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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병규 4차위 위원장 “스타트업은 평균이 실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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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병규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장, 블루홀 의장 / 사진=플래텀DB

“창업하지 마세요! 창업을 권하지 않습니다.”

28일 디캠프에서 열린 올해 마지막 디톡스 행사에서 장병규 4차산업혁명위원장이 농반진반으로 던진 말이다. 어느 예비 창업자의 질문에 대한 답이기도 했다. ‘ 성공’이라는 수식어를 붙일 수 있는 몇 안 되는 자수성가 창업자이자 벤처캐피털을 설립한 당사자의 입에서 나온 말이기에 고개를 갸웃거리는 청중도 있었다.

장 위원장은 4차산업혁명위원회가 출범하며 범대중적 인사가 되었지만, 2000년대 초반 채팅 열풍을 몰고 온 세이클럽의 네오위즈, NHN에 매각된 검색업체 첫눈, 현재 1000만 장 넘게 판매된 인기 게임 ‘배틀그라운드’의 개발사 블루홀을 설립한 기업가로 이전부터 업계 인지도가 높았다. 아울러 벤처캐피털 본엔젤스벤처파트너스를 설립한 투자자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본엔젤스는 지금까지 100개 이상의 스타트업에 직·간접적으로 투자한 국내 최초 초기기업 전문투자 벤처캐피털이다.

스타트업은 초기 기업의 형태라기 보다 사회의 혁신과 발전을 위한 메커니즘 중 하나다. 기존에 없거나 기존 방식을 변화시키거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사업이기 때문에 그만큼 실패 확률이 높은 것도 사실이다. 그리고 가는 과정 역시 녹록치 않다. 그렇다면 창업을, 스타트업을 하지 말아야 할까?

장 위원장은 스타트업의 실패와 구성원의 실패를 분리해서 보아야 한다고 말한다. 성공과 실패 여부를 떠나 창업자 혹은 팀원은 스타트업을 통해 급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스타트업이 실패해 이직하더라고 실무적인 역량이 급속히 향상됐기 때문에 기존 기업에서도 충분히 역량을 발휘할 수 있다는 의미다.

“모두 준비된 창업은 없습니다. 다만 핵심이 준비된 창업은 있죠. 실패하더라도 본인의 능력이 성장할 수 있다면 스타트업 도전에 가치가 있어요. 소위 성공은 시기, 팀의 능력, 아이디어, 비즈니스 모델, 펀딩이 잘 아우러져야 합니다. 이 요소 중에 팀의 능력만이 유일하게 축적돼요. 팀의 능력은 개인의 능력과 협업 능력을 말합니다. 이 능력은 적합한 교육, 능동적 학습, 다양한 경험과 시행착오를 통해 만들어집니다. 때문에 팀 구성에는 절대적인 시간이 소요됩니다. 창업자는, 창업자 가족은, 스타트업의 성공과 실패를 이야기하기보다 창업자 스스로 많이 배우고 있는지, 매일 성장하고 있는지 등을 질문하는 게 맞아요.”

이하 장 위원장의 강연내용.

스타트업 성공은 비정형적이다.

스타트업 1000개가 설립된다면, 초대박은 그중에 한 개 정도다. 대부분 실패하기에 실패가 특이한 게 아니다. 평균이 실패다.

우리나라는 초-중-고, 심지어 대학까지 정답이 있는 교육을 받는다. 그래서 정답을 찾으려는 성향이 강하다. 그래서 내가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 ‘스타트업 성공’에 대한 것이다. 성공에 공식이나 왕도는 없다. 성공에 이르는 길은 모두 다 다르다. 스타트업 성공의 과정은 비정형적이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앞서 나가는 사람의 말이라고 해서 절대 곧이 곧대로 들으면 안 된다는 거다. 조언은 조언일 뿐이다. 성공은 자기만의 스토리로 하는 거다. 물론 다른 이가 왜 그런 조언을 하는지 그 이유를 고민하는 것은 의미가 있다. 하지만 매커니즘에 대한 고민없이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는 건 매우 위험하다.

스타트업은 실패해도 구성원은 실패하지 않을 수 있다. 

학교에서 배운 토지, 노동, 자본 등 생산의 3요소는 제조업 중심 경제에서 통하던 거다. 대규모 자본, 대규모 노동, 조건에 맞는 토지가 있어야 하는 산업이다. 이 산업은 계획경제가 된다. 하지만 스타트업은 사람과 돈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기존 대기업에서 통하는 것이 적용이 안 된다.

대기업과 스타트업은 다르다. 상호 보완재 성격이다. 하지만 사회 경제적으로보면 둘 다 존재해야 한다. 대기업이나 스타트업이나 경제주체, 사회주체로써 혁신을 해서 사회발전에 도움이 되는 매커니즘이지만 혁신 방식은 다르다. 대기업은 기존 자산을 활용해 다수가 조직적으로 일을 한다. 반면에 스타트업은 소수가 몰입해 시행착오를 거쳐 성장한다. 혁신하는 방식가 다르기에 어느것이 우월하고 떨어진다 평할 수 없다. 스타트업에서 혁신이 이루어져 자산이 생기면 그것을 대기업이 인수하는 게 사회적으로는 효율적이다.

매커니즘적으로 스타트업은 소수가 많은 시간동안 몰입해서 일하기에 개인이 빨리 성장한다. 스타트업이 실패하더라도 개인은 성장하는 거다. 이는 개인의 몸값이 오르는 계기가 된다. 대기업에서는 연봉이 빨리 오르기 힘들지만, 적절한 환경의 스타트업에서 적절하게 실패하면 스타트업 구성원들은 실패하지 않을 수 있는거다.

혼자보다 함께가 좋다. 

투자자 입장에서 공동창업을 선호한다. 창업자 한 명이 창업에 필요한 핵심역량을 모두 갖춘 경우는 거의 없다. 때문에 상호보완 역량이 있는 공동창업 형태가 좋아 보인다. 창업 초기에는 알 수 없지만 큰 회사를 만들 때까지의 과정은 무척 외롭다. 공동창업은 이런 부분에서 위로가 된다. 특히 연륜이나 경험이 적은 나이 어린 창업자들에게 추천하는 형태다.

공동창업자에 대한 여러 정의가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실패까지 함께할 수 있는 사람’이라 생각한다. 성공까지 함께하는 건 많은 사람이 할 수 있다. 하지만 실패를 함께하는 사이는 드물다. 이유가 있어 끝까지 못 할 수 도 있을거다. 실패까지 함께하자고 약속하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

많은 시간을 일에 투자해 몰입하는 소수, 업에 부합한 실행력과 학습력, 2~4명의 다른 사람들, 성공은 당연하고 실패까지 함께하는 존재, 생산적 충돌과 명료한 최종 의사 결정 방식이 있는 것이 스타트업 팀이다.

창업초기 일과 삶의 균형은 없다. 

창업을 시작하면 보통 2년 전후 기간은 정말 바쁘다. 보통 실패가 1~2년 사이에 판가름이 나기 때문이다. 창업자는 주당 100시간씩 일할 수 있어야 한다. 창업자가 법정근로시간을 지키는 건 무리다. 창업 초기와 같은 특정 시기에 일과 삶의 균형은 허구다.

팀빌딩, 팀구성이 힘들다고 토로하는 창업자들이 많다. 맞다. 그렇기 때문에 성공이 어려운 거다. 그래서 스타트업 평균이실패인 거고. 팀웍을 만드는 것은 정말 어려운 과제다. 잘 안 만들어진다. 완성되었다 생각한 팀웍이 깨지기도 한다. 개인 역량이 뛰어난 소위 수퍼팀이라고 해서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개인 경험을 이야기 하자면, 네오위즈 때(1996년 창업)는 운이 좋았다. 개발쪽 5명, 사업 3명이 20대 중반 즈음에 만났다. 월급 50만 원 받고 2002년가지 버텼었다. 20대 초중반에 그렇게 8명이 모이기 힘들다. 운이 좋았던 거다. 그렇게 모였다는 것 자체가 성공의 가능성이 더 높아진 거였고.

기본적으로 팀웍은 다른 사람과 협업하는 거다. 다른 사람과 협업한다는 건 자기가 모르는 분야의 사람과 함께 일을 한다는 거다. 인간 속성의 기본은 모르는 것에 대해 과소평가하거나 과대평가한다는 거다. 둘 다 문제다. 신뢰와 맹목적 믿음은 다르다. 모르는 사람이 서로 과대, 과소 평가하면 분쟁이 시작된다.

투자자를 선택할 때 돈보다는 사람 중심으로

사업을 시작할 사람이 모였다면 그 다음은 돈이다. 일단 자금 조달 시작은 3F(창업자Founder, 가족Family, 친구Friends), 엔젤투자자, 액셀러레이터, 초기 벤처캐피털, 벤처캐피털 순서로 간다.

사실 창업자는 보통 스스로에게 낮은 임금을 책정하기에 사업에 자신의 인건비를 투자하는 거다. 실물로 된 첫 자금 대부분은 가족과 친구에게서 나오는 경우가 많다.

이후 엑싯(Exit)을 통해 자금력이 생긴 창업자가 엔젤투자자로 나서는데, 한국에는 그 풀이 넓지 않다. 엔젤투자자를 만나려면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최근 액셀러레이터와 정부-정책과제는 많아졌다. 어찌보면 민간에 없는 풀을 정부가 매꾸는 형태다. 스타트업 초기자금을 지원하는 형태로만 보자면 한국은 전 세계적으로 경쟁력이 있다.

다음은 스타트업에 초기자금을 투자하는 본엔젤스 등과 같은 얼리 스테이지 벤처캐피털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게 된다. 초기 자금은 사람 중심으로 선택하는 게 좋고, 뒤에가면 사업 중심으로 선택하는 게 맞다.

사실 스타트업을 한다고 모두 투자를 받는 건 아니다. 투자를 받지 못 하는 것이 평균이다. 창업후 엔젤 투자를 못 받는 경우가 훨씬 더 많다.

투자를 못 받아서 실패했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자금 투자를 못 받아서 성공하지 못 했다는 말을 많이 한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실제 자금이 없어 시도를 못 해 실패하는 경우가 있기에 반은 맞다. 하지만 자원이 제한되어 있을 때 생기는 창의성이 있다. 자원이 제한되면 핵심에만 집중하게 된다. 개인적으로 제한된 자원은 축복이라고 본다.

자금이 넉넉하다고 해서 다 좋은건 아니다. 차라리 돈이 많을 때 안 좋은 경우도 있다. 핵심 이외는 잇몸으로 버티는 게 맞다. 사내 샐러리맨을 최소화하는 것도 필요하다.

주식과 관련된 분쟁의 근본적 원인

주식과 관련된 분쟁이 발생하는 근본적 원인은 돈(부)와 의결권(권한)이라는 두 개의 의미가 주식에 있기 때문이다. 영미권, 특히 북미는 이걸 분리하는 상법이 있다. 하지만 한국에는 없다. 그래서 주식과 관련되어소통이 잘 안 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꾸준한 대화와 계약서가 중요하다. 계약서를 꺼리는 경우가 있는데, 계약서는 신뢰를 더욱 강하게 한다.

계약서보다 더 강조하고 싶은 건 오픈 엔디드(open-ended) 대화다. 대화나 어떤 어려운 주제를 이야기할 때 결론을 내리려 하지말고 특정 부분까지 논하고 대화의 여지, 변화의 여지를 두고 다음에 더 이어가는 게 좋다. 회사가 망하면 주식은 휴지조각에 불과하다. 그리고 헤어짐을 반드시 준비(베스팅 조건 등)해야 한다.

장병규 위원장과 이날 Q&A 진행을 맡은 김태용씨(웹진 태용 운영자)

성공은 8-9년 실패는 2-3년

엔젤투자자 4명이 스타트업 117개에 투자한 내용을 정리한 카우프만 재단 보고서가 있다. 성공, 적당한 성공, 원금회수, 실패로 구분된다. 성공한 것의 비율은 14%, 열 개 투자해 1개 반 정도다. 성공까지 기간은 8.6년이 걸렸다. 한국에서 기업이 IPO까지 가는 기간 (9~10년)과 큰 차이는 없다. 반면에 망하는 데는 2~3년이 걸렸다.

투자금액을 보면 성공한 사례는 평균 8만 달러, 실패한 것은 7만 3천 달러 정도를 투자했다. 투자를 많이 하는 것이 좋은 것은 아니다. 실패하는데 기간만 연장할 수 있다. 빨리 망하고 다음으로 넘어가는 게 더 좋은데 돈이 남아 있으면 그게 쉽지 않다. 성과없이 연명하는 기간만 늘어나기에 사회적으로도 좋지 않다.

그리고 비율적으로 10개를 투자해 2~3개에서 10배의 회수를 했다. 성공한 창업자가 실패한 창업자를 돕는 구조다. 그래서 연대보증을 안 해도 되는거다. 농담이지만, 투자업은 성공한 창업자에게 돈을 받아 실패한 창업자에게 주는 거라고도 할 수 있다. 그래서 어떤 투자든 한 두 개로는 안 된다. 엔젤투자를 한다면 적어도 30개 정도는 해야 한다. 뭐가 될지 모르기 때문이다.

보통 벤처캐피털은 한 펀드에서 2~30개 기업에 투자한다. 마찬가지로 뭐가 잘 될지 모르기 때문이다. 물론 투자할 때는 다 된다고 판단했기에 하는거다. 안 된다고 생각하고 투자하는 경우는 없다. 하지만 실제 결과는 그렇지 않다.

스타트업 투자는 단계별로 진행된다. 우아한형제들의 배달의민족을 시작할 때 가장 먼저 한 고민은 ‘소비자가 모바일 앱을 다운로드 받을까’, ‘모바일 앱에서 주문을 받을까’, ‘배달업소의 DB를 잘 모을 수 있을까’ 였을 거다. 이후에 수익모델을 고민했을거고. 이렇게 단계적으로 올라가기에 벤처캐피털도 단계별로 따라간다. 대체적으로 사업과 자금이 단계적으로 맞물려가는 매커니즘이다.

사업계획서대로 되는 사업은 없다. 

사업계획서대로 되는 사업은 없다. 적어도 나는 그런 경우를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하지만 중요하다. 그것이 있어야 준거점이 되고 학습이 된다. 문서로 기록을 해놓아야 후일 자기 생각이 변한 것을 알 수 있다. 인간은 자기합리화를 빠르게 한다. 안 써놓으면 옛날에도 그렇게 생각한 줄 안다.

창업 실패는 부끄러운 것이 아니다. 

창업을 시작해 잘 버티는 것도 중요하지만 잘 멈추는 것 역시 중요하다. 창업을 시작하기 전에 중단의 조건을 미리 정해놓고 그걸 주변에 알리는 게 좋다. 예를들어 2년 내 성과를 내겠다거나 얼마까지 자금을 쓰겠다거나 하는 것이다. 물론 여러 변수가 있기에 그대로는 안 된다. 하지만 뱉은 말이 있기에 노력은 한다. 스타트업은 평균이 실패이기에 망했다고 해서 부끄러워 할 필요는 없다. 폐업을 능동적으로 주기적으로 고민하는 것을 권한다.

10명한테 사업 피칭을 할 때 듣는 사람 8명이 괜찮다고 하면 하지 않는게 좋다. 확실하게 실패한다. 듣는 사람이 난색을 표하거나 부정적인 피드백을 하면 그건 진지하게 더 고민해야 한다. 될 수도 있는 거다. 대박도 다른 것에서 나오고 처참한 실패도 다른 것에서 나온다. 트렌드를 쫓아 창업을 하는 것은 위험하다. 잘 안 될 확률이 높고, 성공하더라도 파이가 크지 않다.

스타트업 성공 5요소 중 유일하게 축적되는 것

스타트업 인큐베이터로 유명한 빌 그로스가 타이밍, 팀의 능력, 아이디어, 비즈니스 모델, 펀딩을 스타트업 성공 5요소라 말한적이 있다. 이중에 ‘팀의 능력’만 유일하게 축적된다. 나머지는 있다가도 없고, 없다가도 있는 요건이다.

창업을 하려는 20대에게 주로 조언하는 것이 일단 대표의 역량이 좋아야 한다는 거다. 팀의 역량은 대표의 역량에 팀웍이 더해지는 거다.

 

***장병규 위원장과의 질의응답으로 이어집니다.


장병규 위원장, “내가 20대라면 창업 안 한다.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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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병규 4차위 위원장 “스타트업은 평균이 실패다” 에서 이어지는 기사입니다. 

장병규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장, 블루홀 이사회 의장 / 사진=플래텀DB

장병규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12월 28일 은행권청년창업재단 디캠프에서 출판기념 강연 및 청중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장 위원장은 네오위즈, 첫눈, 블루홀을 설립한 기업가이자 초기기업 전문 벤처캐피털 본엔젤스벤처파트너스를 설립한 투자자 출신이다.

이날 장 위원장은 현 정부가 집중하는 4차산업혁명은 ‘초연결,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 디지털로 촉발되는 지능화 혁명’이라 풀이했다. 아울러 4차산업혁명에 걸맞는 매커니즘이 있는 곳이 스타트업이라 설명했다.

그는 “지식이 전달되어 학습되는 시대는 지나가고 있다. 이제 모르는 게 있으면 바로 스마트폰으로 검색하면 된다. 젊은 세대에서 훨씬 더 빨리 지식 전승의 가치가 없어지고 있다. 지금은 ‘실행’과 ‘협업’을 통해 배우는 시대다. 이러한 러닝 바이 두잉(learning by doing 행동에 의한 학습)과 쉐어링이 가장 극적이고 매커니즘적으로 잘 돌아가는 곳이 바로 스타트업이다. 4차산업혁명 시대에 접어들면서 스타트업이 사회, 경제, 국가 혁신(innovation)에 더 중요해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또 정부정책에 따라 무작정 창업하는 건 비효율적이라 전제하며 창업 이전에 스타트업에서 일해보는 걸 권했다.

그는 “스타트업에서 직원이든 인턴이든 일을 해보고 변함없이 의지가 있다면 그때에 비로소 창업을 선택해도 된다. 무작정 청년들에게 ‘창업을 하라’ 말하는 건 잘못 된 거다. 그보다 ‘스타트업에 취직을 해도 된다’. ‘스타트업에서 인턴을 해도 좋다’는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사회여야 한다. 창업을 독려할 것이 아니라 스타트업에 취직해도 된다는 걸 가이드해주는 것이 현실적 조언”이라 강조했다.

이하 장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스타트업에 대한 다양한 정의(定義)가 있다. 와이콤비네이터(YC, 미국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는 ‘초고속 성장을 지향하는 조직’이라고 했고, 위키백과에서는 단순히 ‘역사가 짧은 회사’라고 되어있다. 장위원장이 생각하는 스타트업 정의는 뭔가.

단어 자체로만 놓고보면 ‘시작하는 회사’다. 중요한 키워드는 ‘성장’이라고 본다. 스타트업은 회사도 빠르게 성장해야 하고, 그 안의 구성원도 빠르게 성장해야 하는 조직이다. 그래야 사회혁신도 빠르게 이룰 수 있다.

성공한 창업자로 유명하다. 평소에 일하는 스타일은 어떤가?

일할 때 편한 스타일은 아니다. 싸이월드식으로 치면 1촌 관계에 있는 사람들, 나와 지근거리에서 직접적으로 일하는 사람들은 힘들어한다. 많은 것을 요구하는 편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나도 그들에게 짐이 안 되기 위해 스스로 채찍질을 많이 한다. 하지만 직접적 업무관계에 있지 않은 사람들과는 편하게 지내는 편이다.

이력이 다채롭다. 엔지니어에서 창업자, 투자자, 근래 정부 행정 일까지 하고있다. 실리콘밸리에서는 간간히 볼 수 있는 사례이지만, 한국에서는 드문 행보다. 이 길을 걸어가는 이유, 그런 선택을 한 계기나 동기가 있나. 

대단한 계기나 사명감같은 게 있는 건 아니다.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 한 선택이었다. 네오위즈를 했기 때문에 첫눈도 했고, 첫눈을 했기 때문에 블루홀과 본엔젤스 일을 하게 되었다. 또 그걸 열심히 했기 때문에 정부쪽에서 제안을 받게 되었고. 주어진 옵션에서 최선의 선택이라 생각한 방향으로 결정했다. 내가 어딘가에 필요한 상황이 조성되면, 내가 정말 하고 싶은지, 정말 잘 할 수 있는지 정도를 자문한 뒤 선택했다. 흐름에 반하는 결정을 한 건 네오위즈 퇴사가 유일했다.

사업가와 투자자, 4차위 위원장 등 입장에 따라 다른게 있다면.

기업가와 투자자는 의사결정이나 행동이 많이 다르다. 창업자, 기업가로 일할 때는 ‘데일리 오퍼레이션(Daily Operation)’이 있다. 기업가는 살아남아야 하기에 매일이 전쟁이다. 반면에 투자자는 그런 속성이 없기에 일과 삶의 균형을 맞추기에 좋다.

행정 일은 이제 3개월 밖에 되지 않았기에 명확하게 뭐라고 말하기 어렵다. 일단 생각할 것이 많고 변수도 많다. 기업가는 살아 남는 것만 생각하면 되는데, 국가 일은 그렇지 않다. 긴 호흡으로 가야하고, 절차도 있고, 이해관계 등 고려할 것이 많다.

여러 영역에서 역할을 맡고 있는데, 자기계발 등 노력도 하나.

지금 나에게 주어진 일을 가장 잘 하는게 최우선이다. 학습이란 건 오로지 현장을 겪어봐야 제대로 체화된다. 글로 읽은 것만으론 어렵다. 지금 하는 일이 최선인가를 고민하는 게 우선이다. 그외 네오위즈에서 처음 사업을 맡았을 때 경영과 관련된 책을 정말 많이 읽었다. 그리고 첫눈 때에 시작해 지금까지 경제 주간지를 꾸준히 읽고있다. 관련 분야 정보는 꾸준히 찾아보고 있다.

기업가 시절에는 투자자를 설득해야 했을거고, 지금은 여러 부처 관계자들을 설득해야 할텐데. 이해 관계가 다른 이들과는 어떻게 소통하나.

2009년 실리콘밸리에서 투자를 받으려 한 적이 있다. 열흘 간 10여 군데의 벤처캐피털을 돌아다녔다. 같은 이야기를 10번 정도 반복한건데, 그 과정에서 투자자가 반응하는 포인트를 알게 되었다. 그래서 그 부분을 다음 투자자에게 강조해서 설명했다. 여러번 시행착오를 겪다보면 스토리도 보강됐다. 자연스럽게 내가 생각하는 흐름과 타인의 공감포인트를 알 수 있다.

스타트업이 투자자를 대상으로 IR을 수십 번 하잖나.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스토리를 탄탄하게 만드는 창업자가 있다. 상대방의 눈높이에 맞춰 전달하는 커뮤니케이션을 잘 하는 거다. 일방적인 말하기는 독백이다. 상대방도 받아들여야 대화다. 청자의 반응도 살피며 교감해야 대중에게 전달이 더 잘 된다. 고객의 반응을 살피듯 투자자의 반응도 살피는 거다.

회사나 속한 조직에서 의견충돌 등 분란이 있을때 중재는 어떻게 하나? 

자기 이야기, 자기 의견만 말하면 타협이 안 된다. 회사나 조직이나 팀플레이를 하는거고 팀플레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공통의 목표를 빨리 찾고 그것에 헌신하는 거다. 그래야 분란이 생겨도 타협이 된다. 그걸 찾는다.

지난 과정 중 포기하고 싶을 정도로 힘들었던 순간이 있었다면.

블루홀에서 정말 힘들었던 시절이 있었다. 3년 전 블루홀을 매각하려 준비를 했었다. 투자자에게 받은 금액, 내가 넣은 금액을 다 따져보니 한 7~800억 원 쯤 됐다. 원금과 이자까지 해서 1000억 원 조금 넘게 받으면 손실없이 해결이 되겠더라. 그 정도 금액이면 팔릴거라 생각했는데 실패했다. 그때 못 팔아서 블루홀을 계속한거고 인수합병도 시작했다. 이후 나는 경영에서 빠지기로 하고 김강석 대표(올해 사임)가 맡아 고생하며 여기까지 온거다.

여담이지만, 나는 몇년 전까진 스타트업을 하라고 말하던 사람이었다. 왜냐면 너무 안 하니까. 하지만 지금은 창업 열풍이 부는 추세이기에 거의 모든 대중강연에서 ‘창업을 하지 말라’고 한다. 사업은 힘들다.

초기 스타트업은 함께할 사람을 찾아 영입하는 게 관건이다. 어떻게 설득해야 할까.

좋은 사람과 함께하기 위한 좋은 시작은 스스로가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거다. 사람이 사람을 끌어들인다. 네오위즈를 시작할 때 함께했던 개발파트 5명이 있다. 한 명은 나랑 카이스트 수강신청 시스템을 함께 만들며 일을 해봤던 사이고 또 한 명은 아르바이트를 할 때 일을 해본 인연이 있었다. 그리고 나머지는 두 사람의 지인이었고. 내가 학교에서 어느정도 알려져 있다는 것도 관문을 낮춘 계기가 되었다.

소위 평판도 중요하다.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등 같이 돈을 번다는 이미지는 사업가로서 매우 중요한 평판이다. 첫눈 때 과하게 성과급을 지급했다는 소리를 들은 적도 있다. 나름 생각이 있어서 집행한거다. 장병규는 혼자 독식하지 않는다는 인식정도는 준 것 아니겠나.

비트코인, 블록체인,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이 각광받고있다. 만약 본인이 20대이고 지금 창업한다면 어떤 분야에서 하고 싶나? 

창업 안 할거다. 과거 창업도 몰랐으니까 한 거다. 굳이, 꼭 해야 한다면, 마음이 가는 분야에서 하겠다. 트렌드에 따라 창업하는 건 매우 위험하고 후회를 낳는 일이 될 수 있다. 성공할 것 같고, 가능성이 높다는 생각으로 창업과 분야를 선택하는 건 우매한 일이다. 스타트업은 평균이 실패지만 후회가 없는 실패를 해야한다. 트렌드에 따라가면 반드시 후회한다. 본인이 잘 하는 것, 마음 속으로 깊이 원하는 것을 하는 게 맞다.

청년들에게 권하는게 있다. 인턴에 됐든, 직원이 됐든 스타트업을 경험하라는 거다. 정부정책에 따라 무작정 창업하는 건 비효율적인 경우가 많다. 효율적인 과정은 창업하기 전에 스타트업에서 일을 해보고 변함없이 창업 의지가 있다면 그때 하는거다. 어른들이 청년들에게 ‘창업을 하라’ 조언하는 건 잘못 된 거다. 우리가 해줘야 할 건 ‘스타트업에 취직을 해도 된다’. ‘스타트업에서 인턴을 해도 좋다’는 이야기를 하는거다. 청년들이 ‘자기 자식은 창업하라고 이야기 안 하면서 왜 남의 자식에게 창업하라고 하느냐’는 비판을 하잖나. 스타트업 창업을 독려할 것이 아니라 스타트업에 취직해도 된다는 걸 조언하고 가이드해주는 것이 현실적인 조언이라고 본다.

그렇다면 지금 20대가 어떤 공부, 준비를 하면 좋을까.

스티브 잡스가 그 질문에 대한 답을 했다. 스티브 잡스는 어렵던 청년시절 캘리그래피(서체)에 미쳐 있었다고 한다. 당시 잡스가 캘리그래프를 창업에 도움이 될거라 생각하고 한 것은 아닐거다. 하지만 그 작업을 열심히 했기에 후에 맥킨토시 활자체를 아름답게 만들 수 있었다. 공부는 목적보다 몰입이 중요하다. 후일 언제, 어떻게 도움이 될지 아무도 모른다.

나도 대학교 2학년 때 수학 과목을 들었던 것이 후일 사업계획서를 쓰는데 무척 도움이 되었다. 사업계획은 추정으로 논리를 전개하는 과정이잖나. 그 공부가 나중에 사업계획을 세우는데 기반이 될거라 생각하고 한 건 아니었다.

뭔가를 하고 있을 때 다른 것을 바라보는 것은 오히려 손해다. 잡스가 ‘과거의 경험들이 점처럼 모이면 하나의 선이 되어 인생이 된다(Connecting the dots)’고 말했듯이 본인이 하고 있는 것에 몰입하면 언제고 그것이 도움이 된다.

창업을 해야 한다면 뭐가 준비되어 있어야 할까. 어떤 문제에 대한 솔루션을 가지고 있다면 시도해도 될까.

‘중단의 조건’이 정해지면 해도 되지 않을까. 기간과 투입금액을 정한 뒤 그 시기동안 창업에 헌신할 수 있고, 실패를 해도 남는 게 있다고 믿는다면 도전해도 의미가 있다.

