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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tup’s story #309] 굴러다니는 공 하나가 유기견 문제를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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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굴러다니는 공 하나로 유기견 문제를 줄일 수 있다.”

다소 거창한 이야기로 들리지만 김인수 패밀리 대표는 이를 확신한다. 김 대표를 비롯한 4명의 개발자는 자신들의 기술로 사회를 이롭게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해 다니던 회사를 뒤로하고 반려동물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인공지능 기반 펫토이를 만들고 있다. 이들이 개발한 애완견 장난감 고미는 사물인터넷과 구형로봇 기술이 결합 돼있어 개가 놀고 싶을 때 제품을 건드리면 스스로 움직이는 펫토이다.

반려견이 분리불안 장애 없이 건강하면 유기견이 될 가능성이 줄어들고, 이 과정에서 자신들의 고미가 힘이 되면 좋겠다는 김인수 대표를 만나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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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수 패밀리 대표

펫토이는 어떻게 생각하게 됐나.

네 살 짜리 아들을 키우고 있다. 아이와 함께 있는 동안엔 일을 마음 놓고 할 수 없다. 아기가 불안해 울기 때문이다. 그러던 어느 날 플라스틱 공이 굴러가는 모습을 보고 아이가 울음을 멈추고 그걸 쳐다보는 걸 보더라. 분리불안 장애를 심하게 앓는 아이들이 전체 어린이의 5%정도 된다고 했다. 반려견의 경우엔 세 마리 중 한 마리가 그렇다. 분리불안 장애를 앓는 개들은 집안을 어지르거나 대소변을 가리지 않는다. 게다가 주인이 올 때까지 하울링한다. 이런 개들은 결국 유기견으로 전락할 확률이 높다. 분리불안 장애를 겪지 않고 스스로 뛰어놀 수 있는 건강한 반려동물이 많아지면 어떨까 생각한 것이 시작이다.

펫토이 제품도 있지만 사료 급식기도 있다. 어떻게 응용 되나.

주인은 집을 나서면서 반려견이 집에서 혼자 뭐하고 놀까, 밥은 먹었을까 고민한다. 고미를 사용하면 첫 번째 고민은 어느정도 해결될 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다음에 사료 급식을 생각했다. 우리의 급식기는 반려견 혼자서도 배고플 때 먹을 수 있어야 한다는 데서 출발한다. 주인이 밥 나오는 시간을 정해 스위치를 켜는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나야 했다. 사람들은 배가 고플 때 밥을 먹지 않나. 동물도 똑같아야 한다고 봤다. 고미로 놀다가 밥을 먹고 싶을 때 먹게끔 하는거다. 이후 유아용 장난감 영역으로의 확장을 고려하고 있다.

고미의 기능은 무엇인가? 기술적인 부분을 설명해 준다면?

고미 내부엔 센스가 있어서 개가 공을 물거나 때리면 스스로 굴러다닌다. 특히 가지고 노는 강아지 패턴을 분석해 고미 스스로 업데이트를 한다. 견종별, 성별로 수집해 펫 데이터를 구축하는 거다.

카피캣, 혹은 짝퉁 양산의 위험도 있다.

많이 듣는 이야기다. 하지만 우린 오히려 그런 제품들이 나왔으면 싶다. 카피캣이 나오는 이유는 돈 되는 유행 상품이기 때문이라고 본다. 실제로 하드웨어는 쉽게 베낄 수 있다. 하지만 우리의 인공지능과 로봇기술 등 소프트웨어의 측면은 결코 따라잡기 어려울 거다.

하드웨어 기반 스타트업에게 고충이 있다면.

개발을 마치고 중국 공장에 물건을 주문해보니 불량률이 80%였다. 50%라고 해도 말이 안 되는데 말이다. 사업 못 한다고 봤다. 현재는 15%까지 줄어든 상태다.

불량률을 어떻게 줄였나.

현지 공장에 찾아가는 것 밖에 대책이 없었다. 중국에 가서 아직 목표량을 채우지 못했는데 집에 가면 안된다며 새벽 1시에 그들을 잡았다. 그렇게 같이 밤을 수개월 새고 나니 불량률이 많이 줄었다. 여전히 이 과정이 힘들다.

현재 사업 성과가 궁금하다.

선주문량이 4,500개정도 된다. 일본 소프트뱅크 플러스 스타일에 우리 제품이 3월까지 판매될 예정인데, 이를 합치면 1만 개 정도 된다. 플러스 스타일은 신선하고 참신한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잘 팔릴 것 같은 제품을 일본에 가장 먼저 소개한다는 가치 아래 만들어져 있는 쇼핑몰이다. 그 외에 일본 내 펫보험 1위 업체인 애니콤과의 협업이 진행중이다.

일본쪽과 협업이 활발하다. 

일본에는 사람의 실손 보험과 같은 ‘펫 보험’이 있다. 반려 동물이 다치면 동물병원비를 지원해주는 제도다. 애니콤, 도코모가 올해 초 펫보험 자회사를 설립했고, KDDI의 자회사 중에도 보험사가 있다. 이렇듯 일본은 반려동물에 대한 관심이 전반적으로 높다. 우리에게 관심을 표명한 업체 중에 최근 펫 보험 산업에 뛰어든 일본내 최대 온라인 금융사인 SBI가 있다. 이들과도 수만 대 계약이 진행되고 있다.

우리와 협업중인 애니콤 대표는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형벌은 사형, 그리고 독방에 가두는 것’이라고 하더라. 일본이 고령화 시대로 접어들고 1인가구가 늘면서 애완 동물이 독방에 갇혀 있는 동시에 병원 방문 횟수가 늘어나는 등 관련 문제를 해결하고 싶었다고 했다. 반려동물의 건강한 삶을 생각하는 우리의 철학이 그들과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그밖에 스파크랩 데모데이 이후 협의 의사를 밝힌 일본 회사도 있다. 그래서 우선 1차 타겟 국가를 일본으로 잡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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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도 개발해야 하고, 한.중.일을 오가는 사업이라 자본금이 필요할거라 본다. 구체적 투자유치 계획이 있나?

지금은 자금이 아쉬운 상황은 아니다. 다만 여러모로 검토해 보니 30억 원 정도가 필요하긴 하다. 그래야 대량생산해서 단가를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수준이 아니면 투자 받을 생각은 없다.

지역 창조경제혁신센터와 스파크랩 등 여러 스타트업 보육센터를 거쳤다. 

대전 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운영하는 드림벤처스타 2기, 스파크랩 8기다. 공통점이라면 두 곳 기관 관계자들이 정말 열심히 스타트업을 돕는다는 점이다. 대전 지역은 카이스트, 연구기관 등 산학협력단지가 많아 양질의 인력도 많은 편이다.

대기업과의 협업도 있었다. 조언해 줄 부분이 있다면?

대기업과 협업할 때 큰 기대를 갖지 않는게 좋다. 속도와 사업간 차이, 특히 절박성에 대한 인식 차이가 있다. 이를 충분히 감안한 상황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본다.

‘유기견 분양, 사지 말고 입양하세요’ 프로젝트 동참도 검토중이라고.

사업을 시작하면서부터 생각한 것이다. 동물보호센터에서 이 캠페인을 많이 진행 하는데, 기술적으로 우리가 어떻게 기여할 수 있을 지 고민을 많이 했다. 그래서 나온 것이 고미 1+1이다. 미국 탐스라는 신발 브랜드가 신발 한 켤레를 사면 신발이 필요한 개발도상국의 어린이에게 한 켤레를 선물하고 있다. 이들처럼 사업이 안정화 되면 제품이 팔릴 때마다 유기견 보호센터에 고미 하나씩 전달하려 한다. 동물 보호소에 와있지만 고미로 인해 분리불안 장애가 개선된 강아지가 점차 많아지고, 나아가 유기견 발생 빈도가 줄어들게 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이기 때문이다.

고미 팀원은 어떻게 구성 돼있나.

대학원 동기들과 의기투합해 회사를 세웠다. 그리고 올해 5월 통역을 도와준 것이 인연이 되어 관계를 이어온 프랑스 팀원이 합류했다. 프랑스어, 독일어, 영어, 한국어 등 4개 국어가 가능하고 국제 경영 마케팅을 전공한 인재다. 이 친구는 우리 회사의 아이템, 만드는 취지 및 사람들이 좋아서 고미를 선택했다고 했다.

단기적 사업계획 및 비전을 말해달라.

일단은 제품을 많이 파는 거다. 제품이 출시된 후 2년 내 전세계에 100만개를 판매하는 게 목표다. 이후 고양이 버전의 고미도 만들어 개와 고양이 모두에게 사랑받는 제품을 만들고 싶다. 그리고 데이터를 점차 고도화 할 계획이다. 강아지 얼굴인식 기술 등은 이미 개발이 다 끝난 상태다. 반려견을 떠나 보낸 사람들 견주들 가운데 키우던 개와 닮은 개를 원하는 이들이 있다. 그들에게 선택의 기회를 주는 것이다. 그리고 축하 선물로 화분이나 옷 외에 우리 제품을 주고받는 문화가 형성되었으면 좋겠다. 동물이든 아이들이든 재밌게 가지고 놀 수 있으니까.

회사는 김인수 대표에게 어떤 의미인가?

동일한 상황에 놓여 있는 또 하나의 아들이다. 가정과 창업은 같은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아내를 만나 결혼하고 아이를 낳았듯이 공동창업자들과 창업해 고미를 만들었다. 그리고 현재 동시에 아이와 고미를 성장시키고 있다. 고미가 고도화되고 아이가 크는 시간을 즐기려 한다.


[Startup’s story #310] “법률 장벽을 IT기술로 혁신한다.”법률스타트업 ‘로아팩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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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행#7) 법률 스타트업 로아팩토리

근래 국내외 미디어 파트너와 콘텐츠 관련 제휴를 하며 이메일 계약서를 몇 번 주고 받은 적이 있다. 우선 워드 문서로 날아온 것을 검토하고 내용을 수정하고, 양쪽에 합의가 이루어지면 계약서를 출력해 사인하고 스캔해서 PDF문서로 변환해 메일로 보내야 했다. 이는 상대편도 마찬가지였을 거다. 그리고 등기로 계약서를 주고 받아야 했고. 서류 검토 이후의 과정은 단순했지만 번잡스러운 일이었다. 한 두 건이 이럴진대 계약이 많은 기업 입장에서 계약 체결은 꽤나 리소스가 들어가는 작업일거다.

미국과 유럽 등에는 기존 종이계약서 대신 온라인 전자계약시스템을 통한 전자계약이 보편화되어 있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낯설다. 전자문서및전자거래기본법에 의해 전자계약이 적법한 수단임에도 여전히 계약은 대면해야 한다는 인식도 여전하다.

법률스타트업 로아팩토리가 서비스 중인 ‘모두싸인‘은 이러한 번잡스러운 과정을 최소화 시켜주는 서비스다. 사용 방법은 단순하다. 서명 요청자가 사전에 합의 된 계약서를 업로드 하고 서명 참여자 및 서명 위치를 지정하고 서명 참여자들이 문서를 확인하고 서명을 입력하면 된다. 모든 서명 참여자의 서명 입력이 완료되면 서명이 입력된 문서와 감사 추적 인증서가 모든 서명 참여자의 이메일로 전송되면 끝이다. 이 과정에서 출력도, 스캔도, 문서 컨버팅도 할 필요없다. PNG파일로 만들어놓은 사인 이미지나 도장 이미지도 굳이 준비할 필요가 없다. 임의로 생성할 수 있고, 자신의 사인이나 도장 이미지를 올리면 자동으로 배경이미지 제거를 통해 바로 적용할 수 있게도 해준다. 여기에 공인인증서 없이 휴대폰으로 본인 인증을 할 수 있으며, 서명을 진행할 때 생성되어 문서 정보, 서명 요청자 정보, 서명 참여자 정보, 진행 이력등 감사 추적 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인증서를 첨부해서 보내준다.

안 쓸 이유가 없는 서비스 모두싸인의 개발사 로아팩토리의 이영준 대표, 이호철 이사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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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이영준 로아팩토리 대표, 이호철 이사

대학을 졸업하고 바로 창업에 뛰어들었다. 

이영준 로아팩토리 대표 : 부모님 권유로 재학시절 고시 준비를 했었지만 준비를 하면 할 수록 내 길이 아니라는 생각이 컸다. 그래서 내가 원하는 길을 찾다가 자연스럽게 창업으로 이어졌다. 원래부터 IT를 좋아하기도 했고.

처음부터 창업을 생각한 것은 아니었다. 고시 준비를 접었을 때가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이 우후죽순 나오던 시절이었다. IT계통에서 일하고 싶었기에 교내에 앱 개발 동아리를 결성해 경험삼아 여러개의 어플을 만들었다. 그때 만든 것 중 스트레칭 어플리케이션은 앱스토어 건강분야 1위를 하기도 했다.

로아팩토리가 이전에 출시했던 서비스 이야기를 해보자. 사업을 막 시작하는 예비, 초기 스타트업에게 참고가 될 듯 싶어서다. 로아팩토리의 첫 서비스는 변호사 검색 서비스 ‘인투로(IntoLaw)’였다. 

이영준 : 어플을 만들때 전공과 관련된 문제점이 동시에 보이기 시작했다. 당시 주변 지인들이 내게 가장 많이 묻는 것이 “좋은 변호사 좀 소개해 달라, 이런 법률 이슈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등의 요청, 질문이었다. 아마 법학을 전공한 사람들은 그런 질문 많이 받을거다. 왜 사람들이 이런 질문을 많이할까를 생각하고 살펴보니 일반 대중이 변호사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루트가 거의 없는 것이 보였다. 병원은 진료 과목이라도 있는데, 변호사는 이름만 나와있을 뿐이다. 상황에 맞는 법률적 조언은 간판만 봐서는 알 수가 없지 않나.  변호사 입장에서는 자신의 전문 분야를 알리고 싶어도 간판에 특정된 내용을 넣으면 변호사법 위반이 된다. 전문분야를 쓸 수도 없다. 그걸 명시하려면 변호사 협회에 등록하고 연수 등 과정을 거쳐야 한다. 대중은 법률 정보를 찾을 수도 없고 정보를 찾을 수 있는 공간도 잘 모른다. 그래서 소개에 소개를 받는 형태로 진행될 수 밖에 없다. 정보가 단절된 부분이 있기에 불법 브로커가 존재하기도 한다. 수임료가 필요이상으로 나올 소지가 있는거다. 문제라고 봤다.

그래서 변호사 정보를 모아서 대중에게 제공하는 방법을 고민했다. 찾아보니 지방 변호사협회에 변호사 정보가 공개되어 있더라. 그래서 동아리 동료들과 함께 서울, 부산, 대구 등 5개 지방 변호사협회에서 해당 정보를 크롤링해서 서비스를 출시했다. 그게 인투로다. 폭발적인 반응은 아니었지만 서비스 이용자들에게 호응은 좋았다. 그것이 계기가 되어 동아리 동료들과 창업에 발을 디뎠다.

이호철 이사는 창업 초기에 파운더로 합류했다고 들었다. 그런데 이 이사는 로아팩토리 합류 전에 창업 경험이 있다고.  

이호철 로아팩토리 이사 : 이 대표와는 같은과 동기다. 서로 창업을 이야기 한 것은 소모임에서였다. 법학과를 전공했지만 법학을 하지 않는 친구들의 소모임이다. (웃음) 이 대표와 대화를 많이 했다. 로아팩토리 합류 전에 하던 사업은 패스티벌 기획, 제작하는 일이었다. 시작은 재미였다. 해운대에 홍대와 같은 분위기를 만들고 싶어서 버스커즈 패스티벌을 열었고, 그것이 계기가 되어 여러군데서 요청이 들어오더라. 그래서 사업으로 이어가는 것도 재미있겠다 여겨서 창업이 되었다. 그런데 내 삶을 온전히 행사 기획하는 쪽에 쏟을 생각이 강하지는 않았다. 그래서 그 일을 즐기는 친구들에게 맡기고 나왔다. 회사를 나온 이후에는 개발을 공부했다. 그 시점에 이 대표가 로아팩토리에 마케팅과 영업을 해줄 사람이 필요하다고 영입을 제안해 줬다. 이전 회사에서 관련 일을 했기에 역할을 할 수 있을거라 보고 합류했다.

인투로가 더 활발히 비즈니스로 진행되지 못 한 이유는 뭔가? 이후에 ‘오키도키’라는 서비스를 내놓았었다. 작년 9월 스타트업 위크엔드에서 서비스 IR을 들은적이 있다. 당시 베스트 프리젠테이션 상도 수상했고. 

이영준 : 인투로로 사업을 했고, 오키도키는 서브 프로젝트였다. 지금은 인투로가 합법 영역의 서비스지만 당시에는 개인정보 부분에서 위법성 여지가 있었다. 오키도키는 변호사와 의뢰인을 만나면서 그들에게 보이는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개발했다.

소송가액 2천만 원 이하의 사건을 민사소액 사건이라 하는데, 민사사건의 70%이상을 차지한다. 이 사건은 쉽게 해결하기 힘들다. 일단 원인 상당수가 계약서를 안 쓴 경우이고, 썼더라도 자신이 안 썼다고 부인하거나, 내용이 변조되거나, 분실한 경우가 많다.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계약서를 왜 안 썼을까’에 주목했다. 의뢰인들에게 직간접 설문을 해보니 계약서에 들어간 문구가 법적효력이 있는지도 잘 몰랐다고 하고, 갑자기 지인이 돈을 빌려달라고 하는데 차용증이나 계약서를 쓸 시간이 없었다고도 하더라. 그래서 정보만 입력하면 계약서를 만들어주고 사인만 하게 제공하면 쓰겠냐고 물어보니 다들 좋다고 하더라. 그래서 몇천 개의 계약서를 분석해서 모바일, 웹 계약서 제작 서비스 오키도키를 만들었다. 모든 계약서를 포괄하지는 못 하겠지만 스마트폰으로 간단한 정보입력만 하면 계약서가 생성되고 스마트폰에서 사인까지 할 수 있는 형태의 서비스다. 인투로가 법적인 상황이 발생할 때 찾는 서비스라면, 오키도키는 법적인 이슈가 발행하기 전 사건을 미연에 방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만든 서비스였다. 오키도키로는 DB스타즈 최우수상을 받기도 했고.

그런데 지금은 전자계약 서비스 모두싸인을 제공하고 있다. 

이영준 : 중요한 것은 경진대회 상이 아니라 시장에 쓰여지는 것이 관건이다. 우리가 마케팅을 못 한것도 있겠지만, 사람들이 안 쓰더라. 쓰는 사람들도 우리의 의도와는 다르게 이용하고 있었다. 그것을 보니 계약서를 만드는 것 보다 종이없이 비대면으로 계약서를 작성하는 것이 시장이 원하는 것이라 해석이 되더라. 그래서 만나지 않고, 계약하는 것에 촛점을 둔 서비스를 고민했다. 계약이라는 것이 모바일 보다는 PC환경에서 대부분 이루어지기에 웹에 최적화된 서비스를 만들자고 결론 내렸다. 그래서 프라이머의 투자를 받으면서 현재 주력인 모두싸인을 출시하게 되었다.

오키도키를 만들 때 서비스 기능만을 생각했지 시장성을 검토하지 못 한 부분이 있다. 고생은 고생대로 했지만 성과가 좋지 못 했던 이유다. 굵고 짧게 고생했고, 그 과정에서 개발 실력은 늘었다. (웃음) 모두싸인을 만들 때는 고객이 정말 필요로 하는 것이 뭘지, 우리의 고객은 누구인지를 많이 고민했다.

이영준 로아팩토리 대표

모두싸인을 개발하기 전 시장성 검토를 했을텐데, 국내에 전자계약이 많이 발생하나? 

이영준 : 계약은 만나서 해야한다는 일반적 인식이 있는데, 시장을 살펴보니 만나지 않고 계약을 하는 시장이 매우 크다는 것이 보였다. 시장조사를 할 때마다 편차가 있어 정확하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일단 등기우편이나 퀵으로 하는 계약 형태를 이야기 하자면, 2011년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 자료를 보면 28조 규모다. 계약서와 같은 종이문서가 등기우편이나 퀵서비스로 오고가는 비용을 합산한 것이다. 종이 장수로는 425억 장이다. 우선 우리는 이들처럼 만나지 않고 계약하는 사람들을 타깃고객이라고 봤다.

그리고 이메일로 계약이 진행되는 경우도 살펴봤다. 이 경우 문서를 만들어 출력을 한 다음에 도장을 찍어 스캔하고 PDF 등 파일로 만들어 보내야 한다. 그리고 준비물이 필요하다. 일단 도장이 있어야 하고, 출력도 해야하고, 스캔도 해야한다. 도장을 잊어먹고 스캐너가 없으면 계약을 당장 할 수 없는 거다. 그래서 출력없이 스캐너 없이 사인이나 도장을 입력할 수 있게 하고 이것을 PDF로 만들어 전송할 수 있게 한다면 어떨까 싶었다. 그 기능만을 생각하고 지난해 12월부터 한달 보름 정도 기획을 하고 1차 버전을 올해 2월에 출시 했다.

현재 2차 버전을 서비스 중인데, 1차 버전을 기준으로 어떤 기능을 넣어서 서비스 했나?

이영준 : 한글이든 워드든 엑셀이든 상관없이 문서를 업로드 하면 자동으로 PDF로 변환되게 했다. PDF 리더가 설치되어 있지 않아도 웹에도 볼 수 있게 했고, 원하는 위치에 출력없이 사인이나 도장을 입력할 수 있게 했다. 사인은 직접 입력할 수 있게도 했지만, 여의치 않으면 사용자가 타이핑을 하면 사인처럼 보이게 하는 글씨체 기능도 있다. 사용자가 자신의 사인 사진을 찍어올리면 배경을 제거해 입력하는 기능도 적용했다. 도장도 따로 만들 필요가 없다. 도장도 기계로 만드는 것이기에 도장 폰트 회사와 계약을 해서 이름만 입력하면 도장 이미지를 만들어 쓸 수 있게 했다. 본인 도장의 사진을 찍어 올리면 사인과 마찬가지로 배경을 제거해 쓸 수 있게 했고. 시쳇말로 누끼(이미지 배경 제거)를 대신 따 주는 것이다. 이 기능만으로 출시했다.

기능은 충분히 매력적이다. 관건은 시장의 반응이었을 텐데.

이영준 : 사실 우리도 크게 기대를 하지는 않았다. 6개월 정도 지나면 3천 명이나 될까 싶었다. 그것도 큰 숫자라고 봤고. 그런데 3월부터 6월까지 만 명이 쓰더라. 6월부터 8월 사이에는 2만 명이 더 늘었고. 2016년 12월 기준 5만 9천 명의 회원이 있고, 6000여 개의 기업, 기관이 모두싸인을 사용하고 있다. 시장의 니즈를 확인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사용자들이 여러 기능을 요청해 왔고 그것이 반영된 것이 올해 8월 31일 업데이트 된 2차 버전이다.

시장의 반응을 확인하면서 2차 버전을 내놓았다. 대표적으로 적용된 기능은 무엇인가?

이영준 : 우리가 원래 생각했던, 만나지 않고 계약이 되는 기능이 중점이었다. 우선 비대면 전자계약이기에 본인 확인이 중요하다. 그래서 휴대폰 본인 인증 기능을 넣었다. 그리고 문서를 열어 서명한 시간, 사인을 한 디바이스 종류, IP주소를 기록해 계약이 완료되면 인증서를 첨부해서 보내게 했다. 1차 버전이 문서를 업로드해서 사인하는 것이었다면, 2차버전은 최대 5명까지 문서를 교환하고 사인할 수 있게 했다. 유료화도 함께 진행했고.

기술적으로 많은 것이 들어갔다고 본다. 이미지 배경 제거만 해도 기술력이 없으면 할 수 없는거다. 보안 부분은 말할 것도 없고. 모두싸인에 적용된 기술중 자랑할 것이 있다면? 

이영준 : 변환된 PDF 문서를 웹에서 보여주는 것도 기술력이 필요하다. 렌더링이 빠르게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사인이나 도장의 입력 방식이 다양한데, 빠르게 이미지가 형성되고 변환시키는 것도 자랑이다.

그리고 전자계약은 모든 과정이 이메일로 이루어지기에 감사추적로그를 기록한 인증서*를 함께 전송하는 것도 기술이다. 본인인증은 최대 3번의 절차(이메일 인증, 접근 암호 인증, 휴대폰 본인 인증)를 거친다. 서명 입력이 완료된 문서는 모두싸인 서비스 및 각 서명 참여자의 이메일로 전송된 문서 및 감사추적 인증서를 비교하여 위변조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보안적인 측면에서 대다수의 기업이 공인증서를 활용한다. 하지만 불편한 점이 많다. 우선 액티브X를 깔아야 하고, 외국인과 계약을 할 때 해당 서비스를 쓸 수가 없다. 돌아다니는 짤방 중에  ‘세상에서 가장 슬프다’의 최상급 표현이 ‘그는 공인인증서 없는 한국인 처럼 슬피 울었다’라는 것도 있잖나. (웃음) 예전에 공인인증서를 쓸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대안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제는 지문, 홍채, 정맥, 휴대폰 등 인증 수단이 다양해 졌다. 그래서 우리는 당사자 간에 합의만 이루어지면 붙일 수 있게 그 부분을 열어놓고 있다. 인증에 있어서는 당사자가 선택할 수 있게 붙여나가려 한다.

*감사추적인증서 : 서명을 진행할 때 생성되어 문서 정보, 서명 요청자 정보, 서명 참여자 정보, 진행 이력등 감사 추적 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인증서

마케팅 측면에서 모두싸인의 가장 큰 장점이라 강조하는 부분은 무엇인가? 

이호철 : 공인인증서 등 불편함이 없이 편하게 계약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전자계약은 스마트폰 시대 이전부터 있어왔다. 하지만 시스템은 이전과 별반 차이가 없다. 호환도 잘 안 되고. 우리는 클라우드를 활용하기에 여러 OS, 브라우저에서 사용할 수 있다. 그 부분이 차별점이라 설명한다.

2차 버전 이후도 생각할거라 본다. 앞으로 나올 3차 버전에는 어떤 기능을 넣을 계획인가?

이영준 : 현재 서비스는 중소기업이 쓰기에는 적합하지만, 대기업이 쓰기에는 부족하다. 그래서 대량의 인원과 계약을 관리하는 기능을 개발하고 있다. 그리고 아직까지는 PC환경에서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다음 버전에는 스마트폰, 태블릿에서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할 계획이다. 그 버전이 우리가 처음에 모두싸인을 기획하며 생각한 목적지이고 1차 마일스톤이다.

계약서가 대표적이긴 하겠지만, 다른 종이문서 영역으로 확장도 가능할텐데.

이영준 : 병원, 은행 등에서 대중은 알게 모르게 동의서를 많이 쓴다. 동의가 필요한 모든 문서에 우리 서비스의 적용이 가능하다고 본다. 그래서 우리 서비스 명칭이 ‘모두계약’이 아니라 ‘모두싸인’이다. (웃음)

아직 한국에서만 서비스되고 있다. 외국어 서비스 계획은 있나?

이호철 : 수출 제조사 등에서 문의를 많이 받고 있다. 준비는 하고 있다.

해외에 모두싸인과 같은 형태의 큰 회사들이 있다고 들었다. 뻔한 질문이지만, 그들이 한국에 진출하면 어떻게 할건가?

이영준 : 영미권과 유럽은 전자계약이 매우 활성화 되어 있기에 큰 서비스들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도큐사인이다. 이들 서비스는 길게는 10년이 넘었기에 기술적인 부분에서 차별성은 많지 않다고 본다. 다만 이들 서비스의 UI가 영미권 위주로 되어 있기에 동양권에서 보기에 이질감이 있다. 그리고 문서 컨버팅 측면에서 한글 문서(HWP)를 PDF로 변환해 주는 기능은 없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계약서는 한글로 작성된다. 그리고 한국을 비롯한 동양권에서 계약은 도장을 쓰는 경우가 많지만, 도큐사인 등 영미권 서비스는 사인만 된다. 우린 둘 다 지원이 된다. 그들이 우리나라에서 서비스를 하려면 손댈 곳이 많다. 쉽지 않다고본다.

국내에도 경쟁사가 존재한다. 그들과 차별점이라면?

이영준 : 다수의 서비스가 공인인증서를 쓰는 반면에 모두싸인은 공인인증서로 본인 인증을 하지 않는다. 또 별도의 계약을 위한 폼을 만들지 않아도 된다.

공인인증서와 연관된 사업치고 규제가 없는 곳이 없다. 모두싸인은 공인인증서를 쓰지는 않지만 여파가 있을듯 싶은데.

이영준 : 예전에는 공인인증서가 필수일 수 밖에 없었지만, 지금은 다양한 본인 인증 수단이 있음에도 제약되는 부분이 많다. P2P대출을 하는 핀테크 업체에서 우리 서비스를 쓰고 싶다는 문의를 자주 받는데, 전자서명을 할 때 반드시 공인인증서로만 해야한다는 법이 있어 협업을 할 수가 없다.

그리고 채권관계에서 중요한 확정일자를 받을 때 우리나라에서는 공증을 하거나 내용증명을 통해서만 확정일자를 정부가 인정해 준다. 현재는 IT서비스를 통하면 다 증명이 가능한데 이것을 굳이 나라에서 인증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형사사건도 전자적 기록으로 인증하는 식으로 법이 바뀌었는데 말이다. 법이 시대적 흐름을 못 따라가는 경향이 있다. 그런 부분이 우리에게는 규제로 다가온다.

큰 그림 스케치를 하고 세부적으로 채색중이란 인상을 받았다. 모두싸인의 최종 완성작은 어떤 형태인가? 

이영준 : 앞서 말했듯이 인투로가 법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개념의 서비스였다면, 오키도키와 모두싸인은 예방적인 측면의 서비스다. 이 두 가지 개념을 연결시킬 수 있다고 본다. 인투로를 서비스하면서 발생한 이슈는 변호사가 사건을 수임했는지 안 했는지를 확인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변호사법에 저촉되는 부분이기도 했고. 그런데 사건수임 계약을 모두싸인으로 한다면 파악이 가능하다. 또 사용자가 인투로에 있는 변호사를 모두싸인에서 쉽게 찾아서 소송을 진행하는 등 상호 유기적인 형태도 가능하다고 본다. 그런 것을 종합하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이호철 : 계약서 양식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많기에 정서된 계약서를 제공할 수 있을거고, 인투로 변호사들의 컨시어지 개념의 서비스도 들어갈 수 있다. 계약서의 중요한 항목을 설명해 주는 컨설팅 개념이다. 변호사도 구할 수 있고, 계약 이슈도 해결하는 법률 플랫폼 형태인 거다. 하지만 아직은 먼 미래의 일이다.

9월 2차 버전 업데이트 이후 유료화도 진행중이다. 과금체계는 어떻게 되나?

이영준 : 현재 수익모델은 단순하다. 계약이 이루어지면 돈을 받는 형태다. 온라인계약 이용권 개념이다. 월단위로 세분화된 정액요금제와 단건 구매 등이 있다. 첫 가입자에 한해서 무료로 3건을 제공하고. 하지만 앞으로 수익모델은 다변화 될 예정이다. 관리 기능이 추가되면 별개의 요금모델을 내놓을 계획이다.

아직은 손익분기점을 넘어서지 못 하고 있다. 언제쯤 손익분기점을 넘을거라 예상하나? 

이영준 : 영업만 충분히 된다면 내년 상반기에서 하반기로 넘어가는 시점에 가능하리라 본다.

스타트업은 역량보다는 시간이 없어서 못 하는 것이 많다. 추가 투자유치가 디딤돌이 될 수도 있을텐데.

이영준 : 고민하는 부분이다.

이호철 로아팩토리 이사

맨 처음 이야기를 해보자. 두 사람 다 부모님의 반대가 있었다. 창업을 결심한 뒤 가장 먼저 IR을 해야 할 심사위원이었을 텐데.

이호철 : 자식 이기는 부모는 없다고 하지 않나. (웃음) 설명하는 과정이 어렵기는 했지만, 꾸준히 성과를 보여드리며 설득했다. 스스로에게 확신이 없었으면 못 했을 거다. 창업이후 삶이 바뀌었다. 예전에는 제도권에서 안정된 삶을 생각했었다. 하지만 창업을 경험하면서 창조하는 일의 쾌감을 알아 버렸다. 남들 가는 길을 가는 수동적 삶보다 자신의 인생을 주도적으로 만들어가는 것이 나한테 맞다고 봤다.

이영준 : 심한 반대가 있었다. 부모님은 법관이 되길 바랐고, 안정된 길로 가길 바랐다. 하지만 지금은 이해해주는 방향으로 바뀌었다. 심지어 지금은 우리 서비스에 대한 조언도 해주신다. 나 역시 남의 만들어 놓은 지식을 재생산 하는것이 아니라 세상에 없는 무언가를 만들고,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매력적이라 생각한다. 내가 이 일을 하는 이유다.

이영준 대표는 3주 전(11월 26일)에 결혼했다. 부인은 몇년 간 창업 과정을 지켜본 사람이라 이해해 줬을지 모르지만, 처가쪽 어른들은 어떻게 설득했나? 설명이 쉽지 않았을텐데?

이영준 : 결혼 못 할줄 알았다. 승낙을 받으러 갈 때 그런 상황을 대비해 사업계획, 인생계획 등 프레젠테이션 준비까지 했었다. (웃음) 그런데 별말씀 없이 흔쾌히 허락해 주시더라. 장인께서 사업을 하셨기에 많은 부분을 이해해 주신다.

로아팩토리는 부산 창업 생태계의 주요 일원으로 불리운다. 왜 부산을 근거지로 하나?

이영준 : 일단 둘 다 부산이 고향이다. (웃음)  그리고 모두싸인 서비스의 철학과 맞다고 봤다. 모두싸인은 비대면 계약을 통해 시간과 비용을 줄어주는 서비스 아닌가. 부산이든 어디든 상관이 없다고 봤다. 서울로 올라갈 요인을 못 찾은 것이 가장 큰 요인이었고.

다만 규모가 조금씩 커지고 성장하면서 발생하는 이슈들이 있기는 하다. 큰 기업과 만날 때 본사가 부산이라고 하면 알게 모르게 난색을 표하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서울에 별도의 지사 마련을 고민하고 있다.

부산의 창업 생태계가 많이 좋아졌다. 어떤 부분에서 느끼나?

이영준 : 과거에는 정보를 얻으려 서울에 자주 갔었다. 창업을 준비할 때 플래텀에서 기업정보와 정보를 많이 봤었고, 온오프믹스에서 서울에서 열리는 창업 행사 검색을 자주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러지 않아도 된다. 정보획득에 대한 어려움이 많이 줄었다. 센탑(센텀기술창업타운)과 같은 창업지원 센터도 부산에 생겼고, 부산시의 지원도 적극적이다.

현재 로아팩토리의 인적 구성은 어떻게 되어 있나?

이영준 : 10명이 함께하고 있다. 개발자는 다섯 명, 마케팅 두 명, 기획자 두 명, 디자이너 한 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나는 원래 기획을 했지만, 지금은 온갖 잡일을 하고 있다. (웃음)

스타트업은 팀원을 찾는 것도 일이다. 현재 리쿠르팅 중이다. 어떤 인재가 필요한가?

이호철 : 전방위적으로 인재를 찾고 있다. 많이 지원해 줬으면 좋겠다. 직접적인 지원이 아니더라도 어디에 소재하고 있는지 알고라도 싶다. 꼭 부산 출신이 아니어도 된다. 타지역이라도 부산과 부산 스타트업에 매력을 느낀다면 환영이다. 부산에 연고가 없는 인재가 팀원이 된다면 주거비까지 지원할 수 있다.

끝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 알리고 싶은 것이 있다면 이야기해 달라.

이영준 : 우리 회사는 법을 주제로 한다. 법은 일상생활에 영향을 크게 미치는 부분이지만 일반인에게 장벽이 있다. 이러한 장벽은 IT기술로 혁신할 수 있다고 본다. 온라인 뱅킹이 많은 사람들의 시간을 절약해 줬듯이 모두싸인도 그런 역할을 할거라 본다. 송금도 하는 시대에 계약이 온라인으로 안 이루어질 이유는 없다. 그런 변화의 시작점이자 이끄는 역할을 우리가 하고 싶다. 열심히 노력하고 개발하겠다.

이호철 : B2B서비스지만, 내년 우리의 목표는 사용자 20만 명이다. 꼭 이루려 한다. 지켜봐 달라.

[Startup’s Story #311] 3천만 인도인을 사로잡은 ‘중년 벤처’, 밸런스히어로 이철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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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인상에 남는 재미있는 투자는 트루밸런스라는 기업이다. 팀원 모두가 한국 사람인데, 타겟시장은 인도다. 우리가 투자를 했을 때 100만 다운로드 정도였는데, 지금은 3000만 다운로드다. 주목하고 있는 기업이다.” – 문규학 소프트뱅크벤처스코리아 대표

인구 세계 2위의 나라, 인도. 머지않아 한국에서도 인도를 빼놓고는 글로벌 진출을 이야기할 수 없는 날이 오게 될 것이다. 이미 다양한 수치 지표가 이를 증명한다. 미국의 시장조사업체 IDC는 인도의 모바일 앱 시장이 2015년 17억 달러(한화 약 1조9천억 원)에서 2020년 50억 달러(한화 약 5조8천억 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스마트폰 보급 속도도 재빠르다. 2017년 인도는 스마트폰 보급량이 1억860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인도는 미국을 제치고, 세계 2위의 스마트폰 시장이 될 전망이다.

이 밖에도 다양한 정책 지원과 해외로부터의 자금 유입, 청년들의 창업 열기 등 인도는 ‘넥스트 차이나(Next China)’로서의 자질을 두루 갖추고 있는 국가다. 이 가능성의 땅에서 ‘스마트폰 잔액 확인’ 서비스로 확고한 영역을 구축한 한국인 창업가가 있다. 밸런스히어로의 이철원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출시 2년이 채 안 되는 시간 동안 3천만 명이 넘는 인도인을 사로잡은 비결은 무엇일까. 인도 구루가운에 있는 이철원 대표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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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는 여전히 국내 창업가들에게는 미지의 국가다. 왜 인도였나? 

내겐 자연스러운 선택이었다. 인도와의 연은 2001년도에 시작됐다. 당시 SK텔레콤의 자회사인 무선인터넷 솔루션 기업 와이더댄의 아시아 태평양 사업 팀장을 맡아 통신연결음 서비스인 컬러링 서비스를 납품하는 일을 했다. 첫 창업은 2006년이었다. 엑세스모바일이라는 와이더댄과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였다. 나름 비즈니스를 잘 했는데, 2012년도에 스마트폰 보급률이 급격히 올라가면서 성장 속도가 둔화했다. 새로운 사업 검토를 2013년부터 했고, 애플리케이션 비즈니스를 해야겠다고 마음먹고 3, 4개월 정도 테스크포스를 만들어서 어떤 앱을 어떤 시장에 내놓아야 할지 검토했다. 그렇게 설립한 것이 밸런스히어로다. 2013년 7월에 설립했고, 작년 1월에 트루밸런스의 베타 버전을 내놨다.

트루밸런스는 어떤 서비스인가. 

인도에서는 사용자의 90%가 선불 형식으로 휴대폰 요금을 지불한다. 트루밸런스는 휴대폰의 잔액과 데이터 사용량을 실시간 확인해주는 앱이다. 데이터 연결이 안 된 상태에서도 잔액을 확인할 수 있고, 앱 내에서 잔액을 빠르게 충전할 수 있다. 현재 3천만 다운로드를 기록하고 있다.

90%의 스마트폰 사용자가 필요로 하는 서비스라면 트루밸런스 이전에도 있었을 법한데. 

기존 인도의 스마트폰 사용자들은 USSD 코드(비정형 부가 서비스 데이터)를 통해 잔액을 확인했다. USSD는 우리나라를 제외한 전 세계 거의 모든 통신 사업자가 무료로 제공하는 서비스로, 사용자가 특정 번호로 전화를 걸면 잔액 정보를 문자로 보내준다. 이런 방식의 잔액 확인은 피처폰 시절부터 이어져 오던 것인데, 이 잔액 정보를 스마트폰 앱상에서 구현해서 보여준 것은 우리가 처음이다.

USSD를 통해 제공하는 정보를 끌어다가 시각화하는 원리인가. 

