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어를 배우는 효과적인 학습 방법 중 하나가 영화나 드라마를 통해 살아있는 언어를 배우는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컨텐츠라도 제대로 활용하는 것이 관건이겠다.
영화 미드 영어 자막 공부 앱 ‘쎔(이하 SEM)’은 스마트폰을 활용하여 한글 및 영어 자막으로 영화를 감상할 수 있는 것은 물론 구간 반복과 사전 기능이 있는 서비스다. 음성녹음을 통해 발음을 교정하고, 쓰기 기능을 통해 리스닝 테스트도 할 수도 있다. 또한 좋아하는 대사는 즐겨찾기에 추가해두고 나중에 별도로 찾아볼 수도 있다. 즉, 영화라는 살아있는 교재를 사용자가 잘 활용하게 돕는 서비스인 것이다.
SEM을 서비스 중인 해리슨앤컴퍼니 이현렬 대표를 만나봤다.
대표님 본인 소개와 해리슨앤컴퍼니 및 SEM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영어 자막 앱 ‘SEM’을 서비스를 하고 있는 이현렬입니다. SEM은 ‘Smart English Movie’의 약자로 영화와 드라마에 자막을 넣어 소비자에게 교육이라는 부가가치를 더해줄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고 있습니다.
저는 콘텐츠 관련 일을 오래해 왔어요. 첫 직장은 삼성물산이었고, 그 후 무역 일을 하다가 영화 쪽으로 넘어와 워너브라더스 한국지사 대표를 맡기도 했습니다. 2012년에 시장조사와 스터디를 한 후 지금의 회사를 차리게 되었고, 2013년에 SEM 앱 개발과 콘텐츠 라이센싱을 한 뒤 2014년부터 안드로이드 버전으로 서비스를 처음 시작했습니다. 얼마 전 iOS버전도 출시되었고요.
직원 구성은 어떻게 되고, 일은 어떻게 분담해서 하고 계시나요?
직원은 총 8명으로 예전 영화사에서부터 함께 일했던 팀원 위주로 구성되어 있어요. 콘텐츠에 대해 전반적인 지식을 가진 전문가들이예요. 영어 자막의 퀄리티를 감수해야 하기 위해 영문학 학사를 마친 미국 시민권자도 있고 컨텐츠 라이센싱, 마케팅, 자막 싱크 등 업무를 맡아주고 있어요.
개발쪽 인력은 따로 없으신가요?
앱 개발은 외주를 맡기고 있습니다. 콘텐츠를 기획하고, 마케팅하고, 유통하는 것이 저희의 전문 업무입니다.
해리슨앤컴퍼니는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와 정식으로 계약을 하여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는데요.
이 시장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것이 중요해요. 영화나 드라마 등 하나의 콘텐츠에 감독, 배우 등 여러 사람이 관여되어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콘텐츠를 사용하는데 있어서 가이드라인이 많습니다. 그런 가이드라인을 지키면서 우리가 원하는 부가가치를 만들어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봤어요. 이전에 영화를 배급하는 사업을 오랫동안 해왔고, 그쪽 입장을 이해하는 것에 익숙하기 때문에 계약하는 일이 그렇게 어렵지는 않았어요.
국내에 영어 공부 앱이 굉장히 많은데요. SEM이 가진 차별성은 무엇인가요?
무엇보다도 영화와 드라마를 통해 실제 생활에서 쓰이는 용어와 알맞은 스피드로 배울 수 있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뉴스를 보고 영어를 배우게 되면 발음이 너무 깨끗해서 따라 하기가 힘들어요. 영화에는 미국 외에도 영국, 유럽계 등 다양한 인물이 등장하고, 젊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요새 언어를 배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또한 영화는 보편적인 지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는 수준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배우는데 어려움이 없어요.
SEM에서는 어떤 기준으로 콘텐츠를 선정하나요?