맥주 스타트업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 김태경 대표는 창업을 2년 동안 준비해온 창업자다. 그런데 그 2년보다 창업이후 2주간 한 고민이 더 많았다 한다. 창업해서 부딪치는 문제는 그 상황에 가보지 않으면 모른다. 머리속 상상으로는 알 수 없는거다. 창업 전 어떤 문제에 대한 솔루션을 가지고 있다 여겨도 막상 해보면 그게 해결책이 아닐 수 있다. 그것만으로 창업을 선택하는 건 지혜롭지 않다고 본다. 물론 모든 창업을 일반화할 수 없고, 분야에 따라 차이는 있겠다.

성장 가능성은 없지만 유지가 되는 수준의 스타트업이 있다고 치자. 계속 가도 좋을까. 스타트업을 할 때 언제 멈춰야 할까. 

중단의 조건 중 하나는 ‘스스로 성장하고 있다고 느끼지 못 할 때’가 아닐까. 먹고 살만한 수준을 벌며 성장과 배움이 있다면 계속해도 무방할거다. 하루벌어 하루 산 다는 느낌, 스스로가 소모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면 그만두는 게 맞다.

보통 스타트업 경영진은 모든 구성원이 많은 시간을 일에 몰입해주길 바란다. 하지만 팀원의 생각은 다를 수 있다. 

회사가 자기것이라는 마음, 소위 주인의식은 단기간에 생기진 않는다. 그걸 얻으려면 많은 장치가 필요하다. 단순히 열심히 일하라고만 하는 것은 젊은이들에게 열정페이를 요구하는 것과 같다. 별다른 동기부여 없이 일에 몰입하라는 것은 주요 주주들의 마음일 뿐이다. 주주도 아니고 월급받는 사람이 왜 그렇게 일해야 하나. 물론 주요 주주가 샐러리맨 성향이라면 주식을 회수하고 헤어져야 한다. 주인이 아니잖나.

하나 확실한 것은 모든 것을 가질 수 있는 인생이란 없다는 거다. 인생은 어떤 것을 선택하고 어떤 것을 포기하냐의 과정이다. 그러면서 개인의 삶이 만들어지는 거고.

투자자 입장에서 스타트업을 바라볼 때 중요하게 보는 포인트가 있다면. 

아무래도 투자는 얼마나 큰 리턴을 줄 수 있는지가 중요하고 복합적으로 봐야한다. 특이한 것을 하나 이야기 하자면, 너무 완벽해 보이는 팀과 아이디어 일때 오히려 더 조심스럽다는 거다. 흠이 없는 팀과 흠이 없는 사업계획이란 없다. 그런 팀과 사업에 투자를 하고나면 뭔가 미진한 점이 후일에 발견되곤 한다. 그래서 투자할 때 너무 완벽해 보이는 아이템에는 손이 잘 안 나간다. 남들이 보기에 흠이있는 아이템에 차라리 더 마음이 가곤 한다. 그렇다고 일부러 그렇게 보일 필요는 없다.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 스타트업의 핵심은 좋은 그림과 팀이 아니라 어떻게 문제를 극복해 나가느냐가 아니겠나.

안 될 것 같아서 투자를 안 했는데, 소위 대박을 낸 스타트업이 있다면.

대표적으로 쿠팡이 있다. 김범석 대표를 직접 만나기도 했다. 하지만 투자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 쿠팡이 어떤 기업인가. 큰 기회를 놓친거고 내가 잘 몰랐다.

벤처캐피털은 게임 등 콘텐츠를 만드는 스타트업의 가치평가를 어떻게 하나. 

게임제작업은 가치평가가 힘들다. 단계적으로 성장하지 않기 때문이다. 가치평가가 모아니면 도다. 중간이 별로 없다. 한국 게임업계가 20년 정도 성장했는데, 그사이 관련된 투자는 등락이 있었다. 게임에 투자를 많이하던 시절이 있었는데, 지금은 관련 벤처캐피털이 거의 다 없어졌다. 게임과 관련된 정교한 투자방법에 대해서는 나도 잘 모르겠다. 내가 그걸 알았으면 블루홀을 시작하지 않았을거다. 몰랐으니까 투자하고 함께한거다.

당장의 수익모델은 없지만 고객 인게지먼트가 높은 스타트업이라면 투자를 받을 수 있을까. 

당연히 수익 모델이 있는 스타트업이 투자자 입장에선 좋다. 하지만 닷컴시대를 경험한 투자자는 트래픽만 있다면 수익 모델이 연계된다는 학습이 되어 있다. 고객 인게이지먼트가 강한 서비스는 어떤 형태로든 투자자가 돈을 벌 수 있다는 상식이 있는거다. 그래서 트래픽이 있으면 투자가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6,7년 전 정부 행사에 갔을 때 어떤 인사가 ‘카카오톡은 전국민이 다 쓰는 서비스지만 이익을 못 내니 문제가 있지 않나’라고 묻더라. 내 대답은 ‘트래픽이 그정도 많으면 어떤 형태로든 수익을 낼거다’라는 거였다. 그리고 카카오에 대한 기우는 몇년만에 없어졌다.

사회 전반적으로 수익 모델이 없으면 불안해 하는 건 여전하지만, 닷컴을 경험한 투자자는 서비스 트래픽이 좋으면 불안해 하지 않는다. 돈을 적게벌고, 많이 벌고 차이만 있을 뿐이라 여긴다. 돈을 못 벌면 누군가 M&A를 할거라 생각한다. 고객이 사랑하는 ‘무언가’는 어떤 형태로든 돈이 된다는 믿음이 투자자에게 있다. 물론 투자이후 지켜보는 것은 쉽지 않다.

개인적인 경험을 이야기하자면, 인도에서 트루밸런스라는 서비스를 운영중인 밸런스히어로는 우리가 투자할 당시 수익모델이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자를 결정하고 집행했다. 트래픽이 있다는 것이 컸다. 나도 닷컴을 경험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본엔젤스는 국내 최초의 스타트업 전문 벤처캐피털이다. 주변의 우려를 물리치고 시작한 이유는 뭔가.

거창한 이유는 없다. 초기 기업에 투자를 하면 돈을 벌 수 있을거라 봤다. 고객의 니즈도 있었다. 실리콘밸리에서 엔젤투자를 시작한 창업자들 대부분 결과가 좋지 않다고 한다. 창업자로 잘 하는 것과 투자자로 잘 하는 건 완전 다르기 때문이다. 업의 매커니즘이 상이하다. 이때 본인의 길이 아니라 판단해 관두는 부류가 있고, 반대로 엔젤투자를 열심히 공부하는 부류가 있다. 나는 후자쪽이었다. 작은 시장이든 큰 시장이든 비즈니스 하는 사람의 꿈은 독점하는 거다. 얼리스테이지 투자에서 시작하면 그 분야를 독점할 수 있다고 봤다. 물론 지금은 국내에 다수의 얼리스테이지 벤처캐피털이 존재한다.

액셀러레이터와 얼리스테이지 벤처캐피털의 차이는 뭐라고 보나.

액셀러레이터의 키워드는 ‘교육’이고 얼리스테이지 벤처캐피털의 키워드는 ‘투자’다. 미국 Y콤비네이터와 500스타트업 등 유명 액셀러레이터의 기본 매커니즘 역시 교육에 방점이 있다. 그들은 효율적인 교육을 위해 ‘배치(batch)’ 프로그램, 즉 기수제로 운영한다.

시니어 투자자로서 주니어 투자자에게 조언해 줄 것이 있다면. 

단 하나의 조언은 ‘갑질하지 말라’는 거다. 주니어 투자자가 갑질하는 경우를 굉장히 많이 봤다. 투자자가 되면 남의 돈을 자기 돈 처럼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인성이 나쁘다거나 의도한게 아니라 자연스럽게 그렇게 된다. 주니어 투자자는 창업자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겸허해야 한다.

[Startup’s Story #386] 소속 가수 없이 음원 차트를 흔드는 콘텐츠 기획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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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오디티 김홍기 대표

작년 2월 말, 아이돌 팬덤 중심의 줄세우기식 차트 왜곡을 방지하겠다는 명목으로 ‘음원 차트 개혁’이 단행됐다. 가장 큰 변화는 각 기획사의 음원 발표 시간이 자정에서 오후 6시로 변경된 것. 팬덤뿐 아니라 대중의 호응을 얻어야만 실시간 차트 상위권에 오를 수 있도록 구조가 개편됐다.

이 때문에 지금까지 팬덤의 힘으로 음원 시장에서 안정적 지위를 누리던 대형 기획사들 발등에도 불이 떨어졌다. 아무리 전적이 화려한 탑클래스 아이돌 그룹이라고 해도, 줄 세우기는커녕 차트 아웃의 위험으로부터 안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처럼 대규모 자본과 노동력을 갖춘 조직도 풀기 어려워하는 ‘음악 콘텐츠 마케팅’에 맨주먹으로 도전하고 있는 스타트업이 있다. 바로 음악 크리에이터그룹 ‘스페이스오디티(Space Oddity)’다.

평범한 기획사라고 하기엔 시스템이 특이하다. 먼저 소속 가수를 두지 않는다. 정원 7명의 소규모 조직으로 구성되어 있고, 프로젝트 단위로 디지털 음원 혹은 앨범 제작을 한다. 매 프로젝트 때마다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작곡가, 작사가, 영상 감독, 가수를 섭외해 음악을 제작한다. 작년 한 해 동안 이들이 제작한 것은 14개의 음원과 9개의 브랜드 콘텐츠다. 제작한 음원 중 단 하나를 제외한 13개가 차트 100위 권 안에 들며 선전했다. 특히 웹드라마 ‘연플리(연애 플레이 리스트)’ OST는 차트 상위권에 오르며 폴 킴, 멜로망스 등 숨은 원석들을 대중에게 소개했다.

많은 가수들이 ‘차트 100위 진입’을 활동 목표로 잡고 있는 요즘, 인지도와 자금력 없이도 연이은 성공을 만들어낸 비결은 무엇일까. 서울음반(로엔엔터테인먼트의 전신), 네이버뮤직, 카카오뮤직, 메이크어스, 딩고뮤직을 거쳐온 김홍기 대표는 ‘소셜’과 ‘데이터’에서 그 해법을 찾았다.

스페이스오디티를 한마디로 정의하면 어떤 회사인가?

음악과 관련한 모든 컨텐츠를 만드는 회사다. 단순히 음악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음악을 하나의 캔버스 삼아 브랜디드 광고 등 다양한 콘텐츠로 확장 생산해내고 있다. 우리는 전속 가수를 두지 않는다. 대신 흩어져 있는 작사가, 작곡가, 가수 등의 크리에이터들을 모아 협업 네트워크를 만든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들과 함께 성공 가능성이 높은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것이 목적이다. 비슷한 개념의 회사는 아직 한국에 없다.

데이터가 사업에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모양이다. 

음악 업계의 가장 큰 니즈는 시장을 예측하고 실패 확률을 줄이는 거다. 그러나 대형 기획사들조차 여전히 감으로 음반을 제작하고 있다. 음악 산업도 하나의 비즈니스이기 때문에 이번이 잘 돼야 재투자를 통해 다음을 만들어낼 수 있다. 우리는 데이터 분석을 통해 한 아티스트의 현황 및 향후 계획을 50장 정도로 제시해줄 수 있다. 현시점에서 해야 할 것과 해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설명해줄 수 있다는 말이다.

어떤 데이터를 주로 검토하나. 

대외비라 자세히 밝힐 수는 없다. 다만 온라인상에서 추출할 수 있는 모든 데이터를 취합하고 분석한다. SNS 버즈량, 아티스트 개인의 팔로워 수, 음원 차트 순위 등 아주 다양한 항목을 검토한다.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는 어떤 것이 있나. 

웹드라마 <연애플레이리스트>의 OST 앨범이다. 각 프로젝트마다 가장 잘 어울리는 아티스트와 크리에이터를 결정해서 진행하는데, 이때도 데이터를 활용했다. 사실 OST에 참여한 폴 킴은 당시 인지도가 많이 떨어졌다. 그러나 SNS, 음원 차트 데이터를 누적이 아닌 최근 것으로 잘라서 분석해본 결과, 이 가수의 상승세가 눈에 보였다. 작곡, 작사가도 처음에는 인지도 없는 가수를 선정한 것에 의구심을 가졌지만, 데이터를 제시하며 믿어달라고 요청했다. 결국 우리의 예측이 맞아떨어졌고, OST 앨범은 차트에서 선전했다. 그 후 폴 킴의 과거 노래가 역주행하면서, 현재는 전국 행사를 다니고 있다고 하더라. ‘제2의 폴 킴’을 찾기 위해 발굴한 것이 멜로망스다. 비록 OST 음원 발매 일주일 전에, 자작곡인 ‘선물’이 먼저 역주행을 해버렸긴 했지만 어찌 됐거나 그 가수가 상승세를 탈 것이라는 우리의 예측은 맞았던 거다. 이런 식으로 리스크를 최대한 줄이면서, 성공 가능성이 높은 콘텐츠를 만들어 내고 있다.

음악 업계에 종사하면서 쌓아왔던 네트워크들이 큰 자산이 됐겠다. 

좋은콘서트부터 서울음반, 네이버뮤직, 카카오뮤직, 메이크어스 등을 거치며 여러 크리에이터, 스탭들과 연을 맺었다. 공연 기획, 음원 유통, 프로모션까지 업무도 두루 거쳤기 때문에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을 알게 됐다.

음반에서 음원으로, 또다시 모바일 스트리밍으로 시장이 변화하는 내내 음악이라는 주제를 다뤄온 셈이다. 

그렇다. 처음 좋은콘서트에 재직했을 때는 시장 자체가 음반 위주였다. 그러다 서울음반 당시에는 MP3 플레이어가 등장하면서 가수들이 삭발하고 난리가 났었다. 음반 시장 자체가 무너지는 시기였던 거다. 내가 음악 관련 일을 계속해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도 많이 했다.

네이버에 이직할 때에는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사람들이 유튜브와 스트리밍 서비스로 음악을 소비하기 시작했다. 그 후에 카카오뮤직을 거쳐 메이크어스로 가게 된 계기는 세웃동과 같은 채널의 소셜 영향력을 확인하고 나서다. 그 때 나이가 마흔이었다. 20대 때처럼 다시 한번 열정 있게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업계 선수들을 설득해 멀티 채널 브랜드인 ‘딩고’를 만들었다. 이때부터 데이터를 팠다. 그러다 차트 역주행 음원과 소셜 간의 밀접한 연관성을 발견했다.

이 이론을 증명하고자 페이스북에서 반응을 얻을 수 있는 우리만의 콘텐츠를 기획했다. 그렇게 만들어낸 게 ‘세로 라이브’, ‘이슬 라이브’다. 모바일에 꼭 맞는 세로 화면에 1인칭 시점으로 가수가 나에게 노래를 불러주는 것처럼 시선을 맞춘다. 또 공공장소에서 소리를 켜지 않고도 시청할 수 있도록 상단에 큰 자막을 넣었다. 결국 소셜 상에서 반응을 얻는 데 성공했다. 소셜과 모바일의 관계에 대해 모두 의구심을 가졌지만, 나는 흐름이 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확신했다. 먼저 가 있으면 망해도 망한 건 아니라고 생각했다. 결과적으로 그 생각이 맞았고.

김홍기 대표는 메이크어스 재직 시절 모바일과 소셜에 특화된 음악 영상 콘텐츠 ‘세로 라이브’, ‘이슬 라이브’를 기획했다.

데이터 분석 기술을 심화시켜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 예정이라고. 

자세히 말하긴 어렵지만, 아티스트와 기획사가 함께 실질적인 지표를 확인할 수 있는 분석 도구를 내년에 출시할 예정이다.

기획사들은 스페이스오디티의 행보에 대해 어떻게 반응하고 있나. 

이미 찾아와 같이 일을 해보자는 곳도 많다. 인디레이블부터 대형 메이저 기획사까지 층위도 다양하다. 현재는 컨텐츠 생산을 통해 기업 입지를 다지고 있지만, 향후에는 기획사들과 협업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볼 생각이다. 아예 아티스트 양성 단계서부터 함께해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럼 그야말로 소속 가수 없이 스타를 키워내는 아주 특이한 형태의 회사가 되겠다. 

나는 스페이스오디티를 공유경제 기획사라고 정의한다. 교통에서는 우버가, 숙박에서는 에어비앤비가, 공간 대여 분야에서는 위워크가 나왔다. 음악 업계에서는 스페이스오디티가 공유 경제 시스템을 만들어갈 수 있으리라 본다. 전속 계약을 하지 않고서도 플랫폼과 크리에이터, 아티스트를 네트워크로 묶어 컨텐츠를 만들어내는 구조로 말이다.

창업한 지 7개월이 됐다. 감회가 어떤가. 

잘해온 것만 해도 모자랄 판에, 40살이 넘어서 창업이라는 새로운 일에 도전했다. 마치 아무것도 모르는 암흑 속으로 번지점프 하는 기분이다. 청년들의 열정 넘치는 창업도 중요하지만 나와 같이 연륜과 경험 있는 사람들의 창업에도 좀 더 많은 지원이 있었으면 한다.

마지막으로 스페이스오디티의 목표를 말씀해달라. 

음악뿐 아니라 음악을 기반으로 모든 컨텐츠를 생산하고 유통할 수 있는 재밌는 회사가 되는 게 꿈이다. 또 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SXSW)와 같은 콘텐츠 컨퍼런스도 개최해보고 싶다. 지난달 직접 개최한 컨텐츠 컨퍼런스인 ‘리프트오프(Liftoff)’가 그 시작점이 될 것이다. 향후 출시 예정인 데이터 서비스를 통해 모든 가수를 연결할 수 있는 물리적인 허브를 만들고, 음악 업계의 공유 경제 시스템을 구축해나갈 예정이다. 지켜봐 달라.

[Startup’s Story #387] ‘포스가 함께하는’운세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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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연시 철학관과 점집은 한 해 운세가 궁금한 이들로 문전성시를 이룬다. 해가 바뀌는 시기뿐만 아니라 큰 일이 있을 때, 힘든 일이 있을 때 대중은 사주팔자를 확인한다. 그렇게 운세 서비스는 국내에서만 3조 규모 시장으로 추정되고 있다. 각설하고.

사주, 운세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IT 스타트업 창업자가 있다. 사업의 시작은 개인 경험에 근거한다. 김상현, 심경진 운칠기삼 공동대표는 네이버와 카카오 등 국내 IT 기업에서 각각 기획과 개발을 하며 알고 지낸 9년 지기다. 이들은 2014년 첫 사업을 함께했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사업 실패로 극심한 스트레스와 불안을 호소하던 심 공동대표는 알고 지내던 철학관 대표를 통해 마음을 다잡고 인생을 돌아보게 되었다.

동시에 사업 기회를 발견하게 된다. 전통 사주 풀이 로직과 자체 사주 분석 시스템을 결합한 개인화된 운세서비스, 2, 30대 젊은 여성 고객을 타깃으로 놀이에 가까운 운세 서비스 포스텔러가 탄생한 배경이다. 이들은 단순 운세 서비스를 넘어 궁극적으론 온라인에서도 오프라인 경험을 주는 힐링콘텐츠를 만드는 게 목표다.

이들의 앞날은 탄탄대로일까. 아니면 반대일까. 운칠기삼 두 대표는 스스로의 앞날을 어떻게 점치고 있을까.

김상현, 심경진 공동대표 / 운칠기삼 (사진=플래텀DB)

직관적인 회사명에 반해 서비스명은 한 번에 이해되지 않는다. 포스텔러의 의미는 뭔가.

영화 스타워즈의 유명한 대사 ‘포스가 너와 함께 하길’에서 기인한다. 서비스 이용자에게 좋은 기운, 포스가 닿길 바라는 바람으로 정했다.

일견 비과학 분야에서 과학적 방식 서비스를 제공중인데.  

우리는 이 영역을 과학과 비과학으로 구분하지 않는다. 사주 알고리즘에 일관성이 있나 없나를 보고, 있다면 인터랙션을 추가한다. 한정적인 데이터만을 가지고 서비스 하면 발전 가능성이 줄어든다. 수치화 된 방법, 대운, 연도, 일월 등 모든 사주책에 나오는 콘텐츠를 추출했다. 사용자가 다양한 점을 보고 싶다고 하면, 그에 따라 로직과 계산을 통해 다양한 문장을 완성시킨다. 개인을 위한 책이 한 권 만들어지는 형식이다. 이게 간단해 보이지만 뒤에선 많은 로직과 정교함이 필요하다.

운세 서비스 외에도 읽을 콘텐츠가 많다. 어떻게 발굴하고 있나.

토정비결을 제외하고 스토리에 들어가는 모든 콘텐츠는 우리가 만든다. 타로는 타로 마스터가, 손금 및 웹툰은 담당자가 각각 맡아서 제작한다. 현재 다음 1Boon에서만 월간 80~100만명 정도가 콘텐츠를 소비한다. 숫자보다는 사용자 전환이 관건이라, 가치 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데 의의를 두고 있다.

명리학은 오래된 학문이다. 어떻게 최신 데이터를 생성해내나.

우린 기본에 얹고 있다. 많은 데이터와 피드백을 모아 명리학 로직에 맞춰 결과값이 나오게 하는 방식이다. 기존 콘텐츠를 우리만의 방식으로 재해석한 거다. 같으면서도 다른 게 만들어 진다.

기존 사주 프로그램도 명리학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다. 차이점이 있나.

사람의 운세를 보기 위한 툴 중 ‘만세력’이 있다. 일반 사주카페에선 여기서 도출되는 숫자를 보고 해석한다. 그에 비해 우린 이를 직접 다 계산해 알려준다. 사용자에게 직접 알려주기 전 테스트도 함께 한다. 계산해보고 답이 이상하면 로직을 추가하고, 논문 등을 부가해 오류가 없도록 하고 있다.

자체 사주 분석 시스템을 개발했다는 의미다. ‘개인화’가 관건인데. 

운세나 사주만큼 내 이야기가 깊이 있게 오가는 콘텐츠는 많지 않다. 그래서 개인화에 집중하고 있다. 사용자에게 몇가지 묻는 게 있다. 몇 년도가 좋았는지, 나빴는지 하는 식이다.  응답에 따라 사주 풀이가 달라진다. 일반적으로 많이들 묻는 이직 및 재물운도 마찬가지다. 가입할 때 한 계정만 허용하는 것은 이를 위함이다. 더 똑똑한 데이터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결과가 쌓여 개인에 최적화한 데이터가 제공된다.

서비스 적중률이 높다는 평가가 있다. 적중률은 어떤 것에서 기인하나.

일반적인 오프라인 상담에선 사주로 운의 흐름을, 관상으로 현재를, 점으로 미래를 봐서 적중률을 높인다. 이론적으로 적중률은 70%라고 한다. 우리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거다. 다만 이는 이론적인 거다. 실제로 적중은 콘텐츠의 공감도에 따라 달라진다. 우리 서비스는 사용자 공감도가 높은 편이다. 자연히 리텐션율도 높다.

반대로 잘 맞지 않는단 의견도 있다.

운은 복잡하다. 큰 흐름의 운이 좋아도 세부적으로 나눠져 있는 기운이 좋지 않을 수 있기에 종합적으로 따져봐야 한다. 포스텔러는 문제가 생길 수 있는 기운이면 가감없이 알려주고 있다. 사주에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표시해주는게 우리 역할이라고 봤다. 서비스를 만들 때 ‘좋은 얘기가 많을수록 좋다, 점수가 낮으면 안 좋아한다’고는 조언이 많았다. 실제 안 좋게 나왔을 때 컴플레인도 상당하다. 하지만 우린 직언을 택하기로 했다. 풀이대로 하되 나쁜 수가 나오더라도 숨기지 않는거다. 조심하길 바라는 차원에서 언급해주는 개념이다.

생년월일시를 적는 만큼, 개인 정보 유출에 우려가 있을 수 있는데.

초반엔 그런 말을 종종 들었다. 소셜네트워크에서 관련 사기가 있었던 만큼 민감해 했고. 하지만 걱정할 필요 없다고 말하고 싶다. 데이터 측면에서 개인 정보를 알면 결과를 도출해내는 게 훨씬 정확해 생년월일시를 적도록 하는 것 뿐이다. 그 외에는 어떤 사용도 하지 않는다.

포스텔러는 웹 환경보다 앱 환경에서 이용하기가 더 수월하다.

디지털, 모바일 운세 시장 규모는 호황기에 비하면 턱없이 작다. 모든 게 모바일화 되는 시점에서 이는 아니라는 판단이 들었다. 시장조사를 했을 때 사주운세를 보는 고객 78%가 2,30대 여성이었다. 이들에게 쉽게 소구 할 수 있는 매개체가 무엇일까 고민했다. 답은 모바일이었다. 그래서 스마트폰에서 보기 편하고, 공유도 쉽게 할 수 있도록 했다. 웹 환경보단 모바일이 개인화에 더 가까운 편이기도 했고. 주머니 속에서 간편하게 운세를 볼 수 있고, 지난 결과를 다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맞추다보니 바이럴 효과가 유의미하게 일어났다.

소비자의 지갑을 여는 것은 꽤 힘든 일이다.

운세 콘텐츠에서 돈을 낸다는 건 ‘저기 용하대’라는 입소문 신뢰에서 나온다. 소비자에게 신뢰를 주면 된다고 본다. 운세 콘텐츠를 찾는 이들은 기본적으로 돈 내고 봐야 한다는 명제를 알고 있다.

현재 수익모델은 부분유료화 모델인데. 정형화된 것 아닌가.

실험이 진행 중이다. 첫 테스트는 가치 있는 콘텐츠를 통한 결제였다. 웹툰 콘텐츠처럼 ‘기다리면 무료처럼’ 같은 모델이나 캐릭터를 기반한 수익도 고민해보고 있다. 다만 광고는 마지막 순위에 있다. 트래픽이 많이 몰린다고 해서 무의미한 광고는 이용자에게 불편함만 준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매쉬업엔젤스, 케이큐브벤처스로 등 벤처캐피털로부터 투자를 유치했다. 

투자사 대상 IR은 아이디어 회의라 느껴질 정도로 재밌었다. 하지만 수월하지는 않았다. 콘텐츠 사업의 수익성을 검증해 설명하는 건 어려웠다. IR을 하러 갈 때마다 규모 얘기도 나왔다. IR을 하는 기업이라면 누구나 듣는 걸거다. 다만 스케일은 우리 하기에 따라 달라질 거라 생각했다.

결론적으로 두 투자사에서 백엔드 시스템, 커리어트랙 등을 높이 평가해줬다. 아울러 우리가 무엇을 하고 싶어 하는지 공감했고.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라도 더 열심히 하려한다.

사주닷컴 측이 자문과 지원을 해줬다고. 경쟁자가 될 수 있는 기업인데.

사주닷컴은 4,50대의 고객이 메인 타깃이고 서비스 제공 방식이 우리와 다르다. 즉 고객에 따른 서비스 운영 지향점이 달라서 적극적인 자문을 구할 수 있었다. 우리로선 유료화 경험 및 월 트래픽 정보를 들을 수 있어서 수익모델을 수립할 때 도움이 되었다. 대전제론 이쪽 업계는 시장 자체를 키우는 게 더 중요하다. 일주일에 한 번씩 만나 좋은 인사이트를 얻고 있다.

기술 고도화 비전을 알려 달라.

사주나 명리는 기본적으로 사람의 운명을 맞추기 위해 존재하는 게 아니다. 상담에 필요한 내용을 만드는 토대라고 본다. 심리 상담이 정확해 지려면 그만큼 데이터를 잘 모아야 하는 과정이 불가결하다. 이런 과정을 잘 쌓으려 한다. 궁극적으로 우리의 목표는 머신러닝을 통해 기존의 오프라인 상담과 같은 구조를 구현하는 것이다.

[Startup’s Story #388] 비트코인 열풍, 틈새 시장을 노린 자동거래 플랫폼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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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을 포함한 암호화폐의 시세는 거래소마다 다르다. 특히 해외-국내 거래소 간 시세 차가 30% 이상 나면서부터 ‘김치 프리미엄’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났다. 이에 세계 최대 암호화폐 시황 중계업체인 미국의 코인마켓캡(CoinMarketCap)은 한국 암호화폐 거래소의 가격을 통계에서 제외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가격차이가 극심해 전체 시세를 왜곡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 거래소 간 시세 차는 암호화폐 거래가 하나의 중심 기관이 아닌 개별 거래소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발생한다. 금은방마다 금 시세가 조금씩 다른 것과 유사하다.

최근엔 이 거래소 간 시세 차익을 이용한 갭(Gap)투자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해외 혹은 국내 가격이 저렴한 거래소에서 암호화폐를 구매하고, 이를 국내 거래소에 비싸게 되팔아 차익을 얻는 형태다. 이 틈새 시장을 겨냥한 스타트업도 등장했다.

