트에 우리 손이 구석구석 다 닿는 방법이 경쟁력이라고 본다.

구: 우선 우린 번거로움을 최소화시켜 키트 하나에서 모든 걸 해결할 수 있도록 하는 게 특징이다. 또한 한 재료로 다양한 작품을 만들 수 있도록 준비한다.

다양한 작품을 만들 수 있다는 게 무슨 말인가.

구: 근래 사람들이 관심있어 하는 네온 사인 만들기, 클레이 아트, 초콜릿 만들기 등으로 취미박스를 구성한 적이 있다. 모양이 정해져 있는 걸 만드는 게 아니어서, 만드는 사람마다 결과물은 제각각 달랐다. 그런 것에 소비자들이 더 재미를 느끼더라. 아날로그적 취미를 지향하고 손을 더 쓴다는 점의 연장선이라고 봐주면 좋겠다.

취미, 특정타겟 그리고 일상의 빈 곳을 메워주는 서비스인만큼  폭발적인 성장을 기대하긴 어려워 보인다.

조: 우리도 그 부분을 숙고하고 있다. 그래서 다른 발전 방향을 늘 고민하고 있다. 최근 B2B 영업을 시작했다. 복지 차원에서 직원들의 취미 생활 장려 프로그램을 만든 기업과 협업하게 된 거다. 우리가 먼저 두드린 게 아니어서 놀랐지만, 한편으로 B2B 영업의 가능성을 발견하게 돼 좋았다.

이외에도 일반 취미 키트에서 벗어나 나이대를 조금 다르게 한 취미키트도 제작할 계획이다. 서비스를 시작할 땐 20대 후반에서 30대 초중반 여성을 주요 타겟으로 놓고 시작했지만, 점차 유아동 콘텐츠로의 확장을 고려 중이다. 그리고 기업과의 콜라보레이션도 되도록 자주 하려고 한다.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기업과 콜라보레이션을 하면 우리도 홍보되지 않겠나.

해외 진출을 고려하고 있나.

구: 취미 콘텐츠는 나이, 성별, 인종에게 상관없다는 점이 큰 매력이다. 특히 해외에 진출하면 현재 구성된 재료의 단가를 더 낮출 수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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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비인더박스의 4월 취미박스 구성이었던 ‘핸드드립커피’/사진제공=하비인더박스

▲론칭 6개월차 문과 출신의 여성 공동대표, 주위의 우려를 딛고 한 기업의 대표로

문과 출신의 공동 대표다. 개발과 디자인을 할 수 없다는 건 팀의 약점일 수 있다.

조: 아직까지 큰 어려움은 없다. 대학 다닐 때 디자인과 경영학을 복수 전공했다. 그래서 포토샵 등 기본 툴을 이용해 디자인 초안을 만든 뒤, 구체적으로 희망 사항을 말하며 디자이너와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있다. 일하는 사람 입장에선 오해가 줄어 좋고, 우리 입장에선 생각했던 결과를 받을 수 있어 수월하다.

전담 개발자와 디자이너팀을 꾸리고 싶다고.

구: 개발자와 디자이너가 상주하고 있지 않다는 게 현재 우리의 약점이다. 정말 고맙게도 지금 개발자 한 명과 디자이너 한 명이 우릴 도와주고 있지만, 정식 팀원은 아니다. 그래서 재정적으로 여유가 생기면 개발자와 디자이너 팀을 꾸리고 싶다.

구 대표는 한창 커리어를 쌓을 나이에 대기업을 나와 창업을 했다.

구: 소위 엄친딸, 모범사원 소리를 들었었다. 사업하겠다고 하니 주변에서 하나같이 부정적인 반응이었다. 가족은 침묵으로 일관했고, 회사에선 ‘여기서 그만 두고 사업을 시작하면 다음에 회사 생활 하기 어렵다, 평생 그 길만 걸어야 하는데 자신 있겠냐’고 했다.

가족을 어떻게 설득했나?

구: 최소 3년 동안은 내 전부를 걸겠다고 했고, 그 기간동안 나와 사업 모두 성장할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말했다. 사업이 어려워지더라도 그 경험이 내게 유의미하다고 부연했고. 덧붙이자면, 사업가의 길을 가는게 나쁘다고 전혀 생각지 않는다. 누군가가 결정해준 길을 편히 가는 것보다 내 삶의 주도권을 얻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조 대표는 이번 사업을 하기 전에 교직원이었다. 그 경험이 도움이 됐다고.

조: 사업을 하기 전 1년 정도 학교에서 일했다. 새로 지어진 기숙사를 맡았는데, 그때 다양한 기획을 해봤다. 기숙사 학생들을 대상으로 취미 강좌도 열었고, 라운지에서 학생들에게 보컬 트레이닝 강연을 열기도 했다. 그 때도 놀거리를 고민 했다.

▲사업가로서 필요한 건 ‘예의’와 ‘이성’

사업을 하며 느낀 점이 있다면. 

구: 회사에서 직장 생활을 해본 게 도움이 됐다. 상품을 고객에게 제공하기까지 많은 업체를 만나야 한다. 이럴 때 회사에서 배웠던 요령과 업무 예절 등이 유용했다. 서비스 본질이 무엇보다 중요하겠지만, 부수적인 요건이 갖춰져 있다면 훨씬 부드러운 사업 파트너쉽을 맺을 수 있다.

우리가 여성 대표여서 무시를 당하거나, 나이로 차별을 당하거나 하는 일을 경험한 적이 없다. 회사에서는 직급이 정해져 있어 급간 무시가 발생할 수 있었던 것에 비해, 지금 현장에선 한 기업의 대표로만 평가받는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책임감을 많이 느낀다.

사업에서 위기 상황은 언제나 존재할 수 있다.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하면 어떻게 할 생각인가.

조: 우리 둘은 감성적인 성향이지만, 상황판단은 이성적으로 하는 편이다. 상황에 매몰되지 않고 빠르게 타개책을 찾을거다.

사업을 시작한지 6개월이다. 그간 가장 어려웠던 점은 뭐였나? 

조: 사업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느끼는 거겠지만, 자금이 부족하다. 정말 좋은 재료가 있어 구매하려고 보면 통장에 돈이 없어 놓치는 경우가 너무 많다. 사업을 하면서 돈 귀한 줄 알게 됐다.

구: 둘이서 이 사업의 A to Z를 모두 다루는 만큼 물리적으로 힘들 때가 종종 있다. 특히 매달 10일, 물류 배송을 해야할 땐 밤을 새야해서 체력적으로도 부담이 된다. 하지만 그만큼 보람이 있기에 재밌게 하고 있다.

▲취미를 찾을 땐 우리를 찾아주세요.

최종 목표가 뭔가.

구: ‘취미’를 떠올렸을 때 바로 생각나는 플랫폼이 되는 것이다. 분야를 세분화해 사용자가 우리 플랫폼 안에서 지속적인 놀거리를 찾을 수 있도록 하고 싶다. 그리고 원재료가 싼 동남아시아 지역에 진출해 보다 많은 이들이 즐길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고 싶다.

조: 지방에선 공방을 찾는 것도 일이다. 정보 비대칭을 극복해 누구나 집에서 편하게 즐기는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정기배송 서비스 중엔 ‘꽃’만을 다루는 업체가 있는데, 이들 또한 꽃이라는 하나의 오브제를 가지고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 중이다. 우리도 취미 카테고리 안에서 사용자에게 좋은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열심히 하겠다.

[Startup’s story#329] 예술계의 페이스북을 꿈꾼다, 버즈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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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예술 작가가 될 수 있고 그 안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 예술적 취향을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 버즈아트를 이용해본 뒤 느껴본 소감이다.

글로벌 아트 소셜 플랫폼인 버즈아트는 130여 개국의 신진 예술가들이 작품을 자유롭게 선보이고, 예술 애호가들과 소통할 수 있는 커뮤니티다. 현재 북미, 유럽, 동남아시아, 남미 등지에 분포돼 있는 10만 여명의 글로벌 신진 예술가들과 예술 애호가들이 사용하고 있으며, 3만 여점의 예술작품이 업로드 돼있다.

이들은 전세계 더 많은 국가와 사람들 사이에서 예술계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가 되고 싶다는 목표를 가진 채 커뮤니티 플랫폼, 쇼케이스, 로드트립 등 느리지만 고른 호흡으로 저변을 확대하고 있다.

김형준 버즈아트 공동창업자를 만나 그들의 기술과 철학, 해외진출과 펀딩 등 다양한 얘기를 들어봤다.

김형준 버즈아트 공동창업자 겸 CTO

▲호불호 강한 아이템으로 승부수를 걸다.

버즈아트는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중국 상해에서 사업할 당시, 신 대표(신세은 공동창업자 겸 대표이사)와 막역한 사이였다. 당시 그가 갖고 있는 생각을 들어보니 괜찮겠다 싶었고, 생각을 구체화시켜 같이 해보자고 했다. 그렇게 의기투합한 지 만 3년 6개월 됐다.

호불호 강한 아이템을 사업의 열쇠로 삼았다.

사업을 하면서 아이템은 투자와 상관 없이 호불호가 강한 걸 고르는 게 낫다는 것 깨달았다. 사업 방향성을 결정할 때 용이하다. 고백하자면 사업을 할 당시에는 예술을 잘 알지 못했다. 3년 반이 지난 지금은 버즈아트의 명화 소개 채널 제작을 직접 담당하고 있을 정도로 좋아한다.

미술작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다. ‘때와 운’이 어느정도 맞는 서비스라 보는데.

여전히 배고픈 분야이고 아직은 시기상조다. 조금씩 대중들에게 알려지고 있는 단계고 지금도 여전히 기반을 다지는 중이다. 다행히 이 분야에서 오픈갤러리와 우리가 투자를 받았고, 뒤이어 아트 관련 플랫폼 사업을 운영하는 기업이 생겨나고 있다. 고무적인 일이다.

▲성공적인 모델을 만들기 위한 다지기 작업

수익화 방안이 궁금하다.

B2B 쪽을 생각 중이다. 호텔 체인과 함께할 경우, 방마다 다양한 그림을 교체해주고 월별 과금을 부과하는 형태다. 워낙 다양한 작품이 있어 각 호텔의 특색에 맞는 작품을 공급하는 건 어렵지 않을 거라 보고 있다. 이 외엔 플랫폼 내에서 자유로운 라이센싱 거래가 가능하도록 하고 싶다. 직접적인 작품 거래도 수익화가 가능한 부분이다.

당장 수익이 없는 상황인데 작품을 다양하게 구비하고 있다.

물론 우리도 종내엔 돈을 벌어야 한다. 다만 우린 지금 당장 매출을 바라는 게 아니다. 이 부분을 확실히 하고 싶다.

우리의 타겟 모델은 현재 오프라인 갤러리가 취급하는 하이엔드 작품이 아닌 그 아래급의 다소 합리적이고 구매하기 부담스럽지 않은 것들이다. 좀 더 거래가 활발히 일어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최대한 다양한 작품을 취급하고자 한다.

다양성이 중요한 이유는, 많은 사람들이 취향에 따라 선호도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보통 하이엔드 작품으로 갈수록 취향보다도 투자 차원에서 구입되는 경우가 있는데, 우리 고객들과는 다르다. 국내 서비스로 한정 짓지 않고 전세계의 작품을 위해 글로벌을 지향하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작가 및 작품 구성은 어떻게 돼 있나.

오픈 플랫폼이라 아무나 어떤 작품이라도 올릴 수 있도록 돼 있다. 그렇기 때문에 코너마다 작품 필터링이 어느정도 있다. 가령 셀카라던지 누가 봐도 대충 그린 그림들은 걸러낸다. 그래서 질이 떨어지는 작품은 노출될 확률이 적다. 대신 우리가 뽑은 버즈픽과 큐레이터스 픽 코너 외엔 자유롭게 노출된다. 우리가 굳이 제외하지 않더라도 대중성에 의해 노출 빈도수가 결정된다는 게 우리 서비스의 특징이다.

