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뉴욕에 본사를 둔 글로벌 모바일 헬스케어 기술회사 눔(Noom Inc.)이 한국과 미국 벤처캐피탈로 부터 1,615만 달러(한화 약 180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했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2014 2월 700만 달러 규모 A라운드 투자유치 이후 1년여 만에 B라운드 추가투자를 유치한 것이다.
이번 투자는 인터베스트가 리드하고 국내 5대 창업 투자사 중 하나인 LB인베스트먼트 그리고 국내 유명 제약업체 한미약품그룹의 종합 IT 서비스를 담당하는 한미IT가 투자했다. 더불어 해외에서는 미국 동부 최대의 VC인 RRE 벤처스(RRE Ventures)와 트랜스링크 캐피탈(Translink Capital), 퀄컴 벤처스(Qualcomm Ventures)가 참여했다.
눔은 이번 투자 라운드를 합쳐 총 7번의 투자유치를 진행했다. 2011년 두 차례의 시드투자를 받은데 이어 2012년 하버퍼시픽으로부터 벤처투자, 2013년에 미국국립 보건원으로부터 그랜트 투자, 2014년 2월에 700만 달러규모 시리즈A투자를 받았으며, 같은해 7월 뉴욕 디지털 헬스 엑셀러레이터로 부터 벤처 투자를 받은바 있다.
눔 정세주 대표에게 이번 투자유치에 대한 내용과 눔의 현황에 대해 들어봤다.
< 눔의 공동창업자인 아텀 페타코브 CTO(좌)와 정세주 대표(우)>
최종 클로징된 금액이 1,615만 달러(한화 180억 원)다. 지난 1월 보도된 금액보다 약 115만 달러를 추가로 투자 유치했다. 투자 리딩과 각 투자사별 참여 지분, 투자 방식이 궁금하다.
한국에서 인터베스트가 리드하고 LB인베스트먼트, 한미IT가 투자했다. 해외에서는 미국 RRE 벤처스와 트랜스링크 캐피탈, 퀄컴 벤처스가 참여했다. 투자 참여 지분 및 방식은 대외적으로 언급하기에 민감한 사안이라 구체적으로 말하기 어렵다.
투자는 지분구조의 변동이다. 조직 개편은 없나?
조직 개편이 3가지로 이루어졌다. 1인 대표제, 기존의 멤버들이 교체되는 것, 추가로 사람들이 더 많이 합류한 것이다.
1인 대표제로 전환한 계기는 회사가 커지면서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일원화하고 효과적으로 업무를 하기 위해서다. 기존에 Co-CEO였던 아텀 페타코브(Artem Petacov)는 본인이 더 잘하는 엔지니어, 테크쪽으로 좀 더 집중한다. 회사를 성장시키기 위한 전환이다. 아텀의 영향력이 약해진다거나 일을 덜 한다거나 하는 부정적인 요소는 전혀 없다.
시리즈 A 투자 이후 추가 증원 규모는 얼마나 되나?
뉴욕 본사에 엔지니어 및 B2B 헬스케어 사업을 전문으로 하는 인재를 10여 명 영입했다. 또한 한국도 B2B에서 공격적으로 사업을 전개하기 위하여 관련 세일즈 경험이 있는 인재 10명이 합류했다. 독일, 일본지사에도 진행중이다. 계속해서 증원할 예정이다.
투자는 성공의 척도가 아니다. 남아있는 눔의 숙제는 무엇인가? 눔의 매출 창출 방식이 가장 궁금하다.
B2C에서는 판매하는 Pro(유료 서비스)로 매출을 내고 있고, B2C 모델의 성공을 바탕으로 B2B 모델로도 매출을 내고 있다.
B2B모델에 대해 조금 더 구체적으로 소개해 달라.
보험회사에서는 보험가입자의 건강을 촉진하고 도모하고 관리하는 것, 병원에서는 병자나 예방에 관심있는 이들을 위한 플랫폼, 고용주 입장에서는 회사 복지 차원에서 활용하는 비즈니스 플랫폼으로 판매가 되고 있다. 미국은 병원, 보험사, 고용주, 국가 모든 분야에서 진행 중이다.
실제로 미국에서 가장 큰 보험사인 애트나(Aetna)와 진행하고 있다. 애트나에서 모바일 플랫폼 솔루션을 찾고 있었고, 우리가 1차 채택된 뒤 임상 실험 결과가 좋게 나와 2차 임상 실험에 들어갔다. 더불어 미국 동부 뉴욕 장로 병원((New York Presbyterian Hospital)과 임상 실험이 예정되어 있다. 또한 미국 대형마트와도 진행을 할 예정인데, 아직 계약 전이라 대외비다.
국가차원에서는 CDC(미국 질병관리국)와 함께 진행하는 당뇨 예방 프로그램(DPP, Diabetes Prevention Program)에 최초로 모바일 솔루션으로 인가받아서 진행하고 있다. 올해 임상 실험을 진행하면 내년에 결과가 나오니 2016년에는 더욱 큰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단기간에 매출을 내기보다 호흡을 길게 가져가려 한다.
지난해 시리즈 A 투자 이후, B2B로 보건복지부, 대학병원 연구팀 등과 헬스케어 프로젝트 진행해왔다. 눔을 활용한 구체적인 건강관리 개선 사례와 성과 데이터가 궁금하다.