코봇컴퍼니(Korbot Company)은 이 비트코인 자동 차익거래 프로그램을 서비스하는 회사다. 사용자가 설장한 투자 전략을 기반으로 암호화폐 거래소 시세를 실시간으로 분석, 최적의 타이밍에 자동으로 매매해 이익을 내주는 방식이다. 이들은 현재 국내 유일의 코스닥 상장사 코인 거래소인 코인링크와 정식 계약하고 자사 거래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다.

코봇컴퍼니 왕건일 대표

비트코인의 가능성을 알게 되고 이 업으로까지 뛰어들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

중국에서 한국 화장품과 옷을 판매했었다. 그런데 중국에서 번 돈을 한국으로 해외 송금 하는 과정에서 비트코인의 존재를 알게 됐다. 2013년 12월의 일이다. 당시 중국에서는 이미 비트코인을 통한 송금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었다. 국가 간 송금을 할 때, 기존 방식대로 하면 시간이 오래 걸리고 한중 양국 은행에 수수료를 지급해야 했다. 외환 세금도 부과됐다. 이걸 비트코인으로 해결하니 30분이면 위안화를 원화로 송금할 수 있더라. 비트코인의 속성과 잠재력에 매력을 느껴서 원래 하던 일을 다른 분께 넘기고 본격적으로 비트코인 업계에 뛰어들었다. 암호화폐 거래소 빗썸에서 자동거래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개발하다가 2017년 9월에 코봇컴퍼니를 창업했다.

코봇컴퍼니의 핵심 기술은 무엇인가. 

거래소 간 암호화폐의 시세가 다르다. 그런데 개인이 365일 24시간 그 추이를 모니터링하기는 굉장히 힘든 일이다. 우리는 최적의 타이밍에 암호화폐를 매매해주는 24시간 자동 거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가격이 낮은 곳에서 사서 비싼 곳에서 팔아줘 수익을 남기는 것이다. 이를 재정거래라고 한다. 현재는 전 세계에서 가장 큰 홍콩선물거래소인 ‘오케이이엑스’와 국내 최대 거래소인 ‘빗썸’ 간 시세 차익을 이용해 수익을 내고 있다. 이를 위해 해외 4대 거래소의 시세를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있다. 또 포스링크라는 코스닥 상장사의 자회사 써트온이 운영하는 신규 거래소인 ‘코인링크’에도 B2B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다. 코인링크 거래소 회원은 무료로 우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수익률은 어느 정도 되나. 

수익률은 해당 거래소의 거래량, 코인별 가격 변동성에 따라 결과가 다르다.

매출은 공개할 수 없나. 

그렇다.

매출이 확 늘기 시작한 시점이 언제인가.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하면서 부터다. 작년 5월부터 지난 6개월간 폭발적으로 매출이 증가했다. 다른 거래소 관계자들도 이렇게 오를 거라고는 예측을 못 했다고 하더라. 매출이 늘고 서비스가 확장되면서, 팀 규모도 늘리려고 생각하고 있다.

현재는 암호 화폐 붐이 일이서 가격도 뛰고 거래소 간 시세 차도 크다. 그러나 시장이 점차 성숙하고 안정기에 들어서면 그 차이는 줄어들 것이라고 본다. 그렇게 되면 코봇컴퍼니의 수익모델이 위험해지는 것 아닌가. 

일견 옳은 소리다. 하지만 당분간은 시세차는 지속되리라 본다. 더 길게 가면 그 차이가 줄어들 수는 있겠지만, 그만큼 시장이 안정화돼서 손실을 볼 확률도 줄어들 것이다. 또 현재는 전 세계에서 제일 큰 거래소인 홍콩선물거래소와 빗썸 간 거래를 다루지만, 시장이 안정된 후 차익이 줄어들면 일본, 필리핀, 베트남 등 다른 국가와도 연계해 수익을 낼 예정이다.

시장의 불안정성 위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최소 3년 이상 이 현상은 지속될 것이다. 다만 우리도 다음 단계를 준비하고는 있다. 구글 딥러닝 엔진을 차용한 차세대 자동 거래 프로그램을 구상 중이다. 이를 비트코인 시세 예측에 적용할 예정이다. 우리는 전세계 10곳 거래소의 암호화폐 시세와 거래량 데이터를 4년간 모아왔다. 그런 회사는 드물다. 데이터 딥러닝을 해 더 좋은 자동화 솔루션 프로그램을 개발할 예정이다. 또 차익이 완전히 사라질 때는 암호화폐 결제 분야로도 진출하고 싶다.

최근 국세청이 국내 최대 거래소의 세무 조사를 펼치기도 하고, 거래소 폐쇄 의지까지 내비쳤다. 코봇컴퍼니에도 악영향을 미칠 사건들인데. 

국내 거래소를 전부 폐쇄하는 건 정부 입장에서도 쉽지 않으리라고 본다. 하지만 최악의 경우에는, 일본과 미국의 거래소와 홍콩선물거래소 간 매매 거래로 방향을 틀 계획이다.

블록체인 기반 비즈니스는 국경이 따로 없다. 필연적으로 글로벌 기업과 경쟁해나가야 할 텐데, 블록체인 분야에서 세계 1등 기업이 되기 위해 필요한 역량은 무엇이라고 보나. 

아직 블록체인이라는 기술을 제대로 활용한 서비스는 나오질 않았다고 본다. 즉 판은 이미 벌어졌는데, 인류의 삶을 바꾸어놓을 하나의 킬러 서비스가 없다는 얘기다. 공유경제 분야는 에어비앤비와 우버가 이 역할을 했다. 이 킬러 플랫폼을 만들어내고 제공할 수 있는 기업이 앞으로 살아남을 수 있으리라고 본다.

현대카드 스튜디오블랙에 입주해 있다. 현대카드 측과의 협업은 이루어진 바가 있나. 

현대카드 정태영 부회장이 이곳을 방문했을 때, 우리 측에서 여러 가지 제안을 했다. 그중 하나가 현대카드가 고객에게 제공하는 포인트를 비트코인으로 대체하자는 것이었다. 비트코인에 대한 기대감을 다들 가지고 있지만, 생각보다 접근성이 떨어진다. 포인트를 비트코인으로 제공하면, 현대카드에 대한 고객 충성도가 더 높아지리라고 생각해 제안한 적이 있다.

국가마다 암호화폐에 대해 화폐 혹은 상품 등 다른 입장을 취하고 있다. 암호화폐를 다루는 기업으로써, 정부가 암호화폐를 어떻게 정의하는 것이 가장 유리한가. 

내가 바라는 건 암호화폐를 법정 화폐로 인정해주는 것이다. 이게 불가능하다면 외환으로 취급해주는 것도 괜찮다. 스위스에서는 외환을 취급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현재 암호화폐가 물, 공기, 책상과 같은 ‘재화’에 불과해 애매한 점이 많다.

규제 측면에서는 정부에게 어떤 기대를 가지고 있나. 

오히려 정부가 규제로 어느 정도 틀을 만들어놓고, 그 안에서 안전하게 서비스하라고 말해주었으면 좋겠다. 현재는 암호화폐 관련 법안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 정확한 법적 테두리를 만들어주고, 세금 문제를 해결해주면 관련 업체들은 오히려 반길 것이다. 정부의 일정 정도의 개입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그런데 현재 암호화폐 거래를 할 때, 매수했다가 매도할 때마다 금액의 10%가 양도세로 부과된다. 이건 우리에게 있어 골치 아픈 문제다. 거래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수수료에 양도세까지 내면 재정거래를 통한 수익을 내기가 어렵다. 그렇게 되면 해외 거래소를 찾을 수밖에 없다. 국내 산업 측면에서도 경쟁력이 약화된다고 본다. 자본이 그만큼 빠져나가는 거니까. 법 테두리를 만들되, 스타트업과 신흥 산업이 죽지 않을 만큼의 규제가 필요하다.

어떤 팀원을 기다리고 있나. 

개발자와 디자이너를 주로 채용 중이다. 가치관 적으로는 ‘행복하기 위해 일하는 사람’과 함께하고 싶다. 현재 블록체인 시장이 다소 불안정한 면이 있지만, 이는 곧 그만큼 경쟁 업체가 많이 생기기도 어려운 것이라는 걸 의미한다. 중견, 대기업이 시장에 들어오는 것을 망설이고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지 않나. 불안함은 곧 기회다. 그런 신념을 가진 팀원을 기다리고 있다.

마지막으로 단기, 중장기 목표를 말씀해달라. 

다양한 거래소와의 협업 관계를 늘리는 것이 최우선이다. 동시에 결제 서비스, 차익 거래 서비스를 크라우드펀딩과 연계하려는 계획을 하고 있다. P2P 금융 상품 위에 우리 서비스를 얹어 새로운 상품을 만드는 거다. 장기적으로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대중적인 플랫폼을 만들고 싶다. 지켜봐 달라.

[허스토리 #11]아이가 편히 갖고 놀 수 있는 ‘우유’장난감을 만드는 회사, 크리에이터스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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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스토리’ 11번째 기업은 아이들이 입에 넣어도 안전하도록 우유와 천연 성분을 활용한 장난감을 만드는 소셜벤처 ‘크리에이터스랩’입니다.

류정하 크레이터스랩 대표는 연간 공급과잉인 우유 현황을 보고 아이디어를 떠올렸다고 합니다. 대학 수업 중 프로토타입을 만들었고, 이를 가지고 소셜벤처경연대회에 나가 부상으로 1천만원의 자본금도 얻습니다. 이 돈을 시작으로 현재는 자본금의 10배가 넘는 매출을 기록중이지요. 중국, 홍콩, 베트남 바이어로부터 반응도 좋아 해외 진출도 계획 중입니다.

크리에이터스랩의 사업은 철저히 린스타트업(lean startup) 전략을 따릅니다. 사업의 본질과 팀원의 흥미 모두를 충족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해 잘 되지 않으면 빠르게 사업을 전환합니다. 또한 크라우드펀딩을 진행해 고객의 반응을 들으며 제품을 수정합니다.

이들의 2018년은 어떻게 펼쳐질까요. 초기 스타트업을 넘어 빠르게 성장 곡선을 그릴 수 있을까요. 류정하 대표, 김영찬 CTO를 만났습니다.

김영찬 CTO, 류정하 대표/크리에이터스랩 (사진=플래텀DB)

사업을 시작한지 1년이 지나고 있습니다. 한창 바쁘시겠어요.

어린이집, 유치원을 대상으로 B2B 제품 영업 및 제품군 확장을 준비하고 있어요. 박람회에서 만난 홍콩, 중국 바이어와 의미있는 얘기가 오가고 있기에 글로벌 진출도 가능하리라 보고요.

대학 수업 프로젝트가 창업으로 이어졌는데요. 

대학에서 ‘가치를 중심으로 운영할 수 있는 사업’을 고민했고 창업학 수업을 같이 수강하던 교우들과 ‘우유’를 매개로 의기투합해 시작했어요. 경력있는 콘텐츠 디렉터, 디자이너도 합류했고요.

아이디어에서 제품이 나오기 까지 어느정도 소요되었나요. 

수업 프로젝트는 프로토타입까지 나와야 했어요. 그래야 모의투자 과정도 거칠 수 있었죠. 그래서 김영찬 CTO와 함께 시제품을 위해 밤새 연구했어요.

우유에 주목한 이유는 뭔가요. 

국내뿐만 아니라 전세계 우유 재고가 많아요. 국내에만 30만톤의 우유 재고가 쌓여 있습니다. 이를 처리할 방법이 딱히 없는 실정이고요. 이를 활용해 모든 아이가 평등하고 안전하게 가지고 놀 수 있는 교구를 만들어보면 어떨까 생각했어요. 일반 우유의 유통기한은 일주일에 불과하지만 분말 형태로 가공하면 식용 가능한 유통기한이 2년으로 늘어난다는 것도 알았고요. 질릴 때까지 직접 먹어가며 개발에 몰두했고 사업의 실마리가 보였습니다.

다만 어린이가 쓰는 제품이기에 주문이 들어오면 그때부터 생산해요. 그 마저도 소량으로 제작 하고 있고요. 클레이는 입에 닿아도 상관은 없지만 아이가 먹을 수도 있기에 식초를 써서 입에 닿는 즉시 불쾌함을 자아내 뱉도록 만들어요.

방부제와 점성제는 ‘100% 천연’이라고 되어 있네요.

저희가 개발한 방부제엔 자몽씨 추출물을 비롯해 다양한 성분이 들어가요. 화학 제품이 아닌 만큼 완벽한 방부제라고 할 순 없지만, 천연성분만이 들어간 상황에선 최선이에요.특허출원을 기다리고 있어 구체적인 성분을 공개할 수는 없지만 자신 있는 부분 중 하나에요. 점성제도 마찬가지입니다. 식용성분으로 만든 점성제는 처음엔 말랑말랑 하다가 24시간이 지나면 단단해져요.

우유 알러지가 있는 어린이도 있을텐데요.

저희 제품의 원료는 모유와 가장 비슷한 알파 S1, S2 등으로 구성된 우유에요. 이를 선택한 이유는 알러지를 최소화하기 위함이에요. 아직까지 사례는 없었지만, 알러지가 있는 아동에겐 사용하지 말아달라는 문구를 명시해뒀습니다.

정식 사업자를 내기 전 크라우드펀딩을 진행했네요.

유아시장에서 무리 없이 운영하기 위해선 많은 의견이 필요해요. 아이와 대중 모두로부터 많은 피드백을 받고 싶어 크라우드펀딩을 했어요. 그 과정에서 우리가 많이 부족하다는 걸 깨달았고요. 그래서 엄마, 교수, 콘텐츠 디렉터 등 50명으로 구성된 자문단을 꾸려 리뉴얼을 거쳐 지난해 8월 재출시 했습니다. 한 종류의 제품에 집중했고, 다음 버전이 출시되어도 이전 버전과 이어지는 형태로 다듬었죠.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1천만원을 모았고, 지난해 매출은 10배 늘었어요. 어떤 노력을 하셨나요.

오프라인 매장 입점 및 B2B 분야를 개척했어요. B2C 측면에서의 홍보마케팅도 열심히 했고요. 고객과 가까워져야 하니까요. 행사를 해보니 주요 타깃인 영유아 외 초등학생, 성인에게서도 반응이 있었어요. 그래서 소비자 의견을 종합해 우유곽 형태의 제품도 출시했어요. 여기엔 재료만 들어 있기에 자유롭게 만들 수 있어요. 기존 키트엔 교육을 위한 아이용/부모용 매뉴얼과 놀이용 블록이 들어있어요. 매뉴얼에는 부모님이 가르치기 쉽게 배경지식과 어떻게 놀면 좋은지 세세히 정리했어요.

크리에이터스랩 홈스쿨링 교구는 기존 제품에 비해 가격이 낮은 편입니다.

저희 목표는 모든 아이가 안전하고 평등하게 놀 수 있도록 하는 거예요. 그래서 최소한으로 가격을 책정했어요. 하지만 누리과정 5가지 영역 모두를 교육할 수 있도록 했어요.

우유 클레이, 화장품 뿐만 아니라 주얼리 사업도 합니다. 

저희는 사업을 브랜드가 아니라 하나의 프로젝트로 상정하고 있어요. 시장 반응을 살펴 가능성이 높으면 발전시키고, 그렇지 않으면 수정합니다. 그게 저희가 배운 스타트업 운영 방식이에요.

우리의 브랜드 가치는 ‘어린이’에게서 창출된다고 볼 수 있어요. 때문에 확장 영역으로 아이와 엄마 모두 쓸 수 있는 화장품을 생각했죠. 화장품은 우리 팀원 모두가 좋아하는 아이템이기도 했고요. 우선 한 가지 제품만 론칭 했는데 반응이 기대 이상으로 좋아요. 기초 라인이 확장되는 대로 베트남으로 진출할 계획입니다. 주얼리는 저희의 사회공헌정책에 기초해서 추진되고 있어요. 판매된 제품의 수익이 유관 단체에 후원 되거든요.

선택과 집중, 시너지 등 측면에서 보면 이것저것 다 한다고 보실 수 있는데요. 저흰 ‘린스타트업’에 기초해 운영하고 있어요.

유형의 제품을 제조하는건 문턱이 높은 도전이에요. 아이디어, 연구, 생산, 완성도 및 시장 반응 체크, 영업 등 신경 써야 할 일이 많을텐데요.

몰랐으니 한거죠. 후회한 적도 있어요. 제품이 나오기까지 R&D과정도 필요하고, 이를 만들기 위한 공간 및 시설도 절실해요. 출시한 뒤엔 홍보와 마케팅도 게을리 할 수 없고요. 스타트업계에 제조업이 적은 이유를 알겠더라고요. 눈에 보이는 제품을 만들자는 목표가 없었다면 시작하지 않았을 거예요.

주변에 ‘창업하지 말라’고 한다고요.

주변에 창업을 원하는 20대 친구들이 많아요. 사업을 통해 큰 돈을 벌겠다는 생각이 강한 이들도 있죠. 학교 졸업 후 바로 하는 창업은 만류하는 편이에요. 하더라도 사회경험을 쌓은 뒤 하는게 좋다고 보고요. 현장에서 발로 뛰며 일해보니 경력과 연륜이 사업에 어느정도 영향을 미친다는 겁니다. 회사라는 틀 안에서 조금이라도 경험해보고 뛰어들면 더욱 잘 운영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사업으로 돈 버는 과정은 그 자체로 험난해요. 대표라는 무게감도 크고요.

창업 과정에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요.

유.아동 교구 시장 문을 두드릴 때 전국 모든 대학의 유아교육과 교수님들께 메일을 보냈어요. 전문가에게 좋은 제품으로 인정받으면 수월하게 운영할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에요. 그렇게 보낸 수천 통의 메일 중 한 건의 답변이 왔어요. 한 교수님께서 ‘자신은 이 분야의 전문이 아니니 다른 전문가를 소개해주겠다’고 하시더라고요. 그 분을 통해 만난 교수님이 업계의 오피니언 리더였어요. 이 분을 통해 전국 유치원 네트워크를 마주할 수 있었어요. 감사할 따름입니다.

아이템으로 승부해야 한다는 소신이 있는데요

저흰 영리적 이익을 취하지만 사회적 가치를 잃지 않는 소셜벤처를 지향해요. 단순히 우리 제품을 발달장애아가 만들었기 때문에 사는 게 아니라 제품이 우선이고 그 다음에 배경을 보는게 맞다고 봐요. 제품 자체로 빛을 내는 회사를 만들자는 사명감으로 운영하고 있어요.

사실 사회적기업은 모든 기업이 추구해야 하는 모델이에요. 전세계적으로도 ‘사회적 기업’을 지원하는 국가는 우리나라밖에 없어요. 정부지원에 기대어 배고픈게 당연하다는 인식은 지양했으면 해요. 제품력으로 승부하는 기업이 많아졌으면 해요.

2018년이 시작되었어요. 올해 개인적 목표와 회사의 목표가 있다면요.

학업과 사업을 병행해야 해요. 카이스트에서 사회적기업 MBA 과정을 들어요. 회사에선 제품개발을 비롯해 브랜딩, 마케팅을 더 신경쓰려고 하고요. 잠에서 깬 순간부터 잠이 들때까지 계속 ‘다음’을 생각해요. 생각하는 것 모두 잘 됐으면 해요.

[2018년을 빛낼 스타트업 ①] 블록체인 기술로 중계 은행 거치지 않는 해외 송금 시스템 구축, ‘모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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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텀, 셀레브 그리고 8개의 창업 지원 기관이 ‘2018년을 빛낼 스타트업’을 8곳을 선정하였습니다. 올 한 해 동안 플래텀은 인터뷰 기사로, 셀레브는 인터뷰 영상으로 이들의 활약상을 소개할 예정입니다.


‘소액해외송금’ 시장은 작년 하반기부터 그 경쟁이 치열해졌다. 본래 해외송금은 은행만이 독점하고 있는 업무였는데, 작년 7월 정부가 일반 기업에도 그 문을 열어줬기 때문이다. 자기자본 20억 원, 전산 설비, 외환 전문인력, 외환 전산망 등 일정 조건을 갖춘 기업은 소액 해외 송금업 라이선스를 취득한 후, 서비스를 운영할 수 있게 됐다.

모인(MOIN) 이 흐름을 읽고 해외송금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핀테크 스타트업이다. 이들은 해외송금 라이선스를 획득하고, 잠시 멈추었던 서비스를 오는 2월 1일 재개한다. 서일석 대표는 삼성전자 선임 연구원, 소프트뱅크벤처스 심사역, 퓨처플레이 투자 총괄을 거쳐 2016년 3월, 모인을 창업했다.

모인 서일석 대표

모인(MOIN) 개요 
업종해외 송금 서비스 '모인'
강점1. 은행 대비 최대 80% 저렴한 수수료
2. 빠른 송금 시간 (일본 최소 24시간, 중국 최소 2시간)
3. 온라인으로 언제 어디서든 송금
4. 블록체인 기반의 보안 시스템
5. 다년 간의 벤처투자계 경험을 거친 창업가
서비스 진출 국가일본, 중국
누적 투자 규모23.5억 원 이상
주요 이슈 
2017-12비에이파트너스 외 5, 20억 원 투자 유치
2016-07디캠프(은행권청년창업재단) 외 3, 5억 원 투자 유치
2016-12일본에 이어 중국 송금 서비스 개시
2016-04투자기관 비공개, 투자금액 비공개 투자 유치
2016-03투자기관 비공개, 투자금액 비공개 투자 유치
2016-03모인 창업

■ 블록체인 기술로 중계 은행 거치지 않는 송금 시스템 구축 

-해외 유학 생활 때의 경험이 창업에 영향을 미쳤다고 들었다.

10년 전 해외에서 석사 생활을 하면서 돈을 받기도, 보내보기도 했다. 그 과정에서 시간과 돈이 많이 들었고, 받는 입장에서는 돈이 언제 도착할는지도 알 수 없었다. 한 번은 부모님이 수취 은행 코드를 잘못 기재하신 적이 있는데, 한참 뒤에야 돈이 도착해 어려움을 겪었다. 그런데 10년이 지난 후에도 큰 변화가 없더라. 민감한 돈을 다루는 금융 서비스가 이렇게 비효율적, 비합리적으로 운영되다니. IT 업계 종사자로서 이해하기가 어려웠고, 이 업에 뛰어들게 됐다.

-얼마나 저렴하고, 얼마나 빠른가.

기존 은행 대비 최소 50%에서 최대 80%까지 저렴하다. 일본, 중국에 40~60만 원의 소액을 송금할 경우 수수료는 1만 원 이하다. 그 이상의 금액은 1.5~2% 정도 수수료를 부과한다. 기간은 국가별 차이가 있지만, 최소 2시간에서 최대 이틀 내라고 보면 된다.

-이렇게 할 수 있는 이유는 뭔가.

기존에는 해외 송금 시 국제은행 간 통신협회인 ‘스위프트(SWIFT)’망을 거쳐야만 자금이 이동할 수 있었다. 이 때 사용자로부터 국내 은행, 해외 은행, 중계 은행을 거치면서 전신료와 각종 수수료가 발생하게 된다. 물론 속도도 느려진다. 그러나 우리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중계은행을 거치지 않고 해외 송금을 하고 있다. 원화를 암호 화폐로 치환해서 해외 거래소로 보낸 후, 다시 현지 화폐로 바꾸는 방식이다.

-암호 화폐의 경우 가격 변동성이 큰데, 안정적인 송금이 가능한가.

변동 폭이 큰 시기에는 암호 화폐가 아니라 이미 보유하고 있던 외화를 사용하거나, 실물 현금 거래를 하거나, 여러 건을 묶어 돈을 한 번에 보낸다. 무조건  암호 화폐 거래를 하는 건 아니다. 매 순간 가장 빠르고 저렴한 최적의 방식을 계산해내서 송금 거래에 적용한다. 송금 메커니즘은 기업마다 여러가지로 설계하고 선택할 수 있다. 이 업에서 가장 중요한 능력 중 하나가 바로 이 송금 알고리즘을 최적화, 시스템화하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를 계속 고도화하는 과정에서 우리만의 경쟁력이 생긴다.

-주요 타깃 고객은 누구인가.

유학생과 외국인 근로자들이다. 특히 중국의 경우, 개인 송금 부분에서는 압도적으로 거래량이 많다. 작년 말 기준으로 미국을 제치고 중국 송금량이 1위로 치고 올라왔다. 해외 송금이 은행에서만 가능했을 때는, 음성적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았다. 대림동 부근을 중심으로 환전 업체들이 송금 업무를 대행하기도 했다. 은행 수수료가 너무 비쌌기 때문이다. 이처럼 법의 테두리를 벗어나 있는 음지의 시장을 양성화하며 시장을 키워나가는 게 목표다.

■ 국내 글로벌 송금 기업 첫 세대… ‘은행만 안전’ 고정관념 깨는 것이 가장 큰 과제 

-국내에는 해외 송금서비스만을 전문으로 하는 기업이 드물었다. 여러모로 몸으로 부딪혀가며 개척해나가는 부분이 많을 것 같은데.

작년 7월 외환 거래법이 개정되면서 처음으로 열린 시장이기 때문에, 아직 시장 자체가 굉장히 초기 수준이다. 미국에는 이미 150년 전통의 웨스턴 유니언(Western Union)같은 글로벌 송금 전문사(이하 MTO, Money Transfer Operator)가 있다. 이들을 송금업 1세대라고 한다면, 2천 년 대 초반 온라인을 기반으로 2세대 MTO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우리와 같은 모바일,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회사들은 3세대에 속한다. 다른 국가에 비해 우리나라는 이제 시작하는 단계다. 참고 사례나 롤모델이 없어서 특별히 어려운 부분은 없다. 다만 법 개정 초기 단계다 보니, 아직 송금 한도 등이 은행과 동일한 수준은 아니다. 이런 부분이 개선되었으면 한다.

-가장 큰 도전 과제가 있다면?

은행도 따지고 보면 사기업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국민이 은행에 가지고 있는 신뢰도는 굉장히 높다. 해외에서는 이처럼 신뢰도가 높진 않다. 결국 은행 외 기업을 통해 해외 송금을 하면 안전하지 않다’는 고정 관념을 깨는 것이 가장 어려운 부분이다. 우리 이외에도 좋은 플레이어들이 많이 나와서, 인식을 개선해나가는 게 중요할 것 같다.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 은행들도 저렴한 수수료를 내세우며 해외 송금 업무를 시작했다. 모인의 경쟁력은 무엇인가.

기존 은행 대비 인터넷 은행이 낮은 수수료를 제시하고 있지만, 카카오뱅크는 결국 은행이다. 은행은 낮출 수 있는 수수료에 한계가 있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기존 은행과 해외 송금 방식이 크게 다르지 않다. 이들은 씨티은행이 재공하는 스위프트 망을 활용한다.  그렇기 때문에 별도의 환전 수수료, 해외 수취 수수료를 별도로 내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 모인을 사용하면 1.5%로 수수료 외에 추가 금액이 없다. 또 유학생들이 많이 사용하는 일본 우체국 은행의 경우, 스위프트 망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은행을 통한 송금이 불가능하다.

은행에게 해외 송금은 주요 수익원이 아닌 부가서비스에 불과하다. 송금업만을 전문으로 하는 기업과는 고민의 깊이와 정도가 다를 것이라 본다. 은행을 경쟁사라기보다는 협업 대상으로 보고 있다. 현재는 이들이 스위프트 망을 사용하고 있지만, 모인 네트워크를 활용하면 고객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 국내 해외 송금 시장의 5% 점유하는 것이 목표 

-모인은 해외 송금업만을 할 예정인가. 다른 서비스 확장 계획은 없나.

해외 송금 시장에서 자리를 잘 잡는 데에도 몇 년이 걸릴 것 같다. 송금 이후에는 결제로 범위를 넓혀나가고자 한다. 국내외 커머스 관련 유니콘 기업들이 가장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이 해외 송금, 결제 분야다. 직구족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이 문제를 잘 해결할 수 있는 기업의 가치가 어마어마하게 올라갈 거라고 본다. 내부적으로 블록체인을 활용한 프로젝트들도 여러 개 기획하고 있다. 송금 기록을 위변조되지 않도록 블록체인 위에 올려서 관리하는 것이 핵심이다.

-해외 진출 계획은?

유럽에서는 영국이 해외 송금업의 허브다. 브렉시트 이전에는 유럽 외환 거래의 80~90%가 런던 시장에서 발생했다. 그렇기 때문에 영국에서 시작한 송금 기업들이 유럽 전 지역을 점유하고 있다. 반면 아시아의 경우 개인 송금 시장 규모가 500조~650조 정도인데 아직 독보적인 플레이어가 없다. 큰 시장인 일본에서 몇 개의 큰 회사가 나왔지만, 서비스 측면에서는 아직 개선할 여지가 많다. 현재 우리는 일본, 중국이 주요 시장이지만 향후 베트남, 인도, 인도네시아, 싱가폴, 홍콩, 태국 등을 공략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모인의 단기, 중장기 목표를 말씀해달라.