예술 작품은 주관적이라고 생각하는데, 작품을 선택하는 원칙이 있나.

우리 플랫폼에 작품을 올리는 분들은 실력과 상관없이 예술을 대하는 태도가 진지하다. 그것을 존중한다. 다만 객관적으로 작품을 팔 수 있는 수준인지도 봐야한다.

▲예술과 기술을 접목한다…최고의 팀과 기술

경력 30년의 수석 개발팀장이 이끄는 개발팀이다.  

스카우트를 하기 위해 1년을 기다렸을 만큼 팀에 없어선 안될 인재이다. 이분 외에도 팀에 공을 많이 들였다. 입사 지원을 받을 당시 코딩 실력을 보기 위해 과제를 내주고, 풀어낸 지원자에겐 소정의 과제비를 주며 팀을 꾸렸다.

팀 평균 연령이 30대 이상이다. 일장일단이 있을 텐데.

먼저 인건비가 많이 든다. 급여수준이 높다고 할 수는 없지만, 나이가 있으면 기본적으로 나갈 비용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각자 다른 환경에서 오랜 시간 지내왔기 때문에 틀을 맞추는 데 힘이 드는 것 또한 사실이다. 하지만 ‘사람’에 대한 걱정을 덜 수 있다. 사실 어린 친구들은 언제고 날아갈 지 모른다는 걱정을 많이 했다. 특히 개발팀은 사람 한명이 바뀌면 모든 걸 뒤집어 엎어야 한다는 점에서, 사람 한 명이 나고 드는 것은 팀에 큰 타격이다. 그런 점에서 각각 장단점이 있는 것 같다.

현재 어떤 기술을 보강중인가.

기존 서비스를 전체 리뉴얼 중이다. 전반적으로 더 세밀하고 치밀한 플랫폼으로 도약할 준비를 하고있다.

서비스에 개인화 큐레이션 기능이 중요해지겠다.

맞다. 하루에도 수십 건 씩 다양한 작품이 올라온다. 여기에 각 사용자에 포커싱해 큐레이션한 작품순으로 보일 계획이다. 여기서부터 일반 오프라인 갤러리, 온라인 아트 플랫폼과 다른 기술력의 싸움이 시작된다. 우리 팀원은 총 12명인데 테크 팀 비중이 높을 정도로 기술력에 신경을 쓰고 있다.

팀에서의 AI는 ‘예술지능’이라고 불리운다고.

우린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이 아닌 아트 인텔리전스, 예술지능을 다룬다고 생각한다. 인공지능 중에 이미지를 분석하는 기술이 있는데, 우리 입장에서 보면 무의미하다. 작품은 전적으로 사람 입장에서 본다. 그래서 우리 기술에선 사람의 반응 및 선호에 따라 예술 성향을 분석한다. 이걸 분석한 뒤 좋아할 만한 작품이 나오면 화면에 먼저 보여주는 형식이다.

포지션 중에 ‘로드트립’이 있다.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 등 동남아 지역을 다니며 우리 서비스를 알리고 아티스트를 발굴하는 일이다. 우리가 모든 지역을 다 커버할 수 없어 생각해낸 포지션이다.

▲못먹어도 Go…글로벌 진출의 결심부터 현황까지

배고픈 분야, 그래서 글로벌을 지향했나.

적어도 한국을 한정하면 그렇다. 상대적으로 글로벌 시장은 그렇지 않다고 판단했다. 한국 미술 시장은 규모가 작은 데다 이미 자리잡은 플레이어가 있었다. 그 안에서 굳이 파이를 쪼개는 형태로 사업을 진행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못먹어도 고’, 글로벌을 바라보고 시작한 거다. 그렇게 시작해서 어느덧 130여 개국 작가, 3만 점의 작품을 보유한 서비스로 성장해가고 있다.

서비스에 각 나라의 정체성은 어떻게 녹였나.

글로벌을 지향하는 만큼 특정 국가 성향을 최대한 배제해 많은 이들이 이용하도록 했다. 나라마다 작품에 특성이 있다. 네셔널리티가 박히는 거다. 한 국가의 작품을 모아보면 다 비슷비슷하다는 느낌이 든다. 색채, 선만 봐도 대강 감이 온다. 이런 이유로 나라 정체성을 없애는 데 주력했다. 그래야 진정한 글로벌 서비스로 나아갈 수 있다고 판단했다.

해외에서 이름을 알리기 위해 어떤 마케팅을 하고 있나.

2016년부터 오프라인에서 ‘비버즈쇼(BBuzz show)’라는 신진 작가들의 전시를 열고 있다. 이는 글로벌 유저를 모으기 위한 일환으로, 당장 우리로선 매출이 발생하지 않더라도 이름을 알리기 위해 시작했다. 중국 상해, 한국 강남, 인도네시아의 자카르타, 체코의 프라하 등 아시아와 유럽 등 각지에서 진행했다. 전시가 끝나면 플랫폼에 등록하는 작가도 많아지고 작품수도 많아진다. 미팅을 앞둔 작가들에겐 좋은 레퍼런스가 되기도 한다. 앞으로도 계속 비버즈쇼는 진행할 예정이다.

온라인 분야에선 기존에 해오던 MCN 채널을 확대하고자 한다. 현재 구독자 수가 30만 명 정도 되는데, 2,300만 명까지 늘리는 게 목표다. 또한 다른 공간에 우리 작품을 꾸준히 선보이며 브랜드를 알리려 한다.

많은 지역 중 동남아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여러 국가 가운데 특히 인도네시아 작가 작품은 트렌디하다. 전반적으로 쉽게 접하기 어려운 느낌이 있다. 서양 화풍을 베낀 것 또한 무시할 수 없는데, 여기서 자신들의 정체성을 더해 새 장르를 개척할 가능성을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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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즈아트의 쇼케이스인 비버즈쇼(Bbuzz show). 이달 중 자카르타에서 새로운 전시가 시작된다. 

▲투자금 20억원, 느린 호흡으로 나아간다.

수익이 일정하게 나지 않는 상황에서 비교적 큰 금액을 투자 받았다.

유의미한 매출, 제품이 없는 상황에서 투자를 했다는 건 VC도 긴 호흡으로 우릴 대해줬다는 걸 뜻한다. 투자를 받을 때 중요했던 건 창업주들의 완주 정신이었던 것 같다. 우리의 실행력과 끝까지 끌고 가겠다는 의지에 투자사가 공감해 주었다. 혹자는 서비스 플랫폼 카피가 쉽지 않냐고 하는데, 따라해보라고 했다. 끝까지 해내는 사람들은 어설프게 따라한 사람들과 분명히 다르다.

투자금은 어떻게 쓰이나.

오프라인에서 꾸준히 상설전시를 하는 등 기본적으로 브랜딩을 쌓는 데 쓰일 예정이다. 전세계 300만 명이 예술대학을 졸업한다. 또한 중국을 제외하면 4억 명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예술 관심사를 드러내고 있다. 이들을 우리 플랫폼에 끌어오는 게 임무다. 이게 잘 되면 해외에서 100억 원대 투자도 가능할 것 같다.

▲예술 생태계를 만들며 글로벌 스타트업으로 자리매김한다.

이 사업을 하며 가장 곤란한 점은 ‘인식 설득’이라고.

예술 산업을 단순하게 비어 있는 시장 이라고만 생각하는 인식을 설득 하는 게 어렵다. 사실 외국에 가보면 예술을 좋아한다고 하는 외국인들이 정말 많다.

버즈아트가 지향하는 미래는 아트계의 ‘페이스북’.

전세계적인 예술 생태계를 만들어가고 싶다. 신진작가 모두가 우리 플랫폼에 계정이 존재하는 게 우리 미래의 대전제다. 한번은 우리 플랫폼에 등록한 작가들에게 뭘 원하는 지 설문조사를 했었다. 자신의 작품을 전시할 공간, 작업할 수 있는 시간이 그 다음 답변으로 조사됐다. 돈은 가장 마지막에 나왔다. 이들이 원하는 건 당장 작품을 전시할 수 있는 공간이었던 거다. 그래서 우리가 오프라인 쇼케이스를 열고 우리 플랫폼이 이들의 놀이터로 자리잡게 하고자 힘쓰고 있다. 이를테면, 아티스트계의 페이스북인 것이다. 열심히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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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tup’s story #330] ‘집 다음으로 비싼 재산’을 겟(GET)할 때 기억할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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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를 구입하기 전 사용해보는 견적 비교 서비스.’

자동차에 관심이 많은 이들이라면 한 번쯤은 들어 봤을 것이고 혹은 자동차를 구매할 고객들이라면 이용해 볼 만한 서비스가 있다.

2015년 6월 딜러들이 직접 올린 할인가 비교 서비스에서 시작한 겟차는, 온.오프라인간 정보 비대칭 문제를 해결하며 현재 하루 견적 요청 수 1,500~2,000건 및 총 다운로드 수 15만 다운로드를 기록 중인 자동차 O2O 서비스다. 올 상반기 누적 거래액 1천 억원을 목표로, 자동 견적 외에 금융 서비스와 무료 시승서비스 등 차량 구매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겟차 정유철 대표이사를 만나 사용자 경험, 수익모델과 비전에 대해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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겟차 정유철 대표이사

싸게 견적만 내주는 플랫폼이 아닌 ‘신차구매파트너’로 나아간다.

겟차의 주 타겟층이 궁금하다. 

초반 서비스를 시작할 땐 체리피커가 많았다. 그도 그럴 것이, ‘정가 얼마 짜리 차, 이 가격에 팝니다’정도의 정보만 제공했기 때문이다. 제원 공개도 다른 기업들보다 잘할 자신도 없어서 못 했다. 그렇게 일년 정도를 운영하니, 체리피커만 몰렸다. 우리가 진정으로 나아갈 길이 어떤 것인지 고민하다 보니 싼 가격보다 판매자와의 유대감을 중시하는 40대 이상의 구매자, 다른 것보다 시간을 중시하는 구매자 등 다양한 고객층이 보였다. 현재는 이들을 포함해 목표 고객을 수정하는 중이다. 더불어 어떤 차를 살 지 고민중인 최초의 고객까지 타겟층을 확장 중이다.

차에 관련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중인데 겟차를 ‘차량 견적 플랫폼’으로만 인식하는 소비자가 많다. 

고착된 선입견을 상쇄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우선 올해 중으로 UX 업데이트를 기획 중이다. 바뀐 UX에선 어떤 차가 필요한 지, 예산은 얼마나 준비 돼있는 지 등을 선택할 수 있다. 이후 기존 요청했던 견적 외 딜러가 추천하는 차종의 견적도 받을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수입 완성차의 공식 튜닝업체가 있는데, 이 곳에서 차량을 수입해 좀 더 개성을 추구하는 고객들에게 다가갈 계획을 갖고 있다. 해외 직구 개념과 비슷하지만, 워런티도 있고 A/S도 가능해 차량 고장 문제가 생겼을 시 걱정할 필요가 없다.

나아가 서비스가 발전하려면 완성차 브랜드와도 긍정적인 시너지가 나야 할 것 같은데.

알고 있지만 현재 여건상 장벽이 있는 편이다. 기본적으로 국내 완성차가 본격적으로 온라인에서 판매되기 시작하면 오프라인 부분에 어려움이 있다고 보는 시선이 있다. 겟차에선 그들의 마진을 건드리지 않고도 상호 윈윈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자신이 있다. 설립 초기부터 지금껏 95%에 준하는 최저가를 유지하며 서비스를 운영해왔다. 이것 이상의 가치가 편의성이라고 보는데, 이 점을 강화한다면 그간 완성차 업계 딜러가 고객에게 주지 못했던 빈 곳을 우리가 매울 수 있을 거라 본다. 다만 이들과의 협업은 우리가 어느정도 브랜드가 쌓일 때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사용자가 만족할 만한 경험을 최우선으로 만들어 간다.

소비자에게 어필할 수 있는 서비스 가치는 어디에 있나?  

