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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tup’s Story #451] 사람 살리는 마네킹과 솔루션 만드는 스타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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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마비 환자가 발생한 경우 빠르게 심폐소생술을 하는 것이 생사를 좌우한다. 일반적으로 심장이 멎은 후 4분 정도까지는 적절한 심폐소생술을 시행하면 원상으로 회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4분이 넘어가면 뇌세포의 손상이 시작 되어 심장박동이 재개되더라도 신경학적 후유증이 남게 되며, 10분이 넘어가면 원상회복은 불가능하고, 대부분의 경우 사망하게 된다.

이런 내용은 어느정도 안전 교육을 받은 사람이라면 알고있는 상식이다. 하지만 아는 것과 실제 하는 것은 다른 이야기다. 심폐소생술은 이론적인 면보다 실제로 행할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7년차 하드웨어 스타트업이자 심폐소생술 교육 솔루션 업체 ‘이노소니언’은 CPR(심폐소생술) 교육 마네킹을 디자인하고 상용화시킨 회사이다.

이 업체의 교육 마네킹은 심장에서 뇌에 이르는 혈행의 흐름을 LED를 이용해 시각화한 제품이다. 이러한 방식은 세계 최초다. 아울러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 스마트 기기와 연동되어 교육생이 올바른 심폐소생술을 수행하는지 실시간으로 측정해 분석해 보여준다. 스마트 기기 1대에 최대 6대의 마네킹이 동시 연동 되며 가슴압박의 깊이, 속도, 이완 및 위치 등을 즉각적으로 분석해 준다. 심폐소생술 시, 심장의 혈액이 뇌까지 전달되는 상황을 시각적으로 제시해 줌으로써 훈련 수행의 결과를 시각적으로 보여주며, 피드백을 통해 사용자가 심폐소생술의 목적과 원리 및 소생기술을 올바르게 익히게 돕는다.

특히, 얼마전 이 업체가 발표한 ‘브레이든 베이비’는 폐 형상의 ‘인공호흡 표시등’ 기능까지 추가해 섬세하게 수행돼야 하는 영아 심폐소생술 기술을 익히는 가이드 역할을 제공해준다.

이노소니언 정목 대표를 만나 교육용 CPR 마네킹을 제작하는 배경를 들었다.

정목 이노소니언 대표 ⓒ플래텀

이노소니언은 뭘 하는 회사인가.

심폐소생술을 오래도록 기억할 수 있게 하는 제품을 만드는 회사다. 심장은 플러스(+) 극과 마이너스(-) 극의 전기자극이 근육을 움직여 심장을 박동하게 한다. 어떤 이유에 의해 극과 극이 얽히면 심정지가 오고 인체에 피가 돌지 않는다. 다른 장기는 피가 돌지 않아도 살 수 있지만, 뇌는 1분에 10%씩 생존율이 감소한다. 심폐소생술은 멎은 심장을 짜내서 심장의 피와 산소를 뇌로 보내 뇌사를 예방하는 것이다. 심폐소생술은 전기충격을 줄 수 있거나 병원에 이동할 때까지 계속해야 한다. 이토록 중요한 일이지만 관련 교육은 효율적이지 않다. 대부분의 수동적으로 교육을 받는 경우가 많고, 연극적인 측면이 많다. 우린 심폐소생술이 사람의 목숨을 살리는 중요한 과정이라는 것을 오랫동안 기억에 남게하는 것을 추구한다. 그래야 위급상황이 발생했을 때 망설이지 않고 심폐소생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 착안해서 만든 제품이 심폐소생술 마네킹(브레이든 시리즈)이다.

7년차 기업인이다. 왜 이 길(창업)을 선택했나. 

사회 기여와 사람을 소생시키는 일에 관심이 많다. 창업 전 자동심장충격기 제조사에서 10년 간 근무했다. 당시 사람 살리는 제품을 만들고 있다는 자부심이 있었다. 그런데 회사 제품이 공공장소 등에 많이 확산되었음에도 사람들이 사용법을 모르거나 전기충격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좋은 제품이고 취지로 훌룡했지만 실용성이 낮았던 거다.