모인은 기본적으로 소비자들이 금융 활동을 하며 겪는 어려움을 해결해주기 위해 설립된 회사다. 그 중 발견한 문제점 중 하나가 해외 송금이었다. 단기적으로는 이 시장의 5%를 점유하는 것이 목표다. 장기적으로는 아시아의 페이팔이 되고 싶다. 페이팔도 처음에는 송금 서비스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글로벌 결제 네트워크로 성장했다. 아시아권 문화와 경제 상황에 맞는 송금, 결제 서비스를 만들어가는 데 주력하겠다.

[2018 유망 스타트업 선정 이유]

■ 현대카드 핀베타 이채영 대리: 지난해 7월 외환 거래법이 개정되고, 암호화폐 열풍이 불면서 해외 송금업에 대한 업계의 관심이 높아졌다. 일본과 중국으로 송금 서비스를 제공하며 분기별로 전기대비 평균 138%씩 성장한 모인은 개정된 외국환 거래법에 따른 해외송금 라이선스를 준비 중이다. 모인은 지난해 말 캡스톤파트너스 등 주요 VC에서 20억 원의 투자를 유치하며 그 성장성을 입증했다.

[허스토리 #12] 유기견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소셜벤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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갖가지 이유로 펫 시장은 성장하고 있습니다. 현재 2조 원대로 추정되며, 2020년에는 6조 원 규모가 될거라 업계에서 관측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급속도로 커나가는 시장이지만, 유기견도 해마다 늘고 있습니다. 작년 한해에만 약 9만 마리가 길에 버려졌습니다. 동물보호센터에 맡겨져 일정 기간 동안 새 주인을 만나지 못한 개들은 안락사를 당합니다. 생명이 버려지는 것입니다.

유기견이 발생하는 원인엔 여러가지가 있지만, ‘충분한 준비와 교육이 부재한 상황에서 반려견을 들인 후 큰 비용의 진료비 등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유기를 하는 사례가 많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는 소셜벤처가 있습니다. 비마이펫은 경력있는 도그 브리더(breeder, 동물 전문 사육사)와 건강한 반려견을 대중에 알리는 미디어 성격의 기업입니다. 이를 위해 전국 각지를 다니며 취재합니다. 반려견을 입양하기 전 충분한 사전 지식을 채워주고, 공장이 아닌 전문 견사에서 제대로 자란 건강한 강아지와 인간이 오래도록 공존하길 바라는 마음에서라고 합니다.

‘올바른 입양 문화를 정착시켜 동물과 사람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성현민 비마이펫 대표를 만났습니다.

성현민 비마이펫 대표/사진=플래텀 DB 

공학도출신 창업자인데요. 

학교에선 에너지를 전공했어요. 친환경에너지 산업이 잘 조성돼 있는 덴마크에 교환학생으로 갔다가 창업을 꿈꾸게 됐습니다. 정확하겐 ‘행복’이란 무엇인지 생각해보다 제가 좋아하는 분야에 몸 담아야 겠다 싶어 직접 이 분야를 개척하게 된 거죠.

행복을 찾다가 창업을 하게 됐다는 게 이색적이네요.

1년 간 덴마크에서 지낼 때에요. 저와 친하게 지낸 동네 아주머니 한 분이 계셨어요. 그분은 음식을 좋아하는데, 슈퍼마켓을 운영하니 음식을 매일 볼 수 있어서 행복하다고 하시더라고요. 그 때 아끼는 분야에 몸 담으면 그 자체로도 행복하다는 걸 알았어요. 저 또한 마음 한 켠에 늘 반려동물을 생각했고, 반려동물을 위한 사업가가 되기로 결심했습니다. 배울 게 많지만 재밌어요.

그렇게 사업을 시작했고, 브리더 문화를 알리기 위한 방편으로 콘텐츠를 선택했는데요. 

올바른 입양문화를 정착하기 위해 책임감 있는 브리더로부터 입양 받는 문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브리더 문화를 알리고 대중과 소통하는 콘텐츠가 필요했죠. 반려견 커뮤니티, 애견연맹, 애견협회, 농림축산부 공시자료 및 브리더 블로그 등에서 데이터를 모아요. 펫샵 등 브리더로 보기 어려운 곳을 제외하는 가공 작업을 하구요. 이를 토대로 브리더에게 직접 연락 드립니다.

유기건 문제와 불법 번식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브리더 지도’프로젝트도 진행했죠. 

네. 반려동물을 ‘동물’이 아닌 ‘가족’으로 인식하는 사회적 문화를 만들고 싶었거든요. 브리더와의 인터뷰, 크라우드펀딩을 통한 브리더 맵 제작 모두 건강한 아이를 입양하자는 취지에서 시작했습니다. 다행히 높은 관심을 보여주셨어요. 크라우드펀딩은 목표 금액을 초과 달성했습니다.

브리더는 어떻게 만나고 있나요.

처음에는 인터넷 검색을 통해 만났습니다. 지금은 브리더와 네트워크가 생겨 소개를 받고 있어요. 도그쇼나 펫쇼에 방문하거나 부스로 참가해 만나기도 하죠. 얘기가 잘 되면 양평, 전북, 경북 등 전국 각지에 있는 견사를 직접 방문해 인터뷰 하고 있습니다. 방문이 불가피한 경우 서면으로 인터뷰를 진행합니다.

브리더를 만나기 위해 전국 각지를 다니고 있는데요. 비마이펫이 보는 좋은 브리더의 조건은 뭔가요.

적게는 10년, 보통 15년 이상 해야 오래 했다고 인정 받아요. 다만 오래 했다는 것만으로 좋은 브리더라고 하지 않아요. 우수한 외래 품종이라고 속여 파는 곳도 있고, 강아지 공장처럼 운영하는 곳도 많거든요. 원칙과 철학이 있는 분만 저희 브리더로 인정 하고 있어요. 직접 가서 상태와 견사 환경 모두 꼼꼼하게 봅니다.

이러한 문화를 확산시키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반려견과 지낸다는 건 많은 돈과 시간이 필요함을 의미합니다. 특히 아프면 사람처럼 큰 돈이 들어요. 그 이유로 유기되는 사례가 많구요. 저희는 유기견 발생 비율을 줄이고 싶었습니다. 그러기 위해선 강아지 공장이 아닌, 제대로 된 ‘브리더’로부터 배출된 강아지를 입양하는 문화가 우선적으로 정착되는 게 좋다고  봤고요.

흔히 ‘펫샵’ 출신 강아지 중엔 선천적으로 아픈 경우가 많습니다. 제대로 환경이 갖추어지지 않은 강아지 공장에서 태어나기 때문인데요. 빠르게는 이틀, 혹은 2~3주 내 죽는 경우가 많아요. 아픈 일도 부지기수고요. 좋은 브리더는 건강한 강아지를 위해 유전학도 공부하며 정성껏 돌봅니다. 그렇게 양육되고 길러진 강아지를 입양하면 최소한 건강 문제가 발생하는 비율이 적어지겠죠. 궁극적으론 유기견도 줄어들 거구요.

저도 이 직업을 잘 몰랐어요. 관심을 가지고 공부하니 이 일이 미국에선 전문적으로 인정받는 직업일 정도로 활성화 돼있더라고요. 꾸준히 확산시키고자 합니다.

몇몇 동물단체에서 ‘비마이펫’ 서비스에 우려를 표했는데요.

유기견을 줄이자는 취지의 ‘유기견 입양’ 캠페인이 있어요. 그 주장을 하는 분들이 보기에 비마이펫은 이질적으로 보일거예요. 반려견을 데려올 때 ‘돈’을 주고 데려오자고 하니까요. 그래서 우려를 표하시죠. 그분들 말씀엔 공감해요. 다만 유기 동물을 줄이는 게 우선이 아니라 애초에 유기 동물을 만들지 말자는 게 저희 생각이에요.

예비 입양자가 강아지에 대한 충분한 공부를 하고, 오랜 기간 심사숙고해 입양하는 ‘어려운 입양하는 문화’를 형성해 유기견 문제를 해결하고자 합니다.

사실 유기견 해결에 있어 두 방법론은 알이 먼저냐 닭이 먼저냐의 문제에요. 주장이 평행선을 달리는 중인데, 협업을 통해 상생하고 싶어요.

국내에서 브리더라는 인식이 정착되기엔 꽤 오랜 시간이 걸릴 듯 합니다.

경력 2,30년 된 브리더를 만날 때 올바른 입양 문화 정착에 물어보곤 해요. 그럴 때마다 ‘안 바뀔 것’이라는 말 참 많이 들었어요. 실제로 국내는 반려동물을 배려하자는 인식이 낮은 편입니다. 관련 법이 갖춰진 유럽과 비교할 땐 더욱 한숨이 나오죠. 하지만 많이 바뀌고 있어요. 매스컴에서 강아지 공장의 실태가 방송됐고, 펫샵에서 데려온 반려동물을 잃어 본 경험자는 다시는 펫샵을 찾지 않고 있어요. 저희는 브리더를 아는 이들을 서서히 늘려가야 한다는 목표로 진행 중이에요. 지속적인 홍보와 관심을 갖고 진행한다면 단축될 수 있겠죠.

수익 부분을 생각 안 할 수 없을텐데요. 

비마이펫은 투명한 정보를 제공하는 플랫폼이 되는 게 목표에요. 정직한 정보를 토대로 예비 견주가 심사 숙고해 반려견을 입양하는 문화를 만드는 거죠. 브리더에게 수수료를 받으면 객관성을 잃을 수 있다고 우려가 들었어요. 그래서 입양자 및 견주에게 중개수수료를 받을 계획은 없습니다.

대신에 우리는 커머스 몰에서 매출을 발생시키고 있어요. 간단한 간식부터 약품 등 유럽산 프리미엄 제품을 추천, 판매하고 있어요. 개인적으로 15살 된 노견을 키우며 많은 제품을 사용해보기도 했고 공부도 했어요. 베타 서비스 중인데도 매출이 꽤 나고 있어요. 고객 만족도도 높구요. 앞으론 업체와 직접 제휴해 독점판매 하는 등 품목을 늘릴 계획이에요.

이커머스의 경우, 품목 큐레이션과 품질 관리가 중요할텐데요.

제가 담당하고 있어요. 제품을 사용하기 전 공부해서 제 반려견에게 사용해보고 좋았던 것만 소개하죠. 사료, 영양제, 간식 외 안약 같은 기본적인 의약품도 필요한데요. 수의학 박사 과정에 계신 분이 자문해주신 것으로 선별해 판매하고 있어요. 기업 규모가 커지면 분야 전문가를 모셔 운영할 계획입니다.

재결제율도 꽤 높다고요. 뭘 많이 사나요.

비율로 따지면 신규 고객이 더 많지만 재방문해 구매하는 고정 고객도 많아요. 재구매 고객은 영양제를 사는 경향이 높아요.

1인 기업인데 힘드신 건 없나요.

기본적으론 1인 기업이라 저 혼자 나와서 일하고요. 주변에서 도와주는 분들이 계십니다. 인터뷰를 진행할 땐 파트타임으로 도와주는 분이 계세요. 이외에도 동물 애호가 작가, 일러스트레이터 등이 계신데 이분들과는 원격으로 협업하고 있습니다.

C/S도 도맡아 하시겠네요.

예전에 콜센터에서 아르바이트를 했습니다. 그 때 고객 응대를 하며 구매 취소를 원하는 고객을 설득해 구매 유도를 했던 게 지금 많은 도움이 돼요.

덧붙이자면 모르는 사람에게 홍보하는 것, 영업 모두 어렵습니다. 다만 이 또한 덴마크에서 미리 경험했던 게 도움이 됐어요. 덴마크에선 한국이라는 나라 자체를 모르는 사람이 태반이었거든요. 그들에게 저와 국가를 소개했던 모든 일이 복합적으로 지금 도움이 됩니다.

브랜딩 계획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비마이펫엔 큰 꼭지가 2개 있어요. 브리더와 프리미엄 입니다. 브리더로부터 좋은 아이를 입양하고, 프리미엄 제품으로 반려견에게 최고의 혜택을 주는 거죠. 이를 ‘커뮤니티’ 성격으로 풀어가려고 해요.

반려견 간식&악세서리 만들기 행사를 한다든가, 미국에서 유행중인 ‘도가’(doga; Dog+Yoga의 합성어, 개와 함께 하는 요가) 도 진행하며 커뮤니티를 통한 행복한 반려견 문화를 확산시킬 생각이에요. 또한 영상 콘텐츠도 같이 제작해 저희를 알리고 싶어요.

모든 기업이 스승이라고요.

비마이펫이 벤치마크하려는 건 모든 기업이에요. 어깨 너머라도 배우려고 노력 중이에요. 누군가 전화를 할 때, 회의할 때 의도치 않게 보고 듣게 되잖아요. 그럴때 하나하나 터득하고 있어요. 첫 걸음마를 뗀 아기들이 어른들을 보면 다 따라하듯 말이죠. 이와 동시에 방향을 확실히 하며 성장하려고 해요.

올해 계획 및 사업 각오를 들려 주세요.

우선 3월 말 정도에 크라우드펀딩의 결과물인 ‘브리더 지도’가 출간될 예정이에요. 이를 4월부터 전국 모든 병원에 구비해 두려고 해요.

심적, 물리적으로 힘들거나 안 좋은 일도 많을거예요. 각오는 돼 있어요. 지금처럼 떳떳하게 하면 어느새 우리 사회에 ‘브리더’라는 인식이 자리잡게 되지 않을까요. 나비효과를 믿으며 즐겁게 운영 해보겠습니다.


김정호 대표 “진짜 부자는 소비습관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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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실행력이다. 아이템과 자금보다 우선시된다. 우린 그걸 ‘몸싸움’이라고 표현한다. 창업은 순항미사일과 같다. 상황이나 환경에 따라 목표지점이 계속 바뀐다. 그때 몸싸움을 잘 하는 곳이 결국 이긴다.”

17일 열린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프라이머의 12기 데모데이서 키노트 연사로 나선 김정호 베어베터 대표는 창업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을 실행력이라 강조했다.

김 대표는 1999년 이해진 전 네이버 이사회 의장과 함께 네이버를 설립한 창립멤버다. 이후 NHN 한게임 대표와 NHN 차이나 대표 등을 지냈으며, 2012년 발달장애인 고용 사회적기업 베어베터를 창업했다. 아울러 김 대표는 카카오와 블루홀을 비롯해 퓨처스트림네트웍스, 넵튠, 케이큐브벤처스 등에 출자한 투자자이기도 하다.

김 대표는 “사업이나 일의 목표는 언제든 바뀔 수 있다. 정확하게 궤도 수정을 하고, 시장에 맞춰 스스로를 변신시켜 적응시키는 능력이 중요하다. 성과를 내고 성공을 하려면 맞딱뜨리는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고 그때그때 빠르게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하 김 대표의 강연 내용 및 질의응답.

김정호 대표 / 베어베터 (사진=플래텀DB)

흙수저, 20년 간 다이아몬드 수저를 갈아 만들다.

축구팀 멤버로 비유하자면, 나는 메시나 호날두는 아니다. 그저 오랫동안 팀에서 주전으로 뛴 선수정도일 뿐이다. 공부를 많이 하지도 않았다. 그 정도되는 사람이 하는 이야기라 생각해 달라.

나는 고려대학교 경영대 85학번이다. 졸업후 삼성에 입사해 만 9년하고 하루를 근무했다. 삼성에선 PC통신 유니텔 서비스 담당 과장을 했다(김대표는 유니텔의 과금 체계를 만든 장본인이다). 그러다 네이버를 창업하며 퇴사했다. 네이버는 1999년 6월 2일 서초세무소에 내가 가서 사업자 등록을 했다.

네이버 초기 멤버는 8명, 자본금 5억원으로 시작했다. 5억 중 30%는 삼성이 현물출자를 한거다. 네이버라는 브랜드를 주는 댓가였다. 나머지 3억 5천만 원을 8명이서 각출해서 조달했다.

초기 네이버에서 1500만 원을 투자했고, 이후 구주매입으로 3천만 원, 유상증자에 5천만 원 등 총 1억 원 정도를 네이버에 투자했다. 당시 내가 가진 지분은 약 5%. 2009년 네이버를 그만두며 주식을 정리하니 400억 원 정도 벌게됐다. 세금으로만 100억 원을 냈다.

네이버 이후 개인으로 여러 기업에 100억 원 정도를 투자했다. 결론부터 말해 1000억 원 정도 벌었다. 운이 좋았다. 제일 처음 투자한 회사가 카카오였고 두 번째 투자한 회사가 코스닥에 상장된 퓨처스트림네트웍스다. 그리고 배틀그라운드로 잘 알려진 블루홀과 카카오 투자 전문 자회사 케이큐브벤처스(ICT 및 SW 분야 초기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벤처캐피털이다. 주요 포트폴리오로는 프로그램스(왓챠플레이), 두나무(카카오스탁, 업비트), 넵튠, 루닛, 한국신용데이터 등이 있다.) 1호 펀드에 출자를 했다.

이후 2012년 사비 30억 원을 투자해 베어베터라는 회사를 창업해 임금없는 대표 역할을 하고있다. 현재 경제적 자유와 시간의 여유를 즐기며 살고있다.

나는 집안이 넉넉치 않은 흙수저였다. 9년 간 삼성을 다니면서 1억 1천만 원을 벌었고, 20년 전에 그 돈을 네이버에 투자한 것이 계기가 되어 금수저를 넘어 다이아몬드 수저가 되었다.

“젊을 때 놀지마라” 창업을 생각하는 20대에게 하는 조언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후배를 만나면 ‘젊을 때 놀지마라’는 말을 종종한다. 한 살이라도 어릴 때 일을 많이 해보라는 거다. 젊음을 의미없게 보내는 사람들이 있다. 나는 23살에 삼성에 들어가 33살에 과장 3년차였다. 나름 잘 나갔다. 개인자산은 1억 원 정도가 있었고. 난 그때 IT경험이 충만한 상태였다. 유니텔이라는 회사를 론칭하고 운영까지 맡았으니까. 인적 네트워크도 좋았고. 만약에 내가 즐기는 인생을 선택을 했었다면 지금처럼 되지는 못 했을거다.

스타크래프트를 예로 들어보자. 게임이 시작되었는데, 5분 놀고 있다면 게임을 이길 수 있겠나. 그때 상대방은 열심히 자원을 캐고 있을 것 아닌가. 5분 정도 노는 건 상대방을 이긴 다음에 느긋하게 해도 된다. 시작단계에서 놀면 회복할 수 없다. 20대 때 1년은 50대의 8년과 같다고 생각한다. 학습능력은 10년에 반씩 줄어든다. 처음, 시작 때 기회를 놓치면 회복하는 게 어렵다. 한 달이라도 젊었을 때 일을 해보고 경험하길 조언한다.

진짜 부자는 소비습관이 없다. 

내 카카오톡 친구들의 자산규모는 20조 쯤 된다. 이들의 공통점은 ‘소비하는 버릇이 없다는 것’이다. 소비습관이 있는 사람은 자본을 모으지 못 한다. 창업은 아이템도 다르고, 하는 상황도 다르고, 창업자의 능력도 각양각색으로 다르다. 하지만 공통점이 하나 있다. 시간을 허투루 쓴 창업자, 소비습관으로 인해 자금을 모으지 못 한 창업자는 그렇지 않은 사람과 길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보편화 할 수는 없지만 내 경험에 근거하면 그렇다.

나는 극단적으로 산 사람이다. 삼성에서 9년간 있으면서 받은 월급 100%를 모두 적금에 넣었다. 생활자금은 일을 열심히 해 받은 보너스로 충당했다. 해외출장을 가면 출장비를 아꼈고, 야근 교통비를 모아서 살았다. 스스로에게 답답할 때도 있었지만, 그렇게 모은 돈이 없었다면 네이버와 카카오에 투자자와 주주로 참여할 수 없었을거다. 좋은 기회가 와도 자금이 없으면 할 수 없다.

네이버는 두 번의 부도 위기가 있었다. 

일견 네이버는 승승장구 한 것 같지만, 두 번의 부도 위기가 있었다. 직원 월급을 줄 수 없는 상황이 두 번 있었던 거다. 지금 돌이켜보면 구성원 모두가 애절하고 처절했다. 네이버나 한게임 멤버들 대다수는 나랑 집안 상황이 같았다. 집에서 물려받을 것도 없었고,  유복한 환경이 아니었다. 어렵던 시절 자신들이 5~10년 간 모은 자금을 비롯해 지인, 친척을 설득해 회사에 투자하게 했다. 명절때 회자되는 ‘집안 말아먹은 친척’이 될 수도 있었다. 임직원 모두 그게 싫었기에 결사적으로 해서 버텼다.

마찬가지로 창업은 아무리 미화해도 고생길이다. 많이 고생하시고 결사적으로 하시라. 그걸 넘어 이 자리에 모인 창업자의 자산이 200조 쯤 되길 바란다.

(이하 김정호 대표와의 일문일답)

김정호 대표 / 베어베터 (사진=플래텀DB)

창업 전 9년 간 모은 전재산을 네이버에 투자했다. 두려움은 없었나. 그리고 실패할 때를 대비한 플랜B가 있었다면. 

나는 삼성에서 나름 잘 나갔다. 특진을 두 번 해 입사 6년 만에 과장을 달았다. 9년 간 받은 27번 인사평가에서 17번 이상 A를 받았다. 사장상 4번, 회장상 후보에도 올랐다. 그런 내가 창업을 해서 나간다고 하니 회사측에서 말리더라. 가만있으면 임원을 할 수 있는데 왜 나가냐고. 결국 나왔지만 나 역시 공포감이 컸다.

그만둔 이유는 당시 모아놓은 1억 1천만 원을 가지고 하계역 앞 전세를 알아보러 갔는데 4천만이 부족해 못 얻었다. 아무리 기업에서 인정받고 월급을 극단적으로 모아도 아파트 전세 하나 얻을 수 없다는 것을 그때 알았다. 유치한 생각이겠지만, 내가 이것 밖에 안 되나 싶었고, 직장 생활은 답이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퇴사를 안 하고 10년을 더 다녀도 전세정도밖에 못 벌겠다 싶었고, 인생 뭐 있나 싶어 실행했다.

플랜B는 생맥주집을 여는 거였다. 지금이야 액셀러레이터나 인큐베이터 등 사회적 인프라가 있지만 20년 전 IT사업에서 망하면 끝이었다. 네이버 초창기는 인터넷 버블 시대도 아니었기에 투자도 용의치 않았다. 그래서 망하면 생맥주집을 열려고 했다. 대학시절 생맥주집에서 알바를 하며 어떻게 돌아가는지 안 것이 근거였다.

창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보나.

아이템과 자금도 중요하지만 가장 우선순위는 ‘실행력’이라고 본다. 창업은 순항미사일과 같다. 상황이나 환경에 따라 목표지점이 계속 바뀐다. 정부의 규제도 생길 수 있다. 그때 ‘몸싸움’을 잘 하는 곳이 이긴다.

멋진 기획을 통해 목표를 정했다해도 실제로 일을 하다보면 정 반대로도 갈 수 있다. 그때 정확하게 궤도 수정을 하고 시장에 맞춰 변화하고 적응하는 실행력이 중요하다. 일이나 사업이나 처음에 기획을 멋지게 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성과와 성공을 하려면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고 빠르게 대응하고 변신하고 적응해야 한다.

회사를 운영할 때 전략은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전략을 잘 짜는 것과 실제 돈을 버는 건 다른 이야기다. 돈을 벌기까지 기다려야하는 지루한 기간이 있기 마련이다. 네이버는 2001년에 유료화를 시작했지만 돈을 벌기 시작한 것은 2005년 부터다. 5년 가까이를 버텨야 했던거다. 그 사이 우리나라에 있던 130개나되는 검색엔진이 사라졌다. 카카오톡도 마찬가지다. 카카오톡이 등장한 뒤 많은 곳에서 동종 서비스를 만들었다. 무한경쟁 시기가 있었던 거다. 하지만 카카오톡을 제외하고 다 망했다. 심지어 네이버조차도 메신저 서비스를 출시했지만 실패했다. 이후 카카오톡은 시장을 장악했고 10조 회사가 되었다.

그런 현장을 보면 격렬한 몸싸움이 일어난다. 수십 개의 경쟁이 발생하고, 못 이기면 죽는 상황이다. 제대로 실행력을 발휘하려면 실제 체력도 좋아야 맞붙을 수 있다.

아래는 이번 12기 프라이머 데모데이서 IR을 진행한 12개 스타트업.

디어렌즈 / 대표: 윤보람 

디어렌즈는 칼라렌즈 온라인교환권을 판매하는 회사이다. 온라인판매가 금지된 칼라렌즈의 유통비용을 낮추는 한편, 착용 후 교환이 안되던 렌즈를 교환해주고, 안경원에는 칼라렌즈 매출을 만들어준다. 2017년 12월 기준 전국 35개 교환매장, 누적매출 1억 2천만원이며, 2018년도 6월 월매출 1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뉴스픽 / 대표: 이영재 

뉴스픽은 추천 알고리즘 기반 콘텐츠 큐레이션 서비스이다. 뉴스픽은 국내 60여개의 주요 언론 및 매거진사와 제휴를 맺어 콘텐츠 개인화 및 그룹화 알고리즘을 통해 맞춤형 콘텐츠를 30여개의 제휴 채널에 공급하고 있으며,  월평균 240만 사용자가 이용하는 서비스이다.  매출 기준 분기별 200% 성장을 하고 있다.  2018년에는 안드로이드 알림영역을 활용한 콘텐츠 애드 네트워크 플랫폼을 확장 할 예정이며, 또한 자체 앱 서비스를 통해 사업영역을 더욱 확장 할 예정이다.

모두닥 / 대표: 안무혁 

모두닥은 환자에게 치과 실방문자 리뷰를 보여주고 의사에게 광고를 제공하는 회사이다. 실방문자 리뷰를 수집하기 시작한지 세달 만에 1,800여 개의 진료 인증된 리뷰와1만명 가까운 환자 회원을 모았다. 2018년 상반기까지 의사들에게 광고를 수주하여 BEP를 넘기는 것을 목표로 한다.

닥터다이어리 / 대표: 송제윤 

닥터다이어리는 당뇨환자의 혈당관리를 돕는 동명의 모바일 앱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환자들은 혈당관리뿐만 아니라, 당뇨 전문쇼핑몰인 닥다몰을 통하여 당뇨 간식, 의료기기들을 구입할 수 있다. 닥터다이어리의 커뮤니티를 통해 환자들에게 동기부여와 정서적 유대감을 줄 수 있으며, 건강비서를 통해 체계적인 건강관리를 도와준다. 또한, OCR 기술을 통하여 간편하게 혈당을 입력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닥터다이어리는 현재 월매출 5천만원을 달성하였으며, 해외버전 출시를 준비중에 있다.

뒤끝 / 대표: 권오현 

AFI는 게임 개발사에게 별도의 개발이 필요 없는 게임 서버 “뒤끝”을 제공하는 회사이다. 현재  베타 파트너 인디게임 16개를 대상으로 계약 및 SDK를 제공하고 있다. 내년에는 서비스 정식 오픈과 더불어 인디 게임사뿐만 아니라 중견기업을 상대로도 파트너십을 확장할 예정이다.

플러스티브이 / 대표: 조재화 

플러스티브이(PlusTV)는 고객대기공간을 위한 멀티채널 마케팅 플랫폼(디지털사이니지, 모바일)을 제공하는 회사이다. 현재 기아, 르노, 볼보, 현대 등 자동차샵 약 1,000곳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올해는 자동차샵의 디스플레이뿐 아니라 고객관리 및 예약 서비스를 토대로 자동차 샵에 필요한 서비스를 확장 제공할 예정이다.

타타타스튜디오 / 대표: 성진욱 

타타타스튜디오(tathata STUDIO)는 메이커(의류/액세서리/리빙)와 크리에이터(작가/프리랜서)를 타깃으로 한 공유 작업실을 운영하고 있는 회사이다. 메이커와 크리에이터에게 최적화된 사무공간 및 시설 (스튜디오, 쇼룸, 재고 공간 등)을 제공하며, 협업을 위한 내부 커뮤니티뿐만 아니라 외부 협력사를 통해 사업과 창작활동에 필요한 인프라 제공을 목표로 한다. 현재 성수와 을지로에 3호점까지 운영중이며, 30명 내외의 입주원을 보유 하고 있고, 2018년 상반기 입주원 100명을 목표로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페이체크 / 대표: 한규필 

페이체크는 IoT의 핵심인 센서 기술과 모바일기기를 이용하여 매장운영의 효율적인 직원 근태관리, 스케줄, 급여정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2017년에 서비스를 시작하여 현재 30여개의 매장에서 매일 300여명의 직원이 매일 2회이상 사용되고 있으며 식음료 프랜차이즈 본사, 직영점, 가맹점의 다양한 형태의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2018년에는 국내 시장을 주력으로 서비스를 확대하여 매장가입수를 늘이는 동시에 필요한 산업으로도 확장할 계획이다.