작년까지만 해도 무조건 가격 우위였다. 그러지 못하면 소비자가 겟차에서 차를 살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특정 가격 이상의 할인율을 확보하는데 매진했고, 실제로 우리 서비스로 인해 온.오프라인간 정보 비대칭은 많이 줄어든 것 같아 자부심을 느낀다.

하지만 현재는 그게 다가 아니다. 차를 살 때를 떠올려 보자. 가격 외에 많은 것들이 구매 결정 요인이 된다. 어떤 차량을 살 것인지 판단하는 것부터, 차를 결정하면 구매방식을 결정해야 한다. 이외엔 구매 전 시승도 고려해본다. 이제는 가격뿐만 아니라, 이 모두를 아우르는 다양한 경험을 서비스를 고도화해 더욱 만족스럽게 제공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다.

겟차의 서비스적 혁신은 무엇인가? 

기존 아날로그 방식을 자동화 방식으로 바꾸며 판매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이를테면, 전국의 최저가 및 제원 분석을 근거로 한 견적서가 요청한 고객에게 자동적으로 가도록 한 것이다. 이런 시스템을 갖춘 업체는 국내 우리가 유일한 것으로 알고 있고, 이것으로 고객의 견적 요청을 실시간으로 응대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자 강점이다.

또한 고객이 유입되더라도 바로 전화 상담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닌, 견적서를 보낸 뒤 구매 의사가 있는 소비자들만 응대한다. 이렇게 되면 상담이 꼭 필요한 고객에게 더욱 집중할 수 있고, 고객 입장에서도 더욱 자세한 상담이 가능하다.

겟차에선 딜러를 직접 만날 일이 없다. 

최대한 딜러를 전면에 내세우지 않으려고 한다. 딜러들이 신분 노출을 꺼리기도 하고, 우리 입장에서도 소비자에게 겟차 브랜딩이 아닌 완성차 브랜드를 먼저 소구 시키는 건 지양하기 때문이다. 물론 차를 구매하고 알아보는 과정에서 딜러를 직접 통해 구매하는 건 소비자의 선택이라 우리가 컨트롤 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

채팅으로 차를 파는 데 성공했다. 성공요인은 뭐라고 보나.

디지털 속의 아날로그, 폰포비아, 시간과 편의성을 적절히 활용한 것이라고 본다. 고객에게 견적서를 보내는 것까진 자동이다. 그걸 보고 관심을 가진 고객이 상담을 진행하고 싶다고 하면 채팅 상담이 시작된다. 대부분 시간에 쫓기고, 전화로 상담하는 것을 꺼리는 소비자다. 우리도 채팅 거래는 업무 내용이 고스란히 저장돼 다음 업무에 참고하기 좋으며, 심리적으로 위압감을 느끼는 고객을 끌어안을 수 있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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겟차가 운영중인 채팅 서비스.

‘시승’ 서비스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고.

보통 시승은 딜러의 여건에 따라 결정된다. 게다가 전시장 주변에서 하게 때문에 주행감과 가속감, 급제동감 등 다양한 요소를 확인해보기 어렵다. 결국 소비자들은 만족스럽지 않은 시승을 마치게 되고 차를 사야 한다는 부담감도 갖게 된다. 우린 이 부담감과 불편함을 배제한 상황에서 차를 자유롭게 몰아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보통 소비자들은 차량을 결정하기 전 몇 대의 동급 차종을 비교한다. 이에 착안해 복수 브랜드의 차량을 교외의 같은 장소에서 몰아보도록 하고자 계획 중이다. 당장 모든 고객에게 해드리진 못하지만, 점차 늘려 모든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려 한다. 시승 경험이 구매 결정을 높이는 만큼, 앞으로 이 부분은 계속 중요하게 다뤄질 것이다.

사후 관리는 어떻게 하고 있나? 

프리세일즈-세일즈 영역에 주력하고 있어, 사후 관리 부분에 해당하는 애프터 세일즈 분야는 아직까지 힘을 싣지 못하고 있다. 다만 우리가 집중한 분야에서 유의미한 성과가 나고 자리가 잡히기 위해선 만족도와 끊임없는 브랜딩이 필요하다. 그 부분은 이미 구매한 고객들에게 노력해야 하는 것들이다. 고객들과 꾸준히 스킨십을 시도하며 만들어갈 계획이다.

겟차에서 차를 구매해 본 적이 있다. 구매 의사를 밝힌 이후 계약금 입금을 받는 과정 등에서 다소 거친 느낌이 있다. 또한 사기는 아닐까 걱정도 됐다. 절차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남겨진 과제다. 관련한 건의는 지속적으로 들어오고 있어서 결제시스템 등 UX적인 측면을 다듬어 나가고 있다. 신뢰감을 주기위해 팀원들이 고객을 직접 만나 출고 후기를 작성하고 있는데, 다른 방면으로도 고심 중이다.

 

쌓여가는 내부 데이터로 도화된 자동화 서비스 만든다.

겟차가 가고 있는 방향, 처음부터 생각했던 길이었나.

처음엔 말 그대로의 딜러와 구매자간 연결 플랫폼이었다. 어느날 보니 거래 대수가 심상치 않게 낮았다. 이상해서 확인을 해보니 딜러가 거짓말을 한 경우가 많았다. 일곱 대나 판 딜러가 한 대도 못 팔았다고 한 사례도 있다. 그대로두면 고객 이탈율만 높아질 것 같았다. 그 고민의 해결책으로 딜러가 견적을 올릴 수 있도록 했다. 그런데 딜러들이 바빠 고객의 견적 요청에 빠른 대응이 어려웠다. 이게 반복되면 고객에겐 안좋은 경험으로 이어진다. 그래서 우리가 직접 고객에게 견적을 보내기 시작했다. 처음엔 수기로, 지금은 자동으로 보낸다. 시간은 30초도 채 걸리지 않는다. 고객에 맞춰 서비스 방향을 수정해 왔다.

30초 견적은 어떤 기준으로 보내지나? 

우선 자동차의 월별 판매 조건을 각 브랜드로 받아본 뒤, 브랜드별 지역별로 나눠 놓는다. 이 정보엔 지역별 재고 및 가격이 분류된다. 만약 수도권 지역 고객이 차량 구입을 원하는데, 타지역의 모 딜러가 제시한 차량이 가장 싸다 치면 탁송료까지 비교해 고객에게 제시한다. 이렇게 1,700여 종의 차량 정보를 보유 중이다

신차에서 가장 중요한 건 가격이다. 이 분야에서 강자가 되려면 매일 정보를 업데이트 해놓고 고객에게 최고의 견적을 제공해야 한다. 내부 팀원의 노고가 크다.

 

공급 장벽 낮춘 수익모델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구축하기까지

처음 수익 모델은 딜러들의 겟차 회원 가입비로 시작했다.

공급 쪽의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해 처음 가입할 시 5만원을 받는 것으로 수입원을 정했다. 사실 이 부분도 무료로 할까 했으나, 책임감 문제가 있어 부득이하게 그리 설정했다. 요즘 겟차의 비즈니스 모델엔 오토 금융 상품 수수료도 있다. 은행권에서 소비자에게 우대금리를 제공해주고 있어 고무적이라 생각한다.

어떤 수익화 방안을 더 고려 중인가.

어느 정도 매출규모를 달성한 후엔 우리가 먼저 완성차 업계 문을 두드리려 한다. 우리가 그들의 사업을 도울 최적의 파트너임을 어필한다면,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우리에게는 실거래가, 연령대, 특정 차종을 소비하는 연령대, 지역별 분포 등 다양한 데이터가 있다.

 

▲국내에 세계적인 트렌드를 안착시킬 것 

해외 진출에도 관심이 있나.

인도네시아와 싱가폴 등지에서 이 사업을 해보는 게 어떻겠냐는 제안이 있었지만 정중히 고사했다. 국가 금융 환경 및 지리적 특성이 마음에 걸렸다. 인도네시아도 국내처럼 금융 매출 비중이 클 텐데, 우리와 다른 점은 대출 심사만 한 달이 걸린다는 점이다. 또한 섬 2만개로 이뤄진 곳이라 차량 이동을 생각하니 감이 안 왔다. 겟차를 제2의 국가에서 성공시키려면 현지 특성을 공부하고 적절한 현지화 작업을 거쳐야 한다. 현재로선 내수에 집중해 사업을 단단하게 성장시키는 데 주력하고 싶다.

‘집 다음으로 비싼 재산’을 온라인으로 사는 것, 단기간에 자리 잡을까.

온라인으로 사는 것이 세계적인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여전히 구매 전 얼굴 한 번은 보고 사야한다는 분들이 많지만, 우린 시간과 편의성을 더 중요시하는 소비자가 더 많아질 거라 보고 있다.

회사의 중장기 목표는.

우리의 KPI(핵심성과지표)는 거래대수다. 거래대수를 늘리기 위한 모든 노력을 할 것이며, 궁극적으론 애프터 세일즈 부분까지 아우르는 서비스를 지향한다.


[Startup’s story #331] ‘이제 낚시도 O2O로!’, 칠전팔기의 창업가 마도로스 조맹섭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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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이 실패에 대한 이야기를 좋아한다. 그리고 이를 딛고 마침내 성공한 이야기도 좋아한다. 하지만 그 사이를 잇고 있는 버팀과 괴로움의 과정에 대해서는 별 관심이 없다. 지루하고 진 빠지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마도로스의 조맹섭 대표는 칠전팔기의 창업가다. 이상하게도 그는 실패하고 나서 유명인사가 됐다. 한참 구렁텅이에 빠져 있을 때 만났던 한 매체와의 인터뷰 덕분이다.

실패 이후 퇴사부터 잇따른 소송까지, 실패의 전단계를 거쳐본 그는 또 다시 창업을 했다. 그것도 아직 많은 사람이 그 가치를 발견하지 못한 드넓고도 막막한 바다에서.

■ 바다라는 새로운 ‘O2O 노다지’의 발견

인터뷰 요청 연락을 드렸을 때 ‘저에 대해 아시냐’고 질문해서 당황했다. 어떤 사람인가. 

이전 인터뷰를 읽으셨나 했다. 그랬으면 인터뷰 요청 안하셨을텐데. 일단 위메프 창립 멤버로 4년 가까이 일했다. 후반 2년 동안은 위메프에서 여행, 컬쳐 부문을 담당했다. 이후 옐로모바일 이상혁 대표 제안으로 옐로트래블이라는 중간 지주 회사의 대표로 있었다. 결과적으로는 잘 안되서, 두 개 회사를 지분 수합 방식으로 들고 나왔다. 쫄딱 말아먹었다. 소송이 일곱, 여덟개 걸려 있었으니까. 한 때 40명 가량 있던 직원을 다 떠나보내니, 딱 다섯 명 남더라. 그들과 마도로스를 시작했다.

‘마도로스’라는 사명과 ‘배낚시 예약앱’이라는 아이템을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왜 이 아이템을 가지고 재기한건가. 

옐로트래블 대표 시절, 인수합병 과정에서 우연히 배낚시 관련 기업을 만났다. 얘기를 듣다보니 배달앱, 숙박앱 초기 시장이 보이더라. 바다와 관련된 전통 산업 중 O2O 요소를 적용할 수 있는 아이템이 많았다. 낚시 예약도 그 중 하나이고. 그 때까지 배낚시 예약은 대부분 홈페이지에서 배를 보고 전화로 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모바일화 시도도 없었고, 결정적으로 신용카드 결제가 안됐다. 과거 배달, 숙박 서비스도 그렇지 않았나. 그리고 시장 규모도 꽤 컸다. 전체 낚시 시장으로 보면 1조7천억이고, 서비스 시장은 4천 억 정도다. 중요한 건 매년 성장률이 60%에 달한다는 점이다.

대중성에 대한 걱정은 없었나. 