그렇다. 모든 통신사가 무료로 제공하는 서비스이기 때문에, 우리는 그걸 이용한 거다.

트루밸런스 출시 이후에 인도에 후속 주자들이 나왔나. 

비슷하게 만들어 내놓은 서비스들이 꽤 있었다. 하지만 경쟁 앱들은 개발자 적 관점에서 만들어서 UI 등 여러 부분이 조악했다. 우리는 선두주자로서 초기 사용자들을 많이 보유하고 있으므로 규모 면에서 크게 차이를 벌려둔 상태다. 현재는 휴대폰 잔액 확인이라는 영역에서 독보적 위치를 선점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들을 우리의 경쟁사로 보진 않는다.

그렇다면 현시점에서의 밸런스히어로의 경쟁사는 어디인가. 

결국 핀테크 분야에서 경쟁하게 될 것으로 본다. 인도에는 잔액 충전 서비스를 기반으로 해서 결제 분야로 진출한 기업들이 많다. 우리 역시 잔액 확인에서 잔액 충전으로, 잔액 충전에서 모바일 결제로 넘어가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모바일 결제 회사들을 최종적인 우리의 경쟁사라고 보고 있다. 대표적으로는 현재 인도 최대 모바일 결제 기업인 ‘페이티엠(Paytm)’, ‘모비퀵(Mobikwik)’, ‘프리차지(Freecharge)’ 등이다.

핀테크 분야로의 진출은 곧 앱의 수익화를 의미한다. 수익화 과정에서의 예상되는 어려움은 없나. 

향후 우리의 비즈니스 모델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광고와 충전 모델이다. 현재 우리가 일간 활성 사용자수(DAU)가 200만 명 정도다. 나는 트루밸런스 앱이 수익화에 상대적으로 탁월한 포지션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한다. 그 이유는 잔액 확인이라는 유틸리티 적 성격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사용자에게 필수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앱이기 때문에 리텐션 율이나 활성 사용자 수가 높다. 실제 트루밸런스는 인도에서 두 번째로 빠른 성장 속도를 가진 앱이다. 동시에 유틸리티 앱은 커머스나 결제, 충전 등으로 자연스럽게 넘어갈 수가 있다. 성공한 유틸리티 앱이 광고 비즈니스로 수익을 내는 것은 이미 검증된 모델이기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광고는 우리의 주요 비즈니스 모델은 아니다. 즉각적인 수익을 낼 수는 있지만, 우리 서비스 성격을 해치지 않는 선 안에서 자연스럽게 도입할 예정이다.

그렇다면 주요 비즈니스 모델은 어떤 형태인가. 

앞서 언급했듯 잔액 충전과 이에 기반한 모바일 결제 서비스다. 최종적으로는 중국의 알리페이 같은 서비스를 만들고 싶다. 모바일 하나만으로 모든 일상적인 소비 생활을 가능하게 만들려고 한다. 잔액 충전 기능을 기반으로 사용자 수를 어느 정도 확보하면 자연스럽게 식료품점, 식당, 오토릭샤 회사 등 서민들이 자주 가는 상점들을 중심으로 가맹점으로 확보할 계획이다.

이미 페이티엠과 같은 1위 모바일 결제 기업이 자리 잡고 있다. 무엇을 밸런스히어로의 강점으로 내세울 것인가. 

현재의 모바일 결제 서비스는 대부분 신용카드나 직불카드를 보유하고 있는 계층만 사용할 수 있다. 우린 이처럼 일정한 경제력을 갖춘 계층을 ‘인도 원(one)’ 사용자라고 부른다. 그런데 사실 인도에는 신용카드가 없는 스마트폰 사용자가 훨씬 많다. 인도 13억 인구 중 인도 원 사용자는 1억 명 정도다. 나머지 12억 명은 신용카드가 없는 ‘인도 투(two)’ 사용자다. 스마트폰 전체 사용자를 따져보면 3억 중 5천만 명 정도만 인도 원 사용자고 나머지 2억5천 명이 인도 투 사용자다. 트루밸런스는 이러한 인도 투 사용자 층을 공략할 예정이다. 트루밸런스는 가맹점을 통해 신용카드가 아닌 현금으로도 잔액을 충전할 수 있게 한다.

인도 투 계층이 그렇게 다수라면, 페이티엠과 같은 모바일 결제 기업 역시 이들을 확보하려고 하지 않을까? 

맞다. 페이티엠도 인도 원 사용자는 이제 거의 다 확보를 했다. 앞으로 인도 투 계층으로 사용자 풀을 넓히려고 할 것이다. 하지만 이들과 우리는 전략적 측면에서도 다르다. 페이티엠이 ‘서플라이어 푸쉬(supplier push)’ 전략이라면 우리는 ‘디맨드 풀(demand pull)’ 전략으로 나간다. 이를테면 페이티엠 측은 가맹점을 먼저 확보하고, 상점들이 사용자에게 페이티엠 앱을 깔아보라고 권유하는 방식이다. 우리는 잔액 확인, 충전이라는 유틸리티 앱으로 사용자를 먼저 확보하고, 이들이 가맹점 측에 트루밸런스 결제를 받아달라고 요구하는 흐름으로 사업을 확장해나간다. 이미 사용자 수는 확보했기 때문에 자신이 있다. 훨씬 빠르게 서비스가 확산해나갈 수 있을 거라고 본다.

트루밸런스를 사용할 경우, 가맹점 입장에서는 어떤 이익을 얻나. 

중간 유통 과정이 없어지기 때문에 더 많은 수수료를 가져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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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시장 이야기를 해보자. 인도의 모바일, 그중에서도 핀테크 산업의 성장 속도는 어떠한가.

굉장히 빠르다. 매달 1천~1천5백만 명의 스마트폰 사용자가 늘어나고 있다. 넥스트 차이나라는 말을 부인할 수 없을만큼 경제 성장 속도도 빠르다. 핀테크 시장도 본격적으로 열리는 추세다. 신용 카드, 온라인 뱅킹 등 기존의 레거시(legacy) 금융의 혜택을 누리지 못했던 계층을 중심으로 모바일 결제와 송금이 빠르게 퍼지고 있다. 앞서 언급한 페이티엠의 경우 알리바바가 9억 달러를 투자해 지분 40%를 취득했다. 2위 모바일 핀테크사인 프리차지 역시 1조 원의 기업 가치를 인정 받았다. 개인적으로 세계를 상대로 스마트폰 앱 비즈니스를 하려는 국내 창업가라면 인도 시장에 꼭 들어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해외 기업에 대한 정부 차원에서의 견제 분위기는 없나.

반대다. 오히려 인도는 해외 기업에게 상당히 개방적이다. 특히 2014년 선출된 나렌드라 모디(Narendra Modi) 정권이 들어서면서 상당히 적극적으로 해외 기업과 투자 유치에 나서고 있다. 구글 플레이 스토어만 살펴봐도 상위 30개 앱 중 약 30%만이 인도 기업의 앱이다. 나머지는 중국, 유럽 쪽 앱이 차지하고 있다.

모디 정권은 ‘스타트업 인디아(startup india)’*라는 창업 지원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해외 기업에게는 어떤 혜택이 돌아가고 있나.

라이센스 취득 부분에서 지난 9월부터 인도 국내 기업과 외국 기업 간 조건 차이가 철폐됐다. 인도 기업과 동일한 조건으로 해외 기업 역시 서비스를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것은 하나의 예이고, 외국 투자 제한 조치 철폐 등 외국인 창업가가 사업하기에 좋은 환경이 되었다.

*스타트업 인디아 정책 : 스타트업 창업 등록 모바일 앱을 통해 하루 만에 완료 / 신생 스타트업 3년간 소득세 및 세무조사 면제 / 스타트업 투자자 수익 3년간 면세 혜택 / 1조8천억 원 규모의 스타트업 지원 기금 조성 / 스타트업 특허 출원 비용 80% 인하 등.

인도라는 생소한 시장에서, 잔액 확인 모바일 앱이라는 전혀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어냈다. 창업가에게 블루오션 시장을 개척해나가는 일이라는 건 어떤 가치가 있다고 보나. 

신규 사업을 시작할 때의 가장 큰 판단 기준은 들어가려는 시장이 1년에 15% 이상 씩 성장하는가 여부다. 그 시장 전체 크기가 크고,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다면 굳이 1등을 안 해도 성공할 수 있다. 그런데 인도는 15%가 아니라 연간 150%씩 성장하는 시장이다. 특히 스마트폰 앱 비즈니스에서는 인도를 뺄 수 없다. 사실 국내 스타트업이 들어갈 수 있는 블루오션 시장은 인도밖에 남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미국과 중국은 굉장히 어려울 거다. 근래 이야기하는 게 인도네시아와 동남아 시장인데 좋은 시장인 것은 맞지만 인도에 비하면 큰 시장이라고 볼 수 없다.

국내 기업들은 중국 시장을 돌파구로 내다보고 있는 분위기다. 인도 시장에 대한 관심은 아직 떨어지는 편인데.

맞다. 인도가 낯설어서 그럴 거다. 하지만 현재 인도는 정확히 한국의 초기 앱 생태계 시장과 유사한 양태를 보인다. 메신저, 커머스 앱 정도가 성장하는 추세다. 국내에서 이미 검증된 배달의민족, 직방 등의 모델을 가지고 오면 엄청난 기회가 있는 시장이라고 본다. 인도는 글로벌로 나갈 수 있는 굉장히 좋은 전초 기지이기도 하다. 유럽, 미국 측 자본도 많이 들어와 있고 훨씬 글로벌 주류 시장에 가까이 다가가 있는 시장이다. 생각보다 장벽도 높지 않고. 인도 진출을 적극적으로 검토하는 게 맞다고 본다.

현재 밸런스히어로 팀은 어떻게 구성되어 있나. 

인도 직원 30명, 한국 직원 30명 총 60명으로 이뤄져 있다. 인도 본사는 델리 근처의 구루가운이라는, 우리나라로 치면 판교와 비슷한 도시에 있다. 현재 디자인과 상품 개발 관련 업무는 한국에서, 기술 개발 관련 업무와 CS는 인도에서 맡고 있다. 처음에는 대학교 동아리에서 만난 선후배들과 공동 창업을 했다. 우리 회사를 소개할 때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절박한 중년 벤처’라고 한다. 좋게 말하면 전문가 벤처다. 내가 89학번이고, 공동 창업자들 모두 자신의 분야에서 15~20년 동안 경력을 쌓아온 사람들이다. 국내에 UX를 처음 도입한 PXD 이재용 대표가 CCO를 맡고 있다.

지금까지 총 140억 원가량의 투자를 국내 벤처 투자사로부터 유치했다. 인도 현지 투자 유치 계획은 없나. 

다음 라운드 정도에 인도 현지 혹은 글로벌 벤처 투자사로부터 투자를 유치할 계획이다.

단기 목표와 중장기 목표를 말씀해달라. 

단기 목표는 잔액 확인에 그쳤던 트루밸런스 서비스를 잔액 충전, 모바일 결제 분야로까지 확장하는 것이다. 규모 면에서 인도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싶다. 현재 3천만 다운로드 수를 기록하고 있는데, 내년 말까지 1억 다운로드를 목표로 한다. 중장기적으로도 잔액 충전을 매개로 한 결제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해서 의미 있는 사업자가 되고 싶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밸런스히어로의 성공 사례를 보고 뛰어난 국내 스타트업들이 인도라는 시장에 도전해봤으면 한다. 밸런스히어로도 변함없이 열심히 하겠다.

[Startup’s Story #312] 더파머스, 170억 규모 투자유치 …소리없는 유통 강자 ‘마켓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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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 식품 쇼핑몰 마켓컬리의 운영사 더파머스가 170억 원 규모 투자유치를 했다. 더파머스는 이번에 조달된 자금을 마켓컬리 주문처리를 위한 창고 확장 및 자동화 설비, IT시스템 개발에 자금을 투입할 예정이다.

세마트랜스링크인베스트먼트의 리드로 진행된 이번 투자 라운드는 UTC인베스트먼트, LB인베스트먼트, 한국투자파트너스, 캡스톤파트너스, DS자산운용 등 벤처캐피탈이 참여했다. 더파머스는 사업 초기 50억 투자 유치 후 2년여 만에 후속 라운드다. 시점상으로는 시리즈A지만, 규모로 보면 시리즈B 라운드다.

더파머스는 2015년 1월 설립, 그해 5월 마켓컬리’를 선보인 푸드테크 스타트업으로 산지 직배송 신선식품이나 고급 디저트, 빵, 우유, 생수를 비롯해 밀가루·소금 등 양념류, 간편식, 가공식품류까지 판매하고 있다. 마켓컬리의 현재 회원수는 16만 명, 구매 건수는 월 6만 건, 월 매출 30억 원을 기록하고 있다.

마켓컬리가 대중에 알려진 것은 샛별배송이다. 샛별배송은 오후 11시 전에만 주문하면 다음 날 새벽 7시까지 신선한 식품을 집으로 배송해주는 마켓컬리만의 독특한 배송 서비스를 말한다. 하지만 마켓컬리는 단순히 빠른 커머스 플랫폼이 아니라 종합 물류 서비스를 지향한다.

더파머스 코파운더인 박길남 전략이사를 만나 회사와 서비스 그리고 투자유치 과정에 대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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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파머스 전략팀. 박길남 전략이사(사진 오른쪽), 전지웅 전략기획 애널리스트(사진 왼쪽), 노상래 데이터분석가(사진 가운데)

우선 이사님 본인 소개 부탁 드립니다.

더파머스에서 전략 부문을 맡고 있어요. 김슬아 대표와 함께 2년 동안 많이 배워 나가면서 더파머스와 마켓컬리를 발전시켜 나가고 있습니다.

더파머스의 코파운더세요. 이직을 고려하다 팀에 합류하셨다고 들었는데요. 이 사업에 동참한 계기나 이유가 있다면요? 

김슬아 대표와는 전 회사 동료에요. 둘 다 먹는 것에 관심이 많았고요. 식품 유통쪽 사업을 시작한다는 이야기도 식당에서 함께 고기를 굽다가 들었어요. (웃음) 사실 김 대표와 대화를 할 당시에는 구체적 구현 방안이나 비즈니스 플랜은 없었어요. 처음에는 소소하게 ‘좋은 식자재를 구하러 다니는 것이 비싸고 어렵다’ 라는 개인적인 얘기부터 시작해 국내 식품 유통시장 및 공급시장의 비효율적인 부분까지 대화의 폭이 확장되었죠. 그러다 ‘빠르게 바뀌는 시대에 산업이 대처를 못 하면서 생기는 비효율적, 비합리적인 부분들을 바꾸려 한다’는 김 대표의 이야기를 듣고 이 사업을 같이 해야겠다고 마음 먹었어요. 꼭 해보고 싶은 사업 영역이었어요. 김 대표를 포함해 신뢰감을 주는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일이기도 했고요.

더파머스의 초기 팀빌딩은 어떻게 했고, 초기 운영자금은 어떻게 마련 했나요? 사업 특성상 구매나 설비를 갖추려면 자금이 필요할텐데요. 

사업을 시작하는 단계에서 50억 규모 투자 유치를 했어요. 신선식품에 관심이 많았던 엔젤 투자자가 본인 자금과 더불어 VC 자금까지 유치하는데 도움을 주었죠. 덕분에 식료품을 온라인에서 유통하기 위해 필수적인 구매-재고-생산-배송-CS의 통합 서비스 모델을 구축하면서 시작할 수 있었어요.

초기 고객에게 서비스를 설명하는데 힘들지는 않았나요? 리쿠르팅 과정에서 회사를 설명하는 것도 어려웠을듯 싶어요.

마켓컬리는 커머스, 그것도 먹는 것을 유통하는 곳이다 보니 서비스 기반 사업보다 대중을 이해시키기 어렵더라고요. 저희가 서비스를 런칭하기 전까지는 많은 분들이 산지직송 서비스로 이해하시더라고요. 초기 팀 빌딩은 주로 지인들을 통해 추천을 받아 진행했습니다. 식품에 관심이 많고, 식품 유통에 대해서 직접적으로 불편함을 느끼던 이들 위주로요. 저도 그런 불편함을 느꼈던 사람중에 하나였고요. 그리고 저를 포함해 모든 직원이 마켓컬리의 고객이기도 해요. 그래서 ‘내가 사용해도 편하게 오래오래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자는 생각으로 일하고 있어요.

소비자가 보기에 마켓컬리는 좋은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반나절만에 빠르게 보내는 서비스일텐데요. 그것이 가능하려면 보이지 않는 부분에서 작동되는 시스템, 노하우 등이 있어야 된다고 봅니다. 마켓컬리의 차별점, 엣지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온라인 서비스다 보니 대부분의 고객 접점은 사이트 디자인과 배송, 고객센터 등에서 생겨요. 이 영역이 효율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보이지 않은 부분이 차질없이 돌아가야 해요. 상품 소싱부터, 재고 관리, 주문 처리 등의 일들이 원활하게 처리해야 하지요. 고객들이 웹사이트의 뒤편에서 돌아가는 일들을 인식하지 못 하는 것이 저희가 일을 잘하는 바로미터라고 봐요.

다만, 회사 경영진 관점에서는 서비스 뒤편에서의 운영이 얼마나 잘하느냐가 중요해요. 그것이 기업가치를 결정하는 부분이 되니까요. 매출 신장 등 외형적 성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운영 안정성 등 내실이 있어야 하거든요. 그것이 담보돼야 지속적으로 편리하고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에 위해서 필요한 수요예측, 재고관리, 주문처리, 배송처리 등을 위한 IT시스템과 솔루션을 직접 개발했어요. 그리고 회사 각 팀에서도 운영 및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고 있습니다. 서비스를 지탱해 줄 수 있는 여러 시스템 및 솔루션이 저희의 엣지라고 설명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우리의 차별점은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시스템과 솔루션도 중요하지만 결국에는 본인이 쓰고 싶은 서비스를 만들어 가는 팀이 가장 중요한 자산이거든요. 매일매일 많은 이슈들이 발생하고, 해결해 나가야 하는 B2C 유통 서비스는 결국 얼마나 ‘실행’을 꾸준히 잘해내면서 개선해 나가느냐가 핵심이라고 봅니다.

식자재를 11시에 주문해도 다음날 아침 7시 전에 받아볼 수 있다는 것이 가능한가 의문이 들기도 했어요.

그동안의 배송이 플랫폼, 연결 서비스였던 것에 반해 마켓컬리는 통합적인 물류 서비스를 지향해요. 아직까지 이런 시도는 없고요. 일반적으로는 식료품 주문을 하면 업체들이 그것을 수거해 와서 배달해주는 형태에요. 하지만 마켓컬리는 재고를 모두 사입 해서 보유하고 있는 상태에서 판매를 해요. 그래서 12시간 안에 포장과 배송을 완료할 수 있지요. 그래서 저를 비롯해 우리 직원들은 다른 택배 배송이 아무리 빨라도 체감적으로 느리단 이야기를 해요. (웃음) 회원들과 상담을 해보면 먹는 것을 좋아하는 구성원으로 조직된 회사가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해요.

마켓컬리는 커머스나 O2O로 분류될 수 있겠지만, 서비스 본질은 유통, 물류인듯 싶습니다.

온라인 커머스나 O2O서비스를 하려고 시작한 것은 아니었어요. 한국에서 먹을 것을 사러다니는 것이 불편하고, 귀찮고, 비싸고, 힘든데 그런 유통의 비효율성을 줄일 수 있는 서비스를 생각했어요. 그것을 뒷받침 하려면 물류 시스템이 잘 갖추어져야 한다고 봤고요.

더파머스가 설립된지는 2년, 마켓컬리가 오픈된지는 불과 1년 7개월입니다. 초기 스타트업이라고 해도 무방한 업력이지만, 자체 물류창고를 두고 직원 수가 100여명에 달하는 등 외형적 성장을 이루었습니다. 하지만 어려웠던 기간도 분명 있었을텐데요.그것을 어떻게 극복하셨는지요?

펀딩을 본격적으로 진행했던 올해 투자 시장이 전반적으로 얼어 붙었던 부분도 있고, 쿠팡으로 대표되는 커머스 업체들의 적자폭이 커지면서 ‘물류를 운영하면 돈이 안된다’라는 관점, 그리고 이 시장으로의 대기업 진출 등 어려운 요소들이 많았던 한 해였어요. 그러다 보니 자금 유치를 하는 시점이 저희 예상보다 한참 밀리게 되면서 올해 3월부터 7월까지 현금흐름 압박이 심했어요. 그때가 가장 어려웠던 시기였어요.

매우 상투적인 답변이겠으나, 극복을 할 수 있던 근본적인 이유는 회사 구성원들이 어떻게든 매출을 늘리고 비용을 줄이려는 노력을 해줬기 때문이에요. 모두가 최대한 낭비되는 비용을 없애고 효율을 높이는 운영 다이어트를 하면서 버텨줬습니다. 내적 외적으로 어려운 와중에도 그렇게 꾸준히 성장해 나가는 모습에 VC들이 투자 결정을 해주었고요. 덕분에 본격적인 성장을 위한 준비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마켓컬리가 입소문을 통해 잘 되고 있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공식적인 홍보 활동이 많지는 않았어요.

외형적 성장도 중요하지만 내실이 우선이라고 봤어요. 서비스를 잘 하고 있으면 자연스럽게 알려질거라는 생각도 했고요. 하지만 이제는 소비자에게 우리 서비스 무엇인지 명확하게 알려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했고, 또 좋은 인재를 모시려면 회사를 알리는게 필요하다고 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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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컬리는 보이는 곳보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돌아가는 시스템이 강점이다. 

현재 가입 회원수, 매출, 배송건수 등 수치는 어떻게 되는지요? 그리고 수익모델은 무엇인가요?

현재 회원수는 16만명정도 되고, 매출은 월 30억원, 주문건수는 월평균 6만건 입니다. 저희는 재고를 100% 저희가 구매하고 관리하는 사입모델이기 때문에, 상품 매출을 통해 수익을 내고 있어요. 수수료 모델이 아니기 때문에, 운영 효율화를 통한 비용 절감이 저희의 수익성을 결정하는 중요한 부분이 됩니다.

마켓컬리에서 가장 잘 팔리는 제품, 그리고 타켓 고객은 어떤층인지요? 

신선류 제품이 가장 잘 팔리고 있어요. 우유, 계란과 같이 기존 식품 유통 시장에서 잘 팔리는 상품들이 저희 서비스에서도 많이 팔리고 있고요. 아보카도, 레몬과 같은 상품은 1개씩도 판매하기에 구매 빈도 및 수량이 가장 높은 상품군이에요. 전반적으로 채소, 과일, 수산, 정육 등 신선식품들이 전체 매출의 50% 이상을 차지합니다. 그 외의 Top 10 상품들을 보면 비스테까 티라미수나 콜린스 주스 같이 냉장 배송이 중요한 디저트, 주스류가 있고, 최근에는 HMR이라는 카테고리로 불리는 일품요리나 반찬류의 매출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개인정보를 따로 취합하지는 않기에 특정층을 말할 수는 없지만, 판매 상위 상품들을 보면 저희의 고객층을 어느정도 유추해 볼 수는 있어요. 전반적으로는 건강과 맛 모든 측면에서 식품을 진지하게 생각하고 즐기는 분들이에요. 패턴을 보면, 식품 구매를 저희 사이트에서 다 하시는 고객층과 구매하기 어려운 상품을 편하고 안전하게 구하려는 고객들로 나뉘는 것 같고요.

마켓컬리의 CS(CC팀)는 일반적인 고객대응이 아니라 상담의 개념인데요. 왜 이런 전략을 펼치고 있는지요? CS팀 입장에서는 고단한 작업이고 비용도 꽤 들어갈텐데요.

마켓컬리는 엄격한 기준으로 좋은 파트너들의 상품을 찾는 동시에 고객들의 취향과 편의를 제공하는 서비스에요. 저희 서비스를 사용하면서 생기는 어려움, 궁금증, 의문점 등 문제에 우리 스스로가 공감하고 고객의 입장에서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이슈가 발생하였을 때, 단순히 죄송하다는 메시지와 함께 환불만 진행해서는 안 된다고 봐요. 고객이 겪는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이 되는 형태가 아니거든요. 저희가 실수하는 부분은 명백하게 사과를 해야하고, 고객이 느낀 불편한 점을 공감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도출해야만 정말로 불편했던 부분을 해소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과정을 제대로 해야 고객을 잃지 않고, 저희도 운영을 개선할 수 있죠. 어떤 이슈는 파트너들과 공유해서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고요. 단기적인 수익관점에서는 비용이 증가한 것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이슈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에 장기적인 측면에서는 비용을 오히려 줄일 수 있는 방식입니다.

많이 듣는 질문이 배민프레시나 헬로네이처, 미트박스 등 기업과 비교일듯 싶어요. 대기업도 들어오는 추세고요. 이들을 경쟁자로 보시나요? 

많은 전문가들이 수년 전부터 식료품 시장도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이동하게 될 것이며, 이커머스 시장에서빠르게 성장할거라 예측했지만, 다른 카테고리와는 다르게 식료품 시장의 온라인 전환은 매우 느리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사견입니다만, 오픈마켓 등 온라인을 통해서 식료품을 구매했다가 겪은 불편함이 대중에게 좋은 인식을 주지 못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고 봅니다. 하지만 쿠팡과 같이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제공하는 업체들이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생필품 시장이 빠르게 온라인화가 된 것처럼, 식료품 시장도 고객들이 편리하다고 인지할 수 있는 서비스가 있어야 빠르게 온라인화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이런 관점에서 보면, 지금은 대기업이든 스타트업이든 온라인에서 식료품을 구매하는 것이 편리하다는 경험을 대중에게 제공해 온라인 식료품 시장을 키워 나가는게 먼저라고 생각해요. 식품 시장은 큰 시장이고, 각 서비스별로 타겟할 수 있는 고객층이 많기 때문에 시장을 함께 열어 나가며 같이 성장할 수 있다고 봐요. 그런 측면에서 경쟁자가 아니라 ‘동업자’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쿠팡이 대기업 및 기존 물류 시스템과 대결하는 국면이듯 마켓컬리도 대형마트, 고착된 물류시스템이 경쟁자로 보여지는데요. 기존 기업, 시스템에 비해 마켓컬리가 가지고 있는 비교우위는 무엇이 있을까요?

자금력이나 네트워크 등 측면에서는 유통 대기업 대비 우위를 가지기는 어렵지요. 하지만 기존 업체들은 오프라인에 최적화된 구조에요. 그들은 온라인에 맞춰 바꿔 나가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고 봅니다. 반면에 마켓컬리는 처음부터 온라인에 최적화된 서비스, 조직, 운영 철학으로 시작했어요. ‘오프라인의 유산’이 없는 상황이라 변화하는 시장에서 빠르게 진화가 가능한 것이 강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식재료를 다루는 부분이기에 불가피하면서도 사업하는데 걸림돌이 되는 규제가 있을 수 있는데요. 개선되었으면 하는 부분이 있다면요?

온라인 시장이 새로 열리고 있는 상황임에도 십수년 전 오프라인 규제를 따라야 하는 부분이 가장 커요. 새로운 법규가 마련이 되도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서 관할마다 다른 기준으로 얘기를 하기도 하고요. 관할 담당자도 잘 모르는 일도 있어요. 이러한 경우에는 업체가 직접 일일이 식약처 국민신문고 등을 통해서 질의하고 답변을 받은 후, 관할기관과 진행하기도 해요.

직접적으로 개선되었으면 하는 부분은 오프라인 업체들이 온라인에서 판매하기 위해 식품제조업 허가를 받는 부분입니다. 온라인에서 유통이 되려면 위생 등 안전을 위해서 식품제조업을 취득해야 하는데요. 상세 규제 측면에서 현실과 맞지 않는 부분이 있어요. 식품제조업을 취득하기 위해서는 공장규모의 식품제조 공간을 갖추어야 합니다. 점포를 운영해도 별도의 식품제조 공장을 갖추지 않으면 통신판매가 불법이에요. 이렇게 되면 오프라인에서 영업을 하는 빵집, 음식점, 가공업체 등 소규모 장인들이 자금적 이슈 등으로 온라인에서 식품을 팔기 어려워요. 위생 등 안전이 확보될 수 있는 격리 시설을 제대로 구비한다는 전제로 소규모 업장에서 온-오프를 병행할 수 있도록 규제가 개선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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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지동에 위치한 마켓컬리 물류창고

투자유치 이야기를 해보죠. 이번에 170억 투자유치를 했습니다. 서비스의 전망이 밝지 않으면 현 시점에서 어려운 규모입니다. 

단순한 플랫폼 비즈니스가 아니고 통합 유통 서비스다 보니 창고와 IT시스템 등 유무형 인프라 투자가 필요합니다. 아무래도 규모가 있을 수 밖에 없어요. 투자금은 마켓컬리 성장에 필요한 자산 투자에 활용될 예정입니다. 구체적으로는 주문처리를 위한 창고 확장 및 자동화 설비, IT시스템 개발에 자금이 투입될 예정이에요. 그리고 같이 회사를 발전시켜 나갈 인재를 모시기 위해서도 일정부분 활용될 겁니다.

투자가 사업의 성공을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만, 스프링보드 역할은 한다고 보는데요. 투자가 경색된 가운데 나름 규모있는 투자유치를 했는데요.

투자자들이 우리 회사의 내재가치를 인정했기에 집행을 했다고 봐요. 2년 동안 사업을 했던 과정이 객관적인 지표로 인정을 받았고, 성장에 대한 기대를 받은 것 같아 기쁩니다. 다만, 저희는 이것이 끝이 아니고 본격적인 시작이라고 생각해요. 결국 기대받는 것 그 이상을 이뤄야 하니까요.

2015년 말부터 1년 정도 준비하셨고, 확정되는 듯 하다가 안 된 경험도 몇 번 있었다 들었어요.

될듯 하다가 안 된 경우가 몇 번 있는데요. 앞서 말했듯이 올해 투자 시장이 경색된 부분이 있었고, 특히 커머스의 수익성 부분에 대한 의구심이 컸어요. 투자자들로부터 관심은 많이 받았지만 과정이 어려웠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떻게든 버텨내면서 성장세를 유지하다보니 VC들로부터 인정을 받았어요.

그간 정말 많은 VC를 만나셨다고 들었어요. 투자자를 설득함에 있어 어떤 부분이 가장 어렵던가요? 

특정 서비스 특허나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사업이 아니다 보니, 사업의 성공 여부와 가능성을 증명하는 부분이 가장 어려웠어요. 유통에서 차이는 실행력과 파트너사 확보, 고객 응대 등 디테일한 부분에서 나온다고 봐요. 그래서 어느 정도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말하는 대로 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라는 부분을 증명하는 것이 가장 어려운 일이었어요.

재무적인 부분 외 투자사의 네트워크를 통한 도약의 발판을 마련한다는 것도 있을 텐데요.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에서 도움이 될 거라 기대하시는지요? 그리고 투자사 측에서 경영에도 참여하게 되는지요?

경영은 100% 저희가 합니다. 지금까지 경영해 왔던 방식과 계획대로 사업을 키워나갈 예정이고요. 투자자들은 경영 이외에 영역에서 많은 조언과 지원을 해줄 예정입니다. 최근에는 투자자들이 좋은 인력을 추천해 주고 있어요. 특히 개발인력을 구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추가 투자유치는 언제쯤 생각하시나요?

당분간은 성장에만 집중하려고 해요. 내년 말이나 내후년 상반기 펀딩을 고려중이에요.

경험이 많지않은 초기 스타트업에게 투자유치를 하는 것은 꽤 고단한 과정입니다.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 투자계획서는 어떻게 써야하는지 등 유경험자로서 조언을 해주신다면요?

사업에서의 모든 일이 그렇지만, 특히 투자를 받는 것은 생각보다 오래 걸려요. 따라서 실제로 자금이 필요한 시점보다 훨씬 전부터 투자 유치를 위한 준비가 되어야 합니다, 그와 동시에 사업을 키우기 위한 노력도 지속적으로 해야해요. 장기적 관점에서 밸런스를 유지하면서 진행하는 게 좋다고 봅니다.

초기 스타트업은 투자 계획서를 계획적으로 세세하게 작성하는 것이 어려울 텐데요, 장기적 비전을 기반으로 한 중단기적 마일스톤 위주로 작성을 할 수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변화하는 시장과 고객의 니즈에 맞춰서 비즈니스 모델을 조금씩 수정 하는 한이 있더라도, 원래부터 이루려고 했던 비전과 가치에 대해서 믿으면서 나아가는 무형적인 부분도 설득 포인트라고 보고요.

가까운 시일 내 달성할 1차 목표가 있다면요? 

회사 내실을 다지면서, 외적으로는 월 100억 매출을 달성하는 것이 1차 목표 입니다. 지금까지는 ‘모두의 개인기’를 통해서 어떻게든 일을 하면서 생존해 왔지만, 앞으로는 성장은 물론이고 현재의 장점도 발전시켜나가려고 하고요.

끝으로, 대외적으로 알리고 싶은 내용이 있다면요?

지금까지는 어느 정도 사업에 대해서 자신이 생길 때 까지 외부에 회사와 서비스를 알리는데 적극적이지 않았어요. 하지만 이제부터는 회사를 알리는 동시에 저희가 꾸는 꿈에 함께 동참해 줄 인재들을 적극적으로 찾으려 합니다. 먹는 것을 사랑하시는 분들, 새로운 유통을 경험하고픈 분들이라면 더파머스와 마켓컬리를 기억해 주세요.

[Startup’s Story #313] 세계 시장으로 가는 특별한 방앗간 ‘쿠엔즈버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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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크랩 8기 데모데이 발표 스타트업 중 이색적인 사업모델을 가진 기업이 있었다. 쿠엔즈버킷이라는 참기름 제조 스타트업이 그곳이다. ‘글로벌 액셀러레이터를 표방하는 스파크랩이 왜 참기름 제조사를?’ 이란 의문이 드는 순간이었다. 그런데 이 기업을 살펴보니 기술회사였다.

쿠엔즈버킷은 냉압착 방식의 고품질 식용 기름을 제조하는 기업이다.  때문에 맛과 향이 기계적 착유방식으로 제조한 기름보다 좋으며, 원적외선으로 저온에서 볶아내어 유해물질 발생을 최소화한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 순수자연물질로 만들어진 제약용 필터로 한 번 더 걸러내어 바로 병입하므로 불필요한 산패과정도 없다

인터뷰를 위해 아침 10시에 방문한 쿠엔즈버킷 매장 안은 참깨를 나르느라 북새통이었다. 올해 쿠엔즈버킷의 예상 매출액은 10억 원. 다소 버거워 보이는 상황임에도 공장 규모를 함부로 넓히지 않는 데에는 ‘참기름’에 대한 회사 대표의 고집이 자리 잡고 있었다. 강남 아파트 단지 옆에 위치한 18평짜리 ‘방앗간’을 찾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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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엔즈버킷 박정용 대표

■한국의 방앗간 + 작은 공장 시스템 = 쿠엔즈버킷 

백화점 식품 컨설팅 일을 하다가 쿠엔즈버킷을 창업했다. 왜 참기름이었나? 

지방에 있는 식품 명인을 만나 제품을 소싱하는 일을 3년간 했다. 그 이전부터 참기름에 대한 관심이 있어서 7년간 자료 조사를 했었다. 딱히 시장성을 내다보고 시작한 건 아니다. 그냥 동네 방앗간을 좀 바꿔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간판도 재밌게 달고, 바닥 청소도 깨끗이 하는 식으로.

매장에서 생산도 직접하고 있는데, 공간이 좁아 보인다. 

일본의 작은 공장 생산(Small manufacturing, 町工場) 시스템에 관한 글을 읽었는데, 굉장히 와 닿았다. 생산 시설 자체가 소비자의 거주 지역 안에 들어가 있어야 한다는 철학이다. 특히 식품의 경우, 가공 과정뿐만 아니라 원물이 가지고 있는 특성이 그대로 살아 있는 상태에서 소비자에게 신선하게 전달되는 것이 중요하다. 올리브유의 경우에도 현지에서 그 맛을 보면 느낌과 신선도가 완전히 다르다. 참기름을 다운사이징 제조 시스템으로 생산하고자 지금의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저온 착유 제조 방법을 선택한 이유는. 

사실 씨앗에서 기름을 분리할 때, 기존의 고온 압착 방식이 가장 효율적이다. 짧은 시간에 가장 많은 기름을 뽑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참기름은 고온에서 방부 성분이 생기기 때문에 고온 제조가 유통에도 용이하다. 그러나 이건 어디까지나 공급자 관점에서의 효율이다.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일률적인 참기름 맛은 소비자가 아닌 공급자가 정한 것이다. 나는 이 공급자 관점에서 설계된 참기름 시장을 소비자 관점으로 바꾸고 싶었다. 참깨는 본래 향이 없는 씨앗이지만, 높은 열을 만나며 탄 맛과 향이 짙어진다. 참깨가 타면서 발암물질인 벤조피렌이 검출되는 경우도 있다. 한 방울만 넣어도 모든 음식을 한식으로 만들어버리는 고집 센 식재료다.  하지만 다양한 저온 추출법이 개발되면 참기름의 맛도 다채로워질 수 있다. 커피가 쓴맛, 신맛, 단맛 등 넓은 스펙트럼의 풍미가 있듯이 말이다. (쿠엔즈버킷의 참기름 제조 과정)

새로운 제조 시설과 방식을 갖추는 과정에서 어려움은 없었나. 

2년 반의 시행착오를 거쳤다. 일단 가르쳐 줄 사람이 없었다. 전반적인 생산 라인을 만드는 문제였고, 지금까지 개발되어 온 기계적 노하우들을 모두 뒤집어야 했다. 기계를 세팅해 놓고도 1년 정도는 제품을 팔지 않고 계속 테스트했다. 그 과정에서 기계가 깨지는 등 예측하지 못했던 일이 많았다. 또 저온 압착을 하게 되면 원료의 맛이 더욱 적나라하게 드러나기 때문에, 추출법은 물론 원료 관리도 중요해진다. 예를 들어 왕겨 포대 창고 옆에 있었던 참깨로 기름을 짜내면 참기름에 왕겨 냄새가 그대로 밴다. 늦장마가 온 해에는 깨의 완숙도가 낮아서 참기름 맛이 떨어진다. 재배 토양별로도 기름의 색이 다 다르다. 원료에 담긴 이야기가 드러나는 참기름을 만들기 때문에, 재배 계약을 맺은 농가를 수시 관리하고 있다.

생산부터 유통까지, 모두 쉽지가 않았겠다. 

처음엔 동네 아파트 주민들이 지나갈 때 한 숟가락씩 맛보라고 나눠줬다. 그것 이외에 따로 마케팅을 한 적은 없었고, ‘참기름이 원래 이런 맛이었나?’하고 빠져든 고객들이 입소문을 내줬다. 그들이 지인에게 선물을 해주고, 백화점 입점을 추천해주기도 하고. 본격적인 마케팅에 의해 넓혀진 시장이 아니다 보니, 지역별 원을 그릴 수 있을 정도로 유통처가 분산되어 있다. 현재는 온라인 판매, 백화점, 호텔, 레스토랑을 중심으로 유통한다.

쿠엔즈버킷의 저온 압착식 참기름 제조 과정. 
 

■미슐랭 스타 쉐프를 타고 ‘제2의 올리브유’가 될 것 

쿠엔즈버킷이 업계에서 주목받기 시작한 건, 스파크랩 데모데이에 등장하면서부터였다. 나도 놀랐다. 엑셀러레이터가 왜 참기름에 투자했을까 하고. 

처음엔 스파크랩측도 고민이 많았다고 하더라. 일단 푸드 산업 자체에 투자한 적이 없고, 알다시피 글로벌 진출이 유망한 테크 기업들에 주로 투자를 해왔다. 나는 7기 스파크랩 데모데이를 관람하고, 그다음 날 지원서를 제출했다. 꼭 투자받겠다는 생각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어떤 판단에 의해서 투자 결정을 했다고 보나. 

