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커스(대표 우상범)는 대구 경북대학교 학생들이 모여 설립한 문화콘텐츠 기획사로, 지난해 6월 옐로모바일로부터 10억 원의 투자를 유치한 바 있다. 지분 51% 또는 100% 인수가 주 흐름인 옐로모바일의 드문 투자사례인 셈이다.
현재 메이커스는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기반으로 자회사 메이커스모바일을 설립해 뉴미디어 사업에 힘을 실었다. 특히 재능 있는 1인 제작자(크리에이터)의 방송 활동을 지원하는 네트워크형 사업인 MCN(Multi Channel Network) 사업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계획이다. 연예기획사가 아이돌을 키우고 지원하는 활동을 한다면, MCN은 1인 제작자를 발굴하고 지원한다. 방송장비 및 스튜디오 제공, 콘텐츠 유통 및 광고 유치, 저작권 관리, 외부 협업 등이 이들 사업의 주 형태이다.
메이커스의 창업스토리를 좇다보면 ‘신의 한 수’라고 할 수 있는 지점들이 몇 개 존재한다. 1억 5천만 원의 빚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던 때에 SNS를 통해 엔젤투자를 받아 서울로 오게 됐으며, 콘서트 사업을 접으려는 상황에서 콘텐츠 플랫폼으로서 변신할 수 있는 가능성을 발견했다. 이 가운데 프라이머 권도균 대표와의 특별한 인연이 있다.
대학생들을 위한 소셜벤처에서 다섯 개의 자회사를 둔 현재의 메이커스가 되기까지의 성장스토리를 메이커스 우상범 대표에게 들었다.
(왼쪽부터)메이커스모바일 서동준 이사, 남혜진 이사 , 임선용 팀장, 우상범 대표, 프라이머 권도균 대표, 남대광 이사, 강대규 팀장, 사진제공 : 메이커스모바일
투자유치 당시 인터뷰 이후 오랜만에 뵙습니다. 현재 메이커스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메이커스는 뉴미디어 기반 문화콘텐츠 기획사로 메이커스모바일, 스노우뮤직, 포크라노스 등 다섯 개의 자회사를 두고 있습니다. 지난 인터뷰 이후 가장 큰 변화라면, 가수 콘서트와 토크 콘서트를 기획하는 회사에서 뉴미디어 기반의 문화콘텐츠 기획사가 되었다는 걸 거예요. 이 중심에 메이커스모바일이 있고요.
메이커스모바일을 메이커스 산하에 두며 함께 하게 된 팀들이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이유라면요?
개발자 집단이었던 텔레톡비(대표 서동준)와 콘텐츠 집단이었던 몬캐스트(대표 남대광)와 함께 하게 됐어요.
모바일에서 동영상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이 시장의 큰 흐름이고, 이게 수익성이 있다는 걸 공연 사업을 하며 알게 됐어요. 메이커스는 기반이 다져지기 전의 조직이기에 잘하는 회사와 함께 해서 시너지가 나게끔 하는 게 방향이었고요. 그래서 두 팀을 제가 설득하게 됐습니다.
뉴미디어 기반의 회사로 바뀐 과정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처음엔 공연 기획이 주 사업이었어요. 엔터테인먼트 회사로 콘서트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게 저희 계획이었죠. 10cm나 원모어찬스, 옥상달빛, 선우정아, 요조, 몽니 등 여섯 팀과 전속계약이 맺어져 있었고, 이들의 콘서트를 위해 마케팅을 고민했어요. 자금이 많지 않으니 소셜미디어를 활용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라고 판단했고요.
그 과정에서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이 동영상 등 정보성이 높은 콘텐츠라는 걸 알았어요. 흔히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볼 수 있는 그런 콘텐츠요. 그래서 음악과 관련해 상위의 페이스북 페이지를 다 찾았어요. 운영팀들에게 함께 해달라 하나하나 제안했고요. 그렇게 하고 나니 마케팅이 되더라고요.
마케팅이 되니까 가수들은 더 메이커스를 찾게 됐어요. 저희 역시 더 많은 가수들을 소속시키고자 했죠. 그러려면 자금이 필요했어요. 그 시기에 옐로모바일 이상혁 대표님을 알게 됐고, 이러한 과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게 됐죠. 흔쾌히 투자 의사를 밝혀주셨고요.