과거에는 낚시가 소위 말해 ‘아저씨들의 취미 활동이자 스포츠’였지만, 최근에는 젊은 층의 레저 활동으로 변해가고 있다. 골프가 대중화되었던 과정을 그대로 밟고 있다고 보면 된다. 3~4시간의 가벼운 체험 낚시하는 사람이 많아지고, 연령층도 20대 중반부터 40대까지로 넓어졌다. 여성 고객도 30% 수준으로 적지 않다.

배낚시 예약 이외에도 두 가지 서비스를 같이 하고 있다고. 

배낚시 예약 플랫폼 ‘마도로스’, 자체 배를 운항하는 ‘캡틴 마도로스’, 자연산 회 배달 서비스 ‘오늘 회’ 이렇게 총 세가지다. 마도로스는 배낚시 예약 중개 서비스다. 고객과 선주 분을 연결해주고 10~15% 정도의 중간 수수료를 받는다. 국내 정식 등록되어 있는 배가 4,600척 정도 된다. 이 중 3백 척의 선주 분들이 플랫폼 내에 들어와 있다. 고객이 원하는 지역, 항구명, 어종, 이용 시간을 선택하면 필터링한 검색 결과가 나온다. 평범해 보이는 기능인데 기존 배낚시 예약 시스템들은 여전히 다 목록 형태로만 정보를 제공했다.

그리고 인천항에서 배 한 척을 구해 ‘캡틴 마도로스’라 이름 붙여 직접 운항하고 있다. 실제 선장, 선주의 마음을 이해하기 위해 시작했다. 또 겨울이 되면 배낚시 손님이 뚝 끊긴다. 이 때를 대비해 거제산 회 당일 배송 서비스 ‘오늘 회’를 고안했다. ‘선장이 직접 뜬 회를 당일 날 식탁까지 배송한다’는 컨셉이다.

작은 스타트업에서 예약 중개, 음식 배달, 배 운항을 한꺼번에 한다는 게 벅찰 것 같기도 하다. 

하나에만 집중하라는 지적도 많이 받았다. 그런데 사실 마도로스 예약 중개업만으로는 수익이 크게 나지 않는다. 인당 평균 4만 원 정도고 그 중 10% 정도를 수수료로 받으니까. 그래서 ‘오늘 회’와 같은 수익적 기반이 필요한거다. 세 비즈니스가 서로 시너지를 내는 형태로 발전시키고 있다.

사업을 구상할 때와 실제 현장에 뛰어들었을 때, 어떤 점이 가장 당황스러웠나. 

선장님들에게 영업을 하러 가면 온라인 상거래에 대해 전혀 모르신다. 연령대도 높고, 워낙 오래된 전통 산업군에서 일하시던 분들이기 때문이다. 보통 선장님들이 직접 키워드 광고나 커뮤니티 게시글을 통해 영업을 하셨다. 그러니 처음 우리가 가서 계약을 맺자고 말씀드리면 ‘너희가 뭔데 수수료를 가져가냐’는 식이셨다. 이걸 설득해나가는 과정이 이 비즈니스의 핵심이다. 지금은 입소문이 나기 시작하면서 과거처럼 설득이 어렵진 않다.

■ 항구를 본거지 삼은 ‘해양 수산 테크 스타트업’

자칭 ‘해양 수산 테크 스타트업’이다. 모바일 카드 결제가 된다는 것 이외에 어떤 기술적인 시도를 하고 있나. 

올 겨울까지 완료를 목표로 하는 기술이 두가지 있다. 사실 현재는 무늬만 자동 서비스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자동이지만, 뒷단에서는 수동으로 예약이 이뤄진다. 앱에서 예약을 하면, 우리가 선장님께 직접 전화를 드리는 형태다. 배달앱도 초기에는 그랬다. 결론적으로는 배 선택부터 선내 공석 확인까지 모든 예약 과정을 자동화 시키는 게 목표다.

두번째로는 이커머스 통합 채널을 만드는 거다. 현재 선주들의 낚시 상품을 소셜커머스 3사, 오픈마켓 3사, 복지몰 등에 우리가 독점 공급하고 있다. 상세 페이지 제작부터 예약, 마케팅까지 대행한다. 현재는 이 공급 과정도 모두 수동으로 이루어지고 있어서, 완전 자동화시키는 것이 우리의 기술적 목표다. 결국 레저 예약 시스템을 자동화 시키겠다는 건데, 이게 완료되면 스쿠버다이닝, 유람선, 해양 숙박 등 모든 아이템을 집어넣어 볼 수 있다. 바다와 관련한 모든 여행 관련 비즈니스에 욕심이 있다.

데이터 관련 비즈니스에는 관심이 없나. 

예약이 계속 이루어지고, 1년 정도 데이터가 쌓이면 국내 어종 지도를 그릴 수 있게될거다. 어떤 지역에서 어떤 어종이 잡히는 지 알 수 있게 된다. 그러면 사용자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사용자의 실력, 원하는 어종 등 자신들에게 좋은 배를 쉽게 선택할 수 있게 된다.

해양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사업에 관심이 있는 것 같다. 

하다보면 우리가 여행업을 하는건지 수산업을 하는건지 헷갈리긴 한다. 근데 우리는 그냥 항구를 중심으로 한 여러 비즈니스를 해보고 싶다. 재밌게.

■ 이커머스 출신, 어떻게 해야 팔리는 지를 안다

경쟁자도 등장하기 시작했다고. 

모바일 기반 배낚시 예약 시스템에 몇 군데 생겼다. 카드 결제가 되는 곳은 우리 뿐이었다. 위드마케팅라는 기업에서 ‘물반고기반’ 이라는 낚시 예약 서비스앱을 내놓았다. 시장이 커지니 점점 많은 플레이어들이 나온다.

경쟁자들 사이에서 내세울 강점은 무엇인가. 

첫번째로 앞서 말했듯 소셜커머스, 오픈마켓 등에 우리가 상품 독점 공급을 하고 있다. 매출 비중은 소셜이 30%, 오픈마켓이 30%, 자체 플랫폼이 40%다. 시장을 먼저 선점했다는 게 강점이다. 또 핵심 멤버들이 모두 나와 위메프서부터 함께 일해온 친구들이다. 이커머스 출신이기 때문에 갖게 되는 강점이 있다고 본다. 한마디로 어떻게 해야 이 상품이 팔릴지에 대한 감이 있는거다.

배낚시 상품은 어떻게 해야 잘 팔리던가. 

우리는 상세 페이지에 배 정보와 여행지를 같이 소개한다. 단순히 낚시라는 활동 관점이 아니라, 총체적인 여행 상품으로 광고하고 있다.

■ 실패는 진짜 나를 알게되는 계기

모두가 실패를 한다. 그런데 실패 후에 또 다시 시도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창업을 계속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다 각자의 이유가 있을거다. 내 입장에서 창업은 자아실현을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도구다. 하루의 반 이상을 일을 하며 보내지 않나. 그걸 주도적으로 할 수 없다면 삶 전체가 무의미해지는 것 같다. 결국 내가 꿈꾸는 세상을 창업이라는 길을 통해 이뤄보고 싶은거다. 하나의 회사를 시작해서, 직원들과 이야기 나누며 함께 완성해나가는 과정이 재밌다.

실패를 경험하며 배운 것은 무엇인가. 

망하면 혼자 생각할 시간이 많아진다. 실패하면 주위 사람들이 안 만나주거든. 혼자 곰곰히 생각하다보면 처음엔 원망을 많이 한다. 누군가를 혹은 어떤 회사를. 근데 시간 지나보면 결국 다 내 탓이다. 실패했을 때 제일 좋은 건, 진짜 나를 알아갈 수 있는 시간을 처음으로 갖게 된다는 점이다. 난 직장인으로서 남 부럽지 않은 커리어를 밟아왔다. 위메프도 초기 멤버로 들어가서 기업이 잘 됐고, 옐로트래블도 스카웃되서 갔다. 어깨에 힘이 좀 들어갔겠나. 그 때는 다 내가 잘나서 그런 줄 알았다. 경주마가 달리듯 주변 것이 하나도 안보인다. 그러다 크게 망하면, 자연스럽게 내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제대로 알게 된다. 작년부터 약 1년 간이 내게는 그런 시간이었다. 의외로 되게 좋다.

일이 재밌나. 

그렇다. 사실 자기 일이 없으면 사람 만나기도 쉽지 않다. 일을 통해서 사람도 만나지 않나. 망하고나니 잘난 사람 만나면 마음이 힘들더라. 배울 점은 있지만, 내가 저 사람 따라한다고 성공하는 것도 아니고. 그러다보면 결국 내 안으로 깊게 들어가보게 된다. 그런 시간을 보내면 사람이 담백해진다.

얼마 전 새로운 대통령이 선출됐다. 창업자로서 이번 정권에 바라는 바가 있다면. 

내가 실패를 경험했어서 그런 건지는 모르겠지만, 우리나라는 실패하면 나쁜 사람이 된다. 실패했다고 나쁜 건 아니지 않나. 그냥 잘못한거지. 내가 제일 힘들었던 건 그런 시각이다. 투자 유치를 준비하면서 수많은 투자자들을 만났다. 국내, 특히 스타트업 업계에서는 재기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에 대한 따뜻한 시각이 부족하다고 느꼈다. 마침 실패한 창업가의 재기 과정을 돕겠다는 공약을 내세우시기도 했으니, 꼭 지켜주셨으면 좋겠다.

이번 마도로스에는 어느 정도의 확신을 가지고 있나. 

난 예전에도 항상 확신은 있었다. 그렇다고 잘되는 건 아니었지만. 다만 즐거운 건, 해양 수산 스타트업이 전무한 상태에서 우리가 첫 주자로 나서고 있다는 점이다. 힘들지만 의미있다. 우리 철학을 정리하면 레트로다. 책임(Responsibility), 재미(Entertainment), 도전(Try), 존중(Respect), 유일(only)의 앞자를 따서 만들었다. 이런 게 아무 것도 아닌 것 같지만, 역시 철학 없이 하는 사업은 금방 망하더라. 이전보다는 낫지 않을까. 한 투자자는 우리가 망해도 또 다시 투자할 거라고 말해줬다. 그게 기억에 남는다. 실행력과 조직력, 그러니까 팀에 대한 자신감은 있다.

마지막으로 단기와 중장기 목표를 말씀해달라. 

단기 목표는 두가지다. 앞서 말한 자동화 시스템 구축과 손익분기 달성이다. 8월 쯤 손익분기를 달성할 수 있을거라 본다. 흑자 달성은 ‘고객이 우리 비즈니스를 좋아한다’는 것의 결과물이라고 본다. 그래야 직원들도 힘이 좀 나지 않겠나.

중장기적으로는 해양 수산 비즈니스를 혁신하는거다. 농촌보다 어촌이 연령대가 더 높다. 농촌은 귀농 인재들이 스마트팜 등의 혁신 시도를 하고 있지만, 어촌은 그런 게 전혀 없다. 바다가 3면인 우리나라 어촌에는 어마어마한 비즈니스 기회가 있다. 내가 40대인데, 어촌에 가면 막내 중 막내다. 어촌을 계몽하겠다는 욕심이 아니다. 우리를 통해 그 분들이 소득을 올리고, 행복해지셨으면 좋겠다. 상생하고자 하는 게 우리의 바람이다.

 

 

 

 

 

 

 

 

[Startup’s story #332]공간-관객-뮤지션이 소통하는 콘서트를 만든다, 부루다콘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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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굴지의 엔터테인먼트 사에서 아이돌 그룹 브랜딩을 담당하던 신동익 대표는 기존 콘서트와 기획사의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콘서트 플랫폼을 만들고 싶다는 열망이 있었다. 팬들이 가수의 공연을 원하는 시간대와 가격에 즐길 수 있고, 기획사와 뮤지션은 공연 실패 리스크가 없어 좋은 상부상조 플랫폼 ‘부루다콘서트’가 탄생한 배경이다.

영화처럼 가까이서 콘서트를 향유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기 위해 전진중인 신동익 부루다콘서트 대표를 만났다.