정확한 건 그쪽에 물어봐야 하겠지만. 참기름을 들고 국외 시장에 나가보려고 한다. 벤더를 통해서 대충 판매하는 게 아니라, 프리미엄 브랜드로 제대로 진입하고 있다. 올리브유가 세계로 시장을 넓히고 유명해진 게 15년이 채 안 된다. 기름 시장은 굉장히 보수적인 것 같지만, 사실 빠르게 변화하는 곳이기도 하다. 또 해외에서 참기름을 식재료로 즐겨 쓰진 않지만, 참깨(Sesami)라는 식재료에 대해서는 친숙해 한다. 최근에는 항암 효과도 인정받고 있어서, 유럽에서는 ‘세서미 오일이 들어 있는 찬장은 약장과 같다’고 할 정도다.

해외 진출을 위해 최근에 하고 있는 노력이 있다면. 

미국 뉴욕 현지의 푸드 매거진과도 협력하고 있고, 그쪽에 있는 미슐랭 스타 쉐프 레스토랑과도 레시피 개발을 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찾게 된 파트너가 스파크랩이기도 하다.

확실히 올리브유 정도의 대중성을 갖추기 위해서는, 참기름을 활용한 요리 레시피가 많아져야겠다. 

그렇다. 이전에는 참기름의 강한 향이 모든 음식 재료를 덮어버렸기 때문에 해외 쉐프들은 잘 사용하지 않았다. ‘내 음식에 재(Ash)’를 뿌리냐’고 할 정도였다. 그런데 저온 압착 방식의 참기름을 먹어 본 해외 쉐프들은 마치 견과류를 씹었을 때의 고소한 맛이 난다며 재밌어한다. 처음엔 피넛 버터냐고들 묻더라. 현재는 스타 쉐프와 함께 참기름으로 각종 드레싱을 개발하고 있다. 외국 사람들이 간편하게 찍어먹을 수 있는 소스류로도 계속 접근해 볼 계획이다. 단순히 로컬 푸드를 널리 알리는 수준이 아니라, 오리엔탈 풍미를 내는 일상적인 식재료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시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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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엔즈버킷의 들기름과 참기름. 들기름은 2.5만 원, 참기름은 3.9만 원에 판매하고 있다. 

■ 창업 4년차, 위기는 매일 왔다 

2012년에 시작했으니, 창업 4년 차에 접어들었다. 스타트업은 3년이 고비라고 한다. 창업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뭐라고 생각하나. 

위기는 매일 있더라. 선택도 매일 있다. 사업을 하다 보면 솔깃한 제안들이 많이 들어온다. 그런데 그보다 자신이 지금까지 걸어왔던 모습을 잊지 않고 묵묵히 나아가는 게 정답인 것 같다. 쉬운 방법을 택하려고 하지 않았다. 쉬운 솔루션을 들고 오는 사람일수록 위험한 경우가 많았다. 쉬운 길은 언제나 대가를 요구한다. 우리도 주변에서 답답한 방식으로 돌아간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쿠엔즈버킷이라는 브랜드가 지금까지 살아있는 거라고 생각한다. 처음 가졌던 생각, 처음 풀고자 했던 어려움이 무엇을 향하고 있었는지를 잊지 말아야 한다. 매출을 최우선으로 두면 모든 게 다 틀어진다. 특히 식품 쪽은 다른 분야와 다르게 시간을 두고 하나하나 쌓아가야 한다. 처음에 요란했던 식당들이 1년을 못 가고 문 닫는 경우를 많이 봤다. 참기름이라는 것이, 아주 오래전부터 우리가 먹어 왔고 어머니가 시골에서 자식들에게 보내주기도 하는 감성적인 식품이다. 이것을 다루는 데 일반적인 사업 확장 방식을 취할 수는 없었다.

회사 규모가 커지면 당연히 생산 시설도 확장해야 한다. 소규모 생산 철학을 깨뜨리지 않으면서 사업을 키우기 위해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나. 

거점별 소규모 공장을 갖추는 형태가 될 것이다. 거기에 식당이나 판매장을 붙일 계획이다. 소비자와 맞닿아 있는 소규모 공간들을 만들고 싶다. 프랜차이즈 방식은 아니다. 매장마다 지역색을 담은 참기름을 생산하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각 지역에서 농사지은 참깨로 기름을 짜내는 식이다. 그렇게 바로 짠 기름으로 음식을 만들어 판매하는 것도 재밌을 것 같다. 올해 안 혹은 내년 초까지 빠르게 진행해보려고 한다. 또 과거 저온 압착 방식으로 기름을 짜다 보니 타지 않는 참깻묵이 나온다. 축산 농가에서 자연 방목하는 닭들이 우리 깨묵만 먹는다고 한다. 이걸 먹고 자란 닭들은 콜레스테롤 수치가 확연이 낮다. 이 부분을 성균관대 식품 연구소와 함께 연구·개발하고 있다. 후방 산업 효과도 크다고 본다.

단기 목표와 장기 목표에 대해 말씀해달라. 

일단 지역별 거점 공장을 증설할 계획이다. 내년도에는 홍콩과 미국에도 거점을 마련한다. 일본도 유력한 시장인데, 제조 파트너를 찾기 쉽지가 않아서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 장기 목표는 올리브유와 견줄 수 있는 참기름 시장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국내는 물론 해외 지역색을 살린 기름으로 대결하고 싶다. 외식 사업은 물론 레시피 박스 배달, 출장 요리와 같은 서비스도 같이 해보고 싶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쿠엔즈버킷은 지금부터가 진짜 시작이다. 현재는 우리가 만들고 싶었던 모양의 10% 정도를 달성했다. 할 일이 많을 것이다. 오일 시장에 있어서 쿠엔즈버킷이 전 세계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 지켜봐달라.

[Startup’s Story #314] 美 잠금화면 1위 기업 인수한 한국 스타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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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금화면 광고 플랫폼 버즈빌(buzzvill)이 미국의 1위 사업자 ‘슬라이드조이(Slide joy)’를 인수하고, 본격적으로 미국 시장에 진출한다. 공교롭게도 버즈빌은 작년 12월 23일, 130억 투자 유치 건을 두고 본지와 인터뷰를 진행한 바 있다. 단 1년 사이 버즈빌은 국내 매출액 200억, 총 6개국에 성공적으로 진출한 기업이 됐다.

이번 인수를 계기로, 일본·대만은 물론 애드테크(AD Tech)의 최전방인 미국 시장에 진출하는 버즈빌이 그리는 2017년은 어떤 모습일까. 이관우 대표를 사무실에서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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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즈빌 이관우 대표 

■ 미국의 1등 잠금 화면 기업 인수…애드테크의 최전방으로

1년 전 130억 투자 유치 건으로 본지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지난 1년간 어떤 변화가 있었나. 

매출액이 2배 이상 성장했다. 직원도 2배가량 늘어 60명 정도가 함께 일하고 있다. 버즈빌의 주요 수익 모델은 잠금화면 기능을 SDK 형태로 제공하는 B2B 사업인데, 롯데 엘포인트, KT 클립(CLip) 등 파트너사의 수도 많이 늘었다. 올해 국내에서만 200억 정도의 매출을 올렸고, 해외 사업의 경우에도 일본에서 손익 분기를 넘기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번에 미국의 잠금 화면 1위 기업인 슬라이드조이를 인수하면서, 좀 더 공격적으로 미국 시장으로 진출하고자 한다.

국내 스타트업이 해외 기업을 인수하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구체적인 인수 결정의 이유는 무엇인가.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먼저 미국은 애드테크의 성숙도가 가장 높은 시장이다. 광고, 네트워크 등 관련 인프라와 비즈니스가 가장 발전해있다. 슬라이드조이는 미국 시장에서 연 매출 30억 원 이상을 내고, 150만 명의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는 서비스다. 2016년 서베이몽키로부터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앱 1위로 선정되기도 했다. 여러모로 버즈빌이 미국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기반이 될 수 있는 기업이라고 판단했다. 또 슬라이드조이가 미국뿐 아니라 그 밖의 해외 시장에서도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는 점도 인수 결정을 굳히는 데 한몫했다. 그들이 이미 확보한 네트워크를 타고 속도감 있게 해외 비즈니스를 확장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개발팀이 강력하다. 와튼, 스탠포드 대학, 골드만삭스 출신의 창업자들이 모여 있는 회사다.

인수 후 허니스크린과 슬라이드조이 서비스는 통합될 예정인가. 

아니다. 기존처럼 두 서비스가 개별적으로 운영된다. 버즈빌은 애초에 SDK 서비스인 버즈스크린이 메인 프로덕트이기 때문에, 슬라이드조이와 허니스크린은 국외 시장 진출을 위한 일종의 돌격대 역할을 하게 된다. 각 국가별 시장 반응을 이 두 서비스로 읽은 후, 여기서 도출한 결과를 바탕으로 현지 파트너들에게 맞춤화된 버즈스크린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허니스크린과 슬라이드조이는 유사한 잠금화면 서비스지만, 성격이 다소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각 시장별 AB 테스트를 해볼 때도 용이하다. 조직적으로는 슬라이드조이의 대표가 버즈빌의 프로덕트 개발 총괄로 합류할 예정이다.

슬라이드조이가 정직원 6명으로 이뤄진 팀이라고 들었다. 미국 1위 기업치고는 작은 규모인데. 

미국이 애드테크 강국이긴 하지만, 아직 잠금화면 서비스에 대한 인지도는 낮다. 지난 11월 ‘애드테크 뉴욕(AD tech Newyork)’이라는 컨퍼런스에 참여했다. 참관자들 모두 애드테크에 대한 지식이 높아서 ‘잠금화면 광고 네트워크’라는 서비스의 속성에 대한 이해는 빠르더라. 그런데 잠금화면을 가지고 수익을 낸다는 지점은 굉장히 신선하게 받아들였다. 오히려 이미 경쟁자가 많은 한국, 일본 시장보다 가능성이 더 많은 시장이라고 본다.

■ 6개국 진출의 비법, ‘무조건 발로 뛴다’

현재 6개국에 진출해 있다고 들었다. 각 시장별 특성이 있다면. 

일본의 경우 재밌는 게, 한국 사용자는 잠금화면 서비스를 일종의 리워드(보상) 앱으로 이해한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마치 플립보드와 같은 컨텐츠 큐레이션 앱으로 소비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일본 진출 과정에서는 컨텐츠 수급이 아주 중요했다. 현재 우리는 300개 이상의 컨텐츠 제휴처를 보유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하나의 제휴를 맺는 데 걸리는 시간이 한국의 두 세배다. 하지만 일단 한 번 제휴를 맺고 나면 그 관계가 여간해서는 끊어지지 않는 게 특징이다.

대만은 한류의 영향으로 한국 기업에 친화적이다. 이런 부분이 사업하는 데에 도움이 된다. 사내에 대만 직원들도 여럿 있는데, 휴가 때 한국으로 여행을 올 정도로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더라. 최대한 나라 색을 감추는 것이 유리한 일본 비즈니스와는 좀 다른 양상을 보인다.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는 본격적으로 진출하기에 아직 조금 풀어야 할 문제가 있다. 일단 애드테크 관련 인프라가 갖춰져 있지 않아서, 좀 더 섬세한 접근이 필요하다. 이를테면 스토어 연동을 하는 과정에서 열악한 서버 환경으로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동남아 국가들은 말레이시아의 통신 기업인 아시아타 그룹과 협업해서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일본, 대만의 경우 사업 초기부터 공략했던 국외 시장이다. 지난 1년간 현지 로컬 경쟁자들도 성장했을 텐데. 

맞다. 일본의 경우 커머스 기업 라쿠텐이 잠금화면 시장에 뛰어들었다. 미국에서는 커머스 기업 위시(Wish)가 로켓(Locket)이라는 잠금화면 기업을 인수했다. 인도네시아 시장에는 카카오도 잠금화면 서비스를 내놓았다.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국외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버즈빌만의 전략은. 

우리 입장에서는 시장이 커지면 커질수록 좋다. 버즈스크린은 기본적으로 열린 플랫폼 전략을 지향한다. 파트너 사의 컨텐츠를 모바일의 가장 앞단인 잠금화면으로 끌어내 주고, 사용자의 참여를 이끌어주고 그 수익을 배분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우리 입장에서는 업을 만드는 게 먼저다. 국내 소셜 커머스 기업들도 치고 박고 싸우며 산업을 만들어내지 않았나. 플랫폼 사업자로서 때로는 경쟁자와 협업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국외 시장에 진입할 때, 현지 네트워크를 만드는 방식은 다양하다. 투자자 네트워크를 이용하거나, 현지 직원을 채용하거나, 직접 발로 뛰거나. 어떤 방식을 선호하나. 

기본적으로 발로 뛰는 스타일이다. 특히 처음 진입하는 시장은 무조건 대표인 내가 직접 나선다. 경험을 통해 나름의 프로세스를 갖췄다. 먼저 한국에서 동원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모두 모아본다. 그다음 이전에 해외 컨퍼런스 등에서 만났던 다양한 산업군의 메이저 회사들에게 미팅 요청을 한다. 해외에서 찾아 왔다고 하면, 웬만해서 다 만나주더라. 만나서는 솔직하게 이야기 한다. 내가 이 시장을 잘 모르지만 도전하고 싶고, 시장 진입의 퍼즐을 맞추고 싶으니 도와달라고 말이다. 출장 일주일 동안 그렇게 네트워크를 연결해나가다 보면, 금요일 즈음에는 대략 퍼즐이 완성된다. 이 단계에서는 다시 한번 만날 분들을 요청해서 식사하거나 좀 더 격식 없는 만남을 갖는다. 이 과정을 거치면 그 시장에서 누구와 파트너쉽을 반드시 맺어야만 하는지에 대한 윤곽이 나온다.

이전 인터뷰에서 ‘포인트를 통한 모바일 경험의 무료화’가 목표라고 말했다. 페이먼트 시장으로의 진출을 의미하는 건가. 

우리는 직접적으로 모바일 결제 시장에 도전할 계획은 없다. 말 그대로 ‘모바일 경험의 무료화’를 파트너사의 사용자에게 제공하는 게 목표다. 이때 말하는 모바일 경험이란, 통화·기프티콘 결제·유료 콘텐츠 소비 등을 뜻한다. 예를 들어 우리의 고객사인 OK 캐쉬백은 40대 주부 사용자가 많은데, 이들은 잠금화면을 통해 모은 리워드를 외식이나 생필품 구매에 사용한다. 웹툰과 같은 컨텐츠 서비스의 경우, 잠금화면 상태에서 웹툰을 즐기는 동시에 리워드를 쌓을 수 있게 한다. 이걸 사용해서 유료 컨텐츠 결제도 할 수 있는 식이다.

그래도 모바일 결제와 잠금화면 리워드 기능은 서로 큰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금융권 결제 사업자와 파트너쉽을 맺고 있다. 그들에게 우리 SDK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해나가고 있다. 우리는 잠금화면 영역을 잘한다. 잘하는 걸 해야지, 우리가 전부 다하겠다는 생각은 없다. 모든 사업을 잘하면 좋겠지만 우리는 스타트업이고 자원이 제한되어 있지 않나. 잠금화면 영역을 세계에서 제일 잘하고 싶다. 이게 우리의 미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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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즈빌의 사무실 전경 

■ 주말에도 10명 넘는 직원이 나와서 놀고 있는 회사 

사내 문화 이야기를 좀 해보자. 사무실에 들어섰는데 자리에 있는 직원이 얼마 없더라. 탄력 근무제인가. 

기본적으로 출퇴근이 자유롭다. 눈치 보는 것 전혀 없다. 일만 제대로 하면 된다. 원한다면 까페나 자신이 원하는 공간에 가서 일을 해도 된다. 본인이 해야 하는 일도 분기별로 스스로 작성한다. 매주 전 직원이 모여 위클리 미팅을 갖는데, 이 시간에 팀의 업무 상황을 공유한다. 협업 도구를 통해서도 각 개인의 업무 정보가 공유되기 때문에, 서로가 무슨 일을 하고 있는 지를 알 수 있다. 또 협업 도구를 통해 익명으로 임원진에게 무엇이든 질문할 수 있다. 대표는 그 질문에 무조건 답해야 한다. 나는 투자자 IR보다 그게 더 무섭다. ‘A도 아직 충분히 잘하는 거 같지 않은데, 왜 B를 벌리냐’는 적나라한 질문이 치고 들어오니까.

의견을 나눌 수 있는 공간과, 혼자 일할 수 있는 공간이 구획되어 있는 것도 인상적이다. 

‘몰입의 방’이라고 혼자서 일할 수 있는 공간을 곳곳에 만들어놨다. 방마다 이름도 붙였다. 인내의 방, 집중의 방 등이 있다. 공간 분리는 업무 효율도 향상에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사조직 활동도 왕성하다고. 

펀클럽이라는 자생적 조직이 있다. 이들은 모여서 ‘어떻게 회사를 더 재밌게 다니지’를 열심히 고민하다. 점심시간에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교육 모임도 많다. 일본어, 영어, 코딩, 기타 등을 배우는데, 회사는 점심을 제공한다. 아직도 이해하기 어려운 점이 있는데, 주말에 회사를 와보면 최소 15명 이상이 나와서 놀고 있다. 내가 회사 다닐 때에는 주말 되면 근처 지나가는 것도 싫었는데. 아직도 이해하기 어렵다. 자기들끼리 모여서 가락 시장에서 회 사다 먹고, 바베큐 파티하고 그러더라. 사내에 노천 극장 형태의 오디토리움이 있는데, 거기에 모여서 영화를 보기도 한다. 전략 담당하는 친구는 아침, 점심 식사 메뉴를 엄청나게 고민한다. 먹고 싶은 걸 시트에 적으면 그다음 주에 먹어볼 수 있다. 여러모로 회사 같지 않은 회사다.

많은 창업자들이 자유로운 조직을 만들고 싶어 하면서도, 자칫하면 방탕한 분위기가 조성될까봐 겁을 낸다. 생산성 저하의 위험도 있고. 

맞다. 자율성과 생산성의 균형을 맞추는 건 어렵다. 풀어지면 방탕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이해한다. 내가 내린 답은 이거다. 애초에 자기 주도적인 직원을 뽑으면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 버즈빌 인재상 중 가장 중요한 요소가 셀프 리더쉽이다. 사실 우리처럼 아이디어로 새로운 걸 만들어내는 스타트업에게는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 누구든 시켜서 하는 일보다, 자기가 선택한 일을 더 열심히 한다. 그렇게 일할 수 있는 사람을 뽑기 위해 굉장히 까다로운 채용 절차를 만들었다. 임원진끼리 ‘우리도 이건 못 통과한다’고 말한다. 나는 다행히 창업자 특별 전형으로 들어올 수 있었지만.

채용 절차가 어떻게 되나. 

서류 심사 이후 1차는 전화 면접이다. 그 후에는 수백 개의 문항이 적힌 질문지를 작성해야 한다. 2차, 3차 면접 때 그걸 가지고 서로 이야기를 나눈다. 3차 면접 하루 전에 돌발 과제가 나간다. 경력직의 경우에는 여러 군데를 지원하지 않나. 이 돌발 과제는 회사에 대한 애정도를 확인하기 위한 장치다. 이 과제를 들고 임원진 앞에서 발표한 후 채용이 결정된다. 이건 우리 인재상에 맞춘 인재를 뽑기 위한 고유의 절차이고, 이렇게 엄선한 팀원들이기 때문에 자유 속에서도 능동적으로 일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태생이 수직적인 조직이 갑자기 흉내 낸다고 만들 수 있는 분위기는 아니다. 이런 문화를 만들기 위해 ‘버즈빌리언 어워드’라는 시상식도 개최한다. 매 회마다 각 인재상 요소에 가장 부합하는 직원을 투표를 통해 선출하는 방식이다. 뽑히면 트로피와 상장도 받고, 사내 컬쳐북에도 실린다.

버즈빌의 단기 목표와 장기 목표를 말씀해달라. 

작년 대비 두 배 이상 성장했기 때문에, 내년에도 두 배 이상 성장하는 것이 목표다. 버즈스크린이라는 제휴 모델을 통해 잠금화면 생태계를 만들어가고 싶다. 일본과 미국 시장은 내년에 한국 사업 규모 이상으로 키워보려고 한다. 이미 각 해외 사업장의 손익 분기는 넘었기 때문에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동시에 아직 진출하지 않은 국가에서 여러 가지 실험을 해보면서, 좀 더 다양한 국가 진출에 도전하는 게 목표다. 전 세계 잠금화면 시장의 85%를 점유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글로벌 채용이 상시 진행되고 있다. 현재 우리는 미국, 유럽은 물론 다양한 국가에서 온 팀원과 함께 일하고 있다. 오대양육대주의 인재를 다 모으는 것이 우리 목표다. 특히 전 세계 개발자들을 환영한다. 많이 지원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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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 스타-트업 ①] “당신에게…회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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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데모데이와 강연, 세미나 등의 이벤트와 인터뷰를 통해 여러분야 스타트업 종사자 등을 만났습니다. 화훼산업과 축산업의 낡은 유통 구조를 혁파 하겠다는 기업부터, 미래 트렌드로 대두되는 인공지능(AI) 등의 기술 기반 스타트업 등 장르도 다양했습니다.

2016년은 ‘혼용무도’의 해라고 일컬어졌습니다. 이 사자성어는 ‘원칙도 없고 어지로운 세상’이라는 뜻을 갖고 있는데요. 만났던 스타트업들은 이 ‘혼용무도’의 시대에서도 원칙을 지켜가며 묵묵히 사업을 해나가고 있었습니다. 내년을 의미하는 사자성어는 올해보다 긍정적이며 밝은 뜻이 채택되고, 그에 걸맞는 스타트업이 더 많아지고 이전보다 크게 성장하길 바라겠습니다.

스타트업을 만나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리고 인터뷰이를 만날 때마다 스스로에게 브랜드 의미와 궁극적으로 어떤 회사를 만들어 가고 싶은지  물었는데요. 대답은 각양각색이었고 하나하나가 인상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의견이 비슷하게 모이기도 하더군요. 그래서 유형별로 정리해 봤습니다. 아, 그리고 내년에도 다시 만나요.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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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하는 지금이 좋아요… ‘올인’형

사업 운영 이전 다른 분야에서 커리어를 쌓던 창업자들은 주로 이렇게 말했습니다.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재미’, ‘힘들지만 즐겁다’ 등 사업 자체에서 즐거움을 찾은 유형입니다.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살게 해준 소중한 선택이다. 창업을 하지 않았더라면 기업 조직 문화에 순응하는 회사원이었을 거다. 대학시절 성향은 이성적인 면이 강했고 수직적인 조직 문화를 당연하게 생각했었다. 그랬던 내가 이 일을 하면서 달라졌다. 사업에 인격을 부여해 말하자면, ‘하루하루를 소중하게 살고 있게 해줘서 정말 고마운 존재’다.”  [Startup’s story #287] 마리몬드, 상처입은 영혼을 위로하는 소셜벤처

“내 인생의 새로운 도전이다. 회사를 세 군데 다닌 뒤 사업이 4번째 커리어인데, 창업은 회사와 다른 고민을 하게 되는 경험 같다. 돈을 어떻게 벌 것인지부터 사회적 의미까지 챙기게 되기 때문에 내게 크레딧데이터는 하루를 뜻 깊게 살 수 있도록 하는 ‘어떤 것’이다.” [Startup’s story #290] ‘정보의 비대칭성을 해소한다’,크레딧데이터

“창업 이전에 나를 둘러싼 것들은 공부와 수학이 전부였다. 탁상공론하는 사람이 되지 않겠다고 마음먹고 살다 보니 여기까지 왔다. 지금 내게 축산업과 정육각은 또 한번 몰두하고 싶은 재미다.” [Startup’s story #303] 정육각:카이스트 수학 학도가 축산업계에 뛰어든 이유

“롤러코스터를 탄 것 같다. 롤러코스터는 그 자체로 짜릿함을 준다. 원티드라는 롤러코스터를 타면서 이전에는 결코 배울 수 없었을 지혜와 용기를 쌓고있다.” [Startup’s story #304] 내가 추천한 사람이 채용되면 보상금 주는 회사, 원티드

▲이 사업은 내 일생 일대의 ‘기회’ 형

창업을 귀하게 잡은 소중한 기회라고 말한 이들도 많았습니다. 페인 포인트를 인지해 아이템을 찾아내고, 이를 사업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열심히 달리는 창업자들이었습니다.

“기회라고 생각한다. 처음 마이돌 입사 제안도 기회였고, 투자 받은 것도 기회였다. 누군가가 꿈꿔온 기회를 얻게 됐으니 사업을 더욱 잘 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가지고 있다. 나만 바라보고 여기까지 와준 직원들을 생각해서라도 잘 해야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내게 마이돌은 그런 의미다.” [Startup’s story #276] ‘더 많은 스타와 팬을 모이게 하겠다”, 마이돌 

“로또인 것 같다. 현재 우리 팀은 세상을 변화 시킬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기 위해 애쓰고 있다. 사업을 결심하고 일했던 지난 1년간 내 삶은 온전히 오누이와 함께였다. 현재도 매일 밤 막차 타고 집에 가고 주말에도 사무실에 나올 정도로 바쁘고 힘들다. 그렇지만 우리가 미래를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신난다.” [Startup’s story #286] 오빠와 누나는 수학을 어떻게 풀까? – 오누이

“대출을 거절 당한 경험을 바탕으로 창업했다고 하면, 다 꾸며낸 이야기 아니냐고 묻더라. 거짓말이 아니다. 이전에 하던 사업을 다섯 번 피봇하다가 우여곡절 끝에 금융 문제를 발견했다. 그렇기에 내게 렌딧은 ‘벼랑 끝에 찾아온 기회’다.” [Startup’s Story #292] “디자인과 창업의 공통점? 사람에게 필요한 것을 만드는 것!” 렌딧 

▲ 뗄래야 뗄 수 없는 ‘혼연일체’형

사업을 인격체이자 자기 분신으로 생각하는 유형의 창업자들입니다. 흥미로운 건 대표 뿐만 아니라 회사와 오랜 시간 함께 해 온 팀원중에서도 이런 생각을 하는 이들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결혼 안 하냐고 물어볼 때마다 회사랑 결혼했다는 말을 한다. 타운 컴퍼니는 많은 시간을 함께하게 될 인생의 반려자와 같은 존재다.” [Startup’s story #291] “회사와 결혼했다” ,타운컴퍼니

“10년간 커리어가 녹아든 빙산의 일각이다. 겉으로 보여지는 텐핑 서비스는 단순하다. 하지만 저변엔 경험이 녹아든 거대한 시스템이 존재한다. 카이스트에서 소설가를 꿈꾸던 순간부터 기자, 프로그래머 등으로 살아오며 매 순간 고민하던 모든 것을 담아낸 집약체다.” [Startup’s story #293] “국민 모두가 1인 마케터”, 텐핑

“회사는 나 그 자체다. 평소에도 바쁘게 살아왔지만 요즘은 자는 시간 이외엔 일만 하고 있다. 절박함과는 다르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어서 이 사업에 온전히 몰입하고 있는 것 뿐이다. 현재보다 회사 모양새를 갖추고 나와 회사를 분리할 수 있을 때 제대로 된 대답을 할 수 있을 듯 싶다.” [Startup’s story#295] “감정노동 없는 세상을 꿈꾼다.” 신의직장

“엔코드를 운영하는 동안 아이에게 존경받을 수 있는 대표이자 아버지가 되도록 인생 목표를 세웠다. 거기엔 엔코드도 들어간다. 그래서인지 회사는 내 인생의 목표 그 두가지가 내포된 나의 또 다른 자아가 된 것 같다.” [Startup’s story #308] “국내에서 구할 수 없는 명품을 3,4일 안에 보내 드려요”-엔코드

“동일한 상황에 놓여 있는 또 하나의 아들이다. 가정과 창업은 같은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아내를 만나 결혼하고 아이를 낳았듯이 공동창업자들과 창업해 고미를 만들었다. 그리고 현재 동시에 아이와 고미를 성장시키고 있다. 고미가 고도화되고 아이가 크는 시간을 즐기려 한다.” [Startup’s story #309] 굴러다니는 공 하나가 유기견 문제를 줄인다, ‘고미’

“노트북이다. 회사에서 처음 노트북을 지급받은 이후 어디든지 항상 노트북을 가지고 다닌다. 우리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시공간을 초월하고 있는데 나도 거기에 맞춰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노트북은 내 몸의 일부 같다. 와디즈도 마찬가지다.” 팀장 황인범에게, 와디즈란?

▲나 혼자 일군 곳 아냐…’팀원이 최고’형

지금의 기업이 있기까지 팀원의 도움이 가장 컸다고 응답한 창업자도 있었습니다. 회사는 혼자 고군분투해서 일군 곳이 아닌 팀원들과 고군분투해 민들어진 결과물임을 강조한 유형이었습니다.

“‘또 하나의 가족’이 아닐까 싶다. 열 명으로 이뤄진 우리 팀원들은 분명 대기업에 들어갈 수 있는 능력자인데 매출도 없고 별 볼 것 없어 보이는 이 곳에서 밤낮 없이 일하고 있다. 이럴 수 있는 사람들은 가족밖에 없다. 그런 이유로 이들은 내게 또 하나의 가족이다. 함께 해줘서 고맙고 이들에게 최대한 다양한 경험을 누리게 해주고 싶다.” [Startup’s story #284] 이놈들연구소, “어른과 아이 모두 열광할 제품 만든다.”

“회사 이름은 공동 창업한 친구들의 이름 한 글자 씩 넣어서 지었다. 하지만 내 이름은 없다. 평소에 주변 사람들이 빛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산다. 설립은 내가 했지만 화동미디어는 내가 아닌 함께한 모든 이들의 것이다. 그래서 회사는 다른 이들이 부각돼 일궈가는 삶의 터전이라고 생각한다. 나 뿐만 아니라 다들 그렇게 생각해 줬으면 좋겠다.” [Startup’s story #299] 중국에서 1등이 세계 1등이다-화동컴퍼니

▲회사에서 나를 돌이켜 보는 ‘자아성찰’형

회사에서 스스로의 성장을 이야기한 창업자들도 있었습니다. 공통적으로 발로 직접 뛰는 서비스 하는 분이었고요.

“일단은 현재 인생의 변곡점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 과정에서 스스로의 성장 곡선을 따져보면 콜버스가 티핑 포인트다. 열심히 달리겠다.” [Startup’s story #285] 콜버스, “저질러야 세상이 바뀐다!”

“‘선과 악’이 둘다 있는 곳이다. 스트레스를 주는 악이기도 하지만, 회사를 키우는 과정에서 기쁨을 안겨주는 선이기도 하다. 온전히 선의 상태가 될 때까지는 동시에 안고 가야하는 곳이다.” [Startup’s story #301] 스테이즈: 퇴사하려는 직원이 있으면 집으로 찾아가는 회사

▲넓은 바다를 항해하는 한 척의 배, ‘선구자’형

자신의 팀을 하나의 배 혹은 작은 조직이라고 대답한 분들도 적지 않았습니다. 앞으로 닥칠 미래에 기대감도 있지만 동시에 올 수도 있는 시련을 의연히 대처하겠다는 의지가 읽힌 유형이었습니다.

“이순신 장군의 거북선 같다. 우여곡절 끝에 글로벌 무대에 설 수 있는 기회를 얻었지만, 그만큼 해외 굴지의 기업을 마주할 때마다 왜란 시절 이순신 장군이 거대한 적군을 대적할 때와 같은 기분이 든다. 하지만 두려움과 맞서며 승리를 위해 달리는 임직원들이 함께 탄 배인만큼, 레페리는 위기에서 승리를 거머쥘 수 있을 거라 믿는다.” [Startup’s story#270] “사업목표? 세계적 기업으로 키우는 것!” 레페리

“신생 행성 같다. 맨 처음 지구도 가스로 시작했지만 많은 성장을 통해 지금과 같은 행성이 됐다.회사가 성장한다면 지금의 지구 같은 곳이 될 테고, 그 곳에서 내가 차지하는 영역은 손톱만큼도 안될 거다. 내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한 군데도 없지만 내 뜻대로 할 수 없는 곳, 그리고 뜻과 전혀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는 곳이 바로 이곳 샌드박스네트워크 같다.” [Startup’s story #279] 샌드박스네트워크, “스타트업을 빨리 벗어나고 싶다”

“한 척의 배라고 말할 수 있다. 얼마나 많은 사람을 태울 수 있을 지, 멋진 돛을 달 수 있을 지, 증축해서 큰 배를 만들 수 있을지, 얼마나 멀리 갈수 있을 지가 투영된 배다. 동시에 과한 욕심에 짐을 많이 쌓으면 배가 침몰할 수 있어 걱정도 된다. 과하지 않게 운항하고 싶다.” [Startup’s story #282] 스타트업식 혁신 더해 사회적 가치 실현한다-두손컴퍼니

“또다른 통로로 이어주는 문인 것 같다. 문을 열면 추상적으로도 현실적으로도 새로운 공간, 사람들, 새로운 것을 경험하게 해주지 않나. 어반베이스가 사람들에게 새로운 것을 경험하게 해주는 문이 되길 바란다.” [Startup’s story #302] “세상에 없는 또 하나의 지구를 만드는 것이 목표”, 어반베이스

[Startup’s story #315] 허밍만 하면 작곡을 할 수 있다? –험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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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의식적으로 생각나 멜로디를 흥얼거리기만 해도 제대로 된 한 곡으로 완성 해주는 서비스가 있다. 삼성전자 출신 8년차 개발자들이 모여 만든 음악 작곡 앱 ‘험온’이 그것이다. 간단한 멜로디 뿐만 아니라 락, R&B, 오케스트라 버젼 등 다양한 컨셉으로 음악을 변주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그동안 전문가의 영역으로만 여겨졌던 음악 작곡 영역을 대중들도 쉽게 즐기는 것, 개인이 음악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사회를 만드는 게 꿈인 최병익 쿨잼컴퍼니 대표를 만나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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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익 쿨잼컴퍼니 대표

쿨잼컴퍼니의 험온은 어떻게 여기까지 왔나.

삼성전자 사내 벤처 육성 프로그램 씨랩(C-lab)과제에 선정돼 연구를 하고 있다. 올해 5월 소비자 반응을 보려고 안드로이드 마켓에 올려 놓았고, 내년 상반기 풀 버젼이 나오기 전까진 오픈베타 형태로 운영될 예정이다.

총 다운로드 수 10만 건, 하루 1500건 정도의 다운로드를 기록중이다. 그 중에서 해외 비중이 크다고.

이렇다할 홍보를 한 적이 없는데 최근 한달간 다운로드 추이를 보면 60%가 해외에서, 특히 중국 쪽에서 많이 유입되고 있다. iOS버전까지 개발되면 정식으로 해외 진출을 고려하고 있다. 우리 서비스는 유료 과금 사용자가 중요한데, 미국은 우리나라의 20배, 일본은 10배 정도 국내보다 시장이 크다. 거리상 가깝고 업의 이해도가 빠른 일본에 먼저 진출할 생각이다. 그때까지는 아직 프로토타입인 앱을 고도화하고 정비할 계획이다.

지난 10월 Starup:CON 2016 에서 가수 옥주현과 함께 앱을 시연 했다.

음악 하는 사람이 우리 서비스를 보고 놀라는 걸 봤다. 가치 있는 일을 하는구나 싶어 더욱 열심히 달려야겠다고 다짐했다.

가수를 놀라게 한 험온에는 어떤 기능들이 있나.

‘험온’은 사용자가 허밍만 하면 멜로디를 분석해 악보로 변환해주고, 그에 어울리는 코드의 반주까지 자동으로 만들어 음악을 완성할 수 있는 앱이다. 이를 지인들과 편하게 공유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우리 앱은 음악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어도 된다. 단지 흥얼거리는 것만으로도 누구나 쉽게 자신만의 음악을 작곡할 수 있고 멜로디는 최고 5분까지 만들 수 있다. 만들고 난 뒤 악보 인쇄에 대한 니즈도 있어 조만간 관련 기능을 탑재할 생각이다. 다만 작곡을 할 땐 허밍으로 만들길 추천한다. 노래를 부를 땐 피치가 변하기 때문에 정확도가 허밍에 비해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

사용자가 허밍하며 생각한 멜로디와 실제 들리는 멜로디간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맞다. 악기는 피치가 정확한데 비해 음성은 다르다. 호흡이 빨라졌다 느려졌다 하는 등 인간마다 가진 다른 특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그래서 서비스를 꾸준히 고도화하고 있다. 먼저 허밍하면 자동으로 빠르기를 찾아주는데, 매트로놈 기능을 사용하면 더욱 박자를 정확하게 맞출 수 있다. 또는 8분음표, 16분음표 단위로도 할 수 있다. 발성자의 의도대로 음악을 만들게 돕는 것이다. 그렇게 해도 마음에 안 들면 편집해서 바꿀 수도 있다.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알고리즘 테스트를 진행해 개선점을 찾고 보완하는 중이다.

험온과 비슷한 서비스가 있나.

허밍을 악기 소리로 변환하는 서비스는 있다. 또 텍스트를 입력하면 그에 맞춰 반주해 주는 서비스도 있다. 하지만 이 모든 과정을 한번에 연결하는 한편 머신러닝으로 고도화한 컨셉은 아직까지 세계에 전무한걸로 안다.

앞서 머신러닝을 언급했는데, 이 서비스에 적용된 핵심 기술을 설명해 준다면?

크게 보면 두 가지다. 음성 신호를 악보로 잘 만드는 기술과 악보로부터 좋은 반주를 만드는 것이다. 첫 번째를 잘 하려면 음악정보복원(MIRㆍ Music Information Retrieval)을 잘 해야 한다. 즉 음의 높이가 얼마인지, 허밍이 언제 발생해서 끝났는지, 조성 및 BPM 정보 등을 제대로 알아내는 것이다. 두 번째는 머신러닝인데, 이 기술이 중요하다. 사람이 어떤 코드와 화성을 써서 반주한 것인지 기계에게 학습시킨다. 그러면 기계가 임의의 사용자 멜로디를 보고 특정 반주법이 어울릴 거라고 추천해주는 식으로 진행된다. 그게 우리의 핵심 기술이다. 첫 번째 기술은 관련해 특허가 있고 두 번째는 준비중이다.

험온의 PC버전이 나올 가능성이 있나? 음악 전문가들 상당수는 맥북 등 PC환경에서 작업을 한다.

우리는 모바일 전용으로만 생각하고 있다. 전문가 보다는 일반인들이 쉽고 편하게 곡을 제작하게 돕자는 컨셉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스튜디오에서 만들어지는 곡 퀄리티가 아닌 ‘어느 정도 완성도 있는 음악’을  커버하려 한다. 일반적으로 대중은 자신의 SNS에 사진을 올릴 때 구도를 따지지 않잖나. 마찬가지로 험온이 개인에게 의미 있는 음악을 만들어주는 서비스가 됐으면 한다. 자신이 편하게 작곡한 노래를 지인들과 편하게 공유할 수 있는 선에서 우리 서비스가 애용되길 바란다.

서비스 앱은 재미가 없어지면 사용량이 줄어든다. 

사용자들이 계속 쓸 이유를 만들어줘야 한다는 것에 동의한다. 그래서 음악 제작 행위가 재밌다고 느끼게 하거나 만들어서 쓸 데가 있도록 하고 싶다. 그래서 생각한 게 음악 게시물을 이용한 소셜 미디어 활용을 유도하는 거다. 각자 만든 결과물을 SNS에 올려 자랑하거나 공유하게 하고, 관련한 악보나 파일을 활용하도록 하는 식이다. 대중들이 페이스북을 쓰는 이유는 재밌어서 쓴다. 이런 방식으로 우리도 사용자들 경험을 지속시키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최적화 이슈 등 기술 성능에 대한 오류는 없나?  

우리 서비스가 사용될 수 있는 디바이스는 전 세계에 5천개 가까이 된다. 5천가지 기종을 모두 테스트 할 수 없기에 간혹 버그가 생기긴 한다. 그래서 알고리즘을 최적화하고 최대한 가볍게 하기 위해 주력하고 있다. 전 기종에서 무리 없이 사용되는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매진하고 있다.

많이 받는 질문일텐데, 이 기술을 다른 기업이 따라할 우려는 없나? 

우리가 이 서비스를 가장 잘 구현할 수 있는 핵심 인력이라고 판단한다. 그래서 경쟁에서 질 이유도 없고 유사 서비스가 만들어진다 해도 우리보다 더 빨리 고도화 할 순 없을 거라고 판단하고 있다. 우리 서비스는 많은 이들이 한번쯤 생각해본 ‘쉬운 컨셉’의 서비스다. 여기서 생각에 그치지 않고 제대로 구현해낸 것이 우리가 넘은 허들이고 기술이다. 뒤쳐질 거라 여기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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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음악앱 비트가 지난 11월 서비스 종료를 선언했다. 한국은 음악 서비스를 하기 여전히 어렵다는 평가인데, 험온에는 영향이 없나? 

