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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tup’s story #308] “국내에서 구할 수 없는 명품을 3,4일 안에 보내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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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에서 직장생활을 하던 정준영 엔코드 대표는 뜻한바 있어 미국에서의 직장생활을 뒤로한채 한국에 와 10명의 팀원들과 채팅 추천 기반 명품 편집샵 ‘디코드’를 서비스 중이다.

디코드는 유럽과 북미의 컨템포러리 브랜드, 명품 브랜드와 제휴해 한국에 있는 소비자가 해당 브랜드를 손쉽게 구매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채팅기반의 개인 추천 서비스로 모바일에 최적화된 퍼스널 쇼퍼의 느낌을 살린 것이 특징이다. 디코드는 론칭 8개월 만에 약 700개에 달하는 명품패션 브랜드의 100,000여개 상품을 국내 매장보다 20% 정도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다.

한국을 넘어 아시아 시장의 명품 쇼핑 대부를 꿈꾸는 28세 창업자 정준영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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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준영 엔코드 대표 

디코드는 어떤 서비스인가.

채팅으로 응대가 가능하고 모바일에서 상담부터 구매 결정까지 가능한 명품 전문 쇼핑몰이다. 채팅으로 정보를 공유해 소비자와 판매자간 정보 불균형을 줄여주는 특징이 있다. 또한 유럽에서 직배송해주는 물건이어서 유럽 편집샵과 제휴한 10만 개의 물품을 기존의 백화점보다 20% 가량 저렴하게 구매가 가능하다. 물품 보유는 국내에서 우리가 가장 많다.

명품을 취급한다고 하면 허영 혹은 허세라고 보는 시선도 있다.

난 100만원 버는 사람도 90만원짜리 물건을 살수 있다고 생각한다. 요즘 같이 개인의 행복이 중요한 시대에 그걸 비난하는 건 시대착오적인 행동이다. 사치품목으로 대표되는 외제차와 명품 판매량이 상류층이 아니라 일반 30대 초반층에서 늘어난 건 대중의 소비 성향이 달라졌음을 반증한다고 본다. 즉, 꾸준히 구매했던 상위 1%가 명품 시장을 성장시킨 게 아니라는 뜻이다. 시장을 성장시킨 건 일년에 두 세 번씩 나 자신을 위해 물건을 사는 사람들이다. 현재 한국의 명품 시장은 15조원 규모이고 계속 성장중이다. 우린 이들을 타겟으로 하고 있다.

피봇을 거쳤다.

대중은 예뻐서 물건을 소비하기 보다는 브랜드 충성도에 움직인다고 판단했다. 구매력이 있다는 전제하에 같은 디자인이라면 소비자가 루이비통 제품을 산다는 게 내생각이었고. 그래서 게시물에 브랜드를 태깅 해 놓고 고객들이 브랜드에서 쇼핑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를 운영했었다. 그런데 유저입장에서는 그 서비스를 왜 써야 하는지 확실하게 와 닿지 않았던것 같다. 그래서 고민하다가 올해 1월에 사업모델을 접은 뒤 몇 달 간 검토해 지금의 서비스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국내에서 대개 서비스가 안드로이드 버전을 먼저 선보이는 데 비해 디코드는 아이폰용이 먼저 나왔다. 소비자 구매력 차원인가? 그리고 웹 상에선 실제 판매 기능이 없다.

패션에 관심 많은 사람들 다수가 iOS를 사용한다고 판단해 앱스토어에서 먼저 배포했다. 이 근거는 사전 조사에 따른 것이었다. 650명 정도를 조사한 결과 약 70% 정도가 iOS를 사용하고 있었고, 심층인터뷰를 진행한 15명 중에선 13명이 사용하고 있었다. 그리고 우리 컨셉은 ‘내 손안의 퍼스널 쇼퍼’다. 그만큼 고객을 모바일로 유도하는게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디코드는 직구 서비스임에도 사나흘 남짓한 빠른 배송 기간과 검품까지 해서 소비자에게 전달한다. 어떻게 보면 오프라인 매장에서 구매하는 것보다도 정성스럽다.

통상적으로 직구 사이트는 주말 포함 7-10일, 해외 구매대행 사이트는 기본 2주일정도 걸린다. 물건을 구매한 고객 입장에서 배송 기간이 일주일 넘어가는 건 사는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항공 특송 업체와 제휴해 최대한 빨리 물건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리고 비싼 걸 샀는데 상자가 찌그러져 있거나 운동화 끈에 구멍이 나 있으면 기분이 상하지 않겠나. 이럴 경우를 대비해 고객에게 보내기 전에 MD가 꼼꼼히 검품한다. 그리고 만약 물건에 하자가 있을 경우 반송 처리 및 환불 이슈 등을 사전에 공지한다.