이렇게 투 트랙(콘서트+뉴미디어)으로 시스템을 갖춰나가고 있었는데, 어느 시기인가 콘서트의 ROI가 좋지 않다는 걸 느꼈어요. 동시에 많은 사용자들이 페이스북의 무분별한 콘텐츠에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는 것도 알았고요. 그 콘텐츠들을 조금 더 섹시하게 만들어서 플랫폼 내에서 제공하게 되면 시장성도 있고 마케팅 창구도 될 수 있겠다는 판단을 하게 됐어요. 이를 테면 ‘일반인들의 소름돋는 라이브’ 페이지를 동영상 앱서비스로 만들면 전 세계인의 오디션 플랫폼이 될 수 있겠다랄까요. 그 앱서비스를 개발하려고 고민하는 시기에 텔레톡비(대표 서동준) 팀을 만나게 된 거예요.
타이밍들이 딱딱 맞아떨어지는 느낌이네요. 더 이야기를 해주신다면요?
마침 텔레톡비가 옐로모바일로부터 2억 원의 투자를 받은 상태였어요. 제가 이상혁 대표님께 텔레톡비와 함께 하고 싶다고 의사를 비췄죠. 그렇게 텔레톡비 팀과 이야기를 나누게 됐고 ‘노래의 신’이라는 동영상 앱을 만들게 됐어요. 만들고 나니 수익성이 있다는 걸 더 확신하게 됐고요.
이후 동영상 서비스에서 1등하는 곳이 어디인가를 봤는데 몬캐스트(대표 남대광)였어요. 이 팀과도 어떻게 해서든 함께 해보자는 생각을 하게 됐죠. 이렇게 텔레톡비와 몬캐스트를 만나게 된 거예요.
사실 이 구조는 이대표님이 많이 조언을 해주셨어요. 인연이 닿은 이후 비즈니스 설계부터 협상 노하우까지 많은 조언들을 해주셨거든요.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얼마 전 몬캐스트 앱서비스를 론칭했고, ‘취업 동영상(처음 보는 사람에게 “저 취업했어요” 라고 말을 건다면..?)’이 많은 이슈가 되었는데요.
현재 몬캐스트의 주 업무는 영상제작이에요. 메이커스 내에 영상 제작자가 20명 정도 소속되어 있고, 일주일에 개인 당 1.5개 정도의 영상을 찍고 있어요. 이를 취합해서 콘텐츠를 만들고요. 물론 자체 제작 외에도 콘텐츠 유료 구입 또는 제휴도 준비 중에 있습니다. 메이커스는 콘텐츠를 직접 만드는 회사라는 걸 보여주고 알리고 싶어요.
MCN(Multi Channel Network) 사업으로도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최근까지 50여 명 이상의 1인 창작자(크리에이터)들과 계약을 했어요. 이들을 지원해주는 사업영역을 MCN 사업이라고 하는데, 저희의 목표는 MCN 사업 영역의 국내 1위가 되는 거예요. 현재 단계는 일단 크리에이터들이 보다 편하게 콘텐츠를 만들 수 있도록 스튜디오를 만드는 것에 있습니다. 추후 공간지원뿐 아니라 촬영지원, 자막/번역 지원 등을 지속적으로 제공할 계획이에요. 크리에이터들이 메이커스에서 함께 수익을 낼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것이 저희 생각입니다.
메이커스는 대구 경북대 학생들이 모여 만든 팀으로 알고 있어요. 초창기의 이야기를 들려준다면요?
군대를 다녀온 후 제가 스물 네 살이었어요. 대학교 2학년이었고요. 복학을 하고서 지역 학생들의 문제를 해결하는 사회적 기업을 해보자는 마음으로 창업을 했어요. 지역 학생들이 겪는 문제 중 하나는 문화생활이라고 봤고, 많은 학생들을 모을 수 있도록 콘서트를 첫 아이템으로 잡았어요. 금액이 비싸서 못 오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티켓 가격을 커피 두잔 값으로 했고요.
1억 5천의 빚이 있었다고 들었는데요. 그 과정을 말해준다면요?
처음엔 수익이 꽤 좋았어요. 사업 확장에 대한 가능성도 계속 보였고요. 이를 테면, 학생들이 밥 먹으러 가는 식당들이 많잖아요. 그런데 값이 좀 비싼 것 같아서, 그 돈을 문화생활로 연결할 수 없을까 하는 생각을 한 거죠. 그래서 레스토랑과 포인트 제휴를 맺으려고 영업을 뛰기 시작했어요. 예상하시다 시피 잘 안됐고요. 업주들에게 수수료의 문제는 무척 예민한 부분이었거든요.