우린 비트와 저작권 등 비용 발생 및 접근 방식이 다르다. 우리 사업은 유지비가 크게 들지 않는 편이다. 다만 이런 차이를 떠나 비트로 인해 음악 시장 자체가 사업하기 어려운 환경이라는 건 경험했다. 그 일이 우리에게 경각심을 줬고 국내에만 머물지 않고 글로벌 시장에 도전하기로 마음 먹은 계기가 되기도 했다. 음악은 언어의 장벽이 낮은 분야이기도 하니 승산이 있다고 본다.

B2C는 홍보가 많이 필요하다. 

아직까지 별다른 홍보 없이도 바이럴만으로 의미 있는 다운로드가 일어났다. 3월부터 본격적으로 해외에 집중해 홍보할 생각이다.

B2B 산업과의 연계 가능성은 없나? 

실시간으로 파형을 본 뒤 악보로 그리는 모듈에는 여러가지 기술이 필요하다. 허밍한 게 얼마나 BPM을 조성하는지, 언제 발화하고 높이는 얼마나 되는지 등을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코드를 제대로 넣고 반주를 붙이는 것이 가능하려면 입력 수단을 드로잉이나 모션으로도 바꿀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우리 플랫폼을 통해 만들어지는 곡은 다른 미디어와 달리 각각 저작권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기술이 필요한 업체와의 연계를 생각해볼 수는 있을 것 같다.

C-랩 출신 기업은 삼성전자와 협업 가능성도 있지 않겠나.

우린 서비스를 하기 위한 기업이고 삼성전자는 하드웨어 비즈니스를 하는 곳이다. 상호 서비스의 본질이 다르다. 협업을 하게 된다면 기반 기술 및 응용분야에서 나오지 않을까 싶다.

쿨잼컴퍼니 팀원들이 궁금하다. 각각 어떤 역할을 하고 있나?

분사할 때 같이 나온 개발자 3명과 마케터 1명을 포함해 5명, 이후 디자이너와 싱어송라이터가 합류해 총 7명이다. 소프트웨어 전문가, 대학시절부터 음악 관련 앱을 만들던 인재, 사내 과제에 선정된 후 10:1이 넘는 경쟁률을 뚫고 합류한 인재 등 쟁쟁한 실력자들이 우리 팀원이다.

팀원들이 실력뿐만 아니라 평균 근속 연수도 꽤 된다. 

삼성전자에서 적게는 4년부터 17년 까지 근속한 이들로 구성되어 있다. 팀원 중에는 삼성전자에서 한 팀을 이끌던 사람도 있다. 바다OS, 타이젠 OS의 그래픽을 총괄하던 사람이다. 팀에 합류한 이유를 ‘지금보다 더 재밌는 삶을 살고 싶어서’ 라고 했다. 안정적인 삶을 보장받을 수 있었는데 그걸 포기하고 나온 거다. 다들 같은 마음으로 합류해줘서 감동스러웠다. 마음도 맞고 실력도 뛰어난 팀원끼리 모여서 하면 뭐라도 이루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그들을 전적으로 믿는다.

초기 스타트업치곤 비교적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것 같다.

스핀오프할 때 삼성전자로부터 투자를 지원받았다. 이게 큰 힘이 됐다. 서비스를 구현하려면 사람이 필요한데 그들을 영입할 수 있는 환경이 어느정도 갖춰졌기 때문이다. 시리즈 A투자를 염두에 두고 있는데 그러려면 어느정도 성과가 나와야 한다. 아직 갈 길이 멀다.

가장 먼저 물어봤어야 할 질문인데, 왜 사업을 결심했나?

회사를 다니면서도 사업가의 꿈이 있었다. 기업은 그 시대의 인재와 비용 등 핵심 역량이 집중 돼있는 곳인데, 좋은 기업문화가 더해진다면 세상이 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하는데 역할을 한다고 본다. 그 생각이 심화되어 결국 ‘사람 살리는 기업가’가 되겠다는 꿈으로 이어졌다. 그래서 시작했다.

좁게는 회사에서 넓게는 사회에서 사람이 태어난 본성 그대로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게 있도록 돕고싶다. 그래서 사내에서는 틀에 박힌 문화를 상호 강요하지 않는 것을 지향한다. 예를 들면 모두 아침에 출근을 할 필요는 없다. 개인의 업무 몰입시간이 각자 다른데 굳이 다 따라야 할 필욘 없다. 서로 이해하고 보완하면서 각자의 진짜 모습을 발견하며 즐겁게 일할 수 있는 회사를 만들고 싶다.

회사의 조직 문화는 어떻게 만들어 가고 있나.

우리는 오후 1시부터 4시까지가 코어타임이다. 나머지 시간은 탄력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일이 있으면 미리 공지하고 나오지 않아도 된다. 다만 지금 팀원은 강요하지 않아도 알아서 일하고 있다. 모두 하고싶은 일이었고, 자신의 기여도에 따라 팀이 성장하는 게 보여서 그러지 않나 싶다.

부인이 쿨잼컴퍼니 ‘제 8의 멤버’다.

일등 지지자다. 우선 회사를 나와 사업을 하겠다 할 때 믿어줬다. 이후 사업 초기때부터 인문학적인 관점에서 팀과 정체성을 만드는 데에도 큰 역할을 했다. 이성적인 엔지니어로만 이뤄진 우리 팀에 없어선 안될 고마운 존재였다. 그외 대외 행사에서 회사를 소개할 때 자료를 만들어 주는 등 힘을 보탰다.

눈앞에 있는 마일스톤은 무엇인가?

음악비즈니스는 오래된 산업이다. 그렇기때문에 분업 최적화가 잘 돼있고 진입하기 쉽지 않다. 그래서 새로운 형태의 음악을 만들어 승부를 보고 싶었다. 소수의 사람들이 음악을 더욱 더 잘 만드는게 아닌, 더 많은 곳에서 스스로를 표현하는 음악이 나올수 있도록 저변을 확대하고 싶다. 그러려면 시장을 증명해야 한다. 비즈니스 모델을 시험하고, 사업 규모를 늘리며 그에 따른 전략을 펼치는 동시에 기술 분야에서도 초석을 쌓으려 한다. 이게 내년 상반기까지의 목표다. 더 멀리 내다본다면 작곡을 안하던 사람들도, 짧은 곡을 쉽게 만들어 주위에 공유하는 문화가 확산되는데 우리의 서비스와 기술이 쓰여지는 것이다.

대표 최병익에게 쿨잼 컴퍼니란 어떤 의미인가?

‘우리 모두의 것이지만 맘대로 할 순 없는 그 어떤 것’이다. 회사가 여기까지 어떻게 왔는지를 생각해 봤는데, 여러 이유중에 브랜드 스스로 역동성을 가지고 성장 했다는 것도 있다. 쿨잼컴퍼니는 자생력을 가지고 자유롭게 커가면 하는 존재라고 본다. 그래서 인위적인 틀 안에 회사를 가두지 않으려 한다.

쿨잼컴퍼니가 지난 10월 열린 Starup:CON 2016 스타트업 쇼케이스에서 ‘험온’을 대중에게 선보이고 있다.

플래텀이 만난 올해의 스타트업은? ‘2016 플래텀 스타트업 어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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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플래텀은 70개가 넘는 스타트업과 <스타트업 스토리>를 통해 만났습니다. 평가가 아닌 응원을 위해서, 올해 만난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제1회 플래텀 스타트업 어워드’ 수상 기업을 선발해보았습니다.

더 다양한 분야의 초기 기업과 여성 창업 기업의 이야기를 듣지 못했다는 점이 못내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2017년에는 더 열심히 뛰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올해 플래텀 스타트업 어워드의 주인공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로켓상
지난 1년간 소리소문없이 빠르게 성장한 스타트업.

hshs

로켓상 / 버즈빌 (잠금화면 광고 서비스)

버즈빌은 올 연말, 미국의 1위 잠금화면 기업인 슬라이드조이(Slidejoy)를 인수한다고 밝혔습니다. 국내 스타트업이 해외 동종 업계 기업을 인수하는 것은 흔치 않은 일입니다. 심지어 미국은 버즈빌이 몸담은 애드테크 분야에 있어서, 가장 선도적인 시장이기도 합니다.

작년 12월 소프트뱅크벤처스로부터 130억 투자를 유치하며 동력을 얻었던 버즈빌은, 1년 새 총 6개국에 진출했습니다. 매출도 작년 대비 200% 성장했다고 합니다. 버즈빌을 로켓상 수상 기업으로 선정한 이유는, 샛길로 빠지지 않고 1년 전 세웠던 목표를 따라 잘 성장하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무리한 사업 확장을 자제하고 ‘잠금화면’이라는 특기 하나로 해외 시장에 돌격하고 있는, 여러모로 힘이 넘치는 기업이었습니다.

[Startup’s Story #239] 창업해 세 번 매각한 연쇄창업가, 글로벌 진출 출사표(2015.12)
[Startup’s Story #314] 美 잠금화면 1위 기업 인수한 한국 스타트업 (20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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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켓상 / 더파머스 (식품 쇼핑몰 ‘마켓컬리’)

더파머스야 말로 ‘소리 없는 강자’라는 수식어가 잘 어울리는 기업입니다. 작년 5월에 식품 쇼핑몰 마켓컬리를 선보인 이 기업은, 올 12월 기준 회원 수 16만 명, 구매 건수 월 6만 건, 매출 월 30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더파머스는 오후 11시 전에 주문하면 다음 날 오전 7시까지 배달해주는 ‘샛별 배송’으로 유명해졌는데요. 자체 물류 창고에 재고를 사입해 보관해두는 방식으로 12시간 안에 포장과 배송을 완료할 수 있다고 합니다. 공식적인 홍보 활동을 자제하고 내실에 집중한 결과, 지난 19일에는 LB인베스트먼트 등으로부터 170억 원의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습니다.

[Startup’s Story #312] 더파머스, 170억 규모 투자유치 … 소리없는 유통 강자 ‘마켓컬리’

 

■콜럼버스상
아무도 가지 않은 미지의 땅에서 자신만의 길을 개척한 스타트업. 끝내 인도를 찾지 못하고 눈을 감은 콜럼버스보다, 몇 배는 지독한 집념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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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럼버스상 / 쿠엔즈버킷 (저온압착 참기름)

쿠엔즈버킷 박정용 대표는 올 한 해 만났던 창업자 중 유일하게 ‘장인’이라는 말을 떠오르게 만든 사람입니다. 18평짜리 작은 방앗간에서 참기름을 만드는 이들은, 하반기 엑셀러레이터 ‘스파크랩’ 데모데이에 등장하며 업계 주목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공장을 함부로 넓히지 않는 것도, 공정이 어려운 ‘저온압착’ 생산 방식을 선택한 것도 모두 참기름에 대한 박정용 대표의 확고한 철학에 근거한 것이라는 사실을 인터뷰를 통해 알 수 있었습니다. ‘강남 참기름’으로 알려진 쿠엔즈버킷은 이제 ‘넥스트 올리브유’로 올라서기 위해 해외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Startup’s Story #313] 세계 시장으로 가는 특별한 방앗간 ‘쿠엔즈버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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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럼버스상 / 밸런스히어로 (휴대폰 잔액 확인 서비스 ‘트루밸런스’)

중국만 바라보고 있었는데, 인도에서 희소식이 들려오다니. 국내 창업자들에겐 여전히 미지의 땅인 인도에서 승전보를 울린 국내 기업이 등장했습니다. 핀테크 스타트업 ‘밸런스히어로’가 그 주인공입니다. 인도에서는 스마트폰 사용자의 90%가 선불 형식으로 휴대폰 요금을 지불합니다.  ‘트루밸런스’는 이 휴대폰 잔액과 데이터 사용량을 실시간으로 확인해주는 앱입니다.

앱 출시 2년 만에 3천만 다운로드를 기록한 이들은, 이제 보유한 사용자 집단을 기반으로 본격적인 수익화에 돌입합니다. 잔액 충전 기능을 활용해 ‘인도의 알리페이’와 같은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 이들의 목표입니다. 이철원 대표는 ‘모바일 앱을 하는 국내 스타트업이라면, 인도 시장 진출을 반드시 검토하라’고 조언하기도 했습니다.

[Startup’s Story #311] 3천만 인도인을 사로잡은 한국 벤처, ‘밸런스히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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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럼버스상 / 캡슐코퍼레이션 (동인 활동 지원 서비스)

정말이지 누가 이런 아이템으로 창업에 선뜻 도전할 수 있을까요. 캡슐코퍼레이션은 자칭 ‘5차 산업을 4차 산업 길목에서 틀어쥐려는 후조 스타트업’입니다. 이들은 동인 문화를 향유하는 일명 ‘후조시(腐女子·부녀자)’의 활동을 지원하는 서비스를 만들고 있습니다. 대표 본인이 유명한 동인 작가로 활동한 이력도 있고요.

5년 안에 동아시아 내 유일무이한 동인 기업이 되는 게 목표라고 말했던 이미호 대표. 캡슐코퍼레이션을 보고 있자면, 세상 어떤 아이템에 대해서도 ‘그걸로 사업을 한다고?’라고 딴지 걸 수가 없게 됩니다. 진짜 사업을 꽤 훌륭하게 해내고 있으니까요.

[Startup’s story #281] “음지의 동인 문화를 산업으로” 이미호 캡슐코퍼레이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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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럼버스상 / 트레바리 (독서 커뮤니티)

트레바리는 ‘작심 3회’의 비극을 반복하는 집단, ‘독서 모임’으로 돈을 벌겠다고 나선 스타트업입니다. 실제로 돈을 벌고 있고, 손익분기점도 이미 넘겼습니다. 넉 달 간격으로 시작되는 시즌마다 회원 수는 두 배로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트레바리는 <이유 없이 남의 말에 반대하기를 좋아하는 사람>을 의미하는 순우리말입니다. 모두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라고 말하고 있을 때, ‘정말 그래?’라고 딴지를 건 코페르니쿠스같이 살고 싶어 이 사명을 선택했다고 합니다. 이름을 따라 자신들이 옳다고 생각하는 방식으로 돈을 벌고 있는 모습에 인터뷰 내내 같이 신이 났습니다. 꼭 성공해서, 딴지 걸기 좋아하는 젊은 창업가들의 나침반이 되어주기를.

[Startup’s Story #298] 독서 모임 만들어 돈 버는 스타트업 ‘트레바리’

 

■슈퍼루키상
혜성같이 나타나 우리를 사로잡은 스타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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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루키상 / 크레딧데이터 (기업 정보 공개 서비스 ‘크레딧잡’)

올 하반기, 업계에서 제일 뜨거웠던 서비스는 크레딧잡입니다. 이렇게 간단하고, 통쾌할 수가. 매번 ‘급여 협의’라는 문구만 쳐다보고 있던 모든 구직자의 마음을 뻥 뚫리게 해준 서비스였습니다. 정부에서 공개한 국민 연금 데이터를 활용해 꼭 필요한 핵심 기능만 구현해 놓은 센스도 빛났습니다. 크레딧잡은 기업들의 민원 쇄도에 론칭 닷새 만에 문을 닫았다가 서비스를 재개하는 해프닝을 겪기도 했습니다.

 [Startup’s story #290] ‘정보의 비대칭성을 해소한다’ 조경준 크레딧데이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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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루키상 / 이놈들연구소 (스마트 시계줄 ‘시그널’)

삼성전자의 사내 벤처인 이놈들 연구소는 지난 9월, 킥스타터 출시 4시간 만에 모금액 5만 달러를 돌파했습니다. 이들이 내놓은 것은 손가락을 귀에 대는 것만으로도 전화 통화를 할 수 있는 스마트 시계줄 ‘시그널’인데요. 손가락을 귀에 대서 상대방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시곗줄에 장착된 마이크를 통해 사용자의 음성을 상대에게 전달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최종 모금액은 약 16억 3천만 원. 최초 목표 금액의 3000%가 넘는 수준입니다. 이는 전 세계 창업자가 모이는 킥스타터 내에서도 상위 0.2%에 해당하는 기록이었다고 합니다.

[Startup’s story #284] “어른과 아이 모두 열광할 제품 만든다.”

 

■체인저상
매일의 일상을 좀 더 편하게 바꾸어준 스타트업.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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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인저상 / 비바리퍼블리카 (간편 송금 서비스 ‘토스’)

비바리퍼블리카는 올해 인터뷰로 만난 기업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들이 만든 간편 송금 서비스 ‘토스’는 고속도로를 탄 것처럼 아주 빠르고 수월하게 온라인 결제를 마칠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비록 결제에 더욱 거침이 없어져 통장이 한결 가벼워진 것 같습니다만, 공인인증 절차가 주는 스트레스를 확실히 제거해주었다는 점에서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토스는 2016년 구글플레이가 선정한 올해의 베스트앱 대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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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인저상 / 룬랩 (IoT 생리컵 ‘룬컵’)

룬랩이 만든 생리컵 ‘룬컵’은 올 연말 양산과 배송을 앞두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상을 ‘바꾸었다’기 보다는 ‘앞으로 바꾸어 갈’ 기업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더 맞습니다. 이들이 만든 룬컵은 IoT 기능이 장착되어 생리혈의 양, 색깔 등을 측정할 수 있게 하는 제품입니다. 해외 생리컵 예찬론자들은 ‘생리컵 사용 전과 후로 내 인생을 나눌 수 있다’고 까지 표현하고 있는데요. 탐폰과 생리대를 대체하고, 궁극적으로는 생리혈을 분석하는 데이터 기업으로 거듭나고 싶다는 황룡 대표와의 인터뷰는 여성으로서 많은 기대를 품게 하는 시간이었습니다.

[Startup’s story#296] 인류의 절반이 자신의 혈액 정보에 접근할 수 있다면?

 

■좋은회사상 
직원들이 살기 좋은, 즐거운 조직 문화를 만든 스타트업. 혹 수상 결과에 동의할 수 없는 팀원 분들이 계신다면 언제든 제보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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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회사상 / 렌딧 (P2P 대출 서비스)

렌딧은 ‘디자인과 창업의 공통점’이라는 주제로 지난 9월 만난 P2P 대출 스타트업입니다. 산업 디자이너 출신인 김성준 대표는 그 답을 ‘사람에게 필요한 것을 만드는 것’이라고 정의했는데요. 직원들에게 필요한 공간을 만들기 위해 새로운 사무 공간도 직접 디자인했다고 합니다. 디자인씽킹 관점에서 보는 리더십과 조직에 대한 이야기가 아주 흥미로웠던 인터뷰였습니다.

[Startup’s Story #292] “디자인과 창업의 공통점? 사람에게 필요한 것을 만드는 것!” 렌딧 김성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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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회사상 / 버즈빌 (잠금화면 광고 서비스)

로켓상에 이어 2관왕입니다. 이관우 대표 말에 따르면 버즈빌 사무실에는 주말에도 10명이 넘는 직원이 나와서 놀고 있다(?)고 합니다. 출근이 지옥 같은 회사라면 불가능한 일이겠지요. 이 밖에도 유연한 탄력근무제, 주도적인 목표 설정, 활발한 사조직 모임 등 전반적으로 직원의 자율성과 자발성을 중요시하는 조직이라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물론 자율성을 주어도 남용하지 않을 사람을 뽑기 위해 채용 절차는 아주 엄격한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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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회사상 / 드라마앤컴퍼니 (명함 정보 입력 서비스 ‘리멤버’)

올 5월 만난 최재호 드라마앤컴퍼니 대표는 ‘서비스의 답이 고객에게 있듯이, 경영의 답은 직원에게 있다’는 말을 남겼습니다. 지난 3년간 자발적인 퇴사자가 단 한 명이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조직 분위기를 어느 정도 가늠해볼 수 있었습니다. ‘강도 높은 직언을 하는 동료일수록 더욱 신뢰한다’는 말이 특히나 인상적이었던 인터뷰입니다.

[Startup’s Story #256] ‘회사 경영? 답은 직원에게 있다!’, 드라마앤컴퍼니 최재호 대표

 

■주토피아상
토끼와 늑대, 나무늘보까지. 서로 다른 모두가 함께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어준 스타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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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토피아상 / 어뮤즈트래블 (장애인 특화 여행 상품 서비스)

어뮤즈트래블은 장애인에게 특화된 여행 상품을 제공하는 스타트업입니다. 이들의 꿈은 글로벌로 진출해 ‘장애인 여행을 위한 에어비앤비’로 성장하는 것입니다. 오서연 대표의 말을 그대로 인용합니다.

일반 관광객이 ‘천지암 코스를 방문해서 폭포를 구경하고, 사진을 찍고,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을 여행이라고 부른다면, 시각 장애인에게는 ‘폭포의 소리를 즐기고, 주변 바위를 만져보고, 천지암의 향기를 맡는 것’이 중요하다. 세상에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많은 여행의 방법이 있다.

[Startup’s Story #265]”장애인 여행 분야의 에어비앤비가 되겠다”, 어뮤즈트래블 오서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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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토피아상 / 닥터키친 (당뇨식이 전문 연구 기업)

닥터키친은 당뇨 환자에게 먹는 즐거움을 돌려준 당뇨 식이 전문 연구 기업입니다. 이들은 짜장면을 비롯해 총 370여 개의 메뉴를 호텔 출신 쉐프들과 협업해 만들어냈습니다. 닥터키친은 당뇨에 관한 전문성과 빠른 성장 속도를 인정받아 지난 8월, 케이큐브벤처스로부터 14억 원의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습니다.

[Startup’s story #306] 당뇨 환자도 먹을 수 있는 짜장면을 만드는 회사

 

■광안대교상
제 2의 창업 도시 부산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보인 스타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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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안대교상 / 벤디츠 (이사 O2O ‘이사모아’)

벤디츠는 제조 기업이 많은 부산에서 ‘부산스럽지 않은’ 이사 O2O 서비스를 하고 있는 기업입니다. 벤디츠는 현재 이사 O2O 서비스 ‘이사모아’를 주력으로, 결혼 상품과 서비스를 고객에게 맞춤 연결해 주는 웨딩 O2O 서비스 ‘웨딩바이미’, 인테리어 O2O서비스 ‘인쇼’ 앱을 개발 운영하고 있습니다. 특히 벤디츠는 부산 동남권 스타트업 마이크로VC펀드 ‘케이브릿지1호스타트업 투자조합’의 첫 번째 투자기업인데요. 케이브릿지 이동철 대표는 “많은 O2O 서비스들이 각광받고 있는 시대에 이사는 다른 O2O 서비스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주요 분야이다”며 “서비스를 확장할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므로 성장성이 크게 기대된다”는 투자 소감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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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안대교상 / 바이맘 (난방텐트 쇼핑몰 ‘바이맘스토어’)

난방텐트 제조기업인 ‘바이맘’은 사회적 가치를 이루는 동시에 수익적인 부분도 놓치지 않고 있는 기업입니다. ‘바이맘 텐트’를 주력으로 판매해 지난해 매출 15억 원을 기록한 바이맘의 올해 목표는 30억입니다. ‘사람과 환경을 건강하게 만들면서 수익을 내는 것’이라는 정직하고 명료한 미션이 기억에 남는 기업입니다.

[Startup’s story #283] “부산 창업자들은 사명감이 있다”

 

■고진감래상
기나긴 터널을 뚫고, 마침내 수면 위로 올라온 스타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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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진감래상 / 리본키친 (당뇨, 다이어트식 연구 기업)

무려 8년입니다. 문채우 대표는 8년 전, 헬스케어 시장이 열릴 것이라는 확신으로 금융사를 그만두고 창업 길에 나섰습니다. 그 긴 시간을 어떻게 버텼냐는 질문에 문 대표는 “좋은 걸 만들면 기회가 올 거라고 생각하고 계속 공부했다”고 답했습니다. 결과를 기대하기보다는, 꾸준히 하면 뭐든 될 거라는 생각으로 달려온 8년. 리본키친은 올 연말 광화문에 오프라인 매장을 열며 ‘건강식 계의 맥도날드’가 되기 위한 첫걸음을 내딛습니다.

[Startup’s Story #278] “좋은 음식 만들면 기회는 올 거라고 믿었다”, 리본키친 문채우 대표

 

■인기상
구글 애널리스틱 기준, 올 한 해 가장 높은 조회수를 기록한 인터뷰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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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상 / 트레져헌터 (MCN 플랫폼)

[Startup’s Story #240] 장래희망란에 ‘양띵’을 적는 아이들 … MCN 그리고 트레져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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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상 / 버드뷰 (화장품 성분앱 ‘화해’)

[Startup’s Story #241] 우리의 가정은 모두 틀렸다 … ‘화해’의 3가지 리텐션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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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상 / 홈마스터 (청소 O2O 서비스)

[Startup’s Story #238] 청소 O2O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성’ … 변영표 홈마스터 대표

[라디오 스타-트업 ②] “어떤 회사로 만들어가고 싶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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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에도 많은 스타트업들이 혜성같이 등장했습니다. 이들은 기존의 산업 분야에서 저마다의 방식으로 혁신을 꾀했습니다. 세탁업, 화훼업 처럼 많은 사람들이 쓰고 있지만 낡은 산업, 또는 음지산업으로 여겨져 왔던 모텔업이 각각 편안함과 실용성을 겸비한 고급스러운 산업으로 점차 바뀌고 있는 것이 그 증거겠죠.

이들 뿐 아니라 뉴미디어 콘텐츠를 활용한 유아동콘텐츠, 인테리어 SNS 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의 스타트업 대표를 만나 그들의 사업 운영철학 및 브랜드의 의미를 물었습니다. 그들의 재치있고 유의미한 대답은 스타트업을 대하는 각자의 생각을 엿볼 수 있어 인상적이었습니다.

TV 토크쇼인 ‘라디오 스타’에선 진행자들이 게스트와 토크를 마치면 다시 만나자고 말하며 끝맺음을 합니다. 내년 우리 업계에서도  참신한 생각과 치열함으로 무장한 스타트업을 많이 뵐 수 있길 바라며 인사를 전합니다. 내년에도 다시 만나요,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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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운영에서 가장 중요한 건 뭐다? ‘조직문화’ 형

궁극적으로 어떤 회사를 만들어갈 지 여쭤볼 때 ‘조직문화’ 혹은 회사의 기틀에 신경 쓰고자 하는 분들이 있었습니다. 소통이 잘 되거나, 본질을 지켜가며 운영 한다거나, 좋은 인재를 모시기 위한 환경을 만드는 데 최우선 하겠다는 등 대답은 다양했습니다.

“쏘카는 팀원간 소통이 잘 되는 회사를 지향한다. 이 문화를 계속 키워가며 회사를 성장시키고 싶다. 고객이 있어야 서비스가 운영되고, 고객의 애로사항을 해결하려고 노력해야 서비스가 커진다. 그 관점대로 운영하려 한다.”

관련 인터뷰[Startup’s story #274] “공유 차량이 500만대가 될 때까지”, 쏘카

“다른 회사를 만들고 싶다. 현재 인기를 재탕만 하면 우리보다 더 밀도있는 조직에게 뺏긴다. 그러나 다른걸 계속 하는건 기회가 있는거다. 하나를 다르게 하다보면 속도도 달라지고 결과물도 달라질 수 있다. 가능성이 있는 또다른 시장을 발견할 수 있다고 믿는다.”

관련 인터뷰[Startup’s story #263] “1억명의 어린이들과 함께 한다”, 스마트스터디

“본질을 지키면서 정량껏 할 수 있는 데까지 하고싶다. 그래서 현재로서는 큰 기업 만드는게 목표는 아니다. 시대가 우리에게 준 기회라고 생각한다. 그 이상은 욕심이다. 7,80년대 우리나라가 압축 성장한 것처럼 사업하기는 싫고 차근차근 나아가고 싶다.”

관련 인터뷰[Startup’s Story #267]]오스퀘어 노대영 대표,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

“올 하반기 내 조직문화 재정립에 집중할 계획이다. 본질은 좋은 인재들이 좋은 환경에서 좋은 서비스를 만들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를 우리 조직문화의 기반으로 두려 한다.”

관련 인터뷰 : [Startup’s Story #261] “종합 숙박 O2O 서비스로 간다”, 여기어때

▲사람들 사이에서 내 회사, 서비스가 인식 되길 바라는 ‘★꾸면 이뤄진다’형

어떤 회사를 운영하고 싶은 지에 대해 물어봤을 때 어느 순간 대중들에게 브랜드가 자리잡길 희망하는 대표님들도 있었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종내엔 많은 스타트업이 우리 생활 전반 이곳저곳에서 편히 사용되는 세상을 기대합니다.

“꽃은 커피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열심히 한다면 10년 내로 모든 사람들 집에 꽃이 있을 것이고, 집에 누군가를 초대하면 존중하는 마음으로 꽃을 갖다 놓지 않을까 한다. 그런 문화가 정착되게 노력하겠다.”

관련 인터뷰 :  [Startup’s story#269] “모든 가정에 꽃이 놓이는 그 날까지”, 꾸까 박춘화 대표

“‘모두를 위한 가벼운 IT서비스’가 우리의 모토다. 이 비전에 걸맞는 회사를 만들고 싶다. 그리고 아임포트는 쉽게 망하지 않으니까 믿고 써도 된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웃음) 부족한 부분을 채워가며 발전할 생각이다.”

관련 인터뷰 :  [Startup’s story #266] ‘모두를 위한 가벼운 IT서비스’를 추구한다, 시옷

“현재 등록된 공간의 운영자들 중 90%는 세입자, 임차인이다. 공간을 빌려서 운영 하고 있는 거다. 한편 건물주들은 콘텐츠가 없어서 공간을 놀리고 있는데 이런 경우 입점도 잘 안된다. 경제가 어려우니까. 그래서 공간이 필요한 가게, 건물주를 공정하게 연결하는 서비스를 언젠가 실현하려 한다. 혹은 공간주와 세입자의 중간에서 상가를 홀딩해주는 기능까지도 고려하고 있다. 그런 역할을 하며 성장하는 것이 우리의 꿈이다.”

관련 인터뷰 : 관련 인터뷰 :  [Startup’s story #262] 공간공유를 넘어 공간재생 ‘스페이스 클라우드  

“워시온은 세탁계의 ‘스타벅스’를 지향한다. 고급 라이프스타일형 서비스의 대표적인 사례가 되는 거다. 우리 서비스를 고객이 오래도록 즐겁게 이용해 주셨으면 좋겠다.”

관련 인터뷰 :  [Startup’s Story #254] 세탁에 전문성을 덧입혔다. ‘워시온’

“우린 작은 화분에서 벗어나 농업이라는 산업을 혁신하기위한 시도 중이다. 일례로 새로운 신선 채소 브랜드 런칭을 준비중이다. 이를 위해 단순히 유통구조 개선뿐만 아닌 IoT와 농업 기술이 접목한 친환경 및 최첨단 재배 시설을 개발하고 있고, 재배시설에서 재배된 먹거리를 뿌리째 살아있는 상태 그대로 소비자들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더 안전하고, 건강한, 신선한 먹거리가 거래되는 라이프스타일을 구축하는 데 엔씽이 많은 기여를 했으면 좋겠다.”

관련 인터뷰 :  [Startup’s story #264] 엔씽, ‘IoT + 농업’ 도시형 스마트팜 생태계 구축한다

▲ 번외: 화합과 초심 지켜나갔으면…팀원이 회사에게 전하는 ‘돌직구’형 

팀원이 회사에게 바라는 점도 있었습니다. 팀원의 시각에서 바라는 회사는 어떤 모습일까요.

양명호 요기요 마케팅 브랜드 관리 팀장: “초기부터 지금까지 모든 구성원이 앞만 보고 달려 여기까지 왔다. 성장하기 위해 더 노력해야겠지만, 주변도 둘러 보고 화합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 회사 구성원 모두가 좋아하는 회사가 되길 바란다.”

강성용 스포카 프로그래머: “능력있는 인재가 회사를 떠나지 않게 하는게 중요하다고 본다. 그들을 붙잡아 놓는 환경을 계속 만들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초심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

관련 인터뷰 :  [인터뷰]”회사는 첫사랑이자 친구다” 스타트업 근속자 3인 3색 스토리

[Startup’s story #316] “고민할 시간에 실행한다”–미스터멘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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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행#8) 행동하는 스타트업 ‘미스터멘션’ 

“어느 벤처캐피탈 심사역이 제주도에 가서 숙소 호스트들로부터 2000만원 펀딩을 받을 수 있겠느냐고 묻더라. 그래서 바로 제주도에 날아가 업주들을 설득해 우리 주주로 모셨다. 그리고 3일뒤에 그 심사역에게 피드백을 했다 … 그 심사역이 있는 벤처캐피탈이 우리 회사의 투자사가 되었다.”

미스터멘션의 공동창업자인 정성준 대표와 정재혁 이사는 행동파다. 몸을 움직여 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실행에 옮긴다. 그리고 그것이 가장 자신있단다.

두 사람이 2015년 11월 설립한 미스터멘션은 제주도를 중심으로 중장기 관광객들에 대한 숙박 중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스타트업이다. 동명의 서비스 미스터멘션은 2016년 4월 런칭되어 제주도에 500여개, 부산에 100여개의 숙소를 확보하고 있으며, 서울로 서비스 범위를 넓혀가는 중이다.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글로벌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17년 1월 1일, 햇수 나이 30대에 접어든, 학교 다닐 때 수업이 싫었다는 컴퓨터공학과 출신 대표와 법대 출신 이사를 부산에서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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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정재혁 미스터멘션 이사, 정성준 미스터멘션 대표

시작을 이야기해 보자. 두 사람의 인연은 언제부터 시작되었나?

정성준 대표(이하 정 대표) : 제대한 후 복학한 이듬해다. 대기업 마지막 면접을 앞두고 있을 때, 정 이사에게 전화가 왔다. ‘경성대 학교 앱 만든 개발자냐’고 묻고, 맞다고 하니 다짜고짜 다음날 보자고 했다. 그래서 나갔더니 국수집에서 본인이 만들려고 하는 교육관련 서비스에 대한 프레젠테이션을 하더라. 결론은 그 프로젝트에 참여하라는 제안이었다. 싫다고 했다. (웃음) 일단 취업 준비를 하고 있었고, 정 이사를 잘 모르기도 했기 때문이다.

정재혁 이사(이하 정 이사) : 초기 교육사업을 하다보니 체계적인 시스템을 만들어줄 개발자가 필요했다. 부산에서 이곳저곳 수소문을 해보니 정 대표가 대학생 중 부산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인재라고 누가 추천해 줬다. 그래서 연락했다. 편견이긴 하겠는데, 정 대표는 내가 생각한 개발자 이미지와는 달랐다. 말도 잘하고 열정적으로 보였다. 그래서 함께하자고 했다. 그런데 싫다고 하더라.

그런데 인연이 지금까지 이어졌다. 

정 대표 : 정 이사가 이전 사업을 하며 벌어놓은 예산이 있으니 두 달 내 본인이 말한 내용의 어플리케이션을 만들어 줄 수 있겠냐고 묻더라. 한 달이면 된다고 했다. 그렇게 외주 프로젝트로 공동작업을 시작했다. 그런데 정 이사와 자주 만나면서 마음이 바뀌었다. 정 이사가 취업을 안 하고 창업을 하려는 이유도 듣게 되었고, 서로 동질감과 공통점이 많음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곰곰히 생각해보니 내가 대기업에 들어가면 내가 하고 싶고, 즐거워 하는 일, 주변 사람의 문제점을 해결하는 일은 못 할 것 같더라. 그래서 대기업 입사 준비를 내려놓고 팀에 합류했다. 그게 4년 전이다.

주변 사람의 문제점을 해결하는 일이 창업과 어떤 관련이 있을까? 창업을 결심한 결정적 이유는 뭔가?

정 대표 : 게임을 좋아해서 자연스레 컴퓨터공학을 전공으로 했다. 깊게 생각을 안 하고 선택해서인지 학교에서 코딩하는 게 정말 싫었다. 그러다 군대를 다녀온 다음에 재미와 흥미를 느꼈던 것이 앱을 만드는 거였다. 처음 만든 것이 경성대 학교 앱이었다. 그걸 만든 이유는 단순하다. 친구가 학교 식단을 스마트폰으로 보고 싶다고 해서 제작한 거다. 그런데 석 달 쯤 지나니 학교 학생 거의 다가 쓰고 있더라. 지나가다 만나는 학생들의 피드백을 반영해 식단표는 물론이고, 도서관 자리, 메신저, 과팅 등 16가지 기능을 넣었다. 내가 만든 무언가를 주변 사람들이 쓰는게 신기하고 재미있었다. 그리고 그게 내 즐거움이자 능력이라고 봤다. 돌이켜보니 어릴 때 가장 기분 좋았던 순간 중 상당수가 주변 사람의 컴퓨터를 고쳐주고 그들이 즐거워하는 것을 보는 거였다.

큰 플랫폼을 만든다거나 돈을 많이 벌겠다는 욕심도 있지만, 주변사람을 모으고 싶다는 것이 창업을 결정한 가장 큰 이유다. 창업하고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서비스를 같이 만들던 동료, 후배들이 본인도 몰랐던 능력을 찾을 때였다. 미스터멘션에서 그들이 자신의 능력을 찾고 행복해하는 모습을 볼 때 즐겁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같은 행복을 주기 위해서라도 회사를 키우고 싶다는 마음이 크다.

정 이사 : 처음부터 창업을 생각했던 것은 아니다. 정 대표와 마찬가지로 나도 취업 준비를 했던적이 있었다. 어느날 취업 상담을 갔더니 토익 900점 기록이 있어야 상담이 가능하다고 하더라. 그래서 900점 점수를 받아 다시 갔다. 그랬더니 어느 대기업에 가보라고 하더라. 그런데 그 회사에 가서 내가 무슨일을 하는지 상담해 주는 사람도 모르고 있었다. 그저 월급 많이주니 그 회사에 가서 정해준대로 하면 된다고 하더라. 연봉만 쫓아 회사에 들어가야되나 싶었다.

학교 다닐 때 좀 이상한 짓을 많이 하고 다녔다. 그중에 취업 안 된 친구들이랑 서울에 있는 선배들을 매칭시키는 것도 있었다. 그런데 때마침 학교에서 창업대회를 했고, 그 아아템으로 최우수상을 받았다. 지원금도 나오고 해서 막연하게 재미있겠다는 마음이었는데, 진짜 사업가들을 직간접적으로 만나면서 그들이 세상을 보는 관점이 정말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그들이 보는 세상을 나도 보고 싶었고, 할 수 있다면 내가 주도하고 싶었다. 빨리 배우고, 빨리 이끌기 위해서는 어느 조직에 들어가는 것보다는 창업을 하는 것이 답이라 봤다.

함께 시작한 소셜러닝 사업을 3년 하다가 숙박 플랫폼(미스터멘션)으로 피보팅을 했다. 이유가 있나?

정 대표 : 3년 정도 해보니 행사 위주로 일을 하게 되었다. 당시 부산에 있는 거의 모든 대학교의 창업캠프를 우리가 다 했다. 매출도 나쁘지 않았다. 그런데 우리가 애초에 생각한 형태가 아닌 장사 느낌이 나는 사업이 되고 있더라. 그래서 그 경험을 바탕으로 플랫폼 사업을 고민했다. 때마침 제주도에 한 달 정도 출장을 갈 일이 생겼다. 호텔에서 자는 것이 비싸기에 모텔에 있었는데 불편한 부분이 많았다. 그래서 살 집을 알아보는데, 그때 ‘제주도에서 한달 살기’문화가 자리잡고 있는 것이 보였다. 살펴보니 주로 블로그나 카페에서 숙박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그런데 문제점도 보였다. 한 달을 살려면 게스트는 100만원 이상을 지불해야 하는데 카페나 블로그를 믿고 결제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고, 호스트는 지속적으로 마케팅을 해야하는데 노출할 방법이 마땅치 않아 보였다. 게스트와 호스트 양쪽이 느끼는 문제를 해결하는 신뢰있는 플랫폼이 필요하다고 봤다. 그렇게 초기 미스터멘션을 구상했다.

여담인데, 애초에 창업을 염두에 두고 실행해 오던 사람은 정 이사인데, 현재 미스터멘션의 CEO는 정 대표다. 

