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텔 3만개 시대다. 업계에서 통상적으로 추산하는 한 건물 당 월 매출인 4천만 원을 적용하면 1.2조 원. 적어도 연간 14.4조의 거래가 일어나는 시장이다. 호텔로 보자면 전국 호텔의 총 객실 수 13만 개, 일 평균 공실 수는 26,000여 개. 이 공실을 타임커머스로 활용한 호텔 당일 예약 서비스의 객단가는 7만 원. 추산하면 일 당일예약 거래가능금액 약 18억, 연간 6,570억원의 거래가 일어난다.
이 시장을 공략한 숙박 O2O 서비스들이 등장했다. 초기에는 지역 별로 전국 숙박업소 목록을 확인할 수 있는 메타서비스의 형태였다가 예약/결제 기능이 붙었고, 공실들을 활용한 타임커머스 서비스가 나타났다. 타임커머스는 당일 예약만 가능하던 것이 사전 예약이 가능해졌고, 이제는 두 달 뒤 예약까지 가능하다. 틈새시장을 공략해 등장한 서비스가 기존 시장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형태다.
여기어때와 호텔타임 서비스로 이 시장을 공략 중인 위드이노베이션의 심명섭 대표를 만났다.
심명섭 위드이노베이션 대표
12년차 창업가로 여러 IT 서비스 경험이 있다. 이전 경험을 간략히 말해준다면?
27살 때 첫 창업 이후 짧게는 1, 2년, 길게는 5년 정도 여러 서비스를 운영했다. 그렇게 12년 간 창업, 성장, 매각의 과정을 반복해 경험했다. 언론에 노출된 적은 없지만 지금까지 10회 가량 엑싯(Exit, 자금회수)을 했다. 돌이켜보면 처음에는 시장 규모 파악도 제대로 못하고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던 것 같다.
위드이노베이션의 구조는 어떻게 되어 있나?
위드이노베이션은 2008년 설립된 위드웹의 자회사다. 여기어때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투자유치 등 독립된 지원이 필요했는데, 회사 구조가 복잡하니 위드웹을 지주 회사로 올렸다. 그 과정에서 다른 서비스들은 일부 매각했고. 여기어때에 집중하기 위한 결정이었다.
모텔예약 서비스를 시작할 때 두려움은 없었나? 모텔을 예약한다는 건 몇 년 전만 해도 보편적인 소비형태가 아니었다.
바뀔거라 믿었다. 우리끼리 하는 말로 ‘예약 안해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예약한 사람은 없다’고 표현한다. 불과 몇 년 전 까지만 해도 모델 소비 형태는 골목에 있는 모텔촌에 들어가서 시설 좋고 싸 보이는 곳을 고른 뒤 입구에서 객실 형태를 고르고 가격을 치르고 입장하는 방식이었다. 가격 정보를 전혀 알 수 없었고, 정보의 비대칭이 컸던 시장이다. 이런 시장이 현재 편리하게 바뀌어 있다. 내 주변 모텔 목록을 손쉽게 볼 수 있고 사진, 요금, 사용자 리뷰까지 확인한 후에 결정할 수 있게 되었다.
숙박 O2O 비즈니스에서 가장 중요하다 여기는 점은 무엇인가?
우리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이 무엇을 원할까 항상 고민하는데, 결국은 정확한 정보 제공이라고 본다. 모텔이나 호텔에 대한 투명성을 보장하는 것, 그를 통해 이미지 개선을 도모하는 것이 우리 역할이다.
실제 고객 지표는 어떤가? 비율도 궁금하다.
여기어때는 제휴점 수 5300개, 월간 순이용자 수 130만 명이다. 월간 순 이용자수 점유율로 보면 업계 1위(닐슨코리아클릭 4월 기준)의 수치다. 호텔타임은 제휴점 수 1200개, 월간 순 이용자 수 40만 명, 점유율은 4월 기준 업계 2위이다. 회원 성비로 보면 남자 대 여자가 6:4 정도 된다. 생각보다 여성비율이 높다. 방 청결 상태나 비품, 인테리어 등에 대한 관심은 아무래도 남자보다 여자가 클 테니까. 전체 회원 중 구매전환율(바로예약을 의미)은 40% 정도 된다. 서비스를 오픈한 지난 해 12월에 3만 건이었던 월 별 바로예약 결제 수는 지난 4월에 12만 2천 건으로 늘었다. 4배가 넘게 성장한 셈이다.
경쟁력이 뭐라고 보나?
크게 세 가지로 생각한다. 앱 비즈니스이므로 사용성, O2O 비즈니스이므로 제휴점 수, 마지막은 가격 경쟁력이다.