심 정지 이후 골든타임은 4분 정도다. 그 시간에 해야 하는 행동, 심폐소생술을 제대로 해야 자동심장충격기도 의미가 있다. 그런데 당시 국내 급성심장정지를 목격한 사람의 심폐소생술 시행률이 2~3% 밖에 안되었다. 그래서 장비 설치보다 교육이 우선이라고 생각했고, 위급상황에는 심폐소생술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효과적인 심폐소생술 교육’을 목표로 사업구상을 시작했다. 그게 창업 배경이다.

다른 방식도 많았을텐데, 굳이 창업까지 하며 할 이유가 있었나. 

개인성향도 있을거다. 10년마다 다른 삶을 살고 싶다는 바람이 있었다. 전 직장에서 30대를 보내며 회사와 함께 성장했다고 자평한다. 그 경험을 토대로 40대에 새로운 것을 하고 싶었다. 주변사람들, 특히 회사 동료들의 만류가 많았다. 회사 초기에 합류해 상장까지 함께했는데 왜 사서 고생을 하냐고 하더라. “경영을 하고 싶으면 자회사 대표를 하는건 어떻겠느냐”는 회사대표의 제안도 있었다. 그러나 사실 대표가 되고 싶었다거나 돈을 벌고 싶은 마음보다는 ‘내가 구상한 아이디어를 통해 좋은 사회에 기여하고 싶은 자아실현의 욕구’가 강했다.

여담이지만, 타인에게 심폐소생술을 하다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우려가 우리 사회에 있다.  

미국에서는 연간 30만 명, 국내에서는 연간 5만 명이 심정지로 사망한다. 결정적 순간에 심폐소생술을 한다면 한 사람의 생명을 살릴 수 있는 일이다. 나중에 받을 피해 걱정보다 사람을 살리는 것이 먼저 아닐까.

하드웨어 창업은 인력도 필요하지만 개발에 시간과 돈이 많이 든다. 그런데 VC 투자를 생각 안 했다고 들었다.  

회사가 망할 수도 있는데 남의 돈을 쓰면 안 된다는 생각이었다. 어느정도 고지를 넘어 성장 동력이 필요할 때 추진할 계획이었다. 제품 개발에 돈이 많이 들긴 했다. 금형에만 3억 5천만 원이란 견적을 받았다. 개발하는 데만 1년이 걸렸고. 가진 돈과 정부 창업 지원금을 합쳐 만들었다. 개인적으로 생각한 금전적 피해는 부모님까지로 생각했는데, 다행히 거기까지는 안 갔다.

제품 개발할 때 뭐가 제일 어렵던가.

스킨 선택이 가장 어려웠는데, 관련 노하우를 가진 장인을 소개받아 질 좋은 스킨으로 제작할 수 있었다. 어려운 상황마다 귀인이 나타나 도와준 덕분에 이만큼이나마 성장할 수 있었다.

잘 몰라서 묻는건데, 국내외 교육용 CPR 마네킹의 시장성은 어떤가. 

세계로 봤을 때 시장 수요는 크다. 대부분 미국 사람들은 심폐소생술을 할 수 있고, 유럽은 운전면허 취득을 하려면 심폐소생술 자격증이 필수 조건이다. 우리가 2014년 7월 첫 판매를 시작해서 그해 12월까지 4천 대의 제품을 판매했으니 시장은 분명히 존재한다고 할 수 있다. 다만 국내 시장은 다소 작은 편이다.

해외가 타겟인 셈이다. 어디를 공략 중인가.

해외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유럽 시장의 반응이 매우 좋았고, 미국 시장의 비중도 매우 큰데, 향후 더 확장될 전망이다. 특히 영국에서의 판매량이 다른 유럽 국가를 다 합친 것보다 많다.