정 이사 : 나는 시스템적이지 못 하다. 성격도 불같고, 쉴 때 쉬어야 다음에 그만큼 에너지를 일에 쏟을 수 있는 스타일이다. 정 대표는 시스템을 잘 만들고, 전체를 볼 줄 알고, 적재적소에 필요한 것을 배치할 줄 안다. 의사결정 상황에서도 넓게 보고 현명하게 판단하는 사람이다. 그리고 내가 만난 그 어떤 스타트업 대표보다 성실하다. 그래서 CEO에 잘 어울리는 사람이라고 생각했고, 나는 다른 역할이 회사에 더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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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장기 숙박서비스 플랫폼 ‘미스터멘션’ 실행화면. 

서비스 이야기를 해보자. 미스터멘션이 중장기 숙박에 집중하는 이유는 뭔가?

정 대표 : 미스터멘션 1년치 예약 데이터를 모아보니 게스트가 평균 15박을 머물더라. 2015년 통계청이 3000명 설문조사를 한 것에 따르면, 응답자의 10% 이상이 제주도에 일주일 이상 여행가는 것으로 나온다. 10%는 정말 큰 규모 아닌가. 가장 많이 가는 연령층은 3~40대의 주부로 아이를 동반하는 형태였다. 도시 아이들에게 자연친화적 삶을 알려주는 교육적 목적, 힐링여행, 귀농귀촌을 비롯해 장기 여행자, 출장자도 많았다.

통계만 보고 사업을 결정하지는 않았을거라 본다. 언제 시작해도 괜찮겠다는 확신이 들었나?

정 대표 :  2015년 12월 제주도에서 한 달 살기 카페의 가입자가 1만 5천 명이었는데, 3개월만에 6만 명이 되더라. 시장은 분명히 있고, 수요가 빠르게 늘고있다는 판단이 섰다. 여타 뉴스 데이터를 봐도 힐링으로 제주도를 찾는 이들이 더 늘어날거라 전망되고 있었다. 그래서 2016년 2월에 바로 서비스를 시작했다.

처음부터 잘 됐나?

정 대표 : 아니다. 서비스 론칭이후 3개월 동안 한 건도 예약이 없었다. 시스템 문제인지 우리가 수요를 잘 못 판단한 건지 면밀히 살펴봤다. 우리의 중심 수요층은 적게는 30대에서 많게는 50대 까지인데, 이들은 모바일로 예약하는 과정을 불편해 하는 것이 보였다. 그래서 최대한 클릭수를 줄이고, 내부 UI와 UX도 간편하게 개선했다. 그랬더니 5월부터 하나 둘 거래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챗봇을 기반으로 미스터멘션식 컨시어지 서비스를 개발중이다. 

정 대표 : 지금은 중장기 숙소 연결 플랫폼이지만, 향후에는 챗봇을 활용해 컨시어지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간략히 말하자면 우리 호스트 숙소 어디를 가든 호텔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예를들어 청소서비스, 맛집 추천 서비스, 음식배달 등이 제공되는 거다. 챗봇을 통해 모바일로 주문을 하면 연계된 제휴사로 연결을 시키는 구조다.

연장선상에서 스마트 도어락도 개발중이다. 우리가 추구하는 방향은 게스트와 호스트 양쪽 모두의 불편함을 없애는 자동 시스템이다. 현재는 호스트는 게스트가 언제 방에 들어오는지, 언제 나가는지 알기 어렵다. 하지만 스마트 도어락을 설치해 놓으면 앱으로 언제 입실했는지 언제 퇴실하는지 실시간으로 알 수 있다. 또 게스트는 숙박 연장을 하고 싶을 때 앱으로 간편하게 연장도 가능하다. 호스트는 숙박관리 자동화, 게스트는 머무는 동안 모든 요구사항을 챗봇으로 해결하는 거다.

챗봇은 자체 개발하나?

정 대표 : 그렇다. 대학교 때 트위터 문장을 분석해 긍정적인지 부정적인지 판단하는 시스템을 개발해 본적이 있다. 그 기능과 챗봇 시스템은 어차피 텍스트를 분석해 자연어 처리하는 것이기에 별반 다르지 않다. 나 스스로 자신있는 것이었고 하고 싶은 거였다. 올해 본격적으로 기술 개발에 들어간다.

챗봇은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가 얼만큼 있는지가 관건이다. 우리가 자신있는 것이 이 데이터 부분이다. 지난해 2월부터 지금까지 데이터를 많이 모았다. 그 데이터를 우리 챗봇 시스템에 적용하면 신뢰도 높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일반 숙박 플랫폼과 미스터멘션의 차이점은 뭔가?

정 대표 : 눈에 보이는 가장 큰 차이점은 한달 가격이 다 나온다는 거다. 여느 숙박 플랫폼은 1박 기준으로 가격이 나온다. 한달을 머물면 할인이 되는데, 따로 할인율이 따로 나오지 않기에 별도의 협상을 해야 한다. 과정도 번거롭고 오래 걸리기에 게스트가 예약하는 것이 번거롭다. 미스터멘션은 호스트와 협의된 한달 가격이 나오기에 그런 번잡함 없이 빠른 예약이 가능하다.

그리고 보통 중장기로 여행을 가는 사람들 상당수가 연령대가 높기에 모바일 사용을 어려워 한다. 그래서 상당수 예약자가 모바일 보다는 전화로 원하는 조건의 숙소를 찾을 때가 많다. 미스터멘션에는 그런 사용자를 위한 내부 예약 추천 시스템이 있다. 우리 CS팀에서 통화 후 5분 안에 원하는 장소 두 군데를 알려준다. 그리고 사용자가 숙소를 결정하면 입금 혹은 결제를 버튼 하나로 치리할 수 있는 링크를 보내준다. 빠른 CS 응대와 빠른 결제를 하게끔 돕는거다. 여타 서비스에서 볼 수 없는 장점이다.

그리고 미스매치를 최대한 줄였다. 미스터멘션에는 100여 명의 수퍼호스트가 있다. 이들중 50명의 숙소에 우리가 직접 가서 사용자 관점에서 영상 촬영을 해서 올려놨다. 아무래도 사진보다는 영상이 선택하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게스트 반응도 좋다. 사진보다 영상을 보고 간 경우 미스매치가 확연히 적다.

호스트가 직접 올린 사진만 보고 가서 실망감을 표하는 게스트가 있을 수 있다.

정 대표 : 그런 일이 발생할 때마다 현장에 직접가서 문제 해결을 하는 CS요원이 현지에 상주해 있다. 미스매치를 최소화 하기 위함이다. 영상으로 본 것과 똑같은 숙소를 게스트에게 소개하는 것도 우리의 역할이라 생각한다.

호스트의 질도 중요하지만 확보된 호스트의 양도 첫 인상 측면에서 무시 못 한다. 초기 수백 여개의 숙소를 확보해서 서비스를 시작했다. 지명도가 없는 상황에서 쉽지 않은 일이었을거다. 어떻게 영업했나?

정 대표 : 2015년 11월에 법인을 설립하자마자 주말에 밤새워 프로토타입 홈페이지를 하나 만들어 월요일 아침에 바로 제주도로 가서 영업했다. 처음에는 의심어린 시선도 받았고, 상대 안 해주는 호스트도 있었다. 한번 퇴짜를 맞았다고 포기하지는 않았다. 만나줄 때까지 갔다. 그런 정성을 기특하게 봐 준 15개의 숙소를 운영하는 호스트와 연결되면서 비교적 쉽게 호스트를 확보할 수 있었다. 그렇게 한 달 정도 영업해 50개의 호스트를 확보했다. 그 다음에는 석달 동안 전화로 열심히 영업해서 300개의 숙소를 추가로 확보했다.

호스트 확보 영업을 하는 한편 그들이 느끼는 불편함은 무엇인지,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도 체크했다. 그것의 해결책을 최대한 서비스에 반영하기 위함이었다. 호스트가 편하게 영업하는 방향으로 서비스를 만들었고, 귀찮은 부분은 우리가 다 하자는 마음으로 했다. 우리가 생각한 것은 호스트는 통장관리만 하게 하는 거였다.

제주도에 이어 부산에서도 100개의 숙소가 확보되어 있다. 서울쪽 확장도 준비중이고. 지역마다 영업 포인트가 다를거라 보는데.

정 이사 : 제주도가 한 달 살기 컨셉이었다면, 부산은 비즈니스 출장이 많은 도시이니 그에 맞추고 있다. 서울은 재미있는 것이 성형수술로 인한 장기 체류가 제법 많더라. 호스트의 성향도 지역마다 다르다. 그래서 컨시어지 서비스를 붙이는 것도 지역마다 조금씩 다르게 하려고 한다.

우리는 제주도, 부산, 서울을 베타 테스트 지역이라고 본다. 궁극적으로 우리가 가려는 곳은 해외시장이다. 외국 VC와 대화를 하다보니 이 모델이 미국등 해외에서 가능성이 더 높다는 판단을 하게 되었다. 관심있어하는 VC도 있다. 한국에서 베타 테스트가 끝나면 사업 계획서를 보내달라고 하더라. 진지하게 검토해 본다고.

정 대표 : 부산은 출장자도 많지만, 쉐어하우스 수요도 높다. 네이버 키워드 노출도를 항상 관찰하는데 관련 검색량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부산 대학가 앞 월세가 500에 40정도 인데, 쉐어하우스는 한달 20만원이면 된다. 그래서 그쪽 영업도 병행하고 있다. 학생이나 외국인이 저렴하게 좋은 숙소를 구하게 하기 위함이다.

해외진출 타겟시장은 어디를 보나.

정 이사 : 싱가폴, 태국 등을 보고 있다. 욕심은 미국을 가고 싶지만, 동남아 시장도 유망하다고 본다.

미스터멘션의 수익모델은 뭔가? 에어비앤비는 게스트와 호스트를 합쳐 15%의 수수료를 받는다.

정 대표 : 우리는 현재 게스트에게서만 10%를 받는 과금 체계를 가지고 있다. 호스트에게는 기본적으로 수수료를 받지 않는다. 다만 상단에 노출을 원할 때에만 5%를 받는다.

매출 등 지표를 이야기해 준다면?

정 대표 : 2016년 거래금액은 2억 원 규모다. 매출은 그 금액의 수수료 10% 수준인 3000만원 정도다. 제주도 숙소는 500여 개, 부산은 100여 개다. 올해는 제주도 숙소 1000여 개, 부산 1000개, 서울 1000개 숙소를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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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멘션을 한다고 했을 때 잘 될거라 예상한 사람이 많았나, 아니면 잘 안될거라고 말한 사람이 더 많았나?

정 대표 : 후자쪽이 더 많았다. 3개월 안에 망할거라 예견한 사람도 있었다. 의기소침하지 않았다. 그런 쓴소리가 우릴 키운다고 봤다. 실행하는 것에 신경썼다.

에어비앤비랑 비교를 많이 당할거라 보는데, 미스터멘션이 한국에서 더 나은점, 강점은 뭔가?

정 대표 : 앞서 말했듯이 미스터멘션은 하루가 아닌 1주일 이상 예약이 가능한 중장기 플랫폼이고, 중장기 가격이 한번에 명시되기에 빠른 예약이 가능하다는 점, 그리고 CS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향후 가장 큰 차별화 포인트는 숙소 중개에서 더 나아가 컨시어지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에서 나올거라 본다.

에어비앤비가 시장의 80% 정도를 점유한 상황이다. 20%시장에서 숙박 플랫폼끼리 경쟁은 없나?

정 대표 : 숙박 플랫폼 스스로도 힘든상황이라고 이야기를 한다. 그래서 경쟁보다는 연대를 논의하고 있다. 동반자적 관계라 본다.

15명의 팀을 유지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닐거다. 기본적으로 고정비도 많이 나가고.

정 대표 : 모교(경성대학교)에 도움을 요청했고 여러모로 도움을 받았다. 돈이 없을 때는 나랑 이사가 강의하러 다니기도 했고, 정말 힘들때는 막일도 했다. 나나 정 이사는 돈을 안 받아도 문제되지 않지만 직원에게까지 그럴 순 없잖나. 그렇게 버티고 버텼다.

그러던 차에 12월 중순 쿨리지코너인베스트먼트로 부터 4억원의 투자를 유치 했다. 

정 대표 : 말로만 듣던 벤처캐피탈(VC)을 처음본 것이 4개월 전인 8월이다. 센탑에 강의 들으러 왔는데, 그 자리에 있더라. 신기한 마음도 있어 많이 들이댔다. (웃음) 다행스럽게도 그가 우릴 좋게 봐줬다. 원래는 우릴 다른 곳에 소개해 주려 했다고 한다. 그런데 그  벤처캐피탈이 우리회사의 첫 투자사가 되었다. 그 사람이 오진석 쿨리지코너인베스트먼트 차장이다. 정말 운이 좋았다.

VC를 만난 시점이 8월인데, 투자유치 공식발표를 12월에 했다. 4개월이 채 안된 시점에서 확정이 된건데, 투자 결정이 꽤 빨랐다고 보는데. 

정 대표 : 처음에는 빠른건줄 몰랐었다. 평균적으로 투자심사를 6개월 정도 한다는 것도 나중에 알았다. 그저 우리 서비스 관련 조언이 감사했고, 빠르게 다 했다. 실행력이 투자를 받은 가장 큰 요인이 아니었을까 싶다. 그리고 나와 정 이사의 합도 중요시 한 것 같고.

정 이사 : 실리콘밸리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해 빠르게 성장을 보여준 것도 요인이었다고 하더라. 그 프로그램이 시작되었을 때 우리는 가장 밑에 있던 팀이었지만, 3개월 뒤 끝날 무렵에 상위권 팀으로 평가되었었다. 또 우리가 어느정도 매출을 내고 있다는 것도 요인이었을 거다.

VC가 요청한 것 중에 어떤것이 기억에 남나?

정 대표 : 투자유치 전 이야기다. 우리가 크라우드 펀딩을 해서 1.6억 원을 펀딩을 모은 적이 있는데, 그때 쿨리지코너 심사역이 제주도 가서 호스트에게서 2000만원을 확보해 보라는 거였다. 그래서 그날저녁 바로 제주도로 갔고, 3일 안에 관련 피드백을 했다. 불특정 다수한테 자금을 모으는 것 보다 우리 파트너인 호스트에게 받는 것이 사업에 더 큰 의미가 있겠다는 판단도 했고.

앞서 말했듯이 쿨리지코너는 우리가 만난 첫 VC다. 투자유치를 하려고 만났다기 보다는 우리 서비스에 대한 발전적 조언을 해주기에 만난 부분이 크다. 사실 우리한테 쿨리지코너가 투자를 할거란 생각을 안 했었다. (웃음) 그런데 그쪽의 조언을 하나하나 행동으로 실행하다보니 투자유치까지 이어졌다.

정 이사 : 실리콘밸리에서 진행했던 프로그램에 참여했을 때도 외국계 VC에게 부족한 점 위주로 많은 조언을 요청했었다. 좋은 말보다는 약점에 대한 지적이 더 중요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정 대표 : 몸으로 움직이는 것은 바로 할 수 있잖나. 교육 사업을 할 때부터 우리가 가장 잘하는 것은 몸으로 뛰는 거였다. 그리고 그렇게 발로 뛰어 체득하고 모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미스터멘션을 고도화하고 있다.

장단기 목표나 마일스톤은 뭔가?

정 이사 : 할 것이 많다. 우선 올해 지역별 1000개씩 3천 개 숙소를 확보하는 것, 컨시어지 서비스를 위한 챗봇 개발 및 유관 데이터 취합, 컨시어지 서비스 제휴사 확보와 스마트 도어락 기술개발 및 설치 등 마일스톤이 있다. 5월에는 숙소용 키트를 제공할 예정이다. 또 2018년에는 제주도, 부산, 서울 외 전국지역 확장 및 글로벌 진출 계획이 있다.

하려는 것도 많고, 자신감도 많아 보인다.  

정 이사 : 우리 스스로도 놀라는 것이, 우리가 말한 것 중에 안 이루어진 것이 없다. VC가 누구인지, 투자가 뭔지도 잘 모르던 상황에서 ‘2016년에 투자를 받아보자’라고 말한 적이 있다. 그리고 정 대표는 2년 전 서른이 되기 전에 투자를 받겠다고 말했었다. 그런데 거짓말처럼 서른이 되기 보름 전에 투자유치를 하게 되었다. 말하는 대로 됐다.

자동차 애프터 마켓이나 규모있는 숙박 서비스들은 플랫폼에서 더 나아가 오프라인 직영점을 내는등 브랜드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스터멘션도 가능할거라 보는데, 계획이 있나?

정 대표 : 있다. 다만 오프라인 공간에 대한 니즈는 없다. 게스트가 어느 숙소에 가도 미스터멘션이 제공하는 동일한 서비스를 받게 하는 것에 주안점을 두는 방향이다.

정 이사 : 굳이 공간을 만들 필요는 없다고 본다. 시설적으로 호텔보다 좋은 숙소는 많다. 일반숙소와 호텔의 차이는 서비스에 있다. 우리가 컨시어지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이유다. 미스터멘션 숙소 어디를 가나 관련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정 대표 : 우리가 실제 가진 방은 없지만, 알고보면 수천, 수만층짜리 호텔 빌딩을 가진것과 같은 효과인거다.

에너지 넘치는 두 사람이지만 늘 업되어 있을 순 없다. 사업과 삶의 균형은 어떻게 맞추나?

정 대표 : 그간 둘 다 사업에 100%의 에너지를 쏟아 왔다. 다만 팀원이 많아지면서 관리 포인트도 생겨나고, 휴식도 중요하다는 것을 느끼는 중이다. 쉬는 방법을 공부하며 익히려 노력중이다. 에너지 분산, 스트레스 분산을 하고있다.

정 이사 : 성격상 사업하는 부분에 에너지를 100% 쏟고, 나머지 부분은 정말 대충 산다. (웃음)

창업자에게 이런 질문은 처음인데, 사업에 성공해 돈을 많이 벌면 뭘 할건가?

정 대표 : 계속 사업을 할거다. 그리고 어떤 형태로든 후배들이 자신이 원하는 것을 찾아가는 것을 도우려 한다. 내가 사업을 한 이유와 일맥상통한다.

정 이사 : 입버릇 처럼 주변에 서른 다섯, 마흔까지 돈 벌 생각 없다고 말하곤 한다. 돈보다는 비전을 보며 가려한다. 그러다보면 회사는 자연스레 커질거고 돈도 따라오리라 본다. 사업을 통해 나 스스로 성장하고 있음이 느껴진다. 5년, 10년 뒤 내가 어떻게 성장했을지 기대되고 설렌다.

돈을 많이 번다면, 사회 복지쪽에 관심을 가지려 한다. 사실 이전까지 복지에 대해 반감이 다소 있었다. 그런데 생활을 이어가느라 꿈꿀 여력조차 없는 지인을 보고 생각이 달라졌다. 그는 일하는 것 자체가 불행하다고 하더라. 그런 여건에서는 창의적인 뭔가가 나올리 만무하다. 그래서 최소한의 의식주를 제공하는 사회사업을 할 것 같다.

하고 싶은 말, 강조하고 싶은 말로 마무리 부탁한다.

정 이사 : 자타공인 에어비앤비가 숙박 공유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그리고 거의 대다수 플랫폼이 에어비앤비의 모델을 따라가는 중이고. 에어비앤비의 약점은 숙박비의 15%를 수수료로 받는거다. 누구는 그걸 안정적이라 평가하지만, 그게 그들의 한계이기도 하다. 에어비앤비를 따라하는 다수의 플랫폼들 역시 같은 약점을 가져가는 중이고. 치기어린 말로 들릴 수 있지만, 미스터멘션이 그 한계를 깨고 세계시장에서 에어비앤비를 잡을 수 있다고 자신한다. 우리의 실행력, 기획력이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본다. 먼 이야기지만 지켜봐 달라.

정 대표 : 사업은 사람이 중요하다. 내가 생각하는 가장 중요한 사람은 우리 직원들이다. 게스트와 호스트를 만족시키려면 직원의 역할이 중요하고, 직원을 만족시키려면 임원의 역할이 중요하다. 좋은 회사를 만들어 그들이 행복하다고 느끼게 하고 싶다.

[Startup’s story #317] “먹고 살 만큼 벌고, 재미있는 것을 한다!”–페이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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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행#9) 재미를 찾아 길을 찾는 스타트업 ‘페이보리’

프로그래머란 업에 매력을 느낀 김광휘 대표는 구글과 같은 IT기업 입사를 꿈꾸며 2009년 겨울 실리콘밸리에 처음으로 가게 된다. 그곳에서 창업자들이 많음을 목도했고,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인 프라이머의 권도균 대표를 만나면서 창업을 결심하게 된다. “창업은 단순히 돈을 많이 버는 것이 아니라, 세상의 가치를 더 높이는 것. 창업은 대중의 문제를 해결하는 솔루션을 만들어 해결하는 일이기에 세상의 가치를 높이는 일”이라는 권 대표의 말이 와닿았다고 한다.

김 대표는 권 대표가 말한 창업의 의의와 함께 ‘사용자 측면에서 문제점을 파악하고, 그것의 솔루션을 기획하고, 개발하고, 디자인해 출시하고, 폐기까지하는 전 과정을 직접 다 경험할 수 있는’ 창업 과정에 큰 매력을 느꼈다고 한다. 그리고 시작은 실리콘밸리에서 하고 싶었다.

이후 창업을 염두에 두고 학업을 이어가던 김 대표는 햇수로 4년 뒤인 2013년 창업자로 첫 발을 내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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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휘 페이보리 대표

2013년에 창업을 시작했다. 

학교(부산대학교) 선배와 캐나다 워킹홀리데이에 가서 창업을 하려고 준비중에 중소기업청에서 3개월 실리콘밸리를 보내주는 프로그램이 있어 지원해 선정되었다. 나와 선배 둘 다 개발만 할 줄 알았지 비즈니스에 대한 것은 잘 몰랐던 때다. 그래서 프로그램을 통해 방문한 현지 창업지원기관에서 초기 교육을 받았다. 한국의 창업방식보다 실리콘밸리 창업방식을 먼저 습득한 거다. 그리고 뭐를 더 배울 수 있을까 고민하다 둘 다 개발자이니 실리콘밸리에서 열리는 해커톤 대회에 나가자고 했다. 다행스럽게도 4번 나갔는데 4번 다 수상했다. 실리콘밸리에서도 우리의 개발력이 통한다는 것을 가늠했고 자신감을 얻은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실리콘밸리 환경을 보니 창업만 해도 먹고사는데 지장이 없어 보였다. 그것이 계기가 되었다.

앳에 앞서 2014년에 출시한 픽리가 잘 되지는 않았다. 개발하는데 2년이나 걸린 프로젝트였다.

목표는 출시이후 3개월 동안 10만 명을 모으는 거였는데, 그 기간에 5천 명이 다운로드 했다. 아닌가보다 했다. 대학원에서 사진을 정리하는 계산사진학을 연구했기에 선택한 아이템이었는데, 프로젝트가 너무 컸다고 봤다. 기술도 많이 들어가고. 그래서 우리 팀이 하기에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지금은 기술력을 크게 신경쓰지는 않는다. 픽리의 결과에서 얻은 교훈이다.

픽리 이후에는 기술력보다는 사람에게 필요한 것을 만드는 걸 중요하게 생각했다. 사용자들은 앱 서비스에 어떤 기술이 들어간지 알 수도 없고 궁금해 하지도 않는다. 중요한 기능을 빨리 만드는 것에는 자신이 있었기에 내부적으로 ‘2주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2주에 한 개씩 내부에서 만들어보는 프로젝트였다. 우리는 기획자가 다른 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다. 그래서 기획으로 시간을 끌지 않고 2주에 빨리 뭔가를 만드는 시도를 했다. 2주 프로젝트는 팀원들이 낸 아이디어 중 모두가 만장일치로 정한 것을 만드는 형식이다. 사용자들의 반응을 보고 호응이 있으면 더 하고 반응이 없으면 접기로 한거다. 그렇게 테스트를 했다. 기술력보다는 용도에 신경써서 했다. 여러개를 만들었지만, 그 프로젝트에서 처음으로 만든 시간관리 리마인드앱 ‘앳’이 현재의 주력 서비스가 되었다.

창업이후 매년 한 달 이상씩은 실리콘밸리를 갔다. 이런저런 우여곡절을 겪었을텐데. 

2013년에 갔을 때 방문한 실리콘밸리 창업지원회사가 우리에게 투자 의향을 내비쳤다. 다시 와서 사업을 하라고 하더라. 그런데 한국에 돌아와 보니 그쪽 반응이 뜨뜻미지근 했다. 멀리 떨어져서 그런가 싶어 2014년에 자비로 찾아가 보니 그 회사가 망했더라. 그래서 자체적으로 현지에서 길을 찾으려 노력했다. 그때 2013년 프로그램에 멘토로 왔던 사람이 픽리에 관심을 표했고, 본인이 코파운더로 참여해 함께 일하고 싶다고 하더라. 정식으로 서비스 출시를 하면 본인이 펀딩을 해 미국에 법인을 세우자고도 했다. 그래서 한국에 와서 열심히 서비스를 만들었다. 그런데 그 사람이 그 사이 다른 창업을 하면서 우리쪽에 시간을 많이 안 쓰고, 펀딩에도 크게 신경 안 썼다. 그래서 헤어졌다.

성과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2016년에 부산시에서 지원하는 실리콘밸리 프로그램에 선정되어 갈 때는 앳의 미국향 버전도 만들었고, 현지 파트너사와도 연결되었다. 현재 우리 주력 서비스인 앳과 헬스케어가 결합된 형태의 공동 프로젝트를 그쪽과 진행중이다. 이달에 가서 구체화할 계획이다.

실리콘밸리 해커톤 대회를 포함해 국내외 공모전, 경진대회 등에서 수상을 많이 했다. 비결이 뭔가?

세어보니 11번 수상했다. 문제를 잘 찾았고 문제를 해결하는 솔루션의 핵심 기능을 빠르게 잘 구현한 것이 주효했다고 본다. 사실 서비스 초기에 굳이 안 만들어도 되는 것들이 많다. 그런것을 배제하고 최대한 핵심 기능만 생각했다. 미국에서 해커톤에 나갈 때 우리 아이디어보다 더 좋은 아이디어를 가진 팀이 있으면 잘 조합해서 전략적으로 접근한 것도 요인이 아니었나 싶다.

유통기한이 다 된 편의점 삼각김밥의 위치, 종류, 할인가격 등을 이용자에게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앱 (삼각김밥 구출작전)을 만들기도 했다. 

국내 해커톤 대회에서 수상한 서비스다. B2B사업 계획서도 만들었었다. 그런데, 편의점 측에서 원하지 않더라. 그래서 빵집으로 바꿔서 해보려 시도해 봤는데, 빵집들도 유통기한이 다 된 제품의 할인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싶지는 않아 했다. 그래서 단발성으로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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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보리의 시간관리 리마인더 어플리케이션 ‘앳(AT)’

주력 서비스 ‘앳’에 대해 설명해 달라. 일정관리 앱이 많은데 왜 만들었나? 그리고 어떤 서비스인가? 

앳은 시간관리 앱으로, 하루 혹은 한주, 한달 등의 시간에서 지금 내가 몇 %를 보냈는지를 그래프 형태로 보여주는 앱이다. 보통 사람들은 개월이나 날짜를 들어도 1년 중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가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감을 잡지 못 한다. 앳은 ‘시간이 흘러가는 것을 눈으로 보여주자’는 컨셉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개발당시 IOS에 상단 위젯이 처음으로 나올 때여서 앱을 만들어 시간이 흘러가는 것을 위젯에 보여주자는 생각으로 개발했다.

2년 동안 개발한 픽리는 반응이 크지 않았지만, 앳은 처음부터 반응이 좋았다. 

출시하자마다 중국 쪽에서 다운로드가 있었다. 초기 버그를 발견한 중국 유저들이 중국어로 고쳐달라는 메일도 많이 보내왔다. 1차 버전에는 소소한 버그가 있었는데, 그걸 고쳐서 낸 2차 버전이 앱스토에서 하루에 2만 명씩 다운을 받더라. 출시 3일 만에 애플 앱스토어 생산성 인기차트 1위, 5일 만에 전체 인기차트 1위를 기록했다. 다운로드가 많이 발생한 이유중에는 피키캐스트에서 그 날 추천앱으로 선정해서 소개를 해준 덕분도 있었다.

왜 초기에 그렇게 인기를 끌었다고 보나? 그리고 현재 다운로드 수치는 어떻게 되나?

인기를 끈 요인은 아무래도 디자인이 이쁘고, 깔끔해서가 아닐까 싶다. 1월 초 현재 45만 다운로드를 기록하고 있다.

이 서비스의 비즈니스 모델은 무엇인가?

캐릭터 판매와 앳 개수를 늘리는 것에 과금을 하고 있다. 또 IOS 10 버전으로 업데이트 되면서 위젯 공간이 줄어들었는데, 기존 막대 그래프가 아니라 도넛형 그래프로 보여주는 것도 유료모델로 추가했다. 최근에 가장 잘 팔리는 것은 도넛형 그래프 아이템이다. 캐릭터는 군인 캐릭터가 제일 잘 팔린다. 우리 서비스 유저는 20대 초반 여성이 가장 많은데, 군인 캐릭터는 입대한 연인의 제대 날짜를 세는데 쓰더라. 그리고 군인 캐릭터가 국내가 아니라 해외에서 갑자기 판매량이 늘어나는 때가 있다. 살펴보면 한류 아이돌 등 연예인이 입대를 한 날일 경우다. 해외 팬이 많이 구매한 것이다.

이른 질문이긴 한데, 손익분기점은 넘겼나?

아직 못 넘겼다. 본격적인 서비스 확장을 시작한 것이 얼마 되지 않는다.

장단기 마일스톤이 있다면?

우선 앳의 다운로드 수 100만을 달성하는 거다. 시점은 올해 중반기로 예상한다. 우리가 유저를 집중적으로 모이게 시작한 것이 얼마 되지 않았다. 그 전까지는 여러 서비스를 개발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했다. 그리고 수익화도 고도화 하려고 한다. 그 과정에서 최대한 손익분기점에 도달하는 것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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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보리가 운영중인 코워킹스페이스 패스파인더 이름으로 실리콘밸리 연수 프로그램(Pathfinder x Silicon Valley)을 진행하고 있다.

대학생을 대상으로 새로운 길이 있음을 보여주려는 시도다. 창업 클러스터인 실리콘밸리와 글로벌기업들, 코워킹스페이스, 대학 등 직접 계획을 세우고 방문하여 그 곳의 다양한 문화와 가치를 몸소 느끼고 새로운 길을 찾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젝트다. 내가 실리콘밸리에서 시야가 넓어졌듯이 후배들에게도 기회를 연결해 주고 싶었다. 도전을 하고 새로운 것을 계속 봐야지 여러가지 길을 볼 수 있다.

명문대 컴공과 학생들은 취업 말고 다른 것을 할 생각을 잘 안 한다. 공부 잘하면 네이버, 카카오 등 입사를 하려고 할 뿐이다. 그런데 취업을 생각한다면 구글도 갈 수 있고, 실리콘밸리 쪽 IT기업도 갈 수 있지 않겠나. 혹은 스타트업에 들어가서 경험을 쌓는 것도 길이다. 실리콘밸리 해커톤 대회에 참여하면 자신의 실력을 검증할 수도 있으리라 본다. 혹은 공부를 더 하겠다고 생각하는 친구도 있을거고, 나처럼 창업을 결심하는 친구도 있을거고, 다양한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싶다. 그들에게 진로를 설정하는데 있어 다양한 방식이 있음을 보여주고 싶었다.

본인 사업하기도 바쁜데, 그런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이유는 뭔가? 

그런 사람들이 많으면 세상이 재미있어지기 때문이다. 창업하는 친구들이 많이 나와서 재미있는 프로젝트를 많이 만든다면 그냥 재미있을 것 같다. 우리 팀의 목표가 ‘돈은 먹고살만큼 벌고 재미있는 것을 많이하자’다. 우리가 생각하는 ‘재미있다는 것’은 만들었을 때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가치있는 서비스다. 만드는 것은 정말 재미있는 과정이다. 우리 아이디어를 다른 팀과 공유해 그 팀이 해당 아이디어틀 구체화해 사회를 조금이라도 더 가치롭게 만든다면 그것은 그거대로 정말 재미있는 일이 될거다.

부산을 기반으로 사업을 하고 있다. 수도권 등 다른 지역으로 이전할 생각은 안 해봤나?

간다면 실리콘밸리로 가고 싶었다. 실리콘밸리에 못 갈 바에는 똑같다고 봤고. 앱스토어에서 앱을 판매하는 것은 어디에 있으나 마찬가지 아니겠나. 지역에서 개발자 구하기 힘들다고 하는데, 우린 기획자를 구하기가 힘들었다.

지역 창업 생태계에 어떤 변화가 있었다고 보나? 

부산에 창업지원센터와 펀드 등 인프라가 좋아진 것은 확실하다. 하지만 창업팀, 그것도 좋은 창업팀의 수는 많지 않다고 본다. 스타트업이 늘어나려면 시간이 걸릴거라 본다. 부산은 기업에 있다가 창업을 하는 경우보다, 학생 창업이 많은 편이다. 수도권과 다른 부분이다. 창업을 해야한다는 인식이 갑자기 높아지지는 않는다고 본다.

수명은 길어지고 정년은 짧아지고 있다. 인생에 한 번은 창업을 해야하는 시기라고 보는데, 창업이 좋은 이유는 뭐라고 보나?

직원으로 회사에서 근무한다면 볼 수 있는 시야가 한정된다. 상사가 보는 시야를 직원은 보기 힘들다. 대표가 되면 회사의 전체 그림을 볼 수 있다. 만나는 사람도 그에 맞는 사람을 자연스레 만나게 되고.

대표로서 회사의 가장 큰 장점을 뭐라고 생각하나?

팀웍이다. 법인 설립 당시 4명이 페이보리의 공동창업자다. 우리 넷이 만장일치로 하고 싶은 것만 한다. 서로 비전이 잘 맞는다. 문제가 생겼을 때 그것의 솔루션을 만들고, 그것을 쓴 사용자가 행복해 할 때 4명 모두 즐거움을 느낀다.

보편적인 창업자들과는 관점이 다른듯 싶다. 페이보리의 기업 문화는 무엇이라 생각하나? 

자율적인 문화다. 나는 팀원에게 뭔가를 시키고 이끌어 가는 리더는 아니다. 팀원이 각자 알아서 한다. 일은 하고 싶은 것을 할 때 성과가 더 잘 나온다. 자기가 하고싶은 프로젝트는 굳이 안 시켜도 열심히 하고 결과도 좋다. 그래서 팀원 모두가 하고 싶어하는 재미있는 프로젝트를 실행하는 것이 우리의 문화다.

사업을 하며 가장 어려웠을 때와 좋았을 때는 언제였나? 그리고 기억에 남는 사용자의 피드백이 있다면?

계속 함께 할거라 생각했던 팀원이 떠날 때 무척 아쉬웠다. 그것말고는 크게 어려웠던 점은 없었다. 돈이 다 떨어져봐야 처음 수준이라고 생각했다. 가장 행복했던 때는 출시한 서비스가 반응이 좋았을 때였다. 어떤 유저가 ‘점과 점이 이어져 선이 되듯 앳을 쓰니 한 순간 한 순간 시간이 모여서 본인의 인생이 된다’라는 피드백을 남긴 것이 기억에 남는다. 그리고 삶을 개선하는 데 우리 서비스가 도움이 되었다는 내용이 보일 때 뿌듯하다.

질문 외 하고 싶은 말로 마무리 하자. 

페이보리는 운이 좋은 팀이다. 힘들 뻔 한 순간이 되면 길이 열려왔다. 창업 초기도 그랬고, 경진대회에서도 그랬고, 투자도 그랬다. 예상치 못 한 곳에서 다음 동력을 얻어 버텨왔다. 버틸 자신이 있었고 버티다보니 길이 보였다. 앞으로도 더 노력하겠다. 기대해 달라.

[인터뷰] ‘스마트파머’, 농부의 마음으로 창업기업 키우는 인큐베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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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농부들에게는 이런 신념이 있다. 농부가 파종을 하고 얼마나 정성껏 가꾸는가에 따라 땅이 수확으로 보답하기 때문이다. 창업도 마찬가지다. 땅에 씨앗을 뿌리는 것과 같고, 스타트업은 이제 새순을 돋는 새싹과도 같다. 액셀러레이터와 인큐베이터는 이처럼 새싹을 더욱 건강하고 튼튼하게 뿌리내리고 자랄 수 있도록 가꾸는 농부와 같은 역할일지도 모른다.

스마트파머 이주홍 대표는 부산 지역에서 농부의 마음가짐으로 지역 스타트업을 튼튼하게 가꾸고 건강하게 키워내려는 열정넘치는 인큐베이터다. 그는 20대 후반 해외 연계 원격 영어교육 서비스를 통해 성공의 단맛을 보았고, 3년전 스마트팜 관리시스템 기업 스마트파머를 설립, 유망스타트업으로 성장했으나 2016년 사업아이템을 외부에 넘기고 스타트업 인큐베이팅 전문기업으로 사업 방향을 전환했다. 최근에는 인큐베이팅 센터를 열어 지역 스타트업 육성을 본격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창업 10년차인 이주홍 대표가 인큐베이팅 사업을 시작한 스토리와 지역 창업생태계에 대한 견해를 직접 들어보기 위해 스마트파머 인큐베이팅 센터를 찾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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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스마트파머와 지금의 스마트파머는 회사 성격이 다르다. 

과거는 도시에서 자동적으로 식물을 키워줄 수 있는 전자화분부터 비닐하우스 모니터링 시스템 등 제조분야의 농업 IT 회사였다면, 지금은 스타트업을 보육하는 인큐베이팅 전문회사다. 제조분야 쪽 사업을 운영하다 보니 설비, 금형 등에 자금이 투입되어야 했고 외부 자금을 끌어들이는 것에도 어려움이 있었다. 우리같은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많을 테니 그들을 도와줄 수 있는 사업을 해보자 해서 시작된 것이 지금의 스마트파머다.

회사명을 바꿀 생각도 했는데, 교육을 하고 키워나가는 것도 농사짓는 것과 똑같은 일이라고 생각했다. 인큐베이터나 농업이나 좋은 종자를 발견하고, 때를 맞춰 물을 주고 적기에 수확을 하는 과정 아닌가.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고, 스마트파머가 부산에서는 어느 정도 브랜드가 되어 있었기에 계속 이어나가는 것이 좋겠다고 봤다. 스타트업 성장 프로세스나 스마트파머의 브랜드 이미지가 가지고 있는 의미가 본질적으로는 같다고 생각했다.

스마트파머는 액셀러레이터, 인큐베이터 둘 중 어떤 역할을 지향하나?

외부에선 인큐베이터라고도 생각해주고 액셀러레이터라고도 불러준다. 우리 스스로는 인큐베이터 역할을 추구한다. 부모처럼 아이를 기르는 과정과 비슷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스타트업을 인큐베이팅하려면 내부 구성원도 그에 걸맞는 인재여야 한다고 보는데, 스마트파머는 어떤 이들로 구성이 되어 있나?

여덟 명의 정규직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규모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같이 참여하는 사람들의 전문성이다. 임원 중 대기업에서 영입한 인재도 있고, 부산대학교 대학원에서 인연인 된 인사이트가 넘치는 선배도 있다. 같이 재밌는 것 해보자고 의기투합하여 함께 했다.

스마트파머 임원들은 ‘회사를 잘 이끌고 나갈 수 있는 이주홍 대표의 자질과 추진력을 믿고 함께했다’고 말한다.

부산을 비롯해 동남권 창업 생태계에서 인큐베이팅 현황(전문성과 기업 수 등)은 어떠한가?

학교마다 BI센터가 있고 기관들 내에도 BI가 있고 지원도 많이 한다. 다만 거기에 들어갈 수 있는 팀은 제한적이다. 아이디어만 가지고 그 공간을 두드리기에는 벽이 존재하는 거다. BI 같은 경우, 인큐베이팅 시간을 좀 장기적으로 보는데, 우리는 좋은 아이디어면 빠르게 실천하는 것이 답이라고 생각을 했다. 6개월을 1차 기간으로 보고 최대 1년 정도의 보육기간을 통해 실제로 사업화하는 것을 목적으로 두고 있다. 동남권에서 민간차원의 BI를 하는 것은 우리가 처음인 걸로 알고 있다. 스마트파머는 실질적으로 기업에 도움이 되는 방향을 지향한다. 우리가 보육해 학교 BI에 들어갈 수 있는 조건이 되면 그곳으로 추천해 주는 것도 생각하고 있다. 왜냐면 학교 BI가 민간보다 훨씬 더 저렴하기 때문이다. 국가차원의 다양한 지원도 받을 수 있고.