회사의 최근 이슈는 뭐가 있나?
크게 네 가지로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첫째가 예약 활성화, 둘째가 중소형호텔 인식개선을 위한 혁신 프로젝트 진행, 셋째가 호텔 프랜차이즈(HOTEL 여기어때) 사업 진출, 넷째가 종합 숙박O2O라고 소개할 수 있는 ‘여기어때 3.0’ 오픈이다.
최근 모텔 인식 개선을 위한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중이다.
최저가 보장제, 100% 환불 보장제, 리얼리뷰 시스템, 회원가 보장제 등이 있다.
기존에는 한 모텔이 여러 예약 플랫폼에 등록을 하는데, 이때마다 금액을 다 다르게 지정한다. 이건 업주들의 문제라기보다는 온라인 커머스에서의 관행이 이어진거라 본다. 어차피 50% 할인이니 애초에 금액을 높여 놓고 50% 할인을 붙이는 거다. 그렇게 해도 팔리니까.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 우리가 확인한 기존 요금 이상으로는 올리지 못하도록 해 두었다. 우리가 자신 있게 국내 최저가라고 말할 수 있는 이유다.
두 번째는 예약 서비스를 오픈하고 보니 취소와 관련된 이슈들이 많더라. 실제로 전화상담의 반이 취소 건이거든. 당일 모텔이나 호텔 예약은 즉흥성이 강하다. 취소 수요가 많을 수밖에 없는 행태다. 이에 반해 모텔, 호텔 예약 서비스들은 취소가 잘 안됐다. 당일 예약 취소는 아무 곳도 안됐고. 이걸 가만히 두는 게 맞을까 고민할 때 다른 분야에서 소비자 고발로 인해 비슷한 행태에 대해 정책이 생기더라. 결국은 이 분야도 변하게 될 거라고 판단했다. 예약 수요가 많은 만큼 취소 수요도 많을 테니까. 그래서 이유불문 입실 전 3시간까지는 100% 환불을 보장하고 있다. 입실 전 3시간은 업주가 방 준비를 위해 필요한 최소시간이다.
세 번째가 리얼리뷰다. 직접 방문한 사람만 업체에 대한 리뷰를 남길 수 있도록 했다. 이렇게 쌓인 리뷰들은 이제 50만 건을 넘어섰다. 어느 정도 신뢰성이 확보된 수치라고 판단한다.
네 번째가 회원가 보장제인데, 이게 제일 실행하기 어려웠던 부분이다. 기존 시장에는 업체를 방문해서 ‘저 어디 회원이에요’ 라고 말하면 일정 금액을 할인해주는 제휴 시스템이 많이 형성되어 있었다. 불편했던 점은 현금만 가능했다는 거다. 이에 대해서는 전혀 정보가 노출되어 있지 않았고. 때문에 여기어때 회원에게는 결제 수단에 상관없이 동일하게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장치를 만들었다. 단기적으로 업체가 좋아하지 않을 수 있지만, 시장이 투명해 질 수 있도록 해 나가는 게 플레이어의 몫 아니겠나. 계속 고객이 불편해 하는 점을 찾아내고 바꾸는 것에 집중할 계획이다.
현재까지 이렇게 4탄까지 진행하고 있고 앞으로 10탄까지 준비돼 있다. 두 달에 하나 빠르면 한달에 한 번씩 오픈하려고 한다. 공실율을 낮출 수 있는 타임세일 기능, 기업회원들을 위한 예약 서비스가 다음 단계로 오픈될 예정이다.
자체 프랜차이즈 사업을 준비중이다. 이에 대한 기존 모텔 업주들의 불만은 없나?
우리도 내부적으로 이걸 하는 게 맞는지 무척 많이 고민했다. 결론은 우리가 가장 잘 할 수 있다고 판단해 진행하기로 했고. 1호점은 강남권에 오픈하는데, 매물을 해당 상권에 있는 업주가 소개해줬다. 프랜차이즈 사업을 할 거라면 자신의 상권에서 해달라는 게 업주들의 요구였다. 잘 되는 업소 하나가 지역 전체 상권을 살리는 게 모텔 시장의 생리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해당 상권에 요금은 어느 선이 적당한지, 연령 별 고객 분포는 어떠한지 등 숙박업소에 관련된 전국의 데이터를 가지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려 한다. 이 노하우를 프랜차이즈 업주들께 공유할 거다. 우리는 기존 업주들과 경쟁하겠다는 것이 아니다. 커피문화가 다방에서 스타벅스로 진화한 것처럼 숙박문화도 기존 모텔에서 새로운 모델로 진화 시키고 싶은 거다.