신동익 부루다콘서트 대표

▲고객이 부르면 달려가는 서비스. 

부루다콘서트 소개를 부탁한다.

콘서트 콘텐츠를 통해 여가문화를 바꿔 보기 위해 2013년 7월 시작했다. 우리가 기획하는 콘서트는 단순 공연 기획이 아닌, 공간과 특성 등 상황에 맞게 열린다. 지역과 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어디서든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콘서트를 지향하며 한달에 3,4건씩 열린다. 그간 함께했던 뮤지션은 40팀, 유료 관객은 1만 명 정도다. B2C가 아직은 주력 사업모델이지만, 기업의 의뢰로 진행되는 경우도 있다.

콘서트가 열리는 방식이 궁금하다.

사용자로부터 시작되는 방식이다. 우선, 관객이 우리가 준비한 기획 중 어떤 콘서트에 참석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 그 다음에 일정이 되는 가수를 섭외한다. 이후 여건이 갖춰지면 펀딩 티켓을 열어둔다. 티켓이 100% 팔려야 공연이 진행된다. 공연이 확정됐다는 것은 제작비가 마련되는 수준이 됐음을 의미한다. 이 시스템을 통해 자칫 공연을 열고도 망하는 경우를 없앴다. 뮤지션은 실제 뮤지션이 맞는지, 발매한 앨범이 있는지를 확인한다.

최근엔 반대로 미리 공연이 가능한 장소와 일정을 뮤지션이 직접 선택해, 콘서트 확정을 위한 펀딩을 진행하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뮤지션에게는 간편하고 안정적인 콘서트를 열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관객에게는 다채로운 콘서트를 선택해 관람할 수 있도록 한거다.

팬이 기획해 부르면 가수들이 공연’하는 컨셉인데, 기존에 없었던 형식은 아니다. 

뮤지션과 팬을 모아주는 플랫폼이라는 성격은 같지만 우린 ‘기획’적인 요소가 더 강한 편이다. 한 마디로 콘서트에 콘텐츠를 더한 점이 특징이다. 이를테면 어떤 관객들이 자신들이 모아왔던 기록 및 사진 등을 아티스트에게 보여준다. 그걸 보고 영감을 얻어 아티스트는 곡을 만들거나 가사를 쓴다. 이런 형식들로 만들어지는 기획 콘서트는 현재 10개정도의 템플릿으로 존재한다. 팬과 아티스트 간 연결을 넘어 콘텐츠 내 고객과 뮤지션이 고리처럼 이어지는 것이 다른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런 형태로 사업을 전개하는 기업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기존 기획사들과 차별화되는 부분이 있다면.

우린 관객과 아티스트가 요구하는 것들을 취합해 그것에 어울리는 공간을 선별해 콘서트를 진행한다. 서비스 사용자의 의도를 파악해 콘서트에 깊이 관여한다는 점이 기성 기획사와의 차별점이 된다고 생각한다. 더불어 콘서트는 열리는 취지에 따라 관객 수도 달라지는데, 그것에 맞춰 카페와 펍, 일반 공연장까지 장소와 규모를 달리한다. 작은 콘서트의 경우엔 열리는 장소의 자연스러운 홍보까지 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언뜻 들으면 사회적 기업처럼 보이기도 한다.

콘텐츠적 특성 때문인지 종종 오해를 받지만 영리기업이다. 이윤을 많이 남기는 건 아니지만 적자를 기록하는 기업도 아니고, 후원을 받아 공연하는 곳도 아니다. 우리가 구축 중인 시스템을 발전시켜 일주일에 3,40개 정도 공연을 열 수 있을 정도가 되면 문화혁명으로 보일 거라 생각한다.

처음 생각한 방향대로 가고 있나.

사업 아이템 등 골격은 그대로고 좀 더 발전된 형태로 발전하는 중이다.

 

▲관객과 뮤지션, 공간이라는 세 개의 오브제.

부루다콘서트엔 세 가지 중요한 축이 있다. 관객, 뮤지션, 그리고 공간이다. 이를 모두 아우른 사례가 있었다면.

맥주 양조장 콘서트가 기억에 남는다. 관객들이 공연을 보고, 양조장까지 투어 하는 프로그램이었다. 관객과 뮤지션 말고도 장소를 제공한 업체 측에서도 홍보가 되서 만족스러워 했다. 이렇게 선순환 할 수 있는 구조의 기획 공연을 추구한다.

기획했던 콘서트 중 ‘티저콘서트’가 특히 반응이 좋았다고.

티저콘서트는 뮤지션이 새 앨범에 수록될 세,네 곡을 관객에게 선보인 뒤 어떤 걸 타이틀로 하면 좋을 지 투표하고 자신에 앨범에 반영시키는 형태의 공연이다. 이 과정에서 중간 중간 관객들이 직접 곡 편곡에 참여하기도 한다. 뮤지션과 관객 모두에게 수정이 가능한 시나리오를 쓰고 보여주는 개념이다. 이 기획의 경우 관객도 뮤지션의 작업에 참여할 수 있어 즐거워 할 뿐만 아니라, 뮤지션 입장에서도 충성도 높은 팬을 만나고, 동시에 영감을 얻을 수 있어 양 그룹 모두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소수가 원하는 공연도 있을텐데, 만약 공연을 제안했다가 번번이 무산되면 실망하는 고객이 있을수도 있는데. 

초반 사업을 시작할 때 이를 우려했으나 아직까지 이탈한 경우는 없었다. 우리는 100% 공연 확정이 보장되 않은 펀딩 티겟이라는 점, 공연이 무산되면 돈을 돌려준다는 점을 사전에 꾸준히 공지해서 알린다. 다행히 고객들이 이를 수긍해주기에 지금까지 문제는 없었다. 1차 펀딩 티켓을 구매하는 고객이 우리 서비스의 충성층인만큼, 잘 하려고 노력한다.

 

▲어디에도 없던 시장, 없던 방식으로 개척한다.

말그대로 마니아틱한 ‘빈’시장이다. 없던 시장을, 생태계를 만든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힘들기는 하다. 우리 공연은 단순 섭외가 아니라 브랜드를 모아야 해서 손이 많이 간다. 이 과정에선 다양한 이해관계가 있어 진행이 쉽지 않을 때도 있다. 하지만 재미가 더 크다. 작은 시장이라도 대중으로부터의 성과가 나는 걸 보며 희망을 얻으며 운영하고 있다.

우리의 지향점은, 콘서트 시장을 영화 시장 규모로 만드는 것이다. 대부분 사람들이 영화감상을 취미와 여가생활로 여기는 것처럼, 콘서트도 그런 영역이 될거라 전망한다. 다만, 그렇게 자연스럽게 즐기기까진 긴 호흡이 필요하다.

힘든 것을 넘어서는 재미는 어떤 부분에서 느끼나.

관객과 음악가 모두가 우리의 고객인데, 공연시간 동안 서비스가 매우 긍정적으로 현장에서 이용되는 걸 보는 것은 특별한 경험이다. 기획에 참여한 뮤지션과 관객에게 받는 만족스럽다는 피드백이 우리가 이 사업을 계속 하게 되는 동기가 된다. 특히 함께 해주는 고마운 이들이 있어서 고되도 재밌게 하고 있다.

수익은 어떤가? 예술 영역은 왠지 ‘배고픈’ 분야라는 생각이 먼저 든다.

수익이 많이 나진 않지만, 마이너스는 아니다.  공연 당 적자인 경우도 없다. 100% 펀딩으로 적자 리스크를 없앴고, 이후 티켓부턴 우리가 가져가는 수익이다. 우리가 해보고 싶은 실험들, 온라인 플랫폼을 개선하는 작업을 충당할 수 있는 상황이다. 2년전 케이큐브벤처스로부터 3억원을 투자 받았는데, 이후 어느정도 규모 있는 투자가 들어오면 시스템을 고도화할 계획이다.

투자유치에서 여려움은 없었나?

우리는 이 시장이 긴 호흡이 필요하다고 보는데, 투자사는 다르게 생각할 때다. 그것을 설득하는 일이 녹록하지는 않다. 다른 대책은 없다. 할 수 있는 것을 하고 차근차근 레퍼런스를 쌓는 데 주력하고 있다.

추가 투자유치 계획도 진행중이다. 

현재 우리 사업에 관심을 가져주는 투자자들이 있다. 올해 9,10월 정도 클로징될거라 예상한다. 그것이 계기가 되어 사업에 심도를 더할거다.

 

▲보이지 않는 손길이 서비스를 단단하게 만들다. 

눈에 보이는 팀원은 4명이지만, 보이지 않는 팀원은 40명이라고.

우리 팀엔 나와 개발자, 디자이너, 기획 운영 담당자 4명이 근무 중이다. 이외에 ‘외부 팀원’이라 할 수 있는 이들이 40명 정도 된다. 외주 등 여러 상황에서 인연을 맺은 인재들로 회사 규모가 커지면 당장 영입하고 싶은 사람들이기도 하다. 이들이 회사 전반의 일을 도와주고 있다. 당장은 밥 사는 것 밖엔 못 하지만 정말 고맙다. 이들이 있기에 한 달에 3,4건씩 꾸준히 공연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

한류 콘텐츠 소비가 활발한 다른 국가로의 진출은 검토해 봤나? 

우리 시스템이 고도화되고 확립된다면 해외 진출도 가능해지리라 본다. 인-아웃 바운드가 가능한 지역 선별 작업은 진행중이다.

마지막으로 하고싶은 말로 마무리하자. 

새로운 걸 만드는 건 늘 어렵다. 새로운 시장, 없었던 시장을 일구는 것이라면 더더군다나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이 일을 하는 이유는, 문화 콘텐츠 시장은 지금과는 다르게 상호 즐기는 쪽으로 가야 하고, 누군가는 바꿔야 할 시장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시장은 정부와 대기업이 아닌 스타트업이 완주할 수 있는 분야라고 본다. 우리 서비스를 관심있게 지켜봐 달라. 그것만으로 큰 힘이 된다.

[Startup’s story #333] 동아리에서 스타트업으로, 부산 챗봇 유망주 ‘채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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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안동혁이 필요해 도서관 구석에서 만든 서비스, 그대로 창업 아이템으로

평소 아침 조깅을 즐기던 안동혁 대표는 매일의 미세먼지 농도를 검색하는 일이 귀찮았다. 수업 시간에 늦지 않게 지하철을 타야 하는데, 도착 정보를 보려면 또 별도의 앱을 깔아야 했다. 지금 이 시간에 도서관에 가면 자리가 있을까? 오늘 학식 메뉴는 뭐지? 이번 학기에는 몇 학점을 채워야 졸업할 수 있나?

일반적인 대학생의 동선을 따라가다 보면 터져 나오는 별거 아니지만 꼭 해결해야 하는 궁금증들. ‘부산모아’는 이 모든 질문에 대답해주는 생활밀착형 챗봇 서비스다. 별도의 앱 설치 없이 카카오톡에서 ‘부산모아’를 검색해 친구 추가를 하면 된다. 늘 옆에서 궁금한 점에 답해주는 인공지능 비서라고 생각하면 쉽다. 특히 ‘대학생’에게 필요한 정보를 위주로 초창기 앱이 만들어졌다. 당시의 안동혁 재학생이 철저히 자신의 필요에 의해 만든 앱이기 때문이다.

경영학과 학생이었던 안 대표는 어설프게 배운 개발 실력으로 도서관 맨 꼭대기 층 구석에서 부산모아를 만들었다. 그때 만들었던 창업 동아리가 그대로 하나의 기업인 ‘채티스’가 됐다. 팀원 중 네 명이 부산대 재학생, 한 명이 동의대 학생이다.

작년 2월 안 대표가 졸업하면서 창업에 속도가 붙었다. 대학 생활에 필요한 정보로부터, 부산 내 맛집·교통 정보·각종 여행 정보까지 다루는 범위가 넓어졌다. 페이스북에서 모은 부산대 학생들을 중심으로, 여기저기 입소문이 나기 시작하면서 현재 1만5천 명 정도의 고객이 부산모아를 사용하고 있다.