글로벌 영역에서 가장 큰 시장은 미국이다. 미국 적십자 관계자들이 유럽 심장학회에서 우리 제품을 보고 7천 대를 구매하기도 했다. 미국 적십자는 우리 제품으로 교육도 하면서 온라인몰에서 판매도 한다. 현재까지 미국 판매처 중 적십자의 매출이 가장 크다. 또 중국을 비롯해 일본, 대만, 태국, 싱가포르 등 아시아 시장도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다.

2016년 영국과 2018년 미국에서 현지 업체와 조인트벤처를 설립했다. 협업의 어려움은 없었나.

없었다. 시작부터 현지 업체가 더 적극적이었다. 상투적인 이야기일 수 있겠는데, 서로 비전을 공유하고 열정으로 의기투합했다. 해외 파트너가 본인들의 네트워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인프라를 많이 제공해준다.

지난해 매출 규모를 이야기해 준다면. 

지난해 40억원 정도 매출을 기록했다. 월평균 판매량은 2천 대 수준으로, 2018년 3만 대를 판매했다. 수출 비중이 80%다. 매출이 많다고 할 수는 없지만, 심폐소생술 교육 시장이 크기 때문에 성장 가능성도 높다고 본다.

제품은 한국에서 만드나. 공장을 찾는데 어려움은 없었나.

그렇다. 지금 두 군데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다. 한 공장은 크고, 한 공장은 작다. 큰 공장은 기반이 잘 갖춰진 공장이라 대량 생산을 담당하고, 작은 공장은 빠르게 생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전 직장이 제조사여서 외주 공장을 찾는 건 어렵지 않았다. 공장보다 품질관리가 더 어렵다. 교육용 교구지만 품질은 ISO 규정에 맞춰 의료기기에 준하여 관리하기 때문이다. 제품마다 시리얼 번호를 부여해 품질관리를 철저하게 하고 있다.

이노소니언의 CPR 마네킹 ‘브레이든’과 ‘브레이든 베이비’ ⓒ플래텀

제품 이야기를 해보자. 대표 상품인 ‘브레이든’을 소개해 준다면.

세계 최초로 심장에서 뇌에 이르는 혈행의 흐름을 LED를 이용해 시각화한 제품이다. 마네킹 심장을 압박하면 피가 뇌로 보내지는 모습을 LED 표시등을 통해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압박 깊이와 속도에 따라 표시등 빛이 움직여 올바르게 하면 뇌에 불이 들어와 지금 하고 있는 행동이 바르게 진행되고 있음을 상기시켜 준다. 심장과 뇌의 손상을 방지하고자 하는 심폐소생술의 목적과 원리를 쉽게 이해할 수 있으며, 심폐소생술 수행의 질에 따라 실시간으로 달라지는 혈행 흐름 패턴을 즉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어 스스로 올바른 심폐소생술을 배울 수 있도록 유도해 준다.

기존 제품도 인상적이지만, 최근에 발표한 ‘브랜든 베이비’가 인상적이더라. 

영아용 심폐소생술 제품이다. 유럽 심장협회와 협업해 2년에 걸쳐 만들었다. 국내 심폐소생술 교육에서 영아는 등을 두드리거나 두 손가락으로 누르면 된다고 가르치는데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성인과 영아의 심폐소생술 방식은 완전히 다르다. 영아는 압박보다 호흡이 더 중요하다. 그래서 영아용 제품에는 더 세밀한 센서를 달았다.

아무래도 영아용 제품은 개발비나 원가가 더 들었을거다. 아울러 기본 제품보다 두 배 가량 더 비싼 편이다. 어느 나라에서 수요가 있나.

미국이다. 특히 미국 적십자에서 호평해주고 있다. 심장협회와 함께 만든 제품이라 신뢰도도 높다. 기존 제품보다 특장점을 많이 갖고 있어 미국과 유럽에서는 순조롭게 판매될 것으로 예상한다. 내심 기대하는 건 국내시장이다. 한국에서 제대로 된 영아 심폐소생술을 알리고 싶다.

심폐소생술 마네킹 제조 외 솔루션 판매도 하고 있다. 