크라우드픽 / 대표: 심상우 

크라우드픽은 한국 스톡 사진을 판매하는 플랫폼 서비스이다. 누구나 사진작가가 되어 사진을 판매할 수 있고, 합리적인 가격으로 가장 한국적인 스톡 사진을 구매할 수 있다. 현재까지 3000명의 작가가 크라우드픽에서 활동 중이며, 77,000장의 사진을 판매하고 있다. 향후 더 많은 작가와 사진을 모을 계획이며, 다양한 콘텐츠로의 확장 및 해외에 한국 사진을 알리고 판매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이벤터스 / 대표: 안영학 

위딧소프트는 행사 및 교육시장에 클라우드 서비스들을 제공하고 있다. 맞춤형 행사지원 플랫폼 ‘이벤터스’와 쌍방향 디지털 소통 플랫폼 ‘큐에이’가 핵심 서비스다. 현재 800개가 넘는 행사에서 이용되었으며, 100곳이 넘는 B2B고객들을 확보하고 있다. 서비스 만족도가 높아 재구매율은 80%에 이르고 있다. 올해는 수도권과 부산뿐만 아니라 다른 주요 도시에 판매를 확장하고, 온라인 판매 비중을 80%까지 높인다는 계획이다.

코티에이블 / 대표: 안혜린 

코티에이블은 캠퍼스 지역에서 국내외 대학(원)생들을 대상으로 글로벌 셰어하우스 “에이블하우스”를 운영하는 회사이다. 현재 서울 주요 10개 대학교 근처에서 18채의 ‘에이블하우스’를 운영하고 있으며 영어와 중국어로 외국인 학생들에게 한국 생활의 도우미 역할을 하고 있다. 올해는 서울 지역 내의 서비스 규모 확장과 임대운영 프로그램의 IT 서비스 개발에 더 집중할 예정이다.

자버 / 대표: 이동욱 

자버(Jober)는 스타트업과 소기업의 인사관리를 해주는 SaaS 서비스다. 인사담당자가 없는 회사의 대표나 인사관리에 관한 지식이 없는 직원도 손쉽게 인사관리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 현재 자버는 근로계약서 작성(전자서명), 급여처리(4대보험), 인사정보(정보권한) 관리를 자동으로 처리하는 IT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10월에 서비스를 런칭해 현재는 150개의 무료회원사와 50개의 유료회원사가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다. 2018년에는 급여 자동이체, 인사정보 DB 자동 취합 및 관리, 노무사용 고객관리 서비스 개발에 집중할 계획이다.

프라이머 12기 데모데이 현장 / 사진=플래텀DB

[Startup’s Story #389] ‘허세’와 ‘거품’을 빼고 ‘진짜’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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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마드도넛’은 메디컬케어 마케팅 시장 개척을 표방하는 기업이다. 현재 피부과 데이터 마케팅 솔루션 타겟(target)을 서비스 중이며 메디컬 케어 멤버십 커뮤니티 앱 해빗(havit)을 개발 중(3월 출시 계획)이다. 2030 세대가 메디컬 케어를 자유롭게 누릴 수 있게 하는 것이 목표다.

노마드도넛은 현재 순항 중이다. 핵심 서비스(해빗)에 앞서 론칭한 마케팅 솔루션으로 넉 달 만에 매출 1억 원을 기록하고 있다. 주변을 둘러볼 겨를이 없는 시작단계의 팀이지만 개발자 커뮤니티와 독서모임도 운영 중이다. 스타트업에선 무엇보다도 팀원이 가장 중요하단 생각에 기업문화와 근무환경을 고민한 결과다. 약관의 김민준 대표를 만나 노마드도넛의 시작과 현재까지의 과정을 들어봤다.

김민준 노마드도넛 대표/사진=플래텀 DB

지난해 여름, 헤이스타트업 인터뷰 이후 두 번째 만남이다. 그간 어떻게 지냈나.

우여곡절이 많았다. 당시 사업 아이템을 기획 중이었는데, 운영에 들어간지 얼마 안돼 팀이 무너져 다시 팀빌딩을 했다. 그렇게 의기투합해 모인 팀원들과 넉 달 만에 매출 1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3월, 정식 서비스 출시를 목표로 달려가고 있다.

첫 팀은 왜 와해됐나.  

나 외 두 명의 공동창업자가 있었다. 한 사람은 결혼해 해외로 출국을 해야 했다. 재택근무 형태로 일을 이어가려고 했지만 어려웠다. 또 다른 한 명은 미국인 개발자였는데, 노마드도넛이 주식회사로 전환되니 외국인 세금 이슈가 불거졌다. 그렇게 혼자 남아 심적으로 힘들 때 ‘해체는 창업가라면 누구나 겪는 일’, ‘새로운 판을 짤 수 있는 기회로 삼으라’는 주변의 조언이 힘이 되었다. 그걸 새기며 많은 이를 만나 비전을 공유했다. 그 결과 지금의 팀을 꾸릴 수 있었다.

지금 팀원 얘길 안 할 수 없겠다.

팀이 무너지고 난 뒤, ‘어리고 능력과 경험이 부족한 내가 리더인 곳에 누가 합류할까’라는 생각이 들었고, 내가 면접을 보듯 인터뷰를 진행했다. 주어진 시간 내 나를 소개하며 계획을 말했다. 지금 팀원은 내 계획에 동의하고 합류한 사람들이다. 이전 직장보다 낮은 대우로 말이다. 그런 팀원을 위해서라도 더 잘해야 한다.

노마드도넛 이전 사업 경험이 있다. 모빌리티 플랫폼 회사 ‘콜버스’에서는 팀원으로 있었고. 그 경험이 현재 창업을 하는데 도움이 되었나.

첫 사업(바오바브코리아)을 할 때는 스타트업을 하고 있는지 없는지 감이 없었다. 제대로 된 스타트업을 배우고 싶어 콜버스에 합류했었다. 거기서 서비스 기획, 디자인, 개발, 이로 인한 매출을 내는 것까지 모두 경험했다. 막판엔 서비스를 세세하게 기획하는 과정 속에서 비즈니스 모델을 수치로 계산하는 것과 추진력도 배웠다. 그 경험이 현재 창업의 바탕이 되었다. 또 콜버스는 규제로 인한 이슈가 있었던 기업이기도 했다. 규제와 플랫폼을 복합적으로 경험한 것이 자신감의 근거가 되었다.

노마드도넛이 발견한 사업 가능성은 뭔가. 

의료 산업에는 규제가 많다. 특히 알선, 중개는 엄격히 금지돼 있다. 때문에 마케팅이 중요한 피부과나 성형외과는 버스, 지하철 등 1차원적 광고를 주로 집행한다. 문제는 광고를 해도 소비자가 어떤 경로로 방문했는지 알 수 없다는 거이다. 그래서 병원은 차선책으로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플랫폼에서 광고를 진행 한다. 그런데 페이스북을 제외하고 제대로 된 콘텐츠 성과 측정 결과를 받아 보기 어렵다. 몇 명이 광고를 보고 결제했는지를 알려주지 않는다. 우린 이 점에 주목했다. 온라인 마케팅 결과를 정확히 측정해 성과 공유를 위한 대시보드를 제공하는 채널 ‘타겟’을 만들었다.

‘해빗’을 만들게 된 계기도 비슷하다. 해빗은 한달에 최소 7만원을 내고 서울의 모든 피부과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정기결제 서비스다. 멤버십 형태로 비보험 시술을 보다 저렴하게 받을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유저 입장에서 상담실장을 만나지 않고 주기적으로 피부과를 방문할 수 있도록 한 서비스를 만들고 싶었다. 해빗을 통하면, 시술을 미리 결제하고 방문하니 부담이 없다. 동시에 이미 앱 내에서 병원의 시술 정보와 리뷰를 확인하고 비교한 뒤 방문하기에 합리적이다.

김 대표가 말했듯이 의료 마케팅은 제약이 많은 분야다. 정보 불균형도 크고. 관련 대책이 분명해야 할텐데.

모든 건 의료 규제와 엮인다. 앱 내에서 시술을 결제 하면 알선과 중개로 적발될 수 있다. 또한 모든 병원이 입점한 게 아니어서 특정 병원만 추천하는 건 알선이 아니냐는 보건복지부의 해석도 있었다. 그래서 대형 로펌을 통해 법령 해석을 했고 보건복지부 유권해석이 된 상태로 개발과 디자인에 들어갔다. 출시일을 늦춘 이유도 조금이라도 규제 이슈를 방지하면서 다듬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3월 출시는 정말 뜻 깊다. 모든 법적 분쟁 이슈를 걸러낸 뒤 만든 작업물이 될 거다.

마케팅 솔루션(타겟)으로 4개월 만에 매출 1억을 기록했다. 초기 기업에게 작은 액수가 아니다. 어떻게 가능했나. 

프로덕트를 만들어가던 중 제작한 솔루션으로 결과를 내고있다. 제품 개발과 동시에 영업을 통한 네트워크 확보가 필요하다고 봤다. 조성해 놓은 환경 위에 정식 서비스를 선보이면 성장이 용이하다고 판단한거다. 그 이유로 기업 고객을 위한 마케팅 솔루션을 만들어 세일즈를 시작했다. 예상보다 많은 매출을 기록해 우리도 놀랐다. 이는 팀 동기부여 및 투자 유치의 토대가 됐다.

‘타겟’은 마케팅 효과 유무를 떠나 실제 데이터를 가감없이 광고주에게 전달한다. 그게 초기 사업에서 독으로 작용하진 않을까. 

우린 성과 데이터가 진실되고 도덕적일수록 장기적으로 더 낫다고 본다. 그런 이유로 성과 측정을 정확하게 하되, 앱(채널)안에서 마케팅이 잘될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을 고민 중이다. 마케팅이라는 본연의 의미는 매출로 이어지는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병원과는 박리다매 형식, 즉 공동구매와 비슷한 구조로 거래한다. 병원에서 판매하는 100회 시술권을 100명이 나눠쓰는 방식이라고 보면 된다. 박리다매로 구매됐기 때문에 7만원이면 보톡스, 여드름 고급 시술, 필러 정도가 가능하다. 물론 금액은 병원에 따라 다르다.

해빗 서비스 출시를 앞두고 있다. 개발에서 주안점을 둔 것은 뭐였나.

우선 사용자 환경 개선을 위한 노력을 많이 했다. 지난 11월에 앱은 모두 완성했다. 출시만 남겨놓은 가운데 갤럭시 8, 아이폰X이 출시돼 해상도 이슈가 생겼다. 수려한 느낌이 없었고 불편했다. 개발자와 디자이너를 설득해 바꿨다. 넉 달간 쉬지도 못하고 만든 것을 바꾸자했으니 받아들이기 어려웠을 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두 합심해 다시 만들었다. 현재는 베타서비스를 통해 피드백을 받고 있는데, 만족도가 높다.

동시에 ‘선택과 집중’ 방식으로 영업 중이다. 처음 기획 목표는 전국 모든 피부과를 한 곳에 모으자는 것이었지만, 지금은 서울의 피부과로 좁혔다. 강남구를 시작으로 피부과 영업을 시작해 고객을 확보 범위를 넓히는 중이다.

고객 만족도는 어떻게 판단할 수 있나.

유료 결제 앱엔 다운 받기, 다운로드 후 가입, 결제 등 장애물이 있다. 이를 자연스럽게 넘는 게 관건이다. 다운로드만 받고 앱에 들어가지 않으면 무슨 소용인가. 그러한 것을 해결하기 위해 고민한 결과가 현재 어플이다. 리뷰 수도 늘고 평점도 높아지는 것을 보며 체감하고 있다.

기업 문화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한다고 들었다. 독서모임과 개발자 스터디를 여는 등 내부 프로젝트도 병행 중인데.

스타트업을 경험하며 느낀 것 중 하나가 팀원의 중요성이다. 그 어떤 것보다 우선이다. 초반 매출이 얼마 나지 않는데 코워킹스페이스에 온 것도 좋은 근무환경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내부에서 관련 실험이 진행중이다.

참고로 우리 서비스명(해빗, 타겟)과 회사명(노마드도넛)은 다르다. 기업명엔 기업문화를 담았다. 기업명과 서비스명을 통일하는 추세지만, 똑같이하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기업문화와 근무환경에 대한 원칙을 잊을 것 같았다.

사업 초기 사명과 같은 ‘노마드’식 근무환경이 있었다. 지금도 유지되고 있나.

아니다. 매일 재택근무를 할 수 있었던 것에 비해 지금은 오후 1시까지 출근 후 최소 8시간은 사무실에서 근무해야 한다. 개인적으론 원치 않았지만 기업 운영에서 필요한 일이었다. 각자의 생각 차이를 좁히기 위해선 근무 환경 규정을 두기보다 스스로 따르도록 하는 게 중요했다. 이 때 필요한 건 ‘비전’이었다. 기업을 만든 이유, 문제 해결 및 지향점을 팀원과 항상 얘기했다. 지금은 비전과 문화에 맞춰 조금씩 자리 잡혀가고 있다.

사업에서 ‘허세’를 없애기 위해 노력했다고.

첫 사업 때 언론 인터뷰를 많이 했다. 알려질 수록 공허하고 자괴감이 들었다. 스스로 단단하지 않은데 몸집만 부풀리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내실 없는 유명세도 치렀다.

그간의 거품을 치우고 안팎을 다지며 세상에 선보인 게 지금 사업이다. 현재는 허세와 보여주기식 사업이 아닌, 본질부터 고민한 ‘진짜’임을 자부한다. 다만 여전히 부족하다. 단단해지려고 노력 중이다.

첫 사업을 청소년 시절에 했다. 과거 사업과 현재의 사업은 본인에게 어떻게 다른가.

첫 사업때는 학업이 우선순위였고 스타트업 운영은 부업이었다. 지금은 다른 걸 우선순위로 둘 때가 아니다. 사업 운영에만 몰두하지 않으면 큰일난다. 월급을 책임지는 입장이기에 하루라도 밀려선 안 된다. 팀원 중에는 가족이 있는 사람도 있다. 하루라도 급여가 밀리면 팀원 개인의 문제로 끝나지 않는거다. 이를 위해 영업과 마케팅, 브랜딩, 후속투자, 매출 등 많은 부분을 고민하고 있다.

마지막 질문이다. 각오를 들려달라.

소비자가 피부과 관련 모든 정보를 우리 서비스(해빗)를 통해 찾아보게 하는 게 목표다. 믿을 만한 서비스라는 인식이 생기도록 브랜딩에 주력하고자 한다. 그 사이 투자를 유치해 사용자도 늘리고 영업도 확장할 거다. 그렇게 하기 위해선 서울 강남권 피부과의 80%가 우리 고객이어야 한다. 이미 상당수는 확보했다. 목표 지점에 최대한 빨리 닿으려고 한다.

[Startup’s Story #390]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 시장까지 진출한 뷰티앱 ‘컷앤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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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헤어샵이 나왔는데 살아남을 수 있었던 비결은 뭔가요?’

컷앤컬 이은영 대표는 ‘수수료를 주 수익원 삼았다면 어려웠을 것’이라고 답했다. 상대는 이미 엄청난 규모의 고객을 확보한 공룡기업이었고 ‘헤어스타일링, 미용실 추천’ 이라는 서비스 내용도 비슷했다. 같은 전략으로는 이겨낼 도리가 없었다. 그래서 컷앤컬이 찾은 것이 ‘데이터’와 ‘네트워크’, 그리고 ‘오프라인’ 전략이었다. 컷앤컬은 스타트업이 가능한 방식으로 진화했다.

컷앤컬 이은영 대표

수수료 아닌 ‘데이터’와 ‘네트워크’로 돈 버는 뷰티앱 

창업 4년 차다. 이른바 데스벨리를 지나왔는데, 그 과정이 평탄하지만은 않았을 것 같다. 

많은 스타트업이 수익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는다. 우리도 그랬다. 표면적으로만 보면 컷앤컬의 수익 모델이 수수료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창업 초반부터 수수료는 궁극적인 수익 모델이 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우리가 찾은 돌파구는 데이터였다. 트래픽 자체를 수익으로 전환하는 것은 어렵다. 그러나 우리가 몇 년에 걸쳐 쌓아온 고객 데이터는 각종 뷰티 브랜드들이 눈독 들일만 한 것이었다. 청담동 헤어샵을 찾을 정도의 경제력 있는 소비자 집단의 데이터. 이것을 갖고 있는 기업은 많지 않다. 우리는 이러한 고객을 타깃으로 하는 브랜드에 집단심층 면접조사(FGI)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나. 

체험단을 모집해 제품 샘플을 뿌려주는 마케팅 회사는 많다. 그러나 우리는 타깃 된 고객들에게 샘플을 배포하고, 앱을 통해 이 샘플에 대한 피드백까지 취합해주는 일련의 과정을 하나로 묶었다. 보통 FGI는 10~20명으로 진행되지만 우리 앱을 통해 500~1천 명으로 확장해 진행할 수 있다. 가격을 정확히 말하긴 어렵지만, 기존의 FGI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보다는 효율적이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있다면. 

LG 생활 건강의 브랜드인 닥터그루트의 샴푸 캠페인을 진행했다. 신제품의 샘플을 체험해 볼 기회를 1천 명에게 제공했는데, 신청자가 4, 5천 명가량일만큼 관심도가 높았다. 해당 브랜드가 원하는 타깃 군만을 뽑아서 선별적인 테스트를 진행했다. 제품의 판매량을 높이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데이터가 주 수익원이라고 볼 수 있나. 

그렇다. 우리가 잘 쌓아놓은 것이 고객 데이터와 전문가 네트워크다. 이 두 개를 수익화하고 있다. 전문가 네트워크를 수익화하기위해 만든 것이 바로 오프라인 매장인 ‘스타일바 엑스(Style Bar X)’다.

■ 패스트뷰티 시대, ’15분 내에 눈 화장만’ 받을 수 있는 오프라인 샵을 만들다.

‘스타일바 엑스(Style Bar X)’는 무엇인가. 

패스트뷰티 트렌드에 맞춰, 30분 만에 퀵스타일링을 받을 수 있는 오프라인 샵이다. 풀메이크업을 하지 않고 눈썹만 그리거나, 아이라인만 그리는 것도 가능하다. 1만5천 원과 15분, 비용과 시간적으로 아주 경제적이다. 보통 샵에서 풀메이크업을 받으면 17만 원 정도를 내야 한다. 옵션에 익숙한 온라인 세대 성향에 맞춰, 스타일링 과정을 부위별로 세밀하게 쪼갰다. 인력은 우리가 보유하고 있는 전문가 네트워크를 활용했다. 강남 프리미엄 살롱에 재직하고 있는 디자이너가 여유 시간에 순환 근무하는 형태다.

스타일바엑스에서는 몇 가지 스타일링 예시를 제공하고 있어, 고객과 아티스트 간 빠른 의사소통이 가능하다. 메이크업, 헤어 스타일링의 경우 단계별로 잘게 쪼개놓았기 때문에 합리적인 가격으로 자신이 필요한 서비스만 선택해 이용할 수 있다.

오프라인 사업은 처음 시도해보는 것일 텐데, 어려움은 없나. 

너무 힘들고 어렵다. 예측할 수 없는 돌발 상황이 온라인 비즈니스보다 훨씬 더 많다. 온라인 커머스의 경우 내가 자고 있는 시간에도, 시스템이 꽤 많은 일을 대신해준다. 반면 오프라인 매장의 경우 갑자기 전기가 안들어오거나, 고객이 나타나지 않는 등 시스템적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이 자주 발생한다. 또 우리는 온라인 예약을 거쳐서 고객을 오프라인으로 보내기 때문에 관리 포인트가 하나 더 늘어난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프라인 사업이 컷앤컬에게 가지는 의미가 있다면. 

브랜딩 강화, 홍보 측면에서 효과가 좋다. 실제 지점이 가로수길과 강남역에만 있는 데도 불구하고, 이 두 매장을 통해 컷앤컬을 인지하는 고객이 많다. 패션, 뷰티 브랜드들도 오프라인 매장이라는 창구를 통해 우리에게 협업 요청을 해온다. 또 다양한 공감각적 시도를 해볼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스타일바 엑스에서는 우리와 협업하는 브랜드의 제품을 고객이 직접 체험해볼 수 있다. 전문가의 손길이 더해져 효과가 더 좋게 느껴지기 때문에 체험 만족도도 높일 수 있다.

 헤어, 메이크업, 패션에 이르는 원스톱 스타일링 서비스로 거듭날 것 

소비자로서 헤어, 메이크업 뿐 아니라 의상, 가방, 구두까지 한 곳에서 해결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이를테면 결혼식에 하객으로 참여한다든지 할 때 특히. 

가능할 거라고 본다. 실제 스타일바엑스의 신사동 지점이 한 패션 편집숍과 함께 운영되고 있다. 협업 논의를 진행 중이다. 오는 2월쯤 결실이 있을 것이라 내다본다.

해외 진출 계획은 있나.

동남아, 중국, 미국 쪽으로 가능성을 열어두고 열심히 시장을 찾고 있다. 뷰티 분야에서 한국은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뷰티에 고관여 하는 소비자도 많고, 아티스트들의 손재주도 좋다. 한류 케이팝 붐도 좋은 무기다. 한국의 스타일링 기법을 배워가겠다는 외국인들이 줄을 서 있다. 우리의 컨텐츠를 가지고 해외에 나가면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온라인, 오프라인 서비스를 붙여서 진출할 예정이다.

컷앤컬이 성장해나가는 데 있어서 가장 큰 리스크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카카오헤어 등 대기업의 시장 진출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앞서 말했듯 다행히 우리는 이들과 추구하는 바가 다르다. 수수료가 주 수익원이 아니다. 가장 큰 리스크는 우리 내부에 있다고 본다. 우리는 ‘패스트뷰티’라는 새로운 산업을 정의하고 그 가능성을 스스로 증명해가고 있다. 컷앤컬 자체는 ‘전문가 네트워크’ 사업이다. 실력과 경쟁력을 갖춘 아티스트들과의 네트워크를 잘 유지해나가는 것이 핵심이다. 기존에 없는 시장과 산업이기 때문에 이를 얼마나 정교하게 만들어나가고 성공시키는가에 승패가 달렸다.

마지막으로 컷앤컬의 단기, 중장기 목표를 말씀해달라. 

단기적으로 2018년에는 스타일바엑스 모델을 견고하게 다지고자 한다. 또 컷앤컬 앱을 좀 더 적극적인 커머스 모델로 진화시켜나갈 것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컷앤컬과 스타일바엑스를 개별적인 브랜드로 각각 잘 성장시켜나가는 것이 목표다. 우리만의 노하우가 담긴 PB 상품도 개발할 수 있었으면 한다. 궁극적으로는 고객이 우리 브랜드를 통해 머리끝부터 발끝까지의 전 스타일링 고민을 해결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

[Startup’s Story #391] 개발자의 개발자에 의한, 개발자를 위한 채용 플랫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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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확영, 임성수 대표는 프로그래머 경력 20년의 베테랑이다. 이확영 대표는 삼성SDS, 프리챌, NHN, 카카오 등 기업에서 개발 분야 업무를 맡았었고, 임성수 대표는 대학에서 국내 소프트웨어계 개선을 위해 꾸준히 노력을 했다. 30년 지기인 두 사람은 각자의 사업을 하다 실력있는 개발자를 양성하기 위한 서비스를 만드는 데 뜻을 모으고 회사를 합쳤다. 서비스로 한 사람의 인생을 바꿀 수도 있다는 비전을 사명에 담은 채 시작한 ‘그렙’은 그렇게 탄생했다.

그렙은 개발자 채용을 위한 코딩 테스트 ‘프로그래머스'(Programmers), 프로그래밍 Q&A를 제공하는 ‘해시코드'(Hashcode) 서비스를 운영 중인 3년차 스타트업이다. 카카오, 넷마블을 비롯한 여러 IT기업이 고객이며 투자사에서도 러브콜을 받고있다.

국내 개발자 채용 환경의 현 주소는 어디에 와 있는지, 무엇을 바꿔가고자 하는지 얘기를 들어봤다.

(왼쪽부터)임성수, 이확영 대표/사진=플래텀 DB

각자 사업을 하다 합병했다.

이확영(이하 ‘이’): 카카오에서 CTO로 일하다 13년 여름에 그만두고 2014년 봄에 에잇크루즈라는 회사를 설립했다. 게임분야에서 시작했지만, 2015년 여름 코딩 교육 사업(헬로우월드)으로 전향했다. 마침 임성수 대표도 그쪽에 뜻어 같이 해보자고 했다. 그때가 15년 겨울이었고 하나의 아이템으로 다시 개발에 들어간 건 16년 초다. 서비스를 만들고 난 뒤에는 시장 검증, 유저 확보에 집중했다. 어느 정도 성과가 있어 작년 11월 투자사 두 곳에서 총 5억원을 유치했다.

그렙은 어떤 의미인가.

임: 우리의 비전을 담았다. 그렙(GREPP)엔 두 가지 의미가 있다. 그렙은 우선 ‘great people’의 약자를 땄다. SW개발자의 인생을 바꿔줄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드는 ‘위대한 사람들’이라는 뜻이다. 또 한가지는 리눅스 명령어인 ‘grep’에서 따왔다. 그렙은 뒤에 나오는 자료 중 골라내고 싶은 글자를 골라내는 역할을 하는 명령어다. ‘잘 고르다’는 원래 뜻도 있고. P는 ‘people’의 앞 글자를 땄다.

구체적으로 어떤 사업을 진행 중인지.

임성수(이하 ‘임’): 우리는 소프트웨어 개발자와 기업 간 커리어 매칭을 지향하며, 양쪽 사이를 채우는는 일 몇가지를 하고 있다.

지원자는 원하는 기업에 개발자로 취업하기 위해 알맞은 실력을 갖춰야 한다. 그래서 교육이 필요한 지원자에게 동영상 교육을 실시한다. 기업에게는 보다 나은 개발자를 가려낼 수 있도록 채용 플랫폼을 제공한다.

‘B2B’사업에선 영업이 강점이어야 한다. 어떤 방식으로 기업을 설득하나. 

임: 대학에서 학생을 가르치면서 자연스럽게 기업 관계자를 많이 알게 되었다. 이들과 좋은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는 게 장점이다. 다만 네트워크는 우리 서비스가 쓸 만 해야 잘 형성된다. 다행히 우리 서비스를 통해 채용을 진행한 기업 담당자의 후기가 좋았다. 전통적인 채용방식보다 훨씬 역량이 뛰어난 이들이 채용됐다는 의견이 다수다.

이를 통한 입소문도 성장에 작용했다. 작년 카카오는 우리 서비스를 활용해 블라인드 채용을 진행했다. 좋은 개발자를 채용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이후, 많은 기업으로부터 문의를 받았다. 이외에도 넷마블, SK C&C 등 국내 IT기업이 활용했다.

기업이 그렙을 써야 하는 이유를 구체적으로 설명해 준다면.

이: 국내 취업 시장은 대기업 위주로 형성 돼있다. 대개 이들은 서류, 적성검사 및 면접 과정으로 채용하는데, 문제는 개발자도 이렇게 뽑는다는 점이다. SW 개발자를 채용하려면 지원자마다 잘하는 분야가 무엇인지 정확히 알아야 한다. 이미 우리보다 선진화된 국가에선 코딩 테스트가 활발히 활용된다. 최근 네이버, 카카오도 그렇게 개발자를 뽑는 추세다.

우리 플랫폼을 활용하면 지원자가 어느 정도의 실력을 갖췄는지 판단할 수 있다. 서류를 보며 필터링 하는 것보다 훨씬 논리적으로 결정할 수 있단 점에서 효과적이다. 기업 규모에 상관 없이 두루 필요한 서비스라고 본다. 어떤 기업이라도 실력 없는 프로그래머와 일하고 싶진 않을 테니 말이다.

문제 출제 등 콘텐츠는 어떻게 개발 중인지.

임: 외부에서 1차 콘텐츠를 만든다. 이후 내부에 있는 문제 전문 팀이 다듬는다. 경험많고 역량있는 이들이 문제를 풀거나 내고 있다. 우리 팀의 강점 중 하나다.

기업마다 원하는 난이도가 다를 텐데.

이: 특정 수준을 요구하는 기업도 있으나 대부분은 우리 문제를 바로 활용하는 편이다. 기업이 우리 서비스를 이용하는 건 우리 문제 난이도는 풀어야 한다는 의미다. 우리 시스템을 통해 어느 정도 실력을 감별해 내길 바라며 서비스를 고도화 하고 있다.

지원자에서 그렙은 어떤 부분이 용이한가.

