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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tup’s Story #183] “공부가 괴로움이 아니라 좋은 경험이 되게 하겠다”로코모티브랩스 이수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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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2월, 한-중-미 VC로부터 44억원의 투자 유치를 한 로코모티브랩스는 엔씨소프트 게임개발자 출신 이수인-이건호 부부가 2012년 미국 버클리에서 설립한 스타트업이다.

로코모티브랩스가 개발한 ‘토도 수학’은 미국의 유치원부터 초등학교 2학년까지의 커리큘럼을 담은 수학 연습 앱으로, 어린이들이 놀이처럼 즐겁게 많은 분량의 연습을 할 수 있게 만든 것이 특징이다. iOS 버전만으로 한국, 미국, 중국 등 3개국에 진출해 있으며, 올해 말 안드로이드 버전을 공개해 멀티플랫폼 전략을 취할 예정이다.

유아교육에 대해 뚜렷한 철학을 가진 로코모티브랩스 이수인 대표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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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인 대표

본인 및 서비스 소개 부탁한다. 

이수인이다. 게임 개발자 출신으로 미국 버클리에서 로코모티브랩스라는 회사를 창업해 토도수학이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제 2년 반 됐다.

미국에서 시작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별다른 이유는 없다. 남편이 2007년부터 미국 버클리에서 컴퓨터공학 박사과정을 밟고 있었다. 가는 길에 함께 갔고, 버클리에서 시작했다. 사업을 해야겠다는 생각은 전혀 없었다. 다시 회사로 돌아갈 생각이었다. 그러다 미국에서 아이를 낳았는데, 아이가 몸이 좀 안 좋아 한국에 들어올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사업의 계기는 무엇이었나? 

미국에서 아이가 태어난 다음 장애가 있는 아이들을 위한 프로젝트를 몇 개 했다. 장애아동들을 위한 학습용 앱을 만드는 거였는데, 스폰서 사정으로 2012년 초에 그 프로젝트가 좌초됐다. 그런데 해당 프로젝트를 좋게봤다는 K9벤처스의 마노 쿠마르가 트위터에 그 프로젝트를 했던 사람을 찾는다는 내용을 올렸다. 내가 직접 본 것도 아니고 같이 일하던 사람이 알려준거다. 그래서 연락을 했고 마노 쿠마르를 만나러 갔다. VC라는 것 외에 그가 누군지도 모르고 갔다.

첫 만남에서 마노 쿠마르는 휴먼컴퓨터인터랙션(HCI) 전공자로서 내 프로젝트에 무척 흥미가 있었고, 회사를 설립해 보는게 어떻냐고 권했다. 그럼 수표를 써준다고. 처음에는 싫다고 했다. VC의 자금을 받아 실리콘밸리에서 뭔가를 해야겠다는 생각은 없었다. VC 돈은 남의 돈이라는 생각이 강했다. 그랬더니 몇몇 조언을 해주며 다시 생각해보라 하더라. 이후 몇 달에 걸쳐 마노 쿠마르를 몇 번 더 만났다. 두 번째 만남서 부터는 회사를 세우겠다는 결심까지는 한 상황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애착을 가지던 프로젝트가 중단되고 나서 이어가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던 것 같다. 투자 클로징까지는 어느정도 걸렸지만, 그렇게해서 마노 쿠마르는 우리 회사의 메인 투자자가 되었다.

여담이지만, 나중에 언론 인터뷰에서 자신의 제안을 거절한 사람은 내가 처음이었다고 하더라. (웃음)

마노 쿠마르 외 초기에 다른 투자자도 있었다.  

교육 분야에 투자하는 비영리VC를 만났는데, 회사와 개인에게 엔젤투자를 받았다. 이렇게 세 곳이 최초 투자자다. 투자자들의 멘토링을 통해 많이 배워나갔다.

VC들에게 어떤 내용의 IR을 했나? 

당시 아주 엉성한 다섯 장짜리 PT 문서를 가지고 다니며 설명했었다. 내용은 그저 우리의 스토리였다. 어째서 공부 못하는 아이들을 위한 좋은 서비스를 만들지 않는지, 얼마나 많은 아이들이 학습을 여려워 하는지, 그리고 내가 그 아이들을 잘 이해하고 있고 잘 할 수 있다는 내용만 쓰여 있었다.

팀구성은 어떻게 했나?

미국쪽 인맥이 넓은 편은 아니었다. 더더군다나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생태계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몰랐다. 함께 일하는 사람에 대해 비교를 하지도 않았고 저울질 하지도 않았다. 그저 먼저 오는 사람들과 일했다. 특이 케이스로 어느 컨퍼런스에서 인연이 된 변호사 출신 게임 스튜디오 공동창업자를 만나 보드 멤버가 되어달라 제안했고 함께하게 된 사례는 있다.

남편인 이건호 CTO(개발총괄)도 회사에 함께하고 있다. 처음부터 같이 한 건가?