스마트파머의 인큐베이팅, 액셀러레이팅 커버리지 영역은 어느 정도인지?

첫 번째 소싱은 우리가 교육하는 팀에게서 좋은 아이디어 발견하는 경우, 두 번째는 부산대를 통해서 들어오는 기수에서 좋은 아이템이 발견되는 경우, 세 번째는 외부에서의 소싱이다. 조금 복잡한 구조이긴 한데 AVA엔젤클럽으로 들어오는 경우도 있다. 부산지역, 울산권역까지는 가까워서 커버리지가 가능하고 넓게는 대구권역까지 보고 있다.

부산대 LINC사업단에 스마트파머가 2년간 ‘창의인재장학금’을 지원하는 것으로 알고있다.   

거창한 의의는 없다. 창업하는 후배들을 도와준다는 개념으로 시작했다. 선배가 해야 하는 역할이라고 생각했다. 현재는 부산대만 지원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창업에 도전할 수 있는 인재가 있으면 어느 대학이나 상관없이 지원하는 걸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2016년 말에 스마트파머 인큐베이팅 센터(이하 인큐베이팅 센터)를 오픈했다. 2016년 중반부터 매쉬업존을 부산대 내에서 운영해 왔는데, 두 곳은 어떻게 다른건가? 

매쉬업존은 우리가 처음으로 시작한 인큐베이팅 사업인데 좋은 학생들을 모을 수 있어서 꽤 성공적으로 진행을 했다고 자평하고 있다. 다만 멤버십으로 운영되는 자율공간으로 요청오는 것에 대응해주는 소극적 개념이었다.

반면에 인큐베이팅 센터는 비즈니스 모델이나 마일스톤도 같이 짜고, 필요한 자금도 직접 투자를 하거나 외부기관에서 받게끔 돕는다. 매쉬업존보다 업그레이드된 인큐베이팅을 받을 수 있는 곳이라 생각을 하면 된다. 여타 창업 사업을 보면 대부분 돈이든 현물이든 일회성 지원이 많다. 때문에 이후 창업 과정에 대한 케어가 부족하다. 다음 단계를 창업팀 스스로 찾아가기에는 시간과 자금이 많이 들어간다. 그래서 편안하게 창업을 유지할 수 있게끔 환경을 조성해주는 게 중요한 부분이라 생각 했고, 인큐베이팅 센터를 설립했다.

해외에서는 인큐베이팅 공간이 별도의 수익모델을 통해 운영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그런 사례가 거의 없다. 지속성 측면에서 계획이 있을텐데. 

초기 자본은 자체적으로 마련했다. 10년 간 사업을 하며 모았던 자금을 여기에 모두 투자했다. 구체적인 수익모델에 대해 여러가지를 생각하고 있다. 우선 부산지역에 있는 조금 큰 회사들, 큰 투자가 필요한 회사들을 대상으로 리서치와 리포트를 제공하는 일을 하려고 한다. 그 돈으로 후배 기업에게 투자를 하는 형태로 가려하고. 그렇다고 연구용역은 아니다. 국가가 아닌 민간과 사업하는 형태로 짜고 있다. 그리고 부산대 출신의 성공한 기업가들이 많다. 그리고 부산지역 중견기업 대표들은 부산이라는 지역에 대한 애착이 강하기도 하다. 전략컨설팅, 정량적 마케팅 리서치 등을 통해 그들의 사업을 돕는 한편 그들에게 스타트업 자금 소싱을 하는 형태도 고려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만드는 과정이고, 더 만들어야 할 것이 많다. 선순환 구조로 가려면 5년 정도가 더 필요하다고 본다. 우리가 처음에 투자했던 기업이 성공해서 우리가 엑싯을 하는데 까지 걸리는 기간이다.

국내 창업생태계는 정책적으로 조성된 측면이 있다. 하지만 근래 정치적 이슈로 인해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향후 어떻게 진행될거라 보나? 

과거 취업 준비와 교육은 교수나 교직원들이 담당했지만, 현재 민간 컨설팅 기업이 그 역할을 하고 있다. 토익교육도 민간에 넘어온 것처럼 취업준비를 넘어 창업교육도 그렇게 되리라 본다. 더이상 취업이 개인 미래를 크게 좌지우지하지 않는다. 점점 더 기업은 인력채용을 줄일 수 밖에 없는 구조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새로운 아이디어를 가지고 계속 도전해 보는 창업과 같은 시도가 필요하다. 이때 정책적으로 학생 등 예비 창업자들에게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굉장히 좋다. 하지만 직접적으로 투자를 하거나 인큐베이팅을 하는 부분은 민간영역에 더 많이 넘어와야 된다고 본다. 나도 첫 번째 사업은 자비로 시작했기에 하고 싶은 대로 원없이 했지만, 두 번째 사업은 국가 지원금을 받다보니 기한 내에 뭔가를 완성해야 했다. 연구개발을 더 하고 싶었는데, 데드라인이 정해져 있다보니 그것에 맞춰 결과물을 만들어야하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우리의 스텝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스텝에 따라 창업을 하고, 프로젝트를 짜게 되는 게 힘들었다.

창업 초기기업에 직접 투자도 진행하고 있다. 어느정도 규모인가?

직접적인 투자금은 천만원, 천오백원, 이천만원 이 세개 중에 하나의 형태로 집행한다. 밸류는 5억 미만이다. 우리 펀드가 커서 많이 투자할 수 있으면 최상이겠지만, 현재 상황에서 더 많은 기업을 투자기관에 연계하기 위해서 정한 규모다. 기업에 필요한 자금의  5~10%를 우리가 먼저 대응을 하고 그외 자금은 다른 기관으로 연결시키는 거다. 투자IR은 오픈형 공간에서 하는 건 의미가 없다고 본다. 그래서 진짜 투자를 할 수 있는 10~20명의 투자자를 모아놓고 비공개로 2시간 정도 한다. 대신 스타트업 대표가 절반을, 내가 나머지 절반정도를 맡는다. 이 기업에 가능성은 무엇이고 투자를 왜 해야하는지 대해서 설득을 하는거다.

현재 부산벤처기업협회에서 만든 엔젤클럽과도 연계를 한다. A라는 업체가 기술력이 필요하면 A라는 업체에 단순히 현금만 투자하는 게 아니라 그 기술력을 개발할 수 있는 매출 100억대 200억대되는 기업가 같이 R&D를 해주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스타트업 기술력을 중견기업에 이전시키는 것도 A라는 기업의 매출을 올릴 수 있는 구조라고 생각한다.

스마트파머 대표이자, AVA엔젤클럽 부산지회장도 맡고 있다. 

AVA엔젤클럽은 엔젤클럽중에서 가장 큰 큐모로 투자를 하는 곳이다. 더불어 AVA엔젤클럽은 전국에 있는 37개 엔젤클럽, 크라우드펀딩, VC와 연결이 되어 있기도 하다. 공동으로 IR을 하고 서로 좋은 업체는 소개시켜주는 형태다. AVA엔젤클럽 부산지회에서 하는 일은 부산지역의 좋은 기업들을 소싱하는 것이다. 그리고 서울에서 소싱한 좋은 업체가 IR했던 것만큼 좋은 회사인지 레퍼런스 체크를 하는 역할도 한다. 부산지회에는 초반 시장조사와 VC가 진입할 수 있는 관문을 열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올해 해외 인큐베이팅 사업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구체적으로 기획중이다. 한국에서 충분히 준비를 해서 해외로 넘어가면 훨씬 더 저렴한 비용으로 안정적인 성과를 낼 수 있다. 해외 파트너와 협업을 통하면 좀 더 효율적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다고 본다. 단독으로 한 기업을 잘 키워 나가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해외에서 선호하는 아이템은 국내 투자자가 선호하는 아이템과 전혀 다른 경우가 많다. 그래서 소싱단계부터 해외 투자자가 선호하는 아이템으로 가이드를 하고 있다.

민간 인규베이터가 지역에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제 시작단계다. 우리같은 전문 인큐베이터의 성공 케이스가 나와야 한다. 그것을 보여줄 수 있다면 자금력이 있는 투자자들이 자연스레 들어온다고 본다. 그게 본격적인 시작이 될거다. 고무적인 것은 근래 엔젤투자자들이 투자처를 적극적으로 물색한다는 점이다. 현재 초기 단계는 잘 굴러가고 있는 상황이다.

인큐베이팅 전문기업 성장을 위해 정책과 지역 유관기관 지원은 어떤가?

현실적인 정책 지원이나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액셀러레이터법이 통과되어 펀드를 운영해서 VC와 똑같은 형태로 운영할 수 있다고 하지만 사실상 운영체계나 보수체계가 조금 다르게 책정되어 있다. 펀드 규모를 비율로 따져 운영비와 급여를 지급하하는 건 다소 괴리가 있다. 창업자 교육도 중요하지만 액셀러레이터나 투자자 역할을 하시는 이들에 대한 교육지원도 필요하다고 본다. 우리가 제일 중요시 생각하는 것은 인큐베이팅 하는 인력의 전문성이다.

다수의 지역 창업자들을 만날텐데, IR할 때 가장 부족한 점은 무엇이라고 보나? 그리고 그것을 해결해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나?

서술이 추상적인 경우가 많다. 주관적인 해석이 들어간 데이터에 또 해석을 붙이다 보니 설득력이 떨어져 보일 때가 많다. 그리고 스타트업 투자는 아이디어보다 사람을 보는 경우가 훨씬 더 많다. 자기 사업에 얼마나 열정적인지가 중요한데 최근에는 그 열정이 안 보이는 것 같다. 그리고 IR을 준비할 때 자금이 필요한 명확한 이유가 있어야 하고 얼마나 필요한지 데이터를 근거로 이야기 해야한다. 그리고 그 돈을 어떻게 잘 쓸지에 대한 계획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부산 남자들 혹은 경상도 남자들의 스타일일 수도 있는데, 자신의 속마음을 쉽게 못 드러낸다. 아이템을 설명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지금 준비하고 있는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은 IR부분과 투자유치부분을 강화해서 기획하고 있다. 각 부분 전문가들이 투자자 관점에서 아이템을 제대로 보여줄 수 있도록 집중 코칭하고 멘토링하는 형태다.

부산 – 동남권 창업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어떤 부분이 더 필요하다고 보나? 

아쉬운 부분은 괜찮은 업체들이 서울로 많이 올라간다는 거다. 부산지역에서 롤모델이 될 만한 사례가 거의 없다는 것이 크다. 창업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지원기관들과 업체들의 네트웍이 잘 되어 있어야 한다. 부산지역은 부산테크노파크를 중심으로 생태계 활성화가 잘 이루어지고 있다. 서울 시장은 경쟁이 심화되고 포화국면이다. 반면에 부산은 투자사, 액셀러레이터, 미디어 등이 지난해 대부분 만들어 졌다. 지난해보다 올해 더 활성화 될 것으로 보기에 지역의 좋은 기업들이 서울로 가는 비율이 훨씬 줄어들지 않을까 생각된다.

개인적으로 ‘지역에서도 투자자들을 쉽게 만날 수 있고, 본인의 사업아이템을 들어 줄 수 있는 사람이 많다’라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싶다. 인큐베이팅 센터 내 카페 공간도 그래서 만든 것이다. 누구나 부담없이 찾고 창업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었다.

스마트파머의 올해 계획을 이야기 해달라.

2016년에는 28개팀 정도를 인큐베이팅 했다. 올해는 50개 정도 인큐베이팅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리고 비율적으로 30% 정도는 직접 투자하려고 한다. 계획이라기 보다 바람이 있다면, 개인투자조합을 만들어 직접 투자할 수 있는 펀드를 만들고 싶다. 교육이나 멘토링을 제공하는데 있어 많은 전문가들이 참여를 약속해 놓은 상황이다. 창업자들에게 실질적 도움이 되는 형태로 지역 창업 문화를 만드는데 일조하려 한다. 그리고 올해 학생을 비롯해 창업에 관심있는 일반인들이 인큐베이팅 센터를 찾아와 좋은 기회를 발견했으면 한다.

스마트파머의 비전, 향후 계획은 뭔가?

부산에서 스타트업 창업을 할려고 한다면 스마트파머에 와서 한 번 쯤은 상담을 하고 가는 필수 코스였으면 좋겠다. 그게 우리의 유일한 비전이다. 이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서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걸 증명하는 길 밖에 없다. 우리가 투자한 기업들이 성공하고, 투자자가 만족할만한 회수를 하기 위해서 설립한 것이 인큐베이팅 센터고. 스마트파머는 인큐베이팅과 액셀러레이팅 사업을 할 수 있는 기본적인 구조는 갖췄다. 이제 남은 것은 성공 케이스를 만드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오랫동안 준비해 온 것들을 하나하나 실행하고 있다. 그 중 하나는 창업인덱스를 만드는 것이다. 누구나 다 창업을 하라고 강요하는 것은 조금은 위험한 발상이다. 많은 연구 논문들을 살펴보면 창업은 어느정도 선천적으로 타고나야하는 부분도 있다. 2015년에 2800시간 교육을 했다. 거기서 수집된 자료와 2016년에 했던 교육 자료를 모아서 창업 인덱스를 만들어 진짜 그 사람의 성향에 맞는 교육과 멘토링 그리고 사업방향 같은 것들을 정량적으로 평가할 수 있게 하려고 한다. 100% 맞을 순 없겠지만, 그래도 초반에 창업에 성공할 수 있는 DNA를 가지고 있는지 가늠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서다. 그리고 창업 생태계의 다양성을 인정하는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창업 교육은 기존 일률적인 교육과는 조금 달라야한다. 스마트파머가 그 방향성을 찾아가려 한다.

[가상 스타트업 창업기] ①창업 결심을 하기 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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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아무나 하는 것은 아니다.” 라고 생각해왔다. 누구나 쉽게 창업 아이디어를 떠올릴 순 있지만, 생각에 그친 것이 아니라 사업이 되고 누군가의 삶에 영향을 주는 것은 매우 어려운 과정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스타트업은 일상에서 발견한 문제점과 그에 대한 해결책을 찾아가며 자신의 아이디어를 현실화 해 특별한 기업이 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드라마라고 할 수 있다.

기자는 스타트업 현장에서 각 기업 대표들을 만나 취재하면서 창업에 대한 막연한 호기심을 갖기 시작했다. 이는 곧 ‘나도 한번 창업 해보자’는 생각으로 옮겨갔다. 물론 진짜는 아니다. 가상으로 말이다. 그래서 소설을 써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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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과연 창업할 수 있을까?

적게는 20대 초반의 대표부터 40대 중후반까지, 한 기업을 구성하는 대표들은 저마다의 이유로 회사를 설립했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도 쉼 없이 달리고 있다. 때로는 밤낮 가리지 않고 개발을 하기도 하고, 미팅을 하기도 하고, 중요한 IR 준비를 하고 말이다. 모두라 할 수는 없겠지만, 스타트업 현장에서 만난 대표와 팀원들은 모두 그랬다. 그들은 늘 뭔가에 집중하고 있었고, 즐거워 보였다. 이들을 보며 때로는 존경심과 경외감이 들었다. 그리고 동시에 ‘내가 스타트업의 파운더의 자질이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 때였다. 여느 때 같으면 눈치채지 못하고 지나쳤을 하나의 문제점이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계속해서 주변의 문제점까지 보이기 시작했다. 흔히들 ‘기회’라는 것을 나도 발견한 것이다. 폴 그레이엄의 에세이 ‘How to start a startup?’에 보면 스타트업을 운영하기 위한 아이디어는 ‘우리의 삶 속에서 자연스럽게 발견되는 것’과 ‘누군가에게 필요할 것 같다고 추측하는 것’으로 나눠진다고 쓰여있다. 기자의 경우엔 전자의 경우였다.

내게 보이던 시장의 문제, 그리고 두려움

일반적인 예술대학 학부생 및 대학원생은 졸업할 때 ‘졸업작품’을 만든다. 이들이 만드는 작품은 순수 회화부터 다양한 산업에서 쓰이는 제품 등 종류도 다양하다. 졸업작품에 드는 기간은 짧게는 반년, 길게는 1~2년 정도. 안타까운 점은 이들의 작품은 사나흘의 작품 전시 기간이 끝나고 나면 학교 창고에 쌓여 있다가 버려지곤 한다. 갤러리와 공용공간에 전시 돼있다가 자연스럽게 팔리는 일반적인 형태와 달리, 졸업작품은 애초에 거래 목적으로 만든 게 아니기 때문에 구매의 접점 또한 찾기 쉽지 않다.

이 과정에서 제작자와 구매자를 잇는 플랫폼 비즈니스가 불현듯 떠올랐다. 훌룡한 퀄리티를 자랑하지만, 상당수가 버려지는 작품이 임자를 만난다면 폐기물 처리에 대한 비용도 절감되고, 작품을 만든 공급자와 수요자 모두에게 좋은 일이라고 봤다. 단편적인 사업 아이디어는 그렇게 구상했다.

2017년 1월 기준 국내 예술/디자인 계열은 349개 학과, 이 가운데 학생 수는 평균 1만7천 450명이다. 전국 대학은 사계절 동안 다양한 작품을 내놓는다. 작품엔 가격 측정이 불가능하다. 이를 저렴하게 매입해 소비자들에게 적절한 가격에 공급한다면? 최근 가구와 홈데코에 관심 많은 1인 가구 및 세대가 늘어나는 추세이기에 사업 성장성과 응용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유사한 사업 형태로는 그림 렌탈 사업’을 진행중인 ‘오픈갤러리’ 가 있겠다. 이 기업은 국내 유망 작가의 그림(미술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렌탈 또는 판매한다. 동 서비스는 미술 애호가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통해 알려졌고 대중들과의 접점 또한 점점 넓혀가는 중이다.

하지만, 비즈니스로 옮겨야 겠다 마음먹은 순간, 두려웠다. 현재 가진 내 능력이 사업을 운영할 수 있는지 따져봤다.

  1. 회사에 소속해 있음
  2. 20대 여성
  3. 개발 할 줄 모름
  4. 경영학 비전공

게다가 수년 내 가정을 꾸리는 것을 염두해두고 있기에 쉬 결정하기가 어려웠다. 사업은 분명 유의미하게 성장할 것 같은데, 이 사업을 위해 모든 걸 내려놓고 회사를 나올 수 있을까 하는 마음도 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전’  

사전적 의미의 스타트업은 ‘설립한 지 오래되지 않은 신생 벤처기업으로, 위험·고성장·고수익 가능성을 지닌 기술·인터넷 기반의 회사’를 지칭한다. 이런 스타트업의 대표가 된다는 건 분명 멋진 일이지만 위험 부담이 큰 일이다.

그래서 만나는 사람마다 붙잡고 조언을 구했다. 대답은 각양각색이었다. ‘사업해라’, ‘사업하지 마라’, 혹은 ‘좋은 아이템이 아니니 다른 사업을 하라’는 등 많은 얘기가 나왔다. 고민이 많았지만, 폴 그레이엄의 에세이에 나온 내용을 보며 사업 결심을 굳혔다. 그는 자신의 저서에서 스타트업을 해도 무방한 사람들은 ‘23살에서 38살 사이인 개발자, 혹은 평범한 직장 생활을 하면서 점진적으로 봉급을 받는 대신 한 방 크게 터뜨려 문제를 해결하고 싶어하는 사람 ‘이라고 했다.

그가 내린 정의가 스타트업을 시작할 수 있는 필수조건 이라고는 볼 수 없지만 사업을 고려하는 데 있어 ‘나도 할 수 있겠다’라는 생각을 하는데 단초가 되어 줬다.

사업을 하기로 마음을 먹고 나니 오히려 마음이 가벼워졌다. 지금 사업을 시작함으로써 빈털터리가 되더라도 인생은 길다. 20대 후반이란 나이는 아주 어리지도, 적지도 않아 위아래로 두루 팀원을 구성하기에 적합하다고도 봤다. 게다가 이 사업을 통해 아깝게 버려지는 재능과 창의성을 살린다면 작지만 의미있게 우리의 일상을 바꿀 수 있을 확신이 들었다.

하지만 사업은 대중과의 소통과도 같다. 그래서 사업성을 확인해보기 위한 조사를 하기로 했다.

그러나 사업 구상 초기부터 앞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계속 다가왔다.

 

< ②편에서 계속됩니다>

[Startup’s Story #318] “100개 기업 임직원의 점심 시간을 책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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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디스는 기업의 종이 식권을 모바일화한 최초의 기업이다. 기존의 종이 형태로 거래되던 식권의 배분과 취합, 정산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모바일 단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변화시켰다. 벤디스의 ‘식권대장’은 계획되어 사업화가 된 아이템이 아니다. 대형 게임사로부터 의뢰받은 외주 개발을 수행하다가 우연히 만나게 된 아이템이다.

사시 준비생이던 조정호 벤디스 대표가 첫 창업을 시작한 지도 벌써 7년이 넘었다. 맨 땅에서 시작해, 현재 100개사에 이르는 기업 임직원의 식사 시간을 책임지고 있는 벤디스의 조정호 대표를 만나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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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최초로 종이 식권을 모바일화한 기업

100% 모바일 식권(meal voucher) 사업은 벤디스가 처음 시도한 것이라고. 

100% 모바일 식권 사업은 2015년 우리가 세계 최초로 시도했고, 그 다음 해에 인도에서 유사한 서비스가 나왔다. 모바일이 아닌 전통적인 식사권 사업은 전 세계적으로 역사가 길다. 남미, 유럽, 일본에서는 1960년대서부터 시작됐다. 지금까지 종이라는 실물 형태로 이루어지던 거래가 근래 NFC 등 기술과 접목되어 모바일화되어가고 있다.

기업의 모바일 식권을 창업 아이템으로 선택한 이유는 뭔가. 

이전에 모바일 상품권 사업을 하는 과정에서 우연히 판교에 있는 대형 게임사로부터 외주 의뢰를 받았다. 그 기업은 사내 직원에게 복지 차원에서 종이 상품권을 지급하고 있었는데, 그 시스템을 모바일화해달라는 주문이었다. 개발 과정에서 오피스 상권을 조사하며 모바일 식권 사업의 기회를 발견했다. 역삼, 테헤란로에 있는 식당들은 아직도 ‘기업 식권 받습니다’, ‘장부 거래합니다’라는 문구를 내걸고 있다. 우리가 가진 모바일 상품권 기술과 시스템을 식권 사업에 적용하면 기존의 비효율을 상당 부분 해결할 수 있으리라고 봤다.

어떤 비효율을 어떤 방식으로 해결하고자 했나.   

먼저 기업 입장에서는 식권을 제작하고, 나눠주고, 회수하는 과정을 생략할 수 있다. 기업 총무팀 입장에서 식대 관리라는 것이 중요한 업무는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월말 업무 중 이 식대 정산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소모한다. 제휴되어 있는 식당에 나가 일일이 식권을 회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배분도 쉬운 일이 아니다. 예를 들어 국내 항공사 같은 경우에 600~700명가량의 스튜어디스가 일하고 있는데, 개인마다 비행 일정이 다르기에 근무 중 식사 시간 포함 여부를 일일이 확인해야 하는 고충이 있다. 그래서 사내에 식권 담당자만 네다섯명을 둔다. 굉장히 비효율적이다. 가맹점주와 기업 간 식권 유효 기간 여부 등으로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한다. 벤디스를 사용하면 기업은 관리자 페이지를 통해 한 번에 식권 거래 여부를 확인할 수 있어 정산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수치적으로 따져보면, 식대 관리 부서 담당자의 식대 업무가 80% 정도 감소한다.

직원 입장에서는 어떤 이점이 있나. 

총무팀과 직원들은 가맹점의 개수를 두고 자주 마찰을 일으킨다. 직원들은 종이 식권을 들고 갈 수 있는 식당이 늘어나길 바란다. 반면 총무팀에서는 제휴 식당이 많아질수록 관리 영역이 넓어지기 때문에 반대의 성향이 있다. 이 경우에도 주변 식당 제휴와 관리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식권대장이 처리하기 때문에 총무팀 입장에서는 일이 덜어지고, 직원 입장에서는 방문할 수 있는 식당 수가 늘어나게 된다. 또 식권을 따로 소지하지 않아도 돼서 편리하다.

기업과 가맹점주 간 갈등에 대해 잠깐 이야기했다. 그런 상황에서는 기업이 갑이 될 수 밖에 없을텐데. 

가맹점주는 당연히 기업의 눈치를 보게 되어 있다. 직원들이 가끔 식권을 오남용하는 걸 발견해도, 기업에 잘못 이야기했다가 계약이 해지될까봐 전전긍긍하는 점주가 많았다. 또 정산 일자가 불안정한 경우도 많았다. 영세 상인 입장에서는 정산일이 확실해야 그달의 자금 계획을 세울 수 있는데, 기존에는 기업 총무팀 일정에 따라 정산 일자가 변동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식권대장은 기업과 가맹점 간 정산 업무도 대행하고 있기 때문에, 정확한 일시에 정산이 이루어진다. 가맹점주가 기업에 요청 사항이 있을 때도, 우리가 중간 다리 역할을 하고 있어 좀 더 원활한 의사소통이 가능하다.

‘첫 시도’라는 것이 의미 있지만, 그만큼 생소한 분야이기에 시장 진입을 할 때는 어려움이 많았을 것 같다. 

처음 1년간은 고객사가 한 곳도 늘지 않았다. 모바일 식권이란 개념 자체가 생소했기 때문이었다. 고객사가 없으니 기업에 제안을 해도 번번이 거절당했다. 대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창업에 나섰기 때문에 인적 네트워크도 없었고, 전통적인 B2B 영업 방식인 ‘술 영업’도 이 분에서는 적합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우연히 한 매체에서 벤디스를 소개하는 기사를 내주었고, 첫 영업의 물꼬를 텄다. 이것을 계기로 PR에 초점을 맞추고 우리의 타깃인 기업의 인사 총무 담당자에게 어필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렇게 조금씩 고객사를 늘려왔다.

■ B2B 영업의 핵심은 ‘정보의 원천을 발견하는 것’ 

오프라인 현장에서 가맹점주를 대면하면서 쌓인 영업 노하우를 공유한다면. 

우리의 영업 노하우를 ‘김밥 프로젝트’와 ‘짜요 프로젝트’라고 부른다. 우리는 식권과 장부를 사용하는 기업이 주 타깃 고객이다. 그렇기 때문에 항상 해당 상권 내에서 식권과 장부를 사용하는 기업의 목록을 만드는 것으로 일을 시작한다. 기존에 전혀 없는 데이터를 구축해야 하는 거다. 처음에는 오피스 상권 내 모든 가게를 발로 뛰며 조사했다. 그러다 보니 노하우가 생기더라. 어떤 상권이든 식권을 사용하는 기업의 총무팀은 근처 김밥집, 중국집과 반드시 제휴를 맺는다. 그래서 김밥집과 중국집에 가서 물어보면 대략적인 목록을 추릴 수가 있다. 모든 식당을 다 방문할 필요가 없는 거다. 정보의 원천을 발견한 시점부터, 더 효율적으로 영업해나갈 수 있었다.

가맹점주들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진 않았나.

기존에 장부 거래를 잘 하고 있는데, 새로운 걸 도입하자고 권유하면 대부분의 가맹점주가 ‘돈 뜯어가는 것들’이라고 생각하고 박대한다. 그래서 관계 구축에 심혈을 기울였다. 사내에 로컬케어 팀(줄여서 로켓팀)이 있는데, 어버이날 때 카네이션을 달아드리거나 빼빼로데이에 과자를 선물하는 이벤트를 자주 했다. 아무리 완강했던 점주분들도 우리가 자식처럼 굴면, 마음이 열리시더라. 그렇게 조금씩 정보를 얻어갔다.

벤디스 고객사가 올해 초를 기점으로 100개를 돌파했다. 

이제야 모바일 식권 시장이 개화하고 있다는 걸 체감한다. 제휴 문의 건수도 작년에 비해 현저히 증가했다. 예전에 영업 한 번 하려고 가까스로 미팅 기회를 얻어냈던 기업들이 이제는 먼저 우리에게 연락해온다. 과거 우리가 완벽하지 않았던 상태였음에도 불구하고, 함께해 준 고객사에 감사한 마음이다.

규모가 큰 기업은 자체 모바일 식권을 만들 수도 있을텐데.

기본적으로 품이 많이 드는 일이다. 기업 측에서도 우리와 같은 대행사에 맡기는 게 비용, 시간적으로 더 효율적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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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0개 기업 임직원의 식사 시간을 책임진다’는 마음으로

시장이 개화했다면 경쟁사의 등장도 필연적일텐데. 

3, 4군데 정도 회사가 진출을 위해 움직이고 있다고 들었다. 하지만 크게 의식하고 있지는 않다. ‘경쟁사 때문에 망하는 스타트업은 없다’ 잖나. 결국 실패는 내부 문제에서 비롯된다는 거다. 경쟁사를 의식하기보다는 우리 본질에 집중하면서 가려 한다. 모바일 식권 계의 선두주자라는 자부심이 우리의 동력이다.

사업이 성장해나가기 위해 가장 중요하게 다뤄야 할 대내외적인 리스크가 있다면. 

서비스 품질이다. 우리가 100개 기업을 고객사로 둔다는 것은, 100개 기업 임직원의 식사 시간을 책임진다는 말과 같다. 우리 서비스가 멈추는 순간, 모든 식사 결제가 중단된다. 그렇게 한 번 생겨난 불신은 B2B 영역에서 회복하기 어려울 거라고 본다. 그렇기 때문에 서비스가 원활하게 구동되고 운영되는 데에 총력을 기울인다. 가맹점 관리도 중요하다. 그들이 돌아서는 순간, 우리가 기업에 제공할 수 있는 이익이 사라진다. 그렇기 때문에 꼭 주기적으로 현장에 나가 점주들의 이야기를 들으려 한다.

배민프레시와 협력을 발표했다.  

현재 식권대장은 기업 임직원의 점심, 저녁 시간을 책임지고 있다. 그런데 기업에서 아침 식사에 대한 니즈도 있더라. 아침에는 간단히 샌드위치 등을 배달시켜 먹는 게 적합하다고 봤다. 배민프레시가 신선식품 배송 서비스를 하고 있기 때문에 함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부분이 많았다. 우리는 아침 식사 제공을 원하는 기업을 발굴해주고, 이들을 배민프레시와 연결해주는 역할을 중간에서 하는 식이다. 다만, 아직까지는 시작단계다. 작년에는 기업의 니즈와 양사 간 의지를 확인하는 단계였고, 올해 의미 있는 결과를 만들 수 있게 노력할 예정이다.

비즈니스 확장 계획은 어떻게 되나. 

구내식당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에서도 식권대장을 도입하고 싶어하더라. 구내식당 운영사와 기업 간에도 식수 체크의 정확성을 두고 늘 이견이 있다. 이런 부분을 식권대장이 해결해줄 수 있느냐는 요청이 많아서, 이미 구내식당 단말기 서비스를 개발했다. 현재 베타 버전을 출시해서 3, 4개 정도 고객사에 공급하고 있다. 올해를 기점으로 구내식당 내 식수 확인도 식권대장 단말기를 통해서 할 수 있도록 사업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현재까지 총 42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향후 투자 계획은 어떻게 되나. 

작년 가을 시리즈 A  투자 유치를 완료했고, 당분간 투자 유치 계획은 없다. 올해에는 투자보다는 우리가 해나가고자 하는 비즈니스에 집중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장단기 목표에 대해 말씀해달라. 

단기적으로는 ‘모바일 식권 서비스’하면 식권대장이 떠오를 수 있도록 시장에서 자리를 잡는 게 목표다. 그렇기 때문에 2017년에는 영업과 마케팅 방면에서 더 공격적으로 움직일 예정이다. 생소했던 모바일 식권 카테고리 자체를 친숙하게 만들어 가고 싶다. 모바일 식권은 직장인이 매일 사용하는 서비스다. 사실 메신저나 메일과 같은 업무 도구를 제외하고 직장인이 매일 사용하는 서비스는 거의 없다. 이러한 잠재력을 기반으로, 장기적으로는 직장인을 위한 모바일 복지 시스템으로 영역을 확장해나가고 싶다. 휴일 외식이나 생필품 구매에 활용할 수 있는 할인 쿠폰 등, 직장인들이 필요로 하는 모든 영역으로 확장의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열심히 달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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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tup’s Story #313] 세계 시장으로 가는 특별한 방앗간 ‘쿠엔즈버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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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크랩 8기 데모데이 발표 스타트업 중 이색적인 사업모델을 가진 기업이 있었다. 쿠엔즈버킷이라는 참기름 제조 스타트업이 그곳이다. ‘글로벌 액셀러레이터를 표방하는 스파크랩이 왜 참기름 제조사를?’ 이란 의문이 드는 순간이었다. 그런데 이 기업을 살펴보니 기술회사였다.

쿠엔즈버킷은 냉압착 방식의 고품질 식용 기름을 제조하는 기업이다.  때문에 맛과 향이 기계적 착유방식으로 제조한 기름보다 좋으며, 원적외선으로 저온에서 볶아내어 유해물질 발생을 최소화한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 순수자연물질로 만들어진 제약용 필터로 한 번 더 걸러내어 바로 병입하므로 불필요한 산패과정도 없다

인터뷰를 위해 아침 10시에 방문한 쿠엔즈버킷 매장 안은 참깨를 나르느라 북새통이었다. 올해 쿠엔즈버킷의 예상 매출액은 10억 원. 다소 버거워 보이는 상황임에도 공장 규모를 함부로 넓히지 않는 데에는 ‘참기름’에 대한 회사 대표의 고집이 자리 잡고 있었다. 강남 아파트 단지 옆에 위치한 18평짜리 ‘방앗간’을 찾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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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엔즈버킷 박정용 대표

■한국의 방앗간 + 작은 공장 시스템 = 쿠엔즈버킷 

백화점 식품 컨설팅 일을 하다가 쿠엔즈버킷을 창업했다. 왜 참기름이었나? 

지방에 있는 식품 명인을 만나 제품을 소싱하는 일을 3년간 했다. 그 이전부터 참기름에 대한 관심이 있어서 7년간 자료 조사를 했었다. 딱히 시장성을 내다보고 시작한 건 아니다. 그냥 동네 방앗간을 좀 바꿔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간판도 재밌게 달고, 바닥 청소도 깨끗이 하는 식으로.

매장에서 생산도 직접하고 있는데, 공간이 좁아 보인다. 

일본의 작은 공장 생산(Small manufacturing, 町工場) 시스템에 관한 글을 읽었는데, 굉장히 와 닿았다. 생산 시설 자체가 소비자의 거주 지역 안에 들어가 있어야 한다는 철학이다. 특히 식품의 경우, 가공 과정뿐만 아니라 원물이 가지고 있는 특성이 그대로 살아 있는 상태에서 소비자에게 신선하게 전달되는 것이 중요하다. 올리브유의 경우에도 현지에서 그 맛을 보면 느낌과 신선도가 완전히 다르다. 참기름을 다운사이징 제조 시스템으로 생산하고자 지금의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저온 착유 제조 방법을 선택한 이유는. 

사실 씨앗에서 기름을 분리할 때, 기존의 고온 압착 방식이 가장 효율적이다. 짧은 시간에 가장 많은 기름을 뽑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참기름은 고온에서 방부 성분이 생기기 때문에 고온 제조가 유통에도 용이하다. 그러나 이건 어디까지나 공급자 관점에서의 효율이다.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일률적인 참기름 맛은 소비자가 아닌 공급자가 정한 것이다. 나는 이 공급자 관점에서 설계된 참기름 시장을 소비자 관점으로 바꾸고 싶었다. 참깨는 본래 향이 없는 씨앗이지만, 높은 열을 만나며 탄 맛과 향이 짙어진다. 참깨가 타면서 발암물질인 벤조피렌이 검출되는 경우도 있다. 한 방울만 넣어도 모든 음식을 한식으로 만들어버리는 고집 센 식재료다.  하지만 다양한 저온 추출법이 개발되면 참기름의 맛도 다채로워질 수 있다. 커피가 쓴맛, 신맛, 단맛 등 넓은 스펙트럼의 풍미가 있듯이 말이다. (쿠엔즈버킷의 참기름 제조 과정)

새로운 제조 시설과 방식을 갖추는 과정에서 어려움은 없었나. 

2년 반의 시행착오를 거쳤다. 일단 가르쳐 줄 사람이 없었다. 전반적인 생산 라인을 만드는 문제였고, 지금까지 개발되어 온 기계적 노하우들을 모두 뒤집어야 했다. 기계를 세팅해 놓고도 1년 정도는 제품을 팔지 않고 계속 테스트했다. 그 과정에서 기계가 깨지는 등 예측하지 못했던 일이 많았다. 또 저온 압착을 하게 되면 원료의 맛이 더욱 적나라하게 드러나기 때문에, 추출법은 물론 원료 관리도 중요해진다. 예를 들어 왕겨 포대 창고 옆에 있었던 참깨로 기름을 짜내면 참기름에 왕겨 냄새가 그대로 밴다. 늦장마가 온 해에는 깨의 완숙도가 낮아서 참기름 맛이 떨어진다. 재배 토양별로도 기름의 색이 다 다르다. 원료에 담긴 이야기가 드러나는 참기름을 만들기 때문에, 재배 계약을 맺은 농가를 수시 관리하고 있다.

생산부터 유통까지, 모두 쉽지가 않았겠다. 

처음엔 동네 아파트 주민들이 지나갈 때 한 숟가락씩 맛보라고 나눠줬다. 그것 이외에 따로 마케팅을 한 적은 없었고, ‘참기름이 원래 이런 맛이었나?’하고 빠져든 고객들이 입소문을 내줬다. 그들이 지인에게 선물을 해주고, 백화점 입점을 추천해주기도 하고. 본격적인 마케팅에 의해 넓혀진 시장이 아니다 보니, 지역별 원을 그릴 수 있을 정도로 유통처가 분산되어 있다. 현재는 온라인 판매, 백화점, 호텔, 레스토랑을 중심으로 유통한다.

쿠엔즈버킷의 저온 압착식 참기름 제조 과정. 
 

■미슐랭 스타 쉐프를 타고 ‘제2의 올리브유’가 될 것 

쿠엔즈버킷이 업계에서 주목받기 시작한 건, 스파크랩 데모데이에 등장하면서부터였다. 나도 놀랐다. 엑셀러레이터가 왜 참기름에 투자했을까 하고. 

처음엔 스파크랩측도 고민이 많았다고 하더라. 일단 푸드 산업 자체에 투자한 적이 없고, 알다시피 글로벌 진출이 유망한 테크 기업들에 주로 투자를 해왔다. 나는 7기 스파크랩 데모데이를 관람하고, 그다음 날 지원서를 제출했다. 꼭 투자받겠다는 생각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어떤 판단에 의해서 투자 결정을 했다고 보나. 

정확한 건 그쪽에 물어봐야 하겠지만. 참기름을 들고 국외 시장에 나가보려고 한다. 벤더를 통해서 대충 판매하는 게 아니라, 프리미엄 브랜드로 제대로 진입하고 있다. 올리브유가 세계로 시장을 넓히고 유명해진 게 15년이 채 안 된다. 기름 시장은 굉장히 보수적인 것 같지만, 사실 빠르게 변화하는 곳이기도 하다. 또 해외에서 참기름을 식재료로 즐겨 쓰진 않지만, 참깨(Sesami)라는 식재료에 대해서는 친숙해 한다. 최근에는 항암 효과도 인정받고 있어서, 유럽에서는 ‘세서미 오일이 들어 있는 찬장은 약장과 같다’고 할 정도다.

해외 진출을 위해 최근에 하고 있는 노력이 있다면. 

미국 뉴욕 현지의 푸드 매거진과도 협력하고 있고, 그쪽에 있는 미슐랭 스타 쉐프 레스토랑과도 레시피 개발을 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찾게 된 파트너가 스파크랩이기도 하다.

확실히 올리브유 정도의 대중성을 갖추기 위해서는, 참기름을 활용한 요리 레시피가 많아져야겠다. 