이: 개발의 묘미를 알게 돼 전문성을 탐구하는 다수의 주니어 개발자가 우리 타깃이다. 혹은 취업전 기초 역량을 쌓고 싶은 이들도 맞을 수 있겠다. 이런 니즈가 있는 고객을 위한 양질의 교육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보고 듣기만 하는 동영상 교육이 아닌 실습도 겸하고 있다. 보다 나은 교육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 인공지능, 알고리즘 등 분야 별로 확보하는 게 올해 목표 중 하나다.

서비스 근간에는 우수한 소프트웨어 개발자를 왜 양성한다는 목표가 있다. 

이: 개발자는 무척 중요한 인력이다. 수많은 기업의 근간엔 IT와 개발자가 있었다. 세계적인 트렌드이지만 우리나라에선 개발자가 된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어떻게 성장할 수 있는 지 알려주는 사람과 과정이 별로 없다. 그래서 개발자로 성장하게 되면 인생에서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희망을 심어주고 싶었다. 공무원, 대기업에 입사하는 것도 좋지만 개발자라는 직업을 돌이켜봤으면 싶어 이 일을 시작했다.

오프라인 강의 및 실습, 부트캠프 등 개발자 양성 프로그램도 서비스할건가. 

임: 언급한 방법은 우리에게 시기 상조라고 본다. 오프라인 강의나 부트캠프 등의 방법은 우리 서비스를 실현하는 데 조금 무겁지 않나 싶다. 지금은 개발자 테스트, 코딩 콘텐츠 확보 및 채용 서비스 진출이 최우선이다. 개발자가 추가로 공부하거나 이직준비 할 때 필요한 것을 습득하도록 돕고, 주제별로 각 콘텐츠를 연습해볼 수 있도록 하는 것 정도가 부수적인 목표다.

개발자 커뮤니티인 ‘해시태그’를 운영 중이다.

암: 아직까지 많은 개발자와 학생이 포털에서 지식을 묻는 경우가 많다. 올바른 방향은 아니라고 봐서 운영하기 시작했다. 미국엔 개발자간 자유로운 질의응답이 가능한 ‘스택오버플로우(Stack Overflow)’라는 커뮤니티가 있다. 여기서 답변을 잘 하는 프로그래머는 채용이 유리하다는 인식이 형성돼 있다. 우린 이를 한국식으로 도입했다. 홍보와 마케팅을 하진 않아서 사용자가 많진 않지만 올해 제대로 운영해 볼 계획이다.

미국 실리콘밸리엔 리크루팅 스케줄링 시스템인 ‘굿타임.io(goodtime.io)’가 있다. 그렙은 향후 이러한 시스템을 고려 중인가.

이: 미국과 국내는 개발자 구직 시장 개념이 다르다. 미국은 개발자가 우선이다. 기업이 지원자를 찾는데 혈안이다. 그에 비해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그렇지는 않다. 미국 정도의 환경을 갖추려면 지원자 수준이 괜찮아야 하는 게 증명돼야 한다. 국내는 그 정도까지 검증 되진 않았다. 우리가 플랫폼을 만들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잘하는 개발자가 자연스럽게 드러나 자연스럽게 채용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거다.

지금은 초기단계여서 우리가 생각한 정도까지 가기 위해선 많은 인프라가 필요하다. 지금 고도화 중인 서비스가 조금 더 성장하기 전까지는 현재 분야에 집중할 생각이다.

개발관련 이슈 중 하나가 대학서 공부한 것과 기업이 필요로 하는 것이 다르다는 것이다. 결국은 인프라 문제라고 보는데.

임: 오랜 연구를 토대로 학습시키는 학교와 매일 바뀌는 세상에서 쓰이는 기술은 당연히차이가 난다. 이를 좁히는 게 학교의 역할이다. 다만 가르치는 사람 상당수가 변화에 둔감하다. 그런 점을 바꿔야 한다고 생각해 정부와 함께 SW중심 사업을 활발히 진행했다. 현장에서 활약한 경력자를 교수로 채용하고 교육과정을 바꾸는 게 핵심이다. 그렇게 해야만 사회에서 요구하는 지식과 차이를 줄일 수 있을 거라 봤다. 곱지 않은 시선으로 비춰지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학생과 나라의 미래를 위해 꾸준히 바꿔야 한다고 본다.

국내 기업에서도 필요한 서비스겠지만, 일본기업에 더 니즈가 있을듯 싶다. 진출 계획이 있나.

임: 일본에선 ‘엔지니어’는 ‘장인’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SW 분야 역사가 오래되지 않았음에도 국내보다 개발자를 더 인정해주는 분위기다. 더욱이 일본은 개발자가 모자른 상황이다. 때문에 우리도 커리어 매칭 시 일본 시장에 진출시키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Startup’s Story #392] 플리마켓 · 중고 거래에서 카드 할부 결제를 할 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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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 없는 사회’가 가까워지고 있다. 중국은 이미 알리페이, 위챗페이 등을 통한 모바일 결제가 보편화되었기 때문에, 지갑 판매량마저 급속도로 떨어지고 있다고 한다. 한국도 결국 이 흐름을 따라가게 될 것이다. 이에 발맞춰 다양한 P2P 송금, 결제 서비스가 등장하는 추세다.

‘딜앱(DEAL)’은 개인 간 송금을 넘어 신용 결제까지 가능하게 해주는 안전결제 서비스다. 개인이 개인에게 할부 결제를 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리더기와 같은 단말기는 필요 없다. 개인마다 고유의 계정을 만들어놓고, URL 혹은 QR 코드를 매개로 거래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구체적 용례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 플리마켓에서 현금이 없을 때, 판매자가 보낸 URL로 구매자는 바로 카드 결제할 수 있다.
– 고가의 중고 제품을 거래할 때, 판매자와 구매자 간 상호 협의 하에 할부 결제를 할 수 있다.
– 학부모가 개인 과외 선생님에게 고가의 과외비를 할부로 지급할 수 있다.

눈치챌 수 있듯, 딜앱의 주요 사용자는 개인 혹은 웹페이지가 따로 없는 소규모 판매자들이다. 보통 판매시점관리(POS) 기기를 등록하는 데에만 5일 이상이 걸리고, 온라인 결제에 필요한 전자금융결제서비스에 등록하는데도 한 달이 걸린다. 이 때문에 소규모 판매자들의 경우 현금 거래 이외의 방법을 찾기 어려웠다. 파이어씨드(Fireseed)의 이문영 대표는 바로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지난 2016년 창업을 결심했다.

파이어씨드 이문영 대표

창업의 계기는 무엇인가. 

여행을 좋아한다. 학생 땐 돈이 없고, 사회인일 땐 시간이 없지 않나. 그래서 대학 창업 동아리를 하면서, ‘나 자신에게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어보기로 했다. 이를테면 <도쿄 여행>이라는 상품을 스스로 만들어서, 그 날 커피 안 사 먹고 아낀 돈 4,500원을 결제하는 거다. 부모님이나 친구에게 대신 결제해달라고 링크를 공유할 수도 있다. 그렇게 시작했는데, 여행사와의 이해관계를 조정하다 보니 어려움이 있었다.

피봇팅을 한 결과가 ‘딜앱’인가. 

그렇다. 초기 모델을 들고 세계 투자자들이 모이는 MWC 바르셀로나에 참석했다. 현장에서 부스를 운영하면서 이벤트로 오프라인 크라우드펀딩을 진행하려고 했는데, 다들 현금을 안 들고 다니지 않나. 그때 우리가 기존에 만들었던 서비스를 개인 간 거래에 응용해 보자는 아이디어를 냈다. 이를 계기로 서비스 방향을 바꿨다. 실제로 당시 현장에서 서비스를 이용해 어느 정도의 돈을 모금했다. 그리고 작년 4월 ‘딜앱’을 정식 출시했다.

딜앱은 중고 물품이나 수공예 제품, 또는 개인 강습 거래에서 자주 사용된다고 들었다. 과거 이러한 거래에서는 어떤 불편이 있었나. 

먼저 소규모 사업자들이 카드 리더기를 등록하기 위해서는 준비해야 할 것이 너무 많다. 사업자등록증부터 단말기 등록비, 법인 인감증명 원본, 법인 신규 가맹점 서류 등 수가지 서류가 필요하다. 게다가 온라인 결제에 필요한 전자금융결제서비스에 등록하는데도 한 달 이상이 걸린다. 그렇기 때문에 현금 결제 이외의 거래 수단을 찾기 어려웠다.

딜앱은 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고 있나. 

딜앱의 가치는 ‘언제 어디서나 필요할 때 상호 간 결제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단말기, 통신선, 웹사이트와 같은 부대설비가 갖춰지지 않은 환경 속에서도 모바일로 간편하고 빠르게 결제할 수 있게 만들어야 했다. 판매자는 수많은 서류와 기기 없이 딜앱에 신분증과 사업자등록증(있을 경우에만) 두 가지만 인증한 후 바로 거래를 시작할 수 있다. 구매자는 앱을 다운받지 않더라도 판매자가 보낸 링크 또는 QR코드를 통해 결제할 수 있다. 페이팔,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등의 간편결제도 가능하다.

수익 모델은 수수료인가. 

그렇다. 거래액의 1%를 판매자에게 받는다. 판매자는 카드 수수료까지 포함해 총 4.5%의 수수료를 부담하면 된다. 직거래가 아닌 오픈마켓 등의 플랫폼을 거쳐 판매할 경우 수수료가 7~30%까지 증가한다.

2015년 페이팔이 내놓은 개인 간 금융 거래 서비스 페이팔미(PayPal.me)와 서비스 모델이 흡사해 보인다. 페이팔미 역시 개인 URL을 통한 결제가 가능한데. 차별점은 무엇인가. 

페이팔미의 경우 국내 시장 지원이 안 된다. 또 각종 간편결제 시스템도 붙여서 이용할 수 없다.

개인 간 거래에 사용되다 보니 거래액 규모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편견이 있다. 

국내 부동산을 제외한 중고 거래 시장의 규모가 20조 원 정도로 굉장히 크다. 특히 명품 중고 거래의 경우, 할부 결제에 대한 수요가 높기 때문에 시장을 만들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사교육 시장에서도, 아이에게 카드를 맡기기 어려운 부모님들이 우리 서비스를 자주 이용한다. 이 밖에도 모든 프리랜서 시장에서 활용할 수 있다. 시장이 결코 작지 않다고 생각한다.

대기업 측에서도 딜앱 서비스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송금이 아닌 결제 분야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내고 있는 스타트업이 별로 없다. 일단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자금이 많이 필요하고 인프라적으로 진입 장벽이 있기 때문이다. 대기업에서는 자사 결제 시스템을 개선하기 위한 전략 투자 방식으로 접근을 한다.

규제 문제로 인한 어려움은 없나. 

항상 많다. 기준이 애매모호한 부분도 워낙 많고. 하지만 일단 해봐야 안다고 생각한다. 아직 정부당국도 문제에 대한 정의를 명료하게 하고 있지 못한 것 같다. 일단 해보고, 문제가 되면 그 때 대응하자는 입장이다. 모든 준비를 다 끝내고 일을 시작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크라우드펀딩, P2P 대출 등 핀테크 여러 갈래의 서비스들이 겪어왔듯, 결제에 대해서도 명확한 기준이 생길 때까지는 시간이 걸릴 거라고 본다. 일단 우리가 준비할 수 있는 것은 합법적으로 전자금융결제업 기업으로 등록해두는 것이다.

해외 진출 계획은 어떻게 되나. 

늘 준비하고 있다. 제일 먼저 노리는 것은 베트남 시장이다. 플랫폼 형태이기 때문에 기본 구조는 그대로 가져가고, 그 위에 현지 카드사, PG들을 얹으면 된다. 더 중요한 것은 고객 응대가 가능한 현지 인력을 잘 관리게 될 것 같다.

마지막으로 파이어씨드의 중장기 목표에 대해 말씀해달라. 

딜앱은 새로운 개념의 개인별 금융 계정이다. 서비스 정체성을 부각하기보다는, 딜앱이 각자의 삶 속에 잘 녹아 들어가서 사용되었으면 좋겠다. 안기적으로는 서비스 안정화다. 규제 이슈도 있고, 아직까지는 불안한 상태다. 중장기적으로는 금융 시장에서 하나의 새로운 카테고리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현재 현대카드 블랙 스튜디오에 입주해있는데, 지난번 현대카드 정태영 부회장 앞에서 서비스 소개를 할 기회가 주어졌다. 피칭을 마치고 나니 정 부회장이 ‘그래서 이걸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거예요?’ 하고 묻더라. 딜앱이라는 서비스 하나만으로 세상을 바꾸기는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우리 서비스를 이용하는 크리에이터, 1인 소규모 사업자들이 모이면 세상을 바꿔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딜앱은 그런 사람들을 연결해주는 디딤돌 같은 서비스로 성장해나가는 것이 목표다.

[Voyage #1] 장병규 위원장이 말하는 ‘스타트업’과 ‘4차산업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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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창업생태계 허브 디캠프와 리얼밸리 시리즈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스타트업 크리에이터 태용이 ‘혁신’이란 키워드를 기반으로 창업가의 삶과 스타트업 성장 단계 별 고민과 노하우를 공유하는 스타트업 인터뷰 시리즈 ‘Voyage’를 연재합니다. 혁신을 찾아 떠나는 항해를 함께 떠나보시죠!

첫 번째 인터뷰이는 장병규 4차산업혁명위원장입니다. 장 위원장은 2000년대 초반 채팅 열풍을 몰고 온 세이클럽의 네오위즈, NHN에 매각된 검색업체 첫눈, 현재 1000만 장 넘게 판매된 인기 게임 ‘배틀그라운드’의 개발사 블루홀을 설립한 기업가이자 국내 최초 초기기업 전문투자 벤처캐피털 본엔젤스벤처파트너스를 설립한 투자자입니다.

장 위원장이 말하는 ‘스타트업과 4차 산업혁명’입니다.

“혁신을 찾아 떠나는 항해” 시리즈는 계속됩니다. We will be back!

[허스토리 #13] 게임음악을 클래식으로 풀어내는 스타트업, 플래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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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못하면 회사의 명예는 바닥으로 떨어질 거예요. 거기에 여자이기 때문에 몇몇 수식어가 붙을지도 몰라요. 여자라서 못했다고 할 수도 있고, 잘 하면 ‘여자인데 제법이네’하는 게 현실이니까요. 이런 사회의 인식을 비틀어 여성이라는 것이 장점일 수 있게 노력할 겁니다.”

게임과 클래식 사이를 절묘하게 잇는 게임음악 스타트업 ‘플래직’은 보수적 지휘자 세계에 당당히 발을 들인 여성지휘자 겸 예술감독 진솔 대표가 운영하는 만 1년 된 기업입니다.

플래직은 클래식 업계에서 ‘게임’을 접목한 사업을 시도중입니다. 게임 매니아 음악부터 대중적 음악까지 재해석한 곡으로 E-스포츠 경연대회장을 채우고, 게임에 음악이 정식으로 삽입되기 전 과정을 돕기도 합니다. 궁극적으로 클래식의 대중화를 꿈꾸지만, 품격있는 음악 수준을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클래식 음악계에서 플래직의 도전은 의미 있는 자취를 남길 수 있을까요.

진솔 플래직 대표/사진=플래텀 DB

여성 지휘자이자 기업 대표입니다.

한국예술종합학교와 독일 만하임 국립음악대학교를 졸업했고 현재 아르티제 예술 감독, 대구MBC교향악단의 전임지휘자이자 다양한 오케스트라의 객원 지휘를 맡고 있습니다. 동시에 게임 음악 콘텐츠 기업 ‘플래직’의 대표에요. 작곡가 ‘말러’의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이 모인 ‘말러리안’이라는 단체도 운영 중이고요.

플래직 창업의 동기나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말러리안을 운영하며 콘텐츠를 다른 방식으로 풀어내는 것에 흥미를 느꼈어요. 제 인생의 기반은 클래식인데 이를 활용한 방법을 모색하기 시작했죠.

클래식이 예전에 비해서는 대중화 됐습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영화, 드라마 음악에도 클래식이 활용되기도 하고요. 문제는 대중과의 접점이 많아질수록 연주자 스스로의 만족감이 떨어진다는 것이었어요.

그러던 중 ‘게임’이라는 콘텐츠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국내 유수의 게임 기업이 음악작업을 동유럽 오케스트라와 한다는 것도 알았고요. 국내 전통 교향악단은 제안을 거절했고, 팝스오케스트라는 만족스럽지 않았기 때문이었어요. 아울러 동유럽은 비용이 저렴한 한편 영상미와 좋은 엔지니어가 갖춰져 있으니 기업이 선택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던 거죠.

한국에서 관련 시장을 만들고 싶었어요. 그렇게 플래직이 설립됐습니다.

구체적으로 플래직은 어떤 일을 하나요. 

종종 듣는 질문이 게임음악을 만드냐는 것인데요. 보통 큰 게임 회사에선 내부에 음악을 만드는 인력이 있어요. 음악을 워낙 좋아해 따로 공부한 분들이죠. 이 음악이 정식으로 사용 되기 위해선 전문가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저희는 이 때 관여해요. 편곡을 하거나 선율을 만들죠. 저희 팀 내부의 미디어 작곡가와 대학원 석사 전공 출신 동료가 담당해 작업합니다.

E-스포츠 경연대회에서 무대를 채워 달라는 요청도 많이 받습니다. 게임음악을 오케스트라 음악으로 바꿔 달라는 거죠. 소규모 하우스 콘서트, 지휘자로 나설 수 있도록 하는 플래시몹 공연 등 이색 마케팅도 진행해요.

세계에서 가장 만족도가 높은 직업이 지휘자라고 해요. 관련 프로젝트를 통해 자존감 형성 및 마음 치유 프로그램도 기획하고 있어요. 향후 영상과 팟캐스트 등 콘텐츠를 활용해 바이럴 시키려고 해요.

본인의 업과 회사 일을 병행해야 하는데요. 모두 다 관여하기 힘들지 않나요.

정신은 없지만 최대한 다 관여합니다. 저를 포함한 현재 팀원 모두가 공동 창업자에요. 한 명, 한 명의 역할이 중요해요. 저도 마찬가지에요. 바쁘다는 핑계로 회사 일을 게을리 할 수 없어요.

플래직은 게임과 클래식 중간에 있습니다. 즉, 게임과 클래식 영역을 모두 취하겠다는 건데요. 기존 업계의 반응은 어떤가요.

클래식 업계에서 환영받고 있습니다. 격려해주세요. 그들 고유의 영역을 건드린 건 아니니까요. 생각도 못했던 걸 한다고 기특해 하는 분도 계시고요. 잘 하는 것만 남았죠.

게임을 좋아하는 모든 이가 게임 음악까지 즐기진 않습니다. 게임음악을 없애 달라는 요청도 많다고 들었어요. 

저희도 그런 부분을 최대한 반영해서 기획을 하는 편이에요. 모바일 게임 사운드를 3,4분짜리로 늘려 ‘음악’처럼 느끼게 하기도 하죠. 최근 출시된 대작 게임 뿐만 아니라 이전 세대 게임에도 음악은 있었어요. 저흰 대중에 친숙하게 다가가려고 해요.

음악을 싫어하는 유저도 있겠지만, 반대로 특정 음악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 그것만 듣는 사람들도 있어요. 테일즈위버, 파이널판타지, 메이플 스토리, 프린세스메이커 등 게임 음악은 유명합니다. 혹은 반복돼서 익숙해진 음악이 있습니다. 오버워치, 스타크래프트 등이 그렇죠. 게임에 몰입하며 음악을 외워버린 거예요.

일반적 대중화보다 매니아 내에서의 대중화를 희망하는 건가요.

‘이해는 되지만 와 닿지 않는다’는 피드백을 들을 때가 있습니다. 게임을 즐기지 않는다고 하는 분들의 의견이에요. 대중은 생각보다 많은 부분에서 게임을 즐깁니다. MMORPG게임 유저도 있지만, 오락실에서 레이싱 게임을 즐기거나 모바일 게임을 하는 사람들도 많죠. 이들은 게임음악을 바탕으로 한 음악회에 ‘애니팡’ 음악이 나올 거라 생각하지 않아요. 저희는 이 점을 상기하며 다가가고 있어요. 잘 알려진 게임음악은 매니아로 인해 유명해졌습니다. 이 테두리를 당장 벗어나긴 힘든데요. 대중을 위한 시도는 꾸준히 하려고 해요.

조직 내 구성원의 역할이 명확히 나눠져 있어요. 

‘문화를 만드는 것’이 목표인 팀이기 때문이에요. 우리 스스로 열심히 하면 잘 될 사업을 하고 있다고 봐요. 일단 우리 일을 가로막는 이가 없어요. 그래서 자신감을 가지고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일은 정해져 있지만 가끔 한 부서에 일이 몰릴 때가 있는데요. 그럴 땐 도와가며 일하고 있어요. 의견이 다를 땐 느리더라도 대화하며 풀고요.

서비스를 발전 시키려면 사람이 더 필요할텐데요. 어떤 인재를 원하나요?

충원 이슈에 대한 의견은 팀원의 생각이 각자 다릅니다. 조율하며 천천히 영입하고 싶어요. 개인적으론 이과적 인재가 합류하면 좋겠어요.

사업 확장을 위한 올해의 화두는 무엇입니까.

브랜딩입니다. 영상 채널과 팟캐스트 채널을 통해 꾸준히 저희 콘텐츠를 홍보할 생각이에요. 아울러 게임의 정의에서 조금 벗어나고자 해요. 컴퓨터, 모바일에서만 하는게 게임은 아니잖아요. 놀이까지도 포함되면 더욱 다양한 콘텐츠가 나올 거라 보고 있어요. 어쩌면 대중이 잘 몰랐던 클래식 관련 지식을 만들어 전달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브랜딩 활동을 숫자로 환산하지 않는다고요.

길거리 버스킹을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공연 몇시간 전 이불을 덮어쓰고 공연 자리를 선점하려는 관계자들이 있어요. 그들이 맡아놓은 자리에서 공연 장비를 설치하는데요. 여기에만 2시간 정도 소요돼요. 이후 2시간 정도 공연을 하고요. 대중에게 이름을 알리기 위해 공연시간보다 더 긴 시간을 기꺼이 감수하는 거죠. 사실 이들이 하는 건 단순 거리 공연이 아니에요. 정확히는 정식 공연을 알리기 위해 여는 홍보수단이죠.

결은 조금 다르지만 저희도 마찬가지입니다. 팬을 모으고, 우릴 알리기까지 행하는 모든 활동을 돈으로 환산하는 건 무의미하다 생각해요. 다만 노력을 되새기며 열심히 하려고 합니다.

시간이 많이드는 일이고 자금도 필요한 일입니다. 투자 유치는 생각하고 있나요.

실제로 돈이 많이 들어요. 이런 상황에서 인지도와 능력도 없는데 투자 해달라고는 못 하죠. 많은 이들이 ‘부르주아’계 사업 이라고도 해요. 투입량에 비해 결과물이 아직 기대 이하거든요.

전 여성이 금기시 되던 분야에서 살아남았어요. 이 일도 비슷한 끈기를 가지고 노력하면 잘 될거라고 봐요.

올해는 영업도 적극적으로 하실 계획이라고요.

우리 영역에 대한 확실한 이해와 수준 보장을 내세우려고 해요. 다행스럽게도 제가 영업을 해서 효과가 나빴던 적은 아직 없어요. 문제는 제가 못하면 회사의 명예가 바닥에 떨어진다는 거예요. 거기에 여자이기 때문에 몇몇 수식어가 붙을지도 몰라요. 여자라서 못했다고 할 수도 있고, 잘 하면 ‘여자인데 제법이네’하는 게 현실이니까요. 이런 사회의 인식을 비틀어 여성이라는 것이 장점일 수 있게 노력할 겁니다. 성과가 좋게 나타나면 여성이기 전에 ‘지휘자’ 대표가 발로 뛰는 곳이라고 좋게 봐주실 거라고 믿어요.

손익분기점은 언제쯤 넘을 수 있을까요.

품질을 조금 낮추면 빠르게 달성할 수 있을 거예요. 하지만 그렇게 하기는 어려워요. 팀원들이 그걸 용납하지 않아요. 이들의 의지를 묵살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런 이유로 올해까지는 손해를 보지 않는 한도 내에서 진행하고, 좋은 무대를 만드는 동시에 문화를 알리는 데 주력할 생각입니다.

사업을 하며 자주 듣는 말은 뭔가요. 부정적인 피드백일 때 대처방법은요.

비즈니스 미팅 자리에서 사업 계획을 밝히면 ‘그게 뭔데요?’라는 말을 더 많이 들어요. 아직은 그게 우리 사업의 현실이니까요. 8년 전만 하더라도 여자 지휘자가 인정받지 못하는 시기였어요. 지금은 아무도 뭐라 하지 않아요. 그렇게 되기까지 선구자와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마찬가지로 저희 사업엔 버티는 시간이 필요해요. 눈 앞에 좋은 결과물이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투자할 가치가 없지는 않아요. 이런 일로 흔들리는 걸 가장 경계하고 있습니다.

기업이 추구하는 비전을 알려주세요.

국내 클래식 시장 규모는 정말 작습니다. 그래서 이를 분배하는 데 힘들어하죠. 그 영역에서 버티면 인정 받고, 영역을 조금이라도 벗어나면 클래식이 아니라고도 해요. 이렇다 보니 레슨을 통해 돈을 버는 것이 보편적 수익 모델이었죠.

저희는 이 영역만 옳은 게 아니라 다른 것도 맞을 수 있음을 ‘게임’으로 증명하고 싶어요. 그게 가능하려면 좋은 게임 회사와 결합해 완성도 있는 무대를 많이 만들려고 해요. 이를 위해 지금 열심히 바탕을 만들고 있어요.


[Startup’s Story #393] “수출입 물류 시장의 정보불균형 해결”, 물류 스타트업 ‘트레드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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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위해 비행기 티켓을 예매한다고 가정해보자. 수많은 항공사를 직접 방문해 항공권을 알아보는 것은 비효율적이다. 대형 포털이나 스카이스캐너와 같은 메타서치 서비스에 몇 가지 정보만 입력하면 그에 부합하는 수많은 비행편 정보를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때 항공사와 메타서치 서비스 사이에는 여행사라는 항공권 대리 판매자가 존재한다.

그럼 이번엔 사람이 아닌 물건이 여행을 떠난다고 가정해보자. A 기업의 수출입 담당 직원은 미국으로 일정 기간까지 제품을 보내야 한다. 그가 이용할 수 있는 온라인 검색 서비스는 없다. 놀랍게도 선사들의 해상 운송 스케줄이 여태 디지털 자료화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매해 발간되는 일정 책자를 뒤적여 선박의 입출항 정보를 찾는 것이 그가 가진 옵션의 전부다.

현실이 이렇기에, 수출입 물류업계에는 일찍이 선박 회사와 기업을 연결하는 포워더(Forwarding Company, 복합운송주선인)가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이들은 기업을 대리해 화물의 출발부터 도착에 이르는 물류의 전반 과정을 관리한다. 구조적으로만 따지면 여행사와 비슷한 중간자적 위치에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때 수출입 기업과 포워더 사이에 정보 비대칭 문제가 발생한다. 수출입 기업이 받을 수 있는 정보는 매우 제한적이다. 통합된 관리 시스템이 없다보니 어떤 포워더와 일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지는 물론, 물품의 정확한 도착 일자도 제대로 알기 어렵다. 모든 정보는 포워더가 독점하는 구조인 것이다.

여행사에서 항공권을 구매했는데 내가 적당한 가격에 산 것인지, 빠른 길로 가고 있는 건 맞는지, 정확한 도착 일자는 언제인지조차 알 수 없다면? 뭐 그런 경우가 다 있나 싶겠지만, 이것이 현재 국내 수출입 물류 산업의 현 상황이다.

트레드링스(TRADLINX)는 이 수출입 기업과 포워더 간 정보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물류 스타트업이다. 국내 유수 해운 업체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박민규 대표는 ‘국제 물류 산업 종사자들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창업했다’고 말한다.

창업의 계기는 무엇인가. 

과거 현대상선에서 일하며, 수출입 물류 업계의 비효율성을 깨닫게 됐다. 모든 일을 이메일과 전화로 처리해야했는데, 이조차도 선사와 직접 업무할 수 있는 대기업에만 해당하는 것이었다. 중소기업의 경우는 환경이 더 열악했다. 이들은 아직까지도 파일 철이나 엑셀로 모든 물류를 관리하며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는 포워더 선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어떤 산업군이든 기본적으로 플랫폼이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사전 작업이 필요하다. 그 중 가장 기초가 되는 것이 정보의 데이터화다. 이 수많은 데이터를 일원화된 하나의 체계로 만들어 현업의 논리를 적용하는 것이 자동화다. 그런데 국제 물류 시장은 자동화는 물론이고, 기본적인 데이터화조차도 이루어지지 않은 곳이다. 어떤 배가 언제 출발하는지를 알기 위해서는 매년 발간되는 종이책을 뒤져야 하니까 말이다.