근래 사업을 하며 힘들었던 것은 무엇인가?
바꾸고 싶은 시장의 문제가 명확한데 그게 잘 되지 않을 때다. 일례로 ‘중소형 호텔 혁신 프로젝트’ 를 진행할 때 그런 난관이 있었다. 이해는 된다. 2년도 안된 회사가 갑자기 업주들의 패턴을 바꾸려고 하는데 싫을 만 하다. 업주들을 설득하는 게 쉽지 않았다. 하지만 예약 설정가를 높이는 건 절대 안된다고 딱 잘랐다. 그런 과정들의 반복으로 결국 1탄부터 4탄까지 실행했고, 이 기준을 모두 만족하고 있는 업체들을 대상으로 좋은 숙박 TOP 1000을 발표했다. 이제는 여기에 뜻을 모아주는 업주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위드이노베이션은 어떤 회사를 지향하나?
다양한 사업을 하다가 작년부터 여기어때에만 집중하고 있다. 과거에 내가 만든 경영이념이나 인재상, 조직문화는 여기에 맞게 바뀌어야 한다고 봤다. 올 하반기 내 조직문화 재정립에 집중할 계획이다. 본질은 좋은 인재들이 좋은 환경에서 좋은 서비스를 만들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를 우리 조직문화의 기반으로 두려 한다.
현재 위드이노베이션은 호텔타임 사업부, 여기어때 사업부, 프랜차이즈 사업부 총 3개로 나뉘어져 있고, 150여 명의 임직원이 있다. 팀은 재경, 인사, 전략기획, 경영지원, 마케팅, 홍보로 나뉘어져 있다. 특히 위드이노베이션 내 인재들은 개발 경험이 풍부하다. 제품 개발과 서비스 운영에 대한 역량은 꽤 쌓였다고 자부한다.
인재채용 시 직접 찾아가서 면접을 본다고 들었다. 직접 발품을 파는 셈이다.
좋은 인재들은 보편적으로 이미 자리를 잡고 있다. 그런 이들을 삼고초려 하자는 의미로 인재가 있는 곳이면 어디든 가겠다는 마음이다. 경험에서 나온 거다. 예전에 어느 인재를 채용하면서 사내 면접을 보는데, 소통이 잘 안 된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한번 더 만나보자고 제안했고, 그때는 강남역에 있는 카페에서 만났다. 사내 면접을 봤을 때와는 너무 다른 느낌이 들더라. 상대의 진짜 모습이 느껴진달까. 그때의 경험을 사내에 공유했고 담당 실무진들이 발전시킨 게 찾아가는 면접 서비스이다.
2차 투자유치를 준비 중인 걸로 안다.
준비한지는 이제 한 달 반이 조금 넘었다. VC는 만나지 않았고 사모펀드 네 곳을 만났다. 1차 투자 때 5개 기관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했는데, 2차 투자는 단일 주주로 가고 싶다. 빠르면 6월중, 늦으면 7월중 클로징 될 예정이다. 규모는 1차보다 더 클거라 본다.
투자금의 사용처는 어디인가?
하반기에 오픈할 여기어때 3.0에 필요한 R&D, 인재영입에 주로 쓰일 거다. 필요하다면 M&A도 고려하고 있고. 사고 파는 것에 익숙한 편이기 때문에 효율적인 방법을 선택하려고 한다.
단기적 사업계획 또는 비전으로 마무리 해달라.
IoT(사물인터넷)나 AI(인공지능), VR(가상현실) 등 기술들을 모텔 시스템에 맞게 적용할 예정이다. 예를 들자면 VR은 방 상태를 보여주기에 좋을 거고, AI는 CS에 일부 적용할 수 있을 것 같다. 숙박업체 추천 시스템에도 적용할 수 있고. IoT는 당장 프랜차이즈 1호점에 적용된다. 앱을 통해 예약을 마친 경우 키리스(key-less)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한다. 데스크에 들를 필요 없이 바로 방으로 갈 수 있는 거다. 이런 기술들을 적용해서 모텔, 호텔, 콘도, 풀빌라, 게스트 하우스, 해외 숙소까지 종합 숙박 O2O 서비스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2차 서비스 확장은 2018년 정도로 계획하고 있고. 숙소라는 공간을 고민할 때 항상 우리를 떠올릴 수 있도록 만들겠다.
플래텀과 인크가 공동기획으로 스타트업 인터뷰를 진행합니다. 이 인터뷰는 플래텀과 인크인사이트에 동시 게재됩니다.