박사과정을 마치고 조금 늦게 합류했다. 남편은 제가 이 일을 하겠다고 했을 때 꼭 필요로 하다고 응원해 준 지지자였다. 다만 회사가 세팅된 다음에 들어와서 스톡옵션이 없다. (웃음)

이건호 CTO의 실력이 대단하다 들었다.

좋은 개발자인 것은 사실이다. 그보다 더 훌룡한 것은 밸런스도 좋다는 거다. 개발력 외 커뮤니케이션이나 경영에 대해서도 나보다 깊이가 있다. 회사에서 내 역할은 일을 만드는 것이고, 이건호 CTO는 그 일의 가능성을 체크한 후 되게 하는 것이다.

경험상 실리콘밸리에서 CEO는 배워야 할 것이 너무 많고, 신경쓸 것도 많다. 개발을 할 여력이 없다. 실리콘밸리서 학벌을 중시하는 이유는 단기간에 많은 걸 배웠기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CEO와 CTO 역할을 동시에 하는 것이 무척 어렵다는 거다. 개발자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프로덕트를 만드는 것인데, 대표 역할까지 맡고있으면 일을 하지 못하게 만드는 상황들이 너무 많다. 우리 부부는 그 역할을 나름 잘 분담한 편이다.

실리콘밸리에서 부부 창업자에게 투자를 안하는 경향이 있다고 들었다. 

부부는 남이 될 수 있다는 것이 큰 것 같다. 이혼할 수도 있으니까. (웃음) 공동창업자끼리도 깨지면 큰 문제가 되지 않는가. 하지만 이건호 CTO는 우리가 구할 수 있는 최고의 엔지니어였다. 투자자들이 그 부분을 인정했다고 본다.

본론과는 다른 질문이지만, 남편 이건호 CTO와는 어떻게 만났나?

서울대에서 동호회를 같이 했다. 나는 미대였고 남편은 공대였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가족을 포함해 주변 모든 이들이 잘 해보라고 응원했었다. 나는 뭔가를 만들고 싶어하는 성격이고, 남편은 정말 좋은 걸 만들고 싶다는 사람이 있으면 같이 하고 싶어하는 타입이다. 그런 부분이 잘 맞는것 같다.

서비스 관련해 이야기 해 보자. 토도수학은 어떤 서비스인가?

토도수학은 수학 연습 앱으로, 어린 아이들이 놀이처럼 즐겁게 많은 분량의 연습을 할 수 있게 만든 것이 특징이다. 개인적으로 어릴 때 학습지 정말 싫어했다. 부모가 된 다음에 우리아이가 그런 괴로움을 느끼게 하기 싫었고. 정말 잘 만든 학습 서비스는 공부를 못하더라도 그 아이의 수준에 맞게 공부를 계속 할 수 있어야 하고, 부모가 일일이 옆에서 하라고 간섭할 필요가 없어야 한다. 아이들은 혼자서 게임은 할 수 있지만 수학문제는 잘 못 풀지 않은가. 많은 양의 학습이 아니라 아이들 인생에 도움이 되는 서비스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토도수학은 그것을 구현해 내는 서비스다.

아이들이 학습지를 못 푸는 건 문제가 아니다. 학습지는 엄마가 됐든 교사가 됐든 간에 누가 문제를 해석해 주고, 실제의 사물로 설명해주는 시간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런데 엄마나 교사가 없거나, 엄마가 옆에서 이걸 해줄 수 없거나, 혹은 아이가 너무 진도가 느려서 엄마가 아무리 설명을 해도 못 알아듣는다면 어떻게 될까? 그런 상황에서도 아이들은 공부를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그런 상황에서 종이 학습지는 아무것도 해주지 못한다. 그래서 우리는 모바일에서만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아이들에게 필요한 수학 개념을 지속적으로 알 수 있도록 해주고, 다양한 학습 방식을 통해 아이들이 훨씬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다.

구현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긴 요소는 무엇인가?

기술적으로는 터치스크린에서는 인터랙션이 가장 중요하다. 인터렉션을 통해 무척 많은 재미를 만들어낼 수 있다. 어떻게 하면 1+1=2를 재미있게 쓰거나, 다양한 방식으로 체험할 수 있을지를 고민했다. 그걸 반복해가며 더하기와 빼기의 개념을 조금씩 뇌에 쌓아가는 것이다. 이를 할 수 있는 다양한 액티비티를 만든 다음 전체 커리큘럼을 만들었다. 중간에 브레인파워라고 퀴즈를 푸는 이벤트 성 문제가 있는데, 이걸 맞추면 몬스터를 잡을 수 있는 등의 보상 체계가 있기도 하다. 게임에서는 흔한 개념이지만 토도수학에서는 무척 진지한 액티비티다. 그래서 게임에서 쓰이는 흥미유발 요소를 넣으면서도 아이들의 학습을 방해하거나 효율을 방해하지 않는 것을 찾느라 무척 노력했다.

보통 어린이 학습 프로그램에는 캐릭터가 나와 안내를 한다든가 하는 것들이 많은데, 토도수학은 조금 다른 접근이다.