따라서 이 물류 진행 과정에 대한 정보를 포워더가 독점하고 있기 때문에, 국제 물류 시장 자체가 포워더 중심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대기업과 달리 중소기업에서는 전적으로 물류 운송을 포워더에게 맡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 문제를 트레드링스는 어떻게 해결하고 있나. 

점점 국제 시장의 장벽이 무너지면서, 국제 물류는 앞으로 택배를 보내듯 쉽고 간편해질 것이다. 이를 위해 우리는 전 세계 주요 선사들의 운송 일정과 선박의 이동 경로, 화물의 위치 등 기본적인 정보를 데이터화하는 작업부터 시작했다. 우리는 100여 곳의 포워딩 파트너와 일하고 있다.

 

데이터는 어디서 어떻게 취합하고 있나. 

다양한 방식으로 취합한다. 인천 공항과 같은 항만 내에는 수많은 터미널이 있다. 터미널마다 선사들이 운영하는 선박들의 위치 데이터를 갖고 있다. 간혹 일정을 엑셀로 관리하는 선사도 있기 때문에 이를 취합해 온라인화하는 작업이 쉽지는 않다. 또 한 번으로 끝나는 작업이 아니고, 변경 사항이 생길 때마다 매번 업데이트도 해줘야 한다.

취합한 데이터를 활용한 트레드링스의 핵심 기술은 무엇인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통합 화물 관리 시스템이다. 수출입 업을 하는 모든 중소기업이 이 시스템을 통해 다양한 포워더들의 견적을 받아볼 수 있고, 물류 진행 과정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 정보는 과거 포워더들이 독점하고 있었기 때문에 기업은 물건이 어떤 배에 실려 가는지, 정확히 언제 현지에 도착하는지조차 알 수 없었다. 두 번째로는 온라인화한 빅데이터를 분석하는 물류 정보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이를 활용해 어떤 경로를 통해 화물을 운송하는 것이 가장 빠르고 안전한지 등을 찾아낼 수 있다. 현 시점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는 수출입 물류 컨설팅 서비스, 물류비 비교견적 서비스, 물류사 매칭 서비스, 물류 통합 관리 서비스다.

그렇게 필요도가 높은 일이라면, 왜 다른 기업은 여태까지 시도하지 않았던 것일까. 

산업 체제가 견고한 분야에서 기득권 세력은 정보 불균형을 이용해 자신들의 탑을 쌓는다. 그러니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한다는 우리의 방향성에 공감하지 않는 포워더 업체들도 분명 있을 것이다. 하지만 소비자가 바뀌고 있기 때문에 시장의 변화를 막을 수는 없을 것이다.

전국에 포워딩 업체가 얼마나 있나. 

1만 개 정도 된다.

현재 100여 개 포워딩 업체와 파트너쉽을 맺고 있다고 했는데, 그렇다면 수출입 기업 입장에서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너무 적은 것 아닌가. 

포워딩 업체가 허가제로 세워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매년 수백 개가 생겨났다가 없어진다. 전문성이 검증되지 않은 업체도 많다. 또 본인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나라로 물건을 운송해야 할 경우, 재하청을 주는 경우도 많아 리스크 관리가 어렵다. 우리는 전문성 있고 사고 관리가 가능한 규모의 포워딩 업체만 선별해, 수출입 기업에게 견적을 제공한다. 또 각 포워더마다 전문 국가가 다른데, 이를 고려와 포워더와 수출입 기업을 연결해주기도 한다. 모수가 적다고 해서 서비스 품질에 문제가 있는 건 전혀 아니다.

포워더 입장에서는 트레드링스를 통해 어떤 이득을 볼 수 있나. 

매출 창출이다. 기존에는 그들도 오프라인 영업을 통해 수출입 기업을 물색해야 했다. 또 업체들마다 각자 전문성을 가지고 있는 구간이 다르다. 미국 전문 업체에 러시아 운송을 맡기면 효율이 떨어진다. 그들 입장에서도 적절한 수출입 기업을 매칭해주면, 별도의 추가 노력 없이 빠르게 일을 진행할 수 있어 이득이다.

트레드링스의 주 수익원은 무엇인가. 

주요 수입처 중 하나는 포워더로부터의 수수료다. 업계 최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데이터로도 돈을 번다. 대기업과 정부 기관 측에서 우리가 가지고 있는 해상 운송 데이터에 관심이 많다. 얼마 전에는 SK 산하 포워딩 기업인 FSK L&S와 물류 데이터 제공 계약을 맺었다. 이는 수출입 물류 IT 업계에서 대기업-스타트업 간 첫 상생 계약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광고 수익도 있다. 우리 시스템 내부에 3만 여 명에 가까운 포워딩 업체 실무자들과 수출입 물류 담당자들이 있다. 따라서 우리 플랫폼 내에서 광고를 진행하고 싶어 하는 기업들도 있다.

향후 투자 유치 계획은 어떻게 되나. 

현재는 명확한 계획이 없다. 빠르면 내년 정도에 준비해 볼 예정이다. 투자를 유치한 지 1년을 넘기긴 했는데, 아직 시장에서 매출을 더 올릴 수 있는 부분이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 당장 급하지 않다.

해외 진출 계획은. 

우리는 시작부터 해외 시장을 염두에 뒀다. 우리나라는 어느 분야나 굉장히 까다로운 소비자를 상대해야 하는 국가다. 국내 고객을 만족시키면, 해외 시장에서는 당연히 경쟁력이 있다. 또 국제 물류는 모든 나라에서 동일한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해외 진출에 특화된 기업이라고 볼 수 있다. 중국, 미국, 동남아 시장 진출을 올해부터 준비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트레드링스의 단기, 중장기 목표에 대해 말씀해달라. 

작년 11월에 통합 화물 관리 시스템을 출시했다. 이전에도 있었지만, 더 고도화시켜 중소기업들의 모든 물류의 A부터 Z까지를 관리할 수 있는 솔루션으로 완성했다. 단기적으로는 이 시스템의 유저를 일정 정도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중장기적으로는 국제 물류 산업 종사자들의 업무 환경을 개선하는 회사가 되고 싶다. 실제 기업 내 물류 담당자들의 업무 만족도가 굉장히 낮다는 조사 결과가 있었다. 온라인 데이터화가 안 되어 있기 때문에 효율이 떨어지는 문제도 있지만, ‘물류는 딱딱하다’는 외부의 시선도 악영향을 많이 미친다. 우리는 시장 방향성과 패러다임을 바꿔나가는 회사가 되어, 산업계 안팎의 편견을 바꿔나가고 싶다.

[허스토리#14] 영업직 종사자에게 ‘솔깃’한 스타트업 서비스 ‘워킨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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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과 4학년생이었던 박예슬 대표는 취업 전 친구들과 함께 해볼 만한 프로젝트를 찾기 시작합니다. 그 과정서 영업직 종사자들이 거래처 정보를 일일이 찾아 네비게이션에 넣어 다니는 것을 눈여겨 보게 됩니다.

‘어차피 엑셀 파일화 돼 있는데 앱에서 한 번에 보여줘 효율적인 관리를 할 수 있으면 어떨까?’라는 생각으로 서비스를 기획합니다. 그렇게 탄생한 거래처 관리 지도 앱 ‘워킨맵’은 베타테스트와 현직 영업사원의 피드백을 반영해 지난해 7월 법인 설립과 함께 정식 출시됐습니다.

현재 워킨맵은 입소문을 타고 순조롭게 성장 중입니다. 고객은 하루 평균 11.3회 접속하며 신규 고객보다 재구매 고객 비율이 훨씬 높다고 하네요. 법인 설립이후 기준 가입자도 4배 이상 늘었습니다.

“단 한 명이라도 돈 주고 쓰고 싶을 만큼 꼭 필요한 서비스를 만들겠다”는 ‘솔깃’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솔깃 박예슬 대표, 박유라 비즈니스 매니저/사진=플래텀 DB

친구들이 모여 졸업 전 희망 사항을 이루려던 게 시작이라고요.

초등학교, 고등학교 동창이 뭉쳐서 시작했어요. 각자 대학 졸업 전 하고 싶은 일을 해보고 싶었어요. 스타트업이라는 것도 그때 알게 됐죠. 이후 배우면서 알아가기 시작했고, 사업성이 보여 본격적으로 팀이 만들어졌어요.

취업을 위한 ‘자기소개서’용 프로젝트로 사용됐을 수도 있었겠는데요.

전혀요. 취준생 상당수가 전공과 상관 없는 기업에 취업하고, 이를 위한 준비 과정을 반복하잖아요. 해보고 싶은 게 있는데 시도도 못하고 졸업하고 싶지 않았어요. 다들 그런 생각이 있어서 뭔가 해보고 싶었어요. 그렇게 시작했는데 졸업을 2년이나 미룰 정도로 이 일에 빠졌죠. 지금은 모두 졸업했고 지난해 7월부터 법인을 설립해 운영 중입니다.

처음 베타테스트를 한 것이 2015년, 2017년 7월에 법인을 설립했어요. 

2015년엔 졸업작품을 내야 했기 때문에 많이 신경쓰지는 못 했어요. 추스리고 나니 연말이었죠. 확인해 보니 간단히 만든 서비스임에도 사용자 반응이 좋더라고요. 피드백도 정말 많이 왔어요. 과금을 원하는 분도 있었고 직접 개발을 해주겠다는 의견도 있었어요. 사업성이 있다는 걸 인지했어요. 시장조사부터 다시 했어요. 제대로 해보기 위해 사업을 다시 기획한 거죠. 그게 2016년이에요. 개인사업자도 냈고 고객이 요구한 기능도 넣고 보완하면서 일반적으로 쓰이기 좋은 앱을 만들기 위해 애썼어요. 그리고 2017년 1월 출시를 눈앞에 두고 있었는데 난관이 생겼어요. 당시 저희로썬 감당할 수 없는 트래픽이 생긴거에요. 엎친 데 덮쳐서 개발 부분에서도 빈틈이 생겼고요. 3,4개월이 그냥 지나갔어요. 그러다 6월에 지금의 개발자를 만났어요. 대기업에서 개발만 10년 경력을 가진 인재에요. 서버 이전부터 보안까지 새롭게 정비했죠. 그렇게 하고 나서야 본격적으로 시작할 수 있었죠.

6개월 만에 고객 수가 4배 넘게 늘었다고요.

홍보 마케팅을 제대로 하지 못했는데도 많은 사용자가 찾아주었어요. 작년 8월과 비교해 매일 사용하는 고객 수도 2배 넘게 늘었어요. 하루 평균 11.3회 정도 방문하고요. 가입자와 활용 빈도, 매출도 달마다 갱신 중이에요. 목표치에 비하면 갈 길이 멀지만 성장 중입니다.

워킨맵은 어떤 서비스인가요? 어떻게 활용해야 하나요.

금융, 보험, 부동산 매물 관리, 제약 등 영업직에 몸 담은 인력이 전국에 약 420만명 정도 있다고 추산돼요. 영업직은 한 사람이 많게는 수백개 거래처를 관리해요. 머릿속에 다 기억할 수 없기에 이들에게는 고객명과 연락처, 장소를 적어둔 파일이 있죠. 그 엑셀파일을 워킨앱에 넣으면 위치가 지도 위에 표시돼요. 거기에 각자 데이터를 넣고 개인지도를 만들 수도 있습니다. 중요고객, 잠재고객이 있는 건물 위치를 선별하면 더욱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죠. 고객 정보는 색깔을 달리해서 세분화 할 수도 있어요. 영업 진전 가능성이 없으면 라벨 처리해서 숨길 수도 있게 했고, 영업 하다 필요한 메모도 적을 수 있도록 했어요. 영업 도구를 만들자는 개념이기 때문에 엑셀 파일 추출 및 기기 연락처를 불러와 지도에 표시를 할 수 있고 전화 연결도 가능해요. 이런 이유로 한번 쓴 분들은 계속 쓰세요. 프로토타입이었던 시절부터 지금까지 사용하는 사용자도 있어요.

듣다 보니 제약회사 사원이 쓰면 특히 좋을 서비스 같네요.

저희의 페르소나가 제약회사의 영업 사원이에요. 이들이 평소 고객을 관리하던 방법에서 아이디어를 많이 얻기도 했고요. 이외에도 가금류를 납품하는 분들, 운동기구 제조기업 사원, 화장품 업체 직원, 호텔업 종사자등 다양한 분야 영업직이 사용하고 있어요.

영업직 외 분야에서도 쓰기에 좋을까요.

회사 내부에 장소 데이터를 보유한 곳이면 어디서든 쓸 수 있어요. 각종 스튜디오,드레스샵 등 다양한 정보를 수집 중인 웨딩플래너가 쓰기에도 좋겠죠. 혹은 단기간에 사용하실 수도 있어요. 이를 테면 가게 창업을 고려하는 분들의 경우, 표시된 위치를 가늠하며 가게를 낼 수 있을 지 확인하는데 쓸 수도 있겠죠.

영업직이 점차 줄어드는 추세에요. 타깃 고객층이 바뀔 수도 있는데요. 

국내에서 영업직은 정의 내리기 어려운 분야에요. 분야가 워낙 다양해요. 그리고 기업이 존재하는 한, 영업은 지속될 거라 봅니다. 모든 산업에서 영업은 파는 사람들이니까요. 이들의 유용한 도구가 되었으면 해요.

사견입니다만, 서비스가 아주 직관적이진 않다고 느꼈어요. 설명을 듣기 전까진 어떻게 써야 하는 지 잘 모르겠고요.

아무래도 사용자 스스로 본인만의 지도를 만드는 것이기에 낯설 수 있어요. 앱 개발 초기엔 텅 빈 지도였어요. 아무것도 없어 당황했다는 의견이 많았죠. 현재는 샘플지도도 보여주고, 사용설명서와 튜토리얼을 탑재해 기존 버전보단 친절해졌습니다. 모든 사용자가 직관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찾으려 노력중이에요.

명함 관리 앱 ‘리맴버’ 생각이 나기도 했어요. 

비즈니스의 효율성을 높여주는 툴이라는 점에선 비슷한 인상을 받을 수 있겠죠. 다만 정의하는 업의 범위가 다르다고 생각해요. 저희 서비스를 활용하는 분 중에 배송기사도 많습니다. 이들에겐 명함보다 지도가 더 중요합니다. 사람을 알지 못 해도 가야 하는 곳만 명확히 알면 되는 거죠.

워킨앱은 로지스틱스 분야와도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저희의 궁극적인 지향점은 최적의 경로를 찾아주는 건 아닙니다. 우선은 앞에 놓인 것부터 잘 하고 싶어요. 첫 번째 목표는 ‘플랫폼 구축’이에요. 플랫폼에서 정보를 주고받는 사람을 모으고, 각 영업적 측면에서 매출을 늘리는 데 주안점을둘 생각입니다. 그러려면 빈틈 없는 개발이 관건이라고 보고 있어요.

수익모델은 부분 유료화입니다.

네. 아직까지는 월별 사용료를 받고 있어요. 다만 어느 정도 신뢰할 만한 데이터가 쌓이면 다른 모델도 도입할 거예요. 각자 만든 데이터를 서로 사고 팔도록 할 수도 있겠죠. 이렇게 되면 수익도 얻고 ‘플랫폼’ 역할도 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비투비 영업도 고려하고 있어요. 팀 단위 계약이 가능해지면 매출도 큰 폭으로 상승할 거에요.

개인정보 유출 방지 등 보안이 철저해야 할 텐데요.

저희가 대대적으로 보완할 때 가장 공들인 게 보안이었어요. 서버를 옮긴 것도 그러한 이유였어요. 문제 없이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다수의 개발 스타트업이 외주 제작과 본래 서비스 개발을 병행하기도 해요. 그런 기업의 경우 비중에 대한 고민을 많이하죠. 솔깃은 어떤가요.

그런 고민 자체를 하지 않기위해 외주를 하지 않아요. 한 번 발을 들이기 시작하면 서비스 개발이 더욱 더뎌질 거라 생각하거든요. 한 번은 외주 고민을 한 적이 있었어요. 저희 서비스를 원하는 기업이 있었거든요. 기업 전용 서비스로 만들어 달라고요. 잘 하면 좋은 레퍼런스가 될 것 같다는 생각도 했지만 포기했어요. 세부사항을 살펴보니 저희 서비스에서 벗어난 걸 원하더라고요. 한 번 시작하면 책임도 져야 하잖아요. 그 일에 뛰어들면 본래 서비스 발전이 어려워질 거라 봤어요.

내부에서 진단한 현재 서비스의 한계점은요.

웹버전이 안드로이드, iOS 버전보다 개발이 덜 됐습니다. 웹/앱에서 모두 자유롭게 사용됐으면 좋겠는데 말이죠. 아무래도 인력과 자원이 부족한 것이 커요. 점진적으로 성장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 늘 아쉬워요. 빠른 성장을 위해 팀원 채용을 진행중이에요.

운영 하면서 흔들리지 않는 원칙이 있다면요.

사람을 저버리지 않는 거예요. 각자가 지금 정말 하고 싶은 걸 하고 있는지만 따져요. 일 때문에 힘들 수는 있지만, 사람 때문에 힘든 환경은 안 만들려고 해요.

[Startup’s Story #394] 꽃배달을 넘어 선물 커머스 기업으로 간다. ‘원모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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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배달 당일 배송 서비스인 원모먼트가 사업을 시작했을 당시 강력한 브랜딩으로 입지를 굳혀 놓은 선두 업체와, 이를 따라한 수많은 유사 서비스가 있었다. 원모먼트는 당시 유행처럼 번지던 ‘구독(서브스크립션)’이 아닌 ‘배달’에서 돌파구를 찾는다. 이는 주효했다. 원모먼트는 주문 당일 2시간 내 배송 원칙을 지켜가며 월 매출 1억원을 넘는 등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원모먼트가 성장하기 까지는 남성 고객층이 있었다. 남성 고객이 알아서 찾아온 것은 아니다. 추천한 상품을 모바일로 편히 주문할 수 있게 하고 선물을 받는 대상의 만족감을 높이는 UI/UX(User Interface/User Experience, 사용자환경)에 신경썼다. 그것이 성과로 나타났다.

“한 사람의 인생을 변화시킬 수도 있는 서비스를 만들어 가기에 사명감이 남다르다”는 박건태 원모먼트 대표를 만나봤다.

박건태 원모먼트 대표/사진=플래텀 DB

원모먼트의 시작은 어땠나.

비료 사업을 할 때다. 공동창업자의 지인이 고객에게 보낼 승진 축하용 화분을 만들어달라고 부탁했다. 흔한 모양이 아니었으면 좋겠다는 말도 곁들였다. 다행스럽게도 요청을 받아 만든 화분은 고객 취향에 부합했고 그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화분을 받은 사람과 사업적으로 좋은 관계가 되었다. 이후로 그 지인은 종종 여성 고객에게 보낼 선물을 우리에게 주문해왔다. 고객이 좋아하는 만큼 사업성이 보인다면서 말이다. 그 말에 꽃을 만들어 본 게 시작이었다. 남성에게 선물은 ‘해야만 해서 하지만 해도 칭찬 듣기 어려운 무언가’다. 이때 상대방이 기뻐하면 만족도는 둘 모두에게 배가 된다. 이 수요를 파고 들자는 생각으로 뛰어들었다.

2015년 설립 이후 2년 반 정도 되었다. 매출이 꽤 성장했다고.

2016년 5월 처음으로 월 매출 1억원을 기록했다. 매해 5월은 업계의 성수기로 불리운다. 현재는 비수기에도 평균 1억원 넘게 매출을 내고 있다.

론칭 당시, 구독형 꽃배달 브랜드가 인기를 끌고 있었다. 많은 카피캣이 등장했다 사라졌고. 원모먼트는 후발주자임에도 현재까지 살아남았다. 

여러 구독형 브랜드가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었고 카피캣도 상당히 많았다. 우리가 사업을 시작할 때는 그런 브랜드가 있는 줄 몰랐다. 꽃 사업을 결심하고 시장 조사를 하다 알게 된 정도였다.

대개 카피캣은 업의 본질은 못 보고 피처만 베끼는 경우가 많다. 특히 꽃 서비스는 초기 규모를 어느 정도 키운 뒤 성장하는 게 중요하다. 많은 유사 서비스는 그 단계에 오르지 못해 키우는 데 한계가 있었을 거다.

처음 우리도 고객으로부터 구독 서비스 문의가 있어서 구독 모델과 당일 배송 시스템을 둘 다 운영해봤다. 고객의 반응은 당일 배송에서 컸다. 구독서비스와 배달은 다르다. 운영효율과 배송 최적화에만 집중해도 시간이 모자랐다. 그래서 배달에 집중했다.

우리는 개발팀을 따로 두고 택배 기사 배차도 자동 연동화를 해뒀다. 배송 알림도 자동화 처리한다. 특정 기념일 당일에 주문이 폭증해도 배차가 자동화 돼 많은 물량을 감당할 수 있다. 고객도 편하게 배송 현황을 알 수 있다. 이는 원모먼트의 강점이다.

구독형 모델을 떠나 전국을 대상으로 한 크고 작은 꽃배달 서비스가 많다.  

우린 기존의 플레이어와 겹치는 시장이 아니다. ‘김영란법’으로 인한 전국 꽃배달 시장의 규모가 30~50%까지 줄었다고 하는데, 우린 전혀 타격을 받지 않았다. 기존 업체 대부분이 경조사 제품 비중이 높은데 반해 원모먼트는 개인 선물 배달이기 때문이다.

참고로 우리 고객 중 상당수는 한 번도 꽃을 안 사본 사람이다. 어버이날, 스승의 날 같은 특별한 날에만 화환을 보낼 줄 알지 로맨틱한 용도론 이용해본 적이 없었던 것이다. 이런 사용자는 꽃을 주문하려고 해도 번거롭다. 전화 주문이나 상담 등 과정이 번거롭고 꽃의 종류와 가격도 감이 오지 않는다. 그렇게 꽃은 남성들에게 ‘없어도 그만’인 만족도 낮은 상품으로 인식 됐다. 꽃이 아니더라도 대부분의 O2O서비스가 그렇다.

우리는 페이지에 가격과 디자인을 모두 공개한다. 이를 모바일로 주문하면 바로 배송해준다. 편리함 때문에 재구매율도 상당하다. 이런 이유로 전국 꽃배달 서비스와는 겹치지 않는 고객군을 가지고 있다고 본다. 2018년 현재 많을 땐 90%의 남성고객이 원모먼트를 이용한다. 여성 고객의 유입이 늘긴 했지만 30대 초중반 남성 고객이 과반을 넘는다.

남성 고객이 서비스를 접하는 주요 지점은 어디인가.

우선 우리가 올린 SNS콘텐츠를 보고 반응한 ‘여자친구’로부터의 소환이다. 연인의 반응에 구매로 이어진다. 또 하나는 기념일에 임박해 우리 광고에 노출됐을 때다. 이때도 구매 전환율이 높은 편이다.

원모먼트는 겉으로 보여지는 않는 개발에도 신경쓴다고 들었다. 

고객 데이터를 활용해 성장해야 하기 때문이다. 예를들어, 고객이 등록해 놓은 기념일이 다가와 24시간 전 알림을 보내면 구매 전환율이 매우 높다. 기존 고객의 재구매율을 높이고 신진 고객의 수를 높여야 하는 우리로선 개발이 필수다.

정확히 배송 시간을 지키는 건 쉽지 않은 문제다. 그걸 어떻게 구현하고 있나.

론칭 당시 규모있는 O2O 서비스는 자체적인 물류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었다. 우리도 서비스 품질을 생각하면 그렇게 하는 게 맞다고 봤지만, 물류배송 내재화는 부담이었다. 그래서 퀵서비스사와 제휴해서 시작했다. 처음에는 마찰이 있었다. 시간을 맞춰달라고 사정하고, 교육도 시키고 싸우면서 시간을 맞추려 협업을 위해 노력했다. 그렇게 해온 게 지금의 결과로 증명되는 듯 하다. 프리미엄 서비스를 시작하면 차량을 배치하고 배송 품질에 신경을 쓸 계획이다. 다만 직접 운영할 생각은 현재까지 없다.

꽃을 상하지 않게 배달하느라 만든 ‘박스’에서 브랜딩 효과가 났다고. 

택배기사가 기피하는 상품 중에 하나가 꽃 배달이다. 꽃다발을 보낼 때 많은 업체가 쇼핑백을 이용하나보니 꽃이 상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컴플레인은 고스란히 택배기사의 몫이고. 당연히 꽃 배달을 꺼릴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생각해낸 게 플라워박스다. 꽃을 안전하게 배달하면서도 택배 기사의 수고를 덜려는 목적으로 만들었다. 동시에 바이럴 효과가 났다. 꽃은 사무실에 배달되는 경우가 많은데 받은 사람이 만족해 하는 모습을 본 동료가 차후 이벤트가 있을 때 우리를 찾아줬다. 현재는 우리의 큰 자산이다. 최근에는 우리처럼 꽃배달 전용 박스로 배달하는 업체가 생기기 시작했다.

원모먼트의 브랜딩 전략이 있었다면.

원모먼트는 시의성이 강한 서비스다. 그렇기에 사용자로 하여금 써야한다는 동기부여가 중요하다. 이를 위해 ‘꽃’ 콘텐츠에 스토리텔링을 입히고 제철 꽃을 소개해 사용자를 자극시키고 있다. 고객 입장에선 몰랐던 정보를 아는 동시에 생각나는 사람에게 선물하는 등 선순환이 일어난다.

한 번은 서양화가 모네가 사랑한 꽃이라며 양귀비를 소개한 적이 있었다. 명화에 남아있는 모습과 매칭이 잘 됐던 것 같았다. 고객은 SNS에 우리를 태그해 예쁜 꽃을 추천해줘서 고맙다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이처럼 꽃이라는 본질적인 콘텐츠가 중요한 것 같아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신경 쓰려고 한다.

사업 초반과 현재를 나눠볼 때 각 시기마다 어떤 점에 가장 신경을 썼나.

처음부터 지금까지 일관적으로 신경쓰는 건 품질에 공을 들인다는 거다. 아무래도 주문량이 늘어나면 수준이 일정하지 않을수 있다. 규모화 뒤 서비스 품질에 문제가 생기면 초기 고객은 ‘변심했다’며 서비스를 이탈한다.

우리도 이런 사례를 겪었다. 원모먼트의 모든 플로리스트는 본사 소속이다. 주문량이 늘어나면서 플로리스트를 많이 채용했는데 결과물이 달랐다. 고객 입장에선 이전보다 별로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이런 일을 막기 위해 제작 가이드라인을 배포하고 플로리스트를 교육 시킨다. 우리가 이렇게 하는 이유는 재구매율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한 번만 실망해도 고객이 떠나는게 이 서비스다. 모든 고객이 받아봤을 때 일정한 품질로 높은 만족감을 느끼게 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

사업초기 도매상과 관계는 어떻게 만들었나. 쉽지는 않았을텐데.

사업을 막 시작했을 땐 선도 서브스크립션 업체의 카피캣이 성행할 때였다. 우리도 도매상에게 그중 하나로 취급 당했다. 다행히 판매량이 늘어 꽃 주문량이 늘면서 협상력을 가질 수 있었다. 현재는 거래선을 두고 안정적으로 꽃을 공급 받고 있다.

상당히 빠른 속도로 도매시장에 진입했는데.

원모먼트는 일종의 ‘피봇’을 거친 사업이다. 처음엔 지렁이를 키워 유기농 비료사업을 2,3년 정도했다. 그러다 사업방향이 예상과 다르게 흘러 전환했다. 흙과 비료 모두 양재동 화훼시장에서 유통된다. 종류는 달라도 취급하는 시장은 겹쳤다. 시장은 처음부터 익숙했다.

우리나라는 꽃이 일상인 문화는 아니다. 왜 이 사업을 하나. 

가까운 나라 일본의 사례를 들어 설명하고자 한다. 일본은 1980년대 버블호황이 지난간 뒤 경조사 화환이 크게 줄며 시장이 반토막 났었다. 그러다 꽃을 일상에서 즐기는 유러피안 라이프스타일로 변했고, 현재 경기 흐름이 회복되어 5조원 규모의 시장이 형성되어 있다. 경조사, 선물, 홈 데코가 거의 같은 비율을 차지한다.

우리나라 또한 크게 다르지 않다. 경조사 부문을 포함해 총 1조 2천억 규모인 화훼 시장은 지난해 김영란법으로 몸살을 앓으며 업계 추산 8,9천억 원 정도가 되었다. 유러피안 라이프스타일로 국내도 변해가는 추세다. 이후 2~3조 정도 규모의 시장으로 성장할거라 예측하고 있다.

원모먼트 상품의 가격대는 어떤가. 저렴하지 않다는 평도 있다. 