인터넷으로 고가의 물건을 산다는 건 익숙한듯 싶으면서도 낯선 일이다. 소비자가 안심하고 결제하게 만드는 동기부여는 어떻게 하나? 

한국에 있는 제품을 싸게 준다가 아닌 한국에 없는 명품을 제공한다는 게 우리의 핵심 가치다. 이를 채팅 응대를 통해 전하고 있다. 특히 VIP회원의 경우, 처음 응대한 MD가 계속 관리한다. 지금까지 어떤 성향으로 물건을 구매했는지 이력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채팅을 통해 MD와 상담을 한 고객의 결제율이 훨씬 높다. 정도 의존도도 높고.

채팅 추천 서비스는 어떻게 생각하게 됐나

우리 고객 중에 한 40대 남자 고객이 우리에게 물건 추천을 요구한 적이 있다. 바지 하나를 추천 받아 산 고객은 며칠 뒤 어울리는 자켓을 요청했고, 말 몇 마디 나누고 나니 그 자리에서 바로 결제를 하더라. 청바지는 10만원짜리였고 자켓은 100만원짜리였다. 살가운 추천과 정성스런 대응을 통해 큰 결제가 일어날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

사람이 추천하는  개인의 취향이 반영될 수도 있다. 데이터 기반의 추천 시스템을 생각해 본 적은 없나?

아날로그적인 추천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우린 중저가 물건을 판매하는 업체와 경쟁하는 게 아니다. 거래 한 건당 평균 몇 십 만원이다. 하물며 직접 보지 않고 구매를 유도한다는 건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그 사이를 채울 수 있는 게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패션 사업에서 오프라인 비율이 절대적으로 높은 이유는 응대 차이다. 대개 매장에서 물건을 살 때 고객이 그 제품을 받아 들이고 사는 과정까지 끊임없이 담당 판매직원이 관여해준다. 활발한 커뮤니케이션이 일어나는 거다. 이렇게 한번 거래가 일어난 고객과 직원 간에는 유대관계가 쌓인다. 그리고 단골이 된다. 이를 모바일에서 구현하고 싶었다.

명망있는 유럽 편집샵과의 파트너쉽은 어떻게 맺었나.

이탈리아에 가서 무작정 만나자고 했고, 만남에 응해준 파트너를 상대로 영업 IR을 했다. 그 자리에선 우리의 비전을 설명했다. 우린 기본적으로 고객 뿐만 아니라 물건을 공급하는 업체에게도 이익이 가야한다고 봤다. 그래서 공급사에 어떤 이익을 줘야할 지 고민했다. 살펴보니 이들이 다루는 시장이 멈춰 있다는 것이 눈에 보였다. 이에 비해 아시아 명품 시장은 한국 15조, 일본 30조, 중국은 60조 원 정도 되는 천문학적인 규모의 시장으로 성장중이었다. 그래서 내가 그들의 제품을 팔아주겠다고 했다. 새로운 고객 유입이 필요했던 파트너들이 우리의 제안을 흥미롭게 받아들였다.

요즘 패션브랜드는 데이터를 보고 디자인한다. 올블랙, 롱코트, 버건디 등의 패션 트렌드를 근거 없이 주장하는 게 아니다. 소비자가 검색하는 패션 키워드 노출도를 보고 판단하는 거다. 특히 아시아 시장을 위해 신경 쓰는 브랜드가 많다. 아시아인 체형을 고려해 파는 곳들도 늘어나고 있다. 우리 플랫폼에서 구매한 고객의 데이터가 쌓이면 인사이트를 공유할 수 있다고 파트너들을 설득했다. 그들은 이 제안을 특히 좋아했다.

유럽 시장에서 잘 팔리는 제품의 종류와 국내 시장에서 잘 팔리는 물건의 종류는 다르다. 유럽에서 팔리지 않는 사이즈와 제품군이 한국에서 선호되는 것들이 있다. 실제로 유럽시장에서 안 팔리는 작은 사이즈의 청바지 500장을 한국에서 모두 팔았다. 이후에는 첫 파트너가 다른 업체를 소개해주는 방식으로 영업을 시작했다. 요즘은 우리가 안 가도 현지 업체의 문의가 많다. 다만 아직은 이들을 다 수용할 여력이 안돼서 준비 되면 말해주겠다 대응하는 정도다.

동북아아시아 패션 시장에서 한국은 어느 정도 위치를 차지하나.

한국은 좋은 거점지다. 패션 트랜드를 읽기에 좋다. 일본에서 유행하는 제품을 중국에 들고가면 잘 먹히지 않는다. 일본과 한국은 유행 속도가 2년정도 차이 나고, 한국은 중국에 비해 반 시즌 정도 빠르다. 그래서 한국에서 유행하는 제품을 보면 중국에서 유행할 수 있을 지 판단하는 기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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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사가 궁금하다. 엔코드는 어떻게 창업하게 됐나.