터치스크린 시대에서 캐릭터는 중요하지 않다고 본다. 그러한 형태는 가이드하는 존재가 없으면 아이들이 하지 않는다. 오히려 숫자를 쓸 때 내가 무엇을 느끼는지, 손 끝에 오는 감각, 내가 문제를 맞췄을 때의 인터렉션이 더 효율적이다.

여타 과정 중 수학에 집중한 이유는 무엇인가?

우선 만들기 제일 쉽다. 가장 기본이 되는 콘텐츠이기도 하고. 형식이 고정되어 있기에 인터랙션으로 바꾸기 쉬우면서, 게임과 가장 잘 결합된다. 또한 잘 만들면 하나의 콘텐츠로 글로벌하게 활용할 수도 있다. 토도수학은 하나의 콘텐츠로 미국, 중국, 한국에서 서비스 중이다.

현재 각국 사용자 지표를 말해줄 수 있나? 

비율로 보자면, 미국 40%, 중국 40% ,한국 20%다. 미국은 주로 학교에서 많이 쓰고, 중국은 유아쪽, 한국은 학습지 연령대인 4-8세다.

서비스 운영하며 받은 인상적인 피드백을 소개한다면?

토도수학 론칭 이후 3개월 되었을 때 4살 배기 아이의 부모에게 편지를 받았다. 자신의 아이가 토도수학의 우버플레이어인데, 문제를 만 개를 풀어서 인터페이스에서 별이 더 이상 늘지 않으니 고쳐달라고 하더라. 우리도 그렇게까지 아이들이 풀 줄 몰랐기에 상정하지 못한거다. 그래서 고쳤다. 지금도 아이들이 많이 할 수 있는 형식으로 고치고 있는 단계다. 패키지 형식에 가까워서 현재까지는 이 안에 모든 프로덕트들이 들어 있는데, 조금 더 서비스 형식으로 바꾸는 작업을 진행 중에 있다.

서비스에 대한 반응이 좋다고 들었다. 

우리서비스는 아직 초기 단계임에도 iOS 시장에서의 반응은 꽤 긍정적이다. 전 세계 애플 매장에 있는 데모 디바이스에 인스톨이 되어 있기도 하다. 애플이 20개 정도의 데모 앱을 큐레이션 하는데, 그 중 하나로 들어가 있다.

로코모티브랩스의 유아 교육 접근방식을 말해준다면?

커리큘럼을 만드는 건 교사 출신 멤버들이다. 미국 스탭 중 교육 전문가들이 꽤 많다. 더불어 교사가 아닌 부모들이 더 중요한 부분에 대해 조언을 해주고 있다.

기존 교육은 교실을 잘 컨트롤 하는 방법론에 맞춰져 있다. 한 명 한명의 학생이 무엇을 어떻게 느끼고 있는지는 교육의 대상이 된 적이 없다. 태블릿으로 넘어오면서 겪는 변화 중 하나가 교육도 개인화가 가능하다는 거다. 거기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개별 아이들이 학습에 대해 어떻게 느끼는 가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학교교육은 선생님 말을 잘 듣는 아이들에 맞춰진 커리큘럼이다. 선생님 말을 좀 못 알아듣는 아이들은 점점 더 어려워지는 거다. 그런 아이들이야 말로 공부가 더 필요하지 않겠나. 그러나 지금까지의 교육 방식은 그냥 한 번 더 푸는 것 위주다. 그럼 재미없지 않겠나. 공부가 싫어지는 거다.

게임 개발사들은 유저에게 신경을 쓴다. 나 역시 마찬가지고. 유저가 이걸 싫어할까, 좋아할까, 할 수는 있을까 등을 무의식적으로 고려한다. 교육에 유저 중심의 디자인을 접목한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할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리 일반적인 이야기가 아니다. 학교는 아이들이 제일 좋아하는 사지 않는다. 그러나 부모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물건을 사려고 한다.

게임 개발자로서 교육앱을 만드는 데 어떤 관점이 작용하나?

기존 교육을 존중한다. 하지만 공부가 괴로울 수 있다는 것에 대해 합의가 없다. 이 문제를 게임이 가지고 있는 기술로 해결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아이가 혼자서 앵그리버드는 30분 할 수 있는데 문제는 5분도 못 푼다면, 그건 앵그리버드의 탓이 아니다. 나는 콘텐츠 탓이라고 본다.

앞으로의 사업 계획 및 비전을 이야기 해 달라. 

우리가 보고 있는 타깃은 학습지다. 학습지 사이에서 부모와 아이가 실갱이 하는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 우리의 꿈은 모든 2학년 어린이들이 2학년 말에 2학년이 배워야 할 모든 것을 배우는 것이다. 너무 소박한 것 같지만, 미국에서는 절반이 이걸 못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이걸 하려면 엄마가 아이와 앉아서 공부를 무척 많이 해야 한다. 그런 순간들이 괴로움이 아니라 좋은 경험이 되도록 하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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