이후 쇼핑몰 사업도 시작했는데, 이것도 잘 안됐어요. 그렇게 쇼핑몰도, 레스토랑 연계 사업도 잘 안 됐고, 괜찮다고 여겼던 콘서트도 중간 중간에 어려움이 생겨 1억 5천의 빚이 생겼어요. 이후 사업방향에 대한 생각이 달라 코파운더 두 명도 하차하게 됐고요. 저에겐 무척 어려운 시기였어요.
그 시기에 프라이머 권도균 대표님과 인연이 된 거군요.
네. 정말 우연히 권대표님이 페이스북 메시지를 주셨어요. 콘텐츠 사업이 잘 될 것 같은데 한번 제대로 해보는 것이 어떻겠느냐고요. 저는 콘서트 사업을 하고 싶지 않다고 말씀 드렸죠. 소셜벤처로 시작했지만 돈을 못 버는 회사는 생존 자체가 불가능하니까요. 제 생각과 달랐던 거예요.
그런데 권대표님이 이런 말씀을 해주셨어요. 콘서트 자체가 아닌 콘서트로 연결될 수 있는 모든 콘텐츠 사업자가 찾을 수 밖에 없는 플랫폼을 한번 만들어 보라고요. 같은 사업인 줄 알았는데 그 관점으로 보니 새로운 영역이 보이더라고요.
권도균 대표님의 말씀이 ‘신의 한 수’가 되어 주었네요.
제가 대표님께 도움을 많이 요청했어요. 어찌 보면 그때부터 경영수업 들었던 것 같아요. 온라인으로도 하고 오프라인으로도 자주 만나 적극적으로 멘토링을 받았어요. 사실 저는 멘토링이라는 말에 회의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권대표님을 만나면서 생각이 달라졌어요. 결정을 도와주기보다 생각해 나가야 할 방향을 던져주셨거든요. 그 과정에서 저는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고요.
메이커스의 콘텐츠 제작 가이드북
현재 메이커스가 운영하는 서비스에 대한 시장 반응은 어떤가요?
하루에 꾸준히 1만 5천 다운로드가 일어나고 있어요. 시장의 반응은 꽤 괜찮다고 보고요. 꾸준히 이어나가 콘텐츠 제작자들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어 낼 계획입니다.
콘텐츠 사업을 운영하면서 중요하게 보고 있는 요소라면요?
데이터를 가장 중요하게 보고 있어요. 데이터만 보는 분이 사내에 3분이 있거든요. 저희가 페이스북 페이지 상에서 다룬 콘텐츠가 10만개를 넘어가는데, 각 데이터들을 저희가 다 가지고 있어요. 자체 데이터로 카테고리 검색만 하면 어떤 콘텐츠가 반응이 좋았는지 한눈에 볼 수 있게 해놨고요. 이를 테면, 뷰티 콘텐츠를 새로 만든다면, 기존 자료에 뷰티로 검색을 해보는 거예요. 그럼 반응이 좋았던 콘텐츠들을 순위 별로 다 볼 수 있는 거죠. 영화 콘텐츠를 위해 영화를 검색한다면 장르, 주제, 감동, 배우 등을 한 눈에 살펴볼 수 있고요. 이는 2년 정도 운영하며 많은 테스트들을 거친 자료들이에요. 저희 것뿐 아니라 다른 곳들 콘텐츠들도 꾸준히 모니터링 하고 있고요.
이를 기반으로 사내에 콘텐츠 제작 방법에 대한 가이드북을 만들어놨어요. 새로 합류하게 되는 분들은 이 자료로 교육을 받고 있고요. 이 가이드북이 콘텐츠 제작의 기본이 되는 거예요. 포맷 개발이 콘텐츠 사업에서는 가장 중요한 것 같거든요. 그래서 여기에 투자를 많이 하고 있는 편이에요.
마지막으로 메이커스의 사업계획 및 비전에 대해 말씀 부탁 드립니다.
메이커스의 비전은 아시아의 MCN 업계 1위가 되는 겁니다. 올해 계획은 국내에서 1위로 올라서는 거고요. 그를 위해 국내에 있는 모든 크리에이터들을 메이커스에 소속시키고, 크리에이터에게 광고를 하고 싶은 사람들을 모을 계획입니다. 우선적으로 막 오픈한 몬캐스트가 새로운 뉴미디어로 잘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집중할 거고요. 크리에이터를 위한 하나의 플랫폼으로서 함께 수익을 나눌 수 있도록 차근차근 실행해 나가겠습니다.
인터뷰 정리 : 박노권, 김상엽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