부산대학교 축제 현장에서 홍보 이벤트를 하고 있는 채티스 팀 

■우리만의 브랜드 가지고 있다는 점이 강점 

처음 창업을 했을 때와 달리, 지난 1년 새 수많은 챗봇 스타트업이 생겨났다. 채티스만이 가진 경쟁력이 무엇이냐고 물었을 때 안 대표는 ‘우리만의 브랜드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라고 답했다. 대부분의 챗봇 기업은 B2B 형태로 타 기업에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러나 채티스는 현재 컨텐츠까지 직접 수급하는 자사 브랜드 ‘부산모아’, ‘울산모아’, ‘하이차이니즈’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모아’ 브랜드를 키워서, 각 지역별 챗봇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이를 테면 제주도 여행을 갔을 땐 ‘제주모아’를 통해서, 서울 여행을 갔을 땐 ‘서울모아’를 통해 지역별 관광 정보를 알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물론 B2B 형태의 서비스도 제공할 예정이지만, 그에 앞서 자사 컨텐츠 확장에 전념하기 위해 수많은 외주 제안을 거절한 상태다.

아직은 별도의 수익 모델이 없지만, 현재 주변 상가와 함께 광고 수익 모델을 검증하고 있는 단계다. 단기적으로는 주변 상가 광고를 수익원으로 삼는다. 자사 서비스의 컨텐츠가 어느 정도 확보된 이후에는, 타 챗봇 기업과 마찬가지로 구축된 모듈을 필요한 기업에 API 형태로 제공하는 B2B 비즈니스를 할 예정이다.

■ 챗봇 개발에서 중요한 것은 ‘질문 유도’와 ‘정확도 향상’

챗봇 설계 방식에는 특정 질문에 대해 미리 결괏값을 결정해주는 룰베이스(Rule-based) 방식과 컴퓨터가 스스로 학습해 최적의 답을 찾아내는 딥러닝(Deep-learning) 방식이 있다. 현재 부산모아는 룰베이스 방식으로 설계되어 있다. 단답형 질문에는 룰베이스 방식이 훨씬 정확도가 높기 때문이다. 현재 부산모아의 답변 정확도는 95% 정도다.

그러나 역시 가장 좋은 건, 사용자가 어떤 질문을 해도 찰떡같이 알아듣는 고도화된 챗봇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다. 한국어의 경우 동사 변화도 많고 같은 의미여도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될 수 있기 때문에 이 자연어 처리 과정이 다른 언어에 비해 어렵다고 한다. 이를테면 ‘오늘 날씨 어때?’와 ‘오늘 뭐 입을까?’, ‘오늘 더워?’라는 세가지 질문은 뉘앙스는 약간 다르지만, 그 함의는 같을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컴퓨터가 사용자 질문의 의도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서는 일종의 유도 신문을 해야 한다. 적재적소의 질문을 통해 불필요한 가지들을 빠르게 쳐내는 것이다. 답변의 정확도를 높이는 딥러닝을 위한 특정 정도 이상의 데이터도 필요하다.

■ 텍스트 너머 음성으로, 부산 너머 전국으로 

이를 위해 채티스는사용자 5만 명 확보를 가장 가까운 목표로 세웠다. 딥러닝을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바탕이 되는 수다. 때때로 사용자의 악의적인 질문 공세가 답변의 정확도를 낮추기도 한다. 마치 오래 전의 ‘심심이’를 괴롭히듯 노래를 시키거나, 욕설을 내뱉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서는 비속어 데이터베이스를 따로 만들어, 비속어를 발견할 경우 부드럽게 경고 메시지를 보내는 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또 ‘이 단어는 제가 모르는 단어인데, 저를 학습 시켜주시겠어요?’라는 답변에, 욕설을 내뱉은 사용자 본인이 직접 그에 대한 설명을 달게되는 우스꽝스러운 일들도 벌어진다.

채티스는 텍스트를 너머, 모바일 음성 챗봇을 만드는 작업도 함께 하고 있다. 여러 지역의 사투리 억양이 인식에 문제를 일으키지 않느냐는 질문에 안 대표는 ‘억양은 다르지만 사용하는 단어와 언어 구조는 같으므로 문제 없다’고 답했다.

‘재밌게 일하자’는 모토를 가진 채티스는 앞서 말했듯 오는 7월에 제주모아 서비스를 출시한다. 올 연말까지 5만 명의 사용자를 모으는 게 목표다. 중장기 적으로는 ‘모아’ 브랜드를 전국적으로 확대하고, API를 통한 B2B 비즈니스를 해나가는 것이 목표다.

채티스가 ‘부산’ 그리고 ‘대학 창업’의 희망이 될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허스토리#3]경력단절여성의 일자리를 연결하는 플랫폼, 맘껏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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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인생의 기본은 열정과 긍정이에요. 20대 초반에 결혼했고, 만삭에 경찰공무원 시험에 응시해  필기합격을 했었고, 외고를 나온 경력을 살려 고등부 영어과외도 했으며, 핸드메이드 작품 제작과 아동복 쇼핑몰을 운영하기도 했어요. 그리고 지금은 경력 단절 여성의 재취업을 돕는 사업을 하고있죠.”

‘나, 엄마이기 전에 꿈 많은 여자’라는 슬로건을 가진 맘껏드림은 경력단절여성 해소를 위한 플랫폼이자 여성 재능공유 플랫폼입니다. 이 서비스는 여성의 일자리 창출과 경력단절 문제를 해결한다는 목적을 가지고 있는데요. 이 서비스를 만든 사람은 두 아이의 엄마이자  ‘일과 가정의 양립’을 꿈꾸는 김현지 대표입니다.

김현지 맘껏드림 대표(27)

▲여자가 행복한 서비스 

서비스를 생각하게 된 계기는.

아이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아 방송통신대 유아교육과에 진학했었다. 동기 중 경력이 단절된 40대 주부가 많았는데, 대부분 상황이 여의치 않아 하고싶던 걸 내려놓은 이들이었다. 처음엔 그들의 꿈을 책에 담고 싶었다. 그러다 여성의 일자리창출과 경력단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플랫폼 서비스를 떠올렸고, 마침 중소기업청의 여성창업활성화과제를 알게 돼서 지원해 선정됐다. 그때가 2016년 11월이다.

사업을 시작하기 전 마트를 돌며 사전조사를 했다고.

아줌마의 ‘창업 놀이’로 보이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타겟층이 가장 많이 있는 곳, 마트에 가서 설문조사를 시작했다. 유모차를 끌고 다니며 기혼여성으로 보이는 분들을 붙잡고 서비스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결과는 긍정적이었다. 응원해주는 분도 있었고, 서비스가 있다면 써보겠다는 분들도 있었다. 힘을 얻고 시작했다.

3인의 여성으로 이뤄진 팀이다. 

일부러 여성만으로 구성하려 한건 아니다.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됐다. 우리 팀 CTO는 남편을 따라 부산에 내려온 네이버 출신 11년차 개발자다. 육아 때문에 파트타임으로 일하려고 했으나 이력서를 받아주는 곳이 한 군데도 없었다고 한다. 능력이 출중한 인재고, 바라보는 가치관이 같아 함께 하게 됐다. 또 한 분은 현재 미혼이지만 결혼해서도 다닐 수 있는 직장을 찾는 디자이너다. 셋이 똘똘 뭉쳐 열심히 하고 있다.

서비스 이야기를 해보자. 시장에 재능 공유 플랫폼 서비스는 많다.

맘껏드림이 재능 관련 플랫폼인 것은 맞지만, 재능보단 계층, 단체에 둔 것이라 단순히 재능을 공유하는 사업과는 방향성이 다르다고 할 수 있다. 경력단절 여성이 자신이 처한 환경에 일을 맞추는 게 아닌 자신의 생활방식에 일을 맞추면 어떨까 해서 만든 서비스이기 때문이다.

엄마들은 돈이 문제가 아니라 시간이 관건이다. 아이가 유치원, 혹은 학교에 가 있는 동안 할 수 있는 일을 주로 찾는다. 그런 일을 많지도 않거니와 단순직인 경우가 많다. 대부분 엄마들은 어엿한 커리어 우먼이었다. 우리 서비스는 그들의 재취업 문을 열기 위한 목적이 있다.

엄마들 맞춤 서비스로 구성되어 있다. 

시간제, 재택, 같이가치, 전문직 등 4개 카테고리로 분류돼 있다. 말그대로 시간제는 원하는 시간대의 일자리를 고를 수 있고, 컴퓨터 작업과 문서 번역 등 전문 분야 등은 전문직에서 찾으면 된다. 집에서 일할 수 있는 것도 있고, 아이와 엄마가 함께 할 수 있는 분야도 있다. 이외엔 공공기관 채용정보를 큐레이팅해 보여주기도 한다. 이 모든 게 고객의 소리를 듣고 난 뒤 조금씩 개선한 결과물이다. 이에 그치지 않고 계속 진화해 나갈 것이다.

맘껏드림 현황을 이야기해 준다면? 

베이비 페어에 선보이기 위해 최대한 단순하게 만든 서비스임에도 찾는 이들이 많다. 개인과 개인 거래도 그렇고, 학교 및 사회복지회관 등 관공서에서도 연락이 많이 온다. 부산대, 부경대 등 부산 지역 대학과 MOU를 맺었고, 여성과학인 재창업 지원사업과도 협력 중이다. 그리고 게스트 하우스에서도 선생님을 필요로 하고 있다. 지역 특성상 게스트하우스가 많아 이쪽 수요도 꽤 있을 거라 생각하고 있어 꾸준히 영업 중이다.

사실 사업이 매순간 좋을 순 없다. 하지만 잠깐 힘들다가 문의가 오거나 고객 피드백을 볼 때 다시 힘이 난다. 그래서 매일매일 신난다. 모녀 회원이 많은 것도 장점이다. 딸이 먼저 서비스를 접한 뒤 어머니께 소개해줘서 함께 우리 회원이 된 경우다. 뿌듯했다.

맘껏드림의 다양한 서비스. 아이와 함께 할 수 있는 활동부터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는 강좌까지 다양한 분야가 있다. 

서비스 수익모델은 연결 수수료인가?

처음엔 중개수수료 모델을 생각했다. 하지만 재능공유자도 많은 수익을 얻질 못하는데 매칭 수수료까지 내면 서비스를 즐겁게 이용하지 못 한다 생각했다. 그래서 수수료는 받지 않는다. 대신 월별 재능 등록비를 내고 선생님들의 전화번호를 공개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월별 결제를 하는 만큼 고객 이탈률에 대해 고민이 있을텐데.

그래서 충성고객을 늘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첫 달 매출을 낸 뒤 다음달 우리가 한 작업은 신규 고객 유치가 아니라 가입했던 모든 고객에게 연락해 피드백을 듣는 거였다. 거기서 나온 다양한 얘기를 바탕으로 앱을 다듬고 수정했다. 계속 노력할 거다.

매칭에 성공할 경우 일정 금액의 캐시백을 해주고 있다. 서비스 초기인데, 부담스럽지 않나?

소셜네트워크에 매칭 후기를 남긴 분에 한해서만 제공한다. 우리의 주 타겟인 여성들은 서비스를 추천하고, 추천 받고 하는 경우가 많다. 즉 입소문이 중요하다. 그렇다고 적자로 운영하고 있지는 않다.

선생님, 즉 재능공유자 관리는 어떻게 하고 있나.

선생님은 개인, 사업자 모두 상관없다. 다만 단계를 나눠 놓았다. 1단계는 누구나 재료비만 있으면 할 수 있는 정도다. 소통을 원하는 엄마들도 많기 때문이다. 2단계부터는 기초 정도 레벨을 갖춘 이들이 대상이다. 3단계부터는 제대로 자격을 갖춘 사람들이다. 단계별 선생님을 분류 해둬야 구매자 또한 합당하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고 봤다. 다음 버전부터 운영할 계획이다.