그렇다. 이전에는 참기름의 강한 향이 모든 음식 재료를 덮어버렸기 때문에 해외 쉐프들은 잘 사용하지 않았다. ‘내 음식에 재(Ash)’를 뿌리냐’고 할 정도였다. 그런데 저온 압착 방식의 참기름을 먹어 본 해외 쉐프들은 마치 견과류를 씹었을 때의 고소한 맛이 난다며 재밌어한다. 처음엔 피넛 버터냐고들 묻더라. 현재는 스타 쉐프와 함께 참기름으로 각종 드레싱을 개발하고 있다. 외국 사람들이 간편하게 찍어먹을 수 있는 소스류로도 계속 접근해 볼 계획이다. 단순히 로컬 푸드를 널리 알리는 수준이 아니라, 오리엔탈 풍미를 내는 일상적인 식재료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시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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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엔즈버킷의 들기름과 참기름. 들기름은 2.5만 원, 참기름은 3.9만 원에 판매하고 있다. 

■ 창업 4년차, 위기는 매일 왔다 

2012년에 시작했으니, 창업 4년 차에 접어들었다. 스타트업은 3년이 고비라고 한다. 창업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뭐라고 생각하나. 

위기는 매일 있더라. 선택도 매일 있다. 사업을 하다 보면 솔깃한 제안들이 많이 들어온다. 그런데 그보다 자신이 지금까지 걸어왔던 모습을 잊지 않고 묵묵히 나아가는 게 정답인 것 같다. 쉬운 방법을 택하려고 하지 않았다. 쉬운 솔루션을 들고 오는 사람일수록 위험한 경우가 많았다. 쉬운 길은 언제나 대가를 요구한다. 우리도 주변에서 답답한 방식으로 돌아간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쿠엔즈버킷이라는 브랜드가 지금까지 살아있는 거라고 생각한다. 처음 가졌던 생각, 처음 풀고자 했던 어려움이 무엇을 향하고 있었는지를 잊지 말아야 한다. 매출을 최우선으로 두면 모든 게 다 틀어진다. 특히 식품 쪽은 다른 분야와 다르게 시간을 두고 하나하나 쌓아가야 한다. 처음에 요란했던 식당들이 1년을 못 가고 문 닫는 경우를 많이 봤다. 참기름이라는 것이, 아주 오래전부터 우리가 먹어 왔고 어머니가 시골에서 자식들에게 보내주기도 하는 감성적인 식품이다. 이것을 다루는 데 일반적인 사업 확장 방식을 취할 수는 없었다.

회사 규모가 커지면 당연히 생산 시설도 확장해야 한다. 소규모 생산 철학을 깨뜨리지 않으면서 사업을 키우기 위해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나. 

거점별 소규모 공장을 갖추는 형태가 될 것이다. 거기에 식당이나 판매장을 붙일 계획이다. 소비자와 맞닿아 있는 소규모 공간들을 만들고 싶다. 프랜차이즈 방식은 아니다. 매장마다 지역색을 담은 참기름을 생산하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각 지역에서 농사지은 참깨로 기름을 짜내는 식이다. 그렇게 바로 짠 기름으로 음식을 만들어 판매하는 것도 재밌을 것 같다. 올해 안 혹은 내년 초까지 빠르게 진행해보려고 한다. 또 과거 저온 압착 방식으로 기름을 짜다 보니 타지 않는 참깻묵이 나온다. 축산 농가에서 자연 방목하는 닭들이 우리 깨묵만 먹는다고 한다. 이걸 먹고 자란 닭들은 콜레스테롤 수치가 확연이 낮다. 이 부분을 성균관대 식품 연구소와 함께 연구·개발하고 있다. 후방 산업 효과도 크다고 본다.

단기 목표와 장기 목표에 대해 말씀해달라. 

일단 지역별 거점 공장을 증설할 계획이다. 내년도에는 홍콩과 미국에도 거점을 마련한다. 일본도 유력한 시장인데, 제조 파트너를 찾기 쉽지가 않아서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 장기 목표는 올리브유와 견줄 수 있는 참기름 시장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국내는 물론 해외 지역색을 살린 기름으로 대결하고 싶다. 외식 사업은 물론 레시피 박스 배달, 출장 요리와 같은 서비스도 같이 해보고 싶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쿠엔즈버킷은 지금부터가 진짜 시작이다. 현재는 우리가 만들고 싶었던 모양의 10% 정도를 달성했다. 할 일이 많을 것이다. 오일 시장에 있어서 쿠엔즈버킷이 전 세계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 지켜봐달라.

[Startup’s story #318] 초보자도 쉽고 이쁘게 쇼핑몰 만든다 –‘식스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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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트 좀 고쳐줘! 메인 이미지랑 텍스트 몇 개 고치면 돼!”

하찮은 지식이지만, 웹사이트를 십수 년 운영하다보니 따로 배우지 않아도 자연스레 체득되는 것들이 있었다. 소소한 HTML 상식에서 부터 콘텐츠 관리법, 사이트 유지 및 관리 팁같은 스킬위주의 얕은 지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종 지인들이 웹사이트를 고쳐달라는 부탁을 하곤 한다. 사이트의 기본 뼈대는 있으니 그것의 외피(이미지)를 바꾼다거나 몇몇 소소한 기능을 추가해 달라는 요청이다.

그런데 이게 일이다. 지인들이 가져온 사이트의 기본 골격은 호스팅 업체에서 제공하는 무료 홈페이지거나 초창기 웹사이트 일 때가 가장 많다. 이런 사이트들은 일단 워드프레스 등 가벼운 툴들에 비해 무겁고, 자율적으로 바꾸기도 어렵다. 포털이나 검색엔진에 최적화(SEO)를 하는 것도 쉽지 않다. 거기에 기본적인 상식이 부재한 운영자에게 웹호스팅이니, 노출이 잘 되는 콘텐츠 유형을 주지시키는 것도 생각외로 어렵다. 하물며 이커머스를 위한 쇼핑몰 구축은 말할 것도 없겠다.

한 해에 새롭게 만들어지는 인터넷 쇼핑몰의 숫자만 3만개에 이른다. 유명 연예인부터 고등학생까지 인터넷 쇼핑몰 창업은 이제 상당히 대중적인 사업아이템이 되었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인터넷 쇼핑몰을 만드는 작업은 전혀 대중적이지 않다. 외주개발업체(에이젼시)에게 최소 백만원 정도의 디자인, 개발 비용을 주지 않고서는 나만의 독창적인 쇼핑몰을 제작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기존 EC 호스팅 업체를 이용하여 쇼핑몰을 저렴하게 만들 순 있지만 천 편 일률적인 디자인 템플릿을 사용해야만 한다. 더불어 쉬운 쇼핑몰, 초보를 위한 쇼핑몰이라고 나온 것들을 사용해보면 전문적인 웹코딩, 디자인 기술 없이 마음에 드는 쇼핑몰을 제작할 수 없다. 결국 기존의 쇼핑몰 제작 방식은 쉽지 않다는 이야기다.

식스샵(Six Shop)’은 이런 문제를 해결해주기 위해 개발되어진 웹사이트 빌더다. 식스샵은 웹사이트, 그중에서도 전자상거래 사이트를 만들 때의 번잡스러움을 해소시켜주는 특화된 서비스로, 쇼핑몰을 운영하는 사람이 사이트를 운영하는 데 있어 필요한 것들을 몰라도 원활하게 물건을 팔 수 있는 쇼핑몰 솔루션 서비스를 제공한다. 웹코딩과 같은 특별한 기술을 배울 필요도 없고, 쉬운 인터페이스를 통해 쇼핑몰을 제작하는 것이 가능하다. 마우스만으로 쉽게 디자인 편집이 가능한 100% 웹기반 위즈윅(WYSIWYG) 에디터를 사용하여 디자인 수정, 편집을 극단적으로 쉽게 만들어 준다. 그래서 이들의 목표는 “웹기술이 없는 초등학생도 다룰 수 있는 쇼핑몰 빌더”다. 식스샵이 추구하는 것은 ‘좋은 디자인’의 쇼핑몰을 ‘싸게’ 만들게 하는 것이다.

식스샵은 근래 생긴 서비스는 아니다. 2014년 도에 베타오픈을 했었다. 하지만 사업 진행과정에서 소소한 부침을 겪다가 지난해 하반기 본격적으로 서비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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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 식스샵 대표

창업은 언제, 왜 생각했나? 

좋은 회사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에 학창시절(포항공대)부터 창업을 생각하고 있었다. 재학시절에도 가벼운 시도를 했었고. 다만 졸업하자마자 본격적으로 시작할지, 아니면 경험을 더 쌓고 난 뒤 할지가 고민이었다. 그런데 같은 생각을 하는 동문들이 모였고, 상황을 보니 곧장 시작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 어릴 때 시작하는 것이 리스크도 가장 적다고 생각했고. 설령 실패한다 해도 서른 전에 판가름 된다면, 다른 길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봤다. 그때가 2013년, 27살 때다.

공학을 전공했기에 개발력 등 기술적인 부분에서는 문제가 없었을듯 싶다.

나를 포함해 다들 공학을 전공하긴 했는데, 컴퓨터 공학을 전공한 팀원이 없었다. 나랑 CTO는 화학공학, 산업공학을 전공했다. 그래서 IT 트랜드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확인하려고 2013년에 프로그래밍 교육 서비스를 시작했다. 강사를 섭외해서 소소하게는 포토샵을 활용한 디자인부터, 자바나 앱 등을 만드는 교육을 진행했다. 당시 마케팅을 제대로 못 한 것도 있지만, 그런 교육에는 수요가 많지는 않았다. 그런데 워드프레스, 윅스를 활용해 홈페이지 만드는 것에는 사람들의 반응이 좋더라. 그간 했던 교육중에서는 사용자가 가장 많이 왔다. 웹사이트 만드는 것에는 수요가 많다는 것을 파악했다.

홈페이지 제작 교육을 수강하러 온 사람들의 목적을 들어보니 쇼핑몰 등 전자상거래 서비스를 고려중인 이들이 많았다. 그런데 우리가 교육중이던 윅스로는 쇼핑몰을 만들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윅스쪽에 국내 결제모듈을 붙이는 형태의 서비스를 제안했지만 크게 관심을 보이지는 않았다. 아무래도 윅스의 메인시장은 다른 국가였고, 국내 쇼핑몰 보다는 홈페이지 등 사이트 제작쪽에 치중했기 때문에 쇼핑몰은 우선순위가 높지 않아 보였다. 그래서 우리가 만들자고 결정했다. 그렇게 2013년 말부터 개발하기 시작해서 2014년에 코딩 등 사이트에 대한 지식이 없어도 쇼핑몰이나 웹사이트를 쉽게 만들 수 있는 서비스 식스샵의 첫 버전을 선보였다.

웹사이트 빌더 사업은 이전에도 있어왔고, 또 새로운 서비스도 매해 등장하고 있다.

우리가 시작하던 시점에서 전자상거래에 집중해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은 거의 없었다. 같은 것처럼 보이지만 전자상거래용 사이트와 일반 사이트는 차이가 있다. 당장 템플릿도 홈페이지용과 쇼핑몰용이 다르다.

개발과정에서 애로사항은 없었나? 그리고 어떻게 대중에게 알렸나?

지금에서야 편하게 이야기 하는 거지만, 공부하면서 만들었다. 경험도 없는 대학 졸업생들이 주축이었고. 다행히 결과물이 나쁘지 않았을 뿐이다.

초기버전을 만드는데 몇 달은 걸리겠더라. 그 기간동안 마케팅적인 부분에서 뭘 할 수 있을지 생각하다 목업형태의 서비스 소개 영상을 만들었다. 그리고 임의로 서비스 론칭 시점을 명시하고 반값으로 선주문을 받았다. 제품도 없는 상황이었는데, 주문이 들어오더라. 15만원짜리 반값 상품이었는데, 500만원 정도 팔렸다. 그래서 더 열심히 개발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2014년 2월에 데모 사이트를 열었고, 4월에 출시했다.

출시한 다음 반응은 어땠나? 그해 말 M&A이슈도 있었다. 

출시 이후 매출이 조금씩이라도 올라가긴 했다. 그런데 연말이 되니 주춤하더라. 성장하다가 멈추니 오만 고민이 다 들었다. 그러다 연말에 페이지브릭이라는 회사와 합치는 M&A이슈가 생기면서 식스샵을 잠시 놓고 세련된 웹사이트 중심 도구를 만드는 작업을 이듬해 8월까지 매진했다. 그 과정에서 다수의 회원을 확보했지만, 유료회원은 적었라. 식스샵은 회원 중 10%정도는 유료회원이었는데, 페이지브릭은 그렇지 않았다. 페이지브릭과의 통합 과정에 몰입하는 사이 식스샵의 관리는 1년 가까이 현상유지만 하고 있었다. 마케팅도 못 했고. 그런데 꾸준히 바이럴이 되고 매출도 매달 1000만원씩은 발생되더라. 그래서 페이지브릭을 통해 개발하던 것을 식스샵에 접목하기로 결정했다.

전자상거래 쪽 사이트 빌더에 집중하는 것이 시장성 측면에서도 독점적 위치에 더 가깝다고 봤다. 그래서 페이지브릭을 통해 개발했던 것을 식스샵에 옮기는 작업을 시작했다. 2015년 8월부터 베타버전을 시작해 2016년 5월 말에 리뉴얼된 식스샵 두 번째 버전을 내놓았다. 다행스럽게도 리뉴얼 버전의 반응은 좋다. 새버전을 통해 6개월 동안 확보한 유료 사용자가 1000명이 넘는다. 이전 1년 6개월 동안 모은 사용자가 500명 수준이었다. 그러다보니 창업을 한지 3년 정도가 지났다.

서비스를 하며 위기의 순간은 없었나?

작년에 큰 일이 한 번 있었다. 한 1년 정도 페이지브릭에 신경쓰다보니 식스샵 첫 버전은 더 깊게 개발을 못 하고 유지만 하고 있었다. 그러다 2016년 2월에 실수로 데이터를 날렸다. 백업도 제대로 되고 있지 않았고. 그나마 가장 쓸만한 데이터가 30일 전 데이터였다. 당시 300개 이상의 쇼핑몰이 있었는데 그 쇼핑몰들의 한달 치 데이터가 사라져 버린 거였다. 그때가 설 연휴 3일 전이었고. 난리가 났었다. 이후 두 달 가량 가입 쇼핑몰 관계자에게 사과하러 다녀야 했고, 쇼핑몰에서 손해를 본 것에 대한 후속대책을 시행해야 했었다. 가진 자금이 없어서 돈으로는 보상을 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6개월 동안 무료 정책을 제시했고, 디자인을 수정한 곳은 원래대로 디자인을 수정했고, 다른 곳으로 이전하길 원하는 곳은 이전을 도왔다. 쇼핑몰 주문 데이터도 결제사에 일일이 연락해서 복원했다. 주문을 한 쇼핑몰 고객에게도 우리가 전화해서 주소를 수기로 정리했다. 다행스러운 것은 신뢰에 금이 간 상황일 수 있는데, 쇼핑몰 90% 이상이 이탈을 하지 않았다.

내부적으로도 어려운 기간이었다. 6개월 무료 서비스를 제공해야 했기에 사건이 발생한 2월부터 8월까지 기존 가입 쇼핑몰을 통한 매출은 거의 없었다. 초기 투자받은 것도 이 과정에서 거의 다 소진했고. 그래서 기보랑 신보에서 돈을 빌려 메웠다. 8월 이후부터는 탄력을 받아 이전보다 매출이 올라가기는 했다. 그리고 연말에 빌린 돈을 다 갚았고. 6개월 동안 고생했지만 경험을 많이 했다.

한달치 데이터를 날렸음에도 이탈한 사용자가 10%미만이면 충성도가 높다고 볼 수 있는데.

일단 기존에 써온 익숙한 서비스라서 락인효과(lock-in effect)가 있었다고 본다. 그리고 식스샵의 장점인 직접관리, 디자인 등 기능도 아쉬웠다고 한다.

어려웠던 기간이었는데, 이탈한 팀원은 없었나?

고맙게도 없었다. 많이 힘든 기간이었기에 고민한 친구들은 있었을 거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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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스샵 팀 전체사진

식스샵 서비스의 가장 큰 장점과 팀의 장점은 뭔가? 

우리 서비스의 장점은 ‘쉽게 만들 수 있다’는 것과 ‘디자인적으로 수려하게 나온다는 것’ 두 가지라고 압축적으로 말할 수 있다. 식스샵이 기존 쇼핑몰 웹사이트 빌더보다 많이 저렴한 것은 아니다. 유료버전보다는 저렴하지만 무료버전보다는 비싸다.

팀의 장점은 단점이기도 한데, 빨리 저지른다는 거다. 초창기에는 무식할 정도로 과감하게 일을 추진했다. 제품이 없어도 마케팅을 했고, 언제까지 출시할거라 예고하고 예약도 받았다. 제품에 버그도 많았고, 그랬기에 고객한테 쓴소리도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용자들이 많이 찾아줬다. 고객이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빨리 제공하는 것만 생각한다. 지금은 그렇게 하기가 힘들다. 충분히 기획을 한다. 기능을 심사숙고해서 검수해서 품질 중심으로 출시한다. 기존에 UI 패턴이 있기에 그것에 맞추려고 노력중이고.

경쟁사가 많은 것은 아니지만, 있기는 하다. 그리고 그곳은 기능 중심이다.

기능이 쌓이는 것은 좋은데, 기능이 많다고 성장을 담보하지는 않는다고 본다. 우리 서비스는 쇼핑몰이 중심이다. 트랜드에 맞춰 필요한 기능을 고려하기는 하는데, 모든 것을 적용하려고 하지는 않는다. 기존 쇼핑몰 고객에게 불필요한 기능이나 UI만 복잡해지는 기능은 다 잘라낸다. 여러가지 기능을 넣기보다 쇼핑몰에 필요한 기능만 개발하고 사용자 맞춤형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지향한다.

시장성은 어떻게 판단했나? 그리고 일반적으로 대중은 오픈마켓 등 플랫폼에서 물건을 많이 구매한다. 그런데 왜 쇼핑몰 운영자들이 독자적인 쇼핑몰을 만들까?

처음부터 차별점이나 시장을 깊게 고민한 것은 아니었다. 웹사이트 빌더 시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쇼핑몰을 만들려는 사람이 많았기에 빨리 시작했을 뿐이다. 하지만 제품을 개발하고 고도화하면서 그 부분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한다. 우리 서비스의 강점이 쇼핑몰 사이트를 쉽게 만드는 것인데, 그것이 전자상거래 운영자들에게도 중요한 점인지도 함께 고민했다. 조사를 해보니 그들이 독립적인 성을 만드는 것은 자신들만의 독립 브랜드를 만들려고 하는 것이 컸다. 쇼핑몰 운영자들은 마케팅을 하기 위한 수많은 외부 채널도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자신의 본진도 중요하게 생각하더라. 식스샵은 디자인과 브랜딩쪽에 특화되어 있기에 그들의 니즈와 일맥상충한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그것이 우리 색깔이라 봤고.

쇼핑몰 사이트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에서 차별화를 하기는 힘들다. 사실 기존 쇼핑몰 솔루션 서비스나 우리 서비스나 사이트 내부 운영 체계는 별 차이가 없다. 관리하고, 광고하는 부분은 거의 다 비슷하다. 쇼핑몰을 운영하는데 있어 공통적으로 필요한 부분이고. 광고채널도 구글, 네이버, 다음 등으로 정해져 있다.

식스샵을 통해 만들어지는 쇼핑몰 중 가장 많은 분야는? 

의류가 20~25%정도로 가장 많다. 액세서리, 핸드메이드 영역에 포함하면 30%다. 해당 분야 전자상거래를 하려는 사람들이 웹사이트의 디자인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식스샵은 어떻게 사용하나? 수익모델과 연결될텐데.

식스샵은 임대형 서비스다. 쇼핑몰을 쉽게 만들려면 우리가 올인원 형태로 제공할 수 밖에 없다. 사용자들은 상품 소개 텍스트와 이미지 정도만 올리면 된다. 외주업체 필요없이 디자인 등 본인이 원하는 데로 수정을 바로바로 할 수 있다. 여타 서비스들은 운영자가 html 등 코딩을 좀 알거나 만질 줄 알아야 제대로 구축, 수정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런 지식에 어두우면 외주를 주거나 시간을 많이 들여야 한다. 수익모델은 매달 사용료를 내는 과금형태다. 거래량에 대한 약간의 수수료가 있긴 하지만, 전체 거래액의 0.8%정도로 미미하다.

서비스 성격상 사용자들이 젊은층일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는 2~30대가 가장 많다. 하지만 초기에는 고객의 연령대가 높았었다. 은퇴한 이도 있었고, 가업을 잇기위해 쇼핑몰을 만드려는 이들도 있었다.

다른 쇼핑몰의 데이터를 식스샵으로 한 번에 옮길 수 있는 방식을 고민해 본 적은 없나? 고객 유치 차원에서 도움이 될 듯 싶은데. 

원하는 사용자가 액셀등 데이터를 보내오면 우리가 적용하는 서비스는 있다. 그런데 다른 쇼핑몰에서 이전하는 고객이 많지 않기에 기능적으로 검토하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필요하다고 본다.

가입형이 아니라 별도의 솔루션으로 판매 계획은 없나?

생각은 하고 있다. 하지만 일단 하던거를 확실히 하는 것이 우선이다. 그리고 우리가 더 잘 할 수 있는 것을 장기적인 관점에서 계속 찾고있다. 월 매출 1억 원이 단기 마일스톤이다. 현재 5000만원 수준이다. 해외 진출도 고민하고 있고.

해외라면 어디가 타겟인가? 우리나라처럼 복잡하게 쇼핑몰 결제를 하는 나라도 드물다.

아직 구체적으로 검토하는 것은 아니지만, 베트남쪽을 보고 있다. 일반적인 웹사이트 빌더는 글로벌에서 통용되지만, 전자상거래 솔루션들은 현지화를 해야하는 측면이 있다. 배송, 세법 등 시스템이 다르기 때문이다. 여러국가에 진출하는 것 보다는 나라 하나를 선택해 집중하는 형태로 갈 것 같다.

투자유치를 일찍 했다. 언제 받았나? 

투자사(프라이머)와의 인연은 오래되었다. 초기 버전을 개발하며 동영상 광고를 페이스북에 집행하고 있을 때 그것을 본 프라이머 파트너에게 연락을 받았다. 미팅도 몇번 했고. 제품도 없는 상황이었기에 투자를 곧장 받은 것은 아니지만 꾸준히 멘토링을 받았다. 그러다 2015년 초에 페이지브릭과 통합 작업을 할 때 제안을 받아 유치했다. 그리고 2016년 말 브릿지로 초기보다 3배 밸류로 추가로 받았다.

현재 가장 고민되는 부분은 무엇인가?

채용이다. 고객 서비스 인력이 필요하다. 고객 서비스 관련 업무의 양이 늘어나다 보니 개발과 기획이 밀리더라. 그래서 잘 하는 인재에게 맡기려 한다. 근일 채용 공고를 올릴 예정이다.

창업을 결심했을 때 가타부타를 결정하려던 30대에 접어들었다. 지난 3년을 회고해보면 어떤가? 과정에서 우여곡절도 있었고, 계획대로 된 것도 아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초보 경영인으로 실수가 많았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방향성이 명확해졌고, 개발적인 부분에서 실력을 쌓았다.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그런 경험을 통해 현재 서비스가 고도화 되었다. 전화위복이 된 것이다. 지난 3년 간 많은 것을 몸으로 배우면서 사업을 했다. 그리고 앞으로도 그럴것 같다.

[Startup’s story #320] “게임 엔터테인먼트에서 유일무이한 회사를 꿈꾼다”–콩두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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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색 이력의 스타트업 대표가 있다. E-스포츠 프로게이머 9년, 게임 해설가 2년을 거쳐 현재 4년 차 사업가다. 콩두컴퍼니 서경종 대표 이야기다.

그가 2014년 3월 설립한 콩두컴퍼니는 온라인 게임 관련 MCN(Multi Channel Network) 콘텐츠 서비스와 소속 크루들의 매니지먼트 사업을 운영하고 있는 게임 전문 MCN 업체다. 소속 크루들을 통해 게임, E-스포츠 분야의 동영상(VOD) 콘텐츠를 기획 및 제작하고, 아프리카TV, 다음TV팟, 유튜브, 중국 롱주TV, 와이와이TV 등 채널에 실시간 방송과 동영상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더불어 여러 게임 리그를 주최해 다시금 E-스포츠에 활기를 불어 넣고 있다.

콩두컴퍼니는 2015년과 2016년 두 차례 투자(총 56억 원)를 바탕으로 국내 사업 전개에 속도를 내는 한편 중국 진출도 추진해 왔다. 특히 중국 6개 플랫폼에 온라인 게임 방송을 제공하고 있으며, 온라인 게임 아카데미 사업 및 프로 게임단도 창단하는 등 MCN 서비스와 인적 자산 간의 시너지 마련을 추진중이다.

직접 만나본 서 대표는 솔직한 사람이었다. 자신을 포장하기 보다는 현실적인 사업과정을 가감없이 쏟아냈다.

서경종 콩두컴퍼니 대표

햇수로 9년 간 프로게이머를 업으로 했고, 2년 간 해설자를 거쳐 현재 4년 차 사업가다. 

모두 내가 좋아해서 한 일이다. 세 가지 일 중 업으로 놓고보면 사업이 나한테 가장 잘 맞는다.

창업을 하려고 마음먹은 동기나 계기는 무엇이었나? 

어릴때부터 창업이 꿈이었다거나 그런건 아니다. 인생이라는 큰 흐름에서 눈 앞에 있는 것을 하나하나 해결하다 보니 이 길로 들어섰다. 개인적으로 게임 콘텐츠와 엔터테인먼트 시장이 언젠가 열릴거라 봤고, 거부할 수 없는 흐름이 될거라 예상했다. 그런 생각에 주변을 살펴보니 프로게이머를 함께하던 동료들 대부분이 개인방송으로 전향을 한 것이 눈에 들어왔다. 그들과 뭔가를 같이 한다면 의미 있겠다고 생각했고 무조건 된다고 봤다. 그래서 그들의 방송 채널에 광고를 유치할테니 함께 하자고 했다. 당시 아프리카TV 상위권에 있던 게임방송 BJ 대부분이 나와 예전에 합숙을 하던 게이머들이었다. 과거 인연 덕분에 비교적 손쉽게 그들과 파트너쉽을 맺을 수 있었다. 그렇게 2014년에 20명의 게이머와 협업을 하게 된 것이 콩두컴퍼니의 시작이다. 어떻게 보면 얼떨결에 창업자의 대열에 서게 된 거다.

여담이지만, 프로게이머 현역시절 서경종하면 뮤탈리스크였다. 뮤탈리스크 뭉치기 기술, 속칭 ‘뮤짤’의 창안자였고. 

속칭 ‘짤짤이’라 불리우는 뮤탈리스크 뭉치기 기술을 활용한 게릴가 전법이었다. 그저 너무 좋은 기술이라 여겨 주변 선수들에게 공개했다. 당시에는 사회경험도 없었고, 영업비밀이나 비즈니스 마인드도 없었다. 조금 지나고 나니 상대팀 선수들도 쓰더라. 특히 박성준은 안 그래도 뭉치기를 잘 하는 플레이어였는데 그 기술이 접목되니 무적이 되었다.

서 대표도 같은 것을 체감했겠지만, 프로게이머들의 라이프사이클이 매우 짧다. 30세 전후의 게이머도 드물고, 20대 중후반이면 대부분 은퇴한다. 일반적인 생애주기로 따지자면 1/3도 안 되는 시점에 일을 그만두는 상황이다. 그 다음의 진로에 대해서 많이 고민을 할듯 싶은데.

내가 게임 해설자를 그만두게 된 이유도 방송채널이 폐국했기 때문이다. 자연스레 군복무를 하게 되었는데, 그 사이 게임 트랜드가 스타크래프트에서 리그오브레전드(LOL, 이하 ‘롤’)시대로 접어들었다. 사회에 복귀하더라도 내 자리가 없어 보였다. 그래서 뭘 해야할지 고민이 많았다. E-스포츠를 10년이 넘게 했는데, 좀 억울하다는 느낌이 들었고. 이런 고민은 전현직 프로게이머들이 공통으로 하는 것이다.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회사를 설립한 것이 크다. 게임을 했던 사람은 게임으로 먹고 사는 것이 가장 즐겁고, 잘 할 수 있다. 일부 게이머 중 눈앞의 이득만을 생각하다 빨리 사라지는 경우를 종종 본다. 전직 프로게이머는 자신의 과거 명성에 누가 안 되는 방향에서 활동해야 오래갈 수 있다. 자칫 다 잃을 수 있다. 잘 못하면 못 돌아온다. 그래서 우리는 이미지를 지키는 매니지먼트를 추구한다. 그리고 여건상 게이머로서 더 이상 가는 것이 어렵다면, 그 이후의 진로까지 고민하고 방향을 제시한다. 한 사람의 인생진로가 결정되는 것이기에 신중하게 일을 할 수 밖에 없다.

2014년에 야심차게 창업을 시작했지만 그해 말에 폐업까지 고민했다고. 어떻게 버텼나?

2014년 12월쯤 됐을 때 자금이 바닥나 있었다. 지금 회고해 보면 당시 회사에 시스템이 부재했기 때문이었다. 특히 의사결정 부분에서 시간이 오래 걸렸다. 나와 홍진호, 이두희 공동 창업자 세 명이 각자의 사정이 있다보니 뭔가를 상의하고 결정을 내리는 데 오래 걸렸다. 각자의 역할을 정해 가속도를 내야 하는데 그렇지 못 했다. 빨리 움직여야 하는 스타트업답지 않았다.

그때는 사업이라는 것을 배워가면서 하던 때다. 그저 조금이라도 성장하는 것에 만족을 하며 버텼다. 단순하게 생각했다. 직원 두 명 월급만 우선 마련하자고 생각해 개인방송으로 회사 운영 자금을 벌었다. 결산해 보니 2015년에 상반기에만 5억을 기록했다. 그해 말에 10억에 조금 못 미쳤고. 매출도 매출이지만, 내가 책임지고 회사를 운영해 나가는 것이 재미있었다. 그런 과정을 경험하는 것 자체가 의미있다고 봤다. 그러면서 조금 더 회사를 알리게 되었고, 어쩌다보니 두 차례 투자까지 받게 되었다.

투자유치는 어떻게 하게 되었나? 그리고 왜 투자사가 콩두컴퍼니에 투자했다고 보나?

어느날 투자사(케이큐브벤처스)에서 전화가 왔었다. 처음에는 거짓말인줄 알았다. 투자사가 연락을 한다는 것에 실감도 잘 안났고, 스타트업 투자에 대해서 아는것도 거의 없던 때다. 그래서 투자사와 두 번째 미팅까지도 관심없다는 태도로 앉아있었다. 지금 생각하보면 겁이 좀 났던 것 같다. 그런데 투자사 심사역이 E-스포츠에 대한 이해도가 높았고, 향후 발전가능성을 크게 보고 있었다. 내가 생각하는 방향과 같았다. 대화가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바라보는 비전이 통하다보니 투자유치까지 이르게 되었다.

구체적인 이유는 알 수 없으나, 투자사가 우리에게 투자를 한 가장 큰 이유는 내 인생이 대부분이 게임과 연관되어 있었기 때문이라고 본다. 그리고 크게 흑자를 낸 것은 아니지만, 1년 넘게 회사를 조금이라도 발전시켜가며 유지를 해왔다는 것도 있겠다. 그래서 자금만 더 있으면 크게 발전할 수 있다고 판단해 결정한 것으로 생각한다.

투자금을 활용해 어떤 것을 추진했나?

2016년에는 중국 스트리밍 플랫폼 공략과 E-스포츠 회사로써 색깔을 진하게 내자는 것이 목표였다. 연말에 되짚어 보니 성공적이었다고 자평하고 있다. 내가 선수때부터 많이 아쉬웠던 부분이 E-스포츠 팀들의 구조가 온전히 사업을 할 수 있는 형태가 아니었다는 거다. E-스포츠는 겉으로는 화려해 보이지만, 팀의 내면을 들여다보면 다른 것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못 된다. 단순한 스폰서쉽을 제외하고 기타 사업이 거의 불가능한 형태다. 그것은 현재도 별반 다르지는 않다. 과거에 비해 현재 E-스포츠 매니지먼트는 할 일이 많다. 실시간 스트리밍도 해야 하고, VOD사업도 해야하고, 소셜네트워크 관리도 해야한다. MD상품도 시도할 수 있고. 콩두컴퍼니는 그런 부분에서 변화를 이루려고 노력했고 성과가 있었다고 본다. 더불어 중국에서 여섯개 로컬 스트리밍 플랫폼과 활발하게 협업을 했고, ‘팀콩두’라 명명된 각 종목 E-스포츠 팀들도 창단했다. 우리들은 창단된지 얼마 안 되었음에도 여러 대회에 출전해 상위권 성적을 거두었다. 게임을 좋아하고, 게이머의 마음을 이해하는 팀이 뒷받침 하고 있기에 좋은 성적이 빠르게 나왔다고 본다. 그리고 현재는 게임과 관련된 콘텐츠를 만들어 공급할 수 있는 단계까지 왔다.

요즘 초중고 학생들에게 아프리카TV나 유튜브는 손안의 작은 TV다. 크리에이터들도 연예인 못지 않은 대접을 받고. 콩두컴퍼니의 콘텐츠를 소비하는 연령층의 범위는 어떻게 되나?

오프라인 대회 현장에서도 늘 느끼는 거지만, 중고생부터 40대까지는 고루 콘텐츠를 소비하더라. 온라인에서도 그렇게 집계가 되고 있다.

콩두컴퍼니의 시작은 전직 프로게이머의 관리부터 시작했지만 현재는 현직 선수까지 범위가 넓어졌다. 매니지먼트 방향성이 다를텐데. 

전현직 프로게이머는 생활패턴이 다르고, 콘텐츠도 다르다. 입고있는 옷에서부터 프로와 전직 프로는 확연히 구분되지 않나. 그것을 구분해 지원하고 콘텐츠를 만든다. 전직 선수들의 경우 합숙생활에 대해 이질감, 거부감 같은 것이 있다. 그래서 본인이 원하는 곳에서 자유롭게 활동하게 한다. 자신의 거주지에서 한다고 하면 그 여건에 맞추고, 스튜디오가 필요하다고 하면 회사 내 스튜디오에서 방송을 하게 지원한다. 그 과정에서 브랜딩 작업과 광고유치 부분을 서포트한다. 과거에 명성을 떨치던 선수에게 명예를 되찾아 주고 개인방송도 멋있게 할 수 있게 돕는다.

현직선수들은 선수들이 기본적으로 게임에만 몰두할 수 있도록 숙소 및 연습실, 모니터링 실을 제공한다. 더불어 현직 오프라인 이미지부터 관리한다. 얼마전 롤드컵에 4만 명의 관중이 행사장을 찾았고 여느 스포츠 경기장 못지않은 열띈 분위기 속에서 치러졌다. 그 광경은 감동적이었지만, 선수들이 멋있게 보여지지는 않았다. 현직선수들은 실력이 가장 중요하지만, 프로선수라면 보여지는 부분도 중요하다. 아이돌 가수가 가요프로그램에 운동복을 입고 나오면 매력이 감소되는 것과 같다. 그래서 우리 팀 복장을 만들 때는 엑소 무대복처럼 만들어 달라고 한다. 그리고 연예인들이 자주가는 미용실에서 대회 전 머리도 다듬게 한다. 연습실에서는 선수로서 매진해야겠지만, 그 외 공개된 공간에서는 자신을 가꾸고 관리를 하라고 강조한다. 그런쪽으로 관리하는 코디네이팅 인력도 있다. 크다고 할 수는 없지만 다른팀과 작게나마 차별되는 부분이다. 복장과 외모에서도 문화를 선도하는 회사가 되려고 하기 때문이다.

팀콩두에는 오버워치, 하스스톤, 롤, 피파온라인3, 카트라이더 등 현역 게이머들이 있다. 이들 현재형 선수들을 통해서는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다. 큰 콘텐츠에서 파생되는 작은 가지 콘텐츠와 같다. 예를들어, 1년에 한 번 열리는 롤드컵(LoL 월드 챔피언십)은 큰 이벤트다. 각 지역대회에서 1~2등한 팀이 11월에 모여 자웅을 겨루는 방식이다. 이런 빅이벤트의 전후로 스토리도 많고, 그런 스토리를 기반으로 팬들이 원하는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 그런 시의적절한 콘텐츠가 없으면 대중은 쉽게 질린다. 적절한 타이밍에 적절한 콘텐츠를 공급하면 반응도 크다. 그런 형식이 이전에는 없었다. 이런 콘텐츠 생산은 팀콩두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모든 팀에게 필요한 부분이라고 본다. 그래서 우선적으로 SK텔레콤 T1의 글로벌 매니지먼트를 우리가 한다. 해외 컨텐츠 사업을 통하여 쌓은 노하우와 전문 인력을 바탕으로 SK텔레콤의 글로벌 라이브 방송, VOD 콘텐츠를 기획하고 제작하는 거다. 가까운 미래에는 선수들의 에이전시 활동까지 우리가 하려고 한다.

현직 프로게이머의 에이전시 역할은 뭔가? 시장현황을 이야기해 준다면?

롤드컵이 11월에 끝나면 이적시장이 열린다. 프로 게이머들의 재계약 시점이기도 하다. 이때 중국을 비롯해 전세계 게임단 관계자가 한국 선수 스카우트를 위해 모인다. 롤의 경우 2년 계약에 미니멈 연봉 5~7억이 가장 많다. 롤 종목 최강자라 불리우는 ‘페이커(이상혁)’의 경우 수십 억원에 이르는 연봉을 제시받기도 한다. 과거 임요환, 홍진호 등이 활동하던 시절에 연봉 1억은 최상위 수준이었다. 그 뒤에 이영호, 이제동이 2억 정도를 받았고. 지금 롤 같은 경우 선수 평균 연봉이 2억원 대다. 이런 이적시장을 통해 매해 10명 정도의 선수가 해외 리그로 간다. 이 시장은 3년 전부터 열렸다.

그런데 해외로 진출한 선수들 대부분이 법적인 보호를 받지 못 하고 1년 정도 지나서 돌아오는 경우가 많았다. 팀에서 워크비자를 끊는 등 편법을 동원해 자신들에게 유리한 조건으로 협상을 진행하는 비매너도 다수였고. 그래서 선수의 권익보호를 할 수 있는 시스템과 회사차원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봤다. 물론 그 영역을 가져가는 것이 사업적으로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고. 이를 위해 중국에 E-스포츠 센터와 법인(홍콩)을 설립했다. 이를 종합적으로 하는 매니지먼트를 빠른 시일 내 도입하려고 한다.

한국 뿐만 아니라 중국에서 기회를 찾고 있다. 왜 중국시장을 타겟으로 하나? 그만큼 시장이 큰가?

중국 E-스포츠 시장은 역사가 길지는 않다. 대략 3~4년 정도 됐다. 하지만 시장 투자비용은 한국의 10배가 넘는다. 트래픽 수치에서도 큰 차이가 난다. 국내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동시 시청자 20만이면 최고 기록이지만, 중국에서 페이커 선수의 경기는 100만 명이 동시 시청하는 것이 다반사다. 채팅창이 유지가 안 되서 설정을 바꿔야 할 정도다. 그리고 중국 팬들은 한국 선수들에 대해 높게 평가하고 동경하는 수준이다. 현장에서 보면 EPL 스타 선수처럼 바라본다. 한국은 E-스포츠 경기에는 강자지만 사업을 만들어가는 것이 부족하고, 중국은 한국 선수를 데려다가 시장에서 사업을 잘 하고 싶어한다.

한편 중국 현지인으로 구성된 게임단도 육성중이다. 크로스파이어나 롤의 모바일 버전이라 불리우는 ‘왕자영요’ 등 현재 중국에서 인기가 높은 게임의 리그 가능성을 높게 본다. 그래서 현재 SK텔레콤 T1 전 감독인 박용운씨가 중국 현지에서 팀을 조련하고 있다. 박감독은 중국 2부리그 팀을 맡아 1부리그 1등까지 올려놓았던 사람이다. 박감독은 중국 신진 게이머들의 가능성이 높고, 실력도 좋다고 말한다. 그래서 3년 정도 육성을 한다면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장기적으로 보고 있다.