모든 사람들이 공부할 수 있는 적합한 콘텐츠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또 저희는 자세잡고 진지하게 공부하는 앱이 아니라 자투리 시간에 잠깐 보면서 학습할 수 있는 서비스가 되고 싶어요. 편하게 영화를 감상하면서 좋은 표현은 즐겨찾기에 추가해뒀다가 외우는 방식으로요. 저희는 쿨한 콘텐츠를 만드는 쿨한 미디어가 되려해요.
기억에 남는 사용자 에피소드가 있나요?
SEM으로 공부해서 텝스 점수 잘 나왔다고 감사의 말씀을 전하는 사용자분들이 많아요. 그럴 때 굉장히 뿌듯하죠. 무엇보다 해외에서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해달라는 요청이 굉장히 많이 와요. 더불어 좋은 콘텐츠 추천해주시는 분들에게도 감사하고요.
SEM의 이용자 수치는 어느 정도 되나요? 또 주 사용자층은 어떻게 되는지 말씀해주세요.
안드로이드와 iOS를 합하면 다운로드 수는 25만 정도 되요. 20대 후반에서 3~40대 사이 여성 사용자가 많아요.
수익부분은 어떤가요? 관련해 선보일 프로젝트는 어떤 것이 있나요?
라이센싱하여 콘텐츠를 만들다보니 아직까지는 투자한 금액이 훨씬 많아요. 누적된 적자를 해소 하는 데까지는 시간이 좀 걸릴 것 같아요.
최근에 협업 요청이 많이 들어와요. 구체적으로는 8월에 영단기 어학원과 협업 판매를 시작할 계획입니다. 패키지로 몇 개의 영화를 묶어서 할인을 해주고, 가이드 북도 제공해주는 형태예요. 이렇게 교육 서비스들과의 협업이 수익차원에서 도움이 될거라 봐요. 학원은 저희를 통해 제대로 된 영상과 자막을 정식으로 구입할 수 있는 루트가 생긴거고요.
영어교육은 한국만의 트렌드는 아닐텐데요. 해외 진출 계획이 있으신가요?
아직 회사가 작아 빠르게 진행하긴 어렵지만 진출 계획이 있어요. 진출할 국가로는 중국, 일본 그리고 멕시코 쪽을 보고 있어요. 의외로 스페인어를 모국어로 쓰는 국가에서 영어에 대한 수요가 높아요. 또 그 쪽 사람들은 영상을 보면서 공부하는 스타일이어서 저희 앱과 잘 맞는다고 할 수 있고요. 계획만 하는 것이 아니라 계속 연구하고 개발하는 중이예요. 다만 구체적으로 출시하는데는 적어도 6개월에서 1년은 걸릴 것 같아요.
SEM에서 제공하는 영화나 드라마 중에 특별히 추천해주고 싶은 것이 있으신가요?
우리나라는 흥행 위주로 영화가 공급되다 보니 좋은 영화라도 개봉이 안되는 경우가 많아요. 개인적으로 ’42’이라는 야구 영화를 참 좋아합니다. 영화도 감동적이지만 좋은 대사가 많아서 나중에 꼭 써먹어야지 하고 외워둔 대사가 많았어요. ‘비포선라이즈’는 여성분들이 많이 좋아하시고, ‘블라인드 사이드’는 쉬운 영어라 좋습니다. ‘노팅힐’ 같은 영화도 괜찮고요. 또한 드라마 ‘프렌즈’는 빼놓을 수 없는 바이블이죠.
해외 비즈니스를 할 때 영어로 PT도 중요하겠지만, 사실 비즈니스는 밥먹으면서 친해진다고 봐요. 그래서 사석에서 공통 화제로 삼을 대화거리가 필요하죠. 영화에 익숙한 사람들은 대화가 되요. 영화는 국적에 상관 없는 공통의 화제니까요.
마지막으로 ‘SEM’이 어떤 서비스로 자리매김 하고 싶으신지 말씀해주세요.
‘좋은 컨텐츠를 최적의 미디어를 활용해 이로운 곳에 쓰자’는 것이 저희의 철학입니다. 앱의 다운로드 수도 중요하지만 진성 유저들이 찾아주는 서비스가 되려해요. 영어공부는 문장 한 두개를 외우는 것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해요. SEM이 그 부분을 돕길 바라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