미국에서 경제학을 공부했다. 졸업 이후 실리콘밸리의 한 스타트업에서 마케팅 애널리스트로 일했고. 다니던 회사는 다른 스타트업과 비교해 특별한 게 없어 보였다. 그러던 중 회사는 내가 만든 IR 자료를 토대로 100억 원을 투자 받았다. 오만해 보일수도 있겠지만, 내가 회사를 차리면 더 잘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그래서 과감히 한국에 돌아와 창업했다.

그때의 결심과 지금은 어떤가.

너무 힘들다. (웃음) 막상 사업해보니 생각한 것과 많이 다른 것 같다. 조금만 방심하면 바로 엎어질 수 있다는 위험을 안고 가면서 하루하루 지내고 있다. 그래서 늘 팀원들에게 고맙다. 돈을 잘 벌려고 하면 이 일을 하면 안된다. 사업과 장사는 엄연히 다르다. 사업은 영속성을 추구하는 일이다. 기업과 법인이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게 중요하고. 나는 사업을 잘 하는 사람으로 남고 싶다.

작년에 신변의 변화를 많이 겪었다. 회사를 나와 창업을 하며 창업자이자 대표가 되었고, 집에서는 가장이자 한 아이의 아빠가 되었다. 특히 창업할 당시엔 아내가 임신해 미국에 있었는데 제대로 가보지도 못 했다. 그 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많이 미안하다.

가장 힘든 뭐였나. 그리고 어떻게 극복했나?

누군가 나를 이끌어줄 수 있는 사람이 없는 게 가장 힘들었다. 직원들 월급 밀릴 걱정, 판매 걱정들을 거의 혼자 해야했기 때문이다. 동시에 팀을 이끌어야 한다는 무한한 책임감과 외로움이 몰려오더라. 아마 대표라는 자리에 있으면 드는 감정일거다. 그리고 이 사업은 안 된다고 주변에서 말할 때 심적으로 괴로웠다.

반대로 생각하기로 했다. 안 된다 생각하지 않고, 어떻게 하면 더 잘할지를 고민했다. 안 되는 일 100개의 해결책을 찾는 것보다 되는 한 개의 가치를 잘하자는 게 내 마음가짐이다. 스타트업은 버티고 있다가 J커브를 그리고 성장한다고 하지않나. 지금까지는 최악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보다 더 힘든 게 있다고 여기며 극복하는 중이다.

대학생 시절에도 창업 경험이 있다. 학생 창업에서 중요한 있다면.

나이로 따지면 대학생이던 20살과 27살에 창업을 했다. 내 길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있는 게 중요하다. 주변과 비교하고 쉽게 지칠 것 같으면 시작하지 않는게 낫다. 그리고 개인의 성취감을 위해 회사를 운영하다가는 위기가 왔을 때 쉽게 대처하기 어렵다. 팀원을 꼭 고려하길 바란다.

투자유치를 해 본 경험자 입장에서 조언을 해준다면?

최종 결정까지 된 투자가 LP쪽에서 거절하며 무산된 경험이 있다. 한달 반을 이 건에 소위 ‘올인’했는데 눈 앞에서 사라져 허망했다. 이 때를 경험 삼아 지금은 투자에 목 매지 않는다는 신조를 가지게 됐다. 투자에 매여 있는 바람에 본래 해야할 일을 못 할 때도 있었다. 본질에 묵묵히 집중하고 이 사업이 유망하다면 투자는 따라오리라 본다. 그리고 아무리 작은 규모라도 매출이 나야 한다. 기업 또한 하나의 생명체다. 회사에서 발생하는 수익금으로 운영돼야 제대로 운영되는 거라고 본다. 투자금으로 연명하는 건 ‘산소호흡기’를 달고 있는 것과 같다.

한 기업의 대표로서 운영 철학이 있다면.

사업 선배이기도 한 부친께서 ‘대표는 욕심을 부리는 자리가 아니며, 팀원이 요구하는 것보다 더 베풀라’고 조언해 주셨다. 초기 스타트업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이 말을 언제나 지키기는 어렵지만 조금씩이라도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끝으로 엔코드가 지향하는 바를 이야기해 달라. 

커머스 서비스의 한계는 살 필요성이 생겼을 때 찾는 서비스라는 데서 온다.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등 다른 SNS처럼 사용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휴대폰 용량이 부족하면 제일 먼저 삭제되는 서비스이기도 하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우린 SNS적 성질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우리 어플을 열면 누구나에게 보여지는 콘텐츠가 아닌, 각자에게 맞는 콘텐츠만 보여주는 거다. 한 번 구매한 브랜드 및 비슷한 제품 등을 계속 보여주는 방식이다. 쓸 수록 개인에게 최적화된 쇼핑 어플리케이션을 제공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이고 비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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