중국 시장에 진출하면서 어려움은 없었나?

우리의 2016년 목표는 중국 플랫폼 공략이었다. 2014년 부터 이름을 알려왔는데, 정작 중국쪽에서는 우리를 E-스포츠 회사로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였다. 그래서 E-스포츠 회사로 각인시키기 전에 중국측에서 원하는 것을 찾아주며 경쟁력을 갖추려 노력했다. 중국측에서 한국 미녀 BJ 콘텐츠를 요구했는데, 우리의 방향성과 무관했기에 재미없는 작업이었다. 하지만 확실하게 하지 않으면 중국이 인정하지 않을거라 봤다. 그래서 그쪽이 원하는 것을 제대로 제공하려 했다. 팀원들이 그 과정을 좀 힘들어 했는데, 다독이며 했다. 당시 팀원에게 ‘이 모든 과정은 중국에서 E-스포츠 회사로 가는 과정에서의 체력 기르기’라고 말하곤 했다. 결론적으로 현재 중국 내 E-스포츠 영역에서 한국 회사는 콩두컴퍼니만 남았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E-스포츠 영역으로도 넘어올 수 있었다. 이제는 중국 플랫폼도 우리에게 신뢰를 가지고 있다.

지난해부터 정치적 이슈로 한중 간 관계자 소원하다. 사업에 영향은 없나?

그런 우려를 자주 접한다. 다만 내가 걱정을 하면 조직에 전염된다. 그래서 애써 걱정은 하지 않으려 한다. 콘텐츠의 매력과는 별개로 우리가 어쩔 수 없는 부분은 어쩔 수 없는거다.

중국 상하이에는 콩두컴퍼니 E-스포츠 센터가 있다. 

상하이 E-스포츠 센터는 1층과 2층은 선수 연습실, 3층은 숙소다. 중국 정부 지원을 받아서 상하이 와이탄에서 차로 15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 일산이나 판교같은 느낌의 지역이다. 게임쪽 관련 회사들이 주변에 많은데, 왕자영요 개발사도 근처에 있더라. 중국 정부의 지원을 40%받고, 나머지는 우리가 부담하는 형태다. 상하이 다른 공간 6~70평짜리 쓰는거랑 별 차이도 없다.

현지 플랫폼에서의 반응은 어떤가?

좋다. 롱주TV, 후야TV, 와이와이TV, 판다TV, 뚜이TV 등 플랫폼마다 20개 채널에 콘텐츠를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를 넘어가는 시점부터 자리를 잡았다. 그 과정에서 우리 실무진의 실력도 늘었다. 이전에는 잘 하는 사람을 찾았고, 그런 사람을 영입하려고 했다. 그런데 이제 그런 생각이 전혀 안 든다. 중국에서 실시간 스트리밍 분야에서 우리 회사 실무진만큼 잘하는 사람들은 없다고 본다.

간간히 중국에서 스타크래프트 대회가 성황이라는 소식을  듣고는 하는데, 최근에도 그런가? 

스타크래프트는 더 이상 중국에서 인기가 없다. 되려 스타크래프트는 근래 한국에서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요즘 스타크래프트 대회 분위기는 롤챔스급으로 뜨겁다. 얼마전 ASL의 경우 실시간으로 20만 명이 시청했다. 아프리카TV가 생긴이래 최고의 트래픽 기록이다. 대회 현장에는 몇천 명의 관객이 찾아줬고.

근래 유명 MCN 크리에이터들이 아프리카TV에서 유튜브로 메인 채널을 옮기는 추세다. 

유튜브나 트위치는 방송인을 배려하는 면이 많은 플랫폼이다. 자연스러운 흐름이 아닐까 싶다. 방송인과 사업자는 자신에게 맞는 플랫폼과 파트너를 찾을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아프리카TV는 여전히 구매력있는 시청자층이 있고, 그들이 스타크래프트 등 게임 방송의 주 시청자다. 콩두컴퍼니는 리그를 잘 만드는 것과 리그에 대한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단순히 방송을 하는 것이 아니라 리그 전후에 파생되는 콘텐츠를 생산한다. 그런 의미에서 아프리카TV는 현재까지 우리 회사와 상성이 맞는다.

회사 초창기부터 현재까지 오프라인에서 게임리그를 운영하고 있다. 이유가 뭔가?

대회는 은퇴한 선수들에게 다시 생명을 불어넣는 작업이다. 그들이 대중에게 매력이 없어진 이유는 리그가 없어 대중에게 노출될 매개체가 없었기 때문이다. 리그는 개인방송과는 다르다. 그리고 긍정적으로 개인방송과 긍정적인 상호 작용이 발생한다.

내부 교육을 통해 크루들의 품위유지를 강조한다고 했는데, 거침없이 말하는 BJ식 문법이 기존 방송 문법과 달라서 인기를 얻는 것도 있을텐데. 

장기적으로 볼 때 재미가 거친 문법에서 나온다고 보지는 않는다. 우리 콘텐츠 특성상 대안은 늘 있다. 예를들어, 천하의 이제동이 배틀넷에서 지고 열받아 하는 모습을 재밌어 하는 시청자들이 많다. 그런 콘텐츠를 대중이 무척 좋아한다.

중국 상하이에 위치한 콩두컴퍼니 E-스포츠 센터 전경

콩두컴퍼니의 수익모델은 뭔가?

콩두컴퍼니는 매년 3배씩 성장하고 있다. 2014년에 3.5억, 2015년에 10억이 조금 안 됐고, 2016년에 30억의 매출을 기록했다. 올해도 3배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우리 매출의 70%는 중국과 해외에서 발생한다. 한국에서의 매출은 전체의 20%미만이다. 중국 플랫폼에서의 광고, 광고와 맞물린 스폰서쉽 등이 가장 규모가 크다. 이와함께 올해 안에 선수 유니폼 등 MD상품 판매까지 중국시장에서 하려고 준비중이다. 중국을 비롯해 해외 팬들에게는 열렬한 팬심이 있다. 롤드컵 현장에 가 보면 한국 선수가 등장할 때 관객석에서 난리가 난다. 머천다이징 시장이 북미와 중국, 브라질에 있기에 올해 4분기 부터는 의미있는 수익이 날거라 예상하고 있다.

중국과 북미의 열기는 미루어 짐작이 가능한데, 브라질은 좀 의외다. 

이 사업을 하면서 느끼는 거지만, 게임시장의 규모와 E-스포츠 대회 성적은 무관한듯 싶다. 한국은 게임을 잘하는 인재는 있는데, 비즈니스적인 시장은 작다. 하지만 브라질이나 중국, 유럽쪽은 선수들의 게임 실력은 다소 뒤쳐지지만, 시장도 크고 구매력도 높다. 대회를 열었을 때 오프라인 유료 관객도 많다. 당연히 돈 내는 것으로 생각하는 문화가 있다.

우리의 목표시장은 해외다. 국내에서만 사업을 한다면 우리의 일은 그리 많지 않다. 하지만 글로벌 영역의 방송으로 진출을 한다면 우리의 역할은 작지 않다. 각 플랫폼에 맞는 활동을 해야한다. 적절한 매니지먼트도 매우 중요하고. 그것이 콩두컴퍼니의 역할이고 올해 관련 영역에서의 활동이 더 커질거다. 향후 중국에서 선보여지는 영상은 한국어가 아니라 중국어로 제작해서 내보내려 한다. 그에 맞는 자막과 편집을 할거고. 한국 팀과 선수는 해외에서 가장 유명하지만 돈은 잘 못 번다. 선수 연봉은 오르고 있지만 팀은 적자다. 그런데 해외 다른 팀은 크건 작건 수익을 낸다. 광고 스폰서도 후원사 본사와 계약한다. 우리나라는 한국 오피스에서 현물을 후원받는 형태가 많다. 이런 것을 우리가 뚫으려 한다.

다른 선수들에게는 실례일 수 있겠지만, 콩두컴퍼니가 집중해서 매니지먼트하는 대표적인 선수는 누구인가?

우리가 글로벌 매니지먼트를 담당하고 있는 페이커가 아닐까 싶다. 독보적인 수준의 선수다. 그에 버금가는 선수들도 있다. 중국에서는 마린(장경환), 데프트(김혁규), 피넛(한왕호), 스맵(송경호) 등이 지명도가 높다. 오버워치에서는 팀콩두의 에버모어(구교민)가 있다. 우리팀이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 1위 랭커다. 전 세계 최초 등급전 5,000점 유저이기도 하다. 에버모어의 성장은 보람을 느끼는 사례다. 인성과 외모를 보고 지난 3월에 합류시킨 선수다. 영입 때부터 크게 발전했다.

팀콩두의 선수 영입 기준은 뭔가? 

실력이 좀 덜하더라도 성장가능성과 팀에 융화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구설수에 오른 선수를 영입하면 팬들에게 실망을 줄 수 있다. 실력이 아무리 뛰어나도 얻는 것보다 잃는게 많다. 지금은 한 사람이 잘하기보다 팀이 잘 해야 하는 시대다. 한 명이라도 자기 잘난 맛에 독단적으로 행동하면 팀 전체를 해칠 수 있다.

선수나 팀원을 선택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개개인이 가장 잘하는 것을 찾는거다. 롤의 스킬 키 QWER 중에 R은 궁극기 스킬을 의미한다. 사람마다 그런 궁극기가 있다. 그것이 명확하면 그 색깔을 최대한 방해받지 않고 유지하게 하려고 노력한다. 그 사람마다 가지고 있는 장점을 가장 먼저 보고 그걸 살리려 북돋는 편이다. 그런 마음으로 초기부터 조직을 꾸려왔고, 그 결과 각자 큰 장점이 있는 팀원들이 모인 회사가 되었다.

현재 회사 인원이 50명이다. 어떻게 구성되어 있나?

회사에 7개의 팀이 있다. 중국 영업팀, 국내 영업팀, 중국 E-스포츠팀, 한국 E-스포츠팀, 컨텐츠팀, VOD팀, 라이브팀이 있다. 선수는 현재 30명이 조금 안 된다.

사업을 하면서 그동안 가장 힘들었던 것은 무엇이었나?

창업 초기부터 함께했던 이들의 의견과 다른 의사결정을 할 때다. 미안한 마음이 들어 힘들다.

시장이 커지거나 전망이 보이면 후발 주자, 혹은 대기업에서 시작할 수도 있다. 

그런 이야기 많이 들었다. 또 이 사업이 ‘돈이 되겠냐’는 질문도 많이 받았다. 말로해서는 안 되고 실제로 증명할 수 밖에 없다고 본다. 다만 대기업이 들어와도 이 영역은 진입장벽이 매우 높은 업이라고 본다. E-스포츠에 대한 제대로 된 이해가 없으면 이 비즈니스는 힘들다. 머리로 아는 것과 피부로 느끼는 것은 다르다. 이 사업은 자금력 가지고 되는 사업이 아니다. 우리보다 훨씬 큰 회사도 이 영역에 오래 있으면서 쉽게 못 하고 있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있다.

콩두컴퍼니를 대중이나 팬들이 어떤 회사로 인식해주길 바라나?

과거 선수시절부터 내가 바랐던 것들을 현재 이루어 가고 있다. 콩두컴퍼니는 게임 엔터테인먼트 영역에서 전세계에서 유일무이한 글로벌 기업을 추구한다. 아직은 갈 길이 멀지만, 팬과 대중이 그렇게 인식하게끔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 기대해 달라.

[Startup Story #321] ‘내년 누적 거래액 1,500억 기대…한국 최초 상장한 핸드메이드 마켓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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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핸드메이드야? 이 아이템 들고 온 회사는 다 망했어.’

백패커의 김동환 대표는 투자자들에게 이런 말을 수도 없이 들어야 했다고 고백했다. 투자 유치는 번번히 실패였다. 유명 회사를 박차고 나온 천재 개발자도, 수십 년 간 커머스 분야에서 일했던 전문가도 성공시키지 못한 아이템, ‘핸드메이드 장터’.

2014년 서비스를 시작한 아이디어스는 지난 3년간 뚝심으로 버틴 결과, 지난 1월 드디어 누적 거래액 200억을 넘기면서 국내 수공예 제품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증명해 보였다.

모두가 고전한 아이템을 가지고, 이제는 상장을 기대해볼 수 있을 만큼 성장한 백패커만의 비결은 무엇일까. 백패커 김동환 대표를 직접 만나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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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패커 김동환 대표

■문방구, 팬시점, 온라인 디자인 편집샵…이제는 ‘핸드메이드’ 시대

솔직히 수공예 시장에서 거래액 200억 원을 돌파했다는 소식을 듣고 놀랐다. 처음 창업을 결심할 때 시장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있었나. 

시장이 10년 단위로 바뀌고 있다. 80년대에 문방구에서 백 원짜리 모나미 펜을 사는 게 유행이었다면 90년대에는 팬시점이 우후죽순 생겨났고 2천 년 대 초에는 온라인 디자인 편집샵들이 떠올랐다. 이다음이 수공예 제품 시장이라고 봤다. 불과 3년 전만 해도 서울 시내에 수공예 장터가 세네 군데 뿐이었다. 그런데 작년 기준으로 서울 시내에서 40개가 넘는 장터가 주마다 열린다. 2008년 통계에 따르면 공예 산업 시장 규모 자체가 무려 10조 원이다. 현재는 더 커졌을 거라고 본다. 해외에서도 온라인 수공예 시장의 성장성이 검증됐다. 온라인 수공예 거래 플랫폼인 엣시(Etsy)가 10년간 꾸준히 성장해서 재작년 2분기에 나스닥에 상장했다.

처음 시장에 뛰어들 때 국내 경쟁 업체는 없었나. 

많았다. 수공예 시장의 특징 중 하나는, 국가별로 1위 사업자만 살아남는 승자독식 시장이라는 점이다. 공산품을 판매하는 오픈마켓의 경우, 주문이 늘면 배송 인력만 더 뽑으면 된다. 또 공산품의 경우 대량 생산되기 때문에 다양한 유통 채널에서 판매될 수 있다. 그러나 수공예 제품의 경우 사람이 직접 손으로 만들기 때문에 물리적인 시간과 노동력의 한계가 있다. 한 플랫폼에서 잘 팔리더라도, 일손과 시간이 부족해서 다른 플랫폼에 납품하거나 판매하기가 어렵다. 이런 이유로 미국, 유럽, 일본, 영국과 같은 수공예 제품이 대중화된 곳에서도 국가별로 각 하나의 서비스만 살아남았다.

다른 곳은 실패했지만, 아이디어스는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이유를 뭐라고 생각하나?

인터뷰 때마다 받는 질문이다. 하지만 잘 모르겠다. 수공예 제품 매매의 전 과정이 모바일 내에서 이루어질 수 있게 가장 먼저 시도했다는 점이 유효했다고 본다. 그 전에 나온 서비스들은 모두 웹 기반이었다. 대부분의 작가들이 작업실에서 분주하게 작업하고 있기 때문에, 제품을 올려두고도 컴퓨터 앞을 지키지 못해서 판매나 고객 응대가 어려웠다. 우리는 최초로 모바일로 셀러(seller) 도구까지 만들어 제공한 기업이다. 안드로이드부터 아이폰까지 직접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어 물건을 등록할 수 있고, 문의가 들어오면 내부 메신저를 통해 구매자와 상담할 수 있다. 최근 많이 거론되고 있는 ‘대화형 커머스’를 구현한 것이다. 또 대표인 내가 직접 현장을 발로 찾아 뛰어다녔던 것도 도움이 됐다. 공예와 영업의 경험이 한 번도 없었던 시절, 주말마다 플리마켓에 나가 대신 물건도 팔아주고 얼굴 도장도 찍었다. 그러면서 수공예 시장에서 판매자와 구매자가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체득했다.

먼저 작가들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었나. 

가장 바라는 바는 물건이 팔리는 것이다. 생계의 문제가 달린 일이다. 일단 이 플랫폼을 통해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애정을 갖고 참여할 수 있다. 그 전에 등장했던 플랫폼들은 그걸 못 보여줬다. 우리 전에 나온 한 서비스는 한 달 만에 작가를 400명이나 모았지만, 결국 판매가 안 돼서 망했다. 투사이드 마켓(Two side market)이기 때문에, 수요와 공급의 균형이 맞지 않으면 실패한다. 그래서 우리는 초반에 무리해서 작가를 많이 모으지 않고 60명으로 시작했다. 그리고 전단지를 배포하고, 집집마다 스티커를 붙이는 등 초반에 거래가 일어나게 하려고 애를 많이 썼다. 이후부터는 작가들이 스스로 입소문을 내기 시작했다. 이를 따라 좋은 작가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이런 식으로 균형을 맞춰가면서 거래 규모를 넓혀왔다.

작가 영입의 절차는 어떻게 되나. 

몇 가지 채널이 있다. 먼저 작가 본인이 입점을 요청하는 경우, 심사해서 합격 여부를 결정한다. 그런 식으로 영입되는 작가는 사실 많지 않다. 두 번째로는 기존 입점 작가의 추천 전형이 있다. 아이디어스 소속 작가는 한 달에 한 명, 새로운 작가를 추천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다. 그래서 기존 작가에게 잘 보이려고 노력하는 예비 작가들도 많다. 이런 권한이 주어지기 때문에 소속 작가들은 자부심이 높은 편이다.

판매자이기도 하지만, 작가이기 때문에 갖는 자기 홍보 욕구는 없나. 

많다. 그런 걸 서비스 내에서 풀어내기 위해 노력했다. 아이디어스는 장터이기도 하지만, 서로 관계를 맺고 자신을 보여줄 수 있는 하나의 커뮤니티이기도 하다. 자신의 프로필을 통해 스스로와 브랜드에 대해 스토리텔링을 풀어낼 수도 있고, 댓글이나 메시지를 통한 대화도 가능하다.

그럼 반대 측면에서 수공예 제품의 구매자들이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초기에는 공산품과 수공예 제품 구매자의 차이가 없다. 하지만 아이디어스 내에서의 구매 경험이 쌓이면서, 구매자들 스스로가 다른 점을 느낀다. 공산품의 경우 판매자와 생산자는 다른 사람이다. 또 이미 완제품으로 대량 생산되었기 때문에, 그 제작 과정을 알 수 없다. 수공예 제품 거래의 경우, 판매자가 곧 제작자이기 때문에 제작 과정을 구매자에게 단계별로 보여주는 작가들도 많다. 중간에 ‘끈 색깔을 바꿔드릴까요’, ‘각인을 넣어드릴까요’ 등을 물어보는 경우도 있어서, 제작 과정에 구매자가 자연스레 참여하게 되기도 한다. 또 판매자가 메신저를 통해 구매 감사 인사를 남긴다거나, 직접 손편지를 쓰는 경우도 있다.

작가들의 주요 연령대는 어떻게 되나. 

연령대는 고등학생부터 60대까지 아주 다양하다. 다만 성비로 따졌을 땐 여성 작가가 훨씬 많다. 사업자 등록 비율의 경우, 우리는 입점할 때 사업자 등록을 강제로 요구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매출이 발생하면 사업자 등록을 해야 한다. 대부분의 작가가 사업자 등록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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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수료 아닌 정액제 시스템…거래 대부분이 작가들 몫

지난해 155억의 거래액 중 대부분이 작가들에게 돌아갔다고 들었다. 수수료 기반의 수익 모델이 플랫폼 입장에서는 더 이득일 텐데.어떻게 이런 결정을 하게 됐나. 

시장 자체가 영세하기 때문에, 현재는 시장을 키우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봤다. 우리는 플랫폼에 들어온 작가들에게 월 5만5천 원의 서비스 이용료만 받는다. 이 요금 정책은 한시적이라서 추후에 변동될 수 있다고 미리 공지는 해뒀다. 나도 계속 정액제 기반으로 갔으면 좋겠는데, 회사 재정 상황이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르지 않나. 수수료를 올리는 시점에 이익도 크게 늘 것이다. 하지만 반발도 적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 이 수익 구조 변경 과정에서는 작가들의 거부감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나갈 예정이다. 예를 들어 배송, CRM 등을 돕는 부가 서비스나 광고 모델 등을 붙일 수 있다. 광고의 경우 올해 시범적으로 도입했다.

제품 가격은 어떻게 결정되나. 가령 터무니없는 가격을 내세우는 셀러도 있을 수 있다. 

가격은 시장이 결정한다. 품질에 비해 가격이 지나치게 높이면, 안 팔릴 거다. 가격은 작가들 본인이 직접 결정하는데, 본인이 생각하는 최소한의 마진을 챙기면서 타 작가가 비슷한 제품을 어느 정도 가격에 판매하고 있는지도 서로서로 살피는 것 같다.

제일 잘 팔리는 품목은 무엇인가. 

겨울에는 캔들과 뜨개질 제품이 많이 팔린다. 여름에는 식초 등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는 식제품이 인기가 좋다. 계절마다 인기 품목이 다르다.

현재 시장을 키우는 중이라고 언급했는데, 시장이 완숙한 단계에서 대기업이 들어올 것이라는 우려는 없나. 

대기업은 시장 검증이 끝나면, 당연히 들어온다. 우리도 이미 두 번의 인수 협상을 거절했다. 이미 카카오에서는 메이커스 위드 카카오라는 선주문 맞춤 생산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네이버 역시 샵윈도 내에 수공예 제품 섹션이 있다.

대기업이 본격적으로 수공예 제품 시장에 뛰어들었을 때, 어떻게 견제할 생각인가. 

아까 말했듯, 수공예 제품의 특성상 제한된 시간과 노동력으로 인해 대량 생산할 수 없다. 한 작가가 여러 플랫폼에서 판매하고 싶어도, 여력이 안되는 것이다. 다른 기업에서 아이디어스 내의 작가들을 영입하기 위해 많은 시도를 했지만, 작가들이 옮겨가는 경우는 거의 없다. 아이디어스 내에서 받은 주문 물량을 소화하기에도 정신이 없다. 수수료도 없고, 플랫폼 내 SNS 기능을 통해 자신의 팔로워들과 소통도 할 수 있기 때문에 굳이 이동할 필요성을 못 느낀다. 한 작가의 경우 이 분을 따라다니는 팔로워가 아이디어스 내에만 7천 명 정도다. 이 분은 이 팬들만 잘 관리해도 생계에 전혀 문제가 없다.

거래액 규모가 늘면서 문제가 발생한 경우는 없었나. 

딱 한 번 작가가 주문 물량을 감당하지 못해서 배송 사고가 난 경우가 있었다. 새로 입점한 작가님인데 한 달 만에 2,3천 만 원 매출을 올렸지만, 결국 제시간에 물건을 다 만들지 못해 배송을 하지 못했다. 과한 욕심이 화를 부른 경우다.

■ 한국 최초의 상장한 수공예 마켓될 것…내년 거래액 1,500억 기대

앞서 미국의 엣시(Etsy)의 상장 사례를 이야기 했다. 한국에서도 수공예 거래 플랫폼이 상장할 수 있다고 생각하나. 

우리는 이미 두 번의 인수 제안을 거절했기 때문에, 상장 말고는 방법이 없다. 수공예 시장은 계속 커질 것이고, 이에 따라 국내에서도 당연히 상장이 가능할 것이다. 공예 전공자가 매년 2만 명이 배출되고 있고, 현재 일반 회사에 취업한 공예 전공자들까지 치면 10만 명이 넘는다. 그들에게 우리가 5만5천 원의 이용료를 받는다고만 쳐도, 연간 600억 정도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셀러 10만 명이면 충분히 상장할 수 있지 않겠나.

오프라인 사업 계획은 없나. 

하고 싶지만, 아직 역량이 부족하다. 우리도 오프라인 진출 검토를 많이 해봤는데, 비용 뿐 아니라 잘 모르는 분야이다 보니까 상당히 어렵더라. 간접적으로는 오프라인 행사의 수공예 제품 페어라던지, 팝업 스토어 쪽으로 작년에 학습을 많이 했다. 확실히 우리가 강점이 있는 분야는 아니더라. 하지만 여전히 진출 계획은 있다. 적절한 시점에 전문 인력을 모시고 올 예정이다. 교육 과정을 만들어서 공예법을 가르쳐준다든지, 전시회를 연다든지, 공방 등을 만들 계획도 있다. 10년 쯤 내다본다.

해외 진출 계획은. 

결국 글로벌 진출을 해야 한다. 국내 경제 규모 내에서는 한계가 명확하다. 해외 진출은 역직구 형태로 한국 작가들의 제품을 미국, 유럽, 중국에 있는 고객이 구매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이미 엣시에 입점해 있는 한국 작가들이 많다.

성장에 가장 큰 걸림돌이 있다면 무엇인가. 

최근에는 법적 이슈가 있었다. 지난 1월 28일부터 시행된 ‘전기용품 및 생활용품 안전 관리법(이하 전안법)’에 직격타를 맞았다. 손에 닿는 거의 모든 것에 대해 국가 인증을 받아야 하는데, 입법 취지는 좋다.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도입하는 법인데, 대기업이 아닌 소상공인이나 스타트업에게는 타격이 크다. 대기업은 소품종 대량 생산을 하고, 이미 사내에 인증 기관을 갖추고 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우리 플랫폼 내 작가들의 경우 팔찌 하나를 팔더라도 비용을 들여 검사를 받아야 한다. 같은 품목이라도 원단의 색이나 부자재 종류가 바뀌면 다시 인증을 받아야 하는 경우도 있다. 수천만 원이 드는 작가도 있더라.

어떻게 대처하고 있나. 

우리뿐 아니라 직구, 오픈마켓, 동네 보세 가게까지 몇백만 명의 셀러가 영향을 받는 법안이다 보니 반발이 굉장히 심했다. 그래서 두 개 조항이 1년 뒤로 유예됐다. 하지만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국가 기술 표준원에 계속 문의해보는 중이다.

마지막으로 아이디어스의 단기, 중장기 목표를 말씀해달라. 

단기적으로는 수공예 시장을 국내에서 대중화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한국에 훌륭한 작가들이 해외 판로를 개척할 수 있는 통로가 되는 것이 장기적인 목표다. 수치적으로는 올해 내로 매출 기준 300~500억 정도, 내년에는 1,500억을 기대한다. 상장을 향해 달려가겠다. 지켜봐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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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점 작가 중 한 명이 그려준 김동환 대표의 초상화 

[Startup Story #322] “100년 기업을 만드는 것이 꿈”김태진 플라시스템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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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이든 인간 관계든 내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는 먼저 상대가 원하는 것을 줘야 한다. 먼저 상대에게 도움이 되는 것을 찾다 보면 자신이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는 시기가 조금씩 다가온다.”

화훼시장은 일견 스타트업이 진출하기에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기성 업체의 기득권을 뚫고 주문-제조-배달로 이어지는 공정을 원만하게 연결시키는 것이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플라시스템은 이러한 화훼중개 서비스 시장에 뛰어들어 설립 3년 만에 매출 300억 원을 기록하는 등 유망 벤처기업으로 발돋움 했으며, 글로벌 기업을 목표로 뛰는 회사다.

수장을 맡고 있는 김태진 대표는 유비무환의 안정적 운영을 추구하는 한편, 때를 기다릴 줄 아는 창업자다. 수익만을 좇는 기업인도 아니다. 회사의 성장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사회공헌이라 말한다.

김태진 대표를 만나 국내외 화훼시장의 현황과 전망 그리고 플라시스템의 차별화 전략을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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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시스템은 어떤 회사인가?

화훼산업의 복잡한 구조를 간소화시키는 한편 IT를 통해 소비자 중심 서비스 플랫폼을 구축하는 회사다. 쉽게 말하자면, 꽃배달 계의 이통사라 할 수 있다. 이통사와 같은 중개 서비스망을 구축하고 있고, 그 망을 통해서 새로운 B2C 사업모델들을 만들어 가고 있다.

플라시스템의 비즈니스 모델과 주력 아이템은 무엇인가?

대표적으로 네트워크 기반 O2O 플랫폼이자 화훼전산 중개시스템인 ‘전국플라워센터’가 있다. 이 플랫폼을 기반으로 B2C 사업모델 3가지를 운영하고 있다. 인터넷쇼핑몰인 ‘꽃파는 총각’, 화훼 1인 창업솔루션 ‘꽃파는 사람들’, 리워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꽃폰’이다. 가장 주력하고 있는 B2C 영역 아이템은 사람의 향기를 내면서 마케팅하는 ‘꽃파는 사람들’이다. 서비스를 런칭하고 가장 성장세를 이루어내고 있는 서비스이기도 하다. 리워드 애플리케이션 ‘꽃폰’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창업 이전에는 어떤 일을 했었나? 그리고 플라시스템을 창업한 동기는 무엇인가?

군 복무 시 인터넷 비즈니스에 대한 열망이 컸었다. 2003년 군 전역 후 대학 3학년에 복학하는 동시에 자동차용품 총판업체 부품을 인터넷으로 판매하는 창업을 했다. 월매출 평균 2천만 원을 기록했고, 오픈마켓 자동차용품 선바이저 부문 최고 매출을 올리기도 하는 등 결과가 나쁘지는 않았다. 다만 내 의지와는 상관없는 상황이 발생하며 실패로 마무리되었다. 이후 중고차 매매 아이템으로 창업을 5년 정도 이어갔지만 몇년 뒤 대기업의 시장 진입 및 대형 플랫폼 등장으로 한계가 왔다. 다른 아이템을 고민할 무렵 꽃집을 운영하는 분이 ‘인터넷으로 꽃을 팔아보면 어떻느냐?’ 는 제안을 하더라. 그것이 계기가 되어 ‘꽃파는 총각’을 런칭하게 되었다.

인터넷으로 꽃을 파는 사업이 없었던 것이 아니다. 처음에 어떻게 자리를 잡았나?

공급 가격에 노마진으로 팔았다. 옥션과 지마켓 등 오픈마켓은 순위경쟁이 치열하기에 위로 올라가야만 승산이 있다. 그래서 가격 신경 안 쓰고 2년 정도 원가로 제공했다. 그렇게 기존 경쟁사들을 물리쳤고 앞으로 나갈 수 있었다. 이후 판매금액을 좀 늘리는 식으로 영업이익 구조를 개선해 월 매출 20억 정도 규모가 되었다.

2011년만 하더라도 플랫폼을 가지고 있는 협회에 일을 주는 방식이었는데, 그곳의 사정에 따라 영향을 받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와 같은 서비스업의 비즈니스 모델을 지키기 위해서는 돈은 좀 들겠지만 플랫폼이 필요하다고 봤다. 그래서 전국플라워센터라는 인트라넷 협회를 설립했다. 우리 회사 전무이사와 같이 전국 꽃집을 돌면서 가맹체결을 했다.

기존 협회의 반발이나 공급사 쪽의 보이콧은 없었나?

시장경제를 흩트린다는 소리를 듣는 등 화훼업계의 이단아로 취급되었다. 하지만 5년 정도 시간이 지나고 나니 다들 가격을 낮추고 소비자 중심의 영업을 하고 있다. 지방 군 단위 공급업체는 우리 같은 업체를 꺼리고 많이 가입하지 않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거의 다 들어오게 되었다. 처음에는 600, 700개 정도 2013년도 800개 정도까지 끌어 올려서 지금은 1500여 개 화원사들이 가입이 되어있고 라이브로 중개되는 회원사들이 1000개 이상 된다.

가맹 화원사는 늘어나는 추세인가?

그렇지는 않다. 전국에 2만 개 이상의 꽃집이 사업자를 내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화환을 제작하고 배송시스템을 갖춘 곳은 그리 많지 않다.

플라시스템 만의 마케팅 또는 비즈니스 전략은 무엇인가?

사업이든 인간 관계든 내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는 먼저 상대가 원하는 것을 줘야 한다. 예를들어, 먼저 시장을 확장해 연속 구매가 이루어지는 환경이 조성되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찾을 수 있다. 그런 생각으로 탄생한 것이 ‘전국 플라워센터’라는 인트라넷 시스템이다. 원하는 것을 취하기 위해서 먼저 많은 것을 제공하고 기다렸던 것이다.

창업 초기에 있는 사람들은 자기 꿈과 비즈니스에 대한 성공 포인트를 가슴속에 정확히 품고 때를 기다려야 한다. 기다리다 보면 누구에게나 기회는 분명 온다. 단지 눈구에게는 좀 빨리 오고, 누구에게는 좀 늦게 오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기회가 오기 전에는 당장 할 수 있는 것을 해야한다. 일부 창업자들은 정부 지원책에 의존하는 측면이 큰데, 그것에 너무 의존하다 보면 실패확률이 높다고 본다. 성공은 방향성이다. 올바른 방향성을 설정해 놓고 꾸준하게 그 방향으로 가는게 중요하다.

가격적인 부분 외 기존 꽃배달와 어떻게 차별화를 가져갔나? 

가격이 1차 차별점이라면, 2차적으로는 빠른 피드백을 줄 수 있는 프로세스가 있다. 우리는 고객 CS에 대한 차별성을 두기 위해서 전문 CS 기업의 컨설팅도 받고 있다. 모바일 기반 중개시스템도 개발해 2월 말에서 3월 초에 론칭한다. 해당 시스템이 본격적으로 활성화 되면 중개, 배송시간이 짧아지고 좀 더 빠른 피드백을 고객에게 줄 수 있기에 취소율이 더 낮아질거라 예상한다. 강제발주를 내다보면 상황에 따라 배달이 안 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문제들도 보완될거다. 더불어 인건비도 절감된다. 꽃배달 시장은 주문하는 채널과 배달하는 채널이 분리되는게 효율적이다. 배달은 상품과 배송에 대한 퀄리티를, 주문접수는 고품질 고객 CS를 제공하는 것에 신경쓰는게 맞다고 본다.

수도권이 아닌 부산에 기반을 둔 이유는 무엇인가?

수도권이 시장 규모, 환경 측면에서 기업을 하기에 좋은 것은 맞다. 하지만 수도권이 아닌 지역에서도 대기업은 탄생한다. 부산에서도 그런 기업이 나올 수 있다고 본다. 그게 우리였으면 좋겠고. 부산에서도 할 수 있다는 자부심을 후배들 그리고 부산을 떠나려고 하는 그런 사람들에게 주고 싶다. 개인적인 욕심이고 꿈이다.

플래시스템 창업 당시는 국내에 창업생태계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았을 시점이다. 초창기 어려움은 무엇이었나? 

마케팅에 투자해 확장하는 방식을 취하다 보니 조금 과도하게 마케팅을 하거나 비용지출이 많은 달에는 자금난을 겪는 경우가 있었다. 전국 플라워센터 인트라넷을 구축할 2013년 당시만 해도 에스크로 서비스도 해줘야 했었다. 원활한 자금 순환을 위한 자금력이 필요했다. 다행스럽게도 자력으로 극복했다.

반대로 몇년 전에 비해 현재는 부산지역에 창업 생태계가 조성되고 있다. 어떤 부분에서 나아졌고, 아쉬운 점은 무엇인가?

공간이나 펀드 등 창업환경이 많이 좋아졌다. 내가 창업할 당시에는 생각하지도 못한 것들이다. 좋은 창업 환경, 기회들이 폭넓게 캠페인되어 많은 도전자들이 나오길 바란다. 다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지역에 마련된 좋은 창업 관련 환경과 시설 그리고 시스템을 일반인과 학생들이 자유롭게 쓸 수 있는 분위기가 마련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자격을 따지지 않고 오픈된 공간에서 자유롭게 네트워킹과 협업을 하고 아이디어가 사업화될 수 있는 여견이 마련되어야 한다. 어느 정도 진입의 장벽은 필요하겠지만, 접근성과 활용성을 높였으면 더 좋겠다.

화훼시장에 부정청탁방지법 영향은 없나?

있다. 일반 꽃집들의 거래 매출이 급감했다. 하지만 적절히 대응해야 한다고 본다. 위기 속에 기회가 있다고 하지않나. 살아남을 여러 가지 방법들을 찾고 있다.

한국을 넘어 해외 꽃배달 서비스 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소식을 들었다. 

일본에는 2곳의 대표 화훼업체가 있다. 그중에 하나가 ‘히비야카단’인데, 그곳과 협력을 논의중인 상황이다. 히비야카단은 1300개 정도 가맹점을 가지고 열도 전역을 커버하고 있는 기업이다. 요지는 상호 시스템 공유 및 협력 시스템을 갖추는 형태로, 간단히 말하자면 양국에서 서로가 가진 망을 공유하자는 것이 핵심이다. 확정되면 일본의 원하는 장소, 시간에 배달을 할 수 있다. 일본 진출이 어느정도 이루어지면 이후에는 미국 유럽시장으로 진출하는 것을 검토중이다. ‘꽃배달 글로벌화’가 플라시스템 비전이기 때문이다.

창업 3년 만에 300억 원대 매출을 달성했다. 빠른 성장 비결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틈새시장에 적시에 진입했던 게 첫 번째 요인이다. 화훼시장에 플랫폼을 만들어 시장점유율을 높여야 한다고 생각해 행동으로 바로 옮겼다. 그리고 매년 구체적인 성장 목표를 상정해 집중했다. 그리고 이 사업에 많이 동참할 수 있는 분위기 조성을 한 것이 매출이 오른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고 본다.

플라시스템은 매출 규모로 따지면 중견기업 수준이다. 

주변에선 스타트업이라고 인정해주지 않지만, 이제 설립된지 3년밖에 되지 않은 기업이다. 그래서 중소기업 형태의 벤처기업이라고 생각한다. 제대로 된 중견기업이 되기 위해서 부단한 노력을 하는 성장기의 기업으로 생각해 달라.

어느정도 수준까지 목표를 잡고 있나? 상장도 생각할텐데?

매출 1000억 원과 영업이익 10%가 되는 시점에 IPO도 생각하고 있는데, 자력으로 2020년이면 될거라 본다. 중간에 투자라든지 우리 회사를 점프업 시켜줄 수 있는 동반자 파트너가 생기면 좀 더 목표지점에 빨리 갈 것이라 본다.

앞서 매출 1000억을 목표로 한다고 했다. 화훼시장이 블루오션이라 생각하나?

소비자 생활 수준이 높아지고 의식이 성숙단계로 가면 갈수록 꽃 선물에 대한 인식은 더 좋아질거다. 유럽 선진국이 그랬다. 이를 볼 때 우리 화훼시장도 블루오션으로 전망한다. 다만 부정청탁방지법 등 외부적인 변수는 있겠다.

선배 창업자로 지역 청년창업 지원에서 적극적이다. 

여타 활동 외 멘티들의 사업에 직접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기업 대표들과 개인투자조합 펀드를 조성하는 중이다. 부산에서 성과를 낸 기업의 노하우와 결합되면 시너지가 발생하리라 본다.

예비 창업자, 초기 스타트업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해주고 싶은 말은 너무 많다. 학생, 예비창업자라면 많은 경험을 하는 데 집중하라고 말하고 싶다. 경험만큼 중요한 노하우와 지식은 없다. 경험을 바탕으로 학습하면 완전한 자기 철학이 된다. IR과 사업 관련 질문에 실질적인 답변을 하려면 경험이 뒷받침되어야지 설득력 있는 답변을 할 수 있다. 직함이나 외형적인 것보다 내실을 다지는 경험을 쌓아야 한다. 그게 심화되면 위치에 걸맞은 외형이 따라오기 마련이다.

기존 창업자들에게는 네트워킹에 신경쓰라고 권하고 싶다. 네트워킹을 간과하는 경우가 많은데, 사람을 만나면 자기 사업을 홍보할 기회가 생기고, 그들의 비즈니스 노하우를 배울 수도 있다. 우물 안 개구리가 되지 않으려면 많은 사람들과 네트워킹을 통해 비즈니스를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개인적으로도 JCI, 라이온스클럽 등 다수의 모임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

대학생시절부터 창업을 이어오고 있다. 사업철학과 경영 마인드는 무엇인가?

백 년 가는 기업을 만드는 게 꿈이다. 그것을 이루기 위한 윤리경영이 내 사업철학이다. 더불어 회사의 성장과 더불어 사회환원도 중요하게 생각한다. 사업의 성장과 봉사 활동을 하면서 인생의 행복 가치를 많이 찾는다.

플라시스템의 향후 마일스톤은 어떻게 되나?

IPO가 있겠다. 더불어 화훼문화를 창조해 나가는 소비자 중심의 사업모델을 계속 만들어 세상을 아름답고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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