초기 스타트업으로선 가장 필요한 시드머니와 사무실을 얻고 시작했다.

우리 서비스는 정부가 지향하는 정책에 부합한 면이 있다. 그리고 내 입으로 말하기는 조금 부끄럽지만, 대표자의 역량도 봤다고 하더라. 사업을 이끌어갈 역량이 높다고 평가됐다고. 운이 좋았다.

사업을 확장하려면 추가투자도 필요해 보인다.

현재는 정부지원금을 조금 받아 운영하고 있지만, 같은 가치관을 가지고 재미난 여정을 인도해 줄 VC를 만나길 기대한다.

사업을 확장한다면 어떤 분야를 더 공략하고 싶나?

구매 결정력을 갖고 있는 20대~ 40대 여성들이 주요 타깃이라, 유아용품 등 여성 관련 용품을 판매하는 기업과 협력을 맺으면서 수익을 창출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회사 운영할 때 지키고 싶은 원칙은.

회사를 만든 이유와 같다. 일하면서 모두의 꿈이 어떤 방식으로든 이뤄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부산이 기반이지만, 지역에 한정된 서비스는 아닐텐데. 

아직까지는 부산이 사용률 1위지만, 대구와 인천 지역에서도 연락이 오고 있다. 서비스가 자리 잡으면 전국은 물론이고 해외로도 가고 싶다. 우리 사업의 시장성이 작다고 평가하는 분들도 있는데, 세상의 반은 여자다. 그리고 경력단절은 국내만의 문제가 아니다. 엄마가 육아와 일에 대한 고민은 전세계 사람들이 다 하고 있다. 국내에서 자리 잡으면 서비스를 현지화시켜 일본에 진출하고 싶다.

부산에서 벗어나 서울에서 창업해보고 싶단 생각은 안 해봤나.

일단 부산이 고향이라 심적으로 편하고 이 곳도 창업하기에 나쁘지 않은 환경이다. 해외 정보 및 국내 동향은 모두 인터넷으로 얻고 있고, 지역 네크워크 행사도 수도권만큼은 아니어도 자주, 그리고 알차게 열린다. 그리고 부산에 있는 몇 안되는 여성창업가여서 눈에 띄는 점도 한 몫 하는 것 같아 옮길 계획은 없다.

올해 계획이 있다면.

우선 전국의 2,30대 엄마들에게 우리 서비스를 알리는 거다. 그리고 모든 이가 상부상조할 수 있는 서비스가 될 수 있도록 고도화해 확장시키는 게 목표다.

 

▲27살 두 아이의 엄마이자 사업가 

23살에 결혼을 하고 슬하에 두 아이가 있다. 사업과 병행하는 것이 어렵지 않나?

결혼하고 아이를 낳은 뒤 본인 인생이 끝났다고 좌절하는 여성분들이 많은데, 생각하기 나름이라고 본다. 개인적으론 또래보다 앞서서 큰 경험을 했기에 다른 일을 담담히 맞이할 수 있었다. 그러다보니 지금 이 일을 하고 있는 것 같고. 둘째 아이를 임신한 상태에서 방송통신대에 진학했다. 현재는 대학원 진학도 생각하고 있다. 사업초기 정부사업에 지원하기 위한 사업계획서를 쓸 때도 아이들이 잠든 새벽에 썼고, 젖을 먹이다가도 짬이 나면 쓰곤 했다. 쉽진 않았지만 아무것도 안 하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마음으로 임했다.

실행력이 강점으로 보인다. 

생각 나면 바로 행동하는 편이다. 한걸음 나아갈수록 보이는 게 다르다. 오늘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는다. 우리 서비스는 올해 3월 8일 베타 테스트를 시작했다. 당시 9일부터 12일까지 부산에서 베이비 페어가 열렸는데, 서비스가 출시되기도 전에 주관사에 가서 같이하자고 설득했다. 그것이 초반에 우리 이름을 알린 계기가 되었다.

가족 지원이 정말 크다고.

사업 선배이기도 한 친정 어머니는 조금 우려하셨지만, 시댁에선 며느리가 자랑스럽다며 처음부터 지금까지 변함 없이 응원해주신다. 남편도 하고 싶은 일을 하라며 격려하며 양육 및 살림을 분담해주고 있다. 가족이 없었다면 맘껏드림은 없었을 거다.

27살 김현지는 어떤 꿈을 이루고 싶나.

거창하게 들릴 수 있겠지만, 창업을 꿈꾸는 기혼여성에게 동기부여가 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 기혼 여성의 창업률이 낮은 이유는 육아 때문이다. 나는 가족의 도움을 크게 받고 있지만, 그래도 일이 쉽진 않다. 아이가 아프거나 가정에서 예상치 못한 일이 생기면 정말 난감하다. 하지만 어떻게든 둘 다 포기 안 하고 잘하고 싶다. ‘애 둘 키우면서 사업하는 김현지도 있는데 나라고 못할 것 없다’라는 생각이 들게끔 성과를 내고 싶다.

끝으로, 각오 한 마디 해달라.

똑같은 아이템도 누가 어떤 비전을 갖고 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매우 달라진다. 우리 서비스에 많은 관심 가져달라. 잘 해낼 거다. 그리고 모든 창업자들을 응원한다. 힘내서 목표한 꿈을 이루길 바란다.

[인터뷰] ‘스마트파머’, 농부의 마음으로 창업기업 키우는 인큐베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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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농부들에게는 이런 신념이 있다. 농부가 파종을 하고 얼마나 정성껏 가꾸는가에 따라 땅이 수확으로 보답하기 때문이다. 창업도 마찬가지다. 땅에 씨앗을 뿌리는 것과 같고, 스타트업은 이제 새순을 돋는 새싹과도 같다. 액셀러레이터와 인큐베이터는 이처럼 새싹을 더욱 건강하고 튼튼하게 뿌리내리고 자랄 수 있도록 가꾸는 농부와 같은 역할일지도 모른다.

스마트파머 이주홍 대표는 부산 지역에서 농부의 마음가짐으로 지역 스타트업을 튼튼하게 가꾸고 건강하게 키워내려는 열정넘치는 인큐베이터다. 그는 20대 후반 해외 연계 원격 영어교육 서비스를 통해 성공의 단맛을 보았고, 3년전 스마트팜 관리시스템 기업 스마트파머를 설립, 유망스타트업으로 성장했으나 2016년 사업아이템을 외부에 넘기고 스타트업 인큐베이팅 전문기업으로 사업 방향을 전환했다. 최근에는 인큐베이팅 센터를 열어 지역 스타트업 육성을 본격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창업 10년차인 이주홍 대표가 인큐베이팅 사업을 시작한 스토리와 지역 창업생태계에 대한 견해를 직접 들어보기 위해 스마트파머 인큐베이팅 센터를 찾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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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스마트파머와 지금의 스마트파머는 회사 성격이 다르다. 

과거는 도시에서 자동적으로 식물을 키워줄 수 있는 전자화분부터 비닐하우스 모니터링 시스템 등 제조분야의 농업 IT 회사였다면, 지금은 스타트업을 보육하는 인큐베이팅 전문회사다. 제조분야 쪽 사업을 운영하다 보니 설비, 금형 등에 자금이 투입되어야 했고 외부 자금을 끌어들이는 것에도 어려움이 있었다. 우리같은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많을 테니 그들을 도와줄 수 있는 사업을 해보자 해서 시작된 것이 지금의 스마트파머다.

회사명을 바꿀 생각도 했는데, 교육을 하고 키워나가는 것도 농사짓는 것과 똑같은 일이라고 생각했다. 인큐베이터나 농업이나 좋은 종자를 발견하고, 때를 맞춰 물을 주고 적기에 수확을 하는 과정 아닌가.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고, 스마트파머가 부산에서는 어느 정도 브랜드가 되어 있었기에 계속 이어나가는 것이 좋겠다고 봤다. 스타트업 성장 프로세스나 스마트파머의 브랜드 이미지가 가지고 있는 의미가 본질적으로는 같다고 생각했다.

스마트파머는 액셀러레이터, 인큐베이터 둘 중 어떤 역할을 지향하나?

외부에선 인큐베이터라고도 생각해주고 액셀러레이터라고도 불러준다. 우리 스스로는 인큐베이터 역할을 추구한다. 부모처럼 아이를 기르는 과정과 비슷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스타트업을 인큐베이팅하려면 내부 구성원도 그에 걸맞는 인재여야 한다고 보는데, 스마트파머는 어떤 이들로 구성이 되어 있나?

여덟 명의 정규직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규모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같이 참여하는 사람들의 전문성이다. 임원 중 대기업에서 영입한 인재도 있고, 부산대학교 대학원에서 인연인 된 인사이트가 넘치는 선배도 있다. 같이 재밌는 것 해보자고 의기투합하여 함께 했다.

스마트파머 임원들은 ‘회사를 잘 이끌고 나갈 수 있는 이주홍 대표의 자질과 추진력을 믿고 함께했다’고 말한다.

부산을 비롯해 동남권 창업 생태계에서 인큐베이팅 현황(전문성과 기업 수 등)은 어떠한가?

학교마다 BI센터가 있고 기관들 내에도 BI가 있고 지원도 많이 한다. 다만 거기에 들어갈 수 있는 팀은 제한적이다. 아이디어만 가지고 그 공간을 두드리기에는 벽이 존재하는 거다. BI 같은 경우, 인큐베이팅 시간을 좀 장기적으로 보는데, 우리는 좋은 아이디어면 빠르게 실천하는 것이 답이라고 생각을 했다. 6개월을 1차 기간으로 보고 최대 1년 정도의 보육기간을 통해 실제로 사업화하는 것을 목적으로 두고 있다. 동남권에서 민간차원의 BI를 하는 것은 우리가 처음인 걸로 알고 있다. 스마트파머는 실질적으로 기업에 도움이 되는 방향을 지향한다. 우리가 보육해 학교 BI에 들어갈 수 있는 조건이 되면 그곳으로 추천해 주는 것도 생각하고 있다. 왜냐면 학교 BI가 민간보다 훨씬 더 저렴하기 때문이다. 국가차원의 다양한 지원도 받을 수 있고.

스마트파머의 인큐베이팅, 액셀러레이팅 커버리지 영역은 어느 정도인지?

첫 번째 소싱은 우리가 교육하는 팀에게서 좋은 아이디어 발견하는 경우, 두 번째는 부산대를 통해서 들어오는 기수에서 좋은 아이템이 발견되는 경우, 세 번째는 외부에서의 소싱이다. 조금 복잡한 구조이긴 한데 AVA엔젤클럽으로 들어오는 경우도 있다. 부산지역, 울산권역까지는 가까워서 커버리지가 가능하고 넓게는 대구권역까지 보고 있다.

부산대 LINC사업단에 스마트파머가 2년간 ‘창의인재장학금’을 지원하는 것으로 알고있다.   

거창한 의의는 없다. 창업하는 후배들을 도와준다는 개념으로 시작했다. 선배가 해야 하는 역할이라고 생각했다. 현재는 부산대만 지원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창업에 도전할 수 있는 인재가 있으면 어느 대학이나 상관없이 지원하는 걸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2016년 말에 스마트파머 인큐베이팅 센터(이하 인큐베이팅 센터)를 오픈했다. 2016년 중반부터 매쉬업존을 부산대 내에서 운영해 왔는데, 두 곳은 어떻게 다른건가? 

매쉬업존은 우리가 처음으로 시작한 인큐베이팅 사업인데 좋은 학생들을 모을 수 있어서 꽤 성공적으로 진행을 했다고 자평하고 있다. 다만 멤버십으로 운영되는 자율공간으로 요청오는 것에 대응해주는 소극적 개념이었다.