이전까지 마네킹과 어플 위주였다면, 지금은 IT분야 비중을 키우고 있다. 특히, 솔루션을 제공하고 연간 사용료를 받고 있다. 벨기에 루벤대학교에서 교내 직원 대상 심폐소생술 자기 주도적 학습을 제안한 것이 계기가 되었다. 루벤대학교에는 약 2만 5천명의 임직원이 있는데, 임직원 모두에게 심폐소생술 교육을 지속적으로 시키기에 장소, 강사, 시간제약 등 어려움이 있었다. 그래서 대학과 협업하여 자기주도학습의 솔루션을 개발하기로 결정했다. 마침 우리 시스템은 시험 평가도 가능해 합격 여부까지 서버 관리자가 확인할 수 있었다. 그렇게 루벤대학교와 협업하여 개발된 ‘브레이든 온라인 서비스’는 2018년 중순 개발이 완료되어 연말에 론칭되었고, 이후 유럽의 병원, 대학등에서 요청도 이어지고 있다. 또한 미국에서도 올해 4월 솔루션 서비스를 시작했다.

7년차 기업이니 어느정도 복지체계는 갖추었을거라 본다. 어떻게 신경 쓰고 있나.

스트레스받는 일을 없게 하자는 주의다. 출퇴근은 탄력근무제를 적용하고 있다. 기본적인 복리후생 외 도서구입비 200만 원 지급, 콘퍼런스 참여 시 전액 지원, 식대 지원, 통신비 지원, 예방주사 지원, 개발팀 시스템 구입비 300만 원 지급 등 체계가 있다. 또 휴가 무제한 제도도 있다. 현재까진 이사진에 한정하고 있지만, 긍정적인 반응이 이뤄진다면 전 직원에게 적용할 예정이다. 회사의 성장을 함께하는 임직원에게 역량에 따른 스톡옵션 기회도 부여한다.

회사 직원들이 열정적이라 들었다. 어떤 것이 동기부여가 된다고 보나.  

사람의 성장에는 본인이 극복해야 하는 짐이 있다. 예를 들어, 70년 동안 이를 닦는다면 이를 닦는 것에 있어 신의 영역에 도달해야 하지만, 그것에 대한 성장 욕구가 없으면 습관일 뿐이다. 우리 직원들이 열심히 일하는 이유는 성장 욕구가 강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끊임없이 공부하고 해본 적 없는 제품을 개발하고 출시하면서 그것이 현실이 되고 있다. 우리는 채용에서도 성장 욕구가 있는 사람을 선호한다.

여담이지만, 지금 하는 프로젝트가 끝나면 비용 전액을 지원해줄 테니 가고 싶은 휴가지를 얘기하라고 한 적이 있다. 대부분 미국과 유럽을 얘기했는데, 이유는 우리 제품을 사용하는 곳에 가서 어떻게 사용하는지 직접 보며 연계 병원과 다음 프로젝트에 관해 상의하고 싶다고 했다. 놀라우면서도 감사한 일이었다.

올해 목표를 이야기해 준다면.

우선 미국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는 것, 그리고 브레이든 베이비의 성공적인 확산이다. 그리고 심폐소생술 교육 제품과 서비스 범위 확장을 위한 신제품 개발이다. 올해 제품 라인업의 다양화를 모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궁극적인 목표, 비전은 뭔가

탁월한 훈련 효과를 제공하는 세계 최고의 응급의료훈련 제품 및 서비스를 개발해 사용자 스스로 인간의 선함을 느끼고 경험하게 하는 것이 목표다. 아울러 모두가 생명의 소중함을 깨닫고 생명 소생활동에 기여하도록 돕는 것이 이노소니언의 비전이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나.

이노소니언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 우리 회사는 생명을 살리려는 열정을 가진 사람들이 모인 곳이다. 우리와 같은 꿈을 가진 인재가 함께해 큰 그림을 같이 그렸으면 한다.

정목 대표와 유럽법인 관계자들 ⓒ이노소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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