미국에서 진행 중인 임상 실험은 아직까지 진행 중이기에 주요 성과 데이터는 공개할 것이 없다. 대신 지난 해 한국에서 진행한 2014 건강나눔 도심걷기의 데이터는 말할 수 있다. 2014 건강나눔 도심걷기는 비만 고위험군에 근접했던 직장인 100명의 건강증진을 도와주는 프로젝트였는데, 15주 동안 눔 코치 앱을 실제로 이용하면서 건강 관리를 했다. 그 결과 1인당 평균 체중3kg, 체지방률(BMI)은 5% 낮아졌다. 특히 최고 감량자는 체중 22.2kg, 체지방률 19,8%를 감량하는 결과를 나타냈다.
그렇다면 투자자들에게 어필했던 주요 데이터는 무엇인가?
우선 다운로드 수와 하루 순 방문자 등의 지표와 매출은 기본적으로 제시했고, 앞서말한 진행 사례들의 데이터로 투자자들에게 어필했다.
제품 개발 부분에서 과제는 무엇인가?
B2B에서 당뇨 예방을 돕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추가적으로 고혈압, 심부전증 등 다른 질병들을 예방하기 위한 서비스 기술을 선보일 예정이다. 그래서 서비스를 고도화와 커리큘럼 개발이 필요하다. 병원에서 필요한 생체 정보 데이터를 제공할 수 있게끔 올해 안으로 개발을 마쳐야 한다. 또한 어떤 하드웨어가 우리의 시스템과 가장 맞을 지에 대한 고민도 병행하고 있다.
한국에서 데이터 기반 예방 서비스나 프로그램을 도입할 준비가 되어있다고 보나?
얼마전 국내 의료업계 전문가가 어떤 컨퍼런스에서 ‘차세대 의료를 치료가 아닌 예방차원에서 접근해야 하며, 환자에 대한 병원 이력과 소셜 데이터, 재력, 직업 등 건강에 관련된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과 국가적 분위기 형성을 주도해주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하지만 정부차원의 분위기 형성을 기다리기는 것은 너무 늦지 않을까 싶다. 일반 소비자 관점에서 눔과 같은 예방관리는 지금 당장이라도 필요하다.
녹록치 않은 국내 헬스케어 서비스 시장에서 눔은 이 난관을 어떻게 타개할 계획인가?
쉽지않은 과정이 되리라 본다. 국내에서는 원격 진료가 허가되지 않아서 본격적인 서비스는 못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은 우리의 비즈니스 모델이 인정받을 수 있는 최고의 테스트 장소라고 판단한다. 그래서 임상 실험을 통해 효과를 입증하고 있다.
반대로 미국에서는 원격 진료를 국가에서 전폭 지원하고 있다. 미국은 우리 나라와 달리 건강 보험을 국가가 아니라 기업차원에서 하고 있고, 비만으로 인한 심각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사회적 비용을 줄이기 위해 권장되고 있다. 또한 현지에서 한국의 임상실험 데이터를 신뢰하기 때문에 해당 데이터를 가지고 미국에서 B2B 비즈니스를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미국은 예방도 필요하지만 사회적으로 이미 비만, 당뇨 환자들이 많기 때문에 한국보다 B2B 사업 기회가 열려있다. 특히 모바일 기술로 이를 잘하는 회사가 많지 않기 때문에 눔에게는 큰 기회라고 본다.
미국 본사에서 진행하였던 B2B 연구 프로젝트를 국내에서도 진행할 계획이 없는가?
현재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과 함께 2015 건강나눔 도심걷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건강증진실과 프로젝트가 논의 중이다.
헬스케어 하드웨어 제품 출시 계획은 없나?
현재 하드웨어 제품 출시는 말 그대로 계획만 된 부분이다. 대신 4월 중으로 새로운 서비스가 출시될 예정이다. 기존 서비스와 완전히 달라진 혁신적인 모델이다.
눔 내부 경영 부분에서 올해 풀어야 할 과제는 뭐라고 보나?
회사 성장을 위해서 좋은 인재를 영입해야 한다. 인재가 영입되면 회사 문화가 바뀌겠지만, 기존 멤버가 동요하는 일 없이 같이 성장할 수 있도록 하려한다. 더불어 임상 실험이 비즈니스 모델로 진화할 수 있는 징검다리가 부드럽게 되어야 한다. 임상 실험만 계속하고 못 빠져나오면 문제가 된다.
또한 하나된 눔을 만들기 위해 ‘One Noom’ 전략을 추진 중이다. 본사는 뉴욕, 지사는 한국, 독일, 일본 이렇게 떨어져 있다보니 각 오피스의 싱크(Sync)가 쉽지 않다. 또한 다국적 인재가 모인 글로벌 회사이다 보니 커뮤니케이션하는데에도 어려움이 많았다. 그래서 커뮤니케이션 프로세스를 제대로 정립하고 소통에 문제가 없도록 하나되는 눔을 만드는 시스템을 완성하는 것이 올해 목표다.
한국 오피스 근황으로 마무리 하자. 1월 눔 아시아 총괄로 합류한 윤종일 상무의 역할은 무엇인가? 윤종일 상무의 이력을 보건대 아시아 지사 역할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윤종일 상무는 한국, 일본은 물론 나아가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 전체를 담당하는 아시아 헤드쿼터 총괄의 역할을 한다. 영입을 위해 3년간 공을 들였다. 그는 카이스트 전산학과 출신으로 창업부터 매각까지의 싸이클을 2번이나 경험한 연쇄 창업자(serial entrepreneur)이다. B2B SW개발을 하던 엔써즈에서 해외 사업개발을 담당했기에 우리에게 필요했던 인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