반면에 인큐베이팅 센터는 비즈니스 모델이나 마일스톤도 같이 짜고, 필요한 자금도 직접 투자를 하거나 외부기관에서 받게끔 돕는다. 매쉬업존보다 업그레이드된 인큐베이팅을 받을 수 있는 곳이라 생각을 하면 된다. 여타 창업 사업을 보면 대부분 돈이든 현물이든 일회성 지원이 많다. 때문에 이후 창업 과정에 대한 케어가 부족하다. 다음 단계를 창업팀 스스로 찾아가기에는 시간과 자금이 많이 들어간다. 그래서 편안하게 창업을 유지할 수 있게끔 환경을 조성해주는 게 중요한 부분이라 생각 했고, 인큐베이팅 센터를 설립했다.

해외에서는 인큐베이팅 공간이 별도의 수익모델을 통해 운영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그런 사례가 거의 없다. 지속성 측면에서 계획이 있을텐데. 

초기 자본은 자체적으로 마련했다. 10년 간 사업을 하며 모았던 자금을 여기에 모두 투자했다. 구체적인 수익모델에 대해 여러가지를 생각하고 있다. 우선 부산지역에 있는 조금 큰 회사들, 큰 투자가 필요한 회사들을 대상으로 리서치와 리포트를 제공하는 일을 하려고 한다. 그 돈으로 후배 기업에게 투자를 하는 형태로 가려하고. 그렇다고 연구용역은 아니다. 국가가 아닌 민간과 사업하는 형태로 짜고 있다. 그리고 부산대 출신의 성공한 기업가들이 많다. 그리고 부산지역 중견기업 대표들은 부산이라는 지역에 대한 애착이 강하기도 하다. 전략컨설팅, 정량적 마케팅 리서치 등을 통해 그들의 사업을 돕는 한편 그들에게 스타트업 자금 소싱을 하는 형태도 고려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만드는 과정이고, 더 만들어야 할 것이 많다. 선순환 구조로 가려면 5년 정도가 더 필요하다고 본다. 우리가 처음에 투자했던 기업이 성공해서 우리가 엑싯을 하는데 까지 걸리는 기간이다.

국내 창업생태계는 정책적으로 조성된 측면이 있다. 하지만 근래 정치적 이슈로 인해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향후 어떻게 진행될거라 보나? 

과거 취업 준비와 교육은 교수나 교직원들이 담당했지만, 현재 민간 컨설팅 기업이 그 역할을 하고 있다. 토익교육도 민간에 넘어온 것처럼 취업준비를 넘어 창업교육도 그렇게 되리라 본다. 더이상 취업이 개인 미래를 크게 좌지우지하지 않는다. 점점 더 기업은 인력채용을 줄일 수 밖에 없는 구조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새로운 아이디어를 가지고 계속 도전해 보는 창업과 같은 시도가 필요하다. 이때 정책적으로 학생 등 예비 창업자들에게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굉장히 좋다. 하지만 직접적으로 투자를 하거나 인큐베이팅을 하는 부분은 민간영역에 더 많이 넘어와야 된다고 본다. 나도 첫 번째 사업은 자비로 시작했기에 하고 싶은 대로 원없이 했지만, 두 번째 사업은 국가 지원금을 받다보니 기한 내에 뭔가를 완성해야 했다. 연구개발을 더 하고 싶었는데, 데드라인이 정해져 있다보니 그것에 맞춰 결과물을 만들어야하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우리의 스텝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스텝에 따라 창업을 하고, 프로젝트를 짜게 되는 게 힘들었다.

창업 초기기업에 직접 투자도 진행하고 있다. 어느정도 규모인가?

직접적인 투자금은 천만원, 천오백원, 이천만원 이 세개 중에 하나의 형태로 집행한다. 밸류는 5억 미만이다. 우리 펀드가 커서 많이 투자할 수 있으면 최상이겠지만, 현재 상황에서 더 많은 기업을 투자기관에 연계하기 위해서 정한 규모다. 기업에 필요한 자금의  5~10%를 우리가 먼저 대응을 하고 그외 자금은 다른 기관으로 연결시키는 거다. 투자IR은 오픈형 공간에서 하는 건 의미가 없다고 본다. 그래서 진짜 투자를 할 수 있는 10~20명의 투자자를 모아놓고 비공개로 2시간 정도 한다. 대신 스타트업 대표가 절반을, 내가 나머지 절반정도를 맡는다. 이 기업에 가능성은 무엇이고 투자를 왜 해야하는지 대해서 설득을 하는거다.

현재 부산벤처기업협회에서 만든 엔젤클럽과도 연계를 한다. A라는 업체가 기술력이 필요하면 A라는 업체에 단순히 현금만 투자하는 게 아니라 그 기술력을 개발할 수 있는 매출 100억대 200억대되는 기업가 같이 R&D를 해주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스타트업 기술력을 중견기업에 이전시키는 것도 A라는 기업의 매출을 올릴 수 있는 구조라고 생각한다.

스마트파머 대표이자, AVA엔젤클럽 부산지회장도 맡고 있다. 

AVA엔젤클럽은 엔젤클럽중에서 가장 큰 큐모로 투자를 하는 곳이다. 더불어 AVA엔젤클럽은 전국에 있는 37개 엔젤클럽, 크라우드펀딩, VC와 연결이 되어 있기도 하다. 공동으로 IR을 하고 서로 좋은 업체는 소개시켜주는 형태다. AVA엔젤클럽 부산지회에서 하는 일은 부산지역의 좋은 기업들을 소싱하는 것이다. 그리고 서울에서 소싱한 좋은 업체가 IR했던 것만큼 좋은 회사인지 레퍼런스 체크를 하는 역할도 한다. 부산지회에는 초반 시장조사와 VC가 진입할 수 있는 관문을 열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올해 해외 인큐베이팅 사업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구체적으로 기획중이다. 한국에서 충분히 준비를 해서 해외로 넘어가면 훨씬 더 저렴한 비용으로 안정적인 성과를 낼 수 있다. 해외 파트너와 협업을 통하면 좀 더 효율적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다고 본다. 단독으로 한 기업을 잘 키워 나가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해외에서 선호하는 아이템은 국내 투자자가 선호하는 아이템과 전혀 다른 경우가 많다. 그래서 소싱단계부터 해외 투자자가 선호하는 아이템으로 가이드를 하고 있다.

민간 인규베이터가 지역에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제 시작단계다. 우리같은 전문 인큐베이터의 성공 케이스가 나와야 한다. 그것을 보여줄 수 있다면 자금력이 있는 투자자들이 자연스레 들어온다고 본다. 그게 본격적인 시작이 될거다. 고무적인 것은 근래 엔젤투자자들이 투자처를 적극적으로 물색한다는 점이다. 현재 초기 단계는 잘 굴러가고 있는 상황이다.

인큐베이팅 전문기업 성장을 위해 정책과 지역 유관기관 지원은 어떤가?

현실적인 정책 지원이나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액셀러레이터법이 통과되어 펀드를 운영해서 VC와 똑같은 형태로 운영할 수 있다고 하지만 사실상 운영체계나 보수체계가 조금 다르게 책정되어 있다. 펀드 규모를 비율로 따져 운영비와 급여를 지급하하는 건 다소 괴리가 있다. 창업자 교육도 중요하지만 액셀러레이터나 투자자 역할을 하시는 이들에 대한 교육지원도 필요하다고 본다. 우리가 제일 중요시 생각하는 것은 인큐베이팅 하는 인력의 전문성이다.

다수의 지역 창업자들을 만날텐데, IR할 때 가장 부족한 점은 무엇이라고 보나? 그리고 그것을 해결해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나?

서술이 추상적인 경우가 많다. 주관적인 해석이 들어간 데이터에 또 해석을 붙이다 보니 설득력이 떨어져 보일 때가 많다. 그리고 스타트업 투자는 아이디어보다 사람을 보는 경우가 훨씬 더 많다. 자기 사업에 얼마나 열정적인지가 중요한데 최근에는 그 열정이 안 보이는 것 같다. 그리고 IR을 준비할 때 자금이 필요한 명확한 이유가 있어야 하고 얼마나 필요한지 데이터를 근거로 이야기 해야한다. 그리고 그 돈을 어떻게 잘 쓸지에 대한 계획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부산 남자들 혹은 경상도 남자들의 스타일일 수도 있는데, 자신의 속마음을 쉽게 못 드러낸다. 아이템을 설명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지금 준비하고 있는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은 IR부분과 투자유치부분을 강화해서 기획하고 있다. 각 부분 전문가들이 투자자 관점에서 아이템을 제대로 보여줄 수 있도록 집중 코칭하고 멘토링하는 형태다.

부산 – 동남권 창업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어떤 부분이 더 필요하다고 보나? 

아쉬운 부분은 괜찮은 업체들이 서울로 많이 올라간다는 거다. 부산지역에서 롤모델이 될 만한 사례가 거의 없다는 것이 크다. 창업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지원기관들과 업체들의 네트웍이 잘 되어 있어야 한다. 부산지역은 부산테크노파크를 중심으로 생태계 활성화가 잘 이루어지고 있다. 서울 시장은 경쟁이 심화되고 포화국면이다. 반면에 부산은 투자사, 액셀러레이터, 미디어 등이 지난해 대부분 만들어 졌다. 지난해보다 올해 더 활성화 될 것으로 보기에 지역의 좋은 기업들이 서울로 가는 비율이 훨씬 줄어들지 않을까 생각된다.

개인적으로 ‘지역에서도 투자자들을 쉽게 만날 수 있고, 본인의 사업아이템을 들어 줄 수 있는 사람이 많다’라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싶다. 인큐베이팅 센터 내 카페 공간도 그래서 만든 것이다. 누구나 부담없이 찾고 창업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었다.

스마트파머의 올해 계획을 이야기 해달라.

2016년에는 28개팀 정도를 인큐베이팅 했다. 올해는 50개 정도 인큐베이팅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리고 비율적으로 30% 정도는 직접 투자하려고 한다. 계획이라기 보다 바람이 있다면, 개인투자조합을 만들어 직접 투자할 수 있는 펀드를 만들고 싶다. 교육이나 멘토링을 제공하는데 있어 많은 전문가들이 참여를 약속해 놓은 상황이다. 창업자들에게 실질적 도움이 되는 형태로 지역 창업 문화를 만드는데 일조하려 한다. 그리고 올해 학생을 비롯해 창업에 관심있는 일반인들이 인큐베이팅 센터를 찾아와 좋은 기회를 발견했으면 한다.

스마트파머의 비전, 향후 계획은 뭔가?

부산에서 스타트업 창업을 할려고 한다면 스마트파머에 와서 한 번 쯤은 상담을 하고 가는 필수 코스였으면 좋겠다. 그게 우리의 유일한 비전이다. 이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서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걸 증명하는 길 밖에 없다. 우리가 투자한 기업들이 성공하고, 투자자가 만족할만한 회수를 하기 위해서 설립한 것이 인큐베이팅 센터고. 스마트파머는 인큐베이팅과 액셀러레이팅 사업을 할 수 있는 기본적인 구조는 갖췄다. 이제 남은 것은 성공 케이스를 만드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오랫동안 준비해 온 것들을 하나하나 실행하고 있다. 그 중 하나는 창업인덱스를 만드는 것이다. 누구나 다 창업을 하라고 강요하는 것은 조금은 위험한 발상이다. 많은 연구 논문들을 살펴보면 창업은 어느정도 선천적으로 타고나야하는 부분도 있다. 2015년에 2800시간 교육을 했다. 거기서 수집된 자료와 2016년에 했던 교육 자료를 모아서 창업 인덱스를 만들어 진짜 그 사람의 성향에 맞는 교육과 멘토링 그리고 사업방향 같은 것들을 정량적으로 평가할 수 있게 하려고 한다. 100% 맞을 순 없겠지만, 그래도 초반에 창업에 성공할 수 있는 DNA를 가지고 있는지 가늠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서다. 그리고 창업 생태계의 다양성을 인정하는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창업 교육은 기존 일률적인 교육과는 조금 달라야한다. 스마트파머가 그 방향성을 찾아가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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