굳이 비교를 하자면 싼 편에 가깝다. 우리 품질과 비슷한 꽃다발을 오프라인에서 구매하려면 만원을 더 줘야 한다. 거기에 배송비는 별도다. 원모먼트에선 당일 2시간 배송이 가능한 데다 배송료도 무료다. 그렇게 해서 39,000원이면 비싼 편은 아니라 본다.

다만 소비자의 심리적 마지노선이 존재하는 것 같다. 우리 제품보다 1,2만원 적은 정도를 가격 적정선으로 생각하는 고객에겐 다가가기 어렵다고 본다. 대신 여러 번 구매해 본 고객은 이 가격에 배송이 되는 게 신기하다고들 한다. 서비스를 이용하는 관점이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 고객 여부는 달라진다.

성장 단계별 투자 유치를 해왔다.

운이 좋았다. 우리에게 투자한 업체 관계자 모두 평소 기념일마다 선물을 하는 사람들이다. 한 투자자는 “특정 기념일만 되면 유명 디저트 가게에서 1시간씩 줄 서서 사가는 4,50대 남성들만 보더라도 남성 고객을 타깃하는 원모먼트는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참고로 미국엔 시리즈 C 라운드까지 마무리 한 온라인 꽃배달 업체가 있다. 이 분야 시장은 결코 작지 않다.

투자금은 어디에 사용되고 있나.

경기권까지 무료로 당일 배송하는 게 단기 목표다. 이를 위해 택한 건 권역별로 허브를 만들어 배송하는 거다. 현재 제작 공간은 서울 종로와 양재 두 곳에 있다. 여기서 구로와 영등포에 하나씩 증설하면 부천, 고양 등 분당까지 무료 배송이 가능해질 거라 본다. 또한 판교와 분당, 부천과 인천에도 주문이 들어오고 있어서 경기 지역에 지점을 내는 걸 목표하고 있다. 동시엔 개발팀에도 투입하려고 한다.

장기적 계획을 말해 달라.

우린 선물 커머스 기업이 되려고 한다. 꽃과 함께 즐거운 선물로 전해질 수 있는 물건을 선별하고 이를 상품으로 구성해 성장하는 게 장기적인 목표다. 우리 고객은 꽃을 사기 보단 선물이 필요한 이들이다. 그래서 꽃과 함께 디저트류도 같이 팔고 있다. 모두 고객 요청에 따라 운영되는 거다. 달마다 베이커리 부문에서 2천만원 정도의 매출을 기록 중이다. 주얼리를 같이 보내달라는 요청도 상당하다. 여기에 곁들일 메시지 카드도 한달 평균 2,300장씩 판매된다. 1만원이라는 가격임에도 많이들 구매한다.

이 사업의 궁극적 목표는 뭔가. 

중요한 날, 중요한 순간에 꽃을 선물하지 않나. 연인을 사귄 지 100일, 1주년, 프로포즈 등 중요한 때 함께하고 싶다. 실제 프러포즈용 꽃을 주문하는 고객이 상당히 많다. 고객 중 ‘원모먼트가 아니면 결혼 못할 뻔 했다’는 사람도 있다. 고객 인생의 중요한 순간에 도움이 되고 싶다. 그것이 우리가 바라는 꿈이자 사업 시나리오다.

[Startup’s Story #395] “AI 음악 라디오 서비스로 세계 시장 진출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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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스코프 금기훈 대표는 국내 디지털 음악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그는 2000년 국내 최초 MP3 유료 다운로드 서비스 ‘위즈맥스’를 선보였고, 삼성뮤직과 KTF뮤직, 멜론, 네이버뮤직, 엠넷닷컴 등을 거치며 약 20년간 디지털 음악 서비스를 다뤄왔다. 그리고 제3세대 디지털 음악 시장을 겨냥해 다시 한번 도전에 나섰다.

대기업이 장악하고 있는 디지털 음원 시장에서, 글로벌 음악 서비스를 만들고 싶다는 금기훈 대표를 만났다.

금기훈 미디어스코프 대표 / 사진=플래텀DB

2000년에 첫 벤처 창업을 했다. 당시의 경험이 미디어스코프 창업에 어떤 영향을 미쳤나. 

위즈맥스라는 MP3 다운로드 서비스는 소리바다보다 6개월 전 출시됐다. 음악 시장이 음반 중심에서 음원 위주로 재편성되고 있는 시기에 국내 최초로 음원 다운로드 서비스를 시작한 것이다. 7년 정도 운영을 했는데, 결과적으로 시장 점유에 실패했다. 무료 음원 다운로드 서비스들이 시장을 장악했기 때문이다. 당시 합법적인 유료 서비스는 위즈맥스가 유일했다. 이후 와이더맨, CJ E&M, SK플래닛 등 대기업 디지털 음악 사업을 거치며 20년 경력의 전문가가 됐다. 미디어스코프는 제3세대 디지털 음악 시장을 주도하고자 창립한 회사다.

3세대 디지털 음악 시장이란 무엇을 말하는가. 

내가 개인적으로 내린 정의다. 나는 디지털 음악 시장을 3개의 세대로 구분한다. 2천 년 대 초반 등장한 MP3 시장이 1세대, 스마트폰 등장과 함께 시작된 모바일 스트리밍 시장이 2세대다. 3세대 음악 시장의 키워드는 초연결이다. 물리적으로는 다양한 디바이스가 연동될 것이다. 콘텐츠 적으로는 ‘듣는 음악’에서 ‘보는 음악’을 위한 서비스와 상품들이 더 많이 생겨날 것이다. 팬덤 문화가 활성화되며 음악 시장의 주체도 기획사에서 아티스트로 이동한다. 음악을 소비한다기보다는 아티스트를 소비하는 경향이 늘어나게 되는 것이다. 이 패러다임의 변화 과정에서 영상 콘텐츠를 위한 AR, VR, 음악 추천을 위한 인공지능, 음원 유통을 위한 블록체인 등 새로운 기술들이 결합한다. 역사적으로 시장이 크게 바뀔 때마다 스타트업이 시장에 진입할 기회가 왔다. 지금이 그 시기라고 본다.

달라진 디지털 음악 시장에 맞춰, 미디어스코프는 어떤 서비스를 내놨나. 

듣는 음악 서비스 ‘딩가라디오’와 부르는 음악 서비스 ‘딩가스타’ 두 가지를 출시했다. 어떤 서비스를 할 것이지 결정하는 건 어렵지 않았다. 당연히 이 두 축이 앞으로의 음악 서비스의 핵심이 될 텐데, 3세대 흐름에 발맞춰 어떻게 진화해야 하는가를 오래 고민했다. 핵심은 기술력이었다. 일반적인 스타트업들이 서비스를 먼저 고민하지만, 우리는 기술 개발을 먼저 했다. 음악 큐레이션 서비스 ‘딩가라디오’를 출시하기 위해 기반 기술을 닦는 데에만 2년 반이 걸렸다.

현재 국내 음악 시장의 큰 문제는 ‘쏠림 현상’이다멜론의 독과점이 심화되고 있다 보니 새로운 음악 서비스도, 아티스트도 나와서 성공을 거두기가 쉽지 않다. 미디어스코프는 딩가라디오를 통해 음악의 저변을 넓히고자 한다음악 라디오 서비스 특성상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소개되면서 음악 서비스 이용 연령층을 40, 50대까지 넓힐 수 있다. 딩가스타는 누구든 쉽게 음악 영상 콘텐츠를 만들고 공유할 수 있도록 만들어줄 것이다. 

미디어스코프의 핵심 기술은 무엇인가. 

2년 반 동안 개발한 인공지능 음악 추천 엔진 ‘미어캣’이다. 음악 서비스의 빅데이터 분석은 사용자의 취향과 음악 성분, 양 쪽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사용자의 행동을 분석하는 건 간단하다.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은 음악을 분석해내는 일이다. 우리는 기본적인 디지털 신호 분석 기술에 추가로 감성 분석 엔진을 내부에서 만들었다. 음악을 신호학적으로 분석하면 음악의 선율이 강하다, 약하다, 부드럽다는 것을 구별해낼 수 있다. 여기에 감성 분석이 더해지는데, 결론적으로는 가사를 분석하는 것이다. 같은 이별이긴 한데, 이게 아름다운 이별인지 분노하는 이별인지까지 구분할 수 있다. 보컬 음성, 아티스트 데이터 분석도 같이 이루어진다. 딩가라디오가 제안한 음악에 대해 사용자의 반응을 또 한 번 엔진이 학습하면서 정확도는 점차 높아지게 된다. 이 정도 수준의 음악 추천 알고리즘을 가진 국내 기업은 없다고 자신한다. 향후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지원을 받아 차세대 VR 노래방 기술도 선보일 것이다. 위에 언급한 기술은 모두 3세대 디지털 음악 서비스의 핵심 기술들이다.

두 서비스의 수익 모델은 무엇인가. 

미디어스코프는 음악 라디오 서비스 ‘딩가라디오’와 가라오케 앱 ‘딩가스타’를 운영한다.

딩가스타는 기본적으로 무료다. 하지만 프리미엄 유료 모델을 도입했다. 앞으로 오디션, 보컬 아카데미 등 부가 서비스를 결합할 예정이다.

시장이 재편되고 있는 시기라고 해도, 대기업 중심의 음원 시장을 비집고 들어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주목을 받으며 큰 투자를 이끌었던 무료음악 서비스 ‘비트’도 2016년 서비스를 접었다. 저작권료 문제가 큰 걸림돌이었는데. 

비트의 실패에서 저작권 문제는 상황을 악화시키는 요인이었긴 했지만, 근본적으로는 비즈니스 모델의 한계가 있었다고 본다. 비트는 라디오 서비스로 시장에서 자리잡으려 했지만, 법적으로는 결국 멜론과 같은 전송 서비스다. 결국 이 분야는 음반사들의 배타적인 권리가 미치는 영역이고, 기존 음원 서비스와도 비즈니스 영역이 충돌한다. 이미 기존 사업자들이 시장에서 지불하고 있던 저작권료의 수준이 있는데, 비트는 이를 사용자에게 무료로 제시했다. 비트의 수익 모델은 광고 비즈니스였는데, 광고료를 가지고 상업용 콘텐츠의 저작권료를 충당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최근 10년간 음악 스타트업이 그렇게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낸 사례가 없었기 때문에, 안타까움이 컸다.

미디어스코프는 저작권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고 있나. 

딩가라디오는 전송 서비스가 아닌 디지털 라디오 서비스다. 따라서 저작권료 지불 방식이 다르다. 비트는 사용자에게 음악을 선택적으로 감상할 수 있는 권한을 줬다. 특정 음악을 선택하거나, 건너뛸 수 있게 한 것이다. 이 경우 전송 서비스로 분류되어, 사전에 각 음반사로부터 일일이 음악 사용 권리를 허락받아야 한다. 딩가라디오는 이용자의 선택을 일부 제한하는 대신, 그 약점을 방대한 채널 수와 인공지능 추천 엔진으로 메웠다. 당시 비트에는 채널이 500개 정도 있었는데, 딩가라디오는 채널이 2만 개가 넘는다. 사용자에게는 채널 선택권만을 주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음반사에 사전 허락을 받을 필요 없이, 추후 창출한 매출에 대해 일정 부분을 보상금 형태로 한국 음반 산업에 지불하면 된다.

음악 시장은 신규 사업자의 출현에 매우 배타적이고, 타협의 여지를 찾기가 힘든 곳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선은 기존사업자와 다툼에서 법리적으로 불리한 입장에 서지 않는 방안을 고민했다. 이를 위해 3년간 대학원에서 저작권법을 다시 공부하면서까지 준비를 했다. 부당한 요구와 사업 방해 행위에 대해 정식으로 대응했는데 덕분에 지금까지 5차례의 법적 다툼이 겪었고, 모두 이기고 이제 하나만 남겨두고 있다.

불합리한 규제를 비판만 하기보단, 3년 간의 석사 연구를 통해 그 돌파점을 찾아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이 사업을 잘 해내기 위해 창업 준비와 석사 생활을 동시에 했다. 나도 2천 년 대 초반에 첫 벤처를 창업했을 때는 젊고 의욕적이었으니까 마구 싸우고 부딪혔다. 하지만 한가지 깨달은 것은 나는 창업가이지 정치인이 아니라는 것이다. 규제 문제가 해소되는 데에는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린다. 그리고 규제를 누가 풀어줘서 사업의 승패가 갈린다면, 내 사업의 운명을 남이 결정하는 셈이다. 자신이 하는 사업이 기존 사업자들과 갈등 관계에 놓일 때, 경영자는 그 정도를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싸워도 될지 말지에 대한 판단을 내릴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일단 법적 다툼이 벌어지면 투자가 어려워지기 때문에, 아무리 결백하다 해도 재무적인 어려움을 견디기가 어렵다. 싸우는 게 손해라고 판단이 서면, 기존 법과 시장 체계 안에서 어떤 식으로 문제를 해결해나갈 것인지 공부를 많이 해야 한다. 그래서 대학원에 진학했다. 자금적으로도 미디어스코프의 경우 창업 초기부터 B2B매출을 확보했고, 초기 펀딩을 통해 어느 정도 버틸 힘을 비축한 상태였다.

SKT가 올해 AI, 5G, 블록체인을 적용한 음악 추천 플랫폼을 출시할 예정이라는 보도가 있었다. SM, JYP, 빅히트 등 대형 기획사 3사와도 협업한다. 실질적으로 미디어스코프의 가장 큰 경쟁자가 될 것으로 보이는데. 

경쟁 관계가 될지, 협력 관계가 될지는 SKT의 선택에 달려있다. SKT가 기존 음원 서비스들과 경쟁하기 위해 이런 선언을 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아마 3세대 디지털 음악 시장에 발맞춰 새로운 주도권을 가져가겠다는 포부일 것이다.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 지금까지 마케팅 경쟁만 치열했던 음악 시장에 모처럼 기술 경쟁이 일어나게 되는 것이다. 우리나라가 20년간 디지털 음악 시장을 만들어왔지만, 지금까지 이렇다 할 글로벌 음악 플랫폼을 배출하지 못했다. 이번 기회를 계기로 한국발 음악 서비스가 세계로 진출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국내 기업들이 가지고 있는 기술과 서비스 자원을 모을 필요가 있다. 여러 스타트업들이 가지고 있는 역량이다. 미디어스코프는 이미 120개국에서 5년간 음악 서비스를 운영해왔다. 대기업이 3세대 음악 서비스를 만들어가는데 기술, 플랫폼 적으로 훌륭한 파트너가 될 수 있는 기업이라 자신한다.

마지막으로 미디어스코프의 단기, 중장기 목표를 말씀해달라. 

올해 내로 가입자 500만을 확보하고 손익분기를 돌파하는 것이 목표다. 일본과 미국의 현지 법인 설립도 가시화될 예정이다. 현재 120개국에서 서비스가 운영되고 있지만, 제대로 된 시장 진입을 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올해로 중요한 해외 사업 거점 3개 이상을 만들어내는 것 또한 중요한 목표다. 중장기적으로는 3년 내에 글로벌 10대 음악서비스로 도약하는 것이다. 향후 10년 내로는 글로벌 3대 음악 서비스로 올라서고 싶다. 스포티파이는 2008년 스웨덴에서 시작해 현재 세계 최대 음악 서비스 기업이 되었다. 우리라고 못할 것 있나. 이제부터가 본게임이다. 잘 지켜봐달라.

 

 

[Startup’s Story #396] 일상에 녹아드는 감성 AI를 만드는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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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방과 오고 간 텍스트에서 감정 상태를 분석해주는 텍스트앳이라는 서비스가 있었다. 답변에 따라 요청자의 희비가 엇갈렸던 이 앱은 연애에 관심 많은 20대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같은 회사에서 ‘남자가 좋아하는 여자에게 저녁마다 보내는 카톡’, ‘연인의 콩깍지, 이렇게 하면 훨씬 오래 간다’등 연애를 둘러싼 콘텐츠도 출시됐다. 내용은 심리학 논문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또 이 회사에서 일반적인 연애 테스트를 넘어 간단한 일상 대화를 할 수 있는 ‘핑퐁’이라는 명칭의 인공 지능 서비스도 나왔다. 이 서비스는  ‘감성AI’를 목표로 개발되고 있다.

2011년 법인 설립 이후 스캐터랩이 걸어온 7년 간의 발자취다.

스캐터랩은 감정, 대화, 관계 등 본질을 함유하는 다수의 프로젝트를 선보여 왔다. 이 가운데 연애 콘텐츠앱 ‘연애의과학’은 지난해 매출 10억원을 넘는 등 사업적으로도 성과를 내고 있다.

대표를 포함해 3명의 공동창업자가 근속하며 회의를 할 땐 대표와 인턴 할 것 없이 목소리를 높인다. 맡은 일에 애정, 재미를 느껴 책임감이 크기 때문이다.

갈등이 생겨도 끈끈한 믿음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현재 몰두해 있는 지금 이 자체가 삶의 모든 것이라 말하는 김종윤 스캐터랩 대표를 만났다.

김종윤 스캐터랩 대표/사진=플래텀 DB

지금까지의 모든 프로젝트가 무계획에서 탄생했다.

텍스트앳은 작은 아이디어에서 시작했다. 대학에서 단순 과제를 수행하던 중 서비스로 만들어 보고 싶어 동창과 함께 아이디어를 발전시킨 거다. 그러다 정부지원사업으로 선정돼 지금에 이르렀다. 이후 연애의과학과 진저, 핑퐁 모두 계획을 세워놓고 시작한 게 아니었다. 다만 감정, 대화, 관계 등 본질은 같다.

우선 텍스트앳은 ‘문자메시지로 상대방이 나를 좋아하는 지 알면 재밌겠다’는 생각이 전부였다. 그 기조를 가지고 운영하는 동안 카톡 데이터가 제법 모였다. 이를 연애 및 인간관계의 조언자적인 가치로 변환해보자는 취지로 커플 애플리케이션 비트윈 사용자를 위한 인공지능 서비스 ‘진저’를 만들었다. 그러는 동안 심리학 논문에서 발견한 연애 및 관계 관련 내용을 정리한 콘텐츠인 ‘연애의과학’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졌다.

진저를 운영하던 중 사용자가 자기 얘기 하기를 좋아한다는 걸 알았다. 엄밀히 말하면 정보로서의 가치는 없다. 다만 누군가가 관심을 가져준다는 것에서 사람은 큰 동기부여가 되는 듯 했다. 이처럼 중요도는 떨어지지만 큰 가치를 줄 수 있는 인공지능이라면 유의미하다고 봤다. 그래서 핑퐁을 개발하게 됐다. 핑퐁은 일상에서 사람과 가까운 감성적인 AI가 되는 게 비전이다.

7년 간 어쩌면 쓸모 없을 수 있는 데이터를 모으며 서비스를 만들었다. 피봇을 권하는 등 주변의 우려는 없었나.

대놓고 들은 건 아니었지만 종종 느꼈다. 투자의 주요 의사결정권자인 4,50대 남성에게 공감을 주지 못 했다. ‘마음이 궁금하면 직접 물어보면 되는 것 아니냐’, ‘일상대화를 왜 분석하고 있는 거냐’는 질문 많이 들었다. 데모를 시연할 때도 마찬가지다. 핑퐁과 대화를 나눠보라고 하면 ‘내일 날씨는 어때?’라고 묻는 경우가 많더라. 우리가 원하는 건 ‘오늘 피곤해’, ‘야근하기 싫어’와 같은 지극히 일상에서 쓰이는 말이었다.

그렇다고 좌절한 적은 없다. 표준편차가 큰 사업을 한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다행히 우리 일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투자자를 만나 적재적소에 투자를 받으며 사업을 성장시킬 수 있었다.

표준편차가 크다는 말이 무슨 뜻인가.

연애 콘텐츠 앱인 ‘연애의과학’을 운영하기 위해 논문을 많이 읽었는데, 거기엔 연애와 투자는 비슷한 면이 있다고들 나와 있다.

대개 연애를 잘 하기 위해 많은 이들이 객관적 매력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한다. 이는 평균점수에 해당한다. 다만 논문에 따르면 연애를 할 땐 표준편차가 중요하다. 절대적 수치를 따져 보면 호불호가 분명히 드러나는 이가 상대적으로 연애할 확률이 높은 것이다.

10명이 평가해 10점 만점 중 평균 5점을 기록한 사람 두 명이 있다고 가정하자. A는 10명 모두에게 5점을 받았고 B는 10점과 0점을 준 이들을 포함해 5점을 받았다. 8점은 넘어야 연애를 할 수 있다고 치면, 그 밑으론 모두 의미 없는 점수다.

이를 투자로 전환하면 결과는 흥미롭다. 평균 정도로 매력적이면 투자를 받기 어렵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우린 누군가 0점과 10점을 준 사업의 영역에 있었다.

대부분 서비스엔 유행이 있다. 스캐터랩은 트렌드 중심에 서있던 것 같진 않다.

대세는 아니지만 늘 특정한 영역엔 있었다. 유행을 따르지 않고 재밌다고 느낀 일에만 전념했기 때문이다. 진저와 연애의과학 모두 유사 서비스가 없다. 특히 연애의과학은 콘텐츠를 직접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콘텐츠는 보통 외부에서 제작해 플랫폼에서 판매되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에 비하면 독특한 구조라 할 수 있다.

논문을 활용해 스캐터랩의 방식으로 콘텐츠를 가공했다. 이걸로 유의미한 매출도 기록 중이고.

심리학 논문을 읽다 보니 유익하고 재밌는 내용이 많았다. 더 많은 이들에게 알리고 싶었고, 수요에 비해 시장에 의미 있는 콘텐츠가 많이 없는 듯 보였다. 연애에 실제로 도움 될 만한 걸 만들자고 결심했고 이를 위해 페이스북 페이지, 홈페이지와 앱을 차례로 만들며 사용자에게 다가갔다.

성[性]은 삶에서 중요하며 사람들에게 관심을 끄는 분야다. 하지만 시장 콘텐츠는 자극적인 것에 편중돼 있었다. 이 분야에서 건전한 콘텐츠로 균형을 만들고 싶었다. 그런 이유로 양지에서 당당히 볼 수 있는 성인 콘텐츠를 만들기 시작했다. 시장의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다. 현재는 한국을 넘어 일본에서도 사랑을 받고 있고 매출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한국은 콘텐츠 구매가 활발한 시장이 아니었다. 

게임과 웹툰 시장을 보면 이전과는 다르게 거부감이 줄어든 모습이다. 우호적인 외부 환경이다. 내부에선 고객을 설득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가장 중요한 건 충동구매를 할 정도로 매력적인 상품을 만드는 것이다. 우린 그것에 집중하고 있다. 콘텐츠 사업을 하는 만큼 스토리텔링과 참신한 마케팅으로 이목을 끌 수 있을 지도 고민한다.

전반적으로 ‘19금’ 콘텐츠가 많다. 품질의 성향이 치우쳐져 있는 건 아닐까.

이는 우리가 소비자에게 강제한 게 아니다. 고객의 소비 패턴이 그렇다. 조금 다른 얘기인데 우리 고객의 성비는 5:5로 일정한 편이다. 웹툰과 웹소설 등 각 콘텐츠 유저의 비율이 남성, 여성으로 쏠리는 것에 비하면 고른 수치다.

현재 개발 중인 기술 솔루션 핑퐁은 일반적인 AI와 다르다고.

챗봇과 가상비서, 스피커 등 대화형 인공지능 제품은 사용자와 관계가 기존 제품과 다르다. 사람들은 제품과 말하는 순간 그것이 살아있다고 본다. 이는 애플의 음성 인식 서비스인 ‘시리’와 농담하는 것에서도 유추할 수 있다. 챗봇에서 반려동물을 대할 때와 같은 유대감을 느끼게 되는 거다. 때문에 혁신의 토대 위에 일상대화가 가능한 기술을 갖춘 자가 분야 선두가 될 거다. 그렇게 하려면 기술적인 접근이 달라야 한다.

스캐터랩이 핑퐁에 부여하려는 건 일반적 명령이 아닌 일상대화다. 친구와의 대화 중 80%는 단순 수다다. 그게 제품과 사용자간 거리를 좁히는 중요한 요소가 될 거라 본다. 이를 믿으며 만들고 있다.

핑퐁을 어떻게 활용할 계획인가.

우리 기술의 API 공개를 통한 B2B 사업을 고려하고 있다. 궁극적으론 사람과 의미 있는 관계를 형성하는 에이전트 장비 및 기술 플랫폼이 되는 게 목표다. 그 다음이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개발이다. 타깃은 유아와 노인이다. 기능보단 일상 대화가 중요하다고 보기에 관련 제품 개발을 할거다.

스캐터랩이 운영하는 모든 서비스는 거의 최초이고 유일하다. 운영 측면에서의 일장일단이 있을 것 같다.

본질을 우리 방식대로 재정의할 수 있는 점은 재밌다. 반면에 경쟁자가  없다는 것은 시장이 없다는 것과 같다고 평가받을 수 있다. 이 말은 맞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확실한 건 우린 시장의 가능성을 믿고 있다.

회사에 규칙이 없는 걸 선호한다고 들었다. 인턴과 대표가 스스럼 없이 지낼 정도로 유연한 조직이다. 만약 가고자 하는 방향이 다른 이들의 생각과 다르다면 어떤 식으로 해결하나.

기본적으로 회사는 일을 잘 하려고 모이는 곳이다. 이들을 믿으며 운영 한다면 규칙이 꼭 필요한 것인지 의문이 든다. 물론 꼭 필요한 내부 룰은 있다. 무엇보다 신뢰가 중요하다. 대표의 의견이든 구성원의 의견이든 신뢰를 가지고 노를 저어 결과를 보려고 한다. 이와 같은 끝을 보기 위해선 형언하기 힘든 끈끈함이 쌓여있어야 한다.

스캐터랩은 그게 가능하니 이는 곧 팀의 강점이다. 다들 성취욕이 큰 편이다. 하는 일이 의미 있으니 더욱 잘하고 싶어한다. 내부적 동기가 성과로 나타나는 형태다. 억지로 독려하면 오히려 어긋날 거라 본다.

학생 창업으로 시작한 지 7년이다. 여러 역경을 거쳤을 텐데.

객관적으로 보면 힘든 상황이었지만 주관적으론 힘들지 않았다. 물론 어려운 점은 많았다. 그럼에도 사업하는 동안 운이 따랐다. 적정 타이밍에 투자도 받았고 좋은 사람들과 함께 새로운 비전을 가지고 나아가고 있다. 모든 것이 감사하다.

공동창업자 모두  설립부터 지금껏 근속 중이다.

그들이 없었으면 성장하는 데 더 오랜 시간이 걸렸을 거다. 나는 이들이 개발 능력 뿐만 아니라 다른 능력도 많다고 생각한다. 없어선 안 될 사람들이다.

스타트업이라고 하기엔 업력이 오래 됐다. 앞으로도 잃고 싶지 않은 원칙이 있나.

단지 돈을 많이 버는 게 주목적이 아니었으면 한다. 일을 원해서 하는 분위기가 유지되길 바란다. 우리가 하는 일이 가치 있는 것이고 잘 될 수 있음을 끊임 없이 불어넣을 거다.

채용이 진행 중이다.

스캐터랩이 모든 사람에게 맞는 회사는 아닐거다. 어떤 이는 홈페이지를 보고 ‘무슨 이런 회사가 다 있나’ 싶을 수도 있다. 그만큼 색채가 뚜렷하다. 이런 분위기는 홈페이지와 페이스북 페이지에서도 잘 드러난다. 살펴본 뒤 느낌이 통한다 여긴다면 지원해주시길 바란다. 스캐터랩에는 각기 다양한 배경을 가졌지만 일을 스스로 하는 주체적인 인재가 모여 있다.

대표로서 채용 시 꼭 보는 게 있나.

지원자가 어떤 삶을 살아 왔는지 살핀다. 예를들어, 학교를 다니며 어떤 생각을 하며 지냈는지, 왜 그 과에 진학했는지 등을 보는 거다. 얼마나 주체적인 선택을 해 왔는지 궁금했다.

투자 유치를 마무리 중이다. 어디에 쓰이나.

주로 핑퐁 머신러닝 팀을 키우는 데 쓰일거다. 우리의 비전과 믿음을 구체하려면 엔지니어가 더 투입되어야 한다. 이외 한국어와 일본어, 영어 3개 국어 버전을 빠르게 완성하는 데 사용하려고 한다.

올해에도 바쁜 한 해를 보내겠다.

일년에 2번 집에 가는 것 외엔 사무실에서 생활하고 있다. 일 외 번잡스러운 걸 좋아하지 않는다. 단추 있는 옷도 잘 안 입을 정도다. 이렇게 극단적일 필요가 있나 싶을 때도 있지만, 지금 아니면 언제 이렇게 살아보겠나. 내게 스캐터랩은 ‘현재 가장 몰